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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톨릭 내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권고는 지난달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전북지역 신부들의 정권 퇴진 시국미사 나흘 후인 26일 발표됐다. 시국미사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와중에 발표된 교황의 권고를 놓고 그 해석을 둘러싼 갈등도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황의 권고는 5장 288항으로 돼 있다. 1장은 교회의 선교사명과 개혁, 2장은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다뤘다. 3장은 복음 선포를 주제로 사목자들에게 강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4장에선 복음화의 사회적 책임을 다루며 정의와 평화, 공동선을 요청했다. 5장에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의 선포자가 되기를 권고했다. 이 권고를 근거로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등 일부 교구 정평위와 사제단 신부들은 “사제들의 직접적인 정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발언(지난달 24일)을 비판했다. 이에 염 대주교는 지난달 29일 이들의 주장을 의식한 듯 ‘성전 안에만 안주하는 교회가 아니라 거리로 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를 원한다’는 권고의 한 구절을 소개한 뒤 “그러나 그 방법은 철저하게 복음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달 4일 발표한 입장에서 ‘복음의 기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권고문이 누누이 강조하듯 교회의 사목은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천주교주교회의 정평위도 11일 교황의 권고를 들어 자신들의 주장이 교황의 사목 방침에 일치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평위는 ‘교회에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택은 사회학의 범주 이전에 신학의 범주’라는 표현을 들었다. 이 같은 혼란은 교황의 권고가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원칙적 언급이어서 각자의 성향이나 편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황 중심의 엄격한 위계구조를 가진 가톨릭 내부에서 제각각의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일반인은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가톨릭의 각 교구는 교구장 주교가 절대적 권위를 행사하며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구조여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최근 발표된 주교회의 정평위의 입장을 각 교구가 따라야 하는 구속력은 없다. 정평위는 교구 중심제로 운영되는 가톨릭 구조상 주교들의 협의체인 주교회의, 더욱이 그 산하 위원회의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원교구는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가 정평위 위원장으로서 정평위 입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교계의 해석이다. 서울대교구의 경우에도 책임자인 염 대주교가 일부 신부의 주장이 평신도들의 신앙생활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대교구장 비서실장인 허영엽 신부는 “‘복음의 기쁨’은 교황의 사목 원칙과 이후 청사진을 다룬 것으로 개별 국가의 정치적 상황이나 개별 교회에 대한 입장은 담고 있지 않다”며 “이를 구체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는 것은 전적으로 각 교구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기독교 주요 교파의 목사 및 장로들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임’이 12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나라 안정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나라를 흔드는 세력 때문에 대한민국은 안정을 찾지 못한 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편에 치우친 소수의 종교인들이 대통령 퇴진 등 극단적인 주장을 해 나라가 더욱 혼란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헌법에 저촉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로 종교인이 취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나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임은 시국선언과 함께 6일부터 목사 5000여 명과 장로 1000여 명에게 받은 온라인 서명을 공개했다. 이 모임은 현 시국을 염려하던 교계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단체로 서경석 목사, 이종윤 목사, 이영훈 목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은 이날 지난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지금 같은 공안정국화가 계속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백연상 baek@donga.com·김갑식 기자}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11일 “근래에 증폭되고 있는 이른바 ‘종북’ 논란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이날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정기총회 뒤 발표한 입장에서 “국가 권력기관의 불법적 선거개입과 이에 대한 은폐 축소 시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매우 위중한 사안임에 다시 한 번 공감했다”며 “정부와 여당이 이에 대한 책임보다는 모든 비판을 이념적 잣대로 왜곡하고 호도해왔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정평위는 “종교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신중하고도 적절한 품위를 지녀야 한다”면서도 “종북 폄훼와 함께 성직자를 비롯한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편협한 이해 역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전북 지역 신부들의 시국미사 논란 이후 열린 이번 정평위 총회를 앞두고 천주교 내부에서는 주교회의 산하 공식기구인 정평위에서도 정권 퇴진 같은 강경한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그런 표현은 없었다. 한 중견 신부는 “이번 입장은 사회적 소수를 지원해온 정평위 성격과 인적 구성을 감안하면 예상되는 수준”이라며 “정평위 입장은 구속력이 없고 한국 가톨릭 전체의 입장으로 확대해석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경기 용인시 화운사 능인선원장인 지명 스님(사진)이 4일 입적했다. 세수 93세, 법랍 80세. 1921년 경기 수원에서 태어나 1932년 만공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 1942년 석우 스님으로부터 비구니계를 받았다. 일생을 참선 정진한 비구니계 원로로 1953년 충남 서산시 개심사 주지로 사찰 복원 불사에 매진했다. 1962년 화운사 주지를 맡은 이후 재단법인 능인학원을 설립해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후원해왔다. 1980년 전국비구니회 3대 회장을 지냈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8일 오전 11시 화운사에서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치러진다. 031-335-2576}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나승구 대표 신부는 5일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가 즉각적으로 여기서 모든 국정을 끝내 혼란을 야기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나 신부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저지른 일도 아닌데 사퇴까지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사실 사퇴라고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의미심장한 이야기일 수 있다. ‘당장 여기서 끝내라’ 이럴 수도 있고, ‘이 엄중한 문제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껴라’라고 하는 말씀도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 결정 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사퇴 요구를 했다”며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에 관한) 명백한 진상 규명이 되면 ‘우리 대통령이 어떤 대통령이다’라고 하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 아니냐.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재신임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사제단은 4일 전북 지역 신부들의 시국미사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부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전주교구 사제단의 요구를 존중한다”며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포정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지금이라도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남이 명예로운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광주지역 5개 종교단체의 일부 진보 성향 종교인들은 5일 오후 2시 광주 YMCA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종북몰이 중심에 현 정권이 있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지난해 18대 대선은 권력 기관들이 조직적이고 불법적으로 개입한 부정선거”라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법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광주 시국회의와 연대해 촛불문화제, 시국 종교행사를 개최키로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활빈당 관계자가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외치기도 했다.김갑식 dunanworld@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산림청 ▽과장급 △운영지원과장 박기남 △홍천국유림관리소장 권영록 ◇대한불교조계종 ▽주지 △봉은사 원학 스님 △선본사 성본 스님 △보문사 등목 스님 △한국문화연수원장 구과 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덕문 스님 ◇한국일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박진용 △편집국 여론독자부장 장학만 ◇중앙엔터테인먼트앤스포츠 △기획실장 겸 스포츠긱 제작본부장 전태석 ▽제작본부 △J베이스볼 담당 겸 베이스볼긱팀장 김성원 △레이싱긱팀장 이용인 △소요긱팀장 김소라 △ 유로풋볼긱팀장 장원구 △베팅긱팀장 최민규}
‘종교인들의 시국 발언, 어떻게 볼 것인가.’ 3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퇴휴 스님)가 이 같은 주제를 내걸고 개최한 토론회는 큰 관심을 모았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일부 신부의 정권 퇴진 시국미사를 계기로 촉발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론회 패널로도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참여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사회를 맡았고, 종교계에서는 인명진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김형태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 도법 스님, 정계에서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신경민 민주당 의원, 학계에서는 홍성걸 국민대 교수가 참석했다. 그러나 2시간 정도 진행된 토론회는 금세 반쪽짜리로 흐르고 말았다. 김재원 의원은 기조발언만 마친 채 긴박한 여야 간 협상 실무를 맡고 있다며 30여 분 만에 국회로 향했고, 성 전 대사도 곧 급한 용무를 이유로 자리를 떴다. 남은 패널은 대체로 종교인의 시국 발언은 인정해야 하고, 박창신 신부의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인명진 목사는 “목사가 설교를 하려면 정치·경제·사회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그런 얘기를 하지 말라는 건 목사를 그만두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고, 도법 스님은 “종북, 빨갱이란 공포스러운 언어가 너무나 가볍게 쓰이는 현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신경민 의원은 “세상에 발언하지 않는 종교는 죽은 종교다. 종교인의 발언이 팩트나 상식에서 어긋나면 여론의 시장에서 바로잡힐 수 있다”고 했고, 보수 성향의 홍성걸 교수도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박 신부 발언을) 그냥 뒀어야 했다. 그렇다면 여론 수렴 과정에서 잘 정리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토론은 홍 교수와 나머지 패널 4명의 대립 구도로 흘렀다. 종교인들의 사회 참여와 정교 분리의 문제 등 세부 주제가 다뤄졌지만 홍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갈등 요인이 되고 있는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가 해법 모색은커녕 균형을 잃은 일방적 행사가 되고 만 것은 아쉬운 일이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가 29일 미사를 통해 사제들은 정말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와 함께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염 대주교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자신의 영명축일 축하 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의 구조에 짓눌리지 말고 용감하게 개선하며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신다”며 “그러나 그 방법은 철저하게 복음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도 사제가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강론을 한 바 있다. 영명축일은 가톨릭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성인의 축일이다. 염 대주교의 세례명은 안드레아로 축일은 30일이지만 이날 하루 앞서 미사가 봉헌됐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강남의 봉은사 주지 임명 문제로 또다시 분란에 휩싸였다. 자승 총무원장이 속한 종단 내 최대 모임인 ‘불교광장’ 회장인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은 27일 “봉은사 주지 자리가 선거 과정에서의 매표 결과로 결정됐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지홍 스님은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 의원 4명과 함께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근 봉은사 인사와 관련해 참으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가지고 있는 종상 스님에게 강남 봉은사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표로 주지 자리를 사고파는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종상 스님은 공식 직함이 불국사 박물관장이지만 이미 불국사 주지를 지냈고, 불국사와 법주사를 포함한 조계종 인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지홍 스님이 자신이 회장인 ‘불교광장’의 고문을 맡고 있는 종상 스님을 직접 언급하며 선거와 관련한 뒷거래를 폭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종단 내에서는 종상 스님이 추천한 원학 스님(불교중앙박물관장)이 봉은사 주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홍 스님은 “봉은사는 강남 포교의 산실이며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번 인사는 금권선거와 매관매직을 척결해 종단 운영과 선거문화를 바로잡겠다는 약속과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봉은사는 2010년 당시 주지인 명진 스님이 물러날 때에도 이명박 정부의 압력 의혹 논란이 불거져 자승 총무원장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후임 주지로 임명된 진화 스님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서 보선 스님을 지지한 계파에 속해 있어 교체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총무원장 연임 뒤 초기에 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생겨 당혹스럽다”면서 “총무원 새 집행부가 원만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주변의 대승적인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상 스님과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천주교 평신도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의 파문을 건의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주한 교황청대사관에 전달했다. 이 단체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00여 명의 평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정의구현사제단은) 좌편향적 정치선전과 종북 행동으로 일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로구 궁정동에 있는 주한 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해 박 신부의 파문을 건의하는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단체의 상임대표인 서석구 변호사는 고발장 전달 뒤 본보 기자와 만나 “(박 신부는) 종북적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교회법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한다”며 “기자회견에 담긴 내용을 고발서에 담아 교황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고발장의 구체적인 내용과 박 신부를 포함해 몇 명을 고발했는지 등은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 대한 결례가 될 수 있다며 공개를 꺼렸다. 국내 단체가 주한 교황청대사관에 파문 건의서를 전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알려졌다. 가톨릭교회에서 파문(破門)은 교회 공동체에서 축출되는 것으로 혼인과 고백 등 각종 성사(聖事)에서 배제를 의미하지만 현대에는 축출이 아니라 일종의 벌로 여겨지고 있다. 한 가톨릭 사제는 “국내에는 파문의 전례가 없다. 파문은 교황께서 할 수도 있지만 교구장의 권한으로 봐야 한다”며 “사제의 정치적 발언은 파문 사안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사제들의 행위가 문제가 된다면 교구장에 의한 성무(聖務)집행정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 10여 명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관련자 처벌과 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종단 내 진보적 성향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선언을 주도했고 1012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은 “시국선언은 종단 전체의 입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30여 개의 불교 군소 종단이 모인 대한불교종정협의회는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천주교 신부들이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미사를 열더니, 이제는 스님들마저 그 같은 종북 주장에 나섰다”고 비판했다.김수연 sykim@donga.com·김갑식 기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북지역 일부 신부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로 불거진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을 제외한 가톨릭 고위 성직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시국성명을 발표해 온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다음 달 11일 총회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톨릭 내부의 사정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가톨릭 지도자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을 두려워하나. A. 교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두려움보다는 불필요한 마찰을 피한다’는 것이 적합한 표현이다. 사제단은 과거 민주화운동의 공을 앞세워 교구장 주교 또는 추기경의 권위마저 무시해왔다. 사제단의 원로 격인 함세웅 신부는 2004년 김수환 추기경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 자제를 요청하자 “시대착오적”이라고 했고 2010년 정진석 추기경이 4대강 개발 반대에 우려를 표명하자 “골수 반공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가톨릭에서 교황-교구장-사제로 이어지는 관계는 ‘순명(順命·기쁨으로 명령에 따른다는 뜻)’으로 상징되지만 함 신부를 포함한 사제단은 예외였다. 이들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신부 또는 주교들의 권위를 공격해 왔다. Q. 그렇다면 사제의 정치 개입에 선을 그은 염수정 대주교의 강론은 이례적인가. A. 그렇다. 가톨릭은 중앙집권적이면서도 분권적이다. 각 교구는 관할자인 교구장에 의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최대 교구인 서울대교구를 포함한 15개 교구는 신자 수와 관계없이 사목과 인사, 행정 등 모든 영역에서 독립적 지위를 지닌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교구를 벗어난 사건에 침묵을 지키는 것은 오랜 관행이었다. Q. 주교회의와 정평위는 어떤 관계인가. A. 각 교구가 독립적이기 때문에 한국 교회 전체의 공동선과 각종 현안을 조정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주교회의다. 현재 주교회의 회원은 대주교 3명, 주교 19명, ‘아빠스’ 1명, 준회원(은퇴 주교) 12명으로 구성됐다. 산하에 상임위원회와 19개 위원회를 설치해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평위는 이들 19개 위원회 중 하나다. Q. 정평위의 성격은…. A. 이 위원회는 1970년 사회정의를 실천한다는 취지로 창립됐다. 현재 정평위는 평신도 전문가를 포함한 11명의 상임위원, 각 교구 정평위원장 15명이 포함된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평위는 주교회의 산하이기 때문에 임의단체인 사제단과는 다르다. 하지만 사실상 두 곳에 참여하는 인물이 상당수 겹친다. 정평위는 사제단과 달리 주교회의의 틀 속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 사퇴 같은 지나친 주장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Q. 일각에서는 과거 김수환 추기경의 정치적 발언과 박창신 신부의 강론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서울대교구 측은 “김 추기경의 정치적 발언은 명백하게 누구도 공감하고 있는 수준의 인권이 말살되고 있을 당시에 자유를 말한 것인 반면 박 신부의 것은 그렇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개인적 차원의 소신은 누구든 말할 수 있지만 공적인 미사에서 이를 행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교계의 설명이다. 나아가 한 관계자는 “김 추기경은 독재시대인 박정희 대통령 때에도 하야하라고 한 적이 없고, 무장공비 김신조 사건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남한이 잘못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Q. 강론에서 사견을 말하는 것은 잘못인가. A. 교회법에 따르면 제단에서 강론을 할 때는 교회의 가르침을 말해야 한다. 특히 제의를 입고 개인의 사견을 말하면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박 신부를 비판하는 사제들은 개인의 의견을 말하려면 사제복을 벗어야 하고, 미사라는 용어도 쓰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22일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가 검찰 수사를 받는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25일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가 박 신부가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해 수사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같은 날 자유청년연합 등 서울지역 보수단체도 박 신부를 대검찰청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보수단체 자유민주국민운동(운영위원장 최인식)도 26일 박 신부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박 신부는 시국미사 이후에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을 계속하겠다. (검찰에서) 잡아가면 잡혀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평신도 1100여 명이 소속된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의 김계춘 지도신부(83·부산교구 원로신부)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사제라는 게 부끄럽다”며 “교황청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사제단에 대한 고발은 한국 교구법원(1심과 2심)을 거쳐 교황청(3심)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파문’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며 “사제단의 행위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고 경거망동이 계속된다면 고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0월 한 달간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어 온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인 이영선 신부는 26일 광주인권평화재단에서 열린 정평위 소속 신부들과의 정기회의 직후 “시국미사를 내년 1월부터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국미사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 신부에 대해선 “가난한 사람을 위해 일해 온 한 노신부가 어른으로 한 말씀으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군산=김광오 kokim@donga.com / 김갑식 기자광주=정승호 기자}
◇김효남 동아에듀넷 기동탄1팀 사원 모친상=24일 경기 군포시 원광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반 031-395-4438}

“평신도들은 기본적으로 사제들의 가르침을 따르게 돼 있어 사제들의 발언에 가타부타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가톨릭 평신도들을 대변하는 전국적인 단체인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한국평협) 최홍준 회장(71·사진)의 말이다. 최 회장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일부 신부의 발언과 관련해 “도저히 평신도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또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염수정 대주교(서울대교구장)의 강론에 대해서는 “혼란 속에 있는 평신도의 신앙관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며 “사목 현장에서 일하는 사제와 평신도를 배려하겠다는 대주교의 고민과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염 대주교의 강론에 인용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다시 언급하면서 “우리 평신도들이 정치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 아닌가 반성한다”며 “평신도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평협 차원의 논의 계획은 아직 없지만 이 사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변 분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분열이 아닌 교회의 일치와 사회의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 회장은 2010년 정의구현사제단에서 활동해 온 원로 신부들이 4대강 개발과 관련해 정진석 추기경의 용퇴를 주장하자 “본당 신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주임신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물러나라고 하면 말이 되느냐”며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오창영 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 별세=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2-3410-6920}
전북지역 일부 신부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로 촉발된 논란에 대해 가톨릭계 주류에서는 ‘일부 신부의 도를 넘어선 언동’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다만 다른 종교계 일각에서 시국선언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당사자들이 소속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사퇴 촉구 미사 이후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톨릭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5일 “미사 이후 예상치 못한 역풍으로 사제단이 고민에 빠진 것 같다”며 “당분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교구 차원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사제의 직접적 정치개입의 문제점을 지적한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24일 강론이 다른 교구에도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 공식기구인 천주교 주교회의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주교회의 홍보국장인 이정주 신부는 “최근 논란에 대해 주교회의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다음달 11일 사퇴 촉구 미사 이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따라 파장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정평위는 사제단과 비슷한 인적 구성에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닮은꼴의 입장을 취해왔다. 불교와 개신교 일각에서는 시국선언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개신교 목사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는 다음 달 16∼25일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금식기도 모임’을 열 예정이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의구현사제단을 해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사제들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불교계에서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퇴휴 스님)가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승려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현재 스님 600여 명이 선언에 동참했다. 조계종 전체 스님은 1만2000여 명이다. 조계종 측은 “승가회의 시국선언은 불교계 전체 입장이 아니다”면서 “한 단체의 성명이라 종단이 언급할 사안도 아니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요즘 세상, 견성성불(見性成佛·인간의 본 마음을 깨치면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뜻) 참 힘들어요. 옛날 감옥에 있을 땐 참선이 참 잘 됐는데….” 올 8월 조계종의 8개 총림(叢林·선원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사찰) 중 하나인 고불총림(백양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으로 추대된 지선 스님(67). 스님은 1980, 9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에 수행보다는 아스팔트에서 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21일 오후 방장 추대 이후 첫 인터뷰를 위해 찾은 전남 장성 백양사의 햇살은 따뜻했다. 경내를 휘휘 둘러보던 스님은 가지가 부러져 받침대에 의지하고 있는 홍매화를 보더니 “천연기념물인데 이를 어쩌나”라며 혀를 찼다. ―호랑이 얼굴일 줄 알았는데…. 피부도 좋으시다. “하하, 옛날에 거리에서 15년간 풍찬노숙을 밥 먹듯 했다. 그때 스님이 아니라 산적이나 동학농민군 같다는 소리도 들었다.” ―이번 동안거 법어에서 ‘신심과 의심, 분심이 합해진 절박한 정진’을 강조하셨다. “재야활동 때 내 소원이 선방에서 죽는 거였다. 갖은 죄목이 내 몸에 걸리면서 이러다 수행도 제대로 못하고 죽는 거 아닌가 했다. 기왕 (감옥에) 왔으니 참선하다 죽어야겠다고 앉았는데, 참선이 정말 잘 되더라.” ―절체절명의 무념무상인가. “그 절박성이 나를 이끌었다. 1987년 어느 날 교도관이 오더니 6·29선언이 발표됐다며 ‘스님 이제 살았어요’ 하더라. 그 뒤에는 선방에 들어도 그때만큼 참선이 잘 안 된다.” ―요즘 선방 분위기는 어떤가. “자본주의 사회 분위기 탓인지 수행이 쉽지 않다. 어쩌면 모래를 찧어 밥을 짓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선방을 교도소처럼 만들어 밥만 넣어주고, 깨달으면 점검해 밖으로 내보내고… 이런 생각도 해 봤다. 허허” ―재야 운동가로 더 알려져 있다. “영웅심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과 스님들을 유린한 10·27법난이 내 일생을 바꿨다.” ―빨갱이 소리도 많이 들었다는데…. “30번 넘게 조사를 받았다. 나이 지긋한 조사관이 ‘스님은 자생적 공산주의자다’라고 하더라. 난 ‘무슨 주의자’였던 적이 없다. 심지어 불교주의자도 아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게 불교다.” ―요즘 시민사회운동을 어떻게 보시나.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담보되지 않는 통일, 통일이 빠져 있는 민주화 모두 허구라고 본다. 선불교뿐 아니라 사회운동도 자신의 몸과 사회에 맞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운동은 수입된 이론과 동원력을 지닌 학생들에게 의존했다. 지도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정치권으로 후루룩 날아가 버렸다. 이래서는 안 된다.” ―지난해 이른바 백양사 도박 동영상이 사회적 논란이 됐다. “그 사람들, 승려 생활을 직업처럼 한 거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스님을 방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백양사 내부 갈등의 원인이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1980년대 난 이미 유명했다. 한국 사회에서 더이상 이름 낼 일이 없는 사람이다. 허허.” ―그래도 방장까지 됐다. “결국 내 이 자리까지 왔는데 이유는 딱 하나다. 중질 50여 년에 머리 깎은 본사가 망해 절딴 나게 생겼는데 외면할 수 없었다.” 스님은 어릴 때 ‘욕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중학교 2학년 때 광주로 나가 돈벌자며 집을 나섰다가 백양사행 차를 타고 잠깐 구경하려던 것이 출가길이 됐단다. 과거를 돌아보던 스님은 “내일 모레 칠십이지만 난 영원한 사미승(교단에 처음 입문해 사미십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이다. 번뇌도 하나도 안 없어졌다”고 했다. ―방장인데, 번뇌가 있다고 해도 되는지…. “방장됐다고 뭐가 달라지나. 고민 속에 다리도 못 뻗고 잔다.(웃음)” ―갈등 많은 정치권에 조언을 한다면…. “해원상생(解寃相生·원망을 풀고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란 말이 있다. 해원하면 상생은 절로 따라온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지역적으로 인사 탕평책도 쓰고,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 더 배려해주면 자연스럽게 상생되고 통합된다.” 두 시간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자 달마상과 글씨가 있는 포장지에 싸인 차를 건넸다. 한사코 사양하자 손수 만든 차에 글까지 쓴 것이라며 ‘시골 아재’처럼 인상을 쓴다. “산산수수각완연(山山水水各完然) 백일청천막만인(白日靑天莫만人). 산은 산이요 물은 물로 각각 완연해 있는 그대로가 진리인데, 밝은 대낮에 사람 속이는 말 좀 하지 마소. ‘벽암록’에 나오는 말인데 내가 좋아하는 글이야.”장성=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1974년 당시 원주교구장인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은 무효라고 양심선언한 뒤 구속되자 그의 석방과 민주화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출범했다. 이 단체는 1970, 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에 기여하고, 1987년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편향된 통일관으로 파장을 일으켰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4대강 개발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주도해왔다. 교계에 따르면 전체 4500여 명의 가톨릭 사제 중 200∼500명이 이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제단은 신부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가톨릭 공식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시국미사도 가톨릭 전체는 물론이고 전주교구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사제단이 전국 단위가 아닌 전북 지역에서 첫 시국미사를 개최한 것은 지역 정서와 함께 문정현 문규현 박창신 원로신부 등 오랫동안 재야에서 활동한 사제들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사제단 내부에서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걸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 강경 그룹이 지역 미사를 통해 사회적 파장을 엿보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신부는 “사제단이 민주화운동의 공을 앞세워 주교들의 권위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행동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일부의 발언이 가톨릭 전체의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전북 지역 일부 신부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와 연평도 포격 발언 논란과 관련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사진)는 24일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구는 다르지만 한국 가톨릭계를 사실상 대표하는 서울대교구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염 대주교는 이날 낮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신앙의 해’ 폐막 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정치란 공동체의 선을 찾는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에 정치 참여도 중요한 사랑의 봉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평신도와 사제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 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교황 프란치스코는 오늘날 세상의 위기는 미사 참례율, 성사율,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나 존중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 자체, 즉 하느님 없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지적한다”며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교만과 독선이 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허영엽 서울대교구장 비서실장은 “염 대주교의 강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가 받아들이고 있는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사퇴 촉구 미사와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교구청에 항의 전화가 계속되자 신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일부 신부의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를 계기로 일각에선 이에 동조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목사의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일부 평신도는 12월 박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금식 기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박창신 신부의 발언 등에 대해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연평도 유가족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비(非)이성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신부님들의 충정은 이해되지만 연평도 포격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갑식 dunanworld@donga.com·동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