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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명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 씨에게 인턴활동증명서가 총 2장 발급됐는데 그 내용이 상이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확보한 2017년 10월 11일 발급된 증명서엔 조 씨의 활동 기간이 같은 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주일에 두 번씩 매주 총 16시간이라고 돼 있다. 그런데 이듬해 8월 7일 발급된 증명서에는 조 씨가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매주 8시간씩 활동했다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비서관은 “조 씨가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 사이에 인턴활동을 했고, 활동 확인서를 직접 날인해 두 차례 발급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두 개의 증명서 내용이 서로 달라 최 비서관의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첫 번째 증명서는 최 비서관이 직접 날인한 것이 맞지만 두 번째의 경우 조 전 장관 측에서 문구를 고치고, 날인된 인장을 스캔하는 방법으로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비서관의 공소장엔 조 씨가 첫 번째 증명서로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해 합격했다고 적시돼 있다. 두 번째 증명서는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등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위조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가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임 전 실장은 29일 비공개 조사 대신 공개 출석을 자처하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수사를 윤 총장에 의한 ‘정치적 수사’로 규정하며 반발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 총장은 “기소가 더 늦어지면 이번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13명의 기소를 지시했다. 윤 총장은 29일 조사를 받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 30일 조사 예정인 임 전 실장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4·15총선 뒤로 기소를 미루기로 했다.○ 임종석 “수사 아닌 정치”, 이광철 “반쪽짜리 사실” 임 전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자의 불출마를 위해 송 시장의 경쟁자에게 공기업 사장 등 다른 공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임 전 실장은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8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올려 윤 총장을 직접 공격했다. “윤 총장은 울산지검에서 검찰 스스로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덮어두었던 사건을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그러고는 청와대를 겨냥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건은 덮어두고 거의 전적으로 이 일에만 몰두하며 별건의 별건 수사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또 “이번 사건에 매달리는 총장의 태도에서는 최소한의 객관성도 공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무리한 수사를 넘어 정치 개입, 선거 개입의 잘못된 길을 가고 있지 않은지 깊은 성찰을 촉구한다”고 했다. 29일 검찰에 출석한 이 비서관 역시 검찰에 공세를 퍼부었다. 이 비서관은 “누가 어떤 연유로 저에 관해서 이렇게 반쪽짜리 사실만 흘리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이 비서관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김 전 시장 측근을 겨냥한 비리 첩보 생산과 ‘하명 수사’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의 검찰 조사 통보에 응하지 않다가 이날 검찰에 출석했다. 이 비서관은 “13일과 17일 검찰에 (조사와 관련된) 등기우편을 보냈다”면서 “검찰 출석 요청에 대한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비서관은 조사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곧 수사 환경 바뀌어… 검찰 내부서 “특검 도입 필요” 임 전 실장 등에 대한 수사의 분기점은 다음 달 3일로 꼽힌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며 이번 수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신봉수 2차장검사를 비롯한 현재 수사팀 상당수가 교체되기 때문이다. 또 법무부의 윤 총장에 대한 압박 강도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과 이 비서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는 물론이고 4월 총선 뒤 임 전 실장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도 이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수사팀이 수사에 속도를 내며 움직일 수 없는 진술과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향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공방의 소재로 사용될 수 있는 것도 기존 수사팀이 물러날 수 없는 배경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알고도 사건을 덮으면 추후 재수사를 거쳐 사건에 관계된 검사들이 모두 감방에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독립된 수사를 할 수 있는 특검을 도입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강력히 반발하고, 법무부의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특검이 ‘필요악’이라는 논리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배석준 기자}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지휘한 울산지검 수사팀 관계자가 “‘경찰이 수사를 하게 해달라’는 윗선의 언질을 받았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당시 울산지검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울산지검 핵심 관계자 A 씨에게서 ‘경찰이 진행 중인 수사는 하게 해달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해 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A 씨에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역시 “박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한 문의를) 들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검찰은 A 씨와 박 전 비서관이 이런 대화를 나눈 사적인 모임과 관련된 상세한 상황까지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A 씨와 이 같은 대화를 나눈 배경으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비서관이 울산지검에서 김 전 시장 측근과 관련된 경찰의 영장 신청이 계속 기각된다는 얘기를 해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에서부터 시작된 영장 협조 관련 논의가 검찰 수사 지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이 박 전 비서관에게 영장 관련 얘기를 했고, 이후 검사 출신인 박 전 비서관이 울산지검 핵심 관계자와도 영장 관련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울산지검은 당시 이른바 고래고기 사건으로 울산지방경찰청과 영장 청구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하지만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겠다는 경찰의 영장은 검사가 반려하지 않고 그대로 법원에 청구했다. 결국 경찰은 2018년 3월 16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공교롭게 압수수색 당일은 김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날이었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경찰 조사엔 개입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

공무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55)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23일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조 전 장관이 자녀의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된 지 23일 만에 공범으로 처음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23일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2017년 10월 자신이 근무하던 로펌에서 조 전 장관의 아들이 10개월 동안 매주 2회씩 인턴을 했다는 허위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다. 최 비서관은 이 증명서를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전달하면서 “그 서류로 아들이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혀 있다. 최 비서관은 지난해 12월부터 검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를 거부했으며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밤에 로펌 사무실에 나와 근무했다”는 취지의 서면진술서만 보냈다.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세 차례 지시로 이뤄졌다.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13일 부임 직후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수사팀으로부터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 의견을 전달받았지만 열흘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22일부터 23일까지 이 지검장에게 3차례 최 비서관의 기소를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검사는 23일 이 지검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최 비서관을 기소했다. 최 비서관은 기소 직후 입장문을 내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다.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윤 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고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무부도 ‘검찰의 날치기 기소’라고 규정하며 “기소 경위에 대해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감찰의 시기, 주체, 방식 등에 대하여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검은 즉각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공무원을 지휘, 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기소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공식 입장으로 반박했다. 청와대의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의 사무실과 자택으로 출석요구서를 세 차례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호재 기자}
“그 서류가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23일 공개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업무방해 혐의 공소장엔 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부탁을 받고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건네며 이 같은 말을 했다고 적시돼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최 비서관이 정 교수로부터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은 2017년 10월경이다. 조 전 장관과 1986년부터 알고 지내던 최 비서관은 2016년 조 전 장관 부인의 상속분쟁을 대리했다. 최 비서관은 정 교수가 보내 준 파일을 출력한 뒤 마지막에 ‘지도변호사 최강욱’이라는 이름 옆에 도장을 찍었다. 정 교수가 보낸 파일에는 “2017년 1월 10일부터 10월 11일까지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문서 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으로서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였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최 비서관과 조 전 장관이 나눈 대화 내용, 로펌 근무자들의 증언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아들이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입시 서류에 다양한 활동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부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당시 인사검증을 담당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호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대학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23일 기소된 배경엔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이 있었다. 윤 총장의 측근들이 대거 좌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영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임 이후 수사팀으로부터 최 비서관의 기소에 대한 보고를 받고 열흘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윤 총장은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기소를 머뭇거리던 이 지검장에게 3차례나 최 비서관의 기소를 지시했다. 윤 총장의 명령과 수사팀의 기소 요구에 이 지검장은 최 비서관의 기소를 사실상 방치했다. 청와대의 2018년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할 때도 윤 총장이 전면에 나서서 수사를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22일 첫 주례회동 이후 3차례 기소 지시 지난해 12월 31일 자녀의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엔 조 전 장관 아들이 최 비서관이 청와대 근무 직전 근무했던 로펌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는 수사 결과가 적혀 있었다. 재판에 넘겨지는 것이 당연시되던 최 비서관에 대한 기류가 갑자기 바뀐 것은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부터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 지검장 등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검찰 수뇌부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수사를 지휘하던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는 이 지검장이 부임한 다음 날인 14일 업무보고를 통해 최 비서관을 기소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윤 총장과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이 협의했고, 승인을 받았다”고도 했다. 갈등은 열흘 가까이 흐른 22일에 증폭됐다. 최 비서관이 “전형적인 조작수사이고 비열한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검찰을 비판한 이날 오후 4시경 윤 총장은 집무실에서 이 지검장의 부임 뒤 첫 주례회동을 가졌다. 이 지검장이 윤 총장에게 “최 비서관을 불러서 조사한 뒤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총장은 “즉시 기소”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오후 6시부터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를 불러 보고를 받았다. 이때 송 차장검사 등은 미리 써둔 공소장과 증거목록을 제시하며 다시 한 번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1시간 넘게 설득했고, 이 지검장은 수사팀에 “자료를 놓고 가라”고 했다. 이후 윤 총장이 밤늦게 기소를 하라고 다시 지시했지만 이 지검장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오후 10시 20분경 퇴근했다.○ 인사 발표 30분 전 기소…이 지검장은 승인 거부 이튿날 아침 최 비서관이 기소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윤 총장은 세 번째로 기소를 지시했다. 송 차장검사는 23일 오전 9시경 “총장 지시 사항의 이행 차원”이라며 이 지검장에게 기소를 승인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기소를 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라 현재까지의 서면 조사만으로는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 “본인 대면 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수사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끝까지 승인을 거부했다고 한다. 송 차장검사는 차장 전결로 최 비서관을 기소했다.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에 대한 좌천성 중간간부 인사가 발표되기 약 30분 전이었다. 만약 이 지검장이 명시적으로 기소를 반대했다면 송 차장검사 등은 검찰청법 제7조에 규정된 검사의 이의 제기권을 활용할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반대하지 않아 이의 제기를 하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의 결심까지 받은 사항을 기소하지 말라고 하는 위법 부당한 지시에 정당하게 기소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이 연루된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사건 관련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도 윤 총장이 총장의 지휘권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이호재 기자}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경엔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단이 있었다. 윤 총장의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킨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새롭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에 대한 판단을 열흘 동안 보류하고, 청와대가 반발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22일 이 지검장과 첫 주례 회동을 가진 이후 3차례나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를 지시해 중간간부 인사 당일인 23일 기소를 강행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의 2018년 6·13 지방선거 개입 의혹 수사 등에서도 윤 총장이 전면에 나서 수사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윤 총장, 22일 첫 주례회동 이후 3차례 기소 지시 지난달 31일 자녀의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엔 조 전 장관 아들이 최 비서관이 청와대 근무 직전 근무했던 로펌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고려대와 연세대 등의 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는 수사 결과가 적시돼 있었다. 당시엔 검찰의 출석 요구를 세차례나 거부한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는 당연시됐다. 하지만 8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 검사장과 대검찰청의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 등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검찰 수뇌부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심 검사장은 조 전 장관을 유재수 전 부산시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하는데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조 전 장관 비리 수사를 지휘하던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2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는 이 검사장이 부임한 13일 직후에 있었던 업무보고를 통해 “윤 총장 및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과 협의한 내용”이라며 최 비서관 기소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검사장이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열흘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갈등은 22일에 증폭됐다. 이날 오후 4시경 윤 총장은 집무실에서 이 검사장의 부임 뒤 받은 첫 주례회동을 갖고 최 비서곤의 기소 문제를 논의했다. 이 검사장이 윤 총장에게 “최 비서관을 불러서 조사한 뒤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총장은 “즉시 기소”를 지시했다. 이 지검장은 오후 6시부터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를 불러 보고를 받았다. 이때 미리 써둔 공소장과 증거목록을 제시하며 다시 한번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1시간 넘게 설득했다. 하지만 이 검사장은 수사팀에게 “자료를 놓고 가라”고 한 뒤 기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오후 10시 20분경 퇴근했다. 수사팀은 기소 관련 서류를 내부결재시스템에 올리면서 이 지검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청와대도 이날 공방에 뛰어들었다. 청와대는 “전형적인 조작수사이고 비열한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 윤 총장의 재차 지시에 기소…이 지검장 불쾌감 표시 하지만 송 차장검사는 자신과 고 부장검사에 대한 좌천성 중간간부 인사가 발표되기 약 한 시간 전인 23일 오전 9시경 차장검사 전결로 송 비서관을 기소했다. 이 검사장은 결국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 총장이 재차 송 비서관의 기소를 지시했기 때문에 윤 총장의 뜻을 거스러지는 않았다. 이 검사장은 기소 이후 불쾌한 감정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검사장의 결제 없이 차장 전결로만 기소가 된 것에 대해 위법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위임결재규정’에 따라 차장검사 전결로 기소가 이뤄져 절차상 문제는 없다”면서 “조 전 장관 기소 당시에도 차장전결로 기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기소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피의자로 전환된 시점을 놓고 이틀 연속 검찰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비서관이 피의자로 전환된 시점이 언제인지 밝혀달라고 전날 요구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검찰의 3차례 조사 통보에 불응하고 한 차례 서면 조사만 받았는데, 검찰 인사를 앞둔 시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통보를 해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최 비서관은 공직자의 인사 검증 역할을 한다. 검찰 안팎에선 최 비서관 기소가 윤 총장의 결단으로 이뤄진 만큼 중간 간부까지 바뀌는 다음달 3일 이후 청와대와 범여권 인사를 상대로 한 현재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는 22일 오후 6시경부터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를 놓고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담판을 벌였다.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는 미리 써놓은 공소장과 증거 목록을 들고, 이미 확보한 증거와 진술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고 1시간 넘게 이 지검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 직전 이 지검장은 13일 부임 후 9일 만에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첫 면담을 가졌다. 이 지검장은 지난주 최 비서관을 최대한 빨리 기소하겠다는 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뒤 일주일간 침묵해 왔고 이날 담판에서도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혼자 집무실에 머물다 이날 오후 10시 20분경 퇴근했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사팀, 공소장과 증거 목록 들고 이 지검장 면담 수사팀이 최 비서관 기소가 결정되기 전에 미리 공소장과 증거 목록을 써둔 건 인사이동 전 사건 처리 무산을 막기 위한 일종의 ‘배수의 진’이었다. 최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 전인 2017년 10월경 자신의 로펌에서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 씨(24)가 인턴활동을 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써준 혐의가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검찰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등을 이유로 불응했다. 그 대신 “조 전 장관의 아들이 밤에 로펌으로 출근해 인턴 활동을 했다”는 서면진술서만 제출했다. 최 비서관의 기소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의 사실상 마지막 단추였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일주일 전 이 지검장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전임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 및 윤 총장 등과 이미 조율됐다”며 기소 의견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후 수사팀을 따로 부르거나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한다. 이 지검장이 수사팀 의견을 윤 총장에게 전달하고, 윤 총장이 최종 지시를 내려야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식인데 중간 결재 단계에서 의사 결정이 멈춘 것이다. ○ 최 비서관 “비열한 언론 플레이” 그 사이 최 비서관이 속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상자 선별과 인사 검증을 주도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23일 단행된다. 인사 내용엔 송 차장검사와 고 부장검사 등이 교체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검 지휘 라인을 물갈이한 인사 뒤 대검 심재철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이 수사팀 의견에 대놓고 반기를 든 것처럼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정권 수사 지휘 라인’을 꿰차면서 의사결정 구조가 전임 팀과 정반대로 기울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 후보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수사와 기소를 담당했던 이근수 방위사업청 파견 방위사업감독관(사법연수원 28기)과 신성식 부산지검 차장검사(27기)의 이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소 지연으로 청와대의 수사팀 흔들기도 더 거세졌다. 최 비서관도 침묵을 깨고 검찰을 직접 공격했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2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전형적인 조작 수사이고 비열한 언론 플레이”라는 최 비서관의 입장을 대독했다.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결과가 너무 허접해 여론 비판이 우려되자 별개 혐의를 만들어 허위 조작된 내용을 언론에 전파하는 것이라고 의심한다”며 “검찰이 아무 근거 없이 혐의를 만들어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검찰에서는 최 비서관의 청와대 근무 전 개인비리를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해명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 청와대의 선거 개입 수사도 제동 걸릴 듯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도 기존 수사팀과 신임 지휘부 의견이 충돌할 뇌관으로 꼽힌다. 10일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시도한 수사팀은 최근 이 지검장에게 청와대 전현직 핵심 인사들에 대한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수사팀 검사들의 잔류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로 취임 9일째를 맞은 이 지검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의 한 식당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 및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검사과 함께 오찬을 했다. 검찰은 이날 핵심 인물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이틀 연속 불러 조사했다. 이 지검장이 새로운 수사팀이 꾸려질 때까지 결론을 미룰 경우 기존 수사팀이 조사에 불응하는 관계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수를 두며 신임 지휘부와 충돌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일부 피의자에 대한 기소를 끝으로 수사를 잠시 중단하고 총선 이후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국면에서 드러난 ‘살아있는 권력’의 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기존 수사라인과 신임 검찰 지휘부 간 시각차가 노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에 가담한 혐의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최대한 빨리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1일 공개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부탁을 받고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최 비서관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으며, 서면으로만 “조 전 장관 아들이 로펌에서 밤에 인턴 활동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의 의견을 전달받은 이 지검장은 기소 의견에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후임자들과의 대화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현 여권 수사에 적극적이던 간부들과 의견을 주고받다가 마찰을 빚는 일 자체를 피하기 위해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에 관여한 친문 핵심 인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현재 감찰 무마에 관여한 혐의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백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검토에 준하는 수준으로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기소도 검토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있었지만 특감반 감찰을 중단하라는 지시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등 대검 지휘부와 서울동부지검 수뇌부가 모여 진행된 회의에서 백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했지만 “추가 수사 후 결론 내리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공소 내용은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고 법리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에게 청탁 전화 내용을 보고받은 후에도 박 전 비서관에게 감찰을 계속 지시했다고 주장했다.장관석 jks@donga.com·김정훈·황성호 기자}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을 20일 처음 조사한 것은 청와대의 2018년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 수사가 종착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는 신호나 마찬가지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중앙지검으로 관련 사건을 재배당한 뒤 55일 만에 검찰은 송 시장을 불러 조사했다. 송 시장에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8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조사한 데 이어 이달 3일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조사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설 연휴 뒤에 조사하면 검찰은 송 시장의 당선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청와대의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거부와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등으로 수사에 일부 차질이 있지만 검찰은 올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다음 달에는 수사를 끝낼 계획이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송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 시장은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현대자동차 성금 전달식 등에 참석하지 않고, 휴가를 내고 상경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송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낙선을 위해 청와대에 김 전 시장의 측근 비위 첩보를 제보해 경찰이 하명(下命) 수사를 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방선거 직전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인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조사 시기도 조율하고 있다. 송 시장 측이 김 전 시장의 공약이었던 ‘산재모(母)병원’이 예비타당성(예타)조사에 탈락하는 사실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미리 듣고 공공병원 등을 대신 공약으로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당헌 당규상 불리한 처지였던 송 시장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단수 후보로 공천된 과정에 청와대와 여당의 지원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송 전 부시장의 2017년 10월자 업무수첩에는 임 전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송 시장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했다고 적혀 있다. 송 전 부시장의 같은 달 업무수첩엔 임 전 비서실장에게 당시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가 될 예정이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교체 건을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도 쓰여 있다. 검찰은 임 전 비서실장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데, 설 연휴 이후에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수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와 김 태은 부장검사가 23일 발표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있어 윤 총장이 그 전에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황성호 hsh0330@donga.com·배석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양석조 선임연구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를 반대한 직속상관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에게 공개 항의한 데 대해 ‘대검 간부의 상갓집 추태 사건’으로 규정했다. 추 장관은 20일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쳤다”고 검찰 간부를 질타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 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가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검은 공식 의견을 내지 않았다. 다만 “왜 항의를 하게 됐는지, 차라리 특별감찰본부를 꾸려 규명하자”는 반응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정치 검사들로 채워진 대검 신임 간부들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이어졌다”며 “정권의 검찰 대학살 인사가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흉계였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검 신임 간부들의 수사 방해 행위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황성호 hsh0330@donga.com·강성휘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대검찰청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51·사법연수원 27기)이 무혐의 의견을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윤 총장의 대검 참모진을 대거 교체한 이른바 ‘1·8대학살’ 인사를 한 이후 정권을 향한 수사를 놓고 대검 지휘라인 간 시각차가 처음 드러난 것이다.○ “당신이 검사냐” 대검 간부, 상관에게 공개 항명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8일 밤 12시경 삼성서울병원의 대검 과장급 간부 가족의 빈소에서 대검의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47·29기)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탁 하고 치면서 “조국이 무혐의래요”라고 대여섯 차례 말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누가 그러느냐”고 물었고, 양 선임연구관은 심 검사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어 “당신이 검사냐”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후배 검사 여러 명이 양 선임연구관을 진정시키며 밖으로 끌어냈다고 한다. 당시 조문객들 중에는 윤 총장도 있었지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자리를 비운 사이 소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동이 있기 전 송경호 3차장검사(50·29기)도 심 검사장을 향해 “당신이 정권에 기여한 부분이 있겠지만, 우리도 사심 없이 사선을 넘나들며 수사했다” “우리는 아무런 방향성 없이 수사했다”고 했다고 한다. 심 검사장은 13일부터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고, 양 선임연구관은 지난해 8월부터 심 검사장의 전임인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함께 윤 총장을 보좌했다. 양 선임연구관과 송 차장검사는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심 검사장은 빈소를 떠나면서 후배 검사들에게 “내가 도망치듯이 떠났다는 말 한 줄을 (언론에) 내려고 가라고 하는 것이냐” “내일 이 일이 기사가 난다면 이 일이 계획적으로 의도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40여 명의 검사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총장 주재 회의에서 유일하게 “조국 무혐의” 주장 이례적인 항명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다. 정권에 우호적인 신임 지휘부와 기존 수사팀 간에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 13일자로 부임한 심 검사장은 윤 총장 주재로 양 선임연구관, 서울동부지검의 홍승욱 차장검사, 이정섭 형사6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조 전 장관 혐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결정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권한 범위 안에 있다며 무혐의 의견을 낸 것이다. 반면 고기영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법원에서도 범죄가 소명이 된다고 했다”며 기소 의견을 낸 수사팀에 동조했다. 심 검사장만 기소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결국 검찰은 17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심 검사장은 추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근무했고, 최근 인사 때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아일보는 심 검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양 선임연구관이 비밀 유지가 필요한 검찰 내부 논의 과정을 공개한 것을 두고 조기 인사 카드 등으로 ‘정권 수사팀’을 위축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견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앞서 송 차장검사는 16일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국민이 부여한 권한은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는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읽었다.○ 尹 “대검 중간 간부 전원 유임” 요구 법무부는 20일 오후 2시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 선임연구관을 포함한 대검의 차장과 부장검사급 인사 30여 명은 “인사이동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원 유임’ 의견을 제출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아무런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던 윤 총장은 “대검 중간 간부를 전원 유임시켜 달라”고 추 장관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검찰 직제 개편안에 대해 통상 거쳤던 ‘입법예고’ 절차를 생략하고, 21일 국무회의에서 직제 개편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2018년 6·13지방선거 투표 약 7개월 전 청와대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고문으로 송철호 울산시장을 위촉한 경위를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 시장의 균형발전위 고문 위촉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 산하의 자치발전비서관실은 균형발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송 시장은 2017년 11월 27일 균형발전위 고문단의 일원으로 위촉됐다. 송 시장 핵심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같은 해 10월 17일자 업무수첩엔 당시 변호사 신분이었던 송 시장이 장관급 직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적혀 있다. 메모가 작성되고 불과 40여 일 뒤에 당시 변호사 신분이었던 송 시장이 고문으로 위촉된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균형발전위는 송 시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약 한 달 뒤 균형발전위에 고문을 위촉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뒤늦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균형발전위 고문단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0여 명의 중량급 인사로 구성됐다. 송 시장은 위촉 당일 균형발전위 고문단 회의에서 “국립병원, 외곽순환도로를 설립하기 위해 고문단의 의견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병원과 외곽순환도로는 송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과 연관된 문제였다.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열흘 동안 거부하면서 송 시장의 고문 위촉 과정이 규명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대검찰청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51·사법연수원 27기)이 무혐의 의견을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윤 총장의 대검 참모진을 대거 교체한 이른바 ‘1·8 대학살’ 인사를 한 이후 정권을 향한 수사를 놓고 대검 지휘라인 간에 시각차가 처음 드러난 것이다. ● “네가 검사냐” 대검 간부가 상관에 공개 항명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8일 자정 무렵 삼성서울병원의 대검 과장급 간부 가족의 장례식장에서 대검의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47·29기)이 심 검사장을 향해 “왜 조 전 장관이 무혐의냐”며 따졌다. 양 선임연구관이 심 검사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당신이 검사냐”며 큰 소리로 항의하자 주변에 있던 대검 지휘부와 검사들이 술렁였다고 한다. 동석한 일부 검사는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양 선임연구관에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검사장은 13일부터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고, 양 선임연구관은 지난해 8월부터 심 검사장의 전임인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함께 윤 총장을 보좌해왔다. 당시 조문객들 중에는 윤 총장도 있었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소동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8 대학살’ 인사로 대검 참모에서 지방으로 좌천된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을 포함해 40여명의 검사들이 있었다. ● “조 전 장관 기소 반대, 추 장관 고발 사건에 소극” 심 검사장은 윤 총장과 서울동부지검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결정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권한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의 검사들, 양 선임연구관 등은 “법원에서도 범죄가 소명이 된다고 했다”며 기소 의견을 주장해 결국 검찰이 17일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심 검사장은 야당이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강행한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일선 지검으로 배당하기 전에 대검에 죄가 되는지를 먼저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 검사장은 추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근무했고, 최근 인사 때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양 선임연구관이 검찰 내부 논의 과정을 공개석상에서 표출한 것을 두고 검찰 인사와 직제개편 등으로 위축된 정권 수사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16일 새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읽으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은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 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 尹 “대검 중간 간부 전원 유임” 요구…秋, 입법예고 생략 법무부는 20일 오후 2시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 선임연구관을 포함한 대검의 차장과 부장검사급 인사 30여 명은 “인사이동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원 유임’ 의견을 제출했다. 이들은 윤 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 때 대검에 부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등 청와대를 향한 수사 등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대검 중간간부들은 “인사 후 5개월 만에 또다시 자리를 옮길 경우 전국 검찰청 사무를 총괄 조율하는 대검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유임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아무런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던 윤 총장은 “대검 중간 간부를 전원 유임시켜 달라”며 추 장관에게 요구했다. 대검 참모진 8명 전원이 좌천된 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달리 중간 간부 인사에서는 법무부의 물갈이 인사 폭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간부는 “정권에 칼을 겨눈 참모들이 대거 좌천된 고위간부 인사 이후 총장을 보좌하는 중간간부들마저 물갈이 된다면 검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검찰 직제개편 안에 대해 통상 거쳤던 ‘입법예고’ 절차를 생략하고, 21일 국무회의에서 직제개편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입법예고를 할 경우 4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해 신속한 인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무회의에서 검찰 직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설 연휴 전에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 검찰 중간간부 등의 필수보직 기간은 1년이지만 직제 개편 때는 조기 인사가 가능하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할 당시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이 울산지검 핵심 관계자에게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한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박 전 비서관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조서에 기록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2017년 하반기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관련 첩보 보고서만 경찰에 이첩했을 뿐 이후 경찰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라는 기존 청와대 해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이 백 전 비서관의 요청을 받고 울산지검에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개입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6일 경찰청 전산서버를 압수수색해 당시 청와대 파견 경찰관과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전 시장의 수사와 관련해 주고받은 내부 메신저 대화 기록을 확보하려 했지만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황 전 청장이 일정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조건희 기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양홍석 소장(42·변호사)이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비판하면서 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날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을 두고 문제가 있다며 재고를 촉구하는 등 시민단체 내부에서도 수사권 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사권 조정 방향성에 의문” 양 소장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이 개정됐는데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며 “경찰 수사의 자율성, 책임성을 지금보다 더 보장하는 방향은 옳다고 해도 수사 절차에서 검찰의 관여 시점과 범위, 방법을 제한한 것은 최소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적었다. 또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참여연대의 형사사법에 대한 입장,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한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에 관한 의견 차이는 그냥 덮고 갈 정도를 이미 넘어서 더 이상 참여연대에서 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썼다. 참여연대는 전날 논평을 내고 “수사권 조정법안이 통과돼 미흡하나마 검찰 개혁 관련 제도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자율성 보장과 함께 경찰에 대한 통제도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충분치 않다”며 “참여연대에 계신 분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보완 입법 등을 통해 (경찰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나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14일 논평을 통해 “검찰 개혁은 필요하지만 이번 검찰 직제 개편안은 경제범죄 등 부패범죄 수사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직제 개편안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금 법무부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검찰 개혁안이 정치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도 없이 이뤄진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좌천된 고위 간부, 김웅 차장검사 사직 글에 댓글 “그 수모를 당해 가면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려 애썼는데 역부족이었다. 아예 들어 보려고 하지를 않았다.” 문찬석 광주지검장(59)은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렇게 쓰면서 “주어진 소임으로 최선을 다했으니 역사 앞에 떳떳하다”고 했다. 전날 법무연수원 교수인 김웅 차장검사(50)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두고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직 의사를 밝힌 글에 단 댓글이다. 지난해 7월까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한 문 지검장은 당시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이던 김 차장검사와 함께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총괄했었다. 14일 오전 이프로스에 올라온 김 차장검사의 글엔 15일 오후 8시경 601개의 댓글이 달렸다. 현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이끌다가 13일자로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이 난 검사들도 글을 남겼다. 박찬호 제주지검장(54)은 “후배가 먼저 전하는 사직 소식을 접하니 말로 표현하기 어렵게 착잡하다”면서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 중 일부를 함께 적었다. ‘행로난’은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험하고 어렵다’는 의미로 박 지검장은 ‘큰 바람이 물결을 가르는 때를 만나면 높은 돛을 바로 달고 넓은 바다를 건너겠다’는 부분을 인용했다. 박 지검장은 이번 인사 전까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의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47)는 “(김 차장검사와) 함께 근무할 기회는 없었지만 오래 같이 근무한 마음”이라는 글을 남겼다.김소영 ksy@donga.com·황성호 기자}

“그 수모를 당해가면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으려 애썼는데 역부족이었다. 아예 들어보려고 하지를 않았다.” 문찬석 광주지검장(59)은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렇게 쓰면서 “주어진 소임으로 최선을 다했으니 역사 앞에 떳떳하다”고 했다. 전날 법무연수원 교수인 김웅 차장검사(50)가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두고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사직 의사를 밝힌 글에 단 댓글이다. 지난해 7월까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한 문 지검장은 당시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이던 김 차장검사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총괄했었다. ●현 정권 겨냥 수사하다 좌천된 간부들도 글 남겨 14일 오전 10시 31분 이프로스에 올라온 김 차장검사의 글에는 15일 오후 7시 현재 587개의 댓글이 달렸다. ‘살아 있는 권력’인 현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이끌다 13일자로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이 난 검사들도 글을 남겼다. 박찬호 제주지검장(54)은 “후배가 먼저 전하는 사직 소식을 접하니 말로 표현하기 어렵게 착잡하다”면서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 중 일부를 함께 적었다. ‘행로난’은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험하고 어렵다’는 의미로, 박 지검장은 ‘큰 바람이 물결을 가르는 때를 만나면 높은 돛을 바로 달고 넓은 바다를 건너겠다’는 부분을 인용했다. 박 지검장은 이번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전까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의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47)는 “(김 차장검사와) 함께 근무할 기회는 없었지만 오래 같이 근무한 마음”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 초임 검사는 “이해가 불가능한 거대한 파도 앞에서 그 의미를 해석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지 몰라 서성이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썼고 “한때의 적막을 견딜지언정 만고에 처량한 이름이 되지 말라던 옛글이 생간난다”고 한 검사도 있었다. ● 진보 성향 단체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양홍석 소장(42·변호사)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부당성을 지적하기에 앞서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검찰 개혁은 필요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경제범죄 등 부패범죄 수사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직제 개편안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금 법무부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검찰 개혁안은 부패범죄에 대한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찰개혁이) 정치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도 없이 이뤄진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수사권 조정 법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일부 검사들이 사표를 낸 데 대해 “법 통과가 개혁의 일부라고 판단해 검찰 개혁에 동참하는 검사들도 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검찰의 권한이 경찰로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 당연히 그런 반발이나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는 국민들의 요구가 높았던 안건이고 그래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처리한 것”이라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헌법정신은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국가 핵심 가치 체계입니다. 이것을 지키는 데 검찰의 자원을 써야 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4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이번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통해 부장검사로 승진할 예정인 사법연수원 33, 34기 부부장 검사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검찰의 법 집행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이므로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며 헌법정신을 자주 강조해왔다. 윤 총장이 청와대의 2018년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돼 향후 형사사법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검사의 본질을 깊이 성찰해야 할 시기가 됐다”면서 “수사와 소추 등 형사사법 시스템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검사의 역할이고, 검사는 형사사법 절차를 끌고 나가는 리더”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범죄) 구성요건만이 아니라 처벌 가능성을 따지고, 공적 자원을 투입해서 해야 할 일인지도 따져봐서 형사 문제로 해결할 일이 아닌 것은 비형사화하는 등 우리도 바꿀 것은 많이 바꿔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윤 총장은 강연 뒤 식사 자리에서 “검찰 직제 개편안이 다음 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중간 간부 인사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황성호 hsh0330@donga.com·이호재 기자}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실무책임자 역할을 했던 현직 차장검사가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법무연수원 교수인 김웅 차장검사(50·사법연수원 29기·사진)는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며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1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이라는 프레임과 구호만 난무했지 이 제도 아래에서 국민이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며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의문과 질문은 개혁 저항으로만 취급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고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했다. 그는 여권을 향해 “권력 기관을 개편한다고 처음 약속했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는 왜 사라졌습니까”라며 “혹시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했기 때문은 아닙니까.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인 김 차장검사는 정부와 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가 지난해 8월 인사 때 법무연수원 연구직으로 좌천됐다. 김 차장검사는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라”며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라고 썼다. 또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 그 대신 평생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 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열린 취임식 때 검찰 안팎의 동시 개혁을 언급하면서 썼던 표현이다. 김 차장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2주간 후배들이 너무 슬퍼하고 상실감을 느끼더라. 그런 걸 내가 보고 있자니 나도 슬프더라. 사직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10시 31분에 이프로스에 올라온 김 차장검사의 글에는 457개의 댓글이 달렸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의 김종오 부장검사(51·사법연수원 30기)도 이날 사의를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사의 표명 직후 주변에 검찰 직제 개편의 문제점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범죄조사부는 문재인 정부 때 신설된 직접 수사 부서였지만 전날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직제 개편안에는 폐지 부서로 분류됐다. 김 부장검사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사퇴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김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남은 인생은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는 짤막한 인사를 남겼다.배석준 eulius@donga.com·황성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다음 달 초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향후 경영권 승계 관련 자료 등을 발견하면 제출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낸 사실이 13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부장검사 이복현)는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한 9일 이후 준법감시위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준법감시위가 공식 출범한 뒤 삼성 측에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 의혹, 삼성바이오 의혹 등에 관한 자료를 받게 되면 검찰에도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같은 공문을 보낸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 수사에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향후 재판 과정까지 염두에 두고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준법감시위가 이미 총수 일가 비리도 감시 대상이라고 발표했고, 경영진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준법감시위와 검찰이 업무 협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7일 전까지 이 부회장에게 위법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실효적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