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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재난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 군산시 내흥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부터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흥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 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4526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 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벽 물폭탄에 저수지 둑 붕괴 “깨어보니 이웃집 사라져” [야행성 폭우의 습격]중부-남부 기습폭우 잇단 인명피해산사태로 매몰… 급물살에 휩쓸려오피스텔 승강기 침수돼 사망도… 철도 일부구간 한때 운행 중단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 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 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 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mm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모 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 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 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mm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 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안 KTX 40개 열차와 일반열차 16개가 20분∼1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수서발 고속철도(SRT)는 이날 오후 4시까지 19개 열차가 1∼3시간가량 지연됐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서천=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에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 변수들이 모두 합쳐져 나타난 결과다.”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며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기록적 폭우가 전북, 충남 지역 등을 강타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와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까지 모두 결합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유입됐다.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밤 한반도 북쪽에 건조한 공기가 강하게 자리 잡은 탓에 장마전선은 북상하지 못했고, 대신 저기압과 결합하며 커진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여기에 ‘야행성 폭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했다. 하층제트기류는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이다. 낮에는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진입을 가로막아 힘을 못 쓰다 밤에 난류가 약화되면 상륙하며 폭우를 쏟아낸다.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146mm)와 익산시(125.5mm), 충남 서천군(111.5mm)과 부여군(106.0mm) 등이 모두 서해에 몰려 있는 것도 하층제트기류의 상륙지점이기 때문이다.장마전선과 하층제트기류가 한반도 장마공식의 상수였다면 올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저기압은 새 변수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유입원이 많아졌다”며 “저기압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어청도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146mm는 관측 사상 최고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앞이 잘 안 보이고 100mm 이상이 내리면 빗방울을 맞았을 때 몸에 통증이 느껴진다”며 “어청도에 내린 비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21년 7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시간당 20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바로 옆 사람 손도 안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인접 지역에서도 ‘극과 극’ 날씨를 보이는 것 역시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0일 어청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 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으로 하늘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군산시 내홍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오전 2시 42분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홍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3568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지역에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 모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이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달았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농로로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동면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무궁화호, ITX-새마을호의 장항성(천안~익산)과 경북선(김천~영주)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운행이 중단됐고, 충북선(조치원~봉양)도 오전 9시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서천=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올해 한반도를 찾아온 장마가 유난히 변덕스러운 탓에 날씨 예보가 제대로 안 맞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상관측 기관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수치 예보 모델의 예측이 모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 사이에선 ‘스텔스 장마’라는 말도 나온다. 레이더망을 피해 숨어 있다가 갑자기 공격하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예상치 못했던 장마가 갑자기 튀어나와 물폭탄을 퍼붓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측 불허 스텔스 장마, 비 피해 키워 중후반에 접어든 장맛비는 주로 충북·경북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6∼9일 나흘 동안 충북에 최대 276mm, 경북에 최대 275mm의 비가 쏟아졌는데 이는 국내외 기상관측 기관의 예상을 벗어나는 강수량이었다. 8일 비구름대를 살펴보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였다. 저기압이 서쪽에서 접근하며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고 동쪽으로 빠져나갈 때 남쪽으로 누르며 나타난 현상이다. 또 남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버티는 가운데 북서쪽에서 다른 고기압이 형성되며 그 사이에 있던 장마전선이 더 얇게 압축된 영향도 있다. 이처럼 강수대의 폭이 유난히 좁을 때는 슈퍼컴퓨터도 날씨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렇게 예보가 힘든 틈을 타고 갑자기 나타나 단시간에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를 쏟아내는 게 스텔스 장마 특징이다. 7일 영국과 유럽 등 기상 선진국의 수치예보 모델이 빗나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영국 통합모델(UM)은 8일 남부지방을 제외한 넓은 범위에서 비가 쏟아진다고 예보했다.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수도권 등 중부지방으로 강수 집중 구역이 북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압축되면 마치 강한 압력을 받은 풍선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것처럼 균형이 무너진다”며 “힘의 방향과 강도 등이 아주 미세하게 변해도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충북서 1명 숨지고 서울 한양도성 무너져 특히 8일 밤사이 대구·경북 지역에는 시간당 50∼60mm의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가 속출했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에서 40대 여성 택배업 종사자가 “비가 너무 많이 와 배달을 못 하겠다”는 말을 동료에게 전화로 남기고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8일 오후 10시경 서울 북악산 백악쉼터 인근 한양도성 성곽 약 30m 구간이 무너졌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백악구간 창의문에서 청운대로 이어지는 탐방로 출입이 통제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장맛비로 현재까지 충북 옥천군에서 1명이 숨졌고 주택 23채가 침수됐다. 5개 시도 20개 시군구에서 주민 1700여 명이 대피했다. 정부는 호우특보 발효에 따라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또 환경부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일부 방류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다”며 군부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상황을 공유하고 주민 대피 및 출입 통제 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까지 전국적으로 최대 150mm의 많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새벽부터는 전라권에 시간당 최대 50mm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10일까지 이틀 동안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등 모두 최대 150mm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올해 유난히 변덕스러운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저기압의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슈퍼컴퓨터가 미래의 대기 상태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인 수치 예보모델에도 강수 집중구역 등 기상 변화가 예측되지 않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런 현상을 두고 최근 한반도의 장마 형태가 ‘스텔스 장마’로 변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처럼 레이더망을 피해 숨었던 장마가 특정 지역에 물폭탄을 퍼붓는 모습이 유사하기 때문이다.8일 경북과 충북 지역을 강타했던 물폭탄이 대표적이다. 당시 비구름대를 살펴보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였다. 저기압이 서쪽에서 접근할 때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고, 동쪽으로 빠져나갈 때 남쪽으로 누르며 나타난 현상이다. 고기압의 영향도 있었다. 남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북서쪽에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그 사이에 있던 장마전선이 더욱 얇게 압축됐다.이처럼 강수대의 폭이 유난히 좁을 때는 세계 각국의 슈퍼컴퓨터도 날씨 예측이 어려워진다. 스텔스 장마의 위력은 이때 나타난다. 수치예보모델에 비의 강도와 시간, 지역 등이 잘 잡히지 않는 탓이다. 실제 7일 오전 공개된 세계 주요 수치예보모델의 8일 기상 예측도 제각각이었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은 경북과 충청 지역 등 좁은 구역에 비가 집중된다고 봤다. 반면 영국 통합모델(UM)은 남부 지방을 제외한 넓은 범위에 비가 쏟아진다고 예측했고,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수도권 등 중부 지방 쪽으로 강수 집중 구역이 북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압축되면 마치 강한 압력을 받은 풍선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것처럼 균형이 무너진다”며 “힘의 방향, 강도 등이 아주 미세하게 변해도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각국의 슈퍼컴퓨터가 어떤 지역을 중심적으로 살펴보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수치예보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한편 9일 기상청에 따르면 9, 10일 전국에 최대 150mm의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 등 중부 지방에는 밤사이 시간당 최대 50mm의 비가 내리는 ‘야행성 폭우’도 예상된다. 10일 새벽에서 오전까지는 전라권에 시간당 최대 50mm의 집중호우가 떨어진다. 저기압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장마전선을 남쪽으로 밀어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등 모두 최대 150mm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1시간에 5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경북을 비롯해 충청권 등에 8일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마을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거나 고립됐고, 충북 옥천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장마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0분경 안동시 임동면 위리, 대국리 일대 하천이 범람해 주민 19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남후면 2명, 와룡면 2명, 용상동 1명과 인근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구조됐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서는 오전 8시 43분경 축대가 무너져 50대 남성 한 명이 실종됐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 휴대전화 신호가 집 근처에서 잡히는 것을 확인하고 굴착기를 동원해 수색했고, 오후 7시경 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남 함안에서는 빗길 교통사고로 50대 트럭 운전사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충청권에서도 7, 8일 대전 30건, 충남 44건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충남 논산시 연산면, 양촌면 등에서는 8일 오전 7시경 산사태 경보가 발령돼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 중 127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보령과 홍성, 논산 지역 농경지 17.7ha는 물에 잠겼다. 대전 중구 중촌동에서는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고, 서구 가수원동에서는 차가 물에 잠겨 40대 운전자가 구조됐다. 세종시는 8일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충남 공주 공산성 영은사에서는 탐방로 일부가 유실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기존 예측을 넘어서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대비를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기상청은 8일 경북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는 1시간 강수량 50mm 이상 및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 이상을 동시에 충족할 때 발송된다. 이날 오전 3시 19분경 첫 재난문자가 발송된 경북 안동에는 이틀 동안 234mm의 비가 쏟아졌다. 오전 3시 53분경 재난문자가 발송된 경북 영양에는 231mm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지역에 생긴 좁고 긴 선 모양의 비구름대 때문에 좁은 구역에 강수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9, 10일도 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 제주를 제외한 수도권 등 대부분 지역에 최대 120mm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한 시간에 5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경북을 비롯해 충청권 등에 8일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마을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거나 고립됐고, 충북 옥천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장마에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0분경 안동시 임동면 위리, 대국리 일대 하천이 범람해 주민 19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남후면 2명, 와룡면 2명, 용상동 1명은 물론 인근 영양군 입암면에서도 1명이 구조됐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서는 오전 8시 43분경 축대가 무너져 50대 남성 한 명이 실종됐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 휴대전화 신호가 집 근처에서 잡히는 것을 확인하고 굴착기를 동원해 수색 중이지만 토사가 빗물에 계속 흘러내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는 빗길 교통사고로 50대 트럭 운전사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충청권에서도 7, 8일 사이 대전 30건, 충남 44건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충남 논산시 연산면, 양촌면 등에서는 8일 오전 7시경 산사태 경보가 발령돼 주민 231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 중 127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보령과 홍성, 논산 지역 농경지 17.7㏊는 물에 잠겼다. 대전 중구 중촌동에서는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고, 서구 가수원동에서는 차가 물에 잠겨 40대 운전자가 구조됐다. 세종시는 8일 오전 9시 45분을 기해 읍면동 마을버스 28개 전 노선 운행을 중지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한 곳인 충남 공주 공산성 영은사에서는 탐방로 일부가 유실됐다.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기존 예측을 넘어서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대비를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기상청은 8일 경북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는 1시간 강수량 50mm 이상 및 3시간 누적강수량 90mm 이상을 동시에 충족할 때 발송된다. 이날 오전 3시 19분경 첫 재난문자가 발송된 경북 안동에는 이틀 동안 234mm 비가 쏟아졌다. 오전 3시 53분경 재난문자가 발송된 경북 영양에는 231mm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지역에 생긴 좁고 긴 선 모양의 비구름대 때문에 좁은 구역에 강수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9, 10일도 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 제주를 제외한 수도권 등 대부분 지역에 최대 120mm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야외 운동 약속을 취소했는데 막상 당일에 비가 안 와 허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7)는 “이번 장마철에는 기상청 예보를 봐도 날씨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후반에 접어든 올해 장마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홍길동 장마’라는 말이 나온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머무는 지역에서도 비구름이 생겼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돌발성 호우가 내렸다 그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 화창하다 밤에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가 반복된다는 점도 이번 장마의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장마, 기상청도 예측 어려워 올 장마가 유난히 변덕스러운 건 중국 쪽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겹치는 현상이 과거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끌어올리면서 폭우가 발생하고 이후 저기압이 동해 쪽으로 빠져나가면 폭염이 나타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이동하며 넓게 자리한 채 비를 고루 뿌리던 ‘한국형 장마’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불규칙한 저기압이 채우면서 기상청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기상청 김영준 예보분석관은 “저기압 발달 정도와 진로 방향에 따라 매우 좁은 구역에 강수가 집중되는 게 올 장마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6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직전까지 장맛비가 예고돼 있다가 당일 오후에야 강수 확률이 사라졌다. 시민들 사이에선 “비가 내린다고 해 외출·행사를 취소했는데 날씨가 화창했다”며 기상청을 대상으로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해 장마철에는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권역별 예보 대신 동네별 예보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복되는 야행성 폭우도 특징 해가 지고 어두워진 후에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가 반복된다는 점도 이번 장마의 특징 중 하나다. 4일의 경우 장맛비가 중부 지방에서 시작해 다음 날 아침까지 전국 곳곳에 많은 비를 뿌리다 그쳤고, 6일에는 서울 지역에서 밤부터 돌풍을 동반한 거센 비가 몇 차례 내렸지만 날이 밝자 장맛비도 멈췄다. 야행성 폭우의 원인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인 ‘하층제트기류’다. 낮에는 지상의 기온이 오르며 하층 공기가 상승하는 난류가 발생하는데 이 난류가 하층제트기류의 내륙 도달을 막는다. 반대로 밤에는 지상 기온이 낮아지면서 난류가 약화되는데 이때 하층제트기류가 내륙까지 진입하며 폭우가 쏟아지게 된다. 이번 주에도 지역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양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 일부와 충남 서해안 등에도 최대 100mm의 장맛비가 예고돼 있다. 반면 남부 지방은 전라권 5∼60mm, 경상권 5∼60mm, 제주 5∼10mm 등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린다. 기상청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통합모델(UM), 유럽 중기예보센터모델(ECMWF)의 정체전선 이동 경로에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큰 날씨가 당분간 반복되면서 이번 장마는 최소 17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야외 운동 약속을 취소했는데 막상 당일에 비가 안 와 허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7)는 “이번 장마철에는 기상청 예보를 봐도 날씨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중후반에 접어든 올해 장마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홍길동 장마’라는 말이 나온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머무는 지역에서도 비구름이 생겼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돌발성 호우가 내렸다 그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 화창하다 밤에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가 반복된다는 점도 이번 장마의 특징으로 꼽힌다.● 올해 장마, 기상청도 예측 어려워 올 장마가 유난히 변덕스러운 건 중국 쪽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장마전선이 겹치는 현상이 과거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끌어올리면서 폭우가 발생하고 이후 저기압이 동해 쪽으로 빠져나가면 폭염이 재현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이동하며 넓게 자리한 채 비를 고루 뿌리던 ‘한국형 장마’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불규칙한 저기압이 채우면서 기상청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기상청 김영준 예보분석관은 “저기압 발달 정도와 진로 방향에 따라 매우 좁은 구역에 강수가 집중되는 게 올 장마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6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직전까지 장맛비가 예고돼 있다가 당일 오후에야 강수 확률이 사라졌다. 시민들 사이에선 “비가 내린다고 해 외출·행사를 취소했는데 날씨가 화창했다”며 기상청을 대상으로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해 장마철에는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권역별 예보 대신 동네별 예보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반복되는 야행성 폭우도 특징해가 지고 어두워진 후에 폭우가 쏟아지는 ‘야행성 폭우’가 반복된다는 점도 이번 장마의 특징 중 하나다.>> 4일의 경우 장맛비가 중부 지방에서 시작해 다음 날 아침까지 전국 곳곳에 많은 비를 뿌리다 그쳤고 6일에는 서울 지역에서 밤부터 돌풍을 동반한 거센 비가 몇 차례 내렸지만 날이 밝자 그쳤다.야행성 폭우의 원인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인 ‘하층제트기류’다. 낮에는 지상의 기온이 오르며 하층 공기가 상승하는 난류가 발생하는데 이 난류가 하층제트기류의 내륙 도달을 막는다. 반대로 밤에는 지상 기온이 낮아지면서 난류가 약화되는데 이때 하층제트기류가 내륙까지 진입하며 폭우가 쏟아지게 된다.이번 주에도 지역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양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 일부와 충남 서해안 등에도 최대 100mm의 장맛비가 예고돼 있다. 반면 남부 지방은 전라권 5~60mm, 경상권 5~60mm, 제주 5~10mm 등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린다. 기상청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통합모델(UM), 유럽 중기예보센터모델(ECMWF)의 정체전선 이동 경로에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큰 날씨가 당분간 반복되면서 이번 장마는 최소 17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한반도 여름 공식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워지는 동시에 장마철에는 초반부터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폭염과 극한호우가 반복되는 패턴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상청은 4일 중기예보 기간을 늘리는 등 날씨 예보 방식 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뀌는 한반도 여름 공식 여름은 더 길어지고 더 더워지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2.7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2020년과 함께 역대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또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0.1도로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대전과 경북 의성 등 전국 26곳에서는 역대 6월 최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 역시 껑충 뛰었다. 지난달 폭염이 찾아온 날은 서울은 4일, 대전은 6일, 강원 강릉시는 5일 등으로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2.8일이었다. 이는 평년(0.7일)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그런데 올해는 평년보다 2∼4도 높은 중국 대륙의 뜨거운 공기가 서풍을 타고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장맛비도 초반부터 거세게 퍼붓고 있다. 2일까지 제주와 강원의 누적 강수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제주 일부 산간지역의 경우 장마 누적 강수량이 700mm를 넘었는데 이는 제주 연간 강수량 평균(1200∼2000mm)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장마 양상이 국지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극한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패턴도 일상화되고 있다. 더 덥고 더 습한 여름은 더 길어지고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1∼2020년 계절별 일수는 봄 91일, 여름 118일, 가을 69일, 겨울 87일이었다. 1912∼1940년과 비교하면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봄과 여름 시작일도 각각 17일, 11일 빨라졌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온난화 탓에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됐다”며 “올해 국내 폭염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현상이 장마철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개된 장맛비…최소 14일까지 이어질 듯 기상청은 한반도 계절과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먼저 현재 열흘인 중기예보 기간을 2주(14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리 예보해 국민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예보는 향후 5일에 대해선 단기예보, 10일에 대해선 중기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 전망을 확대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다. 현재 매달 향후 3개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그 외에 ‘6개월 전망’과 ‘1년 전망’을 새로 내놓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매년 기후가 달라지는 만큼 반기·연간 전망을 미리 공유해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주춤했던 장맛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개돼 5일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소 14일까지는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잠시 멈추는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33도까지 빠르게 치솟으며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지역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4, 5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20∼80mm, 강원 20∼60mm, 충청 30∼100mm, 전라 30∼80mm, 경상 10∼60mm, 제주 5∼30mm 등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한반도 여름 공식이 바뀌었다는 말이 나온다.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워지는 동시에 장마철에는 초반부터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폭염과 극한호우가 반복되는 패턴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상청은 4일 중기예보 기간을 늘리는 등 날씨 예보 방식 변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뀌는 한반도 여름 공식 먼저 여름은 더 길어지고 더 더워지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2.7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2020년과 함께 역대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또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0.1도로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대전과 경북 의성 등 전국 26곳에서는 역대 6월 최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 역시 껑충 뛰었다. 지난달 폭염이 찾아온 날은 서울은 4일, 대전은 6일, 강원 강릉시는 5일 등으로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2.8일이었다. 이는 평년(0.7일)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그런데 올해는 평년보다 2~4도 높은 중국 대륙의 뜨거운 공기가 서풍을 타고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기온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올해는 장맛비도 초반부터 거세게 퍼붓고 있다. 2일까지 제주와 강원의 누적 강수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제주 일부 산간지역의 경우 장마 누적 강수량이 700mm를 넘었는데 이는 제주 연간 강수량 평균(1200~2000mm)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장마 양상이 국지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극한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패턴도 일상화되고 있다.더 덥고 더 습한 여름은 더 길어지고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1~2020년 계절별 일수는 봄 91일, 여름 118일, 가을 69일, 겨울 87일이었다. 1912~1940년과 비교하면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봄과 여름 시작일도 각각 17일, 11일 빨라졌다.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온난화 탓에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됐다”며 “올해 국내 폭염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현상이 장마철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개된 장맛비…최소 14일까지 이어질 듯기상청은 한반도 계절과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먼저 현재 열흘인 중기예보 기간을 2주(14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리 예보해 국민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예보는 향후 5일에 대해선 단기예보, 10일에 대해선 중기예보를 제공하고 있다.장기 전망을 확대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다. 현재 매달 향후 3개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그 외에 ‘6개월 전망’과 ‘1년 전망’을 새로 내놓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매년 기후가 달라지는 만큼 반기·연간 전망을 미리 공유해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한편 주춤했던 장맛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개돼 5일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소 14일까지는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잠시 멈추는 지역에선 체감기온이 33도까지 빠르게 치솟으며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지역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4, 5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20~80mm, 강원 20~60mm, 충청 30~100mm, 전라 30~80mm, 경상 10~60mm, 제주 5~30mm 등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초반부터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던 장맛비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4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다시 강하게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중반까지 역대급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시작된 장맛비는 이달 2일까지 제주에서 누적 강수량 평균 392.4mm를 기록하며 1973년 이후 장마철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내렸다. 제주 일부 산간지역의 경우 누적 강수량이 700mm를 넘었다. 강원 지역 누적 강수량도 110.2mm로 역대 두 번째다.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도 평년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 장마는 최소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남은 기간 비가 얼마나 내리느냐에 따라 역대 장마철 누적 강수량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4, 5일에도 수도권에 최대 100mm, 충청 지역에 최대 150mm 이상의 장맛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5일 오전 전북과 충청권에는 시간당 30∼50mm의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렸지만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있는 만큼 산사태, 토사 유출, 침수 사고 등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초반에 장맛비가 집중됐던 제주와 경상, 전라 등 남부 지방에는 이틀 동안 상대적으로 비가 덜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남부 지방 곳곳에선 약한 비와 함께 폭염 및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인 3일에도 제주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7월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가량 빠르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남, 광주,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또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부산, 경북, 전남 등 남부 지방 곳곳에서 올해 첫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장맛비와 찜통더위가 동시에 찾아오는 것은 중국 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이 크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가는 사이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통과하는데, 그 위력에 따라 폭우가 내리는 지역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때 정체전선의 영향을 벗어난 곳은 그동안 내렸던 비 탓에 습도가 더해져 체감온도가 오르고 불쾌지수도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초반부터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던 장맛비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4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다시 강하게 쏟아질 전망이다.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중반까지 역대급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시작된 장맛비는 이달 2일까지 제주에서 누적 강수량 평균 392.4mm를 기록하며 1973년 이후 장마철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내렸다. 제주 일부 산간지역의 경우 누적 강수량이 700㎜를 넘었다. 강원 지역 누적 강수량도 110.2mm로 역대 두 번째다. 수도권과 충청지역에도 평년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장마는 최소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남은 기간 비가 얼마나 내리느냐에 따라 역대 장마철 누적 강수량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기상청은 4, 5일에도 수도권에 최대 100mm, 충청 지역에 최대 150mm 이상의 장맛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5일 오전 전북과 충청권에는 시간당 30~50mm의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렸지만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 만큼 산사태, 토사 유출, 침수 사고 등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반면 초반에 장맛비가 집중됐던 제주와 경상, 전라 등 남부 지방에는 이틀 동안 상대적으로 비가 덜 내릴 전망이다. 대신 남부 지방 곳곳에선 약한 비와 함께 폭염 및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3일에도 제주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7월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가량 빠르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남, 광주,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또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부산, 경북, 전남 등 남부 지방 곳곳에서 올해 첫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내리다 그친 지역은 습도 때문에 체감온도가 높아지며 열대야를 나기 더 힘들 것”이라고 했다.장맛비와 찜통더위가 동시에 찾아오는 건 중국 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때문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가는 사이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통과하는데, 그 위력에 따라 폭우가 내리는 지역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때 정체전선의 영향을 벗어난 곳은 그동안 내렸던 비 탓에 습도가 더해져 체감온도가 오르고 불쾌지수도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제주 등 남부 지방에 집중됐던 장맛비가 2일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쏟아지면서 서울에는 올해 장마 이후 처음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시간당 3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며 전국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했다. 장맛비는 3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5일 충청 및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는 등 최소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는 시간당 30mm 안팎의 비가 내리며 수도권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주의보는 강우량이 3시간 동안 60mm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장마가 시작된 후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건 처음이다. 행정안전부는 호우특보가 중부 지방으로까지 확대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 지난달부터 폭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제주에선 비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후 1시 35분경 제주시 구좌읍에서 문화재 표본 조사를 하던 60대 여성이 토사가 붕괴돼 매몰됐다. 이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로 의식을 회복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장맛비가 강풍을 동반한 탓에 항공기도 결항했다. 이날 오후 3시 ‘급변풍 특보’가 발효된 제주공항에선 국내선 항공기 41편이 결항됐고, 85편은 지연 운항됐다. 제주시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29분경 주택 외벽이 떨어지고, 낮 12시 39분경 가로수가 도로 위로 쓰러지는 등 강풍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인천에서도 비 피해 신고가 14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47분경 계양구의 한 주택 복도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했고 비슷한 시각 남동구 인천대공원 인근 지하차도에서는 물이 차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3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비가 이어지면서 2, 3일 누적 강수량이 최대 60mm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 광주 등 남부 지방에서도 이틀 동안 최대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장마가 국지성 집중호우 양상으로 바뀌면서 3일 오전까지 지역에 따라 매우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곳이 있으니 유의해 달라”며 “계곡이나 하천 주변은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고 지하차도 등 저지대 침수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잠시 잦아드는 비는 5일 충청과 남부지방, 제주 등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우와 찜통더위가 번갈아 가며 찾아오는 지역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최고기온은 경기 평택 31도, 강원 강릉 32도, 충북 청주 31도, 전남·광주 30도, 대구 32도 등으로 예상되는데 습도 때문에 체감기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맛비는 최소 12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제주 등 남부지방에 집중됐던 장맛비가 2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쏟아지면서 서울에는 장마 이후 처음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시간당 3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며 전국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했다. 장맛비는 3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5일 충청 및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는 등 최소 12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기상청에 따르면 2일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는 시간당 30mm 안팎의 비가 내리며 서울 등 수도권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우량이 60mm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강우량이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장마가 시작된 후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건 처음이다.행정안전부는 호우특보가 중부 지방까지 확대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지난달부터 폭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제주에선 비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후 1시 35분경 제주시 구좌읍에서 문화재 표본 조사를 하던 60대 여성이 토사가 붕괴돼 매몰됐다. 이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로 의식을 회복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장맛비가 강풍을 동반한 탓에 항공기도 결항했다. 이날 오후 3시 ‘급변풍 특보’가 발효된 제주공항에선 국내선 항공기 41편이 결항됐고, 85편은 지연 운항됐다. 제주시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29분경 주택 외벽이 떨어지고, 낮 12시 39분경 가로수가 도로 위로 쓰러지는 등 강풍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인천에서도 비 피해 신고가 9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47분경 계양구의 한 주택 복도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했고 비슷한 시각 남동구 인천대공원 인근 지하차도에서는 물이 차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기상청은 3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비가 이어지면서 2, 3일 누적 강수량이 최대 60mm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 광주 등 남부지방에서도 이틀 동안 최대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장마가 국지성 집중호우 양상으로 바뀌면서 3일 오전까지 지역에 따라 매우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곳이 있으니 유의해 달라”며 “계곡이나 하천 주변은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고 지하차도 등 저지대 침수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4일 잠시 잦아든 비는 5일 충청과 남부지방, 제주 등을 중심으로 다시 내리기 시작할 전망이다. 폭우와 찜통 더위가 번갈아가며 찾아오는 지역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최고기온은 경기 평택 31도, 강원 강릉 32도, 충북 청주 31도, 전남 광주 30도, 대구 32도 등으로 예상되는데 습도 때문에 체감기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맛비는 최소 12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제주삼다수가 국내 생수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3000억 원을 넘기며 연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생수시장은 1조2000억 원 규모로 제주삼다수는 300여 개의 브랜드 중 시장 점유율 42.5%의 압도적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1998년 3월 첫 출시 후 23년 만에 매출 3000억 원 브랜드로 성장한 제주삼다수는 친환경 경영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환경 이슈는 제주삼다수 원수인 제주 지하수의 품질과도 직결되는 만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경영과제다. 올해 제주삼다수는 구상 단계에 머물렀던 친환경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내놨다. 페트병 경량화, 라벨 제거 등 당장 시도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했다. 제주삼다수는 올해 6월 330mL와 500mL, 2L 등 제품 전 용량에서 라벨을 제거한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을 출시했다. 무라벨 제품들은 ‘가치소비’ 트렌드 등을 타고 올해 9월 기준 전체 삼다수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까지 무라벨 제품 판매를 통해 감축한 라벨용 비닐은 30여 t에 달한다. 하지만 제주삼다수 측은 단순히 라벨을 제거하는 것이 완전한 친환경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페트병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삼다수는 사탕수수 원료로 만든 바이오 페트(Bio-PET),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바이오 페트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 김정학 사장은 “무라벨 제품은 친환경의 시작”이라며 “재생 페트, 바이오 페트 등 소재 개발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생산 단계에서의 플라스틱 줄이기와 함께 자원 순환 모델 확립에도 집중하고 있다. 수거한 폐페트병으로부터 재생 원사를 뽑아내 이를 옷과 가방 등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제주삼다수는 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 설치 사업과 더불어 전국에서 삼다수앱을 이용 중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상 페트병 수거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제주에서만 총 163t의 폐페트병을 수거했다. 제주삼다수는 최근 15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팩토리’ 건설에 착수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모든 전력을 얻는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김정학 사장은 “제주삼다수는 제품 생산 초기부터 폐기 후 재활용 단계까지 제품 생애 전 과정에서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하이브리드형 주방가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집집마다 ‘돌밥’(돌아서면 밥) 고민이 많아지면서 시간 관리나 기능 면에서 요리 편의성을 높인 하이브리드형 제품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테팔은 올해 8월 국물요리부터 찜, 볶음, 디저트까지 매일 다양한 집밥을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쿡포미’를 국내에 출시했다. 2012년 프랑스에서 처음 판매된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 약 400만 대를 기록한 테팔의 스테디셀러다. 쿡포미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 효율성이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 후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서 안내해 주는 단계별 가이드만 따라 하면 레시피에 맞는 요리를 알아서 만든다. 알맞은 압력과 화력, 조리 시간, 증기 배출과 보온도 자동으로 관리돼 조리 과정을 계속 지켜보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기간 집밥이 인기를 끌면서 전기레인지 수요도 늘고 있다. 가스레인지보다 안전하고 뛰어난 열효율을 통해 조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약 80만 대 수준이던 전기레인지 연간 판매량은 매년 10만 대 이상씩 증가해 올해는 110만∼12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쿠전자는 최근 오븐이나 수비드 요리에서 사용되던 무선 탐침형 온도계를 부속품으로 결합한 인덕션 ‘3구 화이트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를 선보였다. 탐침형 온도계의 부가적인 기능인 ‘끓어 넘침 방지 버튼’을 사용하면 요리가 끓자마자 본체가 자동으로 화력을 낮추기도 한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제품도 있다. 교원그룹 웰스의 ‘웰스더원 홈카페’로는 차와 커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커피머신과 티메이커 등 각각의 전용기기를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어 주방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효율적인 기능으로 가사 노동을 위한 업체들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색 하이브리드형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집콕족’들이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집콕족들에게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은 큰 압박이다. 집집마다 벌어지는 ‘끼니 전쟁’을 돕기 위해 요리 편의성을 높인 가전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을 모두 구비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주방가전 업계는 최근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형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은 테팔이다. 테팔은 올해 8월 국물요리부터 찜, 볶음, 디저트까지 매일 다양한 집밥을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쿡포미’를 국내에 내놓았다. 2012년 프랑스에서 처음 판매된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 약 400만 대를 기록한 테팔의 스테디셀러다. 쿡포미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 효율성이다. ‘핸즈프리 오토쿠킹 시스템’으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 후,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서 안내해 주는 단계별 가이드만 따라 하면 레시피에 맞는 요리를 알아서 만든다. 알맞은 압력과 화력, 조리 시간은 물론 증기 배출과 보온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조리 과정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테팔 관계자는 “만들기 어려운 삼계탕, 리조또, 당근케이크, 식혜 등 100여 가지 음식을 이 제품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전기레인지 수요가 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스레인지보다 안전하고 뛰어난 열효율을 통해 조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약 80만 대 수준이던 전기레인지 연간 판매량은 매년 10만 대 이상씩 증가해 올해는 약 110만~12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쿠전자는 최근 오븐이나 수비드 요리에서 사용되던 무선 탐침형 온도계를 아예 부속품으로 결합한 인덕션 ‘3구 화이트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를 시장에 내놨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온도를 체크하기 위해 온도계를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아이디어가 적용된 것이다. 탐침형 온도계의 부가적인 기능인 ‘끓어 넘침 방지 버튼’을 사용하면 요리가 끓자마자 본체가 자동으로 화력을 낮추기도 한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제품도 있다. 차와 커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교원그룹 웰스 ‘웰스더원 홈카페’가 대표적이다. 올해 4월 출시된 이 제품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크게 늘어난 ‘홈카페’ 문화를 노리고 개발됐다. 커피머신과 티메이커 등 각각의 전용기기를 따로 구비할 필요 없어 주방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효율적인 가사 노동을 위한 업체들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색 하이브리드형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