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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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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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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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 만원에 무제한” 전자책시장 월정액 경쟁 후끈

    “한 권 값에 다 봤지.” “베스트셀러를 무제한으로 읽어 보세요.” 최근 넷플릭스(영상)나 멜론(음원)처럼 월 1만원 안팎을 결제하면 없이 전자책(e북)을 볼 수 있는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가 대중화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아마존이 선보인 ‘킨들 언리미티드’와 같다. 물론 탈퇴하면 더 이상 전자책을 볼 수 없다. 선발 주자는 스타트업 기업 ‘밀리의 서재’다. 지난해 2월 베타 서비스, 올 7월 무제한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월 9900원(앱스토어 수수료 제외)를 내면 현 시점 기준 2만5000여 권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누적 회원 수(탈퇴 회원 포함)가 최근 26만 명을 넘었다. 여기에 전자책 시장의 강자 ‘리디북스’도 올 7월 ‘리디셀렉트’를 내놓으며 월정액 구독자 모집 경쟁에 뛰어들었고, 대형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11월 하순 월정액 ‘북클럽’(월 5500원 또는 7700원)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화끈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볼 수 있는 도서는 밀리의 서재가 가장 많다. 업체들은 각자 장점을 내세우며 독자들의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매달 6500원으로 12월 기준 3100여 권을 볼 수 있는 리디셀렉트는 ‘최신 화제작’을 강조한다. 지난달 출간된 미셸 오바마 자서전 ‘비커밍’을 종이책과 동시에 서비스했다.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는 올해 말까지 전자책 업체 가운데는 독점해 제공한다. ‘밀리의 서재’는 귀로 들을 수도 있는 ‘리딩북’을 월정액 모델 안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여러 낭독자들이 책을 30분 안팎 분량으로 해설하고 일부 분량을 읽어주는 서비스다. 배우 이병헌의 목소리로 녹음된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의 리딩북은 서비스 일주일 만에 1만5000명이 들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월정액 모델은 향후 독서 시장에 큰 변수가 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1개월 무료’ 혜택을 받은 뒤 회원을 탈퇴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업체들은 정확한 가입자 수 증가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월정액 대여만큼 전자책의 판매가 줄어드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리디북스는 “리디셀렉트로 볼 수 있는 책은 그렇지 않은 책에 비해서 판매도 더 많이 되고 있다”면서 “리디셀렉트 가입자들의 독서량이 가입 전보다 한달 평균 2.3배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출판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정액 구독 서비스는 도서의 ‘판매’가 아닌 ‘대여’ 개념이어서 도서정가제를 직접 적용받지는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출판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정가제 위반 논란이 일어날 소지도 있다. 전자책 업체가 ‘수십 년 대여’라는 형식으로 사실상의 편법 할인 판매를 하자 올 5월 출판계 등이 ‘건전한 출판유통 발전을 위한 자율협약’을 통해 대여 기간을 최대 90일로 정한 사례도 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월정액 무제한 대여 모델은 전자책 업체가 저자와 출판사에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야만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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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 파는 작은 시옷서점 “소외받는 장르지만 롱런 꿈꾼다”

    ‘시옷서점’은 2017년 만우절에 열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처음엔 잘 믿지 않았다. 시집만 파는 서점이라니. 서점에 온 사람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 “이런 주택가 깊숙한 곳으로 누가 오겠니. 커피나 맥주를 팔아야 하지 않겠니.” 자신이 구독하는 문예지를 받을 주소를 우리 서점으로 바꿔주거나, 책꽂이를 기증하는 사람도 있었다. 역시나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다. 손님은 하루에 0.7명 온다. 낮에 열 수 없어서 저녁에만 열게 됐다. 손님이 없으니 다른 생각이 많이 났다. 시인들의 시를 가사로 노래로 만들어 녹음했다. ‘시활짝’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했다. 반응이 없자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밤샘 촬영을 한 적도 있고, 남방큰돌고래를 찾아 인도네시아까지 가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시집 전문 서점을 낸 까닭은 시집이 소외 받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큰 서점이라도 유명한 시집 빼고는 시집을 잘 진열해 놓지 않는다. 우리 서점에서 손님이 몰랐던 좋은 시집을 만나는 기쁨을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제주도에서 시인을 꿈꾸는 청년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시집은 절판이 잘 된다. 초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귀한 책들이 많다. 시옷서점은 제주도 지역 출판사인 한그루와 함께 시집 리본시선을 만들었다. 그 첫 책으로 강덕환 시인의 시집 ‘생말타기’를 26년 만에 복간했다. 그리고 독립출판사 ‘종이울림’을 만들어 두 여고생의 시집을 묶었다. 제목은 ‘십팔시선’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 그들만의 세계를 저장해 두고 싶었다. 이달에는 ‘시활짝’ 2집을 제작할 예정이다. 팟캐스트도 시작했다. 시를 읽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소수 몇 사람만 듣겠지. 그래도 우리는 롱런을 꿈꾼다. 내년에는 문예지나 웹진도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름도 이미 지었다. ‘시린발’. 발이 시린 시인들을 위한 문예지. 어떤 날엔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고, 귀뚜라미 한 마리만 들어온 적이 있다. 손님의 반 이상은 시인들이다. 시는 무용한 것들을 사랑한다. 천만다행으로 건물주가 시인이라서 이런 무용한 가게를 위해 낮은 임대료를 받는다. 우리는 그의 장수를 기원한다. 텐트를 들고 온 어떤 손님은 시옷서점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고 갔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그는 오름에 올라 별을 찍는다고 했다. 그런 것을 찍는 그의 마음처럼 우리는 저 멀리 있는 시를 찍어 여기에 펼쳐둔다. 그러한 시들이 반짝이는 이 곳은 무용한 마음을 파는 작은 서점이다.현택훈 시인·제주 ‘시옷서점’ 대표●‘시옷서점’은 제주시 인다13길에 있는 시집 전문 서점이다. 시인 부부가 운영한다. 시집과 함께 시인이 쓴 산문집, 제주 작가의 책들을 주로 판매한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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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관객 6%는 3번이상 찾은 ‘회전문 관객’

    같은 뮤지컬을 3번 이상 관람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이 전체 예매자의 약 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문 관객’은 10명 가운데 1명꼴로 한 작품을 10회 이상 봤다. 인터파크는 올해 1월 1일∼9월 30일 뮤지컬 예매자를 분석한 결과 59만8000명(아이디 기준)이 예매했고, 같은 공연을 3회 이상 예매한 사람은 3만8000여 명(약 6%)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한 사람이 같은 공연을 가장 많이 예매한 횟수는 120번이었다. 2∼5위에 오른 이도 75∼61번을 봤다. 회전문 관객 가운데 0.4%는 한 공연을 30회 이상 관람했다. 회전문 관객이 많은 작품은 대형 뮤지컬은 ‘프랑켄슈타인’ ‘웃는 남자’ ‘빌리 엘리어트’ ‘더 라스트 키스’ ‘노트르담 드 파리’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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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에겐 지적-정서적 샘터… 어르신에겐 치유의 공간

    “옛날 옛날 고리울에 곰달래 서낭당이 있었어요. ‘곰달래’라는 이름처럼 고운 달빛이 맑게 비치는 동네 길을 따라 어떤 날은 아이가 와서 소원을 빌고….”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 사는 어린이가 동네 당산나무를 소재로 쓴 글이다. ‘도란도란작은도서관’(부천시 고리울로)이 기획 발간한 ‘고리송이 고리산이야! 고강동을 지켜줘’에 실렸다. 책에는 아이들이 마을의 역사를 공부하고 창작한 이야기가 담겼다. 도서관에는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지역과 이웃,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모은 서가가 따로 있다. 현대 도시인이 갖지 못한 ‘뿌리’를 새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은 역사와 이웃일 것이다. 지난달 16일 방문한 도란도란작은도서관은 단독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고강동에서 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엮고 뿌리를 만드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도서관은 칠순 노인과 아홉 살 아이가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여름에 벌이 도서관에 들어와 무서워하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달래줬더니, 이제는 내가 책 보고 있으면 아이가 뒤에서 툭툭 쳐요. 자기 왔다고.” 인문학 도서를 탐독하던 권혁수 씨(69)의 말이다. 이 도서관은 2002년 부천시의 공립 1호 작은도서관으로 고강종합사회복지관에 문을 열었다. 도서관보다 먼저 생긴 아동문학 학습동아리 ‘작은소리’ 회원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다. 그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됐다. 그중 한 사람인 박효준 씨(25)는 “대학생이 된 지금에서야 느끼지만 도서관은 나에게 또 하나의 가족과 같았다”며 “지식뿐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도서관 선생님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은 2008년 KB국민은행과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도란도란작은도서관은 시니어그룹에는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제야 철없는 딸이 아버지 앞에 용서를 구합니다. 얼마나 힘드셨어요….” 도서관이 엮은 책 ‘우리들의 마음일기’에 주민 김복순 씨(63)가 쓴 글이다. 김 씨는 올봄 도서관의 치유 글쓰기 과정에 참여하면서 아버지에 관한 글, 자신의 가상 장례식 추도사 등을 썼다. 김 씨는 “옛 기억을 불러와 글을 쓰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서운했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고 진정으로 애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어린이 대상 독서 철학 역사교실, 환경 동물보호 교육, 진로 체험, 성인 대상 인문학 강좌,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 해마다 4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02년부터 17년째 사서로 일하며 열정적으로 도서관 일을 맡아 온 윤정애 씨(50)는 “도서관 운영자와 주민은 함께 공부하며 성장하는 동반자”라고 했다. 부천시는 공립 작은도서관도 21개로 많고 운영도 활발하다. 부천시가 작은도서관에 전문 사서 배치를 원칙으로 한 게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2019년 정부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새로 태어날 전국 200여 개 작은도서관의 운영에도 귀감이 될 만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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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매개로 이웃과 뿌리를 만드는 공간”…부천 도란도란 작은도서관

    “옛날 옛날 고리울에 곰달래 서낭당이 있었어요. ‘곰달래’라는 이름처럼 고운 달빛이 맑게 비치는 동네 길을 따라 어떤 날은 아이가 와서 소원을 빌고….”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 사는 어린이가 동네 당산나무를 소재로 쓴 글이다. ‘도란도란 작은 도서관’(부천시 고리울로)이 기획 발간한 ‘고리송이 고리산이야! 고강동을 지켜줘’에 실렸다. 책에는 아이들이 마을의 역사를 공부하고 창작한 이야기가 담겼다. 도서관에는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지역과 이웃,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모은 서가가 따로 있다. 현대 도시인이 갖지 못한 ‘뿌리’를 새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은 역사와 이웃일 것이다. 지난달 16일 방문한 도란도란 작은도서관은 단독주택들과 빌라들이 밀집한 고강동에서 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엮고 뿌리를 만드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도서관은 칠순 노인과 아홉 살 아이가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여름에 벌이 도서관에 들어와 무서워하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달래줬더니, 이제는 내가 책보고 있으면 아이가 뒤에서 툭툭 쳐요. 자기 왔다고.” 인문학 도서를 탐독하던 권혁수 씨(69)의 말이다. 이 도서관은 2002년 부천시의 공립 1호 작은 도서관으로 고강종합사회복지관에 문을 열었다. 도서관보다 먼저 생긴 아동문학 학습동아리 ‘작은소리’ 회원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다. 그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됐다. 그 중 하나인 박효준 씨(25)는 “대학생이 된 지금에서야 느끼지만 도서관은 나에게 또 하나의 가족과 같았다”며 “지식 뿐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도서관 선생님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은 2008년 KB국민은행과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도란도란 작은도서관은 시니어 그룹에게는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제야 철없는 딸이 아버지 앞에 용서를 구합니다. 얼마나 힘드셨어요…” 도서관이 엮은 책 ‘우리들의 마음일기’에 주민 김복순 씨(63)가 쓴 글이다. 김 씨는 올 봄 도서관의 치유 글쓰기 과정에 참여하면서 아버지에 관한 글, 자신의 가상 장례식 추도사 등을 썼다. 김 씨는 “옛 기억을 불러와 글을 쓰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서운했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고 진정으로 애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어린이 대상 독서 철학 역사교실, 환경 동물보호 교육, 진로 체험, 성인 대상 인문학 강좌,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 해마다 4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02년부터 17년째 사서로 일하며 열정적으로 도서관 일을 맡아 온 윤정애 씨(50)는 “도서관 운영자와 주민은 함께 공부하며 성장하는 동반자”라고 했다. 부천시는 공립 작은도서관도 21개로 많고 운영도 활발하다. 부천시가 작은 도서관에 전문 사서 배치를 원칙으로 한 게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2019년 정부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새로 태어날 전국 200여개 작은 도서관의 운영에도 귀감이 될 만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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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출판인회의, ‘2018 올해의 출판인상’에 김학원 씨 선정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강맑실)는 ‘2018 올해의 출판인’ 본상 수상자로 김학원 휴머니스트출판그룹 대표(56)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로상 고(故) 전병석 문예출판사 회장 △편집부문상 박수연 경문사 편집장 △마케팅부문상 박동흠 미디어창비 영업본부장 △디자인부문상 안지미 알마 대표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한국출판인회의 창립 20주년 2018 출판인의 밤’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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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서재]미술을 마신다?

    신간 ‘drawing menu: 한 잔에 담긴 동시대 미술 2006∼2018’을 보고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미술 전시를 담은 도록이겠거니 하고 펼쳤더니, 웬 음료 레시피가 잇달아 나오네요. 이런저런 사연 속에 이사를 거쳐 지금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카페 겸 전시 공간 겸 창작 공간 ‘테이크아웃드로잉’이 낸 책입니다. 기존의 이곳에서 열었던 현대미술 전시 일부를 음식으로 재해석해 만든 ‘드로잉 메뉴’들과 함께 여러 참여자와 작가의 대화가 담겼습니다. ‘낯선 물방울’은 라즈베리 티에 보드카, 녹인 젤라틴 등을 섞어 만드는 칵테일인데 사진을 보니 거품이 일품이군요. 비눗방울 놀이처럼 빨대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거품이 터지고 터져도 계속 생겨난답니다. 메뉴의 바탕이 된 2012년 전시 ‘이웃의 미학’(전보경 작가)은 작가가 이웃의 생활 터전을 담은 그림을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면서 새로운 이웃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쉽게 사라지지만 춤추면서 반짝이는, 우리를 비추는 물거품”이란 음료 소개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은유한 것인지, 손님들이 음료를 통해 작가의 의도와 어떻게 만날 것인지 굳이 따져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참 재밌게들 사십니다그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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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제3국의 시선으로 본 북한과 김정은

    때로는 당사자들보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가 상황을 더 냉정하게 볼 수도 있다. 북핵 문제도 그렇다. 사활이 달린 우리나, 중요한 전략적 이해가 걸린 미국 중국의 전문가가 꼭 객관적이리라는 법은 없다. 때로 그들의 전망이나 분석은 날씨 예측보다는 기대나 숨은 의도가 담긴 점성술사의 해설에 가깝다. 이 책은 그런 혐의에서 꽤 벗어나 있다. 저자는 영국 노동당 국제위원회 위원이며, 유럽의회 의원(1984∼2009) 자격으로 북한을 약 50차례 방문했다. 북한의 간략한 역사, 경제 성장과 위기, 탈북자와 인권 문제, 개혁의 바람이 부는 시장, 김정은의 전략, 국제관계 등이 압축적으로 담겼다. 저자는 북한의 미사일이 탄두 결합, 대기권 재진입, 유도장치 기술 등을 완벽히 보유했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미국은 북한의 능력을 부풀리고 있으며 북한은 부풀려진 능력을 훨씬 더 크게 부풀리고 있다. … 북한의 과장된 주장은 피해망상증이거나 경제적 이익을 노리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미국의) 세력이 뒷받침한다.” 저자는 또 한편 “미국은 북한이 남한이나 일본을 공격하면 평양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해왔지만 지금까지 남한과 일본을 보호한 미국의 핵우산은 미국 본토를 희생하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워싱턴이나 시카고가 위협받고 있는데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핵 억지력을 확장할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운신의 폭이 좁다는 얘기다. 물론 눈에 걸리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저자는 “북한이 2002년 말 이전에 핵무기 부품을 실제로 보유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지만 제네바 합의 파기 전부터 준비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북한의 핵무장 속도가 너무 빨랐다. 어쨌든 이런 것들은 이제 와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한반도 주변 4대 강국보다는 이해관계가 덜한 유럽 전문가라는 면에서도 저자의 시각은 존중할 만하다. 명징하고 간결하게 맥을 짚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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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재란 유적지에 공원 만들어 교육장 활용을”

    “임진왜란 정유재란 7년 전쟁의 종전 7주갑(420년)이 되는 올해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김병연 ‘임진정유 동북아평화재단’ 이사장(전 주노르웨이 대사)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중일 공동 연구서 ‘정유재란사’(범우사)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유재란사’는 정유재란의 실상과 민중의 수난 등을 조명한 국제 학술 논총이다. 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이대순 전 호남대 총장은 “정유재란 당시 농부는 호미를 던지고, 어부는 배를 버리고 이순신 장군 산하에서, 또 의병으로 일본군을 물리쳤다”며 “정유재란 유적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비참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모색하는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조원래 순천대 명예교수는 “고령의 기타지마 만지(北島万次·전 일본 교리쓰여대 교수) 선생이 투병 중 책에 실린 논문 ‘정유재란과 전라도의 민중’을 보내고 안타깝게도 돌아가셨다”며 “집필에 참여한 학자 15명의 노고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문환 전 국민대 총장,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인요한 연세대 교수, 이정현 국회의원,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이 축사를 했다. 또한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 유경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 이정빈,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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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전국 시군구마다 ‘작은 도서관’ 1곳씩 신설

    내년부터 전통시장이나 경로당, 노인복지관, 구청·주민센터, 아파트 주민시설에도 ‘작은 도서관’이 새로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 인권을 비롯한 특정 주제에 특화된 작은 도서관도 문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대부분 시군구마다 작은 도서관을 1곳씩 새로 설치하거나 리모델링을 지원한다. 기존 작은 도서관도 리모델링하고 서고, 열람·모임 공간을 조성하거나 인테리어를 개선한다. 면적 99∼263m²의 작은 도서관이 우선 지원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작은 도서관 226곳(신규 설치와 리모델링 합산)에 221억여 원을 투입한다. 또 낡은 공공 도서관을 리모델링(50개)해 개방형 열람실을 만드는 등 주민 친화적 서비스 기능을 보강하는 데도 2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주민 수요에 따라 북카페나 독서모임·인문학 강좌를 위한 다목적 시설, 공방(工房) 등을 조성한다. 이 같은 도서관 확충은 주요 선진국 대비 도서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공공도서관 기준 1개관당 인구수가 미국은 약 3만4000명(2016년), 독일 1만1000명, 일본 3만9000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5만 명(이상 2017년)에 이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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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사랑으로 다지는 이웃 情… 아파트숲서 ‘골목 문화’ 꽃피우다

    《 책과 사람의 향기를 함께 맡을 수 있는 곳, ‘작은 도서관’. 1960년대 새마을문고를 시작으로 꾸준히 발전해 온 ‘작은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열고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함께 사는 사회’의 풀뿌리이자 모세혈관인 셈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내년 전국에 200곳이 넘는 작은 도서관이 새로 태어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그동안 모범적으로 운영해 온 작은 도서관들을 조명한다. ‘작은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 아파트촌 한가운데 자리한 서울 성동구 응봉근린공원에서 지난달 20일 작은 축제가 열렸다. 천연 염색, 재생종이 엽서 만들기, 민화 책갈피 만들기, 책 낭독, ‘그냥 멍때리기’ 등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에 인근 주민 300명이 몰렸다. 소문을 듣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찾아온 이도 있었다. ‘나랑 같이 놀자’(19회)라는 제목의 이 축제를 주최한 곳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공원 안의 작은 사립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책엄책아)다. 재개발로 옛 모습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면서 ‘골목 문화’가 사라진 이 동네에서 ‘책엄책아’는 사람들이 만나는 ‘골목’이 되고 있다. “경기도에 살다가 2014년에 여기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는 좀 삭막하다고 느꼈어요. 이웃과 교류할 공간도 마땅치 않고, 서로 만날 의지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책엄책아에서 이웃이 생기고, 삶에 활력도 생겼죠.” 아이 둘을 키우는 최희정 씨(36)의 말이다. 최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들러 바느질과 인문학 공부를 함께하는 도서관 동아리 ‘꽃마리’ 등에서 활동한다. 책엄책아의 핵심은 동아리다. 낭독 모임, 민화 그리기, 그림책 공부 모임 등 8개 동아리에서는 각각 4∼14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특히 성인 동아리가 활발하다. 부모들은 책엄책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 인근 신축 아파트에 살며 두 아이를 키우는 김경희 씨(42)도 이 작은 도서관의 단골이다. “어느 아이가 ‘책 읽어주세요’ 하면 누구 아이인지 따지지 않고 읽어주는 게 자연스러워요. 아이가 여러 부모를 대하면 정서적으로 더 안정되고, 부모들은 육아하며 어려운 점을 서로 상의하니 가족 같은 분위기죠.”(김경희 씨) ‘책 읽어주기 품앗이’를 하던 엄마들이 재능을 발전시켜 ‘책놀이 활동가’가 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아이를 키우며 2004년부터 책엄책아를 이용하던 김은하 씨(44)는 7∼8년 전부터는 책을 매개로 바느질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한다. 김 씨는 “책엄책아에 다니며 아이만 큰 게 아니라 나도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어른 그림책 학교를 비롯해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마다 30∼40명이 참여한다. 이는 여러 소모임으로 이어진다. ‘우리, 마을 문화기획자에 도전한다’ 강좌 수강생들이 만든 소모임이 ‘몰랑’이라는 무크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동명의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책엄책아는 2001년부터 성동구 행당동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 작은 도서관계의 ‘큰형님’ 가운데 하나다. 행당동 시절 왕십리광장에서 연 ‘나랑 같이 놀자’ 축제에도 주민 1000명이 모여드는 등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2016년 지금의 금호동3가로 이전했다. 현재 도서관은 성동구가 공간을 지원했고, KB국민은행과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도움으로 리모델링했다. 도서관을 이용하다 사서로 일했던 우미선 책엄책아 대표(52)는 행당동 시절 도서관 이용자들이 소아병동이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했던 책읽기 봉사 모임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우 대표는 “아파트는 익명성이 강한 환경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싶은 건 어디나 마찬가지”라며 “작은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건강한 문화를 이웃과 나누는 곳”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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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숲에도 ‘골목’이 있다…공원 안의 작은 도서관 ‘책엄책아’

    아파트촌 한가운데 자리한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응봉근린공원에서 지난달 20일 작은 축제가 열렸다. 천연 염색, 재생종이 엽서 만들기, 민화 책갈피 만들기, 책 낭독, ‘그냥 멍 때리기’ 등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에 인근 주민 300명이 몰렸다. 소문을 듣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찾아온 이도 있었다. ‘나랑 같이 놀자’(19회)라는 제목의 이 축제를 주최한 곳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공원 안의 작은 사립 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책엄책아)다. 재개발로 옛 모습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면서 ‘골목 문화’가 사라진 이 동네에서 ‘책엄책아’는 사람들이 만나는 ‘골목’이 되고 있다. “경기도에 살다가 2014년에 여기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는 좀 삭막하다고 느꼈어요. 이웃과 교류할 공간도 마땅치 않고, 서로 만날 의지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책엄책아에서 이웃이 생기고, 삶에 활력도 생겼죠.” 아이 둘을 키우는 최희정 씨(36)의 말이다. 최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들러 바느질과 인문학 공부를 함께 하는 도서관 동아리 ‘꽃마리’ 등에서 활동한다. 책엄책아의 핵심은 동아리다. 낭독모임, 민화 그리기, 그림책 공부모임 등 8개 동아리에서는 각각 4~14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특히 성인 동아리가 활발하다. 부모들은 책엄책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운다. 인근 신축 아파트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김경희 씨(42)도 이 작은 도서관의 단골이다. “어느 아이가 ‘책 읽어 주세요’ 하면 누구 아이인지 따질 것 없이 읽어주는 게 자연스러워요. 아이가 여러 부모들을 대하면 정서적으로 더 안정되고, 부모들은 육아하며 어려운 점을 서로 상의하니 가족 같은 분위기죠.”(김 씨) ‘책 읽어주기 품앗이’를 했던 엄마들이 재능을 발전시켜 ‘책 놀이 활동가’가 되는 드물지 않다. 아이를 키우며 2004년부터 책엄책아를 이용하던 김은하 씨(44)는 7~8년 전부터는 책을 매개로 바느질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한다. 김 씨는 “책엄책아에 다니며 아이만 큰 게 아니라 나도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어른 그림책 학교를 비롯해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마다 30~40명이 참여한다. 이는 여러 소모임으로 이어진다. ‘문화기획자에 도전한다’ 강좌 수강생들이 만든 소모임이 ‘몰랑’이라는 무크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동명의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책엄책아는 2001년부터 성동구 행당동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 작은 도서관계의 ‘큰형님’ 가운데 하나다. 행당동 시절 왕십리 광장에서 연 ‘나랑 같이 놀자’ 축제에도 주민 1000명이 모여드는 등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2014년 지금의 금호동3가로 이전했다. 현재 도서관은 성동구가 무상 제공한 시설을 KB국민은행과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도움으로 리모델링했다. 도서관을 이용하다 사서로 일했던 우미선 책엄책아 대표(52)는 행당동 시절 도서관 이용자들이 소아병동이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책읽기 봉사를 했던 모임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우 대표는 “아파트는 익명성이 강한 환경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싶은 건 어디나 마찬가지”라며 “작은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건강한 문화를 이웃과 나누는 곳”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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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 멸망 9년만에 臨政이 공화주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조선이 국권을 잃은 지 불과 9년 만인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공화정을 채택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연구소(서울 관악구)는 ‘근대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공화·Republic의 성립과 진화’ 학술대회를 30일 오후 1시 국제대학원에서 연다. 이기훈 연세대 교수는 발표문 ‘식민지 시기 공화 담론의 확산’에서 “공화주의 사상은 3·1운동을 계기로 급속히 확산했다”며 “특히 ‘민족대표’의 등장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전제하고 위임의 합법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술대회에서는 ‘미군정의 조선임시정부 헌법 초안 속에 나타난 공화주의’(박태균 서울대 교수), ‘이승만 정부 시기의 공화담론’(오제연 성균관대 교수) 등 모두 7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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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 탐험대 유물-연구자료 등 80여점 전시

    남극의 환경과 역사, 유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해양박물관은 27일부터 기획전시 ‘남극―정물, 궤적, 유산’을 연다. 전시에서는 남극 탐험대의 유물과 남극을 기록한 이미지, 기후환경 연구 자료 등 80여 점을 볼 수 있다. 영상전시 ‘스틸 라이프’는 로버트 스콧(1868∼1912)과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이 이끈 남극 탐험대 원정기지 내부를 남극유산신탁(Antarctic Heritage Trust)이 생생한 영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박물관 소장 유물도 전시에 나온다. 스콧 탐험대가 남극 원정 캠프에서 만든 신발과 램프, 섀클턴 탐험대가 사용한 나침반과 카메라 등이다. 주강현 관장은 “남극 탐험의 궤적과 자연의 위대함, 환경의 미래를 전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3일까지.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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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전쟁’ 정유재란, 韓中日 공동연구서 나왔다

    2017년 정유재란 7주갑(420년)을 맞아 한국 중국 일본 학자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담은 책 ‘정유재란사’(범우사·7만 원·사진)가 최근 발간됐다. 책을 펴낸 ‘임진정유 동북아평화재단’(이사장 김병연)은 “불안한 동북아 정세 아래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유재란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한중일 학자들이 공동연구에 나섰다”며 “역사학자들이 연구와 교육, 전적지 보존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뜻을 모았고 먼저 주제별 논문을 책으로 집대성했다”고 밝혔다. 정유재란은 1597년 화의 결렬로 일본군이 조선을 재침하며 일어났다. 1592년 임진왜란과 비교해 일본군의 침략 목표나 삼국의 작전 방향, 전투 양상이 달랐다. 조선의 피해 또한 훨씬 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책 ‘정유재란사’는 1부 ‘정유재란의 배경과 전쟁의 실상’, 2부 ‘전쟁의 참상과 조선민중의 수난’으로 구성했다. 학자 15명(한국 12명, 일본 2명, 중국 1명)의 논문 17편을 실었다. 연구책임을 맡은 조원래 순천대 명예교수는 “명군 내부의 갈등구조와 일본군의 해상전투 양상을 밝히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임진정유 동북아평화재단’은 정유재란을 재조명하는 한편 한중일 3국이 전쟁에서 교훈을 얻어 미래지향적 평화 공존을 강화하고 공동번영을 이루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김 이사장은 “정유재란 전적지에 ‘임진정유 동북아 평화공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단은 28일 오후 2시 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유재란사’ 출판기념회를 연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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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몸집 큰 동물의 수가 적은 이유? 먹고 살기 힘들어서

    먼저 제목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좀 단순하게 정리하면 열역학 제2법칙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동물은 먹이에서 공급받은 에너지의 일부를 주위에 복사열로 내놓는다. 생명 유지에도 열량을 사용한다. 애초에 먹이의 영양분을 모두 소화흡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몸의 살로 축적한 부분만 위 단계의 포식자가 먹을 수 있다. 먹이 사슬은 생명체를 부양하는 에너지 효율이 썩 좋지 않다. 큰 상어나 호랑이는 그래서 몹시 희귀하다. 그보다 더 큰 사냥 동물은 살아남을 재간이 없다. 먹이사슬의 밑바탕에 있는 식물의 광합성 효율도 생각보다 낮다. 재료로 사용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희박하기 때문이다. 1978년 처음 출간됐고, 올해 재출간돼 번역된 생태학 입문자의 참고서 같은 책이다. 식생 지도가 마치 국경처럼 비교적 뚜렷한 경계선을 갖고 있는 까닭, 바다의 대부분이 사막처럼 영양물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 생물 종이 이토록 다양한 원인을 차근차근 서술한다. ‘생태학’은 생태주의 운동을 뒷받침하는 연구로 오해하기 쉽지만 엄연히 생물과 환경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다루는 과학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동식물학 교수로 일했던 저자(1930∼2016)는 집필 당시 학계에서 정보 이론을 활용해 다양한 종으로 구성된 복잡한 시스템(생태계)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한 걸 비판했다. 먹이를 빼앗아 생존하려는 동식물과 정보를 자유로이 전달하는 채널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요즘 분위기와는 온도차가 있지만 온실가스 증가 우려가 지금만큼 본격화되기 이전에 일찌감치 경고를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인간이 지구 대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관측되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우려했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하염없이 더디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녕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4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40년을 살아남은 책인 만큼 생태학의 여러 흥미로운 요소를 독자에게 전하는 솜씨가 빼어나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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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서재]영웅문과 웹소설

    스마트폰으로 즐겨보는 한 무협지가 최근 종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이 무협지로 버스에서 무료함을 달랬으니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소설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하지만 처음 등장한 플랫폼을 따라 그냥 ‘웹소설’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무협지 입문은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별세한 홍콩의 진융 작가(1924∼2018)의 ‘영웅문’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이 시리즈를 읽다가 밤새운 얘기, 시험 망친 얘기, 수업 시간에 혼난 얘기가 한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득했으니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신간 ‘웹소설의 충격’(이이다 이치시 지음·요다)은 일본 웹소설 시장을 본격 분석한 번역서입니다. 책 가운데 ‘웹소설 선진국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은 “한국도 라이트 노벨을 비롯한 장르문학 시장이 최근 10년간 상당히 커졌는데 매체나 평론가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틀리지 않은 얘기네요. 만약 진융 작가가 오늘날 신인이었다면 ‘웹소설’로 데뷔했겠지요? 호흡이나 문체는 달랐겠지만 조회수는 어마어마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시대의 ‘영웅문’은 웹소설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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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평생 결실 古비석 탁본700점 연구용 기증

    돌도 늙는다. 천년을 넘게 가는 석비(石碑)도 종국에는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음각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글자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탁본이 중요하다. 한데 옛 탁본은 비석의 일부분만 담은 것이 적지 않다. 탁본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작업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사료로서 한계도 있다. 21세기에는 21세기의 탁본이 필요한 이유다. 19일 한국학중앙연구원(경기 성남시) 장서각에서 만난 구본혁 씨(70)의 얼굴에는 햇볕이 남긴 검붉은 시간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30년 넘게 산과 들로 전국의 고비(古碑)를 찾아다니며 탁본을 했고, 그 결과물인 탁본 700여 점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최근 기증했다. 구 씨는 황해 옹진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조부모의 등에 업혀 피란했다. 조부모는 능성 구씨 일가가 있는 충남 보령 청라면에 터를 잡고 산자락 아래 돌밭을 일궜다. 구 씨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한학(漢學)을 공부했다. 초등학교만 졸업할 수 있었지만 할아버지가 구해 온 서첩으로 서예를 배웠다. 인근에서 글씨를 잘 쓴다고 소문이 났다. 26세 되던 해 서울로 올라와 서실(서예교습소) 강사로 취직했다가 이내 동대문구 이문동에 서실을 차렸다. 1975년 어느 날 고향 어른이 산중에서 동춘당 송준길(1606∼1672) 필적의 비석을 발견했다며 탁본을 떠달라고 부탁했다. “솜방망이로 먹물을 찍어 살짝 두드릴 때마다 종이에 글자가 한자 한자 모습을 드러내는 게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주말마다 비를 벗 삼아 살았다. 처음에는 그도 명인의 필적을 찾았지만 5년가량 지나자 역사적 가치가 있는 비석을 모두 탁본해 사료집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생겼다. 도굴꾼이나 간첩으로 오해받아 경찰이 쫓아온 일도 적지 않았다. 비석이 있는 절 주지 스님의 탁본 허락이 안 떨어지면 몇 년 뒤 새로운 주지 스님에게 허락을 받았다. 비석에 먹물 한 방울 남지 않는 그의 솜씨와 정성을 본 주지 스님이 다른 절에 소개장을 써주기도 했다. 서가협회전에서 특선도 했지만 작품 활동보다 탁본이 더 좋았다. 서실에서 번 돈은 족족 전국을 누비는 활동비로 들어갔다. 하루는 주머니가 빈 걸 안 아내가 큰아이를 들쳐 업고 나가더니 어딘가에서 돈을 빌려왔다. “이거 가지고 다녀와요.” 탁본의 장첩(粧帖)도 거의 아내가 만들었다. 그렇게 비석 500여 기의 탁본 700여 점이 탄생했다. 반평생을 바친 결과물이다. 안승준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연구실장은 “전통시대 탁본에 비할 수 없이 뛰어난 선본(善本)으로 사료적 가치가 월등하다”고 평가했다. 구 씨는 기존 비문 판독의 오류 등을 지적한 ‘한국석비고찰(韓國石碑考察)’을 2005년 자비로 내기도 했다. “정부나 산하기관이 발간한 국보도록, 문화재대관 등에 건비연대를 비롯해 잘못된 정보가 오늘날까지도 수두룩합니다. 비석에는 분명 뚜렷이 새겨져 있는데 판독을 안 했거나 못 해서, 일제강점기 편찬된 ‘조선금석총람’이 잘못 기재한 것을 확인 없이 그대로 따른 탓입니다.” 구 씨는 “중요한 옛 비석이 비각이 없어 비바람을 맞거나, 몰상식한 관광객들이 던진 돌에 훼손된 걸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후학들이 탁본 자료를 잘 연구해 역사를 올바로 밝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연구원 심의를 거쳐 학술 자료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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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신 사전’ 출간비 모금 두 달 만에 1억 원 훌쩍 “이거 실화냐”

    요리, 여행 등을 소재로 ‘덕후’를 위한 책을 만드는 ‘The Kooh’ 편집장 고성배 씨(34)는 올 6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후원금액의 0 개수를 잘못 본 건 아닐까.’ 고 씨는 자신이 갖고 싶은 책을 200∼300권 제작해 독립출판물 전문서점 등을 통해서 판매해 왔다. 그러다 올 4월 한국 전래 귀신이나 괴물을 일러스트와 함께 담은 책 ‘동이귀괴물집’을 만들겠다며 텀블벅에서 후원자를 모집했다. 목표 금액은 200만 원. 한데 두 달 만에 후원자 8881명이 1억4537만6000원을 냈다. 무려 9200권을 선판매한 셈이다. ‘연결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크라우드펀딩’이다.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면서 문화예술계 지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소규모 문화예술 창작자들이 숨어 있던 후원자, 소비자를 만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다수의 개인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의미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창작자가 추진하려는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올리고 목표 후원 금액이 달성되면 나중에 후원자들에게 창작물로 보상하는 ‘리워드’ 방식이 일반적이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업체 10여 개 가운데 문화예술 후원이 많이 이뤄지는 곳은 텀블벅이다. 2011년 설립해 성공한 프로젝트는 약 8000건(누적 후원금 500억 원). 총 프로젝트 가운데 30% 가까이가 문화예술 분야다. 고 씨는 “전래 판타지 캐릭터를 원하는 독자가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창작을 계속하는 데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은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서브컬처(Sub-Culture·주변부 문화) 분야에서 특히 힘을 발휘한다. 취미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동호회가 있지만 판매 목적 활동은 제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면 수요 예측도 가능하다. 국내 미발매된 셜록 홈스 소재 보드게임의 한글판 출시 프로젝트로 최근 2100여 명으로부터 1억1300여만 원을 후원받은 창작자는 “상상도 못한 결과”라고 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창작 비용이 부족한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작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건축 전공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CFL(Context Free Lab.)’은 크라우드펀딩으로 1500여만 원을 모아 지난달 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전시를 열었다. 현대미술 작가 8인의 베니스 비엔날레 도전기를 담은 예술 다큐멘터리 ‘Sleepers in Venice’의 후반 작업 제작비도 모금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은 팬층을 모으는 플랫폼이 된다. ‘프리즘오브’(11호 발간 예정)는 한 호에 한 영화만 자세히 다루는 형식의 잡지다. 텀블벅에 발행 프로젝트를 산발적으로 올리다 8호부터는 고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발행인 겸 편집장 유진선 씨(26)는 “호별로 최대 2500명, 평균 600∼700명이 우리 잡지를 후원했다”며 “후원자인 독자와 바로 소통하면서 요구를 확인하기 편해 고정 독자층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기성 아티스트와 출판사가 새로운 팬을 확보하는 기회로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수 밴드 ‘크라잉넛’은 정규 8집 ‘리모델링’ 제작비 일부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하고, 지난달 27일 기념 공연을 했다. 크라우드펀딩을 많이 활용하는 젊은층과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출판사 창비는 맨부커상을 받은 퀴어 소설 ‘아름다움의 선’을 최근 번역 출간하면서 후원 프로젝트를 올려 200명의 후원을 받았다. 건물이나 배경을 그려 웹툰 작가 등이 활용하도록 판매하는 ‘스케치업’ 후원 프로젝트가 최근 활성화되는 등 창작 관련 새로운 시장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등장하기도 했다. 이용제 계원예술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문화예술 창작자는 늘 생존 문제로 위태로운 것이 현실인데 크라우드펀딩으로 기존에 없던 시도를 해볼 만한 바탕이 마련되고 있다”며 “후원자에게 유형의 보상을 줄 수 있는 분야뿐 아니라 기초 연구처럼 무형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까지 후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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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결이 만드는 새로운 가치’…크라우드펀딩으로 숨통 트이는 문화예술계

    요리, 여행 등을 소재로 ‘덕후’를 위한 책을 만드는 ‘The Kooh’ 편집장 고성배 씨(34)는 올 6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후원금액의 0 개수를 잘못 본 건 아닐까.’ 고 씨는 자신이 갖고 싶은 책을 200~300권 제작해 독립출판물 전문서점 등을 통해서 판매해 왔다. 그러다 올 4월 한국 전래 귀신이나 괴물을 일러스트와 함께 담은 책 ‘동이귀괴물집’을 만들겠다며 텀블벅에서 후원자를 모집했다. 목표 금액은 200만 원. 한데 두 달 만에 후원자 8881명이 1억4537만6000원을 냈다. 무려 9200권을 선판매한 셈이다. ‘연결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가장 잘 들어맞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크라우드펀딩’이다.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면서 문화예술계 지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소규모 문화예술창작자들이 숨어 있던 후원자, 소비자를 만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다수의 개인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의미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창작자가 추진하려는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올리고 목표 후원 금액이 달성되면 나중에 후원자들에게 창작물로 보상하는 ‘리워드’ 방식이 일반적이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업체 10여 개 가운데 문화예술 후원이 많이 이뤄지는 곳은 단연 텀블벅이다. 2011년 설립해 성공한 프로젝트는 약 8000건(누적 후원금 500억 원). 총 프로젝트 가운데 30% 가까이가 문화예술 분야다. 고 씨는 “전래 판타지 캐릭터를 원하는 독자가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창작을 계속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은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서브컬처(Sub-Culture·주변부 문화) 분야에서 특히 힘을 발휘한다. 취미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동호회가 있지만 판매 목적 활동은 제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면 수요 예측도 가능하다. 국내 미발매된 셜록 홈스 소재 보드게임의 한글판 출시 프로젝트로 최근 2100여 명으로부터 1억1300여만 원을 후원받은 창작자는 “상상도 못한 결과”라고 크라우드펀딩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창작 비용이 부족한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작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건축 전공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CFL(Context Free Lab.)’은 크라우드펀딩으로 1500여만 원을 모아 지난달 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전시를 열었다. 현대미술 작가 8인의 베니스비엔날레 도전기를 담은 예술 다큐멘터리 ‘Sleepers in Venice’의 후반 작업 제작비도 모금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은 팬 층을 모으는 플랫폼이 된다. ‘프리즘오브’(11호 발간 예정)는 한 호에 한 영화만 자세히 다루는 형식의 잡지다. 텀블벅에 발행 프로젝트를 산발적으로 올리다 8호부터는 고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발행인 겸 편집장 유진선 씨(26)는 “호별로 최대 2500명, 평균 600~700명이 우리 잡지를 후원했다”며 “후원자인 독자와 바로 소통하면서 요구를 확인하기 편해 고정 독자층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기성 아티스트와 출판사가 새로운 팬을 확보하는 기회로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수 밴드 ‘크라잉넛’은 정규 8집 ‘리모델링’ 제작비 일부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하고, 지난달 27일 기념 공연을 했다. 크라우드펀딩을 많이 활용하는 젊은 층과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출판사 창비는 맨부커상을 받은 퀴어 소설 ‘아름다움의 선’을 최근 번역 출간하면서 후원 프로젝트를 올려 200명의 후원을 받았다. 건물이나 배경을 그려 웹툰 작가 등이 활용하도록 판매하는 ‘스케치업’ 후원 프로젝트가 최근 활성화되는 등 창작 관련 새로운 시장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등장하기도 했다. 이용제 계원예술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문화예술 창작자는 늘 생존 문제로 위태로운 것이 현실인데 크라우드펀딩으로 기존에 없던 시도를 해볼 만한 바탕이 마련되고 있다”며 “후원자에게 유형의 보상을 줄 수 있는 분야뿐 아니라 기초 연구처럼 무형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까지 후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작지만 함께하면 의미있는 행동, ‘참여형 크라우드 펀딩’ “처음에는 우리 얘기에 관심이나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멋진 프로젝트 응원합니다’라는 댓글이 달리더니 한 달 만에 100만 원 목표액을 채웠죠. 지금도 믿기지 않는 경험이에요.” 유시현 양(18)은 지난해 7월 뉴스를 보다 궁금증이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문정왕후의 어보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린 것. 해외에 뺏긴 우리나라 문화재가 16만여 점에 이른다는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유 양은 대구청소년창의센터에 함께 다니는 친구 4명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8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오마이컴퍼니’에 해외 소재 문화재의 실상을 알리고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후원자들에게는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 뒤뜰에 있는 이천오층석탑과 프랑스에서 소장 중인 직지심체요절 등 주요문화재를 형상화한 배지와 롤케익을 선물했다. 한 달 만에 100만 원을 모금한 이들은 세금 등을 제외한 89만 원 전액을 올해 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기부했다. 유 양은 “올해 9월에는 대구남부경찰서와 함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를 후원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했는데 160만 원 넘게 모였다”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을 하는 것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사회 이슈에 참여하는 캠페인성 프로젝트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후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이들에게 특히 큰 힘이 된다는 평가다. 올해 1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후원을 위한 예술작품이 담긴 휴대전화 케이스’라는 펀딩이 시작됐다. 전문작가들이 위안부 소녀의 밝은 모습을 그린 휴대전화 케이스를 후원자들에게 선물하고, 수익금 전액을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전달했다.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유기동물들의 방한용품 구입을 위한 금액을 마련하는 ‘미미야. 이번 겨울은 따뜻할거야’(텀블벅)나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파란장미’(와디즈) 등 다양한 참여형 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여형 크라우드 펀딩의 증가는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 201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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