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포스코 노조가 70%에 가까운 조합원 지지에도 민노총 탈퇴 시도가 결국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속노조가 산하 기업 노조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탈퇴를 무력으로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23일 오후 6시 포스코지회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포스코지회는 최근 지회장을 포함한 임원 3명과 대의원 4명이 금속노조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다른 대의원 4명은 스스로 그만뒀다. 포스코지회의 한 노조원은 “금속노조 주도로 비대위를 구성하면 결국 다시 민노총 판이 될 게 뻔하다”고 했다. 포스코지회는 지난달 두 차례나 ‘신규 노조 설립’을 위한 조합원 총회(찬반 투표)를 열어 각각 65.15%, 69.93%의 찬성을 얻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1차 때는 노동조합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9조에 따라 회의 개최일 7일 전까지 공고를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2차 때는 제18조에 근거해 총회 소집권자(대표자, 위원장 등) 없이 진행됐다는 이유로 노조 설립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금속노조가 포스코지회의 탈퇴 시도를 막으려고 1차 투표 공고 직후 총회 소집권자인 지부 회장을 제명해 버렸다는 점이다. 절차상 문제 발견으로 2차 투표를 다시 주도한 대의원들은 금속노조 내부 규약 제75조의 조합 질서 문란을 이유로 다시 제명해 버렸다. 총회 소집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지회의 전 임원과 대의원들은 22일 성명서를 내고 “금속노조의 슬로건은 ‘모든 노동자 해고 금지’다. 노동자의 뜻을 반영해 조직형태 변경을 했다는 사유로 노동조합에서 해고한다는 것은 민노총 금속노조가 노동단체가 아님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도부 제명으로 동력이 사라진 포스코지회에서는 개별 탈퇴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노조원은 “이미 노조 탈퇴를 신청한 이들이 꽤 된다”며 “투표에서 민노총 탈퇴 반대표를 던진 40여 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노조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노총이 조합원 200여 명에 불과한 포스코지회를 ‘어린애 손목 비틀 듯이’ 주저앉히는 것은 세력 약화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5월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된 현대로보틱스에서는 기존 민노총 계열 노조에 속했던 직원들이 새 노조를 설립해 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이 회사의 민노총 계열 순수 노조원은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GS건설과 쌍용건설이 민노총에서 탈퇴하고 올해는 대우조선해양에서도 탈퇴 시도가 나오자 민노총에서도 더욱 강경하게 나오는 모양새”라고 전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기업의 추가 진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서북부 살타시에서 만난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현지 연방 정부 및 주정부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전하며 이렇게 귀띔했다. 관광객조차 드물었던 내륙 도시 살타는 포스코그룹의 투자로 일자리가 늘면서 2010년 60만 명 수준이던 인구가 최근 100만 명에 육박할 만큼 성장하는 효과를 봤다. 한국인의 왕래가 늘자 현지 주민들은 동양인을 보고는 으레 ‘올라! 코레아노?(안녕하세요, 한국인인가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국 기업 ‘탈중국’ 자원확보 행렬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 국가들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각국이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와 함께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이 적극 진출하는 국가 중 하나는 매장량 기준 리튬, 니켈, 코발트 세계 2위, 희토류 6위인 호주다. SK온은 10월 자원개발 업체 레이크리소스 지분 10%(투자 금액은 미공개)를 취득하고 10년간 리튬 23만 t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는 각각 120억 원과 50억 원을 투자해 니켈 및 코발트 제련사 퀸즐랜드퍼시픽메탈 지분을 사들였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0년 6억5900만 달러(약 8500억 원)이던 대(對)호주 투자 금액은 지난해 11억5300만 달러(약 1조4900억 원)로 약 75%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9억2300만 달러(약 1조19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 경제협력위원회(KABC) 연례회의에서 국내 기업인 약 70명은 호주의 광물, 자원 업체와의 관계 조성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염수리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약 2조4500억 원을 투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 컨소시엄이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가치 사슬 구축에 약 1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9월 양국 기업과 정부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자원 민족주의 규제에 발목 잡힐라”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8대 2차전지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58.7%에 이른다. 50% 이하인 일본, 중국 등에 비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자원 부국들이 과거보다 투자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거나, 투자가 이루어진 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생기는 등 변수가 나타나 한국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해외 법인의 현지 투자 금액에 따라 국외로 송금할 수 있는 배당금이나 매출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 외화 사정이 넉넉지 않은 아르헨티나는 한국 등 외국 기업의 투자금 회수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는 강력한 환경 규제 탓에 채굴한 광물을 현지서 가공할 공장을 짓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호주, 캐나다 등과 공동으로 니켈 수출량과 가격을 통제하기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양화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와 함께 정부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주로 맺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현지 정부를 설득해 규제나 불리한 조건을 없애도록 하는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살타=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시드니=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10년간의 기술력을 결집해 지난해 2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을 발표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풀HD급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한 이래 LG디스플레이가 기술 진화에 꾸준히 힘 쏟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OLED는 화면을 구성하는 수천만 개의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공개한 패널에는 OLED 화질의 핵심이자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는 30% 높아졌고, 자연의 색을 보다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 더욱 몰입감 있는 화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구조로 자연계에 극소량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중수소를 유기발광 소자로 활용해 패널을 만들었다. 또한 유기발광 소자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독자 개발했다. 이들 기술 덕분에 결과적으로 더 밝고, 세부적인 색 구사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이 이전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재편되도록 했다. 그 사이 생산 기술도 발전시키면서 LG디스플레이의 제품군은 42인치에서부터 97인치까지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해상도도 풀HD급에서 UHD로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불가능할 것’이라던 시장의 의구심을 깨고 65인치 초고화질(8K) 제품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가 TV를 넘어서 투명, 게이밍 등 신규 분야로 확대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후발 주자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OLED TV 패널 시장의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LS그룹은 연말 강추위를 따뜻하게 녹이는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LS그룹의 비철금속소재기업(계열사) LS MnM은 15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를 찾아 후원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LS MnM 임직원들이 1년간 자발적으로 기부한 ‘급여우수리’와 회사에서 지원한 ‘매칭그랜트 기금’으로 마련한 후원금이다. 기부한 돈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동 지원 사업인 ‘산타원정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생활 지원과 학업 지원을 위한 교육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에서 경기 안성시와 함께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다. 안성시내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 약 700가구에 김치 5000여 포기와 한 포대에 10kg인 쌀 470포대, 토종벌꿀 100단지(1단지 0.5kg) 등을 전달했다. LS그룹은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나기를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2016년부터 안성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7년째 실시하고 있다. 국내 교육 지원 사업으로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과학 실습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를 2013년 시작해 올해로 17회째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7월 26일부터 8월 12일까지 약 3주간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 17기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해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과학 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등 미래세대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해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LS그룹은 2007년부터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 4개국 대학생과 LS 임직원 25명으로 구성된 1000여 명의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선발해 현지에 파견해 왔다. 파견 지역에 매년 8∼10개 교실 규모의 건물인 LS드림스쿨을 신축하여 현재까지 베트남 하이퐁, 하이즈엉, 호찌민, 동나이 등지에 총 18개의 드림스쿨을 준공했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LS전선이 8월 추석맞이 ‘전통시장 전기 안전점검’ 활동을 벌이고, LS일렉트릭은 11월 경기 안양시 노인종합복지관을 통해 지역 내 저소득 홀몸노인 250여 명에게 5000만 원 상당의 방한의류와 방한화를 기부했다. LS엠트론은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코피온과 함께 베트남 뚜옌꽝성 반푸 초등학교에서 ‘5기 해피 글로벌 봉사단’을 진행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매년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를 통해 전국 21개 장애인 복지시설에 약 1억 원을 후원하는 ‘희망충전 캠페인’을 12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기업 추가 진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서북부 살타 시에서 만난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현지 연방 정부 및 주정부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전하며 이렇게 귀띔했다. 관광객조차 드물었던 내륙 도시 살타는 포스코그룹의 투자로 일자리가 늘면서 2010년 60만 명 수준이던 인구가 최근 100만 명에 육박할 만큼 성장하는 효과를 봤다. 한국인의 왕래가 늘자 현지 주민들은 동양인을 보고는 으레 ‘올라! 꼬레아노?(안녕하세요, 한국인인가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 한국기업 ‘탈 중국’ 자원확보 행렬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 국가들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각 국이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와 함께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이 적극 진출하는 국가 중 하나는 매장량 기준 리튬, 니켈, 코발트 세계 2위, 희토류 6위인 호주다. SK온은 10월 자원 개발업체 레이크 리소스 지분 10%(투자 금액은 미공개)을 취득하고 10년 간 리튬 23만 톤(t)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는 각각 120억 원과 50억 원을 투자해 니켈 및 코발트 제련사 퀸즐랜드퍼시픽메탈 지분을 사들였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에 따르면 2010년 6억5900만 달러(약 8500억 원)이던 대(對)호주 투자 금액은 지난해 11억5300만 달러(약 1조4900억 원)로 약 75%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9억2300만 달러(약 1조19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 경제협력위원회(KABC) 연례회의에서 국내 기업인 약 70명은 호주의 광물, 자원 업체와 관계 조성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염수리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약 2조4500억 원을 투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기업 컨소시엄이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가치 사슬 구축에 약 1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9월 양국 기업과 정부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기도 했다. ● “자원 민족주의 규제에 발목 잡힐라”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8대 2차전지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58.7%에 이른다. 50% 이하인 일본, 독일 등에 비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자원 부국들이 과거보다 투자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거나, 투자가 이루어진 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생기는 등 변수가 나타나 한국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해외 법인의 현지 투자 금액에 따라 국외로 송금할 수 있는 배당금이나 매출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 외화 사정이 넉넉지 않은 아르헨티나는 한국 등 해외기업의 투자금 회수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는 강력한 환경 규제 탓에 채굴한 광물을 현지서 가공할 공장을 짓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호주, 캐나다 등과 공동으로 니켈 수출량과 가격을 통제하기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양화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와 함께 정부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주로 맺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현지 정부를 설득해 규제나 불리한 조건을 없애도록 하는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타=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시드니=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1만9000대.’ 현대자동차가 15일 7세대 신형 그랜저(디 올 뉴 그랜저) 공식 판매에 들어가면서 제시한 내년 판매 목표량이다. 업계에선 고(高)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동차 시장에 한파가 몰려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 현대차는 그래도 매년 10만 대 안팎을 판매해 왔던 그랜저의 흥행 ‘불패 신화’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출시 당일 현대차 측은 7세대 그랜저의 출고 대기 인원이 10만9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자신감에는 과연 근거가 있는 걸까. 공식 출시 일주일 전인 8일 신형 그랜저(3.5 GDI 가솔린)를 타고 경기 하남에서 의정부까지 왕복 90km 구간을 시승했다. 그랜저의 승차감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변화가 있다면 전작 대비 부드러움보단 좀 더 주행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정도다.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은 예전과 비교해 단단하게 설정됐고, 핸들링 또한 가벼웠다. 최고출력 300마력에 최대 토크 36.6kg·m의 성능을 탑재한 파워트레인은 일반도로나 고속도로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힘을 보여줬다. 정숙성도 훌륭했다. 이번 모델에는 역위상 음파를 내보내 노면 소음을 줄이는 기술(ANC-R)과 이중 접합 차음 유리, 흡음타이어, 분리형 카펫이 적용됐다. 그 덕분에 시동을 켜놔도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 오디오는 승차 시 몰입감 있는 음악 청취 경험을 제공해 만족감을 높였다. 1세대 ‘각 그랜저’ 시절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원 스포크 스타일은 예뻤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두꺼운 메인스포크로 운전대를 좌우로 움직일 때 다소 불편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칼럼식 기어노브는 기존 버튼식 기어보단 조작하기가 훨씬 편했다. 이번 모델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는 차체 크기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다만, 실제 내부로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공간감은 직전 세대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량 내부 공간감을 결정하는 축거는 6세대(2885mm)보다 10mm가 커진 2895mm다. 업계의 화젯거리로 떠올랐던 단순한(?) 계기판 디자인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공조기를 대형 패널(스크린 터치)로만 조작하게 한 건 깔끔함을 더하는 장점이면서도 운전 중에 공조기를 다루기 어렵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이런 몇몇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랜저는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차였다면 갖추기 힘든 내부 디자인과 첨단 사양들은 갖추고 있다. 최고는 아니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급 사양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차였다. 그랜저의 최저 판매가는 가솔린 3716만 원, LPG 3863만 원, 하이브리드 4376만 원으로 책정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 전동화 모델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이로써 제네시스는 G70, G80, G90, GV60, GV70, GV80 등 IIHS에서 안전 성능을 평가받은 모든 차종이 TSP+ 등급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 및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2012년에는 차량 전면부 일부만 충돌시켜 안전성을 평가하는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도입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신차 안전성 평가로 꼽힌다. G80 전동화 모델은 이 IIHS의 6개 충돌 안전 항목 평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훌륭함’을 받으며 ‘TSP+’ 등급을 받아냈다. G80 전동화 모델에는 △10개 에어백 시스템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의 안전 기능들이 대거 탑재돼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1만 9000대’현대자동차가 15일 7세대 신형 그랜저(디 올 뉴 그랜저) 공식 판매에 들어가면서 제시한 내년 판매 목표량이다. 업계에선 고(高)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동차 시장에 한파가 몰려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 현대차는 그래도 매년 10만 대 안팎을 판매해왔던 그랜저의 흥행 ‘불패 신화’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출시 당일 현대차 측은 7세대 그랜저의 출고 대기 인원이 10만 9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자신감에는 과연 근거가 있는 걸까.공식 출시 일주일 전인 8일 신형 그랜저(3.5 GDI 가솔린)를 타고 경기 하남에서 의정부까지 왕복 90㎞ 구간을 시승했다.그랜저의 승차감을 꽤 괜찮은 편이었다. 변화가 있다면 전작 대비 부드러움보단 좀 더 운동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정도다.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은 예전과 비교해 단단하게 설정됐고, 핸들링 또한 가벼웠다. 최고출력 300마력에 최대 토크 36.6㎏·m의 성능을 탑재한 파워트레인은 일반도로나 고속도로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힘을 보여줬다.정숙성도 훌륭했다. 이번 모델에는 역위상 음파를 내보내 노면 소음을 줄이는 기술(ANC-R)과 이중 접합 차음 유리, 흡음타이어, 분리형 카펫이 적용됐다. 그 덕분에 시동을 켜놔도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 오디오는 승차 시 몰입감 있는 음악 청취 경험을 제공해 만족감을 높였다.1세대 ‘각 그랜저’ 시절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원 스포크 스타일은 예뻤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두터운 메인스포크로 운전대를 좌우로 움직일 때 다소 불편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칼럼식 기어노브는 기존 버튼식 기어보단 조작하기가 훨씬 편했다.이번 모델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는 차체 크기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다만, 실제 내부로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공간감은 직전 세대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량 내부 공간감을 결정하는 축거는 6세대(2885㎜)보다 10㎜가 커진 2895㎜다.업계의 화젯거리로 떠올랐던 단순한(?) 계기판 디자인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공조기를 대형 패널(스크린 터치)로만 조작하게 한 건 깔끔함을 더하는 장점이면서도 운전 중에 공조기를 다루기 어렵게 하는 단점으로 작용했다.이런 몇몇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랜저에는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차였다면 갖추기 힘든 내부 디자인과 첨단 사양들은 갖추고 있다. 최고는 아니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급 사양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차였다. 그랜저의 최저 판매가는 가솔린 3716만 원, LPG 3863만 원, 하이브리드 4376만 원으로 각각 책정됐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한국은 독일 BMW의 최고급 세단 7시리즈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 7시리즈는 2752대가 팔렸다. 신형 모델 발표 때마다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7시리즈가 2015년 이후 7년 만에 7세대 모델로 돌아온다. BMW는 16일 뉴 7시리즈 ‘i7 xDrive60’, ‘740i sDrive’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세대 변경 모델인 만큼 BMW의 기대도 크다.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뉴 7시리즈를 미리 만나 봤다. BMW가 곳곳에 배치한 ‘와우 팩터(Wow factor·흥분 요소)’를 발견하며 즐기는 시간이었다. 전기차 i7 xDrive60은 내·외관 디자인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가솔린 기종인 740i sDrive, 760i sDrive 등과 동일하다. 현재 BMW는 같은 플랫폼으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만드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시승할 때 크게 놀란 지점은 같은 디자인의 i7이 주행감과 승차감에서 가솔린 모델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시승 코스는 군데군데 모래로 뒤덮였고, 굴곡진 곳도 자주 출몰하는 거친 도로였다. 80여 km를 달리는 동안 머릿속에 연상되는 그림은 이륙 직전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였다. BMW는 배터리 탑재로 가솔린 모델보다 370kg이 더 무거운 단점을 하체의 단단함을 높이는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회생제동(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 시스템은 주행 환경에 따라 그 강도를 조율해 준다. 부드러운 주행감의 일등공신이다.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의 OST를 작곡한 거장 한스 치머가 참여한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은 우주 비행을 떠올리게 하는 가상 엔진음을 제공했다. 조용해서 밋밋했던 전기차 드라이빙 경험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요소였다. 연이어 시승한 가솔린 모델 ‘760i sDrive’는 국내에서 판매될 740i(6기통 엔진, 출력 381마력)보다 한 단계 높은 BMW 내연기관차량 중 최상위 모델이다. 8기통 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이 544마력에 달하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2초다. 시승 때 몇 초간 엔진 회전(RPM)을 극도로 끌어올려 최고 속도에 도달케 하는 ‘부스트’ 기능을 작동하자 저릿한 질주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BMW는 뉴 7시리즈 천장 중앙부에 31.3인치 8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시어터 스크린’이라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뒷좌석은 영화관으로 탈바꿈한다.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 파이어 TV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새로운 키드니 그릴과 외관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도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만큼은 독보적이었다. 다만 뒷좌석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젖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모드를 실행하자 앞으로 접힌 조수석이 사이드미러를 조금 가리는 것은 아쉬웠다. 뒷좌석 공간이 다른 대형 세단에 비해 그리 넉넉한 편도 아니다. 미래를 선체험하는 듯한 순간들을 제공한 뉴 7시리즈는 국내에서 가솔린 모델 1억7300만∼1억7630만 원, 전기차는 2억1570만∼2억1870만 원에 출시된다. 14일 기준 국내 사전계약 대수는 약 1800대다.팜스프링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도요타그룹이 전기차 플랫폼을 폐기하는 등 대대적인 ‘전동화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올인’ 전략을 펴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병행하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도요타도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플랫폼 조기 폐기 검토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2024년부터 2026년 1분기(1∼3월)까지 적용할 전동화 계획의 구체적인 수정안을 내년 초 주요 부품공급 업체들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5월에는 도요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3년 경영계획’이 예정돼 있다. 수정안에는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해 만든 자체 전기차 플랫폼 ‘e-TNGA’의 조기 폐기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e-TNGA를 만들 당시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그러나 생산비용이 줄지 않아 새 플랫폼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는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 BYD와의 가격·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판단”이라고 했다. 도요타의 이런 변화는 첫 순수전기차 ‘bZ4X’에서 품질 불량 문제가 발생한 게 결정적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bZ4X는 도요타가 지난해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 연간 3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뒤 처음 내놓은 차량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 출시 후 1개월 만에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2700대의 bZ4X를 리콜(환불)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 사태로 도요타는 전기 구동 시스템과 전력 변환 전자 장치 등에 신기술을 대거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갈팡질팡하는 ‘두 마리 토끼 전략’도요타는 전동화 시대에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내연기관차를 포기하지 않는 ‘두 마리 토끼 전략’ 진영의 대표주자다.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선언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BMW와 반(反)‘전기차 올인’ 진영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까지도 “전기차는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선택지일 뿐”이라고 강조해 왔다. 업계는 도요타의 이번 전략 변경이 “전향적인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향후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후발주자인 도요타가 언제든 추격할 여지가 커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도요타가 머뭇거리는 사이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기반해 내놓은 ‘아이오닉 5’, ‘EV6’ 등이 호평받으며 영향력을 넓혀 갔다. 통계분석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상반기(1∼6월) 기준 도요타와 현대차그룹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6028대(세계 38위), 18만1507대(세계 5위)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요타는 지난해 말 전기차 전략을 발표할 때도 바로 3개월 전에 제시했던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150만 대 상향(200만 대→350만 대)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해 각국 산업 정책이 전기차 지원에 집중되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도요타그룹이 전기차 플랫폼을 폐기하는 등 대대적인 ‘전동화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도요타는 ‘전기차 올인’ 전략을 펴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병행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업계에선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웃돌고, 기술 결함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기존 전략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플랫폼 조기 폐기 검토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2024년부터 2026년 1분기(1~3월)까지 적용할 전동화 계획의 구체적인 수정안을 내년 초 주요 부품공급 업체들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5월, 도요타가 3년 주기로 발표하는 ‘3년 경영계획’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수정안에는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해 만든 도요타의 전기차 플랫폼 ‘e-TNGA’를 조기에 폐기하고,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검토 안건으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로이터 통신은 “e-TNGA를 만들 당시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생산비용이 줄지 않아 새 플랫폼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는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 BYD와의 가격·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도요타가 e-TNGA에 기반해 내놓은 첫 순수전기차 ‘bZ4X’에 품질 불량 문제가 발생한 게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bZ4X는 도요타가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 연간 3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라는 지난해 발표 이후 처음 내놓은 전기차다. 하지만 도요타는 5월 출시 이후 1개월 만에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2700대의 bZ4X를 리콜(환불)하는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이 사태로 도요타는 전기 구동 시스템과 전력 변환 전자 장치 등에 신기술을 대거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하이브리드를 고집하던 본사 전동화 전략에 위기감을 호소하던 도요타 해외 지사장들이 많았다”며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본사 차원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팡질팡하는 ‘양다리 전략’사실, 도요타는 전동화 시대에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내연기관차를 포기하지 않는 ‘양다리 전략’ 진영의 대표 업체다.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선언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BMW와 반(反) ‘전기차 올인’ 진영의 한 축을 담당해온 것이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까지도 “전기차는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선택지일 뿐”이라고 강조해왔다.업계는 도요타의 이번 전략 변경이 “전향적인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런 변화가 향후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선수를 뺏긴 도요타가 언제든 추격할 여지가 커서다.현대자동차그룹만 해도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에 고집하는 기간에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개발하고 이에 기반해 내놓은 아이오닉 5, EV6 등이 호평받으며 영향력을 넓혀갔다. 통계분석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상반기(1~6월) 기준 도요타와 현대차그룹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6028대(세계 38위), 18만 1507대(세계 5위)다.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요타는 지난해 말 전기차 전략을 발표할 때도 바로 3개월 전에 제시했던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150만 대 상향(200만대→350만대)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해 각국 산업 정책이 전기차 지원에 집중되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3만 대를 넘어선 국내 대표 수소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에 대규모로 공급한다. 수소전기차(완성차) 형태가 아닌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대규모로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수소 사업 브랜드인 에이치투(HTWO)는 최근 독일 파운그룹 산하 친환경 트럭 제조사인 엔지니어스와 상용차 양산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하기로 한 시스템은 3년간 상용차 약 1100대분이다. 현대차그룹이 엔지니어스에 제공하는 시스템은 넥쏘에 탑재된 90kW(킬로와트)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같다. 엔지니어스는 유럽 청소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파운그룹의 청소트럭 블루파워와 중형 화물트럭 시티파워를 양산하는 데 이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 60대가 운행되고 있는 블루파워에는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다. 9월 독일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에서 처음 공개된 시티파워는 2024년 시범 운행을 거쳐 2025년부터 유럽 도심을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9월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 업체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4기를 수출한 바 있다. 임태원 현대차그룹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연료전지 시스템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첫 사례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확장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파운그룹과의 협력으로 에이치투는 인류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3위 철강기업 동국제강이 설립 69년 만인 내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철강 부문은 열연과 냉연 사업으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장세주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4세인 장선익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안을 통과(의결)시켰다. 이 계획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향후 철강 사업에서 각각 열연과 냉연 사업을 맡을 신설 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가칭)으로 나뉜다. 그 위에 존속법인인 동국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기로 했다. 내년 5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되면 분할 기일은 6월 1일이다. 최근 8년간 이어진 동국제강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2014년 재무 건전성 악화로 KDB산업은행과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2015년엔 열연 사업을 하던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 담당 유니온스틸을 통합한 바 있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전략적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룹 전체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책무도 맡게 됐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봉강·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고로 제철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가동하는 전기로 제강 사업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냉연을 맡을 동국씨엠은 2030년까지 매출 2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운 컬러강판 사업 전문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인천공장 생산담당을 맡아온 장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본사에서 원자재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구매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 수업의 범위를 전략과 생산에 이어 구매까지 넓히면서 승계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장 전무는 현재 동국제강을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의 조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유럽 전기차(EV)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20만 대를 모두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11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는 10월 말 누적 판매량 20만984대를 기록했다. 2014년 쏘울EV를 선보이며 처음 유럽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지 8년 만이다. 기아는 2019년 유럽 연간 판매량 1만3132대로 ‘1만 대’ 선을 넘어선 데 이어 2020년 3만9031대, 지난해 6만3419대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왔다. 이에 따라 4월에 20만 대 누적 판매 고지를 먼저 돌파한 현대차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양 사가 전기차 누적 판매량 20만 대를 뛰어넘게 됐다. 현대차의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3만7631대다. 현대차는 코나EV(14만5144대)와 아이오닉EV(4만9241대), 아이오닉5(4만3246대) 순으로 누적 판매량이 높았고, 기아는 니로EV(12만1852대), 쏘울EV(4만6791대), EV6(3만2341대) 등이 많이 팔렸다. 양 사의 유럽 내 전기차 합산 연간 판매량도 올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총 13만5408대를 팔았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까지 여기에 약 12%가 모자란 11만9153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10만4883대)와 비교해보면 약 14%가 늘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의 한 곳으로 불리는 유럽에서 전기차(EV) 누적 판매량 20만 대를 모두 넘어섰다.11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는 10월 말 누적 판매량 20만 984대를 판매했다. 2014년 쏘울EV를 선보이며 처음 전기차 판매량 662대를 기록한 지 8년만. 기아는 2019년 연간 판매량 1만 3132대로 ‘1만 대’ 선을 넘어선 데 이어 2020년 3만 9031대, 지난해 6만 3419대로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왔다.이에 따라 4월, 20만 대 누적 판매 고지를 먼저 돌파한 현대차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양사가 전기차 누적 판매량 20만 대를 모두 넘어서게 됐다. 현대차의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23만 7631대다.차종별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의 경우 코나EV(14만 5144대)와 아이오닉EV(4만 9241대), 아이오닉5(4만 3246대)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에 출시된 아이오닉 6도 최근 독일과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5개국에서 진행된 ‘퍼스트 에디션’ 사전예약에서 물량 2500대가 하루 만에 완판되는 인기를 누렸다.기아는 니로EV가 기아 전기차로서는 유일하게 10만대 고지를 넘긴(12만 1852대) 가운데 뒤이어 쏘울EV(4만 6791대), EV6(3만 2341대) 등이 많이 팔린 차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에 기반해 출시된 EV6는 출시 1년여 만에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39%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전기차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양사의 유럽 내 전기차 합산 판매량도 올해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총 13만 5408대를 팔았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까지 여기에 약 12%가 모자란 11만 9153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10만 4883대)와 비교해보면 약 14%가 늘었다.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유럽 시장 내 점유율도 상반기(1~6월) 9.9%로 지난해 연간 점유율 3위를 차지했던 르노그룹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바 있다. 발 빠르게 전기차 전환에 들어가면서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가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 수상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며 “전기차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애플이 8년간 준비해오던 자율주행차 ‘애플카’의 출시 시점을 1년 미루고 완전 자율주행 기술 수준도 초기 기획보다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 가능성에 회의감이 높아지면서 자율주행차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칠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2014년부터 준비해오던 애플카 프로젝트(타이탄)를 전면 수정했다. 2025년으로 예정돼 있던 출시일을 2026년으로 연기했다. 초기 미탑재할 계획이었던 운전대와 가속 페달도 내부에 부착하는 것으로 디자인을 바꿨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고속도로에서만 지원할 계획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악천후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하는 수동 모드 전환 기능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경영진이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이 현재로선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시했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최강자라 불리는 애플마저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을 대폭 수정하면서 시장에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기술 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선 애플카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이 점쳐졌던 LG전자의 주가가 종가 기준 전일보다 7.1% 하락했다. 실제, 최근 자율주행차 시장은 불황기로 접어들었다. 폭스바겐과 포드의 자율주행 합작사인 아르고AI는 지난달 폐업을 선언했다. 모회사가 “수익을 내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의 구현까진 많은 시간이 남았다”라는 판단 아래 투자(지원)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또한 지난달 미국 나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애초에 목표로 했던 기업가치(5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230억 달러(약 30조3720억 원)에 그쳤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가 합작해 2020년에 출범한 모셔널만 해도 최근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국내에서 현대차그룹은 8월에 인수한 자회사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혀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큰 기업의 지원을 받거나 독점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스타트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자율주행차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타이어가 사진 한 장으로 타이어의 마모도를 쉽게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자동차 토털 서비스 전문점 ‘티스테이션’의 공식 홈페이지(티스테이션닷컴)를 통해 고객이 타이어 사진을 등록하면 마모 상태와 교체 예상 시기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사진은 최대 세 장까지 올릴 수 있으며 고객이 차량 정보를 등록하면 맞춤형 차량 점검 서비스 추천까지 받을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웹사이트 개편도 단행했다. PC 버전은 칼럼형(세로형) 메뉴바, 모바일 버전은 타이어 모양의 아이콘을 추가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 메뉴 이용 편의성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애플이 8년간 준비해오던 자율주행차 ‘애플카’의 출시 시점을 1년 미루고 완전 자율주행 기술 수준도 초기 기획보다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 구현 가능성에 회의감이 높아지면서 자율주행차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칠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2014년부터 준비해오던 애플카 프로젝트(타이탄)를 전면 수정했다. 2025년으로 예정돼 있던 출시일을 2026년으로 연장했다. 초기 미 탑재할 계획이었던 운전대와 가속 페달도 내부에 부착하는 것으로 디자인을 바꿨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 5단계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고속도로에서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악천후와 같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하는 수동 모드 전환 기능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경영진이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이 현재로선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시했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최강자라 불리는 애플마저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을 대폭 수정하면서 시장에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기술 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선 애플카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이 점쳐졌던 LG전자의 주가가 종가기준 전일보다 7.1% 하락했다. 실제, 최근 자율주행차 시장은 불황기로 접어들었다. 폭스바겐과 포드의 자율주행 합작사인 아르고AI는 지난달 폐업을 선언했다. 모회사가 “수익을 내는 완전 자율주행기술의 구현까진 많은 시간이 남았다”라는 판단 아래 투자(지원)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또한 지난달 미국 나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 할 때 상장 첫 날 시가총액은 애초에 목표로 했던 기업가치(500억 달러)에 한참이 못 미치는 230억 달러(약 30조3720억 원)에 그쳤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가 합작해 2020년에 출범한 모셔널만 해도 최근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8월에 인수한 자회사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혀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큰 기업의 지원을 받거나 독점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스타트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자율주행차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4년 4개월.’ 한국 축구 사상 가장 긴 기간 대표팀을 지도했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53). 12년 만의 방문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빌드업 축구’를 전수했지만 떠나기로 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친 6일 “4년 4개월 동안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훈련해왔고, 대회 때도 잘해줘 자랑스럽다”며 “한국 대표팀 감독은 오늘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는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국내 축구 팬들로부터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그는 “이제는 미래를 생각할 때다. 향후 거취는 쉬면서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직 연장 여부를 놓고 재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이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사령탑에 오른 뒤 35승 13무 9패(승률 61.4%)의 성적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는 ‘빌드업 축구’를 남겼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독일을 2-0으로 이기는 성과를 보여줬지만 수비에 치중한 채 역습만 노리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는 향후 월드컵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판단에서 시도한 것이다. 오랜 단련 기간을 거친 한국은 실제 이번 월드컵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축구를 구사했다. 스포츠 전문 통계 회사 옵타에 따르면 한국의 이번 대회 평균 점유율은 48.3%를 나타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1-4 패)과 9위 포르투갈(2-1 승), 14위 우루과이(0-0) 등 강호들을 연달아 상대하면서도 직전 대회(37.3%)보다 점유율이 11%포인트 늘었다. 빌드업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골키퍼의 경기당 패스 횟수’도 17.7회에서 24.8회로 뛰었다. 발기술이 좋은 골키퍼로 평가받는 김승규(32·알샤밥)가 ‘벤투호’의 붙박이 문지기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이 파이널서드(상대 진영 3분의 1 지점)로 진입하는 횟수(경기당)도 106회에서 168회로 늘며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벤투 감독은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다. ‘벤투호’ 출범 이듬해에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하자 국내에선 벤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직력 강화를 위해 선수 기용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고집쟁이”란 비판이 일기도 했다. ‘벤투호의 황태자’라고 불리며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이번 대회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뛰고(전 경기 총합 45km), 패스 또한 최다인 243회 뿌려주며 이런 비판을 완전히 씻어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태극전사들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월드컵에서도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 우리 진영이 아닌 중원에서 상대와 당당하게 맞부딪쳐도 두려울 게 없다는 것, 우리도 강팀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팬들은 더 큰 것을 배웠다. 한 감독에게 4년이란 시간을 주고 기다리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남긴 유산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사자 더비’에서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을 완파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득점 없이 도움만 3개를 기록했던 해리 케인(29·토트넘)도 대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다. 유니폼에 삼사자 문장(紋章)을 새긴 잉글랜드는 5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세네갈에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38분 조던 헨더슨(32·리버풀)이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추가시간에 케인이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12분에는 부카요 사카(21·아스널)가 쐐기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세 번째 클린시트(무실점) 승리를 따낸 데 이어 4경기 만에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7경기에서 기록한 전체 골(12골)과 타이를 이뤘다.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21경기 연속 무패(15승 6무) 기록도 이어갔다.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6명이 골을 넣었지만 케인의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해하던 상태였다. 한국 팬들에게는 손흥민(30)의 찰떡 콤비로 유명한 케인은 잉글랜드가 4위에 올랐던 2018 러시아 대회 당시 6골을 넣으며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한 선수다. 케인은 A매치(국가대표 대항전) 통산 52번째 골을 넣으면서 웨인 루니(37)가 보유 중인 잉글랜드 A매치 최다 골(53골)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케인이 골을 넣은 이후) 공간 활용이 좋아지고 연계 플레이도 더 좋아졌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 골은 그와 우리 팀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8강에서 숙적 프랑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역사적 앙숙 관계’인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맞붙는 건 24개 팀이 출전한 1982 스페인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잉글랜드가 3-1로 승리를 거두자 잉글랜드 과격 팬들은 프랑스의 상징적 동물인 수탉을 죽여 그라운드로 던지면서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는 선수층이 엄청나다”며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국어로 ‘정(情)’을 뜻하는 낱말 ‘테랑가’를 붙여 ‘테랑가의 사자’로 통하는 세네갈은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의 철벽 수비를 앞세워 20년 만의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점유율 54%를 가져간 잉글랜드의 파상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아프리카 팀이 유럽 팀에 승리를 거둔 건 세네갈이 스웨덴을 2-1로 물리친 2002년 한일 대회 16강전 딱 한 번뿐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