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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밖으로 나오니 연기가 치솟고 (폭탄이 떨어진) 성당 근처 집들은 다 날아간 것 같았다.” 6일 오전 10시 5분경 공군 전투기의 폭탄 오발 사고가 발생한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주민 김옥자 씨(71)가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충격이 너무 커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사고 현장은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듯했다. 오폭의 충격으로 인근 주택의 창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고 비닐하우스는 폭삭 주저앉은 상태였다. 금속과 유리 파편이 거리 곳곳에 널브러졌고 수도가 터져 물이 새는 곳도 있었다. 주민들은 평상시와 달리 사고 전 전투기가 낮게 날았다고 했다. 주민 김석영 씨(67)는 “폭탄이 떨어지기 전 비행기가 낮은 곳에서 비행하는 듯한 굉음이 4∼5초간 들리다가 폭탄 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2명이 크게 다치고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상자들은 고막이 파열되거나 얼굴에 찰과상을 입고 근육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폭탄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미얀마 국적 30대 남성은 “무서워요”를 반복했다. 부상을 입은 장종환 씨(63)의 아들 장영훈 씨(40)는 “어머니가 2월 4일에 돌아가셨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사고까지 겪으니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신다”며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다니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하거나 소리를 들은 주민들도 물리적, 심리적 피해를 호소했다. 폭탄 파편이 가게로 떨어졌다는 조모 씨(31)는 “밖에서 쇳덩어리가 날아왔는데 폭탄 파편 같다”며 “차 유리랑 가게 내부 강화유리가 다 깨졌다”고 말했다. 포천=조승연 기자 cho@donga.com포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펑’ 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밖으로 나오니 연기가 치솟고 (폭탄이 떨어진) 성당 근처 집들은 다 날아간 것 같았다.”6일 오전 10시 5분경 공군 전투기의 폭탄 오발 사고가 발생한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주민 김옥자 씨(71)가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충격이 너무 커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사고 현장은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듯했다. 오발탄의 충격으로 인근 주택의 창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고 비닐하우스는 폭삭 주저앉은 상태였다. 금속과 유리 파편이 거리 곳곳에 널브러졌고 수도가 터져 물이 새는 곳도 있었다.주민들은 평상시와 달리 사고 전 전투기가 낮게 날았다고 했다. 주민 김석영 씨(67)는 “폭탄이 떨어지기 전 비행기가 낮은 곳에서 비행하는 듯한 굉음이 4~5초간 들리다가 폭탄 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이날 사고로 2명이 크게 다치고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상자들은 고막이 파열되거나 얼굴에 찰과상을 입고 근육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폭탄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미얀마 국적 30대 남성은 “무서워요”를 반복했다. 부상을 입은 장종환 씨(63)의 아들 장영훈 씨(40)는 “어머니가 2월 4일에 돌아가셨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사고까지 겪으니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신다”며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다니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하거나 소리를 들은 주민들도 물리적, 심리적 피해를 호소했다. 폭탄 파편이 가게로 떨어졌다는 조모 씨(31)는 “밖에서 쇳덩어리가 날아왔는데 폭탄 파편 같다”며 “차 유리랑 가게 내부 강화유리가 다 깨졌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집이 있다는 이모 씨(63)는 “집안 문과 창문은 모두 떨어져 나가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김진옥 씨(77)는 “놀란 마음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아 청심환을 먹었다”며 두려움을 토로했다.이번 사고로 북한 접경지역 거주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오물풍선 투하와 대남 방송 소음까지 있었던 탓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식당 근처로 폭탄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찔하다”며 “안 그래도 군대도 많고 포천이 어수선한데 이런 사고까지 나서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포천=조승연 기자 cho@donga.com포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영상=채널A 제공}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경찰에 발견된 뒤 80대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아버지와 아들이 피해자의 부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5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인 4일 오전 10시경 일산 소재 아파트에서 80대 여성 A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편 B 씨(80대)와 아들 C 씨(50대)를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자택에서 범행 후 한강공원으로 이동해 이 같은 시도를 하려다 경찰에 발견된 뒤 “가족을 죽였다”고 자백했다.아버지와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노모가 최근 지병과 생활고 등으로 힘들어하던 중 죽여달라고 말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는 10년 전부터 지병을 앓았다고 한다. 경찰은 아버지와 아들의 진술과 휴대전화 등의 내용을 종합해 이들 중에서 누가 실제 살인했는지와 공모 여부, 실행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다. 주거지에는 이들 3명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아들인 C 씨가 A 씨를 간병해 왔다고 한다. 피해자는 휠체어를 탈 만큼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으나 구체적 병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선을 이용한 목 졸림 흔적은 발견됐으나 구체적 사인은 국과수 부검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단과 회동했다. 민주당 당 대표와 한경협 회장의 공식 만남은 2015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이 대표의 ‘경제계 외연확장’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협 측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에 반도체특별법상 ‘주 52시간 근로 예외 적용’ 등에 대해 대타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과 만나 “국부펀드든 국민펀드든 국가적 차원의 투자를 할 길을 열어야 한다”며 “경제계에서도 국가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을 했었는데, 그런 문제를 상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회동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진성준 정책위의장, 정성호·유동수·홍기원·위성락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경협에선 류 회장 외에 김창범 상근부회장,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겸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추광호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이 나왔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한경협이 공개적으로 만나는 게 10년 만”이라며 “한경협을 만나면 안 된다고 당내 일부에서 성명서도 냈다는데 전쟁 중인 적군도 만나는데 대한민국 경제의 일익을 담당하고 경제발전의 중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못 만날 이유가 어딨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후 공개 접촉을 피해왔다. 이에 류 회장은 “10년이 너무 길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나왔다. 이후 1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 민주당과 한경협은 야당이 추진해 온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 등 민생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한경협은 민주당 측에 ‘경제살리기 10대 과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민생경제 회복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단기적 사안으로 여야 간 비교적 의견접근이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는 게 한경협 측 설명이다. △투자·민생활력 부여 △신성장동력 확보 △불합리한 규제 완화 등 세 분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측에서 상법 개정에 대해 걱정하는 얘기가 있었다”며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문제에 대해 일부 쟁점 있지만 대타협의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고도 (한경협 측에서)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경협을 비롯한 경제단체와 여당에서는 기업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상법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갖는 시장에 대한 불안·불신을 해소하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도 높아지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또 “배임죄 폐지에 대한 이야기도 일정부분 공감 있었다”고 했다. 중대재해법 완화와 관련해선 “규제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이 대표가 제안한 것처럼 법에 따른 관행적 규제를 리스트로 만들어서 전수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 업데이트는 계속해야 된다”며 “시대가 지나면 규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여야가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 수괴(우두머리)’ 표현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내란 수괴’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소된 사건들을 줄줄이 언급하자 야당에서 거센 항의를 표한 것. 이에 여당은 “내로남불도 적당히 하라”고 맞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라고 부르는 데 그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박 의원 물음에 “내란 부분은 법적 절차를 거치고 있고 확정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 의견으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직후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내란을 언급한 보도에 대해 “마치 확정된 것처럼 하는 건 언론으로서 마땅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내란 수괴’라고 단정적으로 부르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런 논리라면 이재명 대표는 ‘법카 유용범’, ‘제3자 뇌물법 위반범’, ‘선거법 위반범’, ‘위증교사범’이기도 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자”라며 “쌍방울 통해서 북한에 돈 보내지 않았냐. 그것에 대해서 기소됐으니까, 그것을 확정적 범죄로 본다면 ‘북한 유엔 제재에 대한 위반범’으로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동의하며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라고 얘기한다면 이 대표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범’, ‘대북 불법 송금범’으로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과거 이 대표의 기소 내용까지 끄집어냈다. 그는 “이미 ‘음주운전범’ ‘검사 사칭범’ 등 이미 범죄경력이 4개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항의하자 박 의원은 “조용히 하라”며 “(내란 수괴 표현이) 말도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도 “질문을 하라,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며 “그럼 비상계엄이 옳았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박 의원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얘기했다. 적당히 하라”고 맞받았다. 이후에도 여야에서 고성이 오가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내란수괴지. 내란수괴다”라며 “그만하라”고 정리했다. 박 의원은 재차 이 대표를 적극 방어하는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상임위장에서 이렇게 결사옹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틀린 얘기한 게 뭐가 있느냐. 지금 다 범죄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건데. 다른 사람은 범죄 혐의로 재판 받으면 확정적 사실처럼 얘기하고 자기 당 대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무슨 법이라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도 좀 적당히 하라”고 비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여권 잠룡인 오 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두고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치가 뒤처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경제 성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청계재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달 출간될 예정인 오 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를 언급하며 “책 제목을 잘 지었다. 고상하게, 이상하게 쓰는 것보다 이 시점에서 잘 썼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의) 성장이 멈추다시피 하지 않았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후진적인 한국 정치를 ‘아날로그’에 빗대어 비판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인데 정치는 디지털 시대가 아닌 아날로그 시대”라며 “모든 현실은 AI(인공지능)로 들어가고 세계 경쟁은 새로운 차원에서 일어나는 데 국민들은 갑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개된 대화에서 탄핵 정국에 대한 논의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오전 규제철폐안 등을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성장하려면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며 “(오 시장은) 서울시장이 하는 얘기를 넘어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그걸 해야 한다”며 “그게 없이 성장이 되겠는가. 세계로부터 인정 받으려면 성장해야 된다. 경제가 성장을 안 하는데 누가 평가하겠나”라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베트남 정부 초청으로 현지 기업인과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한마디만 딱 했다. 베트남 경제 위상을 올리는 첫째로 성장을 해야 되고 성장의 첫 번째는 기업이라 했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되게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주석도 참고할 게 많다더라. 지금 이슈가 다 그거”라며 경제 성장을 강조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용차량에서 물건을 훔쳐간 여성을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0분경 서울시청 앞에 주차된 서울시장 의전용 관용차량에 한 여성이 침입해 회의자료와 생수, 마스크 등을 훔치고 도주했다. 자료 등이 없어진 사실을 인지한 서울시는 사건 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9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회의자료 중에는 대외비 문건도 포함된 걸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추적 중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경찰이 액상 대마를 구하려다 미수에 그친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아들의 신원을 특정한 후 체포하기까지 53일이 걸렸다고 4일 밝혔다. 이 의원 아들인 30대 이모 씨는 지난해 10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서울 서초구 주택가 화단에 묻힌 액상 대마를 찾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씨에 대한 신고를 작년 10월 29일 접수해 올해 1월 3일 신원을 특정, 2월 25일 체포영장 발부 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공범 2명과 함께 입건했고, (또다른) 1명을 추가 수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화단에서 마약을 찾는 것 같다’는 112신고를 접수한 뒤 폐쇄회로(CC)TV와 통신 분석 등을 통해 이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달 2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 씨를 검거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의 아들인 것은 검거 당시에는 몰랐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부터 체포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반 마약 사건도 바로 검거하는 경우가 있지만, 범죄 혐의를 보강수사하고 공범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며 “통신 수사도 같이 해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 씨가 과거 대마 흡입 혐의로 적발된 전력이 있느냐는 물음엔 “불기소한 기록이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체포 후 진행한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이 씨의 소변·모발을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간이시약검사는 통상 5∼10일 내 마약류를 투약했을 경우에만 반응이 나오지만, 정밀검사에선 모발 길이 등에 따라 수개월 전의 투약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별거 중이던 아내를 살해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금천경찰서는 70대 남성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2시 30분경 서울 금천구 독산동 소재 자택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 B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집을 나간 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B 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B 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B 씨가 집 재계약 문제로 A 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그룹 ‘클론’의 가수 구준엽 부인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의 1000억 원대 유산과 자녀 양육권 문제가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매체 ET투데이는 2일 “서희원의 유산 및 양육권 문제는 법률에 따라 처리됐다”며 “유산은 남편 구준엽과 두 아이가 상속받았다”고 보도했다. 서희원은 지난달 2일 일본에서 독감으로 인한 폐렴이 악화해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서희원은 전 남편인 중국 사업가 왕샤오페이(汪小菲·왕소비)와 사이에서 낳은 딸(10)과 아들(8)이 있다. 아이들이 미성년자인 탓에 18세 이전에는 친부인 왕소비가 자녀들의 상속분을 관리할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현지에선 1200억 원에 이르는 서희원의 유산을 구준엽과 두 자녀가 균등하게 나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유산 문제를 두고 서희원 가족과 왕소비의 법적 분쟁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양측은 원만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왕소비가 아이들을 데려갈 것이란 추측도 나왔지만 왕소비는 당분간 아이들을 베이징으로 데려갈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희원의 모친도 왕소비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한 상태다. 구준엽은 1990년대 후반 서희원과 교제하다 헤어진 뒤 그녀의 이혼 소식을 듣고 20여년 만에 연락해 2022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구준엽은 부인이 사망한 뒤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아픔의 시간”이라며 “유산은 생전 희원이가 피땀 흘려 모아놓은 것이기에 저에 대한 권한은 장모께 드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언론은 이와 관련해 서희원의 모친에게 ‘구준엽이 유산을 양도했는가’라고 물었으나, 그녀는 “그런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며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상속세 정상화가 진심이라면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며 상속세법 개정 논의를 제안했다. 이 대표가 최근 일괄공제 등 인적 공제 상한을 높이는 상속세법 개정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국민의힘의 감세 개편안을 비판하자 이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당 대표에서 사퇴한 한 전 대표는 최근 공개 행보를 재개하며 조기 대선을 염두한 정책 구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속세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올렸다. 한 전 대표는 “근 30년간 상속세 대상자를 정하는 과표가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아 경제 성장과 집값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며 중산층까지 부담을 느끼는, 당초 만들어질 때의 취지와 다른 세금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세표준과 공제한도를 30년간 경제 성장과 집값 상승 등을 감안해 현실화해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한 전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로 상속세 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민주연구원도 반대했다”며 “그러다 마침 이재명 대표가 상속세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고 했다. 다만 “어떤 것이 민주당의 진심인지 모르겠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도 간만 보다가 접었다”고 꼬집었다. 최근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반도체 주 52시간제 예외’ 카드를 꺼냈다가 입장을 선회한 이 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것.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감세 정책을 ‘초부자감세’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과세표준 18억 원까지는 상속세를 면제해 집 한 채 소유자가 사망해도 상속세 때문에 집 팔고 떠나지 않게 하려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최고세율 50%를 40%로 내리자 하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최고세율 인하도 필요하다’며 최고세율 인하 없이 공제확대 없다는 태세”라고 비판했다.현행법상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최대 60%다. 이에 국민의힘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40%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최고세율 50%가 과표 30억 원 이상에 적용돼 공제한도 18억 원을 제외하면 과세표준 48억 원 이상, 즉 시가(괴리율 80% 가정)로는 ‘60억 원 이상’만 혜택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에 “60억 이상 상속자가 서민이 맞느냐”고 공개 질의했다.한 전 대표는 이 대표에 “상속세 정상화가 진심이라면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며 “지금 당장 상속세법 개정 논의를 제안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에게 상속세 개편 공개 토론을 제안한 민주당 임광현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뒤에서 거짓말하지 말고 떳떳하고 당당하면 공개 토론하자”고 했다. 이후 권 원내대표 측은 이 대표에게 일대일 무제한 토론을 역제안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3대 3 토론을 거론하며 사실상 토론은 무산됐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쿠팡 로켓프레시의 정책을 악용해 1000여 개의 상품을 주문한 뒤 반품하는 수법으로 수천만 원의 이익을 챙긴 2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류경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최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 씨는 2023년 11월 30일부터 이듬해 4월 1일까지 쿠팡 로켓프레시를 통해 1683회에 걸쳐 상품을 주문, 배송받은 뒤 반품을 요청해 약 3185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문한 품목은 우유, 치즈스틱, 버터, 각종 야채와 과일, 아이스크림 등이다. 품질에는 문제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쿠팡 정책을 악용한 것이다. 쿠팡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의 상품이나 배송 문제 등으로 소비자가 반품을 신청하는 경우 환불 조치하되 회수하지 않고 자체 폐기를 요청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회사를 위해 1000만 원을 공탁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상당한 손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수법이 계획적이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미국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임을 원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2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격한 충돌 끝에 ‘노딜(No Deal)’로 끝난 지 이틀 만이다. 이를 두고 ‘광물협정 체결’을 위한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우리(미국)를 상대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 지지를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양국 간 광물 협정 체결’을 위해 만났으나 종전과 안보 보장 등을 둘러싼 이견을 노골적으로 노출하면서 거친 설전 끝에 회담은 파행됐다. 왈츠 보조관은 이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를 언급하며 “처칠은 국민을 위해 싸웠고 젤렌스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웠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처칠은 선거에서 져 물러났다. 한동안 권력을 잡았지만 이후 영국을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젤린스키 대통령의 개인적·정치적 목표가 전쟁 종식과 다르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해 3월 끝났지만 종전 이후로 선거가 연기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비난했었다.왈츠 보좌관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하고 러시아는 안보 보장에 대해 양보해야 한다”고 했다. 왈츠 보좌관은 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거나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 목표를 공유하는지 불투명했다”며 “우리는 지금 당장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개를 흔들거나 팔짱을 끼는 행동을 할 때 정말 무례하다고 생각했다”고도 지적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가수 션이 3·1절 기념 기부 마라톤을 통해 모인 2억2000여만 원을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기부했다. 3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션과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는 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에서 개최한 ‘3·1런’을 성료했다. ‘3·1런’은 3·1절을 기념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후손들이 안락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하는 기부 마라톤이다. 션과 한국해비타트가 2021년부터 5년째 진행해오고 있다.션은 배우 진선균·이재윤·임세미 등 31명이 달린 31㎞ 코스의 마지막 주자로 합류해 3.1km를 달렸다. 개인 참가자 3100명의 참가비 전액과 기업 후원금 등 모금된 2억2400만 원은 한국해비타트에 기부됐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보금자리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션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션은 ‘3·1런’ 이외에도 2020년부터 매년 광복절 ‘8·15런’을 통해서 같은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17세대에 새 보금자리를 제공했고, 현재는 18·19번째 집을 짓고 있다. ‘기부천사’로 불리는 션은 ‘착한 러닝’을 통해 다양한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낸 기부금만 6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가운데 1일 서울 곳곳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려 민심이 충돌했다. 탄핵 찬반 집회에 대거 참여한 여야 정치인들은 혐오 발언과 음모론을 쏟아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헌법재판관을 “처단하자”고 주장하며 폭력을 선동하는 등 3·1절이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1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엔 총 11만82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경복궁 앞과 헌법재판소 인근의 탄핵 찬성 집회엔 총 3만 명이 몰렸다. 아스팔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을 향한 극단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단에 선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재를 향해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서신에서 “불법 탄핵 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헌법재판관)을 즉각 처단하자”고 했다. 비상계엄 포고령에 담긴 ‘처단한다’는 문구를 탄핵 반대 집회 구호로 제안하며 지지층에게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과 보복 행동을 부추긴 것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서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저는 아마도 연평도로 가는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이른바 ‘백령도 작전’을 언급하며 지지층을 자극한 것이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어느 신부님 말씀대로 ‘지X 발광’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갈등과 분열은 대학가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3일로 비상계엄 발동 석 달째를 맞지만 윤 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하고 탄핵소추를 “거대 야당의 내란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 탄핵 찬반 갈등이 ‘뉴노멀’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의 일상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현재 양자 간의 논의도, 봉합을 위한 노력도 없는 심리적 내전 상태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정치적 무능, 사회적 불능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텔레그램이 딥페이크(인공지능 이미지 합성) 성범죄 등 범죄 수사와 관련해 한국 경찰에 적극 협조하면서 관련 수사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텔레그램은 하루 평균 3번씩 경찰과 소통하면서 경찰이 요구하는 자료의 90% 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추적을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이 텔레그램 이외의 시그널 등 다른 익명 메신저로 갈아타는 ‘텔레그램 엑소더스(대탈출)’도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를 우려하며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에 대해서도 공조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경찰 요청 자료 90% 이상 협조 2일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기반 사이버 성폭력 범죄 집단인 ‘자경단’이 검거된 후 유사 사건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구축해 하루 평균 3회 정도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텔레그램이 보내온 자료를 수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여성들의 얼굴 사진으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공유한 텔레그램 ‘자료공대방’ 개설자 10대 2명을 지난해 말 검거했다. 올 1월부터는 해당 텔레그램 채팅방에 참여했던 참가자 200여 명의 신원도 하나씩 특정 중이다. 지난해까지 텔레그램은 한국 경찰의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같은 해 8월 프랑스에서 기소되면서 분위기가 바꼈다. 이후 한국 정부에도 협조하기로 태도를 바꿨고, 최근에는 경찰이 공문을 보내면 텔레그램이 24시간 이내에 답변을 보내오기도 한다. 자료 제공 협조 비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시그널-심플엑스 챗 등 ‘대체재’로 거론 문제는 텔레그램이 경찰과 적극 공조하자 성범죄자들이 다른 보안형 SNS 앱으로 범죄 무대를 옮기는 ‘엑소더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장 유력한 대체재로 떠오른 앱은 ‘시그널’이다. 미국 컴퓨터 전문가 매슈 로즌펠드와 ‘와츠앱’ 창업자 브라이언 액턴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시그널은 통화, 메시지 등이 모두 암호화돼 포렌식으로도 대화 내용을 밝혀내기 어렵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성범죄자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시그널 이용을 서로 추천하고 있다. 한 관련 카페에는 “텔레그램 말고도 다른 앱 있지 않음? 시그널로 또 다같이 갈아타면 끝 아님?” “시그널은 완전히 신원 특정 안 되는 것 맞아?”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에는 “텔레그램은 사실상 뭐만 하면 경찰 공조하고 자료 제출하게 생겼는데 대체재 있다” “보안 쪽에선 시그널이 좋음” 등의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 “텔레(그램)도 결국 이번에 개인정보 넘긴 것 보면 결국은 시그널이 답인가 싶기도 하다”란 글도 있었다.시그널 외 ‘심플엑스 챗’ ‘바이버’ 등의 앱들도 대체재로 거론됐다. 심플엑스 챗은 ‘사용자 아이디가 없는 최초의 메신저’를 표방하는데,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아 사용자 신원을 추적하는 게 불가능하다. 동유럽 등에서 많이 쓰이는 바이버는 ‘채팅 숨기기’ 기능으로 원하는 대화에 비밀번호를 걸어 경찰 등 제3자에게 안 보여줄 수 있다. 사용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대화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수사 현장서 풍선효과 체감… “사용 차단할 필요도” 현장 경찰도 이런 풍선효과를 체감한다고 전했다. 한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음란물을 제작, 공유하는 이들이) 최근 텔레그램이 아닌 시그널 등 다른 보안형 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등을 지정된 사람들끼리 암암리에 주고받는 식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도 “한때 와츠앱이 ‘범죄의 장’ 중 하나였지만 와츠앱의 수사 협조 이후 수년 전 텔레그램으로 대거 옮겨갔다”며 “수사 실정에 따른 플랫폼 엑소더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했다. 그 때문에 시그널 등 다른 앱에 대해서도 수사 당국이 해당 기업과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앱이나 SNS는 국내에서 접근을 아예 차단하는 등의 강경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디지털 성범죄에서는 공급 경로 폐쇄가 가장 중요하다”며 “악용되는 플랫폼들을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가운데 1일 서울 곳곳에선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려 민심이 충돌했다. 탄핵 찬반 집회에 대거 참여한 여야 정치인들은 혐오 발언과 음모론을 쏟아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탄핵반대 집회에서 헌법재판관을 “처단하자”고 주장하며 폭력을 선동하는 등 3·1절이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1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엔 총 11만82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경복궁 앞과 헌법재판소 인근의 탄핵 찬성 집회엔 총 3만 명이 몰렸다. 아스팔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을 향한 극단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단에 선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재를 향해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 쳐부수자”고 말했다. 김 전 국방부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서신에서 “불법 탄핵 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헌법재판관)을 즉각 처단하자”고 했다. 비상계엄 포고령에 담긴 ‘처단한다’는 문구를 탄핵 반대 집회 구호로 제안하며 지지층에게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과 보복 행동을 부추긴 것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서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저는 아마도 연평도로 가는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이른바 ‘백령도 작전’을 언급하며 지지층을 자극한 것이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어느 신부님 말씀대로 ‘지X 발광’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갈등과 분열은 대학가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3일로 비상계엄 발동 석 달째를 맞지만 윤 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하고 탄핵소추를 “거대 야당의 내란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 탄핵 찬반 갈등이 ‘뉴노멀’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의 일상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현재 양자 간의 논의도, 봉합을 위한 노력도 없는 심리적 내전 상태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정치적 무능, 사회적 불능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신발을 갈아신다가 사고를 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28분경 경남 진주시 통영대전고속도로 통영 방면 산청 3터널 인근에서 차량 5대가 부딪혔다. 50대 남성 운전자 A 씨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춰서자 뒤따르던 차량 4대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연쇄 추돌로 이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5명이 경상을 입었다.A 씨는 운전 중 신발을 갈아신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 등을 두고 격하게 설전을 벌였다. 결국 이날 정상회담은 파행 끝에 조기에 끝났고, 예정된 ‘광물 협정의 서명식’도 취소했다. 일각에선 정장을 차려입지 않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마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가리키며 취재진을 향해 “그가 오늘 제대로 차려입었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이 새겨진 검은색 셔츠에 카고 바지를 입고 전투화를 신었다. 그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항전의 메시지를 담아 외국 정상을 만날 때도 군복 차림을 고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사전에 젤렌스키 대통령 측에 군복을 입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짜증나게 한 작은 요인 중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백악관을 방문할 때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수차례 얘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소보다) 격식을 차린 검은색 셔츠를 입고 왔지만 정장은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개 회담 자리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보수 매체인 원아메리카 뉴스 기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았느냐, 정장이 있긴 하냐”고 물은 것. 그는 “나라의 최고 지위에 있는데 정장 입기를 왜 거부하느냐”며 “많은 미국인은 당신이 이 자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다면 복장을 갖춰 입겠다”며 “당신과 비슷한 옷을 입거나 더 좋을 걸 입게 될 수도 있겠다”고 맞받았다. 한편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 등을 두고 충돌하면서 정상회담은 파행됐다. 오찬과 공동 기자회견도 취소됐고, 광물협정 서명식 등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막판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고맙게 여기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표한 뒤 자리를 떴고, 이후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는 평화를 위해 준비가 됐을 때 다시 오는 게 좋겠다”고 적었다. 미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앞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분노를 표출했다”고 말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3·1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도 ‘광장 정치’에 총출동해 세 결집에 나섰다. 이날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가 대거 모였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가정상화를 위한 천만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오후 3시 기준 10만1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호선 종각역 인근 대로에는 창원 등 각 지명을 단 관광버스 수십 대가 들어섰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버스에서 내렸다. 집회가 시작되자 지지자들은 “헌법재판관 사퇴”“대통령 복귀”를 외쳤다. 경기 양주에서 온 김모 씨(79)는 “버스와 지하철을 1시간 넘게 타고 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을 지켜야 나라를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선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가 오후 1시부터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더불어탄핵당 해체’‘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 out’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오후 3시 기준 5만5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세이브코리아 집회에는 김기현·나경원·추경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직접 무대에 오른 김 의원은 “시민들께서 (집회에) 와주셔서 나라가 살아날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은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등이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렸다. 오후 3시 기준 1만3000여 명이 모여 ‘내란종식’‘민주수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쳤다. ‘개딸 왔다’ 등 스티커를 몸에 붙인 채 응원봉을 든 참여자도 있었다.오후 3시 반부터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무대에 올라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건 결코 보수일 수 없다”며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한때 열차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안내 문자를 통해 “대규모 도심 집회 관련 인파 밀집으로 오후 2시 46분부터 5호선 광화문역 상하선 열차가 무정차 통과 중”이라고 밝혔다. 무정차 운행은 오후 2시 57분경 종료됐다.이날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인파 관리 대응에 나섰다. 광화문에 40여 개 부대와 경찰버스 160여 대, 여의도에 20여 개 부대와 경찰버스 70여 대가 투입됐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