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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번에 전술핵 운용 능력을 집중 점검하면서 북한의 전술핵 개발 능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 국방당국은 일단 북한의 전술핵 개발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30년 가까이 핵기술을 축적한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진행하면서 이미 다량의 전술핵을 보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렇게 개발한 전술핵 시험 버튼을 누를 것으로 보인다. 전술핵 개발의 핵심은 핵탄두 소형화다. 핵탄두 소형화는 북한이 10년 넘게 심혈을 기울인 ‘게임 체인저’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의 기준은 스커드-B급 단거리미사일(사거리 300km) 탑재 기준을 적용해 직경 90cm, 탄두 중량 1t 이내로 평가한다. 일단 지난해 초 발간된 2020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만 적시했다. 하지만 우리 군에선 북한이 대남(對南) 타격 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에 장착 가능한 직경 60cm, 무게 500kg 미만의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 경량 핵탄두 제작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5월 정부 핵심 당국자도 동아일보에 “북한이 무게 400∼500kg가량 되는 수 kt급 핵탄두 제작을 완성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사실상 남한과 미국을 겨냥한 모든 북한의 무기체계가 ‘핵 투발 수단’으로 진화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앞서 4월에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 다음 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자평하기도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이번에 전술핵 운용 능력을 집중 점검하면서 북한의 전술핵 개발 능력은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 국방당국은 일단 북한의 전술핵 개발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30년 가까이 핵기술을 축적한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진행하면서 이미 다량의 전술핵을 보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렇게 개발한 전술핵 시험 버튼을 누를 것으로 보인다. 전술핵 개발의 핵심은 핵탄두 소형화다. 핵탄두 소형화는 북한이 10년 넘게 심혈을 기울인 ‘게임체인저’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의 기준은 스커드-B급 단거리미사일(사거리 300km) 탑재 기준을 적용해 직경 90cm, 탄두 중량 1t 이내로 평가한다. 일단 지난해 초 발간된 2020국방백서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관련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만 적시했다. 하지만 우리 군에선 북한이 대남(對南) 타격 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에 장착 가능한 직경 60cm, 무게 500kg 미만의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 경량 핵탄두 제작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5월 정부 핵심 당국자도 동아일보에 “북한이 무게 400∼500kg가량 되는 수 kt급 핵탄두 제작을 완성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사실상 남한과 미국을 겨냥한 모든 북한의 무기체계가 ‘핵 투발 수단’으로 진화한다는 의미다. 북한은 앞서 4월에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 다음 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9일 주말 심야 시간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노동당 창건일(10일) 하루 전 기습 도발을 단행한 것. 북한의 심야 미사일 발사는 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 강원도(북한 지역) 문천 일대에서 도발을 감행하는 등 최근 보름새 6개 지역에서 7차례 집중 도발에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전술 능력을 과시하며 노골적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시 48분부터 10분가량 문천 일대에서 SRBM 2발을 쐈다. 미사일은 고도 90km, 음속의 5배(마하 5)로 350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군은 이번 미사일을 초대형 방사포(KN-25)로 보고 있다. 다만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이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가능성을 포함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심야 도발을 감행한 건 2019년 8월 함경남도 영흥에서 미사일을 쏜 뒤 처음이다. 최근 7차례 미사일 도발에선 KN-25는 물론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을 섞어 쏘며 남한은 물론 일본, 미국령 괌에 대한 타격 능력까지 과시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직접적으론 한반도로 재전개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CVN-76) 등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로널드레이건은 북한의 IRBM 도발에 맞서 5일 회항해 7∼8일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8일 이를 겨냥해 “우리 무장력은 이를 엄중히 보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 도발과 관련해 본보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자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장소 바꿔가며 기습공격력 과시어제는 새벽… 밤낮 가리지않고 쏴KN-23, 25 등 ‘섞어쏘기’ 위협도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7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집중하며 한반도 ‘강 대 강’ 대결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9일에는 이례적으로 심야 도발까지 전격 감행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전술 운용이 가능하다는 역량도 보여줬다. 핵 선제타격 등이 포함된 핵무력 법제화를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핵추진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CVN-76)의 한반도 재전개 등을 명분으로 연쇄 도발을 이어가다 결국 7차 핵실험 버튼까지 누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무 실패한 심야 시간대 골라 이례적 도발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시 48분경 10분가량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쐈다. 북한이 자정을 좀 넘긴 시간에 미사일을 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가장 최근의 심야 도발은 2019년 8월 2일 함경남도 영흥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게 마지막이다. 다만 당시 북한은 오전 2시 59분경 도발을 감행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 우리 허를 찌를 수 있다는 능력을 대놓고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우리 군이 쏜 현무-2C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실패한 심야 시간대에 발사해 자신들의 전술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의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4일 오후 11시경 발사된 우리 군의 현무-2C 1발은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을 하다 기지 안으로 낙탄(落彈)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 지역으론 강원도(북한 지역) 문천을 선택했다. 2020년 4월 14일 당시 우리 총선을 하루 앞두고 문천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뒤 처음 다시 이 지역에서 미사일을 쏜 것. 원산 북부에 위치한 문천에는 북한 해군기지가 있다. 북한은 특히 최근 보름새 문천은 물론이고 평안북도 태천, 평양 순안, 평안남도 순천, 자강도 무평리, 평양 삼석 등 거의 전 지역에서 도발을 감행했다. 미사일도 종류를 바꿔가며 고도, 비행거리 등까지 다양하게 조정해 도발에 나섰다.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5년 동안 북한이 발사한 53회 94발의 탄도미사일 중 실전배치된 게 아직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사실상 실전배치에 준하는 전방위 전술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北, 美항모 재전개에 “엄중히 보고 있다”북한은 이번 도발에 앞서 로널드레이건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 등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미사일 발사 15시간 전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군사적 허세”라며 “우리 무장력은 이를 엄중히 보고 있다”고 밝힌 것. 한미 정보당국은 결국 이렇게 명분을 축적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징검다리 도발에 나선 뒤 제20차 중국 공산당 대회(16일)부터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 사이를 ‘디데이(D-day)’로 잡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근 만난 고위 당국자의 한숨이 기억에 남는다. 인기 없는 지도자는 글로벌 무대에서 저평가 받게 마련, 충분한 존중을 받지 못한다. 결국 민감한 수싸움이 고차방정식으로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외교 전장에서 국내에서 고전하는 리더는 밖에서도 힘들다. 그래서 리더의 지지율이 국익과 직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우리 대통령은 어떨까.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효과’를 외교 전장에서 누리고 있을까. 취임 11일 만에 초고속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당시만 해도 한 당국자는 이렇게 귀띔했다. 문재인 정부가 무너뜨린 외교의 틀을 세우는 작업이 ‘우리’ 대통령 지지율을 든든하게 받쳐줄 거라고. 그는 자신만만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상대하는 윤 대통령의 표정은 더 자신감이 넘쳤다. 넉 달 만인 지난달 다시 만난 이 당국자가 대통령을 바라보는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대통령의 아쉬운 행보를 쭉 열거하던 그의 답답함은 30%대 지지율로 종결됐다. “물가, 금리, (원-달러) 환율까지 미친 듯 오르는데 지지율만 안 오른다. 미치겠다.” 문제는 도무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대통령의 지지율 여파가 외교 전장에도 스며들고 있다는 데 있다. 다자든 양자든 정상회담에 앞서 상대국들은 꼼꼼하게 우리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상황, 입지 등까지 체크한다. 대통령 개인의 위상은 회담 결과를 흔들 수 있는, 무시 못 할 변수란 게 외교가에선 정설이다. 지지율 30% 덫에 빠진 윤 대통령 입지를 사전 체크하고 등장한 외국 정상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빼고 마주 앉을지 모른다. 위기에 빠진 지지율은 정상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 지지율로 고민하는 지도자일수록 지지층을 의식해 대승적 판단을 내리지 못할 때가 많다. 크고 작은 외교 실책을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흔쾌히 합의했다”면서 섣불리 일정을 발표해 일본과 불필요한 외교 마찰을 낳고, 뉴욕 방문 기간 윤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 등에 휩싸인 것도 결국 낮은 지지율을 외교 성과로 만회하려는 초조함이 부른 판단 미스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는 외부 상황까지 뼈아프다. 30%대 지지율에 초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꺼내들었다. 덕분에 북미산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발효됐고, 그 직격탄을 한국이 맞았다. 일본은 출범 1년을 맞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바닥 지지율을 찍으면서 강성 우익 지지층의 눈치를 더욱 살피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강제징용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룰 때 우리 얘기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어 보인다. 대선 승리의 컨벤션 효과를 채 누리기도 전에 지지율 고심에 빠진 윤 대통령 입장에선 욕심이 날지 모른다. 외교 무대에서라도 과실을 따고 싶다고, 하지만 욕심은 눈을 가리고, 성급함은 참사를 부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기본은 ‘외교 초보’ 윤 대통령이 지금 가장 새겨야 할 말일지 모른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감사원이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조만간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로까지 확대되며 여야 간 거센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감사 결과에 따라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선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결론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해 복수의 혐의를 적용하고 검찰 등에 수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수사 요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사원은 중간 감사결과 발표 때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보고서에 명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에는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앞서 감사원은 국정감사(4일부터 시작) 전에 중간 감사결과를 낼지 검토했지만 고위급 등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감사원이 중간 감사결과를 다시 발표하기로 한 건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 비리 등에 대한 조사는 조용히 수사기관에 넘기는 게 맞지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국가적 문제”라며 “그런 만큼 국민께 소상히 알리고 투명하게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기 감사 결과 발표로 가닥을 잡은 게 수사 요청 대상들의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감사원은 공무원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피살됐을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집단적으로 첩보 자료 등을 조작해 자진 월북으로 결론 냈다는 의혹, 관련 중요 기밀 삭제 의혹 등을 입증할 새로운 자료 및 진술까지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감사원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이 다른 방향으로 갈 길이 없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감사원이 주목하는 핵심 당사자는 서 전 실장으로 전해졌다. 또 박 전 원장과 국방부에서 당시 다수의 군사기밀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 전 장관 역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직’ 공무원의 ‘현직’ 당시 행위에 대해선 검경에 수사 요청 등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적 관심이 크거나 불필요한 의혹 제기 등이 우려되는 감사사항’ 등의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그 내용을 중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문 전 대통령을 정치보복의 올가미에 가두려는 윤석열 정권의 음모”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감사원 고발과 감사원법 개정안 처리 및 범국민 저항운동 제안 등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성역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하는 등 4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부터 여야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청와대 출신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은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현 국정원장이 두 전임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하고 승인받았다고 했는데 이번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를 위해서도 그렇게 했는지 추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배후론’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답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며 감사원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위험에 처한 국민을 사실상 방기해 죽음으로 내몰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월북자로 낙인찍은 ‘살인방조’ 정권”이라고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의 독자적 판단이지만 어떤 감사든 마무리를 하려면 최고 책임자에 대한 최종 확인은 해야 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데 누구도 예외일 순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43)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유족에게 무례한 명예훼손이자 명백한 2차 가해”라면서 “본인이 직접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지겠다고 약속해 놓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없어 유족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서면으로 답변해 달라는 것뿐인데 무엇 때문에 법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직 대통령에게 질문서를 보낸 4건의 사례를 공개하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전직 대통령에게 감사원장 명의의 질문서를 발부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 전 국정원장에 대해선 수사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국감앞 ‘文 서면조사’ 정면 충돌… 野 “감사원 고발” 與 “특권 안돼” 감사원 ‘서해피살’ 조사… 文 “무례한 짓” 野 “尹정부, 결국 文전대통령 노려”…이재명 “野탄압-정치 보복 주력” 감사원법 개정-저항운동 나서기로 與 “文 겸허해야” 조사 수용 촉구…대통령실 “우린 관여하지 않아”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서면조사를 요구한 감사원을 향해 “대단히 무례하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여야 간 긴장이 3일 최고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과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연일 신구 권력 간 정면충돌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野 ‘릴레이 기자회견’ 맹공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관련 34개 분야에 대해 특정 감사를 벌이면서 감사위원회 의결조차 거치지 않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 전 대통령이었다”며 “아직 서훈, 박지원 두 전직 국가정보원장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인데 그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1일 감사원 국감 직후 공수처 고발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속도전’을 예고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대표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이 의미가 있지만 포괄적, 구체적으로 감사의 개시 및 범위와 대상, 방법 등이 빠져 있다”며 “대책위에서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4일 감사원 앞에서 피켓시위에 돌입하는 한편 ‘범국민적 저항운동’도 제안하기로 했다. 청와대 출신 의원 모임인 ‘초금회’가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재해 감사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與 “文만 성역, 특권 안 돼”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만 ‘성역(聖域)’이 될 순 없다”며 조속한 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겸허한 마음으로 그냥 응대해 주시는 게 옳지 않겠나”라며 “‘무례하다’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불쾌해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럴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법과 절차에 ‘불쾌’ 따위를 논하며 비협조적으로 일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정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범국민적 저항운동 언급에 “무슨 일만 생기면 촛불부터 꺼내는 낡은 레퍼토리,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던 2016년 “대통령도 퇴임 후 불기소 특권이 없어지면 엄정한 법의 심판도 받아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재소환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검찰도 대통령 예우를 넘어서서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게 대하면서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며 “(서면조사를 거부하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우리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거리를 유지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란이 간첩 혐의로 몇 년째 억류하고 있는 이란계 미국인 부자(父子) 석방을 미국과 합의한 뒤 “한국 내 동결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서 좋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이란 외교부가 3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는 이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도 전날 트위터에 “석방과 동결 자금이 연관됐다는 보도는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이란 국영 매체 누르뉴스 등은 미국과의 석방 협상 직후인 2일 한국에 묶여 있는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해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한 중동 국가가 중재해 성사됐다고 누르뉴스는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엔 카타르 스위스가 중재에 참여했으며 이란 측은 수감자 석방이 한국 내 동결 자금 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이란 이중 국적자인 사업가 시아마크 나마지(51)는 2015년 이란 방문 중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10년 형을 선고받은 그는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6년 아들 석방을 위해 이란을 찾은 부친 바쿠에르(85)도 같은 혐의로 체포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바쿠에르는 병(病)보석으로 감옥에서 나와 가택연금 상태로 형을 유지하다 이번 협상 타결 후 치료를 받기 위해 이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의 주장과 달리 한국 외교부는 수감자 석방 협상 당사국이 아닌 만큼 해당 사안을 언급하기 어렵고 미국-이란 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결 자금 해제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로까지 확대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감사원은 이르면 이달 말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일단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선 책임이 작지 않다고 보고 수사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전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으로 올릴지에 대해선 아직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처음 감사에 착수한 건 6월 17일이다. 약 한 달 뒤인 7월 19일 감사원은 국가안보실, 국방부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 사건과 관련해 실지감사에 들어갔다. 실지감사는 감사원이 대상 기관이나 현장 등을 직접 방문해 감사를 진행하는 단계로, 사실상 본격적인 감사 절차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특별조사1과를 주축으로 진행된 이 감사는 2차례나 연장되며 길어졌다. 감사원은 이번 실지감사가 14일에 종료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실지감사 종료 시점에 일부 인사를 상대로 위법 행위 등에 대한 책임을 묻고 즉시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감사위원회 논의 결과를 반영해 최종 감사 결과를 확정지은 뒤 검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지만 사안이 시급한 만큼 감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수사 요청부터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감사원은 이미 관련 자료는 다 확보한 가운데 지난달 말 사건과 관련해 고위 관계자 등을 상대로 최종진술까지 받았다. 감사원 핵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이 다른 방향으로 갈 길이 없을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에 가까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 해역에서 피살됐을 당시 정부가 첩보 자료 등을 조작해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결론으로 몰아갔다는 의혹 등을 입증할 다수의 자료 및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은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들을 상대로 출석 조사를 요구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부한 바 있다. 앞서 이 씨의 유족 측은 해양경찰이 이 씨를 ‘월북자’로 단정해 발표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으로 서 전 실장을 고발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의 경우 이 씨가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가정보원 내부보고서를 삭제한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 손상 등)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군이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전략무기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했다. 군은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소개 부분에 이 미사일이 발사되는 영상을 8초가량 공개하면서 “세계 최대 탄두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튀어 올라와 점화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돼 눈길을 끌었다. 군은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의 탄두중량 등 제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탄두중량이 최대 8t에 달하는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최근 일주일 새 4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 이 미사일은 350km를 날아갔다. 남쪽 방향으로 쏠 경우 윤 대통령 등이 참석한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린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이 국군의 날 당일 탄도미사일로 도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軍, 전술핵무기급 ‘괴물 미사일’ 공개… 유사시 北벙커 파괴 가능“세계최대 탄두 탄도미사일 개발중”尹 “北 핵무기 사용땐 압도적 대응”탄두 너무 커 공중점화 콜드론치 적용… ‘한국형 3축 체계’ 핵심 전력 꼽혀‘현무-5’ 등 수년내 실전 배치 목표… 국군의 날 영상에 中장갑차 잘못 등장 군 당국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군이 개발 중인 ‘괴물 탄도미사일’을 전격 공개했다.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겨냥해 강력한 대응 메시지를 발신한 것. 동시에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무력시위에 나선 북한에 압도적 위력의 미사일을 공개해 그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군이 이번에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극비리에 개발 중인 ‘한국형 3축 체계’ 중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고도화는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체제(NPT·핵확산금지조약)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두중량 너무 커 ‘콜드론치’ 적용된 듯군은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진행되던 오전 11시 15분경 상영한 영상에서 KMPR를 설명하면서 8초가량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탄두중량 등 구체적인 제원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영상에서 군은 “세계 최대 탄두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충남 ADD 안흥시험장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공중에서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엔진이 점화된 뒤 솟구쳤다. 콜드론치는 압축 기체를 이용해 미사일을 튀어 오르게 한 뒤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통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핵심 기술이지만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지대지미사일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에 적용된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군 관계자는 “탄두중량이 세계 최대인 이 미사일을 발사관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핫론치(hot launch)’ 방식으로 쏠 경우 하중이 너무 커 TEL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콜드론치 방식을 적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ADD는 2020년대 중후반∼2030년대 초 실전 배치를 목표로 탄두중량 6t에 사거리 600km 이상의 ‘현무-5’(가칭)와 탄두중량 8t에 사거리 300여 km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해 9월에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영상을 공개한 바 있지만 당시엔 기존 탄도미사일인 ‘현무-2’ 개량형이었다. 기존 ‘현무-2’와 유사한 형태인 이번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지하벙커 등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두부가 쐐기 형태로 제작됐다. 크기로 인해 하단부 날개도 발사 이후 펼쳐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통력을 극대화한 ‘벙커버스터’ 형태로 개발되는 이 미사일은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할 경우 전술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 사용된 ‘국군의 결의’ 소개 영상에선 중국군 장갑차(ZSL-92)가 삽입돼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실수를 인정하면서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잘못된 사진이 포함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북핵·미사일 대응해 한미일 연합훈련 확대될 듯정부는 미국, 일본과 공조해 3국 안보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미일 3국 대잠수함 훈련이 이미 지난달 30일 동해상에서 실시된 가운데 대테러, 인도적 재난 훈련 등 연합훈련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3국은 안보정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미일 연합훈련 추가 실시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그렇다”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병합 선언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을 지낸 옐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 등 핵심 인사, 러시아를 지원한 중국 기업 등을 제재했다. 특히 러시아의 강제병합을 인정하는 국가 또한 제재할 뜻을 밝혀 앞서 러시아가 영토로 합병시킨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던 북한에도 새 제재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또한 1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나비울리나 총재,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 109명,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 등을 제재했다. 또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가족 등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특히 재무부는 러시아 방산업체에 물품을 제공한 혐의로 중국 시노전자, 아르메니아 타코 등 제3국 기업 두 곳도 제재했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는 러시아 내 물자 보충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지원하려는 제3국 기업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강제병합 및 침공을 지지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미 상무부 역시 러시아의 전쟁 물자 조달을 위한 기술 및 자원에 관한 57개 기업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올리겠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지위를 변경하려는 불법적인 시도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또한 강제합병을 인정하는 국가에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 또한 지난달 30일 나비울리나 총재를 제재했다. 또 러시아가 영국의 정보기술(IT) 컨설팅, 공학기술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우리 정부 인사들을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IRA 세부 지침 등 마련 과정에서 한국 측 의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8월 16일 통과된 IRA 법안에 대한 시행령 등 세부 지침을 연말까지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측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예외 적용 등의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의미 있는 발언이란 평가가 나온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당시 서울을 찾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 내에) 한국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도 방한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서면서 최근 미 측 기류 변화가 일부 감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해리스 부통령의 반응을 보면 (IRA와 관련해) 기류가 (긍정적으로) 좀 나아진 건 맞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미 측이) 이전보다 우리 요구에 좀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IRA 세부 지침 조정에 나선다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연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연말까지 IRA에 포함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과 관련된 세부 지침 등을 작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행령 등을 만드는 작업에 나선다는 것. 우리 정부는 이때 미국이 한국을 IRA 적용 예외 국가로 두거나 IRA 적용 유예기간을 두는 규정 등을 넣도록 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 결과나 국내 정치적 상황 등에 변수가 많은 건 우리 정부에 부담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8일 만나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최선의 해결 방도를 찾자”고 뜻을 모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공동의 인식을 나눈 데 이어 일주일 만에 고위급에서 다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정부는 강제징용 관련 협상안을 구체화해 다음 달 일본 측에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날도 구체적인 해법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 또 일본 기업 사죄 등을 놓고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도 아직 없어 실질적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강제징용 관련 “최선의 해결 방도 찾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한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와 약 25분간 면담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원칙을 공유하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양국 협의가 어느 단계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두 정상이 양국 외교장관에게 이 문제를 논의해 뭔가 솔루션을 찾아냈으면 좋겠다는 것을 요구했으니까, 그 정도 단계”라고 밝혔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지난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현안 해결 및 양국 관계 개선 복원 필요성에 공감한 것을 토대로 한 총리가 기시다 총리와 만나 강제징용 문제 해결 등 한일관계 개선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 차관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양국이 해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뜻을 같이했다”고만 했다. 또 “총리 간 회담이기에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얘기까지 오가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기자들에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국제법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의 발언은 2018년 우리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국제법상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안타까움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 같다”면서도 “우리에게 책임 소지가 있다는 식으로 공개 발언한 것이 향후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총리 日 오염수에 “사이언스의 문제”한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와 관련해선 “오염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이언스(과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의 규제 개혁에서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게 과학이 억지를 이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합리성이, 과학이 비과학을 이겼으면 좋겠다. 법률에 대한 준수가 ‘떼법’을 이겼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 총리가 입증이 쉽지 않은 일본 오염수 문제를 두고 “과학의 문제”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국민적 우려를 이해하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일본은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7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일본이) 주변 관련국에 (오염수 방류 관련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북한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동원되는 한미 해상 연합훈련을 하루 앞둔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에 나섰다. 특히 북한의 비밀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태천에서 처음으로 미사일을 쐈다.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에 핵 도발에 나서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한미를 겨냥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발사 후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도 25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한국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3분경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고도 60km로 약 600km를 비행했고 속도는 음속의 5배(마하 5)로 탐지됐다. 군은 이 미사일 기종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10만3000t) 등 미 항모강습단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지 이틀 만이다. 태천에서 부산까지는 약 600km 떨어져 있다.北, 한미훈련 동해에 미사일… 신포서 SLBM 발사 준비도 포착 北, 112일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선제 핵사용’ 법제화뒤 첫 도발軍 “변칙기동 궤적 이스칸데르 추정”美항모등 훈련 트집… 추가도발 우려美해리스 29일 방한… 북핵대처 논의 북한이 112일 만에 무력 도발에 나섰다. 26∼29일 한국작전구역(KTO)에서 5년 만에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앞두고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린 것.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이 포함된 이번 미 항모강습단 전개를 명분 삼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및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도발이 북한의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 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임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전술핵 투발수단’ KN-23, 변칙 기동군은 25일 평안북도 태천에서 동해로 발사된 SRBM 1발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보고 있다. ‘대남(對南) 타격 3종 무기’ 중 하나인 KN-23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비행하다 하강 단계에서 급상승하는 변칙 기동(pullup) 특성을 보여 요격이 까다롭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도 한미 탐지 자산에 변칙 기동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SRBM 발사 준비를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SRBM 미사일 발사 준비는 이미 지난달 마무리돼 있었다”고 했다. 발사 준비를 끝내 놓고 발사대를 세우는 등 기만 행위를 지속하다 이번 미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에 맞춰 도발을 재개했다는 것. 북한 입장에선 한미가 앞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고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합의했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미 전략자산이 전개됐다는 측면에서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미 연합 해상훈련 일정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도 무력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합 해상훈련 기간 중 SLBM 도발 가능성한미 정보당국은 연합 해상훈련 기간 중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대통령실은 2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SLBM 등 북한의 도발 징후와 동태를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은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한미의 동해 연합해상 훈련 기간에 이뤄져 맞불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방한 예정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9일 윤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현지 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은 북한 위협에 맞서 한국의 동맹과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약식 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냉각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총리와 30분 동안 약식 회담을 했다. 한일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간 양자회담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회담 직후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는 동시에 계속 협의해 나가고 정상 간에도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현안’의 의미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양국이 집중하고 있는 현안은 강제징용 문제”라고 밝혔다. 두 정상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동의 인식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담 명칭을 놓고 한국은 ‘약식 회담’으로, 일본은 ‘간담’으로 달리 표현하는 등 온도차를 내비쳐 실질적인 해법 도출까지는 난관이 많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 짧은 환담을 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촉박한 일정으로 환담 형태로 대체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억제에 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2년 9개월만에 대화 물꼬“양국 정상, 현안 해결에 공감대”… 대통령실 “현안은 징용문제” 콕 집어정부 당국자 “尹, 해결 방안 설명… 기시다와 어색한 분위기 아니었다”“두 정상 북핵 프로그램 우려 공유”한일 정상은 21일(현지 시간) 2년 9개월 만에 마주 앉아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재인 정부 동안 급랭한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일본 정부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온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이번 회동을 두고 한일 정부가 각각 ‘약식 회담’ ‘간담(懇談)’이라고 규정하는 등 여전한 온도차도 노출해 강제징용 등 현안과 관련해 실질적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제징용 해결 필요성 공감…해법 관련 의견도 교환한 듯 대통령실은 이날 회담 직후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현안’을 두고 ‘강제징용 문제’라고 콕 집어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부 해법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뭐가 있다는 정도는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고, 이견을 표출하는 등 어색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번 회담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첫걸음을 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대통령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라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게 아주 중요한 평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앞서 19일 뉴욕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장관급’에서 처음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 구체적인 의견들을 주고받았다면 이번엔 ‘정상 간’ 이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관계 진전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의미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대응 의지도 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했다. 두 정상은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약식 회담 vs 간담’ 등 이견도 노출 다만 일각에선 두 정상이 만났다는 것을 제외하곤 관계 개선을 위한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측의 적극적 태도에 대화에는 나섰지만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는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러한 기류는 회담 당일 양국 정상이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포착됐다. 이날 약식 회담이 열린 뉴욕의 한 빌딩은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관련 행사가 열린 곳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곳을 직접 찾아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이에 일각에선 ‘저자세 외교’란 지적이 나왔다. 이번 회동을 두고 우리 정부가 ‘약식 회담’으로 지칭한 것과 달리 일본 측은 ‘간담’이라고 표현했다. 일본에서 간담이라는 단어는 ‘차분하고 친밀하게 서로 대화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해결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시기상조로 판단해 정식 회담이 아니라 비공식 간담이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회담과 간담의 차이가 엄밀히 정의된 건 아니다”면서도 “일본에서 간담으로 칭하는 것을 한국에서 약식 회담으로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미는 다르지 않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뉴욕=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전달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외교장관이 양국의 최대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 이들은 특히 기존 재단을 활용하되 한일 기업들을 배상 주체로 참여시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안을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본 정부나 기업의 사과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해 돌파구 마련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민관협의회를 통해 도출된 강제징용 배상 해법 등을 하야시 외상에게 전달했다. 기존 재단을 활용한 ‘대위변제’(채무자 대신 제3자가 우선 배상한 뒤 채권자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이후 구상권을 행사)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통화에서 “재단과 민간 기업 등을 주체로 하는 방안을 비중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2014년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일본 측은 회담 후 보도 자료에서 “하야시 외상은 일본 측의 일관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배상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는 뜻이다. 유엔 총회를 앞두고 지난주 대통령실이 “흔쾌히 합의가 됐다”고 밝혔던 한일 정상회담도 난기류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답했고, 우리 외교부도 이날 “현재 양국 간에 조율 중”이라고 했다. 뉴욕 현지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약식 회담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민간 통한 징용배상’ 장관급서 日에 첫 제시… 한일정상 논의 주목 한일 외교장관 뉴욕서 심층 논의한일 기업 기금 마련해 배상 진행… 박진, 민간 활용 구체적 해법 전달강제징용 문제 해결 日도 공감대… 日기업들 사과-배상할지 미지수지지율 추락 기시다 운신폭 좁아… 보수층 눈치보며 여전히 소극적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장관급’에서 처음 일본 측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들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마련한 민관협의회 개최를 앞세워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수준으로 언급했지만 이번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일본도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징용 관련 사과 문제 등을 두곤 일본이 여전히 나서지 않는 데다 지지율 30%를 밑도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입장에서 자국 보수층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강제징용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제징용 배상 해법, ‘장관급’ 첫 의견 전달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2일 광주를 방문해 만난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7월부터 네 차례 열린 민관협의회에서 수렴된 의견들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전달했다. 회담에 배석한 정부 당국자는 “하야시 외상이 진지하게 경청했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해법 논의의 핵심은 일본 기업이 사과에 나설지와 배상 판결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조성에 참여할지다. 피해자들은 민관협의회가 출범하기 전부터 줄곧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포함한 피고 기업들의 진심 어린 사과, 나아가 배상과 관련한 직접 협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민간 재단을 활용한 재원 조성을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는 기류다. 2014년 이미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정상화해 배상 주체로 내세우고, 책임 있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기금을 마련해 배상을 진행하자는 것. 앞서 민관협의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정부 예산을 투입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기존 재단을 활용하되 한일 민간 기업들을 배상 주체로 참여시켜 배상하는 안을 ‘비중 있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기업이 참여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는 2018년 대법원 배상 판결 이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설령 일본 기업이 참여하더라도 어떤 명목으로 재원을 출연할지도 민감한 문제다. 배상금이 아닌 단순 기부 형태가 되면 피해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과나 유감 표명 등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도 걸림돌이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91)는 2일 박 장관을 만나 “일본의 사죄를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日 여전히 소극적… 좁아진 기시다 입지도 영향 일본 정부는 일단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공식적으론 일본 외무성은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하야시 외상은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가 ‘진지한 태도’ ‘경청’이라는 표현으로 일본의 기류 변화를 시사한 것과 다소 온도 차를 보인 것.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기시다 총리의 국내 정치적 입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개월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위험 수위’인 30%를 밑돌고 있다. 일본 외교에 정통한 소식통은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사자인 기시다 총리로선 대(對)한국 외교로 또 한 번 타격을 입으면 완전히 끝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 기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다만 외교가에선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이 만나더라도 일본은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잠깐 서서 이야기를 나눈 것’ 등으로 평가 절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뉴욕=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유사한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향후 10년간 중국 반도체에 투자를 금지하는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미 간 이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사한 보복 조치를 시행해 문제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우리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한국도 보복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주 유엔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미국을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만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까지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복 대응은 후순위 대책이고, 최대한 협상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대체적인 기류다. 한미 간 불협화음이 커지면 바이든 행정부와의 여러 협상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맹비난하는 중국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산업계 달래기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산 전기차 보조금 제외 거론우리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대응 조치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산 자동차 보조금을 국산 전기차 개발 보조금으로 쓰자는 주장에 대해 “그 문제를 제기하고 의견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등 주요 분야 국내 수출 기업들에 수출 보조금 명목으로 직·간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우회적인 보복 조치로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려 할 때 정부가 심사 과정에서 이를 통제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14일 산업부가 국내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의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기술 유출 우려로 불허한 조치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 대한 강경 메시지는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한미 간 연쇄 회동을 앞두고 나왔다. 20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도훈 차관도 관련 논의를 위해 1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20일 미국을 방문한다.○ 대미 협상이 먼저, 보복 대응은 후순위 우리 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IRA를 개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국과 조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16일 시작된 한미 국장급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IRA 개정을 최대한 설득하고 실질적 변화가 없으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 카드를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안 본부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도 IRA와 관련해 한국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IRA에 대한 유럽연합(EU) 등과의 공조를 위해서도 보복 조치를 당장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한미 간 긴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안 본부장은 FT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금지하는 미국의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 정부 움직임에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저사양 반도체의) 회색지대로까지 (규제를) 확대하려 하는데 그 경계에 대해 한미 간에 종종 이견이 있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중 관계를 향후 30년간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입각하여 질적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이에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초청을 시 주석에게 정확하게 보고하겠다”면서 “윤 대통령도 편리한 시기에 방중(訪中)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선 “상호 예민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통상 ‘예민한 문제’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을 때 쓰는 표현이다. 리 위원장은 이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도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위원장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등을 겨냥해서도 김 의장에게 “미국이 불공정하게 세계 공급망 질서를 해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잇따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미 관계가 긴장 속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한중 걸림돌 안돼야” 尹언급에… 리잔수 “예민한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 의사를 직접 밝힌 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다소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대중(對中) 관계 개선은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달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략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이후 8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다. 다만 미중 관계가 격화될수록 미국을 사이에 놓고 사드 등 한중 간 갈등 요소 역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사드와 관련해 “양측이 서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자, 리 위원장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는 표현인 “예민한 문제”라고 직접 거론한 것도 이러한 긴장 기류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 위원장은 이날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공동 언론 발표에서도 “우리는 양측이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한다는 정신에 따라 예민한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중국이 통상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 쓰는 ‘핵심 이익’과 사드를 의미하는 ‘예민한 문제’란 표현을 동시에 쓰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리 위원장은 한국이 미국의 공급망 질서 재편에 참여하는 것도 거듭 경계했다. 이날 김 의장에겐 “시 주석께서 중한(한중) 관계가 이런 눈부신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은 양측이 긴 안목을 가지고 상호 존중과 상호 신뢰, 호혜, 윈윈, 개방, 포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칩4’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윈윈, 개방’ 등의 표현을 쓴 바 있다. 리 위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도 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에 있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1시간가량 머물며 LG의 미래 기술과 핵심 제품들이 전시된 이노베이션 갤러리를 둘러보기도 했다. 두 달 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과 같은 독재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에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경고장을 날린 장소를 그대로 찾은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미국의 전방위적인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본격화되자 우리 정부는 전방위 대응에 나서며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정부가 일본, 독일 등보다 상대적으로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전반에 대한 기류를 확실히 파악하는 동시에 맞춤형 대응 방안까지 찾고 있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각종 보호 정책과 관련해 우리 재계의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그러한 우려는 당연히 전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앞서 5월 두 정상 간 회담 때보다 더 현실적인 얘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이 큰 방향은 잡혔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 대상, 시기 등은 유동적이라 아직 설득 및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고위급부터 실무진까지 전방위적으로 미 측과 회동 일정을 잡고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IRA에 대해선 미국과의 협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일단 미국과 추가 협의를 마치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지금은 다각적인 방안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이전까지는 물밑 작업에 집중하고 선거가 끝나면 더욱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IRA가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 위반 소지가 높은 만큼 제소 카드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당장 미국의 정책에 일종의 ‘상응 조치’에 나서는 데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내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몰아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타깃은 중국”이라며 “여기서 파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우리가 일단 피해갈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일각에선 미중 간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란 반응도 나온다. 미국이 이번에 내세운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 산업에서 한국이 모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미중 간 갈등을 역으로 활용할 경우 오히려 경쟁국보다 더 좋은 환경을 보장받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력(핵무기 전력)을 ‘법제화’하며 대남(對南) 핵위협 강도를 대폭 높였다. 특히 북한은 “(상대) 핵무기 공격이 임박한 경우” 등 핵무력 사용 조건 5가지를 법에 명시해 핵사용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전술핵 등의 개발 의지는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우리 핵을 놓고 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여기에 핵무력 정책의 법화(법제화)가 가지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혔다. 북한은 이 법령에 핵무력의 사명·구성, 그에 대한 지휘 통제·사용 원칙·사용 조건 등을 11개 세부 조항으로 상세하게 정리했다. 2012년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핵보유국 지위를 명문화한 바 있지만 핵무기 사용 조건 등까지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핵무기·기타 대량살육무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한 경우, 국가지도부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비핵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한 경우 등을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내세웠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2일 IAEA 이사회에 “북한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가 작동하고 있는 데다 원심분리 농축 시설은 계속 운영되고 있다”며 “이 시설이 있는 건물의 사용 가능한 바닥 면적이 3분의 1가량 확장된 징후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 법제화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윤 대통령의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이) 중대한 전환기적 시점에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비핵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北 핵무기 사용 5대 조건 법제화김정은 “비핵화 흥정 없다” 선언사실상 마음대로 핵공격 길 열어놔전술핵 강조… 7차 핵실험 임박한듯 북한이 선제 핵공격 가능성 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면서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은 핵 지휘명령 체계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으로 못 박은 동시에 핵무기 사용 조건까지 조목조목 법으로 정해 한미를 겨냥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란 없으며 어떤 협상도,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밝혀 북한 비핵화 협상 참여를 전제로 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이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대로 김 위원장이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가능한 상태로 평가되는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한미 참수 작전 우려한 듯북한은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하며 그 안에 5가지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했다. ‘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육(살상)무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지도부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 및 비핵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 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해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 등이다. 이들 조건 모두 핵을 방어용이 아닌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는 의미라는 측면에서 특히 관심이 모아진다. ‘공격이 임박했다는 판단’, ‘파국적인 위기’ 등 내용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자의적으로 핵 공격 여부를 결정해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부여하는 장치라는 것. 군 관계자는 “현재 북한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상황에서도 핵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사실상 모든 환경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북한 수뇌부만 제거하는 한미의 ‘참수 작전’을 두려워해 이런 조건들을 구체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핵무기 선제 사용이 가능하다는 김 위원장의 엄포에 참수 작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한미 특수전 부대들의 지휘부 원점 타격 훈련이나 우리 군의 F-35A 스텔스기 배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두려워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 소형 전술핵 개발로 전략적 다양성 확보 의도김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술핵 운용 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 수단의 다양화를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기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개발해 온 수백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위력의 전략핵무기 외에도 수∼수십 kt의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개발로 전략적 다양성을 확보하겠단 의도를 드러낸 것. 이는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자신이 공식화한 전술핵 및 ‘첨단 핵전술 무기’ 등 투발 수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전술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7차 핵실험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는 게 한미 당국의 공통적인 평가다. 3월부터 7차 핵실험 준비에 착수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핵 기폭장치 시험 등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던 지난달 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액체연료 로켓 엔진시험이 이뤄지는 등 지금까지 3차례 시험발사했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에 대한 추가 발사가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017년 10월의 어느 날. 사석에서 만난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중국과는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안 된다. (중국이 발목을 잡으면) 두고두고 우리 발목이 아플 것”이라고 했다. 며칠 뒤 그달의 마지막 날, 한국과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합의문을 발표했다.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15개월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며 당시 문재인 청와대는 자평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이번 합의로 봉인됐다고 보면 된다”고 반색했다. 한숨을 푹푹 내쉰 ‘그’는 바로 이 사드 합의에 깊숙이 관여했던 당국자였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 ‘3불(不)’ 여지를 남긴 것을 특히 아쉬워했다. 중국은 협의 내내 3불을 ‘합의’라고 부득부득 우겼는데 우리만 ‘입장 표명’이란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봉합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단 거였다. 중국으로부터 사드 보복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것도 찜찜하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사드 압박은 청와대 관계자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며칠도 채 지나지 않아 시작됐다. 시진핑 주석은 문 대통령을 만나 사드를 콕 집어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사드 합의 불과 11일 뒤였다. 이후에도 중국의 사드 맹폭은 이어졌고, 3불은 그때마다 포문을 여는 명분이 됐다. 우리 정권이 바뀌니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또 사드 3불을 들먹거리고 있다. 최근엔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끄집어냈다. 올해 수교 30주년인 한중 관계에 갈등의 골을 후벼 파는 사드 논란에 대한 1차 책임은 당연히 중국에 있다. 사드 운용 의도를 왜곡하고 2017년 합의문에 없는 내용까지 요구하며 압박하는 자체가 내정 간섭이다. 다만 중국에 이런 여지를 남긴 문재인 정부의 ‘조급 외교’는 분명 곱씹어봐야 한다. 당시 사드 협의 과정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모르지만 청와대가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건 정황 상 분명해 보인다. 당시 협상 과정을 잘 아는 다른 당국자는 “그때 청와대가 한중 정상회담 성사에 애가 탔다. 이상하리만큼 중국과 마주앉으면 참을성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인내심과 수싸움이 핵심인 외교 협상장에서 상대에 조급함을 노출해 패를 까고 판에 뛰어들었단 얘기다. 외교가에선 당시 조금만 긴 호흡으로 중국을 상대했다면 오히려 중국이 초조해했을 판세였다는 게 중론이다. 임기 초 한미 정상회담으로 첫발을 뗀 윤석열 외교는 이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본보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는 강화, 한중 관계는 재정립, 한일 관계는 회복 중”이라고 자평했다. 뒤집어 말하면 어느 관계 하나 아직 내세우기 애매한 단계란 의미기도 하다. 국정수행 지지율은 신통치 않고 여권은 내홍을 거듭하는 지금, 윤 대통령은 답답한 마음에 외교에서라도 ‘큰 거’ 한 방을 날리고픈 유혹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연애보다 더 ‘밀고 당기기’가 중요한 게 외교다. 눈앞의 과실에만 정신이 팔리면 제2의 사드 3불에 다른 한쪽 발목마저 붙잡힌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