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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진위 논란에 관련 테마주들이 4일 일제히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대창(―26.00%), LS전선아시아(―21.59%), 서원(―14.64%), 덕성(―5.26%)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모비스(―28.30%), 파워로직스(―26.24%), 국일신동(―25.00%), 신성델타테크(―24.65%), 원익피앤이(―19.89%) 등도 주가가 떨어졌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 하락은 전날부터 예고됐다. 전날 오후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에 대해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자 주요 종목들은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최대 ―10%)를 기록했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중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던 서남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고 알렸다. 서남의 주가는 초전도체 테마주 열풍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262% 이상 급등했다. 이날 거래정지됐던 서남의 주식 거래는 7일 재개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의 동반 주가 하락에 “예고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개발 소식만으로 관련 종목들이 상승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오르는 ‘밈 주식’ 투자의 일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추가적인 주가 폭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K-99 개발에 대한 진위 여부가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당분간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이하에서 음의 값을 갖다가 임계온도가 되면 0이 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학교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근처에서 0이 됐다가 그 이상의 온도가 되면 양의 값을 가져야 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 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 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 여부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 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4경 원을 훌쩍 넘긴 미 부채와 반복되는 정치 리스크를 강등 이유로 들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이 여파로 2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피치는 1일 성명에서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재정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부채가 늘고 있고, 조정 능력(거버넌스)도 악화되고 있다”며 신용 강등 이유를 밝혔다. 31조 달러(약 4경130조 원)가 넘는 나랏빚과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싸고 매년 반복되는 여야 간 벼랑 끝 대치로 미국의 ‘빚 갚을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피치는 1994년 이후 29년 동안 미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해 왔다. 이로써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 미국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는 곳은 무디스만 남게 됐다. 무디스는 현재 미국에 대해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미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이 계속 지연되며 연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자 미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당시 일주일여 동안 미 증시는 15% 폭락했고, 코스피도 17% 떨어졌다. 미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피치 보고서는) 자의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고 깎아내렸고,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50.60포인트(1.90%) 하락한 2,616.47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30% 하락한 32,707.69엔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9% 내린 3,261.69에 각각 거래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원 오른 1298.5원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나랏빚-가계부채 늘고 고령화 가속… 한국도 신용등급 안심 못해 한국 신용도 위협하는 ‘3대 요인’피치, 이르면 내달 신용등급 재평가정치권, 재정준칙 두고 3년째 갈등“日도 나랏빚에 韓보다 2등급 낮아져”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7∼11년째(3대 신용평가사 기준) 변동이 없었던 한국 국가신용도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등급 조정의 이유로 지목된 재정 악화와 정치권의 이전 투구 등은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꼽고 있는 한국의 위험 요인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피치와 S&P는 이르면 9월 한국 신용등급을 다시 평가해 발표할 예정이다.● 고삐풀린 나랏빚과 가계부채 한국 신용도 위협 2일 정부에 따르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주요 글로벌 신용평가사 3곳은 2012∼2016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이후 이달까지 등급 조정은 한 차례도 없었다. 현재 무디스와 S&P는 한국을 10개 투자등급 중 3번째로 높은 ‘Aa2’와 ‘AA’로, 피치는 4번째로 높은 등급인 ‘AA―’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는 올 3월 한국의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한국 신용등급의 부정적 요인으로 급격히 상승한 국가채무 비율, 가계부채 상환 문제로 인한 경제·금융 부문 전반의 리스크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의 나랏빚은 5년 새 400조 원 넘게 불었다. 2017년 말 660조2000억 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1067조7000억 원으로 407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6%에서 49.4%로 상승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수년간의 증가 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이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한국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가계대출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한국의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102.2%로 주요 34개국(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계 빚이 GDP를 넘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73.0%), 일본(65.2%), 중국(63.6%) 등 주요국보다 30∼40%포인트가량 높다. 피치는 “한국은 가계부채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80%에 달한다”며 “높은 가계부채 부담이 소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극한 대립과 고령화도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한국보다 경제 강국이면서도 한국 대비 2단계 낮은 신용등급(3대 신용평가사 기준)을 받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장기간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펴면서 나랏빚이 주요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아졌다”며 “한국도 나랏빚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가계대출 리스크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내세운 ‘아베노믹스’로 인해 일본의 국가채무는 이미 1000조 엔(약 9100조 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가 재정적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었다는 점도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정부도 국가 채무와 재정 적자를 적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3년째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급격한 고령화 역시 장기적인 위험 요소로 꼽힌다. 무디스는 올 5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면서도 “고령화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졌다. 다만 정부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단기간에 조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정부에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적은 없다”며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재정적자나 국가채무를 개선하려는 이번 정부의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2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통화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강(强)달러를 쫓아 국내에서 이탈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치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된 변수여서 12년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 강등 때에 비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0.60포인트(1.90%)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POSCO홀딩스(─5.80%), SK하이닉스(─4.48%)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9.91포인트(3.18%) 급락했다. 이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보다는 작은 하락 폭이다. 당시 코스피는 3.70%, 코스닥지수는 5.08% 각각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주가 하락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악재와 더불어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는 단기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데다 현재의 글로벌 금융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에 자금 유출입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은행 관계자 등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필요할 때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이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여파로 대거 부실화되고 있다. 수협중앙회 등이 투자한 미국 뉴욕의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빌딩은 사실상 투자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됐다. 해외 부동산 최대 투자처인 미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투자채권을 미국 부실채권 전문펀드에 18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받고 넘기기로 했다. 앞서 2017년 말 이지스는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KB생명, 코리안리, 증권금융 등과 함께 이 건물에 1억400만 달러(약 1323억 원)를 투자했다. 후순위 대출 형식의 채권투자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임대 수익이 줄면서 2021년 7월부터 건물주가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지스 등이 보유한 후순위 대출 가치도 급락해 채권을 헐값에 넘기게 됐다. 선순위권자 몫이나 세금 등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는 핵심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사무실 및 상가 복합 건물이다.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이 임차인으로 있어 ‘아메리칸이글 리테일’ 건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 중심부에 자리 잡았지만 투자 6년 만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북미 지역에 몰려 있다”며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수익 노려 해외부동산 단기투자… “내년 상반기 위험 최고점” 장기 분산투자 해외운용사와 달리국내 금융사들, 빌딩 한두 곳 올인노후-도심 외곽 건물 투자도 문제국내 증권사 재무악화 우려 커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워싱턴의 1750K, 1801K 건물도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으로 임대 수익이 크게 줄었다. 1750K는 미국 국세청 등 주요 임차인이 나갔고, 1801K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용하는 별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실인 상태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런던 트웬티 베일리 건물 역시 핵심 임차인들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임대 수익이 줄었다. 추가 투자가 없을 경우 대출계약 위반으로 강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공실이 있지만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매각 등을 통해 원만한 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인프라 투자도 부실 징후가 뚜렷하다. 영국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MGT티사이드’에 약 3800억 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은 최소 30% 이상의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미국 텍사스 유전 투자 펀드인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는 예상보다 낮은 매장량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투자 위험 간과하고 고수익 추구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은 금리 인상, 팬데믹 등 외부 요인이 크지만 투자 위험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국내 금융사들의 잘못된 투자 방식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국내 금융사들은 고수익을 얻기 위해 손실이 났을 때 먼저 변제받기 어려운 중순위의 ‘메자닌’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다. 장기 분산 투자를 하는 해외 운용사들과 달리 빌딩 한두 곳에만 5년 이내 단기 투자를 한 것도 위험을 키웠다. 투자 대상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최근 5년간 오래됐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2급 건물에 투자해 손실을 키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입주사들은 친환경 콘셉트의 신축 사무실을 선호하는데 한국 투자자들은 이런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2018년 인수한 런던 넘버원 폴트리 건물이 대표적이다. 준공된 지 26년이나 돼 기업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높은 유지·보수 비용 탓에 매수자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사옥도 도심 외곽에 자리 잡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운용사와 증권사는 이렇게 인수한 해외 부동산 자산을 쪼개 국내 기관들에 나눠서 팔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 투자금의 1∼2%를 수수료로 챙겼다. 금융사들의 부실한 사후 대응도 손실을 키우고 있다. 임대 수익이 줄면 추가 투자 등을 신속히 결정해야 하지만 당시 투자를 결정한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의사 결정이 더뎌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자산도 적극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부실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 재무 악화 우려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은 국내 증권사들의 재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6곳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은 총 15조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중 24%가 해외 부동산 및 부동산 담보대출, 우발부채로 구성돼 있다. 최근 부실 문제가 터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나 독일 트리아논 빌딩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했다. 해외 펀드 만기가 일시에 도래하는 것도 악재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30조 원에 달한다. 부동산 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한국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매물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가격이 더 폭락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위험성이 높은 지분 투자에 집중돼 있어 손실 위험이 크다”며 “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은 내년 상반기가 최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값 하락으로 인해 자산 헐값 매각에 나서면서 투자 손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펀드 환매 제한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블랙스톤은 올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리핀타워 2개동을 8200만 달러(약 1051억 원)에 팔았다. 2014년 인수 가격(1억2900만 달러) 대비 36%, 최고가 대비 50%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최근에도 캘리포니아에 있는 다른 건물을 인수 당시 가격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 미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블랙스톤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9% 급락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뛰면서 운용사들의 채무불이행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 브룩필드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사무용 건물 3곳을 담보로 10억 달러 상당의 대출을 받았지만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연 2, 3%였던 대출 이자율이 최근 7, 8% 이상으로 뛰었다.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면 채무불이행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리츠펀드의 경우 펀드런(대규모 환매 사태)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랙스톤과 스타우드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리츠 펀드에 한해 환매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다만,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국내 투자기관들에 비해 큰 손실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만기 10년 이상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10개 이상의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는 방식 덕분이다. 이들은 최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의 자산에서 고수익을 내면서 상업용 부동산 부실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두 달 뒤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까지 올인했는데 가슴이 철렁했죠.” 40대 직장인 석모 씨는 보증금 1억 원을 끌어모아 지난주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샀다. “더 늦기 전에 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무리하게 급전을 마련했다. 이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에 비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26, 27일 이틀에 걸쳐 장중 최고가(68만2000원) 대비 10% 넘게 주가가 급락했다. 석 씨는 “다행히 28일 주가가 반등했지만 전세금 반환 시점까지 오를지 안심할 수 없어 주말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아직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진작에 이차전지 주식을 사지 못한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박 씨는 “‘벼락거지’(타인의 주식 등 자산가격만 급등해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 신세를 면하려고 매일 주가를 검색하고 인터넷 종목토론방을 기웃거린다”고 했다. 연초 10만 원대였던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50만 원을 넘기며 1000% 이상 급등하는 등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전 닷컴 버블 등에 비해 증시에서 2차전지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포모(FOMO) 심리’에 역대급 자금 몰려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7일 기준 58조1900억 원으로 지난달 말(51조8000억 원)보다 6조39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7월 1일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도 이달 들어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19조4000억 원에서 이달 28일 20조1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300억 원에 달했다. 전월(19조1000억 원) 대비 41% 급증한 규모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 원을 넘어선 건 2021년 8월(27조453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증시 자금은 이차전지로 몰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4∼2017년 당시 증시를 주도한 셀트리온 등 제약업종은 코스닥 거래대금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이차전지 업종은 2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47.6%에 달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본능적 심리”라며 “다른 사람이 소유한 걸 나도 갖고 싶어하면 이를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도 리포트에 투자자 집단 항의도이차전지 투자가 ‘묻지 마 투자’ 행태로 변질되면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종목토론방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주가를 목표가로 잡고 선동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부정적 주가 전망을 내면 ‘공매도 세력’으로 몰거나, 주식을 판 투자자에게 ‘배신자’ 꼬리표를 붙여 공격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가 이차전지 종목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 일부 강성 투자자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집단 항의를 벌이기도 한다. 이에 증권사들이 5월 하순 이후로는 에코프로에 대해선 리포트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는 “일부 세력이 장난을 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건 비정상”이라며 “유튜버 등의 조언만으로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미 금리가 22년 만에 최고인 5.25∼5.50%로 올랐다.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2.0%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둔화됐지만 (정책 목표인) 2%대로 떨어뜨리려면 갈 길이 멀다”면서 올해 추가 인상 여지도 남겨 놨다. 지난해 3월 이후 금리를 11차례, 총 5.25%포인트 올린 뒤 지난달 긴축 효과를 지켜보겠다며 동결했지만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시 올린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을 끝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9월에 인상할 수 있다”면서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올해는 없다.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 2%대로 내려오지 못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韓美 최대 금리差에도… 시장선 “韓銀은 동결할것” 美 “올해 인하 없다” 격차 더 커질듯한은, 내달 금통위 앞두고 인상 고심외자유출 조짐 없고 물가 상승률 하락시장 “한은 무리하게 안올릴것” 전망 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연내 금리 인하가 없다고 못 박으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 격차로 외국인 투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나 가계대출 부담으로 인해 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美 연준 “연내 금리 인하 없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3.1%)을 밑도는 등 인플레이션 완화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해서도 “딱 한 번 좋은 지표가 나온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미 금리 격차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미 금리 차가 지난해 11월 1%포인트가 된 지 1년도 안 돼 이보다 두 배로 벌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강(强)달러를 찾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실제 지난달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입 규모(29억2000만 달러)는 5월(114억3000만 달러)의 약 4분의 1로 줄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대급 금리 격차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 “다음 달 금리 동결” 전망역대급 한미 금리 차에도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금리 차가 1%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는데도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거나 환율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무리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금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유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세 번의 한미 금리 역전 기간에도 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수차례 “한미 금리 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도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가 ‘상저하저’(上低下低, 상·하반기 모두 경기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을 한은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 및 정부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 증가에 그치는 등 ‘불황형 성장’이 거론되고 있다. 막대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금리 인상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이 2%대로 떨어진 것도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격차가 벌어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2%포인트라는 숫자가 주는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도 당장의 환율 변동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은 내외 금리 차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외화 자금시장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율을 조사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최근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2로 지난달(100)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1년 뒤 집값을 예상한 것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집값 하락보다 상승을 전망한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로 떨어진 뒤 이달까지 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111)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 폭에 대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지역별 편차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조사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달(3.5%)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5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7%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103.2로 6월(100.7)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더 늘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가 회복되고 수출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렸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3개월 전 대비 0.1%포인트 내린 1.4%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에 5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25일(현지 시간)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 당시 1.5%에서 1.4%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1월 2.9%로 예측한 이후 2.1%→2.0%→1.7%→1.5%→1.4%로 5차례 연속 내렸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팬데믹 이후 주요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렸다.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대니얼 레이 IMF 연구본부 세계경제전망 담당 수석은 동아일보에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고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힘겹게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민간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韓 ‘中-반도체’ 타격에 성장 악화, 美-유럽은 서비스업 통해 반등 “中 부진에 韓수출 약화” 홀로 하향세세계 경제 성장률은 3.0%로 상향韓 2분기 GDP 0.6% 성장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불황형’ “중국 내 투자와 수입 전망치가 낮아졌다. 이는 한국의 수출 약화를 뜻한다.” 대니얼 레이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본부 세계전망 담당 수석은 25일(현지 시간) 한국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1.5%)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데다 상반기(1∼6월)에도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로 수출 실적이 약화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반면 IMF는 세계 경제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보다 0.1∼0.2%포인트가량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주요국 소비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은행 위기 등 불안 요인이 줄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도 한국 경제는 그간 의존해 온 중국과 반도체라는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나 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 ‘서비스’가 이끈 성장, 韓-獨은 소외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WEO)을, 1월과 7월 기존 전망치를 일부 수정하는 WEO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4월 발표 당시에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연방정부 부채 상한 갈등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봤다. 하지만 이달에는 “세계 주요국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반등했다”며 다소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각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3.0%로 0.2%포인트 올렸고 미국(1.6%→1.8%), 유로존(0.8%→0.9%), 일본(1.3%→1.4%) 등도 상향 조정됐다. 선진국 중 최악의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진단됐던 영국도 에너지 가격 하락과 강력한 소비 회복세로 무려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0.4%로 예측됐다. 반면 제조업 강국으로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은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0.3%로 제시됐다. 주요국의 소비 회복이 여행이나 외식, 숙박업 등 서비스에 집중돼 한국, 독일 등은 성장세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4월 전망치 5.2%를 유지했다. 다만 세부 내용이 달라져 한국 전망치에 영향을 줬다. 중국의 대외 수출은 늘었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투자가 위축됐고 수입이 줄었다. ● 수출보다 수입이 더 하락… ‘불황형 성장’한국은행은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25일 밝혔다. 하지만 민간·정부소비와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성장’이란 점에서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저성장) 우려가 나온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수출 감소로 인해 ―0.3%로 역성장한 뒤 민간소비 덕분에 올 1분기(1∼3월·0.3%)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민간소비는 음식, 숙박 소비가 줄면서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줄어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건설 및 설비투자도 각각 0.3%, 0.2% 줄었다. 수출도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의 부진으로 1.8% 줄었다. 다만 원유,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수입이 4.2% 감소하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은 늘었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에서 순수출의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소비, 투자에서의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레이 수석이나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올 초 한국 경제의 약화 요인으로 수출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고금리가 내수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한국은 긴축 사이클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지만 수출 악화 영향 탓에 한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공지능(AI) 열기로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 한국 경제도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제통화기금 (I MF ) 이 올해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렸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3개월 전 대비 0.1%포인트 내린 1.4%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에 5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IMF는 25 일(현지 시간)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 당시 1.5%에서 1.4%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1월 2.9%로 예측한 이후 2.1%→2.0%→1.7%→1.5%→1.4%로 5차례 연속 내렸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팬데믹 이후 주요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렸다.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대니얼 레이 IMF 연구본부 세계경제전망 담당 수석은 동아일보에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고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 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힘겹게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민간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가계에 누적된 초과 저축(기존 저축 수준을 넘어서는 저축분)이 최대 12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가계의 초과 저축 규모가 101조∼129조 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7∼6.0%, 민간소비의 9.7∼12.4%에 달한다. 가계 저축률은 코로나19 이전(2015∼2019년) 평균 7.1%에서 코로나19 이후(2020∼2022년) 평균 10.7%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초과 저축이 늘어난 것에 대해 “팬데믹 직후에는 소비 감소가, 지난해에는 소득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초반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소비가 비자발적으로 줄면서 저축이 늘었고, 지난해엔 고용 호조와 임금 상승,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이 저축 증가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가계들이 초과 저축을 통해 소비를 늘리거나 대출을 갚기보다는 예금이나 주식·펀드 등 금융자산 투자에 치중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2022년 가계의 금융자산은 1006조 원 늘어났는데 이는 직전 3개년 증가분(2017∼2019년 591조 원)과 비교해 70.2% 불어난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가계들이 초과 저축으로 예금이나 주식 등 금융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윳돈으로 대출을 갚거나 소비를 하기보다는 실물경제 등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일단 돈을 묻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초과 저축이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주택 가격 상승이나 부채 축소 지연 등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가계에 누적된 초과저축(기존 저축 수준을 넘어서는 저축분)이 최대 12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가계의 초과저축 규모가 101조~129조 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7~6.0%, 민간소비의 9.7~12.4%에 달한다. 가계 저축률은 코로나19 이전(2015년~2019년) 평균 7.1%에서 코로나19 이후(2020년~2022년) 평균 10.7%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초과저축이 늘어난 것에 대해 “팬데믹 직후에는 소비감소가, 지난해에는 소득증가가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초반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소비가 비자발적으로 줄면서 저축이 늘었고, 지난해엔 고용 호조와 임금 상승,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이 저축 증가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가계들이 초과저축을 통해 소비를 늘리거나 대출을 갚기보다는 예금이나 주식·펀드 등 금융자산 투자에 치중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2022년 가계의 금융자산은 1006조원 늘어났는데 이는 직전 3개년 증가분(2017~2019년 591조 원)과 비교해 70.2% 불어난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가계들이 초과저축으로 예금이나 주식 등 금융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윳돈으로 대출을 갚거나 소비를 하기보다는 실물경제 등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일단 돈을 묻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초과저축이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주택 가격 상승이나 부채 축소 지연 등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약 15%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1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정보기술(IT) 경기가 나아지더라도 수출이 큰 폭으로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수출 35% 넘게 감소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12억3300만 달러(약 40조1000억 원)로 1년 전보다 15.2% 줄었다. 이달 말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월간 기준으로도 수출이 전년보다 줄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수출이 10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가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감소세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43억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5.4% 줄었다. 수출을 떠받쳐왔던 또 다른 축인 대중(對中) 수출도 감소세가 계속됐다. 1∼20일 대중 수출액은 63억4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1.2% 감소했다. 말레이시아(―40.2%), 싱가포르(―35.9%), 베트남(―22.6%) 등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 역시 줄었다. 올 상반기(1∼6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4대 수출시장 가운데 중국과 아세안 수출은 전년보다 각각 26%, 20.4% 감소했다. 이달 20일까지 수입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든 325억9400만 달러였다. 수입이 수출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3억6100만 달러 적자였다. 이 같은 추세면 지난달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던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적자로 전환된다. 올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쌓인 무역적자는 278억2700만 달러였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 경쟁력 약화” 수출이 앞으로 크게 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BOK 이슈노트-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에서 “하반기(7∼12월)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국가별 산업구조와 경쟁력 변화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중 수출 감소에서 중국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기적 요인’은 64.7%였다. 반면 중국 내 한국의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은 35.3%로 나타났다. 대중 수출 감소 원인의 약 3분의 1은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경기 반등 없이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 어려운 가운데 반도체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PC 등 주요 세트 제품 수요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2분기(4∼6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초 전년 대비 한 자릿수 감소 예측치에서 하향 조정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개선을 위해서는 제품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며 “기술 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 등 산업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금주 중 HMM(옛 현대상선)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을 찾는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번 주에 HMM 경영권 매각 공고를 내기로 했다. HMM 지분의 40.65%를 보유한 대주주인 산은과 공사는 2조68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만기가 없는 채권)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MM 인수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걸 막기 위해 인수 전 약 1조 원만 주식으로 바꿀 방침이다. 나머지 1조6800억 원의 영구채는 매각 후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산은과 공사는 매각 후에도 HMM의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산은이 5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HMM 인수 가격이 크게 오르는 걸 피하기로 한 것은 매각 속도를 높이려는 측면도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HMM의 신속한 매각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0.07%포인트만큼 영향을 준다. 13%대로 떨어진 BIS 비율 등 산은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려면 HMM 매각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과 공사는 HMM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18∼2020년 5차례에 걸쳐 총 2조6800억 원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영구채는 투자 조건에 따라 특정 시기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과 공사는 올 10월 1조 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통주로 바꿀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산은 등이 HMM 인수가격 급등을 피하면서도 배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충안을 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사전에 약정된 가격보다 현 주가가 높은데도 이를 주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익을 의도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서다. 영구채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당 가치는 낮아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구채 전환 시 유통 주식 수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양극재 분야 지주회사 에코프로의 주가가 18일 100만 원을 넘겨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 ‘황제주’ 대열에 들어섰다. 이날 에코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11만9000원(11.91%) 오른 주당 11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한때 114만8000원까지 치솟아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2007년 9월 동일철강 이후 약 16년 만의 황제주 등극이다. 에코프로는 이달에만 23%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여 갚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현상이 에코프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 주식은 136만2377주로 전체 유통 주식의 5.12%를 차지했다. 에코프로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쇼트 스퀴즈 현상으로 당분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일각에선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11만 원 선에 그쳤지만 6개월 사이 10배가량으로 폭등했다.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은 2차전지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해석되지만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과열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됐다.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이 예상을 크게 빗나가면서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전망을 사실상 포기한 채 관련 보고서도 내지 않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양극재 분야 지주회사 에코프로의 주가가 18일 100만 원을 넘겨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 ‘황제주’ 대열에 들어섰다. 이날 에코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11만9000원(11.91%) 오른 주당 11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14만8000원까지 치솟아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코프로는 이달에만 23%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여 갚는 ‘쇼트스퀴즈(short squeeze)’ 현상이 에코프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주식은 136만2377주로 전체 유통 주식의 5.12%를 차지했다. 에코프로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쇼트스퀴즈 현상으로 당분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일각에선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한국의 가계빚 부담과 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국 중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가계 부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3.6%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인 17개국 중 호주(1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DSR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지표다. DSR이 높을수록 빚을 갚는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BIS는 주요 17개국의 국민계정을 활용해 분기별로 DSR을 산출한다. 한국은 가계빚이 늘어나는 속도도 두 번째로 빨랐다. 한국의 지난해 DSR은 2021년(12.8%)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1.2%포인트 늘어난 호주 다음이다. 17개국 중 절반 이상은 오히려 DSR 비율이 줄면서 가계빚이 안정화됐는데 한국의 가계는 이례적으로 빚 부담이 빨리 늘었다. 한국의 DSR이 빠르게 오른 것은 최근 1, 2년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고물가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2021년 연 3.01%에서 지난해 4.66%로 1.65%포인트 상승했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의 총량도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05.0%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스위스(128.3%)와 호주(11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최근에는 기준금리가 잇달아 동결되고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5조9000억 원 늘어난 1062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이 예상 밖으로 급격히 늘어날 경우 금리나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한국의 가계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암시하는 지표들이 속속 공개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과거 저금리 및 집값 상승기 때 불어났던 가계빚이 고금리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가계빚이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가계의 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제 성장의 기반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계빚 비율 12년 만에 14위→3위 한은이 17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작년 4분기(10∼12월)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빚의 총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이 다른 나라와 달리 계속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한은은 “주요국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반면에 한국과 중국, 태국 등은 계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43개국 중 14번째 수준이었지만 2016년 8번째로 올랐고 작년에는 3번째까지 올랐다. 다른 나라들이 고통스러운 긴축으로 가계빚을 줄여 나가는 동안 한국은 시한폭탄을 키우는 역주행을 한 것이다. 한국만 유독 가계빚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영끌’ ‘빚투’로 불리는 자산 투자 열풍이 꼽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자산 수요 증가 등이 가계빚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가계가 부채를 늘려 온 과정에서 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규제도 조기에 도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세를 제약하고 자산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며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점진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미 불어날 대로 불어난 가계빚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했을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39년에야 약 9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사상 최대 가계부채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올해 초에는 다소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면서 급증하는 분위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5조9000억 원 늘어난 1062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4월(2조3000억 원) 증가세로 전환한 뒤로 증가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7조 원이 늘었는데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직전인 2020년 2월(7조8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대치동 등 재건축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가계부채를 줄이지 못한 채 방치하는 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는 시한폭탄의 위력만 더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한 한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가계빚 총량을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이 경우 자칫 가계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한은은 가계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것에 대비해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금리를 3.5%로 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면서 “당분간 금리를 내릴 것을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한은의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대해 “통화당국의 어려움과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 우려에 100% 공감하고 있다”며 미시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