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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시장의 주요 당면 과제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올인(다걸기)’해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24일 노사 모두의 ‘양보’를 당부하며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이 장관은 고용부 역사상 최장 재임 기록(3년 8일)을 갖게 됐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장관인 제가 더 설득하고 더 이해를 구하며 더 집요하게 추진했어야 했다. 모두 저의 책임”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이 장관은 노사 모두에 ‘양보’를 당부했다. 그는 “노사 단체가 선진국 제도 중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도입하자는 주장에서 벗어나 각자가 양보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처음 이 법안을 마련해 시행한 노무현 정부 때 이 장관은 노동부 공보관으로 대(對)국민 홍보에 앞장섰다. 2009년 근로기준국장 시절에는 ‘100만 명이 일시에 해고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며 거세게 반대해 결국 이 법안은 좌초됐다. 그도 서울지방노동위원장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2010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고용부의 한 간부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추진한 이명박 정부로서는 이 장관의 전문성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차관을 거쳐 다시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으로 물러났지만 노동개혁을 추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장관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결국 이 장관은 2015년 9월 15일 17년 만에 노동개혁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때도 이 장관은 국장 시절 못다 이룬 꿈인 비정규직 기간 연장 법안을 다시 추진하면서 역풍을 맞았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이른바 ‘2대 지침’도 강행했다. 이에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정 대타협마저 파기했다. 그 와중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노동개혁 입법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 장관은 사석에서 “언젠가는 모두 내 뜻을 알아줄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노사 간 갈등과 대립 속에서 자신의 뜻이 왜곡된 데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장관은 자신이 못다 이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는 꿈을 김영주 장관 후보자에게 넘기고 청사를 떠났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운데 연중 9개월 이상 유지되고 향후 2년 이상 지속 가능한 직무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규직 전환 규모는 앞으로 2년 동안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인 1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에 따르면 연중 9개월 이상 유지되고 향후 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생명·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지침인 ‘연중 10∼11개월 이상’ 기준을 완화했고 ‘과거 2년 이상 지속’ 기준은 삭제했다. 전환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기간제 등) 10만여 명, 간접 고용 비정규직(파견·용역) 6만여 명 등 16만여 명이 늦어도 2019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만1888명이다. 지침은 발표 즉시 시행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일부 대형 공공기관은 이른 시일 안에 전환 방식과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규 일자리 중 상시·지속적 업무는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60세 이상 고령자 △전문직 △정부 정책에 따라 간접 고용이 불가피한 경우 등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도 전환 여부를 추후 결정한다. 간접 고용 비정규직은 개별 공공기관이 △정규직 직접 고용 △별도 직군(무기계약직 등)으로 직접 고용 △자회사 정규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직접 고용은 올해 안에, 간접 고용은 파견·용역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번 지침으로 국민 세금 부담은 늘고 청년 채용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용역업체가 가져갔던 이윤을 활용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비정규직 일자리 개선이 목적인 만큼 청년 채용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호경 기자}

정부가 20일 내놓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최소 16만 명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부 정책에 맞춰 공공기관들이 적극 나서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평창 겨울올림픽이나 국책연구기관의 프로젝트처럼 일시적인 업무에는 앞으로도 비정규직을 계속 고용할 수 있다. Q. 지침을 적용받는 곳은 어디인가. A. 1단계 지침 적용 대상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국공립 교육기관 등 총 852개 기관이다. 2단계는 △지자체 출연·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다. 3단계는 민간위탁기관까지 실태조사를 거쳐 확대된다.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과 사립학교재단은 지침 적용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헌법기관도 엄연히 국가기관인 만큼 이번 지침을 따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확한 전환 규모와 소요 예산은 실태조사 후 9월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Q. 정부세종청사에서 청소용역 일을 하는 63세 근로자다. 나도 정규직 전환 대상인가. A. 정년(60세)을 넘긴 비정규직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청소, 경비 등 고령자가 대부분인 직종은 정년을 별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공공부문 실업팀 운동선수 △휴직 대체 근로자 △실업·복지대책의 일환으로 고용한 근로자 △고도의 전문직 등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로자 본인이 정규직 전환을 거부해도 마찬가지다. 또 중소기업 육성 등 정부 정책에 따라 필요성이 있으면 파견·용역 고용도 계속 허용된다. Q. 공립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다. 나도 정교사가 될 수 있나. A.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일선 학교의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처럼 비정규직법 적용을 받지 않는 직종은 제외됐다. 두 직종은 교육공무원임용령과 초·중등교육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정규직 전환 여부와 방식은 교육부가 여론 수렴을 거쳐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학교급식조리원 등 시도교육청이 자체 고용한 비정규직은 비정규직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기준만 맞으면 전환 대상이다. 사립학교 소속 기간제 교사와 시간강사 등도 민간 부문에 속하기 때문에 이번 지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개정 예정인 비정규직법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와 방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Q. 고속도로 요금소 용역 근로자다. 나도 도로공사의 정직원이 되는 건가. A. 기준에 맞으면 전환된다. 간접고용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정규직 직접 고용 △무기계약직 또는 별도 직군으로 직접 고용 △자회사 정규직 등 3가지가 있다. 정부는 어느 한 방식을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공공기관별로 심의위원회를 두고 노사협의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3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자회사가 또 다른 용역회사로 운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 감독할 계획이다. 민자고속도로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공공부문이 아니기 때문에 지침 적용을 받지 않는다. Q.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업무(용역)를 맡고 있다. 나도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8553만 원의 연봉(2016년 기준 1인당 평균 연봉)을 받을 수 있나. A. 임금과 처우 문제는 각 공공기관이 노사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임금까지 동일하게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별도의 직군과 직무급을 만들어 그 직군에 해당하는 임금체계를 별도로 적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 보안직은 사무직보다 적게 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 정부는 다만 신설 직군이 정규직과 동일가치 노동일 경우 가급적 동일임금을 지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Q.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면 ‘중(中)규직’ 아닌가. A. 노사정(勞使政)은 2002년 직접고용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특수고용직을 제외한 직종은 정규직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를 근거로 정부는 그동안 무기계약직도 사실상 정규직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무기계약직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다. 다만 무기계약직 용어를 공무직, 상담직 등 직종에 적합한 명칭으로 바꾸고 복리후생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하도록 했다. 정규직과 동일한 사원증도 발급하고, 승진체계 등 인사관리시스템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중규직이 아니라 별도 직군의 정규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20일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로 본격화되면서 국민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공공기관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청년 신규 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장기적으로 비정규직 제로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31만여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향후 5년간 약 4조 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국내 공공기관 332곳 가운데 230곳이 적자를 보고 있을 정도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정부는 일단 비용이 적게 드는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은 점진적으로 추진해 재정 투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파견·용역업체 수수료를 절감해 처우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에 따른 간접노무비(퇴직금 등)까지 고려하면 재정 부담 증가와 신규 채용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실태조사를 거쳐 전환 규모와 소요 예산을 9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공공기관들은 비상이 걸렸다. 정부 지침을 따르면서도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는 ‘묘수’를 짜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와 경비 등 용역 근로자의 처우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용역업체의 생존도 걸려 있어 검침원 3000명에 대한 일괄 전환 여부는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청소 및 경비 인력 약 1000명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규 고용을 줄이지 말라고 요청한 만큼 대다수 공공기관은 올해 신규 고용 규모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대신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를 상대로 임금 인상 자제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정규직 전환 대상 직종은 대부분 청년보다는 고령자들이 선호하는 직종이라 청년 고용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정규직의 연대와 협조를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직 노조의 선의(善意)가 없다면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어렵다는 얘기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이건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협약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을 합법화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ILO 협약 비준을 통해 두 노조의 합법화를 공식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ILO의 핵심 협약 가운데 근로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87호와 98호, 강제근로를 금지하고 있는 29호와 105호 등 4개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19일 밝혔다. 1991년 12월 ILO에 가입한 한국은 그동안 189개 협약 중 27개만 비준했고, 8개 핵심 협약 가운데 이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87호는 정부가 노조 활동을 막거나 해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98호는 공공부문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토록 하고 있다. 해직자의 노조 가입 금지 조항을 담고 있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이 두 협약과 충돌하기 때문에 두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협약을 비준할 수 없었다. 전공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노조 설립 신고서가 반려되면서 법외노조가 됐고,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가 2013년 법외노조 통보를 직접 내렸다. 두 노조 모두 가입이 금지된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노동계는 정부를 상대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협약을 비준하려면 해직자 가입을 금지한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하고, 두 노조를 합법화하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은 지난해 4월 1일 대법원 2부에 배당된 이후 아직까지 판결이 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교조와 전공노 합법화를 위해 ILO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동 관련 규제를 국제 노동 기준에 맞게 정비할 때가 됐다는 것을 총론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공공 부문 노동조합이 공공기관장 10명을 ‘적폐 기관장’으로 규정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노동계의 대(對)정부 압박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공공기관장 인선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낙하산 인사 척결과 공공대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속내는 성과연봉제 폐지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노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대개혁을 위한 퇴출 대상 공공기관장 1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홍순만 코레일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대형 공공기관장은 물론이고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등도 포함됐다. 공대위가 밝힌 명단 선정 기준은 △국정 농단 세력 임명 인사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알 박기’ 인사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 또는 미폐기 △국정 농단 세력 부역 인사이다. 공대위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거부하는 적폐 기관장 때문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적폐 기관장들이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즉시 사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추가 명단 발표를 예고했다. 하지만 노동계 안팎에선 공대위의 진짜 목적은 성과연봉제 폐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서 원장과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제외한 8명이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이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성과연봉제 폐지 방침을 밝혔음에도 이 기관장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적폐 기관장’으로 낙인찍었다는 얘기다. 양대 노총의 발표에 대해 정기준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기재부는 공공기관장의 임명권이나 임명제청권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명단에 오른 공공기관장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정래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 1년 반 만에 양대 노총의 적폐 기관장으로 선정됐다. 노조는 사람을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적폐로 만드는 신통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적폐는 오랜 기간 쌓이는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과거 정권에서 해외 자원 개발을 하며 과실을 향유해오다 과거와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는 그들이 적폐”라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의료 농단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공공의료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잘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관장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장차관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선도 순차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처럼 임기가 만료됐거나 임박한 기관이 대상이다. 청와대는 친박(친박근혜)계 기관장을 의도적으로 솎아내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역풍을 우려해서다. 다만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는 곳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MBC 등이 대표적이다. MBC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한 여당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교체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교체해야 할 심각한 사안이 있다면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명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이날 양대 노총의 ‘적폐 기관장’ 발표가 여권과의 교감 속에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유성열 ryu@donga.com·한상준 / 세종=최혜령 기자}

역대 최대 인상 폭을 이끌어낸 최저임금위원회의 어수봉 위원장(사진)은 17일 위원회를 전문가 중심 기구로 개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어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사 당사자가 직접 협상하면 똑같은 논란만 반복된다”며 “노사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6명과 공익위원 3명 등 전문가 9명으로 위원회를 개편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전문가 중심의 독립 결정기구로 운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어 위원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최저임금을 많이 올린 건 맞다”면서도 “국민 모두가 소외계층을 위해 십시일반하고,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사회 통합적 인식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폭으로 인상하면 2020년 1만 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영세 업체의) 폐업과 해고가 속출하면 계속 올릴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제 여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어 위원장은 최저임금 결정에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15일 전원회의에 앞서 식사를 하고 있는 공익위원들을 찾아와 이튿날(16일) 발표할 정부 대책을 미리 설명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분 가운데 약 8%포인트를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어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전원회의에서도 이런 정부 방침을 전달했다. 경영계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최종안(7300원)을 제시한 것도, 공익위원들이 이보다 더 큰 폭의 노동계 인상안(7530원)에 손을 들어준 것도 국민 세금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의 절반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어 위원장은 “공익위원들은 독립된 사람들로, (정부 설명에) 영향을 받으면 공익위원이 아니다”며 ‘정부 개입설’을 부인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 원 달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올린 7530원(주휴수당 포함 월급 157만3770원)으로 확정하면서다.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며 정부 공약(연간 최소 15.6%)보다도 높은 파격적 인상이다. 내년과 후년에도 이런 폭으로 인상하면 1만 원 달성이 무난하다.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건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가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새 최저임금 확정 직후 “대통령 공약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면서도 “인건비 지원 대책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상 폭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걸 인정한 것이다. 경제 부처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움직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표결이 이뤄진 지 11시간여 만인 16일 오전 10시 반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주도 성장의 큰 모멘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돼 고용 감소 우려가 있다”며 이례적인 재정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약 3조 원을 투입해 영세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및 금액 등은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에서 확정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정부가 이처럼 속전속결로 대책까지 내놓자 일각에선 독립성이 보장된 최저임금위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해 치밀하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노동계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논의 구조 개편’ 문제가 올 하반기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위원 4명은 이날 결정에 반발해 최저임금위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양대 노총은 “2, 3인 가족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성명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고, 또 다른 노동계 인사는 “노동계의 대(對)정부 압박이 통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유성열 ryu@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공익위원들이 저렇게 투표할 줄은 정말 몰랐다.”(사용자위원) “(더 올리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 안이 통과된 것에 의의를 두겠다.”(근로자위원) 거센 비가 몰아치던 15일 밤 최저임금위원회 11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정부세종청사를 빠져나온 위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사용자위원은 기자에게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표들을 간신히 설득해 왔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경영계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안(7300원·12.8%)을 제시했으나, 상당수 공익위원이 더 큰 폭의 인상안(7530원·16.4%)을 낸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자 충격에 빠졌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463만 명으로 추정된다. 정부 안팎에선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노동계의 완승이라는 평과 함께 이런 추세라면 ‘2020년 1만 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0원까지 좁혀지자 곧바로 표결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노사 위원들에게 “휴가를 가려고 예매한 비행기표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협상 시한인 16일을 넘기더라도 합리적 인상률을 도출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막상 회의 과정은 딴판이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공익위원들은 수정안을 내라며 노사를 압박했다. 시급 1만 원을 포기한 노동계는 8330원에 이어 7530원을 최종안으로 냈다. 경영계는 1차 요구안(6625원)에서 675원 올린 7300원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통상 최저임금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중재 인상률(지난해 7.3%)만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노사 간 금액 차가 230원까지 좁혀지자 어 위원장은 두 안을 모두 표결에 부쳤다. 노사는 모두 승리를 자신했다. 노동계는 공익위원들에 대한 정부 입김을, 경영계는 공익위원들의 ‘합리적 판단’을 믿은 것. 결과는 노동계의 완승이었다. 어 위원장은 “공익위원은 도와주는 역할만 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 한 사용자위원은 “노동계가 8000원대를 냈으면 우리가 이겼을 텐데 7000원대까지 내릴 줄은 예상 못 했다”고 탄식했다. 경영계안에 찬성한 한 공익위원은 “지금 모든 여건이 대폭 인상 요인이 전혀 없지 않느냐”며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다고 하니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면 노동계안을 지지한 한 위원은 “노사 금액 차를 230원까지 좁히고 표결 처리한 것은 사실상 노사 합의에 준하는 결정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차라리 금통위처럼 결정하자” 이처럼 최저임금이 해마다 정부 입김에 좌지우지되면서 제도 개선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상반기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전투’가 1라운드였다면 하반기 국회에서 벌어질 2라운드는 제도 개편을 둘러싼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최저임금은 노사 대표 각 9명과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9명이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노사 당사자가 직접 협상하다 보니 매년 극심한 진통을 겪는다. 문제는 정부 영향권에 놓인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보니 정부 방침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연간 15.6% 이상 인상’은 공익위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됐다. 실제로 최저임금위 회의가 진행되면서 정부가 15.7%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공익위원 9명 중 7명이 박근혜 정부 때 임명한 인사들이어서 상당수가 ‘소신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9명 중 6명이 노동계안에 표를 던졌다. 반대로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해에는 근로자위원들이 표결 결과(7.3% 인상)에 항의해 최저임금위 불참을 선언했다. 공익위원들이 ‘공익’이 아닌 ‘정치’에 치우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저임금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 상황의 극적인 변화가 없는데 정부가 바뀐다고 대폭 인상한다면 최저임금위 스스로 허수아비라고 인정하는 꼴”이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전문가 중심의 완전 독립결정기구가 (최저임금을) 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호경 기자}

노동계는 한국의 최저임금이 주요 선진국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하루빨리 시간당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의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총소득(GNI)과 비교하거나 절대액수로도 중간 이상 수준을 차지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1만4800원)이다. 독일은 유로존 재정위기 등을 겪으면서 취업을 해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2015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프랑스(1만1746원)와 아일랜드(1만1132원), 영국(9904원) 등 유럽 주요국은 1만 원 안팎이다. 한국은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6470원)이 15위로 중위권이다. 액수로 보면 독일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 산출 방법이 이들과 달라서 비롯된 것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 유럽 국가들은 상여금, 숙식비, 휴가비, 각종 수당까지 포함해 최저임금을 산출한다. 반면 한국은 기본급, 고정수당만 포함할 뿐 상여금, 비고정 수당은 제외한다. 상여금 및 수당까지 포함하면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이라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의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지표’(2016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8위다. 한국의 GNI 대비 최저임금을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더 높은 나라는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터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등 7개국이다. 일본(89.6)과 미국(69.3)보다도 한국이 높다. 최저임금이 당장 1만 원이 되면 독일(140.2)을 제치고 OECD 1위가 된다. 특히 선진국들은 업종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어 모든 업종에 일괄 적용하는 한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철강업, 기계제조업, 소매업 등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다르고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연령별로 다른 최저임금을 지급한다. 캐나다도 13개 주정부가 각각 최저임금을 발표하며 연령별, 업종별로 액수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숙식비까지 받으면 내국인보다 월급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최저임금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산입범위(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유성열 기자}
“1년만 기다려 달라”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던 문재인 대통령이 ‘첫 선물’을 안겼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올린 시급 7530원(주휴수당 포함 월급 157만3770원)으로 확정하면서다.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며, 정부 공약(연간 최소 15.6%)보다도 높은 파격적 인상이다. 인상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소득 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한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가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새 최저임금 확정 직후 “대통령 공약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면서도 “인건비 지원 대책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상 폭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걸 인정한 것이다. 경제 부처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움직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표결이 이뤄진 지 11시간여 만인 16일 오전 10시 반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의 큰 모멘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돼 고용 감소 우려가 있다”며 이례적인 재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약 3조 원을 투입해 영세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및 금액 등은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에서 확정해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정부가 이처럼 속전속결로 대책까지 내놓자 일각에선 독립성이 보장된 최저임금위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해 치밀하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노동계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논의 구조 개편’ 문제가 올 하반기 여야 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위원 4명은 이날 결정에 반발해 최저임금위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양대 노총은 “2, 3인 가족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성명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고, 또 다른 노동계 인사는 “노동계의 대(對)정부 압박이 통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6470원)보다 16.4%(1060원)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됐다. 전년 대비 인상률 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인상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이날 오후 3시 회의가 열리자마자 공익위원들은 2차 수정안 제시를 요구했고,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은 각각 8330원(28.7% 인상)과 6740원(4.2% 인상)을 제시했다. 이후 각자 다시 협의를 거쳐 이후 7530원(16.4% 인상)과 7300원(12.8%) 안을 3차 수정안으로 내서 표결에 부친 결과 7530원이 15표, 7300원이 12표를 얻어 753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 9명 가운데 6명이 근로자위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전년 대비 인상률 기준으로 1989년(23.7~29.7%·업종별 차등 적용)과 1991년(시급 820원·18.8% 인상), 2000년 9월~2001년 8월(시급 1865원)16.6%)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두 자릿수 퍼센트 인상 역시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2006년 결정·12.3%)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16.4%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1만 원(연간 15.6% 이상 인상)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정부 안팎에서는 소상공인 반발을 고려해 15% 안쪽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공익위원 상당수가 노동계의 인상안에 찬성하면서 16%를 넘어서게 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20일 간의 이의 제기 기간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달 5일 최종 확정 고시한다. 그러나 사용자위원들이 표결 결과에 집단 항의하며 퇴장하는 등 경영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2013년 7월 취임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또다시 연장전을 맞이하게 됐다. 정통 노동관료 출신인 이 장관은 16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대 정한주 전 장관(1982년 5월~1985년 2월·2년 9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은 이미 경신한지 오래다. 박근혜 정부 장관 중에서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2013년 3월~2017년 6월·4년 3개월)과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3년 3월~2016년 9월·3년 6개월)에 이어 세 번째로 재임 기간이 길다. 조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후임 장간 후보자 지명 및 청문회까지 이 장관은 최대 한 달 정도는 임기를 더 이어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노동개혁 입법에 실패하고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임기 후반을 대비해 개각으로 이 장관을 교체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이 장관의 임기도 계속 연장됐다. 이 장관의 최대 업적은 2015년 9월 15일 17년 만에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이뤄내 노동개혁의 토대를 마련한 것. 그러나 일반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을 밀어붙이면서 대타협이 파기되는 등 노정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요즘 고용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이성기 차관을 중심으로 실국장 회의와 업무가 이뤄진다. 이 장관은 7월부터는 정부세종청사가 아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지만 뒤에서 국·과장들의 일을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고용부 내에서는 “학계 출신이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이 주로 임명돼 온 장관직을 관료 출신도 뚝심 있게 해낼 수 있다는 걸 이 장관이 증명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장관은 퇴임 후 특별한 계획 없이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 장관 후임으로는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한정애 의원(현 환노위 여당 간사), 김영주 의원(19대 국회 환노위원장·이상 더불어민주당) 등 현역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백이 너무 긴 데다 인사청문회 통과에는 정치인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전 고용부 차관), 정현옥 전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3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39.7도를 기록한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그 앞은 “결사반대”를 외치는 사람들로 더 뜨거웠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한수원 노동조합원과 원전이 지어지다가 멈춘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이었다. 이날 예정된 한수원 이사회를 무산시키려는 이들과 성사시키려는 한수원 이사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무산된 두 차례 진입 시도 이사회 개회가 예정된 오후 3시에서 2분 정도 지났을 무렵 승합차에 탄 조성희 한수원 이사회 의장(에너지자원산업발전연구회 이사)을 비롯한 사외이사 7명이 본사 1층 현관 앞에 도착했다. 조 의장과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장인 11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현관 앞과 로비에 모인 한수원 노조원 150여 명에게 가로막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반경 1층 로비와 11층 이사회 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현관 유리에는 ‘폐쇄’라고 쓰인 종이를 붙였다. 11층 이사회장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는 지하와 2층을 비롯한 4곳에 노조원들을 배치해 사외이사들의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조 의장은 “법에 의해 소집된 이사회에 이사들이 참석하는 것은 충실 의무에 따른 것”이라며 “노조와 주민들의 의견을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겠으니 비켜 달라”고 말했다. 현관 앞에 버티고 선 김병기 노조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해 이사회를 열지 않았으면 한다”고 저지했다. 노조가 준비한 스피커에서는 노동가를 비롯한 운동가요가 크게 흘러나와 양측의 대화를 집어삼킬 정도였다. 일부 노조원은 사외이사들을 향해 “돌아가”라고 외쳤다. 흥분한 몇몇 노조원은 사외이사들과 몸싸움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대치는 15분가량 이어졌다. 오후 3시 17분 사외이사들은 승합차에 올라 현관 앞을 벗어나 정문을 빠져나갔다. 일단 상황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후 4시 40분경 사외이사들의 승합차는 다시 현관 앞에 도착했다. 조 의장과 사외이사들은 본사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5분 뒤 조 의장은 “이 상황에서 오늘 이사회가 열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하며 철수했다. 노조 일각에서는 “본사 밖 제3의 장소에서 이사회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5시경 한수원이 ‘이사회가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하자 노조도 농성을 풀었다.○ 폭염 속 거리에서 점심 먹으며 반대집회 본사 현관 앞에서 노조와 사외이사들이 대치를 예비하고 있을 무렵 정문 앞 도로에서는 서생면 주민 400여 명이 폭염 속에서 반대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8시 반경 전세버스 9대에 나눠 타고 도착한 주민들은 역대 최고의 7월 더위에 거리에서 점심을 먹으며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원전 건설 중단 계획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현장에 적막감만 돌고 있는 서생면 주민들은 지역 경제가 침체될 것을 가장 우려했다. 또 원전 건설에 따른 지역발전기금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주민대책협의회 이상대 위원장(65)은 “소통을 중시한다는 새 정부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치한 신고리 5, 6호기를 일방적으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경 이관섭 한수원 사장과 본사 부속건물인 ‘어울림관’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된 공론화를 끝내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이사회가 공사 중단을 결정하면 주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맞섰다.○ “구조조정 우려”, 한수원 노조 이날 이사회를 무산시킨 한수원 노조는 원전 건설이 중단될 경우 장기적으로 사측이 인력 구조조정을 제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노조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사한 뒤 2005년 상급단체 가입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했지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해 부결됐다. 2015년 대의원대회를 거쳐 민주노총 가입을 재추진했지만 다시 부결됐다. 고학력자가 많은 노조원들은 양대 노총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가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수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지난해 기준)은 약 8969만5000원이다. 노조 가입 대상인 7529명 전원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경주=정재락 raks@donga.com·구특교 / 유성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올해 시급 6470원)이 사상 처음으로 시급 70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전년 대비 인상률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2006년 결정)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퍼센트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10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급 9570원(47.9% 인상)을, 경영계는 6670원(3.1% 인상)을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각각 시급 1만 원과 6625원을 제시했던 1차 안에서 노동계는 430원을 깎고, 경영계는 45원을 올린 것이다. 다만 주휴수당(근로기준법에 따라 1주간 소정 근로를 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포함한 월급 기준으로 노동계는 200만 원, 경영계는 139만400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가 시급 1만 원은 포기했지만 월급 200만 원을 마지노선으로 내세운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수봉 위원장은 격차가 너무 크다며 노사 양측에 2차 수정안을 내라고 요구했지만 노동계에서 난색을 표해 이날 회의는 그대로 끝났다. 당초 업종별 차등화 관련 실태조사를 요구하며 조건부 불참을 선언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4명은 최저임금위가 요구를 수용하자 이날 회의에는 참석했다. 노사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금액 차가 2900원으로 워낙 커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사 합의로 결정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만큼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공익위원들은 15일 11차 전원회의에서 2차 수정안 제출을 다시 한 번 요구하고, 노사가 이에 응하지 않거나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최고-최저 인상률(촉진구간)을 제시한 뒤 그 안에서 합의를 유도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공익위원들이 촉진구간을 제시하면 노사는 이 범위 내에서 협상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은 촉진구간 내에서 중재인상률을 제시한 뒤 위원 전원(27명)이 참여하는 표결로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협상 시한인 16일 새벽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11%(7181원)∼15%(7440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시급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올해 적어도 7480원(매년 최소 15.6% 인상)까지 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 인상 폭은 너무 급격한 것이어서 이보다 인상률은 작지만 두 자릿수 퍼센트 인상과 7000원대 진입이라는 ‘명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최근 10년간 4년제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 비율이 10%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등 이른바 ‘선망 직장’ 취업률도 감소하고 있었다. 여기에 월평균 임금까지 오히려 줄어들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비율도 두 배로 늘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최근 내놓은 ‘지난 10년간 4년제 대졸자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의 정규직 취업률은 2006년 63.1%에서 2015년 52.5%로 10.6%포인트 감소했다. 4년제 대졸자 전체 고용률도 76.6%에서 72.0%로 감소했다. 특히 300명 이상 대기업과 외국계 회사, 공공기관과 연구기관 등 이른바 ‘선망 직장’ 정규직 취업자 비율도 같은 기간 29.1%에서 19.8%로 9.3%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고용정보원이 2005년과 2014년 졸업자 2만5987명의 취업 상황을 조사한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를 직능원이 재차 분석한 결과다. 어렵게 직장을 구한 대졸자의 근로조건도 10년 동안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219만 원이던 대졸자 월평균 임금이 2015년에는 210만 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5.3시간에서 44.6시간으로 0.7시간(42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근로조건이 악화되면서 직장 만족 비율은 같은 기간 58.8%에서 56.4%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취업자 중 이직을 준비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으로(8.4%→17.7%) 증가했다. 이직 준비 비율은 공학계열(8.0%→14.8%)보다는 인문계열(8.9%→20.5%)과 사회계열(9.0%→19.4%)에서 상승폭이 컸다. 4년제 대학 인문사회계열을 졸업한 대졸 취업자 5명 중 1명 정도는 일자리를 구한 후에도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직능원은 최근 10년간 이뤄진 경제 성장이 정규직 일자리와 선망 직장 일자리 투자로 이어지지 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규직과 선망 직장 취업률이 줄면서 청년 전체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양정승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특히 인문사회, 예체능계열의 경우 전공과 일자리가 일치하지 않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산업 수요에 맞는 전공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교육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올해는 시급 6470원)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당장 1만 원(54.5%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6625원(2.4% 인상)을 내놓은 경영계의 의견 차가 워낙 커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위원들은 업종별 차등화 실태조사를 요구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12일 복귀하기도 했다. 실제 소상공인들과 근로자들의 생각은 정말로 어떤 것인지,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 건국대 인근과 망원동, 성수동 등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10명과 근로자 10명 등 총 2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취재 결과 사용자들은 ‘즉시 1만 원으로 인상’에는 대부분 부정적이었지만 현 정부의 공약(연간 15.6% 인상)에는 공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근로자들 역시 대폭 인상을 바라면서도 ‘즉시 1만 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모두 같이 사는 방법 모색하자”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최원경 씨(62·여)는 “즉시 1만 원으로 올리긴 좀 힘들지만 1년에 1000원 정도(약 15%)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공약(매년 15.6%씩 올려 2020년에 1만 원 달성) 수준이다. 그는 “주인이라고 내 주장만 해서는 안 되고, 노동자도 노동자 주장만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망원동에서 18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최혜경 씨(64·여)는 15% 정도 인상에는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씨는 “자식 같은 애들 생각하면 1만 원까지 올려야 할 것 같긴 하다”면서도 “업종별로 지역별로 차이를 두는 것도 방법이고, 건물주들도 무조건 임대료를 올리려고 하지 말고 모두가 같이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대한 적게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46·여)는 물가, 경제상승률과 연동한 ‘점진적 인상파’다. 그는 “지금 정권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있어서 그런지 노동자들만 챙기는 것 같다”며 “우리도 할 게 없어서 장사하는 건데, (정부가) 우리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6개월 전 꽃집을 시작한 김은영 씨(30·여)는 “장사하는 사람 처지에서는 2020년이 된다고 꽃이 많이 팔려서 돈을 더 번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경제성장이 되면서 임금도 같이 오르면 환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당장 1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소상공인도 의외로 여럿 있었다. 음료전문점 사장 장성현 씨(33)는 “기왕 올리려면 한 번에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며 “최저임금이 올라서 장사도 더 잘되고, 경기도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씨는 다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세제 혜택이나 4대 보험 지원 등을 정부가 해준다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 신촌의 우동집 사장인 이건승 씨는 즉시 1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에 찬성했다. 그는 “우리도 독일처럼 대학 안 나오고 배관공만 해도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그런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며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올라갈 것이고, 소비도 진작돼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들도 “즉시 1만 원은 무리”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즉시 1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체로 현 정부의 공약 수준으로 인상된다면 만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광진구 성수동의 한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이춘근 씨(69)는 “나는 용역에 경비직이라 최저임금이 올라도 혜택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1만 원은 너무 많은 거 같다. 현실적으로 8000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음료전문점에서 일하는 이원화 씨(23·여)는 “솔직히 아르바이트하는 처지에서 많이 오르면 좋지만 1만 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적어도 7000원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나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사립대학 용역 근로자인 김모 씨(44)는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 수준까지 올리면 굳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필요도 없고 노동자들이 파업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 씨(48·여)는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문제는 취직도 어렵고, 정규직 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쉬워지고, 일자리가 늘어나 취업이 쉬워지면 최저임금을 급격히 안 올려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박종관 인턴기자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내년도 최저임금(올해 시급 6470원) 협상에서 노사가 각각 1차 수정안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금액 차가 커 마지막 회의에서 공익위원들의 안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0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내달라”고 제안했고, 노사는 내부 논의를 거쳐 노동계는 9570원(47.9% 인상), 경영계는 6670원(3.1% 인상)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시급 1만 원(54.5% 인상)을 결국 포기하고, 430원 내렸다. 경영계는 1차 요구안(6625원·2.4% 인상)보다 45원 올려 수정안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양측의 금액 차가 2900원에 달해 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인 16일 전날인 15일 오후부터 밤샘 토론을 해서라도 결론을 낼 방침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올해도 결국 공익위원들의 제시할 촉진구간(중재 구간) 내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사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은 최고와 최저 인상률을 설정하는 촉진구간을 제시하고 이 촉진 구간 내에서 인상률을 정해 최종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15% 이상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고려해 공익위원들이 11~12% 인상안을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도한 사회적 총파업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노조들이 잇달아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겉으로는 임금협상 결렬이 이유지만 사회적 총파업에 이어 재차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7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68.4%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이들은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 500% 성과급 지급 △8+8 주간연속 2교대제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난색을 보이자 곧바로 파업 준비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역시 13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투표가 가결되면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최대 만 65세로 정년 연장 △회사 순익 30% 성과급 지급(조합원 1인당 약 2650만 원) 등을 요구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 보장 △상여금 800% 지급 △완전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해고자 복직 및 고소·고발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을 별도로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황당한 요구가 많다”며 교섭에 난색을 보이자 현대차노조는 이달 6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자동차지부 역시 지난달 2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 파업’이 가능해진다. 이들 노조가 소속돼 있는 금속노조 역시 19일부터 26일까지 8일간을 ‘사회연대 총파업 총력투쟁 주간’으로 설정하고 소속 지부를 동원해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금속노조가 지난달 20일 제안한 일자리 연대기금 마련안을 현대·기아차그룹이 거부했다는 게 파업 추진의 이유다. 당시 금속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개선과 처우 개선을 위해 현대차그룹 노사가 공동으로 1조 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실체가 없는 돈을 내놓으라는 허무맹랑한 얘기”라며 거부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양대의 건학이념은 ‘사랑의 실천’이다. 한양대는 1994년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만들었다. 올해는 ‘사회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단순 봉사를 넘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양대의 이런 노력은 올해 5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포럼에서 사회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당시 이영무 총장은 차별화된 사회혁신을 위한 ‘HUGE(Hanyang University for Global Engagement의 약자) 플랫폼’을 발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주최로 매년 열리는 아시아 청년포럼은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 이행을 주도할 청년 리더를 양성하는 국제 행사다. 한양대는 HUGE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청년들에게 사회혁신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이수한 청년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이 과정에서 제안된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방침이다. 한양대 재학생들이 개발한 소액기부 플랫폼, ‘대트리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대트리스에 후불 교통카드를 접촉하면 1회에 300원씩 기부금이 적립되고, 기부금이 적립되는 모습은 테트리스 게임으로 묘사된다. 이렇게 적립한 돈으로 청소, 경비 근로자들에게 공연과 식사 기회를 제공했고 네팔의 화장실 건설에 쓰이도록 기부하기도 했다. 소셜벤처 ‘Eco-Farmket’도 한양대가 자랑하는 사회혁신 프로그램이다. 네팔에 친환경 위생 화장실을 제작해 보급하고, 화장실에 쌓인 배설물을 유기비료로 생산해 농산물 생산에도 활용하는 모델이다. 지역의 식량과 경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한편 농부들이 직접 유기농 시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올해 2월 화장실 건축이 1차로 완료됐고 배설물을 유기비료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작물 판매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한양대는 사업 정착 후에도 국내 사회혁신기업과의 연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한양대는 학생들의 사회혁신 활동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회혁신 교육 전문가를 채용해 사회적 기업가 정신, 소셜벤처 이론 등을 교과목으로 개설해 교육하고 있고, 해외 소셜벤처 연계 학과들이 현장실습도 진행하는 등 산학협력 모델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한양대 측은 “대학구성원 모두가 사회혁신에 깊이 관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