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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인 강원개발공사가 콘크리트 공급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14억 원 상당의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강원개발공사는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 업체를 부당하게 가산점을 주는 등 방식으로 사업자로 선정했다.국무조정실은 15일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지방공기업 5곳의 사업추진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시행해온 부산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강원개발공사, 광주광역시도시공사가 점검대상에 포함됐다. 국무조정실은 점검을 통해 확인한 위법 의혹 33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했고, 61건에 대해 과태료와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강원개발공사는 2021년 아스팔트 콘크리트 일종인 개질아스콘 공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상 참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A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법령에 따르면 특허권을 가진 사업자들만 공급사 선정 공모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사는 법령과는 달리 독점적 권리를 가진 특허권자가 아니더라도 특허 통상실시권을 가졌다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며 참여 조건을 완화했다. 공사는 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전체 배점 100점 중 7점을 ‘지역업체 가산점’으로 할당해 A 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사업자로 선정된 A 업체는 총 14억 여 원의 이익을 봤다고 국무조정실은 밝혔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는 (기술력을 의미하는) 공법평가 관련 항목만 배점에 포함돼있다”며 “지역업체 가산점은 정해진 배점과 무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점검 결과, 강원개발공사는 개발사업 구역에서 사유지 8필지가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 토지에 대해 불필요하게 26억여 원의 토지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예산을 낭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도시공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 지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에 부딪혔다. 그러자 공사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지원 사업에 64억 원을 지급했다. 주민들의 피해액수를 확인한 뒤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 정부는 공사가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공사들이 낭비한 예산 중 77억원에 대해 국고로 환수하거나 관련 예산을 감액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걸쳐 위법, 부적정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 단계별 지적 사항과 관계 법령, 행정규칙을 정리해 전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동 전쟁이 확전 기로에 놓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 고유가가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운송까지 차질을 빚게 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 기준 달러화 대비 주요 31개국 통화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는 스폿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원화 가치는 지난달 29일 대비 2.04% 떨어지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 중동 산유국의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나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무역 흑자 폭이 줄어들거나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제 유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긴급 소집된 이날 회의는 4·10총선 패배 후 윤 대통령의 첫 공식 행보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한국인 500여 명 중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교민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을 ‘제3국’으로 이동시키는 안도 검토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사진)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 11∼13일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북한 노동당과 정부 초청으로 자오 위원장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자오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평양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9년 6월 방북한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북한과 전략적으로 더욱 밀착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염두에 둔 사전 고위급 회동이란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외교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되고 있다.中, 北러 협력속 北에 손내밀어… 김정은 연내 방중 가능성 中 서열 3위 내일 방북푸틴, 6월 방중 시진핑과 정상회담‘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가속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자오 위원장의 방북에 대해 “양국의 깊은 우의와 중조(중-북) 관계에 대한 중국의 고도의 중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으로, 양당과 양국은 줄곧 우호적 교류의 전통을 유지해 왔다”며 “올해는 중조 수교 75주년이자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확정한 중조 우호의 해”라고도 했다. 다만 북-중 양측 모두 구체적인 방북 의제나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자오 위원장은 우리의 국회의장 격이다. 시 주석과 리창(李强) 총리 다음으로 서열이 높다. 시 주석 집권 2기(2017∼2022년) 당시 정적 제거 등 반부패 사정을 주도하는 등 시 주석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자오 위원장은 일단 북-중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열릴 ‘북-중 친선의 해’ 행사 개막식 등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권력 서열 3위 인사가 정전협정 기념일(북한은 ‘전승절’로 부름)이나 당 창건일 등이 아닌 계기로 방문하는 건 이례적이다. 북-러 밀착 속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양국이 수교 75주년을 명분으로 다시 밀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러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가까워질 때 의도적으로 다소 거리를 두던 중국이 이제 다시 북한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문제 등을 놓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되자 중국이 북한을 다시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것.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우리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여전히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방중 이후 5년 만에 북-중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중국을 전격 방문하기 위한 조율이 자오 위원장 방북 기간 중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 정상회담은 2019년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마지막이다. 향후 북-중-러 3국이 급속도로 밀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집권 5기 첫 순방지로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에게 답방을 약속한 만큼 이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 이후 “유라시아 안보 형성을 위한 논의가 요구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전환 시기를 맞아 미국은 ‘격자형(Lattice)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2021년 9월 출범 후 처음으로 일본을 새 협력 파트너로 받아들이기로 한 8일(현지 시간)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워싱턴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 주요국과 개별적인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중국은 물론이고 북한,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일본, 필리핀 등 여러 동맹국들과 촘촘히 위협 세력을 에워싸는 ‘격자형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커스는 이러한 목적에서 첨단 군사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외연 확장에 나서며 첫 협력 대상으로 일본을 택했다. 이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고, 11일에는 사상 첫 미국, 일본, 필리핀 3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자율무기-극초음속 미사일 공동 개발 오커스 3개국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의 목표는 지역 안정과 안보 지원을 위해 각 군에 첨단 군사 능력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라며 “‘필라 2’(2단계 협력)에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이 참여하면 이러한 목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라 2에 일본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라 1’에는 일본을 아직 참여시키진 않지만 극초음속 미사일 및 요격 기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인기(드론)와 로봇, 적국의 사이버 보안을 뚫어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 등 8개 최첨단 분야에서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일부 첨단무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영국, 캐나다 등과 핵무기를 공동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주요 동맹을 결집시켜 차세대 무기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본격화해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2단계 협력을 통해 개발된 첨단무기는 개발에 참여한 국가에 우선적으로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핵추진 잠수함 배치가 예정된 호주에 이어 일본에도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첨단무기가 전진 배치될 수 있다.● 韓 참여-오커스 확장 논의 본격화될 듯 그간 오커스 2단계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일본 외에도 한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거론됐다. 일본을 가장 먼저 선택했지만 오커스 확장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오커스 3개국과 물밑에서 2단계 협력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영국, 호주 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아시아 차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오커스는 ‘게임 체인저’”라며 “다른 동맹과의 협의도 곧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올가을 2단계 협력 분야에 대한 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다만 오커스에 참여하려면 회원 3개국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인태 안보에 대한 기여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오커스 국방장관들은 이날 추가 파트너 참여 조건으로 정보보안 능력과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기여 등 5대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다른 당국자는 “참여한다 해도 어떤 식으로 들어갈지 등에 대해선 다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커스 확대에 대한 중국의 반발 등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11일 미국, 일본과 3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9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관련해 “더러운 세력들의 부당한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8일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도쿄에서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를 앞두고 7일(현지 시간) 보도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미해결 문제’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뜻한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미일 3국 협력 균열 우려에 대해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공통 인식을 근거로 미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대처하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일본이 납치자 문제 해결을 거론하자 지난달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일 간에 신경전이 팽팽하지만, 양측이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닫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일본 국내에 강조하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군사협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방위 장비를 공동 개발 및 생산하기 위한 조치, 주일미군의 자체 운용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조치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패트리엇 미사일, 크루즈 미사일, 훈련기 등의 공동 생산을 위한 ‘합동방위위원회(joint defense council)’ 설치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 전공의 내부에서는 대표 탄핵에 동의해 달라는 성명서가 나왔다. 전공의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수련병원 대표들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며 대표의 ‘독단적 행동’을 경고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공의들 사이에선 온라인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비대위원장) 탄핵 성명서’라는 문건이 공유되고 있다. 본인을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로 소개한 작성자는 “박 위원장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강행했다”며 “전공의 다수가 찬성한다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면담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짧은 문구를 발표한 이후 (면담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 결정을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무엇에 대한 투표를 할 것인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도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임 차기 회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의 영문 글을 게시했다. ‘내부의 적’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의협과 상의하지 않고 대통령과 면담한 박 위원장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라며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독단 행동에 분노” “대표에 힘실어야”… 둘로 쪼개진 전공의 박단, 비대위에만 면담 내용 공유“논의 없이 대통령 면담” 탄핵 주장“의견취합땐 협상전략 노출” 반론도정부 “대화 추진 비판 말아야”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사전에 의사 반영이 되지 않고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 전공의 대표 탄핵을 주장한 한 전공의는 4일 성명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총회나 투표 등의 방식으로 사전에 합의하지 않아 “의사 커뮤니티에 수많은 비판글이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일대일 면담에 응해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2020년 집단휴업(파업) 때 최대집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배제한 채 ‘9·4 의정합의’를 도출해 반발을 샀던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대통령 면담 후 비대위원만 내용 공유 박 위원장은 4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대전협 비대위원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어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화 지속 여부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원 이외에는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선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도 없이 대통령을 만나러 갔다. 대화 후에도 왜 아무런 설명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이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김모 씨는 “대통령 만남에 기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표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차단당했다”며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공통점은 불통”이라고 주장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내부에선 대통령 면담을 둘러싸고 분열 조짐마저 나왔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박 위원장이 의협과 상의 없이 윤 대통령을 만났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에게 만남을 요청했는데, 의협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권 위임받은 비대위… 힘 실어줘야” 주장도 성명서 주장처럼 박 위원장 탄핵이 실제 비대위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대전협 총회를 통해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했다”며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 면담과 관련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아쉬움이 있지만 전공의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취지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의견을 취합했다면 오히려 협상 전략이 외부로 새어 나가며 잡음만 커졌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도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비난 여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선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 기존 방침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했다. 한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5일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으로 교육의 자주성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총선일(10일) 이전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6건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이 중 3건은 법원에서 각하됐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 당국이 나포해 억류 중인 3000t급 벌크선(DEYI호)이 2월에는 북한에서 화물을 실은 뒤 이를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남포항에서 무연탄을 적재한 뒤 러시아로 향하던 이 선박을 미국 요청을 받고 지난달 말 나포했다. 이에 앞서 이 선박이 중국으로도 북한 석탄 등을 수출한 정황이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의 석탄 수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당국은 DEYI호가 정부에 나포되기 한 달여 전인 2월에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 일대에서 화물을 적재해 이를 중국에서 하역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 선박이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한미가 판단한 주요 정황”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은 남포항 등 북한 항구에 입항했거나 인근 해상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석탄 등을 실어 나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중 인근 해상에선 불법 환적 활동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이 다수 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EYI호가 올해 1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항에서 출항해 부산항에 입항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DEYI호는 우리 항만 당국에 목표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라고 신고했지만 부산항에서 출항한 뒤 AIS를 끄고 자취를 감췄다. 이를 포함해 이 선박이 AIS를 켜고 운항해 공개 운항 기록을 남긴 건 최근 1년간 단 두 건에 그쳤다. 그런 만큼 한미 당국은 DEYI호가 AIS를 끄고 장기간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EYI호는 홍콩 소재 회사가 소유한 선박으로 파악됐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안전검사 자료’ 등에 따르면 이 선박은 ‘홍콩 의림해운 유한공사’가 소유주로 표기돼 있다. 다만 2022년 2월 설립된 이 회사는 홍콩 시내 쇼핑센터 건물에 주소지만 등기해둔 상태다. 업종이나 전화번호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DEYI호는 2006년 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6년여간 중국 국기를 달고 항해하다가 지난해 5월부턴 토고 국기로 바꿔 달고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토고 국기 기한도 만료돼 무국적이다. 선사가 홍콩에 있음에도 이처럼 국기는 다른 곳으로 바꿔 단 것은 ‘편의치적(便宜置籍·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에 등록)’ 제도를 활용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에 대한 관할·통제 책임은 선박이 달고 있는 깃발, 즉 기국(旗國)에 있다는 원칙이 있다. 그런 만큼 국기를 바꿔 달면 공해상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 원칙 때문에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제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회피하려는 방식”이란 비판도 나온다. 북한이 불법 석탄 수출을 위해 홍콩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선박을 운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유엔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선박 ‘장안호’도 홍콩에 설립된 ‘장안해운기술유한공사’ 소유였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 당국이 나포해 억류 중인 선박에 북한에서 적재한 무연탄이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은 북한의 석탄 수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중국에서 출발한 이 선박은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끈 채 열흘가량 북한 남포항에 머물렀다. 이후 AIS를 켜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던 중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요청을 받은 우리 정부에 의해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에서 나포됐다. AIS를 끄는 건 북한이 밀수 과정에서 쓰는 전형적인 제재 회피 수법이다. 한미 당국은 이 선박의 중국인 선장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수일 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식별장치 끄고 제재 회피 시도한 듯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000t급 벌크선 ‘DE YI’호는 지난달 18일 중국 산둥(山東)성 스다오(石島)항에서 출항했다. 스다오항은 롄윈강(連雲港) 항구에서 육로로 500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롄윈강 해역은 지난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중국이 북한산 석탄을 밀수입하는 곳”으로 지적한 장소다. 우리 당국은 이 선박이 중국에서 출발할 당시엔 창고가 비어 있었지만 열흘가량 남포에 머물 때 만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 무연탄 등을 집중 적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석탄의 양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석탄 수출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석유나 각종 사치품 등을 몰래 받고 있다. 한미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차량이나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착용하는 명품백 등 사치품 상당수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포된 선박은 북한 남포항에 머물 당시 위치 추적을 막기 위해 AIS를 껐다고 한다. 북한 경유 사실을 감추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이 선박이 머무른 남포항은 유엔으로부터 ‘수상한 불법 활동의 허브’로 지목된 장소다.● “해경, 검문검색 인원 추가 급파해 선박 나포”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이 우리 해역을 통과한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2017년 10월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 9000t이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어와 유통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돼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파나마 국적의 ‘스카이에인절호’와 시에라리온 국적의 ‘리치글로리호’를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는 것.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산 석탄이 하역돼 국내에서 유통된 뒤 관련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처럼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의혹을 받는 선박을 우리가 직접 나포한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에 앞서 미 정부가 직접 나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미 정부가 요청한 후 우리 당국은 지난달 30일 오후 이 선박을 잡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선박이 해경의 정지 지시 등에 불응해 검문검색 인원을 추가로 급파한 끝에 선박을 나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나포된 선박은 무국적인 상태다. 국제법상 우리가 무국적 선박의 화물창을 강제로 열 권한은 없는 만큼 선박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르면 수일 내에 어느 정도 조사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우리 정부가 취한 독자 제재에 반발해 “한국 정부의 비우호적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한국의) 불법적 제재와 압박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물론 대한민국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전날 정부는 북-러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 선박 2척과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불법 체류를 도운 러시아 회사 2곳, 이곳 대표인 러시아 국적자 2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가 북한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향하던 선박을 지난달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에서 나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리 외교부에 나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요청에 따라 국내에서 제재 의심 선박을 나포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우리 정부 합동조사단이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이 선박의 중국인 선장 등을 상대로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선장이 화물창 개방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3000t급 벌크선 ‘DEYI’호는 지난달 23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중국 산둥(山東)성 스다오(石島)를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정부는 30일 오전 전남 여수항에서 약 20km 떨어진 우리 해상에서 이 배를 나포했다. 중국인 선장은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무연탄을 싣고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조사에 불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北남포 출발, 中거쳐 러 가던 벌크선 나포… 中선장, 수색 거부 ‘대북제재 위반’ 의혹 선박 나포 “北아닌 中서 무연탄 운송중” 주장韓, 무국적 선박 강제 수색권 없어정부, 北과 거래 러 선박-법인 제재러의 對北 제재패널 무력화에 맞불 중국인 선장과 중국·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등 13명이 탑승한 이 선박의 국적은 원래 토고였지만 현재는 무국적인 상태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이전에도 토고 등 국가로 국적을 위장한 전력이 있다. 이런 선박들을 이용해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정제유, 석탄 등 금수품목 밀거래를 지속해온 것. 나포된 선박의 선장이 화물창 개방을 거부하며 조사에 불응한 만큼 우리 정부는 이 선박도 이런 방식으로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법상 한국이 무국적 선박의 화물창을 강제로 열 권한이 없어 대응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정부가 나포 요청… 韓 정부 비공개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의심되는 북한발 선박 나포를 우리 정부에 요청해 처음 실제 나포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최근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종료하도록 하는 등 연이은 제재 훼방 행위가 이어지자 미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정부는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를 포함한 물자 이동을 주시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일본은 동해상에서 러시아 제재 대상에 대한 해상 감시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일이 우리 정부의 동참을 요청하는 등 한반도 일대 불법 환적에 대한 감시태세를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이 배의 선장 등이 중국인이고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향한 만큼 이번 나포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정부는 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달 말경 북-중 인근 해상에서 불법 환적 선박들이 다수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운반한 선박의 운영 회사 사무실 소재지 등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엔 우리 해역에서 중국인 선장과 선원들이 나포된 만큼 파장이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 정부, 北과 거래 러 선박-법인 제재 우리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 선박 2척을 2일 대북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 정보기술(IT) 외화벌이 노동자들의 러시아 불법 체류를 도운 러시아 회사 2곳과 이곳 대표인 러시아 국적자 2명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앞서 러시아 국적자 일부에 대해 정부가 제재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러시아 국적자와 기관, 선박까지 무더기로 제재한 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러시아를 겨냥해 정부가 독자 제재로 맞불 대응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선박 ‘앙가라’와 ‘레이디 알’은 지난해 8월 말∼12월 북한 나진항에서 다량의 컨테이너를 실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두나이항까지 드나든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됐다. 제재 대상인 북-러 합작회사 ‘인텔렉트 LLC’와 회사 대표인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코즐로프는 북한 국방과학원의 전진용과 공모해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들에게 신분증을 위조해주는 등 러시아 불법 체류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러시아 회사 소제이스트비예와 이 회사 대표인 알렉산드르 표도로비치 판필로프는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입국과 체류를 지원한 혐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할 폐쇄회로(CC)TV가 사라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기권으로 부결됐다. 추가 조치가 없으면 현 패널의 활동은 다음 달 30일 종료된다. 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2009년 설립 후 15년 만에 해체되는 것이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남용,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북핵 활동에 대한 중국의 묵인 등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무력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대북 제재 체제가 거의 붕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 채택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의 거부로 부결됐다. 중국 또한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 채택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 상임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외교가에서는 그간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부쩍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을 상세히 감시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성격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북한과 추가 무기 거래를 할 때 방해받지 않기 위해 패널을 없앴다는 의미다. 실제 20일 공개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산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이는 경로를 상세히 분석했다.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꾸준히 오간 사실이 위성사진에 생생히 담겼다. 국제 사회는 러시아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이라고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북한과의 ‘타락한 거래(corrupt bargain)’를 위해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깊이 실망했다”고 가세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 또한 “한국, 미국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추가 대응하겠다”고 동조했다.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위원회를 만들었다. 2009년 2차 핵실험 후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매년 활동을 연장해 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할 폐쇄회로(CC)TV가 사라졌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기권으로 부결됐다. 추가 조치가 없으면 현 패널의 활동은 다음달 30일 종료된다. 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2009년 설립 후 15년 만에 해체되는 것이다.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남용,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북핵 활동에 대한 중국의 묵인 등으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무력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대북 제재 체제가 거의 붕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 시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 결의안 채택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의 거부로 부결됐다. 중국 또한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 채택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 상임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외교가에서는 그간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부쩍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을 상세히 감시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성격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북한과 추가 무기 거래를 할 때 방해받지 않기 위해 패널을 없앴다는 의미다.실제 20일 공개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산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이는 경로를 상세히 분석했다.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꾸준히 오간 사실이 위성사진에 생생히 담겼다. 이 컨테이너가 우크라이나 접경지 탄약고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고도 진단했다.국제 사회는 러시아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이라고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북한과의 ‘타락한 거래(corrupt bargain)’를 위해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깊이 실망했다”고 가세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 또한 “한국, 미국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긴밀히 협력해 추가 대응하겠다”고 동조했다.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위원회를 만들었다. 2009년 2차 핵실험 후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매년 활동을 연장해 왔다. 이들은 북한의 제재 위반, 불법 무기 개발 및 환적, 가상화폐 탈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치품 수입 등을 감시하며 이 내용을 매년 2회씩 보고서로 공개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재호 주중국 대사(사진)가 대사관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가 조사에 나섰다. 외교부는 감찰 담당자를 중국 베이징 현지로 보내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28일 “주중국대사관 관련 제보가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공정한 조사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중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주재관 A 씨는 이달 초 외교부에 정 대사로부터 폭언을 비롯한 갑질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A 씨는 정 대사의 발언을 녹음해 이 파일을 외교부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외교부가 아닌 다른 정부 부처에서 베이징에 파견돼 근무 중인 주재관이다. 일단 외교부는 A 씨가 제출한 녹음 파일을 확인하는 등 정 대사의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따져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조사까지 거친 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징계 또는 수사의뢰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내부적으로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기관장이 하급자에게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욕설이나 폭언을 하는 것을 모두 ‘갑질’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정 대사는 주중대사관을 통해 “언론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사실관계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 바, 현 단계에서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기인 정 대사는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22년 8월 현 정부의 첫 주중 대사로 취임했다. 미중일러 4강 대사 중 한 자리인 주중 대사는 과거 정치인이나 고위급 외교관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학계에만 수십 년간 몸담았던 정 대사가 당시 대사로 임명되자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정 대사는 올 1월 휴가차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윤 대통령과 비공개 만남을 갖기도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공공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이 현행 최대 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대학생이 졸업 후 3년이 될 때까진 학자금 대출을 다 갚지 못해도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되지 않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을 발표했다. 총 263건의 규제에 대해 1∼2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 또는 면제하겠다고 밝힌 것. 한시적 규제 유예가 시행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145건), 저성장 위기 시절인 2016년(54건)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현 정부 임기 내에 4조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이번에 시행되는 한시적 적용 유예는 기존 규제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민생 개선과 투자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2년 동안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책 목적이 있어서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시적 규제 유예로 행복주택 최대 거주 기간은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경우 현행 10년에서 14년, 자녀가 없는 청년·신혼부부는 현행 최대 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현행 법령상 대학생은 졸업 후 2년 지날 때까지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으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재되지만 정부는 이번에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승용차 구입 후 최초 검사를 받는 시점도 신차 등록 후 4년에서 5년으로 완화된다. 정부는 전년도 외국인의 객실 이용률이 전체의 40%를 넘겨야만 호텔 사업자가 외국인 접수 사무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제도 완화한다. 구인난을 겪는 호텔 업계가 규제에 가로막혀 외국인 사무원을 채용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 2022년 전국 호텔의 외국인 객실 이용률은 평균 10.6%에 그쳤다. 현재는 사업장에 고용된 외국인이 1년 안에 이탈할 경우 해당 사업장에 대해 당국이 이탈 인원만큼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론 사업주가 “외국 인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고 당국에 신고하면 정부는 이 같은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 이탈로 사업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산업단지의 건축물 고도 제한도 현행 120m에서 150m로 완화된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반도체 산업단지 내 건물 용적률을 350%에서 490%로 올렸는데도, 산단 입주 기업들이 고도제한에 걸려 생산시설을 증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표를 의식해 이번 방안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경제단체 등으로부터 한시적 규제 유예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며 “1월부터 경제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취합해 이번에 안건을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밝혔다. 일본과 미국이 주일미군사령부 확대 등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래 최대 규모의 동맹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제안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 북-일 물밑교섭 사실을 끄집어내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를 흔들고 ‘통일봉남(通日封南)’ 전술로 한국을 위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김여정이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알고 있다”며 “북한과 모든 현안을 해결하려면 정상회담이 중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상대가 있는 얘기”라며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고도 했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총리는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이 밝힌 ‘또 다른 경로’와 관련해 우리 정부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일본 고위급에서 북한 측에 만나자는 의사를 몇 차례 타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북-일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수차례 실무 접촉에 나선 이후 올해 일본이 고위급에서 직접 접촉을 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기시다 총리도 이날 “총리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대해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일은 올해 들어 정상회담 가능성을 꾸준히 높여 왔다. 1월 김 위원장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며 일본 노토반도 대지진과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 지난달에는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두고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일 협상 가능성을 강조해 한국이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위협하는 동시에 한미일 3국 공조를 이간질해 균열을 내는 갈라치기 포석이라고 봤다. “북한이 한미일 3각 관계를 깨려면 북-일 접촉이 필수이기 때문에 북한이 (접촉 등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정진 일본 쓰다주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은 결국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과 접촉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에 의지를 보이는 건 국내정치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기시다는 하락한 지지율 회복 등이 상당히 시급한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사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인식되는 북-일 정상회담으로 만회해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일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진 불투명하다. 김여정은 이날 “일전에도 말했듯 조일(북-일)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 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총리의 구상은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의 목적이 납북자 문제 해결인데, 북한은 회담이 성사되려면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전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정부는 25일 의사단체와의 협의체 구성 및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의사 면허정지 처분 유예 절차에 착수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전공의 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 방안 모색’과 ‘의료계와의 건설적 협의체 구성’을 당부한 것의 후속 조치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이 대화를 거부하고 사직서 제출을 강행하자 개원의에게 대형병원 ‘파트타임’ 근무를 허용하는 등 의정 갈등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진료체계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 총리 26일 의료계와 대화 착수 윤 대통령이 지시한 ‘의료인과의 협의체’는 한 총리가 이끌기로 했다. 한 총리는 일단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 의료계 관계자를 만나 의료개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논의에는 서울대 의대 교수 및 서울대병원 관계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은 또 협의체 구성을 위해 대형병원과 의대 교수 단체, 의사단체들을 접촉하며 대화 협의체 참여 의향을 묻고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일부 병원 및 의사단체는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25일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 달라”고 지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빠른 시간 내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의료협의체에선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의사 면허정지 처분 수위를 낮추거나 유예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예고된 면허정지 기간 3개월을 줄여주는 방안, 처분 시기를 늦추는 방안, 처분 대상을 주동자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26일부터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를 대상으로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조 장관과 경남 진주시에 있는 경상국립대를 방문해 의대 및 대학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의학교육과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며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배우고자 한다면 강의실을 지켜주셔야 하고,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환자의 곁을 떠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원의 ‘대형병원 파트타임’ 진료 허용 복지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를 마친 후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인 경우 의사들이 소속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들은 원칙적으로 소속 병원에서만 진료를 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에 따르면 개원의는 자신이 설립한 병원 외에선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며 “병원에 남은 인력의 피로도가 누적된 점을 감안해 개원의가 파트타임으로 대형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병원 의사가 퇴근 후 응급 연락을 받은 경우 병원 밖에서 전자의료기록에 원격으로 접속해 처방 등을 할 수도 있다. 대형병원 의사가 다른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허용된다. 정부는 또 이날부터 병원 60곳에 군의관 100명, 공중보건의(공보의) 100명 등 200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앞서 파견된 인력을 포함하면 군의관과 공보의 총 413명이 투입된 것이다. 제대 예정인 군의관의 대형병원 조기 복귀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문을 여는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를 활용해 은퇴 예정이거나 은퇴한 의사들의 재고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된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활용도 제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유세 과정에서 연일 외교안보 관련 즉흥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내에서 “지난해 싱하이밍 대사 만찬 논란을 연상시켜 반중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외교 관련 설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가 중국과 대만 관계를 거론하며 “왜 중국을 집적거리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하면 된다”고 말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對)중국 굴종 의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는 ‘양안(兩岸) 문제’에 대해 그냥 구경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블록화된 세계 정세에서 구경만 할 수 있느냐”며 “전 세계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지지하는 세력과 국가는 중국, 북한 그리고 이 대표의 민주당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2일 충남 당진시장을 방문해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이 무슨 짓 했는지 겪지 않았나. 가장 크게 망가뜨린 게 외교”라고 지적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 있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지난해 이 대표와 싱 대사의 만찬을 언급하며 “중국 패배에 베팅했다간 나중에 후회한다는 싱 대사의 협박 가까운 발언에 한마디 반박도 못한 게 이 대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경기 포천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는 “이번 총선은 국정 실패, 민생 파탄, 경제 폭망, 평화 위기, 민주주의 파괴를 심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완벽한 신(新)한일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고, 물가 폭등을 지적하면서는 “적자 국가 (순위에서) 200등을 넘어서서 북한보다 적자 더 많이 나는 나라가 됐다”고도 했다. 최근 이 대표의 외교 관련 발언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영리한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쉬운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해협이 한국의 핵심 해상 물류 수송 길목인 만큼 이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국 무역 물동량의 98%가 선박으로 운송되고 있고, 이 중 42∼43%가 대만해협을 거쳐 유럽 등으로 간다”며 “대만해협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우리의 해상 수송에 결정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전날 경기 북부를 방문해 “대책 없이 분도(分道)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강원도 비하’ 논란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경기도보다 강원도가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대단히 오만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북도가) 강원도처럼 재정이 어렵고 접경지역이어서 어렵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표현했다”며 사과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2017∼2023년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을 상대로 해킹 공격을 벌여 탈취한 금액이 약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추산되며, 이를 통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의 40%를 충당했다고 유엔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0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공개했다. 패널은 “북한이 악의적 사이버 활동으로 전체 외화 수입의 50%를 창출했다”고도 했다. 북한 해킹 조직들은 주로 방산 업체를 표적으로 해킹을 벌였다. 라자루스 등 북한 해킹 조직들이 2021∼2023년 네덜란드·스페인·폴란드의 항공우주 및 방위 사업체를 집중 해킹해 위성 부품 설계도 등 자료를 탈취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패널은 또 북한이 전 세계 40여 개국에 불법 파견한 노동자 10만여 명이 식당·재봉·건설·의료·정보기술(IT) 등 분야에 종사하며 외화벌이 중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IT 노동자의 경우 연간 2억5000만∼6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했다. 북한 정찰총국에서 파견된 노동자들이 중국·러시아·라오스 등 5개국에서 북한 식당을 운영하는데, 이 식당이 주로 북한으로 보낼 자금을 세탁하는 기지로 활용된다고도 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를 꾸준히 수출하는 정황도 보고서에 담겼다. 대표적으로 위성사진을 근거로 4척의 러시아 선박이 지난해 8∼12월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실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드나드는 정황이 실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러 기간 중 러시아산 최고급 소총 등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았다고 패널은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2017~2023년까지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을 상대로 해킹 공격을 벌여 탈취한 금액이 약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추산되며, 이를 통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의 40%를 충당했다고 유엔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0일(현지 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공개했다. 패널은 “북한이 악의적 사이버 활동으로 전체 외화 수입의 50%를 창출했다”고도 했다. 북한 해킹 조직들은 주로 방산 업체를 표적으로 해킹을 벌였다. 라자루스 등 북한 해킹조직들이 2021~2023년 네덜란드·스페인·폴란드의 항공우주 및 방위 사업체를 집중 해킹해 위성 부품 설계도 등 자료를 탈취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패널은 또 북한이 전세계 40여 개국에 불법 파견한 노동자 10만여 명이 식당·재봉·건설·의료·정보기술(IT) 등 분야에 종사하며 외화벌이 중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IT 노동자의 경우 연간 2억 5000만~6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했다. 북한 정찰총국에서 파견된 노동자들이 중국·러시아·라오스 등 5개국에서 북한 식당을 운영하는데, 이 식당이 주로 북한으로 보낼 자금을 세탁하는 기지로 활용된다고도 했다.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를 꾸준히 수출하는 정황도 보고서에 담겼다. 대표적으로 위성사진을 근거로 4척의 러시아 선박이 지난해 8~12월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실어 러시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드나드는 정황이 실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러 기간 중 러시아산 최고급 소총 등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았다고 패널은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전국 의대 40곳의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 정원을 20일 발표했다. 총정원이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어난 가운데 비수도권 의대(27곳)는 정원이 현재보다 1639명, 경기·인천 지역 의대(5곳)는 361명 늘었다. 서울 지역 의대는 1명도 늘지 않았다. 의사단체의 강력한 반발에도 정부가 서둘러 대학별 정원을 발표하면서 의대 증원의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증원분) 2000명 중 비수도권 대학에 82%에 해당하는 1639명을 배정했고, 지역인재전형을 적극 활용해 지역 정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과 경인 지역 간 과도한 편차 극복을 위해 서울에는 신규 정원을 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국 지방 거점 국립대 중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7곳은 정원이 일괄적으로 200명으로 늘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원을 보유한 ‘매머드급 의대’가 됐다. 특히 충북대의 경우 현재 49명인 정원이 200명으로 308%나 늘었다. 또 정원 50명 미만이던 ‘미니 의대’들은 80∼100명으로 늘었다. 비수도권 중규모 의대들은 정원이 100∼150명 사이가 됐다. 교육부는 배정 기준으로 “비수도권 집중 배정, 소규모 의대 역량 강화, 지방 및 비필수 의료 지원 등 3대 기준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이 몰려 있는 서울 소재 의대 8곳에는 증원분이 전혀 배정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몇 명이라도 배정할 방침이었는데 지역균형 원칙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배경을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 3.61명, 인천 1.89명, 경기 1.80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다.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의사단체는 일제히 반발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늘(20일)부터 14만 의사들은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필요하면 정치권과도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3개 단체는 이날 화상회의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의대 증원]“지방의료 붕괴 막겠다” 82% 배정… 지방거점 국립대, 3~4배로 늘려성균관대-아주대, 40→120명… ‘미니의대’ 80명 이상으로 증원당장 내년부터 시설 확충해야… 교수 확보 등 여건 개선 쉽지않아“해부시신 1구로 40명씩 실습 우려” 20일 발표된 의대 정원 배분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요 지역 거점 국립대 정원을 200명으로 대폭 늘린 것과 당초 “조금이라도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바꿔 서울 지역에 인원을 전혀 배정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 안팎에선 ‘의대 증원’이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의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얻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대국민 담화문에서 “의료개혁의 가장 절박한 분야는 지역 의료 강화”라고 강조했다.● ‘빅7’ 국립대 의대 출현 이날 의대 정원 배분 결과에 따르면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북대, 전남대, 충북대, 충남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 의대 7곳은 정원이 58∼151명씩 늘어 200명의 ‘매머드 의대’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충북대 의대는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고, 경상국립대 의대도 76명에서 200명으로 163% 늘었다. 200명 미만을 신청한 강원대와 제주대만 ‘신청 범위 내에서 배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각각 132명, 100명이 배정됐다. 지금까지 단일 의대 기준으로 정원이 가장 많은 대학은 전북대(142명), 2위는 서울대(135명)였다. 하지만 이번 조정으로 서울대는 지방 국립대 ‘빅7’은 물론이고 조선대 원광대 순천향대(각각 150명)보다도 적은 11위가 됐다. 지금까지는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을 산하에 둔 울산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가톨릭대 의대가 톱5 의대로 꼽혔는데 판도가 바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기·인천 지역은 정원이 40∼49명이었던 ‘미니 의대’ 5곳의 정원이 80∼130명으로 총 361명 늘었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성균관대와 아주대의 경우 의대 정원이 각각 40명에서 120명으로 3배가 됐고, 인천에 있는 가천대의 경우 40명에서 130명으로 더 크게 늘었다. 이들 대학은 모두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전혀 증원되지 않은 고려대(106명), 연세대(110명) 등보다 규모가 커졌다. 정부는 예고한 대로 정원 50명 미만이었던 미니 의대 17곳의 정원을 최소 80명 이상으로 늘렸다. 미니 의대는 1980년대 정부의 ‘미니 의대 다수 설립’ 정책에 따라 설립됐지만 정원이 적은 탓에 규모의 교육을 수행하기 어렵고, 다양한 커리큘럼을 도입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대 정원이 49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 동아대 관계자는 “학교 병원이 1000병상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증원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영남대 계명대 등 비수도권 중규모 의대의 경우 100∼150명 수준이 됐다.● 단기간 대폭 증원 ‘겉핥기 실습’ 우려 정부가 비수도권에 증원분을 집중 배정한 것은 장기적으로 지방에 정착해 지방 의료 붕괴를 막을 의사를 키워내기 위한 것이다. 비수도권 의대를 졸업하고, 해당 지역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수련 과정을 마칠 경우 절반 이상이 해당 지역에 정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배정에 참고했다고 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높이고 지역병원 수련을 확대하는 등 전 주기에 걸친 지역 의사 확보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정원이 많게는 4배로 늘어나는 만큼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의대는 이르면 예과 2학년부터 인체 해부를 배우기 위해 6∼8명으로 조를 짜고 커대버(해부용 시신) 실습을 한다. 그런데 실습용 시신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재학생만 늘면 커대버 한 구당 학생 30∼40명이 실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대의 경우 실험과 실습 위주로 운영되는 만큼 커대버 외에도 단기간에 실습 시설 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국립대 의대 관계자는 “겉핥기 실습으로 양질의 의사를 길러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도 입학생이 예과 2년을 거쳐 본과에 들어가는 2027년까지는 교육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늘어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2027년까지 거점 국립대 교수 1000명을 확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의료계에선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의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정부는 기금 교수를 전임 교수로 채용하겠다고 하는데 명찰만 바꾸는 조삼모사”라며 “석사 이상의 학위와 교육 및 연구 경험이 있는 신규 교수 후보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니 의대의 경우 평균 임상의학 교수 수는 학교당 162.7명으로 일반 의대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지역의 한 의대 교수는 “미니 의대는 정원이 2, 3배로 늘어난 만큼 단기간에 교수를 대거 충원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가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부는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부와 복지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이 협력하며 교원 확보, 시설·기자재 확충을 적극 지원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은택 nabi@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초대형방사포(KN-25) 사격훈련을 지도하면서 “상시 적의 수도와 군사력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완비된 태세”를 주문했다고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적들에게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앙적인 후과를 피할 길이 없다는 인식을 더 굳혀놓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유사시 KN-25로 서울과 주요 한국군 기지에 대량 핵공격을 가해 남한의 전쟁능력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협박한 것. KN-25는 사실상의 탄도미사일로 전술핵 장착이 가능하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 목표 상공 설정고도에서의 공중폭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중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면 전술 핵탄두의 파괴력을 높여 인명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북한이 KN-25의 공중폭발 시험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살상력 극대화 노린 공중폭발 시험까지 북한이 KN-25를 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당시엔 한미 공군기지를 겨냥했지만, 이번엔 서울을 ‘전술핵 타깃’으로 정조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한 만큼 우리 심장부에 핵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일렬로 늘어선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KN-25 6발이 동시에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돼 함북 길주군 앞바다 알섬에 명중했다. 김 위원장은 망원경으로 발사 장면을 지켜본 뒤 모니터로 명중이 확인되자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통신은 “600mm 방사포병 구분대들의 불의적인 기동과 일제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위력과 실전 능력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전날(19일) 우리 군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들이 평양 일대에서 발사돼 300여 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소식통은 “최초 6발을 일제히 쏜 뒤 추가 발사도 있었다. 최소 7발 이상 쏜 걸로 추정된다”고 했다. 여태껏 공개된 KN-25 시험 발사 가운데 가장 많이 쏜 것이다. 한 번에 6발을 쏜 것도 처음이다. 북한이 KN-25 공중폭발 시험을 공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높은 고도에서 기폭장치가 작동하는 테스트를 한 것으로, 통상 핵탄두 위력이 클수록 높은 고도에서 터뜨려야 표적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두 차례 발사 때는 ‘800, 500m 설정고도’에서 각각 터뜨렸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폭발 고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KN-25에 장착할 전술 핵탄두의 위력을 숨기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단시간 다량 핵공격 가능한 초대형방사포로 ‘서울’ 정조준 김 위원장은 사격 훈련을 지도하면서 ‘전술핵’, ‘핵 타격’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북한은 KN-25가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누차 밝혔다. 짧은 시간에 다량의 전술핵을 쏠 수 있는 KN-25가 대남 핵 공격에 최적화된 무기라고 강조해온 것. KN-25에 장착할 만큼 작은 핵탄두를 개발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2월 KN-25로 충북 청주기지와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를 상정해 전술핵 타격 훈련을 하고, 한 달여 뒤 김 위원장이 전술 핵탄두인 ‘화산-31형’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적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의 초대형방사포를 할당했다”면서 개전 초 한미 공군기지에 소나기식 전술핵 공격을 퍼붓겠다고 위협했다. 군 당국자는 “대규모 인명 살상과 기반 시설 파괴를 위한 무차별 핵 포격도 강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