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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인간은 달리는 ‘천고인주(天高人走)’의 계절 가을이 왔다. 초가을 백제의 700년 고도(古都) 공주시에서 마라톤축제가 열린다. 동아일보 2014 공주마라톤(충남도, 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이 28일 오전 9시 열린다.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무공해 청정코스를 달린다. 금강을 끼고 역사의 유적지를 지난다.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단축 마라톤, 5km 건강 달리기 등 4개 부문에 걸쳐 펼쳐진다. 전국에서 9000여 명이 참가해 달린다. 공주코스는 마스터스 달리기가 쉽기로 유명하다. 풀코스는 27km 지점부터 30km 지점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있을 뿐 대부분이 평탄해 즐겁게 달릴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달리면 더 즐겁게 달릴 수 있다. 목표 시간대 완주를 돕기 위해 광화문마라톤모임 회원 13명이 페이스메이커로 나선다. 해당 완주 시간대가 적힌 풍선을 달고 뛰는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달리면 레이스가 훨씬 쉽다. 공주마라톤을 즐긴 뒤에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제60회 백제문화제가 ‘백제! 세계를 만나다’를 주제로 공주와 부여에서 26일 개막해 10월 5일까지 열린다. 이번 백제문화제에서는 백제대왕제, 사비정도고유제, 수륙재 등 10종의 제불전과 백제역사문화행렬, 백제인 대동행렬 등 4종의 백제역사문화 이벤트, 체험! 백제문화 속으로, 삼국문화교류전 등 2종의 체험 전시, 백제싸울아비 선발대회 등 5종의 경연, 백제대왕 60번째 생일잔치, 사비정도 경축공연, 백강전투위령제 및 추모공연 등 14종의 문화공연 등 7개 분야 40종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금강 일대에서는 백제 황포돛배 놀이 체험을 할 수 있고 계룡산 도자예술촌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미리 백제문화제 홈페이지(www.baekje.org)에서 정보를 얻고 가면 가족과 함께 더욱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공주시민운동장을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교통이 통제된다. ▼ “절경 속 한발 한발… 공주 브랜드로 자리잡아” ▼오시덕 공주시장“백제의 고도 공주에서 동아일보 마라톤 대회를 다시 한 번 성대하게 개최하게 돼 기쁩니다.” 오시덕 공주시장(사진)은 “무령왕릉과 고마나루, 공산성 등 유서 깊고 아름다운 문화재로 둘러싸인 공주는 백제인의 은은함과 끈기가 배어 있는 고장”이라며 “제60회 백제문화제 개막과 더불어 금강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공주의 절경을 느끼며 완주의 성취감을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과 싸우면서 목표를 향해 뛰어가는 마라톤의 모습은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가 마라톤 가족들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뜻깊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취임한 오 시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관광도시 면모 일신, 위축된 농촌 활성화, 교육도시 명성 회복, 열림과 소통의 시정 구현을 5대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열림과 소통의 시정을 위한 덕목으로 정도와 창의, 미래, 화합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공주시가 세종시의 팽창으로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걱정이 많지만 백제문화와 계룡산, 금강, 천연고찰, 문화유적 등 오랜 역사와 자연의 강점을 살리면 충분히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공주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이번 마라톤 대회가 그런 시민 자신감을 축적할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참가자 안전 최우선… 코스 전체 현장점검 마쳐” ▼김보상 공주경찰서장“백제문화제 기간에 열리는 충청지역의 축제 ‘동아마라톤’이 올해도 성공적으로 열리길 기대합니다.” 김보상 공주경찰서장(사진)은 “동아마라톤을 안전하고 불편 없는 시민 축제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주시는 충남도 동아일보 등 대회 주최 측과 코스 전체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여 구간별 교통통제 계획과 차량 대체 소통 방안을 수립했다. 경찰은 행사 당일인 28일 교통경찰 65명과 모범운전사, 자율방범대, 해병전우회 등 관내 협력단체 및 자원봉사자의 협조를 얻어 구간별 교통 지도 및 지원에 나선다. 김 서장은 “동아마라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교통통제가 불가피한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3월 취임한 김 서장은 ‘시민의 공감과 신뢰를 받는 눈높이 치안’을 목표로 내걸었다. 공주가 교육도시인 만큼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단체 및 학생들과 원룸, 주택가, 상가 등을 도보 순찰하는 ‘민경 합동 안심순찰’을 매주 수요일 실시하고 있다. 공주대 등 2개 대학 주변 원룸에 대해서는 ‘학생 안심원룸 인증제’를 도입해 폐쇄회로(CC)TV 등 일정한 안전 설비를 구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을 지도하는 마이클 볼 코치(53·호주)는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유형 200m에 이어 자유형 400m에서도 박태환이 생각지도 못한 기록으로 3위를 했기 때문이다. 자유형 400m에서 8월 호주 팬퍼시픽 때 세운 3분43초15만 기록했어도 1위(3분43초23)를 한 쑨양(23·중국)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보다 무려 5초가량 늦은 3분48초33을 기록했다. 25일 자유형 100m에서도 8월 세운 개인 최고기록(48초42)에 못 미친 48초75로 은메달을 땄다. 볼 코치는 “정신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흔히 스포츠에서 홈 어드밴티지(이점)를 말하는데 홈 디스어드밴티지(불이익)도 있다. 잘하던 선수가 홈팬들의 과도한 응원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현상이다. 스포츠심리학에는 ‘재정의의 가설’이 있다. 언론과 팬들이 올림픽을 제패한 선수에 대해 ‘아시아경기 3연패 달성’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면 해당 선수도 마치 챔피언이 된 듯 자신의 상태를 재정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서운 적수가 나타나거나 변수가 생겨 ‘우승하지 못하면 어떡하지?’와 같은 우려가 시작되면 운동 수행능력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박태환은 메이저 국제대회를 처음 국내에서 치렀다. 특히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수영장에서 경기를 했다. 어떤 선수라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부담감에 더해 이미 자유형 400m에서 자신보다 좋은 기록을 낸 쑨양과 무섭게 성장한 하기노 고스케(20·일본)를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체조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도 이번 대회에서 홈 팬들에게 신기술 ‘양2’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흔들렸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아시아경기 2연패에 대한 압박이 컸지만 훈련은 잘 안됐고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일 훈련 중에는 오른쪽 다리를 또 다쳤다. 25일 뜀틀에서 은메달을 딴 양학선은 대회 준비부터 부담감에 시달리며 무너진 경우다. 7월 막을 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참패도 그렇다. 8강까지 승승장구하다 4강에서 독일에 1-7로 졌고 3, 4위전에서 네덜란드에 0-3으로 완패했다. 특급스타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졌다고 해도 브라질로선 상상할 수 없는 스코어다. 물론 홈에서 더 잘하는 선수도 있다. 특히 단체 경기인 야구의 경우 홈팀이 이길 확률이 약 70%라는 통계도 있다. 결국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신경 쓰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선수가 이기는 법이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타지마 고스케와 나카무라 레이코, 데라가와 아야에 이어 하기노 고스케까지.'한마디로 일본 수영의 대부가 됐다. 24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우승하며 4관왕에 오른 하기노 고스케를 지도하는 히라이 노리마자 일본 도요대 교수(51) 얘기다. 히라이 교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평영 100m와 200m 금메달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평영 200m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를 키운 지도자다. 다른 지도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기타지마의 눈빛이 살아 있다며 직접 지도해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어 일본 수영의 명장으로 떠올랐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여자 배영 100m 동메달리스트 나카무라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배영 50m 동메달리스트 데라가와도 키웠다.하기노는 고등학교 때까진 다른 감독의 지도를 받았지만 지난해 도요대에 입학하면서 히라이 교수 밑으로 들어갔다. 하기노는 고교시절인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혼영 400m에서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선수. 하지만 기타지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우고 관리한 히라이 감독의 지도를 받기 위해 둥지를 옮겼다.히라이 교수는 "지옥 같은 훈련도 잘 참아내는 선수가 성공 한다"며 정신력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하기노는 아무리 힘든 훈련도 즐길 줄 안다. 미국 등 선진국 선수들에 비해 체격은 작지만 이런 정신력이 그의 실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기타지마와 하기노의 공통점은 정신력이 강한데다 키(기타지마=178cm, 하기노=175cm)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튼튼한 두 다리란 무기를 가졌다. 두 다리로 물을 힘차게 차주며 팔로 헤엄치기 때문에 쉽게 나간다"고 덧붙였다. 히라이 교수는 "하기노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혼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다. 그게 나와 하기노의 공통 목표다"고 말했다.인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아쉽다기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자유형 400m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친 박태환은 기가 죽어 있었다. 수영장에서 나오자마자 박태환은 “팬들은 잘했다고 하는데 마음은 무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남은 경기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내 본연의 모습”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100m와 26일 자유형 1500m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며 분위기가 꺾였지만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각오다. 훈련을 체계적으로 한 만큼 자유형 1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금메달보다는 달라진 ‘마린보이’를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계획이다. 서울 대청중 3학년 때 국내 최연소(15세)로 출전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헤엄도 쳐보지 못하고 올림픽을 마감하며 ‘태극마크’ 인생을 시작한 ‘국민 남동생’ 박태환은 그동안 굴곡진 행보를 보여 왔다. 아테네 실수를 교훈 삼아 더 많은 땀을 흘렸고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오르고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전 종목 결선 좌절이라는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었지만 박태환은 쓰러지지 않았다. ‘로마 참패’를 통해 수영에 대한 의미를 찾았다. ‘나는 수영장에 있어야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해 훈련에 매진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다시 3관왕에 올랐고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여러분 멘털 플랜이라고 들어봤어요?” 김병준 인하대 교수(48·스포츠심리학·사진)가 1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육상대표팀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 선수도 있고 모르는 선수도 있었다. 김 교수는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선 집중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정신에도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에서 발생하는 극도의 긴장과 압박 속에서는 한번 집중력을 잃으면 경기를 망치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김 교수의 강의에 선수들은 빠져들었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미리 기록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은 정말 쓸데없다. 훈련 때 찾아낸 집중할 수 있는 단서에만 신경을 쓰며 경기에 임하면 된다. 이게 멘털 플랜이다.” 김 교수의 설명에 선수들은 금방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평소에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준비하면 더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안 선수가 많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목표로 한 금메달 3개를 수확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육상에 스포츠심리학을 접목하려는 시도다. 자신과 싸우며 기록에 도전하는 육상경기에서는 집중이 중요하다. 특히 큰 대회라는 점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 속에서 경기에만 집중하는 법이 필요한데 그동안 이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 최경열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해야 한다. 꼭 이번 대회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육상의 발전을 위해 스포츠심리학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은 스포츠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다양한 종목의 상담 경험이 많은 김 교수에게 특별히 부탁해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김 교수는 프로축구 FC 서울과 GS 칼텍스 배구단, 대우증권 탁구단의 상담역을 했고 축구 농구 배구 선수는 물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남녀 골프선수 등을 상담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두 번 해서 멘털이 바뀔 순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멘털 플랜이 뭔지 바로 알아들었다. 두 차례 더 상담해 실수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와∼.” 22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장내 아나운서가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북한대표팀을 호명하자 스탠드를 꽉 채운 관중은 함성과 함께 박수를 쏟아냈다. 북한 미녀들은 분홍과 파란색으로 디자인돼 마치 색동저고리와 치마를 연상케 하는 수영복을 입고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입장했다. 풀로 뛰어들기 전에 여러 포즈를 취할 땐 더 큰 함성이 쏟아졌다. 전통 민요 ‘아리랑’ ‘옹헤야’ 등으로 편곡한 음악에 맞춰 물속에서 8명의 북한 인어들이 4분간 펼치는 연기 때도 팬들의 박수와 함성은 이어졌다. 북한 싱크로 대표팀이 인천 아시아경기의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160∼170cm의 늘씬한 몸매와 절도 있는 연기에 인천 시민들이 반한 것이다. 170cm 최장신 이일심(22) 등 선수들은 인천 시민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장연실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21일 규정종목에서 83.3914점을 받고 이날 자유종목에서 83.7333점을 받아 총 167.1247점으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3연속 동메달이다. 북한 선수들은 시상식 때도 팬들을 열광시켰다. 북한 선수 10명(후보선수 2명 포함)이 시상식에 등장하며 한 손을 곧게 뻗어 들어 인사를 했다. 단상에 섰을 때 팬들의 환호가 다시 쏟아지자 또 한번 미소와 함께 손을 들어 답했다 이수옥 KBS 해설위원(남서울대 교수)은 “한국 음악에 한국 전통 춤사위를 가미한 연출이 환상적이었다. 머리를 흔드는 동작은 탈춤에서, 발동작은 마치 버선을 신고 하는 듯했다. 아주 창조적인 연기였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절도 있는 연기도 돋보였다. 북한이 경제 사정상 국제대회를 잘 나가지 못하는데 자주 나가면 세계에서도 해볼 만한 실력”이라고 덧붙였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한민국 박태환(25·인천시청)도, 중국 쑨양(23)도 아니었다. 터치패드를 가장 빨리 찍은 선수는 일본의 떠오르는 별 하기노 고스케(20·사진)였다.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은 한중 라이벌 박태환과 쑨양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맞붙는 둘의 대결은 인천 아시아경기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박태환과 쑨양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틈을 타 하기노가 파워 넘치는 막판 스퍼트로 둘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은 박태환이 좋았다. 0.64초의 반응시간으로 가장 빨리 출발한 박태환은 50m를 24초57로 1위로 통과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 승세를 일찌감치 굳히려는 의도가 보였다. 그러자 50m까지 3위로 밀렸던 쑨양이 힘을 냈다. 힘차게 물살을 갈라 100m를 51초26으로 박태환(51초41)을 따돌리고 1위로 나섰다. 150m를 돈 뒤 이번에는 박태환이 먼저 스퍼트했다. 175m까지 박태환이 쑨양을 앞지르는 듯했지만 갑자기 3위를 달리던 하기노가 치고 나왔다. 하기노의 폭풍 역주에 박태환은 힘을 잃은 듯 5m 정도를 남겨두고 3위로 처졌고, 쑨양도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 역전을 당했다. 하기노 1분45초23, 쑨양 1분45초28, 박태환 1분45초85. 간발의 차로 메달 색깔이 갈렸다. 이로써 자유형 200m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의 꿈도 날아갔다. 2006년 도하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 챔피언 박태환은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3회 연속 금메달과 함께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6개) 경신에 도전했었다. 박태환은 “개인적으로 세 번째 아시아경기가 한국에서 열렸고 내 이름이 걸린 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해 부담이 컸다. 수영 관계자들과 팬 모두가 200m에선 금메달을 당연시하는 기대감도 내겐 무게로 다가왔다. 어쨌든 훈련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을 지키지 못해 나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쑨양은 “전반적으로 만족한 레이스였다. 스피드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고 150m까진 만족스러운데 막판에 전력질주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세 번째 결선으로 치러진 배영 100m에 출전해 동메달까지 챙긴 하기노는 “두 거인과의 대결이라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내 개인 기록 경신에만 집중했다. 두 영웅을 꺾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23일 자유형 400m에서 다시 쑨양, 하기노와 맞대결을 펼치며 금메달에 도전할 예정이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서울대 출신 ‘인어들’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끝없는 수영 사랑을 보여준다. 2004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나란히 합격해 ‘공부하는 수영선수’로 화제를 모았던 29세 동갑내기 남유선과 류윤지가 주인공이다. 강산이 변할 10년이 흐른 뒤 남유선은 선수로, 류윤지는 MBC 수영 해설위원으로 각각 수영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남유선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한국 수영사상 처음으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주요 국제 대회에서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14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수영 경영 대표팀 최고참인 남유선은 “수영이 좋아 아직도 은퇴를 못하겠다. 수영은 나이와 체력이란 한계가 있지만 공부는 언제든 하면 된다. 체력이 될 때까지 수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유선은 올해 고려대 대학원 체육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운동생리학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을 여러 차례 갈아 치우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류윤지는 2011년 선수 생활을 접은 뒤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서울대 체육교육과 박사과정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고 있다. 류윤지는 “유선이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선전하길 빈다”고 말했다. 류윤지는 방송 해설이 처음이지만 팬들이 수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선수 때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줄 생각이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8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한국과 중국의 두 수영 스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오전 8시쯤 나타나 수영장 밖에서부터 몸을 풀었다. 이어 1시간쯤 뒤에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23)이 나타나 훈련을 시작했다. 둘은 각자 훈련에만 집중했다. 물속에서 함께 훈련한 시간은 약 30분이었고 서로 레인이 달랐다. 먼저 훈련을 끝낸 박태환이 10시쯤 자리를 떴다. 아시아경기와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자주 만난 사이지만 이날은 어떤 인사나 대화도 없었다. 17일에도 훈련 시간이 잠깐 겹쳤지만 둘이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아시아 최고의 빅 매치를 앞두고 있는 둘로선 서로의 존재가 껄끄러울 만도 했다.○ 21일 빅뱅이 시작된다 박태환과 쑨양은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첫 대결을 시작한다. 남자 자유형 200m는 이번 대회 경영에서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종목인 데다 박태환과 쑨양의 대회 첫 대결이어서 누가 기선 제압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경기다. 박태환은 이미 이 종목에서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우승하면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는다. 박태환과 쑨양은 명실상부한 월드스타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쑨양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남자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과 쑨양의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다. 둘은 세 종목에서 대결해 박태환이 자유형 200m와 400m, 쑨양이 자유형 1500m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박태환과 쑨양은 23일 자유형 400m, 26일 자유형 1500m에서도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자신감 넘치는 박태환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쑨양은 자국 스포츠용품업체 광고를 찍으면서 박태환을 깎아내리는 멘트를 해 박태환을 자극했다. 요약하면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박태환이 아시아기록을 깼지만 그걸 내가 깼다. 수영장 이름을 박태환을 따서 지었다는데 그것은 실력과 상관없다’는 내용이었다. 박태환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도 있는 내용. 하지만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태환은 “쑨양 기록이 앞서니까…. 그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차분히 받아넘겼다. 박태환은 광저우 대회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53의 한국기록으로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지만 2년 뒤 런던 올림픽에서는 3분40초14의 아시아기록을 세운 쑨양에게 밀렸다. 이 사실을 박태환이 인정한 것이다. 박태환은 쑨양의 도발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 여유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잘해서인지 몸도 좋았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돼 보였다. 뭔가 일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3회 연속 3관왕이란 전인미답의 대기록과 아시아경기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6개) 경신에 도전한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국기(國技)’ 한국 태권도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부당 판정에 항의하며 자살한 한 태권도 관장이 경찰 조사 결과 조직적인 승부조작의 피해자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승부조작의 대가로 수천만 원의 돈이 오간다는 증언도 이어져 금메달 사냥에 나선 선수단은 고개를 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태권도는 승부조작의 여파를 깨끗이 씻고, 4년 전의 악몽까지 털어내기 위해 다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 태권도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6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5회 연속 종합 2위 자리를 지키려는 한국 선수단의 ‘효자종목’이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중국(금4, 은2, 동4)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힘겹게 6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목표치의 반타작에 그친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 남자(금2, 은3)는 이란(금3, 동1)에, 여자(금2, 은1, 동2)는 중국(금4, 은1)에 사상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태권도에 걸린 메달은 총 16개(남녀 8개씩). 특정 국가로의 메달 쏠림을 막기 위해 각국은 남녀 6체급씩 최대 12체급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 남자는 54kg급, 63kg급, 74kg급, 80kg급, 87kg급, 87kg초과급에 출전하고, 한국 여자는 46kg급, 49kg급, 53kg급, 57kg급, 62kg급, 67kg급에 참가한다. 아시아경기 2연패를 노리는 남자 63kg급의 이대훈(용인대·사진)이 가장 금메달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대훈은 고교 재학 중이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같은 체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011년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63kg급을 2연패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5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태권도 경기는 30일부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는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제전이다. 1913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극동선수권대회와 1934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서(西)아시아경기대회가 합쳐져 아시아경기가 됐다.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194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참여하는 AGF(Asian Games Federation·아시아경기연맹)가 창설됐고,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1회 아시아경기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 45개 회원국에서 선수와 임원 1만3000여 명, 미디어 관계자 7000여 명 등 2만여 명이 참가한다. 대회를 준비하는 운영 요원만 3만여 명이다. 또 올림픽 종목 28개에 비올림픽 종목인 야구, 볼링, 크리켓, 카바디, 공수도, 세팍타크로, 스쿼시, 우슈를 더해 총 36개 종목에 금메달 439개가 걸려 있다. OCA는 대회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4년 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의 42개 종목, 금메달 476개보다 종목과 메달 수를 줄였다. 한국과 일본의 중국 따라잡기 아시아경기는 46억 아시아인의 화합의 장이지만 국가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자존심 경쟁의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은 1회 대회 때 6·25전쟁 발발로 참가하지 못했고, 2회 대회부터는 모두 참가했다. 1966년 방콕 대회에서 처음 종합 2위에 올랐던 한국은 이후 3∼4위권에서 맴돌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다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당시 금메달 93개, 은메달 55개, 동메달 76개로 1위 중국(금 94, 은 82, 동 46)을 거의 따라 잡을 뻔 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 때부터 일본을 2위로 끌어내리고 1위 독주체제를 갖춘 중국으로선 간담이 서늘했던 대회다. 이처럼 아시아경기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삼국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독주가 거센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그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1998년 이후 아시아경기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순위는 변함이 없었다. 중국은 갈수록 거대해져 이제는 경쟁국들이 더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배드민턴과 체조, 역도, 탁구 등은 세계 최고수준이고, 사격과 수영 등에서도 아시아 정상을 지키고 있어 갈수록 중국과 주변국의 격차는 커지고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2위 한국(금 76개), 3위 일본(금 48개)의 금메달 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199개의 금메달을 따 경쟁국들을 맥 빠지게 했다. 199개는 당시 2∼7위 국가들의 총 금메달 수(189)를 넘어서는 수치였다. 중국은 인천 대회에서도 1위가 목표다. 중국은 전체 금메달 439개 가운데 180∼200개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경기 최초로 금메달 200개 돌파까지 노린다. 중국의 이런 자신감은 탄탄한 기초 종목에서 나온다. 중국은 광저우 대회에서 수영(38개)과 체조(15개), 육상(13개)에서만 총 66개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이 획득한 금메달의 3분의 1에 달한다. ‘금메달 200고지’를 넘기 위해 중국은 총 909명의 선수를 이번 대회에 파견한다. 개최국 한국(964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은 인천 대회에서 ‘안방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금메달 90개 이상으로 5회 연속 2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다. 4년 전 아시아경기 성적과 최근 국제대회 경쟁상황 등을 감안하고, 홈에서 누릴 한국선수들의 안정감 등 이점까지 반영한 목표다. 한국이 역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90개 이상 따낸 적은 1986년 서울 대회(93개)와 2002년 부산 대회(96개) 두 차례다. 모두 안방에서 열린 대회다.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줄곧 일본에 우위를 보여 왔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한국(58개)과 일본(50개)의 금메달 차이는 8개였지만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금메달을 28개나 더 걷어 들였다. 한국의 금메달 전략도 이미 완성됐다. 먼저 양궁, 펜싱, 볼링, 골프, 사격, 태권도, 테니스 등 7개의 메달 전략 종목에서 금메달 48개를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다. 2차 목표는 사이클, 승마, 핸드볼, 하키, 유도, 근대5종, 럭비, 요트, 레슬링, 야구 등 상대적으로 우세한 종목 10개에서 금메달 27개를 따내는 것이다. 관건은 육상, 수영, 체조 등 약세 종목이다. 약세 종목으로 분류된 19개 종목에서 최소 15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야 목표인 90개 이상이 달성된다. 따라서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의 어깨가 무겁다. 아시아경기 수영 개인종목에서 2회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4개 종목을 포함해 최대 7개의 메달에 도전한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도 2위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이 돼줄 선수다. 손연재는 최근 월드컵 개인종합에서 세계적인 강자들을 누르고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일본은 1998년 대회 이후 50개 안팎의 금메달을 획득해 왔다. 자국으로 유치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다는 목표로 엘리트 스포츠의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당장 인천에서 빼어난 성과를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강세 종목은 육상과 수영, 유도 등이다. 하지만 수영은 중국에, 육상은 중국과 중동세에 밀리고 있다. 유도도 한국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어 일본의 금메달 작전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톱 10’ 재 진입 노리는 북한 북한이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때에 이어 선수단을 파견함에 따라 이번 대회는 아시아를 넘어선 세계적인 관심사로 주목받게 됐다. 북한은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을 포함한 352명의 선수단을 보낸다. 2002년 부산 대회 때 금메달 9개를 따내 종합 9위에 오른 북한은 12년 만에 아시아경기 메달 순위 ‘톱 10’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북한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최근 암흑기에 마침표를 찍을 경기력 향상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뒤 체육강국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권 위상 제고와 체제 선전을 위한 수단으로 해석되는 이런 정책 기류에 힘입어 북한 체육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아시아경기 성적은 북한 체육의 심각한 침체기를 대변한다. 북한은 1974년 테헤란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줄곧 종합순위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2006년 도하 대회에서 16위,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12위에 머물렀다. 북한의 출전 종목은 축구 역도 육상 체조 사격 유도 복싱 수영 레슬링 탁구 양궁 카누 조정 공수도다. 이미 아시아 정상급으로 평가되는 종목도 있고 베일에 싸여 있는 종목도 있다. 북한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역도에서 남자 56kg급의 엄윤철, 62kg급의 김은국, 여자 69kg급의 임정심이 금메달, 여자 48kg급의 양춘화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유도 52kg급의 안금애는 금메달을 땄고 남자 레슬링 자유형 55kg급의 양경일이 동메달을 따는 등 격투 종목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난해 동아시아연맹컵대회를 제패한 북한의 여자 축구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된다. 김혁봉과 김정 조는 지난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이 종목의 새 시대를 예고했다. ‘도마 달인’ 양학선(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최고 난도의 기술을 겨룰 기계체조의 이세광도 주목된다. 광저우 대회에서 3위에 오른 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여자 마라톤의 김금옥도 눈에 띄는 선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금까지 한국에서 저렇게 잘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 김기복 한국실업축구연맹 부회장은 14일 태국에서 열린 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 8강에서 2골을 터뜨려 2-0 완승을 주도한 이승우(16·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플레이를 보고 감탄사를 쏟아 냈다. 아르헨티나 출신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27·바르사)의 어릴 때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영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는 문홍 STV축구아카데미 원장(23)은 이승우의 장점을 6가지로 분석했다. ‘상대방이 어디에 있든지 여유가 있다’ ‘공이 항상 발 20∼30cm 안에 있다’ ‘어느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좌우 턴이 가능하다’ ‘공중으로 떠 있는 공도 항상 땅으로 내려서 플레이 한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볼을 다룬다’ ‘강약 템포 조절이 가능하다.’ 마치 메시의 플레이를 설명하는 듯하다. 이승우는 ‘조기 유학’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KYFA)이 2009년부터 스페인 카탈루냐 현지에서 바르사와 비야 레알 등 유소년팀 초청 대회를 만들어 한국의 유망주들을 스페인 프로축구 관계자들에게 선보였다. 2009년 백승호(17·바르사)가 뛰었고 이승우는 2010년 대회에 출전해 그 이듬해 장결희와 함께 바르사에 둥지를 틀었다. 바르사는 이승우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어떤 플레이를 해도 혼나지 않았다. 자유자재의 드리블과 거침없는 돌파에 이은 슈팅은 바르사의 자유로운 훈련 분위기가 만든 것이다. ‘승리 지상주의’에 빠진 국내에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플레이다. 문홍 원장은 “한국은 무조건 앞으로 나가라고 가르친다. 축구는 상대를 흔들어 무너뜨리는 스포츠다. 그러기 위해선 천천히 플레이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메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하다가 쏜살같이 움직여야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 이승우는 바르사에서 그걸 배웠다”고 말했다. 바르사 유소년 3인방 이승우와 장결희, 백승호를 보면 한국에도 ‘제2의 메시’가 될 자원이 있다. 하지만 기술보다는 승리를 강조하는 한국 축구의 시스템이 유망주들을 ‘생각 없는 축구 기계’로 만들고 있다. 이런 비판이 한두 번 나온 게 아닌데 바뀌지 않고 있어 더 문제다. 지도자들이 승리가 아닌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아직도 국내 선수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질보다 전국대회 4강이나 8강의 성적이 필요한 게 한국 축구다. ‘제2의 이승우’를 국내에서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를 총괄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양종구·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지금까지 한국에서 저렇게 잘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 김기복 한국실업축구연맹 부회장은 14일 태국에서 열린 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 8강에서 2골을 터뜨려 2-0 완승을 주도한 이승우(16·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플레이를 보고 감탄사를 쏟아 냈다. 아르헨티나 출신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27·바르사)의 어릴 때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다. 영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는 문홍 STV축구아카데미 원장(23)은 이승우의 장점을 6가지로 분석했다. '상대방이 어디에 있든지 여유가 있다' '공이 항상 발 20~30cm 안에 있다' '어느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좌우 턴이 가능하다' '공중으로 떠 있는 공도 항상 땅으로 내려서 플레이 한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볼을 다룬다' '강약 템포 조절이 가능하다.' 마치 메시의 플레이를 설명하는 듯하다. 이승우는 '조기 유학'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KYFA)이 2009년부터 스페인 카탈루냐 현지에서 바르사와 비야 레알 등 유소년팀 초청 대회를 만들어 한국의 유망주들을 스페인 프로축구 관계자들에게 선보였다. 2009년 백승호(17·바르사)가 뛰었고 이승우는 2010년 대회에 출전해 그 이듬해 장결희와 함께 바르사에 둥지를 틀었다. 바르사는 이승우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어떤 플레이를 해도 혼나지 않았다. 자유자재의 드리블과 거침없는 돌파에 이은 슈팅은 바르사의 자유로운 훈련 분위기가 만든 것이다. '승리 지상주의'에 빠진 국내에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플레이다. 문홍 원장은 "한국은 무조건 앞으로 나가라고 가르친다. 축구는 상대를 흔들어 무너뜨리는 스포츠다. 그러기 위해선 천천히 플레이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메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하다가 쏜살같이 움직여야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 이승우는 바르사에서 그걸 배웠다"고 말했다. 바르사 유소년 3인방 이승우와 장결희, 백승호를 보면 한국에도 '제2의 메시'가 될 자원이 있다. 하지만 기술보다는 승리를 강조하는 한국축구의 시스템이 유망주들을 '생각 없는 축구 기계'로 만들고 있다. 이런 비판이 한두 번 나온 게 아닌데 바뀌지 않고 있어 더 문제다. 지도자들이 승리가 아닌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아직도 국내 선수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질보다 전국대회 4강이니 8강의 성적이 필요한 게 한국축구다. '제2의 이승우'를 국내에서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 한국축구를 총괄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에서도 충분히 리오넬 메시 같은 선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STV(Share The Vision·꿈을 함께) 축구아카데미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경기 분석 부탁합니다’ ‘일대일 돌파 기술 훈련 좀 올려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온다. 잉글랜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는 문홍 씨(23·사진)가 올린 동영상을 보고 다양한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STV는 하루 최대 40만 명이 봤고 지난해 4월 개설한 뒤 지금까지 ‘좋아요’만 2만5000여 건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1500여 경기를 분석해 약 200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문 씨는 부상으로 접은 축구에의 열정을 영상분석가 및 지도자로 다시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3년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브리스틀 필턴칼리지 시절 영국 칼리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고 프로 2, 3부 리그에 진출해 훈련하기도 했지만 고등학교 때 다친 허리 탓에 포기해야 했다. 문 씨는 지난해 UEFA C급 지도자 과정을 다니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바르사) 등 세계적인 팀들의 영상을 분석해 한국어와 영어 설명을 덧붙여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문 씨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분석하다 보니 그들이 왜 세계적인 선수인지 알게 됐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기술이 좋고 리듬을 탄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바르사의 공격수 메시는 현란한 기술을 갖춘 상태에서 리듬을 잘 타 상대 수비수의 흐름을 끊는다고. 그리고 메시는 체력도 좋아 수비를 제치고 돌파한 뒤 슈팅까지 제대로 날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문 씨는 “먼저 기술을 습득하게 해 상대를 흔드는 법을 익히고 체력을 키우게 하면 우리도 메시 같은 선수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술이 있어야 조직력도 나오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기술이 없어 너무 정직한 플레이를 하다 보니 상대에게 읽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문 씨는 상대를 흔들 수 있는 기술을 포지션별로 수백 개 만들어 프로그램화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축구에 ‘골키퍼 실수 주의보’가 떴다. 10일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아시아경기 축구대표팀과 아랍에미리트의 연습경기.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분. 골키퍼 김승규(24·울산 현대)가 골문 앞 왼쪽에서 앞으로 차내려 했던 볼이 빗맞았다. 볼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 있던 상대 공격수 술탄 알멘할리 앞으로 굴러갔다. 놀란 김승규가 골문으로 서둘러 달려갔지만 알멘할리가 길게 찬 볼은 왼쪽 골네트를 갈랐다. 5일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성인 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반 21분 골키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의 킥이 상대 공격수 마리오 론돈에게 연결되는 바람에 선제골을 허용한 장면과 비슷했다. 특히 23세 이하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선발된 ‘와일드카드’ 김승규의 실수여서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둔 한국 코칭스태프의 근심이 커졌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0분 김승대(23·포항)가 결승골을 터뜨려 2-1로 이겼다. ‘원톱’에 와일드카드 김신욱(26·울산)을 투입해 4-2-3-1 전형을 쓴 이광종 감독은 9명의 선수를 바꾸며 마지막 점검을 벌였다. 이 감독은 “김승규의 실수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실수는 잊으라고 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전력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A조에 속한 한국은 14일 말레이시아(인천 문학경기장), 17일 사우디아라비아(안산 와스타디움), 19일 라오스(화성 종합경기타운)와 예선 경기를 치른다. 이날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는 사우디를 가상한 모의고사였다.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이후 28년 만에 아시아경기 우승에 도전한다.안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동국(35·전북)이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의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2골을 넣어 3-1 승리를 주도했다. 이동국의 이날 활약은 국내 축구계에 많은 의미를 전달했다. 이동국은 역대 태극전사 9번째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35세 129일에 골을 터뜨려 역대 4위의 A매치 고령 득점 선수가 됐다. 최고령 A매치 득점자인 김용식(39세 286일) 등 상위 3명이 1950년대에 기록을 세운 점을 감안하면 이동국이 금세기 최고령 A매치 득점 선수인 셈이다. 이동국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 경기(한국 0-1 패)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적극적인 공간 침투와 수비 가담으로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동국의 활약에 한국 ‘킬러’의 계보를 이었던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46)도 기뻐했다. 그는 “이동국은 왜 자신이 대표팀에 있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이동국 만한 공격수는 없다. 국가대표팀은 지금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에서 11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며 전북을 1위로 이끌고 있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41)도 “A매치 100경기 출전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후배들이 본받아야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끝나면 미래를 보고 대표팀을 구성하려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을 뽑아야 젊은 선수들에겐 자극을 주고 노장 선수들의 조기 은퇴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표선수 자질의 최우선은 ‘가능성’이 아닌 ‘경기력’이라는 지적이다. 19세이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혜성같이 나타난 이동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사상 첫 원정 16강의 영광을 함께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다시 TV로 지켜보는 다소 굴곡진 축구인생을 살고 있다. 이동국은 “대표팀은 실력이 없으면 올 수 없는 영광스러운 곳이다. 은퇴하지 않는 한 불러준다면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이동국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듯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신욱이 형과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입니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거침없는 문전 쇄도를 펼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의 플레이를 닮았다고 해 ‘광양 루니’로 불렸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축구대표팀 이종호(22·전남·사진). 이종호는 평소 ‘꺽다리’ 김신욱(26·울산)을 좋아했다. 큰 키(196cm)에 좌우 문전을 넘나들며 머리와 발로 골을 잡아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란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3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인터뷰에서도 이종호는 김신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종호는 “K리그에서 함께 뛰는 김신욱 선배와 같이 경기하고 싶다는 꿈을 꾸곤 했다. 이렇게 (대표팀에서) 같이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김신욱은 23세 이하로 치러지는 아시아경기에 23세 이상의 선수 3명을 포함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뽑혀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종호는 “신욱이 형 경기 스타일을 좋아한다. 제공권이 좋고 장점이 많은 공격수다. 신욱이 형이 머리로 볼을 떨어뜨려 주면 내가 세컨드 볼을 주워 먹으면 될 것 같다. 나는 주워 먹는 걸 좋아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신욱이 형을 잘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 4위(9골)로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종호는 최전방 공격수와 섀도 공격수,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자원이다. 김신욱이 최전방에 기용된다면 이종호의 역할은 섀도 혹은 측면 공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이근호(29·상주)와의 ‘빅 앤드 스몰’ 조합으로 소속팀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끌었던 김신욱은 이번에는 이종호와 호흡을 맞춰 한국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버림 받은 박주영(29·사진)이 갈 곳은 있을까. 유럽 프로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2일 마감됐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아스널을 떠난 박주영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이적 시장은 끝났지만 박주영이 팀을 찾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 리그 일부에선 FA 선수 보호를 위해 이적 기간에 상관없이 팀을 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지 미러는 3일 ‘영입 가능한 최고의 FA 선수 10명’ 명단을 공개하며 박주영을 거론했다. 이 신문은 ‘박주영은 한국 국가대표로 65차례 A매치에 나서 24골을 넣는 괜찮은 득점력을 지니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이기도 하다’며 박주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 ‘아스널에서 단순하고 변화 없는 시간을 보냈지만 이적료가 없고 연봉도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박주영 영입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가 적당한 팀’이라고 밝혔다. 한때 박지성이 뛰었던 QPR은 탄탄한 중원 자원에 비해 공격수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QPR이 박주영에게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박주영이 아직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만으로도 박주영 개인으로서는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새로 오실 감독님께 부담되지 않도록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코치(44·사진)의 얼굴은 비장했다. 대표팀 사령탑이 아직 선임되지 않아 5일 베네수엘라(부천종합운동장), 8일 우루과이(고양종합운동장)와의 평가전에서 감독대행으로 태극전사들을 지휘해야 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추된 한국 축구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신 코치는 2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엠블호텔에 들어서며 “브라질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아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공격 축구로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대표팀이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숙소를 사용하고 있어 엠블호텔을 숙소로 쓰면서 NFC에서 훈련한다. 신 코치는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한국 축구가 죽지 않았다며 팬들은 다시 응원할 것이다. 한국 축구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해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런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선수들도 새로운 각오로 평가전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 코치는 NFC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다시 한번 “나보다도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해질 필요가 있다”며 선수들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상대가 우리보다 강하지만 홈에서 경기하는 만큼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 명절 때 경기장에 못 오시는 팬들이 TV로 경기를 보고 화끈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 새 사령탑이 선임되고 나서 대표팀이 순조롭게 출범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평가전의 결과가 중요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신 코치는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11골) 이동국(35·전북)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코리안 킬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손흥민(22·레버쿠젠) 등 신예와 노장을 고르게 선발해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차기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치로 페라라 전 유벤투스 감독(이탈리아)과 만났다고 스카이스포츠 등 유럽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출국한 이 위원장은 감독 후보들을 접촉하고 귀국해 15일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공원. 떠들거나 휴대전화로 채팅을 하던 1만7000여 달림이는 출발 총성이 올리자 환호성을 지르며 일제히 달려 나갔다. 시끄럽게 떠들던 모습은 사라지고 레이스에 집중했다. 오직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만 들렸다. 간간이 ‘간바레(힘내라)’라는 응원 목소리도 들렸다. ‘눈(雪)의 도시’ 삿포로가 8월 마지막 날 마라톤 축제로 달아올랐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홋카이도 마라톤에 풀코스 1만4205명, 11.5km 펀런(Fun Run·즐겁게 달리기) 3356명 등 총 1만7561명이 참가해 삿포로의 여름 마라톤을 즐겼다. 전체 참가자가 지난해 1만5000여 명보다 2000여 명이 늘어 삿포로가 여름 마라톤 메카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겨울의 도시 삿포로는 여름에도 선선하다. 8월 날씨가 최고 28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선선하다. 한여름에도 별 어려움 없이 42.195km 풀코스를 달릴 수 있다. 일본의 대표 관광지인 삿포로를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달릴 수 있다는 것도 이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오전 9시 출발 때 날씨는 섭씨 21.8도에 습도 58%. 풀코스 레이스를 마칠 때는 25.4도에 습도 50%. 다소 부담스러운 온도였지만 펀런 코스를 달려본 기자의 첫 느낌은 ‘선선한 날씨 속에서 평탄한 코스를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간간이 나오는 다리와 지하차도를 지날 때 2∼5m의 표고차가 날 뿐 평탄했다. 햇볕이 따가웠지만 서늘한 바람이 계속 불었고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했다. 이날 한국 마스터스 대표로 풀코스에 참가한 남자부의 박창하 씨(35)도 “코스가 평탄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 즐겁게 달렸다. 특히 30km 이후가 힘든데 30km를 넘어서면서 홋카이도대 인근의 햇볕이 없는 숲 속 길을 2, 3km 달릴 수 있어 오히려 힘이 더 났다”고 말했다. 박 씨는 2시간36분11초(전체 68위)로 완주해 3월 열린 2014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37분24초)을 1분 넘게 경신했다.삿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