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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북동부의 상업 중심지인 나콘랏차시마시에서 불교 명절인 만불절(마가푸자)을 하루 앞둔 8일 군인이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해 27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쳤다. 한국인 8명도 현장에 있었지만 무사히 대피했다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이날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범인 짜끄라판트 톰마 육군 선임 부사관(32)은 8일 오후 3시 반경 자신의 상관인 아난타롯 끄라새(48) 등 3명을 사살하고 라이플 소총과 탄약을 탈취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톰마 부사관이 피해자들과 부동산 거래 관련 갈등을 빚어 왔다고 밝혔다. 톰마 부사관은 오후 6시경 군부대에서 탈취한 차량을 몰고 터미널21 꼬랏 쇼핑몰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3대 명절 중 하나로 간주하는 만불절 전날을 맞아 쇼핑몰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어 톰마 부사관은 쇼핑몰 4층으로 올라가 인질 16명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경찰은 쇼핑몰 반경 2km 내에 소개령을 내렸다. 태국 경찰은 범인을 설득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경 그의 어머니를 쇼핑몰로 데려왔지만 그는 투항하지 않았다. 태국 언론은 톰마 부사관의 어머니가 경찰차에서 “(아들이) 왜 그랬을까”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발포가 계속되자 9일 0시경 태국 군경은 본격적인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톰마 부사관은 사건 발생 약 17시간 만인 9일 오전 9시경 경찰에 사살됐다. 이 과정에서 인질 8명이 사망했으며 나머지 인질 8명은 풀려났다. 톰마 부사관은 쇼핑몰에서 범행 과정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하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총을 들고 있는 영상을 올리며 “피곤하다. 손가락을 더 이상 못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모두 죽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등 게시글 10건을 올렸다고 태국 일간 타이라트가 전했다. 톰마 부사관의 계정에 대해 접근을 차단한 페이스북 측은 성명에서 “이런 종류의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을 위한 페이스북은 없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9일 오전 마하랏 나콘랏차시마 병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상자 중 32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8명은 수술을 받았다”며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태국 보안군 1명이 포함됐다고 BBC가 전했다. 나콘랏차시마는 태국 동북부를 일컫는 이산 지방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꼬랏’이라는 줄임말로도 불린다. 방콕에서 260km 떨어져 차량으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라오스-캄보디아-태국 간 교역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시다. 이 때문에 방콕에 본점을 둔 태국 3대 백화점 체인이 나콘랏차시마에 100만 m²가 넘는 대규모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터미널21 꼬랏 역시 태국 3대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시암 리테일 디벨로프먼트의 소유다. 대피한 한국인 8명 중 2명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선교사의 자녀들이고 6명은 태국을 방문한 이들의 지인이라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한국인들은 인질로 잡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이들은 8일 오후 10시 30분경 현지 경찰들의 지휘에 따라 지하층으로 대피했다가 현지인과 함께 쇼핑몰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전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신아형 기자}

인디아타임스 등은 7일(현지 시간) 10여 년 전 세계 6위 부호였던 아닐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영국 법원에서 “투자한 자산 가치가 폭락해 파산 상태”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아닐은 2017년 아시아 최고 부호 집안으로 꼽힌 인도 암바니가(家)의 둘째 아들이다. 그의 친형은 포브스가 ‘2019 세계 억만장자’ 13위로 집계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이다. 아닐은 이날 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 은행 3곳이 제기한 채무 이행 소송에서 “(나의) 순자산은 제로”라고 밝혔다. 이에 은행 측은 “아닐은 11대 이상의 고급 차량과 자가용 비행기 및 요트 등을 소유하며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ICBC 등은 2012년 아닐 회장이 이끌던 통신업체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에 빌려준 자금 9억25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를 회수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영국 법원은 아닐에게 6주 내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갚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아닐이 무케시와의 갈등으로 실제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56개국 3711명이 승선한 일본 대형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 10명이 나왔다. 5일 NHK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탑승객에 대한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감염자의 국적은 일본 3명, 중국 3명, 호주 2명, 미국 1명, 필리핀 1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크루즈선에 한국인은 남성 4명과 여성 5명이 탑승했지만 의심증상자는 없었다”면서도 “추가 검사 과정에서 우리 국민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홍콩 남성(80)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뒤 이달 2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후생노동성은 2주간 유람한 선박을 요코하마항에 정박시키고 3일 재검역을 진행했다. 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를 거쳐 발열·기침 증상을 보이는 273명에 대해 다시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가 나온 31명 중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후생노동성은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해 2주 동안 선내에 머물도록 했다. 또 2일 홍콩을 출발한 크루즈선 ‘월드드림’호 승무원 30여 명도 의심 증세를 보여 함께 탑승한 3600여 명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현지 인터넷매체 홍콩01 등은 이날 출항 사흘 만에 홍콩항으로 돌아온 이 크루즈선의 승무원들이 기침과 인후통 증상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발열 증세를 보인 3명과 독감 양성 판정을 받은 승무원 1명이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탑승객은 홍콩 카이탁 크루즈터미널에 임시 정박한 크루즈선 내부에 격리된 채 신종 코로나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4일 대만 당국으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19∼24일 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3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아형·신나리 기자}

3일 미국 야당 민주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가 개표 결과 발표 지연이라는 사상 초유의 파행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대항마를 뽑기 위한 첫 일정에서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치러진 첫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겠다는 계획 자체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공정성 논란, 일부 후보의 불복 가능성 등 거센 후폭풍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 강화하려다 참사 민주당은 아이오와 1681곳의 기초 선거구에서 미 중부 시간 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코커스를 실시했다. 하지만 집계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4일 오전 7시(한국 시간 4일 오후 10시) 현재 단 한 곳의 개표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2016년 2월 1일의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 때 당일 오후 11시에 개표가 90% 이상 완료됐던 것과 대비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당원들만 참석하며 이들이 학교 강당, 교회 등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각 후보의 최종 대의원 확보율 외에도 올해부터 당원들의 첫 후보 선택(1차 득표율), 최종 선택(2차 득표율)까지 총 3가지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0.3%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버니 샌더스 후보 측이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각 후보의 1, 2차 득표 수까지 알려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결과다. 이에 올해부터 득표율이 15% 미만인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른바 ‘15% 규칙’에 따라 2차에서 원래 지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헤쳐모여’ 결과를 재집계해 최후 승자를 가리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이날 오후 11시 30분경 “세 항목 간 불일치가 발견됐다. 해킹이나 외부 침입 때문은 아니다”라며 결과 발표를 미뤘다. 개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작업으로 개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알 수 없다. 민주당은 공정성 강화를 통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준비 부족으로 참사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올해 최초로 도입된 ‘위성 코커스’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해외 및 아이오와가 아닌 주에 거주하는 당원이 다른 지역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부재자 투표다. 이 외 개표 결과를 알려주는 앱도 심각한 오작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번거로운 절차와 복잡한 집계 방식 때문에 파행이 예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도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의미다.○ 일부 후보 불복 가능성 주요 후보와 지지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벌써부터 “개표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불복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샌더스 후보 측에 열세로 알려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측에서는 “이날 상황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정도의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 후보의 1위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측이 일부러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누군가는 무책임한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CNN), ‘총체적 붕괴’(폴리티코) 등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폐쇄적 선출 방식,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결정하는 번거로운 절차 등을 이유로 코커스 자체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발표 지연과 별개로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는 샌더스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3일 코커스 직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23%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19.3%)을 앞섰다. 샌더스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느낌이 아주 좋다”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당초 샌더스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바이든 후보는 예상보다 더 큰 부진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제55선거구 등 일부 지역 1차 투표에서 15% 득표에 미달해 2차 투표에서 배제되는 굴욕을 겪었다. ○ 트럼프 “완전한 재앙” 조롱 집권 공화당 측은 이날 참사를 선거전에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민주당 코커스는 완전한 재앙”이라며 “그들이 이 나라를 이끌었을 때처럼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조롱했다. 이어 “50억 달러(약 6조 원)짜리 오바마케어 웹사이트를 기억하라. (웹사이트 구축에는) 그 비용의 2%만 썼어야 했다”며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브래드 파스케일 본부장은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엉망진창인 창조물로 자신들의 코커스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그 과정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런 사람들이 보건체계 전체를 운영하고 싶어한다고?”라고 조롱했다. 경선 관리의 문제를 계기로 민주당의 국정 운영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디모인=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최지선 기자}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를 뽑는 첫 경선이 3일 아이오와주에서 막을 올렸다. 전국 50개 주 가운데 아이오와와 네바다, 와이오밍, 노스다코타 등 총 4개 주가 민주당 경선 방법으로 당원대회(코커스)를 채택했다. 각 정당이 주관하는 코커스는 당원으로 등록한 유권자만이 참여할 수 있으며 학교 강당, 교회 등 정해진 장소에 모여 공개 토론을 벌인 뒤 손을 들거나 줄을 서는 방식으로 득표수를 집계한다. 하지만 그 절차와 집계 공식이 복잡해 코커스를 이용하는 지역이 줄고 있는 추세다. 아이오와의 경우 민주당 전체 대의원(4750명)의 1%에 불과한 41명의 대의원을 선정하지만 투표가 진행되는 기초선거구는 1678곳에 달한다. 간접선거제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은 유권자들이 직접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는 대신 지역별로 선거인단(대의원)을 뽑는다. 많은 대의원수를 확보할수록 대선 후보 개인에게는 유리한 것이다. 민주당은 올해부터 절차의 복잡성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개선하고 선거 신뢰성 및 투명성을 재고하기 위해 몇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2016년까지는 각 후보에게 할당되는 대의원 수(State Delegate Equivalent)만 집계해 발표했다면 올해부터는 총 3가지 개표 결과가 공개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득표수와 기존의 대의원 할당 수다. 첫 투표에서는 각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수를 파악한다. 여기서 15% 미만을 득표한 후보는 2라운드 투표 목록에서 배제된다. 예컨대 100명의 당원이 참가했다면 한 후보자가 15표 이상을 얻어야 2차 투표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첫 투표에서 15% 이상을 득표한 후보를 뽑은 유권자를 제외한 당원들만이 2라운드에서 유력 후보들 중 한 명에게 투표하거나 기권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후 최종적으로 각 지역에 할당된 대의원수는 1라운드와 2라운드 득표수를 합친 값에 비례해 각 후보자들에게 배분된다. 당원들에게 단 한 번의 재투표 기회가 주어진 것 역시 올해가 처음이다. 코커스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당원들을 위해 올해 최초로 위성 시설도 마련됐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민주당은 처음으로 87곳의 위성 코커스 시설을 승인했다. 아이오와에만 60곳, 이외 워싱턴 D.C.를 비롯한 13개 주와 해외 3개 지역에도 마련됐다고 전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29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총회장에 이별을 주제로 한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 울려 퍼졌다. 의원들은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지난해 10월 합의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전체 750석 중 찬성 621표, 반대 49표로 비준했다. 이 외 기권 13표, 불참 등이 67표였다. 이에 따라 영국은 31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2월 1일 오전 8시) EU와 공식적으로 이혼한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후 3년 7개월, 영국이 1973년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이다. 영국은 1993년 출범한 EU 체제의 첫 탈퇴국이다. 회원국 수도 기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었다.○ 11개월의 험난한 협상… 노딜 공포 커져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는 이행(준비) 기간을 갖는다. 이 기간에 영국은 EU의 단일 시장 및 관세동맹에 남는다. 그 대신 향후 11개월 동안 무역, 안보, 이민, 교통, 교육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상을 벌여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기로 했다.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300억 파운드(약 46조 원)의 분담금은 2060년까지 EU에 분할 지급한다. 문제는 11개월 만에 방대한 협정을 마무리할 수 있느냐다. 영국은 올해 말까지 EU 주요 회원국과 각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반적인 FTA 체결에도 2, 3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EU 회원국이 아닌 168개국과도 750개 이상의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추산했다. 영국은 ‘EU의 규제와 기준을 따르지 않되 브렉시트 전처럼 무관세·무쿼터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EU는 ‘영국이 EU 규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무관세 혜택을 줄 수 없다’고 맞선다. 또 EU는 영국 수역에 대한 회원국 어선의 자유로운 접근 및 농산물 수출 허용 등을 바란다. 영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양측은 협상 시한에도 이견을 보인다. EU는 ‘11개월 안에 타결이 불가능하다. 올해 6월 말 전에 기간 연장에 합의하고 2022년까지 협상을 벌이자’고 주장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해 12월 기간 연장을 불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환 기간 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영국이 EU 관세동맹 및 단일 시장에서 탈퇴하면 사실상의 ‘노딜 브렉시트’(합의안 없는 EU 탈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EU·영국 모두 손해, 영국 사회 갈등도 격화 브렉시트 자체가 영국과 EU 양측 모두에게 큰 손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둘 다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및 지위 약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영국을 잃은 것은 미국이 텍사스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텍사스는 미 50개 주(州) 중 면적이 가장 넓다. 영국은 현재 EU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인구(약 6700만 명)도 EU의 13%에 달한다. 영국 없는 EU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후 EU 27개 회원국의 합산 경제성장률이 장기적으로는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연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난민 할당, 기후변화 대책 등에서 회원국 간 연대가 약화되면 추가 탈퇴국이 나올 수 있다. 정부 부채가 많고 EU 수뇌부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이 많은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거론된다. 또 미국이 발을 뺀 중동에서 러시아가 날로 영향력을 확대했듯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이 떠난 EU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쟁 격화도 예상된다. 대(對)EU 무역 의존도가 높은 영국의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수출입의 각각 45%, 53%를 EU에 의존해 왔다. EU 회원국에 정착한 약 220만 명의 영국인, 영국에 있는 약 360만 명의 EU 회원국 국민의 위치를 어떻게 할지도 문제다. FT는 “영국이 미국, 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서 홀로 경쟁해야 한다. 영국으로 오는 난민을 벌주기 위해 시작됐던 브렉시트가 해외의 영국인 지위를 난민으로 격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사회 갈등도 더 커질 수 있다. 대도시 엘리트와 젊은층은 여전히 EU 잔류를 지지한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중북부 주민과 장·노년층은 브렉시트를 반긴다. 29일 브뤼셀 유럽의회 회의장에서도 내심 EU 잔류를 희망했던 제1야당 노동당 의원들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집권 보수당, 극우 브렉시트당 의원들은 환호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분리독립 움직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2014년 부결됐던 분리독립 국민투표를 올해 다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아예 “독립국 자격으로 EU 회원국이 되자”고 주장하고 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북아일랜드에서도 아일랜드와의 통합 혹은 분리독립을 원하는 무장조직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보수당 정권이 ‘대영제국의 부활’을 외치며 강행한 브렉시트가 결국 영국을 ‘리틀 잉글랜드’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신아형 기자}
“인구 조절 위한 생화학무기”, “미국 계엄령 선포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온라인매체 트위스티드 트루스는 “22일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이 자국 내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FEMA 대변인은 다음 날 미 팩트 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에 “해당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또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가 우한 폐렴을 제조했다”,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이 연구소를 후원해 수익을 얻고 있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하지만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바이러스 개발이 아닌 동물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도 가짜뉴스로 혼란을 겪고 있다.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에는 중국 호흡기 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국가위생건강위 고위급 전문가팀장이 “‘소금물로 입을 헹구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중국 여행 전문 블로거 왕멍윈(汪夢云)이 박쥐 고기를 먹는 영상은 2016년 남태평양 섬 국가 팔라우에서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페이스북에 공개된 우한 시장의 야생동물 판매 모습을 담은 동영상의 배경은 인도네시아의 랑오완이란 시장으로 밝혀졌다. 우한 폐렴이 중국 정부가 개발한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BBC는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인구 조절 위한 생화학무기”, “미국 계엄령 선포할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관련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온라인매체 트위스트 트루스는 “22일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이 자국 내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FEMA 대변인은 다음 날 미 팩트 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에 “해당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또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가 우한 폐렴을 제조했다”,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이 연구소를 후원해 수익을 얻고 있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하지만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바이러스 개발이 아닌 동물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도 가짜 뉴스로 혼란을 겪고 있다.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에는 중국 호흡기 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소금물로 입을 헹구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중국 여행 전문 블로거 왕멍윈(汪夢云)이 박쥐 고기를 먹는 영상은 2016년 남태평양 섬 국가 팔라우에서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페이스북에 공개된 우한 시장의 야생동물 판매 모습을 담은 동영상의 배경은 인도네시아의 란고완이란 시장으로 밝혀졌다. 우한 폐렴이 인구 감소를 위한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56)의 전 부인 매켄지 터틀(50·사진)이 4억 달러(약 4706억 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매각했다. 27일(현지 시간) CNBC는 터틀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보고서를 인용해 아마존 보유 지분의 4억 달러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9일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처분한 20만 주는 전체 주식의 극히 일부로 매켄지는 여전히 195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같은 날 “터틀이 매각 수익을 어디에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 정확한 매각 시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7월 25년간 유지했던 터틀과 이혼하며 자신이 소유하던 아마존 지분의 25%를 넘겼다. 아마존 전체 지분의 약 4%로 시장 가치는 무려 37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했다. 이는 이혼 사상 최대 액수로 미국 작가인 터틀은 하루아침에 세계 최고 부호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 22위에 올랐으며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포브스 400’에서도 미국 부자 순위 15위를 차지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관광도시 샌타바버라에서 이달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산타바버라 국제영화제’(SBIFF)가 봉준호 감독을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했다고 22일(현지 시간) 할리우드 연예매체 ‘더할리우드 리포터’(THR)가 보도했다. 영화제 측은 23일 오후 8시부터 12시간 동안 봉 감독의 영화 네 편을 연달아 선보인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알링턴 극장에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기생충’이 순서대로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기생충’은 때론 웃기고 때로는 섬뜩하면서도 가슴 저미는 영화다. 충분히 집중 상영할만 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1986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가 감독 1명의 작품을 하루에 몰아서 상영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맬컴X’ 등 흑인 인권 영화를 주로 제작해 온 미국 감독 스파이크 리, ‘인셉션’ ‘덩케르크’ ‘인터스텔라’를 연출한 영국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로마’를 연출한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 등 세계적 명장들이 앞서 연이은 상영 기회를 가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미국 경제가 전 세계의 모범”이라며 경제 성과를 자랑했다. 이날 미 상원이 탄핵 심판 일정을 개시함에 따라 국내외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성과를 부각해 11월 대선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 경제 호조는 내 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미국이 경제 호황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 단순한 호황이 아니라 세계가 일찍이 본 적도 없는 화려한 호황”이라며 “미국이 세계 어느 곳보다 투자와 사업을 하기 좋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는 넘치는 경제적 기회에 자리를 내줬다”며 낮은 실업률, 주식시장 활황, 일자리 증가 등을 거론했다. 그는 아메리칸드림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하게 되돌아오고 있으며 중산층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금, 무역, 규제, 에너지, 이민, 교육 등의 분야에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미국의 삶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다른 나라가 미국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는 완전히 재협상을 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 합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타결도 핵심 치적으로 내세웠다. 2017년 취임한 그는 2018년 다보스포럼에서도 자신이 대규모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다보스포럼의 핵심 의제인 기후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 겸 가스 생산국인데도 가장 깨끗한 물과 공기를 가진 나라라며 환경운동가들을 향해 “비관론만 퍼뜨린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올해 포럼의 현안인 ‘1조 그루의 나무 심기’에는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연설자로 나선 스웨덴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나무를 심는 정도로 탄소 배출 경감과 생태계 복원을 이룰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 증인 무산 21일 미 상원은 야당 민주당이 주장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탄핵 심판 증인 소환을 53 대 47로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퇴한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내세워 백악관 측에 타격을 안기려 했다.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집권 공화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100석 중 53석을 점유하고 있다. 민주당이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이 2명이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국무부에 대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자료 요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대한 이메일 요구 등의 안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양당이 볼턴 전 보좌관의 증인 채택 여부로 거세게 충돌하자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양측 모두를 질책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하원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변호인단 양쪽 모두 세계 최고의 심의기구에서 발언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달라. 당신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라”며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보이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아 주재한다. 하원 소추위원단은 검사, 상원 의원 전체가 배심원 자격으로 유무죄 판단을 내린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흑인 심사위원장이 탄생했다.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4일(현지 시간)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63·사진)를 2020년 제73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위원회 측은 “칸은 영혼을 일깨우고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향이다. 리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며 그의 화려한 개성이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리는 영화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1986년)로 데뷔한 뒤 감독, 배우, 각본가 등으로 활동해 왔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성장한 그는 흑인 이주민으로서 인종차별 문제를 꾸준히 조명해 왔다. 2018년에는 백인우월주의 집단에 맞선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의 실화를 다룬 영화 ‘블랙클랜스맨’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했다. 과거 흑인 배우와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적은 있지만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흑인 인사는 리가 처음이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필리핀의 관광 명소 ‘탈’(Taal) 화산이 43년 만에 폭발했다. 주민과 관광객 수만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마닐라 공항 항공기 수백편이 무기한 중단됐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루손(Luzon) 섬에 위치한 탈 화산이 15km에 달하는 화산재 기둥과 수증기를 내뿜으며 폭발했다. 같은 날 새벽 3시 35분경부터 오후 2시경까지 지진이 3차례나 발생했으며 오후 내내 분화가 이어졌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Phivolcs)는 다음날 오전(현지 시간) “탈 화산이 13일 새벽 2시 49분부터 새벽 4시 28분 사이 용암을 분출시킬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용암 분출과 함께 천둥과 번개를 수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 오전 5시(현지 시간) 기준 루손 섬 인근 지역에서는 규모 2.9, 3.9 정도의 지진이 75차례나 관측되기도 했다. 필리핀 당국은 12일 화산 폭발 직후 인근 지역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반경 14km 이내 주민과 관광객 1만여 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처음 1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했던 화산 경계등급을 하루 만에 4단계로 격상하기도 했다. 3단계는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마그마 활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경고하는 반면 4단계는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수 시간 또는 수일 내로 일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화산재 분출로 마닐라 및 수도권 상공이 연기로 뒤덮이자 전 지역 공항과 학교, 기업 등은 문을 닫았다. 특히 탈 화산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불과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약 1천300만 명의 인구에 달하는 마닐라 역시 긴급 대응에 나섰다.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은 모든 항공편을 무기한 중단했다. 마닐라 국제공항 측은 12일에만 최소 270편의 항공편이 중단 및 연기됐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긴급성명을 내고 마닐라와 수도권 모든 학교와 관공서에 각각 휴교령과 휴무령을 내렸으며 민간 기업에도 휴업을 권고했다. 마닐라 증권거래소 역시 13일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특히 탈 화산은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트래킹을 하러 찾는 유명 관광지로, 한인들도 인근에 상당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 시간) “지금까지 1만6000명 이상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주필리핀 한국 대사관은 “24시간 비상 대책반을 가동했으며, 관공서 휴무령에도 불구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필수 영사업무 담당자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화산이 ‘탈 호수’(Taal Lake)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 만큼 쓰나미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탈 화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건 1977년이다. 탈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1911년에 발생한 폭발로 150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가만히 계세요. 깨물면 안 돼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에 입맞춤을 해달라는 한 수녀의 요구에 재치 있는 농담으로 응수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다. 지난해 12월 31일 교황이 자신의 손을 세게 잡아당긴 한 여성 신도에게 화를 내 논란이 됐던 ‘버럭 교황 사태’를 익살스러운 발언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교황은 8일(현지 시간) 수요 일반 알현을 위해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을 찾았다. 로이터통신 등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신자 수천 명 가운데 맨 앞줄에 서 있던 수녀 한 명이 손을 뻗으며 “바초, 파파!”(키스해 주세요. 교황님)라고 외쳤다. 교황은 곧바로 수녀에게 “오, 나를 깨물려고요?”라고 물었다.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수녀가 아니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교황은 “가만히 계세요. 당신에게 키스할 테니 그대로 있어야 해요. 깨물면 안 돼요”라고 답하며 수녀의 오른쪽 뺨에 입술을 맞추고 얼굴을 쓰다듬어 줬다. 수녀는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유머러스한 교황과 감격에 겨운 수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주변 신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교황의 대응은 지난해 12월 31일 신도에게 역정을 냈다가 구설수에 오른 일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교황은 당시 새해 전야 미사를 위해 성베드로 광장을 찾은 동양인 여성이 자신의 손을 강제로 잡아당기자 여성의 팔을 두 차례 내리치고 화를 내 ‘버럭 교황’이란 별칭을 얻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5일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51)의 ‘기생충’이 전미영화제작자협회(PGA) 우수제작자상 후보에도 올랐다. PGA 시상식은 골든글로브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판도를 점칠 수 있는 잣대로 꼽힌다. 7일(현지 시간) 미 영화전문매체 인디와이어에 따르면 ‘기생충’은 18일 개최되는 PGA 우수제작자상 후보에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 등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1917’과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작품상과 각본상을 탔다. 조커도 지난해 9월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디와이어 측은 “1990년 창설된 PGA 우수제작자상이 지난 30년간 21차례에 걸쳐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동일한 작품에 작품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PGA에서 좋은 결과를 거둔 작품이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탈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봉준호 감독(51·사진)의 영화 4편이 미국 명문대 조지아공대 강의 교재로 사용된다. 3일(현지 시간) 미 교민매체 뉴스앤드포스트에 따르면 조지아공대는 올해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급 한국어 강좌로 ‘한국영화: 봉준호 특집’을 개설했다. 수강생들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2019년), ‘살인의 추억’(2003년), ‘괴물’(2006년), ‘마더’(2009년) 등 봉 감독의 대표작 4편을 공부한다. 수강 신청은 이달 3∼10일이며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청강이 가능하다. 이 학교는 미 시사잡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뽑은 ‘2020 미 대학평가 우수 공립대’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조지아공대 내 한국어 강좌는 2002년 한인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됐다. 이후 규모가 점점 커져 외국인을 위한 4년 과정, 그리고 2013년부터는 온라인 1학년 과정 등이 생겨났고 현재 정식 부전공으로 자리 잡았다. 이 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택 교수는 “영화를 소재로 한국 근현대사 수업을 하는 건 처음”이라며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라 그 어느 때보다 학생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개설 이유를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57)가 두 손으로 ‘기생충’의 주연 배우 송강호와 손을 맞잡은 사진도 화제다. ‘기생충’의 미국 배급사인 네온은 3일 트위터에 이 사진과 ‘When Song Kang Ho fan Brad Pitt met Song Kang Ho…(송강호의 팬 브래드 피트가 송강호를 만났을 때)’란 글을 올렸다. 사진 속 피트는 송강호 쪽으로 몸을 한껏 기울인 채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 자리에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이선균 이정은도 동석해 두 사람의 뒤에서 환하게 웃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트는 이날 미 영화연구소(AFI)의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기생충’ 관계자들을 발견하고 인사를 나눴다. 피트는 이달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시상자로 나선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까지 3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및 주제가상의 예비 후보로도 올랐다.신아형 abro@donga.com·조종엽 기자}

봉준호 감독(51)의 영화 4편이 미국 명문대 조지아공대 강의 교재로 사용된다. 3일(현지 시간) 미 교민매체 뉴스앤드포스트에 따르면 조지아공대는 올해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급 한국어 강좌로 ‘한국영화: 봉준호 특집’을 개설했다. 수강생들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2019년), ‘살인의 추억’(2003년), ‘괴물’(2006년), ‘마더’(2009년) 등 봉 감독의 대표작 4편을 공부한다. 수강 신청은 이달 3~10일이며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청강이 가능하다. 이 학교는 미 시사잡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뽑은 ‘2020 미 대학평가 우수 공립대’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조지아공대 내 한국어 강좌는 2002년 한인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됐다. 이후 규모가 점점 커져 외국인을 위한 4년 과정, 그리고 2013년부터는 온라인 1학년 과정 등이 생겨났고 현재 정식 부전공으로 자리 잡았다. 이 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택 교수는 “영화를 소재로 한국 근현대사 수업을 하는 건 처음”이라며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라 그 어느 때보다 학생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개설 이유를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57)가 두 손으로 ‘기생충’의 주연 배우 송강호와 손을 맞잡은 사진도 화제다. ‘기생충’의 미국 배급사인 네온은 3일 트위터에 이 사진과 ‘When Song Kang Ho fan Brad Pitt met Song Kang Ho…(송강호의 팬 브래드 피트가 송강호를 만났을 때)’란 글을 올렸다. 사진 속 피트는 송강호 쪽으로 몸을 한껏 기울인 채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 자리에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이선균 이정은도 동석해 두 사람의 뒤에서 환하게 웃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트는 이날 미 영화연구소(AFI)의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기생충’ 관계자들을 발견하고 인사를 나눴다. 피트는 이달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시상자로 나선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까지 3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및 주제가상의 예비 후보로도 올랐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대만 군 최고 책임자가 2일 갑작스러운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사고 여파로 11일 총통 선거를 앞둔 집권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모두 유세를 잠정 중단했다. 차이 총통 측은 4일까지, 한 시장 측은 3일까지 각각 선거 유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선이밍(沈一鳴) 참모총장(상장)을 포함해 군 최고위급 인사들이 탑승한 블랙호크(UH-60M) 헬기가 동북부 신베이(新北)의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선 총장과 군 정치국 부국장 위친원(于親文) 소장 등 총 8명이 숨졌다. 상장은 한국군의 대장과 중장 사이에 해당하는 계급이다. 이 헬기에는 13명이 타고 있었고 황유민(黃佑民) 중장 등 5명은 구조됐다. 블랙호크 헬기는 춘제(春節·중국권의 설날)를 앞두고 대만 동북부 이란(宜蘭) 둥아오(東澳) 지역 부대의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54분경 타이베이(臺北) 쑹산(松山) 공항을 출발했으나 13분 만인 8시 7분 “가시거리에 문제없다”는 취지의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차이 총통은 애도를 표하면서 “국방부장(장관)은 군을 안정시키고 국가안보를 유지하라. 군부대는 3일간 조기를 달 것”을 지시했다. 정확한 추락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도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은 2010년 미국으로부터 이 헬기 60대를 구매했다. 이 중 1대가 2018년 2월 이륙 3분 만에 대만 동해에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숨졌다. 이를 감안할 때 기종 자체의 결함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아형 기자}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56·사진)가 3년 연속 세계 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2019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기준 순자산 1150억 달러(약 132조7000억 원)를 보유해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2017년 처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65)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뒤 3년째 1위 순위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25년간 해로했던 부인과의 이혼 등으로 약 100억 달러의 자산을 잃었음에도 1위를 지켰다. 빌 게이츠 1130억 달러(약 130조4000억 원), 베르나르 아르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그룹 회장이 1050억 달러(약 121조2200억 원)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세 사람만이 전 세계에서 1000억 달러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6억 달러(약 22조6900억 원)로 한국인 최고 부호 겸 세계 59위에 올랐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7억6000만 달러(약 7조8000억 원)로 273위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49억9000만 달러)은 429위, 김정주 NXC 대표(49억3000만 달러)는 436위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교황의 손을) 너무 세게 잡아당긴 것 아니냐” vs “교황이 너무 쉽게 이성을 잃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럭’ 화를 내는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31일 밤(현지 시간) 새해 전야 미사를 위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찾았다. 로이터통신 등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교황의 팔을 한 동양인 여성이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러자 교황은 화가 난 표정으로 여성의 팔을 두 번 내리치며 붙잡힌 손을 떨쳐냈다. 곧바로 등을 돌려 교황이 걸음을 옮기자 여성은 하던 말을 멈추고 머쓱해했다. 해당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교황 나이가 84세인데 (여성이) 너무 세게 잡아당겼다” “여성의 행동이 경솔했다”고 교황을 옹호하는 쪽과 “아무리 놀랐어도 교황이 지나쳤다”는 비판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논란이 이어지자 교황은 1일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곤 한다. 나 역시 그렇다”며 “나쁜 선례를 남겨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