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013년 북한 평양 주재 특파원이었던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두바이위(杜白羽·30) 기자는 당시 노동당 제1비서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내 리설주가 딸을 낳은 사실을 북한 여성들에게 전했다. “아, 딸이에요? 아들이었으면 좋았을 걸….”“왜요?”“물어볼 필요 있어요? (아들이어야) 혁명혈통이 대대로 전해지죠.” 두 기자는 당시 ”김정은 제1비서가 귀여운 딸을 매우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북한 여성들의 반응이 ”완전히 예상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보통 북한 주민들은 백두혈통이라 불리는 최고지도자 가족에 대한 평가를 입 밖에 내지 못한다. 따라서 북한 여성들의 이런 반응은 드문 일이다. 2012~2014년 평양 특파원을 지낸 두 기자가 최근 특파원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나의 평양 이야기’를 펴냈다. 이 시기는 김 위원장이 막 집권을 시작한 시점이다. 그는 “이 시기에 북한에 여러 변화가 발생했다”고 회상했다. 두 기자는 “2012년과 비교하면 2013년에는 평양 거리에서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다니는 젊은 연인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극소수 북한 남성만이 여자친구의 가방을 들어줬다. 거리에서 젊은 엄마는 아이를 업고 무거운 짐을 든 반면 젊은 아빠는 손을 휘저으며 성큼성큼 아내 앞에서 걸어가는 모습도 봤다”며 북한 사회의 가부장주의도 지적했다. 두 기자에 따르면 김형직사범대 학생들은 연애가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한 북한인은 “대학 안에서 연애를 금지하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며 “단지 연애를 장려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숙사 구석에서 남자친구와 한참 전화하며 연애하던 여학생이 있었다. 두 기자는 “북한인들도 주말의 여가를 즐기고 공원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둘러앉아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원산 모래사장에서 만난 여성들은 수영복을 입은 채 소나무 숲에서 춤을 췄고 젊은이들은 맥주를 마셨다”며 “묘향산에서는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북한 주민들도 만났다”고 전했다. 두 기자는 “이런 모습들도 북한 주민들 생활의 정취가 담긴 진짜 면모”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서구 매체들이 북한 주민들의 진짜 모습을 잘못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 특파원 시절 영국 데일리메일은 “평양 이발소 미용실 벽에는 여성은 18종의 머리스타일, 남성은 10종의 머리스타일을 규정한 안내판이 있고 북한 주민들은 이 스타일을 따라야 한다”며 “이는 서방의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평양 미용실을 찾은 두 기자가 이 내용을 한 퍼머를 하고 있는 북한 젊은 여성에게 전했더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면 개성이 없어지잖아요. 사람마다 얼굴형이 다르고 기질이 다른데, 어떻게 머리 모양을 통일해요?”라고 반문했다. 두 기자는 “이발소 미용실 안에 걸려 있는 건 머리스타일 추천일 뿐 그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두 기자는 북한의 대도시 거리 식당 시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개를 숙인 채 문자를 보내는 북한 주민들도 종종 보였다. 그는 “스마트폰으로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보지만 내용이 종이신문 내용과 거의 같아 (스마트폰 노동신문의) 인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두 기자는 “북한의 밤이 전기 부족으로 칠흑같이 어두웠던 건 사실”이라며 “평양의 주민 거주지에는 저녁식사 시간까지는 전기 공급이 되지만 밤 9시가 넘으면 전기 공급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기자에 따르면 평양에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 곳들이 있다. 그는 “주체사상탑,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초상화, 개선문 등 북한 영수(領袖) 주체사상과 관련된 모든 곳은 항상 밝고 전기가 끊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양 이외 소도시와 농촌의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유일하게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영수의 초상화’다. 두 기자는 본보에 “북한 주민들의 생활도 풍부하고 다채롭다. 무미건조한 흑백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많이 교류할수록 북한 주민들도 다른 나라의 국민들처럼 희로애락이 있는 똑같은 사람들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1월 중순 북한 평양 휘발유 값이 L당 2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는 소식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드디어 먹혔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채택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97호가 대북 원유 공급을 연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유 제품 공급 상한을 50만 배럴로 묶은 효과가 나왔다는 것.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월 우리 대미 특사단을 통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수락을 받았다.○ 대북제재 유지에도 떨어지는 평양 휘발유 값 그런데 6개월 만인 7월 초 평양 휘발유 값이 L당 1.1유로(약 1445원)로 떨어졌다고 NK프로가 10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일본 대북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4월 중순부터 휘발유 값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5월 8일부터는 휘발유와 디젤유의 값이 한 달 전보다 35%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름값 하락에 대북제재 구멍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이 대북제재의 망을 허술하게 펼쳐 김정은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 후 접경지역을 오가는 사업가들을 중심으로 양측의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북-중 교류가 잦아지면 대북제재 감시망을 조금씩 넘나드는 교역이 모여 제재망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될수록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판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제재 약화 조짐을 중국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규모의 밀수에 나서 (싼 기름) 가격을 형성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오히려 (대북제재 이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는다는 말이 있듯이 북한 내부의 기름 수요가 줄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종철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은 “최근에 면담한 복수의 북측 학자들에 따르면 ‘탄소하나(C1)’ 산업으로 석탄에서 석유를 생산하고 있고 두만강 하저(밑바닥)에 있는 러시아∼북한 송유관과 고난의 행군 시기 중단된 나진의 승리화학콤비나트도 다시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 북-중, 군사적으로도 밀착 조짐 중국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치국 위원인 왕천(王晨)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오후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주관으로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조약 서명 57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조약은 ‘한쪽이 어떤 국가나 연합국의 무장 공격으로 전쟁이 발생하면 다른 한쪽이 전력을 다해 군사 원조를 한다’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담고 있다. 또 ‘한쪽이 조약 체결을 반대하는 어떤 세력에도 참가하지 않는다’는 취지도 포함돼 있다. 2021년이 만료 기한이다. 양국은 2016년 조약 서명 55주년 때만 해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이 축전을 주고받았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대북제재로 북-중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해에는 관련 기념행사가 없었다. 심지어 중국 내에서 조약 폐지 주장까지 나왔다. 올해 관련 기념행사를 재개한 것은 북-중이 경제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비핵화 압박에 맞서 군사적으로 급속히 밀착되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국으로선 북한이 미국 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고, 북한은 북핵 협상 실패에 대비한 보험을 드는 셈이다.○ 북한 지연술과 중국 개입으로 ‘비핵화 이중고’ 김정은은 열흘 사이 중국 접경지역 민생 행보를 펼치면서 ‘베트남 모델’을 거론한 미국에 반감을 드러내는 한편 중국을 향해 ‘경협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신의주, 삼지연 등 북-중 접경지대를 연속 시찰했다. 김정은은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강조하면서 대미·대중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제재 완화 없이는 미국이 제시하는 베트남 모델에는 관심이 없고,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꾀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시원한 답 없이 중국에 기대는 모습이 강화될수록 미국은 비핵화 성과에 더욱 조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특유의 지연 전술이 본격화되고, 중국의 개입이 노골화될 경우 비핵화 문제는 한층 어려운 국면으로 흐를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이 10일(현지 시간) 내놓은 추가 관세 성명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시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불행히도 중국은 미국 경제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성명이 나온 시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반영됐다고 할 정도로 절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에 도착했다. 무역전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중국과 유럽에 전달하는 동시에 반(反)중국 무역전쟁 전선에 유럽을 동참시키려는 ‘다목적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세 폭탄 대상 규모가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인 만큼 대상 품목도 광범위하다. 참치 연어 등 생선류, 가방과 의류, 타이어, 핸드백, 야구 글러브, 가구, 매트리스, 전기램프, 냉장고 등 상당수의 소비재 품목이 포함됐다. 중국의 첨단기술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와 직결되는 평면패널 디스플레이, 전화 부품 등도 대거 포함됐다. 6일 발효된 1차 관세 부과 당시에는 화학제품, 기계류 등 중간재 비중이 높았다. 다만 이번에 예고된 관세폭탄이 실현되기까지는 약 2개월이 더 걸린다. 8월 17일까지 서면의견서를 접수한 뒤 20∼23일 공청회 개최, 30일까지 반박의견서를 접수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전격 관세 부과 조치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표된 지 4시간여가 지난 11일 낮 12시 10분(베이징 현지 시간)에야 상무부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행위에 경악했다”는 반응을 처음 내놓았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빠른 속도로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관세 대상 목록을 공표한 것을 완전히 수용할 수 없다. 엄정하게 항의한다”며 “중국은 국가의 핵심이익과 인민의 근본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한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 추가 제소도 예고했다. 중국이 관세 외의 수단으로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3일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총격 강도, 절도 사건이 빈번할 정도로 미국의 치안은 좋지 않다”며 여행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중국 정부가 보유한 1조18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등 무역전쟁이 ‘채권전쟁’으로 확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내에서도 추가 관세폭탄에 대한 반대 견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전쟁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던 전미제조업협회는 이날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미국의 규제 및 세제 개혁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은 중국의 시장 왜곡 행위를 시정할 수 있는 공정무역 체제를 만들기 위해 즉각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한 달이 지나도록 북한 비핵화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제재 유지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지만, 최근 평양 내 주유소 기름값이 오히려 눈에 띄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행 송유관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이 다시 대북제재의 끈을 헐겁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핵화 방법론과 속도에 이어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더 불편해진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 대결에서 대북제재를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 관련 전문매체 NK프로는 10일(현지 시간) 평양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평양 주재 외국인들이 지불하는 L당 휘발유 가격이 7월 현재 1.1유로(약 1445원)로 석 달 전인 4월 중순의 1.26유로(약 1655원)보다 14% 저렴해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어 “1년 만에 세 번째 하락”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벤저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에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평양 내 휘발유값 하락에 대해 “북-중 접경지대에서의 밀수 증가와 불법 무역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제재감시 완화가 빚어낸 조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원유가 들어가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대북 전문가도 11일 동아일보에 “평양 기름값이 올해 초에 올랐다가 지금 많이 하락했다고 들었다” “신의주를 중심으로 해상에서 북-중 간 기름 밀수가 빈번히 행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서 “중국이 우리가 취하는 (보호)무역 정책 때문에 (북-미 간) 합의사항에 대해 부정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비핵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기름값 하락에 이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이 ‘최악’이라는 자체 평가가 나오면서 워싱턴의 북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CNN은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은 이번 방북을 ‘최악’이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중은 경제, 군사적 유대 강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북-중은 지난해 폐지론까지 나왔던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서명을 기념하는 행사를 10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데 이어 11일 평양에서 연회를 열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 정부로부터 국가전복선동 혐의를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7월 13일 병사한 노벨 평화상(2010년)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가택연금 8년 만에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류샤는 10일 오전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을 출발해 핀란드를 거쳐 베를린에 도착했다. 류샤의 동생 류후이(劉暉)는 소셜미디어에 “누나가 베이징을 떠나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며 “그동안 수년간 누나를 보살펴주고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가 본인의 바람에 따라 치료를 받으러 독일로 간다”며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 류샤오보는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민주 개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2009년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간암 말기에 이르러서야 가석방돼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직후 류샤오보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지난해 죽음을 앞둔 류샤오보와 수년 만에 재회한 뒤 남편을 임종하던 류샤의 앙상한 모습은 세계를 가슴 아프게 했다. 류샤는 남편 사망 뒤 독일 등 외국으로 가기를 원했고 미국과 독일 정부도 류샤의 출국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은 채 남부로 ‘강제 여행’을 보내는 등 외부와의 연락을 막았다. 류샤 지인들에 따르면 오랜 가택연금과 남편의 죽음으로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류샤는 수면제 없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다. 출국이 번번이 좌절되자 최근 류샤는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 떠날 수 없다면 집에서 죽겠다. 죽는 게 사는 것보다 쉽다. 죽음으로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것보다 쉬운 건 없다”며 독일에 망명 중인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그동안 류샤 출국 허용 요구에 귀를 막아온 중국 당국이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독일 등 유럽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많다. 독일 정부는 외교관이 5월 베이징의 류샤 자택 방문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류샤의 자유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실제로 류샤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독일을 방문해 “미국에 맞서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하자”고 주장하던 시기에 중국을 떠났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 총리가 8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서 류샤 얘기를 꺼냈고 치료를 위해 곧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발 무역전쟁 반격에 함께할 우군이 절실한 중국이 류샤 출국이라는 선물을 줌으로써 독일에 “미국에 공동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화춘잉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고위급 방문(리 총리 독일 방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갈등을 해결할 ‘해결사’로 여겨졌던 왕치산(王岐山·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발발했는데도 나서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왕 부주석이 외교·경제 분야의 미중 갈등을 조정할 ‘소방대장’으로 기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가 무역전쟁 국면에서 나서지 않는 데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중문판 표현처럼 미중 무역전쟁의 화살이 활시위에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서 왕 부주석은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8일 고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중국이 왕 부주석을 무역전쟁에 투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참여한 5월 워싱턴 2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측은 서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당시 류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미중은 무역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으나 불과 10여 일 뒤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류 부총리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류 부총리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측근으로 통하지만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통하는 최측근 중에 최측근이다. 왕 부주석이 대미 협상에 투입돼 류 부총리처럼 실패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시 주석에게 직접 향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왕 부주석 투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무역전쟁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경제가 침체돼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면 중국 당국이 고민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서로 25%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바로 다음 날 미 군함이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11년 만이다. 중국에서는 무역전쟁 등 미국과의 전방위 갈등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8일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머스틴(DDG-89)과 벤폴드(DDG-65)가 전날 오전 대만해협에 진입해 동북쪽으로 향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돼 북태평양 해역을 담당하는 구축함 2척이 전격적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을 놓고 미국이 군사안보 문제에서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벌인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은 미 군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11년 전인 2007년 11월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만 언론은 당시 대만해협을 통과해 홍콩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미군 구축함이 추적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국방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즉각 반발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은 8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기자들에게 미 군함의 대만해협 진입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의 국가 이익을 위협하는 어떤 일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이런 방식은 대만 민중의 이익을 위협하고 중국 전체 인민의 이익을 위협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이 함께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반격을 호언장담하면서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는 개방 확대를 강조해 미국에 함께 맞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7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동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외국 제품에 문을 활짝 열고 중국 시장 진입을 허용하겠다”며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외국 제품에 부과하는 수입 관세를 전체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는 25% 고율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유럽에는 관세 인하를 약속한 것이다. 중국은 앞서 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농산물 등 일부 상품의 관세도 인하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미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모두에 불리할 뿐 아니라 세계 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도 (미국에) 상응하는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은 가장 큰 도전”이라며 “무역전쟁이 대규모로 상당 기간 지속되면 중국 경제와 금융이 분명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산 대두 7만 t을 실은 벌크선 피크페가수스호가 6일 오후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에 도착해 중국의 첫 25%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고 중국권 매체들이 전했다. 이 선박은 원래 관세 부과 전에 다롄항에 도착하려 애썼으나 결과적으로 관세 부과 시점 이후 도착했다. 1억5000만 위안(약 251억 원)어치의 대두에 25% 관세에 해당하는 약 4000만 위안(약 67억 원)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 부과를 개시하면서 마침내 무역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세계 경제가 미증유의 보호무역주의로 빠져들면서 세계 교역량이 줄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1930년 대공황을 악화시킨 관세 부과 조치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은 동부시간으로 6일 0시 1분을 기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818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몬태나주 그레이트폴스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34(340억 달러), 그리고 2주 내에 16(160억 달러)이 더해진다”며 중국을 겨냥한 ‘관세폭탄 시간표’를 밝혔다. 이어 “여기에 2000억 달러가 대기 중이고, 다시 3000억 달러가 추가로 대기하고 있다”며 2차, 3차 폭탄까지 예고했다. 중국 역시 이날 낮 12시 1분(현지 시간) 즉각 동등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똑같은 규모의 미국산 대두 등 각종 농산물과 자동차 등의 제품에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먼저 총을 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 핵심 이익과 인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한다”며 미국에 무역전쟁의 책임을 돌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G2에 이어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도 무역전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가 또다시 ‘대공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불과 3, 4년 사이에 국제 무역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도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하진 않겠다며 세계 각국에 “중국과 함께 공동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6일로 예정된 상호 25% 관세 부과 조치를 하루 앞두고 중국과 미국 간 12시간 시차 때문에 중국이 먼저 미국에 관세 공격을 할 상황에 놓이자 명분을 잃을 것을 우려한 중국이 관세 부과 시점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절대 먼저 총을 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하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 제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글로벌 산업 체인에 대한 공격이고 한마디로 미국이 전 세계를 향해 개전(開戰)한 것”이라며 “중국은 각국이 함께 행동하고 결연히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해 세계 인민의 공통 이익을 수호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방망이를 들고 사방에 협박하는 무역 패권주의이자 시대 조류에 역행한다”며 “중국은 위협과 공갈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한다면 (우리도)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일단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점인 6일 낮 12시(현지 시간·미국 동부 시간 6일 0시)까지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과 매체들은 중국이 중국 시간 6일 0시를 기해 미국산 상품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들에 대해 “추측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정오를 관세 부과 시점으로 한 것은 전일제를 기준으로 하는 중국에선 드문 일”이라는 중국 관계자의 말과 함께 “중국이 (미국을) 먼저 공격하려던 계획을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도 상호 관세 부과를 하루 앞둔 이날 대미 비판에 가세했다. 루캉(陸慷) 대변인은 “현재의 미중 마찰은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 국가가 정당한 이익을 침해받으면 권익을 지킬 권리가 있다. 확실히 말하건대 미국은 (이런) 중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내부 결속도 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마지노선을 강화해 중국의 굴기가 어떠한 외부 충격을 받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공격적 해외기업 인수합병으로 유명한 하이항(海航·HNA)그룹 창업자 왕젠(王健·57·사진) 회장이 프랑스에서 추락사하자 하이항을 둘러싼 의혹들이 다시 거론되며 주목받고 있다. 과거 왕치산(王岐山) 현 국가부주석이 하이항 그룹 소유 하이난 항공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비리설에도 등장했던 ‘미스터리 기업’으로 불리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BBC 중문판,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왕 회장은 4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 관광지 보니외의 한 절벽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10여 m 아래로 추락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사라고 했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고 있다. 톈진(天津) 출신인 왕 회장은 천펑(陳峰) 하이항그룹 의장에 이어 그룹 내 2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가 경영과 해외기업 사냥을 도맡았다. 왕 회장이 이끄는 하이항그룹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00억 달러(약 45조6000억 원)를 들여 세계 각지의 금융회사, 호텔, 부동산 등을 사들였다. 빚을 내 인수합병 하는 방식으로 하이항은 단기간에 세계 200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90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채무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권력 유착 의혹 등이 엉키면서 기업 연 이윤이 대출상환 이자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 직면했다. 천 회장이 올해 초 “회사에 자금 유동성 어려움이 출현했다”고 인정하면서 하이항의 주가는 폭락했다. 블룸버그는 “세계를 우려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중국 기업”이라고 불렀다. 올 상반기 하이항그룹은 해외 곳곳의 재산을 헐값에 매각했고 중국 당국이 그룹의 자금 조성을 돕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일 기회를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여러 말이 오가는 것이다. 미국에 머물면서 중국 당국의 적색 수배를 받고 있는 중국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당시 상무위원을 겨냥했다. 하이항그룹 지분 29%를 보유한 관쥔(貫君)이란 인물이 왕치산의 숨겨둔 아들이라는 주장이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북한의 농축 우라늄 생산 확대 의혹으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회담’ 등 남북, 북-미 접촉에서 수차례 군부 강경파에 대한 답답함과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6일 방북을 앞두고 카운터파트를 군부 출신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대신 대미통인 리용호 외무상(사진)으로 전격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4일 북-미 관계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회담에서 “군부가 내 방침을 잘 따라오지 않아 답답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김정은은 군 현장시찰에서 보급 개선 등 개혁 방안을 강조했는데 정작 노동신문에는 한미를 겨냥한 전투태세 강화 등 도발적인 메시지가 강조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미국과의 접촉에서도 일부 강경파가 비핵화와 경제 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시그널이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이 군부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대북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3일(현지 시간)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군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 많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파트너로 김영철 대신 리용호를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북-미 고위급 회담 정례화를 추진할 것이다. 미국과의 협상을 담당할 책임자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의 시사지 ‘더 네이션’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가 조만간 (고위급 협상 채널을) 정보기관 책임자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포함한 외교관으로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리용호는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먼지 쌓인 공장에 다시 불이 켜지고, 적막했던 동네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든다. 달라진 미국 러스트벨트(낙후된 북부·중서부 제조업 지대) 풍경은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여기에 중국 일본 등 경제강국들이 제조업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제조업은 중산층의 삶의 기반이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정치적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이 더욱 공을 들인다.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삼은 미중 무역전쟁도 그 본질은 미래의 제조업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제조업, 보호무역에 ‘부활의 노래’ 미국 일리노이주 그래나이트시. 미 최대 철강회사 US스틸의 제철소가 있는 이 도시가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US스틸이 고로 2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고로 2기가 모두 가동되면 800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무역확장법 232조 영향 등 시장 환경과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유럽·캐나다·중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철강 가격은 급등했다. S&P글로벌 플랫에 따르면 철강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약 38%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철강산업이 다시 지붕을 뚫고 성장하고 있다. US스틸이 35년 만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3, 4년간 문을 닫았던 조지타운철강이 공장을 다시 열고 있다”며 철강산업 부활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부활은 제조업 가동률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1분기(1∼3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 제조업 가동률은 74.9%로 금융위기 직전인 76%에 근접하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일자리도 완전 고용에 가까운 호황이다. 미 실업률은 196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3.8%까지 하락했다. 기업 투자와 수출이 늘고 소비가 반등하면서 올해 2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3%대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8%로, 내년 성장률은 2.1%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 ‘첨단 제조’ 내건 중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은 모두 ‘첨단 제조업’을 내세워 미국을 추격 중이다.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투자는 최근 5개월간 5.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첨단제조업의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과학기술 제조업, 장비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각각 9.7%, 6.2% 늘었다. 제조업 확장세를 기존 인력이 따라가지 못하자 중국 기업들은 한국을 비롯한 경쟁국에서 핵심 인재를 빼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의 마이크론도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타깃이 됐다. 마이크론은 중국의 반도체 기업 푸젠진화반도체(JHICC)가 자사의 반도체 특허와 영업비밀을 복제했다며 지난해 말 노스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제조기업들은 ‘엔고의 덫’에서 벗어나 상품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출의 환율 민감도’는 2000년대 중반 엔화가치 10% 상승 시 수출이 3% 줄어드는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에는 엔화가치가 같은 폭 오를 때 수출 감소폭이 0.2∼0.4%였고, 지난해에는 마침내 0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싸도 잘 팔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품질을 결정하는 얇은 막가공이나 진공으로 이송할 때 쓰는 장치 등 상당수가 ‘메이드 인 저팬’이었다. 항공기 분야 역시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 등이 대표 선두기업들이지만 엔진 부품은 ‘가와사키 중공업’ 등이 생산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김범석 특파원}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의 자국 내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6일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 발효를 앞두고 나온 이번 결정을 두고 미중 무역전쟁의 가속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푸저우(福州) 법원은 2일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금지 예비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마이크론이 생산한 D램, 낸드플래시 관련 26개 품목에 적용된다.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은 작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렸다. 중국 법원의 이번 명령은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대만 반도체 기업 UMC의 발표로 알려졌다. 중국 국유기업 푸젠진화와 손잡고 중국 현지에 D램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UMC는 특허침해 문제 등을 놓고 지난해부터 마이크론과 법적 다툼을 벌여 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의 이번 결정으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농산품과 제조업 분야에서 정보기술(IT)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미국은 중국 IT업체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등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으로 내부가 도배된 이른바 ‘시진핑 사상 지하철’이 중국에 등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 동북3성의 하나인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는 중국 공산당 창당 97주년 기념일인 1일부터 객실 내부 전체를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바탕에 시 주석의 어록과 정치 구호로 가득 채운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다. 이름은 ‘신시대호’다. 시 주석의 집권 2기 사상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서 따온 것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새기자” 등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전후해 중국 전역에 선전되고 있는 어록과 구호들이 포함됐다. 창춘시 정부는 “‘시진핑 사상을 집약해 놓은 정신적 매뉴얼’이라고 밝혔다”고 SCMP가 전했다.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당정군을 장악한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가 강화되는 흐름의 하나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시기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내는 것) 생활을 한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량자허(梁家河)촌에 ‘홍색(혁명) 여행’ 선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97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이곳을 찾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지난해보다 여행객 수가 2, 3배 증가했는데 10, 20대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말부터 시 주석의 하방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량자허’를 방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이후 사라졌던 개인숭배가 시 주석 시대에 부활했다고 지적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의 여러 인사들은 앞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일대일로는 한반도로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들에 대규모 인프라·산업 투자를 쏟아부어 중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프로젝트다. 중국은 북한의 낙후된 산업·공업 기초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서부터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재의 밀착된 북-중 관계를 바탕으로 대북 투자 경제협력은 한국보다 중국이 훨씬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3차례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장기적인 대규모 대북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다. 북한의 일대일로 참여를 이미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대일로는 북-중의 경제·안보·전략적 협력을 더욱 끈끈하게 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북-중 접경지역은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로 들썩거린다. 대북 사업에 관심 있는 중국인들이 단둥(丹東) 옌지(延吉) 등 북-중 접경지대에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미 북한에 수십 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표성룡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은 4일 “대북 투자에 한국보다 중국의 관심이 더 크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최근 사설에서 “국가가 발전하려면 대외 개방을 실현해야 하고, 중국은 북한이 개방시대로 가는 데 신뢰할 만한 전략적 후방이자 정치 안보와 관련해 특수하고 믿을 수 있는, 의지할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북-중 관계가 더 가까워지면 단지 우호 차원에 머물지 않고 신형 전략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시각으로 보면 일대일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도전, 대항해 세력권을 확장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적 승부수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의 기초 인프라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중국에 진 대규모 채무 때문에 결국 중국에 주권을 제약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일대일로에는 중국 위안화의 영향력을 국제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런 일대일로가 정말 북한으로 향하면 북한에 각종 산업 인프라를 건설하고 공장을 지으며 항구 등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원산∼남포를 잇는 연결선 북쪽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자신들이 장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한다. 아직 비핵화는 시작 단계다. 비핵화는 1차적으로 북-미 협상의 영역이기에 지금 중국 등 주변 국가는 비핵화를 찬성한다는 입장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대북 영향력 확대를 위한 대북 투자, 이를 위한 대북 제재 완화, 나아가 한반도 평화협정, 주한미군 주둔 문제 등 동북아 안보 체제를 둘러싸고 미중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한국 역시 대북 투자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협력과 경쟁의 이중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북-중 밀착이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는 정부의 다소 순진한 발언 뒤에 이에 대한 진지한 대비책이 있기를 바란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북한이 원산을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한 제주도처럼 만들려 한다.” 표성룡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은 4일 북한이 원산 개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여러 중국 기업인이 도와 달라고 하는 등 중국이 한국보다 대북 투자에 더 관심이 크다”며 “한국에서 대동강맥주의 총판매권을 따게 해 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고 전했다. 재외동포재단은 이날 중국 내 조선족 기업가 20여 명을 모아 베이징에서 제1회 중국 한상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선족 기업가들은 경제발전에 나서려는 북한 내 분위기와 중국의 대북 투자 기대감 등을 전했다. 전규상 지린톈위(吉林天宇)건설그룹 회장은 “북한 관계자들은 ‘북한의 경제정책이 완전히 바뀌었고 중국이 30∼40년 전에 했던 (개혁개방) 경제정책 위주로 갈 것이며 이런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일부 지역의 고위 관료들도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회장은 “북한이 어느 지역은 중국, 어느 지역은 한국, 어느 지역은 미국 이런 식으로 나라별로 투자할 수 있는 지역에 금(제한)을 그어놓은 것으로 안다”며 “(평양은 중국에만 열어놓았기 때문에) 한국이 (당장은) 평양은 못 들어갈 것이다. 중국 자본이 더 빨리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산 금강산 등 동해안 지역은 서서히 한국에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북한 투자의 문이 열린다면 한국과 중국은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권순기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집행회장은 “북한이 개방하면 발전 속도가 어느 나라보다 빠를 것”이라며 “그러면 조선족 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올해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한상대회에 북한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을 초청하려는 구상이 있다”며 “통일부가 승인하면 북한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한 6일을 앞두고 중국이 자국의 무역통계를 공개해 온 웹사이트를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미중 무역통계를 근거로 무역불균형 문제를 공격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자국에 불리한 무역통계를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각국별 수출입 통계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해관(세관)정보망은 2일 현재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가 뜨며 접속 불가 상태다. 앞서 중국 해관은 4월부터 국가별 수출입 총액만 공개하고 국가별 수출입 품목의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술적 원인으로 발표를 잠정 중단한다고”고 밝혀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 무역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통계 공개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무역통계 데이터를 최대한 감추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체적인 무역통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3일 중국 해관이 공개된 수출입 총액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5월 미국에 1억7517만2095달러어치를 수출하고 7032만4797달러어치를 수입해 큰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3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를 풀어 중국인의 북한 관광을 확대하려던 최근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린 정황이 포착됐다. 1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운항하려던 평양~청두(城都) 간 고려항공 전세기 운항 계획이 첫 운항 며칠 전 전격 취소됐다. 중국 남부 쓰촨(四川)성 청두 현지 여행업계들이 판매하던 북한 관광상품도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그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들은 “고려항공이 10월까지 매주 2차례 청두~평양 간 직항노선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이 잠정 취소됐다”며 “청두 현지 여행업계들은 중국 일반인들에게 활발하게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던 중이었지만 돌연 (전세기 운항 방안이) 없던 일이 됐다”고 전했다. 현지 여행업계가 관광 상품 판매에 의욕적이었기 때문에 관광 수요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소식통들은 “중국 중앙과 지방 당국이 청두 여행업계에 북한 관광 상품 판매 및 이미 판매한 관광 상품 진행도 모두 취소,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 단체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 관광을 통해 숨통을 터보려던 현지 여행업계는 당황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항공의 청두 취항 및 청두의 북한 관광상품 판매는 고려항공의 중국 서부 시안(西安) 취항설과 함께 중국이 북-중 관계 밀착에 따라 북한 여행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흐름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시안~평양 노선이 검토 단계에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이번에는 운항 및 관광 시작 직전에 청두~평양 코스마저 전격 취소된 것이다. 이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등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인의 북한 관광 증가 흐름이 빠른 속도로 중국 전역에 확대되면 미국의 대중 대북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느낀 중국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북한 관광 증가는 중국이 앞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 해제하기 위한 전조로 해석돼 왔다. 북한의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원칙을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내곤 했다. 단둥 등 북-중 접경 지역의 북한 관광 증가 흐름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이 일부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고려항공은 최근 선양~평양 운항 횟수를 주2회에서 주3회로 늘렸다. 한 소식통은 “이는 북-중 인적 교류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이지만 선양에서는 중국인 북한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 증가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최근 이 노선의 비행기표가 매진되면서 고려항공 측이 비행기 티켓 가격을 높여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관영매체 편집장이 중국의 과학기술 능력에 대한 과장된 선전에 대해 던진 쓴소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커지(科技)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은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국내 어떤 사람들은 신(新)4대 발명을 과장해 선전하고 중국의 경제, 과학 실력, 종합 국력이 모두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제일이 됐다고 과장,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과학기술은 미국 및 서방 선진국에 비해 차이가 매우 크고 이는 상식”이라며 “(과장 선전하는) 논조의 사람들이 지도자를 속이고 공중(公衆)을 속이며 심지어 자기를 속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4대 발명은 지난해 관영 매체들이 중국의 21세기 발명품이라고 선전한 고속철, 모바일경제, 공유자전거, 온라인쇼핑을 가리킨다. 류 편집장은 “이런 (과장) 여론은 국제적 중국 위협론에 구실을 준다”며 “결과는 국가를 그르치고 국민을 해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의 과학기술 성과 과장이 미중 무역전쟁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의 기초 위에 집을 지은 것”이라며 “스스로 완전하고 영구한 재산권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도 했다. 류 편집장은 중국 과학기술이 처한 3가지 문제점으로 △기술만 있고 과학이 없는 과학무장 결핍 △장인정신 결핍 △끊기를 갖고 지속하는 마음의 결핍을 들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사설에서 “류 편집장의 강연이 여론 공간에서 핫이슈가 돼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며 “중국의 반성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목소리”라고 평가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5일(현지 시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의 샬럿 살와이 총리와 안보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중국이 바누아투에 영구적 군사 기지를 건설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바누아투와의 안보동맹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호주는 남태평양 솔로몬군도 정부가 추진하는 해저 케이블 건설에 2억 호주달러(약 1650억 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솔로몬군도∼호주 시드니 4000km를 잇는 사업이다. 솔로몬군도 정부는 원래 이 사업을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맡겼으나 호주의 자금 지원 결정 이후 화웨이와의 계약을 취소했다. 역시 남태평양으로 세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다. 호주 매체들은 “화웨이가 이 해저 케이블 사업에 참여하면 호주 인터넷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남태평양 국가들 주권 잃지 말라” 호주의 반(反)중 행보가 심상치 않다. BBC 중문판에 따르면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19일 “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해양 실크로드)의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호주는 자금을 지원해 태평양국가들이 중국 이외의 또 다른 원조를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평양국가들에 “(중국에 대한) 채무 문제 때문에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주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태평양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해 호주 고위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통가 등 남태평양 소국들에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부채 외교’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바누아투에는 10여 년간 2억7000만 달러(약 3015억 원)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미크로네시아연방공화국의 토지를 임차해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호주의 반중 정서는 일대일로에 대한 경계심에 그치지 않는다.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이 내정 개입을 통해 호주의 국가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19일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최근 화웨이의 호주 제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 입찰을 금지했다.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면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통해 호주에 인터넷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 측은 “호주 정부의 우려는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나 결정을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호주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이 10년간 호주의 주요 정당들에 침투해 이들 정당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호주 내정을 간섭하는 문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국민들 “단 하루도 중국에 토지 임대 말라” 정부가 반중 정서를 주도하는 호주와 달리 베트남에서는 최근 국민들의 반중 정서가 유혈 시위로 폭발했다. 베트남은 홍콩 일본 한국 대만에 이어 중국의 아시아 5위 무역파트너다. 20일 베트남 북중부 하띤에서는 1000여 명이 “중국 공산당에 토지를 임대해주지 말라. 하루도 안 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호찌민, 하노이, 냐짱, 다낭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부 빈투언에서 일어난 시위는 시위대가 무장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차에 불을 지르는 등 유혈 사태로 번졌다. 최근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경제특구의 토지 임대기간을 99년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결국 이 법의 혜택을 중국이 챙겨 국가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반대 여론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경제특구에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 성장을 도모하려는 것이지 중국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반중 정서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국 국회는 이달 진행하려던 표결을 올해 10월로 연기했다. 로이터통신은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 중국이 베트남 국가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에서 베트남 국민들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섬들을 베트남 이름으로 외치며 노골적인 반중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영문 자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영향력이 베트남의 주권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베트남의 반중 시위에 대해 “다른 속셈이 있는 이들이 목적을 갖고 사건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의 안보 우려에 대해서도 “냉전적 심리” “중국에 대한 편견”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비공식적으로는 일대일로가 주변국들의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주변국가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중 정서를 해소할 방안을 진지하게 찾을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