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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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프라스 “채권단 제안 대부분 수용”… 국민투표는 강행

    그리스가 30일 밤 12시(현지 시간·한국 시간 7월 1일 오전 6시)까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았다. IMF 71년 역사상 ‘선진경제국(advanced economy)’이 채무 상환에 실패한 것은 그리스가 처음이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은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1일 협상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제 채권단의 요구 조건을 대부분 수용할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날 유럽 증시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채권단의 긴축 요구에 강하게 버티던 치프라스 총리가 한발 물러섬에 따라 협상 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1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에 보낸 서한을 자체 입수해 보도했다. FT는 이 서한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제안을 대부분 수용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30일 보낸 두 쪽 분량의 서한에서 향후 2년간 약 300억 유로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채권단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정하는 조건으로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부 수정 사항은 △섬 지역에만 부가가치세율(VAT)을 30% 인하해 주면 채권단의 세제개혁 요구를 전부 수용 △연금 수령 연령을 67세로 늦추는 개혁도 당장 올해 10월이 아니라 2022년까지로 도입 시점을 연기해 준다면 수용 △저소득층에 지급하는 ‘연대보조금’의 단계적 축소 기한을 2019년 12월까지 늦춰 준다면 역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서한에서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만기 연장 및 제3차 구제금융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당국자 간 합의의 일부 수정이나 부가조건 등을 통해 요구 사항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정부는 1일 이와 관련해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의 제안을 조건부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도 총리가 채권단의 제안을 모두 수용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에 수정안을 제안한 사실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부가 5일 실시하려던 국민투표가 철회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국민투표는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제안한 협상안에 찬성과 반대를 묻는 것인데 그리스 정부 스스로 수정안 제안을 공식화함에 따라 과거 협상안인 채권단 안에 대해 국민의 뜻을 물을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치프라스 정부는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에 합의해 주면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국민투표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치프라스 총리는 1일 TV로 생중계된 긴급 연설에서 5일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천명했다. 자신이 국민투표 실시를 발표한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더 나은 제안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국민투표에서 반대표(채권단의 구제금융안 거부)를 던진다고 해서 유로존 내 그리스의 위상이 위태로워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연방의회 연설에서 “그리스의 국민투표 이전에 협상은 없다”고 다시 한번 원칙론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어떤 구제금융이라도 IMF을 배제해선 안 된다”며 그리스의 IMF 배제 요구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유로존 각국은 5일로 예정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본 뒤 저마다 판단할 권리가 있다”며 “무원칙하게 타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오후 5시 반(한국 시간 2일 오전 1시 반)에 전화회의를 갖고 치프라스 총리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다시 논의했다. 앞서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5일 그리스의 국민투표 전까지 그리스와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일 오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그리스 은행을 지원하고 있는 긴급유동성지원(ELA) 방안을 논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사태에 과잉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 잇따라 통화하며 원만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 사태가 더 악화돼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 전에 미 행정부의 개입을 확대하려는 뜻인 것으로 풀이된다. 치프라스 정부의 종잡을 수 없는 ‘벼랑끝 전술’과 ‘위험한 도박’에 EU 지도자들의 반감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리스 정부는 거짓말을 했고, 협상 파트너들을 배신했으며, 유럽의 규범을 왜곡했다”며 “그리스 국민들은 죽음이 두렵다고 자살해선 안 된다”며 국민투표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을 촉구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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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IMF채무 못갚으면… 자금지원 받을 권리 즉각 상실

    그리스가 30일 오후 6시(미국 워싱턴 시간·한국 시간 1일 오전 7시)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약 2조 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채무 상환을 못하면 IMF에 빚진 돈을 기한 내 갚지 못한 사상 첫 번째 유로존 국가가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전하는 디폴트 이후 궁금한 사항을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Q. 30일까지 IMF의 빚을 못 갚으면 그리스는 디폴트라고 볼 수 있나. A. 맞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회원국이 만기일에 빚을 갚지 못하는 것에 ‘연체(arrears)’라는 용어를 썼기 때문에 디폴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FT는 “그것은 순전히 언어적 구분일 뿐 디폴트가 맞다”고 했다. Q. 지금까지 IMF에 채무 상환을 못한 국가는 어디인가. A. 수단(1984년) 소말리아(1987년) 짐바브웨(2001년) 등 개발도상국들이 갚지 못한 적이 있다. 만약 그리스가 30일 채무 상환을 못하면 1999년 유로존 창설 이래 국가 부채를 갚지 못한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선진국으로서도 첫 번째 국가이다. 게다가 그리스의 채무 16억 유로는 국가가 갚지 못한 빚으로는 역대 최대다. 그리스는 2010년 이후 IMF에서 350억 유로를 빌렸고, 올해 말까지 IMF에 55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Q. IMF에 채무 상환을 못하면 어떻게 되나. A. IMF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권리가 즉시 사라진다.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진 채무 35억 유로(약 4조4000억 원)도 20일에 갚아야 하는 등 줄줄이 막대한 빚을 갚아 나가야 한다. 만일 ECB가 유동성 자금 지원을 끊으면 그리스 은행은 즉각 파산 상태가 된다. Q. 채무 기한을 30일 이후로 연장할 수 있나. A. 없다. IMF는 회원국들에 빚을 갚는 기간을 재협상하지 않는다고 오랫동안 강조해왔다. 그리스는 4월부터 만기일을 연장해 달라고 했지만 IMF는 단호히 거부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구제금융을 한 달만 더 연장해 달라는 그리스의 요구를 6월 27일 거부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30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최종 협상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제안은 알지 못한다”며 “오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은 만료된다”며 큰 기대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Q. 그리스는 과연 유로존 이탈(그렉시트)을 할 것인가. A. 그렉시트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4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 분수령은 5일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이 채권단의 재정개혁안에 ‘찬성’해야 한다. 둘째는 치프라스 총리가 사임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셋째는 총선에서 채권단의 합의안에 찬성하는 사람들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새 정부와 채권단이 재협상해서 구제금융에 합의하는 것이다. 만일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많거나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등 4단계 중 한 단계만 삐걱거려도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 게다가 이 모든 정치 일정을 시시각각 다가오는 부채 만기에 앞서 해치워야 그렉시트를 피할 수 있다. 5일 국민투표 결과 반대가 우세하거나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더라도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내쫓는 공식 절차는 없다. 그렇지만 ECB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국 통화를 쓴다면 유로존 회원으로서 누리는 이익이 거의 사라진다. 그리스 정부가 고통을 줄인다며 자국 통화를 마구 찍어낸다면 이는 엄청난 물가 폭등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Q. 그리스 국민에게 가해진 예금 인출 중지는 언제쯤 해제되나. A. 국민투표 결과에 달렸다. 만약 국민 다수가 유로존과 IMF가 요구하는 긴축·개혁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데 찬성한다면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몇 주 내로 돈을 빼낼 수 있다. 하지만 반대가 우세하다면 그리스 은행들이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Q. 왜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나. A. 6월 29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식 가격이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는 떨어지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채권금리가 급등했지만 금융시장의 충격은 일정 범위 안에만 미쳤다. 세계은행들과 투자자들은 최근 5년간 그리스와의 자금 거래를 줄여 왔기 때문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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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정부 “IMF에 채무 못갚겠다”

    그리스 정부가 30일(현지 시간) 만기인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채무 16억 유로(약 2조 원)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밝히며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후 7시 국제 채권단에 전격적으로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EU) 고위 관리들과 디폴트를 막기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2년 동안 유럽안정화기구(ESM)가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날 밤 12시에 종료되는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단기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제안은 신자유주의식 긴축정책을 요구해 마찰을 빚었던 국제통화기금(IMF)을 배제한 것으로 IMF가 동의할지는 확실치 않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월 5일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에 3차 구제금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만기가 도래하는 IMF에 대한 채무 약 16억 유로를 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전날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이 그리스 은행들의 목을 졸라 그리스를 질식시키려 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돈을 갚기를 기대하는가”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리스는 서방 선진국 중 최초로 IMF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나라가 됐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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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국민들 “연금 깎는 건 싫지만 유로존 탈퇴는 재앙”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한 그리스 정부가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를 막기 위해 시중은행의 영업을 정지시킨 29일. 그리스 아테네 시내의 시중은행 지점들에는 노인들만 줄을 섰다. 정부가 신용카드나 현금카드가 없는 연금 수급자를 위해 연금 지급 업무를 오후부터 개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내 주유소 곳곳에선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미리 기름을 채워 두려고 몰고 나온 차량이 꼬리를 물었다. 그리스 정부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무료로 운행하기로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현금이 바닥나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스에서 신혼여행 중인 발렌티나 로시 씨와 남편 클라우디오 씨는 “호텔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현금을 요구해 신혼여행이 악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그리스의 암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리스 거리에서 27일 새벽부터 ATM 앞에 길게 늘어서 있던 줄은 이튿날 아침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테네 시내 중심가에 있는 ATM 스크린에는 하루 종일 ‘기술적 결함’이라는 문구만 깜빡거렸다. 그리스 정부가 자본통제 방침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아직 현금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국영은행 ATM 앞으로 다시 몰려들었다. NYT는 기름과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은행 주변 경찰 순찰을 늘렸고 방탄조끼까지 지급했다. 아테네의 한 카페에서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던 퇴직자 알레코스 니카스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연금이 깎인다고 하더라. 총리가 이를 거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니카스 씨의 친구 바실리스 방겔리디스 씨는 “(유로존을 떠나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음식도 연료도 없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에라토 스피로풀루스 씨는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그리스의 관(棺)에 마지막 못을 박는 행위”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구제금융을 연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28일 NYT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내가 그리스 국민이라면 협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채권단이 그리스에 혹독한 긴축과 개혁을 무기한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지금보다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반면 유명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도록 놔둔 뒤 스스로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해법”이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기독민주당(CDU) 창당 70주년 연설에서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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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은행영업 중단… 세계증시 폭락

    그리스 정부가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시중은행 영업을 중단하고 예금 인출을 막기 위한 자본 통제를 전격 선언했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아시아와 유럽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폭락세를 보였다.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77포인트(1.42%) 내린 2,060.49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올 들어 최대 폭인 2.88%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 주가도 전날보다 3.34% 떨어졌다.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하자마자 1%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 프랑스 파리 증시, 독일 DAX30지수는 개장 초 3∼4%씩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25.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8.4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엔화는 강세를 보이면서 이날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기준)은 100엔당 919.51원으로 지난 주말보다 14.11원 올랐다. 정부는 이번 그리스 사태의 영향이 과거 유로존 재정위기 때보다는 작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만일을 대비해 정부 점검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이 만료되는 30일까지 채무 15억 유로를 상환하지 않는다면 규정에 따라 어떤 추가 금융 지원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뜻을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유재동 기자}

    • 201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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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M기 현금 동나고…기름-식료품 사재기…‘폭풍 전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눈앞에 둔 그리스에는 마치 ‘폭풍 전야’처럼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은 28일 “약탈 집회 등 소요사태는 없지만 암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27일 새벽까지만 해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길게 늘어서있던 줄도 이튿날 아침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는 ATM에 현금이 동난 데다 은행에서 이를 다시 채워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한 은행 관계자는 “전국 7000여 개의 ATM 가운데 500여 개에서 현금이 모두 인출됐다”고 말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ATM 스크린에는 ‘기술적 결함’이라는 문구만 깜빡거렸다고 NYT가 전했다. 하지만 28일 저녁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가 끝나는 7월 6일까지 은행 문을 열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뱅크런 사태에 따른 혼잡을 피하기 위해 29일 자정부터 계좌당 하루 60유로(약 7만5000원)이상을 인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사용하고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해외 송금도 제한됐다. 증시도 29일 휴장키로 했다. 시민들은 다시 그리스 국영은행 ATM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미 다른 민영은행들 의 현금이 동난 곳이 많아 그나마 지급여력이 있는 국영 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국영은행 ATM 앞에는 50명 이상씩 대기하며 긴 줄이 늘어섰다. 아테네 남쪽 교외의 한 ATM 앞에서 줄을 서 있던 마리아 폴리메니우 씨는 “은행 문을 닫는 기간이 처음엔 하루라고 했다가 일주일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매시간 바뀌고 있다”며 “사람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NYT는 기름과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시민들의 혼란을 부추기는 소요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리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은행 주변 경찰 순찰을 늘렸고 방탄조끼까지 지급한 상태이다. 외신들은 그리스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TV뉴스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새벽까지 TV 생중계로 방영되는 의회 토론을 시청했고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아테네의 한 카페에서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던 퇴직자 알레코스 니카스 씨는 “유럽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연금이 깎인다고 하더라. 치프라스 총리가 이를 거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NYT에 전했다. 반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니카스 씨의 친구 바실리스 팡겔리디스 씨는 “(유로존을 떠나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음식도 연료도 없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처지가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에라토 스피로풀루스 씨는 “왜 이런 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것은 그리스의 관(棺)에 마지막 못을 박는 행위”라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그리스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28일 NYT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내가 그리스 국민이라면 협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채권단이 그리스에 혹독한 긴축과 개혁을 무기한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지금보다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반면 유명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디폴트를 하도록 놔둔 뒤 스스로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해법”이라고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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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프라스 “구제금융 국민투표”… 그리스 디폴트 초읽기

    토요일인 27일 오전 1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가 긴급 연설을 통해 “(국제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7월 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TV로 생중계된 이 연설을 본 그리스 시민들은 패닉에 빠졌고 한꺼번에 은행으로 몰려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했다. 총리의 국민투표 결정은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한 것이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국민에게 직접 묻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날 그리스 전역에 있는 5500여 개의 ATM 중 약 35%에 해당하는 2000개에서 현금이 바닥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27일 하루에만 약 6억 유로(약 7530억 원)의 현금이 인출됐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도 의사당 내 ATM에서 줄지어 예금을 찾았다. 그리스 정부가 27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하고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하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 유로를 갚아야 하는 상환일(30일)이 임박해 이제 사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국면이 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7일 긴급회의에서 “7월 5일 국민투표 시행 때까지 구제금융 지원을 연장해 달라”는 그리스의 요청을 거절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선언은 채권단과의 협상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구제금융은 예정대로 30일에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리스에 대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30일 지원금 72억 유로를 집행하지 않은 채 종료될 예정이다. 알렉산데르 스수브 핀란드 재무장관은 “유로그룹의 다음 회의는 그리스에 대한 ‘플랜B’(디폴트 영향 최소화 대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리스 금융권의 생살여탈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쥐게 됐다.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이 끊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ECB는 28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890억 유로 규모의 ELA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ECB가 ‘생명줄(lifeline)’을 일시에 끊는다면 그리스 은행권은 붕괴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숨을 쉬게는 해줬으나 하루 수십억 유로의 인출 사태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리스 정부 관료들은 이날 오후 모여 ‘자본 통제’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기업이나 개인이 인출할 수 있는 현금 한도를 설정하고 월요일인 29일을 은행 휴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했다. ECB의 ELA 유지 결정에 따라 29일 그리스 은행들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진정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한때 긍정적인 신호도 보냈던 그리스 사태는 왜 이렇게 갑자기 악화됐을까. 그리스의 최종 협상안은 22일까지만 해도 유럽연합(EU) 채권단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에 따라 25, 26일 EU 정상회의에서 타결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확산됐다. 그러다 IMF에서 연금 및 임금 삭감, 국방비 감축 등 긴축정책을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그리스가 반발하고 나섰다. 치프라스 총리는 120억 유로를 지원하는 채권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은 “정부 부채만 증가시키고 연말에 더 가혹한 각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리스 의회는 28일 새벽 국민투표 안건을 찬성 178표, 반대 120표로 승인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27일 카파 리서치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채권단의 방안에 대해 찬성은 47%, 반대는 33%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채권단이 신속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주도한 연립정부는 실각하고 반년 만에 다시 조기 총선에 의한 새 정부 구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위기 수습의 가닥이 잡히기까지는 상당한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까지 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진다. 그리스는 30일 IMF에 15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지만 현금이 부족해 상환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다만 IMF는 회원국의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도 민간 채권자에게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만 디폴트로 규정하며 IMF나 ECB 등 공공기관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은 디폴트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는 7월 20일에는 ECB 부채 35억 유로를 갚아야 하고, 재정증권 만기 연장 실패 등으로 이어져 중기적으로 디폴트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탈퇴 위험도 커졌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5일 국민투표는 그렉시트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사라진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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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유럽 겨냥 추가 테러 가능성

    26일 튀니지와 프랑스, 쿠웨이트 등에서 일어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동시다발 테러로 최소 65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자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반(反)테러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7일 오전 긴급안보회의를 열고 영국인을 노린 테러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또 이날 영국 전역에서 열린 ‘군인의 날’ 기념행사와 ‘동성애 퍼레이드’ 축제를 겨냥한 테러 경계조치를 강화했다. 29일은 IS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인 데다 이슬람교도들이 ‘신성한 달’로 여기는 라마단 기간 중에도 IS가 계속해서 테러를 독려하고 있어 추가 테러가 우려되고 있다. 참수한 시신을 공개한 파리 테러도 충격적이지만 유럽은 특히 튀니지의 유명 휴양지인 수스 해변에서 발생한 테러로 공포에 떨고 있다. 튀니지에 머물고 있던 영국인 2500여 명은 이 사건 직후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28일 외신들은 튀니지 테러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수스의 임피리얼 마르하바 호텔과 벨뷔 호텔 앞 해변이 살육의 현장으로 변한 것은 26일 정오 무렵. 아름다운 지중해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놀라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수스 해변은 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테러범 사이프 알딘 알 레즈구이(24)는 마치 휴양객처럼 해변에 접근해 파라솔이 펼쳐진 선베드에 앉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검은색 트렁크 수영복에 검은색 셔츠를 입은 그를 수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레즈구이는 AK-47 소총을 꺼내들더니 사람들을 조준해 쏘기 시작했다. 이 총성은 약 5분간 이어졌다. 한 관광객은 “처음에는 어디서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것이 총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 뒤 해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CNN에 전했다. 당시 해변에 있었던 영국인 매슈 제임스 씨는 총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으로 약혼녀 세라 윌슨 씨를 가렸다. 총알 3발을 맞은 상태에서도 연인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랑해. 하지만 도망쳐. 아이들한테 아빠가 사랑한다고 전해줘”라고 말했다. 그녀는 도망쳤다가 다시 제임스 씨를 찾았고 그는 어깨, 가슴, 엉덩이에 총탄을 맞았지만 다행히 급소를 비켜가 목숨을 구했다. 영국인 토니(52)와 크리스 캘러헌 씨(62) 부부는 각각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테러범이 쏜 다른 총탄이 부인 크리스 씨의 핸드백에 들어있던 선글라스 보관함에 박히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다. 해변에서 총을 난사한 테러범은 이어 호텔 수영장과 로비로 달려가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다. 호텔로 도망친 사람들은 객실과 화장실 등에 숨어 공포에 떨어야 했다. 테러범은 호텔 주차장에서 경찰 저격수에게 두 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 테러로 최소 38명이 죽었고 39명이 부상했다. 튀니지 정부는 사망자 38명 중 신원이 확인된 10명은 영국인 8명, 독일과 벨기에인 각 1명이라고 밝혔다.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외교차관은 27일 “이 사건은 52명이 목숨을 잃은 2005년 7월 런던 기차역 폭탄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라며 “최소 15명의 영국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IS는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칼리프의 전사 아부 야흐야 알꾸이라와니가 IS의 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했다”며 테러범이 두 자루의 AK-47 소총을 세워두고 웃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학을 전공하는 튀니지 대학생인 레즈구이는 IS의 교리에 심취해 있었고,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열성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IS에서 훈련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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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니지 해변이 살육 현장으로…IS 테러 경계 조치 강화

    26일 튀니지와 프랑스 리옹 등에서 일어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동시다발 테러에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은 반(反) 테러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7일 오전 긴급안보회의를 열고 영국인을 노린 테러에 대한 대책을 강조했다. 또 이날 영국 전역에서 열리는 ‘군인의 날’ 기념행사와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를 겨냥한 테러 경계조치를 강화했다. 29일은 IS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뒤 1주년 되는 날인데다 이슬람교도들이 ‘신성한 달’로 여기는 라마단 기간 중에도 IS가 계속해서 테러를 독려하고 있어 추가 테러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목을 참수한 시신을 공개한 파리 테러도 충격적이지만 유럽은 특히 튀니지의 유명 휴양지인 수스 해변에서 발생한 테러로 공포에 떨고 있다. 튀니지에 머물고 있던 영국인 2500여 명은 이 사건 직후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29일 외신들은 튀니지 테러상황을 소상히 보도했다. 수스의 임페리얼 마르하바 호텔과 벨레뷰 호텔 앞 해변이 살육의 현장으로 변한 것은 26일 정오 무렵. 아름다운 지중해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총소리에 놀라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수스 해변은 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테러범 사이프 알딘 알 레그쥐(23)는 마치 휴양객처럼 해변에 접근해 선베드에 앉아 파라솔을 펼쳤다. 이 때까지만 해도 검은색 트렁크 수영복에 검은색 셔츠를 입은 그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레그쥐는 AK-47 소총을 꺼내들더니 사람들을 조준해 쏘기 시작했다. 이 총성은 약 5분간 이어졌다. 한 관광객은 “처음에는 어디서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것이 총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CNN에 전했다. 당시 해변에 있었던 영국인 매튜 제임스 씨는 총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으로 약혼녀 새라 윌슨을 가렸다. 총알 3발을 맞은 상태에서도 연인에게 빨리 도망치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랑해. 하지만 도망쳐. 아이들한테 아빠가 사랑한다고 전해줘”라고 말했다. 그녀는 도망쳤다가 다시 제임스 씨를 찾았고 그는 어깨, 가슴, 엉덩이에 총탄을 맞았지만 다행히 급소를 비켜가 목숨을 구했다. 영국인 토니(52)와 크리스(62) 캘러한 씨 부부는 각각 무릎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테러범이 쏜 다른 총탄이 부인 크리스의 핸드백에 들어있던 선글라스 보관함에 박히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다. 해변에서 총을 난사한 테러범은 이어 호텔 수영장과 로비로 달려가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다. 호텔로 도망친 사람들은 객실과 화장실 등에 숨어 공포에 떨어야 했다. 테러범은 호텔 주차장에서 경찰 저격수에게 두 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번 테러로 최소 38명이 죽었고 39명이 부상당했다. 튀니지 정부는 사망자 38명 중 신원이 확인된 10명은 영국인 8명, 독일인과 벨기에 아일랜드인 각 1명이라고 밝혔다.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외무부 차관은 27일 “이 사건은 52명이 목숨을 잃은 2005년 7월 런던 기차역 폭탄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라며 “최소 15명의 영국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IS는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칼리프의 전사 아부 야흐야 알카이라와니가 IS의 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했다”며 테러범이 두 자루의 AK-47 소총을 세워두고 웃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학을 전공하는 튀니지 대학생인 레그쥐는 IS의 교리에 심취해 있었고,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열성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IS에서 훈련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최창봉기자 ceric@donga.com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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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리옹서 IS소행 추정 폭탄테러

    올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5개월 만에 프랑스에서 또다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튀니지에서도 지중해 연안 휴양지 호텔에서 무장괴한의 공격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27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다. 26일(현지 시간) 오전 10시경 프랑스 동남부 리옹 인근의 이제르 주 생캉탱 팔라비에에 있는 가스 공장에서 범인 2명이 차량을 몰고 정문을 전속력으로 들이받은 뒤 폭발물을 터뜨렸다. 사건 이후 공장 정문에는 참수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으며 2명이 폭발로 부상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날 참수된 사람은 운송 회사 간부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경찰은 “참수된 머리가 공장 정문에 걸려 있었으며, 머리를 제외한 시신은 공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참수된 머리에는 아랍어 문구가 적혀 있었으며, 시신 주변에서는 아랍어 글씨가 적힌 흰 깃발과 검은 깃발 2개가 발견됐다. 용의자 중 한 명은 프랑스 리옹에서 남동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 야심 살림(35)으로 이름이 알려진 범인은 폭발물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지인 ‘르 도피네 리베레’는 “범인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속이라고 자처했다”고 전했다. 사건 현장을 방문한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범인은 2006년부터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돼 2년간 당국의 감시를 받아 왔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살림과 함께 달아나던 범인 1명을 사살했다. 테러가 일어나자 벨기에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 명백한 테러다. 우리는 절대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튀니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인 수스의 호텔에서 26일 오후 무장괴한들의 공격으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튀니지 내무부는 괴한 2명이 해안가와 접한 호텔 2곳에서 총을 난사했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이설 기자}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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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감청 절대 없을 것”… 올랑드 달래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 3명의 통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이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폭로 보도 하루 뒤인 24일 올랑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키리크스의 폭로 내용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프랑스 엘리제 궁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두 동맹 사이에 과거에 발생한 있을 수 없는 관행들을 중단시키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올랑드 대통령에게 ‘미국은 당신의 통화나 다른 통신 수단을 감청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해 “프랑스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악관 측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며 NSA가 다른 프랑스 외교 관계자들의 e메일이나 대화 내용을 여전히 감청하는지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미국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미국의 감청에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어산지는 24일 프랑스 TF1에 출연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감청이 폭로된 이후에도 NSA가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들에 대한 도·감청을 계속했다”며 “프랑스가 독일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의회는 감청 활동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고, 검찰총장은 내사를 거쳐 미국의 도·감청 활동에 대해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산지는 “지금까지 공개한 것보다 더 강력한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2013년 미국 NSA가 2002년부터 10년 이상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해 왔다는 사실이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에 의해 폭로되자 수사를 시작했지만,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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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안보국 감청 논란에 오바마 “다신 안한다”…‘프랑스 달래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 대통령 3명의 통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이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폭로 보도 하루 뒤인 2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키리크스의 폭로 내용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두 동맹 사이에 과거에 발생한 있을 수 없는 관행들을 중단시키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밝혔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올랑드 대통령에게 ‘미국은 당신의 통화나 다른 통신수단을 감청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하기 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해 “프랑스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악관 측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며 NSA가 다른 프랑스 외교 관계자들의 이메일이나 대화 내용을 여전히 감청하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는 미국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미국의 감청에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어산지는 24일 프랑스 TF1에 출연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감청이 폭로된 이후에도 NSA가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들에 대한 도감청을 계속했다”며 “프랑스가 독일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의회는 감청활동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고, 검찰총장은 내사를 거쳐 미국의 도감청 활동에 대해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산지는 “지금까지 공개한 것보다 더 강력한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2013년 미국 NSA가 2002년부터 10년 이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해왔다는 사실이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에 의해 폭로되자 수사를 시작했지만,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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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무니없는 英 복지의 회전목마 멈추겠다”

    “복지 의존하는 수십만명 일하게해低세금-低복지 구조로 바꿀 것”野-국민은 반발… 10만명 항의시위“많은 세금을 물려 복지 혜택을 늘리는 영국 사회를 반드시 개혁할 것이다.” 영국 보수당 정부를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복지 혜택 축소’ 전쟁에 나섰다. 캐머런 총리는 22일 연설에서 “저소득층에게서 세금을 받은 다음 그들에게 복지 혜택이라며 돈을 주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merry-go-round)’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 혜택에 의존하는 수십만 명의 영국인을 일자리로 돌려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1.4.7’을 언급하며 정부의 복지 축소 계획을 밝혔다. 영국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에서 각각 1%와 4%인 데 비해 영국의 복지 지출은 세계 복지 지출의 7%를 차지해 ‘복지 과잉’ 상태라는 것이다. 영국의 복지 개혁은 우선 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수당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2017년까지 복지 지출에서 120억 파운드(약 21조 원)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보수당은 당시 2018∼2019 회계연도에 재정흑자로 돌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성공하면 18년 만의 재정흑자다. 캐머런 총리는 공약에서 “앞으로 5년간 증세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때문에 재정 흑자에 도달하려면 ‘적게 걷고 적게 쓰는’ 방법밖에 없다. 영국 정부의 현재 사회보장 예산은 2200억 파운드로 전체 예산의 약 30%를 차지한다. 보수당은 우선 근로 연령층 가구에 대한 연간 복지혜택 한도를 2만6000파운드(약 4500만 원)에서 2만3000파운드(약 4000만 원)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근로자 세액 공제를 포함한 모든 세금 감면 제도를 전면 손질할 계획이다. 복지 혜택 삭감의 불똥이 근로자들에게 튈 것이 우려되자 영국 정부는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약속했다. 복지 지출 120억 파운드 삭감 외에 정부부처별 지출도 130억 파운드(약 23조 원)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탈세 억제를 통해 50억 파운드(약 8조 원)를 확보하는 등 모두 300억 파운드(약 51조 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복지 축소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달 20일 전국에서 약 10만 명의 반(反)긴축 시위자들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런던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대 7만여 명이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글래스고와 리버풀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위에는 노동당 당수 도전에 나선 제러미 코빈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참여했다. 시위를 주도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의 스티븐 터너 대표는 “보수당이 건강보험과 보건복지정책, 교육과 공공서비스 등에서 끔찍하고도 파괴적인 긴축을 추진하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과 이언 덩컨스미스 고용연금부 장관은 21일 선데이타임스에 공동기고문을 실어 ‘복지축소론’을 옹호했다. 두 장관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해로운 복지 의존 문화’를 개혁하는 것이 영국의 미래에 대비하는 우리 임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전체 복지 지출 대비 근로계층의 복지 비중이 1980년대 복지 지출 전체의 8%, 1990년 10% 미만이었지만 2010년 거의 13%로 올라섰고 최근 5년간의 긴축에도 2019년에는 12.7%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공방이 가열되자 현지 언론들은 “영국의 복지 축소 실험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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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법원, 유병언 장녀 보석 허가 13개월만에…9월 범죄인 인도 재판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 씨가 1년 1개월 만에 석방됐다. 프랑스 베르사유 항소법원 재판부는 23일 섬나 씨에 대해 보석을 허가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도록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섬나 씨가 프랑스에서 출국하지 말 것과 1주일에 3번씩 파리 관할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지시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섬나 씨가 지난해 5월 체포된 이후로 혼자 살고 있는 18세 아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졌다”며 “구속 상태가 1년 넘게 됐으므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검찰은 섬나 씨가 석방될 경우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했다. 베르사유 항소법원은 올 9월 15일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섬나 씨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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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프라스 “연금-노동 개혁 수용 못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탈퇴의 운명을 가를 막판 담판을 벌였다. 이날 유로존 정상회의는 5개월째 교착 상태인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외신들이 풀이했다. 72억 유로(약 9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 협상 마감 시한(6월 30일)이 도래하기 전에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회의(25, 26일)가 한 차례 더 열리지만 일부 정상은 이날 담판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추가 협상은 없다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는 시한 내에 부채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부채 15억4000만 유로(약 1조9300억 원)를 갚을 수 없게 돼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의 가능성이 커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 유로그룹 등 국제채권단과 가진 회동에서 채권단의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해 정상회의에서의 협상 타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 후 “연금 삭감과 전기요금의 부가가치세율 인상을 거부하고, 노동관계의 정상화를 통한 공정한 구조개혁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해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요구를 거부했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며칠간 진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합의까지 가진 않았다. 오늘 합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도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2시간 동안 그리스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 없이 2시간 만에 끝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협상안이 너무 늦게 도착해 오늘 최종 평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협상안을 두고 며칠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이번 주에 또 한 차례의 재무장관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 25, 2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앞서 EU 관리들은 그리스 정부가 전날 제출한 새로운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새 협상안은 △고소득층(8만 명 이내)의 연금 삭감 △조기 퇴직수당 삭감 △연간 매출 50만 유로 이상인 기업에 대한 추가 과세, 소득 3만 유로 이상의 개인에 대한 ‘연대세’(가난한 사람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부유층에게 물리는 세금) 인상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재정긴축 방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뱅크런’ 위기에 빠진 그리스 은행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 한도를 또다시 증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CB의 긴급유동성지원 확대는 최근 엿새간 세 번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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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뱅크런 가속

    “그리스로 여행할 때는 현금을 두둑하게 준비하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그리스 은행에서 시민들이 예금을 찾아가는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여행사협회(ABTA)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돈이 마를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 여행객은 되도록 많은 현금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은행에서 18일에만 10억 유로(약 1조2500억 원)가 인출됐고 19일에는 15억 유로가 빠져나갔다.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 정부가 들어선 올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에만 그리스 시중은행들에서 빠져나간 돈은 50억 유로(약 6조3000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에 유출된 예금은 400억 유로로, 전체 예금의 25%에 육박한다고 CNBC는 전했다. “그리스 은행이 폐쇄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자 유럽중앙은행(ECB)은 19일 ‘긴급유동성지원(ELA)’ 금액을 늘려 급한 불을 껐다. ECB는 이달 17일 그리스에 대한 ELA 금액 한도를 11억 유로 늘린 데 이어 이틀 만에 18억 유로를 더 증액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위한 긴급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21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긴급내각회의를 소집해 최후 협상안 마련에 나섰다. 새 협상안은 그리스 내부의 반발이 큰 ‘연금 감축’보다는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에 대한 조세 감면 폐지, 연료와 소매 판매에 대한 과세로 재정수입을 늘리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은 그리스 재정 안정을 위해 연금 지출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씩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채권단이 새 협상안을 수용할지는 불분명하다고 WSJ가 예상했다. 그리스는 협상 시한인 이달 말까지 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 72억 유로(약 9조 원)를 받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 치프라스 총리는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차관 지원’ 선물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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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 그리스, ‘뱅크런’ 가속화…여행 땐 현금 두둑히 가져가야”

    “그리스로 여행할 때는 현금을 두둑하게 준비하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그리스 은행에서 시민들이 예금을 찾아가는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여행사협회(ABTA)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돈이 마를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 여행객은 되도록 많은 현금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은행에서 18일에만 10억 유로(1조2500억원)가 인출됐고 19일에는 15억 유로가 빠져나갔다.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 정부가 들어선 올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에만 그리스 시중 은행들에서 빠져나간 돈은 약 50억 유로(6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에 유출된 예금은 400억 유로로, 전체 예금의 25%에 육박한다고 CNBC는 전했다. “그리스 은행이 폐쇄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자 유럽중앙은행(ECB)은 19일 ‘긴급유동성지원’(ELA) 금액을 늘려 급한 불을 껐다. ECB는 이달 17일 그리스에 대한 ELA 금액 한도를 11억 유로 늘린 데 이어 이틀 만에 18억 유로를 더 증액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위한 긴급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21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긴급내각회의를 소집해 최후 협상안 마련에 나섰다. 새 협상안은 그리스 내부의 반발이 큰 ‘연금 감축’보다는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에 대한 조세 감면 폐지, 연료와 소매 판매에 대한 과세로 재정수입을 늘리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은 그리스 재정안정을 위해 연금지출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씩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채권단이 새 협상안을 수용할지는 불분명하다고 WSJ가 예상했다. 그리스는 협상 시한인 이달 말까지 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 72억 유로(약 9조원)를 받지 못하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 치프라스 총리는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차관 지원’ 선물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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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질병관리본부 해부

    “늑장 대응으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보다는 과잉 대응으로 욕먹는 게 낫다. 지금 즉시 국방부에 군 병력 투입을 요청해 달라.” 신종 바이러스 발생을 보고받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의 행보엔 거침이 없다. 매뉴얼에 따라 군사작전에 버금갈 정도로 신속하게 역학조사관을 투입한다. 이때부터 모든 바이러스와 환자 정보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CDC 상황실로 모인다. 국방부 재무부 환경부 연방재난청 등 정부 각 부처는 협력 인원을 즉시 파견한다. 센터장은 전권을 가지고 방역작전을 진두지휘한다. 9·11테러 당시 뉴욕지역 소방대장이 작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과 흡사하다.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군대 파견 및 지역 통제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센터장이 대통령 또는 보건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상황실을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전쟁을 지휘하듯 말이다. 상부 보고는 대개 ‘선(先)조치 후(後)보고’로 이뤄지고, 그것도 대면보고가 아니라 서면보고가 대부분이다. ‘특수 영역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미국 사회의 인식이 고스란히 시스템에 녹아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수차례 언론 브리핑에 나서는 것도 센터장의 몫이다. 반면 대한민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초라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첫 환자 발생 후 수일간은 의사 출신 질병관리본부장 주도로 방역작전이 진행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23일 이후에는 비전문가인 행정관료들을 이해시키고, 지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상황실보다는 서울 충정로의 장관 집무실, 세종시 복지부 청사, 국회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다. 급기야 환자가 급증한 이후에는 본부장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과 대면하는 일일 브리핑에서도 본부장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전문가가 껍데기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CDC에서 6년 동안 근무했던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톰 프리든 미국 CDC 센터장은 지난해 에볼라 환자가 늘면서 비난 여론에 시달렸지만, 미국 정부는 그에게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지도 않았다.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 지휘-인사권-예산-전문성 ‘4無 본부’… 수술없인 또 당한다 ▼“메르스가 종식되더라도, 현 조직 체계로는 다른 신종 감염병에 또 당할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는 한국 보건 시스템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내 1% 수재집단인 의료인들이 여러 벽에 막혀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즉각대응팀을 만들어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청와대 내 메르스긴급대책반, 국민안전처 산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등 이미 행정관료 중심의 태스크포스(TF)가 양산돼 전문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통제의 중심이 돼야 할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이 유명무실했다는 것이다.본부장 차관급 격상 없이는 문제 계속 현재 질병관리본부장은 1급(실장급)이다. 그 위치로는 각 부처의 역할을 조정하고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장이 병원 봉쇄, 강제 격리 등 선제적 격리 조치에 나서야겠다는 판단을 해도 경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없이는 이행이 어렵다. 군의관, 간호장교 등 군 인력 차출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선제적 조치보다는 기존 매뉴얼을 수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보건당국이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해야 감염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을 무비판적으로 따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탁상우 미 국방부 수석역학조사관은 “신종 바이러스는 위험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장은 책임지지 못할 수준의 선제적 조치에 절대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통제의 중심에 서지 못한 것이 초기 역학조사 부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감염병은 살인사건처럼 초기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장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연금 전문가로 보건 분야가 생소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주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했던 장옥주 차관을 보좌하기 위해 대책반에 불려 들어오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대책반을 지휘하는 장차관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대응지침을 받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상황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불려가서 보고를 하는데도 너무 많은 시간을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살인현장을 누비고 연구실에서 퍼즐을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할 사람들이 현장보다는 과외 업무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국내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해 청으로 독립시키거나, 보건복지부 내 보건2차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보건 요직 행시 출신 장악 질병관리본부에 우수한 보건행정 인력이 모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감염병 발생 초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직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사실상 본부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사과장을 지낸 한 고위 관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를 하고, 남은 인원을 산하로 보낸다. 그래서 잘나가는 보건복지부 관료는 질병관리본부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를 지휘하는 보건복지부의 보건 분야 요직을 비전문가가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 보건복지부의 실장급(1급) 4명 중 의사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국장(2급) 3명 중 보건 전문가는 공공보건정책관 1명뿐. 심지어 건강증진기금을 운영하는 건강정책국장도 비보건 전문가다. 질병정책과, 응급의료과 등 전문 분야도 비의료인 출신이 맡고 있다. 보건 없는 보건복지부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의 요직을 지낸 한 보건 전문가는 “의약분업 이후 이해당사자가 업무를 맡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의사 출신들을 전문 업무에서 배제시켰는데, 지금은 그 부작용이 심하다”며 “행시 출신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병원에 대한 영향력, 보건소에 대한 예산권이 있는 보건 분야를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고 말했다.연구 역량, 비정규직에 의존 질병관리본부의 보건행정 능력뿐만 아니라 연구인력의 역량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우수한 정규 인원을 충원해주지 않다 보니 질병관리본부는 연구비, 사업비로 비정규 연구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비정규 직원이 269명으로 정규직(156명)보다 많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경우가 많아 정규직보다 능력과 스펙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종구 서울대 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소장은 “석·박사 출신 비정규직들이 자신보다 스펙은 떨어지는데 권한은 더 많은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조직이 불안정하다”며 “게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에서 충북 청주시 오송으로 이전하면서 우수한 정규직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의사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특수 수당 등 유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KAIST를 만들 때 선제적으로 외국 박사들을 스카우트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량을 키워 미래 감염병에 대처하려면 우수한 의사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파견인력이 부족해 세계적 감염병 추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병원 내 감염 관리 조직 없어 질병관리본부에 ‘병원 내 감염’을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 없는 것도 문제다. 2003년까지는 세균질환부 산하에 병원감염과가 있었지만 2004년 질병관리본부 출범 이후 사라졌다. 이종구 소장은 “당시 병원감염과의 명칭을 약제내성과로 바꿨다. 병원감염 관리를 하지 않고 항생제 내성만 관리하는 과로 축소시킨 것이다”며 “인력이 부족해도 의지를 가지고 해당 과를 발전시켰다면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감염병관리과가 존재하지만 급성전염병 관리, 곤충매개 전염병 관리에 치우쳐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병관리과장은 홍보 업무도 겸하고 있어 ‘병원 내 감염 관리’ 업무까지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메르스 확진환자의 대부분은 병원 안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200병상 이상 병원은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게 돼 있지만 이 제도는 메르스 앞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보건당국의 병원 감염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400병상 이상의 94개 병원 166개 중환자실에서 총 2843건의 병원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염병 발생 후에야 뒷북 예비비 투입 땜질식 예산 처방도 신종 감염병을 막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관련 예산은 총 4024억 원이지만 고정비 비중이 높아 신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종 전염병 대응체계 강화 사업 예산은 2007년 153억 원에서 올해 34억 원으로 급감했다. 국가격리시설 운영사업비도 2013년 11억2900만 원에서 올해 9억1200만 원으로 줄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16일 505억 원을 예비비로 긴급 지원해야 했다. 큰 문제가 터지고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한 이후 부랴부랴 ‘예비비’ 등으로 뒷수습을 하는 행태가 재연된 것이다. 예산 부족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과감한 선제적 조치를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강제 격리조치를 할 경우 생계비 등 피해보상 청구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으로선 향후 예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강력한 격리 조치를 머뭇거리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재해를 대비해서 농산물 매입과 농가 보전 비용을 예산에 포함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질병관리본부 어떤 일 하나‘질병 예보관.’ 질병관리본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 현황을 수집하고 분석해 위험도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마치 기상청이 매일 날씨 정보를 수집해 발표하는 것과 흡사한 역할이다. 뇌염모기 주의보 등을 발령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질병 예보는 예방접종 확대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진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는 것도 질병관리본부 역할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업무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질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13개 공항과 항구의 국립검역소에 330명의 검역관이 일하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질병관리본부의 레이더망에 걸려 있었지만 끝내 국내 유입을 막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생명 관련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백신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 美 센터장 아래 4각 편대… 부처 지휘-軍동원 요청권까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랑스의 국립보건통제센터(INvS),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등 외국의 기관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초긴장 상태다. 전염병이 돌 때 이 기관들은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강력한 초동 대처를 해왔다.세계의 전염병 경찰, 미국의 CDC 미국 CDC는 2013년 7월부터 메르스가 미국에 상륙할 것에 대비해 의심환자를 처리하는 절차와 점검 사항을 매뉴얼로 만들어 미국 각지의 병원에 보냈다. 이 매뉴얼은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5월 위력을 발휘했다. 첫 메르스 의심환자가 들렀던 인디애나 주 먼스터의 한 지방 병원은 응급실이 아닌 격리 진료실에서 초동 진료를 하는 등 매뉴얼대로 처리했다. 확진 판정이 나온 즉시 의료진 50여 명도 격리됐다. 그 결과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기민한 병원의 대응은 CDC가 선도했다. 캐서린 대니얼 CDC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만일 메르스가 미국에서 또 발생한다면 ‘호흡기 질환 센터’를 축으로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CDC의 신속대응팀은 전염병 대책본부를 주축으로 유관 조직들을 동원하는 태스크포스(TF)다. CDC는 전염병 대책본부를 포함해 보건위생본부, 비전염성 질병 대책본부, 보건대책 지원본부 등 크게 4개의 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4개 본부는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이 직접 지휘한다. 대니얼 실장은 “국가적 수준의 보건 위험 요소에 대응하도록 조직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에볼라에 이어 메르스를 조기에 수습하기까지 CDC 인력은 중추 역할을 해왔다. 1946년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처음 설립된 CDC는 세계보건기구(WHO)보다도 2년 먼저 설립됐다.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염병 퇴치 기구인 셈이다. 계약직까지 합쳐 1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CDC에서 3000명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받은 의사 출신이다. 이들은 미국을 넘어 세계의 전염병 경찰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CDC는 24시간 안에 역학조사팀을 파견한다. 역학조사팀은 다른 나라에도 나간다.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원숭이천연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곳이면 당사국의 요청을 받아 24시간 내에 역학조사관을 보낸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는 역학조사팀의 인력만 300명이 넘는다. 2004년 사스가 발병했을 때도 CDC는 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을 완성해 세계의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CDC는 전염병이 돌지 않는 평상시에도 24시간 가동하는 비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병원들로부터 비상 연락을 받는다. 또 메르스 같은 전염병 의심환자의 경우 CDC가 마련한 ‘감염 기준표’를 참고해 감염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당부를 수시로 병원에 전파한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CD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각종 방역 대책과 매우 구체적인 대응 프로그램 및 매뉴얼을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보건 기구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다. 올해 CDC 예산은 66억700만 달러(약 7조3300억 원)다. CDC 산하 기구인 독성물질·질병등록(ATSDR)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전체 예산은 113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 선이다. 이는 WHO의 연간 예산(40억 달러)의 3배에 가깝다. 예산은 펀드 형식으로 모으기도 한다. 올해 예산 중 ‘질병예방 공중보건 펀드’로 8억1000만 달러를, ‘공중보건 서비스 평가 펀드’로 3억9700만 달러를 조성했다. 이런 예산을 쓰는 CDC에 미국은 질병 컨트롤타워의 임무를 계속 맡겨왔다. 지난해 10월 15일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프리든 소장은 “지금까지 주 정부와 보건기관에 일임했던 방역 대책을 이 순간부터 CDC 주도하에 국가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CDC가 컨트롤타워가 되면서 미국은 에볼라 사태 발발 후 43일 만에 에볼라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에볼라 감염 환자 11명 중 2명이 사망했지만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살아 나갈 수 있었다. 세계 주요국은 새로운 전염병 창궐에 대비해 CDC를 벤치마킹한 조직을 창설해왔다. 중국의 경우 2002년 CDC를 본떠 중국질병통제센터(CCDC)를 만들었다. CCDC에는 현재 4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CDC는 2004년 CCDC와 공동으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허난, 안후이, 헤이룽장 성 등 중국 10개 지방에서 에이즈 감시와 환자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신속 소통, 결정을 모토로 삼는 INvS 프랑스는 1998년 광우병 위기 이후에 INvS를 창설했다. 메르스, 광우병, 에볼라, 식품 오염, 열대성 질병에 대한 경보를 내리고 비상사태에 질병을 통제하며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이다. INvS의 상황실은 공무원이 아닌 전문 의료진이 모든 통제의 책임을 진다. 또한 전국 각지의 병원 의사들 및 감염 전문가들과 신속히 정보 교류를 하며, 응급구조대(SAMU)에서 올라오는 각종 정보도 즉각 전달된다. 상황실 근무자가 메르스 의심사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면 상황실의 전문가들은 짧은 토론을 거쳐 격리조치 같은 즉각적인 결정을 내린다. INvS는 지역의 감염예방 전문가 및 현장 의사들과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5월에 첫 메르스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류하다가 귀국한 65세의 환자가 북부 도시 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도중 한 달 만에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병실을 같이 썼던 다른 50대 환자도 감염됐다. INvS는 즉시 확진환자를 격리하고, 이 병원에서 접촉했던 모든 사람을 추적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까지 메르스 의심환자들을 추적하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여 결국 확진환자는 2명에 그쳤다.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자마자 INvS에는 위기대책상황실이 설치됐다.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실에는 모든 포스트에 팀원을 2배로 늘렸다. 또한 수십 명의 감염 질병 관련 전문가가 소집돼 컴퓨터와 전화기를 앞에 두고 새로운 발생경로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기 위한 합동 작전을 벌였다. 당시 소집된 전문가들에는 호흡기 감염뿐만 아니라 열대질병, 광우병 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도 포함됐다. 전국적 비상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당시 상황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INvS의 감염예방 책임자 브뤼노 쿠아냐르 박사는 당시 “상황실에서 전문가들이 의심 사례 분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교환하고 의사 결정은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아롤드 노엘 박사는 “전국의 병원과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질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열나는 아이를 집에서 돌봐도 되느냐”는 등 사소한 질문에도 응답했다.대책 수립 기관인 일본의 국립감염증연구소 일본에서 메르스 같은 질병이 발생하면 후생노동성이 국립감염증연구소와 함께 전면에 나선다. 후생노동성 산하 연구소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1947년 설립된 국립예방위생연구소를 전신으로 하며 직원은 300명가량이다. 이 연구소는 결핵 장티푸스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등 각종 감염증 질환을 연구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또 해당 질병이 일본 내에 들어오는지를 감시하고 후생노동성과 함께 예방 대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메르스의 경우에도 연구소는 약 2년 전부터 감염 사례를 분석해 어느 정도 위험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10여 차례에 걸쳐 자료를 공개하고 수정해왔다. 또 WHO와 같은 외국의 질병 정보를 제공하고 지방 위생연구소 등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연구소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메르스 대책에 따르면 의심환자 사례가 지역 보건소에 접수될 경우 즉시 지정 의료기관에 옮기고 채취한 검체를 지방 위생연구소에 보내도록 했다. 검체는 이후 국립감염증연구소 바이러스 제3부로 옮겨지고 연구소는 양성 여부를 후생노동성에 보고해야 한다. 오이시 가즈노리(大石和德) 국립감염증연구소 감염증역학센터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정보를 수집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연구소의 역할”이라며 “메르스의 경우 국민들에게 어떤 상태이며 한국 여행을 해도 되는지 등의 정보를 적극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 / 이진한 기자·의사 / 워싱턴=이승헌 / 파리=전승훈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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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화석연료 사용 줄여 지구파괴 막자”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18일 “기후변화가 전쟁이나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지구가 파괴되지 않도록 화석 연료 이용을 과감하게 줄일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181쪽 분량의 새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칙은 모두 6장 246항에 걸쳐 오늘날 지구와 인간이 겪고 있는 환경 문제를 성찰하고 회개와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교황은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우리 자신의 고통으로 인식하면서 △지구 온난화 △식수 오염 △생물다양성 감소 △삶의 질 저하 △세계적인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지도력 부족 등을 두루 언급하고 있다. 교황은 회칙에서 “대부분의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활동 때문에 발생했다”며 “온난화를 막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회칙은 환경 문제를 다룬 가톨릭교회의 첫 번째 교황 회칙이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전 세계 정치·경제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교황은 정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비판한 것을 비롯해 에너지 업계, 달라이라마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교황은 “교회가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치를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경 문제는 인간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올바른 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화와 생태 교육을 촉구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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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양호 “세 자녀 전문성 살릴것”… 조현아 복귀하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에서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의 경영 일선 복귀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조 회장은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녀들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덮어놓고 (기업을) 넘기지 않겠다. 세 자녀 각자 역할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경영훈련을 거친 후 능력을 보여줘야 물려주겠다”고 대답했다. 간담회가 시작될 때에는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도 보였으나 곤란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선지 곧 사라졌다. 조 회장이 ‘세 자녀’라고 분명하게 언급한 것은 장남과 차녀(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뿐만 아니라 장녀(조현아 전 부사장)에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지난해 12월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반년 만에 큰딸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지난해 12월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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