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정윤철 차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12

추천

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trigge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축구54%
해외스포츠11%
각종 경기7%
문화 일반7%
월드톡4%
NBA4%
기업4%
사회일반4%
스포츠일반4%
인사일반1%
  • 필리핀 정글수비 뚫어라… ‘킬러 황’ 특명

    “아시아 무대에 강했던 지난해 내 모습을 대표팀의 새해 첫 대회인 아시안컵에서도 이어가겠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27·감바 오사카)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렇게 출사표를 냈다. 59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7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UAE 두바이에서 필리핀과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의 협의에 따라 조별리그 3차전부터 합류한다. 손흥민 없이 치르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득점왕(9골) 황의조가 공격진을 이끌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황의조는 대표팀 원톱으로 나서 3골(7경기)을 터뜨리고 있다. 아시아경기에서 황의조를 지도했던 김학범 감독은 “최근 황의조의 슈팅 템포가 더 빨라지는 등 공격력이 (아시아경기 때보다) 더 날카로워졌다. 아시안컵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아시안컵에서 주목해야 할 공격수 톱10’에도 뽑힌 황의조는 이번 대회의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한국은 2011년 구자철(5골) 이후 아시안컵 득점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황의조는 아시아경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몰아넣기’에 능해 충분히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아시안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선수가 되겠다. 골 감각을 유지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1차전 상대인 필리핀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필리핀(116위)에 앞서 있다. 역대 상대 전적도 7승으로 한국의 우위.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 등을 이끌었던 명감독 스벤 예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은 밀집 수비를 펼친 뒤 공격수 필 영허스밴드 등을 앞세워 역습으로 골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필리핀에는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있지만 경기스타일은 단조롭고 투박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황의조, 황희찬(왼쪽 측면 공격수), 이재성(오른쪽 측면 공격수) 등 공격진의 2 대 1 패스 등 연계 플레이로 필리핀의 밀집 수비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선수들과 필리핀의 경기 영상을 함께 보면서 포지션별 대응법을 마련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6가지 순간(공격과 수비 조직, 세트피스 등)에서 어떤 전술을 펼치는지 등을 영상과 문서 자료로 정리해 뒀다. 선수들에게도 영상을 통해 수행해야 할 역할 등을 명확히 설명한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공격 시 양쪽 측면 수비수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를 합쳐 수적 우위 속에 상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 나설 측면 수비 자원으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가 강점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은 “필리핀에는 기술과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있다. 상대가 약팀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대표팀은 엔트리에 변화가 생겼다. 벤투 감독은 무릎이 좋지 않는 나상호(광주)를 대신해 이승우(베로나)를 합류시키기로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승우의 합류 시기는 베로나 구단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열린 B조 첫 경기에서는 요르단(109위)이 지난 대회 챔피언 호주(41위)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개최국 UAE(79위·A조)는 개막전에서 바레인(113위)과 1-1로 비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북을 세계적 클럽으로… 첫발은 트레블”

    “K리그1(1부) 우승은 물론이고 전북 구단 사상 최초의 ‘트레블(K리그, 축구협회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 내겠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새 사령탑이 된 조제 모라이스 감독(54·포르투갈)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구단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시간 경기 화성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는 수원의 새 사령탑 이임생 감독(48)이 “전북의 독주를 끊겠다”고 강조했다. 새 팀에서의 첫발을 내디딘 두 감독이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전북은 전임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6차례 K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절대 1강’으로 군림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전북의 고유 스타일을 유지하겠다. 동시에 공격은 더 예리하게, 수비는 더 탄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베테랑 이동국(40)을 전북의 간판스타로 키웠다. 모라이스 감독도 이동국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이동국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이는 40세이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더 롱런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세계적 클럽에서 조제 모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보좌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날 모리뉴 감독은 ‘감독 취임 축하한다. 기회가 되면 전북의 경기를 보러 한국에 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모라이스 감독은 “유럽에서의 경험을 살려 전북을 세계적인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임생 감독은 ‘명가 부활’의 책임을 맡았다. 4차례 K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이지만 2008년 이후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또한 지난 시즌 K리그1을 6위로 마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도 획득하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후반 막판에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감독은 “팀의 수비 조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과거 수원의 수석코치를 맡은 경력이 있다. 그는 “과거 코치 생활을 하면서 애정을 많이 쏟았던 팀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수원이 다시 한번 아시아 무대 정복에 나설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ACL 도전에 대한 욕심이 크다.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축구로 수원 팬들이 다시 팀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DB-오리온 “29일부터 병장들의 쿠데타”

    요즘 프로농구에는 군 제대를 앞둔 선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곰신’ 사령탑들이 있다. ‘곰신’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기다린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이상범 DB 감독과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다. 시즌 개막 전 약체로 분류됐던 두 팀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두 팀은 29일 상무에서 제대하는 허웅(DB), 이승현(오리온)이 복귀하면 전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초 최하위(10위)에 처졌던 DB는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친 외국인 선수인 가드 마커스 포스터(평균 25.89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5연승을 기록하며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감독은 “허웅이 돌아오는 순간이 팀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외곽슛 능력이 있는 가드 허웅이 합류하면 공격 루트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포스터가 득점, 어시스트 등 홀로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허웅이 돌아오면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 다양한 득점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의 추 감독은 “이승현이 돌아올 때까지 6위 근처의 순위만 유지하면 6강 PO 진출을 노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 10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오리온은 포워드 최진수(평균 14.73득점)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살아나면서 2일 현재 8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힘과 외곽슛을 갖춘 포워드 이승현이 복귀하면 최진수와 함께 ‘국내 선수 원투 펀치’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감독은 “이승현이 돌아오면 골밑 안정화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역할 분담을 통해 최진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일 경기에서는 KGC가 삼성을 94-85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효슈팅 ‘0’… 빗나간 변형 스리백 실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 전형을 바꾸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이 열린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 사령탑 부임 이후 ‘포백 전형(4-2-3-1)’을 주로 사용해 왔던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파격적인 ‘변형 스리백 전형(3-4-2-1)’을 내세웠다. 이 전형의 핵심은 저돌적 돌파가 강점인 황희찬(함부르크)의 활용이었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는 그는 이날 왼쪽 윙백으로 기용됐다. 포백에서의 왼쪽 측면 수비수보다 전진된 위치에 투입돼 미드필더처럼 움직인 황희찬은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3명의 공격 자원(황의조, 이청용, 황인범)과 연계 플레이로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손흥민이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협의에 따라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뛸 수 없기 때문에 전방에 공격 숫자를 늘려 공격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실험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비할 때는 황희찬의 수비 위치로 스리백 수비수 중 권경원이 이동하고 오른쪽 윙백인 이용이 후방으로 내려와 포백을 구성하게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실험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대표팀의 강점이었던 빠른 공수 전환 등이 상실되면서 0-0으로 무기력한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축구 전문 사이트 사커웨이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이 49%(사우디아라비아 51%)에 그쳤다. 황희찬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오버래핑이 뛰어난 이용도 수비 가담에 집중하면서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형이 경기 중에 바뀌는 전술은 훈련 시간에 제약이 있는 대표팀에서 완벽히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의 적응도가 떨어지면서 실책이 많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향상도 숙제로 남았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 스포츠에 따르면 대표팀은 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2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15분 황의조를 대신해 투입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국내파와 일본, 중국 등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이 종료되고 휴식을 취하면서 감각이 떨어졌고, 유럽파는 시즌이 진행 중이어서 체력적 문제가 있는 상태다. 한 위원은 “아시안컵 첫 경기인 필리핀전(7일)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과제다”라고 말했다. 확실한 페널티킥 키커 확보도 과제로 떠올랐다. 후반 36분 기성용(뉴캐슬)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슈팅은 골포스트 옆으로 벗어났다.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였다. 앞서 손흥민도 ‘벤투호’에서 치러진 두 차례 평가전(코스타리카, 우루과이)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바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국제 대회에서는 페널티킥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킥 훈련 등을 통해 전문 키커 1, 2명을 선정하고 이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쑥스러운 A매치 무패 행진(3승 4무)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전술적 다양성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전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그바, 모리뉴 떠나기만 기다렸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사령탑 교체 후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경질된 이후 올레 군나르 솔셰르 임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지난해 12월 3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경기장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모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 당시 약팀에 덜미가 잡히는 등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던 맨유는 지난해 12월 19일 솔셰르 감독 체제가 시작된 이후 3연승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맨유 변화의 중심에는 미드필더 폴 포그바(26·사진)가 있다.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이는 등 한동안 부진했던 그는 솔셰르 감독 부임 이후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포그바는 최근 3경기에서 4골 3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본머스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해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작성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포그바는 맨유 선수로는 2012년 12월 웨인 루니 이후 6년 만에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작성한 선수가 됐다. 경기 후 포그바는 “나와 동료들은 승리와 함께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길 원했다. 이제 우리는 과거처럼 강한 맨유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셰르 감독 부임 이후) 우리는 더 공격적이고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 내는 팀이 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했던 플레이 스타일이다”고 덧붙였다. 솔셰르 감독도 포그바의 변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포그바는 중원 전 지역에서 맹활약하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볼 터치와 패스, 움직임 모두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9-0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윤성빈 깜짝 포효… 손흥민 50m 질주 골… 지구촌 ‘심쿵’

    2018년의 마지막 해가 집니다. 1년 365일 8760시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까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졌던 올해는 스포츠팬들에게 유독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새해 벽두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 4강’을 일궜습니다. 2월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평창의 칼바람을 녹이는 스케이팅 연기로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대에 불을 지폈습니다. 올여름 지독했던 폭염은 월드컵과 아시아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이 뿜어낸 열기에 힘입어 이열치열로 이겨냈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어 연말까지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컬링 대표 ‘팀 킴’ 파문, 아시아경기 야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 등에 한숨짓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2018년을 보내며 한 해 동안 우리를 울고 웃게 한 스포츠 장면을 소개합니다.  세계가 숨죽인 손흥민의 ‘50m 폭풍질주’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최고 순간은 마지막 경기, 그것도 90분 정규시간이 다 흐른 뒤에야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5분 44초 약 50m를 전력 질주한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린 이 경기는 ‘역대 월드컵 최고 이변’으로 회자됐다. 평창올림픽 윤성빈의 금빛세배황금 개의 해를 맞으며 ‘황금개가 되겠다’던 윤성빈은 약속대로 한국 썰매에 올림픽 첫 금메달(스켈레톤)을 안겼다. 남북 공동 입장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금5, 은8, 동4)을 수확해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인맥 발탁 논란 잠재운 황의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와일드카드로 뽑힐 당시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 관계가 부각돼 ‘인맥 발탁’ 논란에 휘말린 황의조는 득점왕(9골)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 최고 스타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황의조 선발 논란 등에 관해)'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더 열의를 띠며 아시아경기에 나섰다”고 소감을 전했다. ‘쌀딩크’ 박항서 신드롬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아경기 4강에 이어 연말에 스즈키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베트남 총리로부터 우정훈상을 받는 등 그는 베트남 한류 열기의 중심에 섰다. 평창의 행복 오래 누리지 못한 컬링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대표팀 ‘팀 킴(경북체육회)’. 하지만 11월 주장 김은정 등 선수들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부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사퇴의사를 밝혔고, 선수들은 29일부터 빙상훈련을 재개했다.  정현 호주오픈 사상 첫 4강 진출정현은 호주오픈에서 이형택이 갖고 있던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메이저 16강을 넘어서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16강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물리친 정현은 물집에 생살이 벌겋게 드러났던 발바닥조차 전 국민의 성원을 받았다.  국보투수 선동열, 국대 감독 사상 첫 국감등판야구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고도 환영받지 못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불거진 일부 군 미필 선수들의 대표 선발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역대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는 수모를 당한 뒤 자진 사퇴했다. 선 감독은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사례는 내가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등판 류현진LA 다저스 류현진은 올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 대신 1선발로 나섰던 그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하며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의 주인공이 됐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그는 내년 약 202억 원을 받는다.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평창 패럴림픽 개회식의 백미는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이었다. 왼쪽 다리가 의족인 한민수는 성화를 등에 멘 채 한 가닥 줄에 의지해 한 걸음씩 경사진 슬로프를 올라 성화대에 도착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장현수 병역 특례 봉사자료 조작 논란2014 인천 아시아경기 축구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는 군복무 대신 수행해야하는 봉사활동의 확인서를 허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의 중징계를 받은 장현수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벌어진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김보름은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노선영이 뒤처지는데도 내버려두고 먼저 골인하면서 은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했다. 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정윤철 기자}

    • 2018-12-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벤투에 제시한 최종 목표는 월드컵 8강… 시간 달라 하더라”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이 목표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을 내게 줘야 한다. 월드컵 이후 결과는 내가 책임을 지겠다. 나에 대한 평가 지점은 다음 월드컵이 돼야 한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49)이 올 8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을 인터뷰할 때 벤투 감독이 한 말이다.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달라는 얘기였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2010∼2014년), 올림피아코스(그리스·2016∼2017년), 충칭 리판(중국·2018년)의 사령탑으로 있을 때의 경기 영상을 분석했던 김 위원장은 10여 명의 후보 중 벤투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수비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에게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시간을 주면서 계약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딱 맞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을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쥐는 축구를 추구한다. 이는 협회가 원했던 감독 성향과도 일치했다. 김 위원장은 “사령탑 후보 선정에 앞서 ‘능동적 스타일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정립했다. 이후 후보들의 경기를 분석했고, 벤투 감독이 우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 선임 발표 당시 일각에선 벤투 감독이 충칭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것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경기 영상을 꼼꼼히 살펴본 김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을 이끌 때보다 올림피아코스를 이끌 때 더 능동적인 경기를 했다. 중국에서 실패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부임 초기 경기를 살펴보니 올림피아코스를 이끌 때보다 공격 전개와 수비 압박 등이 발전돼 있었다. 재기에 대한 의지가 있고 경기 내용적으로는 점차 발전하고 있는 사령탑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대표팀 운영 과정을 적극적으로 살펴본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이 끝나면 벤투 감독으로부터 경기 준비 과정과 리뷰 등이 담긴 보고서를 받고 피드백을 한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대표팀 운영 과정을 점검하는 것이다.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성적이 부진하면 갈아 치우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무패 행진(3승 3무)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루과이 등 강호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걱정도 많았다. 나도 같이 시험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좋은 출발을 해서 안심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성적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벤투 감독이 본격적으로 역량을 발휘해야 할 대회(내년 1월 6일 막이 오르는 아시안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등)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 김 위원장은 “모의고사는 끝났다. 이제 수능(아시안컵)이다. 대표팀은 균형이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내년 1월 6일 개막하는 2019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모처럼 후끈 달아오른 축구 열기와 팬들의 지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도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벤투 감독에게 우리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 월드컵 본선 8강이라고 말했고, 벤투 감독도 (목표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패배 시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 돌입과 국제 대회에서 발생하는 변수 등을 벤투 감독이 어떻게 컨트롤해 나가는지를 지켜볼 예정이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차준환 “4회전 점프 더 갈고닦아 언젠가는 1등 경쟁 해야죠”

    2007년 생글생글 웃는 얼굴의 CF스타로 주목받았던 여섯 살 ‘초코파이 꼬마’는 어느덧 키가 180cm까지 자랐다. 지난해 얼굴에 피었던 ‘여드름 꽃’ 자국도 자취를 감췄다. “훌쩍 자란 키만큼 실력도 쑥쑥 향상됐으면 좋겠어요.” ‘독종’인 소년은 욕심이 많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개척자’로 불리는 그이지만 궁극적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었다. “피겨는 제 인생이에요. 언젠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가 되고 싶어요. 외국 사람들도 한국 하면 제가 떠오를 수 있게 말입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딴 차준환(17·휘문고)을 26일 만났다.○ 온통 피겨로 가득한 일상 “트와이스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한창 아이돌에 관심이 많을 고교 2학년. 하지만 차준환은 요즘 인기 많은 걸그룹조차 생소하다고 했다. 그는 “걸그룹에 관심을 둘 시간이 없어요”라며 웃었다. 차준환은 김연아와 하뉴 유즈루(일본)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 아래 캐나다에서 훈련한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5위에 그쳤던 그가 불과 10개월 만에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지독한 열정과 끊임없는 훈련이 있었다. “하루에 빙상 훈련은 4시간, 지상 훈련(스트레칭 포함)은 3시간 정도 한다. 나머지 시간에 식사하고 휴식을 취하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린다.” 또한 체력 보충 등을 위해 군것질을 참는 대신에 고기 위주의 식단을 철저히 지킨다. 훈련 장소인 크리켓 스케이팅 클럽의 분위기도 도움을 준다. 차준환은 “하뉴 등 세계적 선수들이 모두 쉴 틈 없이 훈련을 한다. 그들과 함께 있다 보니 나도 한눈을 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휴식 시간이나 대회 출전을 위해 비행기로 이동할 때도 훈련의 연속이다. 그는 이때 자신의 프로그램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다. 차준환은 “특히 경기 전날에는 (프로그램 음악을) 수없이 반복해 들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차준환의 강점은 곡 해석 능력이다. 음악과 연기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차준환은 프로그램 초반 점프 실수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점프를 성공시키는 등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차준환은 “연습 때 실수가 있어도 음악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프로그램을 완료한다”고 말했다.○ “1등 경쟁을 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 차준환은 대회 출전을 앞두고 좀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지 않는다. “말보다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성과를 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에게도 마음속에 품은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차준환은 “조금씩 발전해 언젠가는 1등 경쟁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는 평창 올림픽보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난도가 높아 고득점에 유리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추가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현재 그는 4회전 살코(기본 점수 9.7점)와 토루프(9.5점)를 뛴다. 차준환은 “발에 맞지 않는 부츠 문제에다가 부상(고관절, 발목)도 겪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훈련을 할 생각은 없다. 철저히 몸 관리를 하면서 차근차근 4회전 점프를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시즌에 그가 시도하는 4회전 점프 중 성공률이 높은 것은 플립(11점)이다. 차준환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3번 시도하면 2번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데 대해 “나는 아직 그 정도 위치에 오른 선수가 아니다”라며 부담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먼 미래에는 또 한 명의 한국 피겨 아이콘이 되기를 꿈꾼다. “내 이름 차준환으로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골 1도움… 기쁘다 ‘손타클로스’ 오셨네~

    ‘12월의 골 폭풍’을 이어간 손흥민(26·토트넘)이 잉글랜드 무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눈앞에 뒀다. 24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2골(1도움)을 넣은 손흥민은 시즌 득점을 8골로 늘렸다. 시즌 초반 아시아경기 참가 등 강행군에 따른 체력 저하로 부진했던 그는 12월에만 5골(7경기)을 뽑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득점 기록(5골)과 타이를 이뤘다. 2016∼2017시즌 21골, 2017∼2018시즌 18골을 넣은 손흥민은 2골만 더 넣으면 잉글랜드 무대 3시즌 연속 10골 고지에 오른다. 손흥민이 득점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9 아시안컵 전에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년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소속팀 6경기(리그컵 등 포함)를 치른 뒤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에버턴전에서 손흥민은 자신이 다양한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인 그는 이날 해리 케인과 최전방 투톱으로 출전해 맹활약했다. 전반 27분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골문을 비우고 나온 에버턴 골키퍼와 수비수가 볼 처리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재빠르게 쇄도한 손흥민은 볼을 낚아챈 뒤 오른발 슈팅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토트넘이 4-2로 역전한 후반 16분에는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간 뒤 에리크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첫 골은 슈팅 각도가 좋지 않았지만 정확히 목표 지점(골문 안)으로 볼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연계 플레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후반 29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케인의 득점을 도왔다. 케인은 “손흥민에게 ‘내가 골을 넣게 도와 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결국 후반전에 나를 도와줬다”며 웃었다. 토트넘의 6-2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EPL 사무국은 트위터에 성탄절을 앞두고 터진 손흥민의 득점 소식을 전하면서 손흥민의 성을 따서 ‘Sonta Claus came to town!’(손타클로스가 우리 마을에 오셨네)라는 표현을 썼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9.9점을 줬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합류로 토트넘(현재 리그 3위)을 떠나기 전까지 팀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한 시즌은 길기 때문에 (우승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막판 동점골-연장 쐐기골… KCC 송교창 30점 날았다

    KCC 브랜든 브라운의 손을 떠난 공이 림을 맞고 튕겨 나오자 송교창(KCC·사진)은 재빠르게 골밑으로 달려들어 리바운드를 잡았다. 그러고는 침착하게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4쿼터 종료 19.5초를 남기고 83-83 동점을 만드는 값진 득점이었다. 삼성의 마지막 공격이 실패로 끝나면서 양 팀은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송교창의 활약은 계속됐다. 적극적 돌파를 선보인 그는 연장 1차 종료 1분 22초를 남기고 골밑슛(2점)을 성공시키는 동시에 반칙까지 얻어냈다. 그는 반칙으로 얻은 추가 자유투(1점)까지 성공시켜 KCC의 92-88 리드를 이끌었다. 사실상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송교창이 데뷔 이후 최다인 30득점을 폭발시킨 KCC는 23일 전주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방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0-92로 승리했다. KCC는 송교창과 함께 이정현(21득점), 브라운(23득점)이 승리를 이끌었다. 송교창은 “전 경기에서 4득점으로 부진해 제대로 잠을 못 잤다. ‘오늘은 악착같이 잘해보자’고 다짐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6위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KCC지만 좀처럼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송교창은 “오늘 경기의 승리를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KCC는 10월 24일 현대모비스전 이후 발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장신 센터 하승진(221cm)도 복귀했다. 한편 오리온(8위)은 KGC(5위)를 96-86으로, LG(4위)는 SK(9위)를 87-65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자 김연아’… ‘포스트 김연아’… 뜨거운 은반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 모인 2000여 명의 팬들은 ‘피겨 왕자’ 차준환(17)과 함께 호흡했다. 차준환이 도약을 위해 빠르게 스케이팅할 때 두 손을 모으고 초조하게 지켜보던 팬들은 화려한 점프가 빙판을 수놓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차준환이 통통 튀는 스텝 연기를 펼칠 때는 팬들이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23일 열린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의 주인공은 차준환이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새 역사를 써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차준환은 압도적 실력으로 국내 무대 정상에 섰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79.73점을 획득한 차준환은 총점 257.0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이준형(201.27점)과는 55.74점 차.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주무기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시도하다가 큰 실수를 했던 차준환이었다. 도약 후 공중에서 회전력이 떨어져 2회전에 그친 것. 하지만 이날은 ‘4회전 점프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며 전날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는 프로그램 초반에 배치한 4회전 살코와 토루프를 모두 깔끔히 성공시키며 가산점을 챙겼다. 차준환은 “오늘도 연습 때는 4회전 점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스로 ‘침착하자’고 되뇌며 집중한 덕분에 모처럼 2개의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자신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년 2월 ISU 4대륙 선수권 출전권도 얻었다. 차준환은 “발에 잘 맞지 않는 부츠와 발목 부상 문제로 힘들었던 가운데 좋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내년에는 부츠도 교체하고 컨디션도 회복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서는 ‘포스트 김연아’ 임은수(15)가 우승을 차지했다. 11월 ISU 시니어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에서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여자 싱글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국내에는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98점을 기록했던 그는 23일 프리스케이팅 127.81점을 합쳐 총점 196.79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트리플(3회전) 살코 점프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나머지 6가지 점프에서 가산점을 챙겼다. ‘노력파’ 임은수는 올해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도 휴식보다 훈련을 생각했다. 임은수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점프 실수를 줄이기 위해 훈련을 하겠다. 4대륙 선수권에서는 클린 연기를 펼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UAE 입성 벤투호 “승리 열쇠는 전천후 수비수”

    “우리 팀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상대를 존중하겠다.” 23일 결전지 아랍에미리트(UAE)에 입성한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신중한 출사표를 냈다. 교과서적 발언이지만 이 말 속에는 2019 UAE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술적 움직임이 담겨 있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아시안컵 정상에 서지 못했다.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하거나, 역습에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벤투 감독은 대표팀이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출발점은 상대를 얕보지 않는 데 있다. 벤투 감독은 “큰 대회에서는 공격만큼 수비를 잘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 변수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필리핀(116위), 키르기스스탄(91위), 중국(76위) 등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과 맞붙는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상대들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빠른 역습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중앙 수비 자원으로 기동력이 좋은 김민재(전북)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을 선발했다. 둘 모두 빠른 발과 몸싸움 등을 앞세워 역습을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진 전체를 조율하는 골키퍼 조현우(대구)도 실점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큰 경기, 작은 경기라는 것은 없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종 엔트리의 측면 수비수들을 살펴보면 상대 밀집 수비를 허물기 위해 벤투 감독이 고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홍철(수원) 김문환(부산) 등 모두 오버래핑에 능한 선수들이 승선한 것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때도 수비를 견고히 한 뒤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으로 빠른 공수전환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공격 전개를 공격수와 미드필더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측면 수비수를 동원해 수적 우위 속에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것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실수를 저질렀던 측면 수비수 김진수는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당시 그는 볼 처리와 대인 방어 실수로 호주의 결승골에 빌미를 제공했다. 김진수는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내 실수로 준우승에 그쳤다. 그때보다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개월 만에 폭발한 구자철… 벤투가 부르나

    ‘또다시 혼자가 됐다. 삶에 멈춤은 없다. 돌아 가보자, 다시.’ 11월 18일. 한국축구대표팀의 호주 방문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된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은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에 발탁될 때마다 부상 악재를 만났던 구자철이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그이지만 벤투 감독은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다”며 구자철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부상이 끊이지 않았던 구자철은 좀처럼 대표팀에서 실전을 소화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벤투호’ 1기(9월)에는 무릎 부상 여파로 소집되지 못했다. 2기(10월)에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급성 신우신염(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고열 등이 특징적인 증세)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3기(11월)의 호주 방문 경기에 마침내 합류했지만 경기 중 부상(요추 및 고관절 염좌)으로 중도 이탈하게 됐다. 그런 구자철에게 19일 헤르타 베를린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는 내년 1월 아시안컵 무대를 밟기 위한 마지막 기회와도 같았다. 20일 벤투 감독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경기였기 때문.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은 구자철 등 해외파의 경기 영상을 모두 확인하며 몸 상태와 경기력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전에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아시안컵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밝혔다. 구자철은 전반 39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아우크스부르크는 2-2 무승부를 거뒀다. 9월 22일 브레멘전 득점 이후 약 3개월 만에 나온 구자철의 시즌 2호골. 또한 구자철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1.81km를 뛰면서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구자철은 공격·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대표팀은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남태희(알두하일SC)가 십자인대 파열로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된 상태.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구자철은 남태희의 포지션에서도 뛸 수 있다. 남태희가 돌파에 강점이 있다면, 구자철은 연계 플레이와 슈팅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올랐지만,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팔꿈치 인대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아시안컵에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맛본 구자철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무대에 나서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은 20일 유럽파를 제외하고 진행된 울산 동계훈련의 마지막 연습 경기를 마친 뒤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흥민 제치고… ‘반전의 골잡이’ 2018 해피엔딩

    “아직도 그때(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생각하면 꿈만 같아요. 지난 몇 개월간 저를 둘러싼 변화가 소름 끼칠 정도입니다.”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자신이 한국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눈치였다. “‘90분간 한 번은 골 기회가 온다’고 되뇌며 매 경기 집중했어요. 그러다 보니 찬스 때마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5개월 전만 해도 황의조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그가 아시아경기에 나설 23세 이하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7월. 당시만 해도 A매치 11경기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쳤던 그의 선발을 두고 ‘인맥 발탁 논란’까지 일었다. 김학범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58)이 사제 인연으로 황의조를 뽑았다는 것. 황의조는 프로축구 성남 시절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많은 골로 논란을 잠재우겠다”며 넘치는 자신감을 보인 황의조는 아시아경기를 통해 ‘인생 역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9골(7경기)로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팬들은 “감독의 인맥으로 모셔온 ‘갓의조’(신을 뜻하는 god과 황의조의 합성어) 덕분에 우승했다”며 환호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아시아경기를 지켜본 뒤 황의조를 대표팀에 발탁했다. 지난해 10월 모로코와의 친선경기 이후 약 11개월 만의 A대표팀 복귀였다. 골 감각을 유지한 황의조는 A매치 6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의 무패 행진(3승 3무)을 주도했다. 황의조는 “아시아경기 등을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얻은 덕분에 A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올 시즌 감바 오사카(일본)에서 34경기에 출전해 21골이나 터뜨렸다. 올해 소속팀과 대표팀을 통틀어 33골(47경기)을 터뜨린 황의조는 한국 최고의 남자 축구 선수로 우뚝 섰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황의조에게 ‘남자 올해의 선수상’을 수여했다. 황의조는 언론사와 협회 올해의 선수 추천위원회의 투표 결과 218점을 얻어 손흥민(토트넘·171점), 조현우(대구·62점)를 제쳤다. 황의조는 황선홍(A매치 103경기 50골)의 뒤를 이을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골 결정력은 황의조가 (황선홍보다) 더 뛰어나다. 황의조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슈팅할 수 있는 공격수는 쉽게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황의조의 시선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향하고 있다. 그가 아시안컵에서도 고공비행을 한다면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황의조는 “아시아경기의 활약으로 상을 받은 만큼 이번엔 아시안컵에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유럽에서 뛰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올해의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김 감독은 “의조가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강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의조 등 아시아경기를 함께 치른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의 여자 선수상은 인천현대제철의 우승 주역 장슬기(24)가 선정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상금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우승한 베트남 보너스 파티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보너스가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베트남 언론 징은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이후 수많은 포상금을 받고 있는 자국 대표팀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베트남 기업들은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른 대표팀에 앞다퉈 포상금을 내놓고 있다. 금전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의 특색을 살린 서비스 상품도 제공되고 있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하는 베 그룹은 20억 동(약 9700만 원)의 포상금과 함께 자사 차량 호출 서비스 앱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했다. 스마트보안업체 PHG는 대표팀 선수와 선수 가족 등에게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도어벨 1000개(36억 동 상당)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수출입은행, TP은행, 가전업체 아산조, 이동통신업체 비나폰 등은 각각 10억 동(약 49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박 감독은 “팀 전체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포상금은 베트남축구협회가 기업들로부터 지급받은 후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분배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동차업체 타코 그룹으로부터 별도 지급받은 포상금은 기부를 약속했다. 타코 그룹은 선수들에게 20억 동을, 박 감독에게는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를 수여했다. 박 감독은 “내 포상금은 베트남 축구 발전과 불우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17일까지 베트남 대표팀이 기업들로부터 확보한 포상금은 80억 동(약 3억8800만 원·서비스 상품 제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팀을 후원하겠다는 기업이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포상금 총액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266만 원인 걸 고려할 때 수억 원의 포상금은 엄청난 금액이다. 베트남의 우승으로 박 감독의 몸값도 뛸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2020년 1월 31일까지 계약된 박 감독은 3억 원가량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의 연봉 인상을 돕겠다는 베트남 재벌도 나타났다. 과거 베트남축구협회 재정담당 부회장이었던 조안 응우옌죽(호앙 아인 자라이 그룹 회장)은 “박 감독의 연봉 지급을 위해 협회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베트남 달군 ‘사커 파파’… “제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

    거리는 기쁨의 폭풍에 휩싸였다. 온몸에 국기를 두른 채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올라 시끄러운 나팔과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는 ‘디 바오’(베트남 축구팬들의 길거리 폭풍 세리머니)가 베트남 전역을 휩쓴 15일 밤 한국인들은 경기장 근처를 쉽게 지나갈 수 없었다. “요즘은 그냥 못 지나가요. 한국인들을 보면 베트남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막 안아줍니다. 한국말로 ‘사랑해요 코리아’라고 합니다.” 베트남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소태완 씨(39)는 “요즘 베트남에서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라는 한국말은 기본”이라고 했다. 모두가 박항서 감독(59) 덕분이라는 설명이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1-0으로 물리치고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이날 관중은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 호찌민과 박 감독의 사진을 나란히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베트남 현지에서 경기를 보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골키퍼 김병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보다 열기가 더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열기가 엄청났지만 그 열기가 1년 내내 지속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 감독은 지난해 부임 이후 1년 내내 추앙받고 있다. 박 감독에 대한 존중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아시아경기 4강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6연속 무패(8승 8무)라는 세계 기록도 세웠다. 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의 기록들이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베트남인들의 박 감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신드롬을 넘어 열풍으로 확산됐다. 교민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케이팝으로 시작해 한국 화장품이 이끌어 온 베트남 한류의 최절정에 박 감독이 있다고들 한다. 베트남에서 TV를 틀면 박 감독을 모델로 한 소시지, 로컬 기업 광고 등이 쏟아진다. 소 씨는 “박 감독의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 보니 박 감독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도 인기 있다”며 “이분도 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 안팎에는 뒤통수에 박 감독 얼굴을 새기거나 문신을 한 청소년들, 박 감독으로 분장한 사람들도 있었다.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태극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분장을 한 팬까지 등장했다. 이 사연을 소개한 현지 교민은 “한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남북 관계가 잘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다. 베트남 자동차업체 타코그룹은 박 감독에게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의 우승 축하금을 수여했다. 박 감독은 “축하금을 베트남 축구 발전과 불우이웃을 위해 쓰겠다”며 기부를 약속했다. 박 감독에 대한 열풍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경기의 시청률은 18.1%로 한국과 우루과이 대표팀 간 경기 시청률 12.8%(닐슨코리아)보다 높았다. 서울의 한 아파트촌에서는 베트남의 첫 골이 터지자 마치 한국 팀의 골이 터진 것처럼 환성이 터져 나왔다. 축구팬들은 베트남 현지 소식에 “박 감독이 외교관 100명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열광했다. 베트남에서의 박 감독 열풍에 대해 호찌민에 거주하는 교민 이용훈 씨(48)는 “프랑스 식민지, 미군과의 전쟁 등을 거친 베트남인들에게 박 감독은 베트남의 고된 근현대사 속에서 베트남 국민 전체에 기쁨을 준 최초의 외국인일 것이다. 단순히 축구인 그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인 부두이 뚱 씨(27)는 “박 감독은 우리의 영웅이다. 승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국가적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선수들을 진정으로 대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파파’(아버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박 감독 신드롬은 2002년에 대한 향수와 대리만족이 함께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 축구팬 박명진 씨(33)는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보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향기가 난다. 외국인 지도자의 성공 신화와 거리 응원 등 전 국민이 열광에 빠진 모습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라는 집단 정체감이 강한 한국 사회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을 보면 마치 자신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동일화하고 만족감을 얻는 것과 같은 현상이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적 침체기에 박 감독의 성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이 승리는 베트남인 모두가 이뤄낸 것이다. 이 승리를 베트남 팬들에게 바친다”면서도 “제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 주세요”라고 전했다. 베트남과 한국 모두에 뜨거운 호응을 일으킨 우승 소감이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 2018-12-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너희들 베트남 정신 잊었냐” 채찍도… ‘아버지 리더십’ 박항서의 말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항서 감독(59)은 아직 베트남어에 익숙치 않다. 그는 “베트남어가 굉장히 어렵다. 인사 정도는 아는데…. 통역 등을 동원해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우승)까지 올 한해 베트남 축구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끄는 동안 박 감독은 때로는 강한 어조로, 때로는 자상한 몸짓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는 선수들이 나태해질 때는 “너희들 베트남 정신을 상실한 것 아니냐”며 ‘채찍질’했다고 한다. 한밤 중에 실시되는 상체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힘겨워했던 선수들이다. 박 감독은 “단결, 자존심, 영리함, 불굴의 투지, 목표 의식 같은 베트남 정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는 투지를 일깨우는 말을 자주했다. 그는 “기적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기적을 만들 수 있는 행운은 없다. 우리의 피와 땀에서 기적이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수들의 발 마사지를 직접해주거나, 부상 선수에게는 자신의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 등 적극적 스킨십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트남 언론 ‘탄 니엔’은 “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셀카’를 찍거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버지와 아들처럼 대화한다. 승부차기 순간에는 벤치 뒤로 숨기도 하는데 이런 귀여운 모습도 인기의 비결이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 하지만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의 성공(4강)과 같은 해 우승을 예상했던 부산 아시아경기의 실패(동메달)라는 부침을 모두 겪어 봤던 박 감독의 마음은 평상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앞두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어느 날 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게 인기다. 좋은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12-16
    • 좋아요
    • 코멘트
  • “4만 관중 포효로 상대 얼려버리자” 불타는 베트남

    “미딘 경기장(4만192석)에는 4만 명의 베트남 팬이 있다. 그들과 함께 상대를 압도하겠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59)의 이 말은 우승을 열망하는 베트남의 축구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14일 베트남 누리꾼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응원으로 상대에게 좌절을 안기자”는 반응을 보였다. 베트남은 15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 안방 경기를 치른다. 붉은 바탕의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손에 들고,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른 베트남 팬들의 열정이 폭발하는 곳이 미딘 경기장이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안방경기 시 미딘 경기장의 관중 함성은 120dB(데시벨)에 달한다. 전기톱(100dB)보다 큰 소리로 상대의 기를 죽이는 것이다. 여기에 베트남 전역에서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방문경기를 치르는 말레이시아도 하노이행 비행기를 증편하는 등 대규모 응원단을 꾸리면서 결전을 앞둔 하노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스피드와 세트피스의 대결 1차전 2-2 무승부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팀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방문경기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2차전에서 0-0 또는 1-1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한다. 또한 베트남은 1차전에 공격수인 응우옌아인득 등 주전 일부가 뛰지 않아 체력 싸움에서도 우위에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을 앞세워 공격적 경기 운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은 1차전에서 민첩성이 떨어지는 말레이시아 수비진을 공략하기 위해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는 침투 패스를 수차례 시도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베트남은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강팀이라면 0-0으로 비겨도 우승하는 베트남이 수비적인 경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전력에서 크게 밀리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 침투 등 기존의 경기 운영 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2차전에서 반전을 꾀하는 말레이시아는 경기 초반 베트남의 공세를 막는 데 주력한 뒤 세트피스(프리킥 등)에서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피스는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의 거친 압박을 피해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의 세트피스를 이끈 미드필더 사파위 라시드의 왼발을 주목해야 한다. 킥력이 뛰어난 그는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렸다. 베트남이 말레이시아에 프리킥 등 세트피스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불필요한 반칙을 줄여야 한다. ○ ‘쌀딩크의 전설’ 완성될까 베트남이 우승을 할 경우 10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른다. 또한 베트남 언론과 폭스스포츠 아시아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 결승 2차전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둘 경우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연속 무패 신기록(16경기) 우승을 작성하게 된다. 결승 1차전까지 베트남은 A매치 15경기 연속 무패(7승 8무)로 프랑스와 A매치 최다 무패 타이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박 감독은 국내 팬들에게 ‘쌀딩크’로 불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72·네덜란드)을 보좌했던 그가 쌀국수로 유명한 베트남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은 외국인 지도자로서 각국 축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감독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배운 것들이 외국인 감독 생활을 하는 데 100% 도움이 된다”고 말했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4강으로 이끈 한일 월드컵 당시 ‘공포의 삑삑이(타이머)’를 켜놓고 왕복달리기 등을 실시해 한국 선수들의 체력을 키웠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이 ‘70분 이후에도 몸싸움에서 지지 않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공포의 야간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했다. 박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배명호 피지컬 코치는 “베트남 선수들이 하체는 튼튼한데 상체 근력이 약했다. 그래서 한밤중에도 정말 열심히 상체 운동을 시켰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했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한 결과 근육이 고르게 발달하면서 힘과 지구력까지 좋아졌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탁월한 선수 관리 능력을 지녔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장 밖 생활에도 관심을 가졌다. 친구와 다퉈 기분이 상해 있는 선수에게는 일부러 농담을 던지거나 장난을 쳐서 기운을 북돋아 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발마사지를 직접 해주거나, 부상 선수에게 자신의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 방식 등 ‘파파(아버지)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가 나를 영입하면서 가장 먼저 부탁한 것이 ‘스즈키컵 우승을 이뤄 달라’는 것이다.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도 높아 부담이 크지만 운명이라는 생각으로 재밌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벤투는 ‘6개의 눈’을 지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좌절에 빠졌던 축구대표팀은 8월 파울루 벤투 감독(49·사진) 부임 이후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안정적 빌드업(공격 전개)과 빠른 공수 전환,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 주도권을 쥐는 팀이 된 것. 벤투 감독은 이를 두고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로 표현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대표팀은 월드컵 등에서 수비적 경기 운영을 했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에는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벤투호’는 우루과이 등 강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무패 행진(3승 3무)을 이어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13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기술콘퍼런스에서 지도 방식을 공개했다. 무엇이 팀을 변화시켰는지 살펴봤다○ 벤투 사단의 비기(秘記) ‘선수 평가 리포트’ 벤투 감독은 코치들과의 분업을 통해 대표팀 후보군에 속한 K리거와 해외파에 대한 ‘선수 평가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 리포트를 통해 “선수가 6개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평가한다”고 했다. 공격 조직(전개), 공격 전환(역습), 공격 세트피스, 수비 조직, 수비 전환, 수비 세트피스에서 드러난 장단점을 평가한다. 이 6가지 요소는 벤투 감독이 선수를 평가하는 기본 항목인 셈이다. 공격수라고 해서 공격 능력만 점검하는 것이 아니다. 팀 전체가 경기 내내 강한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공격수도 수비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가 소속 팀 경기 도중 포지션이 바뀌면 그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도 체크한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상대 전술, 주전 선수 부상 등으로 전술을 변경해야 할 때가 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포지션이 바뀔 때의 모습까지도 점검하는 것이다.○ 영상을 통한 명확하고 세밀한 지시 벤투 감독 부임 이후 6경기에서 경기를 뛴 선수는 32명이다. 그러나 벤투호는 선수가 바뀌어도 팀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벤투 감독이 포지션별로 대표 선수의 조건과 움직임 등을 정립하고 명확하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팀 전체가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이 빠르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이상적인 중앙 수비수의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술력과 제공권이 있어야 한다. 전방 압박을 했을 때 수비 뒤 공간을 막아줄 빠른 발도 필요하다. 여기에 수비 라인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표팀이 소집되면 벤투 감독은 새롭게 발탁된 선수를 따로 불러 미팅을 한다. 단순히 구두로 지시하지 않는다. 대표팀 영상을 함께 보면서 해당 선수를 뽑은 이유와 수행해야 할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지시한다”고 말했다. 기존 지도자들은 선수의 움직임에 대해 구두로 설명할 때가 많았는데, 이때는 선수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호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필요한 움직임을 구체적인 영상을 통해 보여주면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시 덕분에 선수들도 효율적으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일부 선수는 소속 팀에 돌아가서도 대표팀이 요구한 조건의 선수가 되기 위해 개별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까지 패스 훈련 벤투호의 훈련이 끝나면 골키퍼들은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인다.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는 볼 캐치 훈련이 주로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훈련이 시작될 때면 대표팀 골키퍼를 한쪽으로 데려와 패스 훈련을 시킨다. 롱킥부터 패스를 받아 정확하게 땅볼 패스를 주는 훈련까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에 맞춰 골키퍼부터 패스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야 일대일과 세트피스 방어 등의 훈련을 시작한다. 필드플레이어의 경우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가 30분간 워밍업을 지휘한 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 등 세밀한 전술 훈련을 지도한다. 벤투 감독은 “모든 분석 내용 등을 코치들과 공유하며 팀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는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정말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며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대전=김재형 monami@donga.com / 정윤철 기자}

    • 2018-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선수 구성 답 찾은 아산, 재정 난제 끙끙

    팀 해체 위기에 몰린 아산무궁화가 2019시즌에도 프로축구 K리그2(2부)에 참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수 구성 방안은 마련됐지만 재정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12일 아산 구단은 “내년에도 K리그2 무대에 서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규정한 클럽 최소 인원(20명)을 맞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초 아산은 선수 수급을 담당하는 경찰청이 의무경찰 신분 선수를 충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해체 위기에 몰렸다. 2019년에 전역자를 제외하면 14명만 남아 클럽 최소 인원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아산은 우선 내년 시즌에는 의무경찰 선수와 일반 선수의 혼합 형태로 팀을 구성해 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 아산무궁화 소속 선수들은 내년 시즌까지 활동하며 군 복무 기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 아산 관계자는 “의무경찰 선수와 일반 임대 선수, 신인 선수 등을 혼합한 형태의 과도기적 운영을 할 계획이다. 선수 14명이 군 복무를 모두 마친 뒤인 2020년에는 시민구단으로 완전히 전환해 팀을 창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단의 재정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아산시의회는 이날 아산구단이 예산으로 요청한 19억5000만 원 가운데 5억 원만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 관계자는 “후원사 지원금, 추경예산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아산은 20일까지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산의 리그 참가 계획서와 재정 상황을 모두 고려해 K리그2 참가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18-1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