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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경비하는 서울경찰청 101경비단 경찰관이 근무 중 실탄을 분실했으며, 9일째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전 101경비단 소속 경찰이 지니고 있던 실탄 6발을 잃어버린 사실을 근무 교대 중 파악했다. 해당 경찰은 38구경 권총 실탄 6발이 든 총알 주머니를 통째로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 주머니는 통상 띠에 끼워 허리춤에 차는 방식으로 휴대한다. 경찰은 바로 인력을 투입해 주변 수색에 나섰지만 26일 오후까지도 찾지 못했다. 해당 경찰은 경비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감찰 조사에서 실탄을 빼돌린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떨어뜨린 실탄을 누군가 주워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분실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21일 오후 9시 37분경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인근 버스정류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시야에 들어오자 20여 명의 대학생이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도로 쪽으로 접근했다. 경찰 60여 명이 이들을 에워싼 뒤 방패를 들고 앞을 막아섰다. 실랑이와 몸싸움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르는 20∼22일 진보단체와 보수단체의 찬반 집회 수십 건이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경찰은 방한 기간 돌발사태에 대비해 경호와 경비 수준을 최고 등급으로 올리고 서울에만 기동대 125개 중대, 1만 명 이상을 투입했다. ○ 바이든 동선 따라 기습 시위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에 머문 3일 동안 동선을 따라다니며 기습 시위를 반복했다.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에어포스원’ 비행기가 출발하는 경기 평택 미 공군기지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 규탄 시위를 했다. 대진연은 “미 대통령 방한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요하고 한국을 식민지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한 첫날인 20일 하얏트호텔 인근 집회를 시작으로 21일 국립서울현충원, 용산 대통령 집무실, 국립중앙박물관 등 관련 일정이 있는 장소마다 나타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20일 저녁 하얏트호텔 앞에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일부 회원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실려가기도 했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중행동은 21일 오후 1시경부터 집무실 건너편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자주평화대회’를 진행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라는 이유로 금지했지만, 주최 측이 금지 통고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20일 일부 인용하면서 집무실 약 50m 앞에서 열릴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종속적 한미관계 바꿔내자’ 등의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회원 30여 명도 21일 만찬이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맞은편 인도에서 집회를 했다.○ 보수단체 환영 집회…용산 일대 교통 정체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단체 집회도 열렸다.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하얏트호텔 인근에선 자유대한호국단 회원이 성조기를 흔들며 ‘한미동맹 강화’ 등을 외쳤다. 서울시재향군인회 회원 800여 명(경찰 추산)도 2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낮 12시경부터 현충원 정문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반미 활동 즉각 중단’ ‘미국은 혈맹’ 등의 구호를 외쳤고 바이든 대통령이 탄 차량을 보며 환호했다. 이날 정상회담과 만찬이 열린 용산 일대는 경찰의 교통 통제로 교통 정체를 빚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앞은 만찬 시간인 오후 7시 반을 전후해 8차선 도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A 씨(30)는 “21일 저녁 동작대교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쪽으로 이동했는데 차가 정체돼 20분가량 도로에 서 있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상관없는 도심 집회도 곳곳에서 열렸다.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선 22일 오후 2시 반부터 2시간 동안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간호법 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엔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약 20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집회를 위해 여의도공원 앞 7개 차로 중 3개가 통제되면서 인근에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직전 입국해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미 비밀경호국(SS) 직원이 본국으로 송환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전 4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정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한국인을 폭행해 조사를 받은 미 비밀경호국 소속 30대 A 씨가 미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 경호를 위해 미리 입국해 있던 A 씨는 20일 오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동료 1명과 함께 같은 날 오후 4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기 약 1시간 반 전 미국으로 송환된 것이다. 비밀경호국 규정에 따르면 소속 직원들은 미국 국내와 해외 모두 근무 10시간 전부터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미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당국은 해당 요원의 마약 복용 가능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가 미국으로 돌아간 것과 상관없이 경찰은 법적 처벌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사가 완료된 상태라면 약식기소를 통해 피의자가 국내에 있는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다”며 “폭행 정도가 가볍다면 기소 유예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다만 A 씨는 단순 폭행 혐의를 받고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힐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직전 입국해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미 비밀경호국(SS) 직원이 본국으로 송환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전 4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정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한국인을 폭행해 조사를 받은 미 비밀경호국 소속 30대 A 씨가 미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 경호를 위해 미리 입국해 있던 A 씨는 20일 오전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동료 1명과 함께 같은 날 오후 4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기 1시간 반 전 미국으로 송환된 것이다. 비밀경호국 규정에 따르면 소속 직원들은 미국 국내와 해외 모두 근무 10시간 전부터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미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당국은 해당 요원의 마약 복용 가능성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가 미국에 돌아간 것과 상관없이 경찰은 법적 처벌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사가 완료된 상태라면 약식기소를 통해 피의자가 국내에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다”며 “폭행 정도가 가볍다면 기소유예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다만 A 씨는 단순 폭행 혐의를 받고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힐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 조사를 모두 마쳤고 현장 증거도 확보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며 “아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20~22일 한미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집회와 환영하는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21일 밤늦게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숙소였던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인근에서 사전신고를 하지 않은 채 기습 시위를 벌였다. 대진연 회원 약 20명은 이날 오후 8시 40분경 호텔 정문에서 약 80m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모여 각자 챙겨온 종이 피켓과 바이든 대통령 얼굴 사진 등을 꺼내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9시 37분경 만찬 행사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호텔로 진입하자 이들은 목소리를 높여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 60여 명은 시위대를 둘러싸고 검정색 우산 5개를 넓게 펼쳐 바이든 대통령 차량 행렬과 회원들 사이를 가로 막았다. 약 5m 높이 그물망을 가로로 길게 펼쳤고, 일부 경찰은 참가자들이 손에 든 피켓을 빼앗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건을 투척하는 등 돌발행동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까지도 일부 시위대가 남아 경찰과 대치했다. 대진연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첫날인 20일에도 하얏트 호텔을 찾아 기습 시위를 벌였고, 21일 오후 1시경엔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이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맞은편 인도에서 30여 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오후 7시 15분경 바이든 대통령 차량 행렬이 국립중앙박물관 정문으로 들어서자 이들은 “NO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STOP MD(미사일방어체계)” 등 구호를 외쳤다. 평통사는 이날 오후 정상회담이 진행된 용산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 전쟁기념관 인근에서도 회원 70여 명이 모여 방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 이후 녹사평역까지 800m 가량을 행진한 이들은 그곳에서 사전 신고 없이 집회를 진행해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행진 이후 해산하는 일정으로 집회를 신고했는데, 예정에 없던 집회를 진행해 자진 해산을 요청하는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 단체들의 집회도 열렸다. 서울시재향군인회 회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낮 12시경부터 정문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 “반미활동을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혈맹국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마지막날인 22일 오전에도 하얏트 인근에선 자유대한호국단 회원 3명이 성조기를 들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21일 정상회담과 만찬이 진행된 용산 일대 도로에선 교통 통제로 인한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두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이후 만찬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 도로가 통제돼 정체 현상을 빚은 것. 이날 차를 몰고 용산구 인근을 지났다는 A 씨(30)는 “동작대교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쪽으로 이동하던 중에 차가 정체돼 20분가량 도로에 서 있었다”며 “평소 막히던 길이 아니어서 의아했는데 정상회담 때문인 걸 나중에 알았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21일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금 도착했다고 합니다. 집무실까지 들리게 구호를 외칩시다!”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선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집회가 잇달아 열렸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중행동은 이날 오후 1시경부터 집무실 건너편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자주평화대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군비증강 반대한다”, “종속적인 한미관계 바꿔내자” 등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오후 1시 35분경 바이든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를 벌이던 60여 명은 집무실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부부젤라를 불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사항이 양국 정상에 닿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3분경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도 비슷한 시각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미연합연습 전면 중단하라”, “한미일 동맹 반대한다”, “불법사드 철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 70여 명은 오후 3시 50분까지 집회를 벌인 뒤 녹사평역으로 850m가량 행진했다. 이날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열린 집회들은 전날 서울행정법원이 참여연대와 평통사가 경찰의 집회 금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개최할 수 있었다. 당초 경찰은 이 단체들이 신청한 집회 구간 중 일부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라는 이유로 금지를 통고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 단체들의 집회도 열렸다. 서울시재향군인회 회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낮 12시경부터 정문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 “반미활동을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혈맹국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낮 12시 58분경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현충원 정문에 들어서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며 환호했다. 현충원 정문 건너편 인도에선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10여 명이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경찰은 4~5m 높이의 그물망을 펼쳐 이들이 물건 등을 차도 쪽으로 던지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들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숙소가 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 인근에서 기습 시위를 벌여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에 신고된 서울시내 집회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영 및 반대 집회를 포함해 총 61건으로 1만60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부분 집회가 신고된 수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했고, 큰 혼란은 없었다. 경찰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 충돌 등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정상회담에 대비해 서울 전역에 기동대 125개를 포함해 1만여 명의 인원을 동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대통령 집무실이 보이시나요? 여기서부터 최대한 천천히 가겠습니다.” 14일 오후 5시 반경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 도보행진 중이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 회원 등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사회자가 “새 대통령 집무실 앞을 처음 행진하는 이들이 (바로) 성소수자들”이라고 하자 멈춰 선 채 환호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주말인 이날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처음 시위대 행진이 진행됐다. 앞서 경찰은 법적으로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날 행진을 불허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무지개행동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11일 일부 인용해 행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무지개행동 등 33개 단체는 이날 오후 3시경 용산역 광장에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대회’를 연 뒤 오후 4시 53분부터 이태원 광장까지 2.5km가량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등을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소수자 인권 교육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는 “1962년 집회시위법 제정 이후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간 적은 없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에선 집무실과 관저가 인접해 있어 100m 규정이 적용됐다. 이날 행진은 1시간 24분 걸려 “1시간 30분 내에 통과하라”는 법원의 허용 조건을 지켰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기동대 9개 중대 500여 명을 투입했다. 선글라스를 쓴 양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2m 간격으로 서서 대통령 집무실 외곽을 지켰고, 사복 차림의 경찰 정보 담당자들은 수시로 무전을 주고받았다. 시위대가 집무실 앞 10m 지점에서 잠시 멈추자 경찰 관계자들은 “빨리 지나가라고 해라” 등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은 21일 참여연대가 집무실 인근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에 대해서도 금지 통고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무지개행동 집회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다른 집회에 대해서도 집무실 100m 이내 불허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집회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대통령 집무실이 보이시나요? 여기서부터 최대한 천천히 가겠습니다.” 14일 오후 5시 반경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 도보행진 중이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 회원 등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사회자가 “새 대통령 집무실 앞을 처음 행진하는 이들이 (바로) 성소수자들”이라고 하자 멈춰선 채 환호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주말인 이날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처음 시위대 행진이 진행됐다. 앞서 경찰은 법적으로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날 행진을 불허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무지개행동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11일 일부 인용하면서 행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무지개행동 등 33개 단체는 이날 오후 3시경 용산역 광장에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대회’를 연 뒤 오후 4시 53분부터 이태원 광장까지 2.5㎞가량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등을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소수자 인권 교육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는 “1962년 집회시위법 제정 이후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간 적은 없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에선 집무실과 관저가 인접해 있어 100m 규정이 적용됐다. 이날 행진은 1시간 24분 걸려 “1시간 30분 내에 통과하라”는 법원의 허용 조건을 지켰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교통경찰과 기동대를 포함해 수백 명을 투입했다. 선글라스를 쓴 양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2m 간격으로 서서 대통령 집무실 외곽을 지켰고, 사복 차림의 경찰 정보 담당자들은 수시로 무전을 주고받았다. 시위대가 집무실 앞 10m 지점에서 잠시 멈추자 경찰 관계자들은 “빨리 지나가라고 해라” 등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은 21일 참여연대가 집무실 인근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에 대해서도 금지 통고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무지개행동 집회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다른 집회에 대해서도 집무실 100m 이내 불허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집회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즉시항고 방침을 확정했습니다. 곧 서울경찰청에서 입장문 나갈 겁니다.” 12일 오후 1시경 경찰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서울행정법원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의 행진을 허용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였다. 판결 직후에는 경찰 측에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던 터라 불복 방침을 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기사를 쓰겠다고 회사에 보고했다. 그런데 경찰이 2시간 뒤 낸 자료에는 ‘즉시항고’란 단어는 없었다. 그 대신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14일 집회·행진을 법원에서 허용한 범위 내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일부 언론에선 경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경찰은 “즉시항고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추가로 내고, 법무부 승인을 받아 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오락가락하는 모습에 기자들 사이에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건지, 불복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법조계에선 경찰의 항고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시항고해도 행진이 진행되는 14일 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 측 고위 관계자도 “즉시항고는 의지 표명”이라며 실질적 효과는 없음을 인정했다. 이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찰이 얼마나 당혹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적어도 기자에게는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대통령 관저 반경 100m 이내 집회 금지’ 조항에서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된다고 보고 무지개행동의 행진을 금지했다. 하지만 ‘관저’와 ‘집무실’의 사전적 의미가 다르다는 점에서 당시에도 경찰의 자의적 법 해석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반대 의견에 귀를 닫고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를 고수했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청와대를 버리고 집무실을 용산으로 정했다. 용산공원 담장을 낮춰 시민들과 눈을 맞추겠다고도 했다. 경찰도 이날 자료에서 “집회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집무실 인근에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걸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경찰은 이제라도 집무실 이전의 취지를 살려 집회의 자유와 대통령 경호를 조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조응형·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를 금지한 것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주변 100m 이내 집회가 제한되는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됐다고 해석했는데 법원은 이를 무리한 해석이라고 본 것이다.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시민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며 무지개행동의 집무실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앞서 무지개행동은 14일 용산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태원광장까지 2.5km 구간을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행진 경로 중 일부가 집시법상 집회가 금지된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해당한다며 행진을 금지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며 법원에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구분한 옛 대통령경호법 시행령 등을 근거로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단, 행진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교통과 경호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에 신속하게 행진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원칙적으로 다른 집회·시위에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법원이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는 경찰 해석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만큼 향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유사한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 집무실 인근에선 연일 집회와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다. 11일에도 4건의 기자회견과 1건의 집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맞아 4호선 삼각지역 역사에서 오전 8시부터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진보당 등은 집무실에서 100m 이내 거리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원칙적으로 집시법상 사전 신고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 회원 100여 명은 오후 2시부터 삼각지역 13번 출구 앞에서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청와대가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 지 이틀째인 11일 경내 보물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앞 시설을 파손한 50대 관람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 앞 불전함을 밀어 넘어뜨려 옆에 있던 사기그릇을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정모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관람객들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을 보고 불만을 품은 뒤 불전함을 넘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왜 돌에 불과한 물건에 대고 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현장에서 “내가 청와대 주인이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렸지만, 근처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이 제지해 추가 피해는 없었다. 불상도 훼손되지 않았다. 불상은 9세기 만들어져 1913년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졌다.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 수려한 모습으로 ‘미남불(美男佛)’로 불리기도 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청와대가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 지 이틀째인 11일 경내 보물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앞 시설을 파손한 50대 관람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 앞 불전함을 밀어 넘어뜨려 옆에 있던 사기그릇을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정모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관람객들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을 보고 불만을 품은 뒤 불전함을 넘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왜 돌에 불과한 물건에 대고 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현장에서 “내가 청와대 주인이다”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렸지만, 근처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이 제지해 추가 피해는 없었다. 불상도 훼손되지 않았다. 불상은 9세기에 만들어져 1913년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졌다. 2018년 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 수려한 모습으로 ‘미남불(美男佛)’로 불리기도 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청와대를 다 와보고….”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수립 이후 처음 청와대가 전면 개방돼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남편 서재석 씨(80)의 손을 꼭 잡고 청와대 본관으로 향하던 노미옥 씨(77)는 “TV에서나 보던 청와대에 직접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부축하던 서 씨는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기쁘다”며 웃었다. 권위주의 시절은 물론 민주화 이후에도 권력의 정점을 상징하며 74년 동안 일반인들에게 굳게 닫혀 있던 청와대 정문은 이날 오전 11시 37분 국민을 향해 활짝 열렸다. 사전 신청에서 당첨돼 1회 차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 6500여 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닫혀 있던 세월을 상징하는 국민대표 74명은 손에 매화를 들었다. 매화는 윤 대통령이 봄이 가기 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한 약속의 실천을 뜻한다. 전날까지 대통령이 거주했던 관저도 정문인 ‘인수문(仁壽門)’을 개방했다. 전면 개방 전에도 청와대 관람 코스가 있었지만 관저 주변은 특히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구중궁궐의 핵심’이었다. 이날 총 2만2354명이 청와대를 관람했다. 74년만에 靑전면 개방 첫날120여종 나무 심겨진 ‘녹지원’ 인기, 관저 정문이었던 ‘인수문’도 활짝담벼락 너머 서울 도심 풍경 펼쳐져… 21일까지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보안 분류됐던 靑지도 온라인 공개 “역사적인 날이잖아요.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 대신 왔어요.” 10일 오전 11시 50분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앞. 주부 최민혜 씨(46·서울 강남구)는 아들 오주한 군(12), 딸 유진 양(10)과 청와대에 왔다. 초등학교에는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 오 군은 청와대 본관 지붕의 기와를 가리키며 “지붕이 진짜로 파랗다. 책에서 보던 청와대에 와보니 신기하다”며 웃었다. 최 씨는 “역사적인 공간을 보여주는 게 공부”라며 “다음에 건물 내부까지 공개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74년 만에 개방된 청와대는 2시간 단위로 6500명씩 하루 총 6번, 모두 3만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진입이 차단됐던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길목도 열려 관저 뒤편 산책로의 문화유산과 건축물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날 대통령 관저의 정문 ‘인수문(仁壽門)’이 활짝 열렸고, 대통령 관저 앞 정원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관람객들은 북악산 정남향에 있는 본관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를 포함해 120여 종의 나무가 있는 녹지원을 따라 청와대를 자유롭게 거닐었다. 대통령 관저 앞마당의 담벼락 너머로 남산타워를 비롯해 서울 도심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현모 씨(64·경기 하남시)는 “등산을 다녀 봐도 서울 도심에 이렇게 좋은 터는 흔치 않다. 동네에서 장사하는 내게는 환상의 세계 같다. 이렇게 좋은 공간을 권력자들만 누렸다는 게 더 실감 난다”고 했다. 딸, 사위와 함께 온 이은재 씨(87·서울 서초구)는 “우리네 사는 세상 같지가 않고 꼭 깊은 산속 사찰 같다”고 했다. 본관에서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언덕 위에 있는 대통령 관저를 본 이 씨는 “조용하게 수행하기는 좋지만 대통령이 여기 살면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 관저 뒤편 산책로를 따라 오운정(五雲亭)에 오르면 청와내 경내가 내려다보인다. 홍성갑 씨(66·서울 강북구)는 오운정에 올라 “권력자들이 왜 그렇게 독재를 하고 욕심을 냈는지 이제야 알겠다. 자연이며 경치며 빠지는 게 없는 이 자리를 누군들 손에서 놓으려 하겠냐. 나 같아도 한번 들어오면 안 나가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반경 청와대 개방을 기념해 춘추관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문정희 시인이 창작시 ‘여기 길 하나가 일어서고 있다’를 낭독했다. “여기 길 하나가 푸르게 일어서고 있다//역사의 소용돌이를 지켜본/우리들의 그리움 하나가/우리들의 소슬한 자유 하나가/상징처럼 돌아와/다시 길이 되어 일어서고 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21일까지 청와대 경내에서 문화행사를 선보인다. 국빈을 맞이하던 영빈관에서는 최고의 무사를 뽑는 공연이, 춘추관 앞에서는 줄타기 등 전통놀이가 각각 열린다. 임금의 산책을 재현한 행사도 개최한다. 다만 각 건물을 소개해 주는 안내판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대통령 관저를 보던 최현민 씨(45·서울 마포구)는 “주변 사람들이 말해 주기 전까지 대통령 관저인 줄 몰랐다”며 “건축물의 이름과 의미를 설명한 안내판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보안 지역으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았던 청와대 주변 지도도 인터넷에 공개됐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청와대 주변 지도를 국가 공간 정보 플랫폼 브이월드에 공개했고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기업에도 제공한다고 밝혔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 전경을 이렇게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처음이에요! 너무 예쁘네요.” 10일 청와대 뒷길 북악산 등산로도 1968년 김신조 등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한 ‘1·21사태’ 이후 폐쇄된 지 54년 만에 완전 개방됐다. 이날 등산로를 올라 ‘청와대 전망대’에 도착한 삼청동 주민 이옥자 씨(66)는 “마치 서울의 중심에 선 것 같은 기분”이라며 감탄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동쪽 춘추관 옥상의 큰북 ‘용고(龍鼓)’가 3차례 울리며 등산로 개방을 알렸다. 기다리던 시민 100여 명은 춘추문을 지나 춘추관 뒤편 등산로에 들어섰다. 대전에서 온 성윤대 씨(75)는 “대통령이 걷던 산책로를 직접 걸어 볼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등산로는 춘추관 뒷길 또는 청와대 서쪽 칠궁 뒷길에서 시작해 백악정(白岳亭) 쉼터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백악정에서 300m가량 더 오르면 청와대 전망대에 이른다. 전체 구간은 약 2km다. 이 길은 역대 대통령들이 생각을 정리하며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 당시 아침 일찍 이 등산로로 청와대 뒷산을 오르며 하루를 시작했다. 탄핵안 가결 열흘째 날 모처럼 언론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곳이 바로 백악정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당시 “서울 광화문 일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며 아침이슬 노랫소리를 들었던 곳도 청와대 뒷산이다. 이날 등산객들은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눌렀다. 꽃밭이 조성된 백악정은 단연 인기 장소였다. 백악정 좌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와 심은 느티나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와 심은 서어나무가 마주 보고 있다. 백악정을 지나니 남산타워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탁 트인 경치가 나타났다. 북악산 등산로는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다만 청와대 개방 기념행사 기간인 22일까지는 춘추문 대신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맞은편 출입구를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살아서 청와대를 다 와보고….”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 수립 이후 처음 청와대가 전면 개방돼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남편 서재석 씨(80)의 손을 꼭 잡고 청와대 본관으로 향하던 노미옥 씨(77·경기 부천시)는 “TV에서나 보던 청와대에 직접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부축하던 서 씨는 “죽기 전 아내와 함께 청와대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기쁘다”며 웃었다. 권위주의 시절은 물론 민주화 이후에도 권력의 정점을 상징하며 74년 동안 일반인들에게 굳게 닫혀 있던 청와대 정문은 이날 오전 11시 37분 국민을 향해 활짝 열렸다. 정문이 열리는 순간 사전 신청에서 당첨돼 1회차 입장을 기다리던 시민 6500여 명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닫혀 있던 세월을 상징하는 국민대표 74명은 손에 매화를 들었다. 개방행사 관계자는 “매화는 윤 대통령이 봄이 가기 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한 약속의 실천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대통령이 거주했던 관저도 정문인 ‘인수문(仁壽門)’을 개방했다. 시민들은 산책로를 따라 관저 내 ‘대통령의 정원’을 거닐었다. 전면 개방 전에도 청와대 관람 코스가 있었지만 관저 주변은 특히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구중궁궐의 핵심’이었다. 이날 청와대 관람에 당첨된 인원은 2만6000명이다. 이날 오전 7시엔 청와대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전면 개방됐다. 서쪽 칠궁과 동쪽 춘추관 양쪽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이 등산로는 1968년 1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일반인 출입이 허용됐다. 등산로는 청와대와 달리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서울 전경을 이렇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처음이에요!. 너무 예쁘네요.” 10일 청와대 개방과 함께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한 1968년 ‘1·21 사태’ 이후 폐쇄됐던 청와대 뒷길 북악산 등산로도 54년 만에 완전 개방됐다. 이날 등산로를 올라 ‘청와대 전망대’라는 팻말이 붙은 공터에 도착한 삼청동 주민 이옥자 씨(66)는 “마치 서울의 중심에 선 것 같은 기분”이라며 감탄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동쪽 춘추관 옥상의 큰 북 ‘용고(龍鼓)’가 3차례 울리며 등산로 개방을 알렸다. 기다리던 시민 100여 명은 춘추문을 지나 춘추관 뒤편 등산로에 들어섰다. 대전에서 온 성윤대 씨(75)는 “대통령이 걷던 산책로를 직접 걸어볼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등산로는 춘추관 뒷길 또는 청와대 서쪽 칠궁 뒷길에서 시작해 백악정(白岳亭) 쉼터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백악정에서 300m 가량 더 오르면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청와대 전망대에 이른다. 총 구간은 약 2㎞다. 더 오르면 2006년 개방된 등산로로 이어진다. 이번에 개방된 등산로는 역대 대통령들이 생각을 정리하며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 당시 아침 일찍 이 등산로로 청와대 뒷산을 오르며 하루를 시작했다. 탄핵안 가결 열흘째 날 모처럼 언론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곳이 바로 백악정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벌어졌을 당시 “서울 광화문 일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던 곳도 청와대 뒷산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랫소리도 들려왔다”며 복잡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등산객들은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눌렀다. 꽃밭이 조성된 백악정은 단연 인기 장소였다. 백악정 좌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와 심은 느티나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와 심은 서어나무가 마주보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는 아직 철책과 철조망, 초소 등 군사시설물이 있었지만 백악정을 지나니 남산타워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북악산 등산로는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다만 청와대 개방 기념행사 기간인 22일까지는 춘추문 대신 삼청동 금융연수원 맞은편 출입구를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개방 시간은 5~8월 오전 7시~오후 7시, 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3~4월과 9~10월은 오전 7시~오후 6시다. 입장 마감 시간은 개방 종료 시간 2시간 전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청와대 앞을 처음 지나는 노선을 운전하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9일 버스 차고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01번’ 버스기사 김태구 씨(59)는 “어린 시절 청와대는 근처에 가기조차 어려웠고, 더구나 입장은 꿈도 못 꿀 만큼 먼 곳으로 느껴졌다”며 “자부심을 갖고 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말했다.○ “언제 청와대 갈 수 있나” 문의 이어져서울시는 청와대 개방을 맞아 청와대 앞을 지나는 도심 순환형 ‘01번’ 버스 노선을 2일 신설했다. 청와대를 출발해 남산골 한옥마을, 남산타워, 서울시청, 경복궁역 등을 거쳐 청와대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청와대와 도심 관광지를 잇는 핵심 노선이자 청와대를 지나는 유일한 버스다. 다만 개방 기념행사로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가 운영되는 22일까지는 청와대를 거치지 않고 광화문에서 바로 안국역 방향으로 운행된다. 9일 기자가 탄 01번 버스 좌석은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승객들 때문에 만석이었다. 기사 김 씨는 “외국인 등 관광 목적으로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지금은 걸어서 가야 하는 청와대가 23일부터 노선에 추가되면 더 많은 손님들이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벌써부터 “언제부터 청와대까지 들어가느냐”고 문의하는 승객이 적지 않다고 한다. 충무로역에서 버스를 탄 시민 안병숙 씨(63)는 “오늘은 남산에 가려고 탔지만 다음에는 이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가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만 01번 노선 신설로 통폐합된 기존 02, 04번을 이용하던 승객들에게서는 불편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민 최모 씨(50)는 “남산 돈가스거리 쪽으로 가던 02번이 없어져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상인은 아쉬움 반, 기대 반한편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청와대 개방을 앞둔 인근 주민들은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국장집 ‘향나무 세그루’ 사장 임모 씨(63)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종종 찾았던 집으로 입소문도 나고, 청와대 직원도 자주 방문했는데 앞으론 그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곳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내던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가끔 찾았다는 식당이다. 삼청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새순 씨(76)는 “동네가 청와대 바로 옆이라 치안도 좋고 깨끗했다”면서 “대통령이 근처에서 사니 (자부심에) 이사도 안 가고 오래 살았는데, 갑자기 떠난다니 아쉬움이 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반면 집무실 이전으로 인근 집회·시위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주민 최모 씨(68)는 “주말이면 늘 시끄럽고 길이 막혔다”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따라 옮겨 갈 테니, 조용한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삼청동 ‘북촌진곰탕’ 사장 장민자 씨(81)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 가는 건 서운하지만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경 오는 사람이 늘어 장사도 더 잘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생 대부분은 졸업 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나섭니다. 우리나라 대학도 시대에 맞게 역할이 바뀌어야죠.” 장재수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60·사진)는 삼성전자 재직 시절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센터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언급했다. 최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우리나라 대학 역시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사업화하도록 조언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기술을 사업화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2009년 설립된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3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삼성맨’ 출신의 장 대표를 2019년 영입했다. 이전까진 교수가 겸임하던 자리에 ‘비즈니스맨’을 앉힌 것. 고려대 개교 후 첫 공대 출신 총장인 정진택 총장의 결정이었다. 장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미래기술육성센터장 등을 지내며 신기술을 발굴해 사업으로 접목시켰던 감각을 바탕으로 고려대 기술지주회사에서 교수, 학생들의 연구 성과를 ‘돈 되는’ 사업으로 만드는 멘토 역할을 맡았다. 대학원생이 창업한 소형 가전 회사 ‘에이올코리아’는 장 대표의 조언을 바탕으로 신소재 생산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특허 기술을 토대로 지난해 220억 원을 투자받아 제습·항균 신소재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중이다.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올해 초 국내 대학 최초로 전액 기업 및 금융사 등 민간 자본으로 구성된 101억 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고려대 교수와 학생이 창업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그간 대학 기술지주회사들이 만든 펀드가 주로 정부 또는 학내 자금에 의존했는데 일반 펀드와 견줄 정도의 수익률 목표를 설정하고 민간 자본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지주회사에서 창출된 투자 수익은 대학에 재투자된다. 장 대표는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대학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려대가 이를 선도하도록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창출한 수익을 다시 대학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대부분은 졸업 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나섭니다. 우리나라 대학도 시대에 맞게 역할이 바뀌어야죠.” 장재수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60)는 삼성전자 재직 시절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꺼냈다. 최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우리나라 대학 역시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사업화하도록 조언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한 기술을 사업화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2009년 설립된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3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삼성맨’ 출신의 장 대표를 2019년 영입했다. 이전까진 교수가 겸임하던 자리에 ‘비즈니스맨’을 앉힌 것. 고려대 개교 후 첫 공대 출신 총장인 정진택 총장의 결정이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국내 대학 최초로 기업 및 금융사 등 전액 민간자본으로 구성된 투자조합을 만들었다. 다음은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고려대 기술지주회사의 최근 성과는? “고려대를 포함한 대다수 대학 기술지주회사가 초기엔 학교 자본금과 정부 정책 자금에 의존해 투자를 해왔다. 그렇다보니 투자조합으로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수익률도 잘 내기 힘든 구조였다.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올 초 기업과 금융사 등 민간 자본 100%로 구성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국내 대학 최초다. 주로 고려대 교수 또는 학생들이 창업한 기업에 투자하는데, 투자에 참여한 기업들이 투자 시 충분한 수익률이 나올 수 있겠다고 긍정적인 판단을 한 셈이라 큰 성과라고 보고 있다”―3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일했는데….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주로 일했다. 특히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재직 시절 대학에서 연구 성과를 낸 분들을 선별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연구 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하는 일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R&D 법인장으로 일한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계속했기 때문에 기술 창업 초기에 유의해야 할 사항 등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려대에서 기술 창업으로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대학원생이 창업한 ‘에이올코리아’를 들 수 있겠다. 제습 신소재 ‘MOF’를 대량생산하는 기업이다. 아무리 좋은 신소재여도 양산할 수 없으면 사업화될 수 없다. 에이올코리아는 2020년 한국화학연구원이 갖고 있던 신소재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원래 에이올코리아는 공기 청정기를 만드는 소형 가전 회사였는데, 원천 소재 생산으로 차별화하는 게 훨씬 가치가 높다고 조언했다. 현재 에이올코리아는 지난해 220억 원을 투자받아 MOF를 연간 500t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9월 완공 목표로 짓는 중이다.”―학내 창업에서 기술지주회사의 역할이 왜 중요한가? “기업가의 시점에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 기술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나 사업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특허 출원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서도 조언을 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으면 특허를 함께 내야 한다. 어떻게 권리의 범위를 넓혀 다른 이들이 이 기술의 특허를 회피해 모방할 수 없도록 할 지 등을 치밀하게 설계하도록 조언하고 있다.”―고려대 기술지주회사의 목표는?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기관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은 국가의 장벽이 없기 때문에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다. 고려대가 기술 창업 기관으로서 역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창출한 수익을 대학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대통령이 종종 찾았던 집으로 입소문도 나고, 청와대 직원들도 자주 방문했는데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섭섭합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국장집 ‘향나무 세그루’ 사장 임모 씨(63)는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가끔 찾았다는 식당이다. 임 씨는 “대통령이 2020년 총선 투표 후 찾아와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이 재현되긴 어렵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청와대 시대’의 마지막 날인 9일 인근 주민들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삼청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새순 씨(76)는 “동네가 청와대 바로 옆이라 치안도 좋고 깨끗했다”면서 “대통령이 근처에서 사니 (자부심에) 이사도 안 가고 오래 살았는데, 갑자기 떠난다니 아쉬움이 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옥 씨(66)는 “대통령 사는 동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서운하다. 언젠가 (다른)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오게 될지 모르겠다”며 집무실 이전을 아쉬워했다. 반면 집무실 이전으로 인근 집회·시위가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주민 최모 씨(68)는 “주말이면 늘 시끄럽고 길이 막혔다”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따라 옮겨 갈 테니, 조용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삼청동 ‘북촌진곰탕’ 사장 장민자 씨(81)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는 건 서운하지만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 장사도 더 잘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