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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지연(가명·28·여) 씨는 최근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를 결심했다. 이 씨는 “박봉과 업무 스트레스에 지쳤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고 했다.●‘조용한 퇴사’ 번지는 사무실‘조용한 퇴사’는 실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업무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화제가 됐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다. 3년 차 비서 강수진(가명·26·여) 씨도 조용한 퇴사자다. 강 씨는 “내 생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퇴근시간 후까지 남아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상사로부터 ‘우리 때는 안 그랬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김민지(가명·26·여) 씨도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 눈치를 보느라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더 이상 이곳에선 성장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매일 칼퇴근한다”며 “업무 시간 외 연락도 일절 받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조용한 퇴사자를 바라보는 회사 내 시선은 곱지 않다. 프로그램 기획자로 4년째 근무 중인 이강은(가명·36·여) 씨는 “연초부터 동료들이 연이어 조용한 퇴사자가 된 것 같아 나까지 의욕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다들 안 되는 이유만 수백 가지를 찾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민지(가명·27·여) 씨도 “급한 일이 생겨도 근무시간 외에는 일절 답하지 않는 동료들이 많다 보니 결국 나서는 사람이 남의 일까지 떠안게 된다”고 했다.●조용한 퇴사, 청년층은 70%가 “긍정적”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함께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의 ‘조용한 퇴사’에 대한 청년층과 기성세대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 만 19∼34세 청년층의 70%는 조용한 퇴사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만 35세 이상 기성세대의 경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6%에 달했고,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입사 후 ‘공정한 보상체계’에 대해 실망한 청년들이 ‘조용한 퇴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자신보다 일을 덜 하는 반면 급여는 많이 받는 윗사람 등을 보면서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펙터의 윤경욱 대표는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급여 외에도 휴가, 사내복지 등에서 공정한 보상체계를 갖춰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업들은 조용한 퇴사를 막고 청년 사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한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조용한 퇴사를 막기 위해 성과와 업무에 따른 직무급여 차등 지급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실제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 할 일만 최소한으로 하는 것.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지연(가명·28·여) 씨는 최근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를 결심했다. 이 씨는 “박봉과 업무 스트레스에 지쳤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고 했다.● ‘조용한 퇴사’ 번지는 사무실‘조용한 퇴사’는 실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업무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화제가 됐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다.3년 차 비서 강수진(가명·26·여) 씨도 조용한 퇴사자다. 강 씨는 “내 생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퇴근시간 후까지 남아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상사로부터 ‘우리 때는 안 그랬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김민지(가명·26·여) 씨도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 눈치를 보느라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더 이상 이곳에선 성장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매일 칼퇴근한다”며 “업무 시간 외 연락도 일절 받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조용한 퇴사자를 바라보는 회사 내 시선은 곱지 않다. 프로그램 기획자로 4년째 근무 중인 이강은(가명·36·여) 씨는 “연초부터 동료들이 연이어 조용한 퇴사자가 된 것 같아 나까지 의욕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다들 안 되는 이유만 수백 가지를 찾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민지(가명·27·여) 씨도 “급한 일이 생겨도 근무시간 외에는 일절 답하지 않는 동료들이 많다 보니 결국 나서는 사람이 남의 일까지 떠안게 된다”고 했다.● 조용한 퇴사, 청년층은 70%가 “긍정적”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함께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의 ‘조용한 퇴사’에 대한 청년층과 기성세대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만 19~34세 청년층의 70%는 조용한 퇴사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만 35세 이상 기성세대의 경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6%에 달했고,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에 불과했다.전문가들은 입사 후 ‘공정한 보상체계’에 대해 실망한 청년들이 ‘조용한 퇴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자신보다 일을 덜 하는 반면 급여는 많이 받는 윗사람 등을 보면서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펙터의 윤경욱 대표는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급여 외에도 휴가, 사내복지 등에서 공정한 보상체계를 갖춰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기업들은 조용한 퇴사를 막고 청년 사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한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조용한 퇴사를 막기 위해 성과와 업무에 따른 직무급여 차등 지급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난방비 폭탄’이 문제로 대두되자 경기 파주시가 처음 시작한 ‘전 가구 난방비 지원’ 정책이 도내 다른 기초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파주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난방비 보편 지원’을 독려하자 광명, 안성, 안양, 평택, 화성 등이 경쟁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다.●안양시, 1인당 5만 원 지급 검토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재임 중인 경기 지역 기초지자체 9곳 중 6곳이 ‘전 가구 난방비 지원 방침’을 밝혔거나 검토 중이다. 이 지자체들의 인구를 합치면 약 310만 명으로 경기도 전체 기초지자체(31곳·약 1400만 명)의 약 22%에 달한다. 먼저 파주는 지난달 31일 전국에서 처음 444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에너지 지원금 20만 원을 모든 가구에 ‘파주페이’(지역화폐)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재난지원금 보편 지원’에 앞장섰던 이 대표는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김경일 파주시장을 불러 격려했으며 5일 민주당 소속 경기 지역 기초단체장을 불러 “모두가 힘든 때인 만큼 전 가구를 대상으로 (난방비를) 지원하는 방식을 연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은 예비비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난방비 보편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명시는 20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의에서 전체 가구에 10만 원씩 ‘난방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화성, 평택, 안성시 역시 10만 원의 지원금을 모든 가구에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양시는 한 발 더 나가 ‘가구당’이 아니라 ‘1인당’ 5만 원씩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원 방식과 대상, 규모 등을 놓고 시의회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연 지사 “모든 가구 지원 안 돼”하지만 같은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난방비 보편 지원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모든 가구에 난방비를 지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경기도는 도비에서 총 200억 원을 투입하되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재임 중인 부천, 수원, 시흥시도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이 재임 중인 22곳 역시 “난방비 보편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지역 주민 사이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산시민 김모 씨(41)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세금은 똑같이 내는데 경기도 내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혜택이 다른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도 재원이 한정된 만큼 모든 이들에게 난방비를 지원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 국민 난방비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지원을 중산층 등으로 지금보다 확대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재난지원금을 두고 벌어졌던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 간 논란이 난방비를 중심으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중고로 팔려고 당근마켓에 올렸던 중학생 자녀 패딩과 보온 텀블러, 무릎 담요 등을 포장해 보내려 합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피해가 커지자 국내에서 ‘튀르키예를 돕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이 공식 트위터 계정 등으로 구호 물품을 보내는 방법을 안내하면서 8일 온라인에선 기부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맘카페 등에선 “중고로 파는 대신 구호 물품으로 보냈다”는 인증글이 잇따랐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주부 김정민 씨(45)는 “안 입는 아기 옷과 어른 코트, 양말 등을 모아 보냈다”며 “초등학생 때 튀르키예 친구와 펜팔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떠올라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부도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1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지진 기사를 보다 ‘커피 3잔 가격이면 이재민들이 밤에 따뜻하게 덮고 잘 담요 5개를 후원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카카오 온라인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에는 튀르키예를 응원하는 댓글이 18만 건 이상 올라왔고 기부액은 8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7억 원을 넘었다.대한적십자사는 이재민 긴급구호를 위하여 국제적십자사연맹을 통해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3693만 원)을 긴급 지원하고, 200억 원 규모의 대국민 모금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서울 양천구 빌라에 사는 이모 씨(42)는 3년 전 전세보증금 2억3400만 원을 날렸다. 그해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셋집에 가압류가 걸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이미 집주인이 잠적한 뒤였다. 이 씨는 앞서 2017년 전세계약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알아봤다. 하지만 해당 빌라의 공시지가가 낮고 전세보증금이 높아 가입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 씨는 “임대인이 문제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빌라왕 사건을 계기로 전세 사기 예방 대책으로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보증금을 여러 차례 떼먹은 임대인 명단을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것. 하지만 국회에서 관련법이 1년 이상 멈춰서 있다. 민생에 대한 국정과제 관련 법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악성 임대인 공개법, 국회서 1년 넘게 공전 HUG는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채무가 발생한 임대인 명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명단을 보증보험에 가입하려는 임차인에게 알리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된다. 이에 따라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를 위해선 관련법 개정이 필수이지만 국회 논의는 1년 넘게 지체되고 있다. 그사이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2020년 2408건, 4682억 원에서 지난해 5443건, 1조1726억 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2021년 9월 발의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전세 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된 지난해 9월에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다뤄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갈등이 본격화되자 법안소위 논의조차 중단됐다.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법안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 여부를 따져보고, 공개 대상 기준을 정해야 하는 등 논의할 내용이 적지 않다. 국회 관계자는 “전세 사기가 이슈화된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에야 관련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는데 때마침 여야 갈등이 불거져 국회가 공전했다”며 “14일 국토위 소위가 열리면 관련 법안을 한꺼번에 논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다른 법안들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 세입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인 2016년 김현아 전 의원이 발의한 뒤 21대 국회까지 5번 발의됐다. 하지만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 개선도 부진 퇴직과 취직을 반복해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여러 번 타내는 행태를 막기 위한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도 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반복수급자들의 급여 수급액을 50% 줄이고, 단기 이직자가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은 고용보험료율을 0.8%에서 1.0%로 올려 부담을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취약계층과 청년들의 반발이 예상돼 의견 수렴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5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한 사람은 2018년 8만2000여 명에서 지난해 10만2000여 명으로 4년 새 20% 이상 늘었다. 수급 횟수에 제한이 없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타낸 사람도 있다. 실업급여가 구직 의지를 꺾어 구인난을 심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세기업들은 “안 그래도 사람 구하기 어려운데 실업급여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경찰이 유족의 사전 동의 없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의 실명을 공개한 온라인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를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6일 오전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민들레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태원 참사 유족의 연락처 등이 기재된 수첩과 관련 서류, 민들레 직원들의 휴대전화 및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이 포함됐다. 앞서 경찰은 희생자 명단이 민들레레 측에 전달된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3일 서울시청 정보시스템담당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민들레 측은 입장문을 내고 “명단을 입수한 것 외에 다른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며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민들레 사무실 앞에선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 20여 명이 “언론탄압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민들레는 지난해 11월 14일 이태원 참사로 숨진 158명 가운데 155명의 이름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 의원은 다음날 “유족의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관리비 고지서에서 75만7430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30평대 초반 아파트에 사는 변모 씨(44)는 “최근 지난해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는데 처음엔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며 “전달(36만6830원)의 2배 이상이라 관리실에 문의했더니 난방비가 올라 다들 난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관리비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80%가량 올랐다. 변 씨는 “고지서 내역을 보니 난방비만 50만 원이 넘더라”며 “한파는 심해지는데 방학을 맞은 아이 둘이 있다 보니 난방을 안 할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전국 곳곳에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빗발치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주부 신모 씨(55)는 “지난해 12월 관리비 명세서를 보니 난방비가 전달보다 10만 원가량 더 나왔다”며 “보일러를 아껴가면서 틀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명절에 모인 가족, 친지들 사이에서도 ‘겨울 나기가 걱정’이라는 하소연과 함께 난방비 줄이는 노하우가 공유되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리비가 부담돼 집에서 내복과 조끼를 입고 살았는데 난방비가 3배나 올랐다”는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난방비가 오른 것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최근 1년 동안 38.4% 올랐다. 전기요금도 지난해만 3차례 합쳐서 20%가량 올라 ‘전기장판 틀기도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 취약계층은 난방비 부담의 직격탄을 맞았다. 설 연휴 직전 화재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 김길환 씨(61)는 “지난해 초 기름보일러에 사용하는 등유 값이 한 달에 17만 원 안팎이었는데 올겨울에는 2배 가량으로 늘었다”며 “원래 50만, 60만 원이었던 한 달 생활비가 기름값 때문에 60만, 80만 원이 되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정모 씨(75)는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해 한파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정 씨는 “보일러가 고장 났는데 수리 비용도 들고 난방 요금도 인상됐다고 해 못 고치고 있다”며 “전기요금도 올랐다고 해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전기장판을 아껴 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관리비 고지서에서 75만7430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30평대 초반 아파트에 사는 변모 씨(44)는 “최근 지난해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았는데 처음엔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며 “전달(36만6830원)의 2배 이상이라 관리실에 문의했더니 난방비가 올라 다들 난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관리비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80%가량 올랐다. 변 씨는 “고지서 내역을 보니 난방비만 50만 원이 넘더라”며 “한파는 심해지는데 방학을 맞은 아이 둘이 있다 보니 난방을 안 할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전국 곳곳에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빗발치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주부 신모 씨(55)는 “지난달 관리비 명세서를 보니 난방비가 전달보다 10만 원가량 더 나왔다”며 “보일러를 아껴가면서 틀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명절에 모인 가족, 친지들 사이에서도 ‘겨울 나기가 걱정’이라는 하소연과 함께 난방비 줄이는 노하우가 공유되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리비가 부담돼 집에서 내복과 조끼를 입고 살았는데 난방비가 3배가 됐다”는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난방비가 오른 것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최근 1년 동안 38.4% 올랐다. 전기요금도 지난해만 3차례 합쳐서 20%가량 올라 ‘전기장판 틀기도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 취약계층은 난방비 부담의 직격탄을 맞았다. 설 연휴 직전 화재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 김길환 씨(61)는 “지난해 초 기름보일러에 사용하는 등유 값이 한 달에 17만 원 안팎이었는데 올 겨울에는 2배 가량으로 늘었다”며 “원래 50만, 60만 원이었던 한 달 생활비가 기름값 때문에 60만, 80만 원이 되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정모 씨(75)는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해 한파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정 씨는 “보일러가 고장 났는데 수리 비용도 들고 난방 요금도 인상됐다고 해 못 고치고 있다”며 “전기요금도 올랐다고 해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전기장판을 아껴 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경찰이 건설현장에서의 각종 불법 행위를 포착하고 19일 양대 노총 산하 건설노조를 포함해 전국 8개 건설 분야 노조 사무실 등 34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상대로 동시 압수수색을 진행한 건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는 118개 건설사가 노조로부터 1686억 원 규모의 노조 전임비 지급 등을 강요받았다고 발표했다. 전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노총 본부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정부와 노동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공동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산노조) 지부 사무실 8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밖에도 군소 노조 사무실 6곳과 압수수색 대상자 주거지 20곳 등 총 34곳에 대해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8개 노조 14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휴대전화 22개 등을 포함해 문서 파일 등 약 1만7000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입건된 민노총과 한국노총 전·현직 간부 20여 명 등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건설현장에서 소속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채용하지 않을 경우 금품을 요구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민노총과 한국노총 본부 및 건설노조 본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양대 노총의 경우 지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수사 결과에 따라 민노총 건설노조 본부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대대적으로 수사에 나선 건 건설현장 불법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건설현장에 불법과 폭력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한 후 경찰과 국토부 등이 특별단속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달 18일까지 건설현장 불법 행위와 관련해 929명(186건)을 수사하고 2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국토부는 대한건설협회 등 12개 민간 건설협회를 통해 ‘건설현장 불법 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494개 현장에서 총 2070건의 불법 행위 신고를 접수했다고 19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진행됐는데 현재까지도 신고가 밀려오고 있다”며 “88개 업체가 이미 경찰에 개별적으로 고소했다”고 했다. 노조 측은 이날 대대적 압수수색에 대해 “전쟁은 선포됐다”(송찬흡 건설노조 부위원장)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하게 반발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입소문으로 알게 돼 저녁을 먹으러 오기 시작했는데 이젠 고향 같아요. 설 명절도 여기서 보낼 생각입니다.” 지난해 3월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한 자립준비청년 유민상 씨(19)는 10일 서울 은평구 밥집알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밥집은 천주교 한국예수회 기쁨나눔재단에서 지난해 1월 만들었는데, 월요일을 빼고 주 6일 동안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무료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이름은 청소년들의 수호성인 ‘알로이시오 곤자가’에서 따 왔다. 개소 1주년을 맞은 이날 오후 밥집알로엔 평소보다 많은 30여 명의 청년이 찾아와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저녁 메뉴로 나온 부대찌개와 잡채, 계란말이를 앞에 놓고 이들은 서로 반갑게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나눴다. 유 씨는 주 4회꼴로 저녁에 이곳을 찾아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과 밥을 먹는다고 했다. 어느새 ‘단골손님’이 된 유 씨는 “밥도 맛있지만 진로를 상담하거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밥집을 만든 박종인 신부는 “시설을 나온 자립준비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배달음식 등으로 ‘혼밥’을 하더라”며 “따뜻한 집밥을 함께 먹으며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식당은 기쁨나눔재단에서 받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2020년 보호시설에서 나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휴학생 채동엽 씨(21)는 “평소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여기선 건강한 집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시설에서 같이 생활했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제2의 집’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남은 음식을 싸가거나 후원으로 들어온 샴푸, 치약 등 생필품을 챙겼다. 만 18∼24세가 되면서 보호시설을 떠난 자립준비청년은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부모 얼굴도 모른 채 자란 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세상에 혼자 던져졌다는 고립감 등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밥집알로에선 청년들에게 진로 및 심리 상담도 제공한다. 신부와 수녀, 자원봉사자 등이 청년 틈에서 같이 식사를 하며 근황을 묻고 고민을 듣는다. 자립준비청년 중 일부도 매니저로 채용돼 일한다. 박 신부는 “밥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라며 “식사 자리 대화에서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적절한 시점에 개입하면 소중한 청년들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던 청년이 친구 손에 이끌려 와서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의지가 되는구나’ 싶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밥집알로 매니저 제찬석 씨(25)는 “지난해 추석에는 청년 280명이 왔다. 일부는 월급을 받았다고 고향집에 오는 것처럼 음료 같은 걸 사오기도 했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