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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루거(太魯閣)협곡의 절경이 유명해 한국인도 많이 찾는 관광지인 대만 동부 화롄(花蓮)에서 6일 밤 발생한 강진(규모 6.0)으로 빌딩 4채가 무너지거나 기울어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빌딩 한 곳은 60도 이상 기울어져 있는 데다 기울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대만은 세계의 지진 활동이 집중된 환태평양 조산대를 가리키는 ‘불의 고리’에 위치하고 있다. 7일 오후 현재 대만 당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6명이 사망하고 258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울어지거나 무너진 건물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가 67명이나 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2016년 2월 6일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규모 6.4 강진이 발생해 117명이 사망한 지 꼭 2년 만에 다시 강진이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1∼3층이 무너져 내리면서 건물이 60도 이상 기울어 붕괴 위험에 처한 윈먼추이디(雲門翠堤)빌딩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 구조당국이 지지대를 설치해 붕괴를 막으려 하고 있으나 대만 언론들은 “1시간마다 5cm씩 기울고 있어 완전히 붕괴될 경우 안에 갇힌 실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빌딩 1, 2층은 퍄오량성훠(漂亮生活·아름다운 생활)여관이고 3∼12층은 다세대주택이다. 이 건물에서 4명이 숨졌고 매몰된 약 50명이 아직 구조되지 못해 실종 상태다. 이곳에는 84가구 213명이 살고 있었다고 대만 매체들이 전했다. 화롄을 대표하는 11층짜리 퉁솨이(統帥·마셜)호텔도 1, 2층이 무너져 내리면서 3층이 1층으로 주저앉았다. 6층짜리 바이진솽싱(白金雙星)빌딩, 9층짜리 우쥐우슈(吾居吾宿)빌딩도 무너지거나 기울어지면서 실종자가 발생했다. 빌딩 4채 이외에 90채의 일반 가옥이 붕괴됐다. 퉁솨이호텔 인근에서 공사 중인 호텔의 크레인은 엿가락처럼 구부러졌다. 윈먼추이디빌딩 9층에 거주하던 한국인 김모 씨(58·여)가 출구가 막혀 건물에 갇힌 지 10여 시간 만인 7일 오전 극적으로 구출됐다. 김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한국 외교부는 “별다른 부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만당국은 한국인 부상자가 14명이라고 집계했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김 씨 외에 이 지역에 있었던 한국인 관광객 12명과 가이드 1명은 현지 임시보호소에 머물다가 이날 오후 기차를 통해 안전지역으로 대피했음을 대만 외교부와 구조당국을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13명 중 관광객 1명이 다리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공관과 영사콜센터를 통해 접수한 한국민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대만 전문가들은 유독 빌딩 4채만 피해가 큰 데 대해 이 빌딩들이 지진활동이 일어나는 단층대에 위치해 있었음에도 부실공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만 롄허신원왕(聯合新聞網)은 토목기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4채 모두 ‘저층 허약 빌딩’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빌딩 1층에 벽이 적고 기둥이 많아 약한 1층 구조가 건물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다는 것이다. “대만당국은 이 빌딩들의 건축 신청 당시 자료와 설계도면 등을 통해 부실공사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롄허신원왕이 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도 토목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퉁솨이호텔이 외면이 불규칙한 형태로 안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강진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현지 보도에서 윈먼추이디빌딩 1, 2층에 있는 퍄오량성훠여관이 “여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방 벽들을 허무는 등 개조하면서 건물 중량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 것이 아닌가”라는 주민들의 의혹을 보도했다. 6일 밤 지진 발생 당시 대만은 ‘국가급 경보’를 발령했다. 지진은 20∼30초간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퉁솨이호텔에 머물던 중국인 여성 여행객 쿵(孔)모 씨는 “호텔 5층에서 자고 있다가 지진에 놀라 남편과 함께 1층으로 탈출하려 했으나 3, 4층에서 건물이 뒤틀려 내려가지 못하고 다른 계단으로 기어가다시피 해 옆 건물로 탈출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전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강진 다음 날인 7일 지진 현장을 방문해 “구조 활동을 절대 포기하자 말라”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는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지진 피해 지역에 7일간의 휴교령 등 임시 휴일을 선포했다. 4만 가구가 지진으로 단수됐다가 4900가구가 회복했으나 아직 3만5100가구가 단수 상태라고 대만당국은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규모 5.0 이상 지진 9차례를 포함해 약 250차례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대만 기상당국은 “앞으로 2주간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것이고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다시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진우 기자}
‘인터넷 토론방 게시물 큰 것 하나당 3위안(약 520원), 작은 것은 300개당 200위안(약 3만5000원), 뉴스는 1편당 150위안(약 2만6000원), 지역매체에 (가짜뉴스) 보도(게재)는 1편당 300위안(약 5만2000원).’ 중국이 가짜뉴스 충격에 빠졌다. 신랑왕(新浪網) 텅쉰왕(騰訊網) 등 유명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중국판 카톡 위챗까지 모두 가짜뉴스가 활개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6일 “가짜뉴스로 악의적인 공격을 하거나 여론 조작, 인기검색어를 만들며 인터넷 투표 조작, 가짜광고까지 돈만 내면 모두 가능했다”며 중국의 가짜뉴스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중국의 인기 인터넷토론방, 뉴스 포털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두 예외가 아니었다. 배후에는 가짜뉴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고 뉴스 포털사이트 등의 게시물 관리자를 매수해 가짜뉴스와 댓글을 올리는 ‘인터넷 댓글 알바’ 산업의 사슬이 얽혀 있었다. CCTV 뉴스 기자가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가짜뉴스 브로커와 직접 접촉했다. 브로커는 가격을 제시한 뒤 “웹사이트에 수천 개의 글을 올릴 수 있고 이렇게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가 매우 많다”고 소개했다. 브로커가 CCTV 기자에게 보내준 목록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인터넷 토론방인 런민왕강국토론방뿐만 아니라 배타적 민족주의로 유명한 환추(環球)시보의 뉴스포털 환추왕도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토론방, 유명 뉴스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뉴스 게시판 등 300개의 웹사이트가 있었다. “내용을 보내주면 바로 조작해 드립니다. 긍정적 뉴스, 부정적 뉴스 다 됩니다.”(브로커) “어떤 자료가 필요하죠?”(CCTV 기자) “제목이랑 내용만 있으면 됩니다.”(브로커) CCTV 기자는 취재는 했으나 보도하지 않은 노인 영사(映寫) 기사 이야기 메모를 브로커에게 보냈다. 하루가 안 돼 유명 포털사이트인 써우거우(搜狗)에 기사로 둔갑해 올랐다. 신랑왕과 왕이뉴스는 관계자가 처음엔 거절했으나 곧 뉴스 게시를 수용했다고 브로커가 전했다. 이 기사는 지금까지 남아 있다. 또 다른 브로커 리(麗)모 씨는 “SNS인 QQ채팅방 한 곳에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2000명까지 댓글부대가 있다”고 소개했다. 가짜뉴스나 게시물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문제를 고발하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댓글 알바 수법도 적발됐다. 게시물 관리자들과 브로커가 짜고 해당 게시물에 선정적인 댓글이나 광고를 붙여 게시물까지 규정 위반으로 삭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웨이보는 중국 국무원 명령에 따라 최근 일주일간 최고 인기검색어 페이지를 폐쇄했는데, 이 역시 검색어를 조작하는 ‘댓글 알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은 지난해 5월부터 40여 건의 댓글 알바 사건을 적발해 200여 명을 체포했으며 관련 범죄 수익이 1억 위안을 넘고 적발돼 폐쇄된 사이트가 1만 곳 이상이라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지휘관 대신 인공지능(AI)이 전투를 지휘하는 핵잠수함.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중국에서 현실화될 조짐이다. 중국 해군이 지휘 능력을 갖춘 AI 기술을 핵잠수함에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 AI 기술 도입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과학자들을 익명으로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동안 핵잠수함의 전투 지휘는 잠수함에 탑승한 해군 지휘관에게 의존해 왔다. 핵잠수함에 적용돼 온 컴퓨터가 전투 상황에서 받을 충격, 전자기기 방해 등에 대비해 내구성을 강조하면서 성능이 일반 컴퓨터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SCMP는 전했다. 소나(수중음파탐지기) 신호, 표적 탐지 해석과 판단까지 승무원이 직접 했고 이에 따라 지휘관이 핵잠수함 기동을 결정해 왔다는 것이다. 어둡고 깊은 바닷속 밀폐 공간에서 생활하는 스트레스가 지휘관의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문제였다. 중국군의 핵잠수함 AI 도입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핵잠수함에 적용할 AI는 전투 환경, 소나 신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휘관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동 전략까지 제안할 수 있다. 적의 위협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해 지휘관을 돕는다. AI 스스로 사고하고 정보를 수집해 기술을 개선하면서 인간의 관여 없이도 새롭고 독창적인 전략을 발전시킬 수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SCMP에 “수중 전쟁의 양상을 바꾸는 게임체인저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스텔스 및 센서 기능, 무기 등 분야의 AI 기술에서 미국을 앞서면 미국의 수중 지배력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신안보센터(CNAS)는 이미 작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군 현대화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AI 영역에서 미국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AI 핵잠수함에 대한 걱정이 나왔다. “AI 시스템이 스스로 사고하게 되면 핵미사일을 탑재한 통제 불가능한 잠수함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문재인 정부는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모드를 조성하려 노력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북 강경 방침을 계속 강조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 대북 선제공격)’ 전략 논란까지 불거졌다.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이 본보 단독 인터뷰에서 밝힌 한반도 상황 진단은 이렇게 집약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위험하고, 김정은 정권은 무모하며, 문재인 정부는 나이브(순진)하다.’ 》 “핵·미사일 개발 등 그들(북한)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중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은 1일 오후 베이징대 원장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의도’에 대해 묻자 이렇게 즉답했다. 그는 “(남북 올림픽 대화를 통해 평화를 조성해보겠다는) 한국 정부의 생각은 좋다. 문제는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느냐’이다. (한국 정부가) 좀 더 현실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 원장은 지난해 9월부터 확산된 북핵 문제 관련 중국 학계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달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공산당 정책 결정에 의견을 제공하는 최고 정책 자문회의) 상무위원에 재선돼 그의 위상은 재확인됐다. 자 원장은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의 대(對)북한 무력 사용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은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 문제에 대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해야 하며 중국과도 이를 논의해야 한다”며 “중국과 미국은 이미 (한반도) 컨틴전시플랜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를 어떻게 보나.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이 논의할 수 있는 게 매우 적다. 북핵 문제에서 실질적 진전을 얻기 어렵다. 북한은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핵무기 포기 의사도, 비핵화 협상 의사도 밝힌 적이 없다. 이러면 미국은 북한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동결 선언을 하면…. “동결을 선언한 뒤 검증이 가능하다면 미국은 대화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매우 불신한다. 북한이 검증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선언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화해 노력이 비현실적이라는 얘기인가. “대화를 통해 북한의 태도가 좀 좋아지고, 분위기를 완화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나는 미국이 평창 이후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줄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준비를 잘해야 한다.” ―빅터 차의 주한 미대사 낙마가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을 보여주나.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실험 등으로 도발하면 (미국은) 정말 무력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대화 협상을 통한 해결 가능성은 무력 공격을 통한 해결 가능성보다는 낮다.” ―그럼 한국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컨틴전시플랜 준비를 잘해야 한다. 중국과 한국 간 불필요한 군사 충돌을 막고 최대한 빨리 북한 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중한(한중) 양국 간 컨틴전시플랜 논의가 필요하다. 질서 회복을 유엔군이 할지 한국군이 할지, 중국군이 어떤 역할을 할지,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그 외 다른 준비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5개국이 컨틴전시플랜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위기 이후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새로운 정부를 만들지, 유엔 주도로 보통선거를 치를 것인지 등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많은 문제를 논의해야 하고 이를 위한 다른 대화들이 열려야 한다.” 자 원장은 “미중은 1.5트랙(정부도 참여하는 민간 대화 채널) 등을 통해 이미 컨틴전시플랜 논의를 시작했다. 앞으로 누가 북한의 핵무기를 통제할지, 핵무기의 어떤 부분을 통제할지 등에서 중미 간 분담 문제에 대해 논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오판과 불필요한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논의를 충분히 해놓아야 한다. 위기가 출현한 뒤 대화하면 그때는 너무 늦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이런 얘기를 했나. “진작 했다. 어떤 이들은 찬성했고 어떤 이들은 (찬반을) 말하지 않았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가 중국의 핵무기 증강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무기 전략을 기존의 감축에서 강화로 급변시킨 것이 중국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도 핵무기 능력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어 ‘21세기 미-중-러 간 핵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팡군보는 1월 30일자 7면 군사논단에서 “전략적 억지 효과를 높이고 대국의 지위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드시 신뢰성 있는 핵 억지 능력과 핵 반격 능력을 증강시켜 전략적 핵 균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했을 때 “전 세계 핵무기의 철저한 폐기”를 천명한 지 1년 만에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신문은 “중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왔고 최종 목표는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지만 세계의 형세가 변화무쌍해졌다”며 핵무기 증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팡군보가 제시한 가장 큰 정세 변화는 달라진 미국의 핵 정책이다. 미 국방부가 이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핵 태세 보고서’ 초안에 핵무기 확대와 저강도 핵무기 개발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에 대한 억지 의도도 있다는 게 중국 측 평가다. 제팡군보는 “미국과 러시아 등이 핵무기 수를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핵 능력이 국가안보 전략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27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6800기, 러시아가 7000기를 갖고 있다. 미국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와 최신예 핵잠수함들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인도 등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증강시킬 것”이라며 “100여 기의 핵미사일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최근 개발한 극초음속비행체(HGV) 탑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에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 공격에도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아들아 어디 갔니?” “아들 빨리 돌아와라.”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올라오는 이 말들은 부모가 자녀를 찾는 얘기가 아니다. 중국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여행개구리’의 주인공 청개구리를 찾는 이용자들이 올린 글이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게임은 중국 내 앱스토어의 스마트폰 게임 순위 1위를 달리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게임은 단순하다 못해 무료하다. 청개구리는 책을 보는 등 시간을 보내다 여행을 떠나고 이용자에게 엽서를 보낼 때도 있다. 이용자는 청개구리를 지켜보며 사소한 일을 도와줄 수 있지만 명령하지는 못한다. 중국 언론은 사회생활의 스트레스에 지친 주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중심의 젊은이들이 매사에 의욕을 잃은 채 달관한 듯한 태도를 가리키는 유행어인 ‘포시(佛系)’가 ‘여행개구리’ 열풍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혼 의사도, 출산 의욕도 사라진 젊은이들의 ‘저의욕 현상’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아이를 낳을 엄두는 못 내지만 청개구리를 통해 부모의 기쁨은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다. 상하이(上海)의 젊은 여성 변호사 쉬(徐)모 씨는 중국 메이르징지(每日經濟)신문에 “직장에 아이를 가지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변호사가 출산 1주일 전까지 일하다 회의 중 출산했고 출산 뒤 다시 회의에 참석했다”며 “이 일을 본 많은 이들이 아이를 가져야 할지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는 베이징(北京)의 류(劉)모 씨는 “친구가 자녀 교육을 위해 집을 팔고 유명 학교 인근에 반지하방을 얻었다”며 “출산 양육은 스트레스만 주고 생활수준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SNS에선 “아이를 낳은 뒤 가난해졌다” “자신도 보살피지 못하는데 아이는 말할 것도 없다” 같은 탄식조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에서 저출산 고령화, 노동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달 지난해 출생자 수와 출생률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출생자 수는 1723만 명으로 2016년에 비해 63만 명이 줄었다. 1000명당 출생자 수도 12.43명으로 2016년 12.95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2016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하면서 출생자 수와 출생률이 깜짝 상승하자 중국 정부가 베이비붐까지 거론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가가 두 자녀 갖기를 허용해도 결혼을 거부하거나 출산 의사가 없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가구 2자녀 정책의 실패를 점치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출생자 중 둘째의 비율이 높아 2자녀 정책이 효과를 봤다고 해석했지만 인구경제학자들은 지난해 출생자 수가 그간 가장 낮게 예측했던 수치보다 200만 명이 더 적다며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인구학자 량젠장(梁建章)은 “올해부터 출생인구가 붕괴 상태에 진입할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30만 명에서 80만 명씩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통계학자 황원정(黃文政)은 “전면적인 출산장려 정책에도 (현재 14억 명에 가까운) 중국 인구가 21세기 말에는 8억 명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가 이달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력 핵심인 18∼44세 인구가 지난해 5억4800만 명에서 5년 뒤인 2022년에는 5억1800만 명으로 3000만 명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이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이 17.4%, 65세 이상이 11.4%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2050년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32%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사람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후 40년간 중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은 엄청난 인구에 힘입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인구경제 전문가들은 “무자녀, 노령화, 인구 감소의 3요소가 복합 작용하면 중국 경제에 상당히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 주최 행사에서 노영민 주중대사가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처음 만났다. 주중대사관은 30일 오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주최로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오(釣魚臺)에서 열린 주중 외교단 초청 신년회에서 노 대사와 지 대사가 자연스럽게 조우해 인사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노 대사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이뤄진 남북 간 소중한 접촉과 대화가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고 지 대사가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지 대사는 지난해 11월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 후 귀국할 당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쑹 부장을 마중한 것을 마지막으로 약 2개월간 공식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열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21개국 26명의 정상과 정상급 인사들이 한국을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중 14개국 정상 외빈들과 다음 달 5일부터 연쇄 회담을 갖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9일 브리핑을 하고 “평창 올림픽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정상급 다자외교 무대”라며 방한이 확정된 정상급 외빈 명단을 공개했다. 남 차장은 “16개국 정상급 외빈은 개막식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은 총 14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오·만찬 또는 회담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방한하는 정상급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키워드는 크게 평화와 원전 등 에너지 협력으로 압축된다. 특히 ‘평화 올림픽’ 구상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북핵 문제 해결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취임 후 처음 방한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우선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 구테흐스 총장과 만나 북핵 대화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북한에서도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핵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중 누가 평창을 찾을지는 미정이다.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해 9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중국에선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한다. 주변 4강 외에 유럽 정상급 인사들도 잇달아 방한한다. 네덜란드에선 마르크 뤼터 총리를 비롯해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부부와 공주까지 온다. 스웨덴 국왕인 칼 구스타프 16세와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도 평창을 방문한다. 이들은 겨울스포츠 강국일 뿐만 아니라 한국이 원전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통화까지 하며 방한이 유력시되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사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아베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2명만 참석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폐막식 참석 가능성을 아직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다만 중국 측은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그 대신 폐막식에 부총리급 이상의 고위층을 보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공산당 지도부에서 은퇴했던 왕치산(王岐山·70) 전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2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 대표로 선출됐다. 왕 전 서기가 3월 전국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후난(湖南)성 13기 인민대표대회는 이날 1차 회의에서 118명의 전국인대 대표를 선출했고 여기에 왕 전 서기가 포함됐다. 중국은 각 지방에서 전국인대 대표를 선출하고 여기서 뽑힌 대표들이 3월 전국인대 회의에 참석한다. 전국인대 대표가 돼야 국가기구의 피선거권이 있다. 중국은 3월 전국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뜻하는 이른바 양회를 열어 주요 지도자들의 직책을 결정한다. 왕 전 서기는 중국 공산당 18기 최고지도부(상무위원)였으나 68세가 되면 은퇴하는 공산당의 불문율(이른바 7상8하)에 따라 지난해 10월 19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상무위원과 기율검사위 서기에서 물러났다. 당시 19차 당 대회 이전에 왕 전 서기가 불문율을 깨고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가 은퇴하자 시 주석에 대한 권력 집중을 견제하는 내부 권력투쟁에서 시 주석이 어느 정도 타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집권 2기에서 1인 절대 권력을 꾀하고 있는 시 주석이 집권 1기 5년간 반(反)부패 투쟁을 이끌며 자신의 권력 강화에 앞장서 온 ‘오른팔’ 왕 전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다시 불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중화권 매체들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진핑 2기 출범 이후에도 왕 전 서기가 당 지도부인 정치국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설이 계속 나왔다. 이번에 왕 전 서기가 전국인대 대표에 선출된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왕 전 서기의 복귀설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왕 전 서기가 국가부주석이 되면 20년 만에 처음으로 당에 직책이 없는 인물이 국가기구 지도자에 선출되는 사례가 된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본다. 왕 전 서기의 복귀는 그간 중국 공산당의 관례를 깼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과도 맞물려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지난해 국경 지역에서 군사 대치가 발생한 중국과 인도가 최근 이 지역 주변에서 전투기 등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돼 중-인 국경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다. 29일 BBC 중문판에 따르면 미국 정보분석업체 스트랫포는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지난해 중-인 갈등이 발생한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 주변 양국 공군기지에 전투기와 미사일 등 공격 무기가 대거 배치된 모습을 포착했다. 양국은 중국 인도 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둥랑에서 73일간 무장 대치한 끝에 지난해 8월 갈등을 봉합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국 간 감정싸움은 계속됐고 둥랑 주변에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해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15일 둥랑 북부 중국의 시짱(西藏)자치구 르카쩌(日喀則)평화공항에 젠(殲)-10, 젠-11, JH-7 전투기가 대거 배치됐다. 공격형 대형 무인기인 샹룽(翔龍) 3대와 Mi-17 수송헬기들도 배치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근의 라싸궁가(拉薩貢알)공항에 지대공미사일 훙치(紅旗)-9와 19대의 젠-10 전투기, 5대의 젠-11, 2대의 쿵징(空警)-500 조기경보기가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8일 위성사진에 따르면 인도 역시 둥랑 남부의 실리구리 바그도그라 공항에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30MKI를 대거 배치했다. 이 전투기는 현재 인도 공군의 주력 전투기다. 인도와 러시아가 협력으로 만든 브라모스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인근의 하시마라 공군기지에는 원래 지난해 말 퇴역할 예정이던 미그 27기들만 있었으나 지난해 11월 수호이-30MKI가 대거 배치됐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인 국경지역이 한반도에 비해 군사 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중국과 인도라는 두 대국이 대립하는 지역이라 갈등의 출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은 북극 사무(事務)의 중요한 이해관계자다. 이 지위를 넘어서지도 않겠지만 이 지위에서 빠지지도 않을 것이다.”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5일 베이징(北京) 국무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북극정책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북극 문제의 이해당사자’라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은 새로운 북극정책을 내놓을 것이고 북극의 평화 안정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극에서 무려 3000km 떨어져 있는 중국이 자신을 ‘북극 국가’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극 국가라고 하면 영토가 북극해와 연결돼 있는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을 가리킨다. 중국이 북극 관련 문제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북극 항로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 세계의 끝까지 갈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 등과 함께 빙상 실크로드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중앙아시아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 서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해상 실크로드에 더해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빙상 실크로드’의 3가지 루트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자원이 풍부한 북극 실크로드에 대한 지정학적 야심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북극의 자연 상황 및 변화가 중국 기후의 생태계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과 북극의 관련성을 강조했다. 중국이 북극에서 자원을 개발하고 항로를 개발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북극에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석유 매장량의 13%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해 12월 북극과 인접한 러시아 서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반도에서 러시아와 공동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9년에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중국은 매년 400만 t의 천연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석탄 중심에서 LNG로 난방 방식을 전환하려는 중국에 이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띤다. 중국은 해외 무역 화물의 90%를 해상 루트에 의존하고 있는데, 북극 항로가 열리면 수송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쿵 부부장은 “북극 항로를 개발하면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 루트보다 거리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오랫동안 불안정한 중동 지역을 피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매체들은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다롄(大連)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운하를 통한 해상 통로(48일)보다 운송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27∼33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연간 국제무역운송 비용을 533억∼1274억 달러가량(약 57조∼136조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그동안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및 그린란드 등과의 관계 증진에 나선 것도 북극 항로 개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해외 전문가들은 북극에 대한 중국의 관심 이면에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한 군사 기지 확보 의도가 있다고 우려한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광물 회사가 그린란드에서 광물 채굴권을 획득하면서 현재는 이용하지 않는 해군 기지까지 사들이려 했으나 안보 문제에 대한 그린란드 측의 우려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국무원은 9000자에 이르는 북극정책 백서에서 중국의 북극 활동이 국제법 범위 안에서 북극 국가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과 협력 등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쿵 부부장은 “자원 약탈과 환경 파괴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북극 개발에 대한 우려는 전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유럽 운송 기간을 1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는 북극 항로 개척에 주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역시 중국의 ‘빙상 실크로드’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북극 항로 권리를 놓고 경쟁하거나 갈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된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운반선에 오르기도 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지난해 10월 이후 한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봉합하고 관계 개선에 합의했지만 중국 내 한국 상품들의 인기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지난해 4분기(10∼12월) 중국 전역의 소비자 2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스마트폰을 3개월 안에 구매하겠다’는 중국인 소비자는 응답자의 5%가 안 됐다. 2016년 1분기(1∼3월)만 해도 10%대 초반을 유지했으나 2년 동안 인기가 계속 하락했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중국인 소비자의 구매 의향은 40%대에서 약 60%로 크게 상승했다. ‘한국산 자동차를 12개월 안에 구매하겠다’는 소비자 역시 5%가 안 됐다. 2016년 1분기 당시 구매 의향은 10%였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8와 노트8를 구매하겠다는 중국인 응답자는 4.1%에 불과했다. FT는 “삼성 스마트폰은 사드 보복의 영향이 적었지만 애플 아이폰과 중국 저가 브랜드에 대한 중국 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인기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1선 도시)와 각 성(省)의 성도급인 중대형 도시(2선 도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 1선 도시의 경우 현대자동차 구매 의향이 3%대 초반대이었으나 1년 만인 지난해 4분기 1.5%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하락했고, 2선 도시는 4%대 초반에서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중형 도시인 3선 도시에서만 2.5%대에서 3%대 후반으로 올랐다. FT는 “3선 도시 응답자들은 일반적으로 저예산으로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TV에서 힙합 가수가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중국에 불기 시작한 힙합 열풍에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산당 가치관과 거리가 먼 저속한 문화라는 게 이유다. 사회 문화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방송 미디어 감독 기구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최근 선전 관련 회의를 열고 연예인의 방송 출연 금지 4대 기준을 제시했다. △당에서 마음이 멀어진, 인품과 덕성이 고상하지 않은 연예인 △저속하고 세속에 영합하는 연예인 △사상 격조가 낮은 연예인 △오점과 스캔들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연예인은 방송 출연을 절대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문신을 한 연예인, 힙합과 비주류 문화, 퇴폐문화를 드러낸 연예인 역시 출연을 금지한다. 이에 따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400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의 힙합 스타 GAI(본명 저우옌·周延)가 당장 철퇴를 맞았다.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후난(湖南)위성TV ‘2018 가수’(중국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던 그는 18일 돌연 녹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방송사 측은 함구하고 있지만 여론은 그가 퇴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지난(濟南)일보는 23일 “(광전총국의) 4대 기준이 실제 구체적인 조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GAI는 웨이보에서 이름을 ‘슈퍼무적 GAI’에서 ‘GAI저우옌’으로 바꿨고 ‘말하고 노래하는 가수’의 태그도 사라졌다.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가수 PGone(본명 왕하오·王昊)은 최근 관영 신화(新華)통신으로부터 “가사가 마약 흡입을 가르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웨이보에 사과문을 올렸다. 현재 중국은 지난해 대표적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가 제작한 힙합 대결 프로그램 ‘중국 힙합(The RAP of CHINA)’이 선풍을 일으킨 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힙합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힙합의 도발적인 비주류 문화는 사회 문화 통제를 강화해 온 시진핑 정부에 눈엣가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일부 힙합 가사가 마약을 옹호하는 등 사회질서 유지에 해를 입히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힙합 문화 자체를 통제하려는 데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광전총국의 논리가 정말 이상하다. 가수의 인품 문제가 힙합과 무슨 상관인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힙합을 금지하는 것은 웃기고 경멸스럽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누구도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2일 밤 한 대만 방송사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양안(중국-대만) 문제는 이미 단지 양안 간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제”라며 “(중국 지도부가) 이성적 정책 결정자라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옵션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중국은 이미 분명히 대만 공격을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하자 차이 총통은 “이성적 정책 결정자는 (무력 공격할 경우의) 비용을 계산해 봐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말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태도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 역시 17일 브리핑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한 기자가 ‘최근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목소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하자 “주요 원인은 대만에서 갈수록 형형색색의 대만 독립 분열활동이 창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만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대만 독립활동이 중국을 분열시키는 상황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만 무력통일, 농담 아니다” 대만 무력통일론은 중국과 대만 국민 간 감정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과 가까운 남부전구(戰區) 등에 공중돌격여단을 창설한 사실이 7일 처음 공개됐다. 그러자 일부 중국 매체들이 “공격형 헬기 등으로 무장한 공중돌격여단이 1시간 안에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에 상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대만 군사평론가 쑹자오원(宋兆文)은 “레이더에 즉각 포착돼 대만에 상륙하는 즉시 전부 파괴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쑤쯔윈(蘇紫雲) 단장(淡江)대 교수는 13일 타이베이 강연에서 “미사일 1000기로 중국 공항 30여 곳을 봉쇄할 수 있고 그러면 중국군이 대만에 상륙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부 지역의) 싼샤(三峽)댐을 폭파하기 위해 미사일 몇 기가 필요하냐’는 청중의 질문에는 “2기면 족하다”고 답변해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대만군은 싼샤댐을 폭파시킬 능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리커신(李克新) 주미 중국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12월 8일 강연에서 “(미국이 자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수 있다는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해) 나는 미국 친구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이 반(反)분열국가법(대만 독립활동 등 대상)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미국이 군함을 대만에 파견하면 바로 반분열국가법을 발동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군함이 대만 항구에 정박하는 날이 우리 군이 대만을 무력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결코 농담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덩위원(鄧聿文)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 고급연구원은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2020년에 대만을 무력통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中 공군기, 지난해만 23차례 대만 포위 비행 중국과 대만 간 실제 군비 경쟁도 가속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양안 군사력 균형을 깨뜨리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에만 중국 공군기가 23차례 대만을 휘감아 비행하는 등 대만 인근에서 훈련했고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도 2차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지나갔다. 대만은 중국이 최근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배치한 의도를 우려하고 있다. S-400은 사거리 400km, 최고 비행고도는 185km에 이른다. 대만 매체들은 “대만 전역을 사거리에 둘 수 있어 대만 공군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도 이에 맞서 새 미사일경보시스템을 도입하고 방공 미사일인 톈젠(天劍)-2의 사거리를 60km에서 100km로 늘려 대만산 전투기 IDF에 장착했다.○ 중국, 대만 통일해 태평양 진출?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론은 △세계 최강국을 목표로 한 중국의 군사굴기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자극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중국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 대만 주권을 강조하는 차이잉원 정권 출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출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미중이 아시아태평양에서 벌이는 전략패권 경쟁의 하나라는 것이다. 미국은 하원이 이달 초 미국과 대만 간 고위층 공식 교류를 재개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고 지난해 12월에는 미 군함의 대만 항구 정박을 추진하는 국방수권법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신(新)남방정책을 추진 중인 차이 총통은 22일 대담에서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할 수 없다. 협상을 위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대만 통일이라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2050년까지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뒤 부쩍 대만 통일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류쥔촨(劉軍川)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연락국장은 지난해 12월 25일 공산당 기관지인 쉐시(學習)시보 기고에서 “조국의 완전 통일은 우리 당의 신시대 역사적 임무다. 조국통일을 실현하지 못하면 진정한 의미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시 주석의 중국몽(夢)에 따라 중국의 대미 군사 방어선이자 한계선이었던 제1열도선(규슈∼오키나와∼대만)을 돌파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대만 무력통일론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BBC 중문판에 따르면 대만군은 중국이 제1열도선을 넘어 일본 오가사와라제도∼남태평양 팔라우를 잇는 제2열도선까지 넘어서려 한다고 보고 있다. 린위팡(林郁方) 대만국가정책연구기금 회장은 “중국의 제1열도선 돌파는 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에 세계 군사대국의 지위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일으키면 중국 역시 경제와 아시아 내 지위 등에서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정동연 채널A 특파원}
중국은 23일 외국산 태양광패널 제품과 대형 세탁기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에 대해 “미국이 무역구제 조치를 남용했다”며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정부 차원의 대미 보복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왕허쥔(王賀軍) 무역구제조사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이 외국산 태양광패널과 대형 세탁기에 대해 무역구제 조치를 취하면서 자국 산업을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많은 무역 파트너들의 우려를 유발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수많은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혔음에도 미국은 충고를 듣지 않고 고집대로 다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미국 국내 산업 전체의 건강한 발전에 손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관련 상품의 글로벌 무역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과도하고 빈번한 무역보호 조치는 관련 산업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균형 있는 경제 발전을 훼손한다”며 “미국이 세이프가드 발동을 자제하고 다자무역 규칙을 준수해 세계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함께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상무부와 같은 입장으로 미국의 조치를 비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새 국가방위전략을 공개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 억제에 모아졌던 국가방위 초점이 중-러 군사 확장을 제어하는 쪽으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21세기 중반(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미국이 군비 확장을 통한 적극적 대응 의지를 보이면서 ‘신냉전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4년 만에 마련된 11쪽짜리 국가방위전략 요약본을 공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는 ‘수정주의 강대국’이라며 “전 세계를 그들의 독재 모델과 일치하는 곳으로 만들려 한다”고 비난했다. 새 방위전략은 중국을 “주변국을 위협하기 위해 약탈적 경제를 이용하고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휘두르는 전략적 경쟁자”로 묘사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주변국 국경을 침범하며 경제·외교·안보 결정에 관여하는 국가”라는 평가를 내렸다. 매티스 장관은 “동맹과 함께하며 우리의 삶을 지키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필요한 군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는 “북한이 핵과 생화학 무기를 개발 중이고, 탄도미사일로 한미일에 대한 강압적 영향력을 키워 체제를 보장받으려 한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이란과 같은 ‘불량 정권(rogue regimes)’은 지역과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를 계속하고 있고 자국민을 억압하며 국민의 위엄과 인권을 훼손하면서 비뚤어진 생각을 외부에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새 국가방위전략에 대해 “아프가니스탄과 북한 등 ‘불량 정권’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압도하는 군사력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테러리즘 저지를 중시하며 경쟁국과의 마찰을 피하려 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전략에서 방향이 바뀐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로 묘사된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공격적인 언어로 강하게 반발했다. 런궈창(任國强)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성명에서 “남중국해 정세가 안정을 찾고 있지만 다른 국가(미국)가 남중국해의 평온함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항행의 자유 깃발을 들고 거만하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 (미국은) 지역 군사화를 부추기는 막후의 검은 세력이다”고 주장했다. 런 대변인은 “중국은 마음에 패권사상을 품은 어떤 국가들(미국)과 달리 패권을 추구하지도 다투지도 않을 것이다”며 미국을 패권국가로 몰아붙였다. 그는 미국의 국방전략에 대해 “중국의 군사 위협을 과장했다”며 “냉전적 색채, 제로섬 게임, 대립, 대항 등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단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덧붙였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냉전사고와 제로섬 게임으로 세계를 보면 결국 갈등과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남북 고위급 대화가 한창 진행되던 9일 낮 12시 반(현지 시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 있는 대표적 북한 호텔인 칠보산호텔 정문에는 직원들이 폐쇄 공고문을 붙이고 있었다. 6일부터 중국은 압록강 부두 일대에서 북한산 수산물 밀수에 대한 전면 단속을 전격 재개했다. 주요 공작 거점이었던 칠보산호텔 폐쇄는 북한에 뼈아팠다. 폐쇄 1주일 전에도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 북한 측 지분을 제3의 중국 기업에 넘기려 안간힘을 썼다. 선양시 당국은 노동분쟁을 이유로 칠보산호텔의 북한 지분을 동결시켰다. 폐쇄 공고문은 이례적으로 선양시 당국의 명령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이처럼 자국의 대북제재 강도를 높이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는 비난한다. 16일 중국 러시아가 빠진 채 한미일 등이 참가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밴쿠버 회의)에서 대북제재 강화를 강조하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넘어선 독자 제재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 역시 비공식적으로 자국의 독자 대북제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측 인사는 기자에게 “중국이 ‘안보리 제재 플러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중 무역 단속을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대북제재) 방식이 더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안으로는 독자 대북제재까지 가동하면서, 밖으로는 제재 강화가 남북 대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시작되자 자신의 압박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대북 압박을 높이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보복을 ‘협상 칩’으로 흔들었다. 중국의 제재 강화로 북-중 무역마저 막히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 냉정히 말해 한국은 대화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라 결과의 수혜자인 셈이다. 남북 대화가 시작되자 가장 목소리 높여 반긴 것은 중국이다. “오기 어려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는 중국의 커다란 환영 이면에 불안감도 감지된다. 왕쥔성(王俊生)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소 부연구원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냐는 문제에 매우 비관적이다. 미국은 최후의 카드를 내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회의 결과, 그리고 미국 몇 곳에서 (대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진행된 군사 훈련 등이 전하는 신호는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여전히 북-중 접경지역 경계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은 대북 군사 옵션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타협하는 모양새로 대북제재의 접점을 찾았다. 중국학자들은 “중국이 이미 대북제재 강도를 최대한도로 끌어올린 상태”라고 말한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제재 협조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뜻이다. 남은 옵션인 원유 공급 중단, 해상 봉쇄는 중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다. 북한 문제로 미중이 대립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년간 미뤄 왔던 ‘미중(G2)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양국 관계가 큰 고비를 맞을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고리로 한 남북 대화가 비핵화 협상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북한이 다시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면 진짜 재앙이 시작될지 모른다. 한국 정부가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의 각종 남북 화해 이벤트들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최근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S-400을 배치해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배치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둥(山東)반도에 배치할 경우 한반도가 레이더 탐지 범위에 포함돼 한반도 유사시 한미 군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9일 러시아 타스통신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중국에 미사일 통제소와 레이더 기지, 연료 공급 설비 등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제공했다. 중국은 2014년 러시아로부터 S-400 3개 포대를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이번에 첫 포대가 배치된 것이다. 중국은 2019년까지 도입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은 사거리 400km, 최고 비행고도 185km에 이른다. 레이더는 700km 이내의 300개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여러 고도와 사거리의 각종 전투기 및 미사일을 동시에 격추할 수 있다. 전자기가 교란되는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S-400은 F-35 스텔스기 등 미국의 첨단 전투기 격추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사거리 200km, 최대 고도 150km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밍보는 S-400이 푸젠(福建)성과 같은 중국 남부 연안에 배치되면 대만 전역을 사거리에 둘 수 있어 대만 공군을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서 대만 무력통일론이 나오는 상황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첨단 전투기 및 스텔스 순항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S-400 도입을 추진해 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도 블라디보스토크 등 북한 인접 극동지역에 S-400을 실전 배치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헌법을 개정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 사상을 헌법에 명기했다. 특히 시 주석의 사상을 “중국 당대의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라고 규정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모택동)을 뛰어넘는 세계적 지도자임을 자임한 것이어서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절대권력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8,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19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중 전회) 결과를 공보 형태로 공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회의에서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국가의 근본법(헌법)에 포함시켜 당과 국가 사업 발전의 새로운 성취를 구현한다”고 밝혔다. 이 개헌안은 3월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식적으로 통과된다. 공산당은 또 국가감찰기구 설립도 헌법에 규정했다. 그동안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당원을 상대로 강력한 사정을 벌여 왔다. 이에 대해 반(反)부패를 내세워 시 주석의 정적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이제 당원이 아닌 국가공무원 전체로 사정 대상을 확대해,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공보에는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성과이고, 당대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로 당과 국가가 반드시 오랫동안 견지해야 할 지도사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이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 대목은 시 주석의 사상이 마오쩌둥 사상을 넘어 중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가 됐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 주석의 사상이 중국을 넘어 21세기 세계의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한다는 주장이 될 수도 있다. 홍콩 매체들이 가능성을 예상했던 시 주석의 임기 연임 허용 조항은 이번 헌법 개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17일부터 중국 내 은행들에 가상통화 거래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라고 통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SMCP에 따르면 런민은행은 17일 중국 내 주요 은행에 “각 은행과 지점은 가상통화 거래에 은행 서비스 제공을 전면 중단하고 결제 통로가 가상화폐 거래에 쓰이는 것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런민은행은 “가상통화 거래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하는 즉시 지급을 차단하고 관련 자금이 사회 안정을 해치는 데 쓰이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전 세계 가상통화 거래의 90%를 차지했던 중국은 지난해 9월 가상통화 거래소 운영을 중단시킨 바 있다. 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올해 중국이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