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김갑식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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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갑식 부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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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석에 앉으시죠” “거긴 예수님 자리로”

    “이쪽 가운데로 앉으시죠.”(염수정 추기경) “새 추기경님이 앉으셔야죠.”(정진석 추기경) “그럼 여기는 예수님 자리로….”(염 추기경) 13일 추기경 임명 축하식에 앞서 오전 9시 반경 서울대교구청 3층 교구장 집무실에서 만난 두 추기경은 서로 가운데 상석에 앉지 않겠다며 ‘자리다툼’을 벌였다. 잠시 후 웃으면서 상석은 예수님 자리로 비워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2012년 정 추기경 후임으로 서울대교구장이 된 염 추기경은 집무실 문가에 나와 선배 추기경을 맞았다. 후임 교구장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면서 평소 교구청 출입을 삼가던 정 추기경은 이날만은 공식 행사보다 1시간 넘게 일찍 찾아와 새 추기경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두 추기경과 조규만 주교, 최근 임명된 유경촌 주교에 이어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청대사가 차례로 합석해 세 번째 추기경 탄생의 경사 속에 웃음꽃을 피웠다. 정 추기경은 “새 추기경 탄생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며 “이런 관심은 아마도 교회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해 가톨릭이 더욱 노력해 달라는 바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딜랴 대사는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에게 추기경 임명을 알리는 교황청의 공식 문서를 전달했다. 추기경 임명 날짜가 당초 예상보다 한 주 이상 빨라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정 추기경은 “내 경우 추기경 임명 날짜가 2006년 2월 22일로 수요일이었다”며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이번 추기경 발표는 주님 세례 축일에 맞춰지는 바람에 앞당겨진 것 아니냐”며 “모두 새롭게 태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 주교가 “교황님은 역시 예측불허다. 교황께서 방한 전 교구장께 미리 선물을 주면서 열심히 살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염 추기경은 “다른 분들은 모두 좋아하는데 그 무게 때문에 나만 안 좋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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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개혁, 자신부터 먼저 바꿔라”

    “소통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기본 원리 중 하나입니다. 세상 대부분의 종교들이 사람이 신을 찾아가는 길인 반면에 기독교는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왔지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9일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홍정길 목사(73)는 교회의 소통 부재를 자책하며 “하나님께도 그렇지만 사람들에게도 부끄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소통 문제가 화두다. “사람들이 비슷하거나 평등하다면 소통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강자와 약자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강자가 약자를 끌어올려 주고, 마음으로 안아주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나. “사람 냄새, 따뜻함이 없고 원칙만 보였다. 세상과 소통하려면 무엇보다 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성찰 속에 먼저 바뀌어야 한다. 남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을 먼저 바꾸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야당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은 어떤가. “당이 다르거나 입장이 달라도 옳은 얘기라면, 또는 힘들어도 가야 하는 길이라면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 정말 아닌 상황에서 그들이 ‘아니요’라고 할 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그는 6·25전쟁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목청을 높이면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이겨온 사회 분위기도 소통 부재의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서울 반포에 남서울교회를 개척한 홍 목사는 1995년 장애인을 위한 밀알학교에 전념하기 위해 교회 둥지를 떠났다. 이후 다시 개척한 남서울은혜교회의 예배는 교회 건물 없이 밀알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2012년 은퇴한 그는 현재 남북나눔운동 회장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홍 목사는 동아일보의 연중 캠페인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 공감을 표시하며 아이들이 옳은 말을 사용하고 좋은 인성을 갖도록 하는 일을 ‘제2의 건국’으로 비유했다. “말은 씨앗이다. 나쁜 말을 쓰면 나쁜 인격이 형성되고, 좋은 말이 몸에 배면 좋은 사람이 된다. 며칠 전에도 지인들과 욕으로 망가진 아이들의 말과 교육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 교회도 앞장서서 아이들의 말을 바로잡고 좋은 인성을 갖게 하는 ‘제2의 건국’에 나서야 한다.” 홍 목사는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이미 소천(召天)한 옥한흠 하용조 목사와 함께 한국 개신교 ‘복음주의 운동의 네 수레바퀴’로 불렸다. ‘절친’이었던 옥 목사와 하 목사를 3, 4년 사이 잇달아 떠나보낸 후 부쩍 ‘잘 살고 있냐’는 자문자답이 많아졌다고 했다. ―때론 가족보다 가까운 친구를 잃은 상처가 더 오래간다. “누군가 아호를 준다고 했지만 부담스러워 사양해왔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 것이 대나무 울타리, 죽리(竹籬)다. 내 삶이 본채나 마당도 아니고, 토담도 못 되는, 토끼가 밀면 넘어지는 대나무 울타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죽리, 그냥 읽으면 ‘죽니’, 몇 번 읽다 ‘이제 잘 죽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두려움 중 하나는 잘못했다고 지적해줄 사람들이 자꾸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동원 목사랑 ‘하나님 앞에 갈 때까지 실수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소통과 화해를 위해 조언한다면…. “도산 안창호 선생과 가나안 농군학교를 세운 일가 김용기 장로를 존경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졌다는 것이다. 도산 선생은 한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렀고, 김 장로는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오래전 김 장로와 작은 여관에 숙박했는데 문풍지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김 장로는 밥풀을 달라고 하더니 가방에서 창호지를 꺼내 그 구멍에 붙이더라.” ―삶이 힘든 이들이 많은데…. “호수가 아무리 흐려도 근원이 맑으면 언젠가 맑아진다. 그래서 근원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작은 일부터 시작하자. 남의 여관 방문에 창호지를 붙이는 마음을 먹고 그 일을 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면 보람이 느껴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조금 여유 있고 힘 있는 분들은 손해 보는 일을 하면 좋겠다. 그 일에는 적이나 라이벌, 방해자가 없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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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만 信者에 걸맞은 예우… 교황 방한 앞둔 ‘깜짝선물’?

    한국의 새 추기경 임명은 500만 신자를 가진 한국 가톨릭의 높아진 위상과 교황 선출권이 있는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일각에선 이번에 지명된 염수정 서울 대교구장을 비롯해 김희중 광주 대교구장과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제주 교구장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가톨릭 내에서는 가장 신자가 많고 수도에 있는 교구라는 점에서 서울 대교구장의 추기경 임명이 ‘순리’에 가깝다는 예측이 많았다. 가톨릭 사정에 밝은 한 중견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파격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분들을 후보로 놓고 있지만 염 교구장이 세 번째 추기경이 될 가능성이 지배적이었다”면서 “과거 민주화 운동 시절에는 한국의 정치 상황을 최소한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시기로 봤지만 교황청은 지금을 그 시절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염 추기경은 지난해 전북 지역 일부 신부들의 정권 퇴진 촉구 미사로 촉발된 가톨릭 내부의 정치 참여 논란 당시에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참여는 신부의 몫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교회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고통을 나눠야 하지만 이는 복음적인 방법에 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교계에서는 교황청이 염 추기경을 지명한 것은 한국 가톨릭교회의 안정과 염 추기경의 행보에 대한 묵시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염 추기경 지명 소식이 발표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가톨릭 주교회의에서는 최근 “교황청에 교황의 방한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인데 만일 방한이 이뤄진다면 시기는 올 8월이나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추기경 서임 발표가 교황의 방한을 앞둔 일종의 ‘선물’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교황은 노령을 감안해 보통 더운 여름과 겨울에는 여행을 삼가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미 출신인 만큼 8월 내한 가능성도 있다. 8월에는 대전 교구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다. 10월에는 현재 교황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복자(福者·‘성인’의 전 단계)로 추대하는 시복(諡福)식이 예정돼 있다. 교황이 8월에 내한할 경우 124위 시복식을 교황 내한 기간에 맞춰 앞당겨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교황이 방한한 것은 1984년 5월 한국 천주교 200주년과 1989년 10월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때로 모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재위 시기였다. 올해 방한이 이뤄지면 25년 만의 교황 방문이 이뤄지는 셈이다.김갑식 dunanworld@donga.com·권재현 기자}

    •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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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분… 한국 세 번째 추기경에 염수정 대주교

    또 한 명의 한국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천주교 염수정 서울대교구장(71)이 한국의 새 추기경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염수정 대주교를 포함해 19명의 새 추기경을 지명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1969년)과 정진석 추기경(2006년)에 이은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이다. 추기경 서임식은 2월 22일 로마의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다. 염 추기경은 80세 미만의 추기경이라 교황 선출권도 갖는다. 정진석 추기경(83)은 교황 선출권이 없다. 염 추기경도 교황청의 지명 사실을 12일 오후 늦게야 알았을 정도로 발표는 전격적이었다. 서울대교구장 비서실장인 허영엽 신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교구장님과 산책하다 오후 8시 20분경 외부 전화를 받으면서 추기경 지명 사실을 알았다”며 “교황청의 사전 연락도 없었고, 주한 교황청대사관이나 주교회의도 사실을 몰라 교황청 홈페이지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추기경 지명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매우 두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소명이다. 주어진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고 허 신부가 전했다. 서울대교구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축하식을 열 계획이다. 염 추기경은 옹기장이와 숯쟁이 신앙의 순교자 집안 출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43년 경기 안성에서 5남 3녀 중 여섯째(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18세기 한국 교회 초기 무렵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인 그의 집안은 박해를 피해 충북 진천에서 옹기를 굽는 ‘사기장골’에 살면서 신앙을 지켜냈다. 가톨릭교계에 따르면 염 추기경의 어머니는 임신한 순간부터 “아들이면 사제가, 딸이면 수녀가 되도록 성모님께 바치겠다”고 기도했다. 염 추기경 일가는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3형제 신부를 냈다. 염 추기경에 이어 동생 수완, 수의도 사제가 됐다. 염 추기경이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서울 동성중학교 재학 시절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다 가톨릭계의 한 잡지에서 소신학교(성신고등학교) 입학 안내문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70년에 가톨릭신학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12월에 사제가 됐다. 서울 불광동성당과 당산동성당 보좌신부로 사제 생활을 시작했다. 평화방송 이사장,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을 맡았다. 서울대교구 주변에서는 염 추기경의 장점으로 친화력과 추진력을 꼽는다. 교구장을 맡은 뒤에는 신중하게 활동했지만 언제나 신자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신부로 사랑받아 왔다. 젊은 시절에는 축구를 좋아했고, 수영과 테니스, 스키에도 일가견이 있다. 교구장이지만 최창화 몬시뇰 등 동기 사제들과 여전히 격의 없이 어울리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날려 후배 신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일화도 있다. 염 추기경은 항상 기도하는 사제로 알려져 있다. 후배 신부들을 만나면 부족한 사람이 주교가 돼 하느님께 송구스럽다면서 늘 기도 속에서 하느님 도우심을 청했다. “염수정 교구장은 한마디로 준비된 분이다. 신앙을 비롯한 좋은 의미에서 고집이 센 분이다.” 염 추기경의 신학교 동기 최창화 몬시뇰이 평소에 하는 말이다. 중도 보수 성향의 염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정치 참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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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수정 대주교, 내달 한국 새 추기경에 서임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71)이 한국의 새 추기경이 됐다. 바티칸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교황청은 12일 추기경으로 염수정 대주교를 지명했다. 추기경 서임식은 2월 22일 로마의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다.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은 세번째 추기경이다. 염 추기경은 80세 이하 추기경이라 교황 선출권도 갖는다. 70년에 가톨릭신학대를 졸업했다. 같은 해 12월에 사제가 됐으며, 서울 불광동 성당과 당산당 성당 보좌신부로 사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평화방송 이사장,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 서울대교구장 등을 맡고 있다. 중도 보수 성향의 염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정치 참여를 강하게 비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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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오의 언어, 평화의 언어로 바꾸자”

    “증오의 언어, 이제 평화의 언어로 바꿔야 합니다.” 6일 서울 정동에서 만난 차동엽 신부(56)는 “다른 일도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증오의 언어가 세상을 지배했다”며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는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짐이 됐다”고 말했다. 100만 부 넘게 팔린 ‘무지개 원리’를 비롯해 ‘행복선언’ ‘희망의 귀환’ 등을 펴낸 ‘희망 전령사’의 목소리는 무겁고 단호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언어를 꼽은 것은 의외다. ‘말’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언어가 문제를 만들었으니 그 해결의 실마리도 언어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스트리아 유학 중 공동체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할 때였다. 지도교수가 글을 쭉 훑어보더니, 내용이 좋다고 칭찬한 뒤 왜 전쟁용어를 그렇게 많이 썼냐고 묻더라. 깜짝 놀라 다시 내 글을 봤다. 투쟁, 쟁취, 점령…. 평화의 언어는 없고 전쟁의 언어가 너무 많았다.” ―당시 사제 신분 아니었나.(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차 신부는 1991년 사제품을 받은 뒤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사목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더 부끄러웠다. 명색이 신부인데 그런 표현을 당연하게 쓰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런 표현들을 이상하지 않게 여긴다. 그때 충격으로 평화의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미국 마셜 로젠버그 박사의 ‘비폭력대화’를 보면 전쟁의 언어는 자칼의 언어, 평화의 언어는 ‘기린 언어’로 불린다. 기린이 목이 길고 심장이 커서 포용하고 감싸는 범위가 넓다는 의미다.” ―언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나. “사람들은 민주화된 법이나 제도가 없어 막말을 하고, 몸싸움하는 게 아니다.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졌다고 ‘선진화’가 되는 건 아니다. 사람의 의식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선한’ 말은 갑자기 입술에 배지 않기 때문이다. 이걸 바꾸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소 10년.” ―가톨릭 일부 사제는 대통령을 심판한다는 표현까지 하는데…. “정의를 말하는 것까지는 그분들의 책임이다. 그러나 정의를 말하면서 증오의 언어를 쓰면 그것은 정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한다. 정의를 말하기 전 판단의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에는 무엇보다 ‘두려운 성찰’이 필요하다. 내가 학문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의를 말하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가’ ‘진실에 접근하기란 얼마나 힘든가’를 자주 생각한다.” ―심지어 대통령을 어둠의 세력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다. 예수님은 심판하지 말라고 하셨다. 인간이 인간에 대해 가진 정보는 어느 경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 속을 어떻게 알겠나. 그래서 심판은 완전한 정보를 지닌 하느님의 것이다. 바로 정의의 이름으로 남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차 신부의 말은 심판과 정의에 이르자 할 말이 많은 듯 비교적 길게 이어졌다. 그러면서 그는 중세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cuique suum)’라는 말을 빌려 정의를 규정했다. ―6일 대통령 첫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지난 1년을 어떻게 생각하나. “불행조차 희망으로 보는 긍정적 관점이 배어 있어 그런지 모르지만 소모적인 한 해로 보고 싶지는 않다. 정부든 개인이든 모두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공부 많이 한 소득이 있지 않았나.” ―기자회견에서 보인 대통령의 언어와 소통법은 어떻게 생각하나. “오랜 훈련으로 품격이 있는 편이고, 평화의 언어에 가깝지만 소통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타협이 소통은 아니라는 말엔 개인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소통의 출발은 경청이고, 내가 다른 이유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의 입장은 이해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가슴속에 전달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아쉽다.” 차 신부는 대통령이 업무가 끝난 후에도 관저에서 보고서를 검토한다는 얘기에 대해 “보고서만으로 세상을 파악하는 것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며 “경제는 잘 모르지만 대통령이 중점을 둔 경제혁신이 혜택이 사회적 약자에게 골고루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절망에는 희망이 정답이다. 이제는 대통령이, 국가가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희망이라는 답을 줘야 한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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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도 교파 분열 극복해야” NCCK-천주교, 22일 일치기도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교단과 한국 천주교는 8일 ‘201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공동담화문에서 여러 그리스도 교파는 분열의 죄를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지 않은 것처럼 교회도 결코 갈라진 적이 없으며 단지 그리스도인들이 갈라졌을 뿐”이라며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 창립을 통해 일치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일치기도회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민교회에서 열린다.}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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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기자회견… 문화계 2인 “나라면 이렇게”

    《 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사진)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할 얘기를 똑 부러지게 했다는 호평도 있지만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고 아쉽다는 말도 나온다.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48)와 ‘YS는 못말려’ 등 정치풍자집을 내온 방송작가 장덕균 씨(49)가 “나라면 이렇게 썼다”라는 시각에서 박 대통령의 연설문 화법과 유머 등 ‘소통 코드’를 짚어봤다. 》 ▼ “안녕들 하십니까로 시작했더라면…” ▼가령, 이런 시작은 어땠을까? “국민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들 하십니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시작했다면…. 최소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보다는 한발 더 국민에게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아침은 맛있게 드셨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면 일상적인 친근함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지금 사람들 사이에 어떤 인사말이 오고가는지를 살펴봤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첫 인사말은 연설 전체의 길을 안내하는 최초의 표지판이다. 기자회견도 첫 1, 2분이 중요하다. 첫마디부터 듣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발언으로 시작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활자언어를 사용했다. 연설문을 내려받아서 ‘읽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귀를 통해 ‘들을’ 때는 활자언어가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 영상언어로 이야기해야 귀에 잘 들어온다. 그러기 위해선 언어가 구체적이어야 하고, 구체적이기 위해선 상징과 비유가 필수다. ‘생선이 신선하다’라고 하지 말고 ‘알래스카에서 왔다’라고 해야 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보이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질의응답에선 “업무 후 관저에서 뭘 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은 국민에게 대통령의 친근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였다. 사람들은 “대통령도 퇴근 후 TV 드라마를 볼까”와 같은 사소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이런 대답은 어땠을까. “요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인기가 많다던데 저도 보고서 안 읽고 그런 드라마 보고 싶어요”라며 얘기를 풀어나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별 다섯 개 만점에 내용에는 별 넷을, 형식에는 별 세 개 반을 주겠다. 내용을 압도하는 게 형식일 수 있는데 형식이 내용을 못 따라잡았다. 소통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는 꼼꼼하고 촘촘한 브리핑 같았다.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정리=조이영 기자 ▼ “소도 알아듣게 소통… 썰렁 유머 기꺼이” ▼박근혜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 사실, 미국 대통령들 기자회견처럼 간간이 ‘빵빵 터지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진 않았다. 나뿐 아니라 국민들은 다 안다. 박 대통령의 유머가 썰렁하다는 사실을.(“돼지를 한 번에 굽는 방법은 코에 플러그를 꽂는 것” 같은 박 대통령의 이전 유머를 떠올려 보라!) 그런데 ‘썰렁 유머’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훌륭한 웃음 코드가 된다.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특유의 진지한 얼굴을 한 채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국민 여러분, 제가 ‘썰렁 유머’를 한다는 기사가 가끔 나던데, 결단코 남북문제와 경제는 썰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휘∼이익. 순간 기자회견장엔 찬바람이 불겠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허술한 유머로 애쓰는 모습에서 대통령의 인간적인 매력과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불통 논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었다. 가장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대목이었는데, 오히려 가장 덜 소통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원칙을 지키는 것을 불통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물론 옳다.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고 다가가기 위한 자리임을 생각할 땐, 간결한 ‘썰렁 유머’ 한마디가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소귀에 경 읽기’라는 말도 있지만, 소도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소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딱딱한 기자회견에서 거의 유일한 ‘구어체’ 문장인 “통일은 대박이다”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경박하다” “쉽게 와 닿는 표현이다”, 갑론을박도 있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과감하게 그런 표현을 구사한 점은 좋았지만, 이어지는 말에서 그 표현의 ‘맛’을 제대로 살리진 못한 점이 아쉬웠다. 대통령이 다음에 기자회견을 또 하게 된다면, 그땐 ‘썰렁 유머’라도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박 대통령 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장덕균·tvN 코미디 빅리그 메인작가}

    •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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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산 스님 “역지사지의 마음 부족해 세상불통”

    “처염상정(處染常淨),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마세요.”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스님들이 지켜야 하는 계를 내려주는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이자 쌍계총림 방장인 고산 스님(81)의 말이다. 전계대화상은 오랜 수행 이력과 함께 선교(禪敎)에 두루 능한 원로들이 맡아왔다. 새해를 며칠 앞둔 지난해 12월 27일, 경남 하동 쌍계사 방장실에서 스님을 만났다. 지난해 9월 방장 추대 이후 첫 인터뷰다. 고산 스님은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데 세상사가 갈등과 다툼으로 얼룩져 있어 힘겨워하는 이가 너무 많다”며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살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1945년 입산해 뛰어난 법문으로 ‘설법제일(說法第一)’로 불렸던 동산 스님을 은사로 1948년 사미계, 1956년 비구계를 받았다. 조계사 은해사 쌍계사 주지에 이어 1998년 총무원장으로 선출됐고, 2008년 전계대화상으로 추대됐다. 1999년 절차상의 문제로 총무원장 재선거가 불가피해지자 고산 스님이 “젊은 사람(지선 스님)과 선거를 두 번이나 할 수 없다”며 ‘천하의 총무원장’ 자리를 박차고 낙향한 일화가 있다. 스님은 최근 불거진 사회적 갈등과 소통 부재가 화두가 되자 인도의 앙굴마라 일화를 언급했다. 앙굴마라는 제자가 자신의 부인을 유혹했다고 생각한 스승의 간계에 빠져 사람을 죽인 뒤 그 손가락을 잘라내 머리 장식을 했다. 999명을 죽인 앙굴마라는 1000번째로 어머니를 죽이려다 부처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사람들은 천하의 흉악범을 어떻게 제자로 받아들일 수 있냐고 반대했어요. 그때 부처님의 말은 한마디로 ‘과거를 묻지 마세요’죠. 자꾸 과거를 묻고, 그것 때문에 상종을 안 하려고 하면 안 돼요. 결국 앙굴마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참회하고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어 스님은 “부처님은 또 지난 일을 묻는 대신 앞으로 잘할 일을 생각하라고 했는데 그걸 불교에서는 참회라고 한다”고 했다. 쌍계사 가는 길에 귀동냥을 하니 고산 스님의 별명은 ‘땡비’(땅벌)란다. 그 유래를 묻자 스님은 껄껄 웃으며 “땅에 집을 짓고 살다 무섭게 쏘아대는…. 조금이라도 생각이 비뚤어져 있으면 인정사정없이 귀싸대기 붙인다고 해서…. 내 성질이 좀 별나서…”라고 했다. 스님은 20대 때 부산 범어사에 화엄경을 빌리러 갔다 다른 스님과의 마찰로 주먹다짐을 벌였고, 결국 승적을 잃고 절에서 내쫓기는 산문출송(山門黜送)을 당했다. 이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용서를 받은 뒤 공부에 전념했다. “그때 일이 평생 분발의 계기가 됐어요. 사람이 사는 것은 해마다 비슷해요. 지나고 보면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 때도 있어요. 80년을 살았지만 해마다 잘못했구나, 하면서 그걸 바로잡아 나가는 게 수행이라고 생각해요. 학생이나 직장인이나 정치인 다 마찬가지죠.” 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이나 대한민국 헌법이 다를 게 없다고 했다. “항상 자신은 잘하고, 남은 못한다는 식이면 싸움은 끝이 안 나요. 원칙을 세우되 때로 잘못한 것을 참회하면 용서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소통 부재, 소통 부재 하는데, 어려운 얘기 필요 없이 역지사지하는 마음의 부족이죠.”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와 ‘지리산 무쇠소’로도 불리는 스님은 기자가 다리를 풀 무렵 불쑥 호박 키우는 재미를 아냐고 물었다. “한 구덩이에서 호박 한 줄기에 다섯 개씩, 다섯 줄기면 5 곱하기 5 해서 25개, 이걸 다시 열 차례 따 먹으면 한 해가 가요. 사람들이 이 재미를 잘 몰라요. 허허허.” 하동=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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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유경촌-정순택 신부 임명

    서울대교구에 2명의 보좌주교가 탄생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주한 교황청대사관 발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 오후 8시(한국 시간) 서울대교구 유경촌 신부(51)와 가르멜 수도회 정순택 신부(52)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2006년 조규만 주교 임명 이후 7년 만에 보좌주교를 맞게 됐다. 신임 유 주교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동생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은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 상트게오르겐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대교구 목5동 성당 보좌신부와 가톨릭대 교수, 통합사목연구소 소장을 거쳐 올해부터 명일동 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신임 정 주교는 가르멜 수도회 소속으로 1984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가톨릭대에 편입해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주교 서품식은 내년 2월 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거행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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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기관차’ 코레일]부처 앞에 마주앉은 노사… 조정 수순 밟나

    파업 18일째인 26일 하루 종일 철도 파업 사태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일단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만남 뒤 곧바로 노사 실무협상이 이뤄졌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7일 입장 발표를 하기로 해 이제 조정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날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달라”는 철도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재에 나선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26일 오후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함께 만나 두 분이 대화를 하도록 자리를 주선했다”며 “노사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집하는 대신에 국가 기간산업인 철도의 안정과 발전, 국민의 보편적 행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사장은 오후 2시 10분경 화쟁위원회를 통해 박 수석부위원장과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에는 도법 스님, 조계종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 박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 코레일 최 사장과 간부 등 5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다. 최 사장은 오후 2시 40분경 박물관 건물 정문 앞에서 “노조 측과 실무 교섭에 들어갈 것”이란 발표를 했고 5분 뒤 박 수석부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답변했다. 최 사장은 노조와의 만남 직후 “파업 장기화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노사 간에 상호 진정성 있는 만남을 했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합의로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사옥에서 실무 협상이 열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문제와 조합원 고소 고발 및 직위해제 중단 등의 이슈를 놓고 치열한 논의가 오갔다. 노사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정부는 ‘강온작전’도 펼쳤다. 노조와의 적극 대화에 나서면서 한편으론 노조를 몰아세우며 합의를 압박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발표한 담화문에서 “불법 철도파업으로 산업 수출 물류 등 경제 전반에 걸쳐 1조 원 이상의 손실이 났다”며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연상 baek@donga.com ·김갑식·서동일 기자}

    • 201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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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멘 vs ‘아웃’, 성탄절 두얼굴… 전국서 미사 예배-한쪽선 ‘朴대통령 퇴진’ 정치 구호

    성탄절인 25일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이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비롯한 교구 내 각 성당에서 이날 낮 12시 예수성탄대축일 미사를 일제히 봉헌했다. 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마른 풀도 자리 삼아 누우시고 구유도 마다하지 않으시며 새들도 굶지 않게 먹이시는 주님께서는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렇게 태어나셨다”며 “비록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어렵다 할지라도 좌절하지 말고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용기로 모든 것을 딛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사제단 입장을 시작으로 복음 낭독과 교구장 강론, 교구장과 사제단의 신자들을 위한 장엄 축복 등으로 이어졌다. 염 대주교는 강론에서 미리 발표한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라는 제목의 성탄 메시지를 낭독했다. 개신교 단체인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청량리 다일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 노숙인 2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다일 거리 성탄 행사’를 개최했다. 이 단체는 무료 급식 ‘밥퍼’ 운동을 펼쳐왔으며 26년째 거리에서 성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일공동체 직원과 후원회원 등 100여 명이 무료 배식을 돕고, 노숙인들에게 방한복을 선물했다.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정치적 구호가 가득한 예배도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협),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촛불교회와 향린교회 등 개신교 단체와 교회 20여 곳은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들은 참석자 일동 명의의 선언문에서 “못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상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과 분노를 만드는, 주님께 저주받은 극소수의 이들을 극복하고자 합니다”라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불법 부정 선거의 수혜자인 박근혜 현 대통령을 사퇴시키려는 길에 나서려고 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정의와 평화의 칼로 불의와 부정을 쳐내려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금식기도회를 가져온 목정협도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지난 10개월은 국민에게 고통의 세월이었다”며 “국민이 근본적으로 안녕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박 대통령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정현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과 학력 위조 시비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는 강남역 부근의 옛 교회에서 오 목사 퇴진을 주장하는 신자 1000여 명과 교회 진입을 막는 용역들, 일부 신자가 한때 대치하기도 했다. 옛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온 신자들은 새로 완공된 교회로 가지 않은 채 오 목사 퇴진을 요구해왔고, 교회 측은 기념관 건축 등 리모델링을 이유로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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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시설 방패로 삼은 철도노조… 일부신자들 “나가라” 거센 항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과 노조원 3명이 이틀째 은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주변은 25일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경찰 100여 명을 배치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24일 오후 8시경 극락전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25일 오전까지 1층에 머물렀지만 일부 불교 신자들의 항의로 2층으로 이동했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 등이 오전부터 극락전을 찾아 이들과 만났다. 조계사를 찾은 일부 불교 신자는 철도노조원이 은신해 있는 극락전을 향해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 빨리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불교 신자 박모 씨(58)는 “종교시설에 경찰이 못 들어온다고 무슨 일만 있으면 이리로 은신하러 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오후 2시경에는 조계사 안으로 들어와 있던 사복 경찰 2명이 철도 파업 지지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임을 눈치 챈 철도노조 지지자들이 “경찰이 조계사를 왜 들어오느냐. 소속을 밝히라”고 항의하자 사복 경찰은 “왜 이러세요. 시민입니다”라고 하다 허리춤에 찬 수갑이 드러나자 곧바로 조계사 밖으로 빠져나갔다. 경찰은 조계사가 종교시설인 만큼 직접 들어가 체포하지는 않고 대신 조계사 출입 차량과 시민들을 확인하며 철도노조원들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측도 체포 대상자인 박 수석부위원장이 허락 없이 조계사에 들어온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총무원 기획실장인 일감 스님은 “지난 몇 년 사이 명동성당이 외부 인사들의 농성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철도노조원들이 조계사를 은신처로 선택한 것 같다”며 “불법 파업과 관련된 수배자이지만 종교 단체의 입장에서 살겠다고 둥지로 찾아온 새들을 내쫓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정동의 경향신문사 건물 내를 철도노조 지도부의 유력한 은신처로 보고 있다. 22일 ‘민노총 진입 작전’에 투입됐던 경찰 고위 관계자는 “당일 새벽 민노총 건물 안으로 다량의 버너와 라면, 생수 등이 반입됐다는 첩보를 들었다”며 지도부의 건물 내 은신설에 무게를 뒀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철도노조 수배자들이 2, 3명씩 조를 이뤄 도피 중이며 추가로 조계사로 모일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며 “조계사의 경찰 검문 때문에 이 방안이 어렵게 되면 일부는 서울의 다른 사찰로 분산 잠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김갑식·김수연 기자}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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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과 사관의 ‘나눔 동행’

    “부처님의 자비든, 예수님의 사랑이든 표현은 다르지만 그 행위와 정신은 같습니다.”(혜민 스님·40) “이웃돕기에 종교의 벽은 없습니다.”(이수근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58)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서는 ‘사관과 스님’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뤄졌다.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이자 힐링 멘토로 잘 알려진 혜민 스님은 이날 자선냄비에 500만 원을 기부하며 이웃들과의 나눔을 호소했다. 묵언(默言) 수행을 선언했던 스님은 경북 문경 봉암사에서의 참선 수행 끝에 미국 대학으로 돌아갔다가 방학을 맞아 15일 귀국했다. 자선냄비를 총괄하는 이 사무총장은 “스님이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어 정성을 보탠다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부 뒤 자선냄비와 기부문화,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혜민 스님은 “출가 이전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다니던 시절 갑자기 양복이 필요해 구세군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싸게 옷을 산 적이 있다”며 “미국에서는 성탄절이 다가오면 거리에서 구세군 등 다양한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대개 25일 성탄절까지 거리 모금이 크게 늘어난다”며 “지난해 12월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한 뒤 ‘오늘은 다리 쭉 뻗고 편히 잘 것 같다’고 말하던 노부부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11월 1일 새 모금 회기를 시작한 자선냄비의 거리 모금액은 22일까지 약 41억 원이다. 이 사무총장은 “자선냄비는 매년 날씨가 추울수록, 경제가 어려울수록 펄펄 끓어왔다”며 “기업과 단체 등의 지정기탁을 보태면 12월까지의 목표액 55억 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종교 간 차이를 인정하면서 소통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를 통해 위안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들어하고 걱정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만나보지 않고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미워하는 분들도 있어요. 제 경험상 만나면 차이를 이해하고 좋아하게 됩니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혜민 스님) “자선냄비는 구세군만의 것이 아닙니다. 다른 개신교 교단은 물론이고 불교와 가톨릭 등 이웃종교인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이 사무총장) 이 사무총장이 즉석에서 “내년 11월 자선냄비 시종(始鐘)식에는 승복을 입은 스님이 사관복의 우리들과 함께 시종해 달라”고 요청하자 혜민 스님은 “부족하지만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혜민 스님은 올 4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간 너무 많은 발언을 했다며 묵언 수행을 선언했다. 스님은 “큰 어려움에 빠진 분들의 말씀에 답변하는 것을 빼면 SNS 발언은 계속 삼갈 생각”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활동과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방에서 강연을 하다 1월 중순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다가오는 성탄절의 의미도 두 종교인에게는 각별했다. “자선냄비의 정신은 작은 정성을 모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마음입니다. 예수님 생일 덕분에 차려지는, 세상에서 제일 큰 나눔의 밥상이죠.”(이 사무총장) “참선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예수님과 부처님의 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잡념과 욕심 때문에 그것이 가려져 있을 뿐이죠. 우리 안에 있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실천할 때입니다.”(혜민 스님)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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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1994’ 방송사고… 15분간 광고-다른 프로 내보내

    1990년대 복고바람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94’가 20일 오후 방송된 18회에서 15분여 동안 광고와 다른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방송 사고를 냈다. 이 프로그램은 오후 10시 15분경 성나정(고아라)과 쓰레기(정우)의 예기치 않은 이별 내용을 방송하다 같은 채널의 ‘코미디 빅리그’, 이미 방송된 ‘응답하라 1994’의 일부 장면을 반복했다. tvN은 ‘잠시 방영이 고르지 못했다’는 자막을 내보냈지만 인터넷 등에는 방송 사고를 비판하는 댓글이 빗발쳤다. 시청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필 중요한 장면에서 방송 사고라니” “이게 뭐 어떻게 된 거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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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주 총무 “낮은 이들의 고통알리려 예수탄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사진)는 최근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예수의 탄생은 권세 있는 자들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알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제 정치권력은 대한민국이 보다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나갈 수 있도록 새 정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20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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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려움도 놀이처럼 편하게 받아들이세요”

    “비구니가 DJ를 한다니까 궁금해서인지 1년 내내 인터뷰를 했어요. 심지어 선데이서울에서도 섭외가 들어왔어요, 호호.” 1990년 불교방송 개국 당시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최초의 비구니 DJ로 주목받았던 정목 스님(53)은 이제 ‘힐링의 어머니’로 불린다. 지난해 출간한 에세이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쌤앤파커스)는 30만 부 가깝게 팔렸다. 최근 명상집 ‘비울수록 가득하네’(쌤앤파커스)를 출간한 스님을 17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명상센터에서 만났다.○ “단골 만들지 마세요” 2010년 정목 스님은 처음으로 주지가 됐다. 은사 광우 스님이 창건한 서울 성북구 삼선동 정각사다. 평생 주지에는 뜻이 없다며 사양해왔지만 은사가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주지를 맡게 됐다. 은사는 불경을 통해 누구나 불교를 쉽게 접해야 한다며 가난한 학승들을 돕고 불경 번역을 후원했다. 대웅전은 나무 대신 값싼 시멘트로 짓고 시설을 고치지 않아 사찰 내에 쥐들이 떼로 돌아다녔다. 절을 보수할 때 은사의 뜻을 지키기 위해 시멘트 대웅전을 그대로 남겼다는 스님은 정각사가 마을회관 같은 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름철이면 사람들이 절 안의 평상에 앉아 나물 다듬고 수다 떨다 돌아가요. 꼭 포교해야 하나요?” 정목 스님이 제자들에게 자주 하는 잔소리가 있다. “돈 아낀다며 도매시장 찾지 말라고 해요. 싸고 편하다고 단골 만들어도 안 돼요. 쌀이나 참기름 살 때 주변 가게에서 골고루 사라고 해요. 거창하게 말하면 세상 만물이 연결돼 있다는 연기(緣起) 얘기지만, 결국 모두 맘 상하지 않고 잘 어울려 살자는 거죠.”○ “앞 먼저 밀면 앞길 창창, 뒤부터 밀면 중노릇 잘해” 어릴 때부터 고래 같은 동물이 좋았다는 스님의 눈에는 단발머리 어린 소녀가 그대로 담겨 있다. 16세 때인 중3에 출가했다. 은사는 나중에 커서 출가해도 된다며 거듭 말렸다. 삭발하던 날, 그 기억이 어제 같다. 소녀의 단발에는 가위로 머리카락이 잘려져 군데군데 ‘새집’이 생겼다. “지금도 늦지 않다. 다시 생각해라.”(광우 스님) 머리카락을 말끔하게 미는 삭도질에 앞서 은사의 엄숙한 말. 하지만 소녀는 새집머리와 늦지 않았다는 말이 겹쳐 웃음을 참느라 용을 썼다. “앞머리를 먼저 밀면 앞길이 훤하고, 뒤부터 밀면 중노릇을 잘한다.”(광우 스님) 은사는 앞머리를 먼저 밀었다. 기자가 ‘정말 그대로 됐느냐’고 묻자 정목 스님은 “출가, 후회한 적도 없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며 웃었다.○ 세상 속으로 더욱 깊숙이 스스로 정목(正牧·바르게 키운다)이라는 법명을 골라 은사에게 허락을 받았다는 당찬 스님도 26세 때 “세상 사람들은 어렵게 사는 데 스님들이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승복을 벗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때 은사께서 ‘땅에 넘어진 자는 땅에서 일어서야 한다’는 지눌 스님의 말을 하시는 거예요. 머리에 뭘 맞은 것처럼 마음에 충격이 왔어요.” 결국 스님은 환속이 아니라 말기 암 환자를 만나는 병원 봉사와 ‘자비의 전화’ 개설, 명상 수련 등을 통해 세상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세월은 어디로 간 걸까? 스님은 때로 고래를 사랑한 소녀였다가 은사와 ‘맞짱’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수행자였다가 다시 넉넉한 힐링의 안내자가 됐다. “고래는 한쪽 뇌가 잠잘 때에도 다른 한쪽 뇌가 깨어 있고, 정말 놀이를 좋아한다고 해요. 치유는 기쁨뿐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도 놀이처럼 편하게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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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수정 대주교 “북녘 동포에게도 성탄 축복 깃들길”, 자승 총무원장 “지도자들, 이웃 존중 마음에 새겨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사진)는 18일 성탄 메시지에서 “특별히 소외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북녘의 동포들에게 성탄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게 내리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염 대주교는 또 “우리 사회에서도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이기적인 자기주장만 일관하는 모습이 이어져 안타깝다”며 “오늘날 교회가 외적인 발전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다고 해도 내적으로 사랑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열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성탄 메시지에서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한 이때 다양한 이웃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동의 선을 향해 함께 나가도록 노력하자”며 “특히 종교, 정치, 사회 지도자들은 명심불망(銘心不忘·마음에 새겨 잊지 않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점등식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김영주 목사와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 등이 참석했다.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도 성탄 메시지에서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며 우리가 할 일은 가슴마다 사랑의 열정이 타오르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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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석]영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로 다시 주목받는 오푸스데이… 3대 단장 에체바리아 주교

    오푸스데이(Opus Dei)는 미국 소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와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 영화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가톨릭 단체다. ‘다빈치 코드’에서 오푸스데이는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고 육체적 고행을 즐기는 가톨릭 근본주의 성향의 비밀결사체로 그려졌다. 그러나 오푸스데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2년 교황청 유일의 교구 형태 성직자치단으로 인정한 단체로서 그 창설자인 스페인 신부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1902∼1975)는 2002년 성인으로 시성됐다. 이 단체의 정식 명칭은 ‘성 십자가와 오푸스데이 성직자치단’. 오푸스데이는 라틴어로 ‘하느님의 사업’이라는 뜻이다. 호세마리아 성인 가르침 다시 생각 ‘다빈치 코드’가 초래한 악명(惡名) 때문에 이 단체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일반에겐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오푸스데이는 보수적 신앙관과 함께 ‘교황의 비밀금고’로 불릴 정도로 역대 교황과 가깝고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교계의 평가다. 한국에서도 사제 2명과 단원 50여 명이 대전과 서울대교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영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 국내 개봉을 계기로 오푸스데이 제3대 단장인 하비에르 에체바리아 주교(81)를 최근 e메일을 통해 인터뷰했다. 영화 ‘미션’의 롤랑 조페 감독이 연출한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은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오푸스데이 창립자 호세마리아 성인의 삶을 그렸다. 같은 스페인 출신인 에체바리아 주교는 1955년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뒤 1994년 오푸스데이 단장에 임명됐다. 그는 교황청 시성성과 대심원, 성직자성 임원으로 세계 가톨릭을 움직이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영화에서는 호세마리아 성인의 삶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오푸스데이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줬나. “감독이 로마에 왔을 때 역사적인 배경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자료들을 제공했다. 개인적으로 훌륭하게 이 작품을 만든 조페 감독에게 감사한다.” ―영화는 주인공 로버트의 아버지인 마놀로와 호세마리아 성인의 삶을 대비시키며 인간의 욕망과 참회, 용서의 길에 대해 말한다. 이 작품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이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신부들이 떠올랐다.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호세마리아 성인의 가르침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분은 항상 ‘모든 이에게 두 팔을 벌려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십자가의 고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누군가가 (이념적으로) 오른편에 있건, 왼편에 있건 관계없이 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열려 있는 마음’이 바로 이런 자세다.” 에체바리아 주교는 1952년부터 1975년 호세마리아 성인이 선종할 때까지 함께 생활했다. 오푸스데이 목적은 영적 지원 ―일각에서는 이 영화를 ‘다빈치 코드’ 때문에 이미지가 실추된 오푸스데이의 ‘반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오푸스데이 회원들이 제작비 일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분이 오푸스데이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기는 하다. 조페 감독과 제작사에서는 이 영화가 특별한 반격은 아니라고 한다.” ―소설과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 가장 크게 왜곡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심하게 왜곡됐고, 오푸스데이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 터무니없어 코믹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현실을 홍보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다면 오푸스데이는 어떤 조직인가. 무엇을 추구하나. “교회법상으로 오푸스데이는 가톨릭교회가 사목적인 목적으로 만든 성직자치단이다. 그 취지는 교회 안에서 모든 신자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또 오푸스데이의 유일한 목적은 영적인 것이다. 많은 분이 하느님을 찾고 사랑하고 서로 봉사하며 사랑을 나누게 하는 것이다.” ―오푸스데이의 현황은 어떤가. “현재 약 9만 명의 단원이 있고, 2000명 정도의 사제가 있다. 평신도 단원들은 대부분 기혼 회원들이고 각자의 사회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 일각에서는 오푸스데이가 매우 보수적이라고 한다. 이 단체가 추구하는 신앙과 영성은 무엇인가. “호세마리아 성인은 오푸스데이 자체를 하나의 큰 ‘교리문답’이라고 설명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평범한 일상생활, 즉 우리의 가정, 직업, 여가 안에서 부르셨다. 그러니 일상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이 우리들의 응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푸스데이는 이런 삶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영적인 도움을 드린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등 역대 교황과 오푸스데이는 깊은 유대를 맺어왔다. 그래서 서방 언론에서는 오푸스데이를 교황의 비밀결사, 재정적 후원자로 부르기도 한다. “두 교황을 비롯해 많은 교황이 우리를 많이 도와줬다. 우리들이 지닌 희망의 하나는 모든 교황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또 오푸스데이가 발전해도 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한국의 오푸스데이도 각 교구의 발전을 위한 단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선출 뒤 전 세계의 신자들과 비신자들의 기쁨과 고통을 모두 짊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저도 베드로의 후계자(교황)를 위한 기도를 드렸고, 많은 분이 교황을 지지하도록 부탁을 드리고 있다.”단원 9만명… 교육-사회복지 사업 ―오푸스데이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전 세계에서 교육과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평신도인 각 회원들의 자율과 책임 아래 운영된다. 오푸스데이는 영적인 도움만 주고 사제들은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의 목적은 각 신자가 개인 활동을 하며 그리스도와 이웃을 섬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발표하신 ‘복음의 기쁨’ 권고에 잘 묘사된 정신이다.” 오푸스데이 단원들은 대학 12개를 포함해 각각 200여 개의 중고교와 초등학교를 운영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 단체의 자산은 약 30억 달러(약 3조1590억 원)로 추산된다. 영화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의 또 다른 테마는 내전이라는 사회적 상황과 종교인의 역할이다. 최근 국내에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에체바리아 주교는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모르니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비교적 상세한 답변을 했다.행복, 편한 삶 아닌 이웃에게 있다 ―사제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칙적으로 사제들은 윤리적 문제, 특히 사회적으로 인권 문제가 있을 때 각 교구 주교와 일치해 발언해야 한다. 사제들은 항상 평신도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사제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하나가 될 수 없으니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제들은 모든 이들을 위한 사제가 되어야 하니 개인 의견을 함부로 드러내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서 멀어지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또 다른 추기경의 탄생과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관심거리다. 어떤 긍정적 움직임이 있나. “교황께서 한국을 기꺼이 방문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리고 한국 교회와 사회도 교황을 많은 사랑으로 맞이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솔직히 구체적인 방한 스케줄이나 다른 결정에 대한 소식은 아직까지 없다. 한국의 순교자들은 고난 속에 그리스도를 전하신 분들이니 시복시성이 잘 진행될 것이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종교의 위기다. 사람들은 점점 신을 믿지 않고 자신에게만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행복한 사람들은 줄고 있다. 행복과 마음의 평화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나. “행복은 편한 삶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들을 초대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고, 이웃을 발견할 수 있다.” ―혹 사제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겠나. “모르겠다. 아마도 한 가정의 아버지로 사업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제 삶에 들어와 생각지도 못했던 모험과 사랑의 길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항상 기쁘게 살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하비에르 에체바리아 주교 ▼△193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생△1952∼75년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성인과 함께 생활△1955년 로마에서 사제 수품△1994년 제3대 오푸스데이 성직단장△1995년 주교 수품△현 교황청 시성성 임원, 교황청 대심원 임원, 교황청 성직자성 임원인터뷰=김갑식 문화부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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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년째 약속 지킨 정진석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82·사진)은 매년 말이면 성탄절을 즈음해 ‘선물’을 내놓는 산타클로스다. 그러나 그 선물은 장난감이나 먹을거리가 아닌 책이다. 정 추기경은 사제가 되기 전인 부제(副祭) 시절 함께 공부하던 고 박도식 신부(전 대구가톨릭대 총장)와 ‘신부가 되고 나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고 매년 책을 출간하자’고 약속했다. 자신이 먼저 책을 통해 얻은 삶의 풍요를 다른 이들과도 나누자는 뜻이었다. 이 약속은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2년째 지켜지고 있다. 지난해 은퇴 전까지 서울대교구장으로서 맡은 일이 많을 때도 예외가 없었다. 정 추기경은 그동안 전공인 교회법 관련 해설서뿐만 아니라 ‘안전한 금고가 있을까’ ‘믿음으로 위기를 극복한 성왕 다윗’ 등 교리와 영성을 쉽게 풀이한 책들도 저술해왔다. 정 추기경이 최근 출간한 책은 ‘닫힌 마음을 활짝 여는 예수님의 대화’(가톨릭출판사). 이 책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진리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가 답변한 내용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서술돼 있다. 정 추기경은 머리말에서 “예수님이 비유를 통해 전하신 가르침뿐만 아니라 강연이든, 담화든, 질의응답이든 모두가 지혜 그 자체”라며 “쉽게 풀 수 없는 선과 악의 신비, 삶과 죽음의 신비, 영원한 생명의 신비 등에 관한 궁금증으로 가슴 답답해하는 여러분에게 주님의 말씀을 소개할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 책은 신자들이 느낄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쉽게 풀어준다.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 ‘예수님의 권한에 관한 논쟁’ ‘사마리아 여자와의 대화’ ‘간음하다 잡힌 여인’ 등 12개 장으로 이뤄졌다. 정 추기경은 책에서 “유대교 지도자들은 백성들이 예수를 따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예수님이 대답할 수 없겠다고 여길 만한 고약한 질문을 거듭했다. 하지만 예수의 지혜로운 반문에 유대 지도자들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도리어 흉악한 속셈을 드러내곤 했다”고 설명한다. 정 추기경은 지난해 서울대교구장을 그만두면서 교구청 주교관에서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 쪽으로 거처를 옮긴 뒤 후임 교구장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명동대성당 출입을 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추기경께서 이번 책 출간도 따로 행사를 하거나 알리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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