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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중도좌파 연합 ‘모두의전선’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0)가 승리했다. 28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28일 오후 10시) 개표가 97% 진행된 가운데 페르난데스 후보는 48.1%를 득표해 40.4%를 얻은 중도우파연합 ‘변화를위해함께’의 후보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앞섰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4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상대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12월 10일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외국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 등 소위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 부부가 주창한 좌파 대중영합주의 정책)를 주창한다. 이번 대선에선 그의 러닝메이트이자 대통령 퇴임 후 4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66·2007∼2015년 집권)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크리스티나는 2003∼2007년 집권한 남편 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후임자로 최초의 부부 대통령을 지냈다. 8년의 집권 기간 내내 선심성 복지 정책으로 일관해 2014년 국가 부도 위기를 야기했다. 퇴임 후 뇌물수수 혐의, 폭탄테러 사건 은폐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우파 정부가 집권해도 고물가, 고실업 등 경제난이 계속됐다. 마크리 정권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체결한 560억 달러(약 66조 원)의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언해 경제 위기 재발 우려를 높이자 민심은 다시 좌파 정부를 찾았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그간 ‘페론주의를 내세운 좌파 후보의 당선→경제난→우파 후보 당선→경제난→좌파 후보 당선’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와 2011년 5월 사살된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당시 54세)의 비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같은 액수의 현상금(2500만 달러·약 294억 원)을 걸고 집요하게 추적했다. 가장 큰 차이는 도피 기간. 2014년 6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창설을 공표한 바그다디는 5년 4개월 만에 숨졌다. 빈라덴은 테러 후 근 10년인 9년 7개월 만에 사살됐다. 든든한 지원 세력의 유무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빈라덴은 파키스탄의 ‘실세’ 정보부(ISI)의 조직적 보호를 받았다. 그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아보타바드 주택가에 은신했다. 인근에는 파키스탄 군사학교도 있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장악한 ISI는 알카에다 탈레반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투입해 빈라덴을 사살할 때 정보 누출을 우려해 파키스탄 측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 바그다디는 시리아, 이라크, 터키, 레바논 등 중동 각국 정부와 적대적 관계였다. 반미 노선은 알카에다와 같았지만 현 체제를 부인하는 등 모두를 적으로 삼았다가 미군의 추적을 막아줄 후원 세력을 구하지 못했다. 바그다디는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빈라덴은 미군에 사살됐다. 알카에다는 특정 지역 장악보다 국제적 테러를 벌이는 데 주력했다. 반면 IS는 ‘국가’를 자칭하면서 법, 교육, 화폐 등 각종 통치체계를 마련했다. 필리핀 남부 같은 무슬림 거주지도 자국 영토로 간주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26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 2014년 6월 바그다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발표한 후부터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및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살폭탄 조끼로 폭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그다디 생포 혹은 사살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우선 순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위험하고도 과감한 야간 급습작전을 벌였고, 그를 쫓아가자 그는 죽음의 터널 끝에 이르러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를 ‘야만스러운 괴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그는 잔혹한 짐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며 “정의가 구현됐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 ‘개’ ‘괴물’ ‘짐승’ 등 시종일관 격정적 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8대가 작전에 투입됐을 때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문을 피해 진입했다. 작전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에 작전이 모두 끝난 뒤 지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바그다디의 DNA 등 생물학적 증거를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디가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빼냈다고 밝혔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폭탄조끼를 입었던 아내 둘은 조끼를 터뜨리지는 않았으나 사망했다는 점에서 사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작전을 수행하기 전 러시아 영공에 머물렀다.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줬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CNN은 사전 녹화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지난주 작전을 승인했다. 가능하면 바그다디를 생포하되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 바그다디가 지하로 들어갔고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렸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이미 군으로 복귀했다”고도 밝혔다. ●IS의 지난 5년 IS는 지난 5년간 석유 및 유물 밀거래, 인신매매 등으로 통치 자금을 모았다. 이를 통해 중동 전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젊은이들을 모아 각종 테러, 암살, 공개 처형 등 만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샤리아’라는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주민들을 엄격히 통치하고 이를 거부하면 여성과 어린이도 잔혹하게 죽였다. 같은 이슬람교도라도 시아파 신자나 정부군은 공개 장소에서 살해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수법을 썼다. 기세등등하던 IS는 미국과 러시아 등의 대대적 공습, 지상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쿠르드족 민병대 등의 반격에 밀렸다. 시장조사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 포르투갈 면적에 맞먹는 9만800㎢를 통치했던 IS는 올해 2월 지배 면적이 50㎢로 줄어 사실상 궤멸됐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다. 힘의 공백 상태가 생긴 시리아 북부를 터키 군이 이달 9~22일 침입해 쿠르드족을 공격하자 미국 내부와 국제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IS는 더 이상 그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탄생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양극화 등으로 중동 각국에서 기성 체제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넘쳐나는 데다 쿠르드족을 배신하며 역내 불안정을 키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도 이런 기류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S는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출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정국 주도권 되찾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1월 취임 후 첫 ‘중대 발표’가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의 후폭풍 속에서 이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들이 속속 쌓이면서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백악관은 최근 탄핵 대응을 위한 정기 회의를 열기 시작했고 형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도 대거 법무팀에 투입했다.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의회 증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최근 두 차례나 NBC 기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헐뜯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사망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결정적인 승리를 챙긴 셈이다. 이번 바그다디 작전을 통해 통치력을 얼마나 회복할지, 이를 바탕으로 시리아 철군으로 입었던 상처에서 회복해 탄핵 조사에 정면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세계 각국도 일제히 축하를 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적인 성취를 이루고 바그다디를 제거한 것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플로렌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트위터에 “바그다디의 죽음과 상관없이 IS 잔당 소탕을 계속하겠다. 우리의 파트너들과 새로운 중동 지역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김예윤기자 yeah@donga.com}

27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2011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과의 비교가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미국이 같은 액수의 현상금(2500만 달러, 한화 약 293억 6000만 원)을 걸고 추적하던 인물들이다. 가장 큰 차이는 바그다디는 도피생활에 들어간 지 겨우 3년 만에 사망했다는 점이다. 2001년 9·11 테러 배후자로 지목됐던 빈 라덴은 무려 9년 7개월 간 미국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다 2011년 5월에야 사살됐다. 도피 기간에서 이처럼 큰 차이가 난 데는 든든한 ‘지원세력’의 유무가 꼽힌다. 빈 라덴의 경우 파키스탄의 ‘딥 스테이트(숨은 권력)’로 불리는 정보부(ISI)의 조직적인 보호를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ISI는 이슬람교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인사들로 구성돼있어 알카에다, 탈레반같은 이슬람교 극단주의 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실제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빈 라덴이 머물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으며 사살 당시 숨어 지내던 곳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다. 미국은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할 때 파키스탄 측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반면 바그다디는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 모두와 적대적인 관계였으며 배후에서 지지하는 정부나 세력이 없었다. 그만큼 미국의 조직적인 추적에 대응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빈 라덴보다 은신 생활도 훨씬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바그다디는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빈 라덴은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날 CNN과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 등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그다디가 미군의 군사작전 중 스스로 폭탄조끼(Suicide Vest)를 터뜨려 자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직 백악관 등의 공식 성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11년 5월 1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미군 특수부대가 빈 라덴이 숨어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가옥을 급습해 교전 끝에 그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당일 오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국가안보회의(NSC) 일원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빈라덴이 부인으로 알려진 여성을 앞으로 내세우거나 미군과 교전을 벌이는 등 사살까지 이르는 작전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했다. 바그다디가 이끈 IS는 빈 라덴이 수장으로 있던 알카에다와 조직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도 많다. 알카에다는 특정 지역을 장악한 후 국제적인 테러를 벌인 적은 많다. 그러나 IS는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해 국가를 선포한 뒤 법체계, 교육제도, 화폐 등 시스템을 마련했다. 심지어 IS는 필리핀 남부와 같은 무슬림 다수 거주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하며 에미르(통치자)를 임명하기도 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18일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점거 농성을 벌인 사건을 두고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이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2004~2005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그들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경찰이 그들을 체포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던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역시 “누구든 외교 공관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만약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먼저 대화 요청을 했었어야 했다. 미 대사관도 기꺼이 응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대사관저에 침입해 경찰이 개입하게 만든 것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힐 전 차관보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모르게다. 몇 주 뒤 한국을 방문하면 조금 더 정확한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스티븐스 소장은 “이 사건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과 협의 등이 양국 사이에 상당한 긴장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1년~200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토머스 허바드 전 대사는 “이 사건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공격당했을 때도 매우 가깝고 친밀했다”고 말했다. 1989년~1993년 대사를 지내며 1989년 대사관저 점거농성을 직접 겪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역시 “결국 그들은 나중에 대사관저에 침입했던 것을 사과했고 나 역시 한국인들을 존중한다”며 “이런 사건이 꽤 오랜만에 벌어져 놀랍기는 하지만, 현직 주한 미 대사에게 ‘유머 감각을 잃지 말고 과잉반응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현 행정부에서는 이런 사건이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한국 학생들이 한미 동맹관계가 매우 어렵고 취약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그런 행동은 워싱턴, 특히 동맹 관계에서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매우 좋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중국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최 이전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62·사진)을 경질할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6월 9일부터 4개월이 넘게 지속되는 반중 시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그는 2017년 7월 여성 최초로 5년 임기의 행정장관에 올랐지만 2년 만에 중도 하차 위기에 직면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교체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헛소문”이라고 반박했다. FT는 후임으로 노먼 찬 전 금융관리국장(65)과 헨리 탕 전 재무장관(67)을 거론했다. ‘경제통’인 찬 전 국장은 홍콩달러를 미국 달러에 연동시키는 ‘페그제’를 도입해 홍콩의 금융허브 위치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탕 전 장관은 직물재벌 상속자로 장관 재직 시 와인 수입세를 철폐해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이번 반중 시위를 촉발시킨 찬퉁카이(20)가 이날 홍콩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대만 타이베이로 여행을 간 찬은 현지에서 치정 문제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아 그를 대만으로 보낼 수 없는 상황에서 홍콩 당국이 대만, 중국 본토, 마카오 등과 범죄인 인도조약(송환법) 체결을 추진하자 시민들은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찬은 홍콩에서는 절도 및 돈세탁 혐의로 29개월의 징역형만 선고받았다. 모범수로 뽑혀 18개월만 복역하고 이날 출소했다. 대만 정부는 “찬을 데려가겠다”고 밝혔지만 홍콩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줄곧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며 중국 및 홍콩 당국과 대립해 온 반중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3일 “홍콩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며 찬의 소환을 촉구했다. 이날 홍콩의 국회 격인 입법회는 송환법 철회를 공식 선언했다. 람 장관은 이미 9월 철폐 의사를 밝혔다. 시위대는 여전히 행정장관 직선제 등 자치권을 요구하며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중국이 내년 3월 이전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62)을 경질할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6월 9일부터 넉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반중 시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람 장관은 2017년 7월 여성 최초로 5년 임기의 행정장관에 올랐지만 중도 하차 위기에 직면했다. 7월에도 그의 경질설이 나돌았다. FT가 꼽은 후임자 후보는 노먼 찬(65) 전 금융관리국장과 헨리 탕(67) 전 재무장관이다.‘경제통’ 찬 전 국장은 금융 허브라는 홍콩의 특성을 잘 살려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탕 전 장관은 직물재벌 상속자로 장관 재직 시 와인 수입세를 철폐해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는 2012년에도 행정장관 선거에 입후보했지만 자택 불법증축 의혹, 중국 당국의 거부 등으로 낙마했다. 홍콩 최고재벌 리카싱 청쿵그룹 전 회장은 당시 중국의 압박에도 탕 후보 지지를 고수해 주목받았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이번 반중 시위를 촉발시킨 찬퉁카이(陳同佳·20)가 이날 홍콩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대만 타이베이로 여행을 간 찬은 현지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 홍콩은 대만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아 그를 대만으로 보낼 수 없었다. 이에 당국이 대만, 중국 본토, 마카오 등과 범죄인 인도조약(송환법)을 맺기로 하자 시민들은 “중국이 반중 인사 탄압 도구로 쓸 것”이라고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9월 람 장관이 ‘송환법 폐지’를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 더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며 여전히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대만에서 살인을 저지른 찬은 홍콩에서 절도와 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만 적용받았다. 2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모범수라는 이유로 18개월만 복역하고 이날 출소했다. 홍콩과 대만은 아직도 그의 신병 처리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22일 “찬을 데려가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뒤 홍콩 당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TV 다큐멘터리에 나와 형제간의 불화설을 일부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동생 해리 왕손 부부를 걱정하고 있다고 BBC 등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윌리엄 왕세손이 머무르는 켄싱턴궁 관계자를 통해 “왕세손 내외는 해리 왕손 부부가 ‘위태로운 상태’라는 시각이 있다”며 “해리 왕손 부부의 다큐멘터리를 본 후 ‘그들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 윌리엄 왕세손이 다큐멘터리를 본 후 격노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이는 왕세손의 감정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소식통은 윌리엄 왕세손의 감정은 동생 부부의 안전을 염려하는 것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20일 I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해리&메건: 아프리카 여행’에서 해리 왕손은 진행자에게 형제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지금 확실히 다른 길 위에 서있다”며 “우리 가족은 어떤 압박감 아래 있어 (이런 일은) 피할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답했다. 이어 “형제는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언제나 형제일 것이다. 그가 내 옆에 있어줄 것임을 알고있듯 나 역시 그 옆에 있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은 이에 대해 사실상 간접적으로 불화설을 시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해리 왕손은 그가 여전히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언론으로부터 받는 압박을 토로했다. 메건 마클 왕손빈 역시 왕실의 일원으로 적응하는 것에 “예전에 해리 왕손과 연애할 때 영국 친구들이 결혼을 말리며 ‘결혼하면 영국 타블로이드가 네 삶을 파괴할 거야’라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상당히 힘들다”고 털어놨다. 앞서 영국 언론은 해리 왕손과 윌리엄 왕세손이 갈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마클 왕손빈이 결혼할 때 충분히 환영을 받지 못했다거나 윌리엄 왕세손의 불륜설로 해리 왕손과 다퉜다는 등의 추측들이 쏟아진 바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馬雲·55·사진) 전 회장이 기업들의 학벌 중심 고용 풍토를 지적하며 “요즘 같으면 나 같은 사람은 알리바바에 취직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업 성적에만 치중한 교육 및 취업 체계로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인재들을 길러낼 수 없다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촉구했다. 미 CNBC에 따르면 마 전 회장은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포브스 세계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나를 포함해 많은 창업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선망받는 기업의 1차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같은 명문대 간판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순히 학업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잠재력 있는 이들을 아주 많이 만났다”고도 했다. 예전 동료였던 알리페이(중국 전자결제 시스템)와 타오바오(중국 온라인 경매회사) 설립자들도 유명 경영대학원(MBA)에 입학하지 못했지만 세계적 기업을 일궜다고도 강조했다. 마 전 회장은 “20∼30년 후에는 지금 같은 교육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산업시대에는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외우고 계산해야 했지만 이제 기계가 우리보다 그 일을 더 잘한다”고 했다. 또 “어떻게 해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인공지능(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의 독립적인 사고를 장려하고 다음 세대를 더 잘 준비시키기 위해 교육 분야의 자선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마 전 회장은 대학 입시에 3번 낙방하고 30군데의 직장에서 퇴짜를 맞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는 항저우 사범대를 졸업하고 영어 강사로 일했다. 미국 여행을 다녀온 후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55세 생일 겸 알리바바 창업 20주년을 맞은 지난달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1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추진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재표결이 존 버커우 하원 의장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달 31일 기필코 유럽연합(EU)를 떠나겠다는 존슨 총리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버커우 의장이 “정부가 내놓은 안건은 48시간 전에 내놓은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며 이틀 전 부결됐으므로 다시 토론에 부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재표결을 부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고 매우 어수선하고 무질서한 일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영국 의회는 동일 회기 내에 같은 사안을 표결에 상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버커우 의장은 이를 근거로 합의안 재표결을 거부했다. 19일 존슨 총리는 의회가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보류하자 “21일 합의안에 대한 의미 있는 투표를 하겠다”며 합의안 재표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날 버커우 의장의 반대로 무산됨에 따라 향후 브렉시트 여부 및 일정도 또다시 시계제로에 빠졌다. 존슨 총리 측은 “22일 다시 합의안 승인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59년 된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 ‘카페 그레코’가 임대료 분쟁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18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1760년 문을 열어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불리는 이곳은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 등이 다녀간 곳으로 유명하다. 외신에 따르면 카페 그레코의 위기는 2017년 9월 임대계약 만료 이후 시작됐다. 이스라엘계 민간병원 측은 당시 월 임대료를 기존 1만8000유로(약 2367만 원)에서 12만 유로(약 1억5777만 원)로 올려달라고 임차인 측에 요구했다. 2000년부터 카페 그레코를 운영해온 카를로 펠레그리니 사장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최근 임차인 측에 22일까지 가게를 비우라고 명령했다. 펠레그리니 사장은 “법원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며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임대인 측인 병원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 인상은 시장 가격에 맞춘 것”이라며 “카페 그레코는 250년간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바뀌는 것은 오직 새로운 주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259년 역사의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 ‘카페 그레코’가 임대료 문제로 분쟁에 휘말려 위기를 겪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1760년 문을 열어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불리는 이곳은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의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햅번,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등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외신에 따르면 카페 그레코는 2017년 9월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운영에 위기를 겪게 됐다. 임대인인 이스라엘계 민간 병원 측은 당시 월 임대료를 기존의 1만8000유로(약 2367만 원)에서 12만 유로(약 1억5777만 원)로 올려줄 것을 임차인 측에 요구했다. 카페 그레코의 사장은 이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최근 카페 그레코 임차인 측에 이달 22일까지 가게를 비우라고 명령했다. 2000년부터 카페 그레코를 경영해온 카를로 펠레그리니는 “법원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카페 운영을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임대료를 낼 준비는 되어있지만 6배는 터무니없다.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인인 병원 측은 카페 그레코가 폐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 대변인 파비오 페루자는 “임대료 인상은 시장 가격에 맞춘 것이다”라며 “카페 그레코는 250년 간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바뀌는 것은 오직 새로운 주인이 들어오는 것뿐이다. 이 금액을 낼 의향이 있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문화유산보호단체인 ‘이탈리아 노스트라’ 등은 법원이 퇴거를 명한 22일 이전까지 정부가 사태에 개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53년부터 카페 그레코의 가구나 장식품 등은 주인이 누군지와 별개로 보호돼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16일(현지 시간) 막대한 기업 부채가 향후 세계 경제 불황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신흥시장 은행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IMF는 이날 공식 블로그에서 2021년까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8개 국가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있는 기업 부채가 19조 달러(약 2경242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8개국 기업 부채 총액의 약 40%에 달한다. 앞서 IMF는 이달 초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장기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강화해온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기업들이 더 많은 차입을 하려다가 생긴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흥시장에 대해서도 “브라질과 인도, 한국, 터키의 은행 시스템이 취약한 자산에 많이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일라이자 커밍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17일 오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향년 68세. CNBC 등 외신들은 커밍스 의원이 이날 오전 오래 앓고 있던 지병이 갑작스럽게 악화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커밍스 의원은 법사위, 정보위와 함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이끌고 있는 하원 정부감독위의 위원장이다. 흑인 소작농의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커밍스는 인권 변호사로 일하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서 1996년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그는 민주당 중진으로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도 적극적이었다.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알렉산드리아 코르테스오카시오 등 민주당의 유색인종 여성의원 4인방에게 “미국이 싫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조롱하자, 그를 겨냥해 “국가 관리들은 증오에 가득 찬 선동적 언사를 멈춰야 한다. 그것은 총기 난사나 백인 우월주의같은 현실의 문제와 관련해 나라를 분열하고 흐트러뜨릴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선거구인 볼티모어에 대해 “쥐가 들끓어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커밍스 의원의 사망 소식에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주자 중 한 명인 카말라 해리스는 “우리는 거인을 잃었다”고 트위터에 썼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의 소식에 애도를 표한다. 공직에 헌신했던 분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깊이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의 힘과 열정, 지혜를 직접 봤다. 많은 분야에서 앞섰던 그의 목소리들은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고 썼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현지 시간) “향후 1년~1년 6개월 사이 세계가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NBC에 출연해 “12~18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세계를 강타할 가능성이 끔찍하게 높다. 설령 침체가 없더라도 경제가 훨씬 위축될 것은 꽤 분명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침체를 피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격화하지 않고,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의 해결 방안을 찾으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부양책을 지속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예상치를 7월 3.2%보다 0.2%포인트 낮은 3.0%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18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6.1%로 1992년 분기 통계 집계 후 2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0일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여·사진)가 고국에서 작가들이 자기 검열을 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 개막 기자회견에서 토카르추크는 폴란드 우파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문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공식적인 문학 검열은 없지만 폴란드에서 일종의 자기 검열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들은 자신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정치적 결과를 걱정해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토카르추크는 현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 정의당(PiS)’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2015년 집권한 PiS는 반(反)난민 정책을 펼치고 유럽연합(EU) 지도부와 갈등을 빚는 등 우파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정당이다. PiS는 13일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 “오해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3일 저녁 프랑스 남부 소도시 로데즈의 한 강당.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2)이 즉석에서 시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설득했다. 그는 유류세 인하, 불평등 해소 등을 주창하며 지난해 11월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 때부터 프랑스의 진로를 고민하는 소규모 토론회를 1년 가까이 지속해왔다. 최근 42가지에 달하는 복잡한 퇴직연금 체계를 간소화하는 연금개혁에 반발이 일자 직접 국민을 만나고 있다. 이런 대면(對面) 소통으로 이달 기준 그의 지지율은 연초보다 10%포인트가량 오른 37%로 반등했다. #2 “우리 ‘팔굽혀펴기’부터 합시다.” 지난해 10월 1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총리 집무구역.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 수백 명이 몰려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가 혼자 나섰다. 그는 “일단 팔굽혀펴기부터 10개씩 하자”고 권했다. 그는 “모두에게 높은 월급을 주면 나라 발전은 없을 것”이라며 웃으면서 함께 팔굽혀펴기를 했던 군인들을 다독였다. 이들은 순순히 물러났다.두 장면은 기득권 리더십에 대응해 새롭게 부각하는 ‘40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꼭 필요한 개혁은 반대가 심해도 추진하되 논리에 치우친 설명보다는 ‘공감’을 토대로 설득하는 방식이다. 실력과 경험을 갖추고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무리 없이 직접 국민을 만나며 지속적으로 이해시키는 노력은 국민이 먼저 알고 지지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소통 요구에 귀를 연 내부 통합이 출발점 아비 총리의 최대 성과인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20년 전쟁 종식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내부 통합부터 시도했다. 에티오피아는 종족,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 인구 1억 명 중 주요 3개 종족인 오로모, 암하라, 티그라이족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쓴다. 종교도 이슬람교, 기독교 등으로 나뉘어 있다. 오로모족 부친과 암하라족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하는 그는 전임 정권의 정치범을 모두 석방했다. 이어 고문 금지, 수감시설 개선 등에도 나섰다. 인근 수단, 소말리아 등에서 온 100만 명의 난민에게도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 활동을 허용했다. 그러면서 해묵은 사회 갈등과 반목이 줄었다. 그는 이런 통합과 내부 지지를 바탕으로 에리트레아와의 20년 전쟁을 끝냈다. 201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그의 저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열풍을 반영해 양성평등을 실천한 지도자도 등장했다. 2015년 11월 취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48)는 첫 내각을 남녀 동수로 구성했다. 난민과 원주민 출신 장관도 입각시켰다. 지난해 6월 취임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47)는 아예 여성이 우위인 ‘아마조네스’ 내각을 출범시켰다. 2014년 권좌에 오른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44)는 11월부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도 활동한다. 상임의장은 매년 4회 이상 개최되는 EU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한다. 자국 내의 높은 인기를 유럽 전체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40대 리더는 소통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기성세대와 구분된다. 기존 주류 언론에 의존하던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활용에 익숙해 빠르고도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있다.○ 좌우 구분을 깨는 ‘통합 정책’에 집중 20, 30대처럼 너무 젊지도 않고 60, 70대처럼 노회하지도 않은 40대는 어느 정도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개혁적인 정책을 펼치며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오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대표적인 40대 정치인의 성공사례다. 그는 지난해 법인세율을 낮추는 한편 해고나 고용이 쉬운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했고 공무원 개혁에도 손을 댔다. 그의 정책은 초반에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비판받았지만 강한 의지와 국민적 소통을 통해 정책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일자리 확대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8월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프랑스 실업률은 8.5%로,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다. 취임 당시 23%가 넘던 청년 실업률도 19.2%(올해 7월 기준)로 급감했다. EU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가 건강을 되찾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거대 담론보다 민생 중심의 정책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는 진보의 아이콘이지만 지난달 중산층 가정에 연평균 약 600달러의 세금을 감면하는 정책을 내놨다. 경제도 순항 중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이 캐나다 은행이 당초 6월 예상했던 2.3%를 웃도는 3.7%를 기록했다. 국민들은 대환영하고 있다. 기성정치의 좌우 구분 틀을 깨는 것도 특징이다. 6월 최연소 총리가 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42)는 지난 10년간 긴축재정으로 위축됐던 덴마크 복지를 되돌리겠다는 진보적 공약으로 총리가 됐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국민들 사이의 반이민 정서에 호응해 난민 대피소 폐지 같은 반이민 정책을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비판도 있었지만 기존 진보 진영과는 달리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행보로 호응을 받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예윤 기자}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80)와 영국 흑백 혼혈 작가 버나딘 에바리스토(60)가 14일(현지 시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부커상을 공동 수상했다. 1992년 이후 27년 만의 공동 수상이며 여성 작가 두 명의 공동 수상은 이번이 최초다. 둘은 상금 5만 파운드(약 7500만 원)를 나눠 갖는다. 부커상은 미국 퓰리처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CNN 등에 따르면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총 6편의 후보작 중 애트우드의 ‘증거들’,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시녀 이야기’ 등 페미니즘 소설로 유명한 애트우드는 2000년 ‘눈먼 암살자’로 이미 부커상을 받았다. 두 번째 수상작인 ‘증거들’은 여성을 출산 도구로만 여기는 전체주의 사회를 고발한 작품이다. 그는 해마다 노벨 문학상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환경단체 ‘멸종 저항’의 배지를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에바리스토는 나이지리아 출신 부친과 백인 영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흑인 여성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소녀, 여성, 다른 것’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19∼93세 흑인 여성 12명의 삶을 그렸다. 소설 안에 시, 산문 등 다양한 방식을 결합시켜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커상은 1974년, 1992년에도 공동 수상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공동 수상으로 수상작의 권위가 약해진다며 지난 27년간 공동 수상을 하지 않았다. 올해 관례를 깬 이유를 두고 심사위원들은 “5시간이 넘게 논의했지만 두 작품이 모두 훌륭해 한 명에게만 수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이유를 밝혔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49·사진)이 13일 “31일 중국 기업 BHR파트너스 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다.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떤 외국 회사에서도 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탄핵 위기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및 중국 사업에 대해 역공을 퍼붓자 이것이 부친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미국이 중국에 도둑질을 당하고 있을 때 바이든 부자는 중국에서 부유해졌다”고 주장했다. BHR파트너스는 바이든과 동업자 데번 아처가 2013년 설립한 중국 투자전문 사모펀드다. 헌터는 이 펀드의 무보수 이사로 활동해왔다. 헌터 측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사업 활동은 (아버지와의 상의 없이) 독립적으로 해 왔다. 나와 아버지를 향한 미 대통령의 거짓 비난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7월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부자의 부패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탄핵 조사를 받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18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한 내부고발자가 “대통령이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조사를 압박했다”고 고발했다고 전했다. 6일 후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탄핵 조사에 돌입했다. 이달 6일에는 최초 고발자 외에도 복수의 추가 고발자가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탄핵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그 파장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사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엔론 회계부정, 이라크전 당시 미국의 민간인 사살, 미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등 미 현대사를 주름잡은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 내부고발자가 미국 역사의 한 쪽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고초 겪는 내부고발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내부고발자는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고발해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 낸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1913∼2008)이다. 그는 닉슨 대통령과 사이가 좋았다. 닉슨은 1924년부터 1972년까지 48년간 FBI 수장으로 재직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에드거 후버 국장을 견제하기 위해 ‘2인자’ 펠트를 중용했다. 펠트는 자신이 FBI 국장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1972년 후버가 죽자 닉슨은 패트릭 그레이 법무 차관보를 새 국장에 임명했다. 펠트가 제2의 후버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인 펠트 부국장은 WP 측에 재선을 준비하던 닉슨 캠프가 민주당 본부가 꾸려진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 침입했음을 알렸다. 엄청난 나비효과를 만들어낸 2년여의 공방 끝에 닉슨 대통령은 자진 하야했다. 펠트 부국장은 줄곧 ‘딥 스로트(deep throat)’란 별명으로만 알려졌다. 2005년 자신이 고발자임을 밝혔고 3년 후 숨졌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이미지는 상반된다. 정의롭고 용감한 ‘영웅’이라는 시선과 사적 이익 추구와 복수를 노린 ‘밀고자’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교차한다. 특히 국가 기밀을 폭로한 내부고발자에 대해서는 ‘반역’과 ‘배신’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수감되거나 해외를 전전해야 하는 이유다. 2013년 미 NSA의 광범위한 민간인 및 외국 정상 도·감청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6)이 대표적이다. 그는 NSA가 ‘프리즘’ 감시 체계로 수많은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최소 35개국 국가 원수를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사건 직후 미국과 사이가 나쁜 러시아로 도피했다. 이후 6년간 에콰도르, 독일, 프랑스 등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모조리 거부당했다. 세계 최강대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나라는 없다.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면 그의 처지가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스노든이 출간한 두 번째 회고록에 대해서도 즉각 수익 압류 소송을 냈다. 2010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이라크전 당시 미국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한 첼시 매닝(32)은 여전히 수감자 신세다. 그는 2013년 35년형을 선고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7년으로 감형했고, 2017년 5월 출소했다. 이후 성전환 수술을 받고 양성평등 운동가로 변신했지만 올해 3월 연방대배심 증언을 거부해 다시 감옥에 갇혔다. 미국 정부는 아직도 스노든과 매닝의 폭로를 “분명한 간첩 및 반역 행위이며 적들의 선전선동에 악용됐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연구소 직원이던 대니얼 엘즈버그(88)는 1971년 일명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했다. 미국이 베트남전 개시의 명분으로 삼은 통킹만 사건이 북베트남 공산 정권의 전복을 위해 조작됐음을 입증한 문서다.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당한 그는 같은 해 벌어진 재판에서 무려 징역 115년형을 구형받았다. 2년 후에야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가 풀려난 이유가 워터게이트 사태로도 정신없었던 닉슨 정권이 전임 정권의 잘못으로 인한 논란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포상금 챙기는 기업 내부고발자 개별 기업과 조직의 불법 행위 등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들은 사회의 칭송을 받으며 활발한 저술 활동 및 강연을 벌인다. 1996년 미 담배회사 브라운앤드윌리엄슨에서 일했던 생화학자 제프리 와이갠드(77)가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회사가 담배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발암성 화학물질을 첨가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켄터키주 고등학교 물리학 교사로 변신한 그는 1998년 ‘올해의 교사’로 꼽혔다. 지금도 금연 정책 입안자에게 조언한다. 그의 내부고발에 힘입어 미 49개 주는 담배회사에 집단소송을 걸어 총 2460억 달러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1986년 1월 발사 78초 만에 폭발해 승무원 7명 전원이 숨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사례도 비슷하다. 챌린저호의 제조사 모턴사이어콜의 기술자였던 로저 보졸리(1938∼2012)는 청문회에서 이 사건이 전형적 인재였다고 증언했다. 1985년 7월 그를 포함한 모턴사이어콜 기술자들은 “보조 로켓 접합부에 쓰인 일종의 고무패킹, 즉 ‘O링’이 추운 날씨로 얼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겨울인 1월에 발사하면 위험이 커지므로 발사를 취소하거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간부들은 이를 무시했고 최악의 사고가 발생했다. 보졸리는 1988년 미국 과학발전협회의 ‘과학적 자유와 책임상’을 수상했다. 숨질 때까지 ‘기술자의 윤리와 책임’을 주제로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300여 차례 강연을 다니며 인기 연사로 활동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의 셰런 왓킨스 전 부사장(60)도 마찬가지. 그는 2001년 한때 미 7대 기업이었던 엔론이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의 손실을 장부에 반영하지 않고 실적을 부풀렸음을 고발했다. 이를 통해 장부 조작에 최고경영자(CEO), 회계법인 등 광범위한 사람들이 연루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 해 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엄청난 보상금을 받는 내부고발자도 많다. 미국 정부는 2010년 ‘도드-프랭크법’(금융감독제도 개혁법)을 통해 내부고발자에 대한 신원 보호 및 포상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금융 비리를 신고하는 내부고발자는 증권관리위원회(SEC)가 해당 기업에 부과하는 제재 금액의 10∼30%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미 유명 투자은행(IB) 메릴린치의 비리를 신고한 내부고발자 3명은 역대 최고 포상금인 총 8300만 달러(약 996억 원)를 나눠 가졌다. 이들은 메릴린치가 고객 자산을 투자 위험이 높은 계좌에 몰래 보유하며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고 폭로했다. 2015년 미 최대 은행 JP모건의 내부고발자도 회사가 고객 투자금을 몰래 헤지펀드 및 자체 뮤추얼펀드에 투자했음을 고발했다. 그는 포상금 1300만 달러(약 169억 원)를 받았고, 아직도 익명으로 월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고발자의 신뢰 논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고발한 내부고발자는 신뢰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나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를 직접 듣지 못했다. 본인이 직접 목격하고 들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2차, 3차로 들은 간접 정보”라고 주장했다. 영미법에서는 이 같은 전언(傳言·hearsay)을 유죄의 직접 증거로 채택하는 일이 드물다. 증언자 본인이 직접 들은 내용이 아니기에 반대 신문을 통한 진실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도 줄곧 “내부고발자를 직접 만나고 싶다. 나는 그를 만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변론권을 주장해왔다. 반면 민주당 측은 “2차, 3차 정보라도 ‘합리적 믿음(reasonable belief)’만 있다면 언제든 고발할 수 있다”고 맞선다. WP는 2018년 미 정부의 내부고발 문서 양식에 이미 간접 정보의 효력을 인정하는 문구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정보 출처를 표기할 때 ‘다른 직원이 내게 관련 사안을 말해줬다’고 표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고발자의 고발 내용 역시 간접 정보에 근거했다”며 거듭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추가 고발자의 변호인인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우리는 최초 고발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분명한 직접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제기한 복수의 내부고발자가 어떤 증거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탄핵 정국의 판세는 물론이고 내년 11월 대선의 승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