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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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문학/출판31%
문화 일반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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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7%
칼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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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의 땀만 있었나” 출판인 반발

    세상 참 편해졌다. 책의 내용 일부가 필요할 때 책을 사지 않고 가까운 서점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필요한 페이지만 사진으로 찍는 이가 드물지 않다. 책을 소유한 지인에게 필요한 부분의 사진을 메신저로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만큼 책이 안 팔리니 출판사들은 울상이다.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의 복제 전송이 점점 간편해지는 건 가뜩이나 불황을 겪는 출판계에 위협이다. 출판계 이익을 대변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최근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복전협)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저작권 보호단체를 설립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갈등의 발단은 이른바 ‘수업 목적 보상금’의 분배 문제다. 대학은 수업에서 필요한 저작물 일부를 쓴다. 책의 일부를 복사해서 학생들에게 나눠 주거나 강의용 웹하드에 파일 형태로 올려 공유하기도 한다. 물론 보상은 한다. 일일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을 수 없으니, 대학이 학생당 일정 금액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단체인 복전협에 낸다. 연간 약 25억 원 규모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저자)에게만 보상금 지급 의무를 두고 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액수가 극히 작은 도서관 보상금(도서관에서의 복사에 대한 보상금)은 저작권자와 출판권자(출판사)에 나누어 주도록 규정했으면서, 수업 목적 보상금은 저자에게만 주도록 한 건 저작권법의 모순”이라면서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출협은 20일 ‘2018 출판경영자세미나’에서 복전협과 저작권 관리 신탁 계약을 맺은 개별 출판사 200여 곳에 신탁 해지를 요청했다. 학술서를 주로 내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복전협은 출판물의 무단 복제에 대응하는 데 미흡했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판면권(版面權)’을 저작인접권으로 보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판면은 말 그대로 인쇄된 책의 면(여백 제외)을 일컫는다. 곡(曲)의 경우 작사·작곡자 외에도 노래를 부른 실연자나 음반제작자 등이 저작권과 유사한 저작인접권을 가진다. 박익순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장은 “책 판면 뒤에는 기획과 저자 발굴, 편집, 디자인, 교정 등 출판인의 노력이 들어 있지만 그에 대한 권리인 판면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허락 없이 종이책과 판면이 똑같은 PDF 전자책을 만들어 온라인에 올려 팔아도 저자의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만 종이책 출판권만 있는 출판사라면 권리 침해를 인정받기 어렵다. 판면권을 도입하면 이런 상황에서 출판사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매절 계약’(저작권 양도 계약) 관행 탓에 저자의 권리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출판권을 지나치게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출협은 “과거의 관행이며, 최근 실태조사에서 ‘매절 계약’은 극히 일부”라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저자와 출판사가 계약 시 보상금 분배 관련 조항을 명시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문영호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장은 전화 통화에서 “수업 목적 보상금의 출판권자 의무 분배나 포괄적 판면권의 도입은 역으로 저자의 권리를 잠식할 소지가 있다”면서 “그 대신 ‘사적복제보상금’(스마트폰 등 복제가 가능한 기기를 구입하는 이들이 보상금을 내는 것)이나 ‘공공대출권’(도서관 도서 대출에 대해 국가가 저작권료를 지불) 제도 도입을 검토해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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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 시그널’과 ‘사랑의 스튜디오’의 차이? 2019년 트렌드 예측해보면…

    “최근 관찰예능 프로그램인 채널A ‘하트 시그널’과 1990년대 ‘사랑의 스튜디오’의 차이가 뭘까요? 패널의 존재입니다. 과거에는 시청자가 직접 감정을 느끼고 해석했지만 요즘은 패널들이 대신 분석해줍니다.” 2007년부터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하며 다음해 소비 경향을 예측해 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58)가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 창·1만7000원) 출간을 맞아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책의 대표 저자인 김 교수는 “내년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감정 표현에 서툰 ‘밀레니얼 세대(2000년 이후 성인이 된 2030세대)’들을 대신해 화내고 욕하고 슬퍼하는 ‘감정 대리인’ 서비스의 확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트렌드 코리아’가 지난해 예측한 키워드 가운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은 실제로 올해 한국 사회의 주요 세태로 현실화됐다. 김 교수는 “이런 키워드가 나도 놀랄 만큼 많이 확산됐다”며 “2019년 트렌드를 연구하면서 사회 각 분야 트렌드를 쫓는 ‘트렌드 헌터’를 기존 약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려 선발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9년 트렌드를 ‘소비의 세포분열’로 요약했다. “원자화, 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10가지 핵심 키워드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에 따른 제품 콘셉트의 소비 측면을 강조한 ‘콘셉트를 연출하라’와 파워 인플루언서들의 1인 마켓을 뜻하는 ‘세포 마켓’, 신선함이 더해진 복고 ‘요즘 옛날, 뉴트로’ 등을 발표했다. 이밖에 ‘밀레니얼 가족’과 ‘필(必) 환경’ ‘데이터 지능’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 ‘매너 소비자’ 등을 포함했다. 김 교수는 그간 ‘트렌트 코리아’의 예측 가운데 2016년 전망했던 ‘가성비’를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꼽았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브랜드를 중시했는데, 이 때부터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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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 오면 광화문광장은 도서관이 된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이 야외 도서관으로 변신한다. 독서를 연구하는 국내외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포럼도 열린다.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조직위)는 26, 27일 이틀간 낮 12시∼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라이프러리’(Lifrary·‘Life’와 ‘Library’의 합성어)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시민과 가까운 곳에 독서문화공간을 만드는 행사의 일환으로 광화문광장에는 책 4000권이 꽂힌 책장이 들어선다. 어린이책 책장과 놀이터, 텐트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 캠핑’, 미니 콘서트, 선정된 책을 판매하는 북 트럭 등을 선보인다. 또 이동진 영화평론가, 박상미 임경선 작가, 이명현 천문학자 등의 릴레이 북 토크도 열린다. 부산과 제주,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에 이어 올해 4번째 행사다. 조직위는 또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읽기의 과학, 왜 책인가’를 2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독서는 공감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키는가’(레이먼드 마 캐나다 요크대 교수), ‘읽기를 격려하기 위한 부모의 역할’(마거릿 머가 호주 이디스카원대 교수), ‘뇌를 만드는 독서, 왜 종이책이 필요한가’(사카이 구니요시 일본 도쿄대 교수), ‘독서와 진화, 왜 읽어야 하는가’(장대익 서울대 교수) 등의 주제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5개 나라 인문·학술 분야 출판인들이 출판문화의 상호 교류와 육성을 모색하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24, 25일 경기 부천시 부천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린다. 2005년 시작한 이 회의는 동아시아의 주요 책 100권을 선정하고 서로 번역 출간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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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창 교수, 400년 전통 伊저명학회 정회원 돼

    문학, 철학 등의 석학으로 강연과 저술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81)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9일(현지 시간) 유서 깊은 이탈리아 학회 ‘아카데미아 암브로시아나’의 정회원으로 임명됐다. 주교황청 대사를 지낸 한홍순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75)도 이날 명예회원으로 위촉됐다. 1620년 그림과 조각 등을 가르치기 위해 페데리코 보로메오 추기경이 설립한 기관을 전신으로 하는 이 학회는 이탈리아 최고 수준의 학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609년 문을 연 암브로시아나 도서관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촉진, 여러 문화 사이의 교류를 목표로 하며,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학자 350여 명이 정회원으로 활동한다. 현재 이 학회는 그리스·라틴, 이탈리아, 슬라브, 극동, 아프리카 등 8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극동 분과는 중국과 일본, 인도 등 3개 세부 분과가 있다. 한국인 정회원은 2015년 고은 시인에 이어 김 교수가 두 번째다. 이번 회원 위촉을 계기로 한국 분과가 추가돼 유럽에서 한국학 연구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틀 동안 밀라노에서 열린 정기 학술대회에서 김 교수는 “문명의 전통이 깊은 이탈리아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문명을 종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 인류와 문명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모색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윤리주의에서 민주주의로: 한국에서 근대로의 이행’을 주제로 발표했고, 한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의 도전’을 주제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조건을 소개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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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건국 자료 집대성 ‘북조선실록’ 30권 발간

    북한의 건국 과정이 담긴 내부 자료를 일기처럼 집대성한 ‘북조선실록’(사진)이 발간됐다. 북한대학원대는 경남대와 함께 1945년 8월 15일부터 1949년 6월 30일까지의 북한 사료를 연도별, 날짜별로 정리한 ‘북조선실록: 년표와 사료’ 1∼30권을 최근 출판했다고 밝혔다. 20년 이상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물인 이 자료집은 총 2744만 자(200자 원고지 약 13만7228장)의 방대한 분량으로 북한 연구에 필수적인 사료를 담고 있다. 북한 기관들이 발간한 기관지인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 ‘민주청년’ ‘민주조선’ ‘평양신문’을 비롯해 지금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공식 사료가 시간 순으로 재편집돼 담겼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광복 이후 북한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이슈가 망라됐다”며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획과 사료 선별 등을 총괄한 김광운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자료가 부족했는데 광복부터 6·25전쟁 전까지 자료는 더욱 그러했다”며 이번 사료집 간행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해마다 60권씩 추가로 발행해 1990년대 중반까지의 사료를 모두 1000권으로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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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돈-치정 얽힌 살인… 조선 평민의 욕망을 엿보다

    100여 년 전 검시 결과와 사건 관련자 취조 내용을 기록한 ‘검안(檢案)’ 문서 500여 종을 바탕으로 살인사건을 살펴본 책이다. 드라마 등을 통해서도 잘 알려졌지만 조선시대라고 무조건 ‘네가 네 죄를 알렸다’는 식으로 수사를 한 건 아니었다. 1904년 경북 문경군에서 ‘상놈’에게 겁탈당한 양반 여성 황씨가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문경군수 김영연은 사인(死因)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사항이 서술된 법의학서 ‘증수무원록언해’에 따라 황씨 시신을 검시했다. 시신은 피부가 붉고 푸르게 얼룩덜룩했고, 목 졸린 흔적이 ‘일(一)’자였을 뿐 아니라, 줄이 매였던 서까래의 줄 자국이 어지럽지 않고 먼지 위에 한 줄로 선명했다. 증수무원록언해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구타당한 뒤 목 졸려 살해당한 것. 군수가 이런 증거를 바탕으로 다그치자 남편 안재찬은 범행을 실토했다. 조선 과학수사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늘날과 비교하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죽음은 ‘명예’와 관련된 것이 적지 않다.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살인사건을 통해 당대 평민들의 심성(心性)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악명(惡名)을 입고 부명(負命·목숨을 저버리다)에 가오니 어찌 절통하지 않으리오.…살다가 누명을 입고 끝을 여미지 못하고 이 지경을 당하니….” 1899년 충남 서산군에 살던 유씨 부인의 유서다. 그는 남편의 삼년상을 치르는 도중 행실이 나쁘다는 악의적 소문이 돌자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독을 마셨다. 유서는 자신이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적 없다”고 항변한다. 당시 여성들은 ‘정조를 잃었다’는 소문에 격분하지 않으면 짐승만도 못하다고 질타당했고, 격분하면 편협하다고 손가락질 받았다. 음란하다고 비난받은 여성이 살인을 저지르기도 했다. 여성들은 ‘이중의 질곡’에 시달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범죄는 인간 욕망의 단면을 보여준다. 저자는 당대 살인사건에서 ‘군자가 되려는 욕망’이 발견된다고 봤다. 정조 임금이 ‘만인의 군자 화’를 설파한 이래 성리학은 평민에게도 퍼져나갔고, 책이 다루는 19세기 말에는 더욱 확대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명예를 중시하라는 성리학의 주문에 많은 소민(小民·평민)이 호응했고, 패륜에 공분했지만 그럴 만한 일과 아닌 일이 뒤섞였다”고 했다. 취조 기록인 공초(供招)에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평민과 부녀자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혹시 과거 관청에서 문초(問招)를 받던 이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당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자임을 실제보다 더 강조했던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오늘날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이들이 ‘성실한 납세자’임을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말이다. 우국지사인지 탐관오리인지 헷갈리는 한 군수의 죽음, 동학교도의 복수와 그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복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사통(私通)했다는 누명을 씌우다 벌어진 살인 등 여러 사건이 이어진다. 갈래를 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뒤엉켜 있지만 이를 통해 조선 시대 보통 사람들 일상의 기쁨과 슬픔, 놀라움과 두려움을 관찰할 수 있다. 상당수가 금전문제나 치정이 발단이 돼 벌어지는 오늘날 범죄 사건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도 흥미롭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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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서재]고양이를 섬기는 인간

    최근 일본의 한 소도시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동네 길고양이가 우리와 달리 다가가도 도망을 치지 않더군요. 평소 사람에게 위협당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최근 번역된 ‘고양이털로 펠트 만들기 1·2’(츠타야 카오리 지음·캣박스) 같은 책도 나오나 봅니다. 애묘인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고양이털을 활용하는 법이 담겼습니다. 고양이털은 양털과 달리 짧고, 곱슬하지 않아서 펠트(섬유를 얽어 압축한 것)로 강하게 얽히지는 않는답니다. 그래도 고양이털로 만든 고양이 마스코트는 참 귀엽습니다. 신간 ‘고양이 다이어리 북’(이용한 지음·상상출판)이 인용한 고양이 관련 명언을 다시 옮겨봅니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명예를 걸고 그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미셸 투르니에) “고양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인간을 섬겨야 한다는 정설을 깨뜨리러 이 세상에 왔다.”(폴 그레이) “고양이는 인간에게 수수께끼로 남기로 작정했다.”(오이겐 스카사바이스) 참으로 ‘묘(猫)한’ 녀석입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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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전쟁터에서 도망친 장군, 농부 할아버지를 만나다

    부하들이 모두 죽고 싸움터에서 간신히 도망친 장군이 농부 할아버지의 오두막에 숨어든다. 농부는 장군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준다. 전선이 가까이 다가오자 장군은 다시 도망치며 농부에게 자신을 보호하라고 명령한다. 장군은 음식도 혼자 많이 먹는다. 바닷가에 이르자 농부에게 배를 만들라고 하고 자신은 쉰다. 바다를 표류하다 무인도에 정착해서도 장군은 농부만 일하게 하고 편히 쉬는데…. 어느 날 멀리서 다가오는 배 한 척.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진짜 백성들의 ‘장군님’일까. 1988년 출간된 단편 동화를 그림책으로 펴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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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DNA로 먼 과거도 밝혀” 40년째 유효한 유전자론

    1976년 처음 출간돼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며 인류의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이기적 유전자’ 40주년(2016년) 기념 판본이다.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 생존 기계”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그 선명함만큼이나 인간의 이기성만 강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30주년 기념판 서문에서 저자는 “생물 개체들은 종의 이익을 위해 이타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개체의 이타주의로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생명의 여러 계층 구조 속에서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이기적’ 수준은 결국 유전자”라고 재반박했다. 40주년 기념판에도 에필로그가 새로 수록됐다. 그는 “생명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는 건 단지 이타성이나 이기성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아주 오래된 과거 또한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자유전학이 지속 발전하면 한 동물 유전체로부터 그 조상이 살았던 환경도 읽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원칙대로라면 두더지의 DNA는 축축하고 깜깜하며 지렁이 냄새, 잎이 썩는 냄새, 딱정벌레 애벌레 냄새로 가득한 지하 세계를 드러내야 한다.…아라비아 낙타의 DNA에는 고대 사막, 모래바람, 사구, 목마름이 코딩돼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소지만큼이나 매력적인 문장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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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알사탕 한알 입에 쏘옥~ 행복한 소리 귀에 쏘옥?

    쉽게 먼저 말을 건네지 못하는 성격의 동동이는 친구가 없어 구슬치기를 하며 혼자 논다. 동동이가 가게에서 산 알사탕을 입에 넣는 순간 소파가 말을 걸고, 강아지 구슬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한다. 집에 돌아온 아빠는 잔소리를 왕창 늘어놓지만 동동이가 다시 알사탕을 먹자 아빠의 마음속 소리가 들린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알사탕만 먹으면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도, 나무가 “안녕” 하고 인사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하나 남은 투명한 알사탕.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빨아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데…. 알사탕이 동동이에게 일으킨 진짜 마법은 무엇일까?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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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정부 품에서 자란 소년’ 90세에 회고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항일 비밀결사 ‘조선민족대동단’ 총재였던 동농(東農) 김가진(1846∼1922)의 손자로 김구, 이동녕, 이시영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의 품에서 자란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90·사진)이 이 같은 제목의 회고록(푸른역사·2만 원)을 냈다. 김 회장은 책 머리말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몸으로 겪은 이가 이제는 거의 없다”며 “누구라도 그때의 임시정부를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928년 10월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에서 태어나 김가진 선생, 아버지 김의한 선생, 어머니 정정화 여사와 함께 상하이에서 항저우, 난징, 창사, 충칭으로 임시정부와 한 몸처럼 옮겨 다녔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17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기록만으로는 찾아내기 어려운 임정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생각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고 축사를 했다. 김 회장이 보성중학교, 서울대 법대를 다니며 겪은 해방정국과 민족일보 등에서의 기자생활, 이후 사업과 사회활동, ‘한국전쟁의 기원’을 번역했던 군부독재 시절 이야기 등도 책에 담겼다.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은 “김 회장의 회고록은 민족이 겪은 일제 강점과 분단의 고통에 대한 값진 증언”이라고 평가했다. 출간기념회가 열린 이날은 김 회장의 아흔 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살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한반도에 어쩌면 이제 평화가 정착될 것 같고 통일의 기운이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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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60주년 맞는 전국역사학대회 ‘대중과 역사학’ 주제 19, 20일 열려

    1958년 서울대에서 시작돼 역사학계 최대 연례행사가 된 전국역사학대회가 올해로 60주년을 맞는다.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조직위원장 송양섭)는 제61회 전국역사학대회(주최 역사학회)를 19,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역사학대회의 공동주제는 ‘역사 소비 시대, 대중과 역사학’이다. ‘역사 대중화’와 관련한 문제의식이 주제 선정의 배경이다. 오늘날 상품 형태로 소비하는 역사의 현실을 짚어본다. 주최 측은 “사람들은 역사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냄새 맡고, 듣고 보며 즐긴다. 역사는 영화, TV 드라마, 다큐멘터리, 광고 등 일종의 ‘상품’이 되어 대중을 파고들고 있다”며 “이 같은 역사 소비 시대를 맞아 역사학은 고유의 방법론이나 전문성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독자 영토를 지켜내기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역사학대회는 이에 따라 역사학이 대중의 일상에 깊숙이 뿌리내리는 ‘공공역사학’의 확산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역사학자가 대중을 계도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대중문화가 역사를 활용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이해하면서 사람들의 삶과 호흡을 같이해야 역사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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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소리 표기하는 완벽한 문자” 한글 우수성 알린 헐버트 박사

    “한글은 완벽한 문자.” 케이팝 등의 효과로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글의 우수성을 학술적으로 서양에 알린 최초의 글이 새로 확인됐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68·사진)은 ‘고종의 밀사’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가 1889년 미국 ‘뉴욕트리뷴’에 기고한 글 ‘The Korean Language(조선어)’를 최근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조선에는 모든 소리를 자신들이 창제한 고유의 글자로 표기할 수 있는 완벽한 문자가 존재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기고문은 한글의 과학성을 깊이 있게 논증했다. 지금까지 학계는 헐버트 박사가 3년 뒤인 1892년 1월 최초의 영문 월간지 ‘한국소식(The Korean Repository)’을 창간하고 발표한 논문 ‘The Korean Alphabet(한글)’을 한글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린 최초의 학술적 글로 파악해왔다. 이번 기고문이 실린 뉴욕트리뷴은 시기도 앞서는 데다 당시 미국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아 해외 여론에 큰 영향력을 지녔던 신문이다. 김 회장이 공개한 지면에는 영어 알파벳 사이에 한글 모음 ‘ㅏ’ ‘ㅗ’ ‘ㅣ’ ‘ㅜ’가 선명하다. 헐버트 박사는 이 기고문에서 “글자 구조상 한글에 필적할 만한 단순성을 가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한글 자모가 얼마나 읽고 쓰기 쉬운지 소개했다. 김 회장은 “국제사회에 최초로 한글 자모를 소개한 것”이라며 “한글과 한국어의 우수성을 제대로 평가한 최초의 글”이라고 평가했다. 신문 기사 250줄가량의 장문인 기고문은 내용이 학술 논문 수준이다. 헐버트 박사는 “영미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하고 식자들이 심혈을 기울였으나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한 과제가 이곳 조선에서는 수백 년 동안 현실로 존재했다”며 글자와 발음의 일대일 대응을 설명했다. 알파벳은 모음 철자가 ‘a, e, i, o, u’밖에 없기에 읽을 때마다 다르게 소리가 나지만, 한글은 ‘ㅏ’에 획 하나를 더하면 ‘ㅑ’가 되는 것처럼 간편히 발음마다 여러 모음 글자를 따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어가 지닌 구조적 아름다움과 단순성도 함께 설명했다. 기고문은 김 회장이 헐버트 박사의 손자 브루스 헐버트 씨로부터 2009년 스크랩된 형태로 넘겨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기고 시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최근 헐버트 박사가 쓴 편지를 연구하다가 1889년 6월 9일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The Korean Language’라는 글을 써서 신문사에 보낸다는 구절을 확인했다. 김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같은 해 형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당시 쓰이지 않는 훈민정음의 자모 3개(옛이응, 여린히읗, 반시옷)를 찾아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훈민정음 연구에 열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헐버트 박사는 뉴욕트리뷴 기고 2년 뒤인 1891년 조선 최초의 순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출판하기도 했다. 미국인인 헐버트 박사는 고종의 최측근으로 헤이그에 파견된 특사 가운데 한 명이다. 이상설의 헤이그 특사증도 헐버트 박사가 이회영을 통해 전했다. 조선에서 교육자, 언론인, 독립운동가, 선교사로 활약했다. 역사학자, 한글학자로도 활동해 서양인으로서 한국학을 개척한 인물로도 평가된다. 한글의 존재를 서양에 최초로 알린 글로는 헨드릭 하멜의 ‘하멜 표류기’가 꼽힌다. 하지만 관련 내용이 소략하고, “배우기가 매우 쉽고, 전에 결코 들어보지 못한 것도 표기할 수 있다”고 소개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헐버트 박사의 ‘뉴욕 트리뷴’ 1889년 기고 발췌 ▼ 조선어 조선에는 모든 소리를 자신들이 창제한 고유의 글자로 표기할 수 있는 완벽한 문자가 존재한다. 음소문자인 조선 문자는 음절문자인 일본 문자와 매우 다르며, 각 음절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한글은 완벽한 문자가 갖춰야 하는 조건 이상을 갖추고 있다. 훌륭한 문자는 간단해야 하고 소리의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혼란 없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소리를 모호함 없이 표현할 수 있을 정도만 글자 수가 있어야 한다. 즉, 최소의 글자로 최대의 표현력을 발휘해야 한다. … 글자 구조상 한글에 필적할 만한 단순성을 가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모음은 하나만 빼고 모두 짧은 가로선과 세로선 또는 둘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ㅏ’는 ‘a’의 긴 발음, ‘ㅗ’는 ‘o’의 긴 발음, ‘ㅣ’는 ‘i’의 대륙식 발음, ‘ㅜ’는 ‘u’ 발음과 같다. 이렇게 글자를 모두 쉽게 구별할 수 있기에 읽기 어려운 글자 때문에 발생하는 끝없는 골칫거리가 한글에는 없다. …조선어 철자법은 철저히 발음 중심이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하고 식자들이 심혈을 기울였으나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한 과제가 이곳 조선에서는 수백 년 동안 현실로 존재했다. 즉, 글자 하나당 발음이 딱 하나씩이다. … 표음문자 체계의 모든 장점이 여기 한글에 녹아 있다. … ‘ㅑ’ 등의 이중 모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번 글자를 하나 더 쓰는 대신에 간단하게 획 하나만 추가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긴 ‘a’ 발음은 ‘ㅏ’이고, 긴 ‘ya’ 발음은 ‘ㅑ’이다. 긴 ‘o’는 ‘ㅗ’, 긴 ‘yo’는 ‘ㅛ’이다. 아주 간단한 이 방법은 조선어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간결성을 크게 높여 준다. …단어 ‘quick’의 발음을 들으면 ‘kuik’으로 써야 하는데도 영어에서 그러지 않는 것이 조선인에게는 단어 ‘fun’을 ‘phugn’으로 쓰는 것만큼 어리석게 느껴질 것이다. … 번역: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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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권위에 도전하고 질문하라”… ‘창업 천국’ 이스라엘의 혁신 DNA

    이스라엘의 아밋 고퍼 박사는 1996년 교통사고로 등 아래쪽이 마비된 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는 대신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돕는 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2004년 시제품 기기를 완성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체 마비 장애인용 로봇 ‘리워크(ReWalk)’의 탄생이다. 허리 아래가 마비된 영국 여성 클레어 로마스는 이 기기를 착용하고 2012년 런던 마라톤 풀코스를 16일에 걸쳐 완주했다. 이스라엘 하면 먼저 가자지구 봉쇄를 비롯한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떠오르는 게 자연스럽다. 다음 이미지는 아마 ‘스타트업 천국’일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탄생한 각종 기술 혁신을 다룬 책이다. ‘리워크’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승인이 나 판매가 되고 있다. 연구 개발부터 시장에 내놓기까지의 난관을 고퍼 박사는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고퍼 박사는 처음에는 발명에 드는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 2006년 ‘테크니온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돼 자금과 멘토링, 교육 등 창업 초기 단계의 지원을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의 ‘트누파 인센티브’ 프로그램에서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이 성공하면 보조금을 대출로 간주하고, 실패하면 정부 손실로 처리한다. 어떤 경우에도 스타트업 기업의 지분을 받지는 않는다. 고퍼 박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성공한 기업들과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었다. 창업자들에게 이스라엘이 왜 낙원인지 리워크의 사례는 보여준다. 물론 정부가 ‘판을 깐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이스라엘인 특유의 ‘후츠파 정신’(대담함, 당돌함, 도전정신을 뜻함)이 배경에 있다. 한국 산업화의 한 비결이었고, 지금은 ‘삽질 문화’로 조롱받기도 하는 “하면 된다” 정신과 후츠파 정신은 좀 차이가 있다. 기업가이자 중동 전문가인 저자는 “이스라엘의 혁신적인 성공 바탕에는 권위에 도전하고 질문하며, 누구나 아는 뻔한 일은 거부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을 통해 이스라엘은 자연적 조건을 이겨냈다. 척박한 사막에서 물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현대적 점적관수(點滴灌水·농작물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등 소량의 물을 공급) 기술, 저가의 밀폐형 곡물포대, 태양열 집열기 개발이 그것이다. 최초의 인터넷 방화벽, 캡슐 내시경, 음경 포피에서 추출한 인터페론(항바이러스성 단백질) 등 첨단 혁신 사례도 두루 책에 담겼다. 물론 철저히 유대인의 시각에서 쓰였기에 읽기 썩 편치 않은 구석도 적지 않다. 일례로 책은 ‘아이언 돔’(이스라엘의 로켓포 요격 시스템)을 주요 혁신 사례로 소개하며 “아랍인과 유대인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 협상은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일 것이다. 모터사이클을 미니 앰뷸런스로 활용하는 ‘앰뷰사이클’은 훌륭한 아이디어이지만, 현실의 이스라엘군은 부상한 시위대를 치료하러 온 팔레스타인 의료진에 총이나 최루탄을 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에서 구입한 부품을 사용해 요격 미사일의 제조 단가를 낮춘 것은 철저한 실용적 사고의 단면을 보여준다. 겉으로만 그럴싸해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면서 막상 실학(實學)은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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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서재]‘그립다’와 ‘그리다’

    부활 3집에 ‘그리움 그리운 그림’이라는 곡이 있지요. ‘그리다(戀)’와 ‘그리다(畵)’의 어원이 혹시 같은 게 아닐까요? 그리운 건 그림으로 그리고 싶을 테니까요. 한데 아닌가 봅니다. 그림은 선(線)을 쓰는 것이어서 ‘그리다(畵)’의 어근 ‘글’은 ‘(선을) 긋다’의 어근 ‘긋’과 마찬가지로 ‘선’이라는 뜻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 한편 그리워하는 건 본디 누군가를 생각하는 언어적 행위이기에, ‘그리다(戀)’의 어근 ‘글’은 본디 뜻이 ‘말’이라고 합니다. 고(故)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1926∼2009)가 지은 ‘새국어어원사전’(보고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책은 고인이 2000년 낸 ‘국어어원사전’의 새로운 판본으로 최근 발간됐습니다. 또 다른 신간 ‘B끕 언어, 세상에 태클 걸다’(권희린 지음·우리학교)는 청소년들이 쓰는 비속어의 어원과 맥락에 관해 교사가 썼습니다. ‘거지같다’부터 ‘깝치다’ ‘쌩까다’ 등을 거쳐, ‘×같다’ ‘쌍×’ 등 신문 지면에 옮기기 망설여지는 말까지요. ‘쪼개다’는 주로 “(실실) 쪼개지 마!”처럼 강자가 약자를 위협할 때 쓰기에 “비민주적인 맹종을 강요하는 단어”랍니다. 고운 말도 험한 말도, 곰곰이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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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북한은 정말 달라졌을까… 전문가 6인의 한반도 진단

    올 4월 9일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 회의 참석자들은 거수로 투표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 연구를 30년 이상 해왔지만 저렇게 둥근 탁자에 앉아 각자 손을 들어 뭔가를 결정하는 모습의 사진은 처음 봤다”며 “자신들이 나름대로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있다는 걸 외부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정말 변화하고 있을까. 혹 시간벌기용 ‘쇼’는 아닐까. 변화했다면 얼마나 어떻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준형 한동대 교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등 남북관계 전문가 6명의 강연을 책으로 묶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은 어떤 과정과 의미를 포함하는지, 주변 강대국의 전략은 무엇인지, 평양 시민을 비롯한 북한 사람들의 현 모습은 어떤지 등을 설명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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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회 인촌상 시상식, 각계 인사 300여명 참석… 4개부문 상금 1억원씩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32회 인촌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렸다. 이 상은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경성방직과 고려대를 설립한 민족 지도자 인촌 선생의 뜻을 잇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용훈)와 동아일보사는 매년 인촌 선생의 탄생일(10월 11일)에 맞춰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수상자인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 설립자(교육) △한태숙 연극연출가·극단 ‘물리’ 대표(언론·문화) △이정식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인문·사회) △황철성 서울대 교수(과학·기술)는 각각 상장과 기념메달,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도 인촌 선생이 사업을 벌인 각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업적을 많이 낸 분들을 찾아냈다”며 “남다른 열정과 신념으로 업적을 쌓으며 사회에 보탬이 된 수상자들이 더 큰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완기 고려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는 축사에서 “인촌 선생은 전 생애를 통해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을 위한 국력 배양을 추구했다. 선생의 정신이 빛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승주 인촌상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수상자 선정 경위를 보고했다. 앞서 인촌상운영위는 외부 심사위원 16명을 위촉하고, 7월부터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수상자를 확정했다. 23년 동안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 치유에 헌신한 교육 부문 수상자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명예이사장(71)은 “이번 수상은 존경하는 청예단 임직원과 후원자, 자원봉사자의 덕”이라면서 “사람의 가슴과 가슴을 따듯하게 이으며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비정부기구(NGO)의 소임과 본질을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연극인으로서는 처음 인촌상을 수상(언론·문화 부문)한 한태숙 극단 ‘물리’ 대표(68)는 “삶의 본질을 묻는, 성가신 질문을 계속하는 게 연극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질문을 계속하도록 격려해 주셔서 감사하다. 사회의 부조리를 고민하며 진실을 향해 나아갔던 소중한 시간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인 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87)는 “우리 겨레가 외세의 속박에 놓여 있던 시절, 민족이 가야 할 길을 가리키고 이끈 인촌 선생의 공로는 길이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좌표라고 생각해 왔다”며 “인촌 선생을 기념하는 상을 받게 돼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인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54)는 “반도체 과학과 기술에 대한 내 연구가 후손의 삶에 긍정적 기여를 해달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더욱 정진하고 노력해 인류의 미래에 작은 기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각계 인사 약 300명이 참석했으며, 바리톤 서정학 씨가 축하 공연을 펼쳤다.조종엽 jjj@donga.com·유원모 기자   주요 참석자 명단▽정·관·법조계=고건 이홍구 전 국무총리(이하 가나다순) 김경근 전 주요르단대사,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 양성철 전 주미대사,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 이세중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성진 대법원 양형위원장,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학계·교육계=공정식 고려대 관리처장,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권기붕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원장, 권순달 수원대 교수,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 김동기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김동환 고려대 그린스쿨 대학원장, 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 김병준 강남대 교수, 김성훈 동국대 교수, 김승환 포스텍 교수, 김용덕 서울대 명예교수,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용호 인하대 교수, 김원희 고려사이버대 총무처장, 김재욱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감사,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 김종필 중앙고 교장, 김주선 중앙교우회 사무총장,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 김진성 고려사이버대 총장, 김흔 전 중앙고 행정실장, 명순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문국진 고려대 명예교수, 문세준 고려중앙학원 사무국장, 박길성 고려대 교육부총장, 박만섭 고려대 교무처장, 박명식 고려중앙학원 상임이사, 박연정 고려사이버대 교학처장, 박종웅 고려대 의무기획처장, 박찬욱 서울대 총장직무대리, 박찬종 중앙교우회 회장, 서성규 고려대 기획처장, 서영준 서울대 교수, 손혁상 경희대 교수, 송창범 고대부중 교감,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 신현석 고려대 교수, 양재룡 우송대 교수, 염재호 고려대 총장, 오정소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이사장, 유병현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이경호 고려대 정보전산처장, 이관영 고려대 연구부총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이남진 고대부고 교감, 이민영 고려사이버대 입학대외처장, 이용균 중앙고 교감, 이의길 고려사이버대 연구개발처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이재호 동신대 교수, 이종찬 국민대 교수,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장승문 중앙중 교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정진곤 한양대 명예교수,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조관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덕 명지대 교수,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최종택 고려대 교학처장, 한금선 고려대 간호대학장, 한상복 서울대 명예교수, 허도영 고대부고 교장, 허순자 서울예대 교수,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경제계=강병원 인지컨트롤스 부회장, 권영민 전 태영건설 상무, 권이상 전 경방 감사, 김명하 김앤에이엘 회장, 김병휘 삼양염업사 회장, 김선휘 삼양염업사 고문,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이사, 민병성 민스파닷컴 대표, 박승구 GKL그랜드코리아레져 감사, 안병모 유창건축사무소 사장, 오세정 한국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이병연 세화애드컴 대표, 이용수 서울낫도 대표, 장재훈 TCK인베스트먼트 상무, 홍성훈 삼양홀딩스 감사 ▽언론·출판·문화·체육계=고승철 나남출판 사장, 고연옥 극작가, 고의홍 전 국민일보 전무, 김광희 전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김기경 한국오리엔티어링연맹 명예회장, 김달수 울산김씨대종회 회장, 김복수 전 동아일보 관리국 부국장, 김상준 울산김씨대종회 부회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김은 인촌기념회 이사, 김일동 동우회 상임이사, 김정일 전 동아애드넷 대표,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종태 평화의마을 대표, 김지하 시인, 김태선 동우회 명예회장, 김헌곤 호암재단 상무,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박문두 전 동아일보 사진부장, 박정자 배우, 박진오 동아일보 감사, 배인준 EBS 감사, 성낙연 청암재단 상무, 성낙오 전 영남일보 사장,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손인석 청암재단 부장, 송상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장, 송대근 전 스포츠동아 사장, 신행식 동우회 이사, 심규선 전 동아일보 상무,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회장, 양철화 전 동아일보 관리국장, 어경택 화정평화재단 감사, 예수정 배우, 오동호 청암재단 이사,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이규민 한국시장경제포럼 운영위원장,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대표, 이대훈 전 동아일보 이사, 이두환 전 동아일보 출판영업국장, 이승열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이연택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이영근 전 동아일보 국장, 이종세 한국체육언론인회장, 전만길 전 서울신문 사장, 전용호 한국어문언론인협회 부회장, 정구현 화정평화재단 감사, 정복근 극작가, 정준기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조강환 동우회 회장, 조천용 동우회 이사, 천진환 화정평화재단 이사, 최규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고문, 최동욱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장, 최명우 안전신문 주필, 홍공선 동우회 이사, 홍성훈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홍인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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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는 예술이고 음식이며 역사… 박물관서 이 모든 것 즐길 수 있어야”

    “바다는 음악이고 미술이고 건축이고 문학일 뿐 아니라 음식, 역사, 산업입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을 이 모든 것을 체감하고 즐길 수 있는 융·복합적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취임한 지 석 달이 된 주강현 국립해양박물관장(63)을 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012년 부산 영도구 해양로에 개관해 상설전시관 8개와 어린이박물관, 해양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다. 해양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국립박물관으로 2016년에는 관람객이 100만 명을 넘기도 했다. 주 관장은 “박물관을 국내 해양 문화의 메카로 만들고, 세계 유수의 해양박물관과 어깨를 겨루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양박물관은 역사도 다루지만, 역사만 다루는 박물관은 아니에요. 바다를 소재로 한 심미안을 길러주고, 아이들이 바다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도 우리 박물관의 역할이지요. 11월 여는 남극 기획전시에는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내용이 담길 겁니다.” 주 관장은 “부산 제1부두 북항의 여객선터미널 리노베이션을 통해 생겨나는 항만역사관을 해양박물관이 운영하기로 했다”며 “거기에 해양문화센터와 ‘오션 아트갤러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9년 특별전으로는 ‘북한의 바다’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 나진에는 물개 수백 마리가 사는 물개섬이 있습니다. 바다와 항구가 덜 개발된 상태로 남아있는 거지요. 다른 한편 나진선봉지구를 통해 새로운 물류를 개척하려는 중국, 북극항로의 경유지로 북한 영해를 활용하려는 러시아, 제국주의 시절처럼 환(環)동해를 오가고자 하는 일본 등 주변국은 ‘북한의 바다’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주 관장은 “일제강점기 금강산 해금강으로 수학여행을 갔고, 신포항의 ‘북청명태’가 유명했지만 이제는 분단으로 함흥 청진 나진항의 위치도 잘 모르는 게 당연하게 됐다”며 “특별전을 통해 이 같은 역사적 기억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양박물관은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1646년 이탈리아에서 편찬된 세계 최초 해도첩 ‘바다의 신비’ 등 주요 유물을 소장하고 있지만 막상 선박 유물은 작은 배 몇 척을 빼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주 관장은 “리스본 제노바 오슬로 등 해외 주요 국립해양박물관은 선박이 가장 중요한 수집품”이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등에서 배를 수집하고 전통 어로기구도 체계적으로 모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12월 ‘오션 마이크로 아트 테마전’을 연다. 내년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어민들의 항일운동을 조명하고 테마전시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를 열 계획이다. 주 관장은 “국사편찬위원회와 공동으로 소외돼 온 한국 해양문화사 총서를 편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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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날 기념 학술대회 잇따라 외솔회 11일, 한글학회 12일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과 572돌 한글날(9일)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한글학회(회장 권재일)는 ‘훈민정음 연구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국어학 국제학술대회를 12일 오전 9시 반 세종문화회관(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예인홀에서 연다. 주최 측은 “나라 안팎의 명망 있는 학자들이 참가해 중국과 일본의 훈민정음 연구 현황은 물론이고 북한에서의 훈민정음 연구 동향까지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솔회(회장 성낙수)도 ‘제10회 집현전 학술대회’를 11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 효자로) 별관 강당에서 연다. ‘한글의 탄생과 우리 겨레의 삶’을 주제로 7명의 학자와 전문가가 발표한다. 훈민정음이 우리 겨레의 삶에 미친 여러 효과와 훈민정음 창제에 공헌한 집현전 학자들의 활동상, 학문을 조명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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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극로 박사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일제강점기 한글맞춤법 통일안과 ‘조선말 큰사전’ 편찬의 주역이었던 고루 이극로 박사(1893∼1978)가 광복 뒤 한글 반포 500주년(1946년)을 맞아 쓴 글이 8일 공개됐다. 이 박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어사전 편찬위원, 한글맞춤법 제정위원,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역임하며 문화운동을 통한 독립투쟁에 앞장섰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3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55)는 이 박사가 ‘학생신문’ 제13호(1946년 10월 9일)에 기고한 ‘한글 반포 5백주년 기념일을 맞으며’를 본보에 공개했다. 200자 원고지 약 5장의 이 글에서 이 박사는 “정신(우리말)과 생명(우리글)이 있을진댄 그 민족은 영원불멸할 것이니, 또한 행복은 필연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극로는 일제의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언어 독립 투쟁을 전개했고, 그의 ‘언어―민족 일체관’은 광복 이후에도 이어졌다”며 “이극로에게 언어는 민족의 중심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이 기고에서 “성군 세종대왕께서 반포하신 이 한글은 말소리를 잘 적을 수 있는 과학적으로 된 세계적으로 우수한 글이요, 조선 민족의 가장 큰 보배이었으나, 모진 비바람을 만났음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면서 한글이 일제강점기까지 겪은 수난을 서술했다. 광복의 감격도 기고에 드러나 있다. 이 박사는 “해방의 종소리가 온 누리를 울리자 거보를 내디디게 된 해방, 오로지 말과 글의 해방으로 우리 민족의 새 생명이 약동하고 있다”며 글을 맺었다. 박 교수는 책 ‘미 군정기의 한글 운동사’(이응호 지음·성청사·1974년 출간)에서 인용된 기고를 확인했다. “한강에 가을물이 깨끗이 흘러간다/기러기 줄을지어 남국을 도라오니/아마도 살기좋은곳 이땅인가 하노라//남산에 단풍들어 나뭇잎 아름답다/씩씩한 청소년들 떼지어 올라가네/보아라 신흥조선의 남아인가 하노라//곳곳에 쌓인것이 무배추 무뎅이(무더기)다/맛좋은 조선김치 뉘아니 즐기겠니/세계에 자랑거리는 김치인가 하노라.” 이 박사가 1945년 12월 ‘해방기념시집’(중앙문화협회)에 실은 시조 ‘한양의 가을’ 전문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함흥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 1945년 8월 17일 풀려난 뒤 서울 종로구 화동에 있던 조선어학회 회관에서 국어정책을 연구할 무렵 지은 것. 이 시조도 발견해 함께 본보에 공개한 박 교수는 “우리 국토와 문화,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에 대한 이극로의 애정이 시조에 드러나 있다”며 “국어 교과서에 실어 후세에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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