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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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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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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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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돈, 7월부터 수돗물검사에 추가

    대진침대에서 검출돼 큰 파문을 일으킨 방사성 물질 라돈이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에 들어간다. 환경호르몬 물질 과불화화합물 3종도 추가된다. 환경부는 현재 28종인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에 7월부터 라돈과 PFOS, PFOA, PFHxS 등 과불화화합물 3종을 추가한다고 29일 밝혔다. 수질감시항목이 되면 지방자치단체나 수자원공사 같은 수도사업자가 주기적으로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환경부가 2007∼2017년 지방상수도가 없는 도서·산간지역 소규모 수도시설 4736개를 조사한 결과 805곳의 라돈 수치가 미국의 권고치를 넘겼다. 앞으로 이런 소규모 수도시설과 정수장은 매년 2회 이상 수질검사를 받아야 한다. 과불화화합물 3종은 정수장에서 검출되는 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감시 항목에 선정됐다. 수질감시항목의 검사 결과는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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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외선지수 연일 高高… 차단제 바르세요

    초여름같이 덥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자외선지수가 연일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자외선은 한여름(7, 8월)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늦봄과 초여름에 오히려 더 강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9일 자외선지수는 전국이 ‘나쁨’ 수준에 들고, 수도권을 제외한 중부와 남부, 강원영동 지방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도 경기북부와 강원영동, 제주는 ‘매우 나쁨’, 나머지 지역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월별 자외선지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자외선이 가장 강했던 달은 5월이었다. 5, 6월에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노화를 일으키는 자외선A가 상대적으로 강해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차단제에 표기된 ‘PA’는 자외선A 차단지수, ‘SPF’는 자외선B 차단지수를 뜻한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은 낮 12시∼오후 1시이므로 오전에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점심 먹기 전 한 번 더 덧발라주면 좋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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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four)에버육아]세상 모든 임신부들에게 박수를

    ‘콧구멍으로 수박이 나오는 느낌이다.’ 내가 들은 출산의 고통을 표현한 말 중 가장 적확한 표현이다. 흔히 인간이 느끼는 최고 고통을 10이라 할 때 출산이 9 정도에 이른다고들 한다. 평소 작디작은 구멍에서 작은 수박에 비견될 만한 아이 몸을 빼내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첫 아이 임신 때 이런 류의 표현들을 읽으며 설레는 한편으로 두려워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다수가 제왕절개수술이나 무통주사 분만을 한다지만 불행히도 나는 세 아이 출산 때 모두 무통주사를 맞지 못했다. 출산이 너무 빨리 진행됐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행운이고 어찌 보면 불운이다. 그 덕분에 나는 세 번의 출산에서 모두 ‘콧구멍에서 수박이 나오는 고통’을 온전히 겪었다. 첫 아이 때는 경황 중에 출산을 맞았다. 아이는 드라마틱하게도 출산휴가 D-1일 아침 바깥세상의 문을 두드렸다. 초산치고 이례적으로 빠른 출산이었다. 전날 밤새 회사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고 사무실 짐을 챙겨오려고 가방을 준비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녘 배에 살짝 통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책에서만 읽던 ‘가진통’인 줄 알았다. “나 말로만 듣던 가진통 오나봐. 그래도 병원 한 번 가봐야겠지?” 신랑이랑 이런 잡담을 나누며 떨렁떨렁 걸어서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상태를 확인해본 분만실 간호사에게 “이미 자궁문이 3cm 열렸다”는 말을 듣고야 나도 신랑도 심각성을 인지했다. 출산은 급속히 진행됐고 우물쭈물하다가 무통주사 맞을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몇 시간 진통하고 아이가 나오는 느낌을 온전히 느끼며 첫 애를 만났다. 둘째와 셋째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진통 초기엔 진행이 느려 유도분만 주사를 맞았다. 자궁이 이미 1cm가량 열렸다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도통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데 유도제를 맞은 지 2시간여 만에 출산이 진행되는 바람에 또 무통주사를 맞지 못했다. 남편은 “유도제를 맞지 않아야 회복도 빠르대”라며 진통 중인 내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남은 아파 죽겠는데. 합리화하는 남편이 때려주고 싶게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이런 경험 탓인지 네번째임에도 여전히 출산은 두렵다. 한 번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옛날 아이 낳다가 그렇게들 많이 죽었다는데 진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여성, 그 중에 또 절반가량은 애를 낳기에 누구나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임신·출산은 여성에겐 정말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래도 비교적 쉽게 임신하고 출산한 경우에 속한다. 임신 중 입덧도 전혀 없었고 약간의 빈혈이 있긴 했지만 비만, 임신성 고혈압, 당뇨 등 심각한 질환도 전혀 겪지 않았다. 셋째 임신 때는 조금 고생을 하긴 했다. 산달이 한여름이었는데 만삭기간 더위 탓에 피부질환과 질 내 염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심각한 수준은 아니기에 회사를 일찍 쉴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려움 때문에 한 달여간 잠도 잘 못 자고 일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넷째를 임신한 요즘은 그동안의 임신에서 겪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바로 허리 통증이다. 치료를 받으러 갔더니 의사는 “세 아이를 낳고 키우며 누적된 게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하긴 임신기간 동안 내 몸무게의 4분의 1에 이르는 배를 달고 다닌 데다 출산 후엔 일하랴 아이들 바라지하랴 단 하루도 뒹굴거려 본 기억이 없다. 이제쯤 허리가 ‘아프다’고 아우성 칠 때도 됐다. 생전 내 돈 주고 병원이란 걸 거의 가 본 일 없는 ‘강골’이었는데. 요새는 매주 침을 맞기 위해 한의원에 간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잔심부름 시키는 일도 부쩍 늘었다. “엄마 리모컨 좀 갖다 줄래?” “코 풀어줄 테니 휴지 가져와.” “장난감 비닐은 부엌 분리수거함에 각자 알아서 넣으렴.” 이렇게 허리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도 워킹맘의 신세인지라 집에서든 밖에서든 움직일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외가친척 모임에 참석했는데, 자녀들이 모두 초등학생인 사촌언니, 오빠들과 달리 나는 식사시간 내내 엉덩이를 5분 붙이기도 어려웠다. 아이 3명이 돌아가며 “쉬야가 마렵다” “스파게티가 더 먹고 싶다”(그 식당은 뷔페였다) “음식을 뱉었다”며 엄마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도 어김없이 허리를 붙잡고 드러눕고 말았다. 이번 임신 땐 유달리 배도 더 큰 느낌이다. 네 번의 임신을 겪으며 자궁도, 뱃살도 탄력을 잃었나 보다. 신랑도 “만삭되면 얼마나 더 커지는 것이냐”며 놀랄 정도니 단순한 착각은 아닌 듯하다.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오래 앉아있으면 횡격막이 눌리는지 숨이 찬다. 차라리 서 있는 게 편해 대중교통에서 자리 양보를 받으면 외려 난감할 때도 있다. 나도 이럴진대 임신 기간 내내 입덧, 출혈에 조산 위험으로 몇 달을 누워 지낸다는 임신부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일부 보건소나 기관은 임신부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비아빠들이나 임신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한 번 체험해보라 권하고 싶다. 휴대전화가 바닥에 떨어지면 전화 걱정보다는 몸을 굽혀 주울 생각에 한숨이 나고, 양말 하나를 신다가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이유를 비임신부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단다. 많은 여성들은 그런 힘듦과 고통을 겪으며 한 생명을 잉태하고 세상에 내보내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나를 비롯한 모든 임신부들에게 응원과 경의의 박수를 보내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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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남성 ‘통풍’ 환자 5년새 82% 급증

    중년 남성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통풍’이 20, 30대 남성들에게서 크게 늘고 있다. 치킨에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 등 서구화된 식습관 확대와 스트레스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17년 39만5154명으로 5년 새 49% 증가했다. 환자의 90%는 남성이다. 40, 50대 환자수가 많긴 하지만 증가폭은 20, 30대가 훨씬 컸다. 20, 30대 남성 환자는 5년 새 각각 82%, 66% 늘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의미의 통풍은 관절이 붓고 열이 나면서 아픈 질환이다. 통풍은 신체 대사과정에서 단백질의 찌꺼기인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발생한다. 기름진 음식과 술에는 체내 요산 합성을 촉진하는 퓨린이라는 성분이 다량 들어 있다. 특히 술은 요산과 함께 젖산을 축적시켜 요산 배출을 더욱 어렵게 한다. 고은미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기름진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은 통풍을 부르는 최악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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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대 남성 통풍환자 급증, 치맥 때문?

    중년 남성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통풍’이 20~30대 남성들에서 크게 늘고 있다. 치킨에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 등 서구화된 식습관 확대와 스트레스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17년 39만5154명으로 5년 새 49% 증가했다. 환자의 90%는 남성이다. 40~50대 환자수가 많긴 하지만 증가폭은 20~30대가 훨씬 컸다. 20, 30대 남성 환자는 5년 새 각각 82%, 66% 늘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의미의 통풍은 관절이 붓고 열이 나면서 아픈 질환이다. 처음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귓바퀴 등 신체 말단 부위 관절이 저리거나 붓다가 점차 다른 관절로 증상이 옮겨간다. 심하면 통증도 커지고 관절 변형, 신장 결석과 같은 합병증이 생긴다. 통풍은 신체 대사과정에서 단백질의 찌꺼기인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발생한다. 기름진 음식과 술에는 체내 요산 합성을 촉진하는 퓨린이라는 성분이 다량 들어있다. 특히 술은 요산과 함께 젖산을 축적시켜 요산 배출을 더욱 어렵게 한다. 고은미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기름진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은 통풍을 부르는 최악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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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문객 맞이 정신없는 3일장… 간소한 2일장은 불효일까요

    ■ 101세 모친상, 가족끼리 모여 조용히 2일장 지난해 인상 깊은 장례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같이 근무한 학교 선생님의 모친상이었는데 가족끼리만 모여 2일장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그 선생님은 부고조차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느냐”고 물으니 노모가 101세에 돌아가신 데다 본인도 팔순이 넘어 번잡스럽게 알릴 필요 있나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빠는 먼저 세상을 떴고, 고령의 올케와 본인만 남아 가족끼리 작고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더군요. 식구들만 모여 추모예식을 하고 다음 날 화장을 하니 자연스럽게 2일장이 됐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오래전 은퇴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장까지 지낸 분이라 충분히 많은 문상객이 올 수 있었을 텐데, 남들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하는 평소 성품대로 장례를 치른 셈이죠. 한편으론 ‘이게 고령화시대의 장례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같은 소식을 접한 한 지인은 “아무리 그래도 마지막 가시는 길은 제대로 모셔야지, 빈소도 없이 그래도 되느냐”고 반문하더군요. 하지만 화려하게 꽃 장식을 하고 손님을 많이 받는 3일장을 한다고 장례의 의미가 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간소한 장례는 불효일까요? ■ 3일 내내 허둥지둥… 추모할 틈 없어올 초 부친상을 치른 직장인 김모 씨(39)는 아버지를 3일장으로 모셨다. 3일장을 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김 씨는 “한국에서 장례는 무조건 3일이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것 같다”며 “아버지께 올리는 마지막 인사라는 생각에 남들처럼 부고도 많이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조문객을 받고 식사를 대접하다 보니 정작 안치실의 아버지 얼굴은 몇 번 보지 못했다. 김 씨는 “밤낮으로 손님을 받아야 하니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릴 시간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는 “소수의 지인만 모여 뜻깊은 예식을 올리는 간소한 장례식도 좋을 것 같다”며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마지막에 호강시켜 드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막상 내가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법의 의미보다 형식과 크기에 치중하는 한국의 장례는 조문객에게도 부담이다. 영업직인 김진표(가명·37) 씨는 매주 한두 번은 꼭 문상을 간다. 그는 “내가 가는 상가 중 고인을 직접적으로 알거나 유족과 친밀한 경우는 많지 않다”며 “사실상 부의 봉투를 내고 ‘얼굴도장’을 찍으러 간다. 일의 연장선인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지환(가명·32) 씨는 “얼마 전 혼자 지방의 상가에 갔는데 조문객들이 계속 이어져 정작 상주를 위로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혼자 민망하게 육개장 한 그릇 먹고 얼른 일어섰다”고 했다. 장례 전문가들은 ‘고인의 추모와 유족의 위로’라는 장례 본연의 의미를 현대에 맞게 살리려면 손님 받기 위주로 진행되는 3일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가까운 일본과 중국도 우리처럼 3일장을 치르지만 조문객을 받는 시간을 제한한다. 서동환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소장은 “일본에 가보니 3일장의 첫날은 가족 중심으로 집에서 보내고 둘째 날은 장례식장을 정해 조문객을 받더라”며 “초청 규모도 50∼100명 정도로 적었다. 추모예식을 통해 서로 위로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3일 내내 식사를 제공하는 건 우리나라 특유의 장례 문화인 셈이다. 본래 장례식장 식사 문화는 과거 동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상여를 나를 때 상여꾼들과 멀리서 온 조문객에게 밥을 대접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호 대한장례지도사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장례 한 건당 평균 비용은 1400만 원에 달하는데 이 중 80%가 식대”라며 “식사 문화만 바꿔도 장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부의금을 받지 않고도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자연스레 장례 기간이 2일장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은 법적으로 사망 후 24시간이 지나야 화장을 할 수 있다. 2일장은 가장 짧은 형태의 장례인 셈이다. 서울 한 중형병원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장례지도사 고모 씨는 “혼자 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늘다 보니 현재 우리 병원 장례 10건 중 1건은 빈소를 차리지 않는 1박 2일장”이라며 “조문객 없이 3일장을 치르는 것은 유족에게도 고역”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에서는 이미 가족장이나 장례식 없이 곧바로 화장만 하는 직장(直葬)이나 1일장 비율이 35%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정혁인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정책기획부장은 “통계로 잡히진 않지만 2일장 등 ‘간소한 장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걸 체감할 수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장례가 본격화되면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져 이 같은 장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범수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주임교수는 “장례 기간이 줄어들면 짧은 시간에 집단적으로 추모와 위로의 시간을 갖는 장례 예식 문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이미지 기자○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시대의 ‘신예기’는 무엇인가요. ‘newmanner@donga.com’이나 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이 느낀 불합리한 예법을 제보해 주세요. 카카오톡에서는 상단의 돋보기 표시를 클릭한 뒤 ‘동아일보’를 검색, 친구 추가하면 일대일 채팅창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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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시설 노출 우려한 北, 기자들 탄 열차 창문 가리고 한밤 운행

    한국 공동취재단이 방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23일 우여곡절 끝에 북한 원산에 도착했다. 이제 관심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벤트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5개국(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기자단은 이날 오후 원산에서 풍계리행 특별열차에 탑승했다. 핵실험장 폐기는 이르면 24일 오후 전문가 없이 기자단 참관 아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열차 이동 중에 블라인드 걷지 말라” 한국 취재단은 23일 낮 12시 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인 ‘공군 5호기’를 타고 출발해 오후 2시 48분에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북측은 공항에서 짐을 꼼꼼히 뒤지며 방사능 측정기, 위성전화기, 블루투스(무선) 마우스를 압수했다. 마우스를 압수한 것은 혹시 있을 전파간섭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취재단은 갈마호텔에서 외신 기자단과 합류한 뒤 오후 7시경 원산역에서 특별전용열차를 타고 풍계리로 떠났다. 기자들은 왕복 열차표를 사는 데 75달러(약 8만1000원)를 냈고, 열차 내 매끼 식사비는 20달러(약 2만2000원)였다. AP통신은 “취재진에 침대 4개가 놓인 열차 칸이 배정됐는데, 바깥 풍경을 볼 수 없도록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다. 기자들에겐 ‘블라인드를 걷지 말라’란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열차 출발을 저녁 시간으로 잡은 건 군사시설 노출을 감추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기자단은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에 24일 오전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원산∼풍계리 현장까지 직선거리는 270km 정도지만 철로와 도로를 통하면 437km에 달한다. 북한은 철로 사정도 좋지 않아 이동 시간만 최소 1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재덕역에 도착해 다시 버스와 도보로 2시간가량을 이동해야 마침내 길주군 시내에서 약 42km 떨어진 만탑산(해발 2205m) 계곡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닿을 수 있다.○ ‘죽음의 땅’에서 야간 폭파쇼 펼쳐지나 풍계리에서 기자단 눈앞에 펼쳐질 첫 번째 광경은 ‘시꺼먼 입’을 벌린 갱도 입구일 것으로 보인다. 기자단은 북한이 마련한 4단짜리 전망대에 서서 풍계리 내 1∼4번 갱도 폭파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1차 핵실험을 진행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이 진행된 2번 갱도는 물론이고 아직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 4번 갱도까지 모두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실험장 폭파는 24일 오후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북한은 23∼25일 중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했는데 하루 여유를 두고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일단 24, 25일 모두 구름만 조금 낄 뿐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4일 밤부터 25일 새벽 사이 구름이 많고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은 있다. 북한은 3, 4번 갱도의 경우 갱도 맨 안쪽부터 순차적으로 재래식 TNT 폭약 등을 이용해 폭파할 것으로 보인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이후 이미 붕괴된 만큼 별도의 폭파 절차도 필요 없지만 2번 갱도의 경우 폭파 작업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 자체가 구불구불한 데다 기폭실 주변 차단벽이 심각하게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게 정교한 사전작업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북한이 이벤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야간 폭파’를 감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008년 영변 냉각탑은 덩치가 커서 무너져 내리는 게 보이는데 이번은 동굴 폭파로 외부로 보이는 시각적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유일한 건 폭파로 인한 불꽃인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야간에 ‘폭죽놀이’를 하듯 폭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북측이 폭파 전 기자단에 갱도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가 함께 참관할지도 관심사다. 방사능 누출 우려가 높은 현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이미지 기자 / 원산=외교부 공동취재단}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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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부 사망 원인 1위 ‘임신중독증’… 고혈압-고령임신일수록 위험성 커

    임신부 사망 원인 1위는 무엇일까? 바로 ‘임신중독증’이다. 22일은 세계 모자보건단체들이 정한 ‘세계 임신중독의 날’이다. 매년 전 세계 임신부 7만6000명과 태아 50만 명이 임신중독으로 사망한다. 국내에서도 연간 약 1만 명의 임신부가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으로 인한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혈압이 올라가면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단백뇨(소변에 정상 범주 이상의 단백질이 섞여 나옴)가 나타나는 병이다. 의학에서는 임신성 고혈압 혹은 자간증이라고 부른다. 고혈압만 나타나면 임신성 고혈압, 경련 발작 의식불명 증상이 동반되면 자간증이다. 최근 만혼과 노산의 영향으로 고위험 임신부가 늘면서 임신중독증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만 35세가 넘어 임신하면 고령 임신이라고 한다. 대한주산의학회 보고에 따르면 고령 임신부는 젊은 임신부에 비해 임신성 당뇨는 약 2배, 고혈압은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임신중독증의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임신중독증에 걸리면 미숙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산모에게 시력 장애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심하면 태아와 산모가 사망에 이른다. 심성신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므로 증상이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은 보통 3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임신성 고혈압이다. 임산부 10명 중 9명은 임신 중 혈압이 올라도 분만 후 12주가 지나면 정상 혈압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임신 20주 이후 혈압이 고혈압 진단 기준(수축기 혈압 140mmHg,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넘길 정도로 높다면 임신중독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때는 항고혈압 제제를 주입해 혈압을 낮춰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단백뇨다. 고혈압이 어느 이상 진행되면 이 단계로 넘어간다. 혈소판 감소, 간 기능 저하, 신장 기능 악화, 폐부종 같은 증상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어 34주 이후 산모라면 곧바로 분만을 해야 한다. 34주 이전이라면 혈압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을 쓴다. 마지막 단계는 경련이다. 임신중독증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다. 부종이 심해지고 소변량이 줄며 두통과 상복부 통증, 시야 장애까지 나타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임신부와 태아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34주 이전이라도 무조건 분만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증상이 단계별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임신중독증으로 경련과 발작을 일으킨 환자의 38%가 고혈압과 단백뇨를 보이지 않았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두통, 상복부 통증, 급격한 체중 증가 등은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임신의 일반적인 증상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꾸준한 산전(産前) 진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임신중독증 진단이 가능하다. 임신 32주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32주 이후에는 2주에 한 번 산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심 교수는 “정기 산전 진료에서 반복적으로 혈압 상승과 체중 증가가 나타나는 임신부라면 임신중독증일 가능성이 높다”며 “임신 초기인 12∼36주에는 아스피린 치료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임신중독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고른 영양 섭취가 기본이다. 임신 전 당뇨나 고혈압, 비만이 있는 여성이라면 미리 치료해 두는 것이 좋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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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까지 황사… 외출때 마스크 챙기세요

    23일 밤 한반도에 상륙한 중국발 황사가 24일까지 이어진다. 일부 남부지방은 25일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1, 22일 중국 북부지방과 고비사막에서 이틀 연속으로 발원한 황사가 기압골 후면을 따라 남동진하면서 24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이날 전국 19개 권역 미세먼지(PM10) 농도가 모두 ‘나쁨’ 수준(m³당 81μg 초과)을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일부 권역에서는 ‘매우 나쁨’ 수준(151μg 초과)의 농도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3일에도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황사가 발원했지만 이 황사는 한반도까지 내려오지는 않을 거라고 국립기상과학원은 예측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에 남아 있던 황사가 기류 변화에 따라 일부 남부 지방에 영향을 미치면서 25일까지 황사 영향을 받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황사는 올해 수도권에 영향을 미치는 3번째 황사다. 지난해에는 4월까지 2회, 5월 한 달 동안만 5회의 황사가 발생했다. 황사는 비교적 알갱이가 큰 먼지라 코에서 거의 걸러지고 초미세먼지(PM2.5)처럼 폐까지 도달하진 않는다. 하지만 노약자나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황사 발생 시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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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사회] 무조건 3일장? 1박2일 작은 장례식은 ‘불효’인가요?

    지난해 인상 깊은 장례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같이 근무한 학교 선생님의 모친상이었는데 가족끼리만 모여 2일장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그 선생님은 부고조차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느냐”고 물으니 노모가 101세에 돌아가신 데다 본인도 팔순이 넘어 번잡스럽게 알릴 필요 있나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빠는 먼저 세상을 떴고, 고령의 올케와 본인만 남아 가족끼리 작고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더군요. 식구들만 모여 추모예식을 하고 다음 날 화장을 하니 자연스럽게 2일장이 됐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오래전 은퇴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장까지 지낸 분이라 충분히 많은 문상객이 올 수 있었을 텐데, 남들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하는 평소 성품대로 장례를 치른 셈이죠. 한편으론 ‘이게 고령화시대의 장례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같은 소식을 접한 한 지인은 “아무리 그래도 마지막 가시는 길은 제대로 모셔야지, 빈소도 없이 그래도 되느냐”고 반문하더군요. 하지만 화려하게 꽃 장식을 하고 손님을 많이 받는 3일장을 한다고 장례의 의미가 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간소한 장례는 불효일까요?올 초 부친상을 치른 직장인 김모 씨(39)는 아버지를 3일장으로 모셨다. 3일장을 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김 씨는 “한국에서 장례는 무조건 3일이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것 같다”며 “아버지께 올리는 마지막 인사라는 생각에 남들처럼 부고도 많이 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조문객을 받고 식사를 대접하다 보니 정작 안치실의 아버지 얼굴은 몇 번 보지 못했다. 김 씨는 “밤낮으로 손님을 받아야 하니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릴 시간조차 없었다”고 했다. 그는 “소수의 지인만 모여 뜻깊은 예식을 올리는 간소한 장례식도 좋을 것 같다”며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마지막에 호강시켜 드려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막상 내가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법의 의미보다 형식과 크기에 치중하는 한국의 장례는 조문객에게도 부담이다. 영업직인 김진표(가명·37) 씨는 매주 한두 번은 꼭 문상을 간다. 그는 “내가 가는 상가 중 고인을 직접적으로 알거나 유족과 친밀한 경우는 많지 않다”며 “사실상 부의 봉투를 내고 ‘얼굴도장’을 찍으러 간다. 일의 연장선인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지환(가명·32) 씨는 “얼마 전 혼자 지방의 상가에 갔는데 조문객들이 계속 이어져 정작 상주를 위로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혼자 민망하게 육개장 한 그릇만 먹고 얼른 일어섰다”고 했다. 장례 전문가들은 ‘고인의 추모와 유족의 위로’라는 장례 본연의 의미를 현대에 맞게 살리려면 손님 받기 위주로 진행되는 3일장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가까운 일본과 중국도 우리처럼 3일장을 치르지만 조문객을 받는 시간을 제한한다. 서동환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소장은 “일본에 가보니 3일장의 첫날은 가족 중심으로 집에서 보내고 둘째 날은 장례식장을 정해 조문객을 받더라”며 “초청 규모도 50~100명 정도로 적었다. 추모예식을 통해 서로 위로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3일 내내 식사를 제공하는 건 우리나라 특유의 장례 문화인 셈이다. 본래 장례식장 식사 문화는 과거 동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상여를 나를 때 상여꾼들과 멀리서 온 조문객에게 밥을 대접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호 대한장례지도사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에서 장례 한 건당 평균 비용은 1400만 원에 달하는데 이 중 80%가 식대”라며 “식사 문화만 바꿔도 장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부의금을 받지 않고도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자연스레 장례 기간이 2일장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은 법적으로 사망 후 24시간이 지나야 화장을 할 수 있다. 2일장은 가장 짧은 형태의 장례인 셈이다. 서울 한 중형병원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장례지도사 고모 씨는 “혼자 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늘다 보니 현재 우리 병원 장례 10건 중 1건은 빈소를 차리지 않는 1박 2일장”이라며 “조문객 없이 3일장을 치르는 것은 유족에게도 고역”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에서는 이미 가족장이나 장례식 없이 막바로 화장만 하는 직장, 1일장 비율이 35%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정혁인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정책기획부장은 “통계로 잡히진 않지만 2일장 등 ‘간소한 장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걸 체감할 수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장례가 본격화되면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져 이 같은 장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범수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 주임교수는 “장례 기간이 줄어들면 짧은 시간에 집단적으로 추모와 위로의 시간을 갖는 장례 예식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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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일 서툰 남편, 칭찬이 필요했네… 일 10배 많은 아내, 퇴근후 무심했네

    《45분 대 227분. 국내 부부의 하루 가사노동 시간이다. 물론 앞의 것은 남편, 뒤는 아내다. 아내들은 ‘독박가사’ ‘독박육아’에 아우성이다. 그 나름대로 열심히 집안일을 ‘도운’ 아빠들은 억울하단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한 맞벌이 가정에서 ‘부부 역할 바꾸기’ 실험을 닷새간 해봤다. 과연 이 가정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네 살배기 딸과 10개월 된 아들이 잠들자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맞벌이 부부인 김태규(34) 이한나 씨(35)는 A4 용지 한 장씩을 앞에 두고 각자의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촘촘히 써내려 갔다. ‘첫째 깨우기’로 시작된 아내 이 씨의 하루 일과는 어느새 A4 용지 한 장을 가득 채웠다. 반면 남편 김 씨는 출근과 퇴근 전후 3, 4가지 일과를 쓰고 나니 더 쓸 게 없었다. 부부는 서로의 일과를 교환했다. 이후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남편은 아내가 써준 일과대로, 아내는 남편의 일과대로 생활했다. ‘부부 역할 바꾸기’ 실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내로 산 남편, “내가 TV를 볼 때도 아내는…” 김 씨는 첫째 아이가 돌을 맞은 2015년부터 이유식을 직접 만들었다. 퇴근 후 재료를 사 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이유식을 만들면서 ‘육아 잘하는 아빠’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아내 역할을 한 첫날 생각이 바뀌었다. 아내는 자신보다 1시간 이상 일찍 일어났다. 아내가 써준 대로 기상과 함께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이어 첫째 아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야 하는 오전 9시 전까지 아이들 씻기기, 옷 입히기, 유치원 준비물 챙기기 등 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평소보다 일찍 깨우자 역효과만 커졌다. 일어난 아이들은 짜증부터 냈다. 겨우 달래 아침을 먹였지만 어떤 옷을 입혀야 할지 난감했다. 고민하는 사이 유치원 버스 도착 시간이 됐다. 첫째 아이는 양치질도 못 한 채 유치원 버스에 올랐다. 출근 전 집 안 정리를 시작했다. 방바닥에 유난히 얼룩이 많았다. 아내에게 “이게 다 뭐냐”고 묻자 “1년 전부터 있던 얼룩”이라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세탁기를 돌리려니 세제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탈수를 몇 분이나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근무 중에도 퇴근 후 집안일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퇴근을 하자마자 저녁식사 준비를 해야 했다. 계란 반찬과 멸치볶음 등을 꺼내 아이들을 겨우 먹였다. 두 아이를 씻기니 오후 10시. 주방과 거실을 정리하고 나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생각해 보니 퇴근 후 자신이 TV를 볼 때도 아내는 끊임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남편으로 산 아내, “몸은 조금 편했지만…” 이 씨에게 닷새간의 실험은 인내의 시간이었다. 가사와 육아로 쩔쩔매는 남편을 보면서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란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제 눈에는 해야 할 일이 막 보이는데, 남편 눈엔 보이지 않나 봐요. 진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그래도 출근 후 마음은 편했다. 엄마들은 출근 후에도 머리의 반은 ‘가정’에 남겨 둔다고 한다. 저녁거리는 뭘 해야 하는지, 장은 어떤 걸 봐야 하는지, 내일 유치원 준비물은 뭔지, 아이에겐 어떤 옷을 입혀야 할지…. 혹 유치원에서 ‘아이가 코피를 흘렸다’는 문자메시지라도 오면 머릿속은 온통 아이 걱정뿐이다. 당장 이런 일을 남편이 맡아주니 한결 홀가분했다. 5일간의 ‘짧은 실험’ 뒤 부부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먼저 가사 분담과 관련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일이다. 대개 남편들은 ‘알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내는 남편에게 정확하게 어떤 일을 언제까지 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 남편 김 씨는 “내가 해야 할 가사나 육아를 아내가 명확하게 정해주면 아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험의 두 번째 결론은 ‘핀잔주기보다 칭찬하기’다. 설거지를 한 남편에게 “그릇에 기름기가 남았으니 더 깨끗이 하라”고 핀잔을 주기보다 “고맙다”고 하면 남편을 가사와 육아에 더 쉽게 동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가 나지 않는 게 집안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아내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치우고 또 치워도 끝이 없다. 아내 이 씨는 “남편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부탁한 뒤 자주 칭찬을 하겠다”고 말했다. ‘부부간 가사노동 균형 찾기’에 정부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가사노동을 포함한 가족관계 불평등 실태를 조사한 뒤 이를 점수화한 ‘가족평등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정 내 가사와 육아 균형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김윤종 zozo@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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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치인 반달곰, 세계 첫 복합골절수술

    “사고가 난 지 2주가 지나 근육이 수축됐고 조직도 변성됐다. 쉽지 않은 수술이 될 것이다.” 17일 낮 12시 전남 구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내 야생동물의료센터 직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센터와 함께 수술을 집도하는 강성수 전남대 수의외과 교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송차량 들것에는 세 살배기 수컷 반달가슴곰인 ‘KM-53’이 누워 있었다. 지난해 지리산을 2번이나 탈출해 100km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 간 그 반달곰이다. 개척자란 의미에서 ‘반달가슴곰계의 콜럼버스’로 불리는 KM-53은 한눈에도 야윈 모습이 역력했다. 사고를 당한 왼쪽 앞발은 위로 꺾인 채 퉁퉁 부어 있었다. “살아남은 게 ‘기적’이에요.” 정동혁 센터장이 말했다. 다 자란 야생 반달가슴곰의 복합골절수술은 세계 최초다. KM-53은 이달 5일 세 번째로 지리산을 탈출했다가 대전∼통영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관광버스에 치여 왼쪽 앞발 상완골(어깨부터 팔꿈치까지의 부분)이 산산조각 났다. 수술은 한나절 넘게 진행됐다. 흩어진 뼛조각을 맞추고 근육과 다른 조직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대수술이었다. 수술을 마친 정 센터장은 “한 달 이상 경과를 지켜본 뒤 재방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방사 시 KM-53이 다시 수도산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 번이나 지리산으로 보냈지만 탈출했고, 이동 경로도 매번 비슷했기 때문이다. 종복원기술원과 함께 곰의 생태를 연구해온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곰은 만 2세가 넘어 청년기가 가까워지면 영역 확보에 나서는데, KM-53은 지리산 내 영역다툼에서 밀려 수도산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곳에서 동굴 등 맘에 드는 서식 환경을 발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KM-53뿐만 아니라 반달곰들의 ‘엑소더스’가 광범위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술원에 따르면 5월 현재 만 2세 이하 곰은 20마리로 이 중 수컷이 9마리, 암컷이 2마리, 미확인 개체가 9마리다. 현재 청년기인 만 3∼5세 수컷도 10마리에 이른다. 수컷은 암컷보다 더 넓은 영역을 확보하려는 속성이 있다. 현재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56마리로 수용가능 개체수(78마리)에는 못 미치지만 밀집 정도에 따라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구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원은 곰의 탈출 경로를 크게 3군데로 보고 무인센서 설치를 건의할 계획이다. 지리산 북쪽 덕유산, 남쪽 백운산 방향 등이다. 하지만 센서 설치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환경부는 23일 김천에서 지리산 인근 광역·기초지자체, 시민단체와 함께 회의를 연다. 구례=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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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번째 탈출했다가 교통사고 당한 반달가슴곰 KM-53 수술 현장

    “사고가 난지 2주가 지나 근육이 수축됐고 조직도 변성됐다. 쉽지 않은 수술이 될 것이다.” 17일 낮 12시 전남 구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내 야생동물의료센터 직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센터와 함께 수술을 집도하는 강성수 전남대 수의외과 교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송차량 들것에는 세 살배기 수컷 반달가슴곰인 ‘KM-53’이 누워있었다. 지난해 지리산을 2번이나 탈출해 100km 떨어진 김천 수도산까지 간 그 반달곰이다. 곰의 개척자란 의미에서 ‘반달가슴곰계의 콜럼버스’로 불리는 KM-53은 한눈에도 야윈 모습이 역력했다. 사고를 당한 왼쪽 앞발은 위로 꺾인 채 퉁퉁 부어있었다. “살아남은 게 ‘기적’이에요.” 정동혁 센터장이 말했다. 다 자란 야생 반달가슴곰의 복합골절수술은 세계 최초다. KM-53은 이달 5일 세 번째로 지리산을 탈출했다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관광버스에 치여 왼쪽 앞발 상완골(어깨~팔꿈치 구간)이 산산조각 났다. 수술은 한나절 넘게 진행됐다. 흩어진 뼛조각을 맞추고 근육과 다른 조직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대수술이었다. 수술을 마친 정 센터장은 “한 달 이상 경과를 지켜본 뒤 재방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방사 시 KM-53이 다시 수도산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 번이나 지리산으로 보냈지만 탈출했고, 이동경로도 매번 비슷했기 때문이다. 종복원기술원과 함께 곰의 생태를 연구해온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곰은 만 2세 청년이 되면 영역 확보에 나서는데, KM-53는 지리산 내 영역다툼에서 밀려 수도산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곳에서 동굴 등 맘에 드는 서식환경을 발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KM-53뿐 아니라 반달곰들의 ‘엑소더스’가 광범위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술원에 따르면 5월 현재 만 2세 이하 곰은 20마리로 이 중 수컷이 9마리, 암컷이 2마리, 미확인개체가 9마리다. 현재 청년기인 만 3~5세 수컷도 10마리에 이른다. 수컷은 암컷보다 더 넓은 영역을 확보하려는 속성이 있다. 현재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56마리로 수용가능 개체수(78마리)에는 못 미치지만 밀집 정도에 따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구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곰들의 잇단 타출은 시간문제란 얘기다. 지난해 두 살 수컷곰 KM-55가 지리산을 탈출해 전남 광양 백운산에서 겨울을 났다. 지리산 밖에서 동면한 건 반달곰을 방사한 이후 처음이다. 이 곰은 최근 인근 양봉농가의 벌통을 부수고 꿀을 훔쳐 달아났다. 기술원은 곰의 탈출경로를 크게 3군데로 보고 무인센서 설치를 건의하기로 했다. 지리산 북쪽 덕유산, 남쪽 백운산 방향 등이다. 하지만 센서 설치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환경부는 23일 경북 김천에서 지리산 인근 광역·기초지자체, 시민단체와 함께 회의를 연다.구례=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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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스트레스… 퇴직자들 운동 더 해도 건강 안좋아

    은퇴자들은 열심히 운동해도 비은퇴자보다 정신건강은 물론이고 신체건강도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자발적 은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보건사회학회지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일주일에 1회 이상 운동하는 비율은 은퇴자가 48.3%로 비은퇴자(33.7%)보다 높았다. 흡연율도 은퇴자는 18.5%로 비은퇴자(30.7%)보다 낮았다. 이런 수치만 보면 은퇴자가 더 건강해야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우울증자가진단 수치는 은퇴자가 3.6027점으로 비은퇴자(2.0269점)보다 높았다. 주관적 건강상태도 은퇴자가 더 좋지 않았다. 보고서는 “원치 않은 은퇴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발적, 비자발적 은퇴자를 구분하면 비자발적 은퇴자의 건강 점수가 더 나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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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企서 男육아휴직은 ‘그림의 떡’… 휴직급여 올려 참여 유도해야”

    1만2043명.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아빠의 수다. 7년 전 8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2016년 기준 스웨덴은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45%, 노르웨이는 40.8%에 이른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는 대한민국 아빠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15일 정부서울청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실에선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좌담회는 장윤숙 저출산고령사회위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고 김덕호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정성희 동아일보 뉴스연구팀장이 참여했다. 장 사무처장은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남성의 육아 참여가 절실하다”며 “남성 육아휴직 확산은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대-중소기업 복지 간극 좁히기 정부의 각종 장려책에도 육아휴직에 대한 남성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2014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소득 감소(41.9%) △직장 경쟁력 저하(19.4%) △동료의 업무 부담(13.4%) △부정적 시선(11.5%) 등이 꼽혔다. 박귀천 교수는 “출산과 육아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이런 시간을 흔히 ‘경력 단절’ ‘공백’이라고 일컫는다”며 “이 말 자체가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희 팀장은 “타사 후배 기자가 그 회사에서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을 쓴 뒤 복귀해 환경 및 생태와 관련한 깊이 있는 기사를 선보여 놀란 적이 있다”며 “(육아휴직은) 공백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함양하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런 성장을 보지 못하고 육아휴직을 ‘회사를 팽개친 시간’이라 보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소 사업장의 열악한 현실도 도마에 올랐다. 류기정 상무는 “중소기업 비율을 감안하면 근로자 열에 아홉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힘든 환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중 62.4%는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다.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15.5%에 불과했다. 김덕호 정책관은 “대기업이 복지 혜택을 늘릴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복지 격차가 커지고,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그렇다고 대기업에 복지 혜택을 늘리지 말라고 할 수 없고, 중소기업에 육아휴직을 강제할 수도 없으니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육아휴직 급여 인상 필요” “누구나 문제점을 알지만 누구도 뾰족한 답이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장윤숙 사무처장이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류 상무는 “제도를 백화점식으로 늘어놓을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기업 규모별, 업종별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여건과 애로사항이 다를 텐데 보다 정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먼저 규모별, 업종별 육아휴직 현황 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첫째로 꼽은 대책은 육아휴직 중 ‘소득 보전 확대’였다. 김 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이 급증한 건 정부가 휴직급여를 지속적으로 올려 소득 감소에 대한 불안이 줄어든 결과”라며 “한 아이를 두고 엄마에 이어 아빠가 두 번째 육아휴직을 쓸 경우 처음 석 달간 월 통상임금을 지급하는 일명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상한금액을 더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아이에 대해 부모가 각각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데, 먼저 엄마가 육아휴직을 쓰고 이어 아빠가 두 번째로 육아휴직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식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조언했다. 정 팀장은 “아직도 육아에 있어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아빠 육아의 장점을 알리고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된 기업에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사무처장은 “결국 ‘쇠뿔도 단김에 빼는’ 정책은 없는 것 같다”며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과 더불어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심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정리=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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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휴직 기간이 ‘회사를 팽개친 시간이라고’?”

    1만2043명.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아빠의 수다. 7년 전 81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2016년 기준 스웨덴은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45%, 노르웨이는 40.8%에 이른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는 대한민국 아빠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15일 정부서울청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실에선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좌담회는 장윤숙 저출산고령사회위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고 김덕호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정성희 동아일보 뉴스연구팀장이 참여했다. 장 사무처장은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남성의 육아 참여가 절실하다”며 “남성 육아휴직 확산은 그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대-중소기업 복지 간극 좁히기 정부의 각종 장려책에도 육아휴직에 대한 남성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2014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소득 감소(41.9%) △직장 경쟁력 저하(19.4%) △동료의 업무 부담(13.4%) △부정적 시선(11.5%) 등이 꼽혔다. 박귀천 교수는 “출산과 육아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이런 시간을 흔히 ‘경력단절’ ‘공백’이라고 일컫는다”며 “이 말 자체가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희 팀장은 “타사 후배 기자가 그 회사에서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을 쓴 뒤 복귀해 환경 및 생태와 관련한 깊이 있는 기사를 선보여 놀란 적이 있다”며 “(육아휴직은) 공백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함양하는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런 성장을 보지 못하고 육아휴직을 ‘회사를 팽개친 시간’이라 보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소 사업장의 열악한 현실도 도마에 올랐다. 류기정 상무는 “중소기업 비율을 감안하면 근로자 중 열에 아홉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힘든 환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중 62.4%는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다.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15.5%에 불과했다. 김덕호 정책관은 “대기업이 복지 혜택을 늘릴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복지 격차가 커지고,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그렇다고 대기업에 복지 혜택을 늘리지 말라고 할 수 없고, 중소기업에 육아휴직을 강제할 수도 없으니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육아휴직 급여 인상 필요” “누구나 문제점을 알지만 누구도 뾰족한 답이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장윤숙 사무처장이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류 상무는 “제도를 백화점식으로 늘어놓을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기업 규모별, 업종별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여건과 애로사항이 다를 텐데 보다 정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먼저 규모별, 업종별 육아휴직 현황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첫 번째 손가락으로 꼽은 대책은 육아휴직 중 ‘소득 보전 확대’였다. 김 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이 급증한 건 정부가 휴직급여를 지속적으로 올려 소득 감소에 대한 불안이 줄어든 결과”라며 “한 아이를 두고 엄마에 이어 아빠가 두 번째 육아휴직을 쓸 경우 처음 석 달간 월 통상임금을 지급하는 일명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상한금액을 더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아이에 대해 부모가 각각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데, 먼저 엄마가 육아휴직을 쓰고 이어 아빠가 두 번째로 육아휴직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식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조언했다. 정 팀장은 “아직도 육아에 있어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아빠 육아의 장점을 알리고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된 기업에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사무처장은 “결국 ‘쇠뿔도 단김에 빼는’ 정책은 없는 것 같다”며 “근로시간 단축(주52시간)과 더불어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심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아빠도 육아휴직 하라면서…신청했더니 복직 앞두고 인사 불이익 ▼김진성 씨(43)의 직업은 작가이자 주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원이 400여 명인 정보통신 기업 A사의 영업직 사원이었다. 그의 인생은 3년 전 육아휴직을 계기로 완전히 바뀌었다. 김 씨는 “당시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냉담한 현실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육아휴직을 결심한 건 그의 딸과 아들이 각각 5세, 3세이던 2015년 겨울이었다. 둘째를 낳고 회사원이던 아내는 1년간 육아휴직을 했다. 아내의 휴직이 끝나자 양가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 힘들어하시는 부모님께 계속 육아를 도맡아 달라고 부탁하기 힘들었다. 김 씨는 A사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1호 남성 직원이 됐다. 상사와 동료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더 냉담했다. 대부분 ‘이직할 거냐’ ‘회사 그만두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낸다는 걸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상사와 동료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는 복직을 3개월여 앞두고 회사 분위기를 살필 겸 회사를 찾아갔다. 그의 상사는 김 씨에게 “복직하면 회계팀으로 발령이 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회계 업무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육아휴직을 떠난 회계팀 여직원의 자리가 비었으니 그 자리를 메우라고 하더군요. 마치 회사가 ‘너랑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고민 끝에 김 씨는 사표를 냈다. 김 씨는 남성의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려면 제도 개선 못지않게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그래도 소득 감소와 경력 공백 때문에 위축되기 쉬운데, 주변에서 독려해주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휴직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사의 인식이 중요합니다. 사장이나 관리자가 육아휴직을 결심한 직원에게 ‘우리가 업무조정을 잘 할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 마디만 해준다면 그 직원은 큰 힘을 얻을 거예요.” 복직 후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김 씨는 “복직 후 육아휴직 전과 동일한 업무를 하거나 차별을 받지 않는다면 상당히 많은 아빠들이 3~6개월 정도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육아휴직기간 가구의 소득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휴직 전 아내와 미리 상의해 지출 계획을 어느 정도 짜놓는 등 준비를 하면 훨씬 마음 편하게 휴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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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굴뚝위 드론 뜨자… 미세먼지 절반 뚝

    “지이잉∼.” 요란한 소리와 함께 드론 두 대가 날아올랐다. 11일 방문한 인천 서구 석남동 영세사업장 밀집지역은 초입부터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사업장이 모인 이곳은 평소에도 악취와 먼지 민원이 잦은 지역이다. 드론 한 대가 한 폐기물 처리업체 굴뚝으로 다가서자 드론과 연결된 지상의 모니터 그래프가 널뛰기 시작했다. “휘발성총유기화합물(VOCs)의 농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네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공학과 박정민 연구관이 모니터 그래프를 유심히 살폈다. 드론이 포집해온 배출가스는 곧바로 이동식 측정차량 분석기기로 옮겨졌다. 박 연구관은 “즉석에서 성분별 분석을 해 기준 위반이 의심되면 곧바로 단속팀이 해당 사업장으로 출동한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와 인천시는 드론을 이용해 배출기준 초과가 의심되는 영세사업장 32곳을 단속했다. 전국의 대기오염 배출시설로 등록된 사업장 수는 5만7500여 개. 이 중 실시간 측정기가 달린 대형사업장(1∼3종)은 5500여 개에 불과하다. 전체 90%를 차지하는 영세사업장(4, 5종)의 실시간 미세먼지 배출량은 ‘깜깜이’인 셈이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영세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체 사업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영세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달 11일 경기 포천 영세사업장 밀집지역에서 드론 단속을 벌인 결과 이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새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당일 이 지역 VOCs 물질 농도를 분석한 결과 단속 직후 VOCs의 56%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VOCs는 미세먼지와 오존을 만드는 물질이다. VOCs가 사라진 다음 날인 12일 포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14μg으로 전날(28μg) 대비 50% 급감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전날보다 좀 떨어지긴 했지만 전국 평균 감소율은 33%였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영세사업장들이 속속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게 미세먼지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내년부터 영세사업장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사업장에 부착하는 대당 1억 원인 자동측정기와 달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대당 가격이 100만∼200만 원대에 불과한 간이측정기를 빠르면 내년부터 영세사업장에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인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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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드론 띄워 단속했더니…미세먼지 농도 하루 새 절반으로 ‘뚝’

    “지이잉~.” 요란한 소리와 함께 드론 두 대가 날아올랐다. 11일 방문한 인천 서구 석남동 영세사업장 밀집지역은 초입부터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사업장이 모인 이곳은 평소에도 악취와 먼지 민원이 잦은 지역이다. 드론 한 대가 한 폐기물 처리업체 굴뚝으로 다가서자 드론과 연결된 지상의 모니터 그래프가 널뛰기 시작했다. “VOCs(휘발성총유기화합물)의 농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네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공학과 박정민 연구관이 모니터 그래프를 유심히 살폈다. 드론이 포집해온 배출가스는 곧바로 이동식 측정차량 분석기기로 옮겨졌다. 박 연구관은 “즉석에서 성분별 분석을 해 기준 위반이 의심되면 곧바로 단속팀이 해당 사업장으로 출동한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와 인천시는 드론을 이용해 배출기준 초과가 의심되는 영세사업장 32곳을 단속했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드론 단속 이후 환경기준 위반 사업장의 적발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며 “그동안 영세사업장은 배출가스 실시간 측정기가 없다보니 사람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장님 코끼리 만지듯’ 단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의 대기오염 배출시설로 등록된 사업장 수는 5만7500여 개. 이 중 실시간 측정기가 달린 대형사업장(1~3종)은 5500여 개에 불과하다. 전체 90%를 차지하는 영세사업장(4, 5종)의 실시간 미세먼지 배출량은 ‘깜깜이’인 셈이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영세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전체 사업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에서 영세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달 11일 경기 포천 영세사업장 밀집지역에서 드론 단속을 벌인 결과 이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하루 새 절반 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당일 이 지역 VOCs 물질 농도를 분석한 결과 단속 직후 VOCs의 56%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VOCs는 미세먼지와 오존을 만드는 물질이다. VOCs가 사라진 다음날인 12일 포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14μg로 전날(28μg) 대비 50% 급감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전날보다 좀 떨어지긴 했지만 전국 평균 감소율은 33%였다. 신 과장은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영세사업장들이 속속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게 미세먼지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내년부터 영세사업장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사업장에 부착하는 대당 1억 원인 자동측정기와 달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대당 가격이 100만~200만 원대에 불과한 간이측정기를 빠르면 내년부터 영세사업장에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인천=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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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 빈소 조문, 가도 안가도 찜찜” 80대의 고민

    ■ 언제부터인가 나이 생각에 망설여지네올해 우리 나이로 팔십 하고도 둘입니다. 젊은 사람들 눈에는 ‘꼬부랑 노인’이겠지만 막상 ‘100세 시대’를 살다 보니 아직 스스로 그렇게 늙었단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교회나 경로당 등 이런저런 모임에서 맺는 사회적 관계도 젊은이들 못지않지요. 그런데 딱 하나, 요즘 마음에 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상가(喪家) 조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에 내가 가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지인이 돌아가셨다면 찾아뵙는 게 도리지만 팔십이 넘으니 막상 가도 유가족이나 다른 조문객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습디다. 특히 천수를 누리다 보니 나보다 젊은 고인의 상가에 가는 게 영 곤혹스럽습니다. 동년배 고인의 문상도 껄끄럽긴 마찬가지예요. 가보면 대부분의 조문객이 ‘호상(好喪)’이라며 웃고 떠들어 대는데 내 마음은 당최 불편합니다. 내 친구, 내 또래 지인의 죽음이니 어찌 슬프지 않겠어요? 그런 자리에 다녀오면 몇날 며칠 우울해집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 친구는 “칠십 넘어서는 아예 장례식장 다니는 걸 끊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까. 슬픈 일 당하면 위로하는 게 사람 구실 하는 거 아닙니까. 고령화 시대의 조문 예법, 어찌해야 좋을까요.■ 올해 백수 맞은 김형석 교수의 원칙 들어보니예부터 한국문화에는 ‘지인의 경사(慶事)는 지나쳐도 애사(哀事)는 꼭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장례 조문’이다. 조문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기본예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평생을 믿어 온 이 예법을 두고 노인이 되면 딜레마에 빠진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계순 씨(85·여)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은 지 벌써 10년이 됐다”고 말했다. “언젠가부터 친한 친구나 친지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게 됩디다. 나 같은 노인네가 남의 빈소에 가 있는 모습이 뭐 좋겠나 싶더라고요. 가는 게 예의가 아니라 안 가는 게 예의인 것 같기도 하고….” 문제는 안 가도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수종(가명·73) 씨는 “나이가 든다고 마음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까운 사람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소중한 사람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은 노인이 돼도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아직까지 큰 고민 없이 문상을 가는데 언젠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끼는 이의 문상조차 꺼리게 된다면 참 서글플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백수(白壽·99세)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역시 노년기에 접어들며 비슷한 고민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몇 가지 조문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 먼저 장례를 치르는 경우라면 아주 가까운 사이를 제외하고 가급적 문상을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겨진 가족들이 날 보면 ‘이렇게 건강하신 분도 있는데…’ 하며 더 큰 상실감을 느끼지 않겠어요? 그럼에도 내가 아끼던 제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면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어요. 그럴 땐 다른 제자들이나 조문객들이 없을 늦은 밤에 갔죠. 밤에도 조문객이 있을 것 같으면 모두가 참석할 수 있게 공개된 장례 예배에 가서 마음을 전했어요.” 김 교수는 “그래도 90세가 넘고 나니 문상은 안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4, 5년 전부터는 아들을 대신 보내 조문한 뒤 나중에 내가 위로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해 상주도 노인인 경우가 많은 만큼 상주를 배려하는 예법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모친상을 치른 황병석 씨(71)는 “장남이라 쉬지도 못하고 3일장을 치르는데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며 “60대에 아버님 상을 치를 때와는 또 다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무릎이 좋지 않다 보니 하루 종일 조문객과 맞절을 하는 우리 장례 예법이 큰 부담이었다”며 “고령화 시대엔 맞절보다 목례 정도가 서로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일부 장례식장은 고령의 상주와 조문객들을 감안해 식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중앙대병원 장례식장은 분향소와 접객실을 좌식이 아닌 모두 입식으로 리모델링했다. 이 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척추와 고관절이 불편한 노인 조문객을 위한 배려”라며 “신발을 벗지 않고 묵념으로 조문하고, 식사도 의자에 앉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도 지난해 말 입식 빈소를 도입했다. 이 병원 장례식장의 장무 운영팀장은 “입식 빈소의 선호도가 높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8년 리모델링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식 빈소를 도입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노수경 사무장은 “고인이 80대 이상인 빈소 비율이 2008년 30.6%에서 지난해 47%로 빠르게 늘고 있다”며 “사망자가 고령이면 조문객도 고령이 많다 보니 갈수록 입식 빈소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분향소 안에 상주나 가족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두는 것이나 빈소의 밤샘 문화가 사라진 것도 고령화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다.○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시대의 ‘신예기’는 무엇인가요. ‘’이나 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이 느낀 불합리한 예법을 제보해 주세요. 카카오톡에서는 상단의 돋보기 표시를 클릭한 뒤 ‘동아일보’를 검색, 친구 추가하면 일대일 채팅창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임우선 imsun@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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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나이 82세, 나보다 젊은 고인의 상가에 가도 될까?”

    올해 우리 나이로 팔십 하고도 둘입니다. 젊은 사람들 눈에는 ‘꼬부랑 노인’이겠지만 막상 ‘100세 시대’를 살다 보니 아직 스스로 그렇게 늙었단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교회나 경로당 등 이런저런 모임에서 맺는 사회적 관계도 젊은이들 못지않지요. 그런데 딱 하나, 요즘 마음에 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상가(喪家) 조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자리에 내가 가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지인이 돌아가셨다면 찾아뵙는 게 도리지만 팔십이 넘으니 막상 가도 유가족이나 다른 조문객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습디다. 특히 천수를 누리다 보니 나보다 젊은 고인의 상가에 가는 게 영 곤혹스럽습니다. 동년배 고인의 문상도 껄끄럽긴 마찬가지예요. 가보면 대부분의 조문객이 ‘호상(好喪)’이라며 웃고 떠들어 대는데 내 마음은 당최 불편합니다. 내 친구, 내 또래 지인의 죽음이니 어찌 슬프지 않겠어요? 그런 자리에 다녀오면 몇날 며칠 우울해집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 친구는 “칠십 넘어서는 아예 장례식장 다니는 걸 끊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까. 슬픈 일 당하면 위로하는 게 사람 구실 하는 거 아닙니까. 고령화 시대의 조문 예법, 어찌해야 좋을까요. 예부터 한국문화에는 ‘지인의 경사(慶事)는 지나쳐도 애사(哀事)는 꼭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장례 조문’이다. 조문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기본예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평생을 믿어 온 이 예법을 두고 노인이 되면 딜레마에 빠진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계순 씨(85·여)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은 지 벌써 10년이 됐다”고 말했다. “언젠가부터 친한 친구나 친지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않게 됩디다. 나 같은 노인네가 남의 빈소에 가 있는 모습이 뭐 좋겠나 싶더라고요. 가는 게 예의가 아니라 안 가는 게 예의인 것 같기도 하고….” 문제는 안 가도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수종(가명·73) 씨는 “나이가 든다고 마음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까운 사람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소중한 사람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은 노인이 돼도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아직까지 큰 고민 없이 문상을 가는데 언젠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끼는 이의 문상조차 꺼리게 된다면 참 서글플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백수(白壽·99세)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역시 노년기에 접어들며 비슷한 고민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몇 가지 조문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 먼저 장례를 치르는 경우라면 아주 가까운 사이를 제외하고 가급적 문상을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겨진 가족들이 날 보면 ‘이렇게 건강하신 분도 있는데…’ 하며 더 큰 상실감을 느끼지 않겠어요? 그럼에도 내가 아끼던 제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면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어요. 그럴 땐 다른 제자들이나 조문객들이 없을 늦은 밤에 갔죠. 밤에도 조문객이 있을 것 같으면 모두가 참석할 수 있게 공개된 장례 예배에 가서 마음을 전했어요.” 김 교수는 “그래도 90세가 넘고 나니 문상은 안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4, 5년 전부터는 아들을 대신 보내 조문한 뒤 나중에 내가 위로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해 상주도 노인인 경우가 많은 만큼 상주를 배려하는 예법을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모친상을 치른 황병석 씨(71)는 “장남이라 쉬지도 못하고 3일장을 치르는데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며 “60대에 아버님 상을 치를 때와는 또 다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무릎이 좋지 않다 보니 하루 종일 조문객과 맞절을 하는 우리 장례 예법이 큰 부담이었다”며 “고령화 시대엔 맞절보다 목례 정도가 서로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일부 장례식장은 고령의 상주와 조문객들을 감안해 식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중앙대병원 장례식장은 분향소와 접객실을 좌식이 아닌 모두 입식으로 리모델링했다. 이 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척추와 고관절이 불편한 노인 조문객을 위한 배려”라며 “신발을 벗지 않고 묵념으로 조문하고, 식사도 의자에 앉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도 지난해 말 입식 빈소를 도입했다. 이 병원 장례식장의 장무 운영팀장은 “입식 빈소의 선호도가 높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2008년 리모델링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식 빈소를 도입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노수경 사무장은 “고인이 80대 이상인 빈소 비율이 2008년 30.6%에서 지난해 47%로 빠르게 늘고 있다”며 “사망자가 고령이면 조문객도 고령이 많다 보니 갈수록 입식 빈소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분향소 안에 상주와 가족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두는 것이나 빈소의 밤샘 문화가 사라진 것도 고령화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 올해 백수(白壽)를 맞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노년기 조문 예법 ▼1. 아주 가까운 사람의 장례를 제외하고 나보다 젊은 사람의 장례에는 가지 않는다. 자칫 유족에게 더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2. 그럼에도 꼭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조문객이 적은 시간을 택해 간다. 그래야 조문객들이 덜 불편해 한다.3. 꼭 가야할 자리가 아니라면 가급적 아들을 통해 조문하고 전화로 위로를 전한다.4. ‘호상(好喪)’이라는 표현을 조심해서 쓴다. 아무리 나이가 많은 이의 장례라도 가족과 친구들에겐 슬픈 일이다.}

    • 20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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