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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KB국민,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대국민 금융 지원책을 30일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릴레이 현장 방문에 맞춰 4대 은행이 순차적으로 상생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금융당국 수장이 주요 은행들을 순회하듯이 방문하고 은행들은 이에 맞춰 경쟁적으로 ‘통 큰’ 사회공헌 방안을 쏟아내는 것이 그리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날 고객에게 연간 205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이자 부담이 커진 고객들을 위해 모든 가계대출의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7%포인트 낮아져 인하 폭이 가장 컸다.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각각 0.6%포인트, 0.5%포인트 낮아진다. 청년층의 도약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청년 자산 형성을 돕는 도약대출을 5000억 원 규모로 집행하고, 1만 명에게는 금융바우처도 제공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5000억 원 규모로 생활안정자금 긴급대출을 실시한다. 취약계층 지원책으로는 성실 상환 고객에게 원금의 1%를 감면해주는 방안이 포함됐다. 우리은행의 상생 방안은 이 원장의 현장 방문 일정에 맞춰 발표됐다. 이 원장은 이날 우리은행의 고령층 특화점포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했다. 그는 “특화 점포 개설은 디지털에 소외된 고령층에게 반가운 일”이라며 “급격한 점포 폐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원장은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4대 시중은행 점포를 모두 방문하게 됐다. 감독당국의 수장이 은행 현장을 연이어 방문하고 해당 은행이 대출금리 인하, 특판 상품 출시 등으로 이에 화답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원장은 은행권의 사회공헌이 실질적이고 유효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의 잇단 현장 방문이 은행권을 무리하게 압박해 사회공헌 약속을 받아내는 ‘팔 비틀기’ 성격이라는 지적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다음 타깃은 보험사, 카드사 등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며 “금감원장이 방문한다면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상반기 내로 국민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단기자금 시장 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그 영향으로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금리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화생명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21일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거버넌스’와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오랫동안 사용해 폐기해야 하는 사무용 전자제품을 인계해 회수 및 재활용한다. 신분증 스캐너 200여 대, 프린터 1800여 대 등을 수거해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폐기물 처리부터 재활용 처리까지 모든 과정은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처리 적정성을 검증받게 된다. 이러한 자원순환 활동을 통해 연간 약 172t의 폐전기·전자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570t을 감축하고, 소나무 4120그루를 심는 환경 효과가 있다. 지난해 6월에는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수준의 환경 경영 체계를 인증받았다. ISO14001이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으로 기업이 환경경영조직을 갖추고 환경성과 평가, 환경교육 등을 실시하며 친환경 경영 체계를 갖췄음을 인증하는 제도다. 한화생명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정확한 온실가스 데이터 산출 및 배출량 관리를 하고 있다. 매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감축 아이템을 발굴해 온실가스 사용량을 줄여 나가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생명보험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이를 고려한 사업 운영과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 대상 인권 영향평가를 진행하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 발굴해 개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금융취약계층이 보험을 쉽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맘스케어 저축보험’ 등의 ESG 상품도 출시했다. ESG를 반영한 개인 대출상품을 판매함으로써 고객이 일상 생활에서 ESG를 실천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최근 한화생명은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본사 전 부문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매달 200여 명씩 연간 약 2000명이 봉사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물품 제작, 비건 쿠키 및 수제 간식 만들기, 전 세계 여아를 위한 면생리대 제작,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생태계 회복을 위한 보호 활동, 미혼모 가정을 위한 건강 생활용품 만들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금융당국 안팎에서 공매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로 해소된다면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게 관련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외신 인터뷰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 손 이사장은 17일 블룸버그통신에 “공매도 규제를 완화하면 한국 증시가 다른 시장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라며 “공매도 반대론자들에게 이 거래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공매도 허용을 잇달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에 대한 규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공매도 금지가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MSCI 측은 공매도 금지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규제들을 이유로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계속 보류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증시가 출렁이자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해제한 바 있다. 다만 공매도의 전면 허용은 다수의 개인투자자와 이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반대하고 있어 현실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에 대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최근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 “도이체방크 위기설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서 생긴 해프닝”이라며 “회사 유동성을 우려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24일 연 3.5%의 이자를 가입 즉시 제공하는 ‘선이자 예금 상품’을 출시했는데 일각에서는 이 상품이 은행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아직 적자 상태인 토스뱅크가 ‘뱅크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추측성 의견이 나왔다. 토스뱅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수신 잔액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과 수신 잔액은 각각 9조3000억 원, 23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에 비해 여신은 6600억 원, 수신은 2조9000억 원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833.5%로 시중은행(100%) 대비 크게 높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를 6월 말까지 일괄 연장한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시장 심리가 악화된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및 저축은행권 예대율 완화, 카드·캐피털사 원화 유동성 비율 규제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 비율 완화 등의 조치가 연장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6월 중 완화 조치의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저에게는 1억 원 같은 50만 원이네요. 이 돈으로 불안한 찜질방 생활을 끝내고 마음 편하게 지낼 고시원을 구하려고 합니다.” 급전이 필요한 금융 취약계층에 연체 여부와 무관하게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소액 생계비 대출이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의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은 김모 씨(46)는 2000만 원가량의 금융권 채무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일용직 근로를 다니며 빚을 갚고 있지만 고시원 월세가 없어서 찜질방 생활을 이어가는 그는 이 상황을 벗어나 보려고 센터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46곳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김 씨처럼 경제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앙센터에서 만난 조모 씨(49·여)는 “도봉구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이 급감하면서 3000만 원가량 빚을 지게 됐다”며 “생계비 대출로 공과금과 가스비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수강생이 돌아오고는 있지만 당장 부족한 돈을 마련할 길이 없어 긴급 대출을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소액 생계비 대출은 신용평점이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인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소득이 없거나 금융사 연체 이력이 있더라도 받을 수 있다. 생계비 용도로 최대 100만 원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한데 먼저 50만 원을 빌린 이후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내면 50만 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는 연 15.9%로 성실 상환을 할 경우 9.4%까지 낮아진다. 금융 취약계층이 평균 금리가 연 414%로 추정되는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긴급 대출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많았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 접수 첫날이었던 22일에는 신청자 폭주로 접속 지연 사태를 빚기도 했다. 21∼24일 향후 4주간의 대출 상담 예약을 받은 결과 예약 가능 인원의 약 98%에 이르는 2만5000여 명이 상담을 신청했다. 이날 전국의 통합지원센터에서는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한 채로 대출을 신청하려는 방문자도 적지 않았다. 관악센터에서 만난 박모 씨(25)는 “담낭 수술 비용을 마련하려고 쓴 사채 때문에 매일 10만 원씩 이자가 붙으니 한 푼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신청을 시도하다가 신청을 못 하고 직접 왔는데 오늘은 상담이 안 된다고 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소액 생계비 대출은 올해 총 1000억 원 한도로 공급된다. 1인당 100만 원씩 대출받을 경우 최대 1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의 대출 속도와 상환율 등을 살펴보면서 대출 규모 확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서울 양천 통합지원센터를 찾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관계 기관과 추가 재원에 대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긴급 소액 대출이 연체 여부를 따지지 않는 대출 방식 때문에 대출 상환을 장담하기 힘들고 일회성 지원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우려는 인정하지만 현장 상담을 거쳐 꼭 필요한 돈을 대출하면서 각종 복지와 채무조정 제도는 물론 일자리까지 소개해 드리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저에게는 1억 원 같은 50만 원이네요. 이 돈으로 불안한 찜질방 생활을 끝내고 마음 편하게 지낼 고시원을 구하려고 합니다.” 급전이 필요한 금융 취약계층에게 연체 여부와 무관하게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소액 생계비 대출이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의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은 김모 씨(46)는 2000만 원 가량의 금융권 채무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일용직 근로를 다니며 빚을 갚고 있지만 고시원 월세가 없어서 찜질방 생활을 이어가는 그는 이 상황을 벗어나보려고 센터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46곳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김 씨처럼 경제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앙센터에서 만난 조모 씨(49·여)는 “도봉구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이 급감하면서 3000만 원 가량 빚을 지게 됐다”며 “생계비 대출로 공과금과 가스비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수강생이 돌아오고는 있지만 당장 부족한 돈을 마련할 길이 없어 긴급 대출을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소액 생계비 대출은 신용평점이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인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 소득이 없거나 금융사 연체 이력이 있더라도 받을 수 있다. 생계비 용도로 최대 100만 원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한데 먼저 50만 원을 빌린 이후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납부하면 50만 원을 추가로 대출 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는 연 15.9%로 성실 상환을 할 경우 9.4%까지 낮아진다. 금융 취약계층이 평균 금리가 연 414%로 추정되는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긴급 대출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많았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 접수 첫날이었던 22일에는 신청자 폭주로 접속 지연 사태를 빚기도 했다. 21~24일 향후 4주 간의 대출 상담 예약을 받은 결과 예약 가능인원의 약 98%에 이르는 2만5000여 명이 상담을 신청했다. 이날 전국의 통합지원센터에서는 1194건의 상담이 진행돼 1126건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평균 대출금액은 6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통합지원센터에서는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한 채로 대출을 신청하려는 방문자도 적지 않았다. 관악센터에서 만난 박모 씨(25)는 “담낭 수술 비용을 마련하려고 쓴 사채 때문에 매일 10만 원씩 이자가 붙으니 한 푼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신청을 시도하다가 신청을 못하고 직접 왔는데 오늘은 상담이 안 된다고 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소액 생계비 대출은 올해 총 1000억 원 한도로 공급된다. 1인당 100만 원씩 대출받을 경우 최대 1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의 대출 속도와 상환율 등을 살펴보면서 대출 규모 확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서울 양천 통합지원센터를 찾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관계 기관과 추가 재원에 대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긴급 소액 대출이 연체 여부를 따지지 않는 대출 방식 때문에 대출 상환을 장담하기 힘들고 일회성 지원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우려는 인정하지만 현장 상담을 거쳐 꼭 필요한 돈을 대출하면서 각종 복지와 채무조정 제도는 물론 일자리까지 소개해 드리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고금리의 2금융권 신용대출을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상품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중·저신용자들의 이자 비용을 낮춰줄 수 있는 ‘KB국민희망대출’을 5000억 원 규모로 27일부터 판매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상품은 2금융권의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2금융권 신용대출이 있는 근로소득자라면 국민은행 고객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이 상품의 대출금리는 연 10% 미만으로 제한한다. 대출 상환은 원금 또는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이 통상 5년 이내 상환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국민은행은 기간을 최대 10년까지로 늘렸다. 연소득은 2400만 원 이상, 재직 기간은 1년 이상이어야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재직 기간과 소득 요건을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초 국민은행은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하는 등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연이은 ‘은행 기강 잡기’로 은행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무리한 사회공헌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국민희망대출의 경우 대출자의 신용도가 낮은 만큼 다른 상품에 비해 연체율이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은행을 제외한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을 가릴 것 없이 위험 노출 규모와 연체율이 모두 상승세여서 금융 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과 보증 등 익스포저는 총 115조5000억 원이었다. 이는 2017년 말에 비해 2.6배가량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신용카드 및 리스·할부(캐피털)사의 익스포저가 4.33배로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저축은행(2.5배), 보험사(2.05배), 증권사(1.67배) 등 나머지 업권도 뚜렷한 증가 추이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캐피털, 저축은행 등은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부동산 익스포저를 늘린 것”이라며 “부동산과 관련된 2금융권의 위험 노출액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 봐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8.2%로 2021년 말(3.7%)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저축은행(1.2%→2.4%)과 카드·캐피털(0.5%→1.1%), 보험사(0.1%→0.4%)의 연체율도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맞물려 사업 진행이 중단되는 현장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 위축이 장기화되면 부실화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일부 비은행권의 자본 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대출 자산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부동산 PF 관련 쏠림으로 위험이 발생했을 때 특정 기업과 건설사에 치명적이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 전액 상각 사태가 충격을 주는 가운데 국내 은행권에서 발행된 코코본드 잔액은 31조5000억 원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국내 코코본드 상각 조건에 CS 코코본드와 유사한 조항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국내 은행권에서 CS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전체 자본 중에서 코코본드의 비중은 5% 남짓에 불과해 발행액 자체가 유럽 대비 작다”고 말했다.위험노출액(익스포저·exposure)금융권에서 대출이나 보증 등을 지원한 금액으로 해당 부문에서 부실이 터졌을 때 최악의 경우 회수가 불가능한 규모를 뜻한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증시 부진의 여파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주식 거래 대금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국내 36곳, 외국계 22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5131억 원으로 잠정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9조896억 원) 대비 50.3%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5%에서 5.8%로 크게 낮아졌다. 증권사의 수익 급감은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주식 거래 대금이 크게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 대금은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이에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수탁수수료도 크게 줄어들었다. 증권사별로는 전체 58곳 중 79.3%(46개)의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순손실을 낸 회사도 11곳으로 전년(5개)보다 많았다. 금감원은 다만 증권사의 순이익 급감에도 재무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가 당국의 규제 기준보다 충분히 양호하기 때문이다. 한편 선물회사 4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5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2%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주가지수와 관련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20년 넘게 ‘1인당 5000만 원’으로 묶여 있는 예금자 보호 한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은 예금자의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해 보호 한도를 1억 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한도 상향의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예금 보호 한도, 예금 보험료율 상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금융위는 예금자 보호제도를 손질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분기마다 TF를 운영하고 있다. 예금 보호 한도란 금융사가 파산으로 고객에게 예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예보가 대신 지급하는 최대 금액이다. 현재 보호 한도는 금융사별로 1인당 5000만 원이다. 정치권에서는 예금 보호 한도를 1억 원 이상으로 높이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미국 등 해외 일부 은행의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로 국내 금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2001년 이후 22년째 동결 상태인 보험금 한도(5000만 원)를 경제 규모 등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약 3억3000만 원), 유럽연합(약 1억4000만 원), 일본(약 1억 원)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보호 금액은 적은 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SVB 사태로 미국 정부는 보호 한도와 상관없이 예금 전액을 보증해주기로 했다”며 “한국 역시 예금자 보호 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한도 상향을 법률화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다. 현행 제도 안에서도 유사시 예금을 전액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예금 보호 한도는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어서 비상 상황 때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하면 한도를 제한 없이 풀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예금 보호 한도를 높여 봤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예금보험제도 적용을 받는 ‘부보 예금’ 중 5000만 원 이하의 예금자 비율은 98.1%에 달했다. 어차피 5000만 원 이상 고액 예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보호 한도를 높이면 고액 자산가들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서는 한도 상향으로 오히려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회사가 높아진 예금보험료 부담을 금리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적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미세하게 낮아지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도 “예금 보호 한도를 높여 금융보호망을 강화하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예금보험료 인상이 서민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의 최고경영자(CEO) 중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인물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의 상여금에 힘입어 30억 원에 육박하는 급여를 수령한 사례도 나왔다. 다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금융당국이 성과 체계도 면밀히 검토 중인 만큼, 올해 성과급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5곳의 CEO가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9억43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17억6400만 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15억9600만 원),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12억400만 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11억6000만 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10억98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고연봉은 지난해 보험사가 높은 실적을 내면서 상여금 규모도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몽윤 회장의 연봉에서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9.2%(20억3800만 원)였다. 조용일 사장(67.5%)과 김정남 대표(53.7%), 홍원학 대표(53.6%)의 상여금 비율도 연봉 대비 절반 이상이었다. 보험사들은 경영진뿐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삼성생명은 연봉의 23%를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KB손해보험도 월 상여금의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카드사의 경우 10억 원대 연봉을 받은 CEO는 두 명이 나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가 18억600만 원으로 최다였고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12억17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카드업권은 실적이 주춤해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 사례가 많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2조60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자비용 및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보험·카드업계의 성과급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 환경이 작년만큼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은 보험·카드사 임원의 성과 보수 체계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사에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당국의 기조를 고려하면 성과급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글로벌 금융회사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자기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15일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를 할 수 있게 건전성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금리, 환율 상승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권이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우선 당국은 은행권의 자기자본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부터 추진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권의 보통주 자본 비율은 12.26%로 영국(15.65%), 유럽연합(14.74%), 미국(12.37%)에 비해 소폭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이르면 2분기(4∼6월) 중 은행들에 자본 추가 적립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당국은 위기 상황에서 은행이 적정 자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은행별로 자본 적립을 차등적으로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유동성이 좋을 때는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고 신용이 경색될 때는 자본 적립 의무를 완화하는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도 적극 활용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주요 선진국 대비 자본 적정성이 미흡한 편”이라며 “금융권 전반으로 배당이 확대되는 분위기여서 향후 자본 비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더불어 충당금 제도도 정비한다. 예상되는 손실 대비 대손충당금이나 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은행에 대해서는 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방침이다.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1%로 전월 말(0.2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5월 0.32%를 기록한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20%까지 내려갔으나 7개월 만에 0.11%포인트나 상승했다. 16일 국내 증시에서도 하나금융지주가 3.21% 급락했고 신한지주(―2.82%), KB금융(―1.94%), 우리금융지주(―1.35%) 등도 하락 폭이 컸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수출입은행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Aramco)와 향후 3년간 60억 달러 규모의 기본여신 약정(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윤희성 수출입은행 행장과 지야드 알마르셰드 사우디 아람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약정서에 서명했다. 기본여신 약정이란 해외 우량 발주처를 대상으로 금융지원 한도금액과 절차 등 조건을 사전에 확정한 뒤, 우리 기업의 수주나 합작 투자 등의 사안이 있을 경우 금융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의 중동 지역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원유와 같은 필수 자원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람코와 약정을 맺었다. 현재 국내 수입 원유의 약 30%가 사우디아라비아산으로 이뤄져 있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가스를 독점 개발 중이다. 수출입은행의 이번 행보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이어 올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며 조성된 ‘제2의 중동 붐’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아람코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오일 및 가스 분야 투자 확대, 탄소 중립 이행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아람코의 신규 사업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양측이 기본여신약정을 체결한 만큼 향후 한국 기업들이 중동 현지에서 수주 작업을 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 입장에선 ‘선(先)금융 후(後)발주’ 효과로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윤희성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중동 최대 발주처인 아람코를 상대로 선제적인 금융협력 체계를 구축해 우리 기업이 중동시장 사업을 수주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됐다”면서 “특히 수소,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해 10억 달러의 한도를 별도로 설정한 만큼 이 분야에서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부터 ‘Best ESG Bank’를 전략 목표로 세우고 ESG 책임경영을 강화해왔다. 기업 고객에게 다양한 ESG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고 시장 참여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 금융회사 및 정책기관들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와 관련한 해외자금을 조달하고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녹색금융 사업도 활발히 이행하고 있다. 2021년 그린 산업을 포함한 미래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후 한화솔루션의 유럽지역 신재생에너지 투자 자원 확보를 위해 현지 자회사인 한화 EU 에너지 솔루션즈에 신디케이트 금융을 지원하는 등 ESG 금융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 한국씨티은행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코시스템, ESG 인증 상장사의 태양광 패널 원료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들과 파트너십 전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ESG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 중이다. 2022년 11월 한국씨티은행은 솔루스첨단소재의 북미지역 전지박 공장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 현지 자회사인 볼타 에너지 솔루션 캐나다와 대주단 금융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단독 주관사로서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캐나다 수출개발공사의 공동 지원을 받아 신디케이트 금융을 성사시켰다. 본계약을 통해 건설될 전지박 공장은 북미 진출을 앞둔 국내 전기차 에코시스템 관련 기업에 안정적으로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며, 국내 기업의 북미 시장 공략 및 발빠른 해외 생산시설 구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소금호수) 개발사업을 위해 포스코 아르헨티나에 4억1200만 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 금융을 지원했다. 본계약을 통해 국내 이차전지 생산 기업은 주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고 국내 친환경 미래 소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남편 직장 때문에 청송으로 오게 됐어요. 아이가 새 동네에 적응하기 힘들어할까 걱정이 컸는데, 어린이집 덕분에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에요.” 10일 경북 청송군 파천면 소재 ‘청송하나어린이집’에서 만난 학부모 A 씨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했다. 그만큼 육아 부담을 크게 덜어준 집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이 소중한 듯했다. A 씨는 첫째(만 2세)에 이어 둘째(만 0세)도 3월부터 여기로 등원시키고 있다. 원래 청송하나어린이집은 개인이 소유한 민간 기관이었으나 아동 수가 계속해서 줄어들며 경영난을 겪다 결국 폐원 위기에 내몰렸다. 청송군 입장에선 몇 남지 않은 어린이집이 폐원되는 일을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고심하던 청송군에 마침 하나금융그룹이 손을 내밀었고 두 기관은 함께 어린이집을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민간 어린이집을 사들인 뒤 국공립으로 전환하자는 발상이었다. 하나금융은 매입과 리모델링 작업을 돕는 동시에 비용도 지원했다. 이렇게 민관 협력으로 2019년 12월 청송군의 네 번째 국공립 어린이집이 탄생하게 됐다.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은 크게 환영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은 결국 지방 소멸을 낳을 수밖에 없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지방 소멸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시중 은행들은 어린이집과 도서관 등을 건립하며 아동 돌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은행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임팩트 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 합계출산율 0.78명 시대, 지방 보육 사각지대 메우는 금융권 현재 청송군에는 1개의 읍(청송읍)과 7개의 면(주왕산·부남·현동·현서·안덕·파천·진보면)이 있다. 군내 9곳의 어린이집이 있지만 주왕산면과 부남면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어린이집 하나하나가 지자체의 보육 생태계에서 ‘최후의 보루’ 역할을 맡고 있다는 얘기다. 황은숙 청송하나어린이집 원장은 “주왕산면과 부남면에서 오는 어머니들이 ‘여기 아니면 아이를 보낼 데가 없다’고 말씀하신다”며 “차량으로 아이들 등하원에만 걸리는 시간이 네 시간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청송군처럼 보육 환경이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까지 어린이집 총 60곳을 개원했으며 2023년까지 40곳을 추가로 완공할 계획이다. 청송군 주민행복과 관계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야 보육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금융기관의 후원으로 양질의 공간이 탄생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황 원장은 “어린이집이 있어 맘 편히 맞벌이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모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사실 청송군처럼 어린이집의 폐원을 막는 사례는 드물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어린이집은 속절없이 사라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어린이집은 3만923곳으로 4년 전인 2018년(3만9171곳) 대비 약 21.1% 줄었다. 서울, 수도권, 지방 구분할 것 없이 모든 지역에서 어린이집 폐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영유아 가정에 돌아가며 ‘아이 낳기 힘든 환경’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보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 어린이집 한 곳이 문을 닫으면 피해는 더 막대할 수밖에 없다. ● 문화활동 격차 줄이고, 맞벌이 가정 자녀 돌봄도 지원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문화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들도 이어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KB 작은도서관’이라는 이름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친다. 책을 접하기 힘든 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중원청소년작은도서관’은 2020년 초 KB금융의 도움을 받아 새 옷을 입었다. 낡은 인테리어를 바꾸고 천장 에어컨도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글마루방’이라는 마루를 따로 마련해 아이들의 독서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각종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한순원 중원청소년작은도서관 담당자는 “리모델링 이후 설문조사를 진행해 보니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그림책, 미디어아트, 봉사활동 등으로 프로그램이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방문한 김하진 씨(39)는 “리모델링 이후에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훨씬 늘어난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수강 신청이 조기 마감되는 프로그램도 제법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까지 KB금융은 108개 지역에 작은도서관을 건립했다. 올해에도 도서관 8곳을 개관하기 위해 지난달까지 지자체들의 참여 신청을 받았다. 신한금융지주도 맞벌이 가정 초등학교 자녀에 대한 돌봄 지원 서비스 ‘신한 꿈도담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전국 각지의 공동육아나눔터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꿈도담터는 친환경 기자재로 만든 돌봄 공간에서 아이의 정서 발달에 필요한 교구와 장난감을 지원한다. 아동 눈높이 수준의 금융교육과 같은 특화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신한금융은 2월까지 총 149곳의 꿈도담터를 완공했으며, 올해까지 제주를 포함해 200곳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시중은행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도서관, 어린이집 건립을 지원하는 게 지나친 부담은 아닐 것”이라며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사회공헌 사례인 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청송=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성남=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한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국내 시중은행의 자산 구조가 양호하고 고객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SVB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자산이 많이 쏠려 있는 저축은행 등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국내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평균 여수신 비율은 95.1%였다. 여수신 비율은 수신 대비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여수신 비율이 높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예금을 대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굴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은행은 이처럼 여수신 비율이 높은 반면에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 비율은 총자산 대비 16.9%로 낮은 편이다. 금리 인상이나 증시 급락 등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하더라도 크게 손실을 볼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은 셈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과 반대로 SVB는 여수신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42.5%에 불과했고 채권 투자 비중은 총 자산 대비 55%나 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자산 구조상 대규모 유가증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서 고객의 뭉칫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금감원이 SVB 파산 직후 해당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 국내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 원대에 불과했다. 다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등에 수익 구조가 치우쳐 있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경우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의 PF 대출 잔액은 2조62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특화 은행을 도입하려 했던 금융당국의 추진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SVB를 특화 은행 도입을 위한 해외 참조 사례로 검토했지만 SVB가 파산하면서 중소형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 내에서도 “특정 부문에 대출이 집중된 은행은 건전성 충격을 다른 분야 여신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한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국내 시중은행의 자산 구조가 양호하고 고객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SVB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자산이 많이 쏠려 있는 저축은행 등은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평균 여수신 비율은 95.1%였다. 여수신 비율은 수신 대비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여수신 비율이 높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예금을 대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굴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국내 은행은 이처럼 여수신 비율이 높은 반면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 비율은 총자산 대비 16.9%로 낮은 편이다. 금리 인상이나 증시 급락 등 금융시장 상황이 급변하더라도 크게 손실을 볼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과 반대로 SVB는 여수신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42.5%에 불과했고 채권 투자 비중은 총자산 대비 55%나 됐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자산 구조상 대규모의 유가증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에서 고객의 뭉칫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금감원이 SVB 파산 직후 해당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 국내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 원대에 불과했다. 다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수익구조가 치우쳐 있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경우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의 PF 대출 잔액은 2조62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특화 은행을 도입하려 했던 금융당국의 추진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SVB를 특화 은행 도입을 위한 해외 참조 사례로 검토했지만 SVB가 파산하면서 중소형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 내에서도 “특정 부문에 대출이 집중된 은행은 건전성 충격을 다른 분야 여신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강우석기자 wskang@donga.com}
금융당국이 기존 대출 상품을 더 낮은 금리의 다른 대출로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을 선보인다. 우선 개인 신용대출만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운영 대상을 확대한다. 가계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은행권의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진행된 ‘제2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 등의 신용대출 현황을 온라인에서 쉽게 비교하고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서비스는 5월부터 개시될 예정이며 53개 금융회사와 23개 대출 비교 플랫폼이 참여한다. 당국은 대출 갈아타기 대상을 주담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체 은행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중이 약 76%(1월 기준)에 달할 정도로 많은 국민이 이용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담대 대환대출 과정에선 대출금 상환 외에도 부동산 등기 이전 등이 필요해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 이에 당국은 온라인에서 주담대 상품을 비교하고 대환대출을 신청하는 절차부터 인프라를 먼저 구축할 계획이다. 당국은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과 함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저금리 대환대출도 13일부터 확대 시행한다. 저금리 대환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금리 사업자 대출(7% 이상)을 저금리 대출(5.5% 이하)로 바꿔주는 것이다. 당국은 지원 대상을 전체 개인 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으로 넓혔다. 대환 한도도 개인은 5000만 원에서 1억 원, 법인은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높였고, 상환 구조도 종전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만기 5년)에서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만기 10년)으로 바꿨다. 보증료율은 연 1%에서 0.7%로 0.3%포인트 낮췄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KB국민은행을 방문해 개인 대출자와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원장은 “금리 인상분이 대출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는 구조로 은행들이 영업할 수 있는 게 문제”라며 “개별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조정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은행은 소비자 상생을 위해 금융·비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개인 신용대출은 신규 및 기한 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 인하된다. 국민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로 신규 고객은 약 340억 원, 기존 대출 고객은 약 720억 원의 이자 경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외국계 금융사 두 곳에 6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령이 개정된 이후 당국의 첫 번째 제재다. 당국이 후속 사건을 처리하는 데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8일 정례 회의에서 외국계 증권사, 운용사 등 2곳에 대해 총 60억5000만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 이번 사건은 불법 공매도 적발 시 주문액의 최대 100%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첫 과징금 부과 사례다. 그동안 불법 공매도 제재는 건당 과태료 6000만 원을 기준으로 가중, 감경해왔기 때문에 ‘솜방망이’ 수준의 처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2021년 관련 법령을 개정해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를 높였다. 위반 건수 기준으로 과태료를 매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반 금액에 근거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주문액을 바탕으로 과징금을 책정한 점에 대해선 외국계 금융사가 불복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금융사의 실명을 의결 후 두 달 내에 공개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당국은 공매도 허용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외신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시장 상황을 보고 적절히 조치할 계획”이라고만 답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수익성이 우려되는 사업장은 정상화를 돕고 부실 사업장에 대해선 매각, 청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책 자금도 종전 계획 대비 5조 원가량 확대 공급한다. 부동산 PF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점을 고려해 당국 차원에서 위험 관리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된 국내 증권사의 우발 채무는 20조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6일 ‘회사채·단기 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심각한 경색 국면은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만기가 3개월 이내로 짧은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자금 시장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신용등급이 높은 ABCP를 제외하면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은 데다 단기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장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사업장마다 ‘맞춤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수익성이 우려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PF 대주단 협약’을 다음 달 중 가동한다. 대출을 주선한 금융기관이 신규 자금 공급, 상환 유예, 출자 전환 등의 방식으로 시행사, 시공사와 사업 정상화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금융지주, 대형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한 민간 자율의 사업 재구조화도 유도한다. 1월 초 메리츠금융그룹이 롯데건설에 1조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KB금융그룹도 최근 건설사들의 원활한 부동산 PF 사업을 돕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체 누적으로 부실이 심해진 사업장에 대해선 매각과 청산을 유도한다. 정책 자금은 기존 계획보다 약 5조 원 많은 28조4000억 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부동산 PF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고, 부실이 나면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는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신용 위험까지 함께 부담해야 하는 매입 확약 비중도 90% 이상”이라며 “고금리, 경제 성장 둔화, 부동산 부진 등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 PF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