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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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멧돼지로 착각”… 3개월만에 또 오인사격 사망

    20일 경남 양산시 야산에서 엽사가 다른 엽사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올 4월 서울 북한산 인근에서 소변을 보던 택시기사가 엽사의 오인 사격에 숨진 지 3개월 만이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경 양산시 야산 인근 농로에서 멧돼지 포획에 나섰던 50대 엽사에게 엽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60대 엽사 A 씨를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씨와 숨진 엽사는 5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숨진 엽사를) 멧돼지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두 엽사는 양산시에서 유해조수 수렵허가를 받았으며, 멧돼지 출몰 소식을 듣고 각각 다른 파출소에서 보관 중이던 총기를 수령해 현장으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멧돼지 오인 총격 사고’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올 4월 택시기사를 숨지게 한 70대 엽사도 “숨진 택시기사가 맷돼지인 줄 알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엽사 자격 기준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총기 소지 허가 갱신 기간을 단축하거나, 재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간 사냥 시 사냥개 동행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에서 A 씨와 숨진 엽사 모두 사냥개를 동행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냥개 동행을 의무화하면 사냥개가 먼저 포획물을 확인하고 총을 쏘기 때문에 오인사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양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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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개월만에 또 ‘멧돼지 오인’ 총격 사고…“자격 기준 강화해야”

    20일 경남 양산시의 야산에서 엽사가 다른 엽사를 멧돼지로 착각해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4월 서울 북한산 인근에서 소변을 보던 택시기사가 엽사의 오인 사격에 숨진 지 3개월 만이다. 엽사 자격 기준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경 양산시 한 야산 인근 농로에서 멧돼지 포획에 나섰던 50대 엽사에게 엽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60대 엽사 A 씨를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씨와 숨진 엽사는 5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숨진 엽사를) 멧돼지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양산시로부터 유해조수 수렵허가를 받은 두 엽사는 멧돼지 출몰 신고를 받고 각각 다른 파출소에서 보관 중인 총기를 수령해 현장으로 향했다가 동선이 겹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멧돼지 오인 총격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 4월 29일 서울 북한산 인근에서는 70대 엽사가 소변을 보던 택시기사를 멧돼지로 오인하고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경북 김천의 복숭아밭에 있던 50대 남성이 멧돼지로 착각한 엽사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2020년 10월 충남 청양의 야산에 멧돼지 구제를 하던 40대 엽사도 다른 엽사의 총에 맞아 숨졌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60대 이상인 엽사들이 적지 않은 만큼 총기 소지 허가의 갱신 기간을 단축하거나 재심사시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유해조수 구제단이 경찰서에 보관된 총기를 받아서 나갈 때 해당 지역 내 등산객, 시민들에게 주의 문자를 발송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황정용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렵면허 취득 시 현행 하루 정도인 환경부의 실무 강습 기간을 늘려야 한다”라고 했다. 부산에서 45년째 엽사로 활동 중인 최인봉 씨(74)는 “조류를 주로 사냥하는 경험이 부족한 엽사가 멧돼지 포획에 나서면 긴장하면서 오인 사고를 낼 소지가 커진다”라며 “멧돼지 포획 자격을 별도로 부여하는 등 규제 강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야간 사냥 시 멧돼지를 좇는 엽견(獵犬) 동행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엽견이 멧돼지를 발견해 좇은 뒤 엽사가 목표물을 확인 후 사격하도록 해 사고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에서도 A 씨와 숨진 엽사 모두 엽견을 동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낮 시간대 사냥과 달리 주로 해가 진 뒤 활동하는 유해조수 구제단은 사냥개를 동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엽견 동행을 의무화해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천적이 감소로 멧돼지 수가 급증해 출현이 빈번해진 데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에 따라 정부 포상금 지급 규모도 커지자 엽사들이 포획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돼지열병이 발생한 2019년 11월부터 멧돼지 1마리를 잡으면 2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 포상금까지 더해 엽사는 포상금을 마리당 30만~50만 원 받는다.양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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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대우조선, 기다릴만큼 기다려”… 장관들은 노조 설득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라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관계부처 장관들은 경남 거제시 파업 현장을 찾아 노조와 대화를 시도하며 강온 양면 전략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공권력 투입 여부와 시기에 관한 질문에 “산업 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파업이 이날로 48일째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날 오후 대통령실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 나서 “국민과 정부가 인내하고 있는 만큼 빨리 노조가 불법 파업을 끝내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며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지원할 마음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농성을 풀면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찾아 노조와 면담했다. 이상민 장관은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선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식 장관은 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을 만나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듣고 “그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믿고 파업 풀어달라”… “공권력 투입땐 제2 쌍용차 사태” 고용-행안장관 ‘대우조선’ 현장 찾아이정식 장관 ‘철창 농성’ 노조원 만나 “한번더 생각해 달라” 농성해제 호소대통령실 “파업 끝내면 정책적 지원”…이상민 행안 “공권력 투입도 고려”노조원 100여명, 공권력 투입 대비…농성장 둘러싸고 시너통 추가 반입주말께 공권력 투입 여부 검토 “노동운동을 같이 한 입장에서 호소한다. 정부를 믿어 달라. 농성을 풀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도록 노력하겠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공권력을 투입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른다.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될 수도 있다.”(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 19일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자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하청지회 노조원 100여 명이 ‘농성 현장을 지키겠다’며 1독 주위에 모여 구호를 외쳤다. 이정식 장관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등은 잇달아 현장을 찾아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자’고 호소했다.○ “파업 끝내면 지원 가능” 이정식 장관은 이날 김 지회장과의 면담에서 자신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동자들의 요구는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닌 구조적·정책적으로 해결할 일인 만큼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어려움을 살펴보겠다”며 농성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김 지회장은 “노동부 장관이면 노동자들이 왜 투쟁을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공권력 투입 얘기만 하고 있다”며 “오죽 절박하면 이런 투쟁을 하겠느냐”고 맞받았다. 이어 이 장관은 조선소 1독 바닥에 만든 1m³ 크기의 철 구조물 안에서 28일째 농성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을 만나 “정부를 믿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노동)운동을 해야 하는 것인데 현재 상황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노조의 요구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보기 때문에 (농성을 푸는 걸) 한 번 더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유 부지회장은 “농성을 풀 수 없다”며 거부했다. 오후 2시 50분경에는 이상민 장관이 현장을 찾았다. 이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 6월까지 약 2800억 원의 손실이 났고,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320억 원가량 손실이 추가로 나는 것으로 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공권력 투입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타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를 불문하고 산업 현장에서 법치주의는 엄정하게 확립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오후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노조가 불법 파업을 끝내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 얼마든 정책적으로 지원할 마음이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냈다. 최후의 수단인 공권력 투입에 앞서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공권력 투입, 주말이 고비공권력 투입 여부는 23일경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9일부터 농성 현장에 대한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농성 중인 노조원 7명을 해산 및 검거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전날에는 22명으로 구성된 거제경찰서 전담 수사팀에 수사 인력 18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에 맞서 노조원들은 이날 시너통 1개(1.5L)가 배치된 현장에 시너통 5개(25L)를 추가로 반입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충돌이 빚어질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경찰은 유 부지회장 등 집행부 3명에 대해 22일을 기한으로 4차 출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또 난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조합원 6명에 대해서도 같은 날을 기한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이 9명의 조합원이 기한 내 경찰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검찰에 신청할 예정이다. 하청지회와 협력사 측은 이날 막판 비공개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양측의 임금 인상률 제시안 격차는 일정 부분 좁혀졌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청지회 측이 대우조선해양 등에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소를 제기하지 말 것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하청업체 포함)이 대거 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그 전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추가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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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비약 미리 사놓자”… 코로나 재유행 본격화에 타이레놀 등 품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의약품 품절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약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미리 ‘상비약 비축’에 나선 여파다. 14일 서울 광진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홍춘기 씨(74)는 “감기약을 찾는 사람이 2주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타이레놀이 품절돼 전날 급하게 20개가량을 구했는데 벌써 거의 다 팔렸다”고 했다. 용산구의 한 약국 직원도 “지난주 들여온 타이레놀이 오전에 모두 팔려 유사한 약만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강관모 씨(27)는 “코로나19에 걸렸을때 열과 인후통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재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올해 초처럼 감기약이 부족할 수 있겠다 싶어서 최근 해열진통제 등을 사두었다”고 말했다. 약을 사러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강민진 씨(29)는 “상비약을 구하기 위해 집 근처 편의점을 세 군데나 돌았는데 모두 품절돼 사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4일 이기일 복지부 2차관 주재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병상 상황을 점검했다. 현재 위중증 병상 가동률이 11.0%일 정도로 의료대응 체계에 여유가 있지만 최악의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현재 중환자 병상 1466개를 확보하고 있는데,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이상이면 1405개(중증 435개, 준중증 970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정도면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위중증 및 사망자가 최고 수준일 때만큼 유행이 악화돼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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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회전車 90대 중 2대만 일시정지… 운전자들 “법 바뀐 줄 몰랐다”

    12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보행자 3명이 신호를 기다렸다. 화물차 한 대가 우회전을 한 뒤 횡단보도를 그대로 통과하자 경찰관이 멈춰 세웠다. 이날부터 시행된 새 도로교통법에 따라 횡단보도에선 건너려고 기다리는 사람만 있어도 신호에 관계없이 차량이 일단 멈춰야 한다. 화물차 운전자 강모 씨(59·서울 송파구)는 “습관적으로 그냥 지나왔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일시 정지요?”… 개정 법 몰라올 1월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27조 1항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도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개정 전 법은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통행하고 있는 경우’ 일시 정지하도록 했는데,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인도에 대기자가 있더라도 정지하도록 한 것이다. 1962년 도로교통법 제정 당시부터 있던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가 한층 강화됐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종로구 이화사거리와 서울 송파구 잠실역사거리 등을 살펴본 결과 바뀐 법을 잘 모르는 운전자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11시 35분경 이화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보행자가 대기 중인 횡단보도를 지나간 화물차 운전자 유성기 씨(52·서울 종로구)는 “법이 바뀐 줄 몰랐다”고 했다. 잠실역사거리에서 규정을 위반한 한 운전자도 “(건너는 사람이 없어) 서행했다”며 과거 규정대로 운전했음을 강조했다. 취재팀은 오전 11시 50분부터 10분 동안 이화사거리를 지켜봤는데 보행자가 건너려고 대기 중인 횡단보도로 우회전한 차량 90대 중 88대가 일시 정지하지 않고 지나갔다. 잠실역사거리에서도 오전 10시 40분부터 5분 동안 같은 상황에서 일시 정지한 차량은 60대 중 2대뿐이었다. 지팡이를 짚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 뒤로 지나가는 차량도 발견됐다. 이는 개정 전 법으로도 처벌 대상이다. 김원신 손해보험협회 사고예방팀장은 “일관된 기준으로 현장 단속을 지속해야 국민들도 빠르게 인지할 것”이라며 “공익광고 등을 통한 홍보를 병행해 보행자 중심의 교통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일시정지 ‘0대’이날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횡단보도에선 무조건 차량이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도 시행됐다. 개정 전에는 보행자가 없는 경우 멈추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낮 1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어린이 보호구역인 송파구 해누리초등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를 지나간 차량 50여 대 중 일시 정지한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대부분이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약간 줄인 후 차량을 완전히 멈추지 않고 다시 속도를 높였다. 운전자 이요한 씨(34)는 “서행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일시정지까지 해야 하는 줄은 몰랐다”고 했다. 경찰은 이 씨의 차량을 멈춰 세우고 바뀐 법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보행자 보호 의무 조항을 위반하면 운전자에겐 범칙금 6만 원(승용차 기준) 및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경찰은 이날부터 1개월간 계도 기간을 두고, 이후 법 위반 시 범칙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통행하려 할 때’ 해석 놓고 혼란도이날 계도 현장에선 단속 기준을 두고 일부 혼란도 있었다. 특히 우회전 시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할 때 일시정지 해야 한다’는 조항의 해석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경찰은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려고 한 경우 △손을 드는 등 운전자에게 횡단 의사를 표시한 경우 △횡단보도 인근에서 차도, 차량, 신호 등 주위를 살피는 경우 △인도에서 횡단보도를 향해 빨리 걷거나 뛰어올 경우에 일시 정지하지 않은 차량을 단속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경찰청은 “해당 조항은 보행자의 통행 의사가 외부로 표출된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나 횡단보도 앞에 그냥 서 있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는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계도 현장에서 혼란이 일었다. 계도 현장에선 휴대전화를 보는 등 별다른 통행 의사 표출 없이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경찰이 멈춰 세운 한 차량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게 아니라 그냥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계도에 나선 경찰들도 혼란스러워했다. 현장 경찰관들은 “보행 의사가 있는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고 서로 묻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애매할 땐 일단 멈추라고 조언했다. 정경일 교통 전문 변호사는 “모든 상황에서 보행자의 의사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운전자는 횡단보도가 보이면 일단 멈추고 주위를 살핀 후 간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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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재확산에… ‘네버 코비드’ 3300만명 “내 차례인가”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BA.5’ 변이 유행과 함께 다시 거세지면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는 이른바 ‘네버 코비드(Never COVID)족’ 가운데는 ‘이제 내 차례일 수 있다’는 심정으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852만여 명(11일 0시 기준)으로 아직 코로나19에 안 걸린 사람이 더 많다.○ ‘이제 내 차례인가’ 불안 증폭두 아이와 남편 등 일가족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다는 서울의 주부 김모 씨(29)는 요즘 뉴스를 보며 4세 아들을 어린이집에 안 보내기로 했다. 김 씨는 “어린이집에서 같이 놀던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당분간 낮에도 아이를 집에서 돌보려고 한다”고 했다. 여름휴가 계획을 바꾸는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적 없는 전남 목포의 공무원 김모 씨(36)는 휴가 장소를 남해 해수욕장에서 독채 펜션으로 바꿨다. 이 씨는 “사람이 몰리는 해수욕장에 갔다가 이제 와 코로나19에 걸리면 억울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의 직장인 이모 씨(25)도 지인 중에 속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다음 달 워터파크에 놀러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 씨는 “3년 만에 워터파크에 갈 생각에 들떴는데, 확산세가 더 심해질 것 같아 포기했다”고 했다. 11일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만3000명을 넘었다. ○ ‘매출 이제 간신히 회복 중인데…’자영업자들은 매출 걱정에 울상이다. 서울 중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 씨(54)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제야 좀 살 만해졌는데, 재유행으로 다시 손님 발길이 끊기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정 씨의 식당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매출이 반 토막 났다가 올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간신히 회복하는 중이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62)도 “재료값이 올라 걱정인데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한다니 마음 편할 날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42) 역시 “최근 직원을 새로 뽑았는데,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다시 내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방역 물품 찾는 이도 늘어미리 자가검사키트와 마스크를 사두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1, 2주 전까지만 해도 한번 자가검사키트를 주문하면 일주일은 팔았는데, 지난 주말에는 이틀 만에 모두 팔려 추가 주문했다”고 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10일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매출은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245%, 93% 늘었다. 서울의 직장인 조모 씨(45)는 “방역 물품이 다시 품귀 현상을 빚을까 싶어 미리 조금씩 여유 있게 사서 집에 모아두고 있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5’는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은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만 60세 미만은 병원에서 유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동거인이 확진된 경우 동거인 검사일로부터 3일 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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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장례뒤 보건소서 “부검했나” 물어… 유족 “화장했는데 이제 와서”

    “엄마, 보건소에서 전화 와서 아빠 부검했느냐고 묻던데?” 올 1월 19일 경기 안성시에 사는 여필자 씨(53)는 남편 김성원 씨(57)의 장례 후속 절차를 위해 경북 포항으로 내려갈 채비를 하던 중 딸의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남편 김 씨는 닷새 전 숨졌고, 장례는 사흘 전 끝났다. 시신은 이미 화장돼 장지에 안장돼 있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한 지 31일 만인 올 1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진단명은 뇌출혈이었다. 앞서 경기 평택시 보건소는 김 씨의 백신 이상반응 신고를 접수했다. 그런데 뒤늦게 딸에게 연락해 “부검 여부가 사망과 백신 간 인과성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부검을 했느냐”고 물어온 것이다.○ 보건소 안내 부실로 부검 못 한 사망자들급히 평택시 보건소를 찾은 여 씨는 “왜 부검을 하라는 안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보건소 측은 “우리에게 알릴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5월 31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여 씨는 “보건소 직원이 ‘계속 소리를 지르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더니 나중엔 ‘돈 때문에 그러느냐’는 폭언까지 했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백신 접종 이상반응 역학조사에서 부검은 인과성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되는 필수 절차로 꼽힌다. 특히 환자가 갑자기 사망해 병원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 등에는 사실상 부검 결과 외에는 인과성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 보건소들은 안내 책임을 서로 떠넘겼다. 김 씨의 이상반응 신고를 접수한 평택시 보건소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씨의 주소지는 안성시이므로 부검 안내는 안성시 보건소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성시 보건소 관계자는 “역학조사는 입원 병원 관할 보건소에서 이뤄진다”며 평택시 보건소에 책임을 넘겼다. 취재진이 확인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의 ‘접종 후 이상반응 시도 신속대응팀 업무 매뉴얼’은 또 달랐다. 시도 역학조사반이 보호자에게 부검 실시를 권고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이 같은 매뉴얼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많게는 수천 건의 이상반응 역학조사를 동시에 담당하는 시도 역학조사반이 직접 부검 안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응 체계의 허점 탓에 숨진 가족의 부검 기회를 놓친 유족들은 “부검 결과 없이 나온 인과성 심의 내용을 믿지 못하겠다”고 호소한다. 여 씨는 남편 사망이 ‘백신과 인과성이 없다’는 심의 결과를 올해 4월 19일 통보받았다. 여 씨는 기자에게 “부검도 못 했는데 어떤 자료를 근거로 인과성 심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6월 아버지 전재명 씨(사망 당시 65세)를 잃은 혜원 씨(37)도 같은 의견이었다. 전 씨는 백신 접종 10일 뒤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혜원 씨는 어느 곳에서도 부검 안내를 받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보건소에 항의하자 ‘부검을 안내해야 한다는 지침이 뒤늦게 내려와 안내를 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혜원 씨가 경기도청에 전화로 항의하자 담당자는 “고의 과실인지를 따져 국가 배상을 청구하라”면서도 “고의 과실이 인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사자가 억울해하기에 배상 청구 절차가 있으니 이용하라고 알려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혜원 씨는 “지난해 9월 ‘접종과 인과성 없음’ 결정이 나왔지만 지자체 과실로 부검을 못해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억울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많은 관련 서류, 당사자가 일일이 챙겨야접종 후 이상반응 환자와 사망자 가족이 피해보상 신청을 하기 위해 수많은 서류를 챙기는 것도 쉽지 않다. 피해보상을 신청하려면 진료확인서와 진료비 영수증, 의무기록 사본, 부검감정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사망 등의 이유로 백신 접종자와 신청자가 다를 경우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도 내야 한다. 지난해 10월 아들 장지영 군(사망 당시 18세·지난해 8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잃은 장성철 씨(50)는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아들의 부검 감정서를 받은 후에야 보건소에 제출할 수 있었다”라며 “관계 기관끼리 서류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거론됐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다. 동아일보가 대면 전화, 서면으로 만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환자 및 유족 158명 가운데 133명(84.2%)은 백신 이상반응 신고 또는 피해보상 신청 과정에서 질병관리청 및 보건소 등이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유족들 “백신접종 피해, 정부-사회가 외면… 잊혀질까 두려워” 국가책임제 등 대선 공약 지지부진유족 “정부가 인과성 입증 책임져야”대통령실 “소급적용 등 쟁점 검토중” “이젠 사회에서 영영 잊혀질까 봐 두려워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한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유족의 말이다. 코백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질환이 생긴 이들과 사망자 가족들이 모인 단체다. 코백회 회원들은 “정부의 방역 정책에 동참한 이후 피해를 입었음에도 정부와 사회에 외면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환자와 유족들은 백신 접종 피해를 적극 구제하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백신 접종 부작용 피해 회복 국가책임제’를 공약했다.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 입증 책임을 국가가 지겠다는 내용이었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2월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 후 첫 일정으로 인접한 코백회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19 대응특별위원회가 4월 발표한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에는 국가책임제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개연성은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지급하는 의료비와 사망 위로금 상한선을 상향하는 내용만 담겼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지원금 한도를 높이는 건 별 의미가 없다”며 “정부가 인과성 입증 책임을 지고, 백신 외 다른 원인을 밝히지 못할 경우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 질의에 “국가책임제 기조는 당연하다”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스터디가 필요하다. 소급 적용 여부, 인과성 입증 전 선보상 등의 쟁점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4일 동아일보 보도 관련 자료를 내고 “백신 안전성 연구 확대, 의료비 및 사망 위로금 등 지원 확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부작용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던 지난 정부에 대한 항의도 가로막혔다. 코백회 회원들은 새 정부 출범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사저 앞에서 사과 요구 집회를 열었는데, 지난달 1일 경찰이 ‘주민 사생활 평온 침해’를 이유로 집회 금지 통고를 해 왔다. 지난달 예정됐던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고 한다. 올 1월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설치한 합동분향소도 지난달 구청의 철거 명령이 떨어졌다. 김 회장은 “추모 공간까지 잃으면 정부가 우리를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특별취재팀 ▽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 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이 기사(혹은 콘텐츠, 영상, 홈페이지)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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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출소 ‘화살총 습격’에… 경찰 7명, 10분간 숨기 급급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에 20대 남성이 화살총(사진)을 발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파출소에 있던 경찰 7명은 숨기에만 급급했을 뿐 10분 넘게 범인 검거 및 추적을 하지 않아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전남경찰청과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2시 15분경 복면을 쓴 남성 A 씨(22)가 전남 여수시 봉산파출소 내부로 화살총 1발을 쏘고 달아났다. 화살이 아크릴판에 꽂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파출소에는 7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10여 분 동안 몸을 숨겼을 뿐 범인 신병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파출소의 연락을 받은 여수서에서 형사과 직원 등 50여 명을 투입해 파출소에서 약 5km 떨어진 자택에서 사건 발생 12시간 만에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2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A 씨는 “은행을 털기 전에 경찰관을 상대로 예행연습을 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살총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서는 초동 대응 부실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이 파출소 B 팀장을 대기발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대응 적절성 여부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하면 대응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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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백신-혈전 인과성 검사 거부하던 질병청… 딸 죽은뒤 뉴스 나오자 그제야 검사 통보”

    “딸아이가 죽은 후에 (질병관리청) 연락이 온 거예요, 죽은 후에…. (살아) 있을 때 쌩쌩한 피 뽑아가지고 검사해 달랬더니, 다 무시하고…. 죽은 아이 피를 어디서 찾겠어요?” 5월 28일 제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남훈 씨(54)는 목이 멘 듯하더니 이내 격앙된 목소리로 변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제주교대 4학년으로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딸 유빈 씨를 잃었다. 유빈 씨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4일 만인 지난해 7월 30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집 앞 화단에서 쓰러졌다. 뇌와 폐혈관에 혈전이 생긴 것. 8일 뒤 유빈 씨는 스물셋의 나이에 뇌경색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유빈 씨가 중환자실에 있던 지난해 8월 4일 제주도청 A 역학조사관(전문의)은 접종과 혈전증의 인과성 유무를 조사하기 위해 이 씨에 대한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해달라고 질병청에 의뢰했다. TTS는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백신 접종으로 유발될 수 있다고 공인된 질환이다. A 조사관은 이 씨가 백신 접종 외에는 뇌, 폐혈관의 혈전증을 일으킬 만한 위험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고, 접종으로 인한 TTS가 주로 젊은 여성층에서 발병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질병청은 검사를 거부했다. 유빈 씨가 AZ나 얀센이 아닌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에서였다. A 조사관이 사흘 동안 검사 요청을 세 차례 되풀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빈 씨가 숨지자 관련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질병청은 그제야 “(유빈 씨의) TTS 검사를 하겠다”며 제주도청 역학조사팀에 검체(혈액)를 보내라고 했다. 유빈 씨가 세상을 떠나고 5일 후였다.부검결과 안나왔는데 “인과성 없다”… 질병청 “1차 소견으로 판단” 부검의는 “백신 가능성 매우 높다”… 질병청 재심의선 ‘다른 원인 가능성’고3 접종후 뇌출혈 사망 논란에 질병청 “백혈병 인지 못한채 접종”유족들 “질병청, 피해자 고통 외면… 인과성 없음 증명에만 몰두해 상처” 간신히 질병청에 이유빈 씨의 혈액을 보낼 수는 있었다. 제주도청 역학조사팀은 유빈 씨가 사망하기 직전 병원에서 채취해둔 혈청 약 1cc를 찾아냈다. 그러나 유빈 씨 혈청은 영상 2∼8도의 냉장고에 수일간 보관됐던 상태였다. 질병청은 TTS 검사를 위한 혈청은 영하 20도 이하로 냉동 운송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냉장의 경우 24시간 내 운송돼야 한다. 질병청은 이같이 운송된 유빈 씨의 혈액을 검사한 뒤 TTS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유빈 씨는 결국 지난해 9월 피해조사반에서 ‘인과성 없음’ 판단을 받았다. 아버지 이남훈 씨는 “기본적인 보관 조건도 갖추지 않은 검사를 어떻게 믿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권고하는 (혈액 보관) 방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자문단 및 피해조사반에서 의무기록 및 전반적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판단했다”고 본보에 설명했다. 질병청은 유빈 씨 사례가 논란이 된 뒤에야 지난해 9월 26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 대상자도 TTS 검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동아일보는 백신 접종 후 질환이 생긴 환자와 사망자 가족들을 만났다. 이들은 질병청의 대응 방식에 다시 상처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청이 자신들의 고통과 목소리를 외면한 채 ‘접종과의 인과성 없음’을 증명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부검 결과 안 나왔는데 “인과성 없다”부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질병청으로부터 ‘인과성 없음’ 통지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현직 경찰 이은석 씨(38)는 지난해 6월 30일 어머니 강순향 씨를 떠나보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어머니는 백신 접종 후 23일 만에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진단명은 뇌출혈이었다. 이 씨는 어머니가 뇌출혈을 겪게 된 원인을 알고자 부검에 동의했다. 이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7개월 전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갑자기 뇌출혈이 발생한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라고 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 뉴스 기사를 통해 질병청이 어머니의 죽음과 백신 접종 사이에 ‘인과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 사망 후 이틀 만인 지난해 7월 2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린 사실이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이 씨는 질병청에 전화를 걸어 “부검 결과가 아직 안 나왔는데 인과성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라고 따졌다. 담당 팀장은 “부검 1차 소견을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판단했다”며 “최종 결과가 나와도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는 달랐다. 피해조사반 회의가 열린 지 20일 뒤인 7월 22일 나온 부검 감정서엔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검의는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는 단계”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혈전 생성의 병리기전을 벗어나는 범주에 속한다는 점과 백신 접종 후 증상이 발생했다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부검 최종 결과를 전달받은 질병청은 지난해 9월 회의에서 강 씨 사례를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에서 ‘시간적 개연성은 있으나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로 판정을 바꿨다. 질병청은 본보 질의에 “백신 접종 초기엔 위험성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1차 부검 소견을 토대로 인과성을 검토하고, 최종 부검결과가 나왔을 때 재심의를 통해 반영되도록 했다”라며 “현재는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온 이후 심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혈병 걸린 채 접종했다니…”확실하지 않은 기저질환을 언급해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질병청은 지난해 11월 19일 백신 2차 접종을 받은 뒤 75일 만에 사망한 고등학교 3학년 김준우 군에 관해 “백혈병으로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김 군이) 백혈병이 인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접종했고, 이후 발병을 인지하게 됐다”고 답했다. 5월 30일 강원 강릉시 자택에서 만난 김 군의 어머니 강일영 씨(47)는 “병원에서도 진단을 확실히 못 내리고 추정만 했는데, 어떻게 접종 때 이미 백혈병이 걸린 상태였다고 발표하느냐”라며 분노했다. 질병청은 본보 질의에 “외부적 요인(방사능 등)에 의한 백혈병은 통상 노출 후 상당 기간 후에 발병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접종 전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토했다”고 답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 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이 기사(혹은 콘텐츠, 영상, 홈페이지)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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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모더나는 해당 안돼’ 검사 거부 질병청, 뉴스 나오자 죽은 딸 혈액 보내랍디다”

    “딸아이가 죽은 후에 (질병관리청) 연락이 온 거예요, 죽은 후에…. (살아) 있을 때 쌩쌩한 피 뽑아가지고 검사해 달랬더니, 다 무시하고…. 죽은 아이 피를 어디서 찾겠어요?” 5월 28일 제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남훈 씨(54)는 목이 멘 듯하더니 이내 격앙된 목소리로 변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제주교대 4학년으로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딸 유빈 씨를 잃었다. 유빈 씨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4일 만인 지난해 7월 30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집 앞 화단에서 쓰러졌다. 뇌와 폐혈관에 혈전이 생긴 것. 8일 뒤 유빈 씨는 스물셋의 나이에 뇌경색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유빈 씨가 중환자실에 있던 지난해 8월 4일 제주도청 A 역학조사관(전문의)은 접종과 혈전증의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 씨에 대한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해달라고 질병청에 의뢰했다. TTS는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백신 접종으로 유발될 수 있다고 공인된 질환이다. A 조사관은 이 씨가 백신 접종 외에는 뇌, 폐혈관의 혈전증을 일으킬 만한 위험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고, 접종으로 인한 TTS가 주로 젊은 여성층에서 발병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질병청은 검사를 거부했다. 유빈 씨가 AZ나 얀센이 아닌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에서였다. A 조사관이 사흘 동안 검사 요청을 세 차례 되풀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빈 씨가 숨지자 관련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는 “(혈액 검사 거부는) 의료진 판단을 외면한 행정편의적 결정”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질병청은 그제야 “(유빈 씨의) TTS 검사를 하겠다”며 제주도청 역학조사팀에 검체(혈액)를 보내라고 했다. 유빈 씨가 세상을 떠나고 5일 후였다.간신히 질병청에 이유빈 씨의 혈액을 보낼 수는 있었다. 제주도청 역학조사팀은 유빈 씨가 사망하기 직전 병원에서 채취해둔 혈청 약 1cc를 찾아냈다. 그러나 유빈 씨 혈청은 영상 2~8도의 냉장고에 수일간 보관됐던 상태였다. 질병청은 TTS 검사를 위한 혈청은 영하 20도 이하로 냉동 운송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냉장의 경우 24시간 내 운송돼야 한다. 질병청은 이같이 운송된 유빈 씨의 혈액을 검사한 뒤 TTS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유빈 씨는 결국 지난해 9월 피해조사반에서 ‘인과성 없음’ 판단을 받았다. 아버지 이남훈 씨는 “기본적인 보관 조건도 갖추지 않은 검사를 어떻게 믿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권고하는 (혈액 보관) 방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자문단 및 피해조사반에서 의무기록 및 전반적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판단했다”고 본보에 설명했다. 질병청은 유빈 씨 사례가 논란이 된 뒤에야 지난해 9월 26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 대상자도 TTS 검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동아일보는 백신 접종 후 질환이 생긴 환자와 사망자 가족들을 만났다. 이들은 질병청의 대응 방식에 다시 상처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질병청이 자신들의 고통과 목소리를 외면한 채 ‘접종과의 인과성 없음’을 증명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부검 결과 안 나왔는데 “인과성 없다”부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질병청으로부터 ‘인과성 없음’ 통지를 받은 경우도 있다. 현직 경찰 이은석 씨(38)는 지난해 6월 30일 어머니 강순향 씨를 떠나보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어머니는 백신 접종 후 23일 만에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진단명은 뇌출혈이었다. 이 씨는 어머니가 뇌출혈을 겪게 된 원인을 알고자 부검에 동의했다. 이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7개월 전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갑자기 뇌출혈이 발생한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라고 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 뉴스 기사를 통해 질병청이 어머니의 죽음과 백신 접종 사이 ‘인과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 사망 후 이틀 만인 지난해 7월 2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린 사실이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이 씨는 질병청에 전화를 걸어 “부검 결과가 아직 안 나왔는데 인과성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라고 따졌다. 담당 팀장은 “부검 1차 소견을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판단했다”라며 “최종 결과가 나와도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는 달랐다. 피해조사반 회의가 열린 지 20일 뒤인 7월 22일 나온 부검 감정서엔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검의는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는 단계”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혈전 생성의 병리기전을 벗어나는 범주에 속한다는 점과 백신 접종 후 증상이 발생했다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이 씨는 5월 27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취재진과 만나 “내가 일하는 경찰에서도 부검 결과 없이는 사건을 종결시키지 않는데, 부검 1차 소견만으로 심의를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성토했다. 부검 최종 결과를 전달받은 질병청은 지난해 9월 회의에서 강 씨 사례를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에서 ‘시간적 개연성은 있으나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로 판정을 바꿨다. 질병청은 본보 질의에 “백신 접종 초기엔 위험성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1차 부검 소견을 토대로 인과성을 검토하고, 최종 부검결과가 나왔을 때 재심의를 통해 반영되도록 했다”라며 “현재는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온 이후 심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혈병 걸린 채 접종했다니…”확실하지 않은 기저질환을 언급해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질병청은 지난해 11월 19일 백신 2차 접종을 받은 뒤 75일 만에 사망한 고등학교 3학년 김준우 군에 관해 “백혈병으로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김 군이) 백혈병이 인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을 접종했고, 이후 발병을 인지하게 됐다”고 답했다. 5월 30일 강원 강릉시 자택에서 만난 김 군의 어머니 강일영 씨(47)는 “병원에서도 진단을 확실히 못 내리고 추정만 했는데, 어떻게 접종 때 이미 백혈병이 걸린 상태였다고 발표하느냐”라며 분노했다. 대한혈액학회장인 김동욱 을지대의료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김 군의 경우 백신 접종 당시 혈액 검사 기록이 없는데,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고 추정하는 건 무리”라며 “급성 백혈병은 대개 한두 달 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 발현일로부터 75일 전인 백신 접종 시점에 백혈병이 걸려 있었을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질병청은 본보 질의에 “외부적 요인(방사능 등)에 의한 백혈병은 통상 노출 후 상당 기간 후에 발병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접종 전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토했다”고 답했다.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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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피해보상위, 운영 방식 납득 어려워”

    “우리 국민 400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어요. 그럼 우리나라 기준을 만들어야지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21세 남성의 접종 인과성 여부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피해보상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심근염을 화이자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무조건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언”이라고 했다.신 변호사는 한국의료법학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다. 2003년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약 8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다시 예방접종 피해보상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근 본보 인터뷰 일문일답. ―피해보상위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변협 성명을 주도한 이유는? “그동안 피해보상위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이 인정한 이상반응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결정해왔다. 백신 말고 이상반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경우도 ‘4-1’(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근거 불충분) 항목으로 결정됐다. 답답해서 회의 도중 ‘우리가 FDA의 한국지부이냐’고 불만을 표한 적도 있다.” ―인과성 여부는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지 않나. “환자 개개인의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립된 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문제다. 더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이 기저질환을 촉진했을 수도 있는데,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결론짓는다.” ―과거 현재 피해보상위 운영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벌인 뒤 각자 서류에 결론을 적어 내 과반 이상의 다수결로 보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피해보상위는 위원장 주도로 결론을 내리고 형식적으로 다른 위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반발해 한동안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개선 방향을 제언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가 재난 극복을 위해 ‘안전하다, 문제가 나타나면 책임지겠다’며 접종을 권장했다. 그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아직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보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 기자 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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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심의 3분만에 ‘사망과 백신 인과관계 없음’…피해보상 회의 최초 확인

    “표에 나온 증상만 갖고 (인과성이) 있다, 없다 판단할 거면 전문가 모셔놓고 회의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2022년 5월 17일, 역학조사관) “(사망 이유를) 모르면 (인과성 없다고) 결정하지 말고,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게 우선입니다.”(2021년 12월 28일, 피해보상전문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 및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역학조사관과 전문위원이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지만 2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지난해 2월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를 통해 보상 신청된 이상반응의 백신 인과성 여부를 결정했다.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유족 등의 요청이 이어졌지만 “회의록을 안 만든다”며 번번이 거절했다.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해 9월 16일~올해 6월 10일 9개월간 열린 두 회의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47시간 42분 분량이다. 처음 공개되는 회의 내용에는 “접종 부작용을 책임지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과 다른 실상이 드러나 있었다. 논의된 이상반응 사례 783건 가운데 질병청 지침을 넘어선 결론이 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과성 인정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다’는 한마디로 일축됐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동아일보에 “이상반응 지침은 최신 국제 사례를 반영하는 가장 과학적인 자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상반응이 신고된 사망자 2236명 중 6명만 인과성이 인정됐다. 지금까지 이상반응 신고는 47만1775건이었으며 보상 신청 7만8462건(심의 완료 5만4795건) 중 1만8548건이 보상을 받았다. 심의 완료 건 중 약 80%는 30만 원 미만 소액 진료비 보상이었다. 올 5월 17일 질병관리청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이유빈 씨(당시 23세)의 사망과 접종의 인과성 인정 여부를 두고 격앙된 대화가 이어졌다. 지역 역학조사관(전문의)은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인과성 인정을 거듭 주장했지만 피해조사반장(의대 교수)은 “(질병청) 기준을 벗어난다. 나는 (기준을 바꿀)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회의 녹취에선 이 같은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됐다.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는 경우 전부 거부됐다. 취재팀은 두 달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은 환자 및 사망자 유가족 158명을 대면과 전화통화, 서면으로 만났다. 이들이 시급한 과제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과성 심의 회의록 공개’(49명·31%)였다.●질병청 지침에만 의존한 인과성 평가이 씨는 모더나 백신 접종 11일 만인 지난해 8월 7일 혈전증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씨를 담당한 종합병원 의사는 ‘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질병청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지자체 역학조사 결과 이 씨에겐 기저질환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사인은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란 희귀 질환이었다. 이 병의 발병 인자로는 백신 접종과 C형 간염, 흡연 등 1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학조사관에 따르면 이 씨는 백신 접종 외에 다른 발병 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질병청 이상반응 목록엔 이 병이 없었다. 역학조사관은 회의에서 “해외 논문 가운데 백신 접종 후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씨 죽음에) 백신 이외에 원인이 뭐가 있겠나”라고 물었지만 피해조사반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 씨의 아버지 이남훈 씨(54)는 “심의 내용을 공개해 달라”며 질병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회의록은 없고, (요약된) 결과록만 있다”고 답했다.●“전문위원들은 거수기 노릇”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에는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지만 전문성에 기반한 실질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피해 보상위에선 심근염 진단 후 사망한 박모 씨(당시 21세)에 대해 논의했다. 박 씨는 현역 군인으로 지난해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심근염. 지난해 7월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됐지만 올 1월 회의에선 ‘인과성 없음’으로 결론이 뒤집혔다. 의대 교수인 전문위원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위원장은 직권으로 ‘인과성 근거 불충분’ 결론을 내렸다. 한 위원은 그 자리에서 피해조사반 구성원 일부가 피해보상위에도 포함돼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하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현재 피해보상위원장이 피해조사반장을 겸임한다. 하지만 올 3월 백신안전성위원회는 환자 1500여 명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근염을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인정했다.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심근염의 경우 초기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피해보상위는 질병청 지침에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통계적 연구가 쉽지 않은 희소 질환의 경우 표본 수가 적은 탓에 인과성 인정은 극히 어렵다.●대법원 “인과성 입증 기준 완화할 필요”피해보상위의 ‘인과성 없음’ 결정 논리는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 대법원은 2014년 소아마비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장애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라며 “예방접종 피해 보상은 예방접종의 사회적 유용성에 동참해 특별한 희생을 한 데 대한 보상”인 만큼 인과성 입증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년 넘게 피해보상위원으로 활동한 신현호 변호사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더라도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백신 외 이상반응을 설명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기준에 따르면 피해보상위에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들 상당수가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1건당 평균 논의시간 2분 48초현행 인과성 심의 체계는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가 도입된 옛 전염병예방법(1995년 1월 시행)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팬데믹을 담당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여 명으로 구성된 피해보상위가 심의한 사례 수는 지난달까지 4만3000여 건에 달한다. 하루 1000건 이상 검토된 날도 있었다. 본보가 입수한 26차례의 회의 녹취에서 구두 논의 사례 783건을 심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건당 평균 2분 48초였다. 구두로 논의되지 않은 나머지 이상반응 신고 수만 건은 서면으로 검토를 마쳤다. 한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중요하고 논쟁적인 사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코로나19 피해보상위, 운영 방식 납득 어려워”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우리 국민 4000만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어요. 그럼 우리나라 기준을 만들어야지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전문위원 신현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8일 회의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21세 남성의 접종 인과성 여부를 두고 언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피해보상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심근염을 화이자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 이에 신 변호사는 “무조건 국제적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언”이라고 했다.신 변호사는 한국의료법학회 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낸 의료사건 전문 변호사다. 2003년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위원회에서 약 8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다시 예방접종 피해보상위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근 본보 인터뷰 일문일답. ―피해보상위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변협 성명을 주도한 이유는? “그동안 피해보상위는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기관이 인정한 이상반응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결정해왔다. 백신 말고 이상반응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은 경우도 ‘4-1’(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근거 불충분) 항목으로 결정됐다. 답답해서 회의 도중 ‘우리가 FDA의 한국지부이냐’고 불만을 표한 적도 있다.” ―인과성 여부는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지 않나. “환자 개개인의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립된 기준만 기계적으로 적용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게 문제다. 더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백신이 기저질환을 촉진했을 수도 있는데,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로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결론짓는다.” ―과거 현재 피해보상위 운영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벌인 뒤 각자 서류에 결론을 적어 내 과반 이상의 다수결로 보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피해보상위는 위원장 주도로 결론을 내리고 형식적으로 다른 위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반발해 한동안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개선 방향을 제언한다면….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성 제고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가 재난 극복을 위해 ‘안전하다, 문제가 나타나면 책임지겠다’며 접종을 권장했다. 그 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해 ‘아직 학문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보상하기 곤란하다’고 하면 납득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질병청 “백신 인과성 판단 근거, 美-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한국 질병당국의 판단 근거가 다른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백신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은 백신별 이상반응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이 지침은 국내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 등 전 세계 주요 연구와 보고서를 참고해 만들었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되면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이 지침에 등재된 부작용인지부터 살핀다. 질병청은 이 지침에 등재되지 않은 이상반응 사례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상반응 지침에 나온 증상들만 인과성을 인정하는 게 다소 보수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새로운 연구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이상반응 지침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심근염과 심낭염은 지난해에는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각각 올해 3월과 5월부터 인과성이 인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인과성을 인정하는 이상반응의 범위를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늘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피해조사반, 피해보상전문위원회 등 질병청의 백신 이상반응 판단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청은 “회의 결과가 정확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회의 녹화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면서도 “개인정보 문제와 보관 근거 부재 등의 이유로 회의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한 뒤 폐기한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백신 피해 보상을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총 5만4795건을 심의해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1만8548건에 대해 보상했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시간적 개연성, 기저질환, 유전적 특성 등을 종합 판단해 최대 5000만 원의 사망위로금과 최대 3000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5명이 사망위로금을, 130명이 치료비를 받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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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백신 사망 인과성 인정을”… “질병청 지침에 없어 불가”

    “표에 나온 증상만 갖고 (인과성이) 있다, 없다 판단할 거면 전문가 모셔놓고 회의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2022년 5월 17일, 역학조사관) “(사망 이유를) 모르면 (인과성 없다고) 결정하지 말고,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게 우선입니다.”(2021년 12월 28일, 피해보상전문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의 인과성 및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역학조사관과 전문위원이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을 인정하라고 촉구했지만 2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지난해 2월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를 통해 보상 신청된 이상반응의 백신 인과성 여부를 결정했다.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유족 등의 요청이 이어졌지만 “회의록을 안 만든다”며 번번이 거절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해 9월 16일∼올해 6월 10일 9개월간 열린 두 회의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47시간 42분 분량이다. 처음 공개되는 회의 내용에는 “접종 부작용을 책임지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과 다른 실상이 드러나 있었다. 논의된 이상반응 사례 783건 가운데 질병청 지침을 넘어선 결론이 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과성 인정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다’는 한마디로 일축됐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동아일보에 “이상반응 지침은 최신 국제 사례를 반영하는 가장 과학적인 자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상반응이 신고된 사망자 2236명 중 6명만 인과성이 인정됐다. 지금까지 이상반응 신고는 47만1775건이었으며 보상 신청 7만8462건(심의 완료 5만4795건) 중 1만8548건이 보상을 받았다. 심의 완료 건 중 약 80%는 30만 원 미만 소액 진료비 보상이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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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백신 이상반응 심의, 전문가 의견 거부… 건당 2분48초 그쳐

    올 5월 17일 질병관리청 산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이유빈 씨(당시 23세)의 사망과 접종의 인과성 인정 여부를 두고 격앙된 대화가 이어졌다. 지역 역학조사관(전문의)은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인과성 인정을 거듭 주장했지만 피해조사반장(의대 교수)은 “(질병청) 기준을 벗어난다. 나는 (기준을 바꿀) 권한이 없다”며 거부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및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 회의 녹취에선 이 같은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됐다.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지만 질병청 지침에 없는 경우 전부 거부됐다. 취재팀은 두 달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은 환자 및 사망자 유가족 158명을 대면과 전화통화, 서면으로 만났다. 이들이 시급한 과제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인과성 심의 회의록 공개’(49명·31%)였다.○ 질병청 지침에만 의존한 인과성 평가이 씨는 모더나 백신 접종 11일 만인 지난해 8월 7일 혈전증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씨를 담당한 종합병원 의사는 ‘백신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질병청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지자체 역학조사 결과 이 씨에겐 기저질환이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사인은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란 희귀 질환이었다. 이 병의 발병 인자로는 백신 접종과 C형 간염, 흡연 등 1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학조사관에 따르면 이 씨는 백신 접종 외에 다른 발병 인자에 노출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질병청 이상반응 목록엔 이 병이 없었다. 역학조사관은 회의에서 “해외 논문 가운데 백신 접종 후 ‘재난적 항인지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씨 죽음에) 백신 이외에 원인이 뭐가 있겠나”라고 물었지만 피해조사반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 씨의 아버지 이남훈 씨(54)는 “심의 내용을 공개해 달라”며 질병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회의록은 없고, (요약된) 결과록만 있다”고 답했다.○ “전문위원들은 거수기 노릇”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위에는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지만 전문성에 기반한 실질적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피해보상위에선 심근염 진단 후 사망한 박모 씨(당시 21세)에 대해 논의했다. 박 씨는 현역 군인으로 지난해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심근염. 지난해 7월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인정됐지만 올 1월 회의에선 ‘인과성 없음’으로 결론이 뒤집혔다. 의대 교수인 전문위원이 반론을 제기했지만 위원장은 직권으로 ‘인과성 근거 불충분’ 결론을 내렸다. 한 위원은 그 자리에서 피해조사반 구성원 일부가 피해보상위에도 포함돼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하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현재 피해보상위원장이 피해조사반장을 겸임한다. 하지만 올 3월 백신안전성위원회는 환자 1500여 명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심근염을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인정했다.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심근염의 경우 초기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인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피해보상위는 질병청 지침에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통계적 연구가 쉽지 않은 희소 질환의 경우 표본 수가 적은 탓에 인과성 인정은 극히 어렵다.○ 대법원 “인과성 입증 기준 완화할 필요”피해보상위의 ‘인과성 없음’ 결정 논리는 대법원 판례와도 배치된다. 대법원은 2014년 소아마비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장애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라며 “예방접종 피해 보상은 예방접종의 사회적 유용성에 동참해 특별한 희생을 한 데 대한 보상”인 만큼 인과성 입증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년 넘게 피해보상위원으로 활동한 신현호 변호사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더라도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백신 외 이상반응을 설명할 다른 이유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기준에 따르면 피해보상위에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들 상당수가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1건당 평균 논의시간 2분 48초현행 인과성 심의 체계는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가 도입된 옛 전염병예방법(1995년 1월 시행)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팬데믹을 담당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여 명으로 구성된 피해보상위가 심의한 사례 수는 지난달까지 4만3000여 건에 달한다. 하루 1000건 이상 검토된 날도 있었다. 본보가 입수한 26차례의 회의 녹취에서 구두 논의 사례 783건을 심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건당 평균 2분 48초였다. 구두로 논의되지 않은 나머지 이상반응 신고 수만 건은 서면으로 검토를 마쳤다. 한 피해보상전문위원은 “중요하고 논쟁적인 사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박종민 김윤이 최미송(이상 사회부) 기자vaccine.donga.com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이 기사(혹은 콘텐츠, 영상, 홈페이지)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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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년 노포 ‘을지면옥’ 마지막 날 30도 넘는 날씨에도 100여명 긴줄

    “마지막 날이란 말을 듣고 냉면 동호회 회원들이랑 경기도에서 왔는데 못 먹게 돼 너무 아쉽네요.” 25일 오후 6시경 서울의 대표적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인 중구 ‘을지면옥’ 앞에서 만난 김성혁 씨(45) 일행은 “을지면옥이 오늘로 문을 닫은 게 너무 안타깝다”며 몇 번이나 간판을 돌아보다 발길을 돌렸다. 김 씨 일행 외에도 여러 명이 아쉬움에 저녁 늦은 시간까지 가게 앞을 서성이는 모습이었다. 을지면옥은 6·25전쟁 당시 월남한 김경필 씨(여) 부부가 1969년 경기 연천군에 문을 연 ‘의정부 평양냉면’에서 갈라져 나온 곳으로, 김 씨 부부의 둘째 딸 홍정숙 씨(66)가 세웠다. 을지로에서 1985년부터 37년간 자리를 지키며 실향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지만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이날 문을 닫았다.○ “마지막 냉면 먹겠다” 무더위에도 긴 줄을지면옥이 자리한 세운지구 3-2구역은 2017년 시행사가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2018년 서울시가 을지면옥을 생활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한때 건물 철거가 보류됐지만 1년 후 다시 전면 철거로 방향이 바뀌면서 보상금 액수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21일 법원이 시행사가 을지면옥을 상대로 낸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소송 2심에서 시행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자리를 비워주게 됐다. 을지면옥 측은 “이전할 장소를 찾는 대로 다시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25일 을지면옥 앞에는 한낮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손님 100여 명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사장 홍 씨는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영업을 마치려고 했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자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문을 열겠다”며 오후 4시 10분경 영업 종료를 알렸다. 홍 씨는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더운 날인데도 을지로3가역 교차로까지 줄을 섰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날 오후 30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뒤 냉면을 먹었다는 임창곤 씨(28)는 “단순히 음식점 하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함께한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반면 을지면옥 30년 단골이라는 김성 씨(69)는 “아쉽지만 노후한 건물은 재개발하고, 새로운 곳에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했다.○ 줄줄이 문 닫는 서울 노포들을지면옥 외에도 최근 서울 유명 노포(老鋪)들이 연이어 문을 닫고 있다. 올 들어서만 서울 동작구의 중식당 ‘대성관’과 서대문구 ‘통술집’, 중구 ‘을지오비(OB)베어’ 등이 줄줄이 폐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에 빠졌거나 재개발 또는 임대료 갈등이 불거진 것이 폐점의 원인이다. 1946년 개업 후 한자리에서 3대가 경영을 이어온 대성관은 코로나19의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달 초 폐업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원조로 꼽히는 을지오비(OB)베어 역시 건물주와의 오랜 갈등 끝에 올 4월 강제 철거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 낙후 도심의 재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긴다”라면서도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면서 적절히 조화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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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년간 을지로 지켜온 ‘을지면옥’ 영업 중단…잇따라 문닫는 서울 노포들

    “냉면 동호회 회원들이랑 경기도에서 왔는데 못 먹게 돼서 너무 아쉽네요.” 25일 오후 6시경 서울의 대표적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인 중구 ‘을지면옥’ 앞에서 만난 김성혁 씨(45)와 동호회 회원 4명은 “오늘로 문을 닫았다니 너무나 아쉽다”라고 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1985년부터 37년간 자리를 지켜온 평양냉면집 을지면옥이 25일 영업을 종료했다. 을지면옥은 6·25전쟁 당시 월남한 김경필 씨(여) 부부가 1969년 경기 연천군에 문을 연 ‘의정부 평양냉면’에서 갈라져 나온 곳으로, 김 씨 부부의 둘째 딸 홍정숙 씨(66)가 세웠다. 실향민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법원 결정에 따라 시행사 측에 건물을 인도하고 이날 자리를 비워주게 됐다. 을지면옥은 측은 “새로 이전할 장소를 아직 찾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을지면옥을 찾은 손님들은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냉면을 먹기 위해 100여 명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을지면옥은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영업을 마치려고 했지만 손님들이 계속해서 찾아오자 사장 홍 씨는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문을 열겠다”며 오후 4시까지도 주문을 받았다. 이후 문을 완전히 닫은 오후 6시가 지난 뒤에도 7시경까지 약 1시간 동안 100여 명의 손님이 찾아와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홍 씨는 “마지막 날이라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며 “엄청나게 더운 날인데도 을지로 3가역 사거리 가까이까지 줄 서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경 방문해 30분 동안 줄을 서 기다린 후 냉면을 먹었다는 임창곤 씨(28)는 “꾸준히 찾았던 곳인데 최근 없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아쉬운 마음에 일부러 왔다”라면서 “몇 년 전부터 을지로 주변 시설이 재개발 되는 것을 봐왔지만 을지면옥이 사라진다는 걸 들으니 단순히 노포 하나가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후 6시 반경 찾아온 손님 박모 씨(23)는 “을지로가 유명해진 것도 ‘노포 감성’ 덕분이었는데 을지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서울)시에서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을지면옥의 30년 단골이라는 김성 씨(69)는 “단골집이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노후화된 건물들을 재개발해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옳다”라고 했다. 을지면옥 주변 상인들 역시 노포의 폐업을 아쉬워했다. 을지면옥과 한 건물에서 운영하던 ‘을지다방’은 올해 3월 문을 닫았고, 최근 새로 이전할 곳을 찾았다. 을지다방 사장 박옥분 씨(65)는 “40년 가까이 을지면옥 사장님 소유 건물에서 장사했는데, 지금껏 딱 한번 세를 올렸을 만큼 착한 건물주”라며 “을지면옥이 이 자리에 있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도 있었는데 자리를 옮기게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시내에서 노포들은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동작구의 중식당 ‘대성관’, 서대문구 ‘통술집’, 동대문구 ‘동화반점’, 중구 ‘을지오비(OB)베어’ 등 유명 노포들이 줄줄이 폐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에 빠졌거나 지역 재개발 사업, 임대료 갈등 등으로 문을 닫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성관은 1946년 개업한 후 한 자리에서 3대가 경영을 이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황을 이기지 못해 이달 초 폐업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원조라고 불리는 을지오비(OB)베어 역시 건물주와의 오랜 갈등 끝에 지난 4월 강제 철거됐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비보다 보존에 중점을 두는) 도시재생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들이 쌓이면서 노포를 그대로 유지해야 되느냐에 대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라며 “오래된 것의 지속과 새로운 변화가 적절히 조화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도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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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연, 출근길 시위 재개… 지하철운행 40여분 지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0일 서울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일주일 만에 재개한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의 열차 출발 지연 행위를 저지하고 나섰다. 올 들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본격화된 이후 경찰이 물리적으로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장연은 장애인 예산 확대를 위한 실무협의를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면서 이날 오전 7시 반경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삼각지역으로 이동했다. 오전 8시 5분경 삼각지역에 도착한 후 일부 회원이 목에 사다리를 건 뒤 사다리를 열차 출입문에 끼우는 방식으로 열차 출발을 지연시켰다. 경찰은 열차 지연 행위를 중단하라고 시위대에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럼에도 시위가 지속되자 8시 27분경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소속 지하철 보안관 등 10여 명이 시위대 목에서 사다리를 빼내려고 시도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시민 불편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취한 조치”라며 “열차 출입문에서 사다리를 빼내려는 과정에서 전장연 관계자들이 스스로 사다리를 빼고 승차해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회현역 기준으로 상행선은 48분, 하행선은 43분 동안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집회·시위 관련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 하겠다. 오늘 아침 전장연 시위와 같이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의 발을 묶으려 했던 행위에 대해 즉각 조치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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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 “기름값 아끼자”… 나들이도 ‘카풀’

    서울 강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희윤 씨(29)는 자신의 차를 이용해 매일 강남구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한다. 최근 기름값이 치솟자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에 한 달 전 직장 내 ‘카풀팸’(카풀을 함께하는 모임)에 가입했다. 비용은 타는 사람 수만큼 나눠 내는 ‘n분의 1’ 방식을 적용했다. 처음엔 근처에 사는 직장동료 4명과 출퇴근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주말에 ‘나들이 카풀’도 함께 한다고 했다. 지난 주말에도 카풀을 같이 하는 동료 커플과 서울 외곽으로 함께 이동한 뒤 헤어져 커플별로 데이트를 즐겼다. 그는 “물가가 올라 데이트비용도 만만찮은데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카풀 문화…카풀 앱 사용자도 증가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들의 카풀 문화도 진화하고 있다. 출퇴근뿐 아니라 나들이, 여가활동을 할 때도 ‘카풀’을 활용한다. 고유가 시대 합리적인 소비를 하겠다는 취지다. 직장인 홍지혜 씨(27)는 “카풀 멤버들이 회사 사람들이다 보니 휴무 날짜나 휴가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면서 “올여름에는 휴가 일정이 겹치는 멤버들끼리 카풀로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도 ‘나들이 카풀’ 대상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주말 강원 양양군으로 나들이 갈 계획인데 비슷한 계획이 있으신 분은 카풀을 통해 고유가에 대응하자”는 글과 연락처를 올리는 식이다.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도 꾸준히 늘고있다. 카풀 앱 ‘워프’에 따르면 앱 이용자는 올 2월 1만3428명에서 5월 2만866명으로 55.4% 증가했다. 카풀을 함께할 사람을 모집하는 게시글 역시 2월 700건에서 5월 1040건으로 48.6% 늘었다. 한우리 워프 대표는 “한 달 전부터 카풀 모집글의 대부분은 ‘기름값이 너무 올라 비용 보전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카풀 앱 ‘파킹박’은 카풀을 이용하기 위한 ‘드라이버 신청’이 매달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5일 기준으로 드라이버 신청은 4월 말보다 24.3% 늘었다. ○ 기름값 폭등으로 보상 갈등도 늘어카풀 이용이 늘면서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통상적으로는 카풀 멤버들이 운전자에게 ‘일주일에 1번 주유금액권 지급’ 등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가를 주지만 최근 기름값이 오르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선 보상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 카풀을 이용하는 직장인 박모 씨(32)는 보상 액수를 두고 멤버들과 불편한 상황을 경험한 뒤 최근 회의를 통해 운전자 보상을 강화한 규칙을 새로 마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성비’와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는 보상에 민감하다 보니 카풀이 늘고 유가 오름세가 이어지면 갈등도 커질 수 있다”며 “멤버들끼리 유가와 연동해 지속적으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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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대통령실 100m내 ‘소규모 집회’ 첫 허용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를 허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충남지부는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인도에서 13일 ‘당진화력발전소 부당해고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8일 신고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은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 방침에 따라 지난달 1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인근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된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도 포함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법원이 경찰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을 7번 연달아 인용하자 7일 “집무실 앞이라도 500인 이하 소규모 집회는 인정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철회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집회는 우리가 제시한 ‘500명 이하’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허가했다”며 “다만 플랜트노조가 회사와의 협상이 원만히 진행돼 집회를 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실제로 집회는 안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겠다며 신청한 안전운임제 관련 집회에 대해선 9일 금지 통고했다. 주최 측은 499명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화물연대 조합원 다수(500명 초과)가 참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집회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는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해 9일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심문은 13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다음 달 2일 집무실 앞에 신고된 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개최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집무실 인근 대규모(500인 초과) 집회에 대한 대응 방침도 정리해 밝힐 예정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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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늪 빠진 아이들 도우려면…” 온정만큼 중요한건 안전망 [기자의 눈/최미송]

    “한 아이의 아빠로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지 걱정됩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동아일보가 7∼9일 보도한 ‘코로나 늪에 빠진 아이들’ 시리즈 기사를 읽은 독자가 보낸 e메일이다. 이 밖에도 여러 독자가 연락해 아버지의 극단적 선택 이후 고통을 겪고 있는 민준이(가명·13) 민지(가명·11) 남매를 비롯한 취약계층 아동을 돕고 싶다고 했다. 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행동·정서 발달과 건강, 학력 등에서 뒤처진 아이들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취재팀이 만난 아이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가정이 제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힘겨운 일상을 견디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해외여행을 미루는 수준의 불편함이었던 코로나19는 어떤 아이들에게는 삶이 뿌리째 흔들리는 재난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도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아이들이 정상적인 삶의 궤도를 되찾는 건 요원해 보였다. 민준이 고모는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고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아빠의 빈자리를 누가 채워 줄 수 있겠느냐”며 가슴을 쳤다. 시계를 되돌려 보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가정이 해체되는 등의 아픔을 겪은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상당수가 오랜 기간 후유증을 겪었고, 일부는 범죄의 길로 빠져들어 이후 소년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번 생긴 발달·건강·학력 격차는 쉽게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역시 “코로나19 기간 생긴 취약계층 아동의 상처가 제때 회복되지 않으면 10∼20년 뒤에는 격차가 더 벌어지고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재를 할수록 이번만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취약계층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치유와 회복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필요성도 절감했다. 기사를 읽고 연락해 온 독자들 덕분에 취약계층 아이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칼럼을 읽는 이들에게도 눈을 크게 뜨고 살필 것을 권하고 싶다. 주위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코로나의 늪’에 빠진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민간에만 맡겨 놓을 일은 아니다. 정부는 더 늦기 전 코로나19로 심해지는 아동·청소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 안에는 학습 결손을 메울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 정서적인 상담·치유 프로그램, 신체적 발달을 도울 수 있는 지원책 등 아동·청소년이 처한 다양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최미송·사회부 기자 cms@donga.com}

    •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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