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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사이버대학교 대학원이 14일~6월 14일, 한달 간 2018년도 2학기 석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번 모집에는 경영대학원, 휴먼서비스대학원, 부동산대학원, 교육정보대학원, 디자인대학원 등 총 5개 대학원 12개 전공에서 정원내 135명, 정원외로 89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으로 진행되며 서류전형은 25점, 학업계획서 25점 등 50점 만점 기준으로 30점 이상이면 합격이 가능하다. 대학원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전공에 대한 학업계획 전공분야지식, 개인소양과 학구적 태도를 중시한다”면서 “동점자가 다수일 때 면접 학업계획서 자기소개서 순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입학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양사이버대학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최순실 씨(62·구속 기소)가 자궁근종 수술을 받기 위해 10일 서울 강동성심병원에 입원했다. 최 씨는 11일 오전에 전신마취를 한 뒤 2시간가량 복강경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수술을 마치면 17일까지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최 씨는 입원하기 전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9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 중에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수술이 끝나면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 전에 딸 정유라 씨(21)에 대한 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최 씨는 “천륜을 막는 게 자유 대한민국이 맞는지 어제는 회한과 고통의 하루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최 씨는 “수술 들어가 전신마취 때문에 정신이 없어질까 봐 미리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는 맹세컨대 삼성이나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저로 인해 삼성 등 대기업들이 죄를 받게 되면 국민과 어렵게 기업 일궈낸 사람들에게 죄짓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우리나라 일등 대표 기업의 많은 직원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저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진실을 밝혀주시길 재판부에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2011년 어느 날, 호주의 17세 소녀 대니엘라 미즈발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잠들기 전 부모와 나눈 짧은 인사를 마지막으로 영영 부모 곁에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이 소녀의 허망한 죽음을 두고 관심을 가진 이는 많지 않았다. 대니엘라는 제1형 당뇨병을 앓았다. 제1형 당뇨병은 어릴 때 췌장이 망가진 탓에 혈당의 오르내림이 급격해 고혈당과 저혈당을 수시로 부르는 질환이다. 특히 그녀의 저혈당은 밤낮을 가리지 않아 취침 중 혈당이 심하게 내려가면서 사망했다. 제1형 당뇨병으로 갑자기 혈당이 떨어져 사망하는 것을 ‘침대사망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은 오래지 않아 호주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대니엘라의 부모는 자신의 딸에게 닥친 불행이 다른 아이들에게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니재단’을 만들었다. 2015년 대니재단은 21세 이하 연속혈당측정기 국가지원을 위한 국회 청원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 벽에는 160여 명이나 되는 침대사망증후군 희생자의 사진이 내걸렸다. 이 일로 제1형 당뇨병의 심각성을 호주 정부가 인식했다. 이후 연간 400만 원에 이르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제1형 당뇨병을 앓는 청소년과 아동에게 전액 무료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호주에선 제1형 당뇨병 환자와 가족이 저혈당 걱정에 잠을 설치는 일은 사라졌다. 연속혈당측정기가 5분마다 환자의 혈당을 측정해 유사시 가족에게 알려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 있는 변화를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누구도 ‘그렇다’고 자신할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도 호주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제1형 당뇨병을 앓는 아이의 삶을 바꿔 보고자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선 김미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2015년 연속혈당측정기가 아이와 가족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이 기기를 직접 구매해 사용법을 익혀 아이에게 사용했다. 또 주변의 환자와 부모에게 이 기기의 사용법을 전수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녀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언제 어디서나 아이의 혈당을 쉽게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김 씨의 삶은 달라졌을까? 매우 달라졌다. 그녀는 현재 ‘무허가 의료기기의 사용과 타인 판매’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체계가 제때 연속혈당측정기 같은 해법을 제공했다면 김 씨가 검사 앞에 앉는 일은 원천적으로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제1형 당뇨병 아이들은 하루에 많게는 20번이나 고사리 같은 손을 바늘로 찔러 피를 뽑고 또 다른 바늘로 인슐린을 주사하고 있다. 그래도 잡히지 않는 혈당 때문에 건강과 자신감을 잃고, 마음껏 뛰어놀 수 없어 또래들로부터 멀어져 간다. 자신의 질병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로 인해 불결한 화장실에 숨어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경우도 많다. 집에서는 아이의 부모는 늘 비상대기다. 잠을 자다가도 아이를 흔들어 깨워 의식을 확인한다. 잠든 아이의 손끝에서 피를 뽑아 혈당을 확인하는 일이 일상이다. 이 문제를 풀고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1형 당뇨병 어린이 보호대책’을 내놓았다. 소아당뇨병 환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아이들을 돕기 위한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 질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정부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정부는 제1형 당뇨병 어린이를 위해 6개월에 45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지원금은 조금도 오르지 않는다. 소모품까지 포함하면 연속혈당측정기 구입비는 1년에 400만 원 정도 든다. 정부 지원비는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다. 이런 소식을 접한 환자 부모들은 “정부의 추가 지원으로 고생을 한결 덜 줄 알았는데 허무하다”고 했다. 소아당뇨 어린이들은 또다시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손끝에서 피를 뽑으며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소아당뇨 보호대책에 정작 어린이는 빠져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장시간 국내 방송에 공개됐다. 김 위원장의 영상 속 모습으로 그의 건강과 심리 상태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했다. 지난달 우리 대북특사단 방문 때 조선중앙TV에 공개됐던 김 위원장의 모습과 비교하면 약간 체중을 줄인 것으로 보이지만 키 170cm에 몸무게가 125∼130kg으로 여전히 고도비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북측 판문각에서 남측 평화의집까지 약 200m를 이동했는데 평화의집에서 방명록에 서명할 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또 발언 중간에 숨이 찬 듯 말을 쉬거나 숨을 깊이 들이마시곤 했다. 비만인 데다 운동량이 적고 흡연을 즐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준성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센터장은 “살이 찌면 보통 사람에 비해 몇 겹의 옷을 더 겹쳐 입은 상태가 된다”며 “폐가 쪼그라들어 결국 폐활량이 줄면서 숨이 차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목덜미 일자형 주름도 자주 보였다. 대개 살이 찌면 앞쪽에 목주름이 두드러지는 반면 김 위원장은 목덜미에 강한 주름이 잡혀 지방종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통풍으로 크게 고생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하지만 걸음걸이를 자세히 보면 걸을 때 오른발이 지면에 더 오래 머물고 왼발을 딛는 게 불편한 듯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체중 때문에 왼쪽 무릎 연골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콩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목소리 분석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교수는 “말할 때 탁한 소리가 나오는 건 콩팥 질환자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65세의 문 대통령보다 한참 어린 나이(34세)를 감안하면 행동은 여유로웠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시종 웃음을 띠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직 외교적 스킬은 부족한 편이었다. 행동심리분석 전문가 김형희 한국바디랭귀지연구소장은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시선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외교 협상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본인의 감정과 생각이 무의식중에 표정에 다 드러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목소리 높낮이와 억양은 안정적인 편이었다. 조동욱 교수는 “음성 높낮이를 나타내는 주파수가 일반 남성은 평균 100∼180Hz(헤르츠)인데 김 위원장은 130Hz 안팎으로 다소 낮은 목소리를 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평양냉면에 대해 언급할 때 “멀리(에서) 온…,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농담하며 음성 높이를 올린 것은 ‘정상회담 자리를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과시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의학적으로 김 위원장 체질은 태음인에 가깝다. 간대폐소(肝大肺小), 즉 간 기능이 좋고 폐 기능이 취약하기 쉬운 체질이다. 한진우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예전에 날씬한 편이었던 김 위원장이 선대의 영향으로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살을 일부러 찌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유성열·조건희 기자}

올해 6회를 맞은 서울 국제내분비대사 학술대회(47개국 전문가 1500여 명 참석)가 19일부터 4일간 그랜드 워커힐서울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학술대회를 주최한 대한내분비학회가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둔 질환은 ‘다낭난소증후군’이었다. 다낭난소증후군은 여성에서 남성호르몬이 많아지고 배란이 되지 않는 병이다. 월경을 해야 하는 여성의 5∼10%로 흔한 병이지만 대부분이 이 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결국 불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낭난소증후군은 산부인과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여성 불임의 원인 중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이다. 이 때문에 증상이 전신으로 나타난다. 즉, 불임 외에도 아동기 성조숙증이나 사춘기 월경 이상, 조모증(털과다증), 여드름, 남성화 등 생식계 이상 증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성인으로 자라면서 자궁내막증,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 질환 등 여러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속에 있어야 할 내막이 자궁 바깥에 생긴 경우다. 난소나 복막, 나팔관 등에 내막이 유착돼 다른 장기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다낭난소증후군은 △월경을 주기적으로 못하거나 △남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 △초음파상으로 난소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난자를 둘러싼 세포막)가 발견될 경우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일 때 진단이 내려진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동선 이사장(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다낭난소증후군은 저출산을 초래하는 여성 불임의 대표적인 호르몬 관련 질환이지만 일반인들이 잘 몰라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다낭난소증후군은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만성적인 월경 이상과 함께 조모증, 여드름 같은 남성화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서 호르몬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이는 불임 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당뇨병,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치료는 규칙적인 생리를 유도하기 위해 피임약이나 호르몬주사를 투여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리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주기적인 체크와 관리 등이 있다. 최근엔 당뇨병 위험이 있는 인슐린저항성의 다낭난소증후군 환자에게 메트폴민이나 인슐린저항성개선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1982년 창립된 대한내분비학회는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는 환경호르몬이나 최근 유병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만성질환들의 학술 교류 및 대국민 홍보를 해오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설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은 미국에서 병원 규모로는 3위지만 연구비 규모로 세계 1위인 연구중심병원이다. 이 병원을 중심으로 보스턴 일대엔 ‘메디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MGH는 연간 140여 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사업화한 기술은 총 17개로, 병원은 기술료 수입으로 6300만 달러(약 672억 원)를 거둬들였다. 또 병원의 연구 성과로 50여 개의 기업 창업이 이뤄지는 등 MGH를 중심으로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MGH가 임상연구 결과를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대형 제약사가 인프라를 제공한 덕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다시 연구자금으로 쓰이는 등 산학연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다. 보건산업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용유발계수가 매우 높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보건의료산업(제약, 의료기기, 화장품, 의료서비스) 시장은 약 9조4000억 달러 규모로 향후 5년간 연평균 5.2% 성장해 2022년에는 12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용유발계수는 16.7명으로 전 산업 평균(8.7명)보다 약 2배 높다. 병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의료진들은 보건의료기술의 전문가이자 수요자이기도 하다. 보건산업분야 창업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병원을 기반으로 창업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김종재 연구원장은 “병원을 중심으로 창업을 활성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산병(産病)협력단’을 만들면 병원 의사를 포함한 연구 인력들의 우수 성과물을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고, 그 수익을 병원의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산병협력단을 통해 보건의료산업 창업이 활성화하면 젊은이들에게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병원은 자신들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건산업분야 창업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를 통해 의료비 절감뿐 아니라 국가 경제성장의 새로운 엔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엄보영 본부장은 “선진국에서는 병원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가 형성돼 창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우수한 기술의 혁신창업을 장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 19곳에서 시범운영 중인 ‘15분 진료(심층진찰)’가 다음 달부터 동네의원(1차 진료기관)으로 확대된다. 심층진찰은 평균 3분 안팎인 진료시간을 15분 가까이로 늘려 환자가 질환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4일 동네의원의 심층진찰과 관련한 수가 조정 및 시행 방법을 논의한다. 여기서 최종안이 확정되면 5월 중 시행에 들어간다. 현재는 의사의 진료시간이 1분이든, 15분이든 상관없이 환자 한 명당 초진 기준으로 동네의원 진찰료가 1만4860원이다. 환자를 많이 볼수록 이득인 만큼 진료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건정심은 동네의원의 15분 진료 정착을 위해 진찰료를 2만6000원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동네의원 중 우선적으로 15분 진료에 들어가는 진료 과는 척추 질환, 어깨 질환, 자궁근종, 전립샘(선) 질환, 갑상샘(선) 질환 등 외과계다. 외과계 동네의원은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등 전국에 1만여 개가 있다. 외과계 시행 상황을 살펴본 뒤 올 하반기 내과계로 15분 진료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동석 외과계의사회협의체 회장은 “동네의원을 찾는 15분 진료 환자는 대개 수술과 비수술의 경계선에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오랜 문진을 통해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큰 병원을 찾아야 할지, 아니면 계속 관찰해도 무방한지를 판단할 수 있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의원 의사들이 심층진찰로 주치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동네의원의 15분 진료 정착을 위해 진찰료 인상 외에 올 하반기 중 ‘교육상담료’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네의원 의사들이 환자에게 질병의 특징과 치료 방법, 부작용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지속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다. 교육상담료는 1만4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동네의원들은 15분 진료 시 진찰료(2만6000원)에 교육상담료를 포함해 4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어 심층진찰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외과계는 교육상담료 신설에 대비해 현재 표준화된 질환별 환자 설명서를 만들고 있다. 심층진찰을 원하는 환자는 진료비 부담이 커진다. 환자는 진찰료의 30%를 부담하는데 현재 기준으로 4450원이다. 15분 진료로 진찰료가 2만6000원으로 오르면 환자 부담은 7800원으로 3350원이 오른다. 여기에 교육상담료까지 생기면 환자 부담은 15분 진료 시 1만2000원으로 껑충 뛴다. 그럼에도 동네의원의 의료 서비스 질이 개선된다면 환자도 복잡한 대형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어 동네의원의 15분 진료를 반길 것으로 의료계는 기대하고 있다. 동네의원의 15분 진료는 현재 대형병원처럼 특정 요일을 정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심층진찰을 선택하는 환자는 미리 의원에 전화해 예약을 해야 한다. 환자는 초진이든 재진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원할 경우 15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15분 진료 시 환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환자가 이를 감수할 정도로 동네의원의 의료 질이 높아지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의사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전공의가 서울대 의대 91, 92학번들이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됐다. 우연찮게도 둘 다 현 정부의 핵심 의료정책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담당하고 있다. 91학번 정통령 과장은 현재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이다. 의사의 수입을 결정하는 의료수가 책임자다. 의사단체가 문재인 케어에 ‘결사항전’하겠다고 나선 건 낮은 수가에서 강행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때문이다. 문재인 케어의 주무 과장인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서울대 의대 92학번이다. 정 과장과 손 과장은 차례로 의대 학생회 대표를 맡기도 했다. 손 과장은 한때 ‘가재는 게 편’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2015년 보험급여과장을 맡았을 때 동네의원을 살리고 중증환자 치료비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30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했다. 당장 환자 단체와 건강보험 가입자 단체는 ‘의사 퍼주기’라며 손 과장을 맹비난했다. 이랬던 손 과장이 이번엔 문재인 케어를 담당한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공공의 적’이 됐다. 의사협회의 강경 투쟁을 이끄는 최대집 회장 당선인도 서울대 의대 91학번이다. 흥미롭게도 최 회장과 정 과장은 모두 의대 재학 시 1년 휴학을 해 한 학번 아래인 손 과장과 함께 공부했다. 동문수학한 이들이 20여 년 뒤 하나의 정책을 두고 양 극단에 선 셈이다. 필자는 이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다. 최 회장은 학창시절 학생회나 서클 활동을 하지 않았다. 수업 시간에도 늘 뒷자리에 앉아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수염을 길러 마치 도인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실제 당시에도 철학이나 종교 관련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렇게 조용하기만 했던 그가 최근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며 투사로 변신하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는 이번 주 중대 결정을 해야 한다. 의사협회가 예고한 대로 27일 의료계 집단휴진을 강행하면 진짜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9일 필자와 만난 최 회장은 “이대목동병원 의사 구속으로 전공의와 병원들이 굉장히 격분해 있다. 파업을 결정하면 많이 동참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 파업은 마지막 카드인데 바로 선택해도 될지 고민”이라고 했다. 역풍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 많은 국민들은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정부 정책에 왜 의사들이 파업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의사들은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 때문에 비급여로 돈을 벌고 있는데, 문재인 케어로 비급여가 없어지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다. 하지만 손 과장은 “많은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를 잘못 알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3600여 개 비급여를 분석한 결과 필수적인 의료행위를 급여화하고 나면 약 40%가 비급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가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 회장도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인 의료행위의 급여화에 찬성하고 있다. 결국 양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 문재인 케어의 시행을 의료계 정상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의협이 머리를 맞댄다면 저(低)수가 문제 해결 방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또 의료계의 큰 불만 중 하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일방적인 진료비 삭감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심평원은 진료비 지급을 거절하면서 그 이유조차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진료비가 삭감되면 의사는 환자에게 받은 치료비를 벌금처럼 토해내야 한다. 환자에겐 치료비를 돌려주며 부당과잉진료를 받았다고 통보해 해당 의사는 졸지에 양심불량자가 된다. 모든 분쟁을 해결하는 최상의 해법은 대화다. 그럼에도 대화에 실패하는 건 서로를 믿지 못해서다. 그런 점에서 의료계와 정부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데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어 보인다. 양쪽을 대표하는 이들은 함께 공부하고, 고민해온 오랜 친구들이지 않은가.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최근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 한국사회는 공식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인구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만성질환자 수 및 진료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만성질환자 수의 평균 증가율은 4.3%이며 국민 3명 중 1명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노인들에 대한 보험 혜택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질환 중 하나로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있습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황반변성 환자 수는 14만6000명까지 치솟았고, 전체 황반변성 진료 환자 10명 중 9명이 50대 이상이었습니다.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해당 질환의 증상을 나이로 인한 노안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했습니다. 출혈 등이 동반되는 황반변성(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시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을 노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평소와 다르게 선이 굽어보이거나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고려되는 방법 중 하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눈 속으로 주사하는 것입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는 황반변성의 질병 원인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질병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습성 황반변성 주사치료제의 국내 보험급여 인정 기준은 양쪽 눈을 합해 환자 한 명당 총 14회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주사 투여횟수와 무관하게 보험 기준을 충족하기만 하면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병원마다 다르지만 환자가 내는 1회 비용은 10만∼30만 원입니다. 습성 황반변성 주사 치료제 외에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어르신들이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혜택 질환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 예가 정부가 10년간 총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치매’입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는 지난해 70만4000명에서 2050년 302만7000명으로 4배 이상 늘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내총생산 대비 치매 관리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0.9%(13조2000억 원)에서 2050년 3.8%(106조5000억 원)로 8.1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치매 관리를 위한 국가 부담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근원적 치매 신약개발을 포함해 치매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중장기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당장에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건강보험 혜택으로는 검사 비용과 진료비 감소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신경인지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에 약 100만 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개선된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받으면 20만∼40만 원으로 비용 부담이 줄게 됩니다. 중증치매 진료와 같은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입원·외래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이 10%로 줄었습니다. 따라서 고령의 부모를 둔 자녀라면, 부모에게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지, 또 그 질환과 관련한 보험 혜택은 없는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여 년간 뇌과학 및 신경학 분야를 연구해온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최근 ‘딥브레인’이라는 병원 내 벤처를 설립했다. 딥브레인은 뇌손상 후유증으로 시야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가상현실(VR) 게임을 통해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콘텐츠 개발 회사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이 없는 시야장애 재활치료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강 교수는 관련 콘텐츠 개발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해 창업까지 하게 됐다”며 “병원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환자와 병원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뿐만 아니라 최근 대형병원들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와 ‘창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형병원 중심으로 의료인 창업 붐 2013년 1건에 불과하던 대형병원 창업 건수가 2017년엔 1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지하 1층엔 감염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최단 기간으로 검색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퀀타매트릭스’와 형광기능의 특수 내시경 장치를 개발한 ‘인더스마트’가 입주해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 유전체 기반 맞춤의학, 줄기세포 재생의학, 스마트헬스케어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미래의학관을 개관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위해 ‘코웰바이오다임’이 입주해 있다. 대형병원 내에 창업 벤처 붐이 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형병원은 국내 상위 1%에 속하는 우수한 의료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동물실험실,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건물과 고가 장비 등 추가 투자비용 없이 이룰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연구중심병원 창업기업협의회장 송해용 고려대 교수(오스힐 대표)는 “우수한 인력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해 변화하지 않으면 큰 병원이라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병원 벤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3년 4월 총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우수한 연구잠재력을 보유한 병원을 기존의 진료 중심에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도록 해 의료기기 및 신약 개발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질을 향상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7년 연구중심병원은 핵심 연구인력 총 2795명을 확보하고 누적 창업 기업 수도 49개(3월 기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 창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장비 이용, 임상 및 전임상 자문 등 인프라 지원 건수도 2년간 5000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3월 20일 보건산업 분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담→산학연병(산업·학교·연구·병원) 네트워크→투자연계→기술평가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창업과 관련한 전문상담을 통해 예비 창업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부처별 사업화 및 창업 관련 지원사업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제공한다. 또 기술심의를 통과한 우수 기술에는 분야별 전문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된다. 선별된 우수 기술은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의 관리하에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지원받는다. 정기적으로 창업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 18일 ‘KBIC 스타트업 밸류 업 데이’를 연다. 이날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는 연구중심병원에서 시작한 창업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VC) 간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연구중심병원협의회 이진우 협의회장은 “연구중심병원의 임상연구 경험과 장비, 연구인력 등의 인프라를 창업 기업들에 적극 개방해 창업육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은 가슴통증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 뒤 골든타임 안에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초응급질환이다. 하지만 골든타임 내 치료받는 심·뇌혈관질환자는 많지 않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흉통이 나타난 뒤 골든타임인 90분 이내 병원에 도착한 환자 비율은 45.5%, 급성기 뇌중풍 환자가 증상 발생 뒤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한 환자 비율은 43.3%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골든타임이 지켜지지 않는 원인은 구급차 이용률 저조로 응급실 도착 지연, 심·뇌혈관질환 전조증상 인식 저조 등이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심장·뇌혈관센터(순환기내과) 최재혁 교수는 “환자를 골든타임 안에 치료하면 심장·뇌세포의 손상을 막아 치료 후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면 심장·뇌세포가 영구적 손상을 입어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심부전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119 구급대 핫라인’ 환자 도착 전 치료 준비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는 증상이 생긴 즉시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응급실 도착 직후 최대한 빨리 진단 및 처치를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심장·뇌혈관센터는 환자의 응급실 체류 시간을 줄이고 최대한 빨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치료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119 구급대 핫라인’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한림대의료원에서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인 하트세이버·브레인세이버·한림톡과 지역 119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환자가 급성 흉통이나 심정지 등 심·뇌혈관질환 관련 응급상황이 발생해 119에 신고하면 구조대원이 구급차를 이용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함과 동시에 하트세이버 및 브레인세이버에 환자의 성별, 나이, 증상, 병원 도착 예상시간 등 각종 정보를 입력한다. 환자 정보는 즉시 병원 서버로 전달되고, 원내 커뮤니케이션 앱인 한림톡을 이용해 의료진에게 ‘몇 분 후에 심 정지 환자가 도착합니다. 준비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발송된다. 연락을 받은 의료진은 환자 도착 전 중환자실 마련 등의 응급처치 준비를 모두 마쳐 환자가 도착과 동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심장·뇌혈관센터(신경외과) 황교준 교수는 “보통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도 인적 사항과 질병의 경과, 환자 상태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전문 의료진 호출 시간도 필요해 제때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급대 핫라인 시스템을 이용하면 진단 후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돼 골든타임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응급실 도착 즉시 전문치료 ‘365일 당직시스템’ 초응급질환인 심·뇌혈관질환의 치료가 완벽히 이루어지려면 중증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오는 즉시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센터는 ‘365일 당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환자가 외래가 아닌 응급실로 오더라도 도착 즉시 심장·뇌혈관센터로 이송돼 지체 없이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재혁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365일 24시간 언제라도 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도록 우리 센터의 일부 의료진은 병원 근처 10분 거리로 이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심장·뇌혈관센터는 우수한 의료진과 다학제적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골든타임을 사수한 후 환자의 완벽한 회복까지 돕고 있다. 순환기내과·신경외과·신경과·흉부외과 등 센터 내 각 진료과는 긴밀한 협진을 바탕으로 생사를 오가는 급성심근경색과 뇌출혈 등의 치료뿐 아니라 대동맥 질환, 하지동맥 폐색성 질환, 투석용 동정맥루 수술 등 모든 혈관질환의 최소 침습수술을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센터에서는 최첨단 3.0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256채널 컴퓨터단층촬영(CT), 최신 기종 혈관조영기 등 각종 최신 진단기기로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후 약물치료와 시술 및 수술까지 원스톱으로 시행한다. 뇌출혈을 유발하는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24시간 365일 언제라도 발견 즉시 바로 시술과 수술이 가능하다. 황교준 교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두개골을 열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시술(코일색전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시술 전날 입원해 시술 다음 날 퇴원하는 2박 3일 일정으로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를 돕는다”고 말했다.▼ 최재혁 심장·뇌혈관센터 교수, “수술 후 재활치료로 ‘환자의 내일’까지 책임진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심장·뇌혈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화상치료로 유명한 한강성심병원에 새로 생긴 특성화 전문센터이기에 의료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재혁 한강성심병원 심장·뇌혈관센터 교수(사진)에게 센터 설립 이유와 앞으로의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심장·뇌혈관센터를 설립한 이유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높았다. 센터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에는 고령 인구가 많아 심·뇌혈관질환 비중이 높다. 양질의 치료를 위해 2016년 12월 응급환자를 진단하고 관상동맥중재술을 바로 할 수 있는 심혈관조영실을 갖췄다. 지난해 3월부터 순환기내과·신경외과·신경과·흉부외과를 열어 본격적으로 심장·뇌혈관센터를 발전시켰다.” ―지역 주민들의 심·뇌혈관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환자가 대기 없이 치료받도록 센터와 응급실의 연결 동선을 최소화하고 지역 119 구조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신 검사기기를 도입하고, 고령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틈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 중이다. 3월 19일엔 환절기 건강관리를 위해 혈압·혈당·골밀도 검사 등을 시행하고 무료 건강상담을 진행했다. 심·뇌혈관건강 관련 리플렛을 병원 내 비치해 지역주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후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심장·뇌혈관센터의 발전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고난도 최소 침습수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자의 상당수는 고령이거나 동반질환이 있어 큰 외과수술에 체력적 부담을 느낀다. 그만큼 수술 위험이 높다. 이때 최소 침습수술을 시행하면 환자의 회복을 앞당기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대동맥판협착증이 있는 고령 환자의 경우 과거엔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최소 침습수술이 발전해 사타구니 부근으로 가느다란 관만 삽입한 뒤 대퇴동맥을 통해 대동맥판막을 확장시키는 시술이 가능하다. 또 심·뇌혈관질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자들은 급성기 치료 뒤 재활치료를 받아야 신체적, 정신사회적 기능을 효과적으로 회복 및 향상시킬 수 있다. 심장재활센터를 통해 환자의 심폐기능 및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고, 재발·재입원·재시술의 위험을 줄임으로써 골든타임 사수는 물론이고 환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내일까지 책임질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한 소아당뇨병(1형 당뇨병, 췌장이 망가져 제 기능을 못함) 환자의 어머니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연속혈당측정기(CGM)를 대량 구매하고 관련 애플리케이션까지 직접 제작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검찰에 조사를 받았습니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사건의 본질은 사실 국내의 열악한 소아당뇨병 관리 시스템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대부분 소아당뇨병 환자들은 수시로 변하는 혈당을 측정하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야 합니다. 심지어 잠자는 시간에도 3시간 단위로 부모가 아이의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혈당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의 건강을 위해 부모가 알아서 해결책을 강구해야 했고 결국 바늘로 손가락을 찌를 필요가 없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찾아 나서야 했던 것이죠. 이와는 반대로 호주와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은 오래전부터 판매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의 편의성과 효과성 때문에 보험급여가 되도록 해 환자와 부모가 큰 부담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엔 다소 늦었지만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의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4일 정부가 ‘소아당뇨병 어린이 보호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소아당뇨병 어린이들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사실상 첫 의료정책입니다. 내용도 알찼습니다. 소아당뇨병에 대한 현황 파악과 보호인력 확충, 어린이집과 학교에서의 보호활동 강화, 질병 정보 제공과 인식 개선에 대한 약속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5분 단위로 혈당을 측정해 혈당 관리를 돕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보험급여대상에 포함하고, 소요비용의 최대 90%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이 과연 지켜질지 의문입니다. 최근 정부와 업계의 간담회 결과는 작년 11월 약속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정부는 보장 대상 항목만 추가했을 뿐 현행 건강보험 지원 상한액(6개월 45만 원)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입장에선 써야 할 돈은 많은데 지원은 예전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특히 논란이 된 연속혈당측정기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관련 업체들도 앞다투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어서 앞으로 소아당뇨병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이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회장은 “2010년 이후 11차례 국회 토론회를 거치면서 당뇨병의 보장성은 확대됐으나 실제적인 체감은 미미하다”며 “정부의 애초 약속이 지켜지길 희망하며, 소아당뇨병 환자와 가족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소아당뇨병이라도 혈당만 잘 관리하면 일상생활과 성장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증명됐습니다. 예를 들면 소아당뇨병 환자 중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게리 홀 주니어,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인 브랜던 모로 등이 있습니다.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로 향하는 현실까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아당뇨병을 가진 5000명의 아이들 그리고 소아당뇨병과 싸우며 성장한 청년들이 우리 미래를 밝혀 줄 소중한 자산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병원들마다 심장 및 뇌혈관 전문센터나 암전문병원 등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모든 질환을 다 보는 종합병원 개념으로는 국경 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이에 부합하는 첨단의료시설에 대한 투자는 필수인 셈이다. 각 대형병원들이 내세우고 있는 특성화 병원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치료가 어려운 암에서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삼성 암병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같은 암이라도 생존율이 낮다고 알려진 원격 전이암에서 뛰어난 치료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삼성 암병원이 국내 대표 암 치료기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 암병원은 2011∼2015년 병원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가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을 암 환자와 동일한 성별과 나이인 일반인과 비교한 것이다. 가령 상대생존율 100%라면 일반인 생존율과 동일한 것을 의미한다. 병원은 분석의 정확도와 공정성을 위해 국가암정보센터가 가장 최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와 같은 기준,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삼성 암병원은 암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원격 전이암에서 5년 상대생존율이 국내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원격 전이암이란 암이 최초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퍼진 상태를 말한다. 암 환자들에게는 4기암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적다.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삼성 암병원은 난치암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췌장암에서 괄목할 만한 치료 성적을 거뒀다.췌장암, 폐암 등 치료 어려운 암에서 생존율 높아 삼성 암병원의 원격 전이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26%에 달했다. 국내 평균은 2%다. 무려 13배나 높다. 이뿐만 아니라 국한암에서도 국내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한암은 발생한 부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전이가 안 된 암을 뜻한다. 국한암의 경우 삼성 암병원의 5년 상대생존율은 86.1%다. 국내 평균은 34.5%에 불과하다. 암이 주변 림프샘을 침범한 국소암의 5년 상대생존율도 40.2%에 달했다. 폐암에서도 삼성 암병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폐암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원격 전이암의 경우 34.7%를 기록했다. 국한암은 97.4%로 100%에 가까웠고, 국소암도 7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립샘(선)암(78.2%), 유방암(62.3%), 대장암(48.2%), 신장암(42.5%), 위암(16.1%), 간암(9.9%) 등 나머지 암에서도 각각 국내 평균을 크게 앞섰다. 삼성 암병원은 80세 이상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99.6%에 달해 고령 암 환자 치료에도 강점을 보였다. 대개 이 나이대 환자들은 치료 자체가 환자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성 암병원에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본인의 기대 수명에 최대한 가깝게 살 수 있다. 고령 암환자 개개인별로 그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할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양성자 치료처럼 환자 부담을 최소화한 다양한 치료선택지를 갖춘 덕분이다.암 환자 수도 증가 추세 이처럼 어려운 암 치료에 집중하면서 삼성 암병원을 믿고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삼성 암병원에서 등록한 신규 암 환자는 2008년 1만9468명에서 2016년 2만4517명으로 25.9%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암 환자가 21만여 명 수준(2015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암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삼성 암병원을 찾는 셈이다. 특히 타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 암병원을 선택한 환자는 2008년 7002명에서 2016년 9176명으로 31% 늘었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을 진단받고 첫 치료까지 받은 상태에서 삼성 암병원을 찾은 환자도 3097명에서 4545명으로 46.7% 상승했다. 남석진 암병원장은 “지난 10년간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병원이 되도록 모든 의료진과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개원한 삼성 암병원은 지상 11층, 지하 8층 연면적 11만 m² 규모의 독립된 치료 공간을 갖고 있다. 총 병상수는 655개로 개원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현재 17개 전문센터를 운영하며 연간 총 진료 환자가 53만여 명에 이른다. 한 해 1만여 건의 수술이 삼성 암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29일 서울,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의 일부 지역 하늘은 하루 종일 연기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찾아왔기 때문이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는 올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누렇고 뿌연 흙먼지가 대기에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중국 황사는 다행히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29일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대부분 중국 북동지방으로 빠져나갔고, 일부가 약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PM2.5), 스모그 등 대기 질을 악화시키는 현상이 종잡을 수 없이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대기가 뿌옇게 변하면 무조건 ‘미세먼지가 심한 날’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네 현상의 원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다르다. 황사는 중국 내륙에 위치한 내몽골 사막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흙먼지를 말한다. 황사 입자는 칼륨과 철분 등 토양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입자 크기는 1∼10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이지만 공중에 떠다닐 수 있는 직경 10μm 정도의 입자만 우리나라에서 관측된다. 황사는 결막염을 유발하기 쉽다. 다만 입자가 큰 만큼 코털에서 걸러져 미세먼지보다 호흡기에는 덜 나쁠 수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산업시설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화석연료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오염물질이다.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인체에 해롭다. 고등어나 고기를 구울 때도 다량의 초미세먼지가 나온다.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30분의 1 수준인 초미세먼지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미세먼지보다 더 해롭다.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먼지를 내보내기 위해 기침이 잦아지고,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비염, 천식 등이 생기기 쉽다. 노인과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스모그는 광범위한 대기오염 상태를 말한다. 미세먼지와 기체상에 있는 대기오염물질이 결합해 나타난다. 스모그에 노출되면 눈과 목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따갑게 느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과 눈병,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역학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하면 전체 사망 위험은 4% 증가하고, 심혈관계 사망은 6%,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증가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피임은 인류의 역사와 맥을 같이할 정도로 오랜 관심사였습니다. 예전부터 배란 주기법 등 자연 피임법이 활용됐고, 고대 이집트 시대엔 코끼리 배설물을, 로마 시대엔 기생충을 사용해 피임을 했습니다. 즉 코끼리 배설물을 여성의 음부에 넣거나 버드나무잎 가루나 아스파라거스, 거미에 기생하는 기생충 등을 부적으로 만들어 여성들이 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법이 등장한 것은 약 60년 전입니다. 1960년쯤 나온 경구 피임약은 여성의 삶을 변화시킨 20세기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피임약으로 여성은 스스로 자신의 임신 시기를 계획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임신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죠.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자궁 내 삽입 시스템(체내 삽입형 피임법)이 등장했습니다. 경구피임약은 99% 이상의 높은 피임 효과를 보이는 피임법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구 피임약 복용률은 약 2%로 체코 48%, 프랑스 39.5%, 독일 37.4%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습니다. 경구 피임약은 비교적 간편하고 피임 실패율이 낮기 때문에 신혼부부 등 단기적 피임을 원하는 사람이 많이 찾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경구 피임약은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피임약과 달리 피임 외에 월경곤란증(월경통), 월경전 불쾌장애 등 월경 관련 질환 치료도 합니다. 하지만 경구 피임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복용을 하지 않으면 피임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장기 피임을 원하면 자궁 내 삽입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번 시술로 5년 정도의 장기 피임과 99% 이상의 높은 피임 효과를 보입니다. 높은 피임 효과를 원하지만 매일 먹어야 하는 피임약 복용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대상입니다. 자궁 내 삽입 시스템은 가장 최근에 나온 ‘카일리나’와 20년 전 출시된 ‘미레나’ 등이 있습니다. 카일리나는 몸체인 T바디 크기가 2.8x3cm로 작고 삽입 튜브 역시 좁아져 산부인과에서 시술받기가 편리합니다. 임신을 원해 카일리나를 제거할 경우 여성 10명 중 7명은 1년 내 임신이 가능합니다. ‘미레나’는 장기 피임효과 외에 월경곤란증(월경통), 월경과다증 등의 월경관련 질환 개선 효과를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리루프 시술도 자궁 내 삽입 즉 체내 삽입형 피임 중 하나입니다. 장치 바깥쪽에 얇은 구리가 감겨 있으며, 자궁 내막에 경증의 염증을 일으켜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원리입니다. 자궁 내 삽입시스템은 의사의 시술이 필요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여성 건강과 삶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피임제는 높은 피임효과뿐만 아니라 월경 관련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까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경구피임약과 체내 삽입형은 대부분의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지만, 피임제를 처음 사용하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기질적 질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경구피임약은 개인이 선택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보유 여부 등을 상담한 뒤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진 여성에서 매우 드물게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진한 의사 기자 likeday@donga.com}

심하게 코를 골거나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수면무호흡증은 국내 남성의 27%, 여성의 16%가 겪는 수면질환이다. 방치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우울증, 낮 동안 졸음과 피로감 등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수면질환을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가 그동안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70만∼100만 원에 이르는 비싼 검사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 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많았던 것이다. 또 진단 받은 환자의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만 비수술법인 양압기 치료(코에 공기를 집어넣는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200만∼300만 원에 달하는 양압기를 직접 구매해야 했다. 이 역시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 신홍범 원장의 도움을 받아 수면 보험급여와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봤다.Q. 단순 코골이도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 시 보험 적용을 받나.A. 아니다. 단순 코골이는 질환이 아니므로 보험급여 대상이 되지 않는다. 수면 중 기도가 막히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지원을 받는다. 코골이가 심한 사람 중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흔하다. 코골이가 심할 경우 의사가 문진 및 환자의 기도 구조에 대한 평가를 거쳐 수면무호흡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수면다원검사를 처방한다. 이 때 수면다원검사비의 20%만 환자가 내면 된다. 개원의에게 진료 받는다면 기존 70만원에서 11만원, 대학병원 진료 시 기존 100만원에서 14만원 정도를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Q. 수면무호흡증 외에 불면증이나 다른 수면질환으로 수면다원검사를 받는다면 보험 적용을 받나.A. 수면무호흡증과 기면증 진단 시에만 보험 적용이 된다. 기면증은 밤에 8시간 이상 충분히 자도 낮에 심한 졸음을 느끼는 수면질환이다. 기면증의 경우 1박 2일에 걸쳐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 입면기검사(낮 졸음 정도 측정)를 시행해 진단한다. 이 중 수면다원검사만 보험 적용을 받고, 주간 입면기검사는 비급여다. 불면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몽유병과 같은 수면질환은 아직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Q. 양압기 치료가 생소하다. 어떤 치료인가.A.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 주위에 있는 부드러운 조직인 연구개와 혀 등이 중력에 의해 늘어지면서 기도를 막아 생긴다. 수술로 이런 조직을 제거할 수 있으나 수술 이후 통증과 부작용, 후유증이 나타나고, 재발할 수 있다. 양압기는 연결된 튜브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내보낸다. 코에 쓴 마스크를 통해 전달된 공기가 기도를 넓혀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한다.Q. 양압기는 어디서 빌려 사용할 수 있나.A. 양압기는 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업체에서 대여한다. 의사가 수면다원검사로 수면무호흡증이란 진단을 내리면 양압기 처방전을 발급한다. 처방전에는 양압기의 압력을 비롯한 기기 세팅 값이 기록돼 있다. 안과 의사가 환자마다 눈 상태를 보고 안경 도수를 처방하는 것과 같다. 환자는 처방전을 가지고 의료기업체를 찾아가 월 대여료 중 본인 부담금 1만∼2만 원을 지불하고 양압기를 한 달 단위로 빌릴 수 있다. 양압기는 종류에 따라 대여료 차이가 있다. 양압기 구매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는다.Q. 양압기를 사용한 후엔 어떻게 해야 하나.A. 양압기를 처방 받고 일정 기간을 사용한 후 양압기에 저장된 사용 내역을 가지고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의사는 일정기간 사용 내역을 보고 양압기 치료가 제대로 되는지 판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양압기 세팅 값을 변경하거나 양압기 추가 사용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한다. 처방전이 있어야 양압기를 계속 빌릴 수 있다. 만약 처방전을 발급받지 못할 경우 환자는 100% 본인 부담으로 양압기를 대여해야 한다.Q. 양압기 대여의 보험기준은 90일 중 연속된 30일간 ‘21일 이상,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A. 양압기는 일회성 치료가 아니다. 마치 안경처럼 쓸 때마다 도움을 받는다. 그런 만큼 치료에 대한 동기가 떨어지거나 양압기 적응이 힘들어 양압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환자에게 계속 보험재정이 나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외국에서도 하루 4시간 이상, 10일 중 7일 이상 사용하는 경우에만 지원을 한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보험 재정을 사용하고, 환자들이 양압기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효과가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자가 자신을 치료한 의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했다. 의사와 환자 관계에서 나온 첫 미투다. 학회는 26일 즉각 해당 의사를 제명하는 징계 조치를 내렸다. A 씨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지난해 6∼8월 네 차례에 걸쳐 대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B 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갑상샘(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직장 스트레스’로 우울 증세를 보여 이 의원을 찾았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직장 생활이 힘들었다”며 “치료를 위해 B 원장을 만났는데, 치료를 빌미로 성관계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B 원장이 ‘나는 직장암 환자’라며 도리어 ‘나를 도와달라’는 식으로 접근했다”며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 속에서 그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장형윤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 의사들은 자신을 신뢰하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경계를 넘지 않도록 명확하게 선을 그어줘야 한다”며 “의사가 환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면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뒤늦게 내가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것을 알고 엄청난 심적 충격을 받았다”며 “지난해 9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B 원장에게 추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미투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을 접수한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4일 전체 대의원회의를 열어 B 원장을 학회에서 제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징계 사유로는 환자로 만난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외에 진료 과정에서 알게 된 환자의 개인 정보를 다중에게 공개한 행위가 포함됐다. B 원장은 A 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170여 명이 가입한 한 온라인 카페에 A 씨 신상과 관련한 내용을 올렸다. 의사가 환자의 정보를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심각한 의료법 위반이다. A 씨는 B 원장을 상대로 성폭력뿐 아니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직접 진료한 적이 없는 한 배우의 정신적 문제를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도 B 원장 징계 사유에 담았다. 학회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보건복지부에 B 원장의 의사면허 취소를 요청했다. 이에 B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환자와의 성관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등 직원들이 지난해 말 월급에 불만을 품고 한꺼번에 그만두면서 환자와 짜고 나를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B 원장은 “온라인 카페에 환자의 실명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B 원장이 카페에 올린 글에는 A 씨의 실명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아이디를 적어 놓아 카페 회원들이 환자의 신상을 알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4차 산업혁명이 의료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의료계의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수술, 헬스케어 등으로 대표된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 이언 단장은 “전 세계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와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며 “그 해답이 인공지능과 헬스케어 등에 있다”고 했다. 암 환자에게 최적의 암 치료법을 알려주는 인공지능 왓슨은 2016년 12월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8개 병원이 도입했다. 지난해 길병원에서 이뤄진 의료진과 왓슨의 대장암(결장암) 환자 의견 일치율은 78.8%였다. 이 단장은 “의료계의 큰 현안인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나 과잉진료 문제의 해결책은 인공지능이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환자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알려주는 인공지능형 ‘사이앱스’를 최근 도입했다. 왓슨과는 달리 사이앱스는 일종의 인공지능 적용 첫 플랫폼으로 왓슨처럼 ‘사용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시스템(플랫폼)을 통째로 들여왔다. 비용만 27억 원에 이른다.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사이앱스에 입력하면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자동 분석해 알려준다. 최근엔 암 치료법뿐 아니라 항생제 처방도 인공지능이 알려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 의료원은 지난해 SK C&C와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활용해 ‘항생제 처방 어드바이저’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으로 임상을 마무리하면 늦어도 내년 초 환자 진료에 인공지능이 처방하는 항생제를 사용할 예정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는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이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며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 환자에게 적정량을 투입해 항생제 내성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는 감염병과 항생제 관련 국내외 논문과 가이드라인, 약품 정보, 보험 정보 등 방대한 양의 의료 문헌과 고려대 의료원의 치료 케이스 및 노하우를 학습한 뒤 환자 증상에 맞는 항생제 추천 정보를 의료진에 제공한다. 로봇수술 분야에선 다빈치가 대표 주자다. 전 세계적으로 20년 가까이 이 분야를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레보아이’라는 복강경 수술로봇이 도전장을 냈다. 14일 레보아이는 공식적 시판을 알리는 출시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복강경 로봇수술은 환자의 몸에 1cm 미만의 구멍을 낸 뒤 4개의 로봇팔을 삽입해 의사가 3차원 영상을 보며 세밀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전립샘암, 갑상샘암, 자궁암, 위암, 직장암같이 정교한 수술이 필요한 분야에 널리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허가를 받은 레보아이는 2007년 개발을 시작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연세대 의료원,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KAIST, 전자부품연구원, 삼성전기 등 여러 기관의 지원과 협업으로 완성했다. 수술로봇의 국산화로 수술비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보아이의 수술비용은 기존 수술로봇보다 42%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은 매년 15%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트로닉 등 미국의 대형 의료기기 회사가 1, 2년 사이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도 앞다퉈 복강경 수술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 지난달 평창에서 보안요원 등 300여 명이 집단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원인은 올림픽 시설 곳곳에 세워둔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원 등 관련 장소를 역학조사한 결과 주 원인은 이동식 화장실에 설치된 물탱크였다고 18일 밝혔다. 화장실 물탱크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형과 환자의 것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은 모두 570여 동이었다. 결국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 손을 씻거나 칫솔질을 하기 위해 사용한 물이 오히려 감염을 일으킨 셈이다.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에는 강원 지역에서 퍼온 지하수를 담았다. 보건당국은 화장실의 물탱크와 정화조가 완벽히 분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로 바이러스의 주된 전파 경로는 감염자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원인을 확인한 뒤 이동식 화장실의 물탱크를 모두 청소하고 열로 소독했다. 노후 화장실 5동은 교체했다. 이런 조치를 취한 뒤 열린 패럴림픽 기간에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6명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겨울패럴림픽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보안요원 숙소와 무관한 다른 집단 감염의 원인은 주로 주변 식당이었다. 강릉 영동대에 머문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여경 12명은 유명 식당에서 닭강정과 막국수 등을 먹은 뒤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스위스 선수 4명은 인근 식당에서 송어회를 먹은 뒤 증상을 나타냈다. 합동대책본부는 지난달 2일 이후 노로바이러스 감염자는 모두 3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 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최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유명 대학병원에서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일자 의료계에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의료계는 어느 직역(職域)보다 상하관계가 철저하고 권위적이다. 또 도제식 교육을 받다 보니 조직에서 한번 ‘왕따’를 당하면 평생 꼬리표가 붙을 수 있어 미투가 쉽지 않다. 뒤늦게 ‘미투 봇물’이 터진 이유다. 8일에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2명이 같은 과 A 교수가 그동안 간호사와 의대생, 병원 직원 등을 성희롱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의료계 미투가 다시 주목받은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 상황을 찬찬히 따져 보면 참으로 의아한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미투는 피해자가 직접 소셜미디어나 언론 인터뷰 등 여러 채널을 통해 가해자의 성폭력이나 성추행, 성희롱 등을 폭로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의 미투는 피해자와 관련 없는 제3자가 문제를 제기했다. ‘미투’가 아닌 ‘허투(#HerToo·그녀도 당했다)’인 셈이다. 만약 피해자들이 제3자를 통한 폭로를 원했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도 ‘미투 열풍’에 기대어 제3자가 임의로 피해자를 언론에 노출시켰다면 피해자에게 사실상 ‘2차 피해’를 가한 것으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병원 미투의 피해자인 간호사와 병원 직원, 의대생 성희롱 사건은 각각 2013년과 2014년, 2017년에 일어났다. 이 사건들은 이미 의대 윤리위원회나 대학 인권센터 등에서 조사를 마쳤다. 공교롭게도 모두 피해자가 더 이상의 조사를 원치 않거나 혐의 입증이 어려워 가해자인 A 교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종결 처리됐다. A 교수는 “만약 성희롱이 사실이었다면 벌써 사표를 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서울대 의대와 함께 이번 폭로와 관련해 병원 측 3명, 의과대 측 4명 등 모두 7명으로 공동조사위원회를 급하게 꾸렸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가 나서지 않는다면 위원회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가 원치 않는 미투였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에 언급된 한 피해자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에 동의한 교수 12명을 모두 고소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다시 말해 피해자들은 자신이 드러나길 전혀 원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제3자인 교수들이 이를 일방적으로 폭로했다. 그것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보듬고 치료해야 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이…. 이쯤 되면 미투도, ‘허투’도 아니다. 그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피해자들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 교수 12명은 왜 그랬을까. 여러 정황과 증언을 종합하면 동료 교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운 A 교수의 재임용을 막기 위해 나머지 교수들이 ‘미투 형식’을 빌렸을 가능성이 있다. 몇 년 전 과 내에서 법인교수(정규직 교수)를 뽑을 때 순서만 놓고 보면 A 교수가 유력했다. 하지만 당시 학과장인 B 교수는 다른 교수를 추천했다. 결국 A 교수는 법인교수에서 탈락했고, 이때부터 A 교수와 일부 교수들 사이에 이전투구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내부 갈등 속에 미투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피해자 보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A 교수의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것과 무관하게 나머지 교수들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게 옳다. 또 A 교수의 부적절한 처신이 담긴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한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나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C 교수는 필자에게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애초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미투와 큰 관련이 없었다. 과 내에서 A 교수의 재임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모아 보고서에 담은 것이다. 이를 1월에 의대 학장에게 제출했는데, 최근 미투에 초점이 맞춰져 공개됐다. 이번 논란으로 순수한 미투 운동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많은 미투 피해자가 악의적인 신상 털기와 허위 정보 유포 등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지은 씨가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자필 편지에는 피해자들의 심적 고통이 절절히 녹아 있다. 김 씨는 “큰 권력 앞에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저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폭로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 예상했지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앞으로 또 어떤 미투가 이어질지 모른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항상 중심에 피해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