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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가 10일 오전 7시 20분경(한국 시간 10일 오후 8시 20분경) 미국 최남단의 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 키스 제도에 상륙했다. 플로리다주의 대표 휴양 도시 마이애미는 대규모 정전으로 빛을 잃었다. 휴양객으로 북적이던 해변과 거리도 텅 비었다. 풍속 100mph(시속 약 160km)의 거센 폭풍우가 몰아쳤다. 키스 제도를 현장 취재하던 CNN 기자는 강풍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어마가 플로리다 서부 해안을 따라 빠르게 북상하면서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허리케인이 맹위를 떨치던 10일 오전 탬파시 남동부 고속도로에선 차량 정면충돌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고속도로순찰대는 허리케인이 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있다. 플로리다 해안 전역엔 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최대 15피트(약 4.5m)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산을 앞둔 마이애미의 한 산모는 폭풍우로 인해 구급 대원이 출동하지 못하자 의사와 전화 통화를 해가며 집에서 혼자 아이를 낳기도 했다. NHC는 어마가 인구 밀집지역인 탬파와 세인트피터즈버그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어마는 11일 오전 2시경 탬파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어마가 상륙하기 전부터 미 전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권에 놓인 플로리다주는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630만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의 예상 경로가 일부 수정되자 10일 70만 명의 주민에게 추가 대피 명령을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어마가 상륙하기도 전인 10일 오전 플로리다 중남부 지역 주민의 16%가량인 약 75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금이 좋은 결정을 할 마지막 기회”라며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5등급이었던 어마는 카리브해를 지나면서 카테고리 3등급으로 점차 약화됐으나 미 본토 상륙을 몇 시간 앞둔 10일 오전 2시경 4등급으로 위력이 세졌다. 당시 최대 풍속은 130mph(시속 약 209km)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어마로 인한 피해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26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말 텍사스주를 덮쳤던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액 1900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많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9일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어마 상륙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어마는 앞서 지나온 카리브해 섬나라를 초토화시켰다.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생마르탱섬과 생바르텔레미섬의 80∼90%가 파괴된 상태다. 어마의 경로를 따라 또 다른 허리케인 ‘호세’가 다가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리브해 섬나라들은 다시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10일 호세가 당초 예상과 달리 생마르탱섬에서 북쪽으로 약 135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면서 카리브해 섬나라들은 큰 고비를 넘겼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의 악수(惡手)가 지역 라이벌인 이란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아랍권 주요 국가들이 주도한 ‘카타르 단교’가 5일로 발생(6월 5일) 3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이란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해외 언론들은 “사우디가 주도한 카타르 단교 사태가 실패하고 있고, 이란에 새로운 전략적 기회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란에 유리한 방향으로 지역 국가들 간의 관계가 정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직간접으로 이번 사태의 ‘약자’이며 종파도 다른 카타르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의 균열 이란에는 자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라비아반도 6개 왕정 산유 국가(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UAE, 오만, 바레인)가 결성한 GCC가 흔들리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1981년 사우디가 주도했던 모임인 GCC는 지역 라이벌인 이란과 이라크를 견제하는 게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였다. 당시 이란은 호메이니가 주도한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졌고,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정부가 세속주의 공화정을 추구해 왕정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왕권 유지와 이란·이라크의 영향력 억제란 공통 목표를 토대로 구축된 GCC 회원국들은 그동안 서로를 ‘형제국’으로 부르며 그 나름대로 탄탄한 결속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 단교 사태 과정에서 GCC 회원국 간에는 분명한 견해차와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UAE-바레인’(단교 주도국), ‘쿠웨이트와 오만’(중립국), ‘카타르’(단교 대상국) 식으로 사실상 3개 그룹으로 나뉜 것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GCC는 중동에서 가장 응집력이 높고 동질적인 정치결사체고, 이 안에서도 사우디와 카타르는 부족 전통이나 이슬람 사상적으로 가장 유사했다”며 “카타르 단교 사태와 이로 인한 GCC의 분열은 국가 이익이 부족과 종파로 인한 정치적 결속력보다 훨씬 우세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미 상대적으로 시아파 인구 비율이 높은 쿠웨이트와 수니파, 시아파와는 또 다른 ‘이바디파’를 믿는 오만도 이번 기회에 사우디 등과 적당히 거리를 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만은 카타르에 항만까지 제공하는 등 이미 사우디와 거리 두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오만은 전통적으로 이란과의 관계도 원만했기 때문에 더욱 분명한 친이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카타르 내 ‘친이란’ 인식 구축 이란은 형제국들의 단교로 어려움에 직면한 카타르를 직접 도우며 ‘해결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동 지역의 리더 국가 이미지를 확실히 만들고 있다. 이란은 단교 사태 초기부터 ‘이란의 하늘, 땅, 바다는 항상 카타르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발표했고, 적극적으로 식량과 생필품을 카타르에 제공했다. 또 사우디 등이 시대착오적인 외교 조치를 내렸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이란발 항공기를 통해 들어오는 각종 생필품과 식료품을 사용하는 카타르 국민 사이에서 이란의 이미지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카타르 안팎에선 “어려울 때 확실히 도와준 이란과는 심리적으로 훨씬 더 가까워졌고, 단교 선언 국가들과는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카타르는 지난달 24일 이란과 대사급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 카타르는 지난해 1월 사우디가 자국 내 시아파 고위 성직자를 대거 처형하면서 이란과 갈등을 빚으며 단교를 결정할 때 동참해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그러나 20개월 만에 당시 이란과의 단교 내지 외교 관계 격하 조치에 참여했던 주요 수니파 국가 중 유일하게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페르시아만에 있는 세계 최대 가스 매장 유전인 노스돔(카타르령)과 사우스파(이란령)는 서로 맞닿아 있다. 카타르와 이란이 이번 사태가 아니어도 외교·경제적으로 가깝게 지낼 필요성을 서로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중동의 ‘리더 국가’ 이미지 강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수니파 성향이 강했던 카타르를 적극 돕는 ‘시아파 맹주’ 이란의 모습은 시아파 국가는 물론이고 전체 이슬람권에서 이란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 확산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키운 중동 패권 국가란 인식을 카타르 단교 사태를 통해 또다시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이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제·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정도로 지역 내 영향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도 “이란은 지속적으로 카타르를 지원하며 지역 내 영향력을 유지·확대해 나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세형 turtle@donga.com·위은지 기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한국 기업을 폭력적으로 단속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환경보호국은 환경오염 문제를 이유로 중국 칭다오(靑島)의 한국 건축 자재 업체를 단속했다. 단속반은 닫힌 공장 철문 안쪽을 살피기 위해 드론을 띄워 내부를 확인했다. 공장 안에 있던 개가 철문 사이로 낯선 사람을 향해 짖자 단속반은 개를 향해 총을 쐈다. 강제로 문을 열고 진입한 단속반원들은 망치로 공장 내부의 건축 자재를 사정없이 내려쳤다. 중국 당국의 과격한 단속이 늘면서 칭다오 한국 영세업자들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벽돌공장을 운영하는 한 기업가는 “죽지 않고 (국내로) 돌아온 게 다행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베이징에서 관리가 내려오는데 걸리면 뼈도 못 추린다”고 말했다. 중국 주재 KOTRA 관계자는 “당국이 중국 기업도 단속하긴 하지만 해외 기업들에 더 엄격한 요구를 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채널A가 이날 공개한 다른 영상에서 중국 기업을 단속하는 반원들은 공장 이곳저곳을 손으로 가리키기만 할 뿐 폭력은 쓰지 않았다. 한편 중국 국방부는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군사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런궈창(任國强)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 중 한국이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은 결연히 미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며 “중국군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경제 문화 분야의 사드 보복 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군사 조치까지 예고한 것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파리 디즈니랜드가 ‘공주가 되고 싶은 남자아이의 꿈’을 거절했다 결국 사과했다. 지난달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남부 페인턴시에 사는 헤일리 매클린글래스 씨는 전날 파리 디즈니랜드 측에 세 살 막내아들 노아가 풀 메이크업을 하고 드레스를 입는 ‘1일 공주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노아는 요즘 공주 캐릭터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겨울왕국에 나오는 노래를 전부 외우고 하루 종일 엘사 드레스를 입고 놀다가 그대로 잠이 들 정도다. 공주처럼 차려입으려던 노아의 계획은 당일 신속하게 날아온 디즈니 측의 답신 메일로 무참하게 깨졌다. 디즈니 측은 “현재 남자아이를 위한 1일 공주 체험은 가능하지 않다. 노아를 위한 공주 아이템을 보내줄 수는 있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아이 어머니가 자신의 블로그에 디즈니 결정을 비난하는 공개서한을 올리면서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매클린글래스 씨는 블로그에 “이건 게이 논쟁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라며 “내 아들이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하면 어떤 끔찍한 운명이 닥치게 되는 건지 제발 설명해 달라”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파리 디즈니랜드 대변인은 30일 “이번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헤일리와 노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성은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3∼12세의 모든 아이들은 1일 공주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6일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비를 뿌린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적절하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구설에 올랐다. 29일 검은색 레인코트에 ‘USA’라고 쓰인 흰 모자를 쓰고 현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역사적이고 엄청난 일(This is historic, it‘s epic what happened)이 텍사스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설이 끝난 후 지지자들을 향해 텍사스 주기(州旗)를 흔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칼럼을 통해 “‘역사적인’ ‘엄청난’ 등의 단어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썼던 말”이라며 단어 선택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마치 정치 집회에서 연설한 것 같았다”고 혹평했다. 한편 하비는 미국 본토 역사상 최고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WP 등은 텍사스주 휴스턴 동쪽 시더바이유의 25일부터 이날 오후 3시 40분까지의 총 강수량이 51.88인치(약 1320mm)로 미국 본토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도 최소 22명으로 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의 홍수통제국 기상학자 제프 린드너 씨는 “지난 4일간 해리스 카운티에 내린 물의 양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5일간 떨어지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비가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005년 ‘카트리나의 악몽’을 겪은 루이지애나주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에게 “준비하고 기도하라”고 전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아내 프리실라 챈이 둘째 딸을 낳았다고 28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둘째 딸의 이름은 ‘어거스트’다. 이날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어거스트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고 딸이 어린 시절에 밖에 나가 놀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인생에 어린아이 시절은 단 한 번뿐”이라며 “(어린 시절에) 모든 꽃의 향기를 맡아보고 네가 좋아하는 낙엽들을 양동이에 담아봤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또 “닥터 수스(미국의 유명한 동화작가)의 책을 많이 읽고 동화책 주인공에 대한 너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네가 잠꾸러기였으면 좋겠다. 꿈속에서 우리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딸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피력했다. “미래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하며 보내진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우리의 역할이며 너와 너의 세대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할 거야.”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토사구팽’을 당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사진)가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맹세했다. 18일 백악관에서 경질된 후 자신이 설립했던 극우 성향 매체 ‘브라이트바트’로 복귀한 배넌은 매체 영향력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6일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절대 공격하지 않겠다. 그가 자신을 해칠 수 있는 결정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트럼프 대통령)가 거세게 밀어붙일수록 우리는 그를 더욱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주의 노선을 고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이 백악관에서 쫓겨난 이유에 대해선 “내가 이론주의자였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꽃길’을 방해하는 이들은 브라이트바트의 공격 대상이 될 예정이다. 첫 번째 타깃은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새 미국건강보험법안,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등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매코널 원내대표에 대해 그는 “매코널, 나는 그를 두들겨 패줄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일대일로를 망쳐버릴 것”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엘리트들은 미국인 동료를 잊어버린 세계주의자들”이라며 전방위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 배넌의 측근인 서배스천 고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전날 사표를 제출하며 외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필하겠다고 밝혔다. 테러리즘 전문가인 그는 6개 무슬림 국가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여행금지’ 행정명령을 지지해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엄포에 놀란 미국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초기에 탐지해 요격하는 최첨단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군은 또한 서태평양 일대의 미사일 감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괌 근처 섬나라 팔라우에 새로운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가에 대응해 방어능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ICBM을 발사 단계에서부터 탐지하고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무인기 ‘MQ-9 리퍼’의 성능 개량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매체는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MQ-9 리퍼 1대만으로도 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 하와이 근처 해역에서 한국, 일본과 연합 미사일방어 훈련을 하며 개조된 드론 MQ-9 리퍼 2대를 사용해 육상에서 발사된 탄도탄 가상 표적을 탐지해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MQ-9 리퍼 제조사 제너럴 아토믹스 항공시스템스의 데이비드 알렉산더 사장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파웨이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년 내에 드론의 추적 성능이 크게 발전돼 공중으로 날아오른 미사일을 더욱 정확히 맞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드론은 미사일 방어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시험 운용하고 있는 ‘프레데터 C 어벤저’ 드론까지 함께 투입하면 북한 ICBM에 대한 미사일 방어망은 한층 두꺼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산맥에 숨어 있던 알카에다 간부들을 사살해 명성을 얻은 무인기 ‘프레데터’를 제조한 회사다. 미국은 아울러 괌에서 남서쪽으로 1300km 떨어진 인구 2만2000명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기로 팔라우 정부와 합의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팔라우 정부는 21일 공동 성명을 통해 레이더 기지 설치를 공식화했다. 성명은 “새로 설치되는 레이더 시스템은 팔라우의 해양법 집행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며 미국에도 항공 안전과 보안을 위한 강화된 항공 탐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레이더 설치는 미국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성명을 내고 “사이버사령부를 통합전투사령부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한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드론과 사이버 공격 능력은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최신 방어 시스템으로 꼽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대테러 전략에 관여한 존 유 전 미국 법무부 법률자문실 부차관보는 최근 시카고트리뷴 논평에서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갖춰야 할 최신 무기 3가지는 드론, 로봇·사이버공격 능력, 우주배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위은지 기자}
전 세계 정보기술(IT) 부호 100명의 재산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28조5000억 원)를 넘어섰다. 2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7 세계 테크 억만장자 100명’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들의 재산 총합이 지난해에 비해 21%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75% 이상의 IT 부호 재산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났다. IT 갑부 1위 자리는 전 세계 부자 1위이기도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차지했다. 게이츠의 전 재산은 854억 달러(약 96조3909억 원)로, 6월 초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46억 달러를 기부한 뒤에도 여전히 1위다. 817억 달러(약 92조2147억 원)의 제프 베저스 아마존 회장이 2위를 달렸다. 지난 한 해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자는 3위에 랭크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주가가 지난 12개월간 34% 오르면서 저커버그의 재산도 156억 달러(약 17조5999억 원) 증가했다. 아시아 최고 IT 갑부 자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회장인 마윈(馬雲)이 차지했다. 재산 규모는 374억 달러로 전체 7위. 6억 명의 중국인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만든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8위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인 4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14위와 36위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이 39위,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51위에 올랐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전세계 정보기술(IT) 갑부 100명의 재산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28조5000억 원)를 넘어섰다. 2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7 세계 테크 억만장자 100명’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들의 재산 총합이 지난해에 비해 21%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75% 이상의 IT 갑부 재산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났다. IT 갑부 1위의 자리는 전세계 부자 1위이기도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차지했다. 게이츠의 전 재산은 854억 달러(약 96조3909억 원)로, 6월 초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46억 달러를 기부한 뒤에도 여전히 1위다. 817억 달러(약 92조2147억 원)의 제프 베저스 아마존 회장이 2위를 달렸다. 지난 한 해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자는 3위에 랭크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주가가 지난 12개월 간 34% 오르면서 저커버그의 재산도 156억 달러(약 17조5999억 원) 증가했다. 아시아 최고 IT 갑부 자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회장인 마윈(馬雲)이 차지했다. 재산 규모는 374억 달러로 전체 7위. 6억 명의 중국인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만든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8위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인 4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14위와 36위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이 39위, 김정주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51위에 올랐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에 이어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공중보건국(PHE)은 E형 간염을 일으키는 ‘HEV G3-2’ 바이러스의 전파가 돼지고기 가공식품의 소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고 20일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PHE는 E형 간염 환자 중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6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육가공식품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해 특정 슈퍼마켓의 자체 브랜드 소시지와 햄이 바이러스 전파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매년 영국인 15만∼20만 명이 수입한 돼지로 만든 육가공제품을 섭취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HEV G3-2는 주로 네덜란드, 독일산 돼지로 만든 가공제품에서 발견됐다. E형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나 덜 익은 돼지고기·조개류를 통해 전파된다. 증상은 가벼운 감기와 비슷하며 미열, 복통이 수반될 수 있다.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간 손상을 입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외신 보도 이후 국내 유통업체들은 문제가 된 소시지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지 사태 파악에 나섰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외신에 정확한 제품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네덜란드·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제조된 소시지가 있는지 일차적으로 파악했으며 다행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현재 소시지 국내 수입 때 E형 간염 바이러스 여부는 따로 검사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수입 식품의 위해 정보에 따라 검사 항목을 조정한다”며 “필요하면 E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위은지 wizi@donga.com·정민지·김호경 기자}
‘공룡 인터넷기업’ 구글과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온라인 광고 독식으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언론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은 언론사의 유료 구독자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툴을 개발하고 있다. 2년 전 모바일 웹 로딩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안됐던 오픈 소스 기반의 AMP(Accelerated Mobile Pages) 툴을 개선해 언론사들이 뉴스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어떤 독자가 잠재적 유료 구독자가 될 수 있는지, 콘텐츠에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등을 분석해 언론사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툴은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페이스북도 주요 언론 기사를 모아놓는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s)에 독자들이 언론사 뉴스를 유료로 구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이 기능은 올해 말까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언론사 지원 방안은 언론사의 광고 수익 창출보다는 유료 구독자 수 증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문 광고는 줄지만 그만큼 온라인 광고 매출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언론계는 온라인 유료 구독자 수 확장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꽉 잡고 있다. 올해 총 830억 달러(약 94조2050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두 기업의 광고 점유율은 6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쇠락한 언론사들을 돕는 것은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질 저하로 인한 자사 홈페이지 이용자 수 감소를 막기 위한 것이다.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의 ‘상생’을 추구하는 셈이다. 하지만 언론사의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있다.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상품으로 이용하면서 정작 언론사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급기야 언론사들이 소송 제기도 불사하겠다며 실력 행사에 나서자 떠밀려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구글 등 포털사이트가 언론사를 지원하는 여러 방안을 발표해 왔지만 이것이 직접적으로 언론사 수익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는 접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포털과 언론사의 상생 방안은 계속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양측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를 검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지상군 추가 파병을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이 출범 7개월 만에 고립주의적 성향에서 전통적인 개입주의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밝힌 전략 개념들은 향후 북한 핵·미사일 저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우리 군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 공격을 할지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분명히 공격할 것”이라며 적극적 군사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지상군 파병과 함께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4000명 규모의 추가 파병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은 8400명이다. 프라임타임인 월요일 오후 9시부터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날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 본능은 (미군) 철수였고 나는 본능을 따르기를 좋아하지만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으면 결정이 다르다고 들었다”면서 “급하게 철군하면 공백 상태가 되고, IS와 알카에다를 포함한 테러리스트들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군대를 활용하는 (경찰국가로서의)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자신의 대외 개입 정책 노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정부의 대외 정책을 ‘무분별한 개입주의’로 규정하며 트럼프식 신(新)개입주의의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둔 만큼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안보는 ‘선택과 집중’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북핵 문제 해결에서도 적극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강조한 ‘전략적 모호성’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가 파병 규모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은 채 “임의의 시간표가 아닌 지상의 조건에 따라 지금부터 우리 전략을 이끌 것”이라고만 말했다. 공격의 구체적인 내용을 숨기고 시간표도 알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힘을 통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은 이미 ‘최고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정책으로 공개됐다. ‘아프가니스탄 국가 재건’이 아니라 ‘테러리스트 살상’으로 목표를 제한한 것도 마찬가지다. 북한 문제에서도 비핵화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나 핵물질이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는 걸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수출이나 이를 수입하려는 외부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또 “동맹국과 협력국이 집단방어에 더 많은 비용 분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북핵 저지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등의 비용 분담 확대를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의 헌신은 무제한이 아니며 우리의 지원은 백지수표가 아니다”고 말했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위은지 기자}

베네수엘라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사진)이 반정부 목소리를 내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반기를 들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독설을 퍼부었다. 20일 LA타임스는 지난달 반정부 시위에서 평화 시위를 호소하다 구금된 바이올리니스트 우일리 아르테아가가 15일 풀려났다면서 아르테아가를 석방하기 위한 협상에 두다멜이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테아가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에서 진압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 비폭력을 요청하며 바이올린을 연주해 ‘평화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신문은 두다멜은 석방 협상과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아르테아가 석방 3일 뒤인 18일 TV에 출연해 두다멜을 공개 비난했다. “신이 당신(두다멜)을 용서하길 바란다”며 조국이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두다멜은 로스앤젤레스 등 국외에서 지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어린 소년소녀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의 설계자들을 공격하는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도록 윤리 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다멜이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의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의 최대 수혜자인 점을 염두에 둔 말이다. 두다멜은 5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엘 시스테마 단원이 총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마두로 정권에 비판의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두다멜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고 민중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은 안 된다(Enough is enough)’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라고 비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시사풍자 코미디를 통해 사회정의를 외쳤던 코미디언 겸 인권운동가 딕 그레고리(사진)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가족들은 그가 박테리아 감염으로 일주일 전 미국 워싱턴 소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레고리는 1960년대 초반 백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최초의 흑인 코미디언 중 한 명이다. 미국 대공황 시기에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빈민가에서 자란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인종차별을 소재로 삼았으며 자연스럽게 인권운동가로도 활동하게 됐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맬컴 엑스와 함께 민권운동의 최전선에 섰다. 1960년대 후반에는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에 반대해 40일간 단식 투쟁을 하기도 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그의 가족을 비롯해 더 이상 그의 통찰력에 기댈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 시위대의 유혈 폭력 시위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19일 보스턴에선 극우 시위대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와 서로를 비난했다. 같은 날 대서양 건너 독일 베를린에서도 나치를 지지하는 극우 시위대와 맞불 시위대가 부딪쳤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샬러츠빌 사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대와 극우세력 시위대가 동시에 보스턴에 집결했다. 극우 시위대는 스스로를 ‘표현의 자유’ 시위대로 부르며 보스턴 커먼공원까지 3km 구간을 행진하며 세를 과시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 4만여 명도 검은 옷을 입고 “나치 반대, KKK(큐클럭스클랜·백인 우월주의 단체) 반대, 파시스트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일부 부상자가 나왔으나 경찰이 적극 개입하면서 큰 충돌은 피했다. 극우 시위대가 개최한 집회도 맞불 시위대의 규모에 눌려 당초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백인 우월주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사태를 키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 시위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경찰은 강하고 스마트해 보였다. 고맙다”는 글을 썼다. 이어 “보스턴에서 심한 편견과 증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많은 시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나라는 곧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대서양 너머 독일 베를린 외곽에선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이었던 루돌프 헤스의 사망 30주기를 맞아 나치 추종자 500여 명이 독일 제국 국기를 들고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헤스가 자살했던 옛 슈판다우 교도소까지 행진하려고 했으나 인종주의 반대 시위대에 가로막혔다. 1000여 명의 맞불 시위대가 “나치는 집으로 돌아가라” “당신들은 전쟁에서 졌다” 등의 구호를 외쳤고 행진 1km 지점에서 2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나치 추종자들이 행진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백인 우월주의 불씨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18일 경질된 극우 강경파 스티브 배넌 백악관 전 수석전략가가 자신이 설립했던 극우 성향 온라인매체 브라이트바트로 복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턴 시위에 대해 언급하기 전 배넌의 극우 매체 복귀를 환영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배넌은 브라이트바트에서 터프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격려의 글을 올렸다.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배넌이 미디어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할 수 있다며 “백악관 밖에서 더 무서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다음 주는 조지 워싱턴, 그 다음 주는 토머스 제퍼슨 차례인가? 어디서 멈출지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사상자를 낸 미국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집단 시위의 불똥이 결국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과 3대 대통령인 제퍼슨에게로 튀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샬러츠빌 시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워싱턴과 제퍼슨도 노예 소유주였는데 그렇다고 그들의 동상을 철거해야 하느냐는 논리였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들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해방에 반대한 남부연합군을 이끈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리 장군 동상이 쓰러지는 것에 항의하려고 그곳에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번 주는 리 장군 차례이고 스톤월 잭슨(남부연합군 장군)도 무너진다고 한다”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트럼프가 리 장군 동상 철거 논란에 워싱턴과 제퍼슨 전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애넷 고든리드 하버드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미국 건국을 도운 워싱턴, 제퍼슨 같은 지도자들과 리 장군 같은 남부연합 장군을 비교하는 것은 남부연합의 도덕적 문제를 오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장군은 그동안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져 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임시로 관세동맹에 머무르는 방안을 EU 측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은 영국 정부 산하 브렉시트부가 15일 첫 번째로 발표한 브렉시트 계획 문건에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관세 제도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새로운 관세제도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임시로 EU의 관세동맹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EU 관세동맹 내 국가 간 무역에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 기간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2년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영국 정부는 EU와의 관세 장벽을 최소화하거나 관세 장벽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브렉시트 문제는 (EU와의) 미래 동반자 관계를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며 관세 문제가 향후 양측 간의 미래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시 관세동맹을 실현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EU 측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EU는 영국의 ‘이혼 위자료’ 등 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브렉시트 이후 무역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황이다.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톰 브레이크 영국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관세동맹 탈퇴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조금 늦추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문건은 28일 진행될 3차 브렉시트 협상을 2주 앞둔 시점에 발표됐다. 영국은 10월까지 최대 12개의 브렉시트 계획 문건을 발간할 계획이다. 16일에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문제를 다룬 문건을 내놓을 예정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기부왕’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사진)가 또다시 큰 규모의 주식을 내놓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4일(현지 시간) 게이츠가 올해 6월 6일 46억 달러(약 5조2509억 원)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6400만 주를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소유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의 약 38%를 내놓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기부는 게이츠 재산의 5%를 차지하는 규모이자 2000년 이후 게이츠의 단일 기부액 중 가장 크다. 빌과 멀린다 게이츠 부부는 1994년부터 약 350억 달러(약 39조9525억 원) 규모의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 왔다. 게이츠는 주식 분할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약 7억 주 이상 기부했는데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500억 달러(약 57조750억 원)에 달한다. 1999년 160억 달러(약 18조2460억 원)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기부했으며 다음 해 또다시 51억 달러(약 5조8216억 원)어치 주식을 기부했다. 대부분 부부가 운영하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한국과 일본이 무장해제한다면 북한의 무장해제도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한반도 8월 위기설이 무성한 이때 ‘무장해제론’은 뜬금없이 들렸다. 평화운동가의 이상론인가 싶었다. 하지만 가와사키 아키라 씨(49·사진)는 단호했다. 여객선에 승객을 태우고 100일간 세계여행을 하며 평화교육을 하는 일본의 유명 비정부기구(NGO) ‘피스보트’의 공동대표이자 20년 이상 반핵·평화운동을 해온 가와사키 씨를 6일 히로시마에서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의 제안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북아시아에 비핵지대를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의 ‘집단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7월 유엔에서 통과된 ‘핵무기금지협약’ 이야기를 꺼냈다. 이 협약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체할 새 협약으로 핵무기 개발·보유·사용 위협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영국 등 핵보유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도 협약에 반대했다. 그는 “한국과 북한, 일본이 핵무기금지협약에 함께 가입한다면 북핵 문제 협상의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한국 영토에 핵무기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을 북핵 협상의 전제 조건 중 하나로 내세워 왔다는 것이다. 나아가 협약 가입을 통해 한국이나 일본 영토에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없앤다면 북한의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한에만 핵 폐기를 강요하는 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제재도 미국과 북한 간 실질적 무역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큰 효력이 없을 거라고 봤다. 최근 북한과 미국 간 말의 전쟁은 어떻게 평가할까. 가와사키 씨는 “무섭긴 하지만 양측 다 궁극적으로 협상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핵무기가 북한 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수단인 데다 양측 모두 군사적 충돌이 불러일으킬 참혹한 결과를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북핵 폐기도 가능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핵 폐기는 정치적 의지의 문제일 뿐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기술 폐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그는 “장거리미사일 기술이 폐기되더라도 중거리·단거리 미사일 기술이 남아 있다면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심의 초점을 북핵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는 한일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하지만 협력이 쉽지만은 않다. 그는 “일본인들은 북한의 미사일에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북핵 문제가 한일 공동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하지만 ‘역사 갈등’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2015년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불가역적 합의’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는 데다 위안부 피해자가 직접 협상 과정에 참여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영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갑작스러운 위안부 합의 재협상 제안은 오히려 일본 내 반발을 살 수 있다며 “급격한 방향 전환은 위험하다”고 당부했다.히로시마=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