공유하기

“두고 보소. 우리 막둥이가 이창호보다 더 유명해질 테니….” 이세돌 9단의 아버지 이수오 씨는 어린 시절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장담하고 다녔다. 그 예상은 맞았다. 그러나 이 씨는 그 모습을 보진 못했다. 이 9단은 1983년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위로 큰누나 상희, 큰형 상훈, 둘째 누나 세나, 둘째 형 차돌이 있었다. 아버지 이 씨는 교대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아마 5단 실력인 그는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상훈이 기재(棋才)가 있어 서울로 유학을 보냈고, 6세 때 처음 바둑돌을 잡은 세돌은 곧 형 차돌을 뛰어넘었다. 차돌은 이후 공부로 전향해(?) 나중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두 누나는 모두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세나는 현재 한국기원 공식 월간지인 월간바둑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바둑을 좋아한 아버지 덕에 프로기사가 된 상훈 세돌 외에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아마 3∼5단 실력이다. 상훈과 세돌은 2000년 신예10걸전에서 동시에 결승에 올라 상훈이 2-1로 승리했다. 형제끼리 최초이자 마지막 결승전이었다. 세돌은 9세 때 서울로 상경해 권갑룡 사범 도장에 들어갔다. 당시 형 상훈은 16세 때 입단한 상태였고 함께 서울에서 지냈다. 세돌은 12세 때 입단해 조훈현(9세), 이창호 9단(11세)에 이어 세 번째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같이 살던 형 상훈이 입대하면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지며 방황했고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릴 정도였다. 그 여파로 기관지염을 심하게 앓게 된 뒤 그의 목소리는 지금처럼 가늘어졌다. 더구나 16세 때 그의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 가 별세했다. 그는 이때부터 정신을 차렸다. 2000년 32연승을 거둬 ‘불패소년’으로 불리며 정상급 기사 반열에 올라섰다. 2002년 후지쓰배에서 세계대회 첫 우승을 이끌었고 2003년 LG배에선 이창호 9단을 꺾고 3승 1패로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나 2009년 중국리그 대국료 일부를 나누는 문제로 동료 기사들과 갈등을 빚자 이 9단은 사상 초유의 휴직을 결정했다. 그는 6개월이 지나고 복귀한 뒤 24연승을 거두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2014년에는 라이벌인 중국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서 승리하는 등 승부사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그는 지금까지 18번의 세계대회 우승과 30여 차례의 국내 대회 우승을 하며 10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 국수전에서도 2007, 2008년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의 끊음에 백 60으로 단수해 강하게 버티는 백. 흑 61로 참고 1도처럼 하변을 빨리 제압하고 싶지만 백 2, 4로 우변 흑 석 점이 곤궁해진다. 살더라도 악수를 많이 두고 살아야 한다. 하변도 ‘가’로 가르는 뒷맛이 남아 흑이 좋지 않다. 흑 61은 우변 건너는 수를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 흑 63으로 팻감을 쓰며 패싸움을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은 참고 2도 흑 1로 늘어볼 기회였다. 백도 막상 팻감이 없어 ‘나’로 패를 결행하기 어렵다. 백 2로 둬도 흑 3으로 따내면 백의 응수가 여의치 않다. 실전은 백 66을 팻감으로 써 백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백 72와 흑 75 등 서로 악수 팻감을 쓰면서 패를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팻감이 부족한 백이 78로 패를 양보한다. 흑은 패를 이기고 두터움을 얻었고 백은 하변을 취했다. 이 결과는 누가 이득을 보았을까? 조한승 9단은 대국 당시 백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 수를 보기 전까지는…. 다음 보에 그 수가 등장한다. 68 74…62, 65 71 7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세돌 9단이 15일 구글의 인공지능(AI)인 알파고와 벌인 최후의 대결에서 280수 만에 돌을 던졌다. 최종 승부는 4-1로 알파고의 승리. “아쉽다.” 대국 후 이 9단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지켜보던 시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안 했지만 ‘인간이 기계에 무릎을 꿇었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비 온 후 땅이 더 굳는 법이다. 시민들은 오히려 ‘알파고 쇼크’를 긍정적 에너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설문조사 업체인 엠브레인과 14, 15일 20∼40대 남녀 280명에게 설문한 결과 AI에 대한 느낌이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45.0%)이 그 반대(25.4%)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이번 쇼크를 계기로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건설적 의견도 쏟아졌다.○ 과학계 기술 중요성 각성 알파고 충격은 우선 과학계의 반성을 불러왔다. 알파고는 이번 대국에서 무한에 가깝던 경우의 수를 확률적으로 계산해 내면서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불리던 직관마저 ‘딥러닝’이라는 기술로 흉내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자는 “가장 놀라운 것은 알파고의 개발자인 데이비드 실버를 포함해 그 누구도 알파고의 진정한 실력을 알기 힘들 정도로 AI가 계속 진화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국내 AI 연구의 암흑기를 거치면서도 응용 분야만큼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고 자부한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문가들도 한숨을 토해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의 원천기술이나 방법론이 뒤처져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 알파고의 실력을 보면서 응용 분야 역시 2년 이상의 확연한 격차가 느껴졌다”고 한탄했다.○ 선호 직업 바뀔 듯 인간 고수가 AI에 연패하는 모습을 보던 아이 엄마는 눈물을 흘렸다. 태어난 지 100일이 안 된 딸을 둔 김모 씨(30)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아이에게 부모가 짐만 되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AI發 일자리 불안 확산… 공존 해법 모색해야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는 AI가 자녀의 직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임신 중인 A 씨는 “아이에게 일찍 외국어를 가르치려 했지만 그런 건 AI가 대체할 것 같다”며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근본적인 걱정이 든다”고 토로했다. 사실 과거에도 기계화와 자동화로 인한 대량실업은 늘 고민거리였다. 기술 혁신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새로 생기는 속도보다 빠른 이른바 ‘기술실업’은 기술 진보의 그늘이다. 사교육 업체들은 벌써 이런 불안 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부산의 IT 분야 한 학원은 11일 “AI가 인간을 이기는 세상이 됐다. 미래에 직업을 가질 수 있는 IT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투자하라”며 등록을 권유하는 광고를 냈다.○ AI와 공존 고민할 때 하지만 마냥 걱정만 할 수는 없다. 마부의 실직을 우려해 자동차 개발을 늦추는 게 말이 안 되듯 AI 산업이 더 발전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막연한 놀라움이나 공포를 넘어 AI와 어떻게 공존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미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공존의 방법을 알고 있다. 영어 강사이자 학부모인 D 씨는 이번 대국을 지켜보면서 “지금은 주요 과목이 국어 영어 수학이지만 이제 음악 미술 체육으로 바뀔 것”이라며 “미래에는 인간다운 감성과 인성을 갖춘 인물이 인재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 장모 씨(30)는 “지금도 컴퓨터가 주식 종목을 찍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수익률이 높지 않다”며 “현실은 바둑판과 다르기 때문에 AI가 발전해도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분야의 상업화에 가장 앞선 IBM의 머리 캠벨 수석연구원 역시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AI는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도록 발달돼 인간과 협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석권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이번 대국을 보면서 ‘추종자에게 미래는 언제나 예측의 대상이지만 리더에게 미래는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며 “한국 기업도 구글처럼 글로벌 산업 어젠다를 제시하고 세계적인 공감을 얻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세진 mint4a@donga.com·서정보·최예나 기자}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대결 5번기는 결국 이 9단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1승 4패. 하지만 대국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이세돌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특히 3국까지 졌을 때 이젠 인간이 더 이상 인공지능 앞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이를 뛰어넘어 4국에서 승리를 거둔 이 9단의 집념과 적응력에 찬사가 이어졌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기원에 여러 기업에서 이 9단을 모델로 쓰고 싶다는 광고 계약 문의가 오고 있다”며 “비타민 건강보조제를 판매하는 한 유명 제약사의 경우 뛰어난 집중력과 체력을 보여준 이 9단을 섭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 기전인 올레배를 후원하는 KT의 프로야구단 위즈가 시구자로 이 9단을 섭외하기도 했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무한도전 등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도 이 9단에게 출연을 요청해 성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대국 후 형 이상훈 9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 9단은 조만간 부인 김현진 씨(33), 딸 혜림 양(10)과 함께 여행을 떠나 피곤한 심신을 달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5시간이나 이어진 5국은 마지막까지 미세했기 때문에 이번 대결에서 처음으로 계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이전 4판은 모두 불계로 끝났다. 그러나 대국이 거의 끝난 시점에서 이 9단이 돌을 던져 계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계가까지 갈 경우 대국 종료 직후 알파고 컴퓨터 화면에 계가 결과가 뜬다. 실제 계가는 계가 요원으로 참석한 판후이 2단이 직접 중국 방식으로 계가해 컴퓨터 결과와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9단은 한 판당 대국료 3만 달러씩 15만 달러와 4국 승리 수당 2만 달러를 합쳐 17만 달러(1억8700만 원·환율 1100원 고정)를 받게 됐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바둑의 아름다움을 택했다.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인 5국에서 이기기 위한 바둑이 아닌, 그만의 바둑을 들고 나온 것이다. 주위의 많은 바둑계 인사들은 최종국에서 4국처럼 복잡한 난전을 이끌어 알파고의 실수를 유도하라고 조언했다. 4국에서 알파고는 이 9단의 묘수(백 78)를 당한 뒤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이는 형세 판단과 끝내기가 강한 알파고를 상대로 한 유일한 승리 공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9단은 1, 3, 5의 소목 굳히기 포석을 쓰며 난전 대신 실리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계산 바둑. 상대가 가장 잘하는 전법으로 이겨 보겠다는 뜻이었다. 그가 백일 때 잘 두는 알파고를 상대로 흑을 잡은 것과 마찬가지 발상이다. 초반은 이 9단이 순풍에 돛단 듯 나아갔다. 특히 우하에서 40집 가까운 대가(大家)를 만들며 실리에서 훨씬 앞서 갔다. 알파고는 우변과 상변에 튼튼한 세력을 만들며 버텼다. 그런데 초반 많은 실리를 확보한 게 독이 됐을까. 상변에서 흑 돌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웅크린(흑 79) 탓에 박빙의 형세가 됐다. 흑 79는 백 80의 곳으로 뻗었으면 중앙 백 진이 실전처럼 커지지 않을 수 있었다. 고근태 9단은 “80의 곳에 둬도 상변 흑은 크게 공격당할 말이 아니었다”고 했다. 알파고는 4국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줬다. 4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를 당한 뒤 초보자나 하는 실수를 연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정상급 프로기사의 행마처럼 매끄러운 수를 연달아 선보였다. 이 9단이 대국 뒤 가장 아쉬워했던 수는 흑 147. 이 9단은 이 수를 가볍게 선수하고 154의 곳을 이으려고 했으나 알파고가 역으로 선수를 잡은 뒤 154를 둬 좌하 중앙에 졸지에 20여 집의 백 집이 생겼다. 이 9단은 이후 흑 169 등으로 좌하 중앙 백 집에서 수를 내려고 했으나 알파고는 적절히 대응하며 바꿔치기를 해 우세를 지켰다. 이후 이 9단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여기저기서 형세 역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한번 계산을 마친 알파고의 끝내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알파고는 백 236 등 가끔 인간의 시각에선 불필요한 수를 두는 ‘옥에 티’를 보였으나 승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5시간의 혈투를 공개 해설한 김성룡 9단은 “다섯 번의 대국 중 이 9단이 가장 잘 둔, 가장 멋있는 대국”이라며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의 장기인 형세 판단과 끝내기를 통해 이기려고 한 이 9단의 도전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이세돌 9단이 국후 검토에서 가장 아쉬워한 수는 흑 1(실전 147). 그는 이 수를 선수하고 8의 곳에 두려고 했으나 알파고가 거꾸로 백 6까지 선수한 뒤 백 8을 차지해 이 9단을 놀라게 했다. 이 9단은 “흑 1을 두지 말고 백 8의 곳을 뒀어야 했다”고 후회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대결 5번기는 결국 이 9단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1승4패. 하지만 대국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사투는 ‘이세돌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특히 3국까지 졌을 때 이젠 인간이 더 이상 인공지능 앞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4국에서 승리를 거둔 이 9단의 집념과 적응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기원에 여러 기업에서 이 9단을 모델로 쓰고 싶다는 광고 계약 문의가 오고 있다며 ”비타민 건강보조제를 판매하는 한 유명 제약사의 경우 뛰어난 집중력과 체력을 보여준 이 9단을 섭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 기전인 올레배를 후원하는 KT의 프로야구단 위즈가 시구자로 이 9단을 섭외하기도 했다. 유재석 등이 출연하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도 이 9단에게 출연 요청해 성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대국 후 형 이상훈 9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조만간 부인 김현진 씨(33)와 딸 혜림 양(10)과 함께 여행을 떠나 피곤한 심신을 달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5시간이나 이어진 5국은 마지막까지 미세했기 때문에 이번 대결에서 처음으로 계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이전 4판은 모두 불계로 끝났다. 그러나 대국이 거의 끝난 시점에서 이 9단이 돌을 던져 계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계가까지 갈 경우 대국 종료 직후 알파고 컴퓨터 화면에 계가 결과가 뜬다. 실제 계가는 계가 요원으로 참석한 판후이 2단이 직접 중국식 방식으로 계가해 컴퓨터 결과와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대결의 기준이 된 중국식 룰은 계가 요원을 따로 두고 대국자 대신 계가를 하게 한다. 그러나 다섯 판 모두 불계로 끝나면서 판 2단은 한번도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바둑의 아름다움을 택했다.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인 5국에서 이기기 위한 바둑이 아닌, 그만의 바둑을 들고 나온 것이다. 주위의 많은 바둑계 인사들은 최종국에서 4국처럼 복잡한 난전을 이끌어 알파고의 실수를 유도하라고 조언했다. 4국에서 알파고는 이 9단의 묘수(백 78)을 당한 뒤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이는 형세판단과 끝내기가 강한 알파고를 상대로 한 유일한 승리공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9단은 1, 3, 5의 소목 굳히기 포석을 쓰며 난전 대신 실리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계산 바둑. 상대가 가장 잘하는 전법으로 이겨보겠다는 뜻이었다. 그가 백일 때 잘 두는 알파고를 상대로 흑을 잡은 것과 마찬가지 발상이었다. 초반은 이 9단이 순풍에 돛단 듯 나아갔다. 특히 우하에서 40집 가까운 대가(大家)를 만들며 실리에서 훨씬 앞서갔다. 대신 알파고는 우변과 상변에 튼튼한 세력을 만들며 버텼다. 그런데 초반 많은 실리를 확보한 게 독이 됐을까. 상변에서 흑 돌을 살리기 위해 지나치게 웅크린(흑 79) 탓에 박빙의 형세가 됐다. 흑 79는 백 80의 곳으로 뻗었으면 중앙 백 진이 실전처럼 커지지 않을 수 있었다. 고근태 9단은 “80의 곳에 둬도 상변 흑은 크게 공격당할 말이 아니었다”고 했다. 알파고는 4국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4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를 당한 뒤 초보자나 하는 실수를 연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정상급 프로기사의 행마처럼 매끄러운 수를 연달아 선보였다. 이 9단이 대국 뒤 가장 아쉬워했던 수는 흑 147. 이 9단은 이 수를 가볍게 선수하고 154의 곳을 이으려고 했으나 알파고가 역으로 선수를 잡은 뒤 154를 둬 좌하 중앙에 졸지에 20여 집의 백 집이 생겨버렸다. 이 9단은 이후 흑 169 등으로 좌하 중앙 백 집에서 수를 내려고 했으나 알파고는 적절히 대응하며 바꿔치기를 해 우세를 지켰다. 이후 이 9단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여기저기서 형세 역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한번 계산을 마친 알파고의 끝내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알파고는 백 236 등 가끔 인간의 시각에선 불필요한 수를 두는 ‘옥의 티’를 보였으나 승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날 유튜브를 통해 5시간의 혈투를 공개 해설한 김성룡 9단은 “다섯 번의 대국 중 이 9단이 가장 잘 둔, 가장 멋있는 대국”이라며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의 장기인 형세판단과 끝내기를 통해 이기려고 한 이 9단의 도전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알파고가 역시 강했다. 이세돌 9단은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상대로 280수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이로서 이 9단은 종합 전적 1승 4패를 기록했다. 이 9단은 이날 승리한 4국에서처럼 알파고에 맞춘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다른 인간과 들 때처럼 평범하게 진행했다. 이 9단은 초반 실리를 먼저 차지하면서 발 빠르게 앞서 나갔다. 하지만 알파고도 우변과 중앙에서 큰 세력을 만들며 우세한 형세를 만들었다. 이9단은 중앙에서 전투를 벌이며 역전을 노렸으나 알파고의 철벽 방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9단은 대국료 15만 달러와 4국을 이긴 승리수당 2만 달러 등 총 17만 달러(1억8700만원·환율 1100원 고정)을 받게 됐다. 이날 5국이 끝난 뒤 열린 폐막식에서 한국기원은 알파고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21보(217~280)더 이상 볼 대목은 없다. 잔 끝내기에선 더 이상 변수가 없다. 280수만에 이 9단이 돌을 던졌다.○20보(203~216)계산으로도 이겨 보고 싶은 이세돌 9단. 그러나 알파고가 역시 계산이 강합니다. 빈틈이 없어요. 정교합니다. 이창호 9단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알파고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백 216을 보니까 알파고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듯 합니다.불리하다면 패를 했을 텐데요. 이후는 자잘한 끝내기입니다. 여기선 더 이상 변수가 없어요.딱 한집 반 부족합니다.○19보(176~202)아직 미세하기 때문에 실망하긴 이르지만 알파고의 계산력이 돋보일까봐 걱정입니다. 중앙 흑 181, 183을 두자 백 186가 정말 큰 곳입니다. 이곳을 빼앗긴 게 가슴 아프네요. 이젠 끝내기. 정말 한수마다 피가 마를 겁니다. 알파고도 곧 초읽기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1집반 정도 불리하다는 진단입니다.○18보(164~175)알파고가 자꾸 의미 없는 교환합니다. 4국처럼 ‘떡수’를 두나요. 승률이 좋지 않나요. 알파고가 이상한 수를 둡니다. 알파고는 한 수마다 경우의 수를 줄이려고 하는데 이런 의미없는 교환이 그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이 9단 턱을 괴고 있습니다. 수읽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흑 167이 노림수인가요. 백 168로 꽉 막습니다. 흑 169가 된다면 정말 대박이지만 안되면 착각입니다. 그럼 미세한 바둑에서 불리해지는데요. 이 9단의 착각이 맞는 듯 싶습니다. 하변 흑 5점을 잡는 게 너무 큽니다. 안타깝습니다○17보(154~163)백 154, 알파고 잘 둡니다. 해설자들이 그곳을 백이 두면 흑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꼭 거기를 둡니다. 어려운 곳입니다 계산할 곳은 많은데 이 9단 시간이 없습니다. 반면 알파고는 20분 가까이 시간이 있고 1200여대 컴퓨터 CPU의 도움을 받습니다. 정말 이 9단 외롭습니다. 이 어려움을 혼자 헤쳐나가야 합니다. 지금 흑 84집이고 백은 77집 이니까 반집 승부라고 합니다. 그러나 백이 전체적으로 두터워요. 백 158 또 팻감을 없애는 수. 알파고는 패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이세돌 9단이 이기면 정말 최고입니다. 바둑 내용으로 볼 때 계산력이 뛰어난 알파고를 상대로 이긴 게 됩니다. 백 160. 162로 정리에 들어갑니다. 우변은 어차피 백의 선수입니다.○16보(137~153)이세돌 9단 137로 밀어갑니다. 아 그런데 백 144까지 되니까 흑이 별로 한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 기회처럼 보였는데 허무하게 정리되나요. 이 9단 흑 145를 선수하고 흑 147을 활용합니다. 백 150까지는 정리 수순. 5국 대국 중에 지금이 가장 미세한 바둑입니다. 이세돌 9단 초읽기에 몰렸습니다. 알파고는 20분 남았고요. 오늘 대국이 가장 늦게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147부터는 거의 예정된 수순입니다. 허사비스는 트위터에 “초반에 알파고가 잘 알려진 맥을 몰라 실수했고, 열심히 쫓아가고 있다”고 올렸다. 흑 153 때 백이 다른 곳으로 갈지 계속 둘지가 궁금합니다.○15보(128~136)알파고 다 선수를 해둡니다. 백 134는 불필요한 수. 팻감 하나를 없애는 수인데 이건 손해는 아닙니다. 4국 때 손해수 나온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런 차원은 아닙니다. 이세돌 9단이 오늘 바둑이란 게임을 이기려는 게 아니라 바둑을 이기러 나온 듯 합니다. 앗, 여기서 백 136의 강수가 나오는데요, 지금까지 알파고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건 국면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요. 평범하게 마무리하면 알파고가 좋은데요, 여기서 왜 강수를 날릴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알파고가 쉽게 마무리할 장면에서 꼭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해봅니다. 오늘 가장 짜릿한 순간입니다 .○14보(115~127)알파고가 무난하게 두는 것 같지만 그만큼 유리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아~~ 흑이 하자는 대로 받아둡니다. 흑을 살려주고 둬도 괜찮다는 겁니다. 지금은 흑이 덤에 걸리는 형세. 알파고는 백 124로 흑을 넘겨줄 태세입니다. 대신 중앙을 끊겠다는 것이죠. 이 9단은 힘 써보지도 못하고 밀립니까. 큰 비세는 아닌데 흑이 밀립니다. 알파고가 4국에선 급반전이 일어났는데요, 오늘 바둑은 그게 잘 안될 형태입니다. 4국에서 이세돌 9단이 초읽기에 몰릴 때 알파고가 1시간 이상 남았는데요, 오늘은 알파고가 시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9단이 16분, 알파고는 40분 남았습니다.○13보(107~114)흑 107. 이세돌 9단이 역시 흔들어가고 있다. 이 9단의 행마는 알파고에 대한 전략을 쓰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자기 스타일대로 나가고 있다. 백 108로 쉽게 안쪽에서 젖힙니다. 그러면 흑이 끊거나 맞젖히는 수인데, 여기서 이 9단이 뜻밖의 수를 내놓습니다. 흑 109로 붙이는데요. 이건 패를 한번 해보자는 뜻입니다. 그런데 백 110으로 물러섭니다. 이걸로도 충분합니까. 이건 많이 물러서는 수입니다. 그런데 흑 111 때 백 112가 강수입니다. 여긴 수가 없다는 뜻일까요. 이럴 때 무섭습니다. 수읽기에 강한 알파고가 이런 식으로 두면 떨리죠. 이 9단은 흑 113에 붙이며 버팁니다. 아…여기서 또 백 114로 평범하게 두는데요.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12보(101~106)이 9단 역시 안좋다고 봅니다. 흑 101. 수가 되는지 여부를 떠나 상대를 흔드는 수입니다. 백 102로 꽉 이어 맛을 없앱니다. 흑 103 역시 끈끈한 수. 자꾸 백에게 도발합니다. 오늘은 알파고가 맞받아치고 있지 않고 참아두는데요. 백 100일 때 승률 계산치가 70%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백 104. 계속 알파고가 참는데요. 이세돌 9단 역시 흑 105로 계속 따라붙습니다. 아, 여기서 알파고는 귀를 지킵니다. (백 106) 이 9단의 얼굴 표정이 역시 좋지 않습니다.○11보(92~100) 백 92가 좋은 타이밍이랍니다. ‘지금 이순간’…이런 수는 전성기 때 이창호 9단이 두는 수입니다. 알파고 정말 잘 둡니다. 이런 류의 집바둑은 알파고의 장기이죠. 지금 형세는 흑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흑 99가 좋은 수입니다. 막히는 수를 완화시키고 있죠. 이제 백의 다음수가 궁금합니다. 중앙 흑 91 언저리에 두어 집을 지키느냐 아니면 공격을 가느냐 라는 거죠. 백 92. 아 놀랍습니다. 계산서 나왔나요. 이건 이렇게 둬서 이겼다는 겁니다. 이 9단 표정이 안좋아요.○10보(85~91)흑 85는 묘한 곳입니다. 안 이어줄 경우 어떻게 두는 거죠. 안 잇는 것이 거의 분명한데요. 백 86으로 내려섭니다. 흑 87로 끊어갑니다. 응수타진이죠. 88로 꽉 잇자 흑 89는 유일하게 사는 수입니다. 바둑이 소강상태. 좀 단조로운 모양이 됐습니다. 이건 알파고 쪽이 유리하다는 건데요. 김 9단 아까처럼 전화로 승률 기대치를 물어봅니다. 알파고가 65%라고 합니다. 초반부터 계속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이 9단 흑 91로 중앙을 삭감합니다. 어쩐지 알파고가 기분 좋은 전체 모양인 듯 해요. 어딘지 폭파시킬 곳이 있어야 하는데요. 삭감 밖에 할 수 없습니다.○9보(75~84)흑 79는 가장 확실한 수입니다. 위 쪽을 백 집으로 내줘도 불리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걸 보면 이 9단은 우세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백 80으로 두 점을 두드립니다. 우변과 중앙 백 집이 부풀어나고 있습니다. 흑 81,정말 냉정한 수네요. 이런 수가 보통 이기면 공신이고 지면 역적이 되는 수인데요. 흑 집은 지금 65~67집입니다. 백은 60집이 돼야 하는데요. 백 집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곳이 없는데 중앙 백 진 등 발전 가능성이 풍부해 60집은 충분히 날 것 같습니다. 아직 팽팽한 형세. 백 84까지 일단락됐습니다.○8보(69~74)우변 백 세력이 커졌습니다. 우하 쪽을 통해 얻어낸 두터움인데요. 흑 69의 어깨 짚는 수는 거의 필연입니다. 뭔가 삭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면이다. 캬~ 백 70도 정말 멋진 감각입니다. 어떻게 컴퓨터가 이런 감각을 갖고 있을까요. 이런 수야말로 정말 직관적인데 말입니다. 이 9단 표정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흑 71로 뚫고 내려갑니다. 강수. 한번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겁니다. 백 72는 당연하고, 이 때 이세돌 9단이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담배 한 대 피러 나갑니다. 머리를 좀 정리하기 위해서죠. 흑 73은 실전적인 수입니다. 74로 강하게 버티고요.○7보(59~68)만약 우하에서 수가 안난다면 모두 손해입니다. 그런데 백 60이 있습니다. 김성룡 9단은 백 60을 두기 위해 우하 쪽을 교환해뒀다고 해설합니다. 알파고가 아주 멀리 내다보는 걸까요. 맞는 것 같습니다. 알파고 대단합니다. 우하 때문에 흑이 65로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는 백 한 점 때려내는 건데요. 이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백이 우하에서 3,4집을 보태준 건데 우상에서 그만큼 이득을 봤습니다. 이정도 수읽기를 한다는 게 놀랍습니다.○6보(48~58)알파고 백 48로 응수타진해봅니다. 의외로 까다로운 수입니다. 흑 53까지 외줄타기인데요. 복잡하긴 합니다.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게 김성룡 9단의 해설입니다. 이런 부분적 수읽기는 알파고가 굉장히 잘하는 건데요. 물론 이세돌도 이 분야에서 프로 최고입니다. 백 58은 실수같습니다. 여기서 갑자기 알파고가 맥이 풀리네요.○5보(41~47)흑 41로 밀어가네요. 여기를 밀면 우하 실리가 커지기 때문에 흑이 미는 걸 꺼릴 이유가 없습니다. 고근태 6단은 백 40이 좀 이상하다고 하네요. 어~~. 또 놀랄만 합니다. 백 42로 젖힙니다. 당연히 늘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백이 늘면 흑이 날일자로 달리는 게 보통인데…이건 과수입니다. 김성룡 9단은 “어떻게 둬도 흑이 좋은 거 같은데, 이세돌 9단 뭘 먹을지 고민합니다. 상황이 너무 좋아서 고민인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김성룡 9단, 전화를 걸더니 승률 기대치를 물어봅니다. 인공지능하는 박사들도 이 바둑을 놓고 승률 기대치를 돌려본답니다. 알파고 승률 기대치가 60%라고 하네요. 참 인간의 시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 9단 장고 끝에 흑 43으로 찔러 갑니다. 보통은 악수입니다. 안 해놓으면 뭐가 있을까요.고근태 9단은 백이 이단 젖히는 수를 방비하기 위해 흑 43으로 찔렀다고 합니다.○4보(31~40)이 9단 귀를 차지하지 않고 중앙으로 나갑니다. (흑 31) 그럼 귀는 알파고가 차지하게 됩니다.(백 34)여기서도 흑이 실리를 차지하고 백은 세력을 차지합니다. 백 40이 좋은 곳입니다. 흔히 대세점이라고 합니다. 흑은 단단하고 백은 호방합니다.○3보(21~30)백 20에 대해 흑 21로 끊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아무리 봐도 다음 변화에서 백이 좋아지긴 힘들다고 합니다. 알파고 대신 돌을 놓는 아자 황은 아마 6단으로 알파고 개발자 중 가장 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간에선 인공지능의 노예 또는 앞잡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도 붙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힘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와, 여기서 백 22로 늡니다. 사석작전을 쓰려고 하나요? 그러나 잡히는 게 너무 크긴 한데요. 흑도 23으로 느는 게 기세입니다. 싸움이 벌어진 건데요. 역시 알파고는 백 24로 우하 석 점을 버리네요. 이 결과는 흑이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죠. 프로들은 이렇게 실리를 많이 허용하지 않죠.고근태 7단은 “만약 이 변화가 백이 좋다는 결론이 나오면 기존 이론을 다 바꿔야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하 흑 집만 거의 40집에 육박합니다. 백 26. 알파고가 화점에서 거의 눈목자로 굳힙니다. 이게 알 사범 패턴입니다. 흑 27로 좌상귀로 갑니다. 백 28로 평범하게 받네요. 우하 변화에 대해 김성룡 9단은 “인간 바둑이라면 너무 헤프다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실리를 많이 줬다는 거죠. 흑 29로 갈 때 보통은 삼삼에 받는 건데 알파고 협공합니다. 오늘 이세돌 9단의 의도대로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실리를 차지하고 상대에게 큰 모양을 허용하고 나중에 폭파하려는 것입니다.○2보(11~20)평범한 진행입니다. 백 12는 과격한 수 같지만 프로 바둑에서 많이 나옵니다. 이세돌 9단 백 16에 당연히 늘어야할 거 같은데 오래 생각합니다. 여기를 안 느나요. 초반 이런 모양에서 여길 안두는 수는 없는데요. 갈라쳐서 싸울 거 같은 느낌입니다. 이 9단이 역시 늘지 않고 흑 17로 먼저 공격에 나섭니다. 백 18 급소이긴 합니다만, 우하가 더 급한 자리 같습니다. 백 18은 상대의 대응에 안면몰수한 것인데요. 이세돌 9단, 표정이 4국 때까지와는 완연히 다릅니다. 훨씬 편한 표정이예요. 흑 19가 기세입니다. 여기 미는 수가 가장 강력합니다. 알파고가 손울 뺀 것을 응징하는 거죠. 그럼 인간 고수라면 우상 쪽을 계속 두는 게 기세인데요. 여기서 알파고가 우하 쪽에서 젖혀갑니다. 원래 무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1보(1~10)이세돌 9단 마지막 대국인데요. 승패 상관없이 멋진 바둑을 뒀으면 좋겠습니다. 덤 7집반이어서 흑을 잡으면 약간 불리하다는 건데요, 이 9단이 먼저 흑을 잡겠다고 한 것이 멋있습니다. 원래 번기의 마지막 판은 돌을 다시 가립니다. 누가 흑을 잡을지 결정하는 거죠. 그것 없이 이 9단은 흑을 잡겠다고 한 겁니다. 흑 1, 3, 5의 포석은 1980년대 유행하던 포석입니다. 알파고는 간명한 수읽기를 좋아하는데요, 복잡하면 할수록 어려워해서 자기 역량을 벗어나면 4국 때처럼 오류를 일으키기 쉽죠. 곽민호 사이버오로 사장은 형태가 결정되지 않은 돌을 여러곳에 만들어놔야 한다고 했습니다. 알파고는 우하 정석에서 백이 한번도 잇는 수가 없고 호구치는 수만 둡니다.○대국 전인터넷 바둑 사이트 사이버오로의 곽민호 사장은 우리 인터넷 바둑의 대가인데요, 그는 “오늘 이세돌 9단이 이기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는 마지막 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파고가 4국에서 오류를 일으켰지만 그것이 보완되면 바둑의 신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드디어 1승을 올리면서 아직 인간 프로기사가 기계 앞에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바둑계로선 목말랐던 1승이었다. 이 9단이 알파고에 적응해 가면서 해법을 찾는다면 지금의 알파고를 전혀 못 이길 정도는 아니다. 백 △에 대해 흑 ▲ 두 점을 즉각 움직이는 건 백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 그래서 손 빼고 흑 43, 45로 우변부터 개척한다. 그러나 백 46이 좋은 자리. 뭔가 백이 포석에서 잘 풀리는 느낌이다. 흑 47이 최강의 공격. 참고 1도 흑 1로 얌전히 받으면 백이 14까지 활발해 보인다.(흑 9는 4의 자리 이음) 조한승 9단은 백 48로 어깨를 짚어간다. 유연한 착상이다. 흑 49로 밀 때 백 50이 제격이다. 흑이 51 대신 참고 2도 흑 1로 끊으면 백 10까지 보기 좋게 걸려든다. 결국 백 56까지의 타협은 불가피한데, 백의 운석이 자연스럽고 활기 넘친다. 이곳에서 밀릴 수 없다고 본 박정환 9단은 일단 흑 59로 끊어 가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프로 9단이 된다. 한국기원은 14일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펼치고 있는 알파고에게 프로 명예 9단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또 “알파고 실력이 현재 한국 랭킹 2위인 이세돌 9단과 비교할 때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한국 바둑계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기원이 아마 단증을 수여한 것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프로 기사의 최고봉인 9단을 수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그동안 명예단증은 모두 아마 단증이었다. 7단 이상의 명예 아마 단증을 받은 인물은 이승만 전 대통령(9단)과 전두환 전 대통령(8단),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7단) 등이 있다. 한국기원은 15일 이 9단과 알파고의 5국이 끝난 뒤 열리는 폐막식 때 명예 9단증을 전달할 예정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알파고를 대신해 9단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알파고가 누구보다도 바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명예 9단을 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바짝 엎드린 ‘맹수’ 같았다. 굴욕적인 자세였지만 기꺼이 자청했다. 그는 이래야만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으로서 공식 대국 첫 승을 올린 이 9단의 승인을 분석했다. 그는 사냥감을 노리기 위해 초반부터 알파고가 해달라는 대로 움직였다. 바둑 격언에 두 점 머리를 맞지 말라고 했지만 두 점 머리를 맞았다. 상대가 이단 젖혀도 반발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인내, 또 인내의 연속이었다. 3국까지 알파고와 대결한 그는 인간 프로기사의 시각이 아닌 알파고의 눈으로 바둑을 보기 시작했다. 그 역시 그동안 알파고의 능력을 흡수하며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해법에 한 걸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 초반 뜻밖의 수를 뒀던 알파고처럼 이 9단도 해설하던 프로기사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수를 여러 차례 뒀다. 평소 같으면 ‘기세 부족’이라고 얘기할 만한 수였지만 다른 프로기사들도 “‘알 사범’(알파고의 별명)이 두는 수와 비슷한 개념의 수”라며 “지금 당장 이해할 순 없어도 이 9단이 분명 작전을 갖고 나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낮은 포복으로 일관하던 이 9단은 드디어 중앙에서 폭발했다. 불리한 싸움이 분명한데도 그는 개의치 않고 백 62로 나가 전투를 걸어갔다. 프로기사들이 잘 안 된다고 예상한 수였다. 그러나 이 9단은 이를 통해 일단 좌변에 실리를 마련한 뒤 상변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백 말의 생사에 승부를 걸었다. 해설장의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백(이 9단)이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든 모양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단명국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모두가 비관하던 그 순간에 이 9단은 20분 이상 장고하며 찬찬히 수를 읽었다. 그러고는 맹수가 갑자기 솟구쳐 오르며 적의 급소를 물듯 백 78로 끼웠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수였다. 공개 해설장이 부산해졌다. 이 수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백 82까지 되자 갇힌 백 대마가 탈출하는 수가 생겼다. 그러자 1∼3국 동안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알파고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아마추어 상급자도 하지 않을 실수를 연발한 것이다. 흑 87, 89, 93, 97이 이해할 수 없는 실수였다. 중앙에서 수가 났다 해도 차분히 대응하면 팽팽한 형세였으나 이런 어이없는 실수로 불리해진 것. 알파고의 버그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후 끝내기가 이어지면서 알파고도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이 9단을 추격해왔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이 9단은 초읽기가 거의 끝날 무렵 수를 두는 등 관전하는 사람들의 심장을 조였다. 하지만 이 9단은 한 발씩 전진했고 점점 승리의 문으로 나아갔다. 한 수 착수할 때마다 승률을 계산하는 알파고는 계속 예상승률이 나빠지자 또 실수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흑 159, 167, 171 등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남발하다가 백 180을 보고 돌을 던졌다. 인류의 첫 승이 확정되자 공개 해설장에는 축하 박수가 쏟아졌다. 김만수 9단은 “이 9단도 점점 알파고를 상대하면서 진화하고 있다”며 “극한의 상황에 몸을 던지는 ‘벼랑 끝 전술’이 알파고에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실전 1보(78∼82)백 1(실전 백 78)로 끼운 것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온 승부수. 중국의 구리 9단이 ‘신의 한 수’라고 극찬한 수였다. 알파고가 흑 2로 물러서서 받았으나 백 5까지 수가 났다. 알파고가 점검하지 못했던 변화였다.■ 실전 2보(87∼96)중앙에서 뜻밖의 수를 당한 알파고는 이후 갑자기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흑 1(실전 흑 87), 3, 7이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실수. 백 6으로 중앙에서 수가 났으나 이때라도 잘 운영하면 팽팽한 형세였다. 알파고가 자멸하고 말았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바둑계는 물론이고 전 국민이 온통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조훈현 9단이 응씨배에서 녜웨이핑 9단을 꺾고 우승했을 때 이후 이번처럼 전 국민적 화제가 된 적은 처음이다. 당시 조 9단은 귀국 직후 김포공항(당시 인천공항이 생기기 전임)에서 한국기원까지 사상 초유의 카퍼레이드를 했다. 이 9단의 승리를 기원하지만 예상보다 너무 막강한 알파고의 실력에 다들 깜짝 놀랐다. 이젠 이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기면 인간의 승리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흑 ●의 붙임에 백 30으로 내려선 것은 당연. 백 34까지 흑은 한 점을 희생해 모양을 정비했다. 흑 35를 선수할 때 참고도 백 1로 반발하는 것은 별 이득이 없다. 흑 6까지 실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백이 별로 크지 않은 3을 둔 셈이어서 손해라는 것. 흑 37은 모양의 급소. 백 38은 두고 싶지 않지만 끊기지 않으려면 불가피하다. 흑은 41까지 모양을 갖추며 수습했다. 백 42로 갈라치는 수는 요충지. 흑 두 점을 공격하면서 흑 진을 삭감하는 수다. 흑 두 점이 중앙으로 나오는 것은 주도권을 백에게 내주게 되고 2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굴욕적이다. 흑의 응수는?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인간과 둘 때는 0 대 2로 지고 있을 때도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3국에서 중압감을 이기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세돌 9단이 12일 3국에서 패하며 알파고와의 5번기에선 진 뒤 이렇게 말했다. 인류 대표로 나서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다는 것이다. 그러나 4국에서 그는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버렸다. 3국이 끝난 뒤 이 9단과 같이 저녁 식사를 했던 한종진 9단은 “이 9단이 4, 5국은 5번기와 상관없이 알파고에 한 판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4국을 시작하면서 그는 1∼3국 때의 굳은 얼굴이 사라졌다. 파르르 떨던 손끝도 한결 안정됐다. 이전에는 알파고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알파고로부터 한 수 배우겠다는 이 9단의 표정은 오히려 편한 모습이었다. 이런 심리적 안정을 바탕으로 이 9단은 기계이긴 하지만 알파고를 상대로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프로 기사가 두는 수보다는 ‘알파고스러운’ 수를 두며 초반을 이끌어 나갔다. 이 9단은 4국을 이긴 뒤 “한 판을 이겨 그동안의 심리적 부담을 거의 덜어냈다”고 말했다. 이 9단의 이날 마지막 심리전은 기자회견 때 나타났다. 그는 “오늘 백으로 이겼으니 내일은 흑으로 이기고 싶다”며 “구글 측이 허락한다면 5국 때 돌 가리기를 하지 않고 흑으로 두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은 즉석에서 허락했다. 바둑계에선 알파고가 백을 잡을 때가 더 낫다는 걸 알면서도 이 9단이 흑을 잡겠다고 한 건 ‘멋진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자신에 대한 최면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국민들을 기쁘게 했지만 일각에선 1∼3국에서 거의 완벽했던 알파고가 갑자기 초보자급 실수를 연발한 것에 대해 ‘구글 측이 알파고의 바둑 실력을 조정해 패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처럼 이번 세기의 대결을 통해 나왔던 의문이나 궁금증에 대해 문답 풀이로 알아본다. Q. 4국에서 알파고가 이 9단에게 져줬다는 루머도 있다. 워낙 잘 두던 알파고가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A. 알파고는 이기는 길로만 세팅돼 있다. 그래서 한 번 실수로 자신이 지는 상황이 꾸준히 이어지면 이기려고 무리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도 자신이 불리해졌을 때 엉뚱한 수를 두기도 했다. 이번에도 이 9단의 예상 못한 수가 나오면서 갑자기 완벽하던 알파고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알파고의 약점을 발견했다며 이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Q. 알파고가 패를 하지 않는다, 이 9단이 패를 하지 않기로 이면 계약을 했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A. 알파고가 패를 즐겨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패를 가급적이면 안 만들 뿐이지, 패를 못하는 건 아니다. 판 2단과의 5국, 이 9단과의 3국을 보면 패를 하는 수준이 정상급 기사 못지않다. 또 이 9단이 1, 2국에서 불리한 데도 패를 만들지 않았던 것은 패를 해도 승산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 9단은 3국에선 하변에 침투해 적극적으로 패를 만들었다. Q. 이 9단이 4국 후 알파고는 백번보다 흑번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무슨 뜻인가. A. 덤 7집 반은 흑에 부담스럽다. 그래서 초반에 흑이 적극적으로 둬야 하는데 알파고는 포석이 약하고 주도적으로 뭘 만들어 내기보단 상대가 두는 수를 받아치는 데 능하다. 그래서 흑을 잡으면 어설픈 진행이 나온다. 알파고가 흑이었던 2국도 이 9단이 한때 유리한 적이 있었다. 이 9단이 4국 대국 뒤 흑을 잡겠다고 한 것은 이 9단이 흑번으로도 승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Q. 한국기원이 구글 측에 ‘알파고는 이세돌의 기보를 모두 파악했는데 이세돌도 알파고의 기보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기보를 요청했다는데…. A. 한국기원 내에서 알파고 기보를 봐야 한다는 얘기가 돌았던 것은 맞다. 구두로 구글 측에 기보를 보여 달라고 했으나 구글이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는 이 9단이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강하게 요구하진 않았다고 한다. Q. 이 9단이 구글 측의 대국 요청을 3분 만에 수락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빨리 결정했나. A. 이 9단은 알파고라는 인공지능과의 대결에 매우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중국 프로인 판후이 2단을 이겼다는 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진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기심’ 차원에서 받아들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프로 기사 한종진 9단, 김만수 염정훈 8단 등과 서울 광화문 인근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자리를 마련한 사람은 프로 기사 신민준 4단의 아버지. 이 자리에서도 바둑을 이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백 78의 끼움수가 가장 큰 화제로 떠올랐다. 백 78이 알파고뿐 아니라 누구도 찾기 힘든 수였지만 실제로 묘수인지에 대한 논란도 나왔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 9단은 “당시 그 한 수밖에 없었다. 다른 수는 되지 않았고 그게 진짜 성공할 수 있는지는 시간이 없어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둔 수다. 두면서 ‘이 수는 된다, 이 수로 알파고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감회를 토로했다고 한다. 또 초반에 인내하는 수를 많이 둔 것에 대해서도 “이런 진행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며 알파고를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저녁 자리가 끝난 뒤 이 9단은 다시 “4국을 찬찬히 복기해 보겠다”며 호텔 방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인류 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을 상대로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이 9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이 9단은 3연패 끝에 1승을 거두며 인간(프로기사) 대 알파고의 공식 대국에서 첫 승리를 안겨줬다. 3패를 당한 뒤여서 5번기에서 한 판도 못 이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 9단은 인간 대표로서 불굴의 의지를 보이며 아직은 인간이 기계에 완전히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백을 든 이 9단은 처음에는 2국과 똑같은 수순을 이어갔다. 이 9단은 이후 먼저 실리를 챙기고 나중에 타개하는 방식으로 좌, 우변 등에 실리를 먼저 챙겼다. 그러나 중앙 흑 집이 크게 부풀어 오르자 불리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 9단이 중앙 흑 진에서 끼워가는 묘수를 터뜨리며 알파고를 당황시켰고 이후 알파고는 아마추어 초보 같은 실수를 연이어 저지르며 형세를 그르쳤다. 알파고는 이후 이 9단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자 180수 만에 화면에 포기 선언을 했고, 알파고 대신 돌을 놓아주는 구글 연구원 아자 황(아마 6단)이 이 9단에게 패배를 인정했다.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흑 87수 때 트위터에 ‘처음으로 알파고가 불리해졌다’는 글을 올렸다.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대국수당 3만 달러(약 3300만 원·환율 1100원 고정) 외에 처음으로 승리수당 2만 달러(약 2200만 원)를 챙겼다. 이 9단이 4국을 승리함으로써 5국 승리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승리를 거두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이 9단은 기자와 관계자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말문을 열었다. 이 9단은 “국민들의 격려와 응원 덕에 한 판이라도 이긴 것 아닌가 싶다”며 “이번 1승은 어떠한 것으로도 얻을 수 없는 값어치 있는 승리”라고 말했다. 바둑계는 4국 승리에 대해 이 9단이 알파고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법을 찾은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유튜브 중계를 한 송태곤 9단은 “알파고를 분석한 이 9단이 그동안 기풍과는 전혀 다르게 알파고와 비슷한 수를 많이 뒀다”며 “이 9단이 알파고의 경향을 잘 분석해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만수 9단도 “알파고도 뜻밖의 수를 당하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봐서 100% 완벽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마침내 인간이 승리했다’며 이 9단의 승리를 높게 평가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인간 바둑 챔피언이 3연패 끝에 마침내 인공지능을 이겼다”며 “인간 바둑기사로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파고 기권하다(AlphaGo resigns·알파고가 불계패 당했다는 뜻)’란 짧은 컴퓨터 팝업 메시지가 인간들을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마지막 5국은 하루 쉬고 15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은 바짝 엎드린 ‘맹수’ 같았다. 굴욕적인 자세였지만 기꺼이 자청했다. 그는 이래야만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으로서 공식 대국 첫 승을 올린 이 9단의 승인을 분석했다. ●끝없는 인내 그는 사냥감을 노리기 위해 초반부터 알파고가 해달라는 대로 움직였다. 바둑 격언에 두 점 머리를 맞지 말라고 했지만 두 점 머리를 맞았다. 상대가 이단 젖혀도 반발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인내, 또 인내의 연속이었다. 3국까지 알파고와 대결한 그는 인간 프로기사의 시각이 아닌 알파고의 눈으로 바둑을 보기 시작했다. 그 역시 그동안 알파고의 능력을 흡수하며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해법에 한걸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 초반 뜻밖의 수를 뒀던 알파고처럼 이 9단도 해설하던 프로기사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수를 여러 차례 뒀다. 평소 같으면 ‘기세 부족’이라고 얘기할 만한 수였지만 다른 프로기사들도 “‘알 사범(알파고의 별명)이 두는 수와 비슷한 개념의 수”라며 “지금 당장 이해할 순 없어도 이 9단이 분명 작전을 갖고 나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벼랑 끝 전술 낮은 포복으로 일관하던 이 9단은 드디어 중앙에서 폭발했다. 불리한 싸움이 분명한 데도 그는 개의치 않고 백 62로 나가 전투를 걸어갔다. 프로기사들이 잘 안된다고 예상한 수였다. 그러나 이 9단은 이를 통해 일단 좌변에 실리를 마련한 뒤 상변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백 말의 생사에 승부를 걸었다. 해설장의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백(이 9단)이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든 모양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단명국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모두가 비관하던 그 순간에 이 9단은 20여분 이상 장고하며 찬찬히 수를 읽었다. 그리고는 맹수가 갑자기 솟구쳐 오르며 적의 급소를 물 듯 백 78로 끼웠다. 아무도 예상 못한 수였다. 공개 해설장이 부산해졌다. 이 수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백 82까지 되자 갇힌 백 대마가 탈출하는 수가 생겼다. ●알파고의 버그? 그러자 1~3국 동안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알파고에게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아마추어 상급자도 하지 않을 실수를 연발한 것이다. 흑 87, 89, 93, 97이 이해할 수 없는 실수였다. 중앙에서 수가 났다 해도 차분히 대응하면 팽팽한 형세였으나 이런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불리해진 것. 알파고의 버그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후 끝내기가 이어지면서 알파고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이 9단을 추격해왔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이 9단은 초읽기가 거의 끝날 무렵 수를 두는 등 관전하는 사람들의 심장을 졸였다. 막상 계가를 한 송태곤 9단은 백 150의 시점에서 “이 9단이 앞서있긴 하지만 만만치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9단은 한발 씩 전진했고 점점 승리의 문으로 나아갔다. 한 수 착수할 때마다 승률을 계산하는 알파고는 계속 예상승률이 나빠지자 또 실수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흑 159, 167, 171 등 이해할 수 없는 수를 남발하다가 백 180을 보고 돌을 던졌다. 인류의 첫승이 확정되자 공개 해설장에는 축하 박수가 쏟아졌다. 김만수 9단은 “이 9단도 점점 알파고를 상대하면서 진화하고 있다”며 “극한의 상황에 몸을 던지는 ’벼랑 끝 전술‘이 알파고에게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의 흔들기에 알파고가 무너졌다. 이 9단은 13일 열린 4국에서 3연패 끝에 귀중한 1승을 거두며 인간(프로기사) 대 기계의 공식 대국에서 첫 승리를 안겨줬다. 이 9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이 9단은 침착하고 신중하게 바둑을 이끌었다. 하지만 중반 상변과 중앙에 흑의 큰 집 모양이 만들어지면서 꽤 불리해졌다. 하지만 이 9단은 중앙에서 끼워가는 수 등 잇따라 승부수를 던졌고 여기에 알파고가 수읽기 착오를 일으키면서 수가 나 이 9단이 유리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대가 유리해지자 이해할 수 없는 실착을 두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후 알파고는 또 최선의 끝내기를 하며 따라오는 듯 했으나 막판 다시 아마추어와 같은 실착을 거듭해 이 9단의 승리가 확정됐다. 결국 이 9단이 180을 두자 알파고가 돌을 던졌다. 알파고는 스스로 계산한 승률이 10%가 안되면 돌을 던진다.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대국수당 3만달러(3300만원·환율 1100원 고정) 외에 처음으로 승리수당 2만 달러(2200만원)를 챙겼다. 이 9단이 4국을 승리함으로써 5국 승리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5국은 대국자끼리 다시 돌을 가려 흑백을 정한다. 마지막 5국은 하루 쉬고 15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의 흔들기에 알파고가 무너졌다. 이 9단은 13일 열린 4국에서 3연패 끝에 귀중한 1승을 거두며 인간(프로기사) 대 기계의 공식 대국에서 첫 승리를 안겨줬다. 이 9단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이 9단은 침착하고 신중하게 바둑을 이끌었다. 하지만 중반 상변과 중앙에 흑의 큰 집 모양이 만들어지면서 꽤 불리해졌다. 하지만 이 9단은 중앙에서 끼워가는 수 등 잇따라 승부수를 던졌고 여기에 알파고가 수읽기 착오를 일으키면서 수가 나 이 9단이 유리해졌다. 특히 알파고는 상대가 유리해지자 이해할 수 없는 실착을 두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후 알파고는 또 최선의 끝내기를 하며 따라오는 듯 했으나 막판 다시 아마추어와 같은 실착을 거듭해 이 9단의 승리가 확정됐다. 결국 이 9단이 180을 두자 알파고가 돌을 던졌다. 알파고는 스스로 계산한 승률이 10%가 안되면 돌을 던진다.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대국수당 3만달러(3300만원·환율 1100원 고정) 외에 처음으로 승리수당 2만 달러(2200만원)를 챙겼다. 이 9단이 4국을 승리함으로써 5국 승리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5국은 대국자끼리 다시 돌을 가려 흑백을 정한다. 마지막 5국은 하루 쉬고 15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17보(167~180)알파고 다시 버그가 걸렸나요. 흑 167, 169, 171 모두 실수입니다. 알파고가 이기지 못한다고 보자 이상한 수들을 연발합니다…이상하네요. 이상해요. 이게 알파고의 수준이었단 말입니까. 차라리 돌을 던지는 것만 못하긴 해요. 드디어 돌을 던졌습니다. 180수 끝 백불계승. ○ 16보(155~166)이세돌 9단 표정은 아직 어둡습니다. 좌상 한칸 뛰는 끝내기는 여전히 서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 버그가 나와 알파고가 계속 흔들렸는데요, 지금은 여유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점점 알파고가 쫓아오고 있습니다. 흑 159는 이상하긴 한데 그 정도는 승부에 영향이 없습니다. 정말 징그러운 상대입니다. 아 그런데 흑 161이 실수입니다. 아무리 봐도 한 집 손해인데요. 알파고의 계산은 다른가요. 그러나 아무리 봐도 실수입니다. 흑 101로 그렇고 알파고의 1선에 빠지는 수는 계속 손해입니다. 흑 163은 선수. 지리한 끝내기가 이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밑에선 정말 엄청난 계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요. 잘 이기지 못한다고 보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기는 수를 찾으라고 계속 명령을 내리고 있는 듯 합니다. ○ 15보(137~154)차이가 좁혀진 건 사실입니다. 알파고가 참 잘 두네요. 아까 잠시 누가 코드를 뽑았다가 다시 끼운 것처럼 지금은 최선의 수순을 찾아갑니다. 상변에 누가 손이 돌아가는가가 관건인데요…백이 먼저 둡니다. 일단 한시름 놨네요. 반상최대의 곳입니다. 아직 끝내기 승부입니다. 미묘하게 변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수순을 밟아간다면 이길 수 있을 듯 하답니다. 백 150도 미묘합니다. 손해가 될 수도 있는데요. 실수일 수 있다는 송태곤 9단의 말에 해설장에서 탄식 소리가 나옵니다. 생각보다 미세하다는 얘기인데 겁니다. 왜 좌상변 쪽 한칸 뛰는 끝내기를 안해두죠. 안타깝다는 송태곤 9단이 해설입니다. ○ 14보(125~136)바둑은 이세돌 9단이 확실히 좋습니다. 알파고가 사람이 아닌 게 확실합니다. 인간이라면 이정도 실수하면 자멸해버리거나 돌을 던지는데 지금 다시 정신을 차려 잘 두고 있습니다. 알파고의 이해할 수 없는 수는 ‘컴퓨터에 부하가 걸려서’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네요. 그러나 무슨 이유든 중반 이후 이 9단이 유리한 것은 처음입니다.지금은 딱히 해설할 수가 없습니다. 이 9단이 실수하는지가 승부의 관건입니다. 반면승부인데 보통 때 같으면 이 9단의 낙승을 예견하는데 지금은 불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백 134. 이 9단 쉬운 길을 놔두고 자꾸 어려운 길로 가는 것 같아 불안한데요. 마지막 초읽기인 것이 변수입니다. 흑 135에 손 빼고 백 136으로 가는 게 큰 수입니다. 상변만 백에게 손이 돌아온다면 승리입니다. ○ 13보(111~124)이젠 오히려 흑 좌변 대마가 위험합니다. 초읽기에 의해 이9단이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습니다. 알파고 지금 돌을 거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세돌 9단 화장실 갑니다…초읽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시간을 멈춰줍니다. 생리적 현상은어쩔 수 없죠. 대신 돌을 놓고 가야합니다. 알파고는 123 착점을 합니다…이 9단이 화장실 간 것을 모르는 거죠. 이젠 다시 원래의 알파고 실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최대한 이득을 보려고 합니다. 백은 당연히 이어가고요. 백이 지금은 이긴 것은 분명합니다. 실수만 나오지 않는다면요. 이세돌의 흔들기가 나왔을 때 1~3국에선 잘 대처하던 알파고가 이번에 허탈하게 둡니다. 알파고는 승률이 10% 이하면 돌을 던집니다. 아직은 그 상황이 아닌 듯 합니다 ○ 12보(99~110)알파고 고장 나거나 인간을 위한 서비스인가요… 101도 손해수입니다. 그것도 엄청난. 알파고 제 정신이 돌아왔나요? 103수는 그나마 제대로입니다. 만약 이 수를 두려고 했다면 그동안 손해수 안두고 둬도 상관없는데 다 손해를 보고 둔 것은 이상합니다. 백 104로 이어 이건 완전 역전됐습니다. 알수 없는 상황에 모두가 어리둥절한데 이세돌 9단은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습니다. 초읽기에 몰린 이세돌 9단이 중앙을 잡히지 않는 한 이 바둑을 놓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승부. 덤 정도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젠 백이 중앙을 어떻게 타개하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이 9단 초읽기에 몰려 백 106으로 단수 칩니다. 뭐 이건 받을 거 같고요. 3국까지 보면 이겨있으면 좀 손해봐도 정리하는데요, 이건 그런 수준을 뛰어넘습니다. 손해가 너무 커요. 구글이 일부러 져주는 것 아니거나, 알파고가 에러가 난 게 아니면 지금까지 알파고 실력으로는 이해 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 초읽기입니다. 남은 시간이 5초 남자 어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간패 당하지 않게 빨리 두라는 거죠. 하지만 이 9단은 이런 초읽기에는 너무 익숙해서 실수는 없을 겁니다. 백 108이 가장 무난한 수, 흑 109로 이었고 백 110이 당연합니다. ○ 11보(93~98)이건 또 무슨 수입니까. 흑 93은 굉장한 손해인데요. 백은 당연히 94로 따냅니다. 알파고가 갑자기 난조인데요. 아니면 다 내다보고 두는 건가요. 흑 95가 급소이긴 하지만 백 96으로 메워 수는 백이 한 수 빠릅니다. 이건 흑이 너무 큰 손해인데요. 만약 이렇게 하고도 이긴다면 알파고가 정말 대단한 거죠. 프로기사들도 어리둥절해 합니다. 상식적으론 납득하기 어렵고 인간끼리의 대결이라면 ‘망했다’고 해도 됩니다. 여기서 또 흑 97은 뭔가요. 이건 완전히 에러입니다. 알파고가 부하가 걸렸나요. 이상한 수만 계속 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알파고가 지금까지 잘 둬왔다고 해도 이런 수들은 이해 불가입니다. 정말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고 알파고가 지면 역시 100%는 아닙니다. ○ 10보(83~92)알파고가 흑 83부터 우변부터 조여 갑니다. 백이 더 어려워집니다. 아, 그런데 87, 89는 무슨 수인가요. 엄청난 손해인데요. 여기서 다시 91로 따냅니다. 근데 이건 백이 71 왼쪽에 뒀다면 수가 나는데요. 백이 백 92로 그곳을 둡니다. 알파고가 신의 수읽기를 보여주는 건지, 아니면 단순 착각인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수읽기로는 알파고가 뭔가 걸려든 느낌인데요. ○ 9보(74~82) 수가 진행될수록 백이 괴롭습니다. 흑 77까지 됐는데 백이 살 길이 잘 보이지 않아요. 만약 이 바둑을 진다면 백 70이 패착이 될 거 같다는 게 송태곤 9단의 해설입니다. 이 9단이 갑자기 난조를 보였습니다. 안타깝네요. 여기서 이세돌 9단이 또 뜻밖의 수를 둡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수인데요. 백 78이 절체절명에 나온 수입니다. 알파고 별로 고민하지 않고 흑 79로 늘어 응대합니다. 부분적 수읽기는 엄청 빠른 알파고입니다. 송태곤 9단은 아슬아슬하게 수가 안 된다고 합니다. 백 80으로 처절하게 버팁니다. 흑 81로 받았을 때 백 82로 끊습니다. 어렵습니다. ○ 8보(68~73) 이세돌 9단은 백 68. 바꿔치기하자는 수입니다. 알파고는 흑 69로 크게 지킵니다. 여기까지 둬야 이긴 확률이 높다는 거죠. 백 70, 온화한 삭감입니다. 알파고도 흑 71로 온화하게 둡니다. 온화하지만 가장 강력한 수입니다. 지키면서 나중에 공격을 봅니다.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상변에 또 거대한 흑 집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세돌 9단 여기서 시간을 물 쓰듯 씁니다. 이제 20분 정도 남았습니다. 어딘가 스텝이 꼬였습니다. 승부처입니다. 상변을 선수로 타개하고 손을 돌려 우변을 지킬 수 없다면 불리합니다. 이 9단이 20분이 넘는 장고 끝에 백 72로 끊어갑니다. 완전한 강수입니다. 여기서 뼈를 묻겠다는 겁니다. 흑 73으로 금방 응수합니다. 여기가 있어 원래 72는 잘 안된다는 것인데요. 어렵습니다. ○ 7보(56~67) 이세돌 9단 정말 뭔가 깨달음이 있었을까요. 평소와는 완전 다르게 둡니다. 백 56, 58은 당연한 수. 흑 59로 알파고도 참습니다. 서로 참는 바둑입니다. 이건 알파고가 보통 유리하다고 하는데요. 백 60으로 호구 치네요. 선택의 순간마다 최강수가 아닌 온건한 수를 둡니다. 이세돌의 알파고화…내일 기사 제목입니다. 중국 러스 tv에선 커제 9단이 직접 출연해 해설하고 있다고 합니다. 백 62. 이 바둑에서 처음으로 강수로 나옵니다. 흑 63은 당연한데 백 64로 또 강하게 둡니다. 그러나 뭔가 암울한 느낌입니다. 인간의 시각이라면 말이죠. 아무리 봐도 상변이 죽을 걸로 보이는데요. 그럼 바꿔치기입니다. 그러나 어떨지요. 흑 67로 알파고가 단단하게 둡니다. 백 응수가 갈림길입니다. ○ 6보(46~55)이세돌 9단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프로기사들은 인간이 2번 실수하면 진다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알파고를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후반은 너무 강합니다. 백 46 역시 뜻밖입니다. 상변을 버리고 둔다는 의미일까요. 그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ㅎㅎ 흑 47. 여기서 알파고도 뜻밖으로 나옵니다. 도대체 뜻밖이 오늘 몇 번이나 나올까요. 우변 백 진영에 어깨 짚어 갑니다. 2국에서도 어깨 짚는 수가 있었는데요. 비슷합니다. 그 때도 처음엔 이상하다고 했는데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흑 47은 이상한 수는 아닌데요, 백 46을 뒀는데 흑 47을 둔 것은 생뚱맞기는 합니다. 상변 백이 약하니까 위로 미는 게 맞는데요…이 9단 오늘 의외의 수를 많이 두니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백 48. 위로 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어울린 한판이라는 것이 송태곤 9단의 감상입니다. 또 의의욉니다. 흑 51로 젖히네요. 느는 수가 공식처럼 두는 수인데요. 끊으면 흑이 유리한 싸움이 아닌데요. 이것도 상식을 벗어나네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9단, 오늘 알파고화가 많이 됐지만 계속된 알파고의 도발이 신경쓰일 겁니다. 백 52. 정말 알파고화 됐나 봅니다. 이렇게 젖히는 수가 이세돌 9단의 수가 맞습니까. 대단합니다. 이건 자신이 없으면 두기 힘든 수인데요. 이 9단이 뭔가 자꾸 실험을 해보는 느낌입니다. 내가 알파고 비밀, 알파고 실력의 일단을 벗겨보겠다는 의무감이 있는 듯 합니다. 전투도 세고 계산도 강한 알파고의 약점이 어딘지 알아보겠다는 겁니다. 이세돌 9단이 흑 53은 예상하지 못했을 리는 없고요. 어쨌든 알파고는 죽죽 밀어가 공격적으로 둡니다. 이 9단 뭔가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봐야 합니다. ○ 5보(39~45)흑 39는 당연한 한 수고요, 이세돌 9단 백 40으로 상변 침투합니다. 그동안 알파고에게 통집을 내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를 방비하려는 거죠. 그러나 역시 흔한 수는 아닙니다. 이세돌 9단이 정말 ‘알파고화’ 됐다, 알 사범의 수를 모방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9단 작전은 단단하게 실리 차지하고 타개하는 겁니다. 그리고 알파고의 세력 혹은 두터움의 운용 방식을 한번 보자는 거죠. 지금까지 1~3국에선 초반부터 실리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실리에선 앞서가자는 겁니다. 흑 43까지는 예상된 수순. 백 44로 붙여갑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오늘의 컨셉트는 ‘알파고화’입니다. 이세돌 9단 화장실을 갑니다. 어제까지는 화장실을 가면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었는데요, 사진기자들이 오늘부턴 안찍기로 했답니다. 이세돌 9단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자는 거죠. 이세돌 파이팅입니다. 흑 45로 참는데요, 이러면 백의 행마가 좀 편해집니다. 여기서 중앙으로 탈출하는 것보다는 아예 뿌리를 박아 사는 것이 알파고스럽죠. 오늘 이 9단의 컨셉트라면 안에서 살 것 같습니다. ○ 4보(30~38) 이번 4국은 알파고가 낸 숙제를 이세돌 9단이 풀어가는 형국입니다. 실례일 수 있지만 전형적인 상수와 하수의 바둑 양상인데요. 백 30. 이 9단 끊어가지 않고 젖혀 갑니다. 바둑을 부드럽게 둡니다. 백은 덤을 믿고 안정적으로 두겠다는 겁니다. 알파고 흑 31로 이단 젖힙니다. 인간이라면 기세의 진행이라고 하겠는데요, 이 9단은 백 32로 또 한번 참아둡니다. 평소라면 기세가 부족한 수라거나 알파고에 눌렸다고 비난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 9단이 참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이 9단도 기존 상식에선 벗어나 있습니다. 해설자인 송태곤 9단도 해설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알파고의 실력을 완전히 인정한 상태에서 이상해보이는 수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백 34. 이 9단이 또 한 번 상식을 벗어난 수를 둡니다. 평소 이 9단이라면 이런 식으로 둘까요. 이9단이 나름대로 파악한 알파고 수법에 대응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둘리가 없죠. 이 진행은 백이 먼저 집을 챙기고 흑에게 세력을 줍니다. 알파고의 세력 활용 능력을 보자는 뜻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알파고가 먼저 실리를 챙긴 적이 많았기 때문에 그를 역으로 한번 해보자는 거죠. 이 9단 알파고화 되고 있습니다.^^ ○ 3보(21~29)백이 좌하를 평범하게 지키자 흑도 21로 우상 귀를 굳힙니다. 이 9단도 백 22로 우변을 뒀는데요…역시 이 한 수라고 할만한 곳입니다. 집바둑 양상이네요.흑 23은 뜻밖. 알파고 또 시작합니다. 있는 수법이지만 특수상황에서 쓰는 건데요. 좀 이른 감이 있죠. 사실 지금 상황에선 금기시되는 수죠. 그러나 이상한 수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됩니다. 인간세계에서 보기 힘든 수인데 알파고는 거리낌 없이 두고 나중에 보면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1국에서도, 2국에서도 초반에 흑 23과 같은 수를 뒀죠. 예를 들어 2국에선 흑 15가 프로들이 두지 않는 수였습니다. 이 9단, 이제는 깜짝 놀라는 표정은 없습니다. 대신 ‘또 시작했구나’하는 표정입니다. 1~3국에 비해 표정이 평온하네요. 다행입니다. 이 9단 반발합니다. 백 24. 크게 공격하자는 수입니다. 이 대목에선 인간의 눈으로는 백이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흑 25로 도망갑니다. 여기는 흑 23 교환 없이 둬도 되는 건데요. 흑 23이 도움이 되나요? 국후 연구해봐야 하겠지만 도망가기 전 맛을 만들어 두는 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알파고의 수는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알파고의 창의성이라고 할까요. 그전에는 인간이 창의적이고, 알파고가 예전 걸 답습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그 반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인간이 악수라고 했던 수가 실제 악수가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프로기사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바둑계에서 기술적 발전이 한 번 더 올수도 있겠습니다. 알파고 치고 빠지는 영리한 아웃복서 같습니다. 아, 백 26으로 잡습니다. 이것도 생각하기 힘든 수입니다. 이 9단이 알파고의 능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나요. 이 한 점이 움직이면 기분 나쁘다는 거지만. 좌변을 밀리는 것도 굉장히 가슴 아픈 것이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이 9단도 알파고에 대응합니다. 흑 27, 백 28은 평범한 교환. 여기서 알파고는 흑 29로 젖혀갑니다. 근처에 백돌이 많아 전투는 백이 유리하다고 보는 건데요. 과감하게 젖혀가네요. 이세돌 9단의 스타일이라면 당연히 끊어가겠죠. 그러나 이 9단 또 생각합니다. 아마 끊으면 흑이 먼저 2선에서 젖혀 이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합니다. ○ 2보(11~20)이세돌 9단이 백 12에서 바꿨습니다…전에는 한칸 뛰었는데 이번엔 마늘모로 나왔습니다. 알파고 흑 13로 둡니다. 백 12의 변화에 같이 변화합니다. 이세돌 9단 장고하는 건 알파고의 변화에 어떻게 응대할지 보는 것 같습니다. 이세돌 9단 흉내바둑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바둑을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9단은 2국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유리할 수 있는 장면에서 더 유리하게 이끌지 못한 점을 그동안 복기검토에서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10수까지는 똑같이 두고 백 12부턴 복기 시 안좋았던 것으로 보고 비튼 것 같습니다. 1~3국에서 알파고에게 큰 모양을 허용했는데요…그렇게 하면 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좌상 쪽을 걸쳐갑니다. 흑 15의 협공에 백 16으로 역협공합니다. 이것도 정석입니다. 프로기사들의 말에 따르면 제한시간 2시간은 현 상태에선 프로기사에겐 불리하다고 합니다. 후반 계산이 정확한 알파고를 상대로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가려면 인간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2시간으로 한 건 이세돌 9단이 원했던 건데요, 승부를 떠나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제한시간이고요, 그 정도는 돼야 좋은 기보를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겁니다. 물론 알파고가 이렇게 잘 둘지는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변경할 수 없고 현 제한시간으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백 18. 이 9단은 판을 잘게 쪼개 나갑니다. 큰 모양은 불리하다, 알파고는 연결에 더 초점을 둔다, 알파고는 곤마가 생기는 것을 싫어한다 등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흑 19, 알파고 좌상 백 한 점을 잡아놓습니다. 곤마도 싫어하지 않는 듯하네요. 이제는 이 9단의 공격을 봐야 합니다. ○ 1보(1~10)대국 시작했습니다. 알파고의 흑번입니다. 평소와 같이 우상 화점입니다. 이세돌 9단도 대각선(좌하) 화점에 뒀구요. 흑 3, 백 4로 2국과 똑같습니다. 알파고가 승률 높은 수를 따른다고 하면 2국과 똑같이 둘 수도 있습니다. 이창호 9단의 동생 이영호 씨가 대국장이 있는 포시즌스 호텔에 나왔습니다. 이세돌 9단이 중국에 갈 때 여러 편의를 봐주고 있어 둘이 친합니다. 중국 인공지능 개발자들과 함께 왔는데요, 대국 전 개발자들과 함께 이세돌 9단을 잠깐 만났습니다. 흑 5, 백 6도 2국과 똑같이 두고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이세돌 9단이 테스트해보는 느낌이 강합니다. 2국은 이세돌 9단이 초반 한 때 유리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시점까지 이 9단은 한번 가보고 싶을 겁니다…흑 7, 백 8 똑같고, 이 9단은 시간을 전혀 쓰지 않고 즉각 대응합니다. 이 9단 준비하고 나왔습니다. 흑 9도 똑같다면 정말 흥미로운 대국이 될 것 같습니다…아 똑같습니다. 흑 9 두고 백 10, 이세돌 9단 노타임입니다. 이 9단 살짝 웃습니다. 알파고가 똑같이 둔다는 거죠. ○ 대국 전주위에서 흉내바둑을 두면 어떻냐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흉내바둑을 두면 인간의 시간 소모가 줄어들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는 것인데요, 아마 이세돌 9단한테도 얘기가 들어간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본 프로기사들에 따르면 흉내바둑은 두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4, 5국 두 판을 앞으로 둘 수 있는데 흉내바둑으로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는 겁니다. 알파고의 전력이 어떤지 더 알고 싶고, 나아가 더 배우고 싶다는 겁니다. 이 9단도 이젠 알파고를 최고 수준을 가진 ‘알 사범’으로 인정해주는 느낌입니다. 이젠 승패를 떠나 오늘 알사범이 어떤 수를 보여줄지, 이세돌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곧 대국 시작합니다. 오늘은 기보와 함께 서비스 합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의 패배지, 인간의 패배는 아니다.‘ 12일 알파고와의 5번기 3국에서 진 이세돌 9단이 국후 이번 대결에 대해 밝힌 소감이었다. 이날 패배로 이번 5번기에서도 0승 3패로 패하게 됐다. 이 9단의 소감에는 자책이 담겨 있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의 대결에서는 0대2로 지고 있어도 이렇게 중압감을 받은 적이 없는데 (이번 5번기 3국에서) 그걸 이겨내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알파고도 잘 뒀지만 자신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잘 두지 못한 측면도 컸다는 의미였다. 3국은 결론부터 말하면 완패였다. 초반 적극적 수법으로 나갔으나 이 9단의 실착에 알파고가 편하게 타개해 열세에 빠졌다. 이 9단이 국후 검토에서 지목한 실수는 흑 21. 그는 참고 1도 흑 1로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흑 21로 둬 백의 탈출을 압박하려 했으나 백 24가 좋은 수여서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 초반에 우세를 잡아야 후반에 강한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 9단은 이후 여기저기서 전투를 벌였지만 알파고의 수비는 견고했다. 중반 무렵에는 알파고의 낙승이 예상될 정도였다. 이 9단은 국후 흑 99를 후회했다. 이 수로는 먼저 참고 2도 흑 1로 백 대마를 공격했어야 했다는 것. 이 9단은 알파고가 백 100, 102를 선수하고 손을 빼 104로 치중할 줄을 몰랐다고 했다. 알파고의 승부호흡이 돋보이는 순간. 이어 이 9단은 흑 113도 큰 착각이었다고 했다. 참고 3도 백 2만 생각했다는 것. 실전처럼 백 114로 뚫고 나오는 수를 깜빡한 것이다. 이 9단의 부담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9단은 막판 하변에 침투해 신기에 가까운 수순으로 큰 패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이 9단이 패를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의혹도 있었고 알파고가 패에는 약할 것이라는 짐작도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알파고는 패를 내주긴 했지만 팻감이 많았다. 정확하게 수순을 밟아 이 9단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그러나 이 9단이 알파고에 대한 해법의 일단을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다. 하변 접전에서 알파고가 흑을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도 패를 내준 것은 알파고의 약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만수 9단은 ”하변 접전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면 알파고가 시간도 많이 쓰고 몸 조심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물론 유리해서 물러섰기 때문에 패가 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냥 잡는 것이 더 쉬웠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허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국은 비록 중압감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졌지만 1,2국보단 더 ’이세돌‘다운 바둑이었다. 이 9단도 점점 알파고에 적응해가고 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