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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 자릿수 증가율로 의견을 좁히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이 약 1조389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약 1조1500억 원을 넘지 않는 수준을 마지노선으로 두고 막판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것. 미국산 무기 구입 등 동맹기여를 제시하며 미국의 요구를 낮춘 것이지만 최종 타결까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복수의 정부 및 여권 관계자들은 17일 “분담금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며 “한 자릿수 인상률로 조율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양국 실무 협상단은 협상 막판 이견으로 최종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분담금 외 부대조건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8.2% 증가한 바 있다. 당초 양국은 14일부터 15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6차 협상에서 잠정 결론을 짓고, 이달 말 최종 합의를 이뤄낼 계획이었다. 이후 2월에 가서명과 국회 비준을 거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예상과 달리 6차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도 “이견을 많이 좁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상률 못지않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효 기간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은 잠정 합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분담금 협상은 5년 단위로 이뤄졌지만, 지난해 2월 한미 양국은 약 1조389억 원 규모의 분담금 협정을 체결하며 유효 기간도 1년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는 한미 모두 유효 기간을 다년(多年)으로 하자고 제시했고, 3년으로 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이 한 자릿수 인상으로 결론이 난다면 미국이 최초 제시했던 금액보다 크게 낮아진 액수다. 미국은 지난해 분담금보다 약 5배 많은 48억 달러를 최초 제안했다. 하지만 협상단 차원에서 접점을 찾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반응에 따라 협상 타결이 늦춰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공동 언론 기고를 통해 “한국은 글로벌 경제 강국이자 한반도 평화 보존의 동등한 파트너로서 자신의 방위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분담금 인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자릿수 인상이 관철되더라도 그 반대급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정부가 협상 카드로 미국산 무기 구매 증대를 사용했기 때문에, 구매 액수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한미동맹을 위한 미국의 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담금 협상이 진척을 보이면서 정부는 20대 국회 임기 내에 비준 동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4월 총선 전 국회 비준 동의를 마치는 방향으로 정부와 여당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신나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첫 주례회동에서 규제혁신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한 경제활력 회복을 국정운영 방향으로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로서 민생 경제의 희망을 말할 수 있어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자평한데 이어 올해 첫 수보회의에서도 ‘경기 낙관론’을 강조한 것. 특히 이날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참석했다. 집권 4년차를 맞아 ‘경제’와 ‘평화’를 키워드로 확실한 변화를 다짐했던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출 호조”라며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아 월간 집계로는 알 수 없지만 2월부터는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1월초 수출 증가를 두고 지난해 연초부터 이어진 수출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기 회복신호라고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이어 “위축됐던 경제심리도 살아나고 있다”며 “실물 경제의 바로미터가 되는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의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적극 살려나가겠다”며 “데이터 3법 통과를 발판으로 규제혁신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를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내수경기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 총리와의 첫 주례회동에서도 규제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정 총리는 “규제혁파가 현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 변화가 절실하다”며 “적극행정의 현장 착근을 위해서도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공유경제 등 신산업 분야 빅 이슈 해결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인 갈등조정, 규제샌드박스 고도화 등 가용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총리가 제시한 스웨덴식 ‘목요대화’에 대해 관심을 보인 문 대통령은 “의지를 갖고 꾸준히 운영해달라”며 “새로운 협치와 소통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경제·노동·정계 대표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목요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미국을 향해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을 경질하고 대표적인 강경파 리선권을 임명하는 파격 인사로 2년간 이어온 북-미 협상 전략의 전면 전환에 나섰다.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리용호를 문책하고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전무한 리선권을 발탁한 것은 북-미 비핵화 대화 중단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 군부 강경파의 재부상을 두고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강화해 본격적인 ‘벼랑 끝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통 외무상 최단 기간 경질…후임엔 군부 출신 막말 강경파 북한의 대미 외교를 총괄해 온 리용호의 교체 가능성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소집한 마라톤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부터다. 전원회의 당시 주석단에 포함됐던 리용호가 지도부 인선이 마무리된 회의 마지막 날 김 위원장과의 단체 기념사진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 리용호의 경질은 지난 주말 북한이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 외무상 교체 사실을 통보하면서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외무상 교체는 2016년 김 위원장이 제7차 노동당대회를 주재해 국무위원장에 추대되면서 단행한 지 4년 만이다. 리용호 전임으로 2년가량 외무상을 지내다 국제부장으로 승진한 리수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단명 외무상이다. 북한 외무상이 통상 5년에서 10년가량 재임하는 것을 감안하면 2018년부터 시작된 북-미 대화 교착의 책임을 물어 문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선권이 외무상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 대북 소식통들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선출되지 못한 리선권이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것은 북한 내 외교 엘리트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찰총국 출신으로 남북 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던 리선권은 리용호가 외무상에 임명됐을 당시 차관급인 조국평화통일위원장으로 남북 협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같은 해 10·4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에겐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을 맡겨선 안 된다”, 고위급회담에 늦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에겐 “시계가 주인 닮아서 관념이 없다”고 말하는 등 안하무인식 언행을 이어간 강경파로 통한다.○ 北 핵보유국 지위 강화하며 비핵화 허들 높일 듯 전격적인 외무상 교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로 제시한 정면돌파전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라는 것.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외교보다는 정면돌파전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진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군부 이익을 대변해 온 리선권이 대미 외교를 총괄하게 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북한 군부의 입김이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4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던 군부 출신들이 재부상하면서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 중단 등 고강도 도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조만간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공관장 회의를 앞두고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18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고려항공 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앙골라와 싱가포르 주재 대사 등도 베이징 공항에서 목격됐다. 이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중국을 통한 외화 조달 등을 수뇌부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관장회의에서 새로운 북핵, 대미 정책을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3월, 2018년 7월에도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공관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개별관광 추진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 구상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 인사로 남북관계를 둘러싼 먹구름도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한국 무시 기조는 ‘하노이 노딜’ 이후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강경파 리선권을 외무상에 앉힌 것은 한국을 사실상 무시하고 가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박효목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올해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미 국무부는 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북한 개별 관광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밝힌 뒤 당정청이 일제히 대사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해리스 대사는 국무장관과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를 직접 겨냥한 건 아니지만 해리스 대사에 대한 집권세력의 공격에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실제로 해리스 대사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문 대통령의 남북 속도전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 외교가에선 ‘역대 가장 논쟁적인 주한 미 대사’인 해리스 대사의 파격적인 언행을 놓고 한미가 계속해서 균열상을 드러낼 경우 한미동맹에 악영향만 끼칠 수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리스 “대통령 대변”에 美 국무부 “신뢰” 해리스 대사는 16일 자신의 직설적 발언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reflect)하다 일부 (한국 내) 여론과 부딪친다면 내가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가 개인 생각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뜻을 반영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 그러면서 “관광 그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중국은 항상 관광객을 (북한에) 보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관광이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관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표적인 국가로 ‘제재 구멍’으로 지목되는 중국을 언급한 것이다. “특별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편을 들지 않는다”라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한국에서 파장을 낳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서 그가 행사해 온 물밑 영향력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대사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위비 협상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문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콧수염 논란엔 “안창호 안중근도 수염” 해명 해리스 대사는 이전에도 각종 직설화법으로 한미 외교가에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켜 왔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창일 때 여야 의원들을 불러 ‘50억 달러’를 20여 차례 강조하며 미국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대변한 게 대표적이다. 그의 이런 ‘비외교적’ 화법은 그가 외교관이 아니라 군인 출신이라는 것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해리스는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해군참모차장과 합참의장 보좌관을 거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태평양사령관(현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사령관 시절 워싱턴의 각종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여야 의원들과 예산 증액 등 각종 군사 현안을 놓고 토론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끈한 성격과도 잘 맞아떨어지면서 더 자신감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애초 주호주 대사로 부임하려던 그가 막판에 트럼프의 선택으로 서울로 오면서 주재국의 문화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부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그가 말한 것 중 틀린 것은 없지만, 공개 메시지는 더 긍정적으로 발신하고, 강경 메시지는 사석에서 전달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도 자신의 언행이 예기치 않은 파장을 낳자 해명에 나서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콧수염에 대해 ‘일제 총독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는 16일 간담회에서 “한국 독립운동사를 보면 안창호 안중근도 수염이 있었다. 당시 아시아 유럽 미국을 막론하고 수염을 기른 사람이 많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靑 “해리스 리스크는 우리가 손해” 확전자제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17일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했던 청와대는 그 후 추가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의 (비판적인) 발언으로 한미동맹을 흔들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 ‘해리스 리스크’를 만들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당분간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핵심 현안을 두고 한미가 충돌하는 모양새를 더 이상 연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과 가까운 방송인 김어준 씨는 17일 방송에서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언급한 뒤 “이런 소리에는 이런 음악이 딱”이라며 ‘Who let the dogs out(누가 개를 풀어놨나)’라는 팝송을 트는 등 진보진영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여권에서 나오는) 조선 총독이냐는 식의 비판은 넘으면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라면서도 “(해리스 대사도)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박효목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담당해 온 대표적인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을 경질하고 대미, 대남 강경파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사진)을 후임에 임명했다. 북한의 ‘외교 원로’인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도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김형준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워싱턴을 겨냥해 정면돌파전을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외교 투톱의 파격적인 교체 카드로 미국에 ‘선(先) 체제 보장, 후(後) 비핵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주말 외무상을 리용호에서 리선권으로 교체했다고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 통보했다.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에 추대된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군부 출신으로 남북 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던 리선권은 조평통위원장으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이끄는 등 주로 남북 협상을 담당해 왔다. 역시 군부 출신으로 천안함 피격 책임자로 꼽히는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과 같은 강경파로,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미 실무 총책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진두지휘한 리용호의 교체는 북-미 대화 교착에 따른 경질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를 총괄해 온 리수용 역시 당 지도부가 총망라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교체가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리수용, 리용호를 경질하고 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발탁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제 보장 등 만족할 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부 출신의 강경파인 리선권의 외무상 발탁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미국에 대한 대화의 문은 열어 놓되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 협상을 관철하겠다는 대미 압박의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외교에도 북한이 대미 강경노선을 분명히 하면서 북-미 대화는 장기 교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북한 개별 관광 등 남북관계 개선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대남 협상을 이끌었던 리선권의 부상으로 ‘선(先) 미국, 후(後) 남한’의 기조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미국을 향해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통’ 리용호 외무상을 사실상 경질하고 대표적인 강경파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인사로 2년간 이어온 북-미 협상 전략의 전면 전환에 나섰다.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외무성 라인을 문책하고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전무한 리선권을 발탁한 것은 북-미 비핵화 대화 중단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 군부 강경파의 재부상을 두고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 강화를 통한 본격적인 ‘벼랑 끝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통 외무상 최단기간 경질…후임엔 군부출신 막말 강경파 북한의 외교정책을 총괄해온 리용호의 교체 가능성이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소집한 마라톤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부터다. 전원회의 당시 주석단에 포함됐던 리용호가 지도부 인선이 마무리된 회의 마지막 날 촬영된 김 위원장과의 단체 기념사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 리용호 경질은 지난 주말 북한이 북한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 대사관에 외무상 교체 사실을 통보하면서 확인됐다. 북한의 외무상 교체는 2016년 김 위원장이 36년 만에 제7차 노동당대회를 주재하면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된 직후 리수용에 이어 외무상으로 승진한지 4년 만이다. 2년가량 외무상을 지내다 국제부장으로 승진한 리수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단명 외무상인 셈. 북한 외무상이 통상 5년에서 10년가량 장기 재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북-미 대화 교착의 책임을 물어 문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리선권이 리용호를 대신해 외무상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 대북 소식통들은 “매우 이례적인 충격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 실무진 문책에 이은 외교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선출되지 못한 리선권이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것은 외교 엘리트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대외 공작기관인 정찰총국 출신으로 남북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던 리선권은 리용호가 외무상에 임명됐을 당시 차관급인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남북 협상의 전면에 나섰던 인물.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같은 해 10·4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에겐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을 맡겨선 안된다”, 고위급회담에 늦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에겐 “시계가 주인 닮아서 관념이 없다”고 말하는 등 안하무인에 가까운 언행을 이어간 강경파로 통한다.● 北 핵보유국 지위 강화하며 정면돌파전 나설 듯 북한의 전격적인 외무상 교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로 제시한 정면돌파전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대화의 문을 닫고 미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라는 것.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외교보다는 정면돌파전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진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군부 이익을 대변해온 리선권의 외교정책을 총괄하게 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북한 군부의 입김이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4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이후 외무성 출신들의 부상과 함께 뒷 선으로 밀려났던 군부 출신들이 부상하면서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 중단 등 고강도 도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개별관광 추진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 구상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 인사로 남북관계를 둘러싼 먹구름도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한국 무시 기조는 ‘하노이 노딜’ 이후 이미 결정된 것”이라며 “강경파 리선권을 외무상에 앉힌 것은 한국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가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가짜뉴스나 불법 유해정보로부터 국민 권익을 지키고 미디어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두고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민간 영역의 팩트체크센터가 올해 안에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방송 매체 간 규제 불균형,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등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개선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상파 중간 광고를 올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지상파는 이미 가상·간접광고와 광고총량제, 황금주파수 무상 할당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어 역대 정부에서 허용하지 않은 정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과기부 업무보고에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힘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혁신적 포용국가의 실현을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 과기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1호 공약으로 내놓은 ‘무료 와이파이’ 사업과 관련해 올해 안에 모든 시내버스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을 시작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전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은 제가 하지만 마무리 발언은 정 총리가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국정보고를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책임총리로서의 정 총리 역할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디지털혁신비서관에 조경식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상임감사(57)를 내정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손효림·곽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 손명수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사진)을 임명했다. 서울 용산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손 신임 2차관은 철도국장과 항공정책실장, 교통물류실장을 지낸 교통 전문가다. 전임 김경욱 씨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15일 “인권위는 누구도 조사를 지시할 수 없는 독립기관”이라며 “청와대처럼 공문으로 조사 여부를 물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를 독립해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등 15개 인권단체는 이날 ‘청와대와 인권위의 자성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인권위는 청와대의 하부 행정기관이 아니다”며 “청와대가 비서실장 명의로 공문을 보낸 건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지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날 인권위에 보낸 공문에 대해 “반송은 행정착오다. (조사 가능성은) 살아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협조 공문을 보내 8일 답변을 받았다”며 “9일 직원이 착각해 또 보낸 공문을 폐기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로 보낸 공문만 폐지했을 뿐, 인권위의 조사 여부를 묻겠단 입장은 그대로라는 설명이다.구특교 kootg@donga.com·박효목 기자}

“(남북 관계가) 충분히 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낙관’ ‘긍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간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친서를 전달하고, 연말연초 북한 도발이 없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그러나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을 명확히 하고, 미국과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안보 상황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며 “북한도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놨고 두 정상 간 친분 관계도 강조하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미 대화의 교착이 오래된다는 것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미국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북-미 대화를 위한 시간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북-미 간에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에서 남북 관계의 발전이나 협력을 위한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아직 전혀 없는 상태”라며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불과 사흘 전 “남조선(한국)이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난했지만 이날 ‘남북관계’ ‘남북협력’ 등 ‘남북’이 포함된 단어를 총 26차례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실질적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상응조치에는 대북제재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2일 신년인사회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한 데 이어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한 것.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접경 지역 협력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면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정부가 자칫 무리한 사업 추진에 나설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3월경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에 답변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연합훈련 유예를 통해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남북 대화가 봇물처럼 터지고 북-미 대화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비핵화는 없다고 선언하며 남쪽은 끼어들지 말라고 면박 주는 북한을 두고도 여전히 대북제재 완화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신나리 기자}

“검찰의 수사권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인사와 관련해 “우선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잘라 말했다. 검찰 인사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고 있지만 인사는 장관과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이 보인 태도에 대해 ‘역행’이라는 표현을 두 차례 써 가며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전) 법무부 장관은 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줬다”며 승진 및 인사 대상자의 평가 자료, 수사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사항 등을 의견 개진의 예시로 언급했다. 기회를 줬는데도 윤 총장이 의견 개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보도에 의하면 ‘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서 보여주어야만 그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다’라고 (윤 총장이)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와서 (인사에 대해) 말해 달라’ 그러면 그것도 (윤 총장이) 얼마든지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윤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인사 과정을 두고 “과거의 관행을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에 (인사안 제시 등) 그런 일이 있었다면 초법적인 권한, 권력을 누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검찰 인사 관행에 대해 ‘초법적’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인사권과 관련해 “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인사 논란) 그 한 건으로 저는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있지만 임기가 보장된 윤 총장의 거취에는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과 관련해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면에서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과 검찰에 ‘이번 인사 논란은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이해하겠지만,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서 45차례에 걸쳐 검찰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막강하다”며 검찰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검찰의 기소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독점 상태”라고 규정하며 “검찰은 여전히 중요 사건들의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을 가진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청구권을 갖고 수사를 지휘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어떤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고 있는 많은 일들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청와대 관련 수사에 대한 압박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 개혁은 정부 출범 이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 온 작업이고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인사에 반발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보여줘야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초법적 권한, 권력을 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의견 개진을 거부한 윤 총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어서 향후 청와대 관련 검찰 수사 등을 놓고 논란이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인사에 관한 의견을 말해야 할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와서 말해 달라’고 하면 따라야 할 일”이라며 “제3의 장소에 명단을 가져와야 할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윤 총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수사의 공정성에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 과정에서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하거나 피의사실 공표가 이뤄져서 여론 몰이를 한다거나 초법적 권력,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 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가 인사안을 만든 뒤 대검의 의견을 물어보는 확립된 전례가 있었다. 윤 총장의 요구는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선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간다면 북-미 대화 촉진과 필요한 경우 북한에 대한 제재 일부 면제나 예외 조치를 인정하는 데 대한 국제적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 협력과 개별 관광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대책에 대해선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가격이 원상회복돼야 한다”며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이호재 기자}

“검찰의 수사권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인사와 관련해 “우선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잘라 말했다. 검찰 인사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고 있지만 인사는 장관과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사 과정에서 윤 총장이 보인 태도에 대해 ‘역행’이라는 표현을 두 차례 써 가며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전) 법무부 장관은 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줬다”며 승진 및 인사 대상자의 평가 자료, 수사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사항 등을 의견 개진의 예시로 언급했다. 기회를 줬는데도 윤 총장이 의견 개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보도에 의하면 ‘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서 보여주어야만 그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다’라고 (윤 총장이)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와서 (인사에 대해) 말해 달라’ 그러면 그것도 (윤 총장이) 얼마든지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윤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인사 과정을 두고 “과거의 관행을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에 (인사안 제시 등) 그런 일이 있었다면 초법적인 권한, 권력을 누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검찰 인사 관행에 대해 ‘초법적’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인사권과 관련해 “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인사 논란) 그 한 건으로 저는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있지만 임기가 보장된 윤 총장의 거취에는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과 관련해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면에서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과 검찰에 ‘이번 인사 논란은 관행이라는 명분으로 이해하겠지만,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서 45차례에 걸쳐 검찰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막강하다”며 검찰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검찰의 기소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독점 상태”라고 규정하며 “검찰은 여전히 중요 사건들의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을 가진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청구권을 갖고 수사를 지휘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어떤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요즘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청와대 관련 수사에 대한 압박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 개혁은 정부 출범 이전부터 꾸준하게 진행해 온 작업이고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을 직권 조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청와대가 조 전 장관 등이 인권 침해를 받았다는 국민청원을 공문으로 인권위에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인권위의 결정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했던 조 전 장관 수사팀은 고발까지 당할 수 있어 “인권위를 통한 청와대의 검찰 압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13일 ‘인권위가 조 전 장관과 가족 수사 과정에서 빚어진 무차별 인권 침해를 조사할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인권위에 공문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지난해 10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22만60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 여부를 밝힌 것이 아니라 답변 요건(20만 명)을 채워 인권위에 전달한 것”이라며 “진정서가 아닌 공문 형태로 전달했고, 실명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공문이 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가 의결돼야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인권위가 직권 조사를 결정하면 조사 내용에 따라 관계자들을 윤 총장에게 고발할 수 있고, 이 경우 윤 총장은 90일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인권위에 통지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조 전 장관 수사팀이 ‘한 식구’인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청와대의 결정을 두고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인권위의 조사 여부는 이날 상임 위원과 비상임 위원으로 각각 임명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양정숙 변호사 등 인권위원 11명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인권위원은 대통령(4명), 국회(4명), 대법원장(3명)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박 위원은 대통령 몫이고 양 위원은 여당 몫이다. 박 위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때 페이스북에 “(조국) 수사는 아무리 보아도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가 해당 청원을 인권위로 이첩한 것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전직 인권위 상임 위원 A 씨는 “(당사자가 아닌) 청와대가 독립기관인 인권위에 공문을 보내는 건 인권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구특교 기자}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데 따른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인권위에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을 직권 조사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 야당은 “조국 살리기” “검찰 끌어내리기”라고 비판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수 대통령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청원 내용을 담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국민청원 내용을 경찰청 등 다른 부처에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으로 보낸 적은 있었지만, 인권위에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이 청원은 지난해 10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22만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 여부를 밝힌 것이 아니라 답변 요건(20만 명)을 채워 인권위에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진정서가 아닌 공문 형태로 전달했고, 실명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 직권 조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청원 내용이 인권 침해에 관한 사안으로 판단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조사 내용에 따라 관계자들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고발할 수 있고, 윤 총장은 90일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인권위에 통지해야 한다. 인권위의 조사 여부는 이날 상임위원과 비상임 인권위원으로 각각 임명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양정숙 변호사 등 인권위원 11명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인권위원은 대통령(4명), 국회(4명), 대법원장(3명)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박 위원은 대통령 몫이고 양 위원은 여당 몫이다. 박찬운 위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때 페이스북에 “(조국) 수사는 아무리 보아도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조 전 장관 가족을 구하겠다고 인권 침해 운운하며 나선 모양새가 기가 찰 지경”이라고 했다. 새로운보수당은 “윤석열 검찰총장 끌어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청와대가 급기야 인권위까지 동원하고 나섰다”고 했다. 전직 인권위 상임위원 A 씨는 “(당사자가 아닌) 청와대가 독립기관인 인권위에 공문을 보내는 건 인권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설날을 앞두고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배려 계층 등 1만4000여 명에게 지역 특산물로 구성된 설 선물(사진)을 보낼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0일 밝혔다. 선물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 떡국떡과 전북 전주의 이강주, 강원 양양의 한과로 구성됐다. 청와대는 2017년 추석 선물로 ‘봉하 오리쌀’을 검토했지만 문 대통령이 상징성이 큰 품목은 다음으로 미루자는 뜻을 밝히면서 제외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선물과 함께 보낸 인사말에서 “우리는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다”며 “평화와 번영을 향해 변함없이 함께 걷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을 보낸 지난해, 100년 전 그날처럼 우리는 ‘나’의 소리를 찾았다”며 “2020년, 새로운 100년의 희망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설 선물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등 대응 관계자, 독도 헬기 순직 소방대원 유족,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관계자,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관계자, 노인 및 사회복지업무 종사자 등에게 보낼 예정이다. 국가·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와 국가유공자 가족, 의사상자 등에게도 선물이 전달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설에는 경남 함양의 솔송주, 강원 강릉의 고시볼, 전남 담양의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의 유과를 선물로 보낸 바 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놓고 여권이 윤 총장을 향해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반면 야당은 “법무부가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받아치면서 정치권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찰의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검사장급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이 ‘제3의 장소에 구체적인 안을 갖고 오라’고 했다는 추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윤 총장이) 장관 고유 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청사 밖에서 그것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윤 총장을 향해 “항명이 아닌 순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일 뿐”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병무청장을 불렀는데 오지 않았다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텐데 왜 검찰만 예외여야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이 좌파 독재의 길을 열고자 검찰 학살 망나니 칼춤을 추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이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우리보다 더 낫기야 하겠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나 보니 헛기대였다”며 “윤 총장 한 명만 남기고 그 주변 검사들을 다 뽑아 버린 게 민주주의 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 추 장관 탄핵소추안과 청와대의 검찰 수사 방해 의혹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고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조동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8일)을 맞아 모종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8일이 김 위원장 생일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9일)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생일을 챙긴 것은 북한에 대해 핵 도발 자제를 촉구하고 대화 재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TV는 10일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난 장면을 방송하면서 김 위원장이 당시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매우 위험할 것”이라며 “제재에도, 해제에도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정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 항해 등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선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청와대의 2018년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 측의 자료 제출 거부로 실패했다. 현 정부 들어 모두 4차례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검찰이 자료 확보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6시간 만에 철수했다. 자치발전비서관실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공공병원 공약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환석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이 당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곳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은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며 “한 번도 허용된 적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이다.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 직후 검찰이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에 압수수색을 나온 데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나타내며 이틀 연속 청와대가 검찰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검찰은 “장소와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했고, 동일한 내용의 영장으로 전날 균형발전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반박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박효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8일)을 맞아 모종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8일이 김 위원장 생일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9일)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생일을 챙긴 것은 북한에 대해 핵 도발 자제를 촉구하고 대화 재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항해 등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선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 당국자는 9일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 안전 보호와 관련한 내용이 있으니 그렇게 활용할 수 있다”며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