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북한이 자강도 부근에 군수공장을 신설한 정황이 포착돼 우리 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수출용 포탄 등 무기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생산 증대를 위한 움직임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앞서 1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6일 “자강도 쪽에 새로운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난 등으로 있는 공장도 가동하기 어려웠던 북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정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올해 리모델링된 공장들까지 포함하면 새로 가동되는 군수공장이 5곳이 넘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 최근 가동되는 군수공장은 자강도와 평안남북도 등을 중심으로 60∼80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발간된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내 군수공장은 민수용 공장을 포함해 30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전력 및 원자재 공급 등이 어려운 만큼 실제 가동 가능한 공장은 100곳이 안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가동 가능한 공장은 대부분 돌리고 있다는 것. 북한의 군수공장 가동률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늘었지만 특히 8, 9월을 지나며 현재 수준까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말 러시아와 무기 수출 관련 협정을 맺고 9월 북-러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노골적으로 무기를 찍어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특수’를 제대로 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만난 고위 당국자는 한중 관계 얘기를 꺼냈더니 대뜸 명분부터 찾았다. 그는 한중 관계 회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은 중국이라고 했다. 수면 위에서 팽팽하게 기 싸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물밑에선 손을 잡으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 손을 최근 더 적극적으로 내미는 게 중국이란 얘기다. 다만 우리로선 그런 중국의 손을 잡으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중 관계를 떠올리면 갈등에 방점이 찍힌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충돌,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에 따른 갈등,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무례한 언행을 둘러싼 기 싸움 등이 이어지며 양국 긴장 수위는 줄곧 고조됐다. 심지어 최근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추진을 두고도 중국 언론이 비판하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중국의 내정 간섭”이라고 받아치는 등 불편한 기류가 이어졌다. 일각에선 이런 갈등이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정책 기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당한 외교’를 명분으로 걸었지만 사실 노골적인 ‘반중 외교’로 일관해 불필요한 외교 갈등을 초래했단 얘기다. 현 정부의 기조가 문재인 정부 때와 다른 건 분명하다. 앞서 5월 “지난 정부에서 친중 정책을 폈는데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꼬집은 윤 대통령의 발언만 떠올려 봐도 중국을 상대하는 외교 정책의 큰 방향이 보인다. 다만 중국에 저자세로 나가지 않겠단 정부 방침이 한중 관계를 악화시킨 결정적 요인이란 평가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때 외교 정책에 깊이 관여한 당국자조차 “머리를 숙이면 더 고압적으로 요구서를 내미는 게 중국의 외교 전술”이라고 토로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최근 중국이 관계 회복 메시지를 먼저 발신하는 게 중국의 오만에 맞선 현 정부의 상식적·원칙적 대응 덕분이란 평가도 있다. 외교가에선 한중 관계에서 긍정적 변곡점이 내년 상반기쯤 찾아올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나 가능성이 점쳐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등은 이 변곡점의 꼭짓점을 더 높은 곳에 형성시킬 계기가 될 만하다. 문제는 여전한 중국의 태도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내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 북송시켰다. 우리 정부가 항의 서한을 발송해도 신경 쓰는 기색조차 없다. 대북제재 대상 선박들이 중국 연안에서 버젓이 출몰하고 있어도 눈에 띄는 중국 당국의 조치가 없다. 그 대신 자국 정부 입장에 조금만 거슬리면 바로 중국식 힘의 외교인 ‘늑대 외교’ 본색부터 거침없이 드러낸다. 중국의 손을 잡을 ‘명분’이 필요하다 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런 태도로 일관하는 한 명분이 생긴다 해도 그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국민 다수는 중국을 북한보다도 비호감 순위 상단에 두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생각하면 정치권에선 이런 국민 반감을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의 방한 등은 계기가 될지언정 극적인 명분이 될 수 없다. 중국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한국을 존중한다는 진정성 있는 시그널부터 일관적으로 전할 때 의미 있는 명분이 쌓일 것이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관련 감사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9·19합의는 2018년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도출한 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다. 지상과 해상, 공중 등에서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29일 여권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은 앞서 12일 감사원에 9·19합의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대수장은 전직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군 870여 명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대수장은 앞서 7월 문재인 정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정상화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 관련해서도 공익 감사를 청구한 바 있고, 감사원은 이달 실제 감사에 착수했다.대수장은 9.19 군사합의가 이적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해 달라고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9.19 군사합의가 우리 군에 불리한지, 한미방위를 위협하는지 등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현재 감사 착수가 적정한지 등을 담당 부서가 검토 중이다. 감사를 착수하기로 결정되면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는 물론 청와대 등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9·19합의 효력정지 관련해 정부 내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가 언제쯤 가시화되느냐’는 질의에 “정부 내 의사결정 절차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국방부에서 (협의를) 제안했다는 사실만 제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그보다 앞서 11일에도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잘못된 9·19합의 중 시급히 복원해야 할 사안에 대해 최단 시간 내에 효력 정지시키겠다”고 효력 정지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9·19합의 효력정지 시기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북한의 중대 도발 등이 (효력정지를 결정하는데 있어) 당연히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일각에선 9·19합의를 모두 무력화시킬 경우 우리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땅굴 기술이 북한으로부터 이전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리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헤즈볼라(레바논의 무장 단체), 하마스의 땅굴에서 외관 등 여러모로 흡사한 특징이 나타나는 건 사실”이라며 “북한이 (하마스 등으로) 기술을 전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땅굴의 외관이나 굴설(掘設) 과정에서 사용된 재료, 기술적인 특징 등을 근거로 북한이 노하우를 전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 인력이 직접 현지로 넘어가 땅굴 기술을 전수해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에 기습 폭격을 퍼부은 하마스는 기습 공격은 물론이고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 곳곳에 방대한 터널을 뚫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안보단체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사리트 제하비 대표도 17일(현지 시간) “북한이 헤즈볼라에 기술을 전달했고, 이 기술이 하마스 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밝혔다. 제하비 대표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활용된 터널도 간접적으로 북한의 기술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은 견고하면서 뛰어난 방음 능력, 이동 용이성 등 땅굴 관련 핵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작전지휘소 등 주요 군사시설 등을 지하화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세계적인 수준의 땅굴 굴설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군은 북한 땅굴을 겨냥한 탐지 능력 고도화에 여전히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북민 등으로부터 남침용 땅굴 관련 진술도 꾸준히 확보 중이다. 이번 중동 전쟁에선 이스라엘군 작전 성공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하마스가 파놓은 땅굴을 얼마나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가 꼽힌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에선 하마스가 붙잡은 인질들을 터널 속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 소식통은 “하마스와의 무기 거래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땅굴 기술 이전 정황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된다면 북한과 하마스 간 연계설은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8월부터 최소 다섯 차례 이상 탄약 등으로 추정되는 무기를 거래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과 러시아의 부인에도 불법 무기 거래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중국을 거쳐 18, 19일 방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연합훈련 준비 정황도 포착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北, 8월부터 탄약 대규모 공급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16일 발표한 ‘오리엔트 특급: 북한의 러시아 비밀공급 루트’ 보고서에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러가 8월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군 항구시설인 두나이항을 통해 수백 개의 컨테이너를 수송했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와 마리야호가 두나이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나진항으로 이동해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새로운 컨테이너를 실은 채 두나이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컨테이너들은 두나이항에 설치된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00km 떨어진 러시아 티호레츠크 탄약고로 수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RUSI는 분석했다. 8월 중순부터 티호레츠크 탄약고에 100여 개의 새로운 탄약 저장용 구덩이 건설이 시작됐고, 이어 지난달 28일 북-러가 수송한 것과 같은 크기와 색깔의 컨테이너 수십 개가 이 탄약 창고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또 이 컨테이너들은 새로 판 탄약 저장용 구덩이 옆에 하역됐다. 이는 백악관이 13일 공개한 북-러 무기 거래 첩보와 일치한다. 백악관은 지난달 8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나진항 사진과 이 컨테이너들을 실은 러시아 선박 2척이 두나이항에 도착한 12일 사진, 이달 1일 이 컨테이너들이 티호레츠크 탄약고에 도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앙가라호와 마리야호는 과거 러시아군 무기를 시리아, 미얀마 등으로 수송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들이다. RUSI는 이 선박들이 북한 컨테이너 수송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려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다고 전했다. 북-러 무기 거래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방북 직후인 8월부터 이미 이뤄진 만큼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에서는 러시아 첨단 기술 제공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RUSI는 “북한은 미사일 및 기타 첨단 군사기술 제공을 대가로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러 연합훈련 준비 정황 포착”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합훈련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해상에서 평소와 다른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면서 “북-러 연합훈련 관련 정황일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러가 연합훈련에 나선다면 이는 무기 거래와는 또 다른 문제인 만큼 새 장을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정황이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해상 훈련 준비 움직임을 우리 정부가 일부 감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한 해상 인근에서 북-러 훈련 관련 감청 정보 등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방러 당시 러시아의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에 승선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8월에는 해군절(8월 29일)을 계기로 해군사령부도 방문했다. 양국 간 군사훈련에 대해선 러시아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달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중국 동료들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동료들이 동참하길 원한다면 더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은석 감사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게도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진실 공방을 벌이는 양측을 모두 조사해 표적감사 의혹이 사실인지 규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수처 특별수사본부(부장검사 이대환)는 17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수사관을 보내 조 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최근 조 위원을 불러 조사하면서 권익위 감사 결과보고서가 공개된 경위를 확인하고, 다른 감사위원들에게도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 감사 당시 주심을 맡았던 조 위원은 감사보고서가 주심인 자신의 최종 검수를 거치지 않고 사무처에 의해 공개됐다고 주장하며 감사원 측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감사위원 7명 중 1명이 맡는 주심은 사무처가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회에 상정하기 전 내용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 확정 전 조 위원을 포함한 일부 위원들이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했다고 보고 조 위원을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수처는 또 최근 표적감사 의혹으로 고발된 유 사무총장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전 전 위원장은 감사원이 올 6월 발표한 자신에 대한 근무태만 감사 결과가 표적감사라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감사원 측은 공수처의 감사위원 및 사무총장 조사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이나 업무 관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상황에서 감사위원과 사무총장을 조사하려 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권위와 신뢰를 심히 훼손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란 입장을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눈을 가장 크게 떠야 할 때 눈을 감고 있잖아요. 이게 맞아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청와대 핵심 참모가 직원들을 불러 질책했다. 당시는 북한 통치자인 김정일의 건강 상태가 오락가락하던 상황, 후계자 김정은도 수면 위로 나와 활동 영역을 넓혀 가던 시점이었다. 어느 때보다 대북 정보 역량을 집중해야 할 그때, 정작 정보 당국의 북한 핵심층 관련 동향 보고들은 번번이 빗나갔다. 청와대 참모의 질책은 이를 참다못해 나온 한마디였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이 참모는 “MB 집권 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역량이 떨어졌다”며 “이게 결국 화근이 돼 가장 필요할 때 휴민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장이 교체됐다. 국정원 인력도 대거 물갈이됐다. 이 같은 국정원 쇄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리뷰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이런 말이 자주 나왔다. “대북 정보 수집 역량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히 대북 휴민트 약화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북 역량의 핵심은 정보 수집인데 문재인 정부 땐 대북 지원 파트에 무게가 너무 실렸다”며 “이를 바로잡는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국가 안보가 휘청거리면서 대북 휴민트 이슈는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세계 최고 첩보기관으로 꼽히는 이스라엘 모사드는 하마스의 이번 기습 공격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해 허를 찔렸다. 이 ‘정보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휴민트의 오작동이 대두됐다. 이에 이스라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대북 휴민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안팎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보 당국자는 “시긴트(SIGINT·신호정보)나 이민트(IMINT·영상정보)가 아무리 좋아져도 휴민트를 간과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기술 발전으로 사진 해상도가 높아지고, 속삭이는 소리까지 들을 만큼 감청 능력이 발달해도 사람이 직접 확보한 ‘살아 있는’ 정보의 필요성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 당국자는 “공군과 해군의 비중이 아무리 높아져도 지상군이 전장의 핵심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도 했다. 이스라엘 사태를 지켜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발사장 등 주요 거점이나 이란 등 북한 우방국 등을 중심으로 우리 휴민트를 점검·강화할 방침이다. 정보 당국이 대북 휴민트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북한 내 급변사태 등 핵심 정보가 휴민트를 통해 확인된 사례는 손에 다 꼽기 힘들다. 똘똘한 휴민트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정권이 교체돼도 휴민트 관련 인력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게 미 정보 당국의 불문율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대북 협력 강화를 이유로 애써 구축한 휴민트를 흔드는 건 위험하다. 애써 쌓은 둑을 스스로 무너뜨려선 안 된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등 주요 군시설 인근 등을 중심으로 대북 휴민트(HUMINT·인간 정보망)를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정보 참사’의 중심에는 이스라엘의 휴민트 붕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대북 정보망 확보 차원에서 휴민트 강화를 서두르겠다는 것. 정부 고위 소식통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때 대북 휴민트가 크게 약화되지 않았느냐”면서 “이번 이스라엘 사태를 계기로 휴민트 복구 작업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文정부 때 휴민트 약화…강화할 것”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과 정보 당국은 대북 휴민트의 점검·강화·재정비 작업에 착수한다. 고위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정보수집역량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그 과정에서 중요 휴민트 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게 지금 정부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동 전쟁을 보면서 우리 대북 감시 역량에 대한 전면적인 리뷰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정부 내부에서) 나왔다”면서 “휴민트는 특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휴민트 복구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이제 휴민트에 초점을 맞춰 본격 점검·관리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휴민트 역량을 북한 내 미사일 발사장 등 주요 군 시설 인근 등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된 만큼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곳에서부터 휴민트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것. 평양 등 주요 도심도 휴민트 복원 대상이다. 평양 안팎의 주요 군 부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의 경호경비 등을 책임지고 있다. 주요 도심 동향 등은 북한 핵심 권력층의 이상 징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휴민트가 시급한 곳으로 정부가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북-중 접경지역도 북한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 기지가 다수 배치돼 있는 데다 중국을 경유한 인적 접근도 비교적 용이한 곳”이라며 “한미 모두에 정보적 가치가 큰 만큼 휴민트 복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주한미군 내 휴민트 부대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정보 공유에도 더 힘을 쏟을 방침이다. 주한미군은 2017년 미 8군의 501정보 여단 예하에 ‘휴민트 전담대대’를 창설해 운용 중이다. 군 소식통은 “이번 정부 들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이 강화됐고, 그 과정에서 휴민트 공조도 양과 질에서 나아졌다”며 “이를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정부는 이란 등 북한의 우방국 등에 대한 우리 휴민트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北 내부협력자 등 활용하는 휴민트 강화할 듯 대북 휴민트의 수집·분석은 최근 북한을 탈출해 국내외에 거주하는 탈북민 등을 접촉해 대북 관련 정보를 축적하는 공개 활동과 북한 내부로 중국 국적의 조선족을 잠입시키거나 북한 내부 협력자를 활용하는 비공개 활동으로 나뉜다. 정부 당국은 비공개 활동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대북 휴민트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와 권력 내부 동향 등을 파악하는 데 위성과 정찰기를 활용한 영상정보와 신호·통신정보 등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 등에 따라 수 시간 단위로 관련 첩보 파악이 가능할 만큼 정보 수집이 용이하기 때문. 북한의 열병식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징후 등은 거의 실시간 관측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미의 이 같은 감시 능력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에 북한이 거짓 정보를 흘리거나 핵심 무기 장비의 은폐·엄폐 등 교란 작전을 펼쳐 한미의 대북 정보 수집에 혼란을 주거나 차질을 빚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군 소식통은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실체와 그 운용을 책임진 수뇌부 동향을 정확히 추적하려면 휴민트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최후의 심판(doomsday) 무기’로 불리는 사거리 무제한의 대륙 간 핵추진 핵순항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3년간 중단해 온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할 동력을 확보하자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분열하는 서방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해 온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무기 중 하나인 122mm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이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핵 위협 카드로 분열하는 서방 압박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회의에서 “러시아는 더욱 공정한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전 지구를 사정거리로 한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Burevestnik)의 마지막 시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부레베스트니크는 핵추진 로켓을 탑재해 사거리가 무제한인 핵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이 2018년 공개한 6대 신(新)전략무기 중 하나다. 특히 지상 50∼100m의 고도로 저공 비행해 현존하는 미사일방어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만큼 푸틴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면 미국과 서방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공격하면 그 누구도 생존할 수 없다”며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국제 핵실험 금지조약을 언급하며 “우리가 실제로 핵실험을 재개할지는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을 받지 않은 미국처럼 러시아도 핵실험 금지조약 비준을 취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러시아는 1990년, 미국은 1992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다음 날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은 6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에서 “국가두마는 다음 회의에서 CTBT 비준 취소 문제를 반드시 논의할 것이다. 이는 러시아 연방 국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서방 국가들의 균열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초유의 하원의장 해임 사태로 추가 지원 예산 확보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北, 러에 대포 이전”… 122mm 방사포 가능성 북한은 미국의 경고에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CBS는 5일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대포 이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무기 지원이 북-러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조치인지, 북한이 얻게 될 대가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CBS는 전했다. 이 보도에 대해 미 국방부는 “국방부 대변인과 부대변인의 기존 발언 외에 추가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3일 “러시아가 최근 빠르게 대포를 늘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러 무기 거래가 실제로 이뤄졌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BS 보도와 관련해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동아일보에 “최근 북-러 간 대량으로 물자가 자주 오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해 온 구체적인 정황은 우리 정부가 수개월 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22mm 방사포까지 수출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에서 러시아에 가장 시급한 무기 중 하나가 122mm 방사포”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에도 러시아 측이 김 위원장에게 122mm 방사포 지원을 요청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활동이 일시 중단된 징후를 한미 정보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당국은 핵무기용 플루토늄(Pu)을 추출하기 위한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 정황일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 중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핵탄두의 기하급수적 증대와 무기급 핵물질의 생산 확대를 지시해온 만큼 이를 위한 재처리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당국은 다양한 정찰자산을 통해 지난달 하순경 영변의 5MW 원자로의 가동이 일시 중단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원자로는 2021년 7월 재가동이 확인된 뒤 활발한 가동 징후가 미 정찰위성 등에 포착됐지만 9월 하순 들어 이런 움직임이 멈췄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한미 당국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재처리 작업 징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재처리 작업은 원자로 가동을 수주 이상 일시 중단한 뒤 원자로 안의 폐연료봉(사용후 핵연료)을 꺼내 방사화학실험실로 옮기고 화학 공정을 거쳐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통화에서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金 “핵물질 늘려라” 지시 이후… 플루토늄 추출 본격화한 듯 北, 플루토늄 추출 정황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는 북한의 유일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거점이다. 원자로 활동을 일시 중지한 뒤 폐연료봉을 꺼내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고순도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영변 5MW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로 매년 6∼8kg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다시 가동을 시작해 2년여간 가동을 지속해온 만큼 12∼16kg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15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폭탄 3∼4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북한의 핵기술이 고도화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론 더 많은 양의 핵탄두 제작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선 앞서 4월에도 영변의 5MW 원자로가 수주에 걸쳐 가동이 중단된 정황이 민간위성에 포착됐고, 당시에도 재처리 준비 징후란 관측이 나왔다. 5MW 원자로는 과거에도 활동을 멈춘 전례가 있지만 보통 수일 동안 멈췄을 땐 시설 유지·보수 차원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수주 넘게 가동이 중단되면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꺼내어 재처리하기 위한 징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5WM 원자로의 연이은 일시적 가동 중단은 북한이 핵탄두용 핵물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주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작년 말 핵탄두의 기하급수적 증강과 올 3월 핵물질 생산 확대를 거듭 지시한 만큼 무기급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을 최대한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영변 핵시설 등에 설치한 원심분리기에서 HEU 대규모 증산을 추진하는 동시에 5MW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이용한 재처리 작업이 임박했거나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최근 핵무력 고도화를 헌법에 상세하게 명시한 북한이 핵물질 생산 징후까지 한국과 미국에 보란 듯 노출한 것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기류에 편승해 노골적으로 핵무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2차례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확실한 기술 보장이 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 등 더 강력한 도발을 통해 국면 전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핵무기 개발 목표는 물론이고 그 방향성까지 헌법에 상세하게 명문화해 향후 비핵화 협상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핵무기 고도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동시에 비핵화 문제는 영구적으로 한미 등과 흥정할 대상이 아님을 시사한 것.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협력 강화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젠 헌법을 명분으로 핵무력 강화에 정당성까지 부여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의 최전선으로 격변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군의 날인 1일 최전방을 찾아 북한이 도발할 경우 “1초도 기다리지 말고 응사하라”고 주문했다. 북한 원자력공업성 대변인은 2일 담화를 내고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2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강화 정책의 헌법화”가 전폭적인 지지 속에 채택된 만큼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그런 만큼 비핵화 협상도 이제 불필요하단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9월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한 바 있지만 ‘헌법’에 핵무력 정책 방향 등을 상세하게 밝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중대 과제로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급속히 강화” 등을 제시해 조만간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핵무력 정책을 명시한 북한의 헌법 개정안에 대해 “파탄 난 민생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핵무력 강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핵 야욕을 더욱 노골화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길은 외교를 통하는 것뿐”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핵을 빼놓고 (북한과) 협상하는 건 어렵다는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 헌법을 존중해 줄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헌법재판소가 26일 ‘대북 전단 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향후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 3호에 해당하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 조항이 이번 헌재 결정으로 즉각 효력을 잃게 된 만큼 24조 1항 1호에 명시된 대북 확성기 방송 금지 조항 역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확성기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면서도 “결심만 있으면 당장 (방송) 재개는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확성기는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핵심 비대칭 전력”이라며 “북한이 무인기로 영토를 침범하는 등 중대 도발에 나선다면 바로 방송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남북 간 체결된 9·19군사합의 효력을 정지시킬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즉각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남북 간 상호적대행위 중지가 포함된 9·19합의가 정지되면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을 금지한 현행 남북관계발전법 해당 조항 처벌 근거 자체가 사라지는 만큼 법률적으론 방송 재개에 걸림돌이 없어진다는 것. 군당국에 따르면 확성기 시설 점검은 꾸준히 이뤄진 만큼 방송은 언제라도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정부는 실제 방송 재개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한이 매우 강하게 반발해 남북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국민의힘은 대북전단 금지법 개정에 대해 “법 개정을 위한 절차는 여야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북전단 금지법은 김여정 하명을 받들기 위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으로 점철된 악법에 불과했다”며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숨 가쁜 러시아 방문 일정이 끝났다. 전용열차로 2700km를 달려 러시아 국경에 도달해 러시아 안에서만 이동 거리 4200km를 찍었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간 거리까지 더하면 9박 10일간 총 1만 km를 훌쩍 넘긴 강행군.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잠도 열차에서 청하며 계획한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 같다”면서 “성인병에 시달린다는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해 보인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 방러 직전 한미 정보 당국의 시선은 북-러 군사협력 가능성에 주파수가 맞춰졌다. 핵잠수함·위성 등 러시아의 첨단 기술이 필요한 북한과 북한이 보유한 포탄 등 재래식무기 지원이 절실한 러시아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북-러 군사협력의 서막이 될 거란 우려가 나왔다. 이런 우려 섞인 시선을 즐기듯 김정은은 방문 장소부터 노골적으로 군사협력 키워드를 연상시키는 곳들을 택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 직후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해 전투기 공장을 둘러봤다. 크네비치 군 비행장과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도 시찰했다. 2019년 첫 방러 당시 경제·외교 인사들을 대거 동행한 김정은은 이번 방문에선 군부 실세들을 줄줄이 데려갔고 북한 매체는 이를 보란 듯이 공개했다. 한술 더 떠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러시아 방문 기록영화까지 방영했다. 북-러는 이번 정상회담 내용을 철저히 비공개로 했다. 다만 북한의 무기 지원은 이번 방문 전부터 이미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부터 꽤 많은 분량의 무기가 수개월 전 러시아로 유입됐고, 최근 양국은 아예 협정까지 맺고 본격적으로 무기를 주고받은 정황까지 포착됐다. 북한의 무기 지원은 우크라이나 정세를 흔든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대러 초강경 대응도 부를 수 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언가를 받는 장면이 훨씬 우려스럽다. 러시아가 조금만 거들어주면 북한은 올해만 두 차례 실패한 정찰위성을 당장 실전 배치할 수 있다. 재진입과 다탄두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시기도 대폭 앞당길 수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 설명서를 보낸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푸틴이 떠들썩하게 김정은을 초대한 것만으로 ‘포탄을 받은 답례’는 다한 거란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사정을 잘 아는 당국자는 “정찰위성에 달릴 렌즈 정도면 몰라도 민감한 기술까지 북한에 쉽게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도 불안하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불리해져 포탄 하나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 되면 푸틴이 금단의 기술을 내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북한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김정은은 이번에 러시아의 인도적 지원 의사를 거절했다. 군사기술 지원부터 받아내겠다는 노골적인 야욕이다. 우리 정부의 대러시아 관계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압박하되 고위급 채널 가동 등 독자적인 외교적 접근 타이밍도 재야 한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압박과 관리의 황금 밸런스를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푸틴을 방치해 두면 자칫 김정은에게 황금 열쇠를 쥐여주는 장면을 눈뜨고 지켜봐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부동산), 소득, 고용 등 주요 국가통계를 작성, 활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한국부동산원, 통계청 등을 압박해 수치를 조작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감사원이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집값 통계의 경우 문 대통령 취임 다음 달인 2017년 6월부터 퇴임 6개월 전인 2021년 11월까지 약 230회 발표된 집값 통계 가운데 집값 상승률을 실제 조사보다 낮추는 등 최소 94회 조작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관련 조작이 진행됐고 “자료와 증거로 입증된 가장 객관적인 개입 사례만 94회”라는 것. 감사원은 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4명(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이호승)과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황덕순 전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등 경제 라인 핵심 참모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과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22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장하성 전 실장은 2017년 6월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상승률)을 외부에 공표하기 전 미리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건 통계법 위반이다. 청와대와 국토부의 압박으로 정부 공식통계기관인 부동산원은 집값 변동률 보고를 기존 주 1회에서 주 3회로 늘렸다. 3일간 조사한 뒤 보고하는 ‘주중치’보다 7일간 조사한 뒤 즉시 보고하는 ‘속보치’, 7일간 조사한 뒤 다음 날 공표하는 ‘확정치’가 높게 보고되면 청와대·국토부는 ‘주중치’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런 조작은 후임 김수현, 김상조, 이호승 실장 때까지 이어졌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특히 부동산 대책 발표 등 특정 시점에 이러한 조작이 집중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2019년 6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국토부 직원은 부동산원에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는다. 지난주처럼 마이너스 변동률을 부탁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집값 변동률이 상승 조짐을 보이자 조작을 요구한 것. 그럼에도 서울 집값 매매 가격이 상승하자 국토부는 부동산원 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압박했다. 2019년 6월 이후엔 국토부가 부동산원 직원을 불러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고 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를 덮기 위해 관련 국가 통계를 왜곡 조작했다며 2017년 2분기에 가계소득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0.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자 당시 통계청이 추산 방식을 바꿔 가계소득이 1%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핵심 관계자는 “공직사회에 만연한 조작, 거짓과 위선의 시대가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신 고위 인사들이 참여한 정책포럼 ‘사의재’는 “이번 발표의 실체는 전 정부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고 반발했다.“국토부,‘협조 않으면 조직-예산 날려버리겠다’며 부동산원 압박” [‘文정부 통계조작’ 감사 결과]감사원이 발표한 ‘文정부 통계 조작’국토부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이번주도 집값 변동률 마이너스로”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도 (집값) 마이너스(―) 변동률을 하면 안 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3년 차였던 2019년 6월. 2018년 9·13부동산대책 이후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자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정부 공식 집값 통계를 집계하는 한국부동산원에 이같이 말하며 통계 조작을 압박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하기 전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부에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이라고 보고한 데 따른 것. 당시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취임 2주년을 앞둔 데다 두 달 전 이미 청와대가 국토부에 ‘집값 상승률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어서 하락세가 멈춰선 안 됐다. 결국 부동산원은 그주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주간 변동률을 0.00%에서 ―0.01%로 임의로 바꾼 것. 보도자료 역시 “서울이 보합세로 전환,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에서 “서울은 32주 연속 하락세 지속, 강남 4구는 대체로 보합세”로 바꿔 배포했다.● “경실련 날뛸 때 강하게 반박하라” 감사원이 15일 발표한 집값 통계 조작 감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통계 조작은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가 집값 통계를 미리 받아보고 국토부에 지시하면 국토부는 부동산원을 압박해 최종 통계에 청와대 의도가 반영되게 하는 식이다. 이는 감사원이 당시 청와대와 국토부, 부동산원 관계자들의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 비판에 “통계가 과장됐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집값 급등기인 2020년 7월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은 “(문 정부 출범 후 3년간) 아파트값은 14%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는데, 이 통계가 바로 부동산원 통계였다. 당시 민간 통계인 KB 매매가격 지수 상승률은 25.6%에 이르러 정부 통계와의 괴리가 심하다는 지적이 높았는데, 감사원 조사 결과 그 배경엔 ‘통계 조작’이 있었던 셈이다. 특히 경실련이 정부 통계가 왜곡됐다고 비판하자 김상조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토부 간부에게 “경실련 본부장이 날뛸 때 강하게 반박하라.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질책하기까지 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 시절(2017년 5월∼2022년 4월) KB부동산(59.1%)과 부동산원(25.8%)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난다. 직전 5년(2012년 5월∼2017년 4월)은 두 기관 통계 격차가 0.4%포인트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대책 전후-총선 앞두고 압박 강도 높여 감사원은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통계 조작 지시가 굵직한 부동산 대책 발표 전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2018년 8월 24일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주중치)이 0.67%로 높아졌다고 보고받자 청와대는 확정치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여기에 8월 26일 통개발 보류에 이어 당시 발표도 안 된 8·27대책을 통계에 반영해 달라고까지 요구했다. 국토부는 부동산원에 “제대로 조사하고 있는 거냐”고 질타했고,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 확정치를 주중치보다 낮은 0.45%로 낮췄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국토부는 한동안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2019년 6월 말부터 압박 강도를 높였다. 6월엔 “보합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는 지시가 오갔고, 7월엔 국토부는 부동산원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부동산원 조직과 예산을 날려버리겠다”는 거친 말을 쏟아냈다. 8월에는 부동산원 원장에게 “부동산원이 국토부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며 본업인 주택통계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결국 이 시기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실제와 달리 소폭 상승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시장 과열이 계속되자 그해 12월 국토부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등 강력한 규제를 담은 12·16대책을 내놓는다. 청와대는 “대책 효과가 언제쯤 나타날 것 같냐”며 국토부를 압박했고, 국토부는 “(높은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만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2020년 7월에는 7·10대책 발표에도 서울 주중치(7월 10일)와 속보치(7월 13일)가 전주 변동률(0.11%)보다 높아진 0.12%로 나타나자 청와대는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뭐하는 거냐”며 국토부를 질책했다. 국토부는 부동산원에 “윗분들이 대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압박했다. 결국 부동산원은 집값 상승률을 축소했고, 국토부는 “제대로 조사한 게 맞냐”며 상승률을 더 줄였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국가 승인 통계를 생산하는 기관은 독립성이 생명인데, 신뢰에 큰 타격이 생겼다”며 “통계가 신뢰를 잃으면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만큼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북한이 러시아에 로켓포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해 온 구체적인 정황을 우리 정부가 수개월 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철도를 이용해 무기를 대량으로 운송할 때 북-러 접경 지역 등에서 확인했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에서 군사협력 논의를 공식화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를 지원한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미일에 대한 공동 위협에 3국이 즉각 공조하는 내용을 담은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조항 발동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오후 한미일 안보실장 간 전화 협의에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북-러가 정상회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와 군사협력 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면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날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로 무기를 보낸 정황은 위성 및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등 국제사회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수차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북한에 전쟁 지원을 요청한 시점은 지난해 6월경”이라며 “우리 단독 휴민트로 파악한 내용”이라고 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내 무기 수요가 더욱 절실해지자 북한이 실제 무기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가 김 위원장을 이번에 초청한 것이 이미 진행 중인 무기 지원에 대한 답례 성격일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북한이 지원한 무기에는 122mm 다연장로켓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속 키릴로 부다노프 준장은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미 한 달 보름 전부터 로켓탄 등 북한제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이 로켓탄 등을 거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여 왔다는 건 오래전부터 우리가 확인해 온 사안”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정중히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러, 작년 6월부터 무기 요청… 北, 열차로 접경 통해 포탄수송”정부소식통 “北 로켓포탄 공급”北-러, 한달반前 무기제공 협정 정황… 푸틴, 답례로 방러 김정은 환대한듯北매체 “러와 더 긴밀한 협동 합의”무기 종류-수량 확대 논의 가능성 한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부족해진 재래식 무기를 지난해 6월부터 북한에 요청했고, 수개월 전부터 북-러 접경을 통해 열차로 제공받은 구체적인 정황까지 포착했다. 북-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해 온 상황을 확인한 것. 북-러 간 무기 거래가 수개월 전부터 비밀리에 이어진 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지원하는 무기 종류 및 수량을 확대하는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러 정상은 회담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짓부시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 전략, 전술적 협동을 더 긴밀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지원 관련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 지난해 6월부터 北에 전쟁지원 요청” 정부 소식통은 이날 “지난해 6월경부터 러시아가 북한에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요청한 첩보가 있었다”고 했다. 이후 한미 당국은 이 시점부터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무기 거래 정황을 집중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연간 포탄 생산 능력은 100여만 발이지만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같은 해 연말까지 소진한 포탄만 1000여만 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수개월 전부터 북-러 국경지대 등에서 북한 무기가 러시아로 흘러 들어가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무기 지원 정황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속 키릴로 부다노프 준장은 13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한 달 반 전쯤 양국(북-러) 간 협정이 맺어졌고 북한으로부터 무기 수입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는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계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시점과 맞물린다. 6∼7월엔 우크라이나군이 122mm 다연장 로켓포를 의미하는 한글 ‘방-122’ 표시가 있는 로켓탄을 압수해 러시아와의 전쟁에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결국 정황을 종합하면 수개월 전부터 꽤 많은 분량의 무기를 수출해 온 북한은 한 달 반 전쯤 아예 러시아와 협정까지 맺고 노골적으로 무기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이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답례 성격일 가능성도 있다. 북-러 모두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무기 거래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이번 북-러 회담에서 무기 거래와 관련한 확실한 협의 정황을 포착해 공개한다면 실질적인 대응 액션까지 수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대북-대러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북-러 무기 호환 , 바로 우크라 전장 투입 가능 북한의 탄약 등 무기는 옛 소련의 기술과 장비를 이전받아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제 무기와 호환이 가능해 즉각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북한은 최소 100만 t 이상의 탄약을 비축 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주포 포탄(122·152mm)과 전차 포탄(100·115mm), 박격포탄의 보유량도 수백만 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돌격용 소총과 경기관총 등 소총탄도 단기간에 최소 수십만 발 이상 러시아에 제공할 여력이 있다. 실제 부다노프 준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122·152mm 포탄과 방사포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비축한 탄약은 대부분 생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실전 사용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총·포탄은 정밀 장비가 아닌 만큼 만든 지 30∼40년 뒤에도 일부 불발탄을 빼면 정상 작동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열악한 저장 여건을 고려하면 불발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오폭 등 부수적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군 포병 지휘관이 “북한제 포탄은 대부분 1980, 90년대에 제조됐고, 불발률도 높아서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정찰위성 개발 등 군사기술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가 2012년 신설한 첨단 우주기지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2시간가량 회담한 뒤 만찬을 이어가며 이날에만 약 5시간 반을 함께했다. 이날 회담에선 무기 거래 등 군사기술 협력은 물론이고 대북제재 완화, 식량·에너지 수출,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 등까지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올해 두 차례 실패한 정찰위성 기술 이전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했을 가능성이 커 한반도 안보 위협이 대폭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다수의 정찰위성을 배치하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국군 동향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북한의 기습 핵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북한이 정찰위성용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사용한 것이지만 국제적 고립에 처한 북-러 정상은 국제 제재를 무시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 뒤 공식 만찬에서 “북-러 관계가 깨지지 않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혀 무기 거래를 포함해 군사기술 협력 전반에 대해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주 기술 발전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것(우주 기술)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김 위원장이 이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2021년 지시한 5대 과업 중 아직 달성하지 못한 전략무기인 정찰위성과 관련해 로켓 및 고성능 광학장비 기술 이전 등에 적극 협력할 뜻을 내비친 것.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현지 매체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준수하지만 군사기술 협력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양국의 전면적 관계는 군사협력, 안보 분야 등 민감한 분야와 대화 및 공조를 암시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에 전적인,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언제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확언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폭 지지한다는 의미로, 탄약 등 재래식 무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타스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담 뒤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수호이(Su) 전투기 생산 공장인 유리 가가린 공장을 찾은 뒤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엔 전략핵추진 잠수함이 정박한 33번 부두가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Su)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선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 등이 생산된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시켜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北, 러와 무기거래 대놓고 시사金 수행단 절반이 軍 핵심 관계자… 위성-핵잠 기술 받고 재래무기 줄듯金, 푸틴과 수호이 공장 방문 예정… 러에 첨단 전투기 기술 요구할수도 10일 오후 북한 평양. 전용 열차에 탑승하기에 앞서 레드카펫 위에서 환한 표정으로 환송객과 일일이 악수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뒤로 북한 내 군부 실세들이 도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러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가운데 그와 동행하는 군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포착된 것. 앞서 2019년 4월 첫 북-러 정상회담 당시 외교·경제 관련 인사들이 수행단에 고루 배치된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군 서열 1, 2위부터 정찰위성 및 핵잠수함 개발 책임자 등이 이번에 모두 동행하는 자체가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이 북-러 간 무기 거래 및 군사 협력에 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핵잠·군수산업 총괄 책임자 모두 동행 12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열차 탑승에 앞서 환송식에서 김 위원장의 뒤로 외교 사령탑 최선희 외무상, 군 서열 1위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군 서열 2위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어 강순남 국방상과 오수용 박태성 당 비서,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박훈 내각부총리, 최동명 과학교육부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이 뒤따랐다. 사진으로 얼굴이 식별된 수행단 12명 중 절반이 군 핵심 관계자인 것. 정부 당국자는 “2019년 방러 땐 ‘외무성 라인’을 중심으로 경제 관련 간부들이 고루 섞여 있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수행단에는 조춘룡 군수공업부장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군수 산업을 총괄하는 조춘룡이 함께 가는 자체가 북-러 간 무기 거래 의도를 보여주는 장면이란 것. 북한은 위성 등 첨단기술을 러시아에 요구하는 반대급부로 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탄·화약 생산 등 북한 군수 산업의 총책임자인 조춘룡이 간다는 건 이러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조춘룡은 8월 초부터 최근까지 김 위원장의 3차례 군수공장 시찰에도 모두 동행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기술과 관련한 인사들도 포착됐다. 과학교육 분야 담당인 박태성과 최동명 등이 대표적이다. 박태성은 북한이 2차례나 실패한 군사 정찰위성 개발·시험을 총괄하는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해군사령관인 김명식은 핵추진잠수함 관련 핵심 관계자다.● 러 첨단 전투기 기술 이전 요구 가능성도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수호이(Su) 생산공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이 2020년 첨단 5세대 Su-57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곳인 만큼 김광혁 공군사령관의 동행이 첨단 전투기 기술 이전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해·공군 사령관이 모두 이번 방러 일정에 동행하는 만큼 북-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상훈련 등 연합훈련 정례화 등에 전격 합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보 당국에 따르면 앞서 7월 북한을 방문했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먼저 북-중-러 3국 연합훈련을 제의했다. 북-러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 내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 파견 확대 방안 등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건설건재공업상을 지낸 박훈과 당 경제부장을 지낸 오수용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이 노동자 파견 의제를 협의하기 위함이란 분석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르면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해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저녁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 거래는 물론 식량·에너지 등을 핵심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의 경고에도 북-러 정상이 무기 거래를 시도하면 동북아 신냉전이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곧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11일 오후 보도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는 느린 속도로 러시아로 출발했다. 이 열차는 낮 시간을 피하고 밤 시간대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한미가 위성 등 정찰자산으로 자신의 동선을 꿰뚫어 보는 데 극도로 민감해한다”고 했다. 2019년에도 김 위원장은 새벽에 러시아로 출발한 바 있다. 러시아 언론 RBC는 이날 러시아 대표단 관계자를 인용해 회담이 13일에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담 장소로는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 캠퍼스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연방대에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이 10∼13일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2019년에도 이곳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다만 러시아가 북-러 회담은 EEF와 별도로 비공개로 열릴 것을 시사해 블라디보스토크 내 다른 장소나 러시아의 다른 도시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金 열차출발 하루뒤 “푸틴 초청에 방러”… 美 추적 피해 한밤 이동 김정은, 전용열차 타고 러 향해 출발크렘린 “EEF 계기 비공개 회담필요하면 푸틴-金 일대일 만남”블라디보스토크外 회동 가능성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사실을 꼭꼭 숨기던 북-러 양국은 11일 오후에야 동시에 이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전용방탄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10일 저녁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우리 정부가 파악해 공개한 뒤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회담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김 위원장이 수일 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필요시 일대일 회담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리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면 12일 도착해 당일이나 다음 날인 13일 푸틴 대통령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두 번째 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EEF 계기에 일련의 비공개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를 시도할 경우 제재 등 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정상회담 내용을 4년 전 2019년 회담과 달리 비공개에 부칠 가능성도 나온다. 정부는 회담이 13일 이후나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강력한 사전 경고에도 북-러 양국이 무기 거래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군사협력을 시도하면 동북아 안보 지형이 격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쉬쉬하던 북-러 11일에야 방러 밝혀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EEF 계기에 일련의 비공개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EEF가 열리는 극동연방대가 아닌 블라디보스토크 내 다른 장소에서 별도로 북-러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열릴 가능성을 열어둔 것.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러시아가 북한과 공개적인 정상회담을 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본 것”이라며 “거창한 세리머니가 아닌 물밑 무기 거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 방러 기간에 양 정상이 러시아 태평양함대 해군 함정들이 정박해 있는 ‘33번 부두’나 하바롭스크 인근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 등을 방문할 가능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탄약, 대포, 로켓 등이 절실해진 푸틴 대통령에게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위성,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위한 첨단 기술 등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 등이 공식화될 경우 우리 정부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독자 제재 등을 중심으로 한미일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대응 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러가 무기 거래를 시도할 경우 “한국이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4년 전처럼 추적 피해 야간에 출발 김 위원장은 2019년 러시아로 향할 때와 유사하게 밤 시간대를 택해 ‘태양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정찰위성 등 한미 정보자산으로 김 위원장의 동선이 사실상 실시간으로 추적 가능한 낮 시간대를 피한 것. 이날 전용열차가 4년 전과 비교해 비교적 느리게 러시아로 향한 건 북한의 낙후한 선로 상황과 김 위원장 안전 등을 고려한 조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진 시속 60km 이내로 이동할 경우 20시간(약 1180km)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 방러 전용열차는 만 하루가 지나도록 북-러 국경을 넘지 않았다. 앞서 2019년 북-러 정상회담 전날인 4월 24일 새벽에 출발한 전용열차는 북-러 국경을 넘어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연해주 최남단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정부 소식통은 “전용열차가 시속 60km 안팎으로 이동할 경우 평양에서 14시간(약 850km)이면 하산역에 도착할 수 있다”면서 “낮 시간대에 그보다 훨씬 속도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진∼하산 지역에서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는 열차 바퀴 교체가 필요하다. 하산역에선 10일 북한 시찰단이 방문한 동향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도착지로 점쳐지는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도 11일 오후부터 다수의 군견과 함께 있는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대폭 강화된 모습이 포착됐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완성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잠수함은 수중에서 한국 전역은 물론이고 주일 미군기지까지 기습 핵타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진행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 진수식 축하연설에서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는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해 조만간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도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다음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가 유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소형원자로 등 핵추진잠수함 관련 핵심 기술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건조·진수 사실을 공개한 잠수함은 대형 4개, 소형 6개 등 총 10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춘 것으로 식별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최대 10기까지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실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잠수함 1호’로 평가된다. 이번 신형 잠수함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존 잠수함(로미오급)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2019년 7월 김 위원장이 현장 시찰 당시 건조 중인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의 일부 모습이 처음 노출됐는데, 그 신형 잠수함 완성 사실을 북한이 4년여 만에 밝혔다는 것. 군 소식통은 “북한 주장대로라면 유사시 용산 대통령실과 한국군 지휘부는 물론 항구·공항 등 미 증원전력 전개 통로, 주일 미군기지 등까지 은밀하게 타격 가능한 전략무기를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군 당국은 신형 잠수함의 외형 분석 등을 토대로 잠항 능력이 떨어지는 등 실제 가용 범위는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도 하고 있다. 9·9절(북한 정권수립일), 북-러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재래식(디젤) 엔진의 로미오급을 무리하게 개량하다 보니 완성도가 떨어지는 잠수함을 성급하게 공개했을 수 있다는 것. 합참 관계자도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이미 보유한 잠수함을 전술핵 탑재 잠수함으로 개조하고 잠수함 동력체계까지 바꾸겠단 의지까지 분명히 밝힌 만큼, 이번 신형 잠수함 건조를 계기로 미 본토 핵 타격이 가능한 핵추진잠수함(전략핵잠수함·SSBN) 개발까지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수년 전부터 신포가 아닌 다른 조선소에서 더 큰 규모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당장 푸틴 대통령을 만나 핵추진잠수함 설계도와 건조 계획을 보여주며 기술 이전을 요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