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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열린 기자회견 내내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중간중간 밝게 웃었고 취재진을 향해선 “자연스럽게 말문을 열어주시면 좋겠다”며 먼저 질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추 후보자는 대구에서 ‘세탁소집 둘째 딸’로 태어나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판사로 재직하던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5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시작했다. 1997년 대선 때 고향인 대구에서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며 DJ 지지를 호소해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 당시 민주당에 남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정치적 고비를 맞았다. 탄핵 역풍이 불자 17대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찬성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의미로 ‘삼보일배’에 나섰지만 낙선했고 18대 총선에서 다시 당선됐다.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됐던 추 후보자는 2015년 당시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찾았다. 이후 2016년 8월 친문 진영의 지지 속에 당 대표에 당선됐고 2017년 대통령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추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들과 시어머니 명의로 모두 14억6452만 원의 재산(2018년 기준)을 신고했다. 배우자인 서성환 변호사(64)는 예금 2738만9000원과 채무 1억5000만 원을 신고했다. 아들(26)은 2016년 11월 육군에 입대해 지난해 8월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대구(61) △대구 경북여고 △한양대 법대 △사법연수원 14기 △춘천·인천·전주지법, 광주고법 판사 △15, 16, 18, 19, 20대 의원 △새천년민주당 총재 비서실장 △노무현 전 대통령후보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문재인 전 대통령후보 국민통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표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61)이 5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운 반면 야당은 “사법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 후보자는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받들 경륜 있고 강단 있는 적임자”라며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선 추 후보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공백과 혼선을 수습하고 검찰 개혁을 소신껏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판사 출신 5선 의원으로서 공직에 오래 있던 만큼 청문회 낙마 사유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5선의 여당 대표 출신이라는 정치적 무게를 야당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판사 출신인 데다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만큼 검찰도 추 후보자를 만만하게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4기로 23기인 윤 총장(59)보다 9개 기수 위고 나이도 두 살 더 많다. 반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 대표 출신 5선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이 추미애라는 고리를 통해 아예 드러내놓고 사법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에 경악하고 계시는 국민들께는 후안무치 인사”라고 비판했다. 야당 내에서는 추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한 이후 검찰 인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도부에서 ‘검찰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며 “청와대의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새 법무부 장관 인선 이후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려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주 청와대가 국회로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오면 이달 26, 27일경 인사청문회를 열고 올해 안에 법무부 장관 임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한국당은 청문회 일정 등에 호락호락하게 합의해주지 않을 태세다. 가급적 검증 기간을 늘려 조 전 장관 인사검증 국면 때처럼 언론 등의 검증 시간을 벌겠다는 것. 한국당 법사위 관계자는 “조 전 장관 국면 때처럼 결정적 결격 사유들이 발견된다면 한국당으로서는 또 한번의 호재가 찾아오는 것”이라며 “야당이 속전속결로 청문회 일정에 합의해 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고야 기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3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을 향해 경고를 보내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실 특감반 소속이었던 검찰 수사관 A 씨(48)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검찰과 충돌 양상을 빚자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은 12월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란다”며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린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A 씨의 휴대전화를 검경이 함께 포렌식 검증하고, 검찰 수사팀의 강압적 수사가 있었는지 특별감찰을 실시해 규명할 것을 법무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친문 농단 게이트의 몸통은 청와대이며, 그 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A 씨의 휴대전화를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 A 씨가 청와대 관계자와 텔레그램으로 비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측도 포렌식 작업에 참여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문병기·황성호 기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실 특감반 소속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찰 수사관 A 씨(48)의 사망과 관련해 3일 검찰을 향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은 12월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란다”며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이 청와대와 여권을 압박하기 위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상황을 유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표적수사, 선택수사를 일삼는다”며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막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최근의 수사 진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 씨의 휴대전화를 검경이 함께 포렌식 검증하고, 검찰 수사팀의 강압적 수사가 있었는지 특별감찰을 실시해 규명할 것을 법무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공세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친문농단 게이트의 ”통은 청와대이며, 그 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A 씨의 휴대전화를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 A 씨가 청와대 관계자와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았는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측도 포렌식 작업에 참여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공천에서 배제된 뒤 세종시로 내려와 서러운 마음에 아내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서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뛰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이 전한 이해찬 대표의 일화(逸話)다. 이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정권 교체가 그의 출마 명분이었다. 혈혈단신으로 탈당한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무소속이 된 그는 2번 대신 6번을 달고 선거를 뛰었다. 자신이 모신 DJ와 노 전 대통령이 만든 당, 대표를 맡았던 당에서 쫓겨나 민주당 2번 후보와 싸워야 하는 심경도 복잡했을 것이다. 세종시 당선으로 명예 회복한 그는 6개월 뒤 복당했고 지난해 8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공천에 배제됐던 이 대표가 3년여 만에 공천권을 쥐고 칼을 휘두르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같은 공천 배제의 경험이 반영됐기 때문일까. 이 대표는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며 세대교체론이나 물갈이 공천에 대한 반감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는 10월 말 기자간담회에서도 “사람을 어떻게 물갈이를 한다고 하느냐”며 “인위적으로 물갈이한다, 쫓아낸다는 예의 없는 표현은 자제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 대신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과 ‘경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 신인에게 20∼25%(여성, 청년, 장애인은 최대 25%)의 가산점을 주고 당 자체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에게 감점을 주면 경선을 통해 현역 의원 30%가 교체되는 등 자연스러운 물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 신인이 아무리 가산점을 받는다고 해도 신인들이 지역을 오래 관리해 온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과의 경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위적 물갈이 없이 현역 교체 비율을 높일 수 있겠냐”며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불출마를 공식화한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의원 4명과 비례대표 의원 5명 등 9명. 당 총선기획단은 지난달 28일 불출마 지역구를 포함한 전략지역에 청년과 여성 도전자를 최우선 공천하기로 했지만 당장 이들을 공천할 수 있는 지역이 몇 곳 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자신의 경험과 동병상련 때문에 중진 물갈이와 세대교체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 세대교체 바람은 이 대표가 주도한 게 아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문(친문재인) 핵심과 초선 비례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DJ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젊은 피 수혈론 등을 내걸고 공천에서 세대교체를 주도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런 영향인지 5선 이상 의원 7명 중 이 대표를 제외하곤 아직까지 아무도 용퇴 선언을 하지 않았다. “당의 세대교체를 위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목소리도 없다. “중진이 다 불출마해버리면 누가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하냐”라거나 “지역구를 야당에 뺏길 수 있다”며 서로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당 대표가 쓸 수 있는 ‘전략공천’ 카드도 혁신이나 세대교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당에서 전략공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출마 예상자는 대부분 관료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한 ‘신친문’으로 연령도 50대 후반, 60대 초반에 속한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복이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140∼150석을 전망하며 최소한 1당의 지위를 놓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현역 의원 50%를 교체하겠다”고 파격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반사이익만 기대하며 국민들의 세대교체 요구와 혁신 공천 노력을 게을리하는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눈물 없이 승리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이 대표가 잘 알 것이다. 황형준 정치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도태시켰다”며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것을 두고 ‘후진적 발목잡기 정치’라고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 사태에 놓여 있다. 입법과 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처리를 강조하며 사실상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철회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은 국회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이지만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며 야당에 날을 세웠다. 여야는 이날도 평행선을 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국가 기능을 정지시키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바로 쿠데타”라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황형준·최고야 기자}
“진짜 핵심들의 이름이 나오면서 의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29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두 의혹과 관련해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천경득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거론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의원은 “5명 모두 친문(친문재인)을 넘어 ‘진문(진짜 친문) 중의 진문’으로 꼽히는 인사”라면서 “검찰이 이들과 관련한 증거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편하게 이름을 부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고, 김 지사와 윤 실장은 모두가 인정하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변호사 출신인 천 행정관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2012년, 2017년의 두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두 차례 대선에서 회계를 맡았던 천 행정관은 2017년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서 일했다. 청와대 내부 인사를 사실상 총괄해 ‘실세 행정관’으로 불려왔다. 천 행정관은 2007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대선 경선에 참여했을 때 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친문 진영 핵심 인사들이 거론되면서 여권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김 전 시장 관련 파문 못지않게 유 전 부시장 관련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본다”며 “검찰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걱정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일 때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실 직속 청와대 직원 2명이 울산에서 수사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전직 특별감찰반과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 등으로부터 “당시 청와대 직원이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진척 상황을 챙겼다. 2명 중 1명은 특히 백 전 비서관이 내린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는 “통상 절차에 따라 사건을 이첩했을 뿐 사건의 처리나 후속 조치에 관여한 바 없다”는 백 전 비서관의 28일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검찰은 각각 검찰과 경찰에서 파견된 이 직원들을 곧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들은 공직자 비리 감찰 권한이 있는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아닌 백 전 비서관의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 밑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광철 현 민정비서관에 대한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경찰이 수사 진행 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한 총 9회 중 8회가 지방선거 이전에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경찰의 보고 대부분이 선거 이후에 이뤄졌다”고 정반대로 해명했다. 노 실장은 “(직원들이) 울산 현장에 갔던 것은 ‘고래 고기 사건’ 때문에 검경이 서로 다투는 상황에서 불협화음을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내려간 것”이라고 했다. 고래 고기 사건은 불법 포획한 밍크고래 유통업자에게서 경찰이 압수한 고래 고기 27t 중 21t을 울산지검이 위법하게 되돌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경 갈등으로 비화된 사건이다.이호재 hoho@donga.com·황형준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이후 한일 간 진실게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1+1+α’ 해법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잇달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일본 기업, 양국 국민의 자발적 성금으로 기금을 만드는 이른바 ‘문희상 이니셔티브’를 계기로 다음 달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갈등 해법이 ‘톱다운’ 방식으로 도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한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이 방한해 26일 문 의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문희상 안’에 대해 일본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계획대로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 고(古賀攻) 마이니치신문 전문편집위원도 이날 기명 칼럼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징용 배상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 강제집행이 이뤄지기 전에 법 정비가 가능하다면 좋다’며 문 의장의 방안에 대한 이해의 뜻을 표명하고 한국대사관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비서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세워 한국 및 일본 기업과 양국 국민으로부터 성금을 모아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변제된다는 구상이다. 문 의장은 최근 여야 의원들을 만나 법안 발의와 성금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은 27일에도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 관련 법안을 냈던 여야 의원 10명을 만나 법안 취지를 설명하고 이들과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문 의장 측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경 특별법 형태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이날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2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이 의논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 지원단체가 “가해자인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면제해줄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이들의 동의 여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제징용 문제는 피해자 동의가 우선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배상 문제가 논의되면 좋지만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황형준·김지현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0시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부의된 법안은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할 수 있는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패스트트랙 정국의 불꽃이 재점화된 것이다. 여야는 검찰개혁 법안이 부의되는 다음 달 3일까지 최대한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는 ‘패스트트랙 대전’을 일주일 앞둔 26일에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앞으로 일주일은 국회의 모든 지도자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라며 ‘집중 협상’을 제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논의하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라고 맞섰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법 개정안 부의를 연기해 달라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나 원내대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27일 부의는 불법이며, 그 부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국회사무처 문의 결과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심사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자동 부의된다”며 “연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단식 7일째에 접어든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건강과 단식 지속 여부도 패스트트랙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황 대표가 겨울철 야외 단식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마냥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6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선거법 관련 논의는 없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단식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고야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0시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부의된 법안은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할 수 있는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패스트트랙 정국의 불꽃이 재점화된 것이다. 내년 총선 ‘게임의 룰’을 합의 없이 처리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여야는 검찰 개혁 법안이 부의되는 다음달 3일까지 최대한 합의안 도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26일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곳곳에서 충돌하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앞으로 일주일 국회의 모든 지도자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라며 ‘집중 협상’을 제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논의하는 것이 진정한 협상”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27일 부의는 불법이며, 그 부의는 무효”라고 맞섰다. 이날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거법 개정안 부의를 연기해달라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국회사무처 문의 결과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심사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자동 부의된다”며 “연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단식 7일째에 접어든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건강과 단식 지속 여부도 패스트트랙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황 대표가 겨울철 야외 단식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마냥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이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황 대표가 누워 있는 청와대 사랑채 앞 텐트에서 들어갔다 나온 뒤 “대표께서 ‘수고해달라’고 했고, 말을 거의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사진)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국정 기획을 만든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공직생활에 있어 더 크게 기여하고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이 우리 경제를 더 발전시키고 민생경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막바지 검증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지금 뭐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며 “현재 제 입장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히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이날 모병제 전환 등을 논의할 당 정예강군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김두관 의원과 함께 임명됐다. 김 의원이 조만간 개각 단행 시 총리로 지명될 것에 대비해 공동위원장 체제로 출범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배경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이어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힘겨루기가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들이 나서면서 한일 정상의 자존심을 건 ‘대리전(戰)’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25일 “진실은 정해져 있다”며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 사과했다”고 밝힌데 대해 일본 외무성 간부가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것을 재반박한 것이다. 윤 수석은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고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사과했음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23일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합의 발표 이후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실명을 걸고 일본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외교소식통은 “한일 양국이 자의적인 해석을 달지 않기로 했는데 일본 쪽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며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두고 한일 간에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쟁점은 크게 4가지다. 경산성 발표 중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중단을 통보해 양국 협의가 시작됐다’는 내용과 ‘한국이 수출관리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일본에 전달했다’는 내용, 그리고 반도체 3개 품목은 개별 수출허가를 하는 기존 절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 등이다. 또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이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한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이달 중순 먼저 한국에 외교적 대화 가능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수출규제 철회와 지소미아 연장을 교환하는 ‘빅딜’ 방안을 던졌지만 일본은 난색을 표했다. 이어 한미일간 물밑 접촉 끝에 일본이 막판 반도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극적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다. 일본의 여론전에 정부와 여당에선 강경론도 높아지고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일본의 합의 실천을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보고,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마지노선을 한일 정상회담 전인 다음달 20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데드라인’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대화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일본의 협상 속도와 태도를 봐야 하는 만큼 사전에 시한을 못박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장면 1. “장래 20년에 투자해 주십시오!” 16대 총선을 코앞에 둔 2000년 4월. 서른넷의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임종석 후보는 서울 성동구를 누비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인 그의 공략 대상은 젊은층. 20대 선거운동원으로 ‘2020본부’를 꾸려 대학가와 호프집을 돌았고, 인터넷 세대를 겨냥해 e메일로 대화를 나눴다. 정치권 물갈이 열풍에 임 후보와 경쟁한 4선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이세기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장면 2.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이달 17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그의 느닷없는 선언은 출마하려던 서울 종로에 대한 ‘교통정리’가 불발된 탓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불똥은 다른 데로 튀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86세대는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나선 것과 맞물려 86그룹 교체론이 불거진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쉰셋으로 20대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58.7세)보다 젊다. 하지만 그는 86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20년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가 20년 만에 인적쇄신의 무대에 다시 소환됐다. 내용은 180도 달라졌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에는 정치 세대교체의 주역이었다면 이번에는 쇄신론의 대상이 됐다. 다선 의원의 ‘자의 반 타의 반’ 퇴진은 역대 총선에서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여의도 기준으로 ‘한창 나이’인 86세대에 대한 용퇴론은 기존의 용퇴론과 결이 크게 다르다. 민주화 성취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기회와 자원을 장기간 독점해온 세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 여의도 ‘앙팡 테리블’이던 86세대 86세대를 여의도로 불러낸 것은 1999년 ‘뉴 밀레니엄’ 열풍이었다. 지역 대결구도와 구태정치에서 벗어나 새 정치를 바라는 염원이 대대적인 물갈이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쪽은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였다. 당시 김대중(DJ) 대통령은 16대 총선을 1년 앞둔 1999년 4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젊은 세대의 수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세기 주역이 될 각 분야의 젊은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취지였다. 여당 지도부는 DJ의 ‘젊은피 수혈론’에 곧바로 80년대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인사들을 만났고, 30대의 ‘86 운동권’ 출신들은 영입 대상 1순위로 부각됐다. 당시 우상호 전 연세대 총학생회장, 이인영 오영식 임종석 전대협 1·2·3기 의장, 윤호중 전 서울대 학원자율화추진위원회 간부 등 386 운동권 인사들도 ‘젊은 한국’ ‘녹색연대 21’ 등 개혁적 청년정치를 표방한 각종 모임을 만들어 여의도 진입을 노렸다. 한나라당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영춘 의원, 고진화 전 의원과 함께 ‘신진 엘리트’라며 변호사이던 오세훈 원희룡 등 386 인사를 내세웠다. 16대 총선에서 86세대 몇 명이 국회에 입성할지는 정치 세대교체의 척도처럼 여겨졌다. 총선 결과 전체 당선자 중 30대는 4.8%인 13명. 여야에서 총 37명이 나선 상황에서 386세대의 약진이라고 할 만했다. 특히 1960년 4·19혁명의 주역들이 줄줄이 386 후보에게 쓰러지며 16대 총선은 ‘4·19세대의 퇴진’으로 기록됐다. 386 당선자들은 정치개혁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보스정치 탈피, 거수기 역할 거부 등 서슴없이 당내 민주화를 화두로 던지며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불렸다. 이들이 타는 승용차까지 화제가 됐다. 검은 세단이 즐비한 의원 주차장에서 ‘국민차’로 불린 쏘나타나 승합차인 카니발은 눈에 띄었다. 당시 중고 EF쏘나타를 이용한 임 전 실장은 “자동차에서부터 문턱 없이 항상 열려 있는 의원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6대 총선으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86세대는 노무현 정권의 탄생과 2004년 17대 총선을 거치며 정치권의 주요 세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86세대가 20년 가까이 권력을 차지하며 새로운 30대는 정치판에서 사라지는 역설이 나타났다.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86세대는 30대였던 1996년 15대 총선에서 10명(3%)이 배지를 달았다. 이들이 40대에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에선 106명(35%)의 40대 당선자가 나왔다. 아래 세대는 그만큼 기회를 빼앗겼다. 86세대가 50대로 대거 편입된 2016년 20대 총선 당선자 중 30대는 2명, 40대는 50명(17%)에 불과했다. 반면 50대 당선자는 161명(54%)이나 됐다. 86세대가 정치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이다.○ 세대교체 주체에서 대상으로 86세대에 대한 용퇴론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7월 처음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시 33세였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이동학 혁신위원은 당내 86그룹의 맏형 격인 이인영 의원을 향해 “당의 활로가 돼 달라”면서 ‘적진’ 출마를 요청했다. 86세대인 임미애 혁신위원도 “86세대는 아직도 1987년의 지나간 잔칫상 앞에 서성이고 있는 듯하다”며 ‘86 숙주정치’라는 표현까지 썼다. 하지만 외부 인사들의 저격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이후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임 전 실장의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다시 불거진 86세대 용퇴론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선 발원지가 86그룹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용퇴론에 그만큼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에서 86그룹은 정치 행정 각 분야에서 핵심 요직을 꿰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입각을 했고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송영길 안민석 김태년 우상호 윤호중 조정식 최재성 의원(선수 및 가나다순) 등은 민주당을 이끌고 있다. 86그룹의 용퇴가 여당 내 인적 쇄신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일단 86그룹들은 발끈하는 분위기다. 세대교체라는 깃발 아래 들어왔던 이들이 단지 20년 가까이 정치를 했다는 이유로 물갈이 대상이 되는 게 합당하냐는 것이다. 86그룹의 막내 격인 재선의 박홍근 의원은 “과거 YS, DJ의 ‘40대 기수론’이나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의 정풍운동처럼 정치 개혁이란 명분이 있을 때 물갈이를 하는 거지 지금처럼 특정한 시기를 산 사람은 다 그만두라고 하는 건 반(反)헌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생양을 억지로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우상호 의원도 “임 전 실장이 그만둔 건 종로 출마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큰 건데 화살을 우리에게 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거론되는 86세대 용퇴론이 비단 여당 내 인적쇄신을 촉발하려는 정치적 전략에서 나온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86세대의 장기 독점에 따른 피로감이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86세대 정치인들은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염원 속에 여의도에 들어왔지만 20년이 흐른 현재 국민들이 볼 때는 그들도 기득권”이라며 “개혁의 상징이었던 86세대의 유통기한은 끝났다”고 말했다. 82학번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86세대가 사회 주도세력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 “386들이 80년대 10년 동안 나왔던 사람들이니까 10년은 이 세대가 사회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 “이번 조국 사태를 겪으며 (86세대의) 심각성이 더하다고 느꼈다. 86세대 우리 역할은 끝났다.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대교체의 본질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신진 세력이 낡은 세력을 밀어내는 것이다. 정치혁신을 갈구하던 뉴 밀레니엄 열풍에 따라 들어온 86그룹이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 속에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박성진 기자}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에 대해 정의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의 승리”라고 치켜세웠지만 자유한국당은 애당초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 선언을 한 것이 잘못이라는 취지로 여권을 겨냥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수용한 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한미동맹을 보다 굳건히 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해찬 대표는 “지소미아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것으로 사실상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하기는 하나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다”라며 전혀 다른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반면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파국으로 몰고 갈 뻔한 지소미아 파기가 철회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 22일 청와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국론 분열은 물론이고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흔들었다는 취지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지소미아 연장은 환영한다”면서도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궁색한 조건은 굳이 달아야 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조건부 연장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가 중요하다. 양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정부의 고충은 이해하나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훼손된다는 점은 심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빠르면 다음 달 중순경 단행할 예정이다. 21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의원을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보고 막바지 검증을 진행 중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여러 후보군 중 김 의원이 최종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를 지낸 4선 의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 의원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내가 아는 가장 유능한 관료”라고 표현했고, 정권 내내 중용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임기 후반기 핵심 과제를 경제 활성화로 정하고 여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김 의원을 차기 총리 후보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며 김 의원의 업무 처리 능력을 직접 지켜본 바 있다”며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현 정부 들어 현역 의원 출신 국무위원은 청문 과정에서 한 명도 낙마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총리와 함께 다른 장관들도 교체할 예정이다. 공석인 법무부 장관은 물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두 장관은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진표 의원이 총리로 입각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황형준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운동권 그룹 용퇴론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86그룹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용퇴론의 발원지라는 점에서 그의 말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1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 그러면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된 것”이라며 “지난 촛불과 탄핵이 ‘86세대가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 우리가 할 만큼 했다. 이 정도 일을 했으니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는 기점”이라고 했다. 1987년 항쟁을 이끌었던 86그룹이 2000년대부터 정치권에 유입돼 2016, 2017년 촛불 혁명과 탄핵 사태를 이끈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후배 세대에 그 역할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득권화된 86세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2030세대 청년층에 답을 주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30세대가 그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도록 정치권이 길을 터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86세대가 새로운 세대가 들어올 수 있는 산파 역할을 해준다면 그 윗세대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물러나실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86세대의 자발적인 용퇴가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용퇴론에 대해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우상호 의원 등 민주당 86그룹 의원들의 반응에 대해 “청산 대상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꼰대스러운 건데, 진보가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 의원은 “불쾌하다고 달려들면 자기들만 손해”라고도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제 갓 국회에 들어온 초선이나 재선을 저는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용퇴 대상이 3선 이상 중진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무조건 주홍글씨를 붙여 나가라는 게 아니다”라며 “86그룹 스스로 각자 진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민주당 86그룹에는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송영길 안민석 김태년 우상호 윤호중 조정식 최재성 의원(선수 및 가나다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86그룹 의원들은 기득권화 및 세대교체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데 여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치 역량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나이에 무조건 물러나라는 건 오히려 비합리적이라는 말도 들린다. 86그룹 재선 의원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6그룹은) 들어온 지는 20년 됐는데, 실무 참모 역할을 했던 것 아닌가. 당 대표를 했나, 대통령이 됐나, 서울시장이 됐나”라고 반문하며 “실제 이 나라 정치에서 책임지고 일해 볼 기회가 있었느냐. 윗세대 선배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 주역이 돼 일해 본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세대는 안 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한바탕 제사상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해 “자기는 정권의 2인자인 대통령비서실장까지 했으니 은퇴한다지만 대부분의 86그룹 정치인은 여전히 도전 중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그룹 용퇴론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86그룹이자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용퇴론의 발원지라는 점에서 그의 말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 그러면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 된 것”이라며 “지난 촛불과 탄핵이 ‘86세대가 이제는 물러날 때 됐다, 우리가 할 만큼 했다. 이 정도 일을 했으니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물러나도 된다’는 기점”이라고 했다. 1987년 항쟁을 이끌었던 86그룹이 2000년대부터 정치권에 유입돼 2016, 2017년 촛불 혁명과 탄핵 사태를 이끈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후배 세대에 그 역할을 물려줘야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득권화된 86세대가 사회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2030세대 청년층에게 답을 주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30세대가 직접 그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정치권이 길을 터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86세대가 새로운 세대가 들어올 수 있는 산파 역할을 해 준다면 그 윗세대 중에도 자발적으로 물러나실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86세대의 자발적인 용퇴가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용퇴론에 대해 “약간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우상호 의원 등 민주당 86그룹 의원들의 반응에 대해 “청산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꼰대스러운 건데 진보가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 의원은 “불쾌하다고 달려들면 자기들만 손해”라고도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이제 갓 국회에 들어온 초선이나 재선을 저는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용퇴 대상이 3선 이상 중진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무조건 주홍글씨를 붙여서 나가라는 게 아니다”라며 “86그룹 스스로 각자 진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민주당 86그룹에는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송영길 안민석 김태년 우상호 윤호중 조정식 최재성 의원(선수 및 가나다 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86그룹 의원들은 기득권화 및 세대교체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데 여전히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치 역량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나이에 무조건 물러나라는 건 오히려 비합리적이라는 말도 들린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86그룹은) 들어온 지는 20년 됐는데 실무 참모 역할을 했던 것 아닌가. 당 대표를 했나, 대통령이 됐나, 서울시장이 됐나”라고 반문하며 “실제 이 나라 정치에서 책임지고 일을 해볼 기회가 있었느냐. 윗세대 선배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 주역이 돼 일해 본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세대는 안 된다며 선거 앞두고 한바탕의 제사상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해 “자기는 정권의 2인자인 대통령비서실장까지 했으니 은퇴한다지만 대부분 86그룹 정치인들은 여전히 도전 중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86그룹 의원은 “86세대는 생물학적으로 50, 60대 나이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집단보다 개혁적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집단”이라며 “통일과 사회적 약자 대변 등 아직 역사에 역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책임질게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각자 스스로 판단해야 될 것이지 용퇴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5일 앞둔 18일 국회에선 지소미아 협정을 두고 여야 간 상반된 기류가 흘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중 일부는 벌써부터 ‘연장 불가론’을 주장했고 자유한국당은 “한미동맹이 파탄날 수 있다”며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소미아 자체가 굉장히 느슨한 협정이라 파기라는 말이 성립이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도 “지소미아는 동맹과 국익이 일치하지 않은 첫 경험”이라며 “지소미아를 연장한다고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깎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도 “미국이 사실상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국이) 팔짱 끼고 보다가 지소미아만 강요하는 건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한미동맹이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미국 정부 내에서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최종 파기하면 ‘퍼펙트 스톰’이 올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맹목적인 민족주의 정서에 영합해 지소미아의 최종적 파기를 결정한다면 한미동맹은 회복 불가능한 파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일차원적 반일 감정에 사로잡혀 내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자신들도 수습하지 못해 어쩔 줄 모르고 있다”면서 “지소미아 파기가 가져올 파장과 후폭풍조차 예측하지 못한 아마추어 안보 정권의 한심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지소미아 종료’를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당 차원의 비상행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가 미칠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논의하자”며 문 대통령과의 일대일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사전·사후에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이를 사실상 일축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황형준}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가 야당 복이 있어서 견디는 거지, 여당이나 문 대통령이 제대로 하고 있나.”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접 국회에 들어와 경험해보니 우리 정치에는 한계점이 있었다”며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으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 의원은 노동회의소 설치가 자신의 목표였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90%의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의원은 노동회의소 법안이 야당의 반대와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통과될 기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올해 4월 일찌감치 자신의 보좌진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 환경에서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총선에 불출마한다”며 “하지만 저의 뒤를 이어갈 후배님들은 진정한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힘써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