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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북한에 도발에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자유를 침범하는 행위에 대한 확고한 응징과 보복만이 우리 자유에 대한 공격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에게 핵이 있든, 또 어떠한 대량살상무기가 있든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에 침묵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확전을 각오하는 건 결과의 얘기”라며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위권 행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쟁’이란 단어까지 8차례 언급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 대북 강경 행보를 이날도 이어나간 것.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비대칭 전력이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북한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념하면서도 소형 무인기 등 값싸고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 무인기뿐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비행물체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재검토해서 미비점을 신속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군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뜻이 담긴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침략 전쟁은 거부하지만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자위권의 행사는 확실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도발과 군의 ‘부실 대응’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9·19 군사합의와 대북 유화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라며 “북한 지도부에게 도발 위협과 협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이 무인기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날 군은 북한 무인기의 도발 상황을 상정한 합동 방공훈련을 실시했다. 그간 군별·제대별로 소규모 방공훈련은 했지만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모든 탐지·타격 자산을 통합한 방공훈련을 실시한 것은 5년 만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 주관으로 이날 오후 경기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 일대에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육군 항공사령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적 소형 무인기 대응 및 격멸훈련이 진행됐다고 군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2m급 소형 무인기 대응 작전 개념을 정립하고, 실전적 작전수행 절차를 숙달하고 점검했다”며 “KA-1 경공격기와 아파치·코브라 헬기 등 20여 대의 유·무인 전력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및 수도권 침투 등 다양한 도발 상황을 상정해 지상 대공포와 헬기·경공격기 등 합동 전력으로 최단시간 내 적기를 제거하는 내용으로 실시됐다는 것. 이날 훈련은 KA-1 경공격기 조종사가 아군 영공으로 침투한 북한 무인기를 육안으로 식별해 항적을 전파하자 아파치 공격헬기가 최전방 경계부대(GOP) 후방 지역으로 출동해 타격 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민간 피해 우려로 교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500MD 헬기가 드론건(재머·전파교란 장치)으로 북한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훈련도 실시됐다. 이런 가운데 유엔사는 특별조사팀을 꾸려 북한 무인기의 MDL 월선 상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명확히 가리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리 군이 상응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투입한 행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 무인기의 MDL 이북 비행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작전이고, 유엔도 자위권 행사를 인정한다”며 “이번 작전에 관해 한미 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졌고, 유엔사도 상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북한에게 도발에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자유를 침범하는 행위에 대한 확고한 응징과 보복만이 우리 자유에 대한 공격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에게 핵이 있든, 또 어떠한 대량살상무기가 있든 도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하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념하면서도 소형 무인기 등 값싸고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 무인기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 무인기뿐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비행물체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체계를 재검토해서 미비점을 신속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군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하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뜻이 담긴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쟁’이란 단어까지 여러 차례 언급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 대북 강경 행보를 이날도 이어나간 것.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비대칭 전력이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비대칭 전력을 강화시키려고 하는 북한에 대응해서 기존의 우리 군의 전력 증강 계획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략 전쟁은 거부하지만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자위권의 행사는 확실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도발과 군의 ‘부실 대응’ 논란은 문재인 정부의 9·19 군사합의와 대북 유화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라며 “북한 지도부에게 도발 위협과 협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이 무인기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날 군은 북한 무인기의 도발 상황을 상정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했다. 그간 군별·제대별로 소규모 방공훈련은 했지만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모든 팀지·타격 자산을 통합한 방공훈련을 실시한 것은 5년 만이다. 이날 훈련은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 주관으로 경기 양주 가납리 일대에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육군 항공사령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전적으로 진행됐다고 군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2m급 소형무인기 대응 작전 개념을 정립하고, 실전적 작전수행 절차를 숙달하고 점검했다”며 “KA-1경공격기와 아파치·코브라헬기 등 10여대의 유·무인 전력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MDL 이남 및 수도권 침투 등 다양한 도발 상황을 상정해 지상 대공포와 헬기·경공격기 등 합동 전력으로 최단시간 내 적기를 제거하는 내용으로 실시됐다는 것. 이날 훈련은 KA-1 경공격기 조종사가 아군 영공으로 침투한 북한 무인기를 육안으로 식별해 항적을 전파하자 아파치 공격헬기가 최전방 경계부대(GOP) 후방지역으로 출동해 타격절차를 숙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민간 피해 우려로 교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드론건이 장착된 공중전력(500MD 헬기)이 북한 무인기를 모의 타격하는 훈련도 실시됐다. 이런 가운데 유엔사는 특별조사팀을 꾸려 북한 무인기의 MDL 월선 상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명확히 가리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리 군이 상응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투입한 행위도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 무인기의 MDL 이북 비행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침범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작전이고, 유엔도 자위권 행사를 인정한다”며 “이번 작전에 관해 한미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졌고, 유엔사도 상황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향후 5년 내 북한 핵·미사일 기지 및 지휘시설의 전력망을 무력화하는 정전탄(Blackout Bomb)과 갱도 파괴용 전술지대지유도탄(KTSSM)이 전력화된다. 북한 무인기를 탐지·격추할 수 있는 대응전력 확보 등에도 2027년까지 5600억 원이 투입된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2027 국방중기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총 331조 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된다. 대북 킬체인(선제타격) 보강을 위해 F-35A 스텔스전투기 20대를 추가 확보하고, 갱도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KTSSM을 전력화할 예정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중형잠수함(3600t급)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적 군사기지와 지휘시설 등에 전력 공급을 마비시키는 ‘정전탄’도 전력화된다. 정전탄은 전투기 등에서 탄소섬유자탄(子彈)을 집어넣은 폭탄을 투하해 적 상공에서 터뜨리면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굵기의 탄소입자들이 송전선 등에 달라붙어 전력망과 전자 장비의 고장을 일으킨다. 북한의 발전소 상공에서 정전탄이 터지면 핵·미사일 기지, 지하 군사시설의 전력망을 차단시켜 전쟁 수행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 북한 무인기 대응 전력도 보강된다. 고출력 레이저빔을 쏴 무인기를 격추하는 레이저 대공 무기는 2027년까지, 방해전파로 무인기를 무력화하는 소형무인기 대응 체계는 2020년대 중반까지 각각 전력화할 예정이다. 기존 드론 대대(4개 중대) 외에 드론 중대 3개도 추가로 창설된다. 병사 월급은 윤 대통령이 7월 핵심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로 2025년까지 150만 원(병장 기준)으로 오른다.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정부지원금도 현재 14만1000원에서 2025년까지 55만 원으로 늘어난다. 2025년엔 병장이 월급과 정부 지원금을 합쳐 매달 205만 원을 받을 수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북한의 1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28일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 1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이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는데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는 지시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군은 대응 매뉴얼 등을 검토해 군단급 무인 정찰기인 ‘송골매(RQ-101)’ 2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북까지 올려 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북한군이 미사일 연쇄도발 등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수시로 위반한 데 이어 무인기까지 우리 영공에 침투시킨 것에 강한 분노를 표했다”며 “우리 군이 갖고 있는 상응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맞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기 위한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군 통수권자로서 단호한 대처 의지를 북한 지휘부에 경고했다는 얘기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국가안보실장이 수시로 받았고, 필요시 국방부 장관을 통해 합참에도 전달이 되는 긴박한 상황이 실시간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은 29일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한다. 다양한 도발 양상을 상정해 합참 차원에서 통합된 탐지·타격 작전 태세를 점검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할 계획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28일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정을 소개하며 “드론과 미사일을 포함한 비행 물체에 대한 감시, 정찰, 요격 시스템, 그리고 공격용 미사일 개발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보고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27일 새 떼에 이어 28일에는 풍선을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소동을 빚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부지역 상공에서 미상 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돼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했지만 풍선으로 판명 났다.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간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질타와 정치권의 부실 대응 비판이 이어지자 군이 미상 항적을 발견 하는 즉시 공세적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과 경기 고양, 서울 일부 지역에선 이날 새벽에 전투기 굉음에 놀랐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굉음이 들려서 온 가족을 깨웠다’, ‘이 시간에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댓글이 쏟아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북한의 1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28일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 1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이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는데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라는 지시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군은 대응 매뉴얼 등을 검토해 군단급 무인 정찰기인 ‘송골매(RQ-101)’ 2대를 군사분계선(MDL) 이북까지 올려 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북한군이 미사일 연쇄도발 등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수시로 위반한 데 이어 무인기까지 우리 영공에 침투시킨 것에 강한 분노를 표했다”며 “우리 군이 갖고 있는 상응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맞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기 위한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군 통수권자로서 단호한 대처 의지를 북한 지휘부에 경고했다는 얘기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대통령실 은 “열 상황도 아니었고, 열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국가안보실장이 수시로 받고 있었고 필요한 경우 국방부 장관을 통해 합참에도 전달이 되는 긴박한 상황이 실시간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할 계획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정을 소개하며 “드론과 미사일을 포함한 비행 물체에 대한 감시, 정찰, 요격시스템, 그리고 공격용 미사일 개발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보고 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27일 새떼에 이어 28일에는 풍선을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소동을 빚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부지역 상공에서 미상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돼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했지만 풍선으로 판명났다. 공군 조종사가 현장 상공에서 육안으로 풍선 모양을 확인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 무인기의 항적이나 관련 흔적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26일 군사분계선(M이)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간 북한 무인기를 격추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질타와 정치권의 부실 대응 비판이 이어지자 군이 미상 항적을 발견 하는 즉시 공세적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과 경기 고양, 서울 일부 지역에선 이날 새벽에 전투기 굉음에 놀랐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굉음이 들려서 온 가족을 깨웠다’, ‘이 시간에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북한의 무인기 활동이 이달 초부터 동·서 최전방 지역에서 급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를 포착해 활동을 예의 주시했지만 26일 서울 상공을 헤집고 다닌 무인기를 격추하는 데 실패했다. 북한으로 돌아간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역에서 낙하산을 펴고 착륙하는 상황만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27일 “(북한 무인기를) 탐지·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서울 진입을 목표로 치밀한 사전 계획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군의 대응태세 전반을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이달 초부터 전방 지역에서 북한 무인기 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지하고 도발 징후를 주시했다. 무인기 중 일부는 MDL 비행금지구역 부근까지 수시로 접근했고, 이에 우리 군이 감시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최근 전방부대를 찾아 무인기 도발 위협에 따른 대비태세 강화 등을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MDL을 넘어 남하했을 때 군은 대응 작전에 실패했다. 그중 1대는 은평구에서 강북구로 이어지는 서울 북부를 서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는 등 1시간가량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다녔다. 서울 상공을 빠져나간 무인기는 MDL을 넘은 직후 경기 파주 이북의 산악지역에 착륙했다. 군은 지상 발진기지·부대 소속 북한군들이 무인기를 수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27일 오후 인천 강화군 지역에선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의 항적이 또 포착됐다고 판단한 군이 전투기 등을 대거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 항적은 무인기가 아닌 새 떼의 것으로 판명됐다.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응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드론 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北무인기 놓친 軍, 새떼에 놀라 전투기 출격… 시민들 또 화들짝 인천시는 재난문자 발송 소동北무인기 서울 하늘 휘저을때탐지력 모자라 대공포 사격 못해軍 “용산 상공 항적 포착되지 않아”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남하한 북한 무인기를 격추시키지 못한 군이 27일 새 떼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 등을 출격시켰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는 아군 군용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하고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실패에 이어 군이 또다시 체면을 구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투기·헬기 등 출동했지만 새 떼로 판명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후 1시경 강화군 지역에서 레이더로 미상 항적을 포착했다. 군은 북한 무인기일 수 있다고 보고 오후 4시까지 F-15, KF-16 전투기와 아파치 및 코브라 공격헬기, KA-1 경공격기 등 각종 타격자산을 투입해 대응 작전을 펼쳤다. 전날(26일) 북한 무인기 침투 대응 때처럼 20여 대의 군용기가 투입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군 조종사가 현장에서 육안으로 새 떼를 확인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고 군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 등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는 날개폭이 2m급으로 레이더에 몸집이 큰 조류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도 기러기 같은 새 떼를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가 출격한 사례가 있었다. 인천시는 오후 2시 57분경 강화군 주민들에게 “석모도 지역에서 무인기가 관측됨에 따라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했고, 강화군도 같은 시간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방송을 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아군 군용기를 착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수정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화군 주민 이모 씨는 “북한 무인기가 또 내려왔나 싶어 불안했는데 오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며 “북한 도발이 아니라 안심이 되면서도 뭘 보고 무인기로 판단하고 재난문자까지 보냈는지 어이가 없다”고 했다.○ 지상 대공포 탐지 못 해 한 발도 못 쏴북한 무인기가 26일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다녔지만 초기 대응을 담당하는 지상 대공포는 자체 탐지 능력이 미흡해 한 발도 조준사격을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들이 지상 대공무기들의 유효 사거리와 탐지 범위를 벗어났고, 벌컨포의 경우 육안으로 식별해야 사격이 가능한데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2m급의 작은 몸집에 시속 100km로 요리조리 항로를 바꾸는 북한 무인기를 전투기, 헬기 등 공중 전력으로만 뒤쫓다가 격추에 실패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서울로 진입했다가 되돌아간 북한 무인기는 서울 상공 약 3km 고도에서 1시간가량을 비행했다. 은평구에서 강북구로 이어지는 서울 북부를 서에서 동쪽으로 횡단한 뒤 북상했다고 한다. 군 당국자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상공에선 항적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이 이날 취재진에 아군 항공기가 촬영한 무인기 사진을 공개했다. 2017년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글라이더 형태에 하늘색으로 도색해 공중에서 식별이 힘들게 만든 외형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실시간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는 원격 조종 기능은 없고, 사전에 입력한 좌표대로 비행하는 형태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군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남하한 북한 무인기(드론) 대응 작전 실패를 사과하면서 탐지·타격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겠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과 2017년 북한 무인기에 각각 청와대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뚫린 뒤 군은 저고도 레이더 도입, 신형 차륜형 대공포 개발, 전파 교란 무기체계 개발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5년 만의 북한 무인기 도발에 또다시 작전적 한계를 노출한 격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대응 무기의 조기 전력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전력 강화를 위해 드론 부대를 조기에 창설하여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드론 부대는 과학기술 발전 추세와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해 육군의 기존 ‘드론봇(드론+로봇) 전투단’ 수준을 넘어 전략·작전적 차원에서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합참은 밝혔다. 스텔스 무인기는 방위사업청이 올 3월 독자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강 본부장은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도 했다. 2026년 초로 예정된 전파방해 장비(재머·jammer)의 개발 완료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장비는 비행 중인 무인기에 교란 전파를 쏴 제어 불능 상태로 만들어 추락시키거나 강제 착륙시킬 수 있다. 북한 무인기의 연이은 대남 침투로 안보 불안이 가중되면서 각국의 무인기 대응 전력 실태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등에선 드론 요격용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대공포로 무인기를 조준 사격하면 아군이나 민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26일 북한 무인기의 서울 침투 당시 우리 군이 격파를 위한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레이저 무기는 고출력의 레이저빔을 드론의 추진장치에 쏴 격추시킬 수 있다. 미 해군은 드론 격추용 레이저 무기를 함정에 실전 배치했고 미 육군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레이저 무기를 장착해 실전 운용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도 2017년부터 2∼3km 밖의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미국, 이스라엘 등에선 ‘자폭 드론’도 개발했다. 미 레이시언사가 개발한 ‘코요테2’는 차량·지상 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적 무인기를 추적 식별해 직접 타격 또는 근접 폭파 방식으로 격추시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간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군의 작전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군 최고 지휘관인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이 16일 육군 최전방 경계부대(GOP) 등을 찾아 북한 무인기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강조했음에도 정작 실전에서 무력하기만 했다는 성토가 많다. 당시 김 의장은 방공진지를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방공작전 태세를 점검했다. 그는 “현대전에서 드론과 무인기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북한 무인기 위협도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적 무인기 위협을 철저히 분석하고, 도발하면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열흘 만에 북 무인기들이 교란작전을 벌이며 서울까지 남하했지만 군은 5시간 동안 추격전 끝에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군은 27일에도 북한 무인기가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여서 탐지·타격이 제한됐고, 민간 피해를 고려해 격파사격을 하지 못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일각에선 군이 작전 부담 때문에 상부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현장 지휘관과 합참의 작전 직위자 등이 격파사격의 ‘리스크’를 감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상부에서 사태 초기부터 확실하게 격파지침을 내렸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2014년과 2017년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일제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선 청와대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등을 선명히 촬영한 사진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서울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남 위협과 비방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무인기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지난달 2일 휴전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북한의 대남 도발이 한층 대범해지고 있다. 우리 군의 최전방 대응 태세를 떠보는 동시에 아군의 대응을 유도한 뒤 군사적 긴장 고조 책임을 물어 향후 고강도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김포·파주 등 경기 일대 MDL ‘연쇄 침범’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경부터 오후까지 총 5시간여 동안 북한 무인기 5대가 MDL을 잇달아 침범해 활동했다.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인천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고, 그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 가장 먼저 포착된 무인기 1대는 김포 전방 한강하구 중립 수역 사이로 들어와서 서울 방향으로 직선으로 내려왔다가 3시간 이상 비행 후 북한으로 복귀했다. 나머지 4대는 오후에 인천 강화군 교동도 인근에서 수십 분 간격으로 추가로 남하해 비행했는데 우리 군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오후에 4대가 넘어온 다음에 (서울에 진입했던) 1대가 이북으로 올라갔다. 나머지 4대는 순차적으로 레이더에서 포착됐다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한 뒤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을 긴급 출동시켜서 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날 군에 포착된 무인기는 2m 이하 소형 무인기였다. 이 중 북한으로 복귀한 1대는 글라이더 형태였다. 강화도 일대를 비행한 나머지 4대는 레이더로 포착돼 형태가 파악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식별할 수는 없지만 5대의 출발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들은 MDL을 지나 우리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상공까지 한참을 내려와 해당 지역에서 좌우 또는 유턴 형태로 비행하는 등 다양한 항적을 보였고 우리 탐지자산에서 관측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들은 2014년 서해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기종과 유사한 크기”라며 “일부는 (출동한 전투기 등에서) 육안으로 식별했다”고 말했다. 고성능 카메라 등 정찰용 광학 장비의 장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전방 정찰 외에 폭탄 탑재 후 테러 가능성도이날 수도권 일대를 헤집은 북한의 무인기는 주로 대남 정보 파악 및 감시·정찰을 위해 운용되지만 언제든 군사적 도발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무인기에 폭탄을 실어 국지 도발에 나서거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300∼400대에서 많게는 1000대 정도로 무인기 전력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이 2014년 남측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를 복원해 비행시험을 한 결과 3∼4kg의 폭탄도 장착할 수 없고 400∼900g 정도의 수류탄 1개를 겨우 달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8년이나 흐른 만큼 성능이 개량됐을 수 있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최우선적으로 우리 군의 최전방 대비 태세를 염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하에서 MDL 인근 우리 군의 주요 부대와 전력의 배치 운용 실태를 정탐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2017년처럼 우리 군의 감시망을 따돌려 무인기를 남쪽으로 침투시킨 뒤 F-35A 스텔스전투기와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등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 전력이 배치된 이남 지역까지 내려보내 항공 정찰을 시도하려 했을 개연성도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초등학교와 마을 사이 논 한복판에서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26일 오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공군 전투기 KA-1 한 대가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 논에 추락한 가운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투기 추락 지점은 민가와 불과 300m 거리였고, 인근 성남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50m에 불과해 자칫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기 때문이다. 인근 교회 목사 A 씨(68)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운전 중 ‘쾅’ 소리가 들려서 가스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며 “사고가 일어난 현장과 2k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검은 연기가 공중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선 전투기 동체와 꼬리 부분이 부서진 상태로 50m가량 떨어진 채 발견됐고, 초등학교와 논 사이 섬강에선 조종사들이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낙하산 2개가 발견됐다. 공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전투기는 이날 오전 11시 39분경 강원 원주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에 성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추락 당시 화재가 발생했지만 민간인이나 민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대상 대응작전 지원을 위해 기지에서 출격하다 추락했다. 군 당국은 “동일 기종의 비행을 중단하고 조사팀을 꾸려 사고 당시 상황과 정확한 추락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KA-1은 KT-1 기본훈련기를 개량해 만든 전술통제용 항공기로 2005년 도입됐다. 공군의 항공기 추락은 지난달 20일 강원 원주 서쪽 약 20km 상공에서 KF-16 전투기 1대가 추락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26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에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 무인기들과 이를 뒤쫓는 우리 군용기들의 추격전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군은 총 5시간에 걸친 추격 작전에도 서울 상공까지 남하한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는 데 실패한 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등 대응 태세에 허점을 드러냈다. 민간 피해 등을 고려해 격추 작전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 군의 주장이지만 5년 만의 북한 무인기 도발에 군이 사실상 무력한 대처로 일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 경고방송·사격도 무용, 격파사격도 실패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경부터 오전(1대)과 오후(4대)에 걸쳐 경기 파주와 김포, 인천 강화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 5대가 잇달아 MDL을 침범했다. 무인기의 MDL 침범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정면 위배되는 명백한 도발 행위다.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북한 무인기들이 MDL에 접근하자 북측에 수차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 무인기들은 아랑곳없이 MDL을 넘어와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녔다. 그중 한강 하구 중립수역에서 MDL을 넘어온 무인기 1대는 서울로 방향을 잡은 뒤 거의 직진으로 남하했다. 같은 시각 군은 F-15와 KF-16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 20여 대의 군용기를 긴급 출동시켜 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강원 원주 기지 소속 KA-1 경공격기 1대가 이륙 직후 인근 논밭에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우리 군은 하루 종일 북한 무인기들을 뒤쫓으면서 격추를 시도했지만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 지역이 민가와 도심지 상공이어서 국민에게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낙탄 등으로 민간 피해가 발생할 우려 때문에 격추를 위한 조준사격에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날 오후 아군 공격헬기가 민간 피해 가능성이 없는 강화 교동도 인근 해안가에서 레이더로 무인기 1대를 포착하고 20mm 기관포로 100여 발을 쐈지만 격추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북한 무인기 5대 중 1대는 북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4대도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우리 군의 대응 작전은 무위로 끝났다. 군 안팎에선 초동 조치의 적절성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인기의 MDL 침범 직후 최단시간 내 조준사격을 해서 영공 침범 범위를 최소화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서울 상공까지 남하한 무인기가 다시 MDL을 넘어 북상하기까지 군이 별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은 북한 무인기의 탐지 및 타격대응 체계에 중대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군은 MDL 인근과 이북 지역으로 유·무인 정찰기를 투입해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상응조치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RQ-101) 2대가 각각 서쪽과 동쪽 해안을 따라 MDL 이북 5km 지점까지 북상한 뒤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한 북한군의 대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슴 철렁한 최전방 인근 주민들이날 북한 무인기들의 영공 침범 소식을 접한 경기 김포, 파주 일대 주민들 사이에선 공포가 확산됐다. 김포 지역 맘카페에는 “남편이 민방위 대상자인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군대에 가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 “헬기가 많이 떠다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 무서워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북한과 4km가량 떨어진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에 사는 임모 씨(64)는 “무인기가 내려왔다는 소식에 전쟁이 나는 건 아닌지 너무 놀랐다”면서 “남북이 아직 휴전 상태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후 1시 11분경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서 북한 무인기를 목격하고 촬영한 이영로 씨(31·원채널드론교육원 부원장)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론 비행장이 김포공항에서 가까워 (운항 중인) 비행기를 항상 지켜본다”며 “오늘은 2차 대전 때나 봤을 법한 낡은 비행체가 정상항로가 아닌 곳에서 고도 1km 밑으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분 뒤 우리 전투기와 헬기가 따라붙은 걸 보고 ‘북에서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무인기는 서울 쪽으로 가다 방향을 틀었고, 오후 1시 15분경 북쪽으로 날아가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포=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북한 무인기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지난달 2일 휴전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북한의 대남도발이 한층 대범해지고 있다. 우리 군의 최전방 대응태세를 떠보는 동시에 아군의 대응을 유도한 뒤 군사적 긴장 고조 책임을 물어 향후 고강도 도발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포·파주 등 경기도 일대 MDL ‘연쇄 침범’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경부터 오후까지 북한 무인기 5대가 MDL을 잇달아 침범했다. 무인기들은 경기도 김포·파주와 강화도 일대로 넘어와 일부는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 가장 처음 포착된 무인기 1대는 한강중립수역 사이로 들어와서 서울 방향으로 직선으로 내려왔다가 이후 북한으로 다시 북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대는 경기 강화도 서쪽으로 추가로 들어와 비행했는데 우리 군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1대는 MDL 이북으로 올라갔고, 나머지 미상항적들은 소실상태에서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한 뒤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을 긴급 출동시켜서 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날 군에 포착된 무인기는 2m 이하 소형 무인기로 이중 북한으로 복귀한 1대는 글라이더 형태였다. 경기 강화도 일대를 비행한 나머지 4대는 레이더로 포착돼 형태가 파악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식별할 수는 없지만 5대의 출발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 무인기들은 MDL을 지나 우리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상공까지 한참을 내려와 해당 지역에서 좌우 또는 유턴 형태로 비행하는 등 다양한 항적을 보였고 우리 탐지자산에서 관측됐다가 소실되기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들은 2014년 서해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기종과 유사한 크기”라며 “일부는 (출동한 전투기 등에서) 육안으로 식별했다”고 말했다. 고성능 카메라 등 정찰용 광학 장비의 장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최전방 정찰 외에 폭탄 탑재 후 테러 가능성도이날 수도권 일대를 헤집은 북한의 무인기는 주로 대남 정보 파악 및 감시· 정찰을 위해 운용되지만 언제든 군사적 도발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무인기에 폭탄을 실어 국지도발에 나서거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300~400대에서 많게는 1000대 정도로 무인기 전력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이 2014년 남측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를 복원해 비행시험을 한 결과, 3∼4㎏의 폭탄도 장착할 수 없고 400∼900g정도의 수류탄 1개를 겨우 달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8년이나 흐른만큼 성능이 개량됐을 수 있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최우선적으로 우리 군의 최전방 대비태세를 염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강경 기조하에서 MDL 인근에 한국군의 주요 부대와 전력의 배치 운용 실태를 정탐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2017년처럼 우리 군의 감시망을 따돌려 무인기를 남쪽으로 침투시킨 뒤 F-35A 스텔스전투기와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등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전력이 배치된 이남지역까지 내려 보내 항공 정찰을 시도하려 했을 개연성도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초등학교와 마을 사이 논 한복판에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26일 오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공군 전투기 KA-1 한 대가 강원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논에 추락한 가운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투기 추락 지점은 민가와 불과 300m 거리였고, 인근 성남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50m에 불과해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기 때문이다. 인근 교회 목사 A 씨(68)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운전 중 ‘쾅’ 소리가 들려서 가스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며 “사고가 일어난 현장과 2k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검은 연기가 공중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선 전투기 동체와 꼬리 부분이 부서진 상태로 50m가량 떨어진 채 발견됐고, 초등학교와 논 사이 섬강에선 조종사들이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낙하산 2개가 발견됐다. 공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전투기는 이날 오전 11시 39분경 강원 원주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에 성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추락 당시 화재가 발생했지만 민간인이나 민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대상 대응작전 지원을 위해 기지에서 출격하다 추락했다. 군 당국은 “동일 기종의 비행을 중단하고 조사팀을 꾸려 사고 당시 상황과 정확한 추락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KA-1은 KT-1 기본훈련기를 개량해 만든 전술통제용 항공기로 2005년 도입됐다. 공군의 항공기 추락은 20일 강원 원주 서쪽 약 20㎞ 상공에서 KF-16 전투기 1대가 추락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다음날인 24일 주한 미공군이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지상표적을 족집게 타격할수 있는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한 F-16 전투기의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이자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과시 차원으로 해석된다. 주한 미 7공군 예하 제51전투비행단은 24일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F-16 전투기 편대가 레이저유도폭탄인 GBU-12를 장착하고 비행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20일 경기 모 지역에서 아군 지상군을 적의 위협이나 공세로부터 방어하는 근접항공지원(CAS)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GBU-12(500파운드·약 227kg)는 공중에서 발사된 뒤 TEL과 같은 지상 표적을 1m 오차 이내로 초정밀 타격할수 있다. 지난달 18일 북한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7형의 도발 직후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는 여러 발의 GBU-12로 가상의 북한군 TEL을 타격하는 대북 무력시위을 벌인바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SRBM 도발 다음날 TEL 파괴용 정밀유도무기를 장착한 전투기 훈련 사진을 공개한 것은 더는 도발하지 말라는 대북경고이자 유사시 도발원점을 확실히 제거할수 태세를 갖췄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각종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적극 전개하고 있다. 최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장 1부부장이 ICBM의 정상각도 발사 위협을 시사한 당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기지 소속 F-22 스텔스 전투기(랩터) 3대가 전북 군산기지에 전개된 바 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F-22A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2018년 5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또 같은 날 핵탑재가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도 제주도 서남방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까지 날아와 한미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B-52H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건 2016년 1월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군 안팎에선 북한이 7차 핵실험과 같은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 경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B-52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등을 여러 종의 폭격기를 동시 전개해 대북 무력시위를 진행함으로써 미국의 확장억제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6·25전쟁 영웅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인 백선엽 장군(1920∼2020)의 동상이 내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세워진다. 24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국가보훈처 예산안에 백 장군의 동상 건립사업에 대한 국비(1억5000만 원) 지원이 확정됐다고 보훈처가 25일 밝혔다. 동상 건립에는 보훈처 예산과 경북도 예산(1억 원), 민간 참여(2억5000만 원) 등 총 5억 원이 소요된다. 백 장군의 동상이 세워질 칠곡 다부동은 1950년 8월 백 장군이 전투에서 승리해 낙동강 방어전선을 지켜낸 주요 격전지 중 하나다. 현재 백 장군의 동상은 그가 6·25전쟁 중 지휘한 육군 1군단사령부에 2012년 제막된 것이 거의 유일하다. 보훈처는 “일반인들도 방문할수 있는 6·25 기념시설에 백 장군의 동상을 세워 호국영웅의 공적을 제대로 기리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국군 1사단장을 맡아 낙동강 전선에서 경북 칠곡 지역의 방어를 담당했다. 6·25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의 대공세를 막아냈고 이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등 아군 반격의 분수령이 됐다. 2020년 7월 10일 별세한 백 장군은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전투복을 수의(壽衣)로 입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관 위에는 다부동 등 6·25전쟁 8대 격전지에서 모은 흙도 뿌려졌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예산안 통과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동안 영웅을 영웅으로 마음껏 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잘못된 분위기가 있었다”며 “누가 뭐래도 백선엽은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이라고 적었다. 내년도 보훈처 예산(기금 포함)은 올해보다 5.3% 증가한 6조1886억 원으로 확정됐다. 국가보훈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보상금과 6·25 자녀수당, 고엽제수당 등은 2008년 이후 최대 폭인 5.5% 인상됐다. 지급액이 적은 7급 상이자 보상금과 6·25전몰군경 자녀수당은 추가 인상률이 적용된다. 고령 참전 유공자 예우 강화 차원에서 참전 명예수당도 현재의 월 35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상향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안중근 의사(1879∼1910)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의 시사회가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안 의사의 사촌형인 안장근의 손녀 안기영 여사와 안중근의사숭모회, 독립유공자 유족 등 100여 명이 초청됐다. 영화는 안 의사의 의거 준비에서부터 일제에 항거하다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의 1년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원작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안 의사 역을 맡아 10여 년간 폭발적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아온 정성화가 영화에서도 안 의사 역을 맡았다. 안 여사는 “영웅이란 타이틀만 들어도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벅차다”며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안 의사의 독립정신을 가슴에 품고 살아주길 바라며 제작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1879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안 의사는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하얼빈역에서 저격한 뒤 체포하려 달려드는 러시아군 앞에서 하늘을 향해 “코레아 우라(대한독립 만세)”를 크게 세 번 외쳤다. 안 의사는 심문과 재판 중에도 일본의 부당한 침략행위를 비판하며 시정을 요구했고, 조국의 완전한 독립과 동양 평화 정착을 주장하다가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은 후 3월 26일 순국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구국의 영웅인 안 의사님의 애국혼을 담은 영화를 통해 오직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의사님의 숭고한 위국헌신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내년부터 상이 국가유공자들은 교통복지카드 한 장으로 전국의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가보훈처는 상이 유공자를 위한 ‘보훈 탑(top)’ 카드(사진)를 내년부터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상이 유공자 교통복지카드는 지역 간 호환이 되지 않거나 도입조차 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사용이 제한됐다. 상이 유공자가 교통복지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별도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는 상황이다. 보훈처는 자치단체 및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2020년 국민참여예산으로 예산을 확보해 교통복지카드 전국호환시스템을 개발했다. 새 교통복지카드인 ‘보훈 탑 카드’는 한국조폐공사와 신한카드가 제작 및 발급을, 단말기 구축사업자들이 전국호환 시스템 개발을 각각 맡았다. 보훈 탑 카드 신청은 올해는 주소지 관할 보훈(지)청에서 할 수 있고, 내년부터는 가까운 보훈(지)청 어디서나 가능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올해의 ‘탑건(Top Gun)’에 제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기 조종사인 김유준 대위(29·공사 64기·사진)가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공군이 20일 밝혔다. 탑건은 최고의 공중 사격 기량을 갖춘 전투기 조종사를 의미한다. 김 대위는 10월 공군작전사령부가 주관한 공중사격대회의 전투기 부문에서 1000점 만점에 950점을 받았다. 대회에 참가한 조종사 200여 명 가운데 최고 점수를 기록한 것. 가상 적기를 요격하는 공대공 요격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고, 가상의 지대공 미사일 위협을 뚫고 적진으로 들어가 지상 표적을 명중시키는 탁월한 공대지 폭격 실력도 과시했다고 공군은 전했다. 5년차 조종사인 김 대위는 F-15K 590여 시간 등 총 800시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11전비 110전투비행대대에서 비행계획 수립과 주변국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시 대응 출격 임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송년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발제에서 “북한이 내년에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면서 비확산을 전제로 핵군축 협상 등을 전격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겠지만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 대비한 협상 전략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남궁곤 전 이화여대 교수는 “내년 한반도와 역내 정세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칠 사건은 7차 핵실험 유무와 그 시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관계는 더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박 교수는 “공급망 재편 등 미국의 대중 견제용 경제안보 ‘울타리 치기’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다양한 (미중 갈등)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신중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18일 평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 중요 시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 사진과 함께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면서 서울과 인천항을 촬영한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5년 내 정찰위성 다량 배치” 실행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성 발사를 내세워 내년 4월 주요 기념일에 맞춰 신형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집중 도발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北 노동·스커드-ER급 MRBM 쏘고 “위성 운반체”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이번 중요시험은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 능력을 평가하는 데 기본 목적을 뒀다”며 “위성 시험품을 탑재한 운반체를 고각 발사 방식으로 고도 500km까지 쏴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장비에 대한 촬영·자세조종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했다”고도 했다. 발사 충격과 극심한 온도 차, 우주 방사능 등 열악한 우주환경 속에서 위성의 주요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했다는 얘기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외형은 탄두부를 위성탑재형으로 개조한 스커드-ER와 비슷하지만 비행궤적은 노동미사일에 근접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첫 지상 분출시험에 성공한 신형 고체엔진이 아닌 기존 액체엔진을 사용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 유력하다는 것. 일단은 북한 주장대로 ‘위성의 우주환경 시험 목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통해 극초음속미사일과 고체연료 ICBM,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 핵추진잠수함, 정찰위성을 ‘5대 핵심전략무기’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올 3월엔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5년 내 군사정찰위성을 다량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2월 말, 3월 초에 쏜 화성-17형 ICBM에 이어 MRBM을 우주발사체로 활용한 것”이라며 “개발 막바지의 위성체와 저궤도(500∼800km)의 안정적 진입 능력을 꾸준히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 빌미로 신형 고체 ICBM 등 도발 나설 듯 북한은 “분해능(해상도) 20m”라며 용산 대통령실 일대 등 서울과 인천항을 촬영한 흑백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2월 27일 화성-17형 ICBM을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쏜 뒤 공개한 한반도 촬영 사진보다는 자세하지만 정찰위성이라기엔 조악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이 대북감시 등에 활용 중인 다목적 위성 아리랑3A(해상도 0.5m)는 물론이고 1999년 발사한 아리랑 1호(해상도 6.6m)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근 동창리와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북한이 공개한 발사장 주변 사진과 위성사진엔 눈이 쌓인 흔적이 없어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정찰위성은 최소 서브미터급(해상도 1m 이하)은 돼야 한다”며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은 군사적 활용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군이 위성발사체가 아닌 MRBM이란 판단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위성 시험품’이라고 주장한 만큼 고성능의 영상 기재를 장착한 위성체를 개발 중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북한은 최근 공개한 신형 고체엔진으로 만든 ICBM을 우주발사체로 위장해 집중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군 소식통은 “향후 정찰위성 다량 발사를 명분으로 신형 고체 ICBM 등의 시험발사와 다탄두 탑재 능력을 집중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1주년(4월 11일)이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1주년(4월 13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등이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