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20

추천

경제부에서 정책팀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칼럼61%
경제일반23%
금융7%
인사일반3%
기업3%
산업3%
  • “죽으면 안돼”… 세월호 ‘읽지못한 문자’

    세월호 선체에서 나온 휴대전화 87대 중 2대가 복구됐다. 당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카카오톡 등 데이터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어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전남 목포 신항 사무실에서 열린 제1소위원회에서 복원 전문업체인 모바일랩이 작성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를 찾기 위한 수사기법)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희생자인 단원고 교사 A 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정상 작동한 시간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분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29분까지만 메시지를 확인했다. 읽지 못한 수신메시지는 “꼭 연락해야 돼.” “해경이 경비정 투입했대. 죽으면 안 돼 꼭 살아있어야 돼.” “헬기 탔어???” 등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나왔어?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라도 연락해줘”라는 메시지가 오전 10시 1분 마지막으로 수신됐다. 주인이 단원고 학생으로 확인된 다른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9시 47분까지만 작동했다. 그때까지 2∼5분 간격으로 부재중 전화 목록에 남은 마지막 4통은 부모에게 걸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신인은 ‘엄마’ ‘아빠’를 가리키는 ‘MOM’ ‘아FA’였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복구된 휴대전화의 마지막 수신 시점은 배가 60∼70도 기울어진 때로 3층에 침수가 시작됐을 것”이라며 “희생자들이 메시지를 확인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거나 대피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단원고 교감 강모 씨가 세월호의 출항을 반대한 정황도 나왔다. A 씨 휴대전화에서는 출항일인 2014년 4월 15일 오후 6시 42분 “안개로 못 갈 듯”, 이어 오후 7시 2분에는 “교감은 취소 원하고”라는 메시지가 발송됐다. 세월호는 당초 오후 6시 30분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부두에 대기하다 오후 9시경 출항했다. 강 씨는 참사 발생 이틀 뒤인 2014년 4월 18일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위원회는 “세월호 출항 이전 침몰 원인을 제공한 사안이 있다면 함께 조사하겠다”며 “세월호 증축 이후 평형수와 화물량이 적절한지 등 형사 절차에서 무죄를 받은 사안도 적정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수원, 신한울 원전 3, 4호기 설계중단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울진군에 지을 예정이었던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시공 설계를 보류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수원은 설계용역을 맡은 한국전력기술에 신한울 원전 3, 4호기의 시공 관련 설계업무를 일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3월 한전기술과 신한울 3, 4호기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맺었고 올해 2월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다. 한수원 계획대로라면 신한울 3호기는 2022년 12월, 4호기는 2023년 12월 준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탈(脫)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종합설계용역을 당초 예정대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건설 허가와 관련된 업무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북 영덕군에 건설할 예정인 천지 원전(가칭) 1, 2호기의 건설도 불투명해졌다. 천지 원전은 현재 용지 매입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 5, 6호기(공정 28%)도 정부 방침에 따라 건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경 3년만에 부활… 안전처 해체 수순

    정부와 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최소한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6월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개편안에는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部) 승격,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의 분리 독립 등 세 가지 사안만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밝힌 대로 정부 조직의 변화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 등 나머지 부처는 현재 조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청 단위 기관으로는 중소기업청이 유일하게 업무보고를 했다. 부로의 승격이 예정된 만큼 미리 예우하는 차원이었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관련 기능은 중소벤처기업부로 일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신설됐던 국민안전처는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이 별도의 청으로 독립하는 만큼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겼던 통상 기능은 외교부로 이관해 다시 ‘외교통상부’로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조직이 사실상 반 토막 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이 부로 승격하면 산업부에서 지역테크노파크를 관리하는 지역산업국 일부가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기업청은 산업부 산하기관인 KOTRA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관할권 이전도 요구하고 있지만 산업부는 “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5-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2030년까지 140조… 신재생에너지 투자 25% 확대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중을 2030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25%가량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30년까지 14년간 모두 140조 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고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 산업부는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대책’을 대대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17, 18% 수준으로 높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2030년까지 20%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함에 따라 투자를 대폭 늘려 이 수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매년 10조 원씩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공공부문 6조2000억 원을 포함해 7조8000억 원 정도다. 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8조 원 수준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투자를 2조 원가량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 대대적인 투자 확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대통령 공약이 이행되려면 지난해 15GW(기가와트)였던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2030년 65GW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투자 비용을 늘려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갑자기 확대하면 자칫 투자 비효율이 늘어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풍력, 태양광 등은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정부가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해야만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가뜩이나 공공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에너지 시장이 더 왜곡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걸림돌로 꼽히는 입지 규제와 민원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민원 해결부터 투자 추진까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위원회 또는 기구를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풍력발전소 하나를 지으려면 산림청 인허가,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지자체의 개발행위 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이를 해결할 위원회를 만들어 문제해결을 전담하게 하고, 투자처 선정을 위한 공모사업까지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맡길 계획이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월성 原電 1호기 ‘운명’ 이르면 6월 5일 판가름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여부가 다음 달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의 가동을 즉각 중단시켜 달라는 국민소송원고단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심문기일을 6월 5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국민소송원고단은 반핵단체, 원전 인근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다. 법원이 원고 측 요구를 인용하면 월성 1호기의 가동은 즉시 중단된다. 다음 달 18일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되는 것에 맞춰 월성 1호기도 사실상 폐로(廢爐)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두 번째 원전인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 30년 설계수명이 다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0년 수명연장을 허가하면서 2015년 2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포함된 국민소송원고단은 ‘수명연장 결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1년 10개월 만인 올해 2월 1심에서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원안위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월성 1호기는 현재 가동되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법원이 소송을 오래 끌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심 재판부가 1년 10개월에 걸친 심리 끝에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이 적법한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규정과 달리 안전성 평가에 최신 기술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판시하면서 수명연장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시간을 끌지 않고 사건 심문기일 당일에 곧바로 결정을 내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익구 변호사(법무법인 유스트)는 “피고 측이 1심 판결을 뒤집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항소심 판결이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원전 안전성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법원이 예상보다 빨리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과거의 행정절차의 문제만을 이유로 원전 정지라는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황보윤 변호사(법무법인 공정)는 “월성 1호기는 한 번 중단되면 재가동하기 어렵다. 재무적인 손실 등을 고려할 때 가처분 단계에서 인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 하루 약 6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다만 월성 1호기의 국내 전력생산 비중이 전체의 1%도 되지 않아 전체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脫)원전 공약에 따라 정부는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단계적 원전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성 1호기 등 설계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을 즉각 폐쇄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향후 원전의 수명연장은 어려워 보인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5기 중 수명이 연장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10년 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8기에 달한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법무장관에 ‘非검찰-여성’ 우선 검토… 현안 많은 금융위원장, 관료출신 유력

    문재인 대통령이 고민을 거듭하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정책실장 인선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장관 후보자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가장 관심이 높은 자리는 법무부 장관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임명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비(非)검찰 출신 장관 기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우윤근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 박영수 전 특별검사, 정연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검찰 출신, 여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적합한 인사를 찾기 쉽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경제라인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 금융위원장 인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순수 민간 출신보다는 중량감 있는 관료 출신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의 한 축인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러시아 특사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연구위원장을 지낸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경남 양산 출신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대외부총장,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5선의 이미경 전 의원이 깜짝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그동안 육군 중심의 안보체계에 대한 개혁을 고려해 공군과 해군 출신 인사가 우선 고려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해군사관학교 27기),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해사 32기),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공군사관학교 24기)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호남 인사들이 청와대, 내각 인사에서 약진한 것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작업을 맡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는 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이름이 올라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민주당 양승조 의원, 김용익 전 의원,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거론된다.유근형 noel@donga.com·주성하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5-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워커홀릭들 온다” 비상걸린 세종시

    “새로 오게 될 보스가 ‘워커홀릭(일 중독자)’이라는데…. 벌써부터 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2일 정부세종청사 4동 기획재정부 앞 정원. 기재부 소속 한 서기관이 커피를 마시다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반년 넘게 대부분의 부처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정권이 바뀌고 장관 인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잇따라 단행되는 신임 장관 및 청와대 보좌진 인사를 두고 관가 안팎에서는 “고요한 연못에 메기를 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에 갇혀 적막감마저 감돌았던 공직사회가 한층 바빠지고 활력이 감돌 것이라는 기대감과 걱정이 묘하게 뒤섞이고 있다. 기재부의 다른 사무관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과거 업무 스타일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내내 정시 퇴근은 꿈도 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세종청사 출범 이후 정부 안팎에서는 공직 기강이 과천청사 시절보다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서울∼세종 140km를 오가느라 체력적으로 힘이 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핑계로 업무에 다소 소홀해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컸다. 실제로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은 청와대-국회 보고로 서울에, 과장급 중간 간부는 고속철도(KTX)나 고속도로 어딘가에, 서기관급 이하는 세종시에 각각 뿔뿔이 흩어져 있는 날이 많았다. 과거 간부가 사무실에 부하직원을 앉혀놓고 보고서에 빨간 줄을 그어가며 업무를 가르치는 ‘도제식 교육’은 진즉에 사라졌다. 일선 직원들이 간부와 전화 통화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 보니 손발은 안 맞고 정책 품질은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인사 이후 관가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당장 김동연 후보자부터 일벌레로 소문났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을 다니면서 주경야독한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해 장관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다.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된 이정도 비서관은 지방대(창원대)를 나와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예산실 심의관까지 지냈다. 기재부에서는 아직도 “일을 하려면 ‘이정도’는 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된다. 기재부의 한 국장급 관계자는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기재부에서 비주류로 그 정도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밖에서 볼 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에 몰두해 발군의 성과를 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물들이 쏙쏙 뽑혀 부처 수장이나 청와대 요직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관가에서는 ‘이제는 일로 승부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는 것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워커홀릭이다. 홍 실장은 기재부 대변인 시절 출입기자들로부터 “1단 기사도 1면 톱기사를 쓰듯 업무에 공을 들이는 관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교수 출신이지만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사회에서 재벌 개혁에 앞장선 운동가이기도 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줄 대기에 바쁜 보통의 폴리페서와 달리 현실 참여에 신념을 갖고 시민운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교수 출신 고위직과는 업무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전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전 “火電설비 교체→ 미세먼지 50% 감축”

    한국전력공사가 향후 5년간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석탄화력 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를 5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한전과 발전공기업 5개사 사장단은 19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전은 2015년 기준 17만4000t에 달하는 석탄화력 오염물질 배출량을 2022년까지 8만7000t으로 50.1% 감축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의 국내 감축 목표치인 30%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기존 발전소 설비를 전면 교체(6조2000억 원)하고, 건설 중인 발전소 환경설비를 강화(1조3000억 원)하는 등 7조5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한전은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 석탄화력 발전량을 줄이는 한편 친환경 석탄 구매를 늘리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 발전소 8기를 내년 봄철(3∼6월)부터 일시 가동중단(셧다운)하기로 했다. 한전은 봄철 이외에도 미세먼지가 심각할 경우 석탄화력 발전소를 추가로 정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대책은 석탄화력 발전소가 집중된 충남 지역부터 우선 시행된다. 한전과 발전공기업 경영진은 ‘미세먼지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초 전력회사 한성전기, 희귀자료들 고국 품으로

    한국전력의 전신이자 국내 최초 전력회사인 한성전기의 희귀자료들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한전은 한성전기의 미국 파트너였던 해리 보스트윅가(家)가 소장하고 있던 회사 설립 관련 문서와 사진 등을 무상으로 기증받았다고 17일 밝혔다. 한성전기는 1898년 고종 황제가 설립한 전기회사로 1899년 5월 서울 동대문∼신문로를 오가는 전차를 개통했고 1900년에는 종로에 국내 최초로 민간 가로등을 세웠다. 우리 손으로 세운 회사였지만 회사의 경영은 당시 총지배인이었던 해리 보스트윅이 사실상 총괄했다. 한전은 그동안 한성전기를 비롯해 한미전기, 경성전기 등 한국 전기회사의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날 기증받은 자료는 배재대 오진석 교수 연구팀과 미국 현지 조사를 통해 발굴했다. 보스트윅 집안이 기증한 자료는 한성전기 설립을 위해 고종 황제가 미국인 파트너 헨리 콜브런, 보스트윅과 주고받은 편지, 1900년대 초 한성전기 본사 사옥과 동대문 변전소 전경을 담은 사진 등이다. 한성전기가 운영한 전차 요금표와 시간표, 당시 국내외 신문 기사 등도 포함됐다. 한전은 조만간 이 자료를 공개하고 역사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월성원전 1호기 5월 가동 중단 가능성

    원자력발전소 확대를 반대하는 한 시민단체가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운영을 즉각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이들은 월성원전 1호기의 10년 수명연장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을 올 2월에 받아낸 단체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월성 1호기는 사실상 셧다운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핵단체, 원전 인근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국민소송원고단은 법원에 이런 내용의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법원은 월성 1호기 10년 수명연장 무효 소송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5년 2월에 내린 수명연장 결정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안위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월성 1호기는 계속 가동 중이다. 국민소송원고단은 항소심을 진행하는 2심 재판부에 수명연장 결정 판결 내용과 상관없이 일단 가동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원고단 변호인 김호철 변호사(법무법인 한결)는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법원은 보통 일주일 내에 당사자 심문을 열어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월성 1호기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1983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2012년에 30년 설계수명이 만료됐다. 일부 환경단체 등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원안위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계속운전 심사보고서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을 바탕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10년 수명연장을 결정했다. 시민단체 등은 원안위의 운영변경 허가 등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법원 판단과 무관하게 대표적인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지시키는 등 에너지 공약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폐쇄 등 원전정책 전면 재검토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원안위가 새 정부 정책에 맞춰 항소심 자체를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고리 1호기의 영구 정지에 즈음해 문 대통령이 탈(脫)원전 관련 강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 캠프에서 환경에너지팀장을 맡았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고리 1호기 폐로 시점에 맞춰 대통령이 직접 탈원전 로드맵을 선언하고 공약 이행을 지시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나 사회수석실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년부턴 火電 10기 4개월 가동중단… 문제는 전기료 부담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대책으로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하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석탄화력발전의 일시 중단 업무지시는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고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건강이 달린 환경 문제를 놓고 경제 논리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안보 및 수급 문제와 그에 따른 비용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 셧다운으로 미세먼지 1∼2% 감축 정부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가 6월 한 달간 가동을 멈추면 전체 미세먼지의 1∼2%가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축 효과가 크지는 않지만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불편이 큰 만큼 당장 시행 가능한 조치부터 실천해 나가겠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노후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은 전체 석탄화력의 10.6%에 불과하다. 하지만 질소·황산화물(NOx, SOx) 등 오염물질 배출량 비중은 19.4%에 달한다. 청와대는 내년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3∼6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의 가동 중단을 정례화하고, 이들 발전소의 폐쇄 시기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완료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경유차 운행 중지를 검토할 정도로 미세먼지 악영향이 커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경규 환경부 장관에게 업무지시를 내렸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발표 자리에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환경·복지 이슈에 대해 경제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을 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제까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화력 유지 및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고수해 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는 경제적 희생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고, 새 정부에서는 이를 인정한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비용 증가-수급 차질 불가피할 듯 문제는 석탄화력 폐지에 따라 치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석탄화력 발전단가는 원자력발전소보다는 높지만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소에 비해서는 훨씬 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석탄화력의 발전단가는 5월 기준 1kWh당 평균 49.0원으로 LNG발전(83.3원)의 절반 수준이다. 석탄화력 전기 생산이 줄어들수록 전체 발전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실행되면 2030년 석탄화력 비중은 25%로 하락하고, 가스발전 비중은 37%로 크게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최대 25%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청와대는 일단 올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른 전기료 인상 부담은 0.2%(약 690억 원)가량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한전이 자체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가 매년 4개월씩 셧다운을 정례화하고 부족해지는 전력 공급을 LNG로 대체할 경우 연간 4000억 원가량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LNG 가격이 오르면 부담은 더 커진다. 이미 지난해 누진제 개편으로 연 1조3000억 원가량의 부담을 안게 된 한전이 오롯이 떠안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추진될 경우 결국 기업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개편해 지금보다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전력 수급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탈(脫)원전 공약과 맞물려 심각한 전력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달 전력 수급도 장담할 수 없다. 여름철 전력 피크(peak)를 앞두고 발전소들이 정비에 들어가 전력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9·15 대정전 사태는 발전소 정비 기간이었던 초가을에 발생했다. 장기적으로 봐도 사라지는 발전소는 많은데 이를 대체할 설비가 마땅치 않아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전문가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 원전 및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취소하고 노후 시설 폐지를 가속화하면 안정적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문병기 기자}

    • 2017-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청년실업 ‘나홀로 악화’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한국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청년실업이 전 분기보다 악화된 국가는 한국 등 4곳뿐이다. 14일 OECD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의 15∼24세 청년층 실업률은 10.0%로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직전 분기 대비 청년층 실업률이 높아진 곳은 한국과 오스트리아(10.4→10.5%), 라트비아(16.9→17.4%), 칠레(15.0→16.1%) 등이었다. 같은 기간 나머지 31개국의 청년층 실업률은 모두 개선됐다. 특히 EU의 청년층 실업률은 0.7%포인트나 하락했고, 미국(0.5%포인트) 일본(0.4%포인트)도 각각 하락하는 등 청년 고용 사정이 나아졌다. 한국은 최근 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청년들의 일자리 사정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2%로 동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심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실업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가 10개월째 줄어들며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제조업이 부진해도 서비스업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여건이 마련된 반면 한국은 출구가 없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원 정규직 전환땐 비용 난감… ‘자회사 정규직’은 노동계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포했지만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에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규직 전환 방식에 따라 부담할 비용이 크게 증가하거나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국내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첫걸음이 시작된 만큼 노사정(勞使政) 모두가 한 발씩 양보해 서로 ‘윈윈’ 하는 모델을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쟁점은 정규직 전환 방식 복잡한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 전환 방식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해당 공공기관이 직접 및 간접 고용한 비정규직을 기존의 일반 정규직과 똑같은 직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기존 직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실현 가능성은 낮다. 한 예로 매년 수백 대 일의 공채 경쟁률을 기록하는 인천공항공사의 지난해 신입사원 초봉은 평균 4215만 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중 8년째 1위이며, 직원 평균연봉은 8853만 원에 이른다. 어렵게 입사한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대안으로 ‘중규직’(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정규직 내 별도의 직군(기능직 등)으로 신설해 비정규직을 특별 채용하는 것이다. 복지 혜택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하되 임금은 ‘직무급’을 통해 적게 주는 방안이다. 박근혜 정부도 중규직의 일종인 무기계약직을 도입해 약 8만 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마지막은 공공기관이 직접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곳의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하는 방안이다. 사측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는 고용 안정을 얻을 수 있지만 노동계 반발이 변수다. 노동계는 중규직과 자회사 정규직 채용 모두 ‘무늬만 정규직’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실제로 과거 KTX 여승무원의 간접고용 문제가 공론화되자 코레일은 여승무원의 자회사 정규직 채용을 제의했으나 여승무원노조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청년 신규 채용 감소 우려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소속 △교육기관(교육청, 국립대학 등) 소속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소속으로 나뉜다.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의 경우 정부가 직접 통제하기 때문에 추경 등으로 예산을 확보해 정규직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같은 공공기관의 셈법은 복잡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국내 공공기관 355곳 종사자 42만9202명 중 비정규직은 12만736명(28.1%)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가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를 걸자 공공기관들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대폭 늘렸다. 정책의 ‘풍선효과’가 생긴 것. 직접 고용 비정규직은 2012년 4만5317명에서 올해 1분기(1∼3월) 3만7408명까지 줄었지만, 간접고용은 같은 기간 6만3117명에서 8만3328명으로 치솟았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29명에 불과하고 간접고용이 6903명에 이른다. 한국전력공사(7715명), 한국수력원자력(7054명), 코레일(6230명) 등 다른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풍선효과는 공기업의 청년 신규 채용 감소를 부를 수 있다. 취업준비생 강모 씨(26)는 “비정규직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신입사원 채용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민간 부문은 이미 가시화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6.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대기업 200곳을 조사한 결과 45곳이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년 연장과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풍선 효과가 생긴 것이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정부와 공공기관, 노조가 한 발씩 양보해 정규직 전환과 청년 취업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단계적으로 정책 목표를 솔직히 밝혀서 성과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비정규직 남용은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공정한 일자리는 단계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이다”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분기 세금 6조 더 걷혀… 10조 일자리 추경 재원에 ‘숨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하면서, 집권 즉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 올해 집행 중인 예산은 여력이 되는 한에서 최대한 보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각 부처들이 작성 중인 내년도 예산 요구서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짜는 작업에 착수했다. 재정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호황이 이어지면서 추경 편성을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 확대 등은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내용이라 앞으로 국회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진통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추경의 국회 논의 및 통과 여부가 향후 정부와 정치권의 ‘취임 초 허니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올해도 세수 풍년…일자리 추경 가속화 기획재정부가 11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세 수입은 1년 전보다 5조9000억 원 늘어난 69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도 28.8%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국세 수입이 역대 최대 증가폭(24조7000억 원)을 나타냈던 지난해보다 올해 세수가 더 많아질 가능성도 커졌다. 올해 세수 호황을 견인한 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었다. 세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설비 투자 등 수입액도 덩달아 커졌고, 4월 집계되는 1분기 부가가치세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곳간이 쌓이면서 문 대통령이 공약한 일자리 추경 편성을 위한 재원 마련에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4월 고용동향에서 실업자 수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서둘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 지시로 기재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 추경 편성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다음 주중 문 대통령의 공약과 핵심 정책 과제를 반영한 내년도 예산 요구서를 제출하라는 예산안 편성 보완 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 추경 편성 요건 논란…여소야대 국회 벽 넘어야 문 대통령의 코드에 정부가 빠르게 발을 맞추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추경 편성 요건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가재정법(89조 1항)에 따르면 추경 편성의 요건을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 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는 상황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한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추경을 편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1분기(1∼3월) 경제성장률도 0.9%로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추경안을 만든다 해도 여소야대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체 300석 중 120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일자리 추경 편성안을 통과시키려면 반드시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등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최혜령 기자}

    • 2017-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 어젠다 중심 개편… 부처 간섭 줄이고 국정과제 속도낸다

    11일 골격을 드러낸 ‘문재인 청와대’의 시스템은 국정 과제 중심으로 짜였다. 내각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은 줄이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50대 초반의 젊은 참모들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국정 과제 중심 청와대 진용 이날 청와대 개편의 특징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정책실장을 복원하고 일자리수석을 신설해 국정 과제에 대한 청와대의 정책 보좌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81만 개’를 위해 일자리수석이, ‘도시재생 뉴딜 공약’을 맡는 주택도시비서관 등이 정책실장 산하에 신설됐다. 시민사회와의 소통 강화 및 사회 갈등을 관리하는 사회혁신수석을 새로 만들고 홍보수석을 국민소통수석으로 바꾼 것은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존의 연설기록비서관은 연설비서관과 국정기록비서관으로 분리됐고 재정기획관이 비서실장 산하에 신설됐다. 국가안보실은 대폭 확대됐다. 1차장 산하에 있던 국가위기관리센터는 국가안보실장 직속으로 바뀌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제1차장 산하에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남북 군사관리체계 구축, 군비 통제 업무를 맡는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신설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조직 개편은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 대신 즉시 개편이 가능한 청와대의 기능을 손봐 주요 국정 과제를 청와대가 중심이 돼 곧바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부처 장악 막겠다”는 의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의 가장 큰 차이는 정책실장의 부활과 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 등 정책 분야 수석의 폐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정책 분야 수석으로 과거 청와대는 부처와 청와대가 ‘일대일’ 대응체계였지만, 그 체계를 완전히 허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처 일각에서는 “일자리수석이 고용복지수석을, 과학기술보좌관이 미래전략수석과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번에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와 같이 정책실이 3수석 2보좌관 체제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재현된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에도 청와대가 부처를 관리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완전히 정책 어젠다 중심의 개편을 했다”고 설명했다. 부처의 인사 등에 청와대가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 청와대 개편에 따른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책실장에는 김광두 서강대 교수, 김동연 아주대 총장 등이 거론된다.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정책실장 또는 사회혁신수석으로 등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자리수석은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을 총괄한 김용기 아주대 교수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 안보실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백군기 전 의원,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핵심 측근 양정철, 청와대 안 들어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청와대에 합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을 청와대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양 전 비서관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비서관은 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린다. 전 의원과 이 전 수석도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윤종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기 봄기운 도는데… 청년실업률은 11.2% ‘역대 최고’

    경기가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청년 고용시장에는 좀처럼 봄바람이 불지 않고 있다. 4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10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11.2%였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6월 이후 4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층의 일자리 사정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4월 청년실업자 수는 50만5000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 4월(34만5000명)보다 무려 16만 명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자 증가분(32만6000명)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다만 4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5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4000명 늘며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0만 명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고무적이다. 늘어난 취업자 중 상당수는 건설업에서 나왔다. 4월 건설업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38%를 차지했다. 국내 산업의 근간이자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2000명 줄면서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의 감소 폭이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나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는 10만5000명 늘어났다. 구직을 단념한 사람도 소폭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전체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3000명 줄었지만 구직을 아예 단념한 사람은 41만9000명으로 5000명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과는 대조된다. 지난해 11월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은 올해 4월까지 6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온기가 고용시장까지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용지표는 전형적인 경기 후행지표다. 따라서 최근의 경기 호조세가 고용지표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업자가 두 달 연속 40만 명 이상 증가했지만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영세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등 질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하지만 100일 안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용지표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박민우 기자}

    • 2017-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소득자 세율 올리고 법인세 인상도 저울질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增稅)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먼저 고소득자와 고액자산가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향후 대기업들의 법인세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체 근로소득자의 절반에 달하는 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는 공약에서 제외돼 문 대통령 임기 내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은 공약을 이행하는 데 연평균 35조6000억 원이 들어간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예산 절감으로 연 22조4000억 원, 세입(歲入) 개혁으로 13조2000억 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씀씀이를 아끼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공약 가계부’에서 드러났듯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 先 부자 증세 後 법인세 인상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대표적인 세제 개편안은 소득세 및 법인세 세율 인상이다. 당장 올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이를 구체화하는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이미 문 대통령 공약에 대한 ‘세수 시뮬레이션’을 상당 부분 마친 상태다. 소득세는 최고세율과 과세표준을 조정해 고소득자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세법은 과표 5억 원 초과 구간에 소득세율 40%를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바꿔 과표 3억 원 초과 42%로 소득세 최고세율을 조정해 5년간 6조2000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걷자는 등의 증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속세 및 증여세 인상을 통해 추진된다. 상속·증여세를 자진 신고할 때 적용하는 공제율(산출세액의 7%)을 3% 안팎으로 낮추고 대기업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율(20%)을 높이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은 일단 후순위로 돌렸다. 문 대통령은 공약에서 “재원이 부족할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을 원상 복귀하겠다”며 세율 인상에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법인세율 인상은 정부가 언제라도 손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긴장감은 당분간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자 증세’ 둘러싼 갈등 나타날 수도 세율을 높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고소득 법인의 법인세 최저한세율(기업들이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 상향 조정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과표 1000억 원 초과 기업의 최저한세율을 현행 17%에서 19%로 올리면 5년간 4조5000억 원을 걷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대부분 국가에서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오히려 법인세 인하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증세안이 대부분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담세(擔稅) 능력이 있는 데다 ‘가진 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자’는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먹혀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근로소득자 중에서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율이 2015년 기준 46.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증세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일단 50%에 달하는 소득세 면제 비중은 납세의 의무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새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려면 부자들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취임식후 비서실장부터 곧바로 임명… 임종석 유력 검토

    9일 오후 9시 15분 국회에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으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핵심 측근인 김경수 의원과 양정철 중앙선대위 비서실 부실장 등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선대위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의원도 오후 10시 홍은동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 회의에 합류했다. 대통령 취임 첫날인 10일 행보와 대통령비서실장 등 시급한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선서식 이후 대통령비서실장 및 일부 수석비서관을 곧바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후보자도 가급적 빨리 발표할 계획이다.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선대위 관계자는 “비서실장뿐 아니라 여러 인사를 동시에 논의했기 때문에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며 “국정 공백과 국가 안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정무수석, 민정수석 등은 조속히 임명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수석들은 순차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측근들에게도 인선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왔다. 다만 지난달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각은 대탕평의 원칙 아래 제가 모르는 분이라도 능력 있는 인재를 발탁하고, (청와대의 경우) 비서실장부터 저와 지향이라든지 정체성이 같은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비서실장 후보로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시작인 ‘광흥창팀’부터 참여해 경선 캠프, 선대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문(친문재인) 3선 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과 김진표 의원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수석비서관 인사는 비서실장 인선에 따라 유동적이다. 다만 경제수석, 외교안보수석 등 전문성이 필요한 인사들은 각 부처의 차관급 인사 가운데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내각의 인사 검증을 책임질 민정수석에는 신현수 변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사정비서관 출신인 신 변호사는 최근까지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법률적 조언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 인맥이 두터운 유재만 변호사도 후보군이다. 홍보수석에는 윤영찬 선대위 SNS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총리 인선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총리 인선에서부터 협치(協治)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초대 총리의 인선 기준으로 ‘대탕평, 대통합’과 ‘비(非)영남 출신’을 꼽았다. 문 대통령이 평소 참모들에게 “새 정부는 새 시대의 첫차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개혁 성향의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총리 후보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실용주의자로 통하는 김효석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민주당 이용섭 전 의원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 / 세종=박민우 기자}

    • 2017-05-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생계위해… 허리 굽어도 일하는 한국

    한국의 초고령(75세 이상) 고용률이 5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노인들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각종 노후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근로 현장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75세 이상 고용률은 17.9%로 비교 가능한 25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나머지 국가들의 75세 이상 고용률은 한국과 멕시코(17.0%)를 제외하면 모두 한 자릿수였다. 독일(1.8%) 프랑스(0.5%) 등은 극히 낮았고 덴마크는 0%였다. 65세 이상 고용률 역시 한국은 30.6%로 아이슬란드(38.7%)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13.8%)과 비교하면 배를 웃돌았다.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보람을 찾기 위해 일손을 놓지 않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는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국가 중 1위였다. 그런데도 공적연금을 받는 노인은 전체의 42.3%에 불과했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재정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공적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을 장기간에 걸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韓中日 “모든 형태 보호무역주의 배격”

    한국과 중국, 일본이 일제히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에 반기를 들었다. 한중일 3개국은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17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가 담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점차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반하는 움직임이다. 올해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 기업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했다. 그 결과 올해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미국의 반대로 지난 3년간 공동선언문에 포함됐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문구가 빠졌다. 특히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번 회의에서 한중일 3개국은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역내 금융 협력에 초점을 두고 논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유무역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는 확고한 정책 공조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무역 정신이 G20에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3국 간 공조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대한 소신이 있었다면 G20 회의에서 저지했어야 했다”며 “이는 동북아에서 중국의 경제 리더십을 묵인하는 정도의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중일 3국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금융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작동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역내 다른 회원국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CMIM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계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17-05-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