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멕시코 고추요? 커피요? 말씀만 하세요. 우리 마을에서 키워요.” 17일 오후 2시경 경북 김천시 농소면 봉곡리에서 박민혁 씨(31)가 운영하고 있는 시설하우스 안. 6000m² 면적에 아파트 건물 2층 높이의 거대한 시설 안에 어른 어깨높이(약 140cm)만큼 자란 고추나무가 가득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작물이었다. 일반 고추 정도 길이였는데 굵기는 어림잡아도 4∼5배는 돼 보였다.○ ‘지구 반대편 작물도 키운다’기자가 낯설어 하며 계속 쳐다보자 박 씨는 “한번 먹어보라”며 건넸다. 처음 씹었을 때는 일반 고추보다 육질이 두꺼우면서 아삭한 느낌이 들었다. ‘아차’ 하는 순간 강렬한 매운맛이 혀를 감쌌다. 박 씨는 껄껄대며 웃었다. “멕시코 고추예요. 파스타나 피자를 먹을 때 피클로 먹었던 그 고추요. 이제 기억나세요?” 그제야 이 작물의 정체가 ‘할라페뇨’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날 바깥 체감 온도는 30도 수준. 시설하우스 안은 습도가 낮고 시원해 오히려 쾌적한 느낌이었다. 여름철 숨이 턱턱 막히는 일반 비닐하우스와 완전히 달랐다. 박 씨는 “할라페뇨 주산지인 멕시코의 생육 환경을 맞췄다. 스마트팜 시설 덕분에 지구 반대편 농작물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농학을 전공한 박 씨는 2016년 졸업을 한 뒤 아버지와 귀농했다. 2017년 경북농민사관학교에 입학해 각종 농작물 재배방법을 공부하면서 할라페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박 씨는 “할라페뇨는 주로 담금 음식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에 주목했다. 소비자들이 한번에 많이 구입할 수도 있겠다 싶어 재배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2017년 첫해 농사는 완전 실패였다. 요즘 말로 ‘폭망’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할라페뇨에 가장 적합한 생육 환경을 찾았다. 스마트팜 내 전동 차광막과 보일러, 환풍기 등 조정법부터 차근차근 배워갔다. 그 사이 잃었던 자신감도 생겼다. 2018년부터는 조금씩 수확해서 판매하고 있다. 할라페뇨를 파는 곳이 많지 않으니 한 사람이 많은 양을 주문해 판로 확보도 어렵지 않았다. 해마다 7∼12월 15t 정도 할라페뇨를 수확하고 있다. 연 매출은 1억 원 수준. 박 씨는 “100% 인터넷 주문을 받아 판다. 최근에는 멕시코에 할라페뇨 종자를 수출하는 국내 종자업체에서 우리 농장의 작물이 우수하다며 업무협약을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김일곤 씨(54·경북 포항시)는 지구 반대편에서나 키울 법한 커피를 재배한다. 그의 꿈은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원산지 POHANG(포항)’을 보는 것이다. 김 씨는 2019년 경북 포항시 기계면 내단리의 부추 재배 시설하우스를 빌려 커피나무 600그루를 심었다. 생육 환경을 찾는 과정에서 나무가 말라죽는 등 실패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김 씨를 극구 말렸지만 그는 뚝심 하나로 지금의 커피 농장을 일궈냈다. 조만간 3300m²(약 10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지어 커피나무 20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김 씨는 “포항은 흙이 좋다. 커피 재배에 부족한 환경은 스마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국산 커피는 열매를 방부 처리할 필요가 없어 재배에 성공하면 판로 확보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계절 상관없이 ‘생산·출하’경북 의성군 점곡면 명고리 오동혁 씨(33)가 딸기를 재배하는 2500m² 규모의 시설하우스 안은 뭔가 좀 색달랐다. 하우스 바닥은 흙먼지 하나 없다. 오 씨는 이날 딸기 밭 위에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농장 오른편에 산이 있어서 일조량이 부족해요. 딸기 모종 식재를 앞두고 일종의 태양 역할을 해줄 LED 등을 다는 거죠.” 오 씨는 자신의 스마트팜을 “작은 우주이자 지구”라고 설명했다. 온도에 따라 빛을 가려주는 차광막과 보온 효과를 내는 보일러가 적정 기온을 유지해준다. 천장에 달린 스프링클러 시설은 초미세입자 형태로 물을 흩뿌려줘 안개를 만들어주고, 송풍기는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느낌의 바람을 일으켜준다. 딸기는 일반적으로 9월에 재배해 12월에 수확하지만 오 씨는 계절이나 시간은 크게 신경을 안 쓴다. 오 씨는 “스마트팜 기기를 조작해 언제든지 원하는 생육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스마트폰과 기기가 연결돼 있어 농장 밖에서도 제어가 가능해 바깥 활동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술 때문에 인건비도 크게 줄였다. 오 씨 농장 규모면 일반적으로 10명이 일하지만 오 씨는 직원 1명과 단둘이 일한다. 오 씨는 “앞으로 새로운 기술을 이웃들에게 알리면서 어르신들도 좀 더 편리하게 농사를 지으실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김천·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가 25일부터 30일까지 중구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 만경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WE PLANT FILM(영화를 심다)’을 슬로건으로 국내 경쟁작 35편(극영화 25편, 애니메이션 4편, 다큐멘터리 4편, 다큐애니 1편, 실험다큐 1편)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만든 애플시네마 8편(극영화 7편, 다큐멘터리 1편)을 상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막식 사전 영상을 공개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상을 통해 개막작과 경쟁작 등 올해 영화제의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작인 ‘그녀를 지우는 시간’의 배우 박수연이 진행자로 등장한다. 올해 경쟁작의 주요 장면을 영화 포스터로 만들어 공개하는 ‘디프 엔 포스터(DIFF N POSTER)’ 전시는 31일까지 대구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아트랩 범어 오픈갤러리 B관과 중구 북성로 대화의장에서 열린다. 영화 상영 시간표 및 전시회 정보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단편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온라인에서 가능하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와 광주시는 23일 기후 위기에 함께 대응하기 위한 ‘RE(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 시민클럽 발대식을 공동 개최했다. RE 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대구·광주 RE 100 시민클럽 추진단이 마련한 이날 행사는 대구와 광주에서 동시에 열렸다. 행사는 세계적인 기후 위기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했다. 현재 국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7억 t의 20%가 생활에서 나오는 만큼 시민들의 올바른 에너지 사용 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민들은 탄소중립 인증을 받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우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 서약서를 쓰면 ‘화이트’ 등급을 받는다. 자동차를 제외한 화석에너지 장비에 2kW 이상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해 탄소 발생량을 줄이면 ‘그린’ 등급을 준다. 자동차 등 화석에너지 사용 장비에 5kW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탄소 발생을 완전히 없애면 최상위인 ‘블루’ 등급을 부여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달빛동맹으로 이뤄진 대구·광주 시민들이 지구 환경 보호 활동에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가 개발한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먹깨비’가 다음 달 9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경북도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중 배달 앱의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공공 배달 앱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먹깨비는 다음 달 9일부터 포항과 김천 안동 구미 영주 영천 상주 문경 경산 칠곡 예천 등 11개 시군에서 동시에 오픈한다. 앱을 통해 배달 주문을 할 때에는 지역사랑 상품권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 첫 주문에는 최대 1만 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기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가맹업체도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비와 광고료가 없고 중개수수료도 시중 배달 앱보다 저렴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서 ‘경북 배달앱’을 검색한 후 ‘먹깨비’ 사이트에서 가맹점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가입된다. 먹깨비 고객센터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민들께서 착한 소비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공공 배달 앱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미래 국제로봇도시로 도약한다. 핵심 인프라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계기로 10년간 도시 전체를 하나의 로봇융합클러스터로 조성한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 부지로 달성군 신도시인 테크노폴리스를 최종 선정했다. 실생활에서 실증 시험을 진행해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2023년에 착수해 2029년까지 로봇 데이터센터 및 테스트필드 구축 1600억 원, 서비스 로봇 공동기반 기술개발 1400억 원 등 국비 2300억 원과 지방비, 민간 자본을 합해 총사업비 3000억 원을 투자한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지역의 로봇산업 기업이 662곳으로 늘어나고 고용 인력 1만1799명, 매출액 4조1000억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는 또 자동차부품과 기계금속 등 지역 전통산업 연계를 통한 상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재 및 부품 전문기업들이 로봇에 필요한 제어기와 전동장치, 센서 등을 공급하는 사업구조 전환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로봇융합클러스터로 탈바꿈한다. 우선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에 조성하는 대구시 신청사 건물부터 로봇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의 미래 첨단기술을 융합한 빌딩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부서 간 문서 배송 등 기본 업무와 주민 응대 주정차 안내 같은 각종 민원까지 서비스 로봇이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들어서는 테크노폴리스 인접 대구국가산업단지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옛 경북도청 일대 도심융합특구 등과 연계한 ‘한국형 로봇융합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추진한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쿠팡 대구첨단물류센터와 옛 경북도청 부지 일대에 조성하는 도심융합특구에 물류배송 로봇을 도입한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및 대구메디시티와 협동 연구를 진행해 약품 배송 및 재활 로봇을 공동 개발한다. 옛 경북도청 터와 경북대 삼성창조경제캠퍼스를 잇는 대구도심융합특구도 데이터·로봇 중심의 ‘대구형 뉴딜 융합 특구’로 조성한다. 엑스코가 2011년 시작한 대구국제로봇산업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회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로봇기업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서비스 로봇시장은 밝은 편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시장 규모는 올해 110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에서 2023년 277억 달러(약 29조9800억 원)로 2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이 발달하고 서비스 로봇이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세계 시장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실제 올해 1월 동구에 문을 연 메리어트호텔은 AI 로봇이 음료 등을 제공하는 룸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대선 공약 반영에 집중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간부 회의에서 “총사업비 규모를 더 늘려서 세계적인 로봇도시와 경쟁해야 한다. 사전 준비와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세우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5일 오후 2시경 대구국제공항에서 경북도가 2025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을 홍보하고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무착륙 비행 행사를 열었다. 기자는 오후 2시 50분에 출발하는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여객기는 국내항공사인 하이에어 소유의 ATR72-500. 프랑스의 에어버스(Airbus)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Leonardo)의 합작사인 에티이아르(ATR)가 제작한 프로펠러형 50인승이다. 4년 후 울릉공항에 착륙할 수 있는 유일한 기종으로 꼽힌다. 여객기에 들어서자마자 좌석 간 간격이 널찍한 게 우선 눈에 들어왔다. 승무원은 “원래 72석 규모인데 좌우 2열 형태로 50석 규모로 개조했다. 앞뒤 좌석 간 거리가 1m 정도라서 다른 항공사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급”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 40분경 날개 동체 위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았다. 여객기는 천천히 이동해 활주로 위에 올라섰고 출력을 높여 발진한 뒤 하늘로 떠올랐다. 기류 영향이 거의 없는 약 3300m에 도달할 때까지 기체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항로 도달을 위해 기체를 우측으로 꺾어 기울었지만 좌석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안전벨트를 풀어도 된다는 방송이 나온 순간부터는 아늑함마저 느껴졌다. 시속 500km 속도로 비행한 여객기는 이륙 약 20분 만에 동해에 도달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검푸른색 바다와 모래알 크기로 보이는 어선이 인상적이었다. 울릉도 상공에 도달까지 이륙 후 40분 정도 걸렸다. 현재 대구에서 울릉도까지 4시간(차량 1시간, 여객선 3시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이 구간 소요시간이 6배 이상 줄어든다. ATR72-500은 날개가 동체 위에 위치해 비행 고도가 낮아도 안정감을 보인다. 이날 여객기는 울릉도 조망을 위해 약 4500에서 약 2400m까지 하강했는데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대구공항 착륙 때는 비가 내렸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행사에 참여한 서경애 씨(60·여)는 “울렁울렁 뱃멀미가 심해 울릉도라는 말이 사라질 것 같다. 소형이지만 일반 항공사 여객기 정도의 탑승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1981년 경북도와 울릉군이 정부에 건의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2015년 기본계획고시, 2019년 시공사 선정 등 단계를 거쳐 지난해 11월 첫 삽을 떴다. 총사업비 6651억 원을 투입해 사동항 인근 부지와 바다를 메워 43만455m² 규모로 조성한다. 길이 1200m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이 들어선다. 현재 지반 보강을 위해 바다에 사석을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공정은 17일 기준 10.66%. 울릉군은 내년 3월까지 섬 일주도로를 보강하는 우회도로 터널공사를 마무리하고 공항 공사에 속도를 높인다. 하늘길이 뚫리면 울릉도는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대전환점을 맞는다. 현재 울릉도 뱃길은 포항과 울진 강릉 동해 등 4곳이다. 서울에서 울릉도에 가려면 7시간가량 걸린다. 울릉공항이 생기면 1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공항이 개항하면 관광객이 크게 증가해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여행 섬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응급 환자 이송도 가능해 주민들의 생활 및 정주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구미의 다세대주택에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아이 바꿔치기 혐의와 여아 시신을 은닉하려 한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판사 서청운)은 17일 미성년자 약취,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친모 A 씨(48)에게 “죄질이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친딸이 아이를 출산한 뒤 산부인과에 침입해 아이를 바꿔치기했고 사체가 발견된 뒤에도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은닉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판결의 쟁점은 법원이 A 씨가 숨진 B 양(3)의 친모라는 사실과 아이 바꿔치기를 인정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유전자(DNA)검사 결과를 볼 때 A 씨가 B 양의 친모가 아닐 확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A 씨의 친딸이 출산한 여자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이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과정에서 검경이 수집한 각종 증거에 대해 ‘간접적 증거’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재판부는 A 씨의 출산 사실을 입증할 증거로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B 양이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18년 2월경 A 씨가 한 달간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숨기려고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했다”며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출산 관련 동영상을 봤고 온라인으로 여성용품을 구매하는 등 출산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판단이 A 씨의 유죄 쪽으로 기울자 방청석에 있던 A 씨의 남편이 소란을 피웠다. “너희가 사람 잡겠다”며 소리치다가 결국 재판장 지시로 퇴정당했다. 피고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A 씨도 잠시 실신했다. 징역형 선고를 받은 뒤에는 의자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A 씨는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B 양을 친딸로 알고 키우다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A 씨의 딸 C 씨(22)는 6월 열린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C 씨가 낳은 사라진 여아의 소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구미의 다세대주택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판사 서청운)은 17일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 미수혐의로 기소된 친모 A 씨(48)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가 맞으며 아이를 바꿔치기한 점도 충분히 인정된다. 공사사실이 맞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018년 3, 4월 경 숨진 B 양(3)을 출산한 후 친딸 C 씨(22)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한 혐의다. 또 C 씨의 집에서 숨진 B 양을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고 사체은닉을 시도해 재판에 넘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 양의 신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차례 유전자 검사를 벌여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A 씨가 아이의 친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A 씨는 경찰 수사단계부터 법원 최후 진술까지 줄곧 B 양 출산사실이 없다며 부인해왔다.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도 아마 독도를 내려다보고 계신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 권대용 씨(71)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도 좀처럼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는 항일독립운동 조직인 한족회의 교육회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 추산 권기일 선생(1886∼1920)의 손자다. 권 씨는 “조상님들의 목숨과 바꿔 어렵게 얻어낸 광복인데 일본이 아직도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후손으로서 독도 수호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광복절 76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을 출발해 울릉도와 독도를 돌아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무착륙 비행 행사’가 열렸다. 국내 항공사인 하이에어의 50인승 여객기(ATR-72)를 이용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비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울릉도와 독도 그리기에 참여한 일반인과 애국지사의 후손, 독도 관련 단체 관계자 등 모두 96명이 하늘길에 올랐다.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는 김효선 씨(33·여)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조만간 울릉도에 배치받게 됐다”며 “경주에 사는 엄마와 소중한 추억을 남기게 돼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2차 비행은 오후 2시 50분 대구공항을 이륙했다. 30여 분이 지났을까. 구름 사이로 동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오후 3시 45분경 고도 4500m에서 2400m까지 하강하자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탑승객들이 저마다 탄성을 자아내며 박수를 쳤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섬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었다. 섬은 평온해 보였다. 동쪽 끝 바다를 지키고 있는 외로운 독도의 모습을 탑승객들은 스마트폰에 담아냈다. 구해열 씨(70)는 “독도는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고 들었다. 광복절을 맞아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비행기는 2시간 남짓한 여정을 마치고 오후 5시경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탑승객들은 독도명예주민증과 함께 독도의 공기를 담은 공기캔 등 이색 기념품을 선물받았다. 최혁준 경북도 통합신공항추진단장은 “독도 상공 위로 민간 항공기가 비행한 것은 이번 비행이 처음이다. 광복절에 비행이 이뤄져 더욱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현재 국비 6650억 원을 들여 울릉공항을 짓고 있다. 지난해 11월 착공했으며 2025년 개항이 목표다. 현재 배로 약 3시간 이상(포항∼울릉 기준) 걸리는데 울릉공항이 생기면 1시간 생활권이 돼 관광 등 경제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독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지역 8개 구-군 시니어클럽이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 평가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지역 노인들의 소득 보장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모두 3만203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공공기관과 연계해 도시철도 보안관과 전기차 충전소 관리자, 노인일자리 기자단, 일상방역사업단 등 신규 일자리를 마련했다. 이 같은 성과로 보건복지부는 전국 1288개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가운데 대구 8개 구-군의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을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특히 5곳을 선정하는 S등급 평가에서는 대구 서구와 남구 수성구 등 3곳이 뽑혔다. 우수기관 선정 인센티브 1억5000만 원은 구-군 시니어클럽별로 500만∼3500만 원씩 차등 지급된다. 각 시니어클럽은 인센티브 금액으로 사업단 장비 구입과 시설 투자, 환경 개선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구시 박재홍 복지국장은 “앞으로도 지역 어르신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해 노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동구의 한 도로에서 땅꺼짐(지반침하)이 발생했다. 12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0분 경 괴전동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안심비축기지 인근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지름 10m, 깊이 7m 규모의 땅꺼짐 현상이 발견됐다. 땅꺼짐이 발생한 지점에는 횡단보도와 자전거 도로가 있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땅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주변에 있던 가로등이 쓰러져 파손됐다. 또 땅속 상수도관이 파열돼 괴전동과 숙천동 일대 290가구에 단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동구와 경찰은 12일 오전 현재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해 주변 차로를 막고 땅꺼짐으로 내려앉은 빈 공간을 메우는 등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싱크홀 발생 지점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공사 구간과 가깝다. 지하철 공사에 따른 지하수 유출이나 최근 잇따른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침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기간 비대면 수업을 받아 온 대구 지역 학생들이 올 1학기 전면 등교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친구를 직접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 꼽았다. 체육 수업과 공부 효율성도 전면 등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대구미래교육원이 6월 14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올해 1학기 전면 등교를 했던 학생 1만5633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숙박형 현장 체험(58.7%)이라고 응답했다. 체육대회(16%)와 학교 축제(8.1%)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보충 학습 필요 과목은 예체능(21%)과 수학(20.6%)이었다. 등교 수업 흥미도는 초등학생이 5점 만점에 4.01점으로 가장 높았다. 등교 방식을 정할 때 학생의 발달 정도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수준, 원격 수업의 질적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학습 무기력은 5점 만점에 2.3점대로 나타났다. 학교 안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대해서는 응답 학생의 93.7%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93.2%는 학교가 안전하게 감염병에 대응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이희갑 대구미래교육원장은 “아이들의 코로나19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고, 등교 수업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할 수 있는 유의미한 교육 활동을 설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가 맡겨 둔 자산이 괜찮을까요?” 대구시민 김모 씨(64)는 최근 주거래은행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다. 김 씨는 “가까워서 편리하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대구은행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은행이 국제 사기로 돈을 떼였다는 뉴스까지 접했을 때는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에는 김 씨와 같은 ‘충성 고객’이 많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지역 점유율은 46.5%이며 전국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은행 안팎의 잇따른 문제와 금융 환경의 급변에 따라 ‘콘크리트 고객층’이 균열될 조짐이다. DGB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최근 수년간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신뢰도 추락 위기를 맞았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직장 내 성추행 문제가 2차례 일어났고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및 해외 금융사고 등으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3차례 받았다. 얼마 전에는 지난해 불거진 캄보디아 부동산 금융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했다. 대구지검은 4일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과 북구 제2본점, 동구 전산센터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DGB 스페셜라이즈드뱅크(SB)를 통해 본사 건물로 이용할 캄보디아 산림청 소유의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 자금 일부인 1200만 달러(약 138억5000만 원)를 먼저 지급했다. 그러나 이 건물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계 은행에 매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구은행은 선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현지 에이전트는 다른 건물을 대신 내주겠다며 한 푼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구은행은 지난해 해당 직원들을 대기 발령했다. 글로법 사업을 총괄한 본부장은 퇴직했다. 올 3월에는 SB부행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금융감독원은 6월부터 지난달 28일까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 평가를 실시했다. 캄보디아 부동산 금융 사고도 조사했다. 은행 주변에서는 금감원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 권고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 금융가에는 금감원이 또 김 회장 등 임직원 5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대구은행에 제시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김 회장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도 “해당 내용을 금감원으로부터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대구은행은 2018년 채용 비리 의혹으로 대구지검의 수사를 받았다. 당시 비리에 연루된 부정 입사자 17명은 올 2월 퇴사 조치됐다. 2017년에는 박인규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사건과 관련한 수사도 이뤄졌다. 같은 해 간부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도 불거졌다. 올 1월에는 본점 30대 행원이 여성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발생했다. 은행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제2노조는 최근 성명서에서 “과거의 경영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해결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은행에서 개인적 일탈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내부 시스템의 문제다. 대구를 대표하는 금융 기업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칠곡에서 열린 골프대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나왔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6일 경북 칠곡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고교동문 골프대회 참가자 4명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최근 확진자가 나온 북구 스크린골프장에서 연습한 것으로 알려져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지역의 한 언론사가 주최한 이 골프대회는 지난달 30일 52개 팀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예선전이 열렸다. 이달 6일에는 예선을 거친 32개 팀이 출전했다. 확진자 4명은 6일 경기까지 출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칠곡군은 이 골프장 내 캐디 등 관계자 7명에 대한 검체검사를 벌였으며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다만 확진자 4명이 골프장 내 그늘집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져 동선이 겹치는 방문자들을 찾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회 참가자 200여 명과 행사 관계자를 상대로 전수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이 넓은 연꽃 산책길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지 않을까요.” 9일 오후 대구 동구 안심3동 안심창조밸리에서 만난 김순애 씨(64·여)는 눈앞에 펼쳐진 연밭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면적 1.1km²에 달하는 연밭을 어른 키만큼 자란 연꽃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따금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널찍하게 자란 연잎이 넘실거리며 초록빛 장관을 연출했다. 인근 대구선 철로를 따라 지나는 열차가 울리는 경적도 감성적이었다. 만개 철을 맞은 연꽃은 순백색에 분홍빛을 머금은 봉오리를 터뜨린 채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곳은 전국 최대의 연근재배단지로 유명하다. 한때 전국 생산 면적 대비 70%를 점유할 정도였고 현재도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드넓은 밭에서는 매년 여름 연꽃이 만개하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대구지역 외곽에 있고 주변에 산책로가 변변치 않아 알고 찾아오는 관광객은 드물었다. 이 때문에 ‘비밀의 정원’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구선 금강역이 2013년 운영을 중지하면서 발길은 더욱 줄었다. 주변 동호지구와 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점점 낡은 공간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습지 내 쓰레기 방치 문제로 수질 악화 문제가 발생했다. 한동안 인적이 끊겼던 이곳은 2014년 동구의 안심창조밸리 조성사업이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에 선정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총사업비 86억 원을 투자해 7년 동안 공사를 마친 일대는 최근 생태관광 명소로 재탄생했다. 메인 코스는 연밭이 펼쳐진 늪과 안심습지, 금호강변을 둘러보는 산책로다. 총길이 13km로 전체를 둘러보는 데 어른 걸음으로 3시간 정도 걸린다. 구간마다 마련된 전망대와 정자 등의 쉼터도 색다른 즐길 거리다.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옛 보행터널을 이용해 만든 연 갤러리가 있다. 내부에는 트릭 아트와 연 관련 다양한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지하시설이라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비닐하우스 연 생태관은 늪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금강역은 이곳의 랜드마크다. 역 광장에 새마을호 폐열차 2량을 개조해 레일 카페를 만들었다. 반야월 연꽃마을 협동조합이 2017년 문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하절기에는 주말 평균 600여 명이 찾는다. 조합원들이 직접 개발한 ‘연잎 라떼’도 맛볼 수 있다. 카페 종업원 이진영 씨(54·여)는 “최근 안심창조밸리 조성사업이 마무리되고 산책로가 생기면서 손님이 예전보다 30% 이상 늘었다. 만개한 연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역 광장 한편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연 관련 가공식품과 농산물을 판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훈열 반야월 연꽃마을 협동조합 이사장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견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동구와 협력해 지역 특색이 묻어난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초중고교 과밀 학급의 학생을 28명 이하로 낮추는 정책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학생들이 안전한 교실에서 교육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8명 이상인 학교는 초등학교 14곳, 중학교 22곳, 고교 10곳이다. 주로 수성구와 달서구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과밀화를 낮추기 위해서 대규모 택지개발 예정구역인 달성군 구지면 산업단지 2차와 북구 금호워터폴리스 수성구 연호지구에 학교 신설을 추진한다. 공동주택 재개발로 학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2025년까지 32개교를 대상으로 2284억 원을 투입해 일반교실 381개를 증축한다. 학교 측이 조립식 건물 형태의 모듈러 교실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교는 올해 배정 인원 상한을 34명에서 32명으로 낮추고 내년에는 31명으로 낮추는 등 연차적으로 1명씩 줄일 계획이다. 과밀 학급이 많지 않은 고교는 향후 분산 배정으로 해소할 방침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과밀 학급 해소를 통해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양질의 미래 교육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개발한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대구로’가 25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북대산학협력단과 대구형 배달플랫폼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인성데이타㈜를 사업자로 선정한 뒤 배달앱 대구로를 개발했다. 대구로는 ‘주문은 대구로 배달은 댁으로’라는 뜻으로 4월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대구로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모바일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시는 대구로 이용 시민에게 신규 가입 쿠폰 5000원권과 행복페이 결제 시 5% 추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가맹점에는 기존 배달앱보다 저렴한 중개 수수료율(2%)과 카드 수수료율(2.2%)을 적용한다. 가맹점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수료는 실시간으로 정산하고 매출 50만 원까지 중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현재 2500여 개 업체가 가맹점으로 등록한 상태다. 시는 정식 오픈에 앞서 10∼24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많이 거주하는 달서구와 달성군에서 시범 운영한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은 “초기에 가맹점과 사용자 모두에게 파격적인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 시민들이 많이 애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영진전문대 졸업생 다수가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 합격했다. 영진전문대에 따르면 올해 2월 졸업생 가운데 244명이 SK그룹과 LG그룹 롯데 신세계 GS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AI융합기계계열에서 70명이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에 합격했다. 전자정보계열과 반도체계열 졸업생 65명은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 한국전력공사 등에 입사했다.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LS전선 등에 42명이 취업했다. 경영회계서비스계열과 호텔항공관광과 등 인문사회 학과에서도 금융 및 유통서비스 분야 대기업에 44명이 입사했다. 영진전문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영진자율향상프로그램 등 다양한 언택트(비대면)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경제 위기에도 졸업생 다수가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의 자랑인 주문식 교육의 성과”라며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안동 도산서원의 유생(儒生·유교를 배우는 사람)이 135년 전 영주 소수서원에서 빌려 간 입원록(入院錄) 등 서적 2권이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갔다. 입원록은 소수서원의 유생 명단을 수록한 책이다. 소수서원이 2019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때 증빙자료로 활용됐다. 5일 영주 소수서원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입원록 등 서적 2권을 반환받았다. 입원록은 소수서원이 건립된 1543년부터 1888년까지 345년 동안 입원한 4000여 명의 유생 명단이 모두 5권으로 나눠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돌려받은 입원록은 1543년부터 1672년까지의 유생 735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이 1886년 3월 20일 빌려갔다가 지금껏 반환되지 않았다. 당시 안동부(당시 관청)가 서자(庶子·첩이 낳은 아들) 여부를 조사할 때 증빙자료로 쓰기 위해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반납이 미뤄지다가 한국국학진흥원이 기탁받아 관리해왔다. 소수서원운영위는 지난달 14일 도산서원운영위원회와 퇴계 종손을 잇달아 방문해 반환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김태영 소수서원관리사무소장은 “초기에 입원한 유생들의 출신지역과 과거 급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연구자료”라고 말했다.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남 창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5일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남창원농협 농산물종합유통센터 관련 확진자는 직원과 가족 등 모두 17명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대부분이 1층 매장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유통센터 1층에서 지난달 외부업체 단기 판촉 사원으로 일한 40대 여성 A 씨로부터 집단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1층 매장의 경우 농축수산물 등이 있어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라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A 씨는 지난달 28일부터 호흡기 이상 등의 증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겪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각하고 검사를 받지 않았다. 2일 유통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4일 진료소를 찾았고 확진 통보를 받았다. 유통센터는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4일까지 영업을 계속 했다. 방역당국도 확진자가 늘어나자 4일 밤에야 ‘지난달 26일 이후 유통센터를 방문한 시민은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 기간 방문 고객만 2만∼3만 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5일 뒤늦게 유통센터 인근 용지문화공원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아침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전 한때 대기시간만 4시간 이상 걸렸다. 유통센터는 5일이 돼서야 고객 사과문을 내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창원시는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6일부터 16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대구에서는 같은 이름의 자매 교회 4곳에서 3일 확진자가 나온 뒤 사흘간 159명의 교인과 가족이 감염됐다. 6월부터 지난달까지 주말마다 자매 교회를 돌며 예배와 모임을 가졌다. 창문을 닫은 채 에어컨과 대형 선풍기를 틀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졌다. 인천 연수구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도 75명이 확진됐다. 대부분 이집트와 예멘, 요르단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0일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희생제)를 맞아 음식을 나눠 먹은 뒤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옹진군은 여름철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등 해수욕장 8곳과 해변 15곳을 폐쇄했다.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