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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0일 공개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등 결정 관련 감사 보고서에는 4대강 반대 단체인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재자연위)’가 4대강 조사·평가단 내 기획·전문위원회 구성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 등이 담겼다. 특히 재자연위는 전문위 후보 명단이 담긴 엑셀 파일에 4대강 사업을 찬성한 후보 이름 앞에 ‘N(NO)’을 표시해 환경부에 전달까지 했다. 감사원은 이 단체가 위원회 구성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고 봤다. 또 환경부가 이 단체와 협의하는 과정 등에 문재인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인 김은경 당시 장관의 지시가 있었다고 적시했다.● 4대강 반대 단체 ‘NO’한 41명 모두 위원 배제이날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2018년 7월 4대강 조사·평가단이 구성되기도 전에 재자연위와 간담회를 열어 조직 구성을 논의했다. 또 환경부 실무자에겐 조사·평가단 구성·운영 및 세부 규정 등을 정하는 환경부 훈령 제정을 재자연위와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같은 해 8월 4대강 조사·평가단 팀장에게 재자연위로부터 추천 명단을 받아 전문위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해당 팀장은 이메일로 관계 기관 등으로부터 추천 받은 위원 후보 169명 명단을 유출했다. 재자연위 관계자는 이 명단에 ‘N’ 표시를 달았다. 환경부는 재자연위가 4대강 사업에 찬성, 방조한 인사라고 판단해 ‘N’ 표시를 한 41명은 모두 위원 후보에서 배제했다. 결국 최종 확정된 43명의 전문위원 중 재자연위 추천 인사는 25명(58.1%)에 달했다. 게다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하는 기획위 민간위원(8명)은 전문위에서 호선 등으로 선정되는데 이들은 모두 재자연위 추천 인사로 구성됐다. 사실상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는 민간위원들은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된 것. 감사원은 “구성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아무 생각 없는 국민들 ‘말 되네’ 할 것”이번 감사에선 위원회가 환경부의 청와대 보고 시한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보 해체의 경제성 평가를 강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보 운영 기간’과 ‘보 해체 후’를 상태를 비교해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음에도 ‘보 해체’ 상태를 모델링하지 않고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 측정자료를 지표로 활용했다. 이들 모두 보 주변 실제 상태를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당시 일부 위원들은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었다. 감사원이 공개한 당시 기획위 회의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과거 자료는 (그대로 쓸 수 없는) ‘노이즈(잡음)’를 안고 있다” “우리 반대편에 있는 전문가들이 볼 땐 (과거 자료를 그대로 쓰면) ‘웬 무식한 이야기냐’고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보 개방 후’ 자료의 경우, 영산강 내 승촌보 죽산보 등 2개 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과 값이 나오자 위원회가 이를 최종 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당시 회의록에선 한 위원이 “우리가 ‘보 설치 전’ 수치를 쓰는 게 아무 생각 없는 국민들이 딱 들었을 때 ‘그게 말이 되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 메시지 전달용으론 ‘보 설치 전’이 괜찮다”고도 했다. 감사원은 “국정과제에서 설정된 보 처리 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핵심 평가 방법·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2개월 내) 내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청와대는 2018년 12월까지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라고 환경부에 지시했다. 이에 환경부는 12월 21일 1차 기획위 회의 전 청와대에 이듬해 2월까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보고했다. 당시 기획위 회의에선 “좀 더 숙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 일부 위원의 우려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 결과에 대해 “수해를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비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2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환평) 사업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한 다음 날 우리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중국에 환평 관련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당시 청와대는 ‘중국에 설명하는 방식과 내용을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협의해 결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은 사실상 한미 양국이 환평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가 한미동맹 틀 안에서 논의되는 민감한 안보주권 사안인 사드 배치 관련 내용을 중국에 신속하게 설명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에선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1한(사드 운용 제한)을 요구하며 압박한 중국을 의식해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 환평 관련 “中에 설명 때 안보실과 협의 지침”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임박했던 2019년 2월 관련 대책회의 성격으로 당시 청와대에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여기선 ‘중국에 (환평 관련) 설명하는 방식과 내용은 외교부가 검토하되 청와대 안보실과 협의해 결정하라’는 취지의 지침이 외교부에 전달됐다. NSC 상임위 이후 시점인 같은 달 15일 군 당국이 환경영향평가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식으로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뒤인 같은 달 21일 미군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바로 그 다음 날인 22일 외교부는 환평 절차 등의 내용을 중국 측에 설명했다. 정부 소식통은 “성주기지 일반 환평과 관련한 외교부의 대중국 설명, 국방부의 ‘최대한 지연’ 방침 등은 사실상 당시 청와대가 주도한 것으로 중국을 의식해 환평 절차를 고의로 지연시켰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엔 환평 추진이 ‘사드 정상화’ 절차로 이어지는 만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당시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한미 양국 간 환평과 관련된 세부 논의들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중국에 관련 설명을 한 건 주권국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직을 지낸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침 등이 내려진) 기억이 없다”면서 “사드 배치 관련 절차들도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여당인 국민의힘은 그간 문재인 정부의 사드 환평 고의 지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또 중국의 ‘3불 1한’ 요구가 고의 지연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국민의힘은 2017년 5월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방중(訪中)을 기점으로 ‘3불 1한’이 결정됐고, 이후 중국의 거센 압박이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 文정부, 美 환경영향평가 계획서 두 번 반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겠다면서 2017년 10월 일반 환평에 착수한 이래 16개월 만인 2019년 2월까지 관련 절차가 지연된 정황도 확인됐다. 미군은 2018년 2월과 5월 두 차례 사업계획서를 국방부에 제출했지만 환평 대상 면적 등과 관련된 한미 간 이견으로 우리 정부가 해당 서류를 반려시켰다는 것.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달 라디오에서 “환평이 지연된 건 미군이 2년 동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박근혜 정부 시절 1, 2차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마친 뒤 일반 환평을 하기로 한미 간 합의했지만 이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뒤집었다”면서 “당시 미 측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미 간 갈등이 없었다면 사업계획서 관련 이견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앞으로 대만도 어려울 때 자유 진영의 많은 나라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만난 대만인 양정운 씨(30·여)는 “한국이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을 때 많은 나라들이 도움의 손길을 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켰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카키색 조끼와 모자 차림으로 행군 준비를 마친 그는 이날 북한 인권 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가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DMZ 통일 발걸음’ 발대식을 찾았다. 대만은 참전국은 아니지만 양 씨는 6·25전쟁의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고자 행사에 참석했다. 탈북민을 포함한 남북한 및 6·25전쟁 참전 16개국 청년 등 68명은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간 DMZ를 비롯한 전적지 11곳을 찾아다니면서 6·25전쟁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엔 예년처럼 남북한 출신 청년들뿐 아니라 6·25전쟁 당시 공산주의 진영에 맞서 싸운 참전국 청년들도 새롭게 모집했다. 청년들은 경기 동두천에 있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참전비를 시작으로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 도착할 때까지 태국, 노르웨이, 영국, 호주, 필리핀, 미국 참전비 등이 있는 중부전선 일대를 걷는다. 물망초 관계자는 “5일간 걷는 거리만 100여 km”라면서 “민간인통제선 내 철책도 걸어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발대식에서 여러 국적의 청년들은 “6·25전쟁이 발발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수호하고자 16개 참전국 젊은이들이 모였던 그때를 회상하며 전투 현장을 걷겠다”면서 힘 있게 출정선서를 외쳤다. 탈북여성 35명으로 구성된 물망초 합창단은 ‘압록강 이천리’ 등 북한 가요를 불렀다. 김석우 물망초 이사장은 축사에서 “다양한 전쟁의 흔적을 살펴보는 행군을 할 것”이라며 “과거 역사를 기억하는 여행이지만 여러분의 미래를 향한 문을 여는 탐험”이라고 했다. 발대식이 끝난 뒤 청년들은 평화의 광장 가장자리에 위치한 국가별 기념비에 헌화를 했다. 알리야 씨(23·여)는 “프랑스 군인도 6·25전쟁에 참여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분들의 희생을 기념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4박 5일간 일정 중 저녁 시간엔 예비역 장성 등이 국군포로나 납북자 등 6·25전쟁이 남긴 과제에 대해 강의하고 청년들이 토론을 하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한반도를 지켜내기 위해 피를 흘렸는지 돌아보면서 6·25전쟁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글로벌 사회에서 어떻게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2월 국방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직후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을 중심으로 전임 정부가 사드 정상화를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2017년 10월부터 추진했지만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마무리하지 않은 환경영향평가를 일부러 늦췄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10개월 만에 마쳤다. 당시 NSC 상임위 직후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고의 지연’ 방침을 정한 만큼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의 관련 지침이 있었는지 따져보기 위한 감사나 수사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NSC 결과로 ‘고의 지연’ 방침 정해져”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2월 15일 NSC 상임위원회가 열린 직후 국방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일정을 최대한 지연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일정을 고의로 지연한다는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대외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등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라는 방침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은 주한미군이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국방부에 제출하기 직전이었다. 주한미군은 사드 부지 사용계획 등을 확정하는 사업계획서를 2019년 2월 21일 제출했다. 사실상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시점이었던 셈이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당시 NSC 상임위는 미군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임박한 시점에 앞으로의 환경영향평가 진행 절차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면서 “NSC 상임위의 결과로 ‘고의 지연’ 방침이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전제로 사드 배치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면서 2017년 10월 관련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실제 ‘고의 지연’ 방침이 정해진 뒤 환경영향평가 절차 곳곳엔 지연 정황들이 드러났다. 한미는 2019년 3월 환경영향평가 사업계획서를 최종 확정했는데, 다음 단계인 정부의 ‘평가준비서’ 작성 절차는 그해 12월까지 9개월이 소요됐다.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초안을 작성하고 미측 검토를 받아 완성하는 평가준비서 작성은 통상 완료까지 2개월이 걸린다”면서 “당시 정부는 초안을 미측에 5개월 뒤인 2019년 8월에야 전달했고, 그해 12월에야 평가준비서 작성이 완료됐다”고 했다. 그 다음 단계인 ‘평가협의회’ 구성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2년여간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기 위해선 주민 대표가 포함된 평가협의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국방부가 성주군에 주민 대표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한 번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성주군에 주민 대표 추천을 요청한 건 현 정부 들어서인 지난해 6월이었다. 이어 두 달 뒤인 8월 국방부는 성주군으로부터 주민 대표를 추천받아 협의회를 구성해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마무리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판박이” 정부 안팎에선 전임 정부가 사드 정상화를 고의로 지연한 과정들이 NSC 상임위 개최 이후 일제히 관계 부처들의 은폐·축소·왜곡 등 시도가 이뤄졌던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양상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군 당국이 환경영향평가 고의 지연 방침을 세우기 직전 이뤄진 NSC 상임위의 회의록 등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있는 만큼 수사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전임 박근혜 정부 당시 한미 간 합의를 백지화하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결정한 2017년부터, 사드 정상화 지연 정황들은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일반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5년 가까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성주 주민 반대가 컸다면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해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북한 노동신문이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미사일 등을 동원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 이날 미국은 핵무장이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전격 전개해 한국 공군 전투기와 함께 연합 공중훈련을 하며 대북 경고에 나섰다. B-52H 등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군의 대표적인 핵우산(확장억제) 전력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앙지휘감시소에 올라 직접 화성-18형 발사를 승인했다. 김 위원장은 “보다 발전적이고 효용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다그쳐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전략적 노선과 방침에는 추호의 변화도,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사가 “적대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강화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날 김정은의 발언이나 북한 보도에선 ‘남조선’이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 11일 주한미군 정찰기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북한이 용어를 혼용해 쓰는 건 대내용과 대외용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발표됐지만 이날 화성-18형 발사 소식은 조선중앙통신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같이 실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내 입국이 거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7·사진) 씨에게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판결이 확정되면 유 씨는 21년 만에 입국할 수 있게 된다.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조찬영)는 13일 유 씨가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유 씨가 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 결과다. 유 씨는 2002년 군대를 안 가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그해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2015년 만 39세가 된 유 씨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했더라도 만 38세(현행 규정은 만 41세)를 넘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 이익을 해칠 우려’가 없다면 국내에 체류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LA 총영사관이 유 씨 입국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자 유 씨는 행정소송을 냈고, 2020년 3월 대법원은 외교부가 비자 발급 거부 통지를 문서로 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해 유 씨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 직후 유 씨는 비자를 다시 신청했지만 같은 해 7월 LA 총영사관 측은 국익 훼손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고, 유 씨는 다시 행정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유 씨에 대한 재외동포 사증 발급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총영사관 측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지금도 병역을 기피한 재외국민동포의 포괄적 체류를 반대하는 사회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도 “유 씨가 만 38세를 넘었다면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가 ‘국익을 해칠 우려’ 규정을 과도하게 해석했다고 본 것이다. 선고 직후 유 씨의 변호인은 “여론이 안 좋음에도 재판부가 소신있게 판단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며 “2심 판결이 확정되면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교부는 상고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후속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번 결과가 자칫 병역 회피를 해도 언젠가는 다 용서받는다는 의미로 곡해될까 봐 우려된다”며 “외교부와 법무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를 앞두고 유 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1년간 사람을 저렇게 죽이고 모함하는 데 이골이 난다”며 한국 언론을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판결 이후 “결국 돈 벌러 오는 것 아니냐” 등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북한 노동신문이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미사일 등을 동원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이날 미국은 핵무장이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전격 전개해 한국 공군 전투기와 함께 연합공중훈련을 하며 대북 경고에 나섰다. B-52H 등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군의 대표적인 핵우산(확장억제) 전력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앙지휘감시소에 올라 직접 화성-18형 발사를 승인했다. 김 위원장은 “보다 발전적이고 효용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다그쳐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전략적 노선과 방침에는 추호의 변화도,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노동신문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사가 “적대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강화의 일환”이라고 했다. 특히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선언’과 이에 따른 미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언급하면서 “지역 정세를 사상 초유의 핵전쟁 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이날 김정은의 발언이나 북한 보도에선 ‘남조선’이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 11일 주한미군 정찰기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북한이 용어를 혼용해 쓰는 건 대내용과 대외용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발표됐지만 이날 화성-18형 발사 소식은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같이 실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국과 중국이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양자 고위급 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 논란 등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가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반전될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간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12일 “두 사람의 회담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면서도 “양측 모두 회담 개최의 필요성은 공감하는 만큼 긍정적인 기류인 건 맞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이번 ARF에 친강(秦剛) 외교부장(장관)이 건강 문제로 참석하기 어렵다며 왕 위원이 대신 참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친 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왕 위원은 중국 외교의 실질적인 사령탑으로, 외교부장이었던 지난해 중국 칭다오에서 박 장관과 대면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에 고위급 회담 성사 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이뤄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ARF 회의 기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10, 11일 이틀 연속 주한미군 정찰기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내면서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해 그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은 통상 한국을 ‘남조선’ ‘남조선 괴뢰’ 등으로 지칭해 왔다. 이에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이제 우리를 같은 민족이나 통일의 대상이 아닌 ‘별개의 국가’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남(對南) 타격용 전술핵무기 운용을 공언한 북한이 한국을 대화 상대가 아닌 ‘적대 국가’로 규정해 향후 군사 도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 “민족 아닌 별개 적대 국가로 규정한 듯” 김여정은 11일 담화에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 전날 담화에선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족속” 등으로 표현했다. 특히 ‘대한민국’ 앞뒤에는 북한이 통상 강조하거나 비판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겹화살괄호(《》)까지 붙였다.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담긴 표현이라고 사실상 시사한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과거 남북 관계에서 남측을 ‘적대적 국가’로 보는 전략을 사용했다”면서도 “한국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앞서 남북은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상대방을 ‘나라와 나라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했다. 당시 북한은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 혁명과업 수행”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공화국 북반부에서 부강하고 문명한 사회주의 사회 건설” 등의 문구를 삽입했다. 남북한을 통일 국가가 아닌, ‘국가 대 국가’로 보겠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 남북 관계의 상징적 존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8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모습을 감췄다. 노동당의 대남비서 직책도 이 시기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남북은 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30년 넘게 같은 민족이라는 특수성을 서로 인정해 왔다”면서 “이제 이런 관점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북한이 이번 담화를 계기로 남한을 같은 민족이란 개념 대신 별개의 ‘적대 국가’로 확실하게 규정했고, 이를 명분으로 향후 강도 높은 군사 도발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남북 관계를 국가 대 국가로 바라보겠다는 것은 사실상 전술핵무기 사용을 정당화하겠다는 주장”이라며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배치는 기존의 민족 논리와 상충되기 때문에 남한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김여정 “미국과의 문제에 끼어들지 말라”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주한미군의 정찰기 활동이 “우리 군과 미군 사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남한을 배제한 채 미국만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겠다는 의도까지 내비친 것이다. 최근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을 추진하자 그동안 남북 간 사안에 대응해 온 노동당 통일전선부나 조평통이 아닌, 외교 관계를 담당하는 외무성을 통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시 외무성은 현 회장 일행의 방북을 ‘입경(入境)’ 대신 ‘입국(入國)’이라고 표현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남북 관계를 민족에서 국가 간 관계로 변경해 김일성, 김정일도 지켜온 남북관계 틀을 바꾸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있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0년 뒤 제주 남동쪽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2021년 우리 해역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1년 8월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직후부터 자체 안전성 검토에 나선 정부는 올 5월 원전 현장을 방문해 핵심 설비를 점검한 뒤 이날 자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4∼5년 뒤부터 제주 인근 해역으로 삼중수소의 미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방류 10년 후에는 제주 남동쪽 100km 지점 해상에 도달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L(리터)당 0.000001Bq(베크렐)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는 “2021년 측정된 우리 바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L당 0.172Bq) 10만분의 1 수준(0.001%)”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세슘 등 62종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충분히 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2013∼2022년 매년 1회씩 ALPS를 거친 오염수의 62개 핵종 농도를 분석했다”며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ALPS의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배출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지진 등이 발생해 오염수 처리시설의 전원이 꺼지거나 설비가 고장났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제어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까지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기준치’를 넘긴 오염수의 방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정화시설 필터에 대한 점검 주기 단축’ ‘5개 방사성 핵종에 대한 추가 측정’ ‘주민 피폭선량 평가 및 공개’ 등 안전한 방류를 위한 권고 사항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오염수 처리가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국제적인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본 측에 ‘(우리가) 독립적으로 시료를 채취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답정너 결론”이라고 비판했다.“ALPS 거친뒤 세슘 등 62종 기준 이하… 日에 점검주기 단축 권고” 정부 “오염수 처리 계획 과학적 검토”“삼중수소 희석시킬 설비 갖춰… 방류전 최소 8단계 걸쳐 점검지진 경보땐 수동으로 밸브 차단… 韓연구진 현지서 방류 모니터링… 한일, 신속한 정보공유 채널 추진” “정화시설을 거친 오염수에서 2019년 5월부터는 방사성 물질이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여러 번 고장이 난 (정화시설) 필터에 대해서는 점검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일본 측에 권고했다.”(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7일 정부가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에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에 대한 검토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최종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규제기관의 역량 등 방류 과정 전반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른 점이다.① ALPS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나 ALPS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오염수에 녹아있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흡착 필터’를 통해 거르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5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ALPS의 정화 성능에 대해 “2019년 중반부터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모두 배출 기준치 이내로 정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LPS 도입 초기인 2013∼2019년에는 정화된 오염수에서도 6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됐다. 흡착 필터의 교체 주기를 당기는 등 변화가 이뤄지면서 ALPS의 성능도 2019년 중반부터는 향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이뤄진다면 성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로스플로’ 필터가 다양한 이유로 고장 난 적이 있는 만큼 현재 3년 단위인 점검 주기를 단축할 필요가 있어 일본 측에 권고했다”고 했다.② 삼중수소는 방류 전 충분히 희석되나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에 대해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시킬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전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를 최대한 희석해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럴 경우 해수 공급 능력이 중요해진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삼중수소 배출 목표치(L당 1500Bq·베크렐 미만)를 맞추기 위한 희석용 해수를 공급할 능력이 충분하다”며 “해수 희석 후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목표치보다 낮은) L당 1468Bq로 예상된다”고 했다. ③ 충분한 방사능 점검 후에 방류하나 정부는 오염수 방류 전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농도 점검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염수 안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자동으로 오염수 방출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화된 오염수를 보관하는 K4탱크에서 임의로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검출해낼 수 있다는 결론도 내렸다. ④ 지진 등 발생하면 오염수 누출 우려 없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시설이 파손되거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도 오염수가 곧바로 바다로 누출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지진 경보 등이 있을 경우 설비를 수동 정지할 수 있다”며 “보관 탱크가 파손된 경우에도 제방 등 장치가 마련돼 있어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기 공급이 끊기는 경우, 각종 설비가 고장 나는 경우에는 오염수 보관 탱크 등에 설치된 긴급 차단 밸브가 자동으로 닫힌다. ⑤ 방류 뒤 한국 정부가 안전성 모니터링할 수 있나 정부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 간에 신속한 통보를 하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방류 오염수가) 배출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계별로 (도쿄전력의) 측정값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IAEA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했던 한국인 연구진도 그대로 남아 일본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분석 기기로 검출하기도 힘든 농도다.” 7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여름부터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연구소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정부는 방류 뒤 10년이 지난 시점에 제주도 남동쪽 해역 100km 지점에서 L당 0.000001Bq(베크렐·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만큼 삼중수소 농도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날 “방사능의 국내 영향은 미미해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여러 나라의 연구와 우리 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로 인한 삼중수소 등 방사능이) 우리 해역에 유입해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대략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른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2년 뒤부터 우리 해역에 간헐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4∼5년 뒤부터 농도가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뒤 10년 뒤면 농도가 안정화된다”고 전했다. 매년 해류의 특성에 따른 변동은 있으나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방류된 오염수는 구로시오해류와 북태평양해류를 타고 미국 인근 해역으로 흘러간 뒤, 다시 북적도해류를 통해 동남아시아 쪽으로 이동하는 10년 정도의 여정을 거친다. 정부와 학계에선 방류된 오염수의 80∼90%가 이 경로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류된 나머지 10∼20% 오염수는 불규칙적인 해류 등의 영향으로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우리 해역 쪽인 북서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인용한 2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의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방류 계획에 따라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 방출이 이뤄질 경우 2년 뒤인 2025년 제주도 해역에 간헐적으로 0.0000001Bq 농도의 삼중수소가 유입되기 시작한다. 이후 2027년인 4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방사능 농도의 상승과 하강이 반복되다가 7년 뒤인 2030년경 농도는 0.00001Bq 미만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우리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만분의 1 수준까지 유입 농도가 상승하게 되는 것. 이후 10년에 가까워지면서 농도는 0.000001Bq 수치로 수렴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요한 건 10년 안에 도달하는 오염수도 방사능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독일 헬름홀츠해양연구소 논문을 근거로 “오염수는 빠르면 7개월, 늦어도 2년 후 제주 해역에 유입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연구소는 유출된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 농도가 1이라면 제주 인근에 도달하는 농도는 1조분의 1 정도라고 봤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변수로 넣을 필요가 없는 수치”라고 했다. 이날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다고 본 것과 별개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는 유지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일본산 수산물의 과학적인 안전성은 우리가 아니라 상대국(일본)이 증명해야 하고 저희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그 설득을 못 하기 때문에 수입규제 조치를 과거에도 했었고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지속적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국민 불안 등을 고려해 향후 우리 해역과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근접한 공해상 8개 지점에서 매달 조사를 실시하고, 해역 방사능 모니터링 점검을 92개에서 200개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있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0년 뒤 제주 남동쪽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2021년 우리 해역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1년 8월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직후부터 자체 안전성 검토에 나선 정부는 올 5월 원전 현장을 방문해 핵심 설비를 점검한 뒤 이날 자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4~5년 뒤부터 제주 인근 해역으로 삼중수소의 미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방류 10년 후에는 제주 남동쪽 100km 지점 해상에 도달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당 0.000001 베크렐(Bq)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는 “2021년 측정된 우리 바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L당 0.172Bq) 10만분의 1 수준(0.001%)”이라고 정부는 밝혔다.삼중수소를 제외한 세슘 등 62종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충분히 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2013~2022년 매년 1회씩 ALPS를 거친 오염수의 62개 핵종 농도를 분석했다”며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ALPS의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배출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지진 등 발생으로 오염수 처리시설의 전원이 꺼지거나 설비가 고장났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제어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까지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기준치’를 넘긴 오염수의 방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방류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본의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원안위에 신속하게 통보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핫라인’ 추진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오염수 처리계획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국제적인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본 측에 ‘(우리가) 독립적으로 시료를 채취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답정너 결론”이라고 비판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7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 등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자체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체 검토 결과 보고서와 함께 정부는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 최종 입장도 함께 설명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올여름으로 예상되는 실제 오염수 방류 과정의 안전성 보장 및 비상 상황 시 한일 간 공조 강화 방안 등을 일본에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 측 공개자료, 시찰단 활동에서 확보한 자료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독자적 검증을 진행해 왔다”며 “내일 이 자리에서 그 결과를 국민과 언론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1년 8월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주도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해 왔다. 보고서에는 KINS가 진행한 분석 내용 외에도 5월 후쿠시마 원전 현지에서 정부 시찰단이 확보한 미가공 자료의 분석 내용과 일본 측의 방류시설 시운전 점검에 대한 정부의 평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KINS 분석, 시찰단 검토 내용, IAEA 보고서에 대한 판단 등이 조목별로 들어갈 것”이라며 “여기에 종합 결과와 일본에 제안할 내용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7일 발표할 보고서에 일본의 오염수 정화 방식 등이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없고,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 등에도 부합한다는 평가 결과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안전한 국내 수산물을 국민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원산지 점검을 100일간 실시하겠다”고 5일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계획이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이와 별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점검은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 정부는 IAEA 보고서 관련해선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종합 분석 결과는 우리 정부의 자체 안전성 검토 결과와 함께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점검에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해양경찰, 명예감시원 등 최대 가용 인력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반 행위 발견 시 높은 수준의 처벌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본산을 포함해 수입 수산물 취급 업체를 최소 3번 이상 방문하는 점검 체계도 가동한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1만610t으로 전체 수입 수산물의 약 2%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모두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이외 지역의 수산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올해 5∼6월 일본산 등 국민 우려 품목 취급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기한 위반 업체 등 158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더라도 수산물 수입과는 별개의 사안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기한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는 한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박 차장은 IAEA 보고서에 대해선 “IAEA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권위 있는 기관이기에 거기에 대해 존중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자체 안전성 검토 결과까지 나오면 이때 IAEA 보고서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도 내놓을 방침이다. 우리 자체 보고서엔 5월 후쿠시마 시찰단이 확보한 미가공 데이터 분석 결과 및 일본 측의 방류시설 시운전 점검에 대한 평가 등도 담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안전한 국내 수산물을 국민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원산지 점검을 100일간 실시하겠다”고 5일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계획이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하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이와 별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점검은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 정부는 IAEA 보고서 관련해선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종합 분석 결과는 우리 정부의 자체 안전성 검토 결과와 함께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점검에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해양경찰, 명예감시원 등 최대 가용인력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반 행위 발견 시 높은 수준의 처벌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본산을 포함해 수입 수산물 취급업체를 최소 3번 이상 방문하는 점검 체계도 가동한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1만610t으로 전체 수입 수산물의 약 2%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모두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이외 지역의 수산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올해 5~6월 일본산 등 국민 우려 품목 취급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기한 위반업체 등 158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더라도 수산물 수입과는 별개의 사안이란 점도 분명히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10년이 됐든 기한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는 한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박 차장은 IAEA 보고서에 대해선 “IAEA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권위 있는 기관이기에 거기에 대해 존중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 국민들이 오염수 방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야당 반대 등도 매우 거센 상황인 만큼 방대한 분량의 IAEA 보고서 분석·평가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일본의 방류를 찬성하고 대변하는 입장으로 비치는 것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발표될 자체 안전성 검토 결과까지 나오면 이때 IAEA 보고서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도 내놓을 방침이다. 우리 자체 보고서엔 5월 후쿠시마 시찰단이 확보한 미가공 데이터 분석결과 및 일본 측의 방류시설 시운전 점검에 대한 평가 등도 담긴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오염수 처리 핵심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방사선 핵종 탄소-14를 걸러내지 못해 안전하지 않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선 이날 “오염수에 남아 있는 탄소-14가 위험요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정부가 제시한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은 국제 안전기준에 적합하다. 인간과 환경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에 대해 4일 이같이 밝혔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 반발과 후쿠시마 어민 등의 우려에 대해서도 이날 IAEA 종합보고서는 ‘문제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IAEA는 2021년 7월부터 자체 인력과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염수 처리와 시설, 방류 절차의 타당성 △일본 규제기관 감독의 적절성 △오염수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 등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을 검증해 왔다. 이날 공개한 종합보고서는 IAEA가 지난해 4월부터 총 6차례 내놓은 중간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간 보고서는 오염수 방류 절차 및 시료 검증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오염수 삼중수소, 자연보다 5000배 낮아’ IAEA는 종합보고서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 방류로 방사능 및 정치, 사회,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종합평가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의 ALPS 처리수 방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도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 기자가 ALPS 및 IAEA의 신뢰성에 대해 묻자 “ALPS 시스템은 신뢰성이 있고 IAEA는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이 설립한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이라고 답했다. ‘해양 방류 외에 다른 선택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중국 미국 프랑스 등에서 해양 방류가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 해양 방류는 실증 실적이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IAEA 보고서는 방사선 노출량을 비롯해 다양한 수치를 제시하면서 ALPS 및 바닷물에 희석된 오염수의 삼중수소 및 방사능 함유량이 국제 표준보다 크게 낮다고 적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를 통해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22TBq(테라베크렐)로 지구에서 자연 생성되는 삼중수소보다 5000배 적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삼중수소 농도가 태평양 자연 삼중수소 수준(L당 0.1∼1Bq)을 초과하는 지점은 오염수 배출 지점에서 3km 이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최소 3km 밖으로 나가면 삼중수소 농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는 얘기다. 방류 후 방사선 노출량에 대해서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방류 후 해양생물이 노출되는 방사선 양이 국제 표준 최소 기준보다 125만 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바닷물과 희석하지 않은 오염수 3만 ㎥가 실수로 바다에 그대로 방류돼도 인근 주민들의 방사선 노출량(연간 0.0002∼0.01mSv·밀리시버트)은 국제 기준인 연간 5mSv에 크게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방류 이후 해산물을 섭취해서 노출되는 방사선량 역시 국제 기준보다 1000배 이상 낮다고 지적했다.● 日정부, ‘국제적 신뢰 얻었다’ 판단일본은 IAEA의 안전성 평가에 오염수 방류의 사활을 걸어왔다. 자국 정부 및 규제기관의 검사만 통과해도 일본 국내법으로 오염수 방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 중국과 일부 태평양 도서국 등 국제사회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후쿠시마 현지 어민 등을 설득하기 위해 IAEA 조사 및 검증을 택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은 이날 “처리수의 안전성, 규제 리뷰(평가) 등에 관련한 IAEA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대처에 감사한다”며 “해양 방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국제사회에 투명하고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7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한 IAEA의 안전성 검토 종합평가 보고서에 대해 설명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 및 후쿠시마 오염수 한국 정부 시찰단장이던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면담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로시 사무총장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보고서를 4일 공개했지만 정치권 등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엇갈린다. 전문가들을 통해 의견이 나뉘는 쟁점의 사실관계를 짚어봤다.● ALPS 정상 가동되면 방사능 문제 없나IAEA는 “ALPS 처리로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고, 그 후 해양 방출하면 해양 동식물에 대한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방사성 물질 정화(淨化)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와 탄소 14를 제외한 방사성 핵종 62개를 걸러내는 처리 장치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2019년 이후의 ALPS 성능은 1차 처리만으로도 대다수의 핵종이 배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허균영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ALPS 처리 후 배출 기준을 잘 맞춰 해양 방출하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했다.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상 가동되는 원전에서도 삼중수소는 배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ALPS 처리를 마친 오염수 133만 t이 1068개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방출하기 전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를 K4 탱크로 가져온 뒤 핵종 농도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기준치 이상인 핵종이 있으면 ALPS 처리를 반복한다. IAEA가 K4 탱크에서 독립적으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주요 28개 핵종이 검출된 양은 규제 기준의 1% 미만에 그쳤다.● IAEA 상주 모니터링, 독립성 및 실효성 갖췄나IAEA는 “올해 여름부터 수주간 후쿠시마 현장 사무소에 상주하며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에 가까운 모니터링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과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IAEA의 모니터링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자본이 IAEA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IAEA가 규제 기관이 아닌 원자력 진흥기관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의 전문가로 구성된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가 현장 모니터링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의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종합보고서에는 “IAEA 전문가가 오염수 샘플링 활동을 직접 검증할 수 있으며, 도쿄전력 외 다른 실험실로 샘플을 보내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TF 회의를 소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IAEA의 보고서 및 활동에서 특정 국가를 옹호하거나 편파적인 판단을 해 문제가 됐던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 ‘세슘 우럭’ 우리나라에서 잡힐 가능성 없나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이 정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지난달 6일 나오며 어민들 사이에서는 ‘세슘 우럭’이 한국 연안으로 유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국내에 세슘 우럭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동식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장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앞 연안에 정착해 사는 우럭이 태평양과 대한해협의 거센 물결을 헤치고 우리 바다까지 1000km 이상 유영해 온다는 건 어류 생태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의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려 했지만 법원이 이 중 1명에 대해 불수리 결정을 내렸다. 외교부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밝히며 이의 절차에 착수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3일) 제3자 변제 해법을 거부해 온 원고 4명에게 지급하기 위해 준비한 판결금과 지연이자에 대한 법원 공탁 절차를 개시했지만 광주지방법원은 양금덕 할머니에 관한 공탁은 ‘불수리’ 결정하고, 이춘식 할아버지에 대한 공탁은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양 할머니는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며 공탁 거부 의사를 밝혀 불수리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전주지법도 고 박해옥 할머니 유족을 대상으로 한 공탁에 대해 서류 미비를 이유로 ‘보정 권고’ 결정을 했다. 남은 1명의 공탁도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됐다고 한다. 정부는 2018년 일본 피고기업을 대상으로 대법원 확정 배상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총 15명(생존자 3명)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보상 해법’을 발표했다. 15명 중 11명은 정부안에 따라 배상금을 수령했으나, 나머지 4명은 정부 해법을 거부하거나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광주지법의 불수리 결정으로 피해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제3자 변제’ 공탁의 법적 유효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교부는 불수리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이의 절차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형식상 요건을 완전히 갖춘 공탁 신청에 대해 ‘제3자 변제 법리’를 제시하며 불수리 결정을 한 건 공탁 공무원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 산업 등에 투입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중 5824억 원이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지난해 1차 점검 당시 적발된 2616억 원까지 합하면 총 8440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된 것. 위법·부당집행 사실이 적발된 사업들은 전기요금의 3.7%를 떼어 조성한 전력기금으로 추진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5년간 약 12조 원이 투입된 사업의 절반인 6조 원가량의 사업을 점검한 결과여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리에 따른 공적기금의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2018년∼지난해 태양광 사업 등에 투입된 전력기금에 대한 2차 점검 결과 총 5359건에서 5824억 원의 위법·부적정 집행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1차 점검에서도 2267건, 액수로 2616억 원의 비리를 적발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리는 등 금융지원사업 관련 비위 규모가 4898억 원(3010건)으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목적에 맞지 않는 보조금 지출 및 허위정산 등 발전소 주변 지역에 투입된 보조금의 부정사용 액수도 574억 원(1791건)에 달했다. 이중 수급과 사업비 미정산 등 전력 분야 연구개발(R&D) 부당집행도 266억 원(172건)으로 조사됐다. 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력기금이 한국전력 퇴직자 자회사와의 수의계약에 투입되거나 하이브리드 발전기 설치 등을 추진하는 ‘친환경마이크로그리드’ 사업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총 86억 원(386건)이 부정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단은 “전력기금 사업의 전반적인 부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다수의 관리 부적정, 위법·탈법 사항이 확인됐고 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이념화된 ‘탈원전’ 추진을 위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설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탈원전을 위한 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졸속 추진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위법하거나 부적절하게 집행된 보조금 404억 원은 즉각 환수 조치하고, 이번에 적발된 사안 중 626건에 대해 수사 의뢰를, 85건에 대해서는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뻥튀기 세금계산서로 ‘태양광 대출’… 버섯농사 위장, 1억 착복도 전력기금 8440억 부당집행 적발금융지원 비리 4898억… “악질적”文정부 전반 태양광 수사 확대 전망A업체는 온라인에 ‘자부담 없이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주겠다’는 글을 올려 농민들을 모집한 뒤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땅에 허위로 버섯 재배 시설을 만들고 3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농축산물 생산시설이 마련돼 있을 경우 태양광 시설 공사비 대출이 가능한 점을 악용한 것. 이 업체는 태양광 시설 공사비를 제외한 대출금 1억 원을 착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발표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사업 조사 결과에는 총 5359건, 액수로 5824억 원에 달하는 부정 사례가 담겼다. 모두 매월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 조성한 ‘준조세’ 성격의 전력기금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전임 정부를 기점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세금이 ‘눈먼 돈’처럼 집행된 정황이다. 전력기금이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례가 대거 확인됨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하는 보조금 개혁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기금 사업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점검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차 조사는 전국 226개 지자체 가운데 12곳, 문재인 정부 5년간 투입된 12조 원 중 2조 원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당시 2616억 원의 비리 사실이 적발되자 조사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고 6조 원가량의 사업을 이번에 추가 점검해 총 5824억 원의 추가 비리를 포착한 것. 정부 관계자는 “점검 대상을 전력기금 전체로 확대하면 비리 액수는 1조 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은 이번에 조사된 전체 비리 사업 중 84.1%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4898억 원(3010건)이었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린 뒤 과다하게 대출을 받거나, A업체처럼 버섯 재배나 곤충 사육을 한다며 가짜로 시설을 지은 뒤 대출받은 사례가 많았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굉장히 악질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화력, 풍력 등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할 보조금이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례도 적발됐다. 정부가 25개 지자체의 2017∼2021년 집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동산 취득 및 관리 부적정 등 총 574억 원대(1791건) 부적정 사례가 나타났다. B마을회는 마을회관을 건축하겠다면서 보조금 4000만 원을 받아 연못이 있는 인근 야산 부지를 매입한 뒤 마을회관을 짓지 않고 방치했다. C마을회는 마을창고 건축을 위한 토지를 5200만 원에 매입했으나 지방자치단체 승인 없이 마을회장이 본인의 6촌에게 되팔았다. D마을회도 체육시설 용도의 부지를 보조금 6200만 원으로 매입한 후 마을회장 배우자에게 매각했다. 한 지자체에선 보조금 4000만 원을 빼돌려 시청 공무원들이 쓰는 관용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정부는 2차 점검에서 적발된 사업 중 404억 원은 환수 조치하고 626건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의 대규모 수사 의뢰 방침에 따라 향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의사 결정 라인이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1차 전력기금 사업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혈세가 어려운 분들의 복지, 그분들을 지원하는 데 쓰일 돈이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쓰인 것이 참 개탄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는 또 세부적으로 전력기금의 부정 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세부 공사비가 확정된 뒤 사업을 신청토록 하고, 부정 대출로 악용된 버섯 재배사, 곤충 사육사는 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동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력기금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따라 부처들의 ‘쌈짓돈’으로 쓰여 왔다”면서 “운영 및 집행 내역을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에서 태양광 산업 등에 투입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중 5824억 원이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지난해 1차 점검 당시 적발된 2616억 원까지 합하면 총 8440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된 것. 위법·부당집행 사실이 적발된 사업들은 전기요금의 3.7%를 떼어 조성한 전력기금으로 추진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5년간 약 12조 원이 투입된 사업의 절반인 약 6조 원가량의 사업을 점검한 결과여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리에 따른 공적기금의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2018년~지난해 태양광 사업 등에 투입된 전력기금에 대한 2차 점검 결과 총 5359건에서 5824억 원의 위법, 부적정 집행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1차 점검에서도 2267건, 액수로 2616억 원의 비리를 적발한 바 있다.이번 조사에서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리는 등 금융지원사업 관련 비위 규모가 4898억 원(3010건)으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목적에 맞지 않는 보조금 지출 및 허위정산 등 발전소 주변지역에 투입된 보조금의 부정사용 액수도 574억 원(1791건)에 달했다. 이중수급과 사업비 미정산 등 전력분야 연구개발(R&D) 부당집행도 266억 원(172건)으로 조사됐다. 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력기금이 한국전력 퇴직자 자회사와의 수의계약에 투입되거나 하이브리드 발전기 설치 등을 추진하는 ‘친환경마이크로그리드’ 사업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총 86억 원(386건)이 부정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단은 “전력기금 사업의 전반적인 부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다수의 관리 부적정, 위법·탈법 사항이 확인됐고 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이념화된 ‘탈원전’ 추진을 위해 재생 에너지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설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탈원전을 위한 전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졸속 추진됐음을 시사한 것이다.정부는 위법하거나 부적절하게 집행된 보조금 404억 원은 즉각 환수조치하고, 이번에 적발된 사안 중 626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85건에 대해서는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