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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이 총력전을 벌인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삼성의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은 12연패까지 늘었다. 삼성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22일 고척 방문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키움에 2-3으로 패했다. 전반기를 구단 최다연패(11연패)로 마무리한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날 일찌감치 “총력전”을 선언했다. 선발투수 수아레즈를 처음부터 불펜에 대기시켰고 5회 이날 선발 원태인이 1실점한 뒤 2사 주자 1, 2루 상황이 이어지자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허 감독은 0-1로 뒤지고 있던 7회 강민호 타석 때 1루에 있던 대주자 박승규가 견제사를 당하자 상대 투수 양현의 보크를 주장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경기 전 “운이 없었든 상황이 좋지 않았든 결국 이기지 못한 건 선수들 잘못이고, 변명하지 말고 꼭 이기자”라는 각오를 다짐했던 최고참 강민호의 비장함도 소용없었다. 강민호는 9회초에 2-1로 앞서가는 역전 적시타를 치면서 자기 말을 책임지려고 했다. 그러나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이 올라오자마자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승부는 2-2 원점이 됐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끝내기 패배를 허용했던 오승환이 세 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행운의 여신까지 키움의 편이었다. 연장 11회말 1사 주자 1, 2루에서 타석에 선 이지영이 친 공이 2루를 맞고 빠져나가며 데뷔 첫 끝내기안타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공교롭게도 이지영은 2009년 삼성에서 데뷔한 선수다. 반면 최하위 한화는 후반기에 맞춰 돌아온 4번 타자 노시환의 활약을 앞세워 KT에 8-0 완승을 거두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달 1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노시환은 이날 대전 안방경기에서 4회말 1점 홈런(시즌 4호)을 날린 것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KT는 한화전 6연패에 빠졌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도 이날 KIA와의 사직 안방경기에서 후반기 첫 홈런(시즌 12호)을 신고했지만 팀의 2-5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1위 SSG는 잠실에서 연장 12회 끝에 안방 팀 두산에 1-0으로 승리하고 7연승을 달렸다. 이날이 생일이었던 SSG 선발 김광현은 시즌 최다인 8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다만 8회까지 팀 타선이 한 점도 뽑지 못하며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올해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16경기에서 14승 1무 1패(승률 0.933)를 기록하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펜싱이 2022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첫날 걸린 금메달 두 개를 싹쓸이했다. 남자 사브르는 세계선수권 4연패에 성공했고 여자 에페는 대회 참가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구본길(33) 김정환(3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8·화성시청) 오상욱(26·대전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결승에서 헝가리를 45-37로 물리쳤다. 2017 독일 라이프치히, 2018 중국 우시, 2019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3연패를 차지했던 사브르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을 재확인했다. 한국은 2016∼2017시즌부터 줄곧 사브르 단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이로행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 허리 통증이 심해져 4강까지만 소화하고 결승에서는 빠진 ‘맏형’ 김정환은 “8강과 4강에서 힘든 경기를 했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결승은 쉽게 풀렸다”면서 “(금메달을 딴 지난해) 도쿄 올림픽 이후 국민들이 계속 응원해주고 계신데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8강에서는 프랑스를, 4강에서는 독일을 각각 45-39로 따돌렸다. 이어 강영미(37·광주서구청) 송세라(29·부산시청) 이혜인(27·강원도청) 최인정(32·계룡시청)이 나선 여자 에페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45-3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까지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남긴 최고 성적은 2018 우시 대회 은메달이었다. 올림픽에서도 2012 런던, 지난해 도쿄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은 없었다. 우시와 도쿄에서 모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맏언니’ 강영미는 “늘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아서 금메달을 따고 우리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송세라는 한국 여자 펜싱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2관왕을 차지했다. 송세라는 “개인전 금메달도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다. 그래도 팀원들과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단체전 금메달이 더 좋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LA 에인절스는 5월 17일만 해도 24승 14패(승률 0.632)를 기록하고 있었다. 휴스턴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이후 구단 역사상 최다인 14연패에 빠지면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전반기 최종 성적표는 39승 53패(승률 0.424)로 지구 4위였다. 이렇게 ‘메인 프로젝트’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게 도움이 될 때까 있다. 에인절스 간판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31·미국)과 오타니 쇼헤이(28·일본)가 찾은 사이드 프로젝트 과제는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트라웃은 18일 올스타 미디어데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되겠다고 밝혔다. 내년 WBC에 주장으로 참가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라웃은 이 발언으로 미디어데이 관심을 독차지했다. MLB 선수 가운데 WBC 참가를 선언한 건 트라웃이 처음이었다. 트라웃이 제일 먼저 WBC 참가 의사를 밝힌 데는 토니 리긴스 미국 대표팀 단장과의 인연이 작용했다. 리긴스 단장은 2007~2011년 에인절스 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리긴스 단장이 미국 대표팀 살림살이를 맡게 된 뒤 가장 먼저 연락한 인물이 바로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첫 기회는 놓쳤는데 이번에는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라웃은 2017년에도 WBC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하며 “4년 뒤 또 열리니 다음 대회에는 꼭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WBC가 6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예정보다 2년을 더 기다린 트라웃은 주장을 자청하면서 대표팀 ‘구인 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이 이번에도 우승에 성공하면 일본과 나란히 WBC 최다 우승(2회) 타이틀을 갖게 된다. 트라웃의 WBC 열의는 일본에도 희소식이다. MLB 구단 가운데는 부상 위험 때문에 소속 선수들의 WBC 출전을 반기지 않는 팀도 있다. 그런데 에인절스에서 트라웃의 대회 참가를 허락하면서 오타니의 일본 대표팀 합류도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오타니 역시 WBC 국가대표는 처음이다. 2016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P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오타니는 2017년 WBC 때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해 일본 시리즈에서 당한 발목 부상 악화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은 미국에 1-2로 졌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규리야마 히데키 전 니혼햄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규리야마 감독은 니혼햄 시절 오타니의 투타겸엽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규리야마 감독 선임 배경에는 오타니의 WBC 출전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2년 연속 올스타급 투타 활약을 펼치는 오타니를 비롯해 다루빗슈 유(36·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거와 자국 리그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34·오릭스), 센가 코다이(29·소프트뱅크) 등을 앞세워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이 올스타급 대표팀을 꾸리기로 하면서 21일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표된 이강철 KT 감독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때 1라운드 B조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치른다. 그리고 승리를 이어갈 때는 경우에 따라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미국과 승부를 벌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LA 에인절스는 5월 17일만 해도 24승 14패(승률 0.632)를 기록하고 있었다. 휴스턴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이후 구단 역사상 최다인 14연패에 빠지면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전반기 최종 성적표는 39승 53패(승률 0.424)로 지구 4위였다. 이렇게 ‘메인 프로젝트’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게 도움이 될 때까 있다. 에인절스 간판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31·미국)과 오타니 쇼헤이(28·일본)가 찾은 사이드 프로젝트 과제는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트라웃은 18일 올스타 미디어데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되겠다고 밝혔다. 내년 WBC에 주장으로 참가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라웃은 이 발언으로 미디어데이 관심을 독차지했다. MLB 선수 가운데 WBC 참가를 선언한 건 트라웃이 처음이었다. 트라웃이 제일 먼저 WBC 참가 의사를 밝힌 데는 토니 리긴스 미국 대표팀 단장과의 인연이 작용했다. 리긴스 단장은 2007~2011년 에인절스 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리긴스 단장이 미국 대표팀 살림살이를 맡게 된 뒤 가장 먼저 연락한 인물이 바로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첫 기회는 놓쳤는데 이번에는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라웃은 2017년에도 WBC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하며 “4년 뒤 또 열리니 다음 대회에는 꼭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WBC가 6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예정보다 2년을 더 기다린 트라웃은 주장을 자청하면서 대표팀 ‘구인 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이 이번에도 우승에 성공하면 일본과 나란히 WBC 최다 우승(2회) 타이틀을 갖게 된다. 트라웃의 WBC 열의는 일본에도 희소식이다. MLB 구단 가운데는 부상 위험 때문에 소속 선수들의 WBC 출전을 반기지 않는 팀도 있다. 그런데 에인절스에서 트라웃의 대회 참가를 허락하면서 오타니의 일본 대표팀 합류도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오타니 역시 WBC 국가대표는 처음이다. 2016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P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오타니는 2017년 WBC 때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해 일본 시리즈에서 당한 발목 부상 악화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은 미국에 1-2로 졌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규리야마 히데키 전 니혼햄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규리야마 감독은 니혼햄 시절 오타니의 투타겸엽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규리야마 감독 선임 배경에는 오타니의 WBC 출전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2년 연속 올스타급 투타 활약을 펼치는 오타니를 비롯해 다루빗슈 유(36·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거와 자국 리그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34·오릭스), 센가 코다이(29·소프트뱅크) 등을 앞세워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이 올스타급 대표팀을 꾸리기로 하면서 21일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표된 이강철 KT 감독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때 1라운드 B조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치른다. 그리고 승리를 이어갈 때는 경우에 따라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미국과 승부를 벌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니에요. 많∼이 게을러요.” 프로야구 LG 최고참 김현수(34)는 14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후배들에게 공개적으로 ‘게으르다’고 일침을 날렸다. 팀 성적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3위 LG는 이날 잠실 안방경기에서 KIA를 6-2로 꺾고 2위 키움을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팀 타율(0.270)과 홈런(72개) 모두 1위다. 올스타전 이후 첫 팀 훈련을 시작한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현수에게 ‘기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현수의 대답은 ‘단칼’이었다. “실력 면에서 눈에 드는 후배는 많아요. 그런데 실력을 받쳐줄 정신력을 가진 후배는 한 명도 없어요.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식도, 1군에서 오래 뛰어야 한다는 생각도 약해요. 그러니까 누가 시키지 않으면 안 하죠.” LG에는 이미 30대 중반인 김현수보다 올 시즌 전반기에 확실히 더 잘 쳤다고 평가할 만한 타자가 없는 게 사실이다. 김현수는 ‘꼰대’ 노릇도 사양하지 않았다. “저는 후배들보다 멘털은 확실히 강해요. 어렸을 때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준비를 많이 했고, 또 안 아팠고, 조금 아파도 참고 했고. 그것 빼고는 후배들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후배들도 좀 더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다 정(情)이 있으니 듣기 싫은 소리도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번에는 ‘철벽’이 돌아왔다. “정보다는 이기고 싶어서요. (경기장에) 나가면 일단 게임을 이기려는 마음이 같아야 돼요. 9명이 수비 나가서 한 명이라도 자기 플레이를 안 하거나 조금만 느슨한 플레이를 하면 게임이 망가져요. 저는 너무 이기고 싶으니까 그런 플레이가 나오면 바로 잔소리가 나가는 거죠.” 전반기에 19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2015년 28홈런)을 새로 쓸 수 있다. 김현수가 홈런을 친 18경기(2홈런 1경기)에서 LG는 17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신이 ‘승리 요정’이 된 데에도 큰 감흥이 없었다. “그냥 이기면 되는 겁니다. 홈런 때문에 이길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오히려 점수가 더 안 나면 조마조마한 게 더 힘들죠.” 전반기를 마치며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도 ‘더 많이 이기지 못한 것’이었다. “다른 팀들이 워낙 잘했으니 ‘우리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경기 수가 적어 경기가 더 타이트해져요. 진짜 완벽한 순위 싸움에 들어가야 하고요. 저희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더 올라가야 하는 팀이잖아요.”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들어가기 전 잠시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 바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다. 1년에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에서 대부분의 선수, 코칭스태프는 이 일주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별명이 ‘(타격) 기계’인 김현수는 생각이 달랐다. “전 휴식 긴 거 싫어해요. 가던 건 계속 가는 게 나아요. 왜 1주일씩 주는지 모르겠어요. 옛날에는 4일이었는데….”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제이크 와이트먼(28·영국)이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500m 결선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대형 전광판에 갑자기 장내 해설자 얼굴이 나왔다. 해설자는 “아, 카메라가 왜 저를 비추는지 말해야겠네요. 저 선수가 제 아들입니다. 이제는 세계 챔피언이고요”라고 말했다. 아버지 제프 와이트먼(62)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20년 넘게 장내 해설을 도맡고 있는 베테랑 해설자다. 이날 1500m 레이스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겼을 때까지만 해도 선두 경쟁을 벌이던 티머시 체루이요트(27·케냐)와 야코브 잉에브릭트센(22·노르웨이)에게 시선이 쏠려 있었다. 체루이요트는 2019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이고, 잉에브릭트센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런데 마지막 200m를 남기고 와이트먼이 둘을 차례로 앞지르더니 개인 최고기록인 3분29초2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와이트먼은 우승한 뒤에도 한동안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이제껏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을 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영국 연방 국가들이 참가하는 ‘커먼웰스 게임’과 유럽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다. 와이트먼은 “지금도 못 믿겠다. 늘 동메달이었는데 금색이라니”라며 “모두가 이런 세계무대 금메달을 꿈꾸며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그게 얼마나 힘든지도 깨닫게 된다”며 “커리어를 꼭 세계대회 메달로 마치고 싶었는데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남자 1500m에서 1위를 한 건 1983년 제1회 헬싱키 대회의 스티브 크램 이후 39년 만이다.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 3명이 모두 출전한 이날 결선에서 와이트먼은 스스로도 메달은 기대하지 않았다. 경기 후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도 21일로 예정된 메달 시상식 바로 1시간 뒤로 예약해 놨을 정도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세계육상연맹(WA)이 시상식 시간을 결선 레이스 당일로 앞당기면서 와이트먼은 예약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와이트먼은 역시 아버지가 장내 해설을 했던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도 결선 무대를 밟았지만 10위에 그쳤다. “못해도 4∼6등은 할 줄 알았는데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던 그는 올림픽 경기를 마치자마자 아버지와 훈련법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마라톤 선수 출신인 아버지는 은퇴 후 육상 장내 해설과 아들의 코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후 와이트먼은 5km,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가며 지구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겨우내 집중한 장거리 훈련은 마지막 200m 구간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낼 수 있는 힘으로 돌아왔다. 와이트먼의 어머니도 마라톤 선수였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했다. 아버지가 해설한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는 질문에 와이트먼은 “(아버지 해설은) 너무 익숙해서 별 차이는 없다. 다만 도쿄에서는 내가 너무 못해 아버지가 내 이름을 부를 일이 없었는데 이번엔 챔피언이라고 불리게 돼 기쁘다”고 했다. 아버지는 시상식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 “금메달리스트, 영국-북아일랜드의 대표 제이크 와이트먼입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높이뛰기 결선. 야로슬라바 마후치크(21·우크라이나)는 2m04 3차 시기에서 실패한 뒤 매트에 누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관중석에서는 아쉬운 탄성이 쏟아졌다.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금메달을 선사하겠다는 마후치크의 도전이 은메달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2m02를 2차 시기에 넘은 마후치크는 같은 높이를 1차 시기에 넘은 엘리너 패터슨(26·호주)에게 1위를 내줬다. 하지만 마후치크가 “계속 국제대회에 나와 우크라이나가 여기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듯 그의 도약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대회에 나설 때마다 마후치크는 우크라이나의 상징색인 노란색, 파란색을 온몸에 표현한다. 저항의 의미이자, 세계에 우크라이나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날도 그는 아이라인, 매니큐어까지 모두 노란색, 파란색으로 채웠다. 마후치크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참가를 위해 3월 국경을 넘은 뒤 아직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집이 있는 동부 드니프로는 여전히 위험하다. 그는 터키, 독일 등을 떠돌며 훈련을 이어왔다. 피란 직후 차로 꼬박 사흘이 걸려 참가했던 실내선수권에서 마후치크는 2m02를 뛰어넘어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이번 대회는 세계육상연맹(WA)의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의 대회 참가 금지 조치로 마리야 라시츠케네(29·러시아)의 대회 4연패가 좌절되면서 마후치크의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패터슨이 개인 최고이자 호주 기록을 세우는 이변을 일으켰다. 마후치크는 라시츠케네가 WA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라시츠케네는 ‘자신이 러시아인이기 때문에’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사람이기 때문에’ 죽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역시 전쟁을 피해 훈련하며 대회에 참가한 안드리 프리첸코(34·우크라이나)는 전날 남자 높이뛰기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는 22명의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출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우상혁은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기록해 2m37을 뛴 지난해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상혁은 2011년 대구대회 경보 20k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현섭을 뛰어넘어 한국 육상 최고 성적을 냈다. 마라톤과 경보 등 장거리 종목을 제외하면 한국 육상이 트랙과 필드 종목에서 메이저 국제대회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상혁이 작은 키와 ‘짝발’의 한계를 딛고 거둔 성적이라 그 의미는 더 크다. 우상혁은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키가 작다. 그리고 8세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발(275mm)과 오른발(265mm)이 1cm 차이가 난다.10kg 뺀 몸으로 2m35 높이 난 우상혁…“더 역사적인 날 만들것” 파리 金 도전 초등학교 입학전 사고로 ‘짝발’188cm 키도 선수로는 단신밸런스 훈련으로 핸디캡 극복 우상혁이 높이뛰기에 입문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약 13년간 그를 지도했던 윤종현 전 국가대표팀 코치는 우상혁이 높이뛰기 선수로는 ‘악조건의 몸’이라고 말한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입학 전 자동차가 오른 발등을 밟고 지나가는 사고를 당해 치료중 오른발 성장이 멈췄었다. 이렇다 보니 오른발의 지지력이 부족해 어깨 중심이 쉽게 무너졌다. 상하체 비율이 똑같은 것도 약점이었다. 이날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 남자 높이뛰기 3연패를 이룬 바르심은 키 189cm로 우상혁보다 1cm 크지만 하체가 우상혁보다 주먹 하나는 더 길다. 높이뛰기에서는 키는 클수록, 하체는 길수록, 무게는 가벼울수록 도약 상승력이 좋아진다. 하지만 우상혁에게 이런 신체적 결함은 포기가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발 크기가 달라 깨지는 밸런스를 잡기 위해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우상혁이 도약하기 전 왼쪽 어깨를 오른쪽으로 비트는 특유의 루틴을 하는 것도 밸런스를 잡기 위한 ‘생존 습관’이다. 오른발이 밀려 오른 어깨가 빨리 돌아가는 것을 잡기 위해 하던 행동이 습관이 된 것이다.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은메달 이후 신체의 한계를 극복해보려 근육을 키워 도약 파워를 키우는 변화도 시도했었다. 몸무게를 급격히 76kg까지 늘렸더니 부상이 겹쳐 결국 슬럼프가 왔다. 2019년 세계선수권은 기준기록(2m30)도 넘지 못해 출전이 좌절됐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아직 젊으니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해보자고 생각했다. 우상혁은 다시 10kg을 감량해 가벼운 몸으로 도약 상승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과 필드를 통틀어 최고인 4위에 올랐고, 올 3월 실내선수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웃어 ‘스마일 점퍼’란 별명을 얻은 우상혁은 이날 결선에서 바와 함께 추락하며 우승이 물 건너간 순간에도 벌떡 일어나 이가 보이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얘기했다. “내년에 세계선수권이 다시 열리고 2024년엔 파리 올림픽이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금메달을 따는 ‘더 역사적인 날’을 만들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반환점을 돌기 전부터 바보가 되면 안 된다. 반환점을 돌았다면 겁쟁이가 되면 안 된다.” 육상 전문 작가 스콧 더글러스는 2011년 펴낸 책 ‘더 리틀 레드 북 오브 러닝’에 이렇게 썼다. 레이스 초반에 먼저 치고 나오는 게 바보가 되는 지름길이고, 레이스 후반에 치고 나갈 기회에서 머뭇거리는 게 겁쟁이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타미라트 톨라(31·에티오피아)가 18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대회 신기록(2시간5분36초)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지적을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다. 톨라는 우승 후 “2017년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톨라는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때 35km 지점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치고 나갈 타이밍을 놓치면서 제프리 키루이(29·케냐)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은 거꾸로 35km 지점까지는 선두 그룹에 머물다가 오르막길 구간에서 스퍼트하면서 2위 그룹과의 차이를 1분 이상 벌렸다. 대회 2위는 모시네트 게레메우(30·에티오피아·2시간6분44초)에게 돌아갔다. 게레메우는 2022 서울 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국내 대회 최고 기록(2시간4분43초)을 세우며 우승했던 선수다. 이어 바시르 압디(33·벨기에)가 게레메우보다 4초 늦게 들어오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오주한(34·청양군청)은 이날 24km 지점 통과 후 기권했다. 케냐에서 태어나 2018년 한국 국적을 얻은 오주한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는 15km를 달린 뒤 레이스를 포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현 아직 죽지 않았네’ 하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프로농구 삼성의 이정현. 그는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올해 5월에 KCC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올해로 만 35세인 그의 이적 소식에 농구계 안팎에선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구나 하는 시선이 많았다. 계약이 끝나는 2025년이면 38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15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삼성생명 휴먼센터 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은 “계약하면서 ‘여기서 은퇴하겠다’ 이런 생각은 안 했다. 3년 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 가서 또 기회가 있으면…”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플레이오프에 떨어지는 게 낯선 선수다. KGC에서 한 번, KCC에서 한 번뿐이다. 삼성에서도 3년 계약했으니 적어도 2번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2017∼2018시즌부터 5년간 7, 10, 7, 8, 10위를 했다. FA 자격을 얻은 뒤 이정현은 삼성 말고도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위권 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전 시즌 승률이 0.167(9승 45패)에 그쳤던 최하위 팀을 택했다. 올해 4월 삼성 지휘봉을 잡은 은희석 감독(45)이 던진 한마디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감독님이 ‘야, 너 이제 서른다섯이야. 5년은 더 할 수 있어’ 이러시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KCC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박수칠 때 떠나는’ 은퇴를 생각했었다는 그는 이 말을 듣고 “그간 너무 나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KCC에서 마지막 3시즌은 자신만의 농구를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아쉬움도 컸다. 그는 “(첫 FA 때) KCC에 갔을 때는 사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를 받아보고 싶었다.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은 그런 타이틀 욕심보다는 1년이라도 젊을 때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크다. 내가 와서 팀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KGC에서 뛰던 2016∼2017시즌 통합우승을 이미 경험해 본 것도 이런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은 감독 부임 전까지 선수들 자율에 맡겼던 야간훈련이 부활했다. 데뷔 연차가 낮은 선수들은 새벽훈련도 하고 있다. 은 감독의 이 같은 하드 트레이닝에 앞장서 분위기를 맞추는 선수가 이정현이다. 주장을 맡은 이정현은 “노력해서 한 레벨 위의 선수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계약 기간 적당히 채우고 떠나는 선수가 되거나 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정현은 프로에 데뷔한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군 복무나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고는 정규리그 경기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528경기 연속 출장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도 29분 38초다. 이 부문 역대 2위가 추승균 전 KCC 감독인데 384경기 연속 출전이다. 이정현과는 140경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정현에게 ‘금강불괴(金剛不壞)’란 닉네임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체력이나 몸 관리의 비결을 물었더니 “같은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딱히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머쓱해했다. 그는 “정상 컨디션의 60∼70%만 되면 뛰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100% 컨디션이 돼야 뛰는 선수들도 있다”며 “각자 느끼는 아픔의 강도가 다를 수 있다. 판단은 프로 선수인 본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19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 육상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16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예선에서 2m17, 2m21, 2m25, 2m28을 1차 시기에 모두 넘고 공동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높이뛰기에서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은 1999년 이진택(6위) 이후 23년 만이다. 한국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2011년 대구 대회 때 경보 김현섭이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다. 3월 실내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이 은메달 이상 획득하면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게 된다. 총 13명이 치르는 결선에서 우상혁의 강력한 경쟁자는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이다. 예선에서 단 한 번도 바를 떨어뜨리지 않고 결선에 오른 선수는 우상혁과 바르심, 장고 로베트(30·캐나다), 안드리 프로첸코(34·우크라이나) 등 4명이다. 이 중 우상혁과 바르심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우상혁이 4위를 할 때 공동 금메달을 획득한 바르심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 5월 자국 카타르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복귀했지만 우상혁에게 밀려 2위를 했다. 한편 사니브라운 압둘 하킴(23)은 남자 100m에서 사상 처음 결선에 진출한 일본 선수가 됐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그가 세계선수권 4번째 도전 만에 이룬 성과다. 예선 라운드에서 9초대(9초98)를 기록하기도 한 사니브라운은 16일 100m 결선을 7위(10초06)로 마쳤다. 일본의 남자 100m 역대 국제무대 최고성적은 올림픽 결선 6위(1932년 로스앤젤레스·요시오카 다카요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런 선수가 은퇴를 한다고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외야 담장 밖으로 공을 연신 넘기는 롯데 이대호(40)를 보며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대호가 지난해 이미 은퇴를 예고했다는 걸 모르지 않는 양 위원이지만 “은퇴하기 너무 아깝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말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대호처럼 정상에 있을 때 그만두는 것도 아주 좋은 그림이에요. 그런데 너무 아쉬우니까. 제가 봐도 2, 3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 자꾸 표현을 하게 되네요.” 이대호는 이날 7아웃 5홈런으로 2009년, 2018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 레이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양 위원을 비롯해 박재홍, 김태균도 홈런 레이스에서 세 차례 우승했지만 은퇴 시즌에 정상에 오른 건 이대호가 처음이다. “홈런 레이스 우승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홈런을 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타 치는 거랑은 또 달라요. 압박감, 긴장감이 엄청 많았을 텐데 그만큼 이대호 선수가 큰 선수라는 거죠. 많은 스타 중에서도 슈퍼스타인 이유입니다.” 이대호는 슈퍼스타 가운데서도 특이하다. 은퇴 시즌에도 눈에 띌 만한 노쇠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전체 타율 1위(0.341)로 전반기를 마쳤다. 외국인 선수 피터스(13개)를 제외하면 이대호보다 홈런을 많이 친 롯데 타자도 없다. 한동희만이 이대호와 똑같이 홈런 11개를 쳤을 뿐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은퇴 번복은 없다고 수차례 못 박았다. 16일 올스타전 5회가 끝나고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도 이대호는 자신을 상징하는 10번 위에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쓴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마지막 올스타전이라 울컥한다”던 그는 결국 아내 신혜정 씨의 감사 인사에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를 보내야만 하는 팬들도 눈물을 쏟았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 건 아니다. 이대호는 자신의 전반기 성적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팀이 6위니까 40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은퇴 결심만큼이나 얼마 남지 않은 야구 인생을 롯데의 ‘가을 야구’ 진출에 바치기로 한 결심도 굳건하다. 이대호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내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왕이면 팀이 잘됐을 때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에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전반기까지 통산 1912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은 없다. 그 대신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시절인 201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포 3개를 쏘아 올리며 외국인으로는 1996년 트로이 닐(당시 오릭스) 이후 19년 만에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적이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선수는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었다. 18위를 기록한 우크라이나의 블라디슬라우 헤라스케비치(23)였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NO WAR IN UKRAINE)’가 적힌 종이를 중계 카메라 앞에 꺼내 보였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중국 베이징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그의 희망과 달리 올림픽 직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은 지금까지 5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그는 동아일보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인터뷰를 나눴다. 보내놓은 질문에 그는 5일에 걸쳐 답장을 보냈다. 모든 일을 마친 밤에야 시간이 났기 때문이다. 전쟁은 그의 모든 것을 바꿔 놨다. 그는 “이제 스포츠에서 얻는 성과보다 주변 사람들의 목숨, 조국을 지키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됐다”며 “다음 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로 돌아온 뒤 그는 군 입대를 자원했다. 군사훈련 경험이 없어 탈락했다. 그동안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친구들은 점점 늘어갔다. 그는 “지금도 군에서 추가 동원이 되길 기다리고 있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썰매를 싣고 대회를 다녔던 자동차에 구호품을 싣고 부차, 체르니히우 등 전쟁 피해 지역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3월 말 자신의 성을 딴 ‘헤라스케비치 자선 재단’을 설립했다. 본격 구호활동에 나서자 기업, 재단에서 후원이 들어왔다. 미국, 독일 등 봅슬레이·스켈레톤 동료 선수들이 직접 구호품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가 영웅처럼 여기는 스켈레톤 영웅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대회에 나서던 스켈레톤 선수의 생활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인들을 돕는 것이다. 매일 우체국에서 구호품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구호품을 배달하다 보면 하루를 길에서 보낼 때도 많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밤에는 시간을 쪼개 해외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응한다. 그는 구호품을 전쟁 피해지역에 전달할 때 스켈레톤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 출입증인 AD카드를 맨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대표한다는 건 영광이다. 스켈레톤 종목에 우크라이나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평화 사절로 일하면서 동시에 스켈레톤이라는 종목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떠난 체르니히우에 구호품을 전달하러 갔다. 여기서 폭격으로 부서진 가가린 스타디움을 목격했다. 최근 이곳을 다시 찾아 지역 아동 대상으로 스켈레톤 체험 행사를 열었다. 그는 “처음 갔을 땐 끔찍한 풍경이었지만 두 번째 갔을 땐 아이들이 스켈레톤을 배우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느꼈다”며 “이 아이들이 더 행복하려면 나중에 이 시설들이 다 재건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최초의 스켈레톤 선수인 그에게 지금 현실이 견디기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스켈레톤 훈련을 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이 없다. 훈련을 아예 놓을 수 없어 이른 오전과 늦은 저녁 시간 체력훈련만 하고 있다. 그는 “그래도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전하고 싶다. 좌절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미래를 위해 더 강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도 버리진 않았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 가장 좋아하는 일인 스켈레톤을 다시 하고 싶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고 싶다”고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체육 시설은 공습 대상이 됐다. 체육 시설 수백 곳이 파괴됐고 체육인 10만 명은 훈련할 곳을 잃었다. 하지만 이들은 전장에서, 경기장에서,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러 침공에 맞선 우크라 스포츠 선수들 우크라이나에는 스포츠가 사라졌다. 스포츠 선수도 마찬가지다.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장이 아닌 전쟁터에서 총을 잡고 있다. 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출신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과 올림픽 복싱 2연속 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 바이애슬론 전 국가대표 예브게니 말리셰프, 축구선수 비탈리 사필로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많은 선수들이 군에 입대했다. 전쟁 중에 말리셰프, 사필로 등처럼 유명을 달리한 선수도 많다.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은 9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운동선수 및 지도자 수가 100명이 넘고 포로로 22명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아직 전장에서 총을 들고 싸우는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약 3000명에 달한다.○ 훈련할 곳 잃은 체육인만 10만 명전쟁 발발 후 5개월이 다되가면서 전쟁의 여파는 전장의 인명 피해를 넘어 스포츠 인프라 전반으로 퍼진 지 오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체육 시설 수백 곳이 파괴됐다. 체육인 10만 명 이상이 훈련할 곳을 잃었다”고 전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각자의 경기장에서 조국의 이름을 걸고 싸우며 전쟁 속 희망을 싹 틔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을 받은 뒤 3월 4일부터 열린 2022 베이징 겨울 패럴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2위(금 11, 은 10, 동 8)를 기록했다. 노르딕스키 남자 시각장애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비탈리 루키야넨코는 “우린 우크라이나에서뿐 아니라 이 경기장에서도 싸우고 있다. 여러분이 전쟁을 멈추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전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은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스코틀랜드를 3-1로 꺾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첫 본선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활약은 ‘축구 황제’ 펠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펠레는 스코틀랜드와의 준결승이 열린 지난달 1일 푸틴에게 “오늘 우크라이나인들은 90분만이라도 조국을 휘감은 절망을 잊어보려 한다”며 “이 경기를 빌려 요청을 드리겠다. 이 전쟁을 멈춰 달라. 어떤 분쟁도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비록 우크라이나는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웨일스에 0-1로 패해 월드컵 본선 무대 꿈을 접어야 했지만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대표팀 감독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았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우리의 노력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스포츠 정상화 돕는 세계우크라이나의 국민스포츠는 축구다. 프로축구 리그인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UPL)는 지난해 12월 경기가 끝난 뒤 3개월 겨울 휴식기에 들어갔다가 전쟁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체육부는 8월 23일부터 UPL 경기를 무관중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경기장에는 안전을 위한 군 보안 인력이 상주한다. 또 경기장은 공습 및 공습경보 시 대피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방공호 등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본격 개막에 앞서 UPL 디나모 키이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과의 친선경기에 초대받았다. 에버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월 27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표시하는 의미로 선수들이 경기장 입장 때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감았다. 에버턴은 29일 열리는 친선경기 수익을 우크라이나 구호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구체이트 장관은 “체육인들을 비롯한 정부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훈련을 이어 나갈 수 있다”며 “세계·유럽 선수권, 그리고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위한 훈련 시설 복원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흐 IOC 위원장도 키이우 방문 때 10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올림픽 커뮤니티는 여러분을 절대 홀로 두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올림픽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IOC는 우크라이나에 선수 훈련 보조 지원금을 기존의 세 배인 750만 달러(약 98억 원)로 늘리기로 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 허문 우크라이나 연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오랫동안 절대적 명제로 여겨졌던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 개념을 바꿔놓고 있다. IOC와 FIFA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러시아 푸틴 정권이 2014년 겨울 올림픽, 2018년 월드컵을 여는 것을 허용했다. 이어 중국의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카타르의 2022 월드컵 개최가 연달아 확정되자 이들 단체는 권위주의 국가의 대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스포츠 워싱’에 놀아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중립에 집착했던 IOC, FIFA조차 푸틴의 명분 없는 전쟁 앞에서는 강경히 대응했다. IO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나흘 만에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선수들의 모든 국제대회 참가 금지를 발표했다. FIFA도 같은 날 러시아 팀의 FIFA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 러시아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지만 CAS도 이 제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0일 폐막한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를 금지하면서 남자 세계 랭킹 1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라는 흥행 카드도 포기했다. 윔블던 측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이 윔블던 잔디코트를 밟도록 할 경우 러시아의 정치적 승리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윔블던은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표하기 위해 1세기 넘게 유지된 드레스 규정까지 이례적으로 완화했다. 윔블던은 선수들의 의상, 소품, 신발까지 ‘올 화이트’를 요구한다. 이번 대회 에서 흰색이 아닌 속옷 색깔이 비쳐 경기 중 속옷을 갈아입으라는 지시를 받은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윔블던은 이번 대회에서 연대 표시를 위해 선수들이 우크라이나의 상징색(노란색-파란색)이 포함된 심벌을 달고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허락했다. 여자 세계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는 모자에 우크라이나 상징색 리본을 달고 경기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 삼성이 구단 최다인 11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쓰며 전반기를 마쳤다. 삼성은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0-1로 졌다. 삼성은 6월 30일, 역시 KT전에서 패배한 이후로 11연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삼성의 종전 최다 연패는 2004년 5월 8일 현대전부터 5월 18일 KIA전까지 11경기에서 당한 10연패(1무)였다. 삼성 타선은 KT 선발 고영표에게 7이닝 동안 3안타로 막혀 1점도 뽑지 못했다. 6회 2사 만루 기회에 김태군이 대타로 나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빠르게 몸을 던진 KT 3루수 황재균의 호수비에 막혔다. 고영표는 올 시즌 개인 10번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시즌 7승(6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도 3.10에서 2.90으로 낮아졌다. KT 이강철 감독은 8회부터 1점 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 감독은 8회초 바뀐 투수 김민수가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 득점권에 보내자 곧바로 투수를 주권으로 바꿨다. 이어 전날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영웅이자 이날 1회 희생플레이로 유일한 타점을 올린 좌익수 알포드를 송민섭과 교체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마무리 김재윤은 8회초 2사부터 올라와 4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시즌 개막 이래 1위를 달리고 있는 SSG는 2위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의 역투와 홈런 2개를 터뜨린 전의산의 활약을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SSG의 ‘차세대 거포’ 전의산은 4회 역전 투런에 이어 8회 솔로포를 추가했다. SSG는 키움과의 승차를 4.5경기까지 벌리며 6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키움은 선발 애플러까지 불펜으로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1위 SSG에 2연패했다. 이날 한화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롯데 이대호는 타율 0.341로 KT 피렐라(0.340)에게 1리를 앞서 타율 단독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프로야구는 올스타전(16일) 이후 22일 재개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이 ‘육상의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55·쿠바)가 세운 한 해 실내외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이란 진기록에 도전한다.우상혁은 16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리는 2022 세계육상연맹(WA) 실외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3월 실내 세계선수권에서 2m34로 우승한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면 실내외 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특히 한 해에 실내외 선수권 동시 우승은 1993년 소토마요르 이후 29년 만에 나오는 기록이다. 2004년부터 2년 간격으로 실내 선수권은 짝수, 실외 선수권은 홀수해에 열렸는데 올해 실외 선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피해 개최 연도를 미루면서 우상혁이 전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우상혁은 “전설적인 선수인 소토마요르와 함께 언급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며 “실내 선수권도 제패했으니, 유진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소토마요르가 1993년 수립한 세계기록(2m45)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선수권 우승은 우상혁에게 요원해 보이는 일이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2m35로 한국기록을 세우고도 우상혁은 나란히 2m37을 성공시킨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 막심 네다세카우(24·벨라루스)에게 밀려 4위에 그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상혁이 세계를 향해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겠다”고 외치고 있다. 우상혁은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뛰어 올 시즌 실내 남자 높이뛰기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나서지 않은 대회였지만 우상혁은 이후 탐베리가 나선 실내선수권에서도 우승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우상혁은 5월 바르심의 안방인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바르심과 탐베리를 모두 제치고 2m33으로 정상에 섰다. 바르심은 2위(2m30), 탐베리는 7위(2m20)에 머물렀다. 일부 경쟁자들의 공백도 우상혁에게는 좋은 징조다.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네다세카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국적이라 국제대회에 나오지 못한다. 올해 실외 경기 최고기록(2m34) 보유자 일리야 이바뉴크(29)도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이 금지됐다. 바르심과 탐베리 외에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헤이워드필드에서 올 1월 2m33을 뛰어 우상혁과 시즌 실외 기록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셸비 매큐언(26·미국)이 유일한 복병이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역대 최고 성적은 이진택(1999년)이 달성한 6위다. 이후에는 결선 진출자조차 없었다. 우상혁은 이진택 이후 23년 만에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을 노리며 사상 첫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닝 이터’가 멸종될 위기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규정이닝을 채우고 경기당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는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마지막이다. 당시 류현진은 25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9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해 경기당 평균 7이닝을 넘겼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닝이터는 사라지는 추세다. 그런데 올 시즌 경기당 평균 7이닝 투구를 넘긴 선수가 오랜만에 나와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MLB 선발투수들의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은 5.2이닝인데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는 평균 7.3이닝을 던지고 있다. 알칸타라의 퍼포먼스는 최고의 평균 이닝 소화력을 보였던 2014년 커쇼를 웃도는 수준이다. MLB에서도 한 시즌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지는 투수는 커쇼가 2013~2016 4시즌 연속해 평균 7이닝 투구를 기록한 이후로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2012년 3명, 2013년 4명, 2014년 4명, 2015년 1명, 2016년 2명으로 해마다 명맥은 이어졌는데 이후로는 종적을 감췄다. 올 시즌 알칸타라의 압도적 이닝 소화력이 주목받는 이유다. MLB에서도 선발투수의 평균 소화 이닝이 6이닝을 넘긴 것은 2011년(6.03)이 마지막이다. 이제 선발투수는 5이닝만 마치면 자신의 역할을 다 한 것으로 여겨진다.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서 전반기까지 선발로 등판해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진 투수는 14명이다.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국내 투수들로만 보면 고영표 소형준(이상 KT), 안우진(키움), 김광현(SK), 원태인(삼성), 박세웅(롯데), 이태양(SK)까지 7명이다. 현대야구는 이닝이터가 생기기 힘든 환경이다. 장기전이기 때문에 감독, 코칭스태프가 한 투수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려진다. 이닝이터가 탄생하려면 일단 투수가 적은 투구수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거기에 부상 위험이 없는 몸 상태까지 계속 유지해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닝이터가 고사하면서 완봉은 커녕 완봉의 ‘기회’마저 줄어든다. 가장 최근인 10일 NC전에서 안우진은 2-0으로 앞서던 경기에서 9회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내려왔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안우진은 완봉의 아쉬움에 대해 “아직은 엄청 중요한 건지 모르겠다. 요새 형들이랑 얘기해보면 다음 경기도 많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점수 차이가 많이 나거나 그러면 욕심은 나겠지만”이라며 장기 레이스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역사상 가장 큰 MVP 논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거포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활약을 전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같은 아메리칸 리그에 속한 두 선수 중 누가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더 가까운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는 것이다. 저지는 13일 현재 30홈런, 65타점을 기록 중이다. MLB는 한 시즌에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데 양키스는 이날 현재 87경기(53.7%)를 소화했다. 저지가 남은 경기에서 홈런포 페이스를 조금 더 올린다면 60홈런도 노려볼 만하다. 한 시즌 60홈런은 MLB에서 스테로이드제 등 근력 강화 목적의 약물에 대한 검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로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사이영상 투수급의 피칭을 보여주면서 타석에선 2년 연속 100타점에도 도전하고 있다. 오타니는 9이닝당 평균 탈삼진이 12.3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988, 평균자책점은 2.44이다. 지난해 사이영상을 받은 코빈 번스(밀워키)의 해당 시즌 기록(9이닝당 평균 탈삼진 12.6개, WHIP 0.940, 평균자책점 2.43)과 비슷하다. 오타니는 지난해 방망이로 46홈런 100타점, 마운드에서는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56개를 기록해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됐다. 오타니는 올해 19홈런, 54타점을 기록 중이다. 저지는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의미하는 WAR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를 따라잡기 어렵다. 베이브 루스 시대 이후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투타 겸업’을 부활시킨 오타니를 넘어서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오타니에게는 팀 성적이 옥에 티다. LA 에인절스는 반타작에도 못 미치는 0.437의 승률로 13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처져 있다. 이에 반해 저지는 팀 성적이 확실하게 받쳐주고 있다. 저지의 30홈런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 시즌 양키스는 MLB 양대 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유일하게 7할대 승률(0.701)을 기록 중이다. 저지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전 양키스로부터 7년간 2억135만 달러(약 2800억 원) 연장계약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최소 3억 달러짜리 계약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성적에 따라 저지는 역대 최고 금액의 FA 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중 누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인지 논쟁이 뜨겁다. 저지는 전반기에 30홈런을 치며 60홈런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60홈런은 MLB에서 스테로이드 검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사라진 기록이다. 그 정도로는 사이영상 투수급의 피칭을 하면서 100타점 페이스를 이어가는 오타니를 넘을 수 없다는 반론도 크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두 선수의 활약을 두고 “역사상 가장 큰 MVP 논쟁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해 오타니는 타석에서 46홈런 100타점을 치면서 마운드에서는 평균자책점 3.18, 156 탈삼진을 기록하며 만장일치 MVP를 받았다. 오타니는 올 시즌에도 19홈런, 54타점으로 2년 연속 100타점을 넘길 전망이다. 이런 타자가 마운드에서는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 투수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는 9이닝 당 평균 삼진 12.3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88로 1이 안된다. 평균자책점은 2.44이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코빈 번스(밀워키)의 지난해 스탯(9이닝 당 평균 삼진 12.6개, WHIP 0.940, 평균자책점 2.44)과 거의 비슷하다. 타자 저지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는 투타에서 모두 승리에 기여하는 오타니를 따라잡을 수 없다. 저지가 MVP를 가져가려면 타석에서 오타니를 계속 압도해야 한다. 선수 가치에서는 베이브 루스 시대 이후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투타겸업’을 부활시키며 새 역사를 쓴 오타니를 이기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전례 없음’이 기준이라면 오타니가 투타겸업을 계속 하는 한 MVP는 계속 오타니만 줘야한다는 반론도 있다. 오타니에게는 바닥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오타니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5할(13일 기준 0.437)에도 못 미치는 승률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MVP 경쟁자인 저지의 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0.709)로 올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유일한 7할 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저지는 올 시즌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저지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키스로부터 7년 2억135만 달러(약 2800억 원) 연장계약을 제안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올 시즌에 배팅했다. 큰 부상이 없는 한 MLB 역대 최대 규모 FA 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오타니는 다음 시즌까지 마쳐야 FA가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삼성이 팀 최다 연패 타이인 10연패를 당했다.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삼성은 12일 KT와의 수원 방문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지난달 30일 역시 KT와의 대구 안방경기 2-13 대패부터 내리 10경기를 졌다. 삼성은 3-2로 앞선 9회 든든한 클로저 오승환을 등판시키고도 연패를 끊지 못해 더욱 충격이 컸다. 삼성이 10연패를 당한 건 2004년 5월 이후 18년 2개월 만이다. 삼성은 3-2로 앞선 채 9회말 마지막 수비에 나서 연패 탈출의 희망이 보였다. 게다가 9회말 삼성 마운드엔 이날 현재 세이브 부문 공동 3위(18세이브)인 오승환이 올랐다. 하지만 오승환은 상대 첫 타자 배정대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고 다음 타자 앤서니 알포드에게 또 홈런을 허용했다. 알포드의 끝내기 홈런이었다. 오승환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시즌 2패(2승)째를 당했다. 전날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던 삼성의 고졸 루키 김현준은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쳐 연속 안타 행진이 중단됐다. 김현준은 20세 미만 선수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새로 써 나가고 있었다. 종전 기록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했던 홈런 타자 이승엽(46)이 26년간 보유해 왔던 19경기 연속 안타였다. 이승엽은 이 기록을 1996년 8월 6일에 세웠는데 당시 나이 19세 11개월 16일이었다. 김현준이 20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기록을 경신한 이달 9일에 그의 나이는 19세 7개월 28일이었다. 리그 1, 2위가 맞붙은 인천에선 선두 SSG가 키움을 7-3으로 꺾고 5연승을 달리면서 키움과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렸다. 이로써 SSG는 올스타 경기 이전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전반기를 1위로 마치게 됐다. SSG의 선발 투수 노경은은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면서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7연승을 달리던 LG를 7-1로 꺾고 4연승했다. KIA 선발 투수 양현종은 6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8승(4패)째를 거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