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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 TV 광고 속 문구만이 아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둔 안방 팬들에게 허용된 특권이다. 찰나로 메달색이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현장은 TV 화면만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 없다. 특히 겨울올림픽은 평소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생소한 종목이 많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 실내 종목은 티켓을 예매할 때 관중석 구역만 지정할 수 있고 개별 좌석을 선택할 수 없다. 경기장 사전 정보를 파악한다면 관전의 묘미를 배가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빙속 여제’ 이상화와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맞대결, 한국의 금메달밭으로 꼽히는 여자 쇼트트랙 최민정과 심석희의 레이스,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을 노리는 스켈레톤 윤성빈 등 최고의 흥행카드일수록 자리싸움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입석 좌석이 많은 알파인 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은 자리만 잘 잡아도 설원을 질주하는 세계 최정상 선수들의 표정과 곡예에 가까운 묘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선수들의 환희와 탄식, 경기장에 메아리칠 응원 함성…. ‘직관’만이 주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올림픽 경기장의 숨은 명당들을 소개한다. 김재형 monami@donga.com·강홍구·정윤철 기자}

“으르렁거리며 만났지만 헤어질 때는 서로 참 많이도 울었죠.”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 단일팀 선수로 참가했던 서동원 고려대 감독(45)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한 여정을 이렇게 회고했다. 1991년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은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멤버들은 단일팀이 성공하려면 양국 선수 간의 이질감을 줄이고, 전력 약화를 막기 위해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1991년에는 대회를 4개월 앞둔 2월에 남북이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단일팀 선수도 서울과 평양에서 평가전을 치른 뒤 선발했고 합동훈련을 한 뒤 포르투갈로 떠났다. 서 감독은 “한 달 정도 준비 시간이 있었지만 북한 선수들과의 문화 차이 등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이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 서 감독은 “평양에서 식사를 할 때 우리 선수가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키며 ‘김일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북한 선수가 포크를 들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한국에 왔을 때는 올림픽대로에 가득 찬 승용차를 보며 “많은 선전용 차들을 어떻게 옮겨다 놓았느냐”고 했다.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합동훈련 당시 남북 선수들의 숙소는 철저히 분리돼 있었다. 서 감독은 “선수들끼리 떨어져서 생활하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 대회를 치르면서 조금 여유가 생겨 북한 숙소에 드나들기도 하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선수 간의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나친 감시보다는 서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일팀 8강 쾌거는 남북의 특징을 살렸기에 가능했다. 코치로 참가했던 최만희 부산 아이파크(K리그 챌린지) 대표이사(62)는 “북한은 공격진이 강했고, 우리는 수비진이 뛰어났다. 이 때문에 선발 멤버를 구성할 때 공격은 북한, 수비는 한국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 승리가 남북 선수를 더욱 똘똘 뭉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현 토트넘 감독 등 스타 선수를 대거 보유한 강호였다. 서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경기 전 워밍업에도 나오지 않았다. 투쟁심 강한 북한 선수들이 ‘아르헨티나가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 나가서 혼내주자’고 말했다. 이에 다 같이 전의를 불태운 끝에 1-0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끝낸 남북 선수들은 평양에서 해단식을 가진 뒤 판문점에서 헤어졌다. 서 감독은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많이 울었다. 자라온 환경, 정치적 이념은 달랐지만 같은 민족이 축구를 통해 뭉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컸던 대회였다”고 말했다. 축구에 앞서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1991년 4월 24일∼5월 5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남북 탁구 단일팀이 참가했다. 현정화-리분희 조 등이 참가한 단일팀은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남북 복식에 참여했던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당시 처음 단일팀이 꾸려졌기에 통일을 향한 국민적 염원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선수들 사이에 별다른 마찰 없이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26)이 소속팀 감독과 함께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했다. 토트넘은 16일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손흥민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과 함께 평창 올림픽 상품인 ‘핑거 하트 장갑’을 끼고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 그리고 토트넘은 한국의 성공적인 겨울올림픽 개최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이 공개한 영상에서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방법을 직접 설명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다음에 나를 한국에 꼭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 이에 손흥민은 “한국 사람들이 모두 감독님을 좋아할 것이다”며 웃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1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매 경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성장해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시원하게 점프를 성공시킨 그가 우아한 미소를 보이자 경기장에 환호성이 터진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캐나다 팬들은 국기를 흔들며 그의 이름을 힘껏 외친다. 실력과 미모를 갖춘 케이틀린 오즈먼드(23)는 캐나다 피겨의 ‘희망’이다. 오즈먼드의 고향인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의 메리스타운에는 그의 이름을 딴 빙상장인 ‘케이틀린오즈먼드아레나’가 있을 정도로 그는 캐나다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랭킹 2위 오즈먼드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자국 역사상 두 번째 여자 싱글 금메달을 획득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린 일본 나고야에서 만난 오즈먼드는 “올림픽 시즌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가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올림픽에서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테스트이벤트)에 참가했을 때 경기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이 더욱 설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3세 때 언니를 따라 피겨를 시작한 오즈먼드는 주니어 시절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다. 하지만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자국 선수권에서 200점대(207.24점)를 돌파하며 정상에 올라 기대주로 떠올랐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미녀 스케이터’로 명성을 떨쳤지만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는 13위에 그쳤기 때문. 오즈먼드는 “10대였을 때 참가한 소치 올림픽은 큰 무대에 대한 경험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때도 내 머릿속에 간직한 목표는 오직 2018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올림픽 이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 중이던 그는 부상으로 날개가 꺾였다. 2014년 9월 그는 연습 도중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오즈먼드는 “(부상을 당했을 때) 다시는 피겨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다리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한 그는 악몽 같았던 재활 끝에 약 11개월 만에 빙판에 다시 섰다. 오즈먼드는 “부모님과 코치, 팬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피겨는 내 인생이기 때문에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즈먼드는 지난 시즌 ISU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1위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에는 ISU 그랑프리 시리즈인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총점 212.91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오즈먼드는 장기인 난도 높은 트리플(3회전) 점프가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난도가 높아 실수도 잦다. 3회전 플립-3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9.6점) 등 5개의 3회전 점프를 배치한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치면 고득점에 성공하지만 점프 후 넘어지는 실수가 나오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그는 탁월한 점프력에 비해 착지 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가 나오면서 5위에 머물러 종합 3위(총점 기준)에 그쳤다. 오즈먼드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프리스케이팅은 안정감을 높여야 한다. 안무, 점프 연습과 동시에 정신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심리치료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즈먼드는 경기 중 실수가 나왔을 때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또 하나의 별명이 ‘스마일 걸’이다. 일각에서는 승부욕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오즈먼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한 번의 실수가 있어도 프로그램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며 내 연기는 계속된다. 오늘이 아니면 다음 대회가 또 있다. 이 때문에 찡그리기보다는 웃는 얼굴을 팬들에게 보여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즈먼드는 소치 올림픽에서 경쟁 상대였던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김연아는 나의 롤 모델 중 한 명이다. 그는 언제나 완벽한 경기를 펼쳤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서 클린 연기를 펼친 뒤 반드시 시상대에 올라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웃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나고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케이틀린 오즈먼드는…△국적: 캐나다△생년월일: 1995년 12월 5일△자신의 캐릭터: “경기장 밖에서는 수줍음이 많지만 경기장에서는 자신감 넘쳐.”△피겨 외 관심 분야: 방송(인터뷰 기술 등)△피겨를 시작한 나이: 3세△인상 깊었던 선배 피겨 선수: 김연아△경기장 밖 취미: 독서, 그림 그리기, 수영△주요 수상 기록: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 준우승, 2017∼2018시즌 ISU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 우승,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 단체전 은메달}

코트에 들어선 김주성(39·DB·사진)은 후배들에게 자신을 향해 공을 띄워 달라고 했다. 3쿼터에 김태술(삼성)이 림을 향해 패스를 뿌리자 김주성은 펄쩍 날아올라 앨리웁 덩크슛을 꽂았다. 덩크슛을 성공시킨 김주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흘렀다. 그는 “올해는 올스타에 뽑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팬들 덕분에 올스타가 됐다”면서 “팬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하기 위해 발목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은 자신의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는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15분 12초의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2개의 덩크슛을 포함해 13득점을 기록했다. 205cm의 장신인 그이지만 3개의 3점슛을 적중시켜 큰 환호를 받았다. 김주성은 데뷔 후 전 시즌 올스타(16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부상 등을 제외하고 14번 올스타전에 출전해 역대 올스타전 최다 출전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주성을 위한 특별 행사도 열렸다. 1쿼터 작전타임 때 경기장에는 김주성의 활약상과 업적 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김주성은 “영상을 보는데 가슴이 울렸다. 한편으로는 올 시즌 반드시 우승해 웃으면서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DB는 이날 현재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주성은 전날 열린 올스타전 1일 차 경기에서 모교인 중앙대 출신 후배 함지훈 이대성(이상 현대모비스) 강병현(KGC)을 이끌고 3 대 3 대학 OB 최강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성은 “모교에 우승 상금(1000만 원)을 전달해 기쁘다. 은퇴 전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음껏 즐긴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스타 팬 투표 1위 오세근(KGC)과 2위 이정현(KCC)이 선발한 선수들로 나뉘어 치러진 올스타전에서는 ‘이정현 드림팀’이 ‘오세근 매직팀’을 117-104로 꺾었다. 김주성은 이정현 드림팀 소속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는 20득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정현 드림팀의 디온테 버튼(DB)이 선정됐다. 버튼은 “한국 무대 첫 시즌에 MVP가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만 내 생애 최고의 경기는 아니다. 나는 항상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손흥민(26·토트넘)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1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안방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팀 동료 세르주 오리에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시즌 11호 골이자 EPL 8호 골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EPL 경기를 기준으로 할 때 손흥민은 저메인 데포(2004년) 이후 14년 만에 토트넘 선수 중 역대 두 번째로 안방 5경기 연속 골 맛을 본 선수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손흥민은 골을 터뜨린 뒤 손가락 5개를 펼쳐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손흥민은 “경기 전에 누군가가 오늘 골을 넣으면 기록을 세운다고 말해줘서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팀 동료와 열성적인 안방 팬들이 없었다면 골을 넣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후반 2분에는 해리 케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EPL 사무국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최근 매 경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성장해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편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구자철(29)은 이날 끝난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 전반 45분 헤딩슛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구자철의 첫 골.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시인과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우정, 시와 인생의 문제를 다룬 영화 ‘일 포스티노’의 배경 음악이 흐르면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희망’ 차준환(17·휘문고)은 영화의 분위기에 젖어든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곡을 사용하는 차준환은 “영화와 음악의 드라마틱한 부분을 떠올리며 그리움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차준환과 일 포스티노의 재회는 차준환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무대로 이끌었다.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준환은 “이번 시즌 좋지 않았던 흐름을 깰 수 있게 만들어준 일 포스티노로 평창 올림픽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끝난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차준환은 이번 시즌에 사용했던 프리스케이팅 곡 ‘더 플래닛’ 대신 주니어 시절에 사용한 일 포스티노에 맞춘 프로그램을 다시 들고나와 극적인 평창행에 성공했다. 1, 2차 선발전까지 합산 1위였던 이준형과의 점수 차(27.54점)를 한 번에 뒤집고 한 장뿐인 평창 올림픽 남자 싱글 티켓을 획득했다. 그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연기를 펼치는 꿈까지 꿀 정도로 부담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차준환은 “내게 편안한 곡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한 덕분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올림픽에서 최고의 프로그램을 구성해 클린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장발 스타일을 고수해 온 차준환은 이날 머리를 다듬고 이마를 드러낸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초코파이 꼬마’로 불리며 아역 모델로 활동했던 어린아이는 당당히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시니어 선수가 돼 있었다. 차준환은 “지난해에 비해 키도 2cm가 자라서 176cm 정도 된다”며 웃었다. 차준환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올림픽에서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준환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난도가 높아 고득점에 유리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의 성공 횟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올림픽 우승 후보인 ‘점프 머신’ 네이선 천(미국·세계 5위)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합쳐 7개의 4회전 점프를 뛴다. 차준환은 “현재로서는 쇼트와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1개씩 총 2개의 4회전 점프를 뛸 생각이다. 하지만 컨디션이 최상으로 좋아진다면 시즌 초에 준비했던 4회전 점프 구성을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고관절과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국내 선발전이 끝난 뒤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최대 3개의 4회전 점프를 뛰기 위해서는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해야 한다. 시즌 초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4회전 살코(기본점수 10.5점)를,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토루프(10.3점)와 4회전 살코-2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11.8점)을 준비했었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 전략과 경기 의상 변화 등은 오서 코치님과 상의해 결정할 생각이다”라면서 “첫 올림픽이지만 부담을 떨치고 완벽한 컨디션으로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12일 토론토로 돌아가 부상 치료 및 올림픽 준비에 매진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민유라(23)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을 구성해 활동 중인 겜린 알렉산더(25)는 또박또박 박자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다. 민유라-겜린 조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프리댄스 배경음악으로 가수 소향의 ‘홀로 아리랑’을 사용한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개량한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겜린은 지난해 7월 법무부의 특별귀화 심사를 통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 이름은 알렉산더 개믈린(Alexander Gamelin)이지만 그의 한국 여권과 주민등록증에 적힌 한국 이름은 ‘겜린 알렉산더’다. 6일 서울 강서구 골든서울호텔에서 만난 겜린은 “아리랑의 다양한 버전을 매일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리랑을 처음 들었을 때는 한(恨)이 담긴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니 슬픔 끝에 다가올 희망을 얘기하는 곡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멋진 연기를 펼쳐 한국에도 아이스댄스 팀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유라-겜린 조가 평창 무대에 오르면서 한국 아이스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과거 케이팝 등 신나는 곡을 사용했던 민유라와 겜린은 평창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을 알리기 위해 아리랑을 선택했다. 민유라는 “코치들은 아리랑이 외국 심판들에게 낯선 곡이기 때문에 (음악을) 바꾸자고 했다. 국제 심판 중에도 곡을 바꿔보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29위인 민유라-겜린 조는 팀 결성 초기인 2015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들은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1∼3차 선발전에 참가한 유일한 아이스댄스 팀이다. 민유라는 “빙상 훈련(하루 4시간) 외에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발레와 모던 댄스 수업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 돼 겪은 아찔한 부상을 함께 극복하면서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의 어깨 위에 올라가 회전하는 리프트 동작을 하다가 민유라가 균형을 잃고 떨어진 것. 민유라는 뇌진탕을 일으켰고, 겜린은 민유라의 스케이트 날에 이마가 찢어졌다. 겜린은 “리프트 동작에 대한 공포심을 떨치기 위해 서커스 수업과 심리 치료를 받았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서는 겜린은 완벽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다. 한국에 오면 한국 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 틈날 때마다 식당을 찾아다닌다”며 웃었다. 그는 “애국가를 부를 때와 공항 입국심사에서 당당히 한국 여권을 내밀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첫 번째 올림픽 목표는 쇼트댄스를 통과하는 것이다. 올림픽 아이스댄스는 24팀이 참가한다. 민유라-겜린 조는 쇼트댄스에서 20위 안에 들어야 프리댄스에 참가해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할 수 있다. 민유라와 겜린은 “쇼트댄스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 프리댄스에 진출하겠다. 그리고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 아리랑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학 시절 최대 라이벌로 불린 동갑내기 이종현(현대모비스)과 최준용(SK)의 뜨거운 골밑 맞대결이 재현될 수 있을까. 한국농구연맹(KBL)은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 1일차 이벤트로 3 대 3 대학 OB 최강전을 개최한다. 최강전은 한국대학농구연맹 1부 12개 대학 출신 프로 선수들이 올스타 팀을 이뤄 3 대 3 농구 토너먼트(경기 시간 10분)를 펼치는 방식이다. 선수들은 KBL이 제작한 모교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고려대 올스타팀은 2015년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이종현과 이동엽(삼성), 강상재, 김낙현(이상 전자랜드)이 호흡을 맞춘다. 연세대는 최준용과 전준범(현대모비스), 천기범(삼성), 허훈(kt)이 한 팀을 이룬다. 대학농구 영원한 맞수 고려대와 연세대의 맞대결은 양 팀이 모두 결승에 진출할 경우 성사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DB)은 함지훈(현대모비스), 강병현(KGC), 이대성(현대모비스)과 함께 중앙대 소속으로 올스타 고별 무대에 오른다. 3 대 3 대학 OB 최강전의 상금은 우승 팀이 1000만 원, 준우승 팀이 500만 원이다. 상금은 모교 후배를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KBL 관계자는 “각 팀 선수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 방을 만들어 ‘무조건 결승에 올라 장학금을 전달하자’고 대화를 나누는 등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는 kt가 삼성을 연장 접전 끝에 97-96으로 꺾고 12연패의 긴 수렁에서 벗어났다. DB는 LG와의 경기에서 73-69로 승리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충북 진천선수촌에는 꿈의 무대를 앞둔 한 지붕 세 가족이 있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컬링 대표팀이 그 주인공이다. 8일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소집되면서 선수촌 내 빙상장 한 지붕 아래서 세 대표팀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층에는 아이스하키장, 1층에는 컬링, 쇼트트랙장이 각각 마련됐다. 훈련은 각자 따로 하지만 평창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는 모두가 하나다.○ 0.01초 몸에 새기는 쇼트트랙 대표 “10초5, 자세 낮추고. 10초4, 오른발 차 줘.” 바퀴 수가 늘어날수록 조재범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목소리도 따라 높아졌다. 한 줄로 나란히 달리는 여자 대표팀은 20바퀴가 넘어가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8일 오후 진천선수촌 1층 빙상장에서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빙상 훈련이 한창이었다. 빙판 한가운데 선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랩타임을 불러주는 건 주행 속도를 몸에 새기기 위해서다. 주행 막바지 조 코치는 0.01초 단위까지 기록을 부르기 시작했다. 남자 대표는 9초대, 여자 대표는 10초대 템포를 유지했다. 레이스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은 안전펜스 근처에 설치한 모니터로 전력분석코치가 촬영한 영상을 꼼꼼히 살폈다. 세계 최강 쇼트트랙 대표팀의 하루는 오전 5시 30분 몸 풀기로 시작한다. 오전 6시 진천선수촌 선수단 전체 체조보다 시작이 빠르다.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씩 진행하는 빙상훈련 동안 대표팀은 많게는 300바퀴 가까이 111.12m 길이의 트랙을 돈다. 오후 2시간 육상훈련 때는 각종 사이클, 자세 훈련 등을 한다.○ 소치 금메달리스트 특별과외 컬링 대표 0.01초 단위의 리듬을 몸에 익혀야 하는 건 컬링 대표팀 또한 마찬가지다. 1층 컬링 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컬링 대표팀 선수들은 저마다 스톱워치 하나를 허리에 매단 채 훈련에 몰입하고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핵(hack·출발 시 사용하는 발판)에서 출발해 스톤을 놓기까지의 시간이나 구간별 스톤의 이동시간 등을 재서 빙판의 상태를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공식 경기 중에도 스톱워치를 사용할 수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컬링 대표팀은 이달부터 올림픽 대회 직전까지 총 두 번의 일정으로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프라이(40·캐나다·사진)를 초빙해 집중교육을 받는다. 김경두 경북컬링훈련센터장의 섭외로 한국에 온 프라이 코치는 현재 점수 차, 엔드 등 각종 경기 상황을 가정해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세계 최강 캐나다와 첫 경기에서 맞붙는 여자 대표팀에 각종 힌트도 귀띔해 주고 있다. 프라이 코치는 “한국 팀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경험 부족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느끼기 쉬운 압박을 견뎌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옥석 가리는 하키 대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마지막 옥석 가리기 작업 중이다. 백지선 남자 대표팀 감독은 18일까지 각종 체력, 빙상 훈련 및 자체 평가전을 통해 소집된 37명의 선수 중 평창 올림픽에 설 최종 엔트리 25명을 정할 계획이다. 선수 전원이 0.01초라도 빠르게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벌떼 하키’를 강조하는 만큼 체력이 주요 선발기준이 되리란 평가가 나온다. 다음 달부터는 인천 선학빙상경기장에 캠프를 차리고 카자흐스탄, 슬로베니아, 러시아 등과 평가전을 치른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훈련 중인 여자 대표팀도 19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진천=강홍구 windup@donga.com·정윤철 기자}

센터 하승진(33·221cm)이 이번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을 기록한 KCC가 현대모비스를 꺾고 2위 자리를 지켰다. KCC는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71-60으로 제압했다. KCC 하승진은 이날 21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승진은 현대모비스 이종현(203cm)과의 국내 센터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하승진의 높이에 고전한 이종현은 이날 4득점 2리바운드로 부진했다. KCC의 이정현(15득점 6어시스트)과 찰스 로드(17득점 10리바운드)도 고비 때마다 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승진은 “상위권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매 경기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료들이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내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2승 11패가 된 KCC는 SK와 함께 공동 2위를 유지했다. 현대모비스는 20승 13패로 4위. 한편 SK는 전자랜드(6위)와의 방문경기에서 98-77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SK는 13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키는 등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SK는 애런 헤인즈(24득점)와 테리코 화이트(23득점)가 47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 시즌 피겨스케이팅 최강자를 가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지난해 12월 7∼10일)이 열린 일본 나고야 닛폰가이시홀(1만 석)의 열기는 뜨거웠다. 일장기를 든 일본 관중은 자국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일본 선수의 연기가 끝난 뒤에는 관중이 던진 인형이 비처럼 쏟아졌다. 대회 관계자는 “갈라쇼까지 포함해 대회 기간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됐다”고 말했다. 나고야는 ‘일본 피겨의 산실’로 불린다. 과거 일본 피겨 최고 스타이자 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의 고향도 나고야다. 1989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이토 미도리도 나고야 출신이다. 일본빙상연맹 관계자는 “나고야에는 오래전부터 겨울에 수영장 물을 얼려 아이스링크로 사용하는 곳이 많았다. 나고야 등 아이치현의 링크장은 8개로 다른 도시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피겨를 접하기 쉬운 환경 덕분에 많은 스타 선수가 배출됐다. 나고야는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피겨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랑프리 파이널을 보기 위해 닛폰가이시홀을 찾은 야마다 레이코 양(10)은 피겨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는 “남자 싱글 우노 쇼마(21·일본) 등의 경기를 보면서 내년에는 반드시 노베야마 합숙에 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세계적 선수가 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유망주의 산실’로 통하는 노베야마 합숙은 일본이 피겨 신흥 강국이 된 원동력이다. 노베야마 합숙 출신인 하뉴 유즈루(24)는 남자 싱글 세계 1위, 우노 쇼마는 2위. 여자 싱글은 미야하라 사토코(20)가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이들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우승 후보다. 고바야시 요시코 일본빙상연맹 강화부장(62)은 “모든 일본 피겨 유망주들의 꿈이 노베야마 합숙에 참가하는 것이다. 일본 피겨의 힘은 이러한 육성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올림픽 금메달의 강력한 후보였던 이토 미도리가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로 아쉬움을 남긴 뒤 강화책을 구상했다. 스타 선수 한 명에게 금메달에 대한 중압감을 줘서는 안 되며, 어린 시절부터 경쟁력 있는 선수 여러 명을 세계 정상급으로 배출해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빙상연맹은 1992년 여름부터 나가노현 노베야마 강화센터에 전국에서 선발전을 통과한 유망주(8∼12세) 60여 명을 소집해 3박 4일간 합숙훈련을 실시해왔다. 이 합숙에서 유망주들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의 강의를 듣는다. 또 기초체력, 순발력, 민첩성 등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받는다. 고바야시 강화부장은 “합숙에서는 발레, 명상, 연기 공부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표현력을 향상시키도록 돕는다. 또 선수들이 우리가 가르친 것을 얼마나 빨리 익히는지를 측정한다”고 말했다. 합숙을 통해 선발된 유망주들은 연맹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국제 대회에 파견돼 경쟁력을 높이고, 자신보다 높은 연령대 선수들과 합숙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량을 성장시킨다. 또한 연맹은 유망주들에게 세계적인 코치를 붙여주기도 한다. 일본빙상연맹 홍보팀 관계자는 “노베야마 합숙을 시작한 뒤 14년 만인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합숙 1기생 아라카와 시즈카가 여자 싱글 금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서도 노베야마 합숙 출신인 하뉴 등이 체계적 시스템의 강력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고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장 위치에 따른 기온과 환경 차이가 크다. 평창과 정선의 7개 경기장(마운틴 클러스터)에서 설상(雪上) 종목이, 강릉의 5개 경기장(코스털 클러스터)에서 빙상 종목이 열린다. 평창과 정선에서는 주로 야외경기가, 강릉에서는 실내경기가 열린다. 스키와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등의 설상 경기는 야외에서 관람하게 된다. 두툼한 방한복이 필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회 기간(2월 9∼25일) 중 마운틴 클러스터 일대의 평균 기온은 영하 4.3도다. 이 기간 적설량도 총 31.9cm이기 때문에 눈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해발 800m 이상의 산지에 있다. 대회 기간 중 관중석은 영하 3도 이하의 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장은 좌석 7000개를 배치했고, 입석으로 2500명이 더 들어올 수 있다. 스키점프대 인근은 과거 ‘바람골’로 불렸을 정도로 바람이 센 곳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오후 9시 이후에는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관람객들에게 난로와 핫팩을 나눠줄 예정이다. 좌석 관람객의 경우 방열방석 등을 준비하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이나 비에 대비해 비옷도 챙기는 것이 좋다.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4)의 질주가 펼쳐질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2018m의 트랙 구간별로 좌석 1020석, 입석 5900석이 마련됐다. 이 경기장에서 열리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경기는 주로 오후 8시 이후에 시작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시간 중 슬라이딩센터 전 구간의 기온은 영하 3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 가능성도 크다. 다만 바람과 눈을 막아줄 구조물이 많아 관람객들이 적절하게 몸을 움직여 가며 경기를 보면 추위를 덜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슬라이딩센터는 컨테이너 박스로 된 7개의 쉼터(약 6평)가 구간별로 배치돼 있어 경기 중간중간 관람객들이 몸을 녹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 등이 경기를 펼치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6500석 중 2900석이 입석이다. 보통 오전 10∼11시에 경기가 시작된다. 이 때 기온은 영하 0.8도 정도로 다른 경기장에 비해서는 따뜻한 편이다. 하지만 2시간 동안 경기를 보다 보면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스키 관계자들은 방한화를 착용하고, 장갑도 면장갑 위에 가죽장갑을 낄 것을 권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곳곳에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쉼터를 두고, 추위를 덜 수 있는 난로나 담요 등을 구비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장갑과 목도리, 털모자는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실내경기가 열리는 강릉에서는 따듯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1981∼2010년 강릉의 2월 평균 기온은 2.2도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1만2000석)는 관중석 온도를 15∼18도, 습도를 40%로 유지하는 중앙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빙판에 가까운 좌석은 의자 밑에 방열기가 설치돼 있다. 강릉컬링센터(3500석)와 강릉하키센터(1만 석),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8000석) 등도 강릉아이스아레나와 비슷한 온도를 유지한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하면서 기존 선수들(국내파 등)과의 조합에 대해 구상했다. 특히 손흥민(26·토트넘)은 그의 소속팀 감독과 만나 활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지난해 12월 19일 유럽으로 향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프랑스 리그1 소속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을 점검한 신태용 감독(48·사진)이 5일 귀국했다. 신 감독이 유럽 출장에서 가장 유심히 지켜본 선수는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을 3번 정도 만났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도 만났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의 원톱 활용법에 대해 힌트를 줬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6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의 70% 정도를 구성했고 나머지 30%는 경쟁 구도에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 감독은 유럽 출장 기간에 석현준(트루아)도 점검했다. 그는 “석현준이 팀에 적응해 경기력이 올라온 상태다”면서 “부상이 없다면 김신욱(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 등과 경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5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EPL 경기에서 강력한 중거리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0-1로 지고 있던 후반 39분 팀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골 덕분에 1-1로 비겼다. 현지 방송 중계 해설진은 “손흥민이 믿기 힘든 골을 터뜨렸다”고 극찬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 중거리 슛은 30야드(약 27.4m)짜리 골인 것으로 측정됐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자신의 10호 골이자 EPL 7호 골을 기록했다. 그는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5점을 줬다. 손흥민은 “먼저 실점을 한 뒤에 우리 팀은 뛰어난 정신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싸웠다”면서 “골은 넣었지만 승리를 통해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손흥민이 훌륭한 장거리 골을 성공시켰다”며 칭찬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남북 단일팀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평소대로 연습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감강찬(23)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올림픽에 대한 포부를 밝힐 때는 표정이 굳어졌다. “선수에게 올림픽은 가장 큰 목표입니다. 피겨를 시작했을 때부터 오직 올림픽만 바라봤습니다.” 최근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다. 감강찬은 김규은(19)과 2015년 11월부터 팀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피겨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유일한 페어 팀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만난 감-김 조는 “올림픽에서 한국에도 페어 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이 무산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피겨는 올림픽 피겨 네 종목 중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 아이스댄스 자력 진출권을 획득했다. 페어에서 한국은 자력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지만 개최국 쿼터를 활용해 참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단체전 출전권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감-김 조의 출전이 힘들어질 수 있다. 최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남녀 싱글, 아이스댄스 출전권이 있고 북한은 페어 출전권이 있어 단체전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지사는 지난해 12월 18일 중국 쿤밍에서 북한 체육 관계자들과 만나 피겨 단일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페어 렴대옥(19)-김주식(26) 조는 자력 진출권을 획득하고도 출전 의사를 밝히지 않아 권리가 소멸됐다. 렴-김 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와일드카드’로 북한을 평창 올림픽에 참가시킬 경우 출전 1순위로 꼽힌다. 남북 단일팀이 단체전에 출전할 경우 현재 북한에서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은 페어다. 이 때문에 단일팀의 취지를 살리려면 1팀이 나가는 단체전 페어 출전권을 북한에 내줘야만 한다. 감-김 조의 개인전 출전 자격도 상실될 수 있다. 피겨계 관계자는 “단일팀이 구성돼 북한 페어 팀이 들어오면 남북은 네 종목 모두 출전자를 보유한다. 이 경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한국의 개최국 쿼터 활용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김 조와 북한 렴-김 조는 지난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44·캐나다)에게 함께 지도를 받았다. 이들은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두 개의 아이스링크에 나뉘어 훈련을 받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같은 곳에서 훈련을 했다고 한다. 감강찬은 “북한 선수들이 처음 몬트리올에 왔을 때 공항에 데리러 가기도 했다”면서 “특히 주식이 형이 나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줬다. 우리는 서로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김규은은 “북한 여자 코치가 배추김치를 만들어 우리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감-김 조는 남북 단일팀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평창에서 꼭 렴-김 조를 보고 싶다고 했다. 한 스승 밑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팀은 그러나 미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단일팀 구성은 남북 화합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지난해 단일팀 문제로 마음고생을 했다. 북한 선수들이 한국팀에 합류하면 일부 한국 선수가 23명의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팀이 거론될 때마다 일부 선수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입장권 판매율이 50%를 넘어섰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4일 “평창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지난해 12월 21일 37%를 기록한 뒤부터 판매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3일까지 전체 22만 장 중 50%(11만 장)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종목별 판매율은 장애인 스노보드가 8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애인 알파인스키(71%), 장애인 바이애슬론(68%), 휠체어 컬링(60%), 장애인 아이스하키(53%) 등이 뒤를 이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가 어디에 와 있는지 알 수 있는 척도다. 패럴림픽은 올림픽 못지않게 치열하고 재미있으며 감동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입장권은 티켓 판매 사이트()와 오프라인 판매소(서울시청, 강릉시청, 강원도청, 인천공항, 김포공항, 각 기차역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평창 겨울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3일 기준으로 64%를 기록 중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 KGC의 에이스 오세근(31)이 3시즌 만에 올스타 팬투표 1위에 등극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일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오세근은 총 7만9674표 중 3만4790표를 획득해 2014∼2015시즌에 이어 3시즌 만에 올스타 1위가 됐다. 2위는 KCC의 이정현(31·2만9946표)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오세근 매직팀’과 ‘이정현 드림팀’의 대결로 진행되게 됐다.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들(24명)은 KBL 최초로 진행되는 올스타 드래프트를 통해 소속팀이 결정된다. KBL 관계자는 “오세근과 이정현이 직접 선발한 각자의 팀은 10일 공개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주성(39·DB)은 올스타 선수에 16번째 이름을 올리며 데뷔 후 전 시즌 올스타에 뽑히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kt의 허훈(23)은 이번 시즌 데뷔한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DB는 이날 울산동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를 81-78로 꺾었다. 21승 9패가 된 DB는 선두를 질주했다. KGC는 kt를 95-82로 꺾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강원이 북한 축구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강원 관계자는 3일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뒤 24일 중국 쿤밍으로 넘어가 북한 축구팀과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면서 “26일 북한 4·25축구단과, 2월 2일 북한 여명축구단과 경기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해 12월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문웅 4·25체육단장을 만나 북한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시에 강원과 4·25축구단의 중국 친선 경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강원과 북한 축구팀의 경기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징검다리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 등에 따르면 4·25축구단은 평양에 연고를 둔 팀으로 ‘4·25’라는 이름은 북한 인민군 창건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명축구단은 북한 내 성인 남자 축구 대회인 ‘횃불컵’에서 2위를 차지한 팀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팀과 경기를 치르는 강원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6위를 차지한 팀이다. 이번 ‘남북 축구 교류’를 중재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그동안 유소년축구에서는 북한과 20여 차례 축구 교류가 있었다. 이를 확대해 프로축구까지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정기적으로 친선 경기를 펼쳐 남북 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5월에 북한 평양에서, 10월엔 강원도와 경기도 연천에서 아리스포츠컵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선수단 파견 의사를 내비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IOC 대변인은 2일 올림픽 뉴스를 다루는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와의 인터뷰에서 “IOC는 한국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다. 우리는 올림픽 참가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발언을 열린 방식으로 고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IOC는 올림픽 자력 출전이 힘든 북한 선수들이 ‘와일드카드’를 통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IOC는 종목별 추가 쿼터 배정 등을 겨울올림픽 종목별 국제연맹과 논의하고, 북한 NOC와의 물밑 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그는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장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혀 왔다. 바흐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 상황을 지켜봐왔지만 단 한 번도 올림픽이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한 적은 없다”면서 “평창 올림픽을 희망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해 IOC는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북한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선수들을 파견하면 북한으로서는 9번째로 겨울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다. 북한은 1964년 인스브루크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까지 8차례 겨울올림픽에 참가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때는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종목이 없어 불참했다.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를 통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8년 만에 겨울올림픽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북한은 겨울올림픽에서는 약세를 보여 왔다. 8차례 참가한 올림픽에서 북한이 획득한 메달은 2개(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불과하다. 북한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은 북한이 처음 참가한 겨울올림픽인 인스브루크 대회에서 나왔다. 당시 북한은 스피드스케이팅과 크로스컨트리 등에 13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 출전한 한필화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후 한필화는 1990년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 북한 빙상연맹서기장으로 참가했고 이때 한국에 살고 있던 오빠 한필성 씨와 극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도 했다. 북한의 두 번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에서 나왔다. 여자 쇼트트랙 500m 경기에 출전한 황옥실이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결승에서 황옥실은 줄곧 선두를 달려 북한에 사상 첫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안기는 듯했으나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코너에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면서 3위로 처졌다. 남북한이 동시에 참가한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는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COREA’라는 피켓과 한반도기를 들고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공동 입장했다. 남북한 선수단은 개회식에서 82개 참가국 중 21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는 ‘남녀북남(南女北男)’으로 북한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한정인,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보라가 맡았다. 이 대회에 한국은 빙상, 스키, 루지 등 5개 종목에 69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으며, 북한은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선수 6명 등 14명이 참가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7위를 기록했지만 북한은 메달을 따지 못했다. 북한은 미국에서 열린 겨울올림픽에는 단 한 차례도 참가하지 않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앞두고는 남북한의 개회식 공동 입장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지만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 등에 자극을 받은 북한은 미국과 정치적 이유로 갈등을 빚다가 결국 불참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