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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K리그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울산이 대대적으로 보강한 전력으로 나선 2020시즌 첫 공식 경기에서 아쉽게 비겼다. 울산은 1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FC도쿄(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챙겼다. 울산은 스토브리그에서 K리그 최강인 전북의 중심 스쿼드에 견줄 만한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하지만 새로 호흡을 맞춘 선수가 많다 보니 전반 내내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실수가 잦았다. 공격에서 자주 흐름이 끊겨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울산은 오히려 후반 19분 FC도쿄의 지에구 올리베이라에게 골을 내줬다. 다행히 후반 37분 상대의 자책골로 행운의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측면 공격이 살아나며 역전골을 노렸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조직력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넘나든 외국인 선수 비욘 존슨의 움직임은 위협적이었다. 노르웨이 국가대표 출신으로 네덜란드 1부 리그 AZ알크마르에서 영입한 196cm의 장신 포워드 존슨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전반 18분 정동호의 크로스를 절묘하게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을 선보였고 후반 11분에도 기습적인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도쿄 올림픽 본선행을 이끈 23세 이하 대표팀의 주축 이동경과 원두재의 활약도 향후 기대를 갖게 했다.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원두재는 이날은 김도훈 감독이 전격적으로 내세운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로 나서 상대의 브라질 출신 공격 트리오를 맞아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최근 울산에 입단해 기대를 모았던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는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하지는 않았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을 막기 위해 울산은 마스크 5000개를 관중들에게 나눠줬다. 동남아를 경유했다는 한 일본인 관중의 체온이 높게 나타나 직원들이 초긴장하는 일도 있었다. 울산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이 관중을 선별진료소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지원(24·성남시청·사진)이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10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1500m 2차 레이스 결선에서 2분20초92를 기록해 러시아의 세묜 옐리스트라토프(2분20초96)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땄다. 전날 1000m에서 정상에 올랐던 박지원은 1500m 결선에서 4바퀴를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나온 뒤 결승선 통과 직전 ‘날 들이밀기’로 1위를 차지했다. 박지원은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도 출전해 3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계주 결선에서 6분57초34로 러시아(6분57초52)를 제쳤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을 지금도 높이 평가하는 건 득점 능력도 탁월했지만 수비를 최대한 자신 쪽으로 끌어놓고 동료의 득점 기회를 손쉽게 열어주는 패스 능력 또한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KT의 가드 허훈(25·사진)이 아버지의 도움 본능을 떠올리게 하면서 이번 시즌 최고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허훈은 9일 KGC와의 경기에서 24득점에 21도움으로 한국농구연맹(KBL) 최초의 20득점-20도움 대기록을 세웠다. 아버지 허재도 현역 시절 못해 본 기록이다. 현재 경기당 평균 득점은 15.36점으로 전체 7위(국내 선수 1위), 도움은 7.24개로 압도적인 선두다. 도움 2위 김시래(LG·4.84개)와는 큰 차이가 난다. 슈팅이 좋아지면서 도움 수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8∼2019시즌에는 경기당 도움 4.10개로 전체 5위였다. 최근 상대는 허훈의 슈팅을 견제하려고 수비를 한 명 이상 붙이곤 하는데 허훈은 수비가 몰릴 때 생기는 틈을 타 절묘한 득점 패스를 전달하고 있다. 슈팅 감각이 좋지 않을 때는 의식적으로 도움을 더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어바인에서 열린 스킬트레이닝에 다녀온 후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에 굉장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남자 농구 월드컵에서의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1차전에서 맞붙어 크게 졌던 아르헨티나의 179cm 단신 가드 파쿤도 캄파소의 플레이가 좋은 교본이 됐다. 허훈(180cm)과 키가 비슷한 캄파소는 당시 평균 13.3득점에 도움도 7.8개를 올리면서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신기성 SPOTV 농구 해설위원은 “월드컵 이후 슈팅에 자신감이 생기니 상대 수비를 읽고 동료들의 득점 포인트가 어디인지 보는 여유까지 확실히 생겼다”고 평가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T 허훈(사진)이 한국프로농구에서 처음으로 득점과 어시스트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허훈은 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안방경기에서 37분 40초 동안 24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해 91-89 승리를 이끌었다. 3연승을 달린 KT는 21승 20패로 단독 5위가 됐다. 허훈의 21어시스트는 시즌 최다 기록이며 역대로는 김승현(23개)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허훈은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 그동안 부진해서 아버지(허재 전 농구 대표팀 감독)에게 연락을 드리지 못했는데 오늘은 전화드려 자랑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프로농구 DB는 높이의 우위를 살려 오리온을 꺾고 단독 1위 자리를 지켜냈다. DB는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안방경기에서 골밑을 장악한 치나누 오누아쿠(22득점, 14리바운드)와 칼렙 그린(22득점, 6리바운드), 김종규(14득점, 3리바운드) 등의 활약으로 92-82로 승리했다. 26승째(15패)를 챙긴 DB는 선두를 유지한 반면 최하위 오리온(12승 28패)은 4연패에 빠졌다.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 1위 팀(평균 42.3개)인 DB는 이날도 리바운드에서 오리온에 38-24로 앞섰다. DB는 72-71로 쫓기던 4쿼터에서 오누아쿠가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해 2차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면서 득점을 몰아쳤다. 오누아쿠는 4쿼터에서만 9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SK는 삼성과의 서울 라이벌전에서 종료 5초 전 안영준의 역전 골밑 득점으로 93-92로 승리하며 2위(25승 15패)를 유지했다. 9위 LG는 KCC에 69-68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불씨를 살려냈다. LG는 3쿼터 한때 21점 차까지 뒤졌지만 양우섭과 유병훈의 3점슛 등으로 43-53, 10점 차로 쫓아간 뒤 4쿼터 서민수의 연속 7득점과 정희재의 3점포 등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경기 막판 양우섭과 유병훈의 돌파로 67-63으로 점수를 벌린 뒤 KCC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2·성남시청·사진)이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벌어진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32초37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함께 출전한 노아름(29·전북도청)은 은메달을 따냈다. 월드컵에 앞서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전관왕(금 5개)을 차지했던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아웃코스 추월 능력을 과시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여자 1000m에서는 김지유(21·성남시청)가 1분54초9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부에서는 박지원(24·성남시청)이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박지원은 결선에서 1분24초99로 헝가리의 류 사오린 샨도르(1분25초3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남자 에이스 황대헌(21·한국체대)은 1000m 준준결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레이스 도중 추월 과정에서 반칙이 선언돼 실격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손흥민(28)이 토트넘에서 첫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개인 최다 타이인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 재경기에 선발 출전해 2-2로 팽팽하던 후반 42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달 2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리치시티전에서 헤더 결승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다.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은 토트넘 입단은 물론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처음이다. 그는 경기 뒤 “긴장은 했지만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기뻐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다. 2018년 3월 로치데일과의 리그컵 경기에서 키커로 나서 골을 넣었지만 킥을 하기 전 잠시 멈추는 정지 동작으로 골키퍼를 속였다는 이유로 득점은 무효가 되고 경고까지 받았다. 대표팀 경기에서의 성공률도 50%(6개 중 3개)에 그친다. 2015년 3월 뉴질랜드전에서 대표팀 첫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2018년 9월 코스타리카, 2018년 10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이런 손흥민이 FA컵 32강 동점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것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이미 경기 전에 키커가 나로 정해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조제 모리뉴 감독의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주전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케인이 수비수들을 끌고 다닌 덕분에 손흥민에게 침투 공간이 열렸던 때와는 달리 최근 상대는 손흥민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차단했다. 상대의 견제가 쏠리는 상황에도 쾌조의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토트넘은 사우샘프턴에 점유율(44% 대 56%)에서 밀렸고 손흥민은 좀체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무리하게 드리블이나 슈팅을 하기보다 앞선 3경기에서처럼 순간적인 위치 선정을 통해 효율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이날도 델리 알리의 논스톱 크로스에 맞춰 문전으로 쇄도하다 상대 골키퍼의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토트넘 자체 패스 분석표에 따르면 알리가 후반에 손흥민에게 건넨 3개의 패스 중 하나를 결승골로 살렸다. 3일 점유율에서 압도당한 맨체스터시티전에서도 손흥민은 단 2개의 슈팅을 통해 골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리그 7골을 포함해 14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최근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2016∼2017시즌에 기록한 개인 시즌 최다골인 21골 경신도 노려볼 만하다. 토트넘은 리그 1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 FA컵 16강전 등 최소 16경기가 남아 있다. 손흥민은 리그 휴식기 동안 재충전을 한 뒤 16일 26라운드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서 개인 최다인 5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다음 달 6일에는 노리치시티와의 FA컵 16강전이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어려워졌지만 FA컵과 챔피언스리그가 남아 있다. 보장은 없지만 우승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런던=허유미 스포츠동아 통신원}

유럽 빅리그에서 오래 활약하면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대들보 노릇을 했던 ‘쌍용’ 기성용(31·전 뉴캐슬)과 이청용(32·보훔)이 국내 복귀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가 술렁이고 있다. 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하고 자유의 몸이 된 기성용은 전북, FC서울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FC서울 소속 시절이던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했던 기성용은 친정팀과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지난 시즌 K리그 우승팀인 전북과도 입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이 전북에 먼저 제안해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자 FC서울은 기성용과 맺은 ‘국내 복귀 시 FC서울과 우선 협상’ 의무조항을 꺼내들며 영입을 자신하고 있다. 기성용이 국내 다른 구단을 택할 경우 적지 않은 위약금을 FC서울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전북의 영입 움직임은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기성용과 FC서울에서 호흡을 맞추다 2009년 잉글랜드 볼턴으로 이적했던 이청용도 국내 복귀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 소속인 이청용은 계약이 이번 시즌까지다. 30대에 접어든 뒤로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며 팀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 중동 구단 이적설이 계속 나오고 있던 중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기성용처럼 FC서울과는 ‘복귀 시 우선 협상’ 조건이 걸려 있다. 게다가 보훔과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이적료 부담이 발생한다. 아직도 준수한 기량에 브랜드 가치가 큰 스타플레이어인 기성용과 이청용의 국내 복귀는 K리그 기존 전력 판도와 흥행을 뒤집는 빅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다가 최근 KGC와 DB에 자리를 내주며 3위까지 밀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력 선수인 김선형-최준용-안영준 ‘삼각편대’까지 부상으로 잃은 SK 문경은 감독(49)의 속은 어떨까. “비상사태”라는 문 감독은 지금까지 실행해 온 선수 관리, 운영 전략 등을 다시 다지는 것으로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고 있다.○ SK 수식어에 ‘모래알’이 안 붙도록 문 감독은 ‘삼각편대’의 이탈로 경기당 적어도 15∼20득점 정도가 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부터 출전 시간을 늘려 3명의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 문 감독은 “14일부터 약 2주 동안 국가대표 경기로 인한 휴식기를 앞두고 하위권인 LG, 삼성, 오리온과 격돌하는 만큼 선수 출전 시간 변화와 함께 상대를 더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수비로 경기를 풀어 가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심리적 동요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문 감독은 “팀에서 ‘문경은’에게 감독을 시킨 건 선수들과 함께 뒹굴면서 ‘모래알’ 같은 조직력부터 정리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체육관에 들어오는 선수들이 ‘감독 얼굴 또 보네’라며 찡그리던 표정부터 없애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어떤 상황이 됐든 행복하게 농구하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감독이 조직력을 유난히 강조하는 건 연세대에 입학했을 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는 팀 문화가 경기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고교 3학년 겨울에 연세대 훈련에 합류했을 때였어요. 그 전까지 하던 것과는 너무 달라 두 번이나 농구를 그만두려고 했죠. 최희암 감독의 ‘가장 후배인 네가 주전 멤버로 뛰려면 선배들부터 너를 인정해야 된다. 혼자 하는 농구를 하지 말고 스타일을 바꿔라”라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 기억이 나요. 선배들이 어렵게 해준 패스를 받아 대충 슈팅을 하면 절대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팀에 녹아드니 자연스럽게 자기 개발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위기가 기회? 문 감독은 지금의 위기가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많은 SK는 상대가 수비 전열을 갖추기 전에 빠른 공격을 주로 펼치는 팀. 하지만 공격력이 좋은 3명의 이탈로 공격 옵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문 감독은 “상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속공을 주로 시도하되, 충분히 공을 돌려 득점 성공률을 높이는 플랜도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24초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공 전개 능력을 자연스럽게 시험대에 올린 셈이다. 문 감독은 선수마다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게 하는 큰 틀을 만들어 주고, 그 틀 안에서 자율적인 플레이를 할 것을 주문한다. 이번 기회에 전력 재편을 통해 나머지 선수들을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중심이 높은 최준용은 드리블로 하프라인을 넘어가다가 뺏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만 자제시키고 나머지는 간섭하지 않는 식이죠. 상대 팀 빠른 가드를 수비할 때면 애를 먹는 김선형은 상대 슈터의 수비를 맡게 하는 식으로 배려를 해주면서 장점을 극대화했던 것처럼 앞으로 다른 선수들도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록뿐만 아니라 ‘포지션 메이킹’을 통해 더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고 싶네요.” 위기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데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문 감독. “시즌 전에 선수들에게 누군가에게 기대려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이용하면서 자기 농구를 해야 강팀이 된다고 누누이 강조했는데, 그것을 확인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반전을 다짐했다.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3경기에 7골. 그것도 슈팅 8번(유효슈팅 7번)에 7골이다. 독일 분데스리가가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온 약관의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20·노르웨이)의 경이적인 골 감각에 잔뜩 홀렸다.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적한 홀란드는 1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20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5-0 대승에 기여했다. 지난달 18일 분데스리가 데뷔전(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3골(해트트릭)을 폭발시킨 홀란드는 일주일 뒤 쾰른을 상대로 2골을 터뜨리는 등 독일로 이적하자마자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로 데뷔 후 3경기 연속 멀티골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우니온전 풀타임을 포함해 출전시간은 133분. 19분마다 한 골을 터뜨린 셈이다. 3경기 만에 득점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최종 수비 사이로 파고드는 크로스를 발로 살짝 갖다 대 골로 만드는 절묘한 위치 선정이 빛을 발하고 있다. 우니온전에서도 전반 18분 수비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순간 낮게 파고든 크로스를 발 안쪽으로 방향만 바꿔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좌우 측면을 넓게 오가며 움직이지는 않지만 상대 진영 중앙에서 최후방 수비 라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빠져 들어간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움직임이 일품이다. 7골 모두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나왔다. 194cm의 장신이지만 오히려 헤더 득점은 없다. 홀란드는 “팀 동료들의 실력이 좋다. 그 덕분에 내가 골을 넣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상황을 즐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거리 간판 김민석(21·성남시청)이 겨울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김민석은 2일 미국 밀워키 페팃내셔널아이스센터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1분44초56로 캐나다의 제스 뉴펠드(1분45초99)를 1.43초 차로 눌렀다. 비록 유럽 강국들이 불참했지만 2019∼2020시즌 처음으로 1분44초대를 기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민석의 기록은 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 토마스 크롤(1분43초67)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김민석은 평촌고 재학 중인 2017년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몸무게를 3kg 이상 늘리고 파워를 키웠고, 이듬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분44초93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에서 입상(동메달)했다. 유럽 선수들의 독무대였던 종목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민석은 2018∼2019시즌 6차례 월드컵 대회를 통틀어 이 종목 종합 2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9∼2020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분46초대 중반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한 뒤 2, 3차 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하며 우려를 안겼다. 특별한 부상은 없었지만 1분45초대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그 사이 중국의 닝중옌이 지난해 9월 1분43초35의 개인 최고 기록을 낸 데 이어 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1분44초91로 김민석을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일단 초대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의미가 크다”면서 “체력적으로 가장 좋았던 평창 올림픽 때에 비해 현재 김민석의 상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진단했다. 제갈 위원은 “코너 워크에서 왼발을 힘 있게 미는 ‘디테일’이 평창 올림픽 때보다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체력과 기록이 계속 동반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김민석의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나 전략 등은 여전히 세계 톱클래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갈 위원은 “2년 뒤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스피드 지구력’, 즉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면서 일정한 속도로 1500m 전체를 유지하는 힘을 장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엄천호(28·스포츠토토)는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31초94, 스프린트 포인트 64점으로 우승했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서는 김보름(27·강원도청)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너무 빨리 떠났지만, 함께한 시간은 아름다운 축복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41)가 딸 지아나(13)와 함께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브라이언트의 아내 버네사가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버네사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사진을 올리고 “고통스러운 시간 동안 우리에게 애정을 보낸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털어놨다. 버네사는 “다정한 남편이자 아이들에겐 멋진 아버지였던 코비와 사랑스러운 딸 지아나를 갑작스럽게 잃고 엄청난 절망에 빠져 있다”며 “오늘이 지나면 또 우리의 삶을 어디에 기대야 할지 모르겠고, 그들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이 새로운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존중하고 사생활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버네사는 브라이언트와 2001년 4월 결혼해 네 딸을 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포츠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첫 테스트 이벤트로 내달 예정됐던 중국 월드컵 스키 대회는 열리지 않게 됐다. 중국에서 사상 최초로 개최하는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이었다. FIS는 “대회 장소인 옌칭(베이징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74km 떨어진 구)의 위험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판단했다. 2월 15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알파인 스키 월드컵 대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월 중국 대회도 취소 가능성이 높다. LPGA가 공식적으로 대회 취소를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분위기로선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난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도 2021년 3월로 연기됐다. 세계육상연맹(WA)은 개최지를 변경해 올해 상반기에 대회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희망 도시가 나서지 않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은 이제 영원한 별이 됐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2·전 LA 레이커스). 그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시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둘째 딸 지아나(13)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브라이언트는 부인 바네사(38)와 사이에 딸 네 명을 뒀다. 정확한 사고 경위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LA 동물원 상공에서 브라이언트 일행이 탄 헬기가 낮은 고도로 선회 비행을 하면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다 산비탈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헬기 조종사 1명을 포함해 탑승자 9명이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안개가 짙어 헬기가 아주 낮게 날았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OCC)에서 야구 코치로 일하던 존 알토벨리도 아내 케리, 딸 알리샤와 함께 희생됐다. 이들은 모두 자녀의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헬리콥터에 탔다. 알토벨리는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 제프 맥닐(뉴욕 메츠) 등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아프리카 독사에서 따온 ‘블랙 맘바’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브라이언트는 NBA에서 20년을 뛰는 동안 통산 득점 3만3643점(역대 4위), 우승 5회, 득점왕 2회에 18번 올스타 선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올스타전 MVP 4회, 올림픽 금메달 2회 등 눈부신 기록을 남겼다. 레이커스에서 달았던 ‘8’과 ‘24’는 NBA 최초로 2개가 영구 결번이 됐다. 브라이언트의 비보가 알려진 뒤 26일 NBA 올랜도-LA 클리퍼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첫 공격에서 그의 배번처럼 24초 동안 공격을 하지 않고 8초 동안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다. 8번으로 10년, 24번으로 10년을 뛴 브라이언트에 대한 애도의 의미였다. 27일 한국프로농구 SK와 KGC의 경기에서도 같은 추모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딸과 농구를 하기 위해 아카데미로 향했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고통을 표현할 길이 없다. 친동생 같았던 코비를 사랑했다. 코비는 맹렬한 경쟁자이자, 위대한 선수였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NBA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도 ‘롤 모델’의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다. 25일 필라델피아전을 마친 후 LA로 돌아오는 팀 전용기에서 소식을 접한 제임스는 공항에 내려 동료들을 부둥켜안고 한참 눈물을 흘렸다. 제임스가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서자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트윗에 ‘킹 르브론,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 덕담은 브라이언트 생애 마지막 글이 됐다. 1998년 처음 한국을 찾은 브라이언트는 2006년과 2011년에도 방한해 농구 클리닉을 열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오전 4시 인터벌 트레이닝(질주와 러닝을 반복)으로 시작해 웨이트트레이닝 2시간, 1시간 줄넘기, 슈팅 1500개(5개 지점)로 마무리하는 브라이언트의 엄청난 훈련량이 알려지기도 했다. KBL에서 뛰고 싶다는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현역 시절 브라이언트의 플레이스타일과 닮아 ‘변코비’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연하 농구해설위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너무 슬프다”며 명복을 빌었다. 고교 때 달던 24번을 다시 단 것일까, 아니면 하루 24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미였을까. 아니면 조던의 배번 23보다 하나 높은 숫자여서였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등번호에 대해 그는 정답을 내놓지 않고 세상과 작별했다. 전 세계 수많은 팬은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브라이언트를 그리워하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의 ‘살아있는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42·사진)가 26일(현지 시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둘째 딸 지아나(13)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외신 등에 따르면 그가 탄 전용헬기는 이날 오전 10시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65km 떨어진 칼라바사스시에 떨어졌다. 18세 때인 1996년 NBA에 데뷔한 브라이언트는 2016년 은퇴할 때까지 20년을 LA 레이커스 한 팀에서만 뛰었다. 팀을 5차례 정상에 올려놨고, 올스타 선발 18회, 득점왕 2회 등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브라이언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미국은 물론 국내 농구계도 추모의 물결이 가득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농구의 살아 있는 전설은 이제 영원한 별이 됐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2·전 LA레이커스)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스사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둘째 딸 지아나(13)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정확한 사고 경위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목격자들은 안개가 짙어 헬기가 아주 낮게 날았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LA 동물원 상공에서 코비가 탄 헬기가 낮은 고도로 선회 비행을 하면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다 산비탈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오렌지 코스트 칼리지(OCC)에서 야구 코치로 일하던 존 알토벨리도 사망했다. 그의 아내 케리와 딸 알리샤도 함께 희생됐다.이들은 모두 자녀의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헬리콥터에 탔다. 알토벨리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제프 맥닐(뉴욕 메츠) 등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브라이언트는 NBA에서 20년을 뛰는 통산 득점 3만 3643점(역대 4위), 우승 5회, 득점왕 2회에 18번 올스타 선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올스타전 MVP 4회, 올림픽 금메달 2회 등 범접하기 어려운 기록을 남겼다. 레이커스에서 뛸 당시의 배번 ‘8’과 ‘24’는 NBA 역대 최초로 등번호 2개가 영구 결번이 되는 역사가 됐다. 코비의 소식이 알려진 뒤 27일 NBA 올랜도-LA클리퍼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첫 공격에서 코비의 배번처럼 24초 동안 공격을 하지 않고 8초 동안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다. 8번으로 10년, 24번으로 10년을 뛴 코비에 대한 애도의 의미였다. 27일 한국프로농구 SK와 KGC의 경기에서도 같은 추모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딸과 농구를 하기 위해 아카데미로 향했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NBA의 선후배들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현역 마지막 시기에 ‘포스트 조던’으로 등장한 코비와 마주쳤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먼저 생을 마감한 후배 소식에 “고통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비통해했다. 조던은 “친동생 같았던 코비를 사랑했다. 코비는 맹렬한 경쟁자이자, 위대한 선수였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코비의 바통을 이어받아 NBA 간판스타가 된 르브론 제임스(36·LA레이커스)도 ‘롤 모델’의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필라델피아전을 마친 후 LA로 돌아오는 팀 전용기에서 소식을 접한 르브론은 공항에 내려 동료들을 부둥켜안고 한참 눈물을 흘렸다. 르브론이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서자 코비는 자신의 트윗에 ‘킹 르브론,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는 생애 마지막 글을 남겼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었다. 1998년 처음으로 방한했던 코비는 2006년과 2011년에도 한국을 찾아 유망주들을 위한 농구 클리닉을 열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 시기에 오전 4시 인터벌 트레이닝(질주와 러닝을 반복)으로 시작해 웨이트트레이닝 2시간, 1시간 줄넘기, 슈팅 1500개(5개 지점)로 마무리하는 코비의 엄청난 비시즌 훈련량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1년 내한 당시에는 NBA와 선수 노조간의 갈등으로 인한 직장 폐쇄로 NBA에서 뛰지 못할 경우, KBL에서 뛰겠다고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내 농구 스타들도 아쉬움을 표했다. 현역 시절 코비의 플레이스타일과 닮아 ‘변코비’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연하 농구해설위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너무 슬프다”고 명복을 빌었다. 고교 때 달던 24번을 다시 단 것일까 아니면 하루 24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보람차게 쓰겠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조던의 배번 23보다 하나 높은 숫자여서였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등번호에 대해 그는 정답을 내놓지 않고 세상과 작별했다. 전세계 수많은 팬들은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코비를 그리워할 것 같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의 골 결정력이 시들기는커녕 더 타오르고 있다. 유벤투스의 호날두는 20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리에A 파르마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5연승을 내달리며 16승 3무 1패(승점 51점)가 된 유벤투스는 2위 인터밀란(승점 47점)에 앞서며 선두를 유지했다. 반 박자 빠른 슈팅과 절묘한 위치 선정이 빛을 발했다. 전반 43분 패스를 받고 짧은 터치 후 빠르게 날린 오른발 슈팅은 수비수를 맞고 파르마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1이던 후반 13분에는 파울로 디발라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 침착하게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2골을 몰아친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사수올로전을 시작으로 7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유벤투스 소속 선수로는 2005년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 이후 처음이다. 호날두는 6일 칼리아리전 해트트릭과 이날 2골 등 7경기에서 11골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16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유럽 빅리그에서 14시즌 연속 15골 이상을 넣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2006∼200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5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이후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옮겨가는 팀마다 매 시즌 15골 이상을 넣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만 현역 시절을 보낸 전설의 골잡이 게르트 뮐러(독일)의 13시즌 연속 15골 기록도 넘어섰다. 호날두보다 2년 늦은 2008∼2009시즌부터 득점 행진을 벌인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이번 시즌 리그 14호 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12시즌 연속 15골 기록을 달성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허웅(DB), 허훈(KT) 형제의 일대일 맞대결이 시작되자 경기장 조명이 일제히 꺼지고 둘의 머리 위로 핀 조명이 켜졌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로 변신한 김현민(KT)은 눈을 안대로 가린 채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김종규(DB)는 깜찍한 노란색 피카추 복장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코트 스타들의 깜짝 변신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 약 1만 명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1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에는 이번 시즌 최다인 9704명의 관중이 모여 ‘별들의 축제’를 즐겼다. 올스타전이 시작된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인천에서 열린 이번 올스타전은 입장권 7800장이 낮 12시 40분경 모두 팔린 뒤 현장 입석 판매분까지 1904장이 더 팔렸다. 이는 전자랜드의 안방인 삼산월드체육관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기도 하다. 경기에선 ‘팀 허훈’이 ‘팀 김시래’를 123-110으로 이겼다. ‘별 중의 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은 ‘팀 허훈’ 소속으로 31점을 올린 김종규에게 돌아갔다. 시즌 초반 페이크 파울 논란으로 ‘감전규’ ‘피카추’ 등 별명이 붙으며 비난받던 김종규는 ‘감전 세리머니’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전기를 모으고 방전하는 능력을 지닌 일본 만화 캐릭터인 피카추를 패러디한 것. 생애 첫 올스타전 MVP가 된 김종규는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팬들도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은 허웅-허훈 형제의 맞대결에서는 형 허웅이 15득점으로 동생 허훈(14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번 시즌 KT와 DB는 4차례 맞붙었지만 허웅과 허훈은 번갈아 부상을 당해 함께 코트에 선 적이 없다. 허훈은 허웅을 수비하던 중 반칙이 지적되자 심판에게 “블록슛 아니냐”고 항의하며 아버지 허재의 KCC 감독 시절 유행어(?) “이게 블록이야”를 재연하기도 했다. 김현민은 덩크 콘테스트 1라운드에서 골밑에 엎드린 3명을 뛰어넘어 덩크를 성공시킨 뒤 2라운드에서는 안대로 눈을 가린 채 ‘블라인드 덩크슛’을 선보였다. 2011∼2012시즌, 2016∼2017시즌에도 덩크왕을 차지했던 김현민은 통산 3번째 덩크왕에 등극했다. 국내선수 부문 통산 1위는 이승준(전 SK)의 4회 우승이다.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는 전자랜드의 길렌워터가 360도 회전 덩크슛, 원맨 앨리웁 덩크슛 등을 선보이며 덩크왕에 올랐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최준용(SK)이 맥컬러(KGC)와 결선에서 8-8로 맞선 뒤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승리해 챔피언이 됐다.인천=유재영 elegant@donga.com / 조응형 기자}

“상대가 누구인지는 상관없습니다. 저 자신한테 집중할 겁니다.”(유도 안창림)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공식 훈련을 재개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당찬 각오를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사이클 벨로드롬에서 선수와 지도자, 내빈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훈련 개시식을 열고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선수들의 열정이 한여름 도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자체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남자 기계체조의 간판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28)은 “라이벌을 꼽자면 나 자신이다. 그동안 큰 경기를 앞두고 부상이 잦았는데 이번 올림픽은 그럴 일이 없도록 제대로 준비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여자체조 도마 금메달을 딴 여서정(18)은 “설레고 긴장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착지 연습에 집중하고 좋은 감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유도의 중량급 간판 곽동한(28)은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종주국 일본’이라는 단어가 내게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의미로 다가온다”며 일본 선수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일본 선수와 대결할 때 불리한 판정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눈에 띄게 실력으로 압도하면 상관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역시 유도의 기대주로 도쿄 출신의 재일교포 안창림(26)은 “난 대한민국 대표이면서 재일교포 대표다. 다른 대회와는 남다른 각오로 준비하겠다. 국민 여러분과 교포들의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진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귀화 선수 라건아(31·사진)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팬의 도를 넘은 인종차별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활동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도 겪고 있었다. 2018년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KCC의 라건아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고 공개한 데 이어 KGC의 브랜든 브라운(35)도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사례를 털어놨다. 국내에서 4시즌째 뛰고 있는 브라운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받은 팬들의 과격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가 한 경기에서 자유투를 4개 연속 놓쳤을 때는 인종차별 메시지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나 당해라’라고 저주를 퍼붓는 내용까지 있었다. 라건아는 16일 훈련을 앞두고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힘들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라건아는 귀화 이후 공격성 메시지가 더 늘었다고 밝히면서도 “나와 가족 모두 한국 생활에 만족하며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는 격려 글을 라건아의 SNS에 적었다. 이들 외에 SK의 혼혈 선수 전태풍(40)도 귀화 후 지속적인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연맹 자문 변호단에 선수를 도울 방법이 있는지 법적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다. 구단들과도 재발 방지를 위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학범호’의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막내 공격수들을 믿고 기다려준 결과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티켓이 걸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파죽지세의 3연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김 감독이 엔트리 23명 중 백업 골키퍼 2명을 제외한 21명을 고루 활용하며 얻은 성과라 더 의미가 크다. 2차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걱정이 있었다. 공격수 가운데 21세 막내들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엄원상(광주)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서였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정우영의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전 시간을 늘려주며 회복을 기다렸다. 정우영은 1차전 중국전에선 4-2-3-1 전술의 왼쪽 날개로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슈팅과 크로스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 정확도는 25%에 불과했다. 이란과의 2차전에서 패스 정확도는 68%로 올라왔지만 측면 공간을 자신 있게 파고들지 못한 채 후반 16분 교체됐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에서는 몸놀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전반 짧은 2 대 1 패스를 통해 꾸준히 전진을 노린 정우영은 후반 들어와 적극적인 일대일 돌파까지 시도하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90분 풀타임 동안 3차례 슈팅까지 날렸다. 패스 정확도는 83%나 됐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엄원상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풀타임 활약하며 중국전 부진을 어느 정도 씻었다. 전반에는 패스와 상대 진영 침투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고, 볼 소유도 불안해 크로스 기회도 여러 차례 놓쳤지만 후반에는 특유의 스피드가 살아나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했다. 8강 이후 최전방 원톱을 지원하는 다양한 조합을 고민 중인 대표팀으로선 측면 막내 라인이 컨디션을 찾은 덕분에 전술 운용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강한 자리가 4-2-3-1에서 ‘3’에 해당하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다. 정우영과 엄원상이 완전히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이동경(울산), 이동준(부산) 등 23세 형들과 함께 두꺼운 공격 옵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