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돈을 깨끗하게 버리기 위해 매년 억 단위의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한국은행은 매년 망가진 지폐를 완전히 소각하기 위해 해마다 1억 원 넘는 예산을 쓰고 있습니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까지 한은이 망가진 지폐를 소각하는데 6000만 원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반기(7~12월)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비용이 들어간다면 올 한 해 지폐 소각 비용으로 1억 2000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지난해에는 지폐 소각 비용으로 1억1000만 원이 들었습니다. 2018년 1억1000만 원, 2019년 1억3000만 원, 2020년 1억6000만 원, 2021년 1억 1000만 원 등 매년 지폐 소각에만 1억 원 넘게 써온 셈이죠.한은은 평소 시중에서 지폐를 환수한 뒤 훼손이나 오염 여부가 심해 다시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폐기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화폐인 만큼 소각 과정도 복잡합니다. 폐기 지폐로 분류되면 잘게 자르고, 압축해 폐기물로 만든 다음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소각 처리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폐기 동전의 경우 금속인 만큼 재활용 과정에서 매년 최소 수억 원대의 매출을 거두는 것과 달리 폐기 지폐는 완전히 소각하는 데만 반대로 돈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한때는 지폐 폐기물로 자동차 소음 방지판을 만드는 등 재활용하기도 했지만, 저렴한 대체제가 나오면서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폐기 대상 지폐는 해마다 늘다 코로나 기간 대면 활동이 줄면서 같이 감소했습니다. 2018년 폐기 대상 지폐가 5억9000만 장, 2019년 6억1400만 장까지 늘었지만,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6억900만 장으로 소폭 줄었습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3억4400만 장, 지난해엔 3억5700만 장으로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죠. 대면 활동이 활발해진 올해는 상반기까지 폐기 지폐가 2억1200만 장으로 다시 늘고 있습니다. 지폐 폐기 비용은 1억 원 정도이지만, 폐기한 지폐만큼 다시 발행하는 데는 더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 수량만큼 새로 발행하는데 들어간 돈만 371억 원에 달합니다. 해마다 지폐를 발행하고 소각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평소 지폐를 깨끗이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요.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전 세계적으로 중동발(發)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농수산물 할인 지원, 할당관세 도입 등을 내놓으며 또다시 물가 잡기에 나섰다. 올 들어 정부가 집중호우, 추석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내놨지만 물가는 쉽사리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뚜렷한 정책 수단이 없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 대응 총력에도 카드 없는 정부 정부는 17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안정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물가 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해 달라”고 한 지 하루 만에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었다. 물가 안정 회의에 이례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까지 참석했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둔 이번 주부터 2주간 배추 2200t을 집중 공급하고, 이달 말부터는 천일염을 50% 싸게 공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 대파를 비롯한 12개 농산물 최대 30% 할인 지원 등 여러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이들 방안은 앞서 정부가 내놨던 대책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추석을 앞둔 9월 15일 진행된 ‘물가·민생 점검회의’에선 사과·배 등 성수품에 대해 시중가보다 최대 20% 할인되는 실속 선물세트를 확대 공급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7월 26일 ‘물가 관련 현안 간담회’에선 100억 원을 투입해 양파, 상추, 닭고기 등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은 8월부터 두 달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물가를 통제할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재정·통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이 확대된 여파가 이어지고 있어 구조적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주로 사용하던 수단은 공공요금 통제인데, 에너지 공기업 적자가 쌓인 상황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 상승, 이상기후 등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사실상 물가를 좌지우지하는 점도 물가 대응을 어렵게 한다. 이런 가운데 계속 대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기재부 공무원들이 물가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 가길 꺼린다는 말도 나온다.● 금리 결정해야 하는 한은도 딜레마물가가 들썩이면서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 역시 고심에 빠졌다. 급증하는 가계 이자 부담이나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계속 동결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하더라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수입물가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2.9%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는 7월(0.2%)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52개 기관 100명의 채권 전문가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수가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많은 대출자는 170만 명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로 은행 중소기업 대출이 10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가계·기업부채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다중채무자 수는 448만 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은 수로, 직전 분기인 3월 말보다 2만 명(0.4%)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자(1978만 명) 중 다중채무자 비율(22.6%)도 최고 수준이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572조4000억 원, 평균 대출액은 1억2785만 원에 이른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1.4%로, 올해 3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1분기(1.4%)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1.5%로 나타났다. DSR은 1년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원리금 부담 수준을 보여준다. 금융권에서는 DSR이 70% 이상이면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을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중채무자들의 빚 부담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무엇보다 고금리로 소득이 낮은 취약차주의 빚 부담이 늘고 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자(소득 하위 30%) 혹은 저신용자(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대출자다.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말 기준 취약차주의 DSR은 67.1%였다.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3년 4분기(67.4%)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금리, 고물가에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말 취약차주 대출 잔액은 95조2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00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3%로 1년 전(0.24%)의 약 1.7배로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60%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전(0.59%) 광주(0.59%) 대구(0.56%) 부산(0.51%) 순이었다. 올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010조9160억 원으로 최근 5년간 337조580억 원(5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중금리가 더 오르면서 가계 및 기업 부채를 악화시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취약차주나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시장 불안은 유동성 축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주간사로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을 선정했습니다. 앞서 JP모건은 2020년에는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도왔고, 2019년에는 신한금융지주를 대리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사시켰습니다. 보험사 매각에서 높은 성과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JKL파트너스가 JP모건을 롯데손보의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게 그리 이상한 것은 없습니다.다만, IB 업계에선 매각 주간사 선정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나 회계법인 등 국내 IB가 철저히 배제된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JKL파트너스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글로벌 IB를 고집한 것이니까요. JKL파트너스는 왜 글로벌 IB를 선정했을까요.IB 업계에선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새로운 주인을 국내보단 해외에서 찾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합니다. JP모건 선정도 국내에서의 보험사 매각 경력보다 해외 사례를 더 높이 평가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JP모건은 3일 말레이시아의 금융그룹 암뱅크와 글로벌 보험사 메트라이프의 합작사인 암메트라이프를 싱가포르 보험사 그레이트이스턴에 매각할 때 매각을 담당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아비바그룹을 대리해 싱라이프의 지분을 일본 스미토모생명에 넘기는 작업도 맡았죠.한 IB 업계 관계자는 “JP모건이 글로벌 보험사 매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네트워크도 뛰어난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JKL파트너스가 해외에서 인수자를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최근 국내 금융지주들이 롯데손보 인수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인 듯합니다. 최근 수년간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권 수익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에 열을 올려왔습니다. 푸르덴셜생명·LIG손해보험(KB금융지주), 오렌지라이프(신한금융지주), 더케이손해보험(하나금융지주) 등의 매각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다수의 보험사 매물이 나오면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조금은 느긋한 분위기입니다. 실제 KDB생명을 비롯한 MG손해보험, ABL생명 등의 보험업체들이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동양생명 등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죠.IB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해외 매각이라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지 않았겠냐는 반응입니다. 실제 과거에 비해 해외 업체들이 국내 보험사들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1월부터 IFRS17이라는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죠. IFRS17은 보험사 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에 저축성보다 보장성 상품이 많은 회사가 유리하고,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2021년 미국 보험사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약 4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라이나생명은 생명보험사이지만 판매 상품의 90%가량이 손해보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브그룹 외에도 다수의 해외업체가 국내 손해보험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JKL파트너스가 결국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습니다. 대주주 적격성 승인 등에서 국내 회사들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해외 업체를 물색하는 것은 매각가격 극대화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죠. JKL파트너스는 이번 주 JP모건 등과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킥오프 미팅을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매각 닻이 오른 셈이죠. 과연 롯데손해보험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까요. 국내 혹은 해외 금융사가 될 지, 아니면 또 다른 PEF 운용사가 될 지 궁금증이 커집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7%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를 웃도는 ‘3% 물가’가 고착되며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출렁였다. 11일 이후 이틀 연속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도 13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12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9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7%, 전월 대비 0.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8월(3.7%, 0.6%)에 비해 둔화된 수치이지만 시장 전망치(3.6%, 0.3%)를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1%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8월(4.3%)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0.3%로 8월 수치와 같았다. 이번 CPI에 대해 미 월가의 평가가 엇갈린다. 근원 CPI 상승률 하락은 긍정적 신호지만 ‘물가 3% 고착’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다. 이날 발표된 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9000건으로 4주 연속 21만 건을 밑돌아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뉴욕증시는 CPI 발표 직후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제를 억지로 둔화시키지 못하면 3%대 물가가 고착화될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며 국채금리가 치솟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4.70%로 나타났고, 증시도 나스닥 지수가 0.63% 하락하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13일 코스피도 전일 대비 23.67포인트(0.95%) 하락한 2,456.1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들이 4225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한 매도세를 버텨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외국인 투자가는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도 12.55포인트(1.50%) 떨어진 822.9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달러 강세 여파로 전날 대비 11.5원 상승한 1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11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올해 12월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남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2월 인상 가능성을 약 33% 수준으로 보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7%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를 웃도는 ‘3% 물가’가 고착되며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다시 출렁였다. 11일 이후 이틀 연속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도 13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9월 CPI가 전년 대비 3.7%, 전월 대비 0.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8월(3.7%, 0.6%)에 비해 둔화된 수치이지만 시장 전망치(3.6%, 0.3%)를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1%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8월(4.3%)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0.3%로 8월 수치와 같았다. 이번 CPI에 대해 미 월가의 평가가 엇갈린다. 근원 CPI 상승률 하락은 긍정적 신호지만 ‘물가 3% 고착’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다. 이날 발표된 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9000건으로 4주 연속 21만건을 밑돌아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물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뉴욕증시는 CPI 발표 직후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제를 억지로 둔화시키지 못하면 3%대 물가가 고착화될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며 국채금리가 치솟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4.70%로 나타났고, 증시도 나스닥지수가 0.63% 하락하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5거래일만에 하락했다. 13일 코스피도 전일 대비 23.67포인트(0.95%) 하락한 2,456.1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들이 4225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한 매도세를 버텨 내기는 한계가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도 12.55포인트(1.50%) 떨어진 822.9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달러 강세 여파로 전날 대비 11.5원 상승한 1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11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올해 12월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남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2월 인상 가능성을 약 33% 수준으로 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 들어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놓고 금융·통화당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준금리 조정 등 거시적인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관리의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 위기를 놓고 당국 간 정책 엇박자가 불거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통화당국이 불협화음을 내는 사이 금융권 가계부채는 지난달에도 2조 원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의 정책기조 일치가 가계부채 감소의 첫 단추”라고 지적하고 있다. ● “한은은 서민 고민 안 해” vs “당국이 통화정책 무력화”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장에서 “한은은 물가와 환율, 시장 안정을 통해 일관적으로 금리 정책을 가져가는 곳”이라며 “한은은 서민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응 미흡을 계속 질타하며 최근 가계빚 누증에 대한 한은의 경고를 근거로 거론하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발언이었다. 한은은 거시경제를 관리하는 곳이지 미시적인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이러한 금융당국 수장의 말에 묘한 파장이 일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잇단 가계부채 지적에 대한 금융위의 불쾌감이 표면화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위가 정책금융상품으로 올해 1월 내놓은 특례보금자리론과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을 가계부채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수요자를 위해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 원 한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특례보금자리론은 그간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고금리 부담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상품이지만 소득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써 대출 증가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꾸준히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시중은행에 금리를 내리도록 압박한 것 역시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당국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금리가 내려가고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가계빚 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자 부담이 높아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맥락 파악에 나섰다. 한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당황한 분위기”라며 “발언의 맥락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이에 금융위 측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김 위원장이 매일 전화를 주고받고 있다”며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 “금융·통화당국 모두 가계부채 급증 책임”금융·통화당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가계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부채 잔액은 한 달 새 2조4000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이 8월(6조1000억 원)보다 축소됐지만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 금융당국은 “9월 중 가계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가계대출 규모가 여전히 높고, 10월에는 가을철 이사 수요와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다시 증가 폭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융·통화당국 모두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 “한은도 금리 인상 요인이 상당히 있음에도 금리 인상을 계속 미루면서 시장에 잘못된 기대를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든 금융위든 오래전부터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어야 하는데 역할 수행을 잘 못했다”고 꼬집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책펀드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이 목표치의 2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금리 기조에 환율·개도국 리스크, 자연재해 등의 영향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12일 KIND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2019년 설정돼 현재까지 운영 중인 정책펀드 4개(1·3·4·7호)의 최근 1년(올 9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0.46%로 집계됐다. 해당 펀드들의 평균 목표 수익률(9.3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 중 1, 4호 펀드는 설정 당시 목표 수익률이 10%였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6.3%와 1.8%에 그쳤다. 4개 정책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도 6월 말 기준 평균 4.76%로 목표 수익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KIND는 해외 건설, 플랜트 사업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금융 지원을 위해 정책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정책펀드뿐만 아니라 해외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민간 공모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민간 해외 인프라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11일 기준)은 ―0.18%로 손실을 기록했다. 3년 수익률 18.13%에서 마이너스로 바뀐 것이다. 최근 정책·민간 인프라 펀드의 수익률 악화는 고금리로 사업 추진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사업 속도가 늦어지면 금융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수익률이 악화된다. 예컨대 4호 펀드의 호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사업은 추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추진했지만 고금리로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따라 해당 사업장이 있는 호주의 기준금리도 지난해 말 연 2.85%에서 올 6월 4.1%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로 급등한 지난해 9월 말 대비 5.6%가량 떨어지면서 환 손실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KIND에 따르면 환 손실 규모는 투자액(595억 원)의 약 10∼2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개도국 정부 리스크와 자연 재해도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 2호 펀드의 경우 KIND가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 사업의 대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포기해 수익률이 떨어졌다. 파키스탄 정부가 올 7월 국제통화기금(IMF)에 3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3호 펀드의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병원 건설사업은 올 2월 지진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해외 인프라의 투자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KIND는 “사업 완공이나 상업 운영에 도달하지 못한 초기 단계의 인프라 자산이 많아 운영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고금리나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고려해 투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증권사들의 부실자산 증가 폭이 3개월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손실이 커진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은 반영되지 않아 실제 부실 규모는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48곳의 고정 이하 자산은 3조7494억 원이다. 이 중 2분기(4∼6월) 증가분만 7096억 원으로 직전 분기 증가분(3679억 원) 대비 92.9% 늘었다. 증권사의 고정 이하 자산은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을 포함한 것으로 통상 부실 자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까지 증권사의 고정 이하 자산은 2조6718억 원으로 2조 원대에 머물렀으나, 올 3월 말 3조397억 원으로 늘었다. 증권업계는 2분기 부실 자산 증가는 4월 말 발생한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하한가 사태에 따른 미수금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보유한 실제 부실 자산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증권사의 부실 자산에 대한 건전성 지표가 실제와 괴리돼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25개 증권사의 6월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고정 이하 자산이 1조2000억 원으로 나오지만, 보수적 기준을 적용하면 6조 원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도 대부분 수익증권으로 투자돼 부실 자산에서 제외됐지만, 펀드 만기 시 손실이 인식될 경우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용카드와 간편결제의 영향으로 올해 동전 사용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주화(동전) 순환수액(환수액―발행액)은 15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순환수액이 늘었다는 것은 시중에서 동전 수요가 낮아 재발행 속도를 늦췄다는 뜻이다. 지난해 동전 발행액은 258억9800만 원으로 2021년(292억7600만 원)보다 11.5%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간편결제 보편화 영향으로 2019년부터 동전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매년 진행하던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도 2020년부터 중단됐다. 앞서 한은은 2008년부터 동전 재유통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2008∼2018년 10년 동안 31억 개(4154억 원)의 동전을 회수했다. 2019년 5월에도 동전 2억2100만 개(322억 원)를 은행권으로 교환해 주었는데 이것이 마지막 캠페인이었다. 서 의원은 “잠자는 동전을 재유통하는 경제적 측면과 필요한 곳에 적절히 사용되도록 하는 자원 배분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3개월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6조 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고환율 여파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6월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6조7357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이는 올 초부터 6월 16일까지 순매수액(14조630억 원)의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지난달 18일부터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순매도한 주식만 2조3434억 원에 달한다. 연속 순매도는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이다. 만일 한글날 연휴 이후에도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갈 경우 2007년 11월 이후 16년 만에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3일(현지 시간) 세계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를 넘으면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직후인 4일 연중 최고점인 1363.5원을 찍은 뒤 이틀 연속 하락해 6일에는 1349.9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젊은 직원들이 한국은행을 떠나는 건 처우 문제가 가장 큽니다.”한은 관계자는 최근 젊은 인재들이 잇따라 한은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최상위권 학벌과 스펙을 보유한 인재들이 한은에 들어오지만 민간 금융권에 간 친구와 갈수록 연봉 차이가 커지는 걸 지켜보면서 허탈해 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은은 과거 높은 연봉과 직업 안정성을 내세워 취업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대학별로 학생들이 ‘한은 스터디’를 구성해 수년간 공부하는 모습도 흔했다. 하지만 최근 한은 직원들 사이에선 ‘신의 직장’에서 이제는 ‘기피 직장’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은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본사의 지방 이전 문제가 겹치면서 취업시장에서 점차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 한은사(寺) 떠나는 2030 인재들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도 퇴직자(37명·명예퇴직 제외) 중 20, 30대 직원 비율은 73.0%(27명)로 2019년(60%), 2020년(63.64%)보다 높아졌다. 경력직도 2018∼2022년 채용 예정 인원 96명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49명만 채웠다. 한은 안팎에서는 예고된 사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10년간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한은의 연봉 상승률로 인해 금융 공기업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평균 연봉보다 뒤처졌다. 한은 임직원 평균 연봉은 2012년 9390만 원에서 지난해 1억331만 원으로 늘어 10년간 10.0%(940만 원) 증가에 그쳤다. 이 기간 시중은행들의 평균 연봉은 크게 뛰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억2292만 원으로 2012년(7749만 원)보다 58.6%(4543만 원) 올랐다. 하나은행은 65.0%, 우리은행 49.1%, 신한은행은 46.1% 각각 상승했다. 한은 노조는 ‘한국은행법’ 규정으로 인해 임금 인상률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은법 98조에 따르면 한은의 급여성 경비 관련 예산안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재부 눈치를 보다 보니 오랜 기간 임금이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성과급도 민간기업과 차이가 크다. 3급 이하 직원의 경우 업무 성과 평가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80%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평균 연봉을 고려하면 600만 원 내외 수준이다. 민간기업에 비해 절대액도 적지만 최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도 10%뿐이라 동기 부여에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직원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이 부족해 퇴직 후 민간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다른 공공기관보다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등 다른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전문성을 살려 민간기업 고위직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은은 연구소나 대학으로 이직 대상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은 잦은 순환 보직과 보수적인 조직 분위기에도 불만이다. 자신의 의견을 내기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폐쇄적인 조직 문화 탓에 일부 직원들은 한은을 조용한 절간에 빗대 ‘한은사(寺)’라고 부르고 있다. 2020년 매킨지앤드컴퍼니는 컨설팅 결과 한은의 ‘조직 건강도’를 100점 만점에 38점으로 낮게 평가했다. ● 지방 이전 가능성에 국책은행 채용 경쟁률 ‘뚝’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낮은 임금 인상률과 더불어 최근 본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두 은행은 2020년까지 평균 50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방 이전 가능성이 높아진 2021년 하반기(7∼12월) 이후에는 채용 경쟁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앞서 수은과 산은은 2019년 상반기(1∼6월) 채용에서 각각 80.87 대 1, 60.0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대통령 선거 당시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수은과 산은 등의 지방 이전 공약을 내놓으면서 채용 경쟁률이 급감했다. 수은의 지난해 상반기 채용 경쟁률은 22.72 대 1, 하반기 경쟁률은 33.23 대 1로 떨어졌다. 산은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29.7 대 1, 올 상반기엔 30.7 대 1로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저조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산업은행에 지원했지만, 복수로 합격한다면 민간 금융권에 갈 것 같다”며 “연봉도 연봉이지만 지방 근무 가능성이 큰 만큼 서울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을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막강한 규제권으로 ‘금융 검찰’이라고 불리는 금융감독원의 인기도 과거보다 시들었다. 예전에는 회계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이 신입 혹은 경력 직원으로 금감원 채용에 대거 응시했으나, 최근 그 수가 크게 줄었다. 금감원은 올해 초 125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했는데, 이 중 회계사 자격증 보유자는 6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7명에 이어 올해 한 명 더 줄었다. 과거 전체 신입 직원의 10∼20%가 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올해 경력 3년 이상의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 경력직 채용에 나섰지만, 과거 대비 지원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근무 강도에 비해 연봉이 낮은 데다 회계법인의 위상이 크게 올라가면서 전문 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과거 계약직으로 뽑았던 전문 경력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금융 공공기관 인재 외면, 국가 손해로 이어질 수도”취업시장에선 한은이나 금감원, 국책은행에 몰렸던 젊은 인재들이 시중은행이나 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나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업체로 향한다고 보고 있다. 직업 안정성은 한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높은 연봉과 유연한 조직 문화, 수도권 근무 등에서 메리트를 갖고 있어서다. 주요 대학의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졸업생들이 회계법인에 몰리고 있는 것도 금융 공기업의 인기가 떨어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계법인은 한때 과도한 업무와 낮은 연봉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졌지만, 2018년 외부감사법 개정안 시행 이후 회계사들의 몸값이 오른 데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근무 강도가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예전의 위상을 회복했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2022 회계연도(지난해 7월 1일∼올해 6월 30일)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7479만 원, 삼정회계법인의 2022 회계연도(지난해 4월 1일∼올해 3월 31일) 평균 연봉은 1억3040만 원이다. 회계법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15년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던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원서 접수자가 올해는 1만5940명으로 늘었다. 최근 젊은 층이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자산운용사 등 단기간 내 고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얼마 전 PEF 운용사에 취직한 30대 직장인 장모 씨는 “요새 20, 30대는 이르면 40대, 늦어도 50대에 퇴직을 꿈꾸고 있다”며 “특히 금융권을 선호하는 취준생들은 근속 연수가 길고 안정성이 높은 공기업보다 PEF나 VC 운용사 등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수 인재 이탈이 한은이나 금감원, 국책은행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업무 성과와 물가를 반영한 합리적인 임금 조정과 조직문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최근 취업자들의 전반적인 스펙이 떨어졌고 특히 회계사나 변호사, 박사 등 전문인력 보강이 어려워졌다”며 “금융 공기업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우수 인력 부족은 국가적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경제부 기자 dhlee@donga.com}

지난달 물가가 3.7% 오르면서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고유가 속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공공요금 인상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 폭을 키웠다. 이달 들어 우유, 맥주 등의 가격이 오른 데다 수도권 지하철 요금까지 곧 인상돼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산물 가격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올 4월(3.7%)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올 1월 5.2%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은 7월 2.3%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배럴당 90달러까지 오른 국제 유가가 물가를 밀어올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에 따라 앞으로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과 폭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물가 오름 폭이 커졌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7.2% 오르면서 지난해 10월(7.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사과(54.8%), 복숭아(40.4%), 토마토(30.0%) 등 과실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공요금 인상 영향이 계속 반영되면서 전기·가스·수도 가격도 19.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69%포인트 끌어올렸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역난방비가 33.4% 뛰었고 전기료(20.3%), 도시가스(21.5%) 등도 20% 넘게 올랐다.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4.4% 올랐다. 8월(3.9%)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개인서비스에 포함되는 외식 가격도 4.9%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둔화’ 관측에도 곳곳에서 줄줄이 가격 인상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10월부터는 둔화돼 연말에는 3% 안팎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물가 상승은 국제 유가 상승이 기여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10월이 되면 대체적으로 소비자물가가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지난달 물가가) 전망 경로를 다소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면서도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식음료 가격 및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르는 상황을 감안하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파로 이달 1일부터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오비맥주도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하기로 했다. 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식음료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7일부터는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400원으로 150원 인상되고 부산에서도 6일부터 시내버스 요금과 도시철도 요금이 각각 350원, 150원씩 오르는 등 전국에서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유가와 고환율은 다양한 경로로 국내의 물가 전반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공공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를 넘으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4일 원화 가치와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와 맞물려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의 3고(高)가 작년에 이어 한국 경제에 또다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 시간) 세계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2%포인트 급등한 4.81%로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4.95%까지 오르며 5%대에 육박했다. 이 여파로 4일 한국 국고채 금리도 올랐다. 3년 만기는 전 거래일보다 0.22%포인트, 10년 만기는 0.32%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 우려가 확산되면서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2.17포인트(12.32%) 오른 19.78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긴 추석 연휴를 마치고 4일 열린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고금리 공포 충격을 한꺼번에 흡수하며 크게 출렁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1356원) 이후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59.38포인트(2.41%) 급락한 2,405.6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410 선을 내준 건 올 3월 27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33.62포인트(4.00%) 급락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2.28% 급락해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홍콩H지수(―1.12%), 대만 자취안지수(―1.10%)도 모두 하락세였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전문가들은 3고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와 소비 위축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JP모건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금리는 기업들의 금융 비용을 높여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금리-환율-유가 ‘3高’ 한국, 빚 부담에 통화-재정 정책 발묶여 [‘新3고’ 덮친 한국경제]월가 채권왕 “美국채금리 5% 갈것”한국 국고채도 작년 11월이후 최고물가-성장-금리 ‘세 토끼’ 딜레마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 현상이 국내 경제를 옥죄고 있다. 기업 실적 악화와 소비 위축을 초래해 경제 성장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정부는 물가, 성장, 금융 안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국면을 맞아 진퇴양난에 빠졌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시장 불안 가중 3일(현지 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1%로 급등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마저 “현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월가 거물들도 고금리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유명 투자자 빌 그로스는 방송에 출연해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5%까지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인상 여파로 4일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4.35%로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은행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도 4.517%로 올 들어 최고치였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강(强)달러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급등한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경기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41달러 오른 89.2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3고 위기에도 정부의 통화·재정정책은 발목 전문가들은 3고 현상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높이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빚 부담이 커지면서 올 2분기(4∼6월) 가계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분기(1∼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99.7로 전달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금융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가계부채가 느는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금리는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도 초래할 수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빚을 못 갚는 한계기업이 늘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년간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의 15.5%를 차지했다. 1년 전(14.9%)에 비해 0.6%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문제는 막대한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 등 위기 상황에도 당국의 통화, 재정정책의 발목이 묶여 있다는 점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2%포인트에 달하는 게 부담이다. 반대로 환율 상승과 고물가에 대처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가계부채와 경기 침체 우려가 걸린다.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도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5174억 원 늘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재정 확대도 세수 감소로 인해 여의치 않다. 국가채무가 올 7월 기준 1097조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 약 59조 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 들어 7월까지 68조 원 적자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3고 위기가 대외 요인에서 비롯돼 정부 대응이 쉽지 않지만 적절한 외환시장 개입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전 세계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퍼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이날 장중 1356.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21일(1356.6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크게 출렁이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커진 것도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고금리 전망이 퍼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4.56%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6.21로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며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인 흐름이 나타나거나 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킹달러에 韓 수입물가 상승… 침체 장기화 우려 환율 장중 1356원 연고점달러 강세 유로-엔화 환율도 출렁美 금리인상땐 연말까지 이어질듯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연일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이런 환율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장중 연고점인 1356원까지 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달러화 대비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유로화, 엔화 같은 주요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 시간)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화도 1.0567달러로 올 3월 16일 이후 가치가 가장 낮았고, 달러-엔 환율도 달러당 150엔 선에 가까워져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굳어져 연준이 금리를 2회 이상 올려야 할 확률이 40% 정도 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함께 연준의 기준금리가 7%를 기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전문가들은 올해 말 미국이 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이른바 ‘킹달러’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도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의회가 이달 말까지 예산안 처리와 임시 예산 편성에 모두 실패해 셧다운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에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셧다운은 미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달러 현상이 10월 이후엔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도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로 인해 경제지표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이 1400원 이상 환율이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국민연금의 기금자산이 1000조 원을 돌파했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35년 만이다.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이달 15일 처음으로 기금자산(1001조8000억 원)이 1000조 원을 넘었다. 글로벌 연기금 가운데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GPF)에 이어 세 번째다. 국민연금은 1988년 제도 도입으로 탄생한 이후 적립금을 쌓아왔다.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1999년 이후 투자 전문성이 강화되면서 기금자산이 불어나는 데 속도가 붙었다. 기금자산은 2015년 최초로 500조 원을 넘긴 후 1000조 원 달성까지는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행 연금 수급 조건이 유지될 경우 2040년 1755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인해 현행 보험률 등을 유지할 경우 2040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보험률 인상이 필요하지만, 투자 수익률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 등 위험 자산 투자를 확대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누적 수익금은 1988년 설정 이후 지난해까지 451조3000억 원,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11%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운용 수익률은 9.74%(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4.69%)보다 14.43%포인트 상승했다. 올 초부터 7월까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완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식·채권 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였다. 자산별 금액 가중 수익률은 국내 주식 20.68%, 해외 주식 19.07%, 국내 채권 2.92%, 해외 채권 3.98%, 대체투자 3.40%로 나타났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맞춤형 투자 전략 강연 호평 ‘2023 동아재테크쇼’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막을 내렸다. 2014년 한국 최초의 핀테크 전문 박람회로 출발한 ‘동아재테크·핀테크쇼’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명칭을 바꾸고 한층 더 깊이 있는 재테크 전략을 공유하는 행사로 거듭났다. 총 50개 기업이 행사장에 마련한 197개 홍보관에서 글로벌 경제 격변기에 적합한 투자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첨단 금융 기술을 소개했다. 재테크 초보를 위한 입문 강연부터 부동산, 주식, 연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시한 강연들도 큰 호평을 받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는 고금리의 특판 적금 상품이 나오면 수중에 있는 몇만 원이라도 내서 반드시 가입하세요. 이렇게 ‘적금 찜하기’를 해놓으면 당장은 매달 적금 납입을 못 하더라도 나중에 월급을 받아 돈을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김지은 조이컴퍼니 대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김짠부’라는 유튜버로 더 유명한 김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동아재테크쇼’에 연사로 나서 20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재테크 전략을 전수했다. 그는 “최근 고금리 특판 상품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상품은 금방 판매가 끝난다”면서 “적금 찜하기는 일단 이런 적금의 계좌를 만들어 선점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투자 생활’을 슬로건으로 26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행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수천 명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연금, 환율 등 다양한 분야의 ‘재테크 고수’들이 펼치는 릴레이 강연이 호응을 얻었다.● MZ 맞춤형-부동산 강연 인기 유튜버 ‘개념 있는 희애 씨’로 활동하고 있는 손희애 돈워리비리치 대표도 30대 직장인 등 MZ세대를 위한 재테크 비법을 공유했다. 손 대표는 MZ세대가 투자에 앞서 지출 상태를 알기 위해 가계부를 정확히 쓰려면 ‘카드값 결제일’부터 매달 14일 무렵으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의 내부 시스템 때문에 사람들이 보통 카드값을 내는 매달 20∼25일은 실제 지난달 쓴 카드값과 고객에게 통보된 카드값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매달 14일 무렵으로 결제일을 해둬야 지난달(1일에서 말일까지) 소비 내역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동산 관련 강연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이며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에 대해 “사업성과 입지, 조합원의 분담금 납부 능력이라는 3가지 요건이 맞아야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다”면서 “경기 고양시 일산의 경우 비역세권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분담금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예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다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부동산 가격 급락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6월까지 회복세였지만 3분기(7∼9월)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내년까지는 올 상반기(1∼6월)만큼 가격을 회복하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부동산 투자를 당부했다.● ‘현미경 분석’에 ‘송곳 질문’ 재테크 고수들은 강연장을 찾은 관람객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관람객들은 “고금리 상황이 내후년에도 계속될 것 같은지” “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노리려면 어떤 주식을 택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금리와 관련해 오건형 신한은행 WM본부 팀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완화되는 시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선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7∼12월) 주목해야 할 종목도 제시됐다. 민재기 KB증권 PRIME센터 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한 종목으로 원자력 관련 주를 꼽았다. 그는 “원전주의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이 원자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창호 씨(71)는 “내 투자와 다른 사람의 투자 방식을 비교해 보기 위해 동아재테크쇼를 찾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얻어 간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총 50개 기업이 마련한 197개 홍보관에도 관람객들의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가 각 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관람객에게 무료로 상담해 주는 홍보관은 상담을 원하는 관람객들도 북적였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특정 장소 방문이나 걸음 수에 따라 토스 포인트를 주는 만보기 서비스의 방문 미션 장소로 동아재테크쇼 행사장을 추가해 관람객들의 ‘짠테크’(짠돌이+재테크)를 도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 2분기(4∼6월) 가계와 기업의 빚이 경제 규모의 2.26배로 불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2년 뒤 가계부채가 20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 기업부채 증가는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위축시켜 저성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5.7%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의 기존 최대치(225.6%)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가계와 기업이 진 빚이 경제 규모의 2배를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중 기업신용은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2705조8000억 원이었다.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124.1%로, 1997년 외환위기(113.6%)와 글로벌 금융위기(99.6%) 때보다 높았다. 한은은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업의 부진으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가계부채는 1862조80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0.3% 줄었지만 명목 GDP 대비 101.7%에 달했다. 이는 올 1분기(1∼3월) 기준 선진국 비율(73.4%)이나 신흥국 비율(48.4%)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1인당 빚은 연간 소득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의 올 2분기 소득대비부채비율(LTI)은 평균 300%였다. 2019년 4분기에 비해 34%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1∼6월)까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데다 최근 대출규제 완화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채무 부담은 고령층이 더 컸지만 빚 증가 속도는 청년층이 가장 빨랐다. 연령대별 LTI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350%로 가장 높았다. 40, 50대 중장년층은 301%, 30대 이하 청년층은 262%였다. 빚 증가 속도에선 청년층이 2019년 말 대비 39%포인트 늘어 고령층(16%포인트)과 장년층(35%포인트)을 앞섰다. 특히 청년층은 주택 관련 가계대출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청년층의 1인당 주택대출은 5504만 원으로 2019년 말 대비 35.4% 증가했다. 청년층 취약차주(저소득 또는 저신용이면서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차주)의 연체율은 올 2분기 8.41%로 전 분기 대비 0.4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나머지 연령층 취약차주의 연체율 상승분(평균 0.27%포인트)보다 높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돈을 벌어도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은 3년간 영업이익이 이자에 못 미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계기업은 총 3903개로 전체 외부 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의 15.5%를 차지했다. 이 중 5년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903개였다. 전체 한계기업의 23.1%에 해당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범에게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25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 차례 입법예고를 철회한 후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약 한 달 만에 다시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벌금 등 형벌과 과징금이 중복 부과되지 않도록 과징금 부과 절차를 명확히 했다. 금융위는 원칙적으로 검찰에서 불공정거래 혐의자에 대한 수사·처분 결과를 통보받은 뒤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개정 자본시장법이 부당이득을 위반 행위로 얻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규정한 데 따라 총수입, 총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자진 신고 시 과징금 감면 범위와 기준도 구체화했다. 개정안은 11월 6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친 뒤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상위법 시행일인 내년 1월 19일부터 시행된다. 한국거래소도 신종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해 시장 감시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날 거래소는 기존 최대 100일이었던 이상거래 적출 기간을 최장 1년 이상 늘리고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기준에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업의 시장가치 지표를 포함한다고 발표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시장을 조기 개장하면서 주식시장의 시초가 예측력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자체 야간 시장을 개설하는 등 추가 거래 시간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7월 31일부터 파생상품 시장을 15분 조기 개장했다. 기관·외인 등 전문 투자자의 활발한 참여를 끌어내 주식시장의 시가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파생상품 시장 제도 개선 이후 1개월 성과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 조기 개장 제도 시행 후 주가지수와 지수 선물 가격 변동률 간 상관계수가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주가지수와 지수 선물 가격 변동률 간 상관계수가 0.83에서 0.95로 올랐고 코스닥시장은 0.91로 높게 나타났다. 오전 9시 주식시장 개장 전 15분 동안 기관과 외국인들 위주로 파생상품이 거래되면서 야간에 발생하는 해외 변수 등의 정보가 신속히 반영된 영향이 컸다. 오전 8시 45분에서 9시 사이에 기관과 외국인의 파생상품 거래 비중은 36.6%에서 67.8%로 32.1%포인트 높아졌다. 조기 개장 제도가 적용된 일부 파생상품의 일평균 거래량도 증가했다. 조기 개장이 적용된 파생상품 계약은 약 428만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2%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6.8% 증가했다. 매주 월요일 만기인 코스피200위클리옵션도 상장 이후 일평균 50만 계약 이상 거래되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된다. 월요일 위클리옵션은 주식 투자자가 결제월물 등 다른 옵션 대비 낮은 비용으로 주말 사이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월요일 위클리옵션은 상장 전후 4주간 전체 옵션의 개인 비중이 27%에서 26%로 소폭 낮아지고 기관·외국인 비중은 73%에서 74%로 늘면서 기관과 외국인 중심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파생상품 시장의 조기 개장 효과로 주식 투자자가 개장 전에 지수선물가격을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어 정보 비대칭 해소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월요일 위클리옵션이 상장되면서 기존 목요일 위클리옵션과 함께 단기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파생시장이 가격 발견, 위험 관리 등 본연의 기능을 잘 발휘하도록 자체 야간 시장 개설 등 추가적인 거래 시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