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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인 FC서울의 공격수 린가드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의 프로축구 K리그1(1부) 안방경기(0-0 무승부) 전반 27분에 그라운드에 엎드려 고통을 호소했다. 홀로 방향 전환을 하다가 뿌리가 약한 잔디가 흙에 고정되지 않고 움푹 파이면서 발목을 접질렸기 때문이다.쌀쌀한 날씨로 인해 잔디 뿌리가 그라운드에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땅이 얼면서 이날 린가드 등 여러 선수들이 경기 도중 미끄러졌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선수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울 수비수 김진수는 “공과 상관없이 뛰다가 넘어질 때도 많았다. 이런 상태에서 축구를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전북이 6일 예정된 시드니FC(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경기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는 것도 잔디 때문이다. 전북 관계자는 “AFC가 잔디 상태 등을 이유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전북 공격수 이승우는 지난달 23일 안방에서 열린 광주와의 K리그1 경기(2-2 무승부)를 마친 뒤 “땅을 제대로 딛고 공을 차야 하는데 미끄러진다. 축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잔디 품질이 손상되면 선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개선을 촉구했다.올 시즌 K리그1은 울산이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6월)과 K리거 위주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이 치르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7월) 일정으로 인해 예년보다 2주가량 빠른 지난달 15일 개막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추위가 계속되고 눈이 내리면서 잔디 상태가 악화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각 구장을 관리하는 지자체는 꽁꽁 언 잔디 위에 천막을 덥고 온풍기를 틀어 녹이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일각에선 유럽 축구장처럼 그라운드 밑에 열선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열선 설치는 예산이 많이 들고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한 프로축구단관계자는 “1년 이상이 걸리는 공사를 모든 구장이 진행하면 리그 진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잔디 문제와 그라운드 환경 개선을 담당할 ‘피치어시스트팀’을 신설하는 등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잔디 문제가 있는 경기장은 개선 계획을 제출받고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최다(20회) 우승을 기록 중인 명문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추락이 거듭되고 있다. 맨유는 3일 풀럼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안방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에서 중도 탈락한 맨유는 2연패를 노린 FA컵에서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무관의 위기에 처했다. 맨유는 이날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20개 팀 중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맨유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는 16강에 올라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가 사실상 유일하다. 맨유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축구팀 중 하나다. 지난해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구단 가치 평가에서도 65억5000만 달러(약 9조57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66억 달러·약 9조6400억 원)에 이어 2위를 했다.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퇴)이 2005∼2012년 몸담아 한국 팬들도 많다. 하지만 맨유는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84)이 2013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햇수로 28년간 맨유를 이끌면서 13차례 EPL 우승을 포함해 38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맨유가 EPL에서 우승한 건 퍼거슨 감독 시절인 2012∼2013시즌이 마지막이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이후 루이 판할(2014∼2016년), 조제 모리뉴(2016∼2018년), 에릭 텐하흐(2022∼2024년) 등 세계적 감독들이 팀을 맡았지만, 번번이 성적 부진으로 짐을 쌌다. 영국 BBC는 “맨유는 감독이 바뀔 때마다 전술 변화가 생겼다. 일관된 원칙 없이 새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거액을 주고 영입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팀의 완성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맨유가 영입한 선수 중 역대 이적료 1위는 2016년 영입한 미드필더 폴 포그바(1억500만 유로·약 1599억 원)이며, 2위는 2022년 입단한 공격수 안토니(9500만 유로·약 1447억 원)다. 하지만 포그바(EPL 157경기 29골)와 안토니(EPL 62경기 5골)는 팀을 EPL 정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임대 등으로 맨유를 떠났다. 감독에게 팀을 재건할 충분할 시간을 주지 않는 구단 수뇌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맨유 수비수 출신인 리오 퍼디낸드는 “맨유는 과거의 성공에 취해 있다. 마음을 비우고 감독이 힘을 키울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와중에 부진이 거듭되자 현 사령탑과 구단 레전드가 ‘장외 설전’까지 벌였다. FA컵 16강 탈락 후 후벵 아모링 맨유 감독(40)이 “궁극적 목표는 EPL 우승”이라고 밝히자 역대 맨유 선수 최다골 기록(253골) 보유자인 웨인 루니(40)는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아모링 감독의 순진한 생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루니는 BBC에서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에 아모링 감독은 “나는 순진하지 않다.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팀을 평가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루니는 최근 잉글랜드 2부 리그 플리머스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는 등 지도자로서의 성적은 초라하다. 아모링 감독은 맨유가 지난해 11월 텐하흐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지휘봉을 맡긴 감독이다. 그는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를 맡은 10번째 감독(임시 감독 포함)이다. 아모링 감독은 포르투갈 1부 리그에서 두 차례(2020∼2021, 2023∼2024시즌)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전술가지만 맨유에선 24경기에서 10승 5무 9패(승률 41.7%)에 그치고 있다. 아모링 감독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맨유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으로 이끌겠다는 건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아모링 감독의 순진한 생각이다.”영국 BBC에서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웨인 루니(40)는 3일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40)이 2024~20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탈락한 뒤 “궁극적 목표는 EPL 우승”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역대 맨유 선수 최다골 기록(253골) 보유자인 루니는 선수 시절 맨유를 5차례 EPL 정상으로 이끌었다. BBC에 따르면 아모링 감독은 루니의 말을 전해 듣고는 “나는 순진하지 않다.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팀을 평가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루니는 1월 잉글랜드 2부 리그 플리머스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는 등 지도자로서의 성적은 초라하다.맨유는 잉글랜드 최상위리그 최다(20회) 우승을 기록 중인 명문 팀이지만 이번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에서 중도 탈락한 데 이어 2연패를 노린 FA컵에서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사령탑과 구단 레전드가 ‘장외 설전’을 벌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맨유는 이날 풀럼과의 FA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맨유는 3일 현재 EPL에선 20개 팀 중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맨유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는 16강에 올라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모링 감독이 언젠가는 맨유를 다시 리그 정상으로 이끌겠다고 하자 루니가 쓴소리를 내뱉은 것이다.맨유는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84)이 2013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햇수로 28년간 맨유를 이끌면서 13차례 EPL 우승을 포함해 우승컵 38개를 들어 올렸다. 맨유가 EPL에서 우승한 건 퍼거슨 감독 시절인 2012~2013시즌이 마지막이다. 맨유는 퍼거슨 감독 이 떠난 이후 루이스 판할(2014~2016년), 조제 모리뉴(2016~2018년), 에릭 텐하흐(2022~2024년) 등 세계적 감독들이 팀을 맡았지만, 번번이 성적 부진으로 짐을 쌌다.BBC는 “맨유는 감독이 바뀔 때마다 전술 변화가 생겼다. 일관된 원칙 없이 새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거액을 주고 영입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팀의 완성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맨유가 영입한 선수 중 역대 이적료 1위는 2016년 영입한 미드필더 폴 포그바(1억500만 유로·약 1599억 원)이며, 2위는 2022년 입단한 공격수 안토니(9500만 유로·약 1447억 원)다. 하지만 포그바(EPL 157경기 29골)와 안토니(EPL 62경기 5골)는 팀을 EPL 정상으로 이끌지 못하고 맨유를 떠났다. 감독에게 팀을 재건할 충분할 시간을 주지 않는 구단 수뇌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맨유 수비수 출신인 리오 퍼디낸드는 “맨유는 과거의 성공에 취해 있다. 마음을 비우고 감독이 힘을 키울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아모링 감독은 맨유가 이번 시즌 중이던 지난해 11월 텐하흐 전 감독을 경질한 뒤 팀의 지휘봉을 맡긴 감독이다. 그는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를 맡은 10번째 감독(임시 감독 포함)이다. 아모링 감독은 포르투갈 1부 리그에서 두 차례(2020∼2021, 2023∼2024시즌)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전술가다. 하지만 맨유에선 24경기를 치러 10승 5무 9패를 기록하면서 승률이 41.7%에 그치고 있다. 아모링 감독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맨유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북도가 서울시에 예상 밖 압승을 거두고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6회 여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 선정 투표를 진행했다. 전북도는 전체 유효표 61표 중 49표(80.3%)를 받아 서울시(11표)를 38표 차이로 따돌렸다. 1표는 무효표였다. 전북은 이로써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한국에서 여름올림픽을 열기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방 도시들 간의 연대를 통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어 내겠다는 (올림픽) 정신이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며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도록 서울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성명을 통해 “전북이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전북, ‘지방도시 연대’ 앞세워 승리… “다윗이 골리앗 이겼다”서울 꺾고 2036 올림픽 유치 후보대구 육상-광주 양궁-전남 서핑 등, 전북, 전국서 분산 개최 계획 밝혀‘대륙별 개최 논리’ 따르면 亞 차례… 인도-인도네시아-카타르 등과 경쟁내년 이후 IOC 유치위 등 거쳐 선정전북도가 28일 서울시를 꺾고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로 선정되자 전북도와 전북도체육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환호가 나왔다. 투표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서울은 스포츠 시설은 물론이고 교통 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준비된 도시’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흑자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32년 여름올림픽에 도전했다가 호주 브리즈번에 밀려 실패하긴 했지만 서울은 여전히 국제 경쟁력에서는 전북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 이에 맞서 전북도는 비(非)수도권 연대를 내세웠다.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춰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투표 전 프레젠테이션에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대구스타디움에서 육상을 개최하고, 광주(국제양궁장,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각 종목을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을 부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 4명의 지자체장들이 프레젠테이션 영상에 깜짝 등장해 비수도권 연대 의지를 보여줬다. 전북은 2023년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당시 파행 운영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실패 속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위기 때 더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울에 머물며 투표권을 가진 올림픽 37개 종목 대의원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투표 결과는 예상 밖 전북의 압승이었다. 전북은 올림픽 종목 경기단체 대의원 62명이 참여한 가운데 무효 1표를 제외한 61표 중 49표(80.3%)를 받아 11표에 그친 서울을 크게 따돌리는 대이변을 일으켰다.이제 남은 과제는 해외 경쟁 도시들과의 본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현재 2036년 올림픽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는 인도가 꼽힌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국가 인프라 확충을 노리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도로 올림픽 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카타르 도하,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도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올림픽은 대륙별로 순환 개최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2036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복을 입고 이날 행사에 임한 김 지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명제에 따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멋과 맛을 세계에 알리겠다. 문화올림픽과 환경올림픽을 집중적으로 어필해서 국제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경쟁 도시였던 서울시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이사님들 가운데 많은 분이 (서울-전북) 공동 개최안을 제안해 주셨다”면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서울과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성명을 통해 “(전북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서울은 지금까지 쌓아온 IOC 접촉 채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2036 여름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IOC를 이끌어 온 토마스 바흐 위원장(72·독일)의 임기가 올해 6월 끝나기 때문에 새 집행부가 개최지 선정 작업을 맡게 된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은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이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와 다르다. 과거엔 올림픽이 열리기 7년 전에 IOC 위원들이 총회에서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IOC가 2019년 제134차 총회를 통해 변경한 방식에선 유치 후보 도시를 사전에 평가하는 ‘미래유치위원회(Future Host Commission)’가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 도시를 추천하면 IOC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뒤 총회 투표로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여름올림픽 미래유치위에는 집행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IOC 이사 10명이 참여한다. IOC가 2036년과 204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OC는 2017년 9월 총회에서 2024년 대회는 파리(프랑스), 2028년 대회는 로스앤젤레스(미국)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IOC가 두 대회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경우에 따라 전북도가 2036년 대회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2040년 대회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는 셈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1부)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과 재도약을 꿈꾸는 전북이 올 시즌 첫 ‘현대가(家) 더비’를 치른다. 한국 프로축구 전통의 명가 울산과 전북은 1일 오후 2시 울산의 안방인 울산문수경기장에서 2025시즌 K리그1 3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울산은 HD현대, 전북은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양 팀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가지며 뜨거운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K리그 역대 최다(9회) 우승팀 전북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리그 역사상 첫 5연패를 달성했다. 이 기간에 전북에 밀려 세 차례 준우승(2019, 2020, 2021년)에 그쳤던 울산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새 왕조를 세웠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울산과는 현대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선수들은 최근 몇 년간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라이벌 의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양 팀의 대결은 사전 예매로 판매된 좌석이 2만5000석일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16일 울산이 안양을 상대로 치른 안방 개막전 관중은 1만8718명이었다. K리그와 리그컵, 대한축구협회(FA)컵(현 코리아컵) 등을 포함한 역대 전적에선 울산이 43승 30무 42패로 1승 앞서 있다.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1부 리그에 잔류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울산과의 K리그1 맞대결에선 1승 1무 1패로 팽팽히 맞섰다. 이번 현대가 더비에선 장신 공격수들의 대결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은 토종 공격수 허율(24·192cm)이 선봉에 선다. 프로에 데뷔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광주에서 13골을 넣은 허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허율은 지난달 23일 2라운드 대전과의 경기(2-0·울산 승)에서 이적 후 첫 골을 헤더로 기록했다. 울산은 허율의 활약을 앞세워 승격팀 안양에 0-1로 패한 개막전의 충격에서 벗어나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허율은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셔서 (대전전에서) 데뷔골을 넣을 수 있었다. 팀을 위해 더 많은 골을 넣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전북은 이탈리아 출신 공격수 콤파뇨(29·195cm)의 머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콤파뇨는 탁월한 헤더 능력을 앞세워 2018∼2019시즌 산마리노 프로축구 리그에서 22골(24경기)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던 선수다. 콤파뇨는 전북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3일 포트(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16강 1차전에서 머리로만 두 골을 만들어 전북의 4-0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달 23일 광주와의 K리그1 2라운드 경기(2-2 무승부)에서도 헤더로만 두 골을 넣었다. 명가 재건의 중책을 맡고 올 시즌부터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거스 포옛 감독(58·우루과이)은 광주전을 마친 뒤 “선수들의 정신력이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다. 다음 경기부터는 주도권을 쥐고 경기 템포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북도가 28일 서울을 꺾고 2036년 여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로 선정되자 전북도와 전북도체육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환호가 나왔다.투표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서울은 스포츠 시설은 물론이고 교통 숙박 등 모든 인프라가 잘 갖춰진 ‘준비된 도시’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흑자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32년 여름올림픽에 도전했다가 호주 브리즈번에 밀려 실패하긴 했지만 서울은 여전히 국제 경쟁력에서는 전북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이에 맞서 전북도는 비(非)수도권 연대를 내세웠다.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춰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투표 전 프레젠테이션에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대구스타디움에서 육상을 개최하고, 광주(국제양궁장,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각 종목을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을 부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 4명의 지자체장들이 프레젠테이션 영상에 깜짝 등장해 비수도권 연대 의지를 보여줬다.김관영 지사는 이와 함께 며칠을 서울에 머물며 투표권을 가진 올림픽 37개 종목대의원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은 “우리는 너무나 간절했다. 유권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열심히 만났다”고 말했다.투표 결과는 예상 밖 전북의 압승이었다. 전북은 전체 유효표 61표 중 49표(80.3%)를 받아 11표에 그친 서울을 크게 따돌리는 대이변을 일으켰다.이제 남은 과제는 해외 경쟁 도시들과의 본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현재 2036년 올림픽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는 인도가 꼽힌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국가 인프라 확충을 노리는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도로 올림픽 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카타르 도하,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도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올림픽은 대륙별로 순환 개최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2036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한복을 입고 이날 행사에 임한 김 지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명제에 따라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멋과 맛을 세계에 알리겠다. 문화올림픽과 환경올림픽을 집중적으로 어필해서 국제 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 지사는 이와 함께 “경쟁 도시였던 서울시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이사님들 가운데 많은 분이 (서울-전북) 공동 개최안을 제안해 주셨다”면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서울과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시 역시 성명을 통해 “(전북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도록 서울은 지금까지 쌓아온 IOC 접촉 채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2036 여름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IOC를 이끌어 온 토마스 바흐 위원장(72·독일)의 임기가 올해 6월 끝나기 때문에 새 집행부가 개최지 선정 작업을 맡게 된다.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은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이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와 다르다. 과거엔 올림픽이 열리기 7년 전에 IOC 위원들이 총회에서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IOC가 2019년 제134차 총회를 통해 변경한 방식에선 유치 후보 도시를 사전에 평가하는 ‘미래유치위원회(Future Host Commissions)’가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 도시를 추천하면 IOC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뒤 총회 투표로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여름올림픽 미래유치위에는 집행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IOC 이사 10명이 참여한다.IOC가 2036년과 204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OC는 2017년 9월 총회에서 2024년 대회는 파리(프랑스), 2028년 대회는 로스앤젤레스(미국)에서 연다고 발표했다. IOC가 두 대회 개최지를 동시에 발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경우에 따라 전북도가 2036년 대회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2040년 대회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는 셈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맨시티)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시즌 연속 20골 고지를 밟았다. 홀란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4∼2025시즌 EPL 27라운드 방문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시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흘 전 리그 선두 리버풀(승점 67)에 0-2로 패했던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점 47(14승 5무 8패)이 된 맨시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에 자리했다. 리그 4연승에 실패한 토트넘은 13위(승점 33)에 머물렀다. 홀란은 전반 12분 페널티박스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세 시즌 연속 EPL 득점왕에 도전 중인 홀란은 득점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5골)와의 격차를 5골로 줄였다. 홀란은 EPL에 데뷔한 2022∼2023시즌(36골)과 2023∼2024시즌(27골)에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이날 55%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한 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봅슬레이 파일럿’ 원윤종(40·사진)이 ‘피겨 프린스’ 차준환(24)을 제치고 내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할 한국 대표 후보로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7일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기간에 진행되는 IOC 선수위원 선거의 국내 후보로 원윤종을 선정했다”고 알렸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6일 후보 면접을 실시한 평가위원회는 언어 능력, 올림픽 참가 경력 및 성적 등을 검토해 원윤종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원윤종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봅슬레이 메달(4인승 은메달)을 딴 한국 팀의 파일럿이었다. 2014년 소치 대회부터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겨울올림픽에 세 번 참가한 원윤종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다. IOC는 여름·겨울 올림픽 때마다 선수위원 선거를 실시하며 해당 대회 또는 직전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만 후보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문대성 전 의원(49·태권도)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43·탁구)이 IOC 선수위원을 지낸 적이 있다. 원윤종이 당선되면 한국 겨울 종목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 타이틀을 얻는다. 원윤종은 “다시 한 번 국가대표가 된 것이어서 기쁜 마음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잘 준비해 많은 표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5·맨체스터시티)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시즌 연속 20골 고지를 밟았다.홀란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4~2025시즌 EPL 27라운드 방문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시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흘 전 리그 선두 리버풀(승점 67)에 0-2로 패했던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점 47(14승 5무 8패)이 된 맨시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를 유지했다. 리그 4연승에 실패한 토트넘은 13위(승점 33)에 머물렀다.홀란은 전반 12분 맨시티의 역습 상황에서 제레미 도쿠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중앙으로 보낸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세 시즌 연속 EPL 득점왕에 도전 중인 홀란은 득점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25골)와의 격차를 5골로 줄였다. 홀란은 EPL에 데뷔한 2022∼2023시즌(36골)과 2023~2024시즌(27골)에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다. 맨시티는 홀란이 팀에 합류하기 전인 20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EPL 4연패를 달성했다.토트넘은 이날 55%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33)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한 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3)이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선거를 통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183표 중 156표(85.2%)를 얻어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70·15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67·11표)를 제쳤다. 1표는 무효표였다. 정 회장은 세 번째 임기 중이던 지난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 등으로 인해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많은 축구팬들이 정 회장의 무능과 독선을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11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라고 축구협회에 요구했다. 당시 문체부는 “정 회장이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절하게 진행하고, 협회를 부실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노동조합이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등 축구계 내부에서도 정 회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장 선거가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치러진 이날 선거에서 정 회장은 축구인들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정 회장은 2013년엔 경선을 통해 축구협회장에 처음 당선됐고, 2016년과 2021년엔 단독 입후보해 연임했다. 한 해 예산이 2000억 원을 넘은 축구협회를 4년 더 이끌게 된 정 회장은 “많은 지지를 받은 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면서 축구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의 예상 밖 압승에 대해 축구협회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협회의 개혁을 이뤄낼 젊고 참신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선거인들이 안정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한 선거인은 “정 회장과 경쟁한 후보들이 실현 가능하고 획기적인 공약을 내놓기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에 피로를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던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올해 1월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본 뒤 정 회장을 지지하겠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고 밝힌 정 회장이 선거운동 기간에 전국을 1만5000km 이상 돌아다니며 감독과 동호인 등 선거인단을 만나고, 선거인별 맞춤 투표 독려 영상을 보내며 독선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의 당선으로 그가 지난 임기부터 추진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대형 사업의 진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지난달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정 회장은 또 아시안컵과 여자 월드컵 유치, 협회 집행부 인적 쇄신 등을 약속했다.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문체부와의 갈등 해소는 정 회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 등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냈다. 집행정지 신청은 법원이 인용했으나 문체부가 항고한 상태다. 정 회장은 “정부의 지적에 대해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겠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으로 떠오른 김채연(19)이 개인 최고점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채연은 2025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에 이어 2개 국제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김채연 시대’를 활짝 열었다. 김채연은 2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년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8.27점과 예술점수 70.09점을 합쳐 총점 148.36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점수 74.02점(1위)을 더해 총점 222.38점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위 브레이디 테넬(27·미국·204.38점)에 18점이나 앞선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4대륙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하고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 선수들이 참가하는 메이저대회다. 김채연은 ‘피겨 여왕’ 김연아(2009년·은퇴), 이해인(2023년)에 이어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세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13일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꺾고 깜짝 금메달을 땄던 김채연은 일주일 만에 열린 이번 대회(20일 개막)에서 쇼트와 프리, 합계 점수 모두 ISU 공인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김채연은 “안방에서 대회가 열려 행복하면서도 긴장이 많이 됐는데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의 종전 4대륙선수권 최고 성적은 작년 대회 은메달이었다. 김채연은 이날 트리플(3회전) 점프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11점)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연기 도중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김채연은 “쥐가 나서 아팠기 때문에 내 점수가 나왔을 때 마음껏 기쁜 표정을 짓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김채연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어머니가 직접 제작한 드레스를 입고 ‘금빛 연기’를 펼쳤다. 김채연은 “우승을 한 뒤 내 의상은 어머니가 만들어 준 것이라고 소개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부모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다음 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번 세계선수권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국가별 쿼터(출전권)가 걸려 있다. 김채연은 “아시안게임과 4대륙선수권을 통해 긴장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다. 세계선수권에서 자신 있게 연기해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피겨 프린스’ 차준환(24)은 22일 끝난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85.78점을 받은 차준환은 쇼트에서 받은 점수 79.24점(4위)을 더해 총점 265.02점으로 미하일 샤이도로프(21·카자흐스탄·285.10점)에 이어 2위를 했다.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땄던 차준환은 2개 대회 연속 입상했다. 차준환이 4대륙선수권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22년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대회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연이은 대회 출전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발목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체력 문제로 좋은 연기를 펼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세계선수권까지는 회복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차준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2023년 대회 은메달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울산이 대전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프로축구 K리그1(1부) 4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23일 대전과의 2025시즌 K리그1 2라운드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날 쾌승으로 울산은 승격 팀 안양과의 개막전(16일)에서 0-1로 패한 충격에서 벗어났다. 울산은 이적생들이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은 전반 7분 윤재석(22)이 페널티지역에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윤재석은 지난해 K리그2(2부) 천안과 전남에서 뛰며 6골(29경기)을 넣은 미드필더다. 울산은 후반 13분에는 장신 공격수 허율(24·192cm)이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로 추가 골을 넣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득점왕 출신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35)를 대전으로 보낸 울산은 제공권이 뛰어난 유망주 허율을 K리그1 광주로부터 영입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56)은 “허율이 개막전에서 득점을 놓쳐 압박감에 시달렸는데 이번 경기에서 득점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대전 데뷔전이었던 15일 포항전(3-0·대전 승)에서 두 골을 넣었던 주민규는 이날 친정을 상대로는 침묵했다. 지난해 준우승팀 강원도 같은 날 포항과의 안방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마수걸이 승을 거뒀다.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강원은 대구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으나 한 경기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차두리 감독(45)이 이끄는 화성은 이날 열린 성남과의 K리그2 방문경기에서 0-2로 졌다.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 오산고 감독 등을 지낸 차 감독은 이 경기가 프로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올 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하는 막내 구단 화성은 62%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슈팅 8개를 시도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33·토트넘)이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한 시즌 ‘10(골)-10(도움)’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기록에선 역대 11번째로 ‘70골-70도움’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은 23일 열린 입스위치와의 2024∼2025시즌 EPL 2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토트넘의 4-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EPL 3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이날 현재 12위(승점 33·10승 3무 13패)를 유지했다. 멀티 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의 이번 시즌 공식전 기록은 35경기 10골 10도움이 됐다. 손흥민은 EPL(23경기)에선 6골 9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6경기)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4경기)에선 각각 3골, 1골을 넣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는 2경기에 출전해 도움 1개를 올렸다.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기량이 만개한 손흥민은 2017∼2018시즌(18골 11도움), 2019∼2020시즌(18골 11도움), 2020∼2021시즌(22골 17도움), 2023∼2024시즌(17골 10도움)에 이어 프로 무대에서 다섯 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과 도움을 기록했다.손흥민은 EPL 통산 326경기에 출전해 126골 71도움을 기록하면서 ‘EPL 70-70 클럽’에 가입한 역대 11번째 선수가 됐다. 라이언 긱스(109골 162도움), 웨인 루니(208골 103도움), 티에리 앙리(175골 74도움·이상 은퇴) 등 10명만이 손흥민에 앞서 대기록을 썼다. 이 기록을 작성한 선수 중 현재 EPL에서 뛰고 있는 건 손흥민과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70골 118도움),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81골 84도움) 등 세 명뿐이다. 70-70을 달성하려면 득점력과 넓은 시야, 패스 능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 EPL 통산 득점 1위인 앨런 시어러(260골 64도움)와 ‘크로스 장인’ 데이비드 베컴(62골 80도움·이상 은퇴) 등도 EPL 70-70은 이뤄내지 못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8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도왔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친 손흥민이 중앙으로 공을 낮고 강하게 찔러주자 존슨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8분 뒤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안에 있던 존슨에게 침착하게 땅볼 패스를 건넸고, 존슨은 왼발 슈팅으로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2-1로 앞선 후반 29분 윌송 오도베르와 교체됐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8점을 줬다. 손흥민은 7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3개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뿌렸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전반전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플레이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재성(33·마인츠)은 22일 열린 장크트파울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안방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이재성은 후반 22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은 팀 동료가 슈팅한 공을 상대 골키퍼가 잡지 못하고 놓치자 몸을 던지며 왼발로 밀어 넣었다. 두 달여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이재성의 시즌 득점은 6골이 됐다. 이재성은 후반 추가 시간엔 파울 네벨의 쐐기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영원한 것은 없다.”세계적인 축구 명장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맨시티) 감독(54·사진)은 사령탑 인생에서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실패의 쓴맛을 본 뒤 이렇게 말했다. 맨시티(잉글랜드)는 20일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레알)와의 2024∼2025시즌 챔스리그 녹아웃 페이즈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7)에게 세 골을 내주며 1-3으로 졌다. PO 1차전 안방경기에서 2-3으로 졌던 맨시티는 1, 2차전 합계 3-6으로 밀려 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본선 참가 팀이 종전 32개에서 36개로 늘어난 이번 시즌 챔스리그에선 팀당 리그 페이즈 8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 팀은 16강으로 직행하고, 9∼24위는 PO를 치러 이 중 8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레알과 맨시티는 리그 페이즈에서 각각 11위, 22위를 했다.과르디올라 감독은 1군 사령탑 생활을 시작한 FC 바르셀로나(스페인·2008∼2012년)와 바이에른 뮌헨(독일·2013∼2016년)을 거쳐 2016년 7월부터 맨시티를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은 모든 팀을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끈 그는 챔스리그에선 매번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세 차례 우승을 기록했다. 2022∼2023시즌엔 맨시티의 창단 첫 챔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합쳐 3관왕을 달성했다.하지만 이번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추락하고 있다. 5연패를 노렸던 EPL에선 이날 현재 4위에 자리해 있고, 챔스리그와 잉글랜드 풋볼리그컵에선 중도에 탈락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핵심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34) 등 베테랑들이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를 겪고 있는 가운데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의 수혈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우리는 아주 뛰어난 팀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이강인(24)의 소속 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이날 브레스트(프랑스)와의 PO 2차전 안방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PO 1차전 방문경기에서 3-0으로 이겼던 PSG는 1, 2차전 합계 10-0으로 16강에 올랐다. 이강인은 PO 2차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다.레알은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페이즈 플레이오프(PO) 2차전 안방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12일 열린 1차전 방문경기에서 3-2로 이겼던 레알은 1, 2차전 합계 6-3으로 앞서 16강에 진출했다.이번 시즌 챔스리그는 팀당 리그 페이즈 8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 팀은 16강으로 직행한다. 9∼24위는 PO를 치러 이 중 8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레알과 맨시티는 리그 페이즈에서 각각 11, 22위를 기록했다.챔스리그 최다(15회) 우승팀인 레알은 해트트릭을 작성한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7)의 맹활약을 앞세워 2022~2023시즌 대회 우승팀 맨시티를 제압했다. 음바페는 이날 전반에 2골, 후반에 1골을 넣었다. 그는 맨시티의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25)과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PO 1차전에선 음바페가 1골, 홀란이 2골을 넣었다. 하지만 홀란은 무릎 부상 여파로 PO 2차전엔 출전하지 못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올 시즌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19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WA) 실내 투어 높이뛰기대회에서 2m28을 넘어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9일 체코 후스토페체 대회에서 2m31의 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참가한 국제대회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우상혁은 이날 2m16, 2m21, 2m25, 2m28을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루이스 사야스(쿠바)가 2m28을 넘지 못하면서 우상혁은 점프 네 번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확정한 우상혁은 2m32에 도전했으나 세 번 모두 실패했다. 우상혁이 2m32를 넘었다면 올 시즌 남자 높이뛰기 단독 1위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19일 현재 시즌 최고 기록은 2m31로 우상혁과 스테파노 소틸레(이탈리아), 요나탄 카피톨니크(이스라엘)가 보유하고 있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간판스타 우상혁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3년 만의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세계실내선수권대회는 다음 달 21∼23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다. 우상혁은 9월 13∼21일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세계실외선수권대회에서도 첫 우승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이날 대한육상연맹을 통해 “올해 두 번째 실내 투어 경기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 기분이 좋지만, 기록은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선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윤정환 감독(52)은 지난해 12월 한국 프로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K리그1(1부)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끌어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그가 K리그2(2부)로 강등이 된 인천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 1부 리그 감독상 수상자가 다음 시즌 2부 리그 팀을 맡은 건 윤 감독이 최초다. 윤 감독은 강원과의 재계약 협상에서 연봉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결별했다. 지난 시즌을 K리그1 최하위(12위)로 마쳐 강등의 쓴맛을 본 인천은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끝에 윤 감독 영입에 성공했다. 윤 감독은 1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강등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바꿀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 팀이 승격을 향해 독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K리그2 정규 라운드(팀당 39경기) 우승팀은 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고 다음 시즌 K리그1으로 직행한다. 2위는 K리그1 11위와 승강 PO를 치러 이겨야 승격한다. 3∼5위는 준PO, PO에서 살아남은 뒤 K리그1 10위와 승강 PO를 또 치러야 한다. 선수 시절 ‘꾀돌이 미드필더’로 불렸던 윤 감독은 2011년 사령탑 생활을 시작한 일본 J2리그(2부) 사간 도스에서 팀을 J리그(1부)로 승격시킨 경험이 있다. 윤 감독은 “2부 리그에서 냉혹한 경쟁을 이겨내고 승격한다는 건 1부 리그 우승만큼 힘든 일이다. 우리가 1부 리그에서 갓 내려온 팀이라 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만, 상대를 얕잡아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2는 윤 감독과 이을용 경남 감독(50), 차두리 화성 감독(45) 등 선수 시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낸 멤버들이 지략 대결을 펼친다. 개막일인 22일 이을용 감독의 경남과 맞붙는 윤 감독은 “이 감독에게 지고 싶지 않다. 안방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두 골 차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 감독은 “인천이 우리를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천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려보겠다”고 맞받아쳤다. 미드필더 출신인 이 감독은 지난해 11월 경남 지휘봉을 잡았다. 이 감독은 2018년 K리그1 FC서울에서 감독 대행을 맡은 적이 있지만, 프로팀 정식 사령탑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은 지난 시즌 K리그2 13개 팀 중 12위에 그쳤다. 이 감독은 “공수 전환이 빠른 축구로 상대를 제압하겠다. 경남이 달라졌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아들인 이태석(23)은 K리그1 포항에서 수비수로 뛰고 있다. 이 감독의 꿈은 경남의 승격을 이끌어 K리그1 경기에서 아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는 “경남을 K리그1에 올려 놓은 뒤 아들이 뛰고 있는 팀과 같은 무대에서 경기를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수와 수비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다부진 돌파를 선보여 ‘차미네이터’(차두리+터미네이터)로 불렸던 차두리 감독은 올 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하는 막내 구단 화성을 이끈다.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 오산고 감독 등을 지낸 그는 화성에서 프로팀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차 감독은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해 왔던 전술이 프로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차 감독의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72)은 과거 수원을 이끌면서 두 차례 K리그 우승(2004, 2008년)을 이뤄냈다. 차두리 감독은 “내가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한 아버지와 계속 비교가 될 것이다. 선수로서는 아버지만큼의 훌륭한 선수가 되지 못했지만, 감독으로는 잘 준비하면 아버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화성은 23일 성남과의 방문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 차 감독은 “화성이 형님 구단들을 괴롭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매 경기 절실한 마음으로 열정을 쏟아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올 시즌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우상혁은 19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WA) 실내 투어 높이뛰기대회에서 2m28을 넘어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9일 WA 실내 투어 체코 후스토페체 높이뛰기대회에서 2m31의 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참가한 국제대회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우상혁은 이날 2m16, 2m21, 2m25, 2m28을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우상혁은 루이스 사야스(쿠바)가 2m28을 넘지 못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우상혁은 2m32에 도전했으나 세 번 모두 실패했다. 우상혁이 2m32를 넘었다면 올 시즌 남자 높이뛰기 1위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19일 현재 시즌 최고 기록은 2m31로 우상혁과 스테파노 소틸레(이탈리아), 요나탄 카피톨니크(이스라엘)가 보유하고 있다. 우상혁은 경기 후 대한육상연맹을 통해 “올해 두 번째 실내 투어 경기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 기분이 좋지만, 기록은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선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상혁은 3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9월 도쿄에서 펼쳐지는 실외세계선수권에선 첫 우승을 노린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홀인원의 저주’를 깬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올랐다. 오베리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 남코스(파72)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선두에 두 타 뒤진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오베리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11월 RSM 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둔 오베리는 1년 3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7억6600만 원)다. 3라운드 3번홀(파3·140야드)에서 피칭웨지로 홀인원을 기록했던 오베리는 대회 코스에 얽힌 저주도 깨뜨렸다. PGA투어 사무국에 따르면 1983년부터 올해까지 이 골프장 남코스 3번홀에선 홀인원이 14번 나왔는데, 이 기간에 홀인원을 작성하고 우승까지 차지한 건 오베리가 유일하다. 오베리는 “어려운 코스에서 힘든 싸움을 벌인 끝에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모친상을 당한 대회 호스트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일인 이날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즈의 어머니 쿨티다 여사는 4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방송 중계석을 찾은 우즈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내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와 큰 힘이 됐다. 나의 모든 것이었던 어머니를 잃은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PGA투어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쿨티다 여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번 대회 7번홀(파4) 깃대에 글씨와 로고가 없는 흰색 천을 달았다. 선수들은 쿨티다 여사를 기리고, 우즈를 위로하기 위해 빨간 배지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우즈는 빨간색이 힘을 줄 것이라는 쿨티다 여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어릴 때부터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날 빨간 셔츠를 주로 입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은행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박혜진(35)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BNK로 이적했다. 2018∼2019시즌 신인왕 박지현(25)은 뉴질랜드 리그로 진출했다. 최이샘(31)은 신한은행, 나윤정(27)은 KB스타즈로 팀을 옮겼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은 주축 선수들의 잇단 이적으로 이번 시즌 계획에 없던 ‘리빌딩’을 해야 했다. 당연히 기대치는 낮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6개 팀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승 후보 설문 조사’에서 우리은행은 4위에 그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에도 우승은 역시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16일 열린 KB스타즈와의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최종 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46-44로 이겼다. 21승 8패가 된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BNK(18승 10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려 남은 정규리그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리그 통산 15번째 우승이다.우리은행은 ‘명장’ 위성우 감독(54·사진)이 지휘봉을 잡은 2012∼2013시즌 이후에만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위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말이 안 되는 우승이다. 믿을 건 훈련뿐이었는데 선수들이 잘 참고 이겨내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우승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치로 보면 설명하기 힘든 우승이다. 이날 현재 우리은행의 평균 득점은 59.5점으로 6개 팀 가운데 4위다. 2점슛 성공률(41.9%) 4위, 3점슛 성공률(26.4%)은 5위다. 평균 도움도 12.2개로 꼴찌다.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약한 공격력을 수비 조직력으로 이겨냈다. 이날 현재 리그 최소 실점(평균 57점)을 기록한 팀이 우리은행이다. 블록슛(평균 3.1개)은 1위, 가로채기(평균 7.4개)는 2위다. 전문 센터가 없는데도 리바운드(평균 39개)에서는 3위에 올랐다. 위 감독 특유의 ‘지옥 훈련’을 선수들이 잘 버텨낸 덕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비시즌에 진행된 새벽, 오전, 오후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며 “선수들이 팀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위 감독도 예전보다 디테일한 주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에이스 김단비(35)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위 감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는 김단비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했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최고참 김단비는 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평균 출전 시간 36분 53초)을 뛰면서 득점(평균 21.82점)과 리바운드(평균 11.04개) 모두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블록슛(평균 1.57개)과 가로채기(평균 2.14개)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단비는 “꿈같은 우승이다. 꾸준히 열심히 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걸 우리 팀이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PO)에서 통산 1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위 감독은 “PO에서 어떤 팀을 만나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