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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왕국’ 일본의 편의점 점포 수가 사상 최초로 감소했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 경쟁 심화 등이 결합한 결과로 보인다. 20일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는 지난해 말 기준 일본 편의점 수가 5만5620곳으로 2018년(5만5743곳)보다 0.2%(123곳) 감소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공식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첫 감소다. 지난해 9∼12월 4개월 연속 문 닫는 편의점 수가 새로 생기는 점포 수를 추월했다고도 밝혔다. 협회는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등 주요 7개 프랜차이즈 업체의 점포 수를 집계해 이 통계를 산출한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액도 10조3421억 엔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이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인건비는 올라 가맹점 경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잇달아 포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저팬은 다음 달 말까지 편의점 132곳을 단시간 영업으로 전환한다. 훼미리마트도 3월부터 점주가 단시간 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1974년 세븐일레븐이 도쿄에 1호점을 연 이후 고속 성장을 구가했던 편의점 업계는 이제 완연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중형 할인점이 곳곳에 들어서고 약국도 주요 일반 소매 물품을 싼 가격에 파는 등 경쟁이 격화됐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명문대 입학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연구가 물론 힘들지만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61) 일본 도쿄대 우주선연구소장은 노벨상의 비결로 ‘긴 호흡’과 ‘재미’를 꼽았다. 그는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에 질량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공로로 아서 맥도널드 캐나다 퀸즈대 교수와 함께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스승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94) 도쿄대 명예교수도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해 ‘사제(師弟) 노벨상’ 수상자로 유명하다.》 가지타 교수와의 인터뷰는 6일 도쿄 근교 지바현 가시와에서 이뤄졌다. 노벨상 수상 후 5년이 지났지만 연구소 정문에 그의 대형 사진이 걸렸고 표지석 옆에 축하 비석도 세워져 있었다. 그는 고교 시절 한때 성적이 중하위권이었고 지방 국립대인 사이타마(埼玉)대 재학 시절에도 아주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박사 학위를 받던 1986년 중성미자에 흥미를 느껴 29년간 연구한 결과 노벨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명문대 입학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연구를 즐기지 않았으면 이 긴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내게 노벨상을 안겨준 중성미자 연구 또한 인간의 일상생활에는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등 인류의 기초 지식을 풍부하게 했다”며 기초과학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정부, 재계, 학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노벨상 강국이 된 것도 국가의 꾸준한 투자와 과학자들의 자유로운 연구 풍토가 바탕이 됐지만 이런 분위기가 옅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즘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중력파다. 중성미자 연구를 오래 했기에 약 10년 전부터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싶었다. 중력파는 우주를 보는 새로운 방법이다. 연구를 통해 우주의 수수께끼가 더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력파는 블랙홀이 다른 블랙홀과 충돌할 때 발생한 강력한 중력에너지가 우주 공간에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 상대성이론을 발표할 때 이미 중력파 존재를 예측했다. 이후 100년이 흐른 2015년 9월 미국에서 처음 관측됐다. 첫 관측에 공을 세운 배리 배리시 미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 등 3명은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일본이 지금까지 과학 분야에서 무려 24개 노벨상을 수상했다. 중력파 연구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일본이 노벨상을 받은 연구는 대체로 20세기 후반에 진행됐다. 경기 호조로 일본 전체에 여유가 있었다. 연구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었다. 그때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지금 꽃을 피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앞으로는 위험하다.” ―왜 그런가. “과거에는 박사 학위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정규직, 연구직, 대학 교원 등의 신분으로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지금 젊은 과학자들은 주로 계약직으로 일한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하니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논문을 계속 써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도 줄고 있다.” ―한국도 비슷하다. “박사 학위를 따는 젊은 인구만 비교하면 한국이 일본보다 배 가까이 많다고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최근 약 15년 사이에 박사 학위를 따려는 학생이 크게 줄었다.” 일본 국책연구기관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박사 학위 취득자는 2016년 약 1만5000명으로 10년 전보다 16% 줄었다. 인구 100만 명당 박사 학위 취득자 수는 한국이 271명, 일본이 118명이다. ―일본 정부는 2001년 ‘24조 엔을 투자해 2050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30명을 배출한다’고 발표했다. 24개의 노벨상이 나왔으니 성과가 증명된 것 아닌가. “지금까지 탄 노벨상은 해당 투자 발표 이전부터 진행된 연구에 대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정부가 그런 발표를 해준 것은 감사하지만 이후 기초과학 연구가 아니라 (실생활에 곧바로 도움을 주는) 출구지향적인 연구에 투자한 듯한 느낌이 든다. 당시 투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사이타마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특별히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독서를 좋아했다. 사이타마현 가와고에고교를 졸업한 뒤 사이타마대 물리학과, 도쿄대 대학원 이학계연구과에 진학했다. ―고교 시절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중간보다 아래였다. 수업 진도를 제대로 따라갈 수 없었다. 예습 복습도 제대로 안 했지만…. 졸업 때에는 입학 때보다 성적이 올라갔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면서 소립자에 흥미를 가졌다. 본격적인 공부는 대학원에서부터 한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를 느꼈다. 연구자에게는 대학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로 고시바 교수를 모실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다. 그분이 아니었으면 노벨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중성미자 연구는 언제 시작했나. “1986년 3월 박사 학위를 땄다. 같은 해 한 종류의 중성미자가 적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이게 뭐지?’라며 연구를 시작했다. 우연한 발견이 노벨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 우연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예산을 배분하는 정부 당국자가 연구자들이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 주는 게 중요하다.” 중성미자는 우주 만물을 이루는 기본 입자로 약 137억 년 전 ‘대폭발(Big Bang)’ 때는 물론 태양의 핵융합, 원자력발전소의 핵분열 반응 등에서도 나온다.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물체를 뚫고 이동할 수 있다. 세 가지 종류(전자, 타우, 뮤온)가 있다. 과학계에서 질량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그는 이 전자, 타우, 뮤온이 서로 형태를 바꾸는 과정에서 질량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노벨상을 수상한 여러 연구 덕분에 인류의 삶이 윤택해졌을까. “실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인류의 지식 축적에 공헌했다. 우주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모두가 흥미를 가지는 주제다. 그 의문에 해답을 줄 수 있다. 한국도 일본도 세계에서 어느 정도 부와 여유를 가진 국가가 됐다. 정부 예산을 인류 전체의 공동 지식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이 화두다. “AI 기술은 향후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다만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고는 할 수 없다.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학계가 주목해야 할 연구 분야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에 각국 과학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다만 과학자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인류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 ―노벨상을 꿈꾸는 한국의 젊은 과학도에게 조언해 달라. “연구가 물론 힘들지만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즐기지 않으면 새로운 사고를 하기 어렵고 성과도 나지 않는다. 조급해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처음 중성미자에 호기심을 가진 후 29년이 지나 노벨상을 받았다.”가시와=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일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기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라고 지칭했다. 다만 ‘국가 간 약속을 지킬 것을’ 거듭 강조해 징용 문제가 올해도 양국 최대 현안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외교·안보분야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 간의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초계기 갈등이 겹쳤던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한국과의 관계를 일절 언급하지 않아 의도적 배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총리의 시정연설은 한 해 일본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보여준다. 올해 연설은 한국의 중요성을 상당히 인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래’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는 했지만 ‘기본적 가치 공유’란 표현은 2014년 이후 6년, ‘전략적 이익 공유’는 2017년 이후 3년 만에 시정연설에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약속 준수’를 또다시 언급해 한국 측에 징용 문제 해결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내가 돈으론 일본을 이겼으니, 너희가 머리(바둑)로 일본을 이겨다오.” 프로 바둑기사 조치훈 9단의 형이자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바둑 선생님이던 조상연 씨(일본기원 7단)는 20일 50년 넘게 이어왔던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조 씨는 “어린 동생(조치훈)을 일본으로 데려와 프로로 키우고 싶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면서 “회장님이 지원해줘 동생이 일본에서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고인의 바둑 사랑이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고인은 바둑 초보였지만 머리가 좋고 열심히 배워 전성기엔 ‘아마 5단’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조 씨는 “과거 통금시간이 있던 시절 집에 가려고 하면 회장님이 자고 가라며 붙잡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조치훈 9단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격호 명예회장님은 나에게 ‘그늘’과 같은 존재였다. 마음으로부터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조 9단은 2015년 12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고인을 만나 바둑을 뒀던 일화를 들려줬다. 조 9단은 “당시 회장님의 병세가 깊어 나를 못 알아볼 수도 있으니 실망하지 말라고 가족분들이 말했는데 회장님은 나를 한 번에 알아봤다”며 “요즘 어디 사느냐, 머리카락이 엉망인데 왜 이발소에 가지 않느냐 등의 질문을 쏟아내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져드리긴 했지만 수준급이었다”면서 “‘항상 겸손하라’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시고 저세상으로 가셨다.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8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한신대지진 25주년을 맞아 당시 피해자들을 치료한 재일교포 3세 의사를 다룬 4부작 드라마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의 방영을 시작했다. 일본영화비평가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 에모토 다스쿠(柄本佑·34)가 정신과 의사 안 가쓰마사(安克昌·1960∼2000) 씨 역할을 맡았고 방영 직후부터 호평이 잇따랐다. 한신대지진은 1995년 1월 17일 고베, 오사카 등지에서 일어난 규모 7.3의 대지진이다. 당시 6434명이 숨졌고 4만3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고베대부속병원에서 근무했던 안 씨는 지진 때문에 본인도 다친 상황이었지만 열성적으로 피해자들의 정신적 상처를 돌봤다. 일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의 선구자로 불리는 안 씨는 당시 진료 활동을 담아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저서에서 “단순히 피해자를 치료하는 수준이 아니라 치유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고베시립 니시(西)시민병원의 정신과 과장 등을 지낸 그는 2000년 12월 40세의 젊은 나이에 간암으로 숨졌다.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인데도 이 드라마는 안 씨가 재일교포라는 점을 비중 있게 다뤘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모친의 외국인등록증을 발견했다. 모친은 그에게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다들 색안경을 끼고 본다. 그래서 ‘야스다(安田)’란 일본식 성을 사용했고, 원래 성은 ‘안(安)’”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안 씨 또한 극중에서 “성장 과정에서 정체성 혼란을 느꼈다”고 밝힌다. 그는 고교 시절 친한 친구가 ‘야스다’로 부를지 ‘안’이라고 부를지 묻자 “야스다라고 부르면 왠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안으로 불러 달라”고 한다. 안 씨의 성장기와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1회 방영이 끝나자 온라인에는 ‘의료 드라마 중 발군’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냐고’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시청자는 “만나지도 않은 재일 한국인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들은 TV 앞에서 정좌하고 이 드라마를 보길 바란다”라는 트윗도 게재했다. 2회부터는 한신대지진과 안 씨의 진료 과정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드라마는 다음 달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최고조로 올라갔던 2017년 가을 한국과 일본에 체류하던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계획이 미 정부 내에서 검토됐다고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19일자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2017년부터 2018년 초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 때 미군 3만4000명이 한국에 집결하고, 한국군 62만 명도 함께 즉각적인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면서 “전쟁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과 상원의원, 퇴역 장교들은 ‘전쟁이 시작되는 방향이라면 미국 시민들을 (한국으로부터) 내보낼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인 대피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다면 북한이 상황을 잘못 읽음으로써 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당시 미국이 선제공격과 단독 공격 등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노선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선 “한미 연합 군사연습을 평창 겨울올림픽 뒤로 미룬 것이 북-미 대화의 문이 열리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0일 정기국회 개원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측근들의 수사 및 체포, 잇따른 비리 의혹에 휘청이고 있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16일 NHK 등에 따르면 히로시마지검은 전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57) 전 법무상의 아내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47) 집권 자민당 참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이유로 부부의 사무소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안리 의원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비서의 집까지 수색해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안리 의원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때 운동원으로 활동한 13명의 일당으로 법정 상한액의 2배인 3만 엔(약 32만 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가와이 전 법무상은 과거 총리의 외교특보로 활동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그는 지난해 9월 입각했지만 한 달 후 일본 언론이 아내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자 다음 날 곧바로 사퇴했다. 14일 도쿄지검도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 추진 명목으로 중국 기업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49) 자민당 중의원을 재구속했다. 아키모토 의원도 아베 정권에서 한국의 차관 격인 국토교통성 및 내각부 부(副)대신으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0만 엔(약 31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체포됐다. 구속기한이 만료돼 풀려났지만 검찰은 그가 강연료 및 여행 대금 명목으로 받은 350만 엔을 더 찾아내 다시 구속했다. 아키모토 의원은 이날 체포 직전 자민당을 탈당했다. 가와이 전 법무상 부부는 탈당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이 총리를 겨눌지도 관심이다. 14일 대학교수 등은 아베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지역구민을 위한 후원 행사로 만들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쳤다며 그를 배임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소위 ‘벚꽃 스캔들’로 불리는 이 사건과 아키모토 의원이 연루된 ‘카지노 스캔들’은 이미 정권 지지율에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아베 정권은 올해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방문객 4000만 명’을 달성하겠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복합리조트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키모토 의원은 물론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전 방위상 등 자민당 실세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11∼13일 NHK 여론조사에서는 ‘복합리조트 사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답이 54%로 ‘계속해야 한다’는 답(25%)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지난해 12월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벚꽃 스캔들 의혹에 대한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답이 74%였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돈 문제에 얽혀 비리 정당으로 낙인찍히면 곤란하다”고 우려했다. 야권은 정기국회에서 복합리조트 폐기 법안을 제출할 뜻을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은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 때 미군의 출격 기지가 됐다. 자위대가 해외에서 전쟁에 참가할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과의 안보조약을 폐기하고 평등한 우호조약을 만들자.” 가사이 아키라(笠井亮) 일본 공산당 정책위원장이 16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말이다. 19일 미일 안보조약 개정 60주년을 앞둔 일본에서는 미국에 끌려만 다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안보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행 미일 안보조약은 1960년 1월 19일 아베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당시 총리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이 서명했다.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명시한 이 조약은 지난 60년간 미일 동맹의 근간이 됐다. 일본은 19일 아베 총리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등이 참석한 가운데 6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 다만 일본의 속내는 복잡하다. 1960년 조약 체결 당시에는 일본에서 불평등 조약이라며 대규모 안보 투쟁이 벌어졌다. 현재는 오히려 미국이 일본의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불만을 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본이 공격 받으면 우리는 생명과 자산을 걸고 일본을 보호하기 위해 싸운다. 우리가 공격 받으면 일본은 우리를 전혀 돕지 않아도 된다. 소니 TV로 공격을 지켜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미국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공적’을 강조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해 6월 일본이 미군 기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전체적으로 보면 미일 양측 의무의 균형이 잡혀 있다”고 했다. 주일미군지위협정에 따라 주일 미군의 운영경비는 미국이 부담해야 하지만 1978년부터 일본이 이를 내고 있다. 미국의 군사 지원 요청에도 응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호위함과 초계기를 중동에 파견하기로 했다. 지난해 내내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참여하라고 압박한 미국을 간접 지원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16일 한 강연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기존 주장을 또 언급했다. 핵심 지지 기반이자 전쟁 가능한 일본을 만들라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군사력 강화를 통해 미국의 추가 파병 요청 등에도 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0일 정기국회 개원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측근들의 수사 및 체포, 잇따른 비리 의혹에 휘청이고 있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16일 NHK 등에 따르면 히로시마지검은 전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57) 전 법무상의 아내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47) 집권 자민당 참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이유로 부부의 사무소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안리 의원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비서의 집까지 수색해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안리 의원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때 운동원으로 활동한 13명의 일당으로 법정 상한액의 2배인 3만 엔(약 32만 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가와이 전 법무상은 과거 총리의 외교특보로 활동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그는 지난해 9월 입각했지만 한 달 후 일본 언론이 아내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자 다음날 곧바로 사퇴했다. 14일 도쿄지검도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 추진 명목으로 중국 기업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49) 자민당 중의원을 재구속했다. 현직 국회의원의 체포는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아키모토 의원도 아베 정권에서 한국의 차관 격인 국토교통성 및 내각부 부(副)대신으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0만 엔(약 31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체포됐다. 구속기한이 만료돼 풀려났지만 검찰은 그가 강연료 및 여행 대금 명목으로 받은 350만 엔을 더 찾아내 다시 구속했다. 아키모토 의원은 이날 체포 직전 자민당을 탈당했다. 가와이 전 법무상 부부는 탈당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이 총리를 겨눌지도 관심이다. 14일 대학교수 등은 아베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지역구민을 위한 후원 행사로 만들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쳤다며 그를 배임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소위 ‘벚꽃 스캔들’로 불리는 이 사건과 아키모토 의원이 연루된 ‘카지노 스캔들’은 이미 정권 지지율에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아베 정권은 올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방문객 4000만 명’을 달성하겠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복합리조트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아키모토 의원은 물론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전 방위상 등 자민당 실세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11~13일 NHK 여론조사에서는 ‘복합리조트 사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답이 54%로 ‘계속해야 한다’는 답(25%)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달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벚꽃 스캔들 의혹에 대한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답이 74%였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돈 문제에 얽혀 비리 정당으로 낙인찍히면 곤란하다”고 우려했다. 야권은 정기국회에서 복합리조트 폐기법안을 제출할 뜻을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에 집 한 채 사려는데 어때? 요즘 일본 경제 좋잖아.” 최근 서울의 지인들로부터 자주 받는 문의다. 서울 부동산 값이 너무 올라 해외로 눈을 돌린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누구를 만나도 부동산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실제 지난해 1∼9월 누적 부동산 해외직접투자액이 51억5000만 달러(약 5조9800억 원)로 2018년 연간 투자액 50억78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 거품 붕괴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그 기간 동안 부동산과 주식 가격도 끝없이 떨어졌다. 기자도 일본 지인들로부터 “1990년대 집을 잘못 샀다가 큰 낭패를 봤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래서 아직도 부동산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연 지금 일본 부동산은 어떤 상황일까. 도쿄도,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중심으로 일본 부동산의 현주소를 둘러봤다.○ 거품 붕괴 후 ‘L’자형 시세 2015년 도쿄도 미타카(三鷹)시의 신축 맨션을 산 기무라 아키오(가명·38·회사원) 씨는 최근 집값에 놀랐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일본에선 대규모 공동주택인 아파트를 맨션이라고 부른다. 기무라 씨는 2015년 부인이 임신하자 태어날 아이를 위해 큰마음을 먹고 집을 샀다. 전용면적 70m² 아파트를 7100만 엔(약 7억5000만 원)에 구입했다. 현재 시세는 8000만 엔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많은 일본인은 자동차 가격이 구입한 순간부터 떨어지듯 아파트 가격도 계속 하락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런데 오히려 값이 올라 놀랐다고 그는 말했다. ‘기분 좋겠다’는 기자의 말에 기무라 씨는 의외로 고개를 저었다. “곧 떨어지겠지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니까요.” 다카하시 요이치(가명·65·회사원) 씨의 사례는 정반대다. 그는 1989년 도쿄도 후추(府中)시의 70m²짜리 신축 맨션을 5500만 엔에 샀다. 도쿄 핵심 지역인 신주쿠까지 전철로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거품 붕괴로 집값은 속절없이 떨어졌다. 2009년 구입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700만 엔까지 떨어졌다. 현 시세는 약 2000만 엔대. 다카하시 씨는 “31년 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두 사람의 ‘부동산 운’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구매 시점이다. 매월 수도권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하는 일본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1993년 1월 194.3이었던 이 지수는 2005년 1월 78.97까지 12년간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매월 떨어졌다. 이 지수는 2000년 1월 수도권 집값을 100이라는 기준점으로 설정하고 이보다 낮은지 높은지를 산출해 수치화한다. 이 지수는 2005∼2013년 별 변화가 없었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두 번째 집권하고 본격적인 아베노믹스 정책을 펴면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즉 큰 틀에서 보면 지수가 ‘L’자 형태를 그리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2005년 전에 집을 산 사람은 현 시세가 구입 가격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고, 이후에 산 사람은 오를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카하시 씨는 일본 경제가 최고 호황을 누렸던 1985∼1990년 당시 30대 가장이었다. 그와 또래 가장들은 엄청난 부동산 호황과 믿을 수 없는 급락을 모두 겪었다. 이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곧 은퇴를 앞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할 만한 여력이 크지 않다. 반면 지금 결혼해서 집을 사려는 20, 30대 젊은층은 부동산 상승기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일본 젊은 세대의 머릿속에 ‘부동산=가격 하락’이란 인식이 뚜렷한 이유다. ○ 젊은층의 임대 선호 나카다이라 다카마사(가명·35·회사원) 씨 부부는 도쿄 시부야의 51m² 맨션에서 세를 내며 살고 있다. 방 1개, 거실 1개, 화장실 1개가 있는 소위 ‘원베드(one bed)’ 형태로 월 임대료는 12만 엔(약 127만 원)이다. 그에게 ‘결혼도 했는데 집을 살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카다이라 씨는 “집을 사는 순간 계속 세금을 내야 한다. 또 집이 낡으면 계속 수리해야 해 귀찮다”며 “이 집이 마음에 든다. 계속 임대 계약을 갱신하면서 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월세로 살면 형편에 맞는 집을 고를 수 있고, 갑작스럽게 근무지가 바뀌어도 별 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매월 상당한 금액의 임대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카다이라 씨는 “집을 샀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어차피 돈이 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렇듯 젊은층이 임대를 선호하는 것은 임대료 상승 부담이 크지 않은 현실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일본 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보다는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2년 단위의 계약을 갱신할 때 임차인이 “더 살겠다”고 하면 주인은 받아들여야 한다. 또 주인이 마음대로 월세를 올릴 수도 없다. 나카다이라 씨도 벌써 6년째 똑같은 임대료를 내고 있다고 했다. ○ 외국인 투자와 올림픽 특수 일본부동산연구소의 수도권 주택가격지수는 2013년 1월 77.07로 최저를 찍은 후 지난해 1월 92.13까지 올랐다. 6년 연속 상승세다. 그 요인으로 중국권의 활발한 대일 부동산 투자, 7월 24일∼8월 9일 열리는 도쿄 올림픽 특수 등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21일 도쿄 미나토(港)구 시바우라(芝浦)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분양 담당자는 “중국인, 대만인들이 자주 온다. 몇 명을 상담했는지 기억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외국인 구매자가 많아 일본어와 영어 상담이 모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 최근 몇 년간 홍콩과 대만 등 중국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일본 부동산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NHK방송은 지난해 9월 2015∼2019년 준공된 도쿄도 내 맨션 85개 동 소유자의 등기부등본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 소유가 최소 1816채였다고 보도했다. 소유주의 국적은 대만(664채)이 가장 많고 중국(홍콩 포함) 590채, 싱가포르 367채 순이었다. 범중국계의 활발한 부동산 매입으로 일본인이 도쿄 도심에서 집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JOC)는 주경기장 건립 등 총 대회 경비를 1조3500억 엔이라고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보안대책비 등 ‘간접비’도 약 1조 엔이 투입된다. 무려 2조3500억 엔이라는 엄청난 돈이 풀리는 셈이다. 바로 이 돈이 현재 일본 경기를 지탱하고 있다. 도쿄 주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는 저서 ‘불황탈출’에서 2012∼2018년 15세 미만 일본 유소년 인구가 매년 1% 내외로 감소했지만 도쿄는 매년 약 0.5%씩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거품 경제 시절 살인적 집값 때문에 도쿄를 떠났던 사람들이 집값이 떨어지면서 일자리가 많은 도쿄로 돌아오기 시작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좋은 일자리의 수”라고 결론지었다. ○ 올림픽 후 전망은 엇갈려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도쿄 부동산은 현재 모습을 이어갈까.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는 대규모 재정 지출에 따른 후유증이 불가피해 올림픽 특수가 곧 끝날 것으로 본다. 올림픽이 끝나면 빌딩 공실이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도 꺾일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일본부동산연구소가 기업 130곳을 대상으로 부동산 경기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일본 자산시장이 지금이 정점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한 응답자가 70%를 넘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미쓰이부동산의 사원 A 씨는 “‘올림픽이 끝난 뒤 가격이 떨어지면 집을 구입하겠다. 그때 연락을 달라’는 고객이 꽤 있다. 대기 수요가 상당해 설사 올림픽 후 부동산 값이 내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12월 “올림픽 후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총사업비 26조 엔의 대규모 경제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본 부동산 상황을 취재하며 20명 이상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등을 만났다. 서울 강남 집값처럼 ‘부동산을 사면 반드시 오른다’는 부동산 신화는 없었다. 그 대신 철저하게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는 모습이 뚜렷했다. 실거주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서 변동금리 기준으로 연 0.6%에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이자가 제로(0)다. 반면 투자용이면 이 금리는 2.9%로 오른다. 이 때문에 꼭 필요한 사람만 집을 사는 편이다. 이런 모습이 집값 급등 및 급락을 막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동산 공화국’에서 온 기자의 눈에 비친 안정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부러웠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의 나리타공항과 하네다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나고야의 주부공항에는 개인 제트기 이용객을 위한 전용 출입구가 있다. 개인 제트기로 이동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많게는 수억 원. 그런 부유층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간사이공항에는 2018년 6월 ‘프리미엄게이트 다마유라(玉響)’가 설치됐다. 약 300m² 넓이의 공간에 라운지, 회의실, 흡연실 등이 갖춰져 있다. 다마유라를 한 번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만 엔(약 210만 원). 비싼 만큼 혜택이 많다. 우선 외부에서 차를 타고 곧바로 다마유라 앞까지 갈 수 있다. 차에서 짐을 꺼내 다마유라로 가면 세관, 출입국관리, 검역을 한꺼번에 끝낼 수 있다. 짐을 체크하는 보안 검색대도 있다. 한 번에 수속을 끝낸 뒤 다마유라 출입문 맞은편에 있는 연결 통로를 통해 개인 제트기에 곧바로 탑승할 수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기장 판단에 따라 짐 보안 검사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초특급 서비스가 하나 더 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일반 여객기와 달리 개인 제트기는 대기업 경영자, 유명 배우, 음악가 등 한정된 VIP들이 이용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개인 제트기에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짐 검색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출발 직전 시간에 쫓겨 다마유라로 허겁지겁 달려온 VIP는 아무 검사 없이 그대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게 다반사였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은 이런 허점을 이용했다. 그는 재판 중인 상태여서 일본을 떠날 수 없었지만 지난해 12월 29일 음향장비를 싣는 대형 상자에 숨어 다마유라를 거쳐 개인 제트기에 실렸다. 그러곤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도쿄신문은 8일 “일본 출입국관리 당국은 비정규직 외국인 체류자에게는 엄격하지만 (부유층인) 곤 전 회장에게는 너무나 느슨했다”고 꼬집었다. 일본에 살다 보면 이 신문의 지적에 공감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월 도쿄에서 살 맨션을 구할 때였다. 초등학생 딸들이 있어 아래층에 소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됐다. 그런데 일본인 부동산 관계자는 “걱정 안 해도 된다. 기자라는 사실을 알면 아래층에서 항의를 안 할 것이다. 일본은 강자에게 약하다”고 말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파견 와 도쿄 도심에서 사는 공무원, 기자, 대기업 주재원 등을 소위 ‘강자’로 분류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이라고 불렸던 지난해 여름, 일부 재일교포는 일본인들의 차별에 시달렸다. 교포 중에는 태평양전쟁 이전 일본에 징용당해 온 한국 노동자의 2세, 3세가 많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나쁘면 교포들의 삶은 팍팍해진다. 집을 옮겨야 하는데 일본인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교포들에게 집을 임대해주지 않는다. 표 나지 않게 차별하기 때문에 뭔가 항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일본어 중에 ‘나가이모노니마카레루(長いものに卷かれる)’라는 말이 있다. 연장자나 힘이 센 사람을 거스르지 않는 게 좋다는 의미다. 곤 사태도 그런 일본 기질 때문에 일어난 것 아닐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스스로 강자에게 약한 모습은 없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갈등의 핵인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한일) ‘공동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는 6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소송 대리인단 등이 제안한 갈등 해소 방안으로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강제집행절차에 의해 매각을 통한 (일본 전범 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는 데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한일 대화가 촉진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상반기(1∼6월)로 자산 현금화 조치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앞서 서둘러 관련 협의를 갖자고 강조한 것. 그러면서 “일본도 의견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해자 동의를 얻는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징용 해법을 제시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입장 질문에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하도록 한국에 계속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한일 관계에도 낙관적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강제징용 판결과 이로 인한 수출규제 문제, 그리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외에 한일 관계는 대단히 건강하고 좋다”고 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하겠다.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아베 신조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했듯, 도쿄에도 고위급 (한국) 대표가 아마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 정부가 안보와 관련된 중국산 제품 배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정부는 점차 이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드론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자체적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는 현재 일본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드론을 사실상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일 시작하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아사히는 또 “정부는 5세대(5G) 기지국 등에서 기기 사용의 안전성을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전 세계 통신설비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 2곳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영해에서 이뤄지는 민간 해양조사에 중국계 선박이 참여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지난해 중국계 선박이 일본 영해를 조사하려는 시도가 잇따랐다. 해저 지형 등 일본의 영토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 군사적으로 이용될 위험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해저 케이블 설치 등을 위해 해양조사를 할 때 사업자가 정부에 사전 신청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신청 내용을 심사해 국가 안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사를 금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계 조사선을 타깃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망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내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산 드론 사용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드론이 활용될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벚꽃 스캔들로 인해 고발당했다. 공비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가미와키 히로시(上脇博之) 고베가쿠인대 교수 등은 14일 도쿄지검에 아베 총리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고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가미와키 교수는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장서서 법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국가 예산을 사유화 해 자신과 정치단체의 이익을 위해 썼다는 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가미와키 교수는 고발장에 “‘벚꽃을 보는 모임’ 초대 인원이 1만 명, 예산은 약 1700만 엔(약 1억7900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2015년~2019년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원이나 여당 의원 등 수많은 사람을 초대했고, 예산은 2000만~3700만 엔을 초과해 국가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앞서 10일 기자회견에서 모임 초청 대상자 명부 폐기 처리와 관련해 “공문서관리법의 규정, 내각부의 문서관리 규칙을 위반한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명부 폐기 과정에서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일본 야당은 20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때 벚꽃 스캔들에 대해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지난해 카시오계산기 등 35개 일본 상장기업이 조기퇴직 및 희망퇴직을 실시해 1만1000여 명을 감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18년 12개 회사, 4126명 감원보다 모두 약 3배씩 늘었다. 연간 퇴직 인원이 1만 명을 넘어선 것도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감원을 단행한 35개 회사 중 약 57%인 20개 기업이 흑자 상태였다. 잘나갈 때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중년 및 고령 사원 중심으로 조기 및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젊은 사원이나 디지털에 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흑자 속 구조조정’은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부상한 트렌드로도 꼽힌다. 정년 보장 문화가 있었던 일본에서는 과거 중요 경제위기 때만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세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진 직후인 2002년에는 약 4만 명이 조기 및 희망퇴직을 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도 약 2만 명이 퇴직했다. 이후 내내 퇴직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 2017년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과거 대규모 구조조정과 달리 흑자 상태에서 퇴직을 실시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특히 제약업계에서 활발하다. 주가이제약은 2018년 영업이익이 924억 엔(약 9736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자를 모집해 172명을 줄였다. 아스테라스제약도 2018년 영업이익이 2222억 엔으로 2017년보다 35% 늘어났지만 지난해 3월까지 희망자 약 700명을 퇴직시켰다. 이들 기업이 우수한 실적에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소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약업체의 경우 전통적인 인맥 위주의 영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회사 아지노모토는 이달부터 50세 이상 관리직 직원의 약 10%인 100명을 희망퇴직 시키기로 하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이미 9개 기업이 희망 및 조기퇴직 실시 의사를 밝혔다. 예상 감원 인원만 1900여 명에 달한다. 이 9개 기업 중 7곳 역시 지난해 전체로 흑자가 예상되는 회사들이다. 일본 간판 전자기업들도 연공서열 위주의 채용 및 보상 체계를 속속 폐지하고 있다. 후지쓰는 지난해 2850명을 감원했지만 디지털 인재에게는 직급이나 서열에 관계없이 연봉을 최대 4000만 엔(약 4억2120만 원)까지 주는 체계를 만들었다. NEC 역시 신입사원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연봉을 최고 1000만 엔(약 1억530만 원)을 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일본의 조기퇴직과 희망퇴직은 모두 정년 전 퇴직을 뜻한다. 다만 조기퇴직은 기업의 인력 구성을 바꾸기 위해 상시적으로 실시될 때가 많고, 희망퇴직은 실적 악화 등으로 인력을 줄여야 할 때 3개월 등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이뤄진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지난해 카시오계산기 등 35개 일본 상장기업이 조기퇴직 및 희망퇴직을 실시해 1만1000여 명을 감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2018년 12개 회사, 4126명 감원보다 모두 약 3배씩 늘었다. 연간 퇴직 인원이 1만 명을 넘어선 것도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감원을 단행한 35개 회사 중 약 57%인 20개 기업이 흑자 상태였다. 잘 나갈 때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중년 및 고령 사원 중심으로 조기 및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젊은 사원이나 디지털에 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흑자 속 구조조정’은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부상한 트렌드로도 꼽힌다. 정년 보장 문화가 있었던 일본에서는 과거 중요 경제위기 때만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세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진 직후인 2002년에는 약 4만 명이 조기 및 희망 퇴직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도 약 2만 명이 퇴직했다. 이후 내내 퇴직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 2017년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 대규모 구조조정과 달리 흑자 상태에서 퇴직을 실시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특히 제약업계에서 활발하다. 주가이제약은 2018년 영업이익이 924억 엔(약 9736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자를 모집해 172명을 줄였다. 아스테라스제약도 2018년 영업이익이 2222억 엔으로 2017년보다 35% 늘어났지만 지난해 3월까지 희망자 약 700명을 퇴직시켰다. 이들 기업이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퇴직자를 모집하는 것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소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제약업체의 경우 전통적인 인맥 위주의 영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회사 아지노모토는 이달부터 50세 이상 관리직 직원의 약 10%인 100명을 희망퇴직 시키기로 하고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이미 9개 기업이 희망 및 조기퇴직 실시 의사를 밝혔다. 예상 감원 인원만 1900여명에 달한다. 이 9개 기업 중 7개사 역시 지난해 전체로 흑자가 예상되는 회사들이다. 일본 간판 전자기업들도 연공서열 위주의 채용 및 보상 체계를 속속 폐지하고 있다. 후지쓰는 지난해 2850명을 감원했지만 디지털 인재에게는 직급이나 서열에 관계없이 연봉을 최대 4000만 엔(약 4억2120만 원)까지 주는 체계를 만들었다. NEC 역시 신입 사원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연봉을 최고 1000만 엔(약 1억530만 원)을 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일본의 조기퇴직과 희망퇴직은 모두 정년 전 퇴직을 뜻한다. 다만 조기퇴직은 기업의 인력구성을 바꾸기 위해 상시적으로 실시될 때가 많고 희망퇴직은 실적악화 등으로 인력을 줄여야 할 때 3개월 등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이뤄진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일본에서 최악의 성차별 발언을 한 정치인 2위에 꼽혔다. ‘망언 제조기’라 불릴 정도로 설화가 잦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12일 마이니치에 따르면 대학 교원 등으로 구성된 ‘공적 발언에서의 성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모임’은 지난해 정치인들의 성차별 발언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중 투표를 독려하며 “아버지는 연인에게 권해서, 어머니는 옛 연인을 찾아내서 (투표하라)”라고 한 말이 23.2%를 얻어 최악의 발언 2위에 올랐다. 당시 ‘기혼 남성의 혼외 연애를 전제로 했다’ ‘가족관이 비뚤어져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아소 부총리가 저출산을 언급하며 “노인이 나쁜 것처럼 말하는 이가 많지만 아이를 낳지 않은 쪽이 문제”라고 한 발언이 1위에 선정됐다. 34.1%를 득표한 이 발언은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 취급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아베 정권의 전현직 여성 각료도 구설에 올랐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방위상은 지난해 “나와 모리 마사코(森雅子) 당시 참의원(현 법무상)은 둘 다 미인”이라고 주장해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양대 불화수소 전문 제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최근 한국에 수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불화수소(액체, 기체 모두 포함)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반도체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양대 업체 중 하나인 스텔라케미파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추가로 수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모리타화학은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수출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8일 출하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 수출 허가를 얻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모리타화학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심사가 완화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서는 대체 공급원을 발굴하거나 주요 원료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7월 이후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허가한 것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4건이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도 3건 허가를 받았다. 3대 규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지금까지 6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2건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태도 변화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일본의 양대 불화수소 전문 제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최근 한국에 수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불화수소(액체, 기체 모두 포함)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반도체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양대 업체 중 하나인 스텔라케미파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추가로 수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모리타화학은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수출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8일 출하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 수출 허가를 얻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의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모리타화학공업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심사가 완화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서는 대체 공급원을 발굴하거나 주요 원료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에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듀폰의 최근 발표를 전하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7월 이후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허가한 것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4건이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도 3건 허가를 받았다. 3대 규제 품목 중 가장 빨리 수출 허가가 났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지금까지 6건,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2건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태도 변화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을 방문해 9일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3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니카이 간사장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와 민간인 등 1200명의 한국 방문을 약속했다. 강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힘을 합치자’고 말했고 니카이 간사장도 동의했다”며 “그에 대한 답으로 1200명 규모의 민간 교류를 (니카이 간사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시기에 대해선 “이르면 4월 말∼5월 초 일본 ‘골든위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2017년 6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로 한국을 방문할 당시에도 일본 여행사·항공사 대표 및 여행협회장 등 360명과 함께 온 적이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전국여행업협회(ANTA)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한일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동석했다. 이들은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의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7월 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의원 외교 차원에서 강 의원 등 여야 의원 10명이 일본을 방문해 니카이 간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당시 의원들은 “냉각된 한일 관계 때문에 일부러 만나주지 않았다”며 비판한 바 있다.도쿄=김범석 bsism@donga.com·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