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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다음 달 서울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지난달 핵협의그룹(NCG) 1차 회의가 처음 열린 데 이어 다음 달엔 한미 외교·국방차관이 대표로 참석하는 확장억제 협의 채널을 가동한다는 것. 한미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갖게 될 양자 회담에서도 정상 간 확장억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EDSCG 개최와 관련해 다음 달 서울에서 대표단이 전략자산 등과 연계된 대북 경고 전략 메시지를 회의 전후에 어떤 방식으로 낼지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지난해 EDSCG에선 대표단이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52 전략폭격기를 시찰했다. 올해 4회째인 EDSCG가 서울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당초 우리 측은 이달 중 EDSCG를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미 측에서 국방정책차관 교체 시기 등을 이유로 다음 달 중 개최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DSCG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도발 시 미국이 어떻게 핵·재래식 전력으로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지를 정책적·전략적으로 논의하는 고위급 협의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0월 출범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월 2차 회의가 개최됐지만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재가동됐다. 지난해 한미는 EDSCG 직후 처음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합의했다. 북한의 대남용 전술핵무기 사용에도 미국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것. 정부 소식통은 “올해 워싱턴 선언이 나오고 NCG까지 가동된 만큼 이번 EDSCG에선 지난해보다 더 강화된 대북 억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한미는 확장억제에 특화된 한미 간 협의체를 EDSCG와 NCG 투 트랙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NCG는 핵 운용에 초점을 맞춰 한국이 능동적으로 미국과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국방정책 등 군사 분야 확장억제를 다뤄온 한미 국방차관보급 협의체인 기존의 억제전략위원회(DSC)는 올해부터 NCG가 흡수·대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NCG와 EDSCG가 서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탄, 전략순항미사일 등 무기체계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처음 썼다. 지난달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열병식을 계기로 대표단을 파견한 러시아 등을 겨냥해 ‘방산 세일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사포탄 외에도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 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고도 밝혔다. 공개된 시찰 장소도 방사포 등 재래식 전력 생산 공장으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무기 수요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무장장비전시회’에 데려가 직접 무기들을 설명했고, 열병식 주석단에 처음으로 러시아 대표단을 세우는 등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왔다. 또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듯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쓰고 신형 돌격·저격소총을 직접 발사하기도 했다. 이번 시찰엔 지난해 말 돌연 해임된 뒤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던 ‘군부 1인자’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행에 합류한 모습도 포착됐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인의 우크라이나 체류 인원을 30여 명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달부터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방문을 위한 예외적 여권 사용 신청을 받는다.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기업인은 30명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이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돼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외교부는 만약 우크라이나 방문이 허용된 기업인이 30여 명을 넘길 경우 방문 시기를 조절하는 식으로 체류 기업인 규모를 관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부 프로젝트와 별개로 예컨대 시장 조사 등을 위해 방문하는 기업인들 규모를 30여 명대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체류 기간은 안전 문제 등을 감안해 2주 이내로 할 예정이다. 그간 경제 단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세계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별다른 행정 규제가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쟁으로 기반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약 1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들이 안전하게 우크라이나를 입출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지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들의 우크라이나 방문길이 열린 것과 함께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단 파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1차 파견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으로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때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로템 등이 거론된다. 산업부도 올해 10월 파견을 목표로 2차 파견단을 꾸린다. 2차 파견단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 에너지·전력·플랜트 기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행정, 안전 등의 후방 지원 역할을 하고 재건사업 협력 논의를 비롯한 핵심 활동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가 신인도의 문제가 걸려있다. 최선의 수습을 해야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현장 폭염으로 온열 환자가 속출하고 일부 국가의 이탈까지 불거진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최선의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 각국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일단 중앙정부 차원의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대회 종료 때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다.● “수습이 먼저…폐막 후 ‘철저한 리뷰’ 이뤄질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서울과 평택에 머물고 있는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학생들이 안전하고 유익하게 영외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잼버리 기간 중 위생관리로 식중독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5일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원을 거듭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이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한 총리와 정부에 내린 공개 지시만 네 차례에 이른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6일 사흘 연속으로 잼버리 대회 현장을 찾아 “중앙 정부가 본격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조직위 관계자들이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 도치한 뒤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영외 활동 버스 배차 간격 단축 △영지 내 쓰레기 집하장 증설 △팔토시·선크림·얼음·생수의 충분한 조달과 공급 등을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 총리가 예정된 동선을 형식적으로 찾는 게 아니라 참가자들이 문제로 지적한 화장실이나 샤워장을 방문해 직접 바닥이나 변기를 청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는 총력을 다해 사태를 수습한 뒤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문제점 분석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라북도가 주관하는 행사지만, 여성가족부가 관여한 만큼 정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리뷰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염 등 충분히 예상가능한 사안에 대한 대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가부의 대응도 미흡했다는 것. ● 새만금 떠난 잼버리 대원들…韓 문화 체험 흠뻑 낮 영내 활동이 금지되고 대회 정상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부는 관광 프로그램 긴급 편성 주문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 수습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전국 170여 개 사찰을 개방함에 따라 스카우트 대원들은 새만금 영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와 전북 부안 내소사,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에 학생들은 염주알을 실에 꿰어 손목 팔찌를 만들거나 명상을 체험하기도 했다. 염전으로 유명한 전북 부안의 곰소 젓갈 발효식품 센터에서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곰소 젓갈을 활용한 김치담그기와 김치부침개 먹기 등 ‘푸드 체험 프로그램’도 개최됐다. 한 관계자는 “새만금 영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와 한국문화와 산사, 자연을 체험하는 각국 학생들의 표정은 밝아 보여 마음이 한결 나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숙영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산시도 참가자 1만 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마련하고 나섰다. 강원도도 춘천 남이섬, 원주 간현 유원지, 평창 올림픽시설 등을 활용한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장관석기자 jks@donga.com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3일 영내 활동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잼버리조직위, 소방청 등에 따르면 개영식이 열린 전날(2일) 온열질환 315명, 일광화상 106명, 벌레 물림 318명 등 11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나왔다.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진 3일 최소 101명이 소방 구급대에 의해 이송 조치된 것을 감안하면 4일 오전 발표되는 잼버리 누적 환자는 최소 1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위는 이날 영내 활동을 전격 중단하고 의료진을 추가 투입하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준비 부족과 운영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야영장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더위를 식히려는 대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급수 부족으로 편의점에는 얼음과 물을 사려는 대원들로 수백 m의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중학생 아들을 잼버리에 보낸 한 학부모는 “전 세계 미성년자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잼버리 졸속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안전사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500여 명을 파견한 영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및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우려 사항에 대해 한국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마지막 참가자가 떠날 때까지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다.3개 부처, 잼버리 폭염 대비 혼선… 총리 “여가장관 현장 지켜라” 3개 부처 장관이 조직위 공동위장집행위원장은 전북도지사가 맡아“복잡한 조직위 구성, 부실대응 초래” 1일 개막한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재난 상황’이란 비판까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음에도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부처들 간 체계적인 공조·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긴급 지시를 내렸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직접 대회 현장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만큼 늦어도 너무 늦은 수습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 조직위, ‘폭염 리스크’ 예견됐음에도 뒷짐만 잼버리 주최 기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다. 주관 기관은 조직위다. 이 조직위의 공동위원장을 여가부 행안부 문체부 장관이 맡고 있다. 여기에 집행위원장인 전북도가 함께 의사결정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의사결정 체계 구조가 복잡하고 책임은 분산돼 있다 보니 ‘폭염 리스크’ 등 문제가 예견됐음에도 부처마다 뒷짐만 지고 대비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조직위 내부 각 팀 안에 여러 부처와 기관의 담당자들이 섞여 있다”며 “온열질환 대응과 대비를 여가부 등 특정 부처의 담당 업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올해 2월까지 여가부와 전북도가 주도적으로 대회 준비를 해왔고 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행안부와 문체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처장 중에선 (여가부) 김현숙 장관이 대회 준비 및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보고를 해왔다. 주무부처는 여가부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행안부는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정부 합동 안전 점검에서 폭염 대비에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며칠 전만 해도 물난리를 겪었던 상황이라 수해로 인한 물 빠짐과 보행 환경이 이슈였다”며 “이후 예상보다 폭염이 심해져 시설 부족 등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토로했다. ● 총리는 긴급 지시, 장관은 부랴부랴 뒷수습문제가 커지자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이날 새만금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폭염에 대해서 준비를 아무리 한다고 했어도 만족할 만큼 준비를 못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여가부 장관에게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매일 브리핑을 통해 현장 상황·조치 내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라고도 했다. 한 총리 지시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새만금을 직접 찾았다. 행안부는 지자체 폭염 관리를 위해 17개 시도에 재난안전특교세 30억 원을 긴급 교부했다. 행안부 장관도 이날 새만금 부지로 직접 가서 긴급 현장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엄영선 전북도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부분의 해외 청소년은 얼굴이 빨갛게 익었지만 해맑았다”면서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데다 야영 경험이 부족하다. 참가비마저 무료니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불만이 많다”고 썼다. 이에 앞서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전날 라디오에서 “통상 400명의 온열질환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정상화가 고의로 지연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감사 진행 여부를 검토중이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에선 진상 파악을 위한 자체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여권 등에 따르면 900여 명의 예비역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달 31일 감사원에 청와대, 국방부 등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보안 감사 형태로 이번 감사가 실시되면 당시 문재인 정부가 평가협의회 구성 등 일반 환경영향평가(환평) 절차를 최대한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여권을 중심으론 2017년 5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방중(訪中)을 기점으로 중국의 의사를 반영해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1한(사드 운용 제한)’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후 사드 정상화의 핵심 절차인 일반 환평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고의로 지연됐다는 의혹이 증폭됐는데, 이번 감사가 진행되면 이에 대한 진상 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직후 국방부가 환평에 대한 고의 지연 방침을 정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만큼, 감사원은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어떤 지침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사드 3불 1한 결정 의혹 등에 대해 감사가 청구된 만큼 폭넓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국방부 실무자들을 포함해 (이 전 대표 방중 전후) 당시 업무 관련자들의 신빙성 있는 증언들을 다수 확보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관련 문서를 의도적으로 파기했는지도 이번 감사 검토 대상이다. 안보실 등 정부 차원의 조사는 이와 별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진상 파악 차원에서 당시 상황들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통일부가 실장급(1급) 6자리를 4자리로 줄이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교류·협력 조직을 축소하면서 통일부 소속 기관인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도 기존 실장급 조직에서 국장급으로 축소된다. 통일부는 이번 조직 개편 과정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1급 6명 중 4명에 대해선 사직서를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실장급 조직 6곳 중 남북회담본부와 하나원을 제외하고 4곳만 남기는 방안을 확정해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실장급 조직인 회담본부와 국장급 3개 조직(교류협력국·남북출입사무소·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은 별도의 국장급 1개 조직으로 통폐합된다. 앞서 28일 통일부는 장관 직속 기관으로 납북자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교류·협력 4개 조직을 통폐합하겠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으로 정원(617명)의 15% 수준인 80여 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다음 달 말까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통일부는 이달 초 부임한 ‘외교부 출신’ 문승현 신임 차관 지시에 따라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부서·인력 개편안을 마련해 왔다. TF 팀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황승희 전 통일부 정책기획관이 맡았다.탈북민 감소 ‘하나원’ 국장급 조직으로 축소… 대북 정세분석국은 역할-인력 대폭 강화 이번 통일부 조직 개편안은 지난달 말 통일부 장차관은 물론이고 대통령통일비서관까지 모두 외부 인사로 물갈이되며 강도 높은 변화가 예고된 지 한 달도 안 돼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통일부는) 그간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 왔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환골탈태에 준하는 쇄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탈북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이 국장급 조직으로 축소되는 것과 관련해 “2000년대 중후반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탈북민이 급감한 상황”이라며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탈북민 입국은 2008년 2914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다 2019년 1047명을 기록했다. 이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 229명, 지난해 67명 등으로 더욱 크게 줄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하나원 역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기보단 조직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한 것”이라고도 했다. 통일부는 전체 인원의 15%에 이르는 80여 명을 줄이는 인력 감축도 점진적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부임한 문승현 차관은 조직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면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개방직인 국립통일교육원장을 제외한 1급 5명과 전임 대통령통일비서관(1급) 등 6명으로부턴 이미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 중 4명은 사실상 물갈이할 방침”이라고 했다. 반면 통일부는 대북 정보분석 역량은 강화해 나간다. 이번 개편에서 정세분석국은 ‘실’로 확대되지 않지만 사실상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역할과 인력이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4월에 일부 조직 개편으로 북한정보공개센터장을 신설해 국장급이 2명”이라며 “역할을 강화하는 데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강화해야 할 부분은 정보분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정보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과의 업무 공조를 강화하고 북한 정보 관련 민간연구소 등과의 교류 협력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대북 정보 분야 외부 전문가 영입 등도 검토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북 정보 분야에도 찾아보면 (국정원 등) 관계 기관이 개척하지 않은 분야들도 있다”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통일부만 할 수 있는 정보분석 역량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전승절’(북한 주장 표현·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 노골적으로 밀착해 한미일 3국 및 서방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중국, 러시아 대표단 방북과 관련해 혈맹인 중국보다도 오히려 러시아 대표단을 더 부각시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핵·미사일 도발(북한) 및 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북-러가 급속히 밀착해 공동 대응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25일 밤부터 27일 밤까지 2박 3일 일정을 대부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쇼이구 장관을 안내했고, 다음 날인 27일 집무실에선 통역만 배석시켜 단독회담을 가졌다.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도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 옆자리에서 환담했다. 북한은 러시아 대표단 방북 기간 두 차례 성대한 연회도 준비했다. 그중 전승절 당일인 27일 연회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테이블은 러시아 국기 색상의 장식들로 꾸며졌고 최고급 요리인 철갑상어와 레드와인 등이 제공됐다. 장관급 인사 방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수일간 다수의 일정을 함께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대표단과의 온도 차도 감지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리훙중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은 열병식이 열린 다음 날인 28일에야 김 위원장을 정식 예방했다. 29일 북한이 발행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4면에 중-러 방북단 일정을 집중 조명했는데, 사진 8장 중 5장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등장했다. 리 부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뒷모습만 담겼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매체가 러시아 관련 보도엔 “견해 일치” “공동전선” 등이라 표현했지만 중국 관련 보도에는 상투적 표현 말곤 이렇다 할 표현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홍 실장은 “(중국 대표단장의) 급이 러시아보다 낮다 보니 시진핑 국가주석 친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 외엔 공식 활동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북-러 간 밀착 기류에 대해 미중 경쟁 속에서도 최근 미국과 대화에 나서는 등 속도 조절을 하는 중국보단 서방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이 한미 등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러시아와는 더욱 노골적으로 무기 거래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전승절’(북한 주장 표현·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계기로 중국·러시아와 노골적으로 밀착해 한미일 3국 및 서방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중국·러시아 대표단 방북과 관련해 혈맹인 중국보다도 오히려 러시아 대표단을 더 부각시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핵·미사일 도발(북한) 및 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북-러가 급속히 밀착해 공동 대응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한 25일 밤부터 27일 밤까지 2박 3일 일정을 대부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쇼이구 장관을 안내했고, 다음날인 27일 집무실에선 통역만 배석시켜 단독회담을 가졌다.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도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 옆자리에서 환담했다. 북한은 러시아 대표단 방북 기간 두 차례 성대한 연회도 준비했다. 그 중 전승절 당일인 27일 연회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테이블은 러시아 국기 색상의 장식들로 꾸며졌고 최고급 요리인 철갑상어와 레드와인 등이 제공됐다. 장관급 인사 방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수일간 다수의 일정을 함께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대표단과의 온도차도 감지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리훙중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을 단장으로 한 중국 대표단은 열병식이 열린 다음날인 28일에야 김 위원장을 정식 예방했다. 29일 북한이 발행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4면에 중-러 방북단 일정을 집중 조명했는데, 사진 8장 중 5장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등장했다. 리 부위원장 사진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뒷모습만 담겼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매체가 러시아 관련 보도엔 “견해 일치” “공동전선” 등이라 표현했지만 중국 관련 보도에는 상투적 표현 말곤 이렇다 할 눈에 띄는 표현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홍 실장은 “(중국 대표단장의) 급이 러시아보다 낮다 보니 시진핑 국가주석 친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 외엔 공식 활동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북-러 간 밀착 기류에 대해 미중 경쟁 속에서도 최근 미국과 대화에 나서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중국보단 서방과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러시아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다가가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이 한미 등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러시아와는 더욱 노골적으로 무기 거래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6·25전쟁 때 북한으로 끌려가 탄광 노역으로 고초를 겪다 탈북한 국군포로 박모 씨가 2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의 별세로 국내에 생존한 탈북 국군포로는 12명이 남았다.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 등에 따르면 경남 남해 출신인 고인은 정전협정을 한 달 앞둔 1953년 6월 5사단 27연대 2대대 소속으로 강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북한군 포로가 됐다. 이후 47년간 함경남도 단천 탄광에서 강제노역으로 고초를 겪다 2001년 탈북했다. 생전에 고인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면서도 “나는 벽돌 한 장 쌓은 게 없는데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해 너무 놀랍고, 감사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주변에 해왔다고 한다. 2014년 유엔은 6·25전쟁 때 5만∼7만 명이 포로로 붙잡힌 가운데 북한에는 국군포로 500여 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경 기준 생존자는 100여 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생존한 국군포로의 평균 연령이 90대로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해 생존자들을 파악하거나 그들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현 정부 임기가 사실상 국군포로 송환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송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방류 점검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정보 실시간 공유 등 정부 요구 사항에 대해 일본 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 달 초 후속 회의를 갖고, 안전성 확보 조치 등 우리 요구 사항들을 방류 전까지 속도감 있게 풀어나갈 방침이다. 2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일본 외무성에서 진행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관련 한일 국장급 회의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길어져 6시간 넘게 진행됐다. 정부는 7일 오염수 방류 관련 자체 검토보고서 발표 때 공개한 4가지 기술적 권고사항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정부는 당시 다핵종제거설비(ALPS) 필터 점검 주기 단축, ALPS 측정 대상에 5개 핵종 추가 등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선 한일 정상회담 때 우리가 제시한 3가지 요구사항도 다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모니터링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을 요구했다. 일본 측은 기술적 권고사항 등은 검토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긍정적 반응 정도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기간에 걸친 모니터링이 실효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일본 측은 우리 측 입장과 제언을 잘 이해했으며 앞으로 논의된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측 요구사항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긍정적으로 논의하자는 공감대도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방류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은 양국 간 협의에 더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도 함께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통령실 국민제안심사위원회가 26일 집회 시위 법령 개정을 권고한 것은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사생활의 자유 등 일반 시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조화시키려는 정부여당의 기조와 맞닿아있다. 5월 민노총 건설노조의 광화문 세종대로 등 서울 도심 1박2일 ‘노숙집회’를 기점으로 시위 규제 강화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국민제안에 쏟아지자 정부 여당이 도로점거와 소음 규제 강화를 추진해 해법을 찾겠다는 것. 윤석열 대통령이 5월 민노총 집회 당시 “정치 파업과 불법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고 소음 기준, 도로통제 강화” 국무조정실과 경찰청이 향후 논의해 마련할 집회 시위 관계 법령 개정 기준은 △소음 기준 강화와 △도로 통제 기준 강화가 핵심이다. 정부는 국민제안심사위 권고와 별도로 내부적으로 집회 최고소음 데시벨(㏈) 기준을 높여 집회 시위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최고 소음 기준을 5데시벨만 낮추더라도 시민이 소음 피해를 느끼는 정도가 크게 줄어든다”며 “국민 의견과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을 참고해 종합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현행 집시법 개정안에는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의 최대 소음 기준을 현행보다 10㏈ 낮추고, 심야 시간 최고 소음 기준도 80㏈에서 70㏈로 낮추는 법안이 발의(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된 상태다. 아울러 1시간에 3회 이상 최고 소음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만 제한하는 현행 규정도 손질될 전망이다.집회 시위에 따른 도로 점거를 최소화 하는 방안도 상세히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시위에 따른 도로 점유를 최소화하려는 집회 시위자들의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다”며 “시민 이동권을 침해하는 출퇴근 시간대, 주거지역이나 학교 인근 집회 등에 대한 제한 기준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앞서 민노총이 지난달 ‘7월 총파업 기간’을 맞아 신고한 집회와 행진 36건 중 28건에 대해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차량 소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부분 금지 통고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5시 이후’ 집회 및 행진에 일괄적으로 금지 통고를 했다. 향후 출퇴근 시간대 집회 시위 금지 조치도 이 시간대를 기준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심야 시간대 집회를 제한하는 방향의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야간 집회는 헌법재판소가 2009년 야간 옥외집회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15년째 관련 규정이 사문화한 ‘입법 공백’ 상태다. 국민의힘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로 모호한 현행 규정 문구를 ‘오전 0시부터 6시까지(윤재옥 원내대표 발의)로 명확히 바꾼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도 발의해둔 상태다. ● 대통령실 “과한 집회 시위 피해 개선”이에 더해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벌금 기준을 강화하고, 현장 출동 경찰권의 직무집행 재량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경찰이 지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시위대가 벗어나면 처벌하는 규정을 집시법에 명확하게 적시하고, 경찰의 공무집행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 현행 집시법에는 경찰이 지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벗어나더라도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어 집회 참가자들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경찰 요구를 따르지 않았는데 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 윤희근 경찰청장은 5월 기자회견에서 “(향후) 건설노조처럼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를 금지 또는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게시판 댓글을 통한 자유 토론에서 13만여 건의 의견이 제시됐고, 이중 10만8000여 건이 과한 집회 시위로 겪는 피해 호소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국민참여토론이 중복투표나 조직력을 동원한 투표라는 지적에 대해 “본인인증을 거치고 있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한,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과) 같은 대규모 어뷰징은 불가능하다”며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방류 점검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정보 실시간 공유 등 정부 요구 사항에 대해 일본 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달 초 후속 회의를 갖고, 안전성 확보 조치 등 우리 요구 사항들을 방류 전까지 속도감 있게 풀어나갈 방침이다.2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관련 한일 국장급 회의는 전날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길어져 6시간 넘게 진행됐다. 정부는 7일 오염수 방류 관련 자체 검토보고서 발표 때 공개한 4가지 기술적 권고사항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정부는 당시 다핵종제거설비(ALPS) 필터 점검주기 단축, ALPS 측정 대상에 5개 핵종 추가 등 권고사항을 발표했다.이번 회의에선 한일 정상회담 때 우리가 제시한 3가지 요구사항도 다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모니터링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을 요구했다.일본 측은 기술적 권고사항 등은 검토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긍정적 반응 정도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기간에 걸친 모니터링이 실효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일본 측은 우리 측 입장과 제언을 잘 이해했으며 앞으로 논의된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했다.정부 소식통은 “우리 측 요구사항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긍정적으로 논의하자는 공감대도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방류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은 양국 간 협의에 더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도 함께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하도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을 불러 애국가인 줄 알았습니다.”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방한한 영국인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영국군 소속으로 부산 땅을 밟았던 73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함께 근무하던 한국 병사가 아리랑을 자주 불러 금방 친숙해졌다. 처음에 들었을 땐 자장가인 줄 알았다”며 웃었다. 2019년 영국의 대표적 경연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역대 최고령 참가자로 우승해 화제가 됐던 그는 27일 부산에서 열리는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직접 아리랑을 부를 예정이다. 그는 “당시에 배운 가사와 발음을 정확히 기억하면서 부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시 선택하라 해도 똑같이 참전”그는 1952년 귀국하기까지 숱한 전투를 치렀다. 그 과정에서 함께 참전한 6명의 전우 가운데 4명을 잃었다. 새커리 옹은 “한국에 배치되자마자 갔던 곳이 ‘수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군을 “테러리스트(terrorist)”라고 불렀다. “테러리스트들은 민간인 여성, 아이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겁을 줬다”고 했다. 그는 영국군 글로스터 연대 600명이 중공군 3만 명과 처절하게 맞서 싸운 임진강 전투 현장에도 있었다. 새커리 옹은 “중공군이 많다고 듣긴 했지만 얼마나 많은지는 알 수 없었다. 정말 귀신(ghost)처럼 많이 나타났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90대 고령의 참전용사들은 군인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6·25전쟁에 참전했지만 한국행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인 참전용사 윌리엄 워드 옹(91)은 “육군 보병 정규군으로 차출됐을 때 유럽과 아시아 중 복무지역을 선택할 수 있었다”며 “그때 아시아를 선택한 게 살면서 내린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다시 선택하라 해도 기꺼이 같은 선택을 해서 참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말을 들은 캐나다인 참전용사 에드워드 버크너 옹(91)도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버크너 옹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인터뷰 내내 눈물을 훔쳤다. 그는 “전쟁 때 만난 한국 사람들은 항상 친절하고 감사해하는 사람이었다.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라고 했다. 워드 옹과 버크너 옹은 전쟁터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 소년들을 찾고 있다. 워드 옹은 당시 부산 캠프에서 매일 자신의 빨래를 해주겠다던 12세 소년 ‘장(Chang)’을 찾기 위해 70년 넘게 간직한 사진을 들고 왔다. 그는 “장과 그 가족은 정말 성실하게 일했고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며 “그 친구도 80세가 넘었을 텐데 나를 그리워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버크너 옹도 당시 초소 청소를 했던 ‘조적송(Cho Chock Song)’이라는 소년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시 내가 열아홉 살이었는데 이 친구는 나보다 어렸을 거다. 70년도 더 지났는데 이 친구가 절대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참전용사들 고국에 보냈던 ‘아리랑 스카프’ 복원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전쟁 당시 기념품으로 제작됐던 아리랑 스카프도 70년 만에 복원됐다. 보훈부는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고국의 어머니와 부인에게 보냈던 아리랑 스카프를 복원해 27일 부산에 모이는 22개 참전국 대표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연대의 상징’ 아리랑 악보가 새겨진 1951년 원안을 그대로 복원한 스카프엔 한반도 지도와 참전국 부대마크 사이에 아리랑 악보와 영어로 번역된 ‘A ARIRANG SONG’ 제목이 담겼다. 전쟁 당시 아리랑이 국군과 유엔군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매개가 되자 1951년 스카프에도 아리랑 악보와 가사가 새겨졌다. 새커리 옹처럼 유엔군은 생사를 같이한 한국군 전우에게 아리랑을 배웠다. 서로 다른 국적의 유엔군은 전쟁터에서 함께 익힌 아리랑을 흥얼거리며 연대했고 미 7사단은 군가로도 채택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중국에서 대만을 거쳐 국내로 배송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 관련 신고가 닷새 동안 26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현재까지 테러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2623건의 신고를 받고 소포 903개를 수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787건으로 가장 신고가 많았고 서울(620건), 인천(135건), 충남(127건), 경북(119건) 순이었다. 전국 곳곳으로 ‘소포 포비아(공포증)’가 퍼지는 모습이다. 경찰은 아직 독성물질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전자상거래 판매 실적을 부풀리고 후기를 조작하기 위한 이른바 ‘브러싱 스캠’ 범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보도와 재난안전문자 발송 후 신고가 급증했다”며 “예전부터 꾸준히 국내로 발송돼 왔는데 불안감이 커지면서 신고가 늘어난 측면도 있는 걸로 본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갑자기 늘었는지, 늘었다면 원인이 뭔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 측으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아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포 최초 발송자는 이동 경로 추적이 어려운 일반우편을 이용해 소포를 국내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경찰이 수거한 소포는 모두 일반우편으로 국내에 들어왔다고 한다. 일반우편은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적은 봉투 형태로 배송 비용이 저렴하다. 등기우편이나 택배 등과 달리 배송지와 과정 등을 전산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 통상 국제우편은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후 △우정사업본부 물류센터 △각 지역 우체국 △수취인 순으로 배송된다. 일반우편의 경우 이 과정에서 이송 기록이 남지 않아 어디서 보냈는지, 언제 국내로 들어왔는지 등을 추적하기 어렵다. 소포 발송자도 이런 점을 악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테러 협박 및 위해 첩보가 입수되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어 테러 연관성이나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정보 및 수사 당국이 인터폴 등 해외 정보·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검찰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24일 충북경찰청과 충북도·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충북도와 행복청 전·현직 직원 등 12명을 추가로 수사 의뢰하며 본격적인 책임 추궁에 나섰다.● 검찰, 수사 의뢰 전 강제수사 착수 청주지검 전담수사본부(본부장 배용원 청주지검장)는 이날 오전 충북경찰청, 흥덕경찰서,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 충북소방본부, 행복청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참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충북도 등 일부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고, 침수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도 확보했다. 흥덕서를 포함한 충북경찰청은 궁평2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112신고를 받고도 해당 지하차도로 출동하지 않고, 112신고 처리 시스템에는 ‘도착 종결’로 허위 입력한 혐의를 받는다. 국무조정실은 감찰 조사를 통해 해당 정황을 파악하고 21일 경찰관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은 침수 신고를 받고도 교통 통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행복청은 지하차도 침수의 원인이 된 미호강 임시제방이 기준보다 낮게 설치됐음에도 시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국무조정실도 충북도 관계자 2명,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3명, 행복청 전·현직 직원 7명 등 총 12명에 대해 추가로 수사를 의뢰했다. 다만 검찰은 수사 의뢰 전 이미 해당 기관의 부실 대응 정황을 파악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배용원 청주지검장과 정희도 대검 감찰1과장을 각각 본부장과 부본부장으로 임명하며 검사 17명 규모의 대규모 수사팀을 꾸린 상태다. 수사본부 팀장 중 한 명으로는 조광환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장이 파견됐다. 조 부장검사는 2020년 7월 폭우에 따른 침수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산 초량지하차도 사고 수사에서 주임 부장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경찰 부실 대응 사건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등을 수사한 최정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도 수사팀에 합류했다.● 윤희근 “진술 불일치, 수사 통해 밝혀질 것”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면서 수사 및 지원 인력 138명을 동원해 대형 수사본부를 꾸렸던 경찰의 역할은 한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경찰 수사본부와 검찰 간 협의를 통해 (역할 분담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 청장은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에 대해 “진술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경찰청에서 오송서 근무자에게 궁평2지하차도 출동을 지시했음에도 엉뚱한 곳으로 출동한 이유에 대해선 “현장 출동 나간 경찰과 지휘선상의 흥덕서, 충북청 112 상황실 근무자 간 보고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게 있다”고만 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경찰들을 희생양 삼으려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은 23일 밤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태블릿PC 오류로 궁평지하차도 출동 지시를 인지하지 못했다. 충북청 담당자도 오류를 확인했음에도 경찰관들이 파렴치한으로 매도됐다”고 주장했다. 경찰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26일부터 일주일 동안 세종시 정부청사 국무조정실 앞에서 ‘오송 참사 관련 경찰 책임 전가’ 규탄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통일부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단행될 통일부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 작업과 관련해 “부서 몇 개 바꾸고 사람 몇 명 줄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통일부는 이달 초 부임한 외교부 출신 문승현 신임 차관 지시에 따라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통일부 내부에선 이번 개편이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편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인력 감축 등 칼바람도 예상되는 만큼, 현재 조직 분위기는 부서 폐지 가능성이 거론됐던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전보다도 뒤숭숭하다고 한다.》 통일부에선 지난달 29일 장차관이 모두 외부 인사로 발탁되는 등 초유의 인사가 단행되면서 ‘윤석열 정부 통일부 2기’로의 대전환이 예고됐다. 장차관이 외부 인사로 채워진 건 통일원에서 통일부로 개칭한 1998년 이래 처음이다. 특히 대통령실의 통일비서관까지 이번에 통일부가 아닌 외부(김수경 한신대 교수) 인사 중에서 발탁됐다. 통일부의 기조 자체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호 장관 후보자는 지명 직후 가장 먼저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달 2일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 왔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이제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소개하면서 조직의 변화 방향을 암시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았지만 변화된 대내외 외교 환경과 괴리된 방향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하여 개혁 수준으로 바꾸기 위해 고위직을 물갈이했다는 것이다.● “내부 인사론 조직 근본 변화 못 해”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일부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결정적 트리거는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에 삽입됐다가 빠진 면책 조항 논란이었다. 통일부는 앞서 4월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공개하면서 한글판에 없던 면책 조항을 추가했다. 탈북민 증언으로 이뤄진 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해 우리 정부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삽입한 것. 이후 “법적 문제를 중시하는 외국 문화를 감안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이 문제로 대통령실 긴급 감찰까지 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처음으로 발간, 공개하면서 북한인권보고서에 힘을 줬던 만큼 통일부가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는 인식을 줬다”면서 “그 논란 이후 윤 대통령이 크게 실망했고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사건들로 일부 간부들이 내부 감찰을 받는 상황 등도 개편 착수에 불을 지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통일부 차관까지 내부 출신을 배제한 건 결국 내부 인사로는 조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으로 통일부 2기가 출범하게 된 만큼 1년여간 이어져 온 정치인 권영세 장관 체제의 통일부 1기와 비교해도 크게 변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 후보자는 권 장관이 그간 강조했던 정권 간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이어달리기 기조’에 대해서도 사실상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대북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지만, 변화된 상황에서는 남북 간 합의를 선별적으로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변화된 상황”은 북한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대남 겨냥용 전술핵무기 사용까지 거론하며 투발 수단인 탄도미사일 발사에 매진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김정은 면전에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질의서에선 “원칙에 입각해 올바른 남북관계를 정립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정책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증진과 북한 실상을 알리는 작업 등을 통일부 2기의 중점 과제로 내세웠다. 또 대북 경제 지원 등에 대해선 북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야 현 정부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 MB 정부 때처럼 대규모 인력 감축 관측통일부 조직 개편 방향은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었던 2008년 이명박 정부 때와 유사한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후보자는 물론이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안보실 출신이란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통일부 폐지를 검토했다가 존치로 선회했던 이명박 정부는 통일부 본부인원 290명 중 28%에 이르는 80명을 줄인 바 있다. 소속기관 정원까지 모두 합하면 그 규모는 550명에서 470명으로 대폭 줄었다. 현재 통일부와 소속기관 정원은 610명이다. 하지만 통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100명 이상 감축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부서 조정안이 최종적으로 나오고 나서 (감축할) 인력 규모가 확정될 것”이라면서도 “규모에 비해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서가 많아 대규모 인력 감축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남북회담본부나 남북출입사무소,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등 전임 정부 때 기능이 강화됐던 소속·산하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해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 협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관련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도 했다. 남북교류협력 담당 조직들의 추가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를 4월 폐지하고 교류협력실을 ‘국’으로 축소했는데 더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 정부가 강조하는 북한 인권 문제나 정세분석 기능과 관련한 조직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내부 검토 과정에선 이미 정세분석국을 ‘실’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인력 감축 기조에서 부서를 확대하는 건 행정안전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상반기 조직개편으로 북한정보공개센터장 자리를 만들어 국장이 두 명인 상황이라 ‘실’로 확대하는 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통일부가 가장 강화해야 할 부분은 정보 분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올해 인도협력국을 인권인도실로 확대 개편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이 현 정부 통일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인권 관련 조직은 규모나 기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정체성은 통일환경 조성”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조직의 정체성이 잡혀 있지 않다 보니 정권의 변화에 따라서 조직 문화가 수동적으로 변화한 측면이 크다”며 “무엇보다 통일 환경을 만들고 통일 준비를 해나가는 조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남북대화에 대한 일종의 환상으로 북한의 실체를 왜곡해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통일을 위한 내적인 역량 강화, 북한의 실체 알리기 등이 새 정체성의 큰 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북한이 현 도발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로운 통일부의 정체성을 만드는 작업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금 통일부의 기조나 구성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부터 2007년 남북 정상회담까지의 7년이 기준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단 70년 동안 교류협력 기간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조직에 대한 평가가 교류협력, 남북대화 등을 기준으로 이뤄지다 보니 계속 존폐 위기가 나왔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일이야말로 장기적 호흡이 필요한 만큼 조직의 위상 등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햇볕정책의 관성으로 유지된 통일부가 남북관계 단절로 조직이나 기능이 비대해진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그간 축적된 자료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정세나 상황에 맞게 조직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중국에서 대만을 거쳐 국내로 배송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 관련 신고가 닷새 동안 26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현재까지 테러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2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2623건의 신고를 받고 소포 903개를 수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787건으로 가장 신고가 많았고 서울(620건), 인천(135건), 충남(127건), 경북(119건) 순이었다. 전국 곳곳으로 ‘소포 포비아(공포증)’가 퍼지는 모습이다.경찰은 아직 독성물질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전자상거래 판매 실적을 부풀리고 후기를 조작하기 위한 이른바 ‘브러싱 스캠’ 범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보도와 재난안전문자 발송 후 신고가 급증했다”며 “예전부터 꾸준히 국내로 발송돼 왔는데 불안감이 커지면서 신고가 늘어난 측면도 있는 걸로 본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갑자기 늘었는지, 늘었다면 원인이 뭔지 등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 측으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아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소포 최초 발송자는 이동 경로 추적이 어려운 일반우편을 이용해 소포를 국내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경찰이 수거한 소포는 모두 일반우편으로 국내에 들어왔다고 한다. 일반우편은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적은 봉투 형태로 배송 비용이 저렴하다. 등기우편이나 택배 등과 달리 배송지와 과정 등을 전산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통상 국제우편은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후 △우정사업본부 물류센터 △각 지역 우체국 △수취인 순으로 배송된다. 일반우편의 경우 이 과정에서 이송 기록이 안 남아 어디서 보냈는지, 언제 국내로 들어왔는지 등을 추적하기 어렵다. 소포 발송자도 이런 점을 악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테러 협박 및 위해 첩보가 입수되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어 테러 연관성이나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정보 및 수사 당국이 인터폴 등 해외 정보·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국무조정실(국무총리실)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망 사고와 관련해 감찰 조사 중인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21일 밝혔다. 국조실은 이들이 사고 직전 112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데다, 112 신고 처리 시스템에는 실제 출동한 것처럼 입력하는 등 허위 보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찰의 112 신고 무시를 비롯한 수해 대응에 대한 지자체 대응에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수사 의뢰된 경찰 6명을 처벌하는 선에서 수사가 끝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실체관계를 명백히 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감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112 신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됐고, 사고 발생 이후 경찰의 대응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며 “경찰 수사본부가 경찰관을 수사하는 경우 그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했다. 국조실에 따르면 이달 17일부터 진행해 온 감찰 과정에서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2분과 7시 58분 접수된 두 건의 112 신고에 대해 오송파출소 경찰들이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현장에 출동한 것처럼 거짓으로 112 신고 처리 시스템에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신고자가 궁평1·2지하차도 중 어느 곳인지 특정하지 않아 궁평1지하차도로 잘못 출동했다”고 소명한 바 있다. 수사 의뢰된 일부 인원은 국조실 감찰 과정에서도 오인 출동했다는 진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출동 않고 “두번째 신고때 다른 지하차도 오인 출동” 거짓말 경찰관 6명 수사의뢰국조실, ‘두 차례 신고 접수’ 감찰“경찰, 내부 신고 처리 시스템에현장 출동 허위 입력후 종결 정황”국무조정실은 경찰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 발생 시점(15일 오전 8시 40분)보다 앞선 오전 7시 2분과 7시 58분에 두 차례 112 신고를 접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17일부터 감찰 조사를 벌여 왔다. 하지만 사고 지역과 다른 장소로 ‘오인 출동’했다는 경찰 해명과 달리 사실은 출동조차 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나자 나흘 만인 21일 이례적으로 감찰 도중 수사를 의뢰한 것. 국조실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경찰관 6명은 오송파출소, 흥덕경찰서, 충북경찰청 소속으로 알려졌다. 국조실에 따르면 사건 당일 궁평1지하차도에서 500여 m 떨어진 미호천교 공사 현장을 관리 감독하던 감리단장은 미호강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자 오전 7시 2분 “미호강이 범람하려 해 주민 긴급대피가 필요하다”고 첫 경찰 신고를 했다. 이어 56분 뒤 실제 범람이 시작되자 재차 112에 전화해 ‘궁평지하차도’ 침수 우려를 언급하면서 차량 통제를 요청했다. 경찰은 감찰 전 국조실에 “첫 112 신고 당시엔 출동 인원이 없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고, 두 번째 신고를 받고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송파출소 관계자는 “분명히 궁평1지하차도를 통과해 400m 거리에 내려 교통 통제를 했다. 블랙박스만 확인해도 확인 가능한데 왜 이런 발표가 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조실은 감찰 과정에서 경찰이 내부 신고 처리 시스템에 마치 현장에 출동한 것처럼 허위로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실은 경찰뿐만 아니라 현장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당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감찰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가 2019∼2021년 다섯 차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환평) 추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의 보고가 있기 직전 당시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추진하면서 환평을 지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20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2019년 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에 따라 평가협의회 구성 등 환평 일정을 최대한 지연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 다만 국방부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모두 5차례 환평 절차 이행을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동맹인 미국 측의 ‘사드 기지 정상화’ 요구가 거세지자 환평 절차에 손놓고만 있을 순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하지만 2020년 9월 청와대는 환평 절차와 무관한 ‘민관군 상생협의체’를 운영해 주민 설득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 협의체는 2021년 5월 발족돼 단 한 번 열렸다. 평가협의회 구성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현 정부 들어서 두 달 만에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 따르면 2019년 12월 4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외교부 등이 참여한 과장급 회의 결과 보고서에 “외교 현안 등을 고려할 때 연내에 환평을 위한 평가협의회 구성에 착수하기 곤란하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 “미측과 시기 조정에 대한 협조가 가능할 경우 민감한 외교 현안(중국 최고위급 방한) 소화한 후 4월경 재검토”라고 적었다. 최고위급은 시 주석을 뜻한다. 결국 환평 절차 지연으로 사드를 임시 배치 중이었던 성주 기지의 주둔 여건이 점차 부실해졌고 이는 한미 동맹 갈등으로 비화됐다. 2021년 6월 사드 기지에서 측정된 전자파가 인체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내용이 적시된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으나 청와대가 전자파 최대치가 인체 보호 기준에 미달되는 사실을 알고도 발표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방부가 당시 작성해 방정균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게 보고한 문건에는 ‘전자파는 순간 최댓값이 인체 보호 기준 대비 약 0.03%로 전자파 영향이 없음’이라고 적시돼 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줄곧 사드 3불(MD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1한(사드 운용 제한)에 대해 중국과 합의한 적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양국이 합의한 3불 1한’이라는 표현을 쓴 국방부 내부 문건도 확인됐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