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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사진)가 대법원장 지명 과정에서 처음 전화 통화를 한 청와대 관계자가 김형연 대통령법무비서관으로 10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김 비서관이 지난달 16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의 통화를 연결하기 위해 제게 전화했다”고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경로로 지명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의에는 “(청와대 발표 1시간쯤 전인) 지난달 21일 오후 1시 40분경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조 수석을 통해 지명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김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와 처음 통화한 지 5일 만에 후보자로 공식 지명된 셈이다. 김 후보자는 김 비서관과의 인연에 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2년 2월 27일부터 1년간 같은 재판부의 부장과 배석으로 만나 알게 됐다”며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제가 회장을 한 시기에 김 비서관이 회원이기는 했으나 (김 비서관이) 연구회에서 크게 활동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또 “(16일 통화 외에는)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김 비서관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주 의원은 “법원 제도와 인사를 관할하는 법무비서관과 대법원장 후보자의 개인적 인연이 후보자 내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재판부 근무 이력에 같은 학회 소속이었던 김 후보자와 김 비서관이 그동안 양승태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국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인연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 김 후보자는 “후보 시절이나 취임 이후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편 ‘재판이 곧 정치’라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사법 정치화’ 논쟁을 촉발시킨 오현석 인천지법 판사(40·사법연수원 35기)가 13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간다. 현직 판사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언을 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오 판사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배석준 기자}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당론을 관철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 등을 상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관련 국내 예산도 적극 반영키로 했다. 우선 한국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10일 한국당 의원 27명으로 구성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핵포럼) 대표인 원유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정된 핵 균형 질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에는 ‘한국 국민 60%가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에 대해 지지하고 있고 안보 불안의 원인이 북한이 절대무기인 핵을 개발해 한반도 핵 독점으로 한국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핵포럼은 이르면 11일 외교부를 통해 외교서한으로 백악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직접 대미 외교에 나서 미국 내 정책 결정권자에게 전술핵 재배치 여론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철우 의원 등이 13일부터 3박 4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또 한국당은 미국과의 전술핵 협상 과정에서 비용 부담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청와대의 여야 당 대표 5자 회동 제안에 대해 “대통령 귀국 시점에 맞춘 (청와대의) 정치쇼”라고 비판하며 참석을 거절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들러리 회담에 참석 요청을 한 것”이라며 “들러리 회담은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한국당 당사를 찾아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등을 홍 대표에게 제안했다. 홍 대표는 청와대가 사전 일정 조율 없이 불쑥 방문해 회동을 제안한 것을 불쾌하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측은 “9일 예정된 대규모 장외 집회의 결집력과 안보 위기, 방송 장악 등을 명분으로 한 대여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노림수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기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당 의원 70여 명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 모여 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방송 장악 시도 등을 비판하는 ‘보이스 오브 자유한국 릴레이 발언대’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장외투쟁은) 외롭지만 정의롭고 정당한 투쟁”이라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포퓰리즘을 규탄하는 것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최연혜 의원은 “강 건너 불 보듯 아직 레드라인이 멀었다고 말하는 문 대통령을 믿고 두 발 뻗고 잠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복귀는 국민의 바람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원내 4당인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7일 사퇴했다. 금품수수 의혹으로 당내 안팎에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지 7일 만이고, 올해 6월 26일 대표로 선출된 지 74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보와 민생의 심각한 이중 위기 국면에서 야당의 대표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했던 저의 불찰로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퇴했다. 그는 또 “거짓 주장을 막기 위해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제기된 주장은 누명이지만 검찰에서 떳떳하게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연기획사 P사 회장 A 씨(65·여)에게서 금품 6000만 원을 수수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당 안팎의 관심은 차기 당권을 누가 쥘지에 모이고 있다. 바른정당에서는 의원들이 당의 노선에 대해 △새로운 보수정당의 독자 생존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통합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통한 제3지대 확장 등 3갈래로 나뉘어 있다. ‘독자 생존파’인 이 대표의 낙마로 당이 기존과는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제3의 길은 곧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로 이어질 수 있어 ‘이혜훈발 정계 개편’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재로서는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유승민의 구원 등판’ 요구가 우세하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비대위원장 의향을 묻자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당 의총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평소와 달리 여지를 남겨둔 것 자체가 합의 추대라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유 의원도 비대위원장직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헌상 당원 대표자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미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제1, 2야당 대표를 맡고 있는 것도 구도상 나쁘지 않다. 당내 최대 주주인 6선의 김무성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의원은 “그럴 뜻이 없다”며 고사하지만 바른정당은 물론이고 한국당에서도 그가 당을 이끌면 보수 통합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최근 보수 야당의 초당적 연구모임인 ‘열린토론, 미래’를 출범시킨 뒤 매주 토론회를 갖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이 대표와 함께 점심을 하며, 이 대표를 위로한 뒤 당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뒤에서 (당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과 김용태 의원 등이 당의 새 얼굴이 돼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아직은 소수다. 차기를 놓고 대립하다 1명이라도 탈당한다면 교섭단체 저지선(20명)이 무너지는 탓에 주호영 원내대표 임시 대행체제가 차선이라는 대안론도 현 지도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단합된 지도체제 숙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당분간 이탈자가 없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최고위원은 “유승민 김무성 의원이 서로 도와주지 않으면 당이 찢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의원 5명씩 모두 10명의 현역 의원이 ‘국민통합포럼’(가칭)이라는 조직을 내주 공동 출범하기로 합의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선거구제 개편 등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명분보다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나 선거연대로 이어질지에 눈길이 더 가기 때문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고야 기자}

“북핵 사태의 원인 가운데 절반은 김정은의 폭주 성격에서 비롯됐다. 김정은이 제거되지 않으면 계속 갈 수밖에 없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남 교수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을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2010년경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1년간 진행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하던 시절 평양에 있는 여자친구와 통화한 내용을 소개했다. 김정은은 10대 시절인 1996년부터 6년 반가량 스위스에서 머물렀다. 그는 “당시 열다섯 살 정도인 김정은은 한 살 정도 많은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담배를 피워 여자친구가 ‘좀 끊으라’고 했더니 전화로 상소리를 해댔다”고 밝혔다. 이런 김정은의 캐릭터를 근거로 “1년에 걸친 주변인 면담 보고서 결론이 앞으로 ‘임금’이 되면 굉장히 복잡해지겠다고 예상했다. 당시 예상이 맞지 않기를 바랐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년’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며 “보통 청춘남녀 대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칠고 가학적인 성향과 안하무인의 태도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 거주하는 김정은 주변 인물도 조사했다.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는 북송 재일교포 출신이다. 남 교수는 “김정은의 외할아버지 고경택은 1950년 일본으로 건너갔고, 오사카에는 김정은의 8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이 주변 사람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복기해 이를 근거로 지능지수(IQ)를 산출했다. 남 교수는 통화에서 “김정은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질문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했다”며 “이를 볼 때 김정은을 과대평가하는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IQ는 평균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김정일의 후계자 선정 과정도 공개했다. 김정일은 2008년 8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자를 고민했다. 장남인 김정남은 10세 이후 3개월 이상 평양에 거주하지 않았고 김정철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여성호르몬 과다증이 있었다. 결국 2011년 12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남 교수는 예상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숙청과 도발의 역사 속에 3대 세습 후 자기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며 “핵과 미사일이 아주 훌륭한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김정일과 달리 핵실험 서명 장면을 공개한 것도 실질적으로 북한을 지배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에 오를 때만 해도 우리 언론 대부분 ‘저 어린아이가 무얼 할까’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김정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안 되지만 너무 간단하게 평가하는 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전술핵 재배치를 대안 차원에서 깊이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혀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또 북한이 ICBM에 장착할 핵탄두의 소형화 및 경량화 실험에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공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군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유일한 카드가 전술핵 재배치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깊이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택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전술핵 재배치를) 깊이 검토하는 것이 맞느냐”고 다시 묻자 “북한이 핵을 (6차 핵실험 정도로) 발전시켰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포함해 그것(전술핵 재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송 장관은 “(북핵에 대비해) 미국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5개 회원국에 전술핵을 배치한 이른바 NATO식 핵 공유 대책을 검토해볼 용의가 있느냐”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충분히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 장관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의 질의에 “오늘(4일) 오전에 확인해보니 핵탄두 크기가 ICBM급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또 “(북한이 핵탄두 경량화에 따라 무게를 낮춘) 500kg보다 무게가 더 적을수록 효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ICBM을 미 본토까지 날려 보내려면 핵탄두 무게를 500kg까지 줄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6차 핵실험 전까지는 북이 소형화한 핵탄두 무게를 700kg∼1t으로 추정해 왔다. 국방부는 국방위 종료 이후 송 장관이 “공개된 핵탄두가 모형인지 실물인지 확인이 안 되었으며 만약 실물이라면 크기로만 볼 때 ICBM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야당은 청와대가 지난달 26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개량된 300mm 방사포(다연장로켓)’로 발표했다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정정한 것도 집중 추궁했다. 이에 송 장관은 “청와대에 스커드 미사일이나 방사포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는데, 청와대가 추정이란 말을 빼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6차 핵실험 직후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태에서 (대화가 우선인) 베를린 선언보다는 응징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강화시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송 장관은 미 항공강습단과 전략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예정이며,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에 대한 참수작전을 담당할 부대도 12월 1일 창설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공연기획사를 운영하는 지인에게서 금품 6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불찰로 당에 누를 끼쳐 송구하다. 저도 (거취 문제를)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의 진로와 정치 지형이 굉장히 민감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이라는) 국가적 중대사가 생긴 민감한 시점에서 어떤 길이 당을 위해 가장 나은지 지금 저도 깊이 고심하고 있다”면서 “조금만 더 말미를 주면 당을 위한 결정을 곧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일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진실을 명백히 밝혀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참석자 다수가 당의 미래를 위해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연기획사 P사 대표 A 씨(65·여)로부터 진정서를 제출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와 관련한 사건을 형사3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자유한국당이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결정하면서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국당이 국방안보 관련 상임위원회에 부분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있지만 예산안 심의, 증세, 각종 민생 법안에 대한 입법 심의는 올스톱됐다. 한국당은 3일 오후 당 비상원내대책회의를 열고 2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국당은 4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 표결에 불참하고 5일로 예정된 정우택 원내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은 4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보이콧이 최종 확정되면 청와대, 대검찰청, 고용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항의 방문하면서 ‘장외 투쟁’으로 전선을 넓힐 방침이다. 한국당은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곧 ‘좌파 포퓰리즘 독재정부, 독재정권의 문을 연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한국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김 사장 체포는) 노골적인 방송 장악 시도이자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폭거”라는 발언이 쏟아졌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보이콧은) 단순히 정쟁 차원의 대여 투쟁이 아니라 대한민국 근본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상황을 의식해 국방 안보 관련 상임위 참여에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청와대에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긴급 안보 대화에 참석하는 문제도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면서, 국민의당 및 바른정당과의 공조를 통해 시급한 민생 현안을 풀어갈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당의 참여 없이 정기국회를 밀고 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지도부 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에 제1야당이 국회를 내팽개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내팽개치는 것과 같다. 국회에 복귀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4일 예정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도 한국당 없이 강행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표결을 당초 여야 합의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소장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한국당이 표결에 전원 불참해도 민주당이 출석 의원 과반을 확보할 수 있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은 쉽게 통과될 수도 있다.장관석 jks@donga.com·박훈상 기자}

‘8말 9초’ 한반도 위기설이 북한의 전격적인 6차 핵실험으로 현실화되자 외교 전문가 사이에서는 도발의 원인과 파장, 앞으로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인 북핵 이슈가 도무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알기 어렵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북-미 대화 모드로 갑자기 전환될지, 아니면 우발적인 군사 대응으로 전쟁 상황이 전개될지 시선이 쏠린다. ○ 미중의 대북 압박 실패가 6차 핵실험 이어져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번 핵실험에 대해 “미중이 제대로 압박하지 못해 북한이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거리낌 없는 핵 도발은 6차 핵실험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친 미국과 중국의 합작품이라는 진단이다. 천 전 수석은 “미국은 북한이 7월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했는데도 마치 북-미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것처럼 유화 제스처를 취했고,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고강도 제재를 하지 못하도록 북한을 감싸면서 도발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하반기 들어 굵직한 도발을 이어가면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결국 핵보유국 지위를 확실하게 인정받겠다는 로드맵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핵 위력을 높이는 차원은 이미 떠났고 실험을 언제 해야 타격이 클지 정무적인 판단만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북한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이 지난 후 국제사회가 도발을 모두 예상하는 시기가 아닌 9·9절 전 주말을 택했다”고 말했다. ○ 사실상 핵탑재 ICBM 배치만 남은 듯 6차 핵실험이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면 북한은 완성된 핵탄두를 미사일에 실어 정교하게 자유자재로 발사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보여주는 게,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게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도 “김일성이 인프라를 닦았고, 김정일이 이를 실행에 옮겨 무기 만드는 것을 추진했다면 김정은은 무기를 찍어내고 전략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3대에 걸쳐 내려온 유훈사업인 만큼 북한은 앞으로도 착실하게 계획대로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발의 궁극적 목표는 북-미 대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핵실험 시기와 방식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도 종국엔 자신들과의 대화 외에 별다른 길이 없다고 인식한 김정은이 북핵 게임의 판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목표는 이제 핵도 보유하고 대화도 보장받는 것”이라며 “남북대화를 원하는 한국을 인질로 잡고, 미국이 군사적 보복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핵을 확실히 갖고 가자는 취지에서 김정은이 배짱을 부린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을 제외한 전격적인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고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체제나 정권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북한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안전 확보를 담보받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 동맹 해체 등과 연계시켜서 협상하면 한국은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 ‘코리아 패싱’이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대화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낭만론적 환상을 깨야 한다는 쓴소리도 있다. 최강 부원장은 “북한에 한국은 대화 상대로서 안중에도 없다”며 “인도적 문제와 군사분계선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통제하기 위한 기술적인 대화도 힘든데 정부도 운전석론을 계속 주장할 시기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군사적 조치 명분 쌓이고 있어” 북-미 간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었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에 있다”는 발언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군사적인 조치를 실제로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이 금단의 영역을 오가고 있다”며 “강대강 국면이 이어질수록 미국도 군사옵션을 취할 수 있는 국제법적인 정당성을 쌓아가고 있음을 김정은은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가령 북한이 ICBM을 계속 갖겠다고 하면, 미국은 워싱턴이 공격당할 수도 있다는 명분으로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선제공격으로 위협을 도려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송찬욱·박훈상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22일 강원도 군부대를 방문해 ‘통 큰’ 격려를 했다. 이날 오전 홍 대표는 군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육군 11기계화보병사단을 방문했다. 홍 대표는 11사단 소개 브리핑에서 “방공대대, 수색대대 등 간부 포함 8600여 명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근무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한국당은 홍 대표가 찾은 대대 장병 수가 500여 명이라 피자 150판만 준비해갔다. 그러자 홍 대표는 즉석에서 “전당대회 때 쓰고 남은 돈 있잖아. 피자 150판으로 8600명이 모두 먹을 수가 없다”며 장병 회식비로 3000만 원 기부를 약속했다. 이 돈은 7·3 전당대회를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가 아닌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치르고 남은 비용이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보통 군부대를 방문하면 100만 원, 200만 원 정도 기부하는데 홍 대표가 장병들 고생이 많다고 3000만 원 기부를 결정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부대 방명록에 ‘장병 여러분이 국가 안보입니다’란 글을 남겼다. 홍 대표는 사단 소개 브리핑이 끝나자 “북핵 위기에 국민 불안이 최고조에 와 있다”며 “국민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이 전방부대의 철저한 국가안보 태세로 진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열 파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임명장을 받기 위해서는 헌법상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넘어오는 즉시 조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와 본회의 모두 ‘산 넘어 산’ 수준의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1차 관문은 인사청문특위다. 상임위가 아닌 특위는 4당 교섭단체가 순번제로 위원장을 맡는데, 이번에는 보수 야당인 바른정당 차례다. 바른정당은 김 후보자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전력을 문제 삼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국회의원 13명으로 구성되는 특위 위원도 교섭단체 구성 비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5명씩,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국민의당 의원들의 동의뿐 아니라 사회봉을 쥔 바른정당까지 설득해야 할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막강한 회의 진행 권한을 가진 위원장이 회의 지연 전략에 나설 수도 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는 독립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과 성향과 코드가 같은 대법원장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오히려 사법부 장악 통로로 대법원장 직위를 이용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법연구회는 사법부의 하나회로 불린 적폐조직으로, 이념적 편향 판결과 패권적 행태를 보이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해체된 조직”이라며 “당 차원의 철저한 검증으로 사법부가 정권 하수기관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견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회의도 통과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전원 출석을 가정할 경우 본회의 통과에 필요한 과반 득표(150표)를 위해서는 여당(120석)으로선 국민의당(40석)과의 연합이 필수적이다. 국민의당은 일단 ‘송곳 검증’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국회 표결이 미뤄지는 ‘제2의 김이수’ 사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7전당대회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사법부 중립성 등을 이유로 부결 기류가 우세해질 수도 있다. 과거 여소야대 4당 체제에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적이 있다. 1988년 7월 2일 노태우 정부가 대법원장 후보자로 정기승 당시 대법관을 내정했을 때다. 여당인 민정당은 공화당 및 일부 무소속 의원과 연합해 재적 과반수 표를 획득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를 강행했다가 찬성표(141표)가 과반(148표)에 이르지 못해 부결됐다. 사법사상 대법원장의 첫 국회 부결 사례다. 야3당이 공조해 반대할 경우 헌법재판소장 인준 지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문재인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부결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고야 기자}
21일 지명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까지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에서 재적 국회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만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대법관을 거치지 않아 인사청문회가 처음이다. 차관급이라 재산과 병역 관련 정보는 공개해 왔다. 김 후보자는 1980년 징병검사에서 근시로 병역이 면제됐다. 올해 3월 관보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재산은 8억2100만 원이다. 김 후보자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단체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전력이 국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평소 사법개혁에 대한 강한 소신과 의지를 표명해 왔다는 점에서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한다”며 “인권법 전문가로 평소 사회적 약자들 편에서 판결해 왔고, 자신에겐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소탈하고 배려심 넘치는 품성으로 사법부 내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님! 인권과 노동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명”이라며 “우리 사법사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듯하다”고 올렸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후보자 내정은 문재인 정부의 사법 쿠데타”라며 “사법 파동 주역이 중요 보직을 꿰차면 법관에게 특정 정치세력에 줄서야 출세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 재판이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최근 ‘6차 사법 파동의 배후’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사법부 개혁이 이념 집단화로 변질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파격과 코드’만 강조된 김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과 경륜이 요구되는 사법부 최고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잘해 나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양승태 대법원장보다 김 후보자가 연수원 13기 후배라 ‘파격 인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사법부 내 과한 기수 파괴는 법관 사회의 단합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 이유정 헌재재판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28일 개최 한편 국회 법사위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8일 개최하기로 했다. 여야의 청문회 실시 결정에는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 임명에는 반대하지만 인사청문회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여야 4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합의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31일)은 예정대로 실시되는 기류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고야 기자}

정경두 합참의장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24시간 만에 18곳을 수정해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회 인준, 북한 주적(主敵)론, 김정은 정권 인정 여부, ‘김정은 참수부대’ 용어 변경 등 중요 안보 사항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친 것이다. 이날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16일 합참에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읽고 소신 있고 신념에 찬 지휘관 후보자 같아 아주 만족했다”며 “하지만 24시간 지나 수정본을 보내 왔는데 10군데 정도가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이 필요한가’란 질문에 ‘불필요하다’고 답했다가 ‘국회 공론화는 필요하다’고 수정했다. 이를 야당 의원이 문제 삼자 “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단합된 힘이다. 반대하는 이들까지 공감대를 형성해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하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북한 주적론’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다. ‘우리 군의 주적은 누구인가’란 질문에 정 후보자는 1차 서면 답변에서 ‘북한군이다’라고 딱 한 문장으로 답했다. 하지만 이후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주적 표현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우리 군의 대적관은 변함없다’고 수정했다. 김정은 정권 인정 여부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못한다’에서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 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남과 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점 등을 고려해 남북이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다소 긴 문장으로 수정했다. 올해 창설 예정인 유사시 김정은 제거 임무를 수행할 특수임무여단(일명 ‘김정은 참수부대’)과 관련해서는 “‘참수부대’ 용어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과 선제타격 필요성에 대한 생각도 다소 유보적으로 바뀌었다. 정 후보자는 ‘우리 군은 한미 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정부의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실제 시행에는 매우 신중한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바꿨다. 결국 야당에선 “서면 답변서를 수정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며 “정치와 이념을 초월해야 할 합참의장이 정권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소신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맞지 않고,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외교적 협상 수단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레드라인’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정 후보자는 “(대통령이) 북한이 치킨게임처럼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가는 위기 상황을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는 범위에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면 답변서에선 “레드라인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식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적었다. 국방위는 이날 오후 청문회를 마치고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곧바로 채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정 후보자를 임명했다. 이로써 정 후보자는 1993년 이양호 합참의장 이후 24년 만에 공군 출신 합참의장이 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 해 100만 명 넘는 청년이 취업시장으로 나오는데 일자리는 30만 개가 안 된다. 70%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 걱정’을 잊지 않았다. 객석에는 2000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홍 대표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지만 2030세대 청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객석을 벗어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잔디밭으로 갔다. 단상의 밝은 조명이 비추지 않는, 홍 대표의 시선에서 벗어난 그곳에 2030세대가 몇 모여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29세 여성은 “이곳은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의 명소”라며 “이렇게 어르신이 많고 젊은이들이 적은 날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토크가 궁금하지 않으냐고 묻자 ‘보수의 품격’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민낯을 보면서 보수에 대한 불신에 사로잡혔다”며 “그런데 (바른정당을 빗대) 본처, 첩까지 운운하니 더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꼴통 딱지’를 걱정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회사원인 32세 남성은 “또래 친구끼리 대화하다가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순간 꼴통이 돼버린다”며 “괜히 저기 가서 ‘젊은 놈이 벌써 꼴통이다’ 소리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무엇을 바꾸면 당당히 보수라고 말하겠느냐고 묻자 심드렁하게 치킨만 뜯었다. 그러더니 “어렵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홍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를 언급하는 등 당 혁신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잔디밭에 앉은 젊은이들 귀에는 이 말이 들리지 않았다. 개를 산책시키러 나온 20대 연인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며 “솔직히 저 사람들은 토크 콘서트가 파격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형식이라 눈길이 안 간다”고 했다. 행사 취재를 끝내며 이런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또 꼴통 딱지를 뗄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홍 대표는 영영 청년들에게 패싱당할지 모른다고…. 홍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역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들과 마주한다. 박훈상·정치부 tigermask@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가 당에서 본격 논의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당 대표 취임 후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홍 대표는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란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고, 책임을 안 진다면 무책임한 정치가 된다”며 “(출당은)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정치적으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내 새끼들을 풀어 달라’고 해야 했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홍 대표는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정부의 잘못을 축적한 다음 내년 초부터 대대적으로 싸워 볼 것”이라며 “우리가 잘못해 탄핵당하고 정권을 내줬으니 좀 참고 있다가 한판 하겠다”고 말했다. 보수세력 통합 여부에 그는 “궤멸 직전에 와 있는 보수 세력들을 다시 결집하고, 이 나라를 선진강국으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면서 “정당의 통합 문제는 인위적으로 시도해서는 안 되며, 모든 것은 국민들이 결정한다”라고 답변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내년 지방선거 D-300일을 하루 앞둔 16일 대구에서 11일 일정의 전국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의 표심을 잡아야 보수 진영 전체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문즉답’ 형식의 이날 행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홍 대표는 두 번째 콘서트를 17일 울산에서 갖고, 다음 달 1일까지 전국을 돈다.대구=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4일 “북한이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타격할 가능성이 낮다”며 ‘8월 한반도 위기설’을 진화하고 나섰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괌을 공격한다고 공언하고 미군이 이에 대해 타격하겠다는 말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냐”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송 장관은 “한미 간 긴밀한 고위급 장성들의 이야기에서 (가능성이 대단히 낮게)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이 의원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 아니냐”고 재차 묻자 송 장관은 “극단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의 위협 요소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 ‘핵무기 소형화’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또는 유보적인 시각을 보였다. 송 장관은 “대기권 재진입은 확실히 성공했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핵무기 소형화도 (우리 군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국방부를 향해 “군사적인 건 최악을 대비해야 하며 (적군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최단 시간 내에 올해 안에 임시 배치를 하겠다”며 “최종적인 작전 운용을 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환경영향평가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발사대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에 내려가 불안해하는 주민을 설득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사드 최종 배치를 올해 안에 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임시 배치’로 알아듣고 답변해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바로잡는 해프닝이 있었다. 한편 이순진 합참의장은 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미국의 예방타격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을 묻자 “예방타격은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한국이 입을 피해와 동맹국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을 만나 군사적 옵션을 시행하려면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고 전했으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야 3당은 13일 한목소리로 “사드 괴담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된 만큼 조속히 사드 배치를 완료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극렬한 사드 반대 세력은 사드 도입 초기부터 있지도 않은 전자파 괴담을 유포하며 주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해 사회 갈등과 국론 분열을 야기시켰다”며 “정부가 사드 4기 배치를 조속히 완료할 것을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이번 측정 결과가 사드의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배치보다는 절차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번 측정 결과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였다”면서 “향후 주민들 의견이 수렴된 일반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통해 사드 ‘임시 배치’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서면 논평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조기 배치 지시와 어긋나는 주장이라는 지적에 제 대변인은 “보좌진의 실수로 오타가 발생했다. ‘임시 배치’가 아닌 ‘최종 배치’를 하려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말하려 했다”고 논평을 뒤늦게 수정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박성진 기자}

정부가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전방위 대책 추진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 에너지 최저효율을 충족하지 못한 산업용 기기에 대해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최근 급전(急電) 지시로 논란이 됐던 수요자원 거래시장(DR) 제도도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올해 말 발표할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향후 전력 수요 예측량과 설비율을 과거보다 낮게 설정할 방침이다. 이전에 과다하게 수요를 예측해 발전소를 너무 많이 짓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일련의 정책이 새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맞춰 인위적으로 전력 수요를 낮추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칫 무리하게 수요감축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산업 경쟁력이 훼손되고 전기가 부족해 국민 생활이 불편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에너지 효율 낮은 산업기기 퇴출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공장 변압기 등 주요 산업기기에 에너지 최저효율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일정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지 못하는 제품의 생산, 판매를 아예 금지하는 제도다. 현재 전기레인지, 온풍기 등 일부 가전제품이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산업 기기에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산업 부문에서 쓰이는 전력이 전체 전력 소비의 절반 이상인 만큼, 이 분야에서 소비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전력 수요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 활성화 방안에서도 엿보인다. 지난달 기업들에 이례적으로 7시간에 걸친 급전 지시로 논란이 된 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는 향후 일반 가정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아파트나 상가 중에서 참여 의사가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DR’를 도입하는 등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는 폭염이나 한파로 최대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 사전에 동의를 얻은 기업에 전력 사용량 감축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 전력 수요와 예비율 ‘이중 감축’ 정부가 향후 전력 수요량을 낮춰 잡은 데다 설비 예비율까지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꼭 필요한 전력 소비까지 무리하게 줄이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월 공개된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전력수요로 101.9GW가 예상된다. 이는 2년 전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때 예측된 113.2GW보다 10%(11.3GW)가량 낮은 수준이다. 원자력발전소 2기 분량의 전력수요를 줄이는 식으로 탈원전 정책에 끼워 맞추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는 8차 수급계획에서 설비 예비율을 20% 이하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설비 예비율은 전력수요가 최대를 기록하더라도 가동되지 않는 예비 발전설비량을 뜻한다. 현재는 22%의 설비 예비율을 유지하도록 돼 있다.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설비 예비율은 2011년 대정전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부러 높인 것”이라며 “발전기가 고장 나는 등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공급 부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정, 탈원전 홍보 강화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탈원전에 대한 대국민 홍보전 강화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탈원전과 신고리 5, 6호기 문제 관련 ‘공정한 공론화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이날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공론조사 과정을 감시하는 ‘제3자 검증위원회’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야당인 바른정당의 의원 7명도 이날 “신고리 건설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대로 진행된 사안이어서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한 소송 및 가처분 신청에 대한 국회의원 의견서를 대구지법 경주지원에 제출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장관 직속으로 에너지전환 국민소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탈원전 논리를 적극 홍보하기로 발표했다. TF는 국장급 인사가 단장을 맡아 15명 규모로 꾸려진다. 학계와 에너지 유관기관, 시민·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듣고 탈원전, 탈석탄 정책의 효과와 전기요금 개편 등 현안을 전달할 계획이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박성진·박훈상 기자}
“지난 10년 우리 사회에서 무너진 게 많은데 가장 심하게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우리 방송, 특히 공영방송 쪽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지난 정권에서 방송을 정권의 목적에 따라 장악하면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며 “방송의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해주고 그런 가운데 언론의 자유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방통위원장께서 각별히 관심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임 방통위원장은 오랜 세월 만난 적이 없고 원래도 개인적으로 안면이 없는 분”이라며 “그런 분을 방통위원장으로 모신 것은 그야말로 방송을, 정치적 독립을 유지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통신은 정치적으로 관심이 없는데, 방송은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관심이 많아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어떤 정권에도 좌우되지 않는 정말 불편부당한 방송을 만들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한 TV 토론회에서 해직 언론인 전원 복직과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2012년 파업 후 노조원에 대한 경영진의 부당 노동행위를 조사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부당행위가 드러나면 방통위원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감독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방문진 이사 교체가 가능하고, 최종적으로 MBC 사장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대통령의 ‘공영방송 정상화’가 또 다른 방송 장악 음모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장인 강효상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은 보수정권을 탓하기 전에 좌파정권 10년에서 언론사 세무조사, 기자실 대못박기, 공영방송사 사장에 정연주, 최문순 사장을 임명했던 코드 인사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훈상 기자}
● 추미애 “댓글사건 매국노 준하는 엄벌을”민주, 하루 3차례 MB타깃 공세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가정보원의 댓글팀 운영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재수사’ 이슈를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추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기관을 정권의 하수기관으로 전락시킨 자들에 대해서는 매국노에 준하는 엄벌을 내려야 한다”면서 “이 사건의 배후에는 당시 청와대가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재수사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남춘 최고위원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이라고 이름 붙이며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완주 수석대변인 역시 “수사가 당시 이명박 정권에 의해 은폐됐다”면서 같은 주제로 릴레이 논평을 냈다. 하루 세 차례 MB를 타깃으로 한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정기 국회를 앞두고 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자극하는 이런 민감한 발언들을 쏟아낸 것은 여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엔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적폐 청산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당정청이 다같이 맹공을 펼치기로 했다”며 “한국당이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덮으려 하는 걸 그냥 놔둘 순 없다”고 말했다.●홍준표 “전술핵 재배치 당론으로 추진”한국당, 대국민 서명운동 하기로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됐지만 이것이 얼마나 북핵 저지에 성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결국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전술핵 재배치를 본격적으로 한미 간에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휴가에서 복귀한 후 첫 일성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한 것이다. 홍 대표는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고 힘의 균형을 이룰 때 오는 것”이라며 “공포의 핵균형을 통해서 한반도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철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북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억지력 확보를 위해 최소한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며 “재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이에 찬성하는 대국민 서명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와 문무일 검찰총장의 만남은 무산됐다. 홍 대표 측은 “문 총장의 예방 요청이 있었으나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사양했다”고 전했다. 문 총장은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을 당시 경남도지사였던 홍 대표를 공개 소환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최우열 기자 dnsp@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