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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시 보행 가능한 수위는 무릎까지입니다. 수위가 낮아도 물살이 거세면 움직일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으니 물이 흘러오면 즉시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일본 도쿄도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중인 ‘호우 시 시민 행동 요령’ 중 일부다. ‘무릎까지’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해 시민들이 위험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폭우와 태풍 등 기상 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한국도 해외 방재 매뉴얼을 참고해 대응 요령 등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진 등 재난이 잦은 일본은 방재 매뉴얼이 꼼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도는 행동요령에서 호우 시 지하공간은 절대 피하라고 강조한다. 매뉴얼에는 “지상의 침수로 인해 지하로 물이 흘러 들어올 위험이 있다. 이 경우 침수가 되기 쉽고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아 대피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으니 2층 이상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지하보도처럼 지면보다 낮은 길도 지나지 말라고 했다. 외국인을 위해 영어 버전, 한국어 버전 매뉴얼도 공개돼 있다. 영국 환경청은 매뉴얼을 통해 수위가 6인치(약 15cm) 이상이면 걸으려 하지 말고, 2피트(약 60cm)를 넘으면 차를 운전하려 해선 안 된다고 안내한다. 위험 수위를 구체적으로 정해 설명한 것이다. 또 영국 환경청은 침수 예상 상황을 ‘침수 경계’ ‘침수 경고’ ‘심각한 침수 경고’ 등 3단계로 나눠 단계별 행동 요령을 설명한다. 지역 뉴스 등을 주시하다가 ‘침수 경고’가 발령되면 즉시 가족과 함께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는 식이다. 홍수 시 시민들이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24시간 비상전화도 운영한다. 반면 국내 매뉴얼은 지나치게 원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소개된 ‘태풍·호우 시 국민행동요령’에는 “침수 도로, 지하차도, 교량 등에선 사람과 차량의 통행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침수됐을 때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없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행정 편의적으로 만들어진 재난 안전 매뉴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어려운 사람 마음은 어려운 사람이 제일 잘 알지 않겠어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6일 오전 7시 기초생활수급자 김연주 씨(61)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주택 부엌에서 홀몸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도시락에 들어갈 전을 포장하고 있었다. 김 씨는 올 1월부터 서초구와 서초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든든한식사업단’의 일원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던 전날에도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도시락 조리에 빠지지 않았다. 김 씨는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도 공부하고 있다”며 웃었다. 5, 6일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비바람 맞으며 이웃에 도시락 배달지난해 7월 시작된 ‘든든한식사업단’은 이번 태풍은 물론 지난달 수도권과 중부 지방의 기록적 폭우에도 도시락 배달을 멈추지 않았다. 서초구의 한 여인숙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양모 씨(57)는 “지난달 폭우 때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바람에 가재도구가 전부 못쓰게 됐다. 방에서 라면 하나 끓여 먹기도 힘들었는데 수해 다음 날부터 사업단이 매일 도시락을 갖다 줘 굶지 않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지난달 폭우로 반지하 집이 물에 잠겨 피해를 봤다는 김모 씨(79)도 “아직 집 정리가 안 돼 음식 조리는 꿈도 못 꾸는데 한 끼라도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거르지 않고 도시락을 가져다 줘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1년 전부터 참여하고 있다는 차상위계층 유모 씨(61)는 “5년 전 경영난으로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았던 경험이 있어 생활이 어려운 분들 심정을 잘 안다”며 “추석에 혼자 있으면 더 외로울 텐데 도시락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굶는 사람 없어야” 태풍에도 문 연 무료 급식소태풍 접근 소식에 초중고교 상당수가 휴교를 결정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무료 급식소들은 ‘추석을 앞두고 밥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5, 6일 모두 정상 배식을 했다. 동대문구 무료 급식소 ‘밥퍼나눔운동(밥퍼)’은 비바람이 심했던 5일 약 340인분의 점심을 배식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40대 딸과 함께 밥퍼를 찾은 이모 씨(67)는 “딸과 매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태풍 때문에 배식을 안 하면 끼니를 거를 뻔했는데 문을 열어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60대 노숙인 A 씨도 “밥퍼에서 먹는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인 날도 많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밥퍼를 운영하는 최일도 목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밥퍼를 찾는 어르신들이 ‘태풍이 와도 나는 꼭 올겨’, ‘우리 곁엔 밥퍼가 있으니 걱정이 없구먼’이라고 했다”고 썼다. 밥퍼에는 5일에도 17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는데 이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인천에 사는 배모 씨(74)는 “딸들이 비바람이 몰아치니 나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태풍 때 한 끼 식사가 더 간절할 것 같아 봉사를 나왔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무료 급식소 사회복지원각(원각사)도 이날 점심 약 180인분을 배식했다. 급식소 운영 책임자인 자광명 보살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식사하러 수십 명이 와 줄을 섰다”며 “태풍보다 끼니 걱정이 우선이신 분들이 많아 음식을 평소처럼 준비했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포장 스티커가 손상 없이 붙어 있고, 전용 쇼핑백도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종범 씨(33)는 최근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이 같은 판매 글을 보고 선물용 참치캔 세트를 2만5000원에 샀다. 매년 추석마다 지인들을 위한 선물세트를 구입했는데 올해 일부 선물세트 가격이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올라 부담을 느끼던 차였다. 이 씨는 “마트에서 4만 원에 파는 건데 40% 가까이 싸서 바로 구입했다. 다른 선물도 모두 중고 플랫폼에서 구입해 9만 원가량 아낄 수 있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고물가에 중고마켓으로 눈 돌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추석 선물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추석 선물 가격도 일제히 뛰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젊은층들이 중고장터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직장에 다니는 강연이 씨(29)도 최근 중고마켓에서 홍삼 선물세트를 구매했다. 3년 전 취업한 후 매년 백화점에서 친척들 선물을 샀다는 그는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비 지출이 커져 고민이었는데 백화점 쇼핑백까지 같이 준다고 해서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 역시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선물을 구입해 상품당 2만∼5만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받은 선물 되파는 ‘명절 테크’ 유행중고마켓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쉽게 살 수 있는 건 명절을 앞두고 필요 없는 선물을 저렴하게 내놓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사는 2030 직장인 가운데 회사나 지인으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세트를 개봉하지 않고 중고 거래로 되파는 ‘명절 테크’가 유행이다.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미개봉 상품이라 선물하기 좋아요” 등의 소개와 함께 서울 중랑구에서만 69개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글이 올라와 있었다. 가공햄 견과류 등 식품부터 치약 샴푸 세트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직장인 채현미 씨(28)는 “추석 선물세트는 보통 한두 종류의 상품이 여러 개 들어 있어 1인 가구가 쓰기에는 많다”며 “명절마다 회사에서 카놀라유 세트를 주는데 중고 거래로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고 했다. 추석 선물세트를 파는 이들이 늘자 한 중고 거래 플랫폼은 회원이 파는 가공햄 세트를 플랫폼이 직접 매입하는 ‘추석 스팸대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일각에선 추석 선물을 중고로 거래하는 걸 두고 ‘준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게 중고 거래는 고물가 시대를 사는 요령 중 하나”라며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는 필요 없는 물건은 팔고, 같은 제품이라면 중고로 더 저렴하게 구입하는 걸 합리적 선택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어려운 사람 마음은 어려운 사람이 제일 잘 알지 않겠어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6일 오전 7시 기초생활수급자 김연주 씨(61)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주택 부엌에서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도시락에 들어갈 전을 포장하고 있었다. 김 씨는 올 1월부터 서초구청과 서초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든든한식사업단’ 봉사자로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던 전날에도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도시락 조리에 빠지지 않았다. 김 씨는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도 공부하고 있다”며 웃었다. 5, 6일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비바람 맞으며 이웃에 도시락 배달지난해 7월 시작된 ‘든든한식사업단’은 이번 태풍은 물론 지난 달 수도권과 중부지방의 기록적 폭우에도 도시락 배달을 멈추지 않았다. 서초구의 한 여인숙에서 10년 째 거주 중인 양모 씨(57)는 “지난달 폭우 때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바람에 가재도구가 전부 못쓰게 됐다. 방에서 라면 하나 끓여먹기도 힘들었는데 수해 다음날부터 사업단이 매일 도시락을 갖다 줘 굶지 않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지난달 폭우로 반지하 집이 물에 잠겨 피해를 봤다는 김모 씨(79)도 “아직 집 정리가 안 돼 음식 조리는 꿈도 못 꾸는데 한 끼라도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거르지 않고 도시락을 가져다 줘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1년 전부터 참여하고 있다는 차상위계층 유모 씨(61)는 “5년 전 경영난으로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았던 경험이 있어 생활이 어려운 분들 심정을 잘 안다”며 “추석에 혼자 있으면 더 외로울 텐데 도시락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 “밥 굶는 사람 없어야” 태풍에도 문 연 무료급식소태풍 접근 소식에 초중고교 상당수가 휴교를 결정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무료급식소들은 ‘추석을 앞두고 밥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5, 6일 모두 정상 배식을 했다. 동대문구 무료급식소 ‘밥퍼나눔운동(밥퍼)’는 비바람이 심했던 5일 약 340인분의 점심을 배식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40대 딸과 함께 밥퍼를 찾은 이모 씨(67)는 “딸과 매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태풍 때문에 배식을 안 하면 끼니를 거를 뻔 했는데 문을 열어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60대 노숙인 A 씨도 “밥퍼에서 먹는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인 날도 많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밥퍼를 운영하는 최일도 목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밥퍼를 찾는 어르신들이 ‘태풍이 와도 나는 꼭 올겨’, ‘우리 곁엔 밥퍼가 있으니 걱정이 없구먼’이라고 했다”고 썼다. 밥퍼에는 5일에도 17명의 자원봉사자가 모였는데 이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인천에 사는 배모 씨(74)는 “딸들이 비바람이 몰아치니 나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태풍 때 한 끼 식사가 더 간절할 것 같아 봉사를 나왔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무료급식소 사회복지원각(원각사)도 이날 점심 약 180인분을 배식했다. 급식소 운영 책임자인 자광명 씨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식사하러 수십 명이 줄을 섰다”며 “태풍보다 끼니 걱정이 우선이신 분들이 많아 음식을 평소처럼 준비했다”고 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포장 스티커가 손상 없이 붙어있고, 전용 쇼핑백도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종범 씨(33)는 최근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이 같은 판매 글을 보고 선물용 참치캔 세트를 2만5000원에 샀다. 매년 추석마다 지인들을 위한 선물세트를 구입했는데 올해 일부 선물세트 가격이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올라 부담을 느끼던 차였다. 이 씨는 “마트에서 4만 원에 파는 건데 40% 가까이 싸서 바로 구입했다. 다른 선물도 모두 중고 플랫폼에서 구입해 9만 원 가량 아낄 수 있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고물가에 중고마켓으로 눈 돌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추석 선물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추석 선물 가격도 일제히 뛰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젊은층들이 중고장터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직장에 다니는 강연이 씨(29)도 최근 중고마켓에서 홍삼 선물세트를 구매했다. 3년 전 취업한 후 매년 백화점에서 친척들 선물을 샀다는 그는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비 지출이 커져 고민이었는데 백화점 쇼핑백까지 같이 준다고 해서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 역시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선물을 구입해 상품 당 2만~5만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받은 선물 되파는 ‘명절 테크’ 유행중고마켓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쉽게 살 수 있는 건 명절을 앞두고 필요없는 선물을 저렴하게 내놓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사는 2030 직장인 가운데 회사나 지인으로 받은 추석 선물세트를 개봉하지 않고 중고거래로 되파는 ‘명절 테크’가 유행이다. 추석연휴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미개봉 상품이라 선물하기 좋아요” 등의 소개와 함께 서울 중랑구에서만 69개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글이 올라와 있었다. 가공햄 견과류 등 식품부터 치약 샴푸 세트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직장인 채현미 씨(28)는 “추석 선물세트는 보통 한두 종류의 상품이 여러 개 들어있어 1인 가구가 쓰기에는 많다”며 “명절마다 회사에서 카놀라유 세트를 주는데 중고거래로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고 했다. 추석 선물세트를 파는 이들이 늘자 한 중고거래 플랫폼은 회원이 파는 가공햄 세트를 플랫폼이 직접 매입하는 ‘추석 스팸대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일각에선 추석 선물을 중고로 거래하는 걸 두고 ‘준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게 중고거래는 고물가 시대를 사는 요령 중 하나”라며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는 필요 없는 물건은 팔고, 같은 제품이라면 중고로 더 저렴하게 구입하는 걸 합리적 선택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 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 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 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 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누군가의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을 알면 하늘나라에서 기뻐할 거예요.” 5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안경상 씨(사망 당시 46세·사진)의 부인 정순이 씨(47)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장동료 고민 상담에 바쁠 정도로,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2020년 4월, 안 씨는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정 씨는 혼란스러웠지만 남편의 뜻대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안 씨는 의식을 잃기 불과 한 달 전, 가족들에게 ‘장기기증 희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렇게 안 씨는 생면부지의 다섯 사람에게 간, 폐, 신장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장기기증의 날’(9월 9일)을 앞두고 3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Reborn, Restart’(새 생명, 새 출발)를 주제로 기념행사를 연다. 정 씨와 같은 ‘도너패밀리(장기기증자의 가족)’와 장기를 기증받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증인을 기념하고 이식인을 응원하는 행사다. 이식인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장미꽃을 기증인과 도너패밀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차수판 설치가 의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딩 앞에서 기자와 만난 이 건물 주인은 ‘차수판 설치 의무’에 대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건물주는 “그렇잖아도 이번 폭우 때 지하 계단으로 물이 들어와 직원들이 이틀 내내 청소하느라 고생했다”며 “의무인 줄 알았으면 진즉에 설치했을 것”이라고 했다.○ 차수판 의무 건물 12곳 중 2곳만 설치서초구는 폭우 시 침수 피해가 잦자 2011년 8월 국지성 폭우에 대비하겠다며 자체 지침으로 건물 신축 시 지하 계단·주차장 출입구 등에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후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지침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차수판 설치를 건축허가 조건으로 부여하고, 사용 승인 시 감리자가 차수판 설치 이행 사진을 제출토록 했다. 2011년 여름 ‘최악의 물난리’라는 말이 나왔던 폭우 당시 서초구 청남빌딩이 다른 빌딩들과 달리 침수되지 않았던 것이 계기였다. 높이가 1m가 넘는 차수판을 설치한 이 빌딩은 ‘노아의 방주’라는 별명을 얻었고, 최근의 기록적 폭우에도 침수 피해가 없었다. 그런데 동아일보 기자가 16일 서초구 서초동과 방배동, 반포동 일대에서 2011년 9월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건물 중 12곳을 무작위로 골라 둘러본 결과 차수판이 있는 곳은 2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2곳은 이번 폭우 때도 별다른 침수 피해가 없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빌딩은 2020년 건축허가를 받아 2021년 사용 승인이 났지만 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빌딩 관리소장은 “건축 시 차수판 설치 지침이 있는지 몰랐고, 건축허가와 사용 승인을 받을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 5000만 원 안팎 비용 들어…안 해도 벌칙 없어차수판 설치에는 적잖은 비용이 든다. 한 차수판 시공사 관계자는 “길이 10m, 높이 1.5m 정도의 자동식 스테인리스 차수판은 설치비를 포함해 5000만 원 안팎이 든다”고 했다. 그런데 서초구는 차수판 설치 지침을 마련해 놓고도 현장 확인 등은 하지 않았다. 벌칙 규정도 따로 없어 차수판 설치는 사실상 건물주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차수판 설치는 조례나 규칙이 아닌 구 내부 방침이어서 하지 않아도 벌칙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건축허가 및 사용 승인 시 허술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관리 감독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줄이겠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 역시 2012년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미설치 시 벌칙 규정은 없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차수판 설치가) 의무라는 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딩 앞에서 기자와 만난 이 건물 주인은 ‘차수판 설치 의무’에 대해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2011년 8월 18일 이후 건축 허가를 받은 서초구 내 신축 건물의 경우 반드시 차수판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다. 이 건물주는 “그런 기준이 있는 줄 알았으면 설치를 했을 것”이라며 “그렇잖아도 이번 폭우 때 지하 계단으로 물이 들어와 직원들이 이틀 내내 청소하느라 고생했다”고 했다.● 차수판 설치된 서초구 건물 12곳 중 2곳뿐서초구 ‘청남빌딩’은 최근의 기록적 폭우 뿐 아니라 2011년 여름 ‘최악의 물난리’라는 말이 나왔던 폭우 당시에도 다른 빌딩들과 달리 침수되지 않았다. 1m가 넘는 높이의 차수판을 설치한 덕에 빗물이 지하주차장과 건물 안으로 들이닥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노아의 방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서초구는 국지성 폭우에 따른 건축물 침수에 대비하겠다며 건물 신축 시 지하계단·주차장 출입구 등에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하는 지침을 2011년 8월 만들었다. 서초구는 차수판 설치를 독려하기 위해 이를 건축 허가 조건으로 부여하고, 사용승인 시 감리자가 차수판 설치 이행 사진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이같은 지침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기자가 16일 서초구 서초동과 방배동, 반포동 일대 2011년 9월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지하층이 있는 건물 12곳을 둘러본 결과 차수판이 있는 곳은 2곳뿐이었다. 이 2곳은 이번 폭우 때도 별다른 침수 피해가 없었다. 서초동 A 빌딩은 2020년 건축 허가를 받아 2021년 사용승인이 났음에도 차수판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빌딩 관리소장은 “얼마 전 폭우 때 건물 안으로 물이 종아리 높이만큼 들어왔고 지하주차장까지 물이 찼다”고 했다. 건축 당시 상황을 알고 있다는 이 관리소장은 건축 시 차수판 설치 규정이 있는지 몰랐고, 차수판이 없었지만 건축 허가와 사용승인을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 빌딩은 16일 뒤늦게 차수판을 설치하기 위해 업체를 불러 출입구 3곳의 너비를 측정하던 중이었다.● 현장 확인 과정 없어 유명무실한 지침서초구청 관계자는 “건축 허가 시 설계자나 건축주, 감리자가 제출하는 자료를 보고 차수판 유무를 확인하는데 설계도에는 (차수판을) 설치하겠다고 해놓고 허가를 받은 이후 설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완공 후 사용승인을 받을 때 감리자가 차수판을 설치한 것처럼 허위 자료를 제출했을 수도 있다”며 “실제로 건물에 차수판을 설치했는지까지는 구청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에서는 현장을 방문해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서초구는 “차수판 설치 의무화는 구 내부 방침으로 조례나 규칙은 아니다”라며 “준수하지 않았을 때 벌칙규정은 따로 없다”고 했다. 구는 “앞으로 건축 허가 및 사용승인 시 허술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관리 감독해 서초구 내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줄여가겠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합원 등 1000여 명이 18일 본사 앞 인도와 도로에서 시위를 벌였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4시 하이트진로 본사 앞 인도와 영동대로 3개 차로 100m 구간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철회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10개 기동대 600여 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했다. 화물연대는 앞서 강원 홍천 하이트진로 공장 통행로를 봉쇄하고 농성을 벌였으며, 16일 조합원 10여 명이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을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옥상문을 잠그고 다른 조합원들로부터 음식과 물을 공급받으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노조원들에게 퇴거요청문을 보내는 한편 경찰에게 공권력을 행사해 이들을 강제 퇴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농성 중인 이들이 시너 등 인화물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진입을 유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8일 “어떤 위험물질을 소지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라며 “위험요인 탓에 바로 (강제 퇴거) 작전에 돌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로 일대 교통이 정체됐다. 차량 운전자 최모 씨(38)는 “매일 이곳을 지나는데 대낮에 강남 한복판 도로를 (시위대가) 이렇게 점거하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노동조합법을 개정해 화물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군이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를 상습 미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이 미납한 교통 과태료는 최근 5년간 약 4300건, 액수로는 2억5000만 원이 넘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8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2년 군용차량에 교통 과태료 1만260건이 부과됐는데 군은 이 가운데 4291건(41.8%)을 납부하지 않았다. 특히 해군은 2017년 부과된 과태료 66건 중 60건(91.0%)이 미납 상태였다. 국군수송사령부 소속의 한 차량에는 19만3180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지만 납부되지 않았다. 미납 건수는 2018년 1281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다소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430건에 달해 지난해(601건)의 70%를 넘는 등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과태료 부과 사유로는 속도위반과 교차로 통행규정 위반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지만 경찰이 군으로부터 미납 과태료를 받아낼 방법도 마땅치 않다. 경찰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체납자의 차량을 압류하는 등 강제 집행을 할 수 있지만 군용차량이라는 특수성 탓에 압류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분기마다 미납 과태료 납부 요청문을 보내고 있지만 답도 잘 오지 않는다”라며 “몇 년째 미납한다는 건 사실상 내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경찰들 사이에서는 “군용차량에 부과하는 과태료는 2건 중 1건은 받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납 과태료 대부분이 운전병의 임무 수행 중 부과된 것이므로 경찰이 군용 차량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방부 측은 “국방부 차원에서 미납 과태료를 납부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법적으로 ‘긴급한 용도로 사용되는 자동차’인 경우만 과태료를 면제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범죄 수사·교통 단속에 쓰이는 경찰차, 군 내부 질서 유지나 부대의 질서 있는 이동을 유도하는 자동차 등이 ‘긴급한 용도’에 해당된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차나 구급차도 긴급한 용무 중이었음을 입증해야 과태료 부과를 면제하고 있다”며 “군용차량이라고 해도 모포 등 일상적인 군용품을 수송하는 업무는 ‘긴급한 용도’에 해당되지 않아 과태료를 면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보안 때문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면제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고 부처 예산으로 과태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한다.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군이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를 상습 미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이 미납한 교통 과태료는 최근 5년간 약 4300건, 액수로는 2억5000만 원이 넘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8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2년 군용차량에 교통 과태료 1만260건이 부과됐는데 군은 이 가운데 4291건(41.8%)을 납부하지 않았다. 특히 해군은 2017년 부과된 과태료 66건 중 60건(91.0%)이 미납 상태였다. 국군수송사령부 소속의 한 차량에는 19만3180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지만 납부되지 않았다. 미납 건수는 2018년 1281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다소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430건에 달해 지난해(601건)의 70%를 넘는 등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과태료 부과 사유로는 속도위반과 교차로 통행규정 위반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지만 경찰이 군으로부터 미납 과태료를 받아낼 방법도 마땅치 않다. 경찰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체납자의 차량을 압류하는 등 강제 집행을 할 수 있지만 군용차량이라는 특수성 탓에 압류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분기마다 미납 과태료 납부 요청문을 보내고 있지만 답도 잘 오지 않는다”라며 “몇 년 째 미납한다는 건 사실상 내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경찰들 사이에서는 “군용 차량에 부과하는 과태료는 2건 중 1건은 받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납 과태료 대부분이 운전병의 임무 수행 중 부과된 것이므로 경찰이 군용 차량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면제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방부 측은 “국방부 차원에서 미납 과태료를 납부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법적으로 ‘긴급한 용도로 사용되는 자동차’인 경우만 과태료를 면제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범죄 수사·교통 단속에 쓰이는 경찰차, 군 내부 질서 유지나 부대의 질서 있는 이동을 유도하는 자동차 등이 ‘긴급한 용도’에 해당된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차나 구급차도 긴급한 용무 중이었음을 입증해야 과태료 부과를 면제하고 있다”며 “군용차량이라고 해도 모포 등 일상적인 군용품을 수송하는 업무는 ‘긴급한 용도’에 해당되지 않아 과태료를 면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보안 때문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면제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고 부처 예산으로 과태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한다. 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14일 새벽 충남 부여에 시간당 11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2명이 실종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주말 폭우는 충남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14일 오전 1시경부터 부여군 은산면에는 시간당 110.6mm의 폭우가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는 1999년 9월 시간당 116mm에 이어 역대 2번째이며 8월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보령에서도 시간당 70mm 정도의 비가 퍼부었다. 청양에도 13, 14일을 합쳐 186mm의 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피해도 속출했다.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에선 오전 1시 44분경 1t 트럭이 불어난 하천 물살에 휩쓸리면서 타고 있던 2명이 실종됐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탑승한 차량이 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와 대피 요령을 설명하던 중 통신이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220명과 장비 20여 대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양군에선 농수로 작업을 하던 80대 남성이 경운기에 깔려 다쳤다. 충남소방본부 등에는 13일 오후부터 산사태와 농경지·주택 침수 등 140여 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에서만 도로 유실 등 18건의 피해가 났고, 농경지 약 200ha가 물에 잠겼다. 충남도 관계자는 “긴급 복구 작업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복절인 15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수도권을 시작으로 강원,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새벽 물폭탄에 부여 은산천 범람… “순식간에 마을 물바다로” 충남 남부 농경지 침수 등 피해 속출하천 일대 폭격 맞은것처럼 황폐화토사 쏟아져 주택 덮치고 도로 파손, 부여 시설하우스 170여ha 물에 잠겨전국 이재민 7595명… 20명 사망-실종, 주택 등 6876채-농경지 1140ha 침수 “이런 물난리는 태어나 처음이야. 하천이 넘치면서 마을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어.” 14일 오후 1시경 충남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에서 50년 가까이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성백철 씨(74)는 기자를 보자마자 큰 한숨을 내쉬었다. 가게 안에는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있었다. 성 씨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과자와 생필품을 주워 담으며 연신 혀를 찼다. 가게 앞 도로에도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빗물에 쓸려 떠내려온 가전제품과 식기류 등이 흙더미에 파묻혀 있었고, 거리 곳곳에 비료 포대와 나뭇가지 등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주택·상가·차량 침수…농작물 피해 잇따라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충남 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건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밤사이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부여군 은산면 신대리는 14일 오전 1시경부터 시간당 110.6mm의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은산천이 범람했다. 주변 주택과 상가 수십 곳이 물에 잠겼고 인근에 주차 중이던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다. 성 씨는 “냉장고가 마치 종이배처럼 둥둥 떠다니다 가게 현관을 막았다”며 공포스러웠던 당시를 기억했다. 이날 오후 둘러본 은산천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둑방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고 하천 전봇대도 빗물에 휩쓸려 쓰러진 상태였다. 주변 도로는 토사로 아스팔트를 보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미용실 주인 송민자 씨는 “미용실 집기와 에어컨, 선풍기, 차량까지 모두 물에 잠겨 작동이 안 된다”며 “내일 비가 더 온다는데 배구수를 막은 쓰레기를 빨리 치우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청양군 장평면에선 새벽에 내린 집중호우로 화산2리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쳤고, 남양면에서는 도로가 심하게 파손됐다. 보령시에서도 대천 나들목 인근 도로에 물이 차면서 주변을 지나던 차량이 물에 잠겨 운전자가 급하게 대피했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부여에서만 멜론과 수박, 포도 비닐하우스 등 약 170ha가 물에 잠겼다.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배원덕 씨(부여군 은산면)는 “물이 차면 포도의 당도가 떨어지고 알맹이가 터져 상품 가치를 잃는다. 그렇다고 익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수확도 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이재민 7600여 명…서울 실종자 1명 오인 신고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사는 곳을 떠나 대피한 이재민과 임시 대피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7개 시도 3823가구(7595명)에 달한다. 주택과 상가 등 6876채가 물에 잠겼고 농경지 1140ha가 침수됐다. 사망자는 서울 8명과 경기 4명, 강원 2명 등 지금까지 14명 발생했다. 실종자는 6명, 부상자는 26명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당초 서울 서초구에서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수색 결과 건물 지하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1명은 오인 신고라는 결론을 내리고 실종자 수에서 제외했다. 한편 9일 경기 광주시에서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된 남매 중 남동생(64)은 13일 오전 11시 반경 실종 지점에서 약 23km 떨어진 팔당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누나인 70대 여성과 9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여중생, 같은 날 강원 원주시에서 실종된 노부부 등 남은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부여=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광주=공승배 기자 ksb@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자체 차원의 조문도, 위로도 없었습니다. 구청장을 우연히 만났는데 ‘(주민센터) 3층 대피소에서 지내든, 하루 7만 원씩 줄 테니 모텔을 잡든 하라’고 하더군요.” 8일 폭우 속에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집이 침수되며 탈출하지 못하고 숨진 오지영 씨(52) 유족들은 11일 오후 발인을 마치고 상도동으로 돌아왔을 때 수해 현장을 돌아보던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마주쳤다. 오 씨의 둘째 동생인 오유남 씨(48)가 유족임을 밝히자 박 구청장은 대피소나 모텔에서 지내라고 했을 뿐 뚜렷한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상도동 반지하 주택 앞에서 12일 만난 고인의 첫째 동생 오유경 씨(50)는 “빈소를 지키는 중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가 왔는데 ‘집 안에 (들어찬) 물 뺀다면서 양수기는 언제 가져가느냐’는 말만 반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2일 둘러본 오 씨의 집은 물은 빠졌지만 옷가지와 생필품은 여전히 사방에 널려 있는 상태였다. 폭우 당시 오 씨는 같이 살던 어머니를 대피시킨 후 반려묘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집 밖으로 다시 나오지 못했다. 유경 씨에 따르면 동 주민센터는 12일 유족들이 방문했을 때 관할 지역에서 폭우로 사람이 사망한 것조차 몰랐다고 한다. 유족들은 “집이 물에 잠겨 사람이 죽었는데 관할 지자체로부터 어떤 지원책도 공식 통보받은 바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박 구청장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에게 거처가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일단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준 것”이라며 “3∼6개월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거처 약 90개를 확보했으니 조만간 수요 조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같은 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서 장애인 등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너무 차이가 난다”고도 했다. 관악구 사건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살아남은 노모를 위한 임대주택 마련을 지시했고, 관계 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여 유가족이 머물 곳을 마련했다. 오지영 씨는 세 자매 중 맏이로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반지하 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왔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오 씨는 어려운 형편에도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음료수를 사서 건네는 사람이었다. 새벽부터 길고양이 등의 밥을 챙겨주려고 공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고인의 옆집 반지하에 거주하는 이재숙 씨(68)는 “옆집 여성분이 참 착했는데 그렇게 돼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8일 서울 동작구청 기간제 근로자 A 씨가 상도동에서 쓰러진 가로수를 수습하다 감전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지자체 차원의 조문도, 위로도 없었습니다. 구청장을 우연히 만났는데 ‘(주민센터) 3층 대피소에서 지내든, 하루 7만 원씩 줄 테니 모텔을 잡든 하라’고 하더군요.” 8일 폭우 속에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집이 침수되며 탈출하지 못하고 숨진 오지영 씨(52) 유족들은 11일 오후 발인을 마치고 상도동으로 돌아왔을 때 수해 현장을 돌아보던 박일하 동작구청장과 마주쳤다. 오 씨의 둘째 동생인 오유남 씨(48)가 유족임을 밝히자 박 구청장은 대피소와 모텔에서 지내라고 했을 뿐 뚜렷한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상도동 반지하 주택 앞에서 12일 만난 고인의 첫째 동생 오유경 씨(50)는 “빈소를 지키는 중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가 왔는데 ‘집안에 (들어찬) 물 뺀다면서 양수기는 언제 가져가느냐’는 말만 반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 “관악구와 너무 차이 나” 하소연 12일 둘러본 오 씨의 집은 물은 빠졌지만 옷가지와 생필품은 여전히 사방에 널려 있는 상태였다. 폭우 당시 오 씨는 같이 살던 어머니를 대피시킨 후 반려묘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집밖으로 다시 나오지 못했다. 앞 집 반지하에 살던 둘째 동생 유남 씨를 전화로 깨워 대피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변을 당했던 것. 유경 씨에 따르면 동 주민센터는 12일 유족들이 방문했을 때 관할 지역에서 폭우로 사람이 사망한 것조차 몰랐다고 한다. 유족들은 “집이 물에 잠겨 사람이 죽었는데 관할 지자체로부터 어떤 지원책도 공식 통보받은 바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박 구청장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에게 거처가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일단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준 것”이라며 “3~6개월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거처 약 90개를 확보했으니 조만간 수요조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폭우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밤을 새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유족들은 같은 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서 장애인 등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너무 차이가 난다”고도 했다. 관악구 사건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살아남은 노모를 위한 임대주택 마련을 지시했고, 관계 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여 유가족이 머물 곳을 마련했다.●“본인보다 이웃 가족 먼저 챙기던 사람” 오 씨는 세자매 중 맏이였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반지하 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왔다. 유족들은 고인을 “본인보다 이웃과 가족을 먼저 챙기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오 씨는 어려운 형편에도 폐지 줍는 노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음료수를 사서 건넸다고 한다. 길거리에서 지내는 동물들 밥을 챙겨주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공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고인의 옆 집 반지하에 거주하는 이재숙 씨(68)도 “옆집 여성분이 참 착했는데 그렇게 돼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오 씨의 빈소를 지킨 이들은 오 씨가 젊었을 적 살뜰히 대하던 조카의 친구들이었다. 조카의 친구들은 고인이 된 오 씨를 ‘이모’라고 부르며 “어렸을 적 이모가 챙겨준 마음에 보답하고자 왔다”며 울먹였다. 유족들은 폐허처럼 변해버린 반지하에서 물건을 꺼내다 다시 한번 오열했다. 동생 유경 씨가 오 씨에게 선물한 티셔츠가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 유경 씨는 “남한테 다 주기만 하고 본인에겐 뭐 하나도 아까워하며 쩔쩔매던 사람이었는데 불쌍해서 어떡하느냐”며 안타까워했다.동작구청은 “동 주민센터는 8일 사고 발생 후 피해 상황을 인지해 현장에 도착했으며, 유가족에 수건 담요 장화 등 필요 물품을 전달했다. 같이 거주했던 모친을 주민센터 대피소로 이동시켰고, 안정을 취한 후 (모친이) 친척 집으로 이동을 희망해 주민센터 직원이 동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어 “피해 주민들의 임시 거주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SH·LH와 협의해 관내 가용 가능한 공공·민간시설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수도권 등에 폭우를 내렸던 비구름대가 11일 남하하면서 충청과 전북을 중심으로 건물과 도로 곳곳의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는 시내 주택과 상가 등에서 비 피해 신고가 181건 접수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12명, 실종자는 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원 춘천에서 급류에 휩쓸렸던 70대 여성과 서울 서초구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이날 수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재민에게는 최장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이재민 1인당 최대 3000만 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 건강보험료와 통신비, 전기료 감면 등도 추진한다. 12일 오전까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부터 12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라 20∼70mm, 충청, 경상, 제주 5∼40mm다. 12일 오후 날이 개겠지만 13일부터 다시 중부지방과 전라, 경북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 “물폭탄 대응 당장 이것부터” 저지대 지하철역 차수판 별로 없어판 더 설치하고 높이도 상향을… 맨홀 수압 덜게 구멍 많이 뚫어야빗물 잘 스며드는 ‘투수 블록’ 쓰고 산사태 위험지역, 2m 보호벽 필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진 가운데 폭우 속 도심 곳곳에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취약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선 남매가 맨홀에 빠져 숨지거나 실종됐고, 산사태로 아파트·학교 옆 축대가 무너지는가 하면 9호선 동작역을 비롯한 지하철역이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10일 빗물터널 추가 건설과 강우 처리 능력을 시간당 100mm 이상으로 늘리는 등 장기적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지대 차수판 설치 의무화해야서울 강남역 인근 등 폭우 때마다 비 피해가 심각한 저지대 등에는 빗물이 시설물 내부에 밀려드는 것을 차단하는 차수판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차수판 설치가 의무가 아닌 탓에 저지대 지하철역도 차수판이 없는 곳이 적지 않다. 역에 차수판이 있다고 해도 높이가 30∼35cm 정도여서 이번과 같은 폭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작역의 경우에도 8일 호우 상황에서 차수판을 세웠지만 빗물이 판을 넘어 쏟아져 들어왔다. 일반 빌딩 역시 대부분 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탓에 이번 폭우처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살피러 갔다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있었던 서초구 등이 건물 신축 시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설치 유도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모든 곳에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는 없지만 저지대만이라도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차수판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하고 차수판 높이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물받이 등도 평소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맨홀 그물망 등 안전장치 마련해야폭우 때면 ‘거리의 지뢰’로 돌변하는 맨홀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맨홀 뚜껑은 무게가 40∼160kg인데 집중호우 때 관로 내부 수압이 높아지면 위로 튕겨 나갈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상하수도 등이 지나는 맨홀은 총 62만4318개에 이른다. 먼저 맨홀 뚜껑이 떨어져 나갈 소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우 시 맨홀이 받는 수압을 덜도록 구멍이 한 개가 아니라 많이 뚫린 맨홀을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맨홀 주변에 가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침수 땐 위치를 알 수 없는 만큼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일 대도시방재안전연구소장은 “배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맨홀 뚜껑 아래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전 그물망은 보통 관로 공사를 할 때 작업자 추락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그물이다. 이 그물을 맨홀 뚜껑 아래에 설치해 놓으면 유사시에도 보행자가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수 블록 늘리고 산사태 보호벽 세워야인도 등의 포장에 빗물이 잘 스며드는 특성을 지닌 투수(透水)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 등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보행로, 공원, 건물 주차장 등에 물이 잘 스며드는 투수 블록이나 잔디 블록을 깔면 상대적으로 하수로 몰리는 물의 양은 줄게 돼 있다”면서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투수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를 사용해 투수 면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투수 블록을 깔면 덤으로 토양 생태환경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산사태 위험지역의 경우 보호벽을 세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 바로 아래 주택이 있는 지역에 2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보호벽을 만들면 유사 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대규모 산사태를 제외하면 대체로 쓸려 내려오는 흙의 두께가 1m 미만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흙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8일 서울 서초구 도로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 2명 가운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맨홀을 아무리 견고하게 설치해도 폭우로 수압이 높아지면 열릴 수 있는 만큼 저류조 확대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서초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분경 실종 지점으로부터 약 1.5km 떨어진 아파트단지 앞 우수배수관에서 8일 실종된 4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맨홀에 빠져 실종된 A 씨의 누나 등 서초구의 나머지 실종자 3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맨홀은 ‘잠금식’으로 견고하게 설치돼 있었지만, 수압이 높아지면서 뚜껑이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 40kg 이상인 맨홀도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만 27만 개 이상의 맨홀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특히 폭우가 내려 맨홀이 물속에 잠길 때는 보행자가 맨홀이 열려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 더 위험하다. 8일 서초구 일대는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지며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있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상습 침수지역에 지하 저류조를 설치해 수해를 막는 근본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10명, 실종자가 6명이라고 집계했다. 9일 오후 5시경 강원 원주시 섬강 인근에서 노부부가 벌통을 살피다 실종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경 경기 남양주시에서 귀가하던 A 양(15)이 하천 돌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진 뒤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8일 서울 서초구 도로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 2명 가운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맨홀을 아무리 견고하게 설치해도 폭우로 수압이 높아지면 열릴 수 있는 만큼 저류조 확대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서초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분경 실종 지점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아파트단지 앞 우수배수관에서 8일 실종된 4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맨홀에 빠져 실종된 A 씨의 누나 등 서초구의 나머지 실종자 3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맨홀은 ‘잠금식’으로 견고하게 설치돼 있었지만, 수압이 높아지면서 뚜껑이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 40㎏ 이상인 맨홀도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만 27만 개 이상의 맨홀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특히 폭우가 내려 맨홀이 물 속에 잠길 때는 보행자가 맨홀이 열려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 더 위험하다. 8일 서초구 일대는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지며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있었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물이 역류하면 맨홀이 견고해도 한계가 있다”며 “상습 침수지역에 지하 저류조를 설치해 수해를 막는 근본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우가 내릴 때 맨홀이 얼마나 위험한지 시민들이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3명이 추가로 실종됐다. 9일 오후 5시경 강원 원주시 섬강 인근에서 노부부가 벌통을 살피다가 실종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경 경기 남양주시에서 귀가하던 A 양(15)이 하천 돌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진 뒤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수도권에 115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침수 피해가 집중된 서울 서초구에선 이틀간 4명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저녁 서초동의 한 빌딩 지하 3층 주차장에서 40대 남성 1명이 실종됐다. 이 남성은 지하주차장에 차량이 침수됐는지 확인하러 내려갔다가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면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관계자는 “물이 들어찰 때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렸는데, 이를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근처에서도 도로 하수구의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시민 2명이 실종됐다. 당시 모습을 차량 블랙박스 영상으로 확인한 박모 씨는 “검은색 옷을 입은 시민 1명이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른 도로 위를 걸어가던 중 물살에 휩쓸리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며 “일행으로 보이는 시민이 이 시민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같이 휩쓸리면서 2명 모두 실종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서일초등학교 인근 건물 1층 음식점도 내부가 침수되면서 실종자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수색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 씨(59)는 “서일초교 주변은 지대가 유독 낮은 곳이라 폭우가 내릴 때마다 침수 위험이 컸다”며 “8일 우리 가게도 짧은 시간 동안 순식간에 물이 들어찼다”고 전했다. 이날 소방당국은 소방관 100여 명과 차량 22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폭우가 이어지면 지하주차장과 같이 고립되기 쉽거나 맨홀과 같이 추락의 위험성이 있는 곳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