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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피고 기업이 낸 돈을 처음으로 받았다. 피고 기업인 히타치조선이 국내 법원에 맡겨둔 공탁금 6000만 원을 강제징용 피해자 고 이모 씨의 유족들이 20일 받은 것. 이 씨 측 이민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된 건 처음”이라며 “사실상의 배상이 일본 기업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이 씨 측에 지급된 6000만 원은 히타치조선이 법원에 담보로 맡긴 돈인 만큼 강제징용 피해를 인정하고 내놓은 배상금은 아니다. 다만 피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씨는 경북 영양에서 1944년 9월 강제징용돼 일본 오사카 히타치조선소 등에서 8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강제 노역을 했다. 일본의 패전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 씨는 2015년 10월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도 승소했다. 그에 앞서 2019년 1월 히타치조선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 씨 측 승소 판결을 내리자 국내 법원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내 자산 매각 절차를 멈춰 달라”며 6000만 원을 담보로 공탁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이 씨 측은 히타치조선 공탁금에 대한 법원의 압류 명령을 받아냈고, 결국 이날 공탁금을 수령한 것이다. 법원의 승소 확정 판결에 따르면 유족들이 히타치조선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배상금은 20일 기준 원금 5000만 원과 지연 이자 5635만여 원이다. 유족들은 이 중 6000만 원을 이번에 지급받았다. 유족들은 나머지 4635만여 원에 대해선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수령할 계획이다. 재단은 이 씨 측이 제3자 변제를 신청할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탁금 수령과 별개로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씨 측을 비롯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재단의 가용 현금이 15억여 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는 총 60명이다. 이들이 받아야 할 배상금은 지연 이자를 포함해 20일 기준 95억 원이 넘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피고 기업이 낸 돈을 처음으로 받았다. 피고 기업인 히타치조선이 국내 법원에 맡겨둔 공탁금 6000만 원을 강제징용 피해자 고(故) 이모 씨의 유족들이 20일 수급한 것. 이 씨 측 이민 변호사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된 건 처음”이라며 “사실상의 배상이 일본 기업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이 씨 측에 지급된 6000만 원은 히타치조선이 법원에 담보로 맡긴 돈인 만큼 강제징용 피해를 인정하고 내놓은 배상금은 아니다. 다만 피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라는 점에서 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된 첫 사례로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씨는 경북 영양에서 1944년 9월 강제징용돼 일본 오사카 히타치조선소 등에서 8개월 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강제 노역을 했다. 일본의 패전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이 씨는 2015년 10월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도 승소했다. 그에 앞서 2019년 1월 히타치조선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 씨 측 승소 판결을 내리자 국내 법원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내 자산 매각 절차를 멈춰달라”며 6000만 원을 담보로 공탁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이 씨 측은 히타치조선 공탁금에 대한 법원의 압류 명령을 받아냈고, 결국 이날 공탁금을 수령한 것이다. 법원의 승소 확정 판결에 따르면 유족들이 히타치조선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배상금은 20일 기준 원금 5000만 원과 지연 이자 5635만 여 원이다. 유족들은 이중 6000만 원을 이번에 지급받았다. 나머지 4635만여 원에 대해선 유족들은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수령할 계획이다. 재단은 이 씨 측이 제3자 변제를 신청할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탁금 수령과 별개로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씨 측을 비롯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재단의 가용 현금이 15억여 원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는 총 60명이다. 이들이 받아야 할 배상금은 지연 이자를 포함해 20일 기준 95억 원이 넘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지방을 중심으로 이른바 ‘절대농지’로 불리는 농업진흥지역 등 농지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농업진흥지역의 농지 개발에 대한 규제완화를 검토 중이다. 1992년 관련 제도 도입 이후 32년이 지나 농가 인구 급감에 따라 농지로서의 역할을 못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간 농식품부는 식량 자급률을 지키기 위해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2018년 231만4982명이었던 국내 농가 인구가 2022년 216만5626명으로 약 15만 명 급감하면서 정부는 인구 감소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진흥지역을 농업 생산 외에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해제 대상은 도로·철도 등이 설치되거나 택지·산업단지 지정 등으로 생긴 자투리 토지와 농로 및 용·배수로가 차단되는 등 실제 영농에 지장을 주는 땅, 농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본연의 기능이 상실된 경우 등이다. 현행 농지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1ha 이하 농업진흥지역은 시도지사가 해제할 수 있으나 그 이외에는 농식품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정부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고심하고 있다.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같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 토지 규제에 가로막혀 난항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비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완화책을 지난해 7월부터 시행했다. 이를 통해 비수도권 시도지사가 직접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 규모가 최대 30만 ㎡ 이하에서 100만 ㎡ 미만으로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임명된 감사원 감사위원인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57·사진)이 취임사에서 “제가 기교 없이 직선으로 살다보니 공직자로서 굴곡도 없지 않은 삶을 살았다”며 “국익을 행동 기준으로 삼아 매일 매일의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19일 취임한 유 위원은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런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것은 원장님을 비롯한 헌법상 최고감사기구 감사인들의 땀과 헌신”이라고 했다. 이어 “제게 주어진 심의·의결 의무부터 법과 원칙과 상식, 그리고 사람의 향기에 기반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결토록 하겠다”며 “감사원이 공직사회의 명실상부한 빛과 소금으로 확고히 뿌리 내리는 데 헌신하겠다”고도 했다. 유 위원을 비롯한 6명의 감사위원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함께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 결과와 계획에 대해 다수결로 심의하고 의결한다. 감사원 사무처가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재판부 역할을 하는 감사위원회가 의결한 뒤 시행하는 방식이다. 차관급 공직자인 감사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유 위원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제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감사원 지방행정감사1국장, 심의실장 등을 두루 지낸 유 위원은 2020년 10월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지내면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산업부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듬해 인사에선 돌연 비(非)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됐다. 이를 두고 감사원 안팎에선 “당시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에 반하는 감사를 벌인 것에 대한 ‘찍어내기식 인사 보복’”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후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유 위원은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 국가 통계 조작 의혹 등 권력형 비리 관련 감사를 지휘했다. 일각에선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한 유 위원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위원직으로 직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위원장으로부터 ‘표적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공수처가 처장과 차장이 모두 물러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신임 감사위원으로 취임한 유 위원은 사무총장 재직 시절 관여한 감사 건에 대해서는 위원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로써 현직 감사위원 6명 중 윤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출신인 김영신 위원과 유 전 사무총장을 포함해 2명으로 늘었다. 고검장을 지낸 조은석 위원과 교수 출신인 김인회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됐다. 조 위원은 지난해 전현희 전 위원장 감사 과정에서 사무처가 주심위원인 자신을 ‘패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무처와 공방을 벌였다. 이남구 이미현 위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22년 4월 당시 문재인 정부와 협의를 거쳐 임명됐다. 감사원 출신인 이남구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고, 이미현 위원은 연세대 법학교수로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유 위원의 후임 사무총장으로 19일 취임한 최달영 전 제1사무차장도 취임사에서 “지난 2년 간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감사관들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혁신해왔고, 감사 업무도 외풍에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혁신 작업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특히 짐은 무겁고 갈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란 고사성어를 언급하면서 “감사원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을 위해 헌법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기에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고 나라와 사회가 마련해준 무상교육과 장학제도 덕분에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며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온 힘을 다해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 사무처를 지휘하는 차관급 공직자인 최 사무총장은 1968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덕원고와 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96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감사원 적극행정지원단장, 특별조사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사실 엄마는 중졸(중학교 졸업)이란다. 부끄러워서 평생 비밀로 했어….” 이지은 씨는 몇 해 전 엄마와 저녁밥을 먹다가 엄마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렸다. 큰삼촌의 대학 학비를 대기도 빠듯할 정도로 외갓집 형편이 어려워졌고, 엄마가 결국 고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이었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가 돼서야 비밀을 고백한 엄마는 “이제라도 공부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었던 딸 이 씨는 ‘만학도’를 위한 학교인 청암중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청암중고는 정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이 입학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력 인정 평생교육기관이다. 이로부터 몇 해가 지난 16일 서울 노원구 청암중고에서 엄마의 졸업식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이 씨는 당시 기억을 털어놓으며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행복해하던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학창 시절이 그립고 간절했을까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엄마에게 행복한 여고 시절을 선물해주신 학교, 친구가 돼주신 어머니 아버지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졸업식 풍경은 일반적인 중고등학교 졸업식과는 달랐다. 학사모를 쓴 졸업생 대부분 머리가 하얗게 세어 있었다. 평균 연령 70세인 졸업생 296명 중 최고령자는 91세였다. 졸업식에선 래퍼로 활동하는 경북 칠곡군 어르신들 ‘수니와 7공주’가 청암중고 졸업생을 위해 제작한 축하 영상도 상영됐다. 졸업식에서 축사를 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여러분이 받으신 졸업장은 단순히 학업 성취를 증명하는 문서가 아니다”라며 “인생을 살면서 겪은 모든 굴곡을 위로하고, 자기 몫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다고 확인해주는 문서”라고 했다. 이어 한 총리는 내년부터 청암중고와 같은 학력 인정 평생교육기관 재학생들에게도 일반 중고등학교 학생들처럼 무상 급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전국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기관에는 1만8709명이 재학 중이었지만, 이 중 3500명만이 급식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정부는 내년부터 나머지 재학생들에 대해서도 무상 급식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반 학교 교직원의 50∼80% 수준인 평생교육기관 교직원의 보수와, 일반 학교 운영비의 절반 이하 수준인 학교 운영비도 인상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발표한 담화에 유의(留意)하고 있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 “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 만한 일이다.”(미라 랩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 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하자, 미국과 일본은 원칙적이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일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에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두고 조심히 살펴본다’는 의미인 “유의한다”는 표현으로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는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정상회담이 실현되도록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하야시 장관은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은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방북해 체결한 북-일 평양선언엔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발 방지 조치 등이 담겨 있다. 일본이 일단 선은 그었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를 돌파구로 삼으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일 정상회담을 지지하되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한 포럼에서 “동맹들과 북한의 외교적 관여는 지지할 일”이라면서도 “다른 뉴스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과 쿠바가 전격 수교를 맺자 북-일 정상회담을 띄웠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 박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도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러시아가 아닌 한 북한이 하는 외교는 긍정적이지만, 북한은 항상 한국과 다른 나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관심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도 북-일 정상회담이 당장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달 8일(현지시간)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 주 유엔 한국대표부의 황준국 대사는 “한국과 수교하고 싶다”는 갑작스런 제안을 받았다. 맞은 편엔 주 유엔 쿠바 대표부 헤라르도 페날베르 포르탈 대사가 앉아있었다.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이 2016년 외교수장으로서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한 이후로도 8년 넘게 계속된 한국의 수교 ‘러브콜’에 쿠바가 호응한 것이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이 쿠바의 의사를 확인한 8일부터 국교를 맺은 14일까지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양국의 협상은 숨가쁘게 이뤄졌다. “보안이 생명”이라는 공감대 아래 한국과 쿠바의 유엔 대표부는 뉴욕 모처에서 장소를 옮겨가면서 여러 차례 회동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과거 수교를 맺기 앞서 몇년 동안 협상을 이어간 전례도 있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번 수교는 유례 없이 빠르고 압축적으로 모든 협상과 사전 준비가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쿠바 모두 ‘가능한 최대한 빨리’ 수교를 맺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 영향이 컸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가 가시화된 것은 설연휴를 앞둔 이달 7일부터였다. 황준국 대사에게 포르탈 대사가 먼저 전화를 걸었던 것. 두 사람은 앞서 다자회의나 만찬에서 얼굴을 익혔지만, 통화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내일 만나자”는 포르탈 대사의 제안에 황 대사가 응했다. 그리고 이튿날 이뤄진 만남에서 포르탈 대사가 수교를 원한다는 쿠바 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 지난해 우리 측의 수교 의사를 전했지만 ‘형제 국가’ 북한을 의식한 듯 “다른 고려사항이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쿠바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유엔 대표부는 한국에 있는 외교부에 쿠바 입장을 전달했다. 보안을 위해 외교부와 유엔 대표부 안에서도 극소수만 정보를 공유했다. 수교 움직임이 알려질 경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며 방해에 나설 것이 분명했다. 북한은 2015년 한국 정부가 쿠바와의 수교 의사를 내비친 직후 리수용 당시 외무상을 쿠바에 보냈다. 2016년 윤 전 장관의 쿠바 방문을 앞두고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먼저 쿠바를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견제했다. 수교를 위해서는 한국과 쿠바 모두 국내에서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한국의 경우 쿠바와의 수교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해 위원들의 심의 의결을 받아야 했다. 헌법에 따르면 외국과의 조약안이나 중요한 대외 정책 사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양국은 수교를 위해 국내에서 필요한 최소 시간이 얼마인지를 감안해 “가장 빠른 시기”로 수교일을 정하자는데 공감했다. 먼저 수교일을 14일로 하자고 제안한 건 쿠바 측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밸런타인 데이라 양국의 우정을 상징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14일 오전 8시 한국과 쿠바가 뉴욕 모처에서 만나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순간까지도 양국의 긴장감은 이어졌다. 당국은 쿠바 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수교를 위한 외교 공한을 언제 교환하고, 수교 사실을 몇시 몇분에 공표할지까지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쿠바와 최종 합의 결과를 보고받고 승인했다. 이어 쿠바가 수교 의사를 처음 밝힌 지 6일 만인 14일 전격 수교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발표한 담화에 유의(留意)하고 있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만한 일이다.”(미라 랩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과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하자, 미국과 일본은 원칙적이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일본 정부는 “다양한 경로로 노력하겠다”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및 납치 문제 거론 불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국과 쿠바 수교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 분열을 노린 전술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日 “유의하되 북한 조건 수용 못 해”일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6일 정례기자회견에서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에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두고 조심히 살펴본다’는 의미인 “유의한다”는 표현으로 기존 자세를 견지하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하야시 장관은 또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북한과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실현되도록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했다. 다만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하야시 장관은 이에 대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은 북일평양선언에 기초해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방북해 체결한 북일평양선언에는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발 방지 조치 등이 담겨 있다.일본이 일단 선은 그었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를 돌파구로 삼으려 할 수 있다.●“한미일 흔드는 균열 전술일 수도” 미국은 북일정상회담 가능성을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 조심스런 접근을 요구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다 담당 선임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한 포럼에서 “동맹들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하는 건 지지할 일”이라면서도 “다른 뉴스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과 쿠바가 전격 수교를 맺자 북일정상회담을 띄웠을 수 있단 해석이다. 정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도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러시아가 아닌 한 북한이 하는 외교는 긍정적이지만, 북한은 항상 한국과 다른 나라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관심 있다”고 했다.일본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NHK는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를 인용해 “한미와는 달리 납북 문제란 사정이 있는 일본에 접근해 삼국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라 평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일본과의 정상화로 경제적 지원이나 제재 완화를 얻고 싶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이번 담화가 김 부부장의 ‘개인적 견해’라 밝힌 대목도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16일 북한 노동신문에 담화가 실리지 않았다”며 “노동당 중앙은 끌어들이지 않은 채 일본의 대응을 떠보려는 것”이라 분석했다. 우리 정부도 북일정상회담이 당장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북한과 접촉할 이유는 있겠지만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해결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16일 “일북 접촉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4일 밤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전격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며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형제 국가’로 64년간 긴밀한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쿠바가 한국과 수교하자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일본에 손을 내밀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담화에서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 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북-일)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일본이 우리의 정당 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직접 ‘기시다 총리의 평양 방문’까지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김여정은 “우리(북한) 국가지도부는 조일(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대북 문제에서 태도를 바꾸면 평양 방문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의 발언 이후 6일 뒤 북한이 갑자기 반응을 내놓은 것은 한국과 쿠바의 수교 영향일 수 있다고 본다.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1960년 북한과 국교를 맺고 64년을 ‘형제 국가’로 지내 왔다. 그런 쿠바가 북한이 ‘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과 수교한 자체가 북한 입장에선 큰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북한으로선 상당한 정치적, 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대해선 이날 직접적인 공개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의 수교에 북한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듯한 장면은 포착됐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는 북한 주재 외교단이 참석한 연회를 소개하면서 쿠바 대사의 이름은 뺐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공개한 연회 사진에 쿠바 신임 대사의 모습이 있지만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것. 그동안 북한은 주북한 외교단 등을 소개할 때 혈맹인 중국에 이어 ‘형제국’ 쿠바를 다음 순서로 언급하는 등 예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사진)이 새 감사위원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무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으로부터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전날 유 사무총장에 대한 사퇴안을 서면 의결했다. 같은 날 감사위는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의 사퇴안과 임명제청안도 함께 의결했다. 유 사무총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최 사무차장이 내정된 것. 최 사무차장은 유 사무총장 체제에서 기획조정실장과 제1사무차장을 지내는 등 사무처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사퇴한 유 사무총장은 이달 17일로 임기를 마치는 임찬우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임기 4년의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위원은 감사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무총장의 경우 감사위 의결을 거친 뒤 감사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16일 유 사무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무총장이 신임 감사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는 두 번째 감사위원이 된다. 현재 감사위원 6명 중 윤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출신인 김영신 위원뿐이다. 이미현 이남구 위원의 경우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당시 문재인 정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임명됐다. 임찬우 김인회 조은석 위원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다. 일각에선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한 유 사무총장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위원직으로 직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공수처가 처장과 차장이 모두 물러나 사실상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유 사무총장에 대한 공수처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로 예정된 독일·덴마크 순방 계획을 출국 나흘 전인 14일 전격 연기했다. 취임 뒤 16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던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이 포함된 주요국 정상 외교 일정을 출국 나흘 전에 순연한 것은 처음이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독일 국빈 방문과 덴마크 공식 방문을 계획하다 13일 오후 순연 결정을 내렸다. ‘소재·부품·장비’ 협력 관련 양국 기업 양해각서(MOU) 체결,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위해 기업인 수십 명으로 구성했던 경제사절단의 방문도 불발됐다. 정부는 독일·덴마크에 순방 순연 결정을 알리며 양해를 구했지만 순방 재추진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순방 연기 및 이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의료계 집단행동 가능성 대비,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민생 일정을 늘리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순연은 정무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며 “국제적, 국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윤 대통령이 순방 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김 여사가 순방에 동행해 전면에 등장할 경우 야당의 공세로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순방 동행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연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실 내부 의견도 분분했다. 독일·덴마크와 일정을 조율한 국가안보실은 순방 필요성에 무게를 둔 반면, 정무 라인은 “총선 앞 정쟁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총선 국면에서 순방 자체가 자칫 정쟁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순방 추진에 따른 여론 악화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정부 내에서는 외국 정상을 최대로 예우하는 국빈 방문을 출발 나흘 전 취소했다는 점에서 ‘외교 결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상대국에서 (순방 연기를) 이해한 면이 있으니 외교적인 파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결례는 맞다. 순방을 준비하던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민생 챙기고 정쟁 차단” 순방 미뤄… 디올백 여론 악화 우려한듯[尹, 독일-덴마크 순방 연기]순방 출국 4일전 돌연 “순연”“안보실은 추진-정무라인은 순연”… ‘尹대통령 혼자 국빈방문’도 고려“金여사 리스크, 정상외교에 영향”… 13일 상대국에 알려 ‘외교결례’ 논란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독일·덴마크 순방 동선을 막판까지 점검하다가 순연한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녹록지 않은 국내 정치 환경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각종 민생 현안과 정무적 요소들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단”이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을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순방을 강행했을 때 불거질 여론 악화를 우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정쟁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결례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민생과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게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51 대 49… 순방 놓고 대통령실 의견 갈려” 대통령실과 재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참모들과 13일 막판까지 순방 진행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을 갈지 안 갈지는 사실 ‘51 대 49의 상황’과도 같았다”며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고민해 오다 마지노선에 이르러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상대국과 일정을 긴밀히 논의해온 국가안보실은 순방 추진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정치 상황과 국면을 종합 판단하는 정무라인에서는 순방 순연에 무게를 둔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순방 여부를 두고 내부 여론이 분분하게 나뉜 정황을 보여 준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대통령실에 순방 진행에 따른 민심 악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독일 베를린 국빈 방문은 분단국가의 경험을 공유하며 안보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국인 만큼 양국 간 안보 정보 공유를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문제가 안보당국 간 논의 의제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나토와의 ‘전장(戰場) 정보 수립·수집 활용 체계(BICES)’ 참여 확대를 공언한 상황에서, 이 같은 논의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었던 모멘텀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2014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연설(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 회자됐듯, 한국 정상의 독일 방문은 안보에 중요한 의미를 드러내는 계기”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소재 부품 장비 등의 강화 협력에 대해 자동차 산업 부활을 꿈꾸는 독일은 한국 대기업과 정보기술(IT), 배터리 등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여기에 덴마크 방문은 바이오 협력에 더해 세계 2위 제약회사, 해상풍력 세계 1위 기업 보유국 간 경제협력이 모토였다고 한다. ● 13일 밤 상대국에 알려… “외교 결례” 논란도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고심 끝에 순방 취소로 가닥을 잡았다.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반발, 물가와 국제유가 급등 등 민생 현안과 정무적 요소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는 게 여권의 설명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민생 행보 일정을 더욱 늘리겠다는 분위기도 보인다. 그럼에도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달 넘게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김 여사가 순방에 동행할 경우 야당의 공세로 자칫 여론이 악화될 수 있음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흔히들 ‘정쟁은 국경에서 멈춘다’고들 하는데, 선거를 앞둔 현재 국내 상황은 평상시와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공군 1호기를 혼자 타고 가든 뭘 했든 적당히 대응했다”고 했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지나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혼자 국빈 방문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이 역시 이례적인 만큼 김 여사 동행 여부를 최근까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김 여사 리스크’가 정상외교에 영향을 끼친 사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여사 논란 등 국내 정치 문제가 정상외교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라며 “상대국이 (연기를) 양해했다면 국내 현안에 집중하려는 대통령실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짧게는 한 달, 길면 두 달도 더 걸리는 순방 준비를 해왔는데 출국을 불과 며칠 앞두고 상대국에 순연 사실을 알리면서 ‘외교 결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설 연휴 전에 순방 연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독일과 덴마크 측에 순연 사실을 알린 건 한국 시간으로 13일 밤이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상대국에 연락해서 불가피하게 갈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것. 정부 내에서도 순방 직전에 순연 사실을 상대국에 알린 자체가 “외교 결례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 조직이 불법 도박 사이트 수천 개를 제작해 국내 범죄 조직에 팔아 넘긴 사실이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도박 사이트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우리 국민들의 회원 정보도 빼갔다. 국정원은 이들에게 수천 개의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판매해 수조 원대 수익을 올린 한국인 범죄 조직에 대해 경찰과 실체를 규명 중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조직은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경흥정보기술교류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의 조직이다. 39호실은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소속이다. 이들은 조선족 대북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는 중국 단둥 소재의 ‘금봉황 복식유한공사’란 의류 공장 기숙사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김광명 단장 아래 정류성, 전권욱 등 15명의 조직원이 성인·청소년 대상 도박 사이트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했다”며 “매달 1인당 500달러씩 평양에 상납했다”고 밝혔다. 중국인 개발자로 위장한 이들은 국내 범죄 조직으로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 제작 1건당 5000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트 유지·보수 명목으로 월 3000달러도 받았다. 사이트 이용자가 증가하면 2000∼5000달러의 추가 수수료도 받았다. 북한은 도박 사이트를 제작한 뒤 관리자 권한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도 수집했다. 베팅을 자동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회원 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국내 범죄 조직은 이들이 북한 출신인 것을 알면서도 거래를 계속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북한 조직의 불법 사이트 제작 비용이 한국, 중국 개발자 등에 비해 30∼50% 가까이 저렴했기에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해외 순방을 앞둔 우리 대통령이 방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유가 분명했다. 세월호 참사나 천안함 폭침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 상대국에 양해를 구하고 해외 순방 일정을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5월 중동 3개국 순방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벌어져 순방 일정을 단축했다.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계획했지만 1박 3일로 일정을 줄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에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내 혼란 상황 등을 이유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이 포함된 미국 방문을 연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4월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후 멕시코, 아이티를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천안함 폭침 수습을 위해 일정을 급하게 취소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월 ‘한보 특혜 대출 사태’가 터져 헝가리, 폴란드, 터키, 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 순방을 연기했다. 해외 정상들이 자국 정세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오는 순방 일정을 취소·연기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순방 계획을 접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방한할 계획이었지만 벨라루스의 폴란드 영공 침범으로 인한 긴장 고조 등을 이유로 전격 취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에콰도르 대통령이 방한 이틀 전 “국내 치안 불안”을 이유로 순방을 취소했다. 같은 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도 방한 4일 전 방문을 연기했다. 당시 중동 지역 내 정세 불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임직원이 마약 투약, 성범죄로 수사나 재판을 받더라도 공공기관이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사원이 14일 밝혔다. 공공기관 279곳 중 273곳(97.8%)이 직원의 범죄 기록을 전자 시스템을 통해 조회할 법적 권한을 가지지 못해 임직원 채용 과정에서 범죄 이력 등 결격 사유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공공기관은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한 비위에 대한 수사 결과만 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러면서 “결격 사유를 검증할 수단이 없어 부적격자 채용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날 공공기관 임용·징계 제도 실태 분석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의 한 직원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3차례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공사는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공사는 이 직원이 지난해 3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사무실에서 긴급 체포돼 구속 수감된 뒤에야 마약 투약 혐의를 확인하고 면직 조치를 취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직원이 주거 침입 및 강제 추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사실을 구속 수감 일주일 뒤에야 확인했다. 이 직원의 가족이 대신 휴직을 신청한 뒤 본부가 휴직 사유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복역 사실을 알게 된 것. 이번 감사에서 공공기관 279곳 중 141곳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직원에 대해선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면 당연 퇴직하지 않는 것으로 완화된 규정을 만들어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임원은 현행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연 퇴직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에 분석 결과를 통보하면서 “공공기관을 지도 감독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 밀착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사진)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했다. 10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체고라 대사는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그들(북한)이 점점 더 위험해진다면 나는 북한 지도부가 국가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앞서 7일에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교부 제1아주국장도 11일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쟁 준비’ 등 대남 위협 발언에 대해 “한반도에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경고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북한을 겨냥한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위험한 군사적 조치를 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북한, 중국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장급 인사가 북한 도발에 따른 최근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일 등에 전가한 것. 러시아 당국자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까지 언급하며 공포 유발 메시지를 내는 것은 북-러 군사협력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막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의도적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연해주 국제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 단체 관광단 97명이 9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이 단체 관광객을 받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한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찾은 관광단에는 연해주 국제협력국장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지난해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관광 협력 대책을 당국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도 10일 김광옥 농업과학원 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농업기술 대표단을 러시아로 파견했다. 일각에선 양국이 농업 기술 교류 목적으로 위장하면서 실제론 북한 노동자 파견 방안을 논의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북한 농민들에게 농업 용지를 제공하는 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건설 노동자를 보낼 당시에도 유학생으로 위장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 밀착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했다. 10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체고라 대사는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그들(북한)이 점점 더 위험해진다면 나는 북한 지도부가 국가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하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앞서 7일에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장도 11일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쟁 준비’ 등 대남 위협 발언에 대해 “한반도에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경고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북한을 겨냥한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위험한 군사적 조치를 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북한, 중국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장급 인사가 북한 도발에 따른 최근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일 등에 전가한 것.러시아 당국자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까지 언급하며 공포 유발 메시지를 내는 것은 북-러 군사협력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막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의도적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러시아 연해주 국제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 단체 관광단 97명이 9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이 단체 관광객을 받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한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찾은 관광단에는 연해주 국제협력국장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지난해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관광 협력 대책을 당국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북한도 10일 김광옥 농업과학원 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농업기술 대표단을 러시아로 파견했다. 일각에선 양국이 농업 기술 교류 목적으로 위장하면서 실제론 북한 노동자 파견 방안을 논의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북한 농민들에 농업용지를 제공하는 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건설 노동자를 보낼 당시에도 유학생으로 위장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중앙부처 국·과장급 24개 직위를 대상으로 맞교환 인사를 진행한다. 부처 간 상호 이해를 돕고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연말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고, 과제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과 인사혁신처는 12일 “갈등 소지가 있어 상호의 이해가 필요한 경우, 유사한 업무라서 상호 전문성을 공유 및 활용할 수 있는 직위를 중심으로 인사 대상을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 부처의 국장급 자리 10개와 과장급 자리 14개가 맞교환 인사 대상이다.이번 인사에 따라 국토 개발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과 환경 관련 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부의 자연보전국장이 자리를 맞바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 정책관과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국장도 국가 정보화시스템 혁신을 위해 자리를 바꿔 앉는다.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과 중소벤처기업부의 특구혁신기획단장, 기획재정부의 정책조정기획관과 과기부의 성과평가정책국장, 국무조정실의 개발협력지원국장과 외교부 개발협력담당국장도 맞교환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이달 중 인사 교류 대상을 모두 선정해 파견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인사 교류자에 대해선 4급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재직 기간 요건을 단축하는 등 조기 승진 기회를 부여한다. 복귀 후엔 희망 보직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당 인상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모든 공직자가 특정 부처 소속이 아닌 대한민국 공직자라는 협업 의식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북 김제교육청이 “맛집, 카페 사업을 하겠다”다는 사업자에게 폐교 부지를 매각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폐교 부지는 교육·복지 시설 등 특정 용도로만 이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감사원이 7일 공개한 전라북도·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김제교육청은 2020년 7월 신입생 부족으로 폐교한 중학교의 부지를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교육, 사회복지, 문화, 공공체육, 소득증대시설과 귀농어귀촌 지원시설 등에 한해서만 해당 부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공고에 포함됐다. 현행 폐교활용법은 폐교를 임대하거나 매각할 때 교육, 사회복지, 문화, 공공체육시설 등 특정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교육청은 “전북 최대 규모의 맛집, 갤러리 카페, 숙박시설, 서예미술 전시관 등을 세우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A사에 대해 이 부지에 대한 ‘매각 적격’ 판정을 내렸다. A사는 입찰가를 가장 높게 불른 곳이다. 감사원은 A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중 ‘맛집, 카페, 숙박업’ 등이 현행 법령과 교육청의 입찰공고상 폐교 부지에서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폐교 부지를 인수한 A 사는 현재 전체 부지 면적의 31%를 음식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부지 매각 업무를 잘못 처리한 교육청 직원들을 징계하라고 전북 교육감에 통보했다. 이번 감사에선 세종교육청의 국장급 간부가 자기 비서를 승진시키기 위해 근무 성적 평정 순위를 부당하게 조작한 사실도 적발됐다. A 국장은 2021년 7월 실무자로부터 직원들의 근무 평정 순위를 보고받았는데, 여기에는 A 국장의 비서였던 7급 B 주무관의 순위가 4위로 돼있었다. 그러자 A 국장은 실무자에 “B 주무관의 순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교육부 내부 규칙에 따르면 A 국장은 과장들이 매긴 평정 순위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임의로 바꿀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A 국장은 “내 소속인데 왜 바꿀 수 없느냐”며 재차 B 주무관의 순위를 높이라고 실무자에 지시했다. 그러자 실무자는 담당 과장들이 처음부터 B 주무관을 3위로 평가한 것처럼 평정 결과를 조작해 다시 A 국장에게 보고했다. A 국장이 서명한 문서는 근무 평정 위원회에 제출돼 확정됐고, B 주무관은 그해 말 6급으로 승진했다. A 국장이 지방공무원법 등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미 A 국장이 퇴직한 상태였기 때문에 감사원은 세종 교육청에 “A 국장의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알리고, 다시 공직을 맡으려 할 경우 불이익을 주도록 하라”는 취지로 통보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23년도 정부 업무 평가’에서 여성가족부, 통일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8곳이 최하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45개 중앙 부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평가는 주요 정책(50점), 규제혁신(20점), 정부혁신(10점), 정책소통(20점) 등 4개 부문을 합산해 A∼C로 등급이 나뉘었다. C등급을 받은 기관은 장관급으론 통일부·여가부·방통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차관급으론 병무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새만금개발청·원자력안전위원회로 각각 4곳이었다. 특히 여가부와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실시된 이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주무부처로 준비 부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방통위의 경우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체제에서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심사 당시 평가 점수를 낮게 조작한 혐의가 드러났다. 이에 관계자들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지고 한 위원장도 면직됐다. 후임으로 이동관 위원장이 임명됐지만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해 파행이 빚어졌고, 결국 이 위원장은 사퇴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대북지원부 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질타한 통일부 역시 C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폭우로 14명이 숨졌던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제방 붕괴 위험을 유관기관에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던 행복청 역시 C등급이었다. A등급을 받은 곳은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인사혁신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 관세청, 산림청, 해양경찰청 등 12곳이었다. 기재부는 재정 건전화, 외교부는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복원 성과 등을 인정받았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경기 김포시가 민관 합동으로 추진한 ‘한강 시네폴리스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가 자사에 부당하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259억여 원의 불법 특혜를 봤다고 감사원이 6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김포도시관리공사 직원 2명과 시행사인 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 2명, 사업자 A 씨를 비롯한 5명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앞서 감사원은 경기 성남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계기로 경기도 산하 지자체가 추진한 개발사업에 대한 점검에 나선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사는 2019년 김포 한강시네폴리스 개발사업의 신규 사업자를 공모했다. 협성건설이 대표사로 참여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컨소시엄의 실질적 대표사는 협성건설이 아닌 신생회사인 S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금 1000만 원 수준 신생사를 대표사로 세울 경우 사업자로 선정될 수 없었기에 컨소시엄 참여자들이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것. S사 측은 PFV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부지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 1차 인센티브 135억 원, 100% 확보하면 2차 인센티브 74억 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 결과 S사 측은 인센티브로만 209억여 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미 S사 측이 사업 부지의 40% 이상을 확보하고 있었다. S사 측은 PFV와 프로젝트 관리 용역으로 164억여 원어치 계약을 맺었고, 자사가 지분 59%를 가진 회사에 분양대행 업무를 몰아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