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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앙숙인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차량 번호판’ 논란에 대한 협의에 실패하며 물리적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부터는 코소보가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예고해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양국 충돌에 대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의하며 양국에 충돌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 간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전 8시부터 시작된 후 시간에 걸친 논의에도 양측은 해결책에 합의하지 않았다”라며 “오늘 논의 실패와 수일 내에 벌어질 수 있는 그 어떤 긴장 고조나 폭력 상황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책임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EU는 양국을 중재해 이번 회동에 나섰다. 코소보 당국이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가 발급한 번호판으로 교체하도록 강제 조치를 시행한 뒤 갈등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코소보 당국은 22일부터 번호판을 교체하지 않는 차량 운전자에게 150유로(약 21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21일까지 번호판 교체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코소보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소보 북부에 거주하는 세르비아인 5만 명은 세르비아계 번호판을 쓰고 있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가 수천 명이 사망하는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결국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지만, 세르비아는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의 지원을 받으며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소보에는 나토의 평화유지군 3700명가량이 남아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금은 책임감을 갖고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긴장 고조는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는 섭씨 영하 20도가 예고되는 겨울철을 앞두고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지 일주일 만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크라이나에서 올겨울 혹한으로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21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 전기, 식수 부족을 우려해 헤르손 등 러시아에서 탈환한 지역 주민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중부나 서부로 이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피령은 우크라이나가 헤르손과 주변 지역을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러시아가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난방, 전기가 끊기며 겨울 혹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크라이나에서 올겨울 수백만 명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르노 하비흐트 WHO 우크라이나 대표는 이날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의약품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러시아 점령지 주민 3명 중 1명은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스 헨리 클루게 WHO 유럽지역 국장은 “에너지 인프라의 50%가량이 파괴됐는데 기온이 섭씨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국민 1000만 명 정도가 전기 없이 지낸다. 올겨울 추운 날씨는 우크라이나인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범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1일 러시아군이 철군한 헤르손에서 고문 장소 4곳을 발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시설에서 고무 곤봉과 나무 배트, 백열등, 전기 고문 장치가 나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포로들을 부당하게 처형했다는 의혹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으며 반드시 추적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은 세계 국가 의회에 우크라이나의 전쟁범죄를 규탄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타스 통신에 따르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서 “하원은 22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러시아군 포로들에 총격을 가해 살해한 사건과 관련한 성명을 검토·채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방사능 유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20일 또다시 포탄 10여 발이 떨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소행이라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원자로나 냉각수 공급 장치를 직접 타격하지는 않아 방사성물질 누출은 없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사고를 가까스로 피했다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포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원전 포격이 계속되면서 “1986년 이곳에서 약 500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 ‘체르노빌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점령한 자포리자 원전을 관리 감독하는 러시아 업체 로세네르고아톰은 ‘사용 후 핵연료’ 보관 건물 근처 등에 우크라이나군이 쏜 포탄 15발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오늘(20일) 오전 원전 시설에 12발 이상 포격을 가했다”며 “손상된 시설과 장비는 재가동하려는 원자로 5호, 6호기와 관련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력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IAEA는 이날 성명에서 “현지에 파견된 (IAEA) 전문가들로부터 오늘 오전 폭발음 12건 이상을 들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포격이 핵 시설에 킬로미터(km)가 아니라 미터(m) 단위로 가까워졌다. 당신들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올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어린이 437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8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19일 발표했다. 민간인 부상자도 1만1000명에 이른다.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점령해 사상자 집계가 불가능한 동남부 지역을 포함하면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틴 총장은 러시아가 자행한 전쟁 범죄 또한 4만500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맞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자국산 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을 검토하는 등 미국과 EU 간 무역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미국의 IRA 시행을 앞두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그간 금기로 여겨졌던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면 독일산의 경쟁력이 저해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IRA는 급등한 물가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난 8월 발효된 법이다. 이 법은 미국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기업에 최대 약 8억 달러(약 1조86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독일은 미국과 보조금 지급 경쟁을 통한 무역 분쟁을 막기 위해 보조금을 사실상 금기로 여기며 지양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IRA로 자국산 전기차 무역 피해가 우려되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동하는 기업들이 나타날 조짐이 생기자 그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숄츠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파리에서 만나 IRA의 전기차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한다는 데 공감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미국과 EU가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을 WTO에 제소하고 보복 관세로 맞설 수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EU가 무역전쟁을 벌이게 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나 대만을 위협 중인 중국에 대항한 연대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 내에선 관세 전쟁보다는 보조금 지급으로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이 배터리, 반도체, 수소 등 핵심 산업에서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도록 ‘유럽 연대 펀드’를 조성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독일도 이런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기후변화가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되는 홍수 가뭄을 비롯한 자연재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는 유엔 차원의 국제기금이 처음 마련된다.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도국들이 지난 100여 년간 선진국, 부국들의 산업 개발 과정에서 대량 배출된 탄소로 인해 지구온난화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선진국들이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의장 사미흐 슈크리 이집트 외교장관은 20일(현지 시간) 이런 내용의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등을 담은 총회 결정문이 당사국 197개국 합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6일 이집트에서 개막해 18일 폐막할 예정이던 COP27 일정을 넘겨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 끝에 타결됐다. 올해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등 개도국 134개국이 COP27에서 피해 구제를 강력히 촉구해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문제가 논의됐다. 개도국들은 올해 심각한 이상기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난이 겹쳐 피해가 커졌다고 했다. 다만 기금 형태, 기금 조성 주체, 기금 지원 대상과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내년에 논의하기로 했다.‘기후변화 피해 보상’ 국제기금 첫 합의… 구체안 마련엔 험로 ‘기후변화 취약’ 분류된 55개국지난 20년간 손실 705조원 추정中 등 주요 배출국 책임 부담 미지수韓, 피해보상 의무 부담 국가서 빠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에 합의한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한 개발도상국 피해를 선진국들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금 조성에는 합의했지만 기금이 걷히고 배분될 때까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이견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개 개도국 GDP 20% 기후변화 손실’‘손실과 피해’는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되는 홍수 가뭄 폭염 등으로 발생한 비용을 의미한다. 개도국은 이런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기반시설이나 제도가 미비해 피해가 크다. 올 6월 기후변화에 취약한 55개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이 중 20개국의 기후변화 관련 손실액은 약 5250억 달러(약 705조 원)로 해당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다. 파키스탄은 올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로 1717명이 숨졌고 전체 인구의 약 15%인 33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아프리카 19개국은 올해 홍수로 500만 명 넘게 피해를 봤고 농경지 약 100만 ha가 물에 잠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니제르, 차드에선 올 하반기 홍수로 수백 명이 숨지고 15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130여 개도국은 COP27에서 산업혁명 이후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일으킨’ 선진국들이 보상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진국은 운용 중인 기후 적응 관련 기금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결국 환경운동 세력이 강한 유럽연합(EU) 등이 중재에 나섰고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나며 논의를 재개한 결과 합의에 이르렀다. 외신은 이번 기금 마련 합의를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기후 관련 싱크탱크 ‘파워시프트아프리카’ 모하메드 아도우 상임이사는 “처음에는 손실과 피해 보상이 논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며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韓, 보상 의무 부담국에서는 빠져다만 이 기금을 어떻게 조성하고, 어느 나라가 얼마나 기여하며, 어떤 나라가 얼마나 받을지 등 구체적인 기금 운용 방식 결정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선진국이라고 볼 수 없는 중국 등 현재 주요 탄소 배출국이 얼마나 보상 제공을 감수할지도 미지수다. 또 COP27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폭 섭씨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뿐만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자는 제안은 합의하지 못했다. 한국은 개도국 손실과 피해를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국가에서는 빠졌다. 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채택 당시 선진국만 의무 부담 국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COP27에서는 기후변화협약 채택 이후 크게 성장한 국가들이 손실과 피해를 부담해야 하는지도 주요 쟁점이었다. 선진국 측은 중국과 중동 산유국들은 협약 이후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손실과 피해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등의 강력한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경제 규모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안할 때 향후 (한국) 책임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 총체적 경제 위기에 직면한 영국이 약 550억 파운드(약 88조 원) 규모의 증세 및 정부 지출 긴축 계획을 17일 내놨다.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50년 만의 최대 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국채 금리 급등 등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던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정책을 불과 발표 8주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날 BBC 등 영국 언론은 리시 수낵(사진) 내각이 첫 예산 정책으로 정부 지출을 약 300억 파운드(약 48조 원) 줄이고 약 240억 파운드(약 38조 원) 증세 등을 통해 재정을 충당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내년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증세안 가운데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 소득 기준은 15만 파운드(약 2억4000만 원)에서 12만5000파운드(약 2억 원)로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이 소득세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최근 원자재 값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에너지 기업이 내는 ‘횡재세(windfall tax)’도 발전사는 초과이익분의 45%가 신규 부과되고, 전기·가스사의 경우 세율이 25%에서 35%로 상향된다. 정부 지출 가운데 서민 관련 예산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 상승에도 의료 예산은 실질적으로 증가한다. 에너지 비용 지원 제도는 유지되지만 지원 규모는 내년 4월부터 줄어든다. 연령에 따라 차등화된 최저임금인 ‘국가생활임금’은 현재 시간당 9.50파운드(약 1만5000원)에서 10.42파운드(약 1만6000원)로 인상된다. 정부가 고강도 긴축에 나선 것은 그만큼 영국 경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통계청(ONS)은 16일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1%로 1981년 10월 이후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10.1%)보다 1%포인트 오른 것이다. 3분기(7∼9월) GDP도 직전 분기 대비 0.2% 감소해 2분기(4∼6월·―0.1%)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 기술적인 침체기에 들어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시그널을 서방 국가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러시아에 공개 협상을 제안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연관성이 주목된다. 번스 국장은 14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 정보 수장과 회동했다. 최근 미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등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협상에 나설 것을 설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공개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으니 전형적인 비공개 협상 대신 공개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와의 협상에 거리를 둬온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 여지를 연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른 시일 안에 러시아를 자국에서 몰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올겨울 정치적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CIA국장 만난뒤 협상 거론… 美 “올겨울 시작할 수도” 美합참의장 “러軍 약할때 협상해야”美정보-안보수장 잇달아 우크라에수세 몰린 푸틴, 돌파구 모색 여지‘폴란드 낙탄’엔 美-우크라 이견 러시아와의 협상 불가론을 고수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의사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어느 국가인지 밝히지 않은 채 “서방 국가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직접 협상 신호를 전달받았다며 “(이 국가들에) 비공개 협상 대신 공개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의 직접 협상 의사를 전달한 국가는 미국으로 추정된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4일 튀르키예(터키)에서 러시아 정보 수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협상 시기, 내용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며 협상 압박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고위 인사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협상에 나설 것을 설득했을 가능성이 크다. ○ 美 합참의장 “겨울에 대화 시작될 수도”미국 등 서방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위한 평화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최대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해야 하지만 올해 겨울이 되면 전술 작전이 자연스레 느려질 수 있다”며 “최소한 정치적 해결을 시작하기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신은 강하고 적은 약해졌을 때 협상을 원하게 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으로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이어가는 현 국면이 협상의 적기란 의미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불법 병합한 헤르손까지 빼앗길 정도로 수세에 몰렸다. 알자지라는 13일 “푸틴 대통령이 평화 협상에 응해 크게 잃을 게 없다. (그는) 조건 없이 협상에 응할 준비가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했다. 러시아의 경제난도 심각해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은 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고 16일 발표했다. 러시아 경제는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 침체’에 돌입한 것이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타격이 큰 만큼 두 정상이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폴란드 낙탄 두고 바이든-젤렌스키 불협화음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 조건으로 러시아군의 완전 철군과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을 밝혀 왔고, 푸틴 대통령이 불법 병합한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를 돌려줄 가능성이 작은 만큼 두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도 러시아 군 철수 및 적대 행위 중단 등을 평화 계획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잠정 결론을 두고 서방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어 서방의 협상 중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나는 그 미사일이 러시아가 쏜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군의 보고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귀국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것은 증거가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나토 당국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상황이 점점 우스꽝스러워지고 있다”며 “아무도 우크라이나를 비난하지 않고 있지만 그들은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는 미사일보다 더 파괴적”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16일에 이어 17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역 도시들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이어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약 100발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가한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의 국경 마을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6일 나토 긴급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초기 조사 결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려던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로 보인다”며 “의도적인 공격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공격적인 군사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측이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을 오발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사고는) 우크라이나의 잘못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불법적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흔적 증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공동 조사 및 폭발 현장 접근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과 나토 동맹들에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미사일”이라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나토 회원국 영토에 처음 미사일이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한때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 대결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다.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6.4km 떨어진 폴란드 동부 마을인 프셰보두프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이 미사일이 “러시아제”라며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미국과 나토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격으로 판명되면 나토 차원의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나토 규약 5조는 동맹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하는 집단 안보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궤도상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 (조사 내용을) 두고 보자”고 말해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다. AP통신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전력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러시아군 미사일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미사일이 옛 소련에서 개발한 S-300 지대공미사일일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만든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미사일로 무차별 공습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한 지 8개월 만에 퇴각하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가 침공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을 퍼부은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폴란드 인접 도시 서부 르비우 등 최소 16개 지역이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겨냥해 최소 15곳이 파괴됐다. 10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폴란드 사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끔찍한 미사일 공격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약 100발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가한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의 국경 마을에 미사일 두 발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 미국은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발사된 대공 미사일이라고 일단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들이 주요 7개국(G7)과 나토 동맹들에 “우크라군의 대공 방어 미사일”이라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오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회원국 영토에 처음 미사일이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한때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 대결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다.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6.4km 떨어진 폴란드 동부 마을인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이 미사일이 “러시아제”라며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 소행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누가 발사했는지 결정적 증거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과 나토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격으로 판명되면 나토 차원의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나토 규약 5조는 동맹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하는 집단 안보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궤도상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 않다. (조사 내용을) 두고 보자”고 말해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다. 이어 미국 당국자 3명이 “예비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전력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러시아군 미사일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옛 소련에서 개발한 S-300 지대공미사일일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만든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미사일로 무차별 공습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한 지 8개월 만에 퇴각하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가 침공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을 퍼부은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폴란드 인접 도시 서부 르비우 등 최소 12개 지역이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겨냥해 최소 15곳이 파괴됐다.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다. 미국이 파악한 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대응해 쏜 미사일이 폴란드에 피해를 입힌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사망자 2명이 발생한 만큼 우크라이나도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이번 미사일 공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끔찍한 미사일 공격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마을에서 폭발로 2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경로를 벗어난 러시아 미사일 발사로 폭발이 일어났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 등이 조사에 나섰다. 러시아 측은 자국 무기가 관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사일 두 발이 이날 폴란드 동부의 우크라이나 국경 마을 프셰보도프에 떨어져 2명이 숨졌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즉시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폴란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다. 나토 측은 러시아 공격 여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현시점에서는 이들 보도를 확증할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은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하겠다고 러시아를 향해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 미사일인 것으로 밝혀져도 의도적이지 않은 오발 사건일 경우 나토가 예고한 대로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폴란드 측의 주장은 상황을 확대하려는 고의적인 도발”이라며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저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고문과 비명 소리를 모두가 들었어요. 지구상에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올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빼앗겼다가 8개월 만에 탈환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의 주민 세르히 씨(48)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마을의 한 콘크리트 건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WP는 14일 세르히 씨 등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러시아군이 헤르손 일대에 민간인 구금 시설을 운영하며 고문 등 잔악 행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퇴각 후 다수의 민간인 살상 현장이 발견되긴 했지만 대규모 구금 시설이 파악된 것은 헤르손이 처음이다.○ ‘공포의 건물’에 수백 명 끌려가WP에 따르면 주민들이 고문과 처형이 자행된 곳으로 지목한 헤르손 북부의 건물은 과거 소년원으로 활용됐으며 최대 7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건물에 구금된 후 실종된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러시아군 점령 기간 동안 이 구금시설은 주민들에게 ‘공포의 건물’로 통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통 복장을 입거나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등의 구호를 외치기만 해도 이곳에 붙잡혀 왔다고 WP는 전했다. 8년 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에 대항해 참전했다는 이유로 이곳에 구금됐다는 올렉산드르 쿠즈민 씨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망치로 내 다리를 내리쳤다”며 “내가 갇힌 곳 밑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들려왔다. 한 젊은 남성은 성고문까지 당했다”고 말했다. 헤르손 당국은 해당 건물에 구금됐던 인원과 실종자 규모를 파악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일부 실종자들이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크림반도로 강제 이송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14일 헤르손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의 대가는 컸다.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헤르손에 있다”며 “이는 끝(종전)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미-러, 비공개 정보수장 회담이날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세르게이 나르시킨 러시아 정보수장은 튀르키예에서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과 러시아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수감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 등 미국인 구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은 전쟁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평화 협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번스 국장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따르게 될 후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협상이 있었고, 만남은 미국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참여 없이 전쟁 종식에 관한 어떤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WSJ는 미국 정부가 대화를 통한 종전에 관심을 보이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협상)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긴급 특별총회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벌인 각종 전쟁 범죄 및 불법 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물리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우리나라도 이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북-중-러 등 14개국은 반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태원 참사는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운 일(rocket science)이 아니었어요. 작년에 비슷한 행사가 있었다면 당국이 위험하다는 기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이번에도 군중은 몇 시간에 걸쳐 늘어났기 때문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었어요.” 1989년 영국 힐즈버러 축구장에서 97명이 압사한 ‘힐즈버러 참사’에서 살아남아 재난관리 전문가가 된 앤 에어 박사(사진)는 1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와 힐즈버러 참사의 공통점은 예측 가능했고, 예방 가능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최자가 없어 경찰이 개입할 수 없었다’는 한국 정부의 초기 주장에 대해 논점을 흐리는 “레드 헤링(red herring·훈제 청어) 수법”이라며 “그렇게 말하는 건 책임 회피로 보인다”고 했다. 주최자가 있든 없든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에어 박사는 힐즈버러 참사 피해자 연합단체 ‘재난행동(Disaster Action)’ 부의장으로서 유족들과 함께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다. 또 다른 재난 피해자를 치유하며 재난 예방 활동도 펴고 있다.○ “정확한 진상 조사는 정부 의무”에어 박사는 “유감스럽지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하자고 계속 주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확한 진상 조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진상 조사는 당국의 의무일 뿐 아니라 유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아무도 되돌려 놓을 수는 없다’고 말할 때 사고 원인을 알려주고 변화를 만들어 내게 해 그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할 것으로 기대한 환경에서 재난이 일어나면 피해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세하고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발생 원인을 알 수 없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교훈도 남길 수 없다”고 했다. 재난관리 전문가로서 에어 박사는 진상조사가 공개 조사, 사인 규명(Inquest), 범죄 수사 등 3개 유형으로 진행돼 서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공개 조사는 정부가 임명한 판사가 죽음뿐 아니라 사건 전체를 광범위하게 공개적으로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 사항을 도출한다. 사인 규명은 검시관이 원인과 장소, 시기 등 죽음 자체에 초점을 맞춰 조사한다. 범죄 수사는 사법 당국이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한다. 그는 이 같은 진상 조사 과정에서 있을지 모르는 정부 개입을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에어 박사는 “영국에서도 그렇고 아마 한국에서도 향후 공개 조사 방식을 정하게 될 텐데 정부가 조사위원장을 지명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사건과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참사 관련 공직자 진실 말할 의무 법제화”힐즈버러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더 정확한 진상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힐즈버러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법안은 국가적 재난 진상 조사의 대상이 되는 공직자는 진실만을 말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받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에어 박사는 “공직자는 진실을 말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또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할 수 있다”며 “공직자가 진실을 말할 의무를 법제화해야 정확한 조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태원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축제’ 관련 대응 매뉴얼이 정부에 있었는데도 시행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에어 박사는 2017년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사건을 소개했다. 당시에도 이와 비슷하게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진상 조사 보고서가 지난주 발간됐다면서 “이 보고서에는 사고 당일 매뉴얼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돼 있다. 단순히 각자 계획을 세워두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각 기관이 최근 마지막으로 매뉴얼대로 연습해 본 적이 언제였는지까지 확인하는 등 매뉴얼 숙지 및 실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잊지 않으려 노력해야”에어 박사는 정부가 향후 진상 조사 과정에서 유족과 각별히 소통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과 생존자는 우리(정부나 일반 시민)와는 다른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고 행동과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참사를 그들 탓으로 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사 이후 사고 당시 현장에서 누군가가 앞사람을 밀었다는 점이 여러 언론 보도에서 언급된 데 대해 그는 “군중 속에 있으면 사고 발생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군중 관리 문제 때문임을 알 수 있다”며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누군가가 밀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건 개인 탓이 아니다. 이 같은 말은 생존자의 트라우마를 키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큰 슬픔에 빠진 유족들은 어떻게 고통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재난 피해자 트라우마도 관리하는 에어 박사는 “공공조사 같은 기회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트라우마와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함께 슬픔에 빠진 한국인에게는 오히려 유족과 함께 슬퍼하고 연대해줄 것을 권했다. 에어 박사는 “크리스마스 같은 가족이 모이는 기간에 유족들은 더욱 슬프다”며 “이럴 때 함께 추모하는 행사를 열거나 아예 영구적으로 추모하는 날을 만드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항상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유족을 위로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국제기구에서 각국 정상들이 추모한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다 사라져요. 우리 모두 이 참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앤 에어 박사(56)△ 1966년 영국 런던 출생△ 1989년 힐즈버러 참사에서 생존△ 리버풀대 졸업, 사회학 박사△ 힐즈버러 피해자 모임 ‘재난행동’ 부의장△ ‘집단적 트라우마센터’ 센터장 축구장 펜스 휘어지며 97명 압사-700명 부상… 법원, 참사 27년만에 “통제 실패 경찰 책임” ○ 1989년 英 ‘힐즈버러 참사’는 ‘힐즈버러 참사’는 1989년 4월 15일 영국 사우스요크셔 셰필드의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97명이 압사하고 700명이 넘게 다친 사건이다. 이날 이 경기장에서는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리버풀’과 ‘노팅엄 포리스트’가 맞붙었다. 당시 경기장에 수용 인원을 초과한 관중이 몰려들면서 이미 입장한 관중이 철제 보호 펜스가 휘어지도록 밀려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축구광 ‘훌리건’의 난동 탓에 참사가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일부 언론들 또한 훌리건들이 술에 취해 경기장으로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피해자들을 비롯한 관중이 순식간에 사고의 주범이란 오명을 썼다. 피터 테일러 판사가 이끄는 진상 조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참사 약 9개월 뒤인 1990년 1월 조사단은 참사의 주원인이 ‘경찰의 통제 실패’라고 진단했다. 당시 사우스요크셔 경찰서장이던 데이비드 더켄필드가 군중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고, 경찰관들이 리버풀 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에도 더켄필드 전 서장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형사 처벌을 면했다. 유족들은 계속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참사가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사건 또한 계속 재점화했다. 참사 20년을 맞은 2009년 4월,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 축구 팬들은 “힐즈버러의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이듬해인 2010년 독립 인사들로 구성된 2차 조사단이 재차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 조사단 또한 2012년 “경찰과 응급 당국이 무고한 팬들에게 책임을 돌리려 했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관료들이 사고 당일 경기장 출구를 열어 팬들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경찰 진술서 164건이 변조됐다는 사실이었다. 법원은 “힐즈버러 참사의 책임이 경찰에 있다”고 2016년 평결했다. 이후 정부 또한 공식 사과했다. 참사 27년 만에 피해자와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북부 릴에서 발생한 4층 건물 붕괴 사고 직후 한 주민의 신고와 당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는 사태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압사 위험성을 알린 시민들의 잇따른 신고에도 당국이 즉각 대응하지 못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오전 릴에서 4층 건물 두 채가 붕괴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은 이날 오전 3시경 사고가 난 건물 인근을 지나다 균열들을 발견하고 즉시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당국 또한 위험성이 있다며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당국은 새벽 시간이었음에도 건물 주변의 주민들이 즉각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주변 건물들까지 바로 통제하고 붕괴에 대비했다. 결국 건물은 이날 오전 9시경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럼에도 선제적인 조치 덕에 13일 오전 사망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았다면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르틴 오브리 시장은 프랑스방송 BFM TV에서 “한 남성의 행동이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치하했다. 이번 건물 붕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알려졌다. 당국 또한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가스 누출이 의심될 수 있는 폭발음은 없었으며 붕괴 또한 큰 소음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릴 지역 주택담당 책임자 올리비에 클랭은 “이 건물에 대한 특별한 경보는 없었다”며 “비위생적인 주변 환경 등으로 피해를 본 건물도 아니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도 과거 비슷한 건물 붕괴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18년 남부 마르세유에서 건물이 붕괴돼 8명이 숨졌다. 당시에도 사전에 붕괴 조짐이 감지됐지만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망자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당국은 강도 높은 진상 조사를 벌이고 건물 안전 진단도 강화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럽 주요국 경제가 올 4분기(10∼12월)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망했다. 내년 EU 전체의 경제성장률도 0.3%에 그치고, 특히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경제는 0.6%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또한 올해 온라인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의 매출을 비공개에 부쳐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1일 ‘2022년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압박,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 재정 여건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대부분의 회원국이 4분기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1∼3월)까지 2개 분기 연속 경제 활동 위축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기술적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 것이다. 내년 EU와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모두 각각 0.3%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독일은 내년 GDP가 0.6%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0.4%) 이탈리아(0.3%) 폴란드(0.7%) 등도 실질 GDP 증가율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와중에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는 우려를 더한다. 올해 EU와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9.3%, 8.5%로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내년에는 각각 7.0%, 6.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4년에는 각각 3.0%, 2.6%로 상승세가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이 계속됐지만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연말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도 심상치 않다. 알리바바,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Singles Day)’가 끝났음에도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 행사로, 11월 11일에 열려 ‘솽스이’로도 불린다. 지난달 31일부터 광군제를 시작한 이들 업체는 이달 12일 0시를 기점으로 행사를 종료했다. 판매액 비공개는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강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때 5034억 위안(약 93조6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우크라이나가 올 2월 러시아에 침공당한 직후 빼앗겼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사실상 탈환했다. 이는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수복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르손은 이제 우리의 것”이라며 헤르손 탈환을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헤르손 우리의 것, 역사적인 날”러시아의 후퇴에 따라 우크라이나 경찰과 공영 TV·라디오 방송도 이날 헤르손에 복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헤르손시 자유광장에는 우크라이나 깃발이 휘날렸고 군인들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9일 시작된 헤르손 철수 작전이 이날 오전 5시에 병력과 무기, 장비 손실 없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헤르손 인근 러시아군 진지에 군복과 식량은 물론이고 박격포탄까지 버려져 있어 러시아군이 황급히 탈출한 정황이 나타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군 다수가 헤르손을 떠나려다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헤르손 탈환은 2월 24일 개전 후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 중 하나로 꼽힌다.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러시아는 이 지역을 사수하려 심혈을 기울여 왔다. 러시아는 9월 말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과 함께 러시아 영토로 강제 편입했다. 이번 철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후퇴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완전히 철수했는지를 의심하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군이 밝힌 대로 3만여 명의 병력을 이틀 만에 완전 철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보좌관은 영국 BBC에 “긴장을 풀기엔 너무 이르다”며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지만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 “러, 협상 관련 진지한 징후 없어”우크라이나가 내건 평화협상 조건 중 하나인 영토 수복이 점차 속도를 내고 러시아는 수세에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휴전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의 ‘참여 중단’ 통보로 중단됐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합의를 연장하기 위한 협상이 마침 11일 재개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2일 “푸틴 대통령과 수일 내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2일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는 단 하나의 징후도 없다”고 지적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15,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각국 정상이 러시아와 같이 서길 원하지 않아 단체사진을 촬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에는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불리는 영국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1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의 파괴된 건물 잔해 위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을 그린 벽화 사진을 올렸다. 뱅크시는 그림과 함께 ‘보로댠카, 우크라이나’라고 적었으며, 벽화와 함께 폐허가 된 건물 사진들도 함께 올렸다. 보로댠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도시다. 이 도시는 올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대규모 폭격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군은 이곳을 수주일 점령했다가 4월 철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벽화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보로댠카의 한 건물 벽에는 유도 경기에 나선 체구가 작은 한 소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보이는 거구의 남성을 메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키이우의 한 콘크리트 건물 앞에 놓인 바리케이드를 배경으로 어린이 두 명이 시소를 타는 벽화도 있다. 뱅크시는 이 작품들을 자신이 그린 것인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벽화들이 뱅크시 작풍과 비슷하다며 그의 작품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럽 주요국 경제가 올 4분기(10~12월)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망했다. 내년 유럽연합(EU) 전체의 경제 성장률 또한 0.3%에 그치고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경제는 0.6%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또한 올해 온라인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의 매출을 비공개에 부쳐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1일(현지 시간) ‘2022년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압박,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 재정 여건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대부분 회원국이 4분기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경제 활동 위축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기술적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 것이다. 내년 EU와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모두 각각 0.3%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독일은 내년 GDP가 0.6%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0.4%) 이탈리아(0.3%) 폴란드(0.7%) 등도 실질 GDP 증가율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와중에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는 우려를 더한다. 올해 EU와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9.3%, 8.5%로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내년에는 각각 7.0%, 6.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4년에는 각각 3.0%, 2.6%로 상승세가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올로 겐틸로니 EU 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이 계속됐지만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연말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 또한 심상치 않다.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Singles Day)’가 끝났음에도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 행사로 11월 11일에 열려 ‘솽스이’로도 불린다. 13일 펑파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알리바바와 징둥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솽스이 행사를 시작했고 12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징둥 모두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기간 5034억 위안(약 93조650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솽스이는 미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합친 것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큰 연례 쇼핑 행사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전례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강화된 여파로 분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철거 논란에 휩싸였던 독일 베를린 미테구(區) ‘평화의 소녀상’(사진)이 2년 더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은 일본 측 항의에도 2년 넘게 같은 자리에 전시되고 있다.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슈테파니 렘링거 미테구청장은 9일(현지 시간) 미테구 의회에 출석해 “소녀상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소녀상 설치 허가를 2년 더 연장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테구는 24일 베를린시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베를린시와의) 협의에서는 소녀상을 거점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성폭력 피해’라는 전시 주제를 더욱 부각할 수 있도록 기념물 공모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요충지이자 한 달여 전 강제 병합까지 선언한 동부 헤르손에서 9일 철수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군이라고 보기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크라이나합동군 총사령관은 국영 TV에 나와 “더 이상 헤르손에 (군비와 식량 등을) 보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대를 철수하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쪽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러시아는 9월 30일 헤르손을 비롯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불법 병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철수 소식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철수 선언이 나온 직후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우호적인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도 로이터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에 남아 있어 철수를 말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헤르손 철군이 사실이라면 이미 러시아군 피해가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철군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미 중간선거) 투표 때까지 (헤르손) 철수 발표를 기다린 게 흥미롭다”며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에서) 진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시민은 약 4만 명, 러시아군은 10만 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철군 발표는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 행정부 부수반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공개됐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마을 스니후리브카도 탈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신임 총리의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 입항을 거부하면서 외교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난민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이탈리아와 난민을 나눠 받자는 다른 유럽 국가 사이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9일 라디오 채널 프랑스앵포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 구조선 입항 거부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베랑 대변인은 “유럽연합(EU) 규정상 구조선이 이탈리아 영해에 있으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전날 이탈리아가 입항을 거부해 시칠리아섬 인근 해역에서 3주가량 떠돌던 난민 구조선 ‘오션바이킹’호 이주민 234명을 이탈리아 대신 받아들이기로 했다. 독일도 이탈리아를 비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9일 “민간인 해상 구조를 막아선 안 된다”며 “사람들이 익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덕적, 법적 의무”라고 밝혔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6일 독일 구호단체 SOS휴머니티 선박 ‘휴머니티1호’와 국경없는의사회(MSF) ‘지오 바렌츠’호에 탄 이주민 중 일부만 선별해서 하선을 허용했다. 강경한 반(反)이주민 정책 노선인 이탈리아는 난민 분산 수용을 주장하는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 대해 ‘각국은 자국 국적 난민선을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