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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국 경제가 올 4분기(10∼12월)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망했다. 내년 EU 전체의 경제성장률도 0.3%에 그치고, 특히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경제는 0.6%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또한 올해 온라인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의 매출을 비공개에 부쳐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1일 ‘2022년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압박,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 재정 여건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대부분의 회원국이 4분기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1∼3월)까지 2개 분기 연속 경제 활동 위축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기술적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 것이다. 내년 EU와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모두 각각 0.3%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독일은 내년 GDP가 0.6%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0.4%) 이탈리아(0.3%) 폴란드(0.7%) 등도 실질 GDP 증가율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와중에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는 우려를 더한다. 올해 EU와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9.3%, 8.5%로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내년에는 각각 7.0%, 6.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4년에는 각각 3.0%, 2.6%로 상승세가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이 계속됐지만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연말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도 심상치 않다. 알리바바,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Singles Day)’가 끝났음에도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 행사로, 11월 11일에 열려 ‘솽스이’로도 불린다. 지난달 31일부터 광군제를 시작한 이들 업체는 이달 12일 0시를 기점으로 행사를 종료했다. 판매액 비공개는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강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때 5034억 위안(약 93조6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우크라이나가 올 2월 러시아에 침공당한 직후 빼앗겼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 만에 사실상 탈환했다. 이는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수복에 이어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로 평가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 군이 헤르손에 접근하고 있고, 특수부대는 벌써 도시에 도착했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르손은 이제 우리의 것”이라며 헤르손 탈환을 공식화했다.○ 젤렌스키 “헤르손 우리의 것, 역사적인 날”러시아의 후퇴에 따라 우크라이나 경찰과 공영 TV·라디오 방송도 이날 헤르손에 복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헤르손시 자유광장에는 우크라이나 깃발이 휘날렸고 군인들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9일 시작된 헤르손 철수 작전이 이날 오전 5시에 병력과 무기, 장비 손실 없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헤르손 인근 러시아군 진지에 군복과 식량은 물론이고 박격포탄까지 버려져 있어 러시아군이 황급히 탈출한 정황이 나타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인 세르히 클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군 다수가 헤르손을 떠나려다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헤르손 탈환은 2월 24일 개전 후 우크라이나가 거둔 최대 전과 중 하나로 꼽힌다. 헤르손주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러시아는 이 지역을 사수하려 심혈을 기울여 왔다. 러시아는 9월 말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과 함께 러시아 영토로 강제 편입했다. 이번 철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후퇴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완전히 철수했는지를 의심하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군이 밝힌 대로 3만여 명의 병력을 이틀 만에 완전 철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보좌관은 영국 BBC에 “긴장을 풀기엔 너무 이르다”며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지만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크라 “러, 협상 관련 진지한 징후 없어”우크라이나가 내건 평화협상 조건 중 하나인 영토 수복이 점차 속도를 내고 러시아는 수세에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휴전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의 ‘참여 중단’ 통보로 중단됐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합의를 연장하기 위한 협상이 마침 11일 재개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2일 “푸틴 대통령과 수일 내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2일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는 단 하나의 징후도 없다”고 지적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15,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각국 정상이 러시아와 같이 서길 원하지 않아 단체사진을 촬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에는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불리는 영국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1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의 파괴된 건물 잔해 위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을 그린 벽화 사진을 올렸다. 뱅크시는 그림과 함께 ‘보로댠카, 우크라이나’라고 적었으며, 벽화와 함께 폐허가 된 건물 사진들도 함께 올렸다. 보로댠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도시다. 이 도시는 올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대규모 폭격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군은 이곳을 수주일 점령했다가 4월 철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벽화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보로댠카의 한 건물 벽에는 유도 경기에 나선 체구가 작은 한 소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보이는 거구의 남성을 메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키이우의 한 콘크리트 건물 앞에 놓인 바리케이드를 배경으로 어린이 두 명이 시소를 타는 벽화도 있다. 뱅크시는 이 작품들을 자신이 그린 것인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벽화들이 뱅크시 작풍과 비슷하다며 그의 작품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럽 주요국 경제가 올 4분기(10~12월)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망했다. 내년 유럽연합(EU) 전체의 경제 성장률 또한 0.3%에 그치고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경제는 0.6%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 또한 올해 온라인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의 매출을 비공개에 부쳐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1일(현지 시간) ‘2022년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압박,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 재정 여건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대부분 회원국이 4분기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경제 활동 위축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기술적 경기 침체’라고 규정한 것이다. 내년 EU와 유로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모두 각각 0.3%에 그칠 것으로 봤다. 특히 독일은 내년 GDP가 0.6%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0.4%) 이탈리아(0.3%) 폴란드(0.7%) 등도 실질 GDP 증가율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 와중에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는 우려를 더한다. 올해 EU와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각각 9.3%, 8.5%로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내년에는 각각 7.0%, 6.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4년에는 각각 3.0%, 2.6%로 상승세가 대폭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파올로 겐틸로니 EU 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이 계속됐지만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연말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 또한 심상치 않다.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Singles Day)’가 끝났음에도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쇼핑 행사로 11월 11일에 열려 ‘솽스이’로도 불린다. 13일 펑파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알리바바와 징둥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솽스이 행사를 시작했고 12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징둥 모두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솽스이 기간 5034억 위안(약 93조650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솽스이는 미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합친 것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큰 연례 쇼핑 행사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전례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최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강화된 여파로 분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철거 논란에 휩싸였던 독일 베를린 미테구(區) ‘평화의 소녀상’(사진)이 2년 더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은 일본 측 항의에도 2년 넘게 같은 자리에 전시되고 있다.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슈테파니 렘링거 미테구청장은 9일(현지 시간) 미테구 의회에 출석해 “소녀상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소녀상 설치 허가를 2년 더 연장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테구는 24일 베를린시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베를린시와의) 협의에서는 소녀상을 거점으로 그동안 소홀했던 ‘성폭력 피해’라는 전시 주제를 더욱 부각할 수 있도록 기념물 공모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요충지이자 한 달여 전 강제 병합까지 선언한 동부 헤르손에서 9일 철수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군이라고 보기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크라이나합동군 총사령관은 국영 TV에 나와 “더 이상 헤르손에 (군비와 식량 등을) 보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대를 철수하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쪽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러시아는 9월 30일 헤르손을 비롯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불법 병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철수 소식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철수 선언이 나온 직후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우호적인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도 로이터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에 남아 있어 철수를 말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헤르손 철군이 사실이라면 이미 러시아군 피해가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철군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미 중간선거) 투표 때까지 (헤르손) 철수 발표를 기다린 게 흥미롭다”며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에서) 진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시민은 약 4만 명, 러시아군은 10만 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철군 발표는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 행정부 부수반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공개됐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마을 스니후리브카도 탈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불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신임 총리의 이탈리아가 난민 구조선 입항을 거부하면서 외교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난민을 강경하게 반대하는 이탈리아와 난민을 나눠 받자는 다른 유럽 국가 사이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9일 라디오 채널 프랑스앵포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 구조선 입항 거부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베랑 대변인은 “유럽연합(EU) 규정상 구조선이 이탈리아 영해에 있으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전날 이탈리아가 입항을 거부해 시칠리아섬 인근 해역에서 3주가량 떠돌던 난민 구조선 ‘오션바이킹’호 이주민 234명을 이탈리아 대신 받아들이기로 했다. 독일도 이탈리아를 비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9일 “민간인 해상 구조를 막아선 안 된다”며 “사람들이 익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덕적, 법적 의무”라고 밝혔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6일 독일 구호단체 SOS휴머니티 선박 ‘휴머니티1호’와 국경없는의사회(MSF) ‘지오 바렌츠’호에 탄 이주민 중 일부만 선별해서 하선을 허용했다. 강경한 반(反)이주민 정책 노선인 이탈리아는 난민 분산 수용을 주장하는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 대해 ‘각국은 자국 국적 난민선을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요충지이자 한 달여 전 강제병합까지 선언한 동부 헤르손에서 9일 철수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철군이라고 보기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중간선거 이후 러시아가 철군을 발표했다며 “러시아군이 진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우크라이나합동군 총사령관은 국영 TV에 나와 “더 이상 헤르손에 (군비와 식량 등을) 보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당신 결론에 동의한다. 군대를 철수하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쪽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러시아는 9월 30일 헤르손을 비롯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불법 병합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헤르손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벌이며 탈환을 시도하자 러시아 정부가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는 주민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철수 소식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철수 선언이 나온 직후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우호적인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도 로이터에 “러시아군이 아직 헤르손에 남아 있어 철수를 말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헤르손 철군이 사실이라면 이미 러시아군 피해가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철군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중간선거) 투표 때까지 (헤르손) 철수 발표를 기다린 게 흥미롭다”며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에서) 진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시민은 약 4만 명, 러시아군 사상자는 10만 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철군 발표는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 행정부 부수반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공개됐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단순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0일 보도했다. 화상 연설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유럽 국가들이 중동 아프리카에서 밀려드는 난민들에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 해상 구호선에서 당국의 입항 허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난민들은 입항을 거부당하자 “더 이상 못 견디겠다”라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폴란드 국경에선 벨라루스에서 모여든 난민들이 늪지에 빠지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불거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구에서 대기 중이던 난민 구호선 ‘지오 바렌츠’호에서 전날 이주민 3명이 바다로 몸을 던졌다. 이들은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구조됐으나 시리아 국적인 2명은 배로 돌아갈 수 없다며 버텼다. 이들 중 2주간 해상을 떠도는 삶에 지쳤다며 단식 중인 유수프 씨는 안사통신에 “선박에서 보내는 날이 늘면서 미칠 것 같았다”며 “내 몸과 내 꿈이 무너지는 느낌이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난민 구조선 4척의 입항을 거부하다가 6일 2척에 대해서만 카타니아 항구 임시 정박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지오바렌츠호의 이주민 357명과 독일 구호단체 SOS 휴머니티 소속 ‘휴머니티1호’의 이주민 144명이 배에서 내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당국은 여성과 어린이, 부상자 등만 받아들여 인도주의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나머지 난민들이 거부당하자 프랑스 정부가 구조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8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인근 해상에 머물던 ‘오션 바이킹’ 호에 마르세유 항구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고 안사통신이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해상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가 임대한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호는 지중해 중부에서 이주민 234명을 구조했지만,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해 3주가량 바다를 떠돌았다.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달리 “오션 바이킹호 탑승자는 선별 작업 없이 전원 하선할 예정이다. 모든 이주민에게 망명 신청 자격을 부여한다”라고 말했다.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해 최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국경에 장벽을 세우기 시작한 폴란드에선 벨라루스에서 모여든 난민들로 문제가 되고 있다. 폴란드 국경경비대는 8일 벨라루스와 접한 국경의 늪에서 난민 10명을 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폴란드 정부는 국경에서 새로운 이민자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란드 당국은 벨라루스가 지역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 고의로 이민자들을 폴란드 국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면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혀 왔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5, 16일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세르히 니키포로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이 현지 방송에서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G20 참석이 확정되면 취소할 여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 정상과 처음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불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7일 푸틴 대통령이 G20에 참석하지 않을 것 같은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협상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보도 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더 강경한 자세를 보이며 협상을 거부하는 듯한 모양새다. 8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 “우리 영토가 회복돼야 하고 전쟁의 모든 물질적 손실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모든 전쟁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어야만 한다”고 사실상 협상의 전제 조건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잇단 미사일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 전력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돼 단전, 단수 피해는 물론이고 겨울철 난방 등 국민 생활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우크라이나로서는 협상을 마냥 회피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8일 뮌헨안보회의(MSC)의 기후안보 고위급 토론에서 우크라이나가 항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이기는 건 다른 독재자들에게도 잔혹한 무력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빼앗기는 데 굴복하면 러시아는 더 침공해 (영토를) 얻어낼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병합 지역인 동부 도네츠크 파블리우카에서 러시아군 해병대 3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일부터 작전을 벌이던 러시아 155해군보병여단(해병대) 300여 명이 전사했다. 해병대는 수뇌부의 무능함을 탓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소 하원 다수당 지위 탈환이 예상되는 공화당이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면 하원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국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학자금 대출 탕감 같은 대규모 경기 부양,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 ‘바이든표 핵심 정책’도 줄줄이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인 가운데 매카시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가능성까지 열어 뒀다.○ 공화당 “코로나19 기원 재조사할 것”매카시 원내대표는 7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원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위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해 퍼졌다는 ‘우한 기원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재임 시절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 부르며 중국에 대립각을 세웠다. 매카시 원내대표 발언은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미중 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대중 정책이 더욱 도발적이고 대립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바이든 핵심 정책 뒤집기 시도 전망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지원한)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백지수표’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무기대여법’까지 발동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바이든 대통령 정책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도 ‘조사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험로가 예상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합의를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면서 “탄핵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은 중간선거로 미 의회권력이 바뀌면 대미 무역협상 ‘새판 짜기’에 나설 움직임이다. 독일 등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미국에만 유리하고 유럽에는 손해를 끼쳐 불공정하다고 지적해 왔다. 공화당 일부 의원은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IRA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IRA 개정을 벼르고 있다. 크리스티안 호프만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7일 “미국 행정부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빨리 논의하길 바라며 협정이 빨리 진전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 억만장자들은 공화당을 공개 지지하며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에 “무당파 유권자는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권한다”고 올렸다. 필 나이트 나이키 창업주는 공화당 소속 크리스틴 드래즌 오리건 주지사 후보에게 150만 달러(약 21억 원)를 후원했다. 화장품업체 에스티 로더 창업자 가문 로널드 로더는 뉴욕 주지사 후보 리 젤딘 공화당 의원에게 기부금을 1100만 달러(약 152억 원) 넘게 제공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재벌 사업가가 미국 선거 개입 의혹을 시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간선거(8일)를 하루 앞두고 선거 개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선거에 계속 개입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요식업 재벌인 예브게니 프리고진(61)은 이날 자신의 요식업체 ‘콘코르트’가 온라인에 공개한 논평을 통해 “우리는 미국 선거에 개입했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개입에 대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정확하게, 외과수술을 하듯 할 것”이라며 강한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의 정밀한 작전 기간에 신장과 간을 한꺼번에 제거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선거 개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불리한 정보 등을 유통하고 여론을 왜곡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프리고진은 1990년대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당시 이곳 시장이던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푸틴 대통령 집권 뒤 크렘린궁의 각종 연회에 식음료 공급을 맡아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그는 러시아 군납용 음식 사업에 진출해 돈을 많이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를 대신해 세계 분쟁지역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을 전직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의 드미트리 웃킨과 함께 창설했다. 바그너그룹은 ‘푸틴의 사병(私兵) 조직’, ‘푸틴의 그림자 부대’로 불린다. 웃킨이 평소 관심이 많던 히틀러가 좋아한 19세기 독일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이름을 딴 조직이다. 애초 푸틴 정권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던 그가 최근 자신의 바그너그룹 창립자임을 공개하고 미국 선거 개입을 인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자 러시아에서 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CNN은 러시아 강경파가 현 군 수뇌부가 아닌 새 인물이 러시아군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프리고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침공 초기부터 바그너그룹을 이끌며 러시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 곳곳을 누볐고 병력 보충을 위해 재소자를 상대로 신병 모집을 시도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타격을 입고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자 자국 군 사령관들을 향해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빼앗고 맨발로 최선선에 보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해 화제가 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가 7일(현지 시간)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서 처음 정상회담을 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 같은 또래 젊은 정상의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하고 깊은 우정)’가 펼쳐질지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귀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마크롱 대통령과 영불 해협을 건너려는 이주민을 억제할 방법을 논의했다며 “불법적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다. 새롭게 확신하고 낙관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영국에선 난민자격 신청을 위해 영불 해협을 건너 영국 남부에 들어오는 불법 이주민이 급증하며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는 뉘앙스로 “(회담이) 좋았다”라며 “(양국이)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영국 총리실 측도 “두 정상이 밀수 범죄 조직을 시급히 단속하고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두 정상이 불법 이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진전시키기로 했다”라고 밝히면서도 자세한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두 정상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유럽에 닥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두 정상의 첫 만남에 대해 프랑스 매체 파리마치는 7일 두 정상이 반갑게 인사하고 얼싸안는 사진을 여러 건 게재하면서 양국의 화해 무드를 부각시켰다. 파리매치는 “두 정상이 크게 웃고 악수를 나눴다”며 “리시 수낵 내각이 런던과 파리 간 긴장의 시간을 지나 화해하는 기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달 열릴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에 수낵 총리를 초청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수낵 총리의 궁합은 회담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5일 수낵 총리가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전 총리와 달리 마크롱 대통령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 새로운 브로맨스로 양국 화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45세, 수낵 총리는 42세로 비슷한 또래다. 둘 모두 투자은행에서 경험한 커리어가 있고, 정치적으로 급부상하며 정상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WSJ는 “두 정상은 후드티를 즐겨 입는 점도 비슷하고 심지어 키까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국가안보 관련 고위 당직자가 잇달아 비밀리에 대화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확전 위험을 줄이고 핵무기 사용을 경고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보좌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화들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고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통 채널을 항상 열어 놓는 방안도 다뤘다고 한다. 다만 종전 등 우크라이나 전쟁 해소 방안은 주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러시아대사를 지낸 우샤코프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메신저로 알려져 있고 파트루셰프 서기는 설리번 보좌관 카운터파트다. 백악관 NSC 측은 이와 관련해 “사람들은 수많은 주장을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심하게 경색된 양국 관계에서 이 같은 소통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최대 점령지 헤르손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거짓 후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주민 300만 소개(疏開)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실상은 헤르손에서 후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우크라이나군을 시가전으로 유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탈리야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모든 사람이 후퇴 중이라며 설득하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헤르손주 노바카호우카의 카호우카댐 갑문이 포격으로 파손돼 단수, 단전이 이어지며 이 지역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서 발사된 로켓 6발 가운데 러시아군 방공망을 뚫은 1발이 댐 갑문에 떨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4개월 전만 해도 ‘러시아 영웅’이라고 추켜세운 알렉산드르 라핀 러시아 중부군관구 사령관이 최근 경질된 사실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라핀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밀리며 요충지 리만까지 빼앗기자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리시 수낵 영국 총리(사진) 내각이 다음 주 600억 파운드(약 95조9000억 원) 규모의 증세 및 정부 지출 삭감 예산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재정 개혁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세금으로 최소 350억 파운드(약 55조9000억 원) 더 걷고 지출을 250억 파운드(약 39조9000억 원) 줄인 내년도 예산안을 17일 발표하고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로써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발표했다가 파운드화 가치 급락을 부르며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대규모 감세안은 예산안에서 빠지게 된다. 또 고소득자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배당세 감면 방안도 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 수령액을 물가상승률과 평균 임금상승률 그리고 2.5% 가운데 높은 수치에 맞춰 매년 조정하는 ‘트리플 록’ 시행 여부 및 수당과 보조금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인상하겠다고 한 트러스 전 총리의 정책 유지 여부는 며칠 내에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증세 및 지출 삭감 규모는 추정치여서 변할 수 있지만 헌트 장관은 최근 전체 직원회의에서 “적어도 500억∼600억 파운드에 해당하는 (재원 확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 및 지출 삭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진 것이다. 가디언은 “지난주 영국중앙은행(BOE)이 ‘금리 인상이 경제를 1930년대 이후 가장 긴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예측한 이후 이 조치(증세 및 지출 삭감)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증세 및 지출 삭감은 경기 활력을 떨어뜨려 당분간 경기 침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경기 침체가 장기적인 데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자 수낵 내각은 우선 뿌리 깊은 부채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재정건전성 강화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BOE는 3일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영국 경제가 이미 위축되고 있으며 2024년까지 8개 분기 연속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달 25일 총리 확정 뒤 첫 대국민 연설에서 “정부는 부채 문제를 다음 세대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증세와 지출 삭감의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가디언은 “(헌트) 재무장관은 증세와 지출 삭감을 통해 영국 경제가 추가 충격에 대비할 충분한 여유를 주고, 예산안으로는 시장 신뢰 확보를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단체들이 명화에 음식물을 투척하거나 축구 경기를 방해하는 등 과격한 운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 환경단체들이 공사를 방해하고 경찰들과 충돌하자 ‘에코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7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 소속 활동가들은 4일(현지 시간)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반 고흐 작품에 야채 수프를 끼얹었다. 이들은 이 직후 그림 아래 앉아 벽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고정시킨 뒤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된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들은 지난달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은 지난달 23일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투척했다. 활동가들이 이렇게 격한 방식을 택한 이유는 기후 위기는 심각해지는데 세계 각국 정부들은 더 무관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애나 홀랜드 씨는 프랑스 BFM방송에 “기후 위기보다 두려운 건 없다”며 “모든 사람들이 이런 운동에 주목하게 하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파리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망(PSG)과 올랭피크 마르세유(OM)의 경기장에 들어가 골문에 매달리며 시위를 벌인 프랑스 환경단체 ‘데르니에르 레노바시옹’의 로이크 씨도 “우리의 미래가 안전하지 않은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환경단체들이 농업 용수 저장고 건설에 반대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여 당국이 “에코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에코 테러리즘은 환경보호 운동을 위해 과격한 수단을 서슴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서울 올림픽이 열린 다음 해인 1989년 4월 15일. 영국 사우스요크셔 셰필드의 힐즈버러 경기장에선 97명이 압사하고 700명이 넘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영국 프로축구팀 리버풀 FC와 노팅엄 포리스트의 준결승전이 시작된 직후였다. 이날 경기장엔 수용 인원을 넘어선 관중이 몰려 들어왔다. 이미 입장한 관중들이 철제 보호 펜스가 휘어지도록 밀려나며 아비규환에 빠졌다. 참사 며칠 뒤 경찰은 사고 원인을 ‘훌리건’의 난동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색언론들은 “술 취한 축구팬들이 티켓도 없이 경기장에 들어와 자신은 물론 타인들까지 죽였다”고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피터 테일러 판사를 중심으로 진상조사가 공식 진행됐다. 참사 4개월 뒤인 8월, 참사 주요 원인은 ‘경찰 통제 실패’라는 내용의 ‘테일러 보고서’가 발간됐다. 진상조사팀은 당시 사우스요크셔 경찰서장이던 데이비드 더켄필드가 효과적인 군중 통제에 실패했고 경찰관들이 리버풀 팬들에게 책임을 돌리려 했다고 밝혀냈다. 하지만 더켄필드 전 서장은 증거 부족으로 형사 처벌을 받진 않았다. 유족들은 끈질기게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2012년 독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두 번째 보고서에서 “경찰과 응급당국이 무고한 팬들에게 책임을 돌리려 했다”고 발표했다. 고위 경찰들이 사고 당일 경기장 출구를 열어 팬들이 과도하게 유입됐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경찰 진술서 164건이 변조됐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왔다. 결국 법원은 2016년 힐즈버러 참사 책임이 경찰에 있다고 평결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과함으로써 27년 만에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됐다. 뒤늦게나마 유족들은 안도를 했지만 사건 초기 경찰과 당국의 잘못된 조사는 참사의 비극을 연장시켰다. 경찰이 사고 원인을 무고한 관중에게 돌리며 ‘리버풀 팬은 훌리건’이란 잘못된 인식이 깊이 뿌리내렸다. 이후 이 사실은 잘못임이 드러났지만 이런 인식이 바뀌긴 쉽지 않았다. 제러미 헌트 현 재무장관조차 2010년 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일 때 힐즈버러 사고를 훌리건 탓인 듯 묘사했다가 사과를 했다. 영국 스카이뉴스 진행자도 비슷한 발언을 하고, 리버풀 상대편의 팬들이 참사를 조롱하는 노래를 불러 논란이 됐다는 뉴스가 올해까지 이어진다. 사건은 33년이 지났지만 송곳 같은 뉴스들이 유가족 가슴에 알알이 박히고 있다. 1980년대 비극이 지금까지 엉뚱하게 소환되자 정부는 이제야 교과 과정에 힐즈버러 참사의 진실을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당국의 정확한 진상조사와 대국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한국 정부도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조사해 적극 알려야 유가족의 추가 피해와 사회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거듭된 진상조사 보고서들은 초기 조사에 포함된 의학적 증거들에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초 의학적 증거에 오류가 생긴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조사 내용을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아 다시 공식 사과를 해야 했다. 정부가 33년째 이어지는 비극을 더 키운 셈이다. 한국 정부는 유가족과 긴밀히 소통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밝혀 비극을 더 이상 키우지 않길 바란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가톨릭과 이슬람 세계 간의 뜻깊은 대화가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86)이 3일(현지 시간) 인구의 약 70%가 이슬람교도인 바레인을 방문하자 가톨릭계에선 이 같은 기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현직 교황으론 처음 바레인을 방문해 국왕 주최 환영 행사에 참석하는 등 3박 4일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뒤 39번째 해외여행이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의 초청을 받은 교황이 가톨릭과 이슬람 세계의 유대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응하면서 성사됐다. 무릎이 불편한 교황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사키르 왕궁 입구에 도착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하마드 국왕은 “바레인은 모든 종교인이 자신들의 예식을 치르고 예배당을 세우는 자유를 보호한다”며 “몇 년 전 국가가 발표한 선언에 따라 종교적 차별을 거부하고 폭력과 선동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관용이 승리하는 우리의 공통된 목표를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인구가 170만 명인 바레인은 전체의 70%가 이슬람교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가톨릭 신도 16만 명의 종교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가톨릭 교인은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걸프 지역 최초의 가톨릭 성당인 아라비아 성모 대성당이 1939년 바레인에 세워졌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바레인 헌법을 언급하며 “(헌법에 언급된) 이러한 약속은 계속 지켜져야 종교적 자유가 완전해지고 평등한 존엄과 평등한 기회가 각 집단에서 구체적으로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형제에 반대한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교황은 “나는 생명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이 권리가 항상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생명을 빼앗겨서는 안 되니 이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레인은 한동안 사형 집행을 하지 않다가 2017년부터 재개했다. 교황은 최근 노동 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하며 “어떤 곳에서든 노동은 안전해야 하고 인간적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20일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에 있는 이웃 국가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 환경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계속되는 금리 고공행진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뚜렷해지자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밝히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가 내년 5%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3일 33년 만의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영국중앙은행(BOE) 역시 “100년 만의 최장기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빅테크 이어 월가·스타트업도 ‘고용 중단-감원’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2일 직원들에게 “신규 고용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연구개발(R&D)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채용을 중단하고 내년 9월까지 이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도 직원 5000여 명 중 13%를 감축하겠다며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월가 금융기업과 스타트업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한 곳인 미국 모건스탠리는 몇 주 안에 감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스트라이프도 직원들에게 “총원의 14%인 1000여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3일 통보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 우려를 감수하고서라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주자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대출 빚 부담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고, 달러 초강세로 수출 전망은 어두운 데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이 겹치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대표 기업들마저 몸을 사리는 것이다. 앤디 제이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일부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콜리슨 스트라이프 CEO도 “경영진이 올해와 내년 상황을 오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각국에서 직장인들의 자발적인 사직 현상이 벌어졌는데 이젠 반대로 ‘실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신규 고용은 20만5000건으로 9월(26만3000건) 대비 22% 감소하긴 했지만 시장 전망치보단 높은 수치다. 고용을 줄이는 대기업과 달리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여전히 과열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수밖에 없어 기업들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英중앙은행 “100년 만의 최장기 침체 가능성”BOE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3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3.0%로 올렸다. 1989년 이후 첫 자이언트스텝이다. BOE는 현재 3.5%인 실업률이 2024년 중반까지 6.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공영 BBC는 “BOE가 평소 하지 않는 정책금리 지침을 의사록에 제시했는데, 내년 가을까지 금리가 4.5%까지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3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가 올 수 있다. 세계는 ‘하이퍼인플레이션(통제 불능의 물가 상승)’으로 가고 있으며 사회 붕괴, 내전, 국제 분쟁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도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취업자는 올해(79만1000명)의 10.6%인 8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계속되는 금리 고공행진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뚜렷해지자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밝히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가 내년 5%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빅 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3일 33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 역시 “100년 만의 최장기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빅 테크 이어 월가·스타트업도 ‘고용 중단-감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비지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2일 직원들에게 “신규 고용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연구개발(R&D)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채용을 중단하고 내년 9월까지 이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도 직원 5000여 명 중 13%를 감축하겠다며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월가 금융기업과 스타트업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한 곳인 미국 모건스탠리는 몇 주 안에 감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스트라이프도 직원들에게 “총원의 14%인 1100여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3일 통보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 우려를 감수하고서라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주자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대출 빚 부담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고, 달러 초강세로 수출 전망은 어두운데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이 겹치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대표 기업들마저 몸을 사리는 것이다. 앤디 제이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일부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콜리슨 스트라이프 CEO도 “경영진이 올해와 내년 상황을 오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각국에서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 두는 대규모 사직 현상이 벌어졌는데 이젠 반대로 ‘실직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미국 폭스비지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최종 금리를 6%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 상당한 수준의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英 중앙은행 “100년 만의 최장기 침체 가능성” 영란은행(BOE)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3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3.0%로 올렸다. 1989년 이후 첫 자이언트 스텝이다. BOE는 현재 3.5%인 실업률이 2024년 중반까지 6.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공영 BBC는 “BOE가 평소 하지 않는 정책금리 지침을 의사록에 제시했는데, 내년 가을까지 금리가 4.5%까지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3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가 올 수 있다. 세계는 ‘하이퍼인플레이션(통제 불능의 물가 상승)’으로 가고 있으며 사회 붕괴, 내전, 국제 분쟁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빈곤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평가했다. 한국도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취업자는 8만4000명 늘어 올해(79만1000명)의 10.6%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경기 둔화에도 비대면 경제 수요가 늘어 고용 회복세가 나타났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