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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으로 예상되는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한일 정상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문제 등을 회담 의제로 처음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이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완화 등을 거론했다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양국 정상의 논의에서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양국 공동 조사 방안 등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오염수 문제,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염수 문제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상대방(일본 정부)과 최종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그것(오염수 문제)이 주요 의제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정부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선 어떻게든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언론인 여러분이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분을 우리가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일본은 올여름경 태평양에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1년 9월부터 11개국의 원자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감시단을 구성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도 감시단에 포함돼 있다. 일본 현장 조사를 거친 IAEA는 지난달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모니터링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는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시다 내각은 IAEA의 검증을 받고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의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일 간 여러 정서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염수 문제에 대해) 한일 간 별도의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문제가 논의될 경우 IAEA 검증과는 별개로 한일 양국 과학자들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함께 재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일본 측이 IAEA에 제공한 정보가 신뢰할 만한지 재확인하는 차원의 공동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선 공동 검증과 별개로 한일이 오염수 정화 기술을 공유하는 협의체 창설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한일 정상 공동선언은 불투명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은 안보, 첨단산업, 청년 등 미래세대 협력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기자회견은 어떤 선언이 나온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 간 만찬을 한남동 관저에서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양국 정상 부인까지 함께하는 ‘홈파티’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찬을 가질 경우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이어 해외 정상급으로는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관저 손님이 된다. 윤 대통령은 숯불 불고기와 함께 기시다 총리가 좋아하는 일본술(사케)과 비슷한 청주 등도 대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번 방일 당시 일본이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주류를 준비했다”면서 “(이번엔) 기시다 총리가 선호하는 술들을 우리가 준비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정연주)가 북한을 찬양하는 게시물이 자주 게재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접속 차단’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미국에 거주 중인 미생물학자 A 씨의 페이스북 계정에 일반인이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해 달라고 방심위 측에 2016년 이후 정기적으로 요청했다. 미국에서 미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연구 교수로 일하던 A 씨는 2016년 무렵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성을 ‘어버이 수령’ ‘위대한 수령’이라고 찬양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그는 북한의 체제 선전물이나 미술, 음악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계정 내 이적 표현물의 비중이 심의 요건인 70%를 넘기지 않는다”며 차단 요청을 거절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방심위는 북한 김일성 일가를 우상화한 게시물들이 게재된 유튜브 ‘조선영화’나 웹사이트 ‘조선관광’, ‘김책공대’에 대한 국정원의 차단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국정원의 차단 요청 중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해당 사이트의 접속 자체가 되지 않거나, 접속이 돼 심의한 결과 법령 위반 사항이 없었던 경우”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북한을 찬양하는 게시물이 자주 게재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접속 차단’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미국에 거주 중인 미생물학자 A 씨의 페이스북 계정에 일반인이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해달라고 방심위 측에 2016년 이후 정기적으로 요청했다. 미국에서 미생물학 석박사를 취득한 뒤 연구 교수로 일하던 A 씨는 2016년 무렵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성을 ‘어버이 수령’ ‘위대한 수령’이라고 찬양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그는 북한의 체제 선전물이나 미술, 음악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계정 내 이적 표현물의 비중이 심의 요건인 70%를 넘기지 않는다”며 차단 요청을 거절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방심위는 북한 김일성 일가를 우상화한 게시물들이 게재된 유튜브 ‘조선영화’나 웹사이트 ‘조선관광’, ‘김책공대’에 대한 국정원의 차단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국정원의 차단 요청 중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해당 사이트의 접속 자체가 되지 않거나, 접속이 돼 심의한 결과 법령 위반 사항이 없었던 경우”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르면 2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7, 8일 방한 및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일 “기시다 총리가 한일 양국 재계가 조성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미래기금)의 운영 계획과 반도체 협력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양국 협력안을 가져오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기시다 총리의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 입장을 확인하기는 난망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셔틀외교 복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기시다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및 일본 전범 기업이 미래기금에 참여하는 등 배상 기여에서 진전된 조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YTN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가 식민지배, 강제징용 문제에서 사과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일본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韓 “진정성 있는 사과 필요, 피해자도 만나라” 한국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의 진정성 있는 사죄 표명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재확인하기보다 새로운 버전의 사죄를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준규 전 주일 대사는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도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를 직접 만나 위로하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이달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 간 안보협력을 다지는 흐름으로 볼 수 있지만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여주기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 센터장은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담 전에 한미일 안보협력 중 북핵 문제 대응에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들을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셔틀외교 복원의 의미를 살리려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주장처럼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을 피해야 한다”고 짚었다. 진 센터장도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 자국의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우는 회담이 되면 윤석열 정부에 정치적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日 “사죄는 안보협력 필요한 日국익에 도움” 일본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한일 안보 협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해법에서 윤 대통령에게 호응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일본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강제징용 해법을 제안했으니 일본도 한국에 갚지 않으면 양국 모두에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외교를 일본이 지지하지 않으면 일본에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 방일 때 기시다 총리는 역대 정권의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말만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내용을 언급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 대표 지한파 교수인 오쿠조노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방미 외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상황에서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아무 호응도 안 하고 가만히 있다면 미국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권 자민당 내 보수 강경파가 한국에 대한 사과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오쿠조노 교수는 “자민당 내부 사정보다 한미일 협력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상황에서 경직된 자세를 취하는 게 일본 국익에 도움이 될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방송공사(KBS)가 드라마 제작 계열사에 대한 경영성과 평가 지표를 연초 경영 목표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는 등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다만 감사원은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중대한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일 ‘KBS의 위법·부당 행위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앞서 KBS 노동조합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이 사장 후보자 부실 검증 등 5가지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지 8개월여 만이다. 이날 감사원은 KBS가 2021년 초 드라마 제작 계열사인 ‘몬스터유니온’의 영업이익 목표를 2억2000만 원으로 정한 뒤 3월 그 목표치를 1억2000만 원으로 낮추는 등 관리상 문제들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때 정당 당원인지 조회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도 KBS에 통보했다. 방송법은 정당의 당원이거나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사람을 KBS 사장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KBS가 검증 절차를 마련해 놓지 않은 것. 다만 이번 KBS 감사 과정에서 현직 사장의 정당 가입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김의철 사장이 2021년 10월 입후보하면서 낸 서류에 위장전입 사실이 없다고 허위 기재했는데도 이사회가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사회는 후보자에게 해명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임명 제청했다”며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KBS 이사회가 지난해 4월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을 증자하기로 의결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의결했다고 볼 정황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KBS는 “감사원 요구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국방송공사(KBS)가 드라마 제작 계열사에 대한 경영성과평가 지표를 연초 경영 목표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는 등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다만 감사원은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 등 관련해 “중대한 위법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일 ‘KBS의 위법·부당 행위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앞서 KBS노동조합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이 사장 후보자 부실 검증 등 5가지 의혹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지 8개월여 만이다. 이날 감사원은 KBS가 2021년 초 드라마 제작 계열사인 ‘몬스터유니온’의 영업이익 목표를 2억2000만 원으로 정한 뒤 3월 그 목표치를 1억2000만 원으로 낮추는 등 관리상 문제들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때 정당 당원인지 조회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도 KBS에 통보했다. 방송법은 정당의 당원이거나 당원의 신분을 상실한지 3년이 되지 않은 사람을 KBS 사장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KBS가 검증 절차를 마련해놓지 않은 것. 다만 이번 KBS 감사 과정에서 현직 사장의 가입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김의철 사장이 2021년 10월 입후보하면서 낸 서류에 위장전입 사실이 없다고 허위 기재했는데도 이사회가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사회는 후보자에게 해명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임명제청했다”며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KBS 이사회가 지난해 4월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을 증자하기로 의결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의결했다고 볼 정황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KBS는 “감사원 요구 사항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이 연일 막말과 맹비난을 쏟아내며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형 도발’을 위협한 당일(4월 29일)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동해상에 출격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北, 핵 선제타격 위협하며 한미 정상 원색 비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워싱턴 선언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 행동 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며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 전략자산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정비례해 증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억제력의 제2의 임무”는 상대의 핵 공격 조짐 때 ‘핵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상대 공격을 억제하는 목적뿐 아니라 선제타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여정은 “자기 앞의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 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받고도 감지덕지해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며 “자기의 무능으로 안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무슨 배짱을 부리며 어디까지 가는가 두고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30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위험천만한 핵전쟁 책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일부는 “적반하장, 억지 주장을 규탄한다”며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문을 냈다.● ICBM·SLBM 도발, 7차 핵실험 가능성 김여정이 ‘결정적 행동’까지 거론한 만큼 한미는 북한이 조만간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수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할)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타이밍을 노려서 확장억제 강화에 맞불을 놓는 고강도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18일 첫 발사 때는 고각으로 쏴 비행거리가 1000km에 그친 바 있다. 이번엔 발사 각도를 좀 더 낮춰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까지 3000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까지 닿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고체연료 ICBM 완성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대남 핵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동시 발사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동시에 때릴수 있는 핵무력으로 확장억제의 정면돌파 협박을 시현하는 시나리오다. 북극성-4·5ㅅ 등 대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첫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미뤄 왔던 7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할 개연성도 있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핵실험 준비로 해석되는 일련의 활동을 노출한 뒤 한미에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이를 통해 김정은이 지난달 공개한 ‘화산-31형’ 전술핵탄두의 개발 완료 및 양산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6차 핵실험(최소 50kt 이상·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수소폭탄급 초대형 핵탄두를 7차 핵실험에서 터뜨릴 가능성에도 군은 주목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이 연일 막말과 맹비난을 쏟아내며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형 도발’을 위협한 당일(4월 29일)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동해상에 출격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北, 핵 선제타격 위협하며 한미 정상 원색 비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워싱턴 선언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 행동 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며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 전략자산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정비례해 증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억제력의 제2의 임무”는 상대의 핵 공격 조짐 때 ‘핵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상대 공격을 억제하는 목적뿐 아니라 선제 타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여정은 “자기 앞의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받고도 감지덕지해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며 ”자기의 무능으로 안보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무슨 배짱을 부리며 어디까지 가는가 두고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30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위험천만한 핵전쟁책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일부는 “적반하장, 억지 주장을 규탄한다”며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문을 냈다. ●ICBM·SLBM 도발, 7차 핵실험 가능성 김여정이 ‘결정적 행동’까지 거론한 만큼 한미는 북한이 조만간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수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할)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타이밍을 노려서 확장억제 강화에 맞불을 놓는 고강도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18일 첫 발사 때는 고각으로 쏴 비행거리가 1000km에 그친 바 있다. 이번엔 발사 각도를 좀 더 높여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까지 3000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까지 닿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 본토를 때릴수 있는 고체연료 ICBM 완성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대남 핵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동시 발사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동시에 때릴수 있는 핵무력으로 확장억제의 정면돌파 협박을 시현하는 시나리오다. 북극성-4·5ㅅ 등 대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첫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미뤄왔던 7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할 개연성도 있다.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에 핵실험 준비로 해석되는 일련의 활동을 노출한 뒤 한미에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이를 통해 김정은이 지난달 공개한 ‘화산-31형’ 전술핵탄두의 개발 완료 및 양산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6차 핵실험(최소 50kt 이상·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수소폭탄급 초대형핵탄두를 7차 핵실험에서 터뜨릴 가능성에도 군은 주목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다음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3국이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일, 이달 한미에 이어 다음 달에는 한미일 3국 정상이 함께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만난 지 반 년 만에 한미일 정상이 다시 회담을 갖게 된다. 한미 정상은 26일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을 내고 “공동의 가치를 따르고 혁신을 동력으로 하며, 공동의 번영과 안보에 대한 의지에 기반을 둔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다음 달 19∼21일 진행되는 G7 회의 기간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미일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G7 회의 마지막 날인 21일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며 개최 날짜까지 언급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이 G7 의장국인 일본 측에 (3국) 회담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회담 날짜까지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일본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바 있다. 미 백악관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안보 이슈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도발 수준이 ‘레드 라인’을 넘은 만큼 회담이 열린다면 3국 안보 공조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북한이 당분간 중대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일 정상이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등과 관련해 세부 논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세월이 흘러 이제는 전사(戰死)한 형보다도 나이가 많은 중년이 됐다. 20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형과 연평해전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동생 윤영민 씨(46)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해군 호국 음악회’를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음악회에서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들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랐고, 한 총리의 옆자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선 기존의 군(軍) 장성들이 앉던 객석에 유족들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들의 유족을 마음으로 예우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해군은 이날 한미동맹 70주년과 건군 75주년, 충무공 이순신 탄생 478주년을 맞아 호국 음악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 총리 외에도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윌러드 벌레슨 미8군 사령관, 보훈용사와 시민 등 2400여 명이 자리를 지켰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 발전의 저변에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어 왔으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총리는 음악회 시작 전 연평해전·천안함 용사 유족들과 가진 사전 환담에서 “장병들의 영웅적인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제2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77)는 “아들이 잊히지 않았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며 “전쟁기념관 등에서 학생들에게 연평해전 등과 관련된 역사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음악회에서는 한국 해군과 미8군 군악대의 협연도 펼쳐졌다. 한미 연합 군악대는 충무공의 임진왜란 당시 한산도 대첩을 다룬 영화 ‘한산’의 주제가를 먼저 연주했다. 군악대는 이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내에 파병된 미군들이 즐겨 들었던 유행가들을 연주했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의 장남 손명원 씨(82)도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동요 ‘오빠생각’을 불렀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 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 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 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 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이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1시 1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 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가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 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0시 2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경원선 녹천역~창동역 구간 방음벽 교체공사가 기관 간 이견으로 중단된 뒤, 감사원이 대안을 제시해 철도부지 내로 이전 설치하는 합의안이 도출됐다. 25일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방음벽 교체공사는 철도공단이 2020년 추진했다. 철도공단은 교체공사 과정에서 공사장 진입로 확보를 위해 도봉구와 완충녹지 점용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도봉구는 철도공단이 완충녹지를 무단점유한 것으로 오인해 31억여 원의 변상금을 요구했고, 철도공단은 2021년 8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에 방음벽 인근 주민들은 같은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모든 공사 비용을 부담해 시공하고, 준공 뒤에는 도봉구가 관리하도록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정 요구 뒤에도 완충녹지 무단점유 여부, 비용분담문제 등 관련해 기관 간 이견으로 공사는 재개되지 못했다. 인근 주민들은 오래된 석면 방음벽으로 인한 환경 피해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방음벽을 완충녹지에서 철도부지 내로 옮겨 설치하는 대안을 제시했고, 지난달 감사원 주관 하에 도봉구‧철도공단‧LH가 각각 59%, 26%, 15% 씩 비용을 나눠 내는 합의안까지 도출됐다. 시설물 관리 주체는 철도공단로 결정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철도소음 저감에 효과적”이라면서 “7억여 원에 달하는 선로 방호시설도 불필요해 더욱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선 한국형 원전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간 소송과 관련해 양국 정상이 어떤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4일 정부와 원전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선 양국의 해외 원전 공동 진출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한국형 원전 개발에 우리의 원천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기업의 허가 없이 원전을 수출할 수 없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한수원은 1970년대 원전 건설 당시 기술 도움을 받았지만 한국형 원전(APR1400)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해외 원전 수출에 나서려는 우리 정부의 목표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엔 국내 원전 관리와 해외 수출 등을 총괄하는 한수원 황주호 사장과 모회사인 한전 관계자들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소송이 이어져도 우리가 문제 될 것은 없지만 한미 동맹 관계 등을 고려해 자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을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제3국 원전 수출을 할 때 이익을 공유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기간에는 양국 기업 및 기관이 원전 관련 수십 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해 미국 뉴스케일파워 등과 추가로 협력 MOU를 체결한다. SMR 사업은 차세대 에너지원을 발굴하는 핵심 사업으로, 뉴스케일파워는 SMR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북-중-러 관계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완성 사실을 밝힌 북한은 24일 출국하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전후해 도발 버튼을 누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겨냥해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성을 밝힌 윤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노골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 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더욱 격화된 신냉전 기류 속에 한국도 본격적으로 편입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윤 대통령이 공을 들인 한일 관계까지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취임 1년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진정한 외교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신냉전 기류를 틈타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3일 미 본토까지 핵투발이 가능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날리더니 하루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를 겨냥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18일에는 군사정찰위성의 “계획된 시일 내 발사”까지 공언했다.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인 친강(秦剛) 외교부장(장관)은 21일 “최근 중국이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고 시도한다는 등의 기이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면서 “이러한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 위배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결과는 위험하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한 “(대만해협 긴장 고조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외교부가 전날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한 것과 관련해 이날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외교 경로로 항의한 사실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언을 둘러싼 긴장도 증폭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러시아에 거주 중인 한인 피해 등을 우려해 주요 지역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미국은 오히려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한국에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한국과 조약 동맹을 맺고 있다. 우리는 이 약속을 매우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尹-바이든 ‘대만-우크라’도 논의… 대통령실 “中-러에 할말은 할것” 北中러 파상공세… 尹외교 시험대“文정부 ‘전략적 모호성’ 틀 바꿔야… 한미일 공조가 더 중요해진 시점”中-러와 갈등 속 정면돌파 나서“한반도 안보에 위험한 선택” 우려도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해 러시아와 신경전을 펼친 데 이어 중국과는 대만 문제를 놓고 강공을 주고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당한 외교는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내걸었던 핵심 기조”라면서도 “한미일 공조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인 건 맞다”고 밝혔다. 정치·외교적 입지 강화를 넘어 경제적 실익 등까지 고려할 때 중-러에 각을 세우더라도 한미 동맹은 물론이고 한일 관계에 더 힘을 쏟을 때라고 보고 있다는 것.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를 앞둔 만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발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중-러와 대결 구도 속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이 신냉전 구도에 한 발 더 들이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중심 동맹 열차의 앞자리에 올라타야 동맹 구도에서 소외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북한과 대치 중인 한반도 특수성을 고려할 때 중-러와 각을 세우는 건 위험한 선택”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文정부 저자세 외교…할 말 하는 게 정상적 관계” 26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대통령실은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을 두고 중국, 러시아와 동시에 긴장이 고조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나 중-러 양국 반발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등이 이례적인 건 아니란 입장이다. 러시아의 대량 학살 등 발생 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고려한다거나 대만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국제규범이나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원칙이라는 것. 다만 대통령실은 최근 중-러에 대한 윤 대통령 발언이나 정부 대응이 문재인 정부는 물론이고 지난해 새 정부 출범 뒤 유지된 기조와 비교해도 다소 강경해진 건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땐 ‘중국은 큰 산이고 우리는 작은 봉우리’라는 식의 저자세 외교를 펼쳐왔다”며 “할 말은 하는 게 정상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제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를 상대할 때도 국민들이 보기에 비정상적인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최대 관심사인 대만 문제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의도적으로 적극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에 밀착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문재인 정부 당시 동북아 외교정책의 틀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선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미 간 협력, 한미일 안보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등 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이슈를 말한다고 할 때 우크라이나 현상, 국제질서 동향 등을 (정상들이) 말씀하실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심화된 신냉전 구도의 색깔이 다양한 의제에 묻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사이 애매한 태도,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 윤석열 정부와 중-러 간 관계를 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이젠 ‘적대적 행위’를 하는 국가로 우리를 인식한다는 것”이라며 “걱정스럽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북한에 대한 첨단 무기 지원 카드까지 꺼낼 수 있다는 등 한국을 압박한 것을 두곤 “경계감과 반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이 신냉전 구도에 편입되는 상황에 대해선 “대미 공조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과 발을 맞추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봤다. 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최근 러시아에서 나온 위협 발언들이 “한국을 적국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지 교민이나 러시아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보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북-중-러는 모두 세계적인 핵 강국”이라며 “미국의 핵우산만 믿는 건 무책임하다”고도 했다. 반면 다른 외교 소식통은 “서방 동맹을 이끄는 미국이 중-러에 대놓고 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 최소한의 파이도 챙기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처럼 ‘회색 지대’ 전략으로 일관하면 당장 글로벌 시장에서부터 소외될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 등 극한의 위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교전이 더 격화할 경우 군 수송기 등을 활용해 현지 교민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공관 직원과 가족들, 코이카(KOICA) 관계자들, 기업 주재원을 포함해 25명”이라며 “매일 2차례 이상 안전을 확인하고 있는데 무사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수단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시작된 15일부터 재외국민대책반을 설치해 매일 교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교민들을 현지 공관 등으로 대피시키거나 군 수송기 또는 민항 전세기를 띄워 국내로 귀국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수단 내 체류 중인 자국인 60여 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와 자위대원 370명을 인근 국가인 지부티에 보낼 예정이라고 20일 TBS가 보도했다. 미국 정부도 주수단 미국대사관 인력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수단 군부 현 지도자인 압델 팟타흐 부르한 장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2인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 간 권력 다툼에서 촉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5일 만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도 3000명에 달한다. 정부군과 반군은 19일 세 번째 휴전 합의를 시도했으나 또다시 무산돼 본격적인 내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중국의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 제품 등 국제사회의 제재 품목을 사용하고 있는지 전수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최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정보기술 제품을 도입하고 있는지 현황 파악을 진행했다. 국제 사회의 직접 제재나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것)’를 받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 제품이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핵심 제재 대상인 중국 화웨이사의 제품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금지 명단에 올리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심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통해 세계의 기밀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정원은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했다”며 “특정 기업 제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공공기관을 상대로만 조사를 진행했고, 이동통신 사업자를 비롯한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도입 현황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화웨이 측은 “화웨이는 보안을 우선시하고 있고, 한국에서 보안 사고가 난 적이 없다“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지난해 정찰위성 등 우주 프로그램에서 성공을 거뒀고, 미국 인공위성 운용 등을 위협할 수 있는 주요 국가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핵심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8일(현지시각) ‘2023 우주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CSIS는 보고서에서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인도, 이란과 함께 우주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5대 국가로 꼽았다. 이어 북한에 대해 “지난해 정찰위성에 대한 두 가지 기술 시험과 우주 발사 시설의 성능 향상을 포함해 우주 활동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더 많은 첨단 기술을 획득하고 운영 경험을 쌓으면 (미국의) 우주 시스템과 지상국(ground station)에 대한 위협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보고서는 “(북한이) 올 4월 작전용 정찰위성의 첫 발사를 앞두고 카메라 조작성, 통신 전송 능력, 지상통제 시스템의 추적 정확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북한이 군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 기구로 찍었다며 공개한 서울 도심 사진에 대해선 “정교하진 않지만 이 초보적인 시스템은 북한의 제한된 우주 역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관련해선 “우주 발사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위성 공격 무기(ASAT)’에 필요한 감지 및 고도 제어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위협을 두곤 “활발하고 실행가능하지만 이는 우주 자산을 겨냥하기보다는 경제 및 정치적 메시지를 위해 주로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시음, 배우 유아인 마약 투약 등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18일 범정부 합동 대책을 내놨다. 앞으로는 의사가 환자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때 의무적으로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경찰, 관세청 등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마약 수사를 확대한다. 이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약류 관리 종합 대책 추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방 실장은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역량을 총결집해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투약 이력 조회 의무화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등 오남용 우려가 큰 약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가령, 의사가 환자에게 펜타닐을 처방할 때 반드시 과거 처방 기록을 확인해야 하고, 과다 처방이나 상습 처방으로 의심되면 처방을 거부할 수 있다. 의사가 이력 조회 의무를 위반했을 때 취해질 조치는 추후 시행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검찰, 경찰, 관세청 등 유관 기관 인력 840명 규모로 꾸려지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도 조만간 출범시킬 계획이다. 특수본은 특히 청소년 대상 마약 공급 등을 포함해 온라인 마약 거래, 대규모 밀수출입 등을 중점 수사할 예정이다. 방 실장은 “검찰이 마약 수사를 대부분 해왔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마약 소지, 투약을 다룰 수 없게 됐다”며 “범부처 협의체와 합동수사본부 공조를 통해 마약 사범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검찰청에 ‘마약·조직범죄부’(가칭)를 이른 시일에 설치해 검찰의 마약 수사 기능을 복원하겠다고 보고했다. 과거 마약·조직범죄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 강력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반부패·강력부로 통합되면서 조직이 축소됐다. 정부는 ‘다크웹(Dark Web)’을 통한 마약 거래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크웹은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비밀 웹사이트로 최근 마약 해외 직구에 악용되고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신청한 부산시의 개최 역량과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2일 입국했다. 부산시와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 재계 등은 부산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 될 실사단의 현지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에 따르면 파트리크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8명의 실사단은 3일 한덕수 국무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난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회도 3일 본회의를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의결해 실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실사단을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은 4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등을 둘러보고 부산 시민들도 만날 예정이다. 부산시는 실사단의 현지 실사가 이뤄지는 4일부터 7일까지 광안리 엑스포 불꽃쇼 등 60여 개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축제, 세계의 축제인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부산은 준비됐다” 인천공항부터 홍보… 광화문선 기업 전시행사 2030 부산엑스포 실사단 입국부산 해운대 해변엔 ‘엑스포 공원’6m 크기 에펠탑 조형물도 만들어 “우리 함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를 희망합니다(We Hope Together World EXPO 2030 BUSAN).”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맨 처음 만나는 문구다.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대로 향하는 통로에 위치한 25m 길이의 대형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에는 부산 해운대의 시원스러운 전경 사진과 함께 엑스포 유치 희망을 담은 문구가 노출됐다. 수하물 찾는 공간, 입국장 등에 위치한 광고판에서도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일행을 처음 맞이한 것도 ‘실사단 여러분,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Enquiry Mission, Welcome to KOREA)!’란 환영 문구였다. 파트리크 슈페히트 실사단장은 입국 후 의전 차량에 탑승하며 “따뜻한 환대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실사단이 부산으로 향하기 전 이틀간 머물게 된 서울은 기업들의 유치 지원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광화에서 빛;나이다’ 전시 행사는 휴일을 맞이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WORLD EXPO 2030 BUSAN’ 등의 문구가 적힌 국내 주요 기업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관람객들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을 조작하거나, LG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족과 함께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9’에 탑승한 한 어린이는 “이대로 부산까지 가도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m 크기의 롯데월드 캐릭터 ‘로티’ ‘로리’와 롯데홈쇼핑 캐릭터 벨리곰 대형 인형을 세워둔 공간에도 사진 촬영을 위한 시민들의 줄이 이어졌다. 자녀들과 함께 SK이노베이션 부스를 살피던 임다현 씨(37)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엑스포 유치를 희망한다는 마음이 (실사단에)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의 에펠탑 모형 앞에서 만난 부산 시민 김모 씨(41)는 “실사단이 부산을 후하게 평가해 부디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개최지로 결정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많은 시민은 1889년 프랑스 파리 엑스포를 기념해 세워진 6m의 에펠탑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해운대구는 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을 앞두고 지난달 해운대 해변과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을 잇는 490m 구간인 구남로 일원을 ‘엑스포 정원’으로 꾸몄다. 이곳에는 1893년 미국 시카고 엑스포에서 처음 등장한 놀이기구인 대관람차, 1851년 런던 엑스포에서 선보인 증기기관차의 모형 등이 설치돼 부산 시민과 관광객이 엑스포 유치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다. 해운대 백사장에는 에디슨과 에펠탑 등이 새겨진 대형 모래 작품 위를 관광객이 오를 수 있도록 한 ‘샌드전망대’가 설치됐다. 이 전망대가 3일 오전 11시부터 개방된다는 안내문이 입구에 붙었다. 백사장에는 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 영상 송출이 이뤄지는 높이 16m의 ‘해운대 타워’의 막바지 설치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날 저녁에는 광안리 해변 상공에 드론 1500대가 날아올라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드론 라이트쇼가 진행되기도 했다.한국 온 실사단에 국빈 준하는 예우 정부는 2일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 대해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하면서 유치전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들은 실사단과 만나 엑스포 유치에 대한 정부의 의지 등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은 모두 ‘엑스포 세일즈맨’이란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실사단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으로서 합당하다고 할 그 이상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실사단이 출국하는 7일에는 김해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비행편을 별도로 편성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인사들이) 공항에서 영접하고, 실사단이 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을 만난다는 점 등을 보면 과거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국회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국회는 3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의결해 실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결의안에는 엑스포 개최를 위한 조직·재정·제도 사항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이 담겼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