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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총장 선임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부결됐다고 8일 밝혔다. 최종 총장 후보 3인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김흥남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재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총장, 박오옥 전 KIAST 부총장 등 3명이다.현재 DGIST는 국양 총장이 3월 임기가 끝나고도 현재까지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DGIST의 새로운 총장 선임이 반 년 가까이 늦춰지며 내년 예산 편성이나 신규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DGIST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이나 이미 짜놓은 예산기획 등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신규 사업 진행에서 동력을 잃은 것은 사실”이라며 “새로운 총장이 곧 올 텐데 사업을 새로 벌이거나 도전적인 선택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원 채용이나 임금 협상과 같이 총장의 최종 결재가 필요한 일도 일정이 다소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현재 4대 과기원 중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광형 총장의 임기는 2024년 2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용훈 총장은 올해 11월까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경우 지난 3월 김기선 전 총장이 총장 재임 중 연구 수당 수임 논란이 일면서 사임했다. 이후 4개월간 총장 공백 상태를 유지하다 7월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을 제9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GIST 역시 4월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한 번 부결된 바 있다. 과기원들의 총장 선임이 늘어지면서 일각에서는 4대 과기원 감독 의무가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인사 검증 과정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일정을 조율하는 등의 과정에서 조금 미뤄진 측면이 있다”며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UNIST의 경우 현재 총장 선임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카멜레온처럼 빛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개발됐다.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디스플레이의 미세 구조를 이용해 색을 내는 방식으로, 향후 투명 디스플레이나 신축성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재연 한국전기연구원 스마트 3D프린팅 선임연구원팀은 ‘나노 3D프린팅 기술’로 표면 구조를 이용해 빛의 색을 바꿀 수 있는 ‘3D 회절격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회절격자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특정 파장의 빛만을 반사해 색상을 낼 수 있다. 가령 회절격자 간격을 촘촘히 하면 파란색, 넓게 만들면 빨간색으로 보이는 식이다. 이렇게 구조에 따라 특정 색이 나타나는 현상을 ‘구조색’이라고 한다. 카멜레온 역시 피부 색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미세구조를 바꿔 서로 다른 구조색이 보이게 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염료를 이용해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투명하게 만들기 어렵다. 반면 회절격자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는 빛의 각도를 조절하면 염료 없이도 여러 색깔을 표현할 수 있어 투명 디스플레이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환경에 치명적인 카드뮴, 납과 같은 물질이 포함된 염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전기연구원은 해당 기술의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로 수요 기업을 발굴해 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20, 30대 당뇨 환자가 늘며 경구용 당뇨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30대 환자의 경우 발병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인슐린 주사 대신 경구용 치료제만으로도 당뇨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형 당뇨병(후천성 당뇨병)을 가진 20대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3만2411명으로 2017년(1만8783명)보다 73%가량 늘었다. 30대 환자는 11만3309명으로 같은 기간 31% 증가했다.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15%가 늘었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올해부터 당뇨병 선별검사 대상 연령을 만 40세에서 35세로 낮췄다. 당뇨병 조기 진단의 영향 등으로 젊은 환자들이 늘며 제약 업계에서는 경구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비인슐린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뇨병 치료제는 크게 인슐린 치료제와 비인슐린 치료제로 나뉜다. 체내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가장 효과가 빠르고 널리 쓰이지만 온도 등에 따라 변형이 쉬워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로만 개발돼 있다. 다만 젊은 당뇨 환자의 경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회복력이 고령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라 인슐린 치료를 하더라도 1, 2개월 내에 비인슐린 치료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비인슐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메트포르민, GLP-1 유사체,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4가지 약물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유일한 주사제인 GLP-1 유사체는 현재 경구약 개발이 한창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영양분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인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제로 개발한 ‘리벨서스’를 2019년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9900만 크로네(약 2조1740억 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오젬픽의 강력한 경쟁 약물로 떠오르는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개발사인 일라이릴리 역시 GLP-1 유사체의 경구용 약물을 개발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SGLT-2 억제제는 비인슐린 치료제 중 GLP-1 유사체와 함께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물질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비인슐린 치료제 처방액 중 SGLT-2 억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89%에서 2022년 29.79%로 높아졌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많이 배출하도록 유도해 혈당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올해 5월 SGLT-2 억제제 계열의 국산 신약인 ‘엔블로’를 출시했다. 김혜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권고 연령이 낮아진 만큼 ‘숨어 있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진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20~30대 당뇨 환자가 늘며 먹는 경구용 당뇨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30대 환자의 경우 발병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인슐린 주사 대신 경구용 치료제만으로도 당뇨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형 당뇨병(후천성 당뇨병)을 가진 20대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3만2411명으로 2017년(1만8783명)보다 73% 가량 늘었다. 30대 환자는 11만3309명으로 같은 기간 31% 증가했다.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15%가 늘었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올해부터 당뇨병 선별검사 대상 연령을 만 40세에서 35세로 낮췄다.당뇨병 조기 진단의 영향 등으로 젊은 환자들이 늘며 제약 업계에서는 경구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비인슐린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뇨병 치료제는 크게 인슐린 치료제와 비인슐린 치료제로 나뉜다. 체내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가장 효과가 빠르고 널리 쓰이지만 온도 등에 따라 변형이 쉬워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로만 개발돼 있다. 다만 젊은 당뇨 환자의 경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회복력이 고령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라 인슐린 치료를 하더라도 1~2달 내에 비인슐린 치료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비인슐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메트포르민, GLP-1 유사체,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4가지 약물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이중 유일한 주사제인 GLP-1 유사체는 현재 경구약 개발이 한창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영양분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인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제로 개발한 ‘리벨서스’를 2019년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9900만 크로네(2조1740억 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오젬픽의 강력한 경쟁 약물로 떠오르는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 역시 GLP-1 유사체의 경구용 약물을 개발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SGLT-2 억제제는 비인슐린 치료제 중 GLP-1 유사체와 함께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물질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비인슐린 치료제 처방액 중 SGLT-2 억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89%에서 2022년 29.79%으로 높아졌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많이 배출하도록 유도해 혈당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올해 5월 SGLT-2 억제제 계열의 국산 신약인 ‘엔블로’를 출시했다. 김혜경 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는 “권고 연령이 낮아진 만큼 ‘숨어 있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진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한 기업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한 재현 실험 결과들이 하나둘 나오며 학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LK-99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8월 말∼9월 초 검증 결과와 이론 체계를 종합해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4일(현지 시간)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한국 연구팀의 주장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며 “연구자들은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국립물리연구소와 중국 베이항대는 최근 LK-99 샘플을 직접 만들어 실험했지만 초전도체라고 보기에는 일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각각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중국 베이항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LK-99에서) 자기 부상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전하가 움직이는 특성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기 부상 현상은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성으로 자석 위에 마치 공중 부양하듯 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인도 연구진 역시 “열용량을 측정한 결과 명확한 초전도체의 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 역시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세 기관에서 LK-99를 직접 제작해 실험하는 동시에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샘플 시료를 받아 교차 검증을 하는 투 트랙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학회는 앞서 4일 “현재까지 보고된 해외의 LK-99 관련 이론 및 실험 발표 중 아직 초전도성을 확인한 검증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같은 ‘레시피’여도 완전히 같은 물질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구소와 공동연구 중인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 부총장은 “LK-99는 세라믹 화합물로 도자기 굽는 것과 비슷하다”며 “도자기 구울 때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도자기가 나오는 것처럼 논문에는 다 담지 못한 회사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즉 LK-99의 시료 샘플을 이용해 실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약 한 달 뒤 LK-99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등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궁금증에 대해 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나 콘퍼런스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내 한 기업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한 재현 실험 결과들이 하나둘 나오며 학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LK-99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8월 말~9월 초 검증 결과와 이론 체계를 종합해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국제학술지 ‘네이처’는 4일(현지시간)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한국 연구팀의 주장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며 “연구자들은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국립물리연구소와 중국 베이항대는 최근 LK-99 샘플을 직접 만들어 실험했지만 초전도체라고 보기에는 일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각각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중국 베이항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LK-99에서) 자기 부상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전하가 움직이는 특성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기 부상 현상은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성으로 자석 위에 마치 공중 부양하듯 떠있는 현상을 말한다. 인도 연구진 역시 “열용량을 측정한 결과 명확한 초전도체의 특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같은 ‘레시피’여도 완전히 같은 물질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 나오는 결과”는 입장이다. 연구소와 공동연구 중인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 부총장은 “LK-99은 세라믹 화합물로 도자기 굽는 것과 비슷하다”며 “도자기 구울 때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도자기가 나오는 것처럼 논문에는 다 담지 못한 회사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즉 LK-99의 시료 샘플을 이용해 재현성을 실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 역시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세 기관에서 LK-99를 직접 제작해 실험하는 동시에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샘플 시료를 받아 교차 검증을 하는 투트랙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는 앞서 4일 “현재까지 보고된 해외의 LK-99 관련 이론 및 실험 발표 중 아직 초전도성을 확인한 검증결과는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이르면 이달 말 LK-99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약 한 달 뒤 LK-99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등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궁금증에 대해 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나 콘퍼런스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한국에너지공과대와 LK-99의 고도화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해외의 물리학계 유명 저널의 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지원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
4명 중 1명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가짜 음성을 가려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 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529명의 참가자에게 딥페이크 음성을 들려준 결과 73%만이 가짜 음성을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영어와 북경어 등 두 가지 언어로 50개의 딥페이크 음성 샘플을 제작했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음성을 딥페이크로 제작해 실험에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딥페이크 기술이 정교해졌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참가자들은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속았다”며 “실제 상황에서는 더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딥페이크는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조작한 사진이나 영상, 음성 등을 뜻한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5월 중국에서는 한 과학기술회사 법인 대표가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한 뒤 8억 원을 송금한 사례가 있었는데 친구의 얼굴 및 목소리는 모두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는 딥페이크 음성 탐지가 어렵고,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위협에 대한 방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개발 중인 우사이먼성일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나 기업 모두 탐지 기술보다는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며 “탐지 기술도 균형을 맞춰 개발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이하에서 음의 값을 갖다가 임계온도가 되면 0이 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학교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근처에서 0이 됐다가 그 이상의 온도가 되면 양의 값을 가져야 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 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 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 여부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 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4명 중 1명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가짜 음성을 가려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529명의 참가자에게 딥페이크 음성을 들려준 결과 73%만이 가짜 음성을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영어와 북경어 등 두 가지로 언어로 50개의 딥페이크 음성 샘플을 제작했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음성을 딥페이크로 제작해 실험에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딥페이크 기술이 정교해졌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참가자들은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속았다”며 “실제 상황에서는 더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딥페이크는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조작한 사진이나 영상, 음성 등을 뜻한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에서는 한 과학기술회사 법인 대표가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한 뒤 8억 원을 송금한 사례가 있었는데 친구의 얼굴 및 목소리는 모두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는 딥페이크 음성 탐지가 어렵고,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위협에 대한 방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개발 중인 우사이먼성일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나 기업 모두 탐지 기술보다는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며 “탐지 기술도 균형을 맞춰 개발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미국 연구진의 논문이 나왔다. 국내외에서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초전도 학계 연구진들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소속 시네이드 그리핀 연구원은 고성능 컴퓨터로 LK-99 구조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결론내리고, 그 결과를 지난달 31일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국내 연구진은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가지는 물질을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 2건을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구리, 납, 인회석으로 구성된 LK-99가 섭씨 127도에서도 초전도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였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제로(0)인 상태의 물질이다. 상온 초전도체가 실제 개발 및 상용화될 경우 자기부상열차, 핵융합 발전 등 인류가 ‘꿈’으로 여기던 기술들을 실현시킬 수 있다. 그리핀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한국 연구진이 공개한 LK-99의 구조를 토대로 전자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이 나올 수 있는 경로를 발견했다고 그는 밝혔다. 다만 그리핀 연구원은 “(LK-99를) 대량 생산에 있어 적절한 구조를 합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초전도성을 보이는 경로가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구조 내 불순물을 제거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가 동료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전 논문’이라는 점, 실제 물질을 합성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물질을 합성하다 보면 구조가 망가지거나 전자의 수가 부족해지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실제 구현해서 실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의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난징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등 여러 연구기관에서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 초전도 학술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2일 LK-99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과 공개 영상을 봤을 때 현 단계에서는 상온 초전도체로 판단하기 어려워 과학적 검증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배경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미국 연구진의 논문이 나오면서 해당 이슈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갈수록 관심이 더해지며 국내에서도 초전도 학계 연구진들이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2일 밝혔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소속 시네드 그리핀 연구원은 고성능 컴퓨터로 LK-99 구조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결과를 지난달 31일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한국 연구진이 구리, 납, 인회석으로 구성된 LK-99가 섭씨 127도에서도 초전도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아카이브에 공개한 뒤 처음으로 발표된 검증 결과다. 상온 초전도체가 실제 개발 및 상용화될 경우 자기부상열차, 핵융합 발전 등 인류가 ‘꿈’으로 여기던 기술들을 실현시킬 수 있다.그리핀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한국 연구진이 22일 아카이브에 공개한 LK-99의 구조를 토대로 전자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자저항이 제로(0)가 되는 물질로, 특성을 유지하는 데 전자의 이동이 매우 중요하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이 나올 수 있는 경로를 발견했다고 그는 밝혔다. 다만 그리핀 연구원은 “(LK-99를) 대량생산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구조를 합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초전도성을 보이는 경로가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구조 내 불순물을 제거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은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했다.하지만 학계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가 동료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전 논문’이라는 점, 실제 물질을 합성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물질을 합성하다 보면 구조가 망가지거나 전자의 수가 부족해지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실제 구현해서 실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의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난징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등 여러 연구 기관에서 LK-99의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아카이브에 올린 논문 속 부실한 데이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국 연구진의 사전 논문 발표 후 마이클 노먼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연구원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연구자들은 초전도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며 일부 데이터를 제시하는 방식은 매우 엉성하다”고 했다. 국내의 한 전문가 역시 “초전도체는 물질 자체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맞춰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한다”며 “현재 연구진 중에는 초전도체 전문가가 없어 이런 부분이 잘 지켜졌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연구진이 논문과 함께 공개한 LK-99이 공중 부양 영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이 되면서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는 특성을 갖는다. 그 힘으로 공중 부양을 하는데 이를 ‘마이스너 효과’라고 부른다. 영상 속 LK-99는 동그란 자석 위에서 한 쪽 면은 자석에 붙어있고 다른 한쪽 면만 공중 부양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 앤메리대 교수는 영국 뉴사이언티스트 저널에 “시료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찬중 책임연구원은 “영상 속에서 공중 부양하던 LK-99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 더 이상한 점”이라며 “온도나 자기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초전도체에서 마이스너 효과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한편 2일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재료공학부 교수 연구팀 역시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LK-99 재현에 성공했다”며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검은색 작은 물질이 공중에 뜨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연구진은 LK-99의 마이스너 효과는 확인했지만 전기저항이 0인지는 입증하지 못해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LK-99에 대한 해외 연구기관들의 검증 결과가 하나둘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LK-99의 과학적 검증을 위한 위원회가 꾸려졌다.2일 국내 초전도 학술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LK-99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LK-99 검증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과 공개 영상을 봤을 때 현 단계에서는 상온 초전도체로 판단하기 어려워 과학적 검증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배경을 밝혔다. 김창영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부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이 검증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물리·재료·전기·기계 분야의 학회 회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샘플을 제공할 경우 학회 회원들의 소속 기관에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이달 2일과 31일 두 번에 걸쳐 ‘슈퍼문’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까워져 크게 보이는 현상이다. CNN은 1일 오후 2시 32분(현지 시간) 달이 지구에 근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2일 오전 3시 32분이다. 달은 타원 궤도로 지구 주변을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가까운 지점과 먼 지점이 발생한다. 이번에 뜨는 슈퍼문은 지구에서 약 35만7530km 근방을 지날 예정이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km보다 2만7000km가량 가깝다. 한국 시간 기준 31일에는 2일보다 조금 더 큰 슈퍼문을 볼 수 있다. 31일에는 달이 35만7344km까지 근접하게 된다. 2일보다 186km 거리가 줄어,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가까운 거리다. 31일 오전 10시 36분께 가장 지구와 가까워지기 때문에 이날 새벽부터는 평소보다 큰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이달 2일과 31일 두 번에 걸쳐 ‘슈퍼문’을 관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까워져 크게 보이는 현상이다.CNN은 1일 오후 2시 32분(현지시간) 달이 지구에 근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2일 새벽 3시 32분이다.달은 타원 궤도로 지구 주변을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가까운 지점과 먼 지점이 발생한다. 이번에 뜨는 슈퍼문은 지구에서 약 35만7530km 근방을 지날 예정이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km보다 2만7000km가량 가깝다. 통상 달이 36만 km 이내로 가까워지면 슈퍼문이라고 부르는데, 슈퍼문은 평균적인 보름달보다 최대 7% 정도 크게 보인다.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는 최대 14% 크고, 30% 밝게 보인다.한국 시간 기준 31일에는 2일보다 조금 더 큰 슈퍼문을 볼 수 있다. 31일에는 달이 35만7344km까지 근접하게 된다. 2일보다 186km 거리가 줄어,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가까운 거리다. 31일 오전 10시 36분께 가장 지구와 가까워지기 때문에 이날 새벽부터는 평소보다 큰 보름달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렇게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경우 두 번째 뜨는 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른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달은 29일을 주기로 모양을 바꾸기 때문에 30~31일인 일력 주기와는 하루 이틀 차이가 난다”며 “2~3년에 한 번씩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경우가 생기는데, 두 보름달 모두 슈퍼문인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의 보름달이 모두 슈퍼문인 경우는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이탈리아 천문학자인 지안루카 마시는 “2037년에나 다시 이같은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치료용 방사성 물질인 ‘구리-67’를 고순도로 분리해낼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원은 2025년 구리-67의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장암, 방광암 등 치료 옵션이 적었던 암종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체내 피폭 적고 진단·치료 동시에 가능해 방사성의약품은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리간드)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차세대 항암 치료제다. 기존 방사선 치료의 경우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광범위하게 공격해 부작용이 컸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물질을 암세포에 정확히 배달하는 일종의 ‘유도 미사일’이다. 치료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작아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방사성 물질을 분리, 정제하는 것이 까다로워 균일한 품질의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기술은 구리-67을 정확하게 분리해낼 수 있는 분석법이다. 구리-67은 암 진단에 사용하는 감마선과 치료에 필요한 베타선을 모두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치료 후 종양의 크기가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 등 치료 효능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반감기가 짧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구리-67의 반감기는 2.5일로, 현재 방사성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튬-177’보다 4.2일 정도 짧다. 만약 체내에서 방사성 물질과 암세포까지 데려다주는 단백질이 분리될 경우 방사성 물질이 다른 정상 세포를 피폭시킬 수 있다. 구리-67의 경우 반감기가 짧아 피폭 위험이 적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간 구리-67이 의약품으로 개발되지 못했던 것은 구리-67이 방출하는 감마선이 불순물인 ‘갈륨-67’의 감마선과 동일해 분리·정제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 입자빔이용연구부의 박준규 연구원팀은 두 물질의 반감기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감마선 방출강도와 반감기 정보를 이용해 구리-67을 분리할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고순도의 구리-67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구진은 국내 주요 병원에 연구용 구리-67을 제공하고 있다. 2025년부터 경북 경주시에 있는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해 구리-67의 대량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대량 생산공정을 갖추고 나면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술이전도 가능하다. 가속기 이용료를 지불하고 구리-67을 생산해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정명환 입자빔이용연구부 연구원은 “현재 국내 여러 바이오 기업들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SK바이오팜, 테라파워 협업해 방사성의약품 개발 총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클래리베이트는 방사성 의약품 시장이 2030년까지 120억 달러(약 15조276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전립선암 방사선의약품인 ‘플루빅토’를 승인받았다. 지난해 4분기(10월~12월) 플루빅토 매출은 1억7900만 달러(약 2280억 원)였다. 노바티스는 올해 초 생산 품질에 문제가 생겨 의약품 공급이 중단된 바 있다. 회사는 이를 해결해 2024년까지 연간 25만 회분(도즈)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25만 도즈를 모두 판매할 경우 현재 가격 기준 약 80억 달러(약 10조1912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바티스 외에도 사노피, 바이엘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 퓨처켐, 듀켐바이오 등의 바이오 기업들이 방사성 물질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팜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사성의약품을 미래먹거리로 손꼽았다. 이날 회사는 SK그룹이 투자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를 통해 방사성 물질 ‘악티늄-225’를 제공받아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항공 수요가 차츰 회복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리오프닝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급증한 항공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투자가 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안전 관련 투자와 운영, 관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2274억 원이었던 안전 투자 비용을 올해 4020억 원까지 늘렸다. 전년 대비 76.8%가량 늘어난 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들의 안전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9.6%가량 늘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늘어난 비용은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과 유지 관리, 교육 및 훈련 강화, 항공 안전을 위한 연구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도입되는 차세대 항공기 ‘B737-8’의 운영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대비해 올해 상반기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한 상황을 전자 기록 장치로 수집 및 분석하는 ‘운항품질보증(FOQA)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비행훈련장치(FTD) 신규 도입, 차세대 항공기의 예비 엔진 ‘LEAP-1B’ 구매를 비롯한 예비 자재와 장비를 확보했다. 안전한 운항을 위해 조종사의 모의 비행 훈련과 항공 종사자 및 직원 교육 등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예방 정비 제고, 정보 공유 및 안전 문화 활성화 측면 등의 예방 지표 세부 이행 계획을 마련했다. 제주항공은 특히 하반기에 B737-8 항공기가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안전 관련 데이터 및 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위험도 우선순위에 따른 핵심 리스크를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안전 목표 체계 및 안전 투자에 대한 이행 실적은 분기별로 대표가 직접 점검한다. 이달 11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더운 날씨를 대비한 항공기 정비 및 운송 현장, 협력 업체 근로자의 안전 상태 등을 확인하는 안전 보건 점검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직접 참여해 진행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안전 최우선 경영 원칙과 선진화된 예방 체계 구축 등을 통해 국제선의 안정적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내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것이 올해 최우선 목표로, 안전 관리 체계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안전 투자를 통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항공편들을 안전 운행할 것”이라고 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G화학은 최근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주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직원들의 안전 및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석유화학, 첨단 소재, 생명과학 등 핵심 사업 영역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주요 기술을 적용해 화학 업계에 ‘스마트화’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업무에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서비스는 AI 채팅 로봇인 ‘켐봇’이다. 메신저 기반의 대화형 시스템으로 사람과 텍스트로 대화를 나누며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전사 업무 포털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켐봇은 인물 검색뿐만 아니라 일정 조회, 문자 발송 등을 지원해 임직원의 업무 편의성을 높인다. 어렵고 복잡한 사내 용어도 스스로 학습해 안내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간단한 문장만으로도 다양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LG화학은 사업 부문별 생산, 연구개발(R&D), 안전환경 분야에도 IT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IoT와 빅데이터 기반의 딥러닝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의 불량률을 개선하고 있다. 2018년에는 김천공장 SAP(고흡수성수지) 생산 라인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미지를 학습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전에는 이물 발생으로 인해 라인 가동을 모두 중지하고 전수 검사를 해야 했던 비효율성을 개선했다. 현재 SAP 불량 이물을 99.75%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며 향후 다른 공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대산공장은 사업장 내 LTE 전용망을 구축해 IoT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출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 출하 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및 검수 사진을 온라인 서버에 등록하는 등 검수 이력을 실시간으로 서버에 축적해 검수 시간을 대폭 개선했다. 또 작업자가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방재실로 송출하는 산업용 직캠을 도입해 현장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첨단 소재 부문과 생명과학 부문에서는 AI를 활용해 주요 소재 및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첨단 소재 부문에서는 효율이 높고 수명이 긴 고성능 OLED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신소재의 물성을 예측하는 AI 딥러닝 모형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최종 제품화까지 필요한 실험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신약 개발에서는 2017년부터 IBM의 AI 서비스 ‘왓슨’을 활용해 2500만 건의 문헌을 검색해 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내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당뇨, 대사 분야의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해 연구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라는 정부 지침으로 내년 연구 사업이 졸속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R&D 이권 카르텔에 의한 예산 ‘나눠 먹기’ 행태를 없애고 양자, 바이오 등 국가전략 연구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출연연의 출연금을 20% 삭감하라는 지침에 따라 각 기관은 2, 3일 만에 내년 예산을 졸속으로 재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R&D 예산 재검토를 지시한 뒤 예산 법정 제출 기한인 같은 달 30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에 수정 예산안을 내야 했다는 설명이다. ● 예산 삭감으로 2개 만들던 태양광 무인기 1개로 축소 출연연의 예산은 국회 승인을 통해 정부가 직접 출연하는 예산인 ‘출연금’과 연구자들이 정부의 연구 과제를 수탁하는 ‘정부 수탁과제(PBS)’로 나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의 평균 출연금 비중은 49.8%로 전체 연구비의 절반 수준이다. 출연연 연구원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출연금의 20%가 삭감되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비가 삭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 하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동국 ETRI 책임연구원은 “국방부 과제, 기업 공동 과제는 삭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국 원천, 기초 연구가 주요 삭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당초 ‘성층권 태양광 무인기’ 개발을 위해 무인기 2대를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연구비 재조정 과정에서 25억 원이 삭감되며 1대만 만들게 됐다. 신명호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항우연 지부장은 “처음 해보는 연구이기 때문에 실험 중 기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대가 망가지면 실험 전체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나눠 먹기’ 식 R&D 예산 집행 근절할 것이런 혼란 속에서도 정부는 R&D 예산 재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1조 원에 이르는 R&D 국가 예산이 국가 전략 사업과는 별개로 학연 등에 따라 연구자별로 분산 배정되는 ‘나눠 먹기’식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각 부처의 R&D 사업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과제 관리 기관을 통해 대학과 연구기관이 집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제 관리 기관과 연구자 사이의 카르텔이 형성돼 정작 필요한 연구에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조정안으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전략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집중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혁신본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예산을 받았던 사업은 까다로운 검토 없이 다음 해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그간 관례였다”며 “내년 예산안부터는 이런 관례 없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연구인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 현장에서는 정부가 국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장기적인 관계 형성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만큼 해당 연구 비중을 갑자기 높이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와 상대국의 기술 수준을 검토하고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 현장에서 급하게 기획한 국제협력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인도가 달 착륙선 발사에 성공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14일 오후 2시 35분(한국시각 오후 6시 5분) 인도 스리하리코타 발사장에서 발사체 LVM3에 실린 달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고체 부스터 및 페어링 분리 등에 성공한 찬드라얀 3호는 지구 궤도에 무사히 안착했으며, 8월 말 달 착륙을 시도한다. 이에 성공하면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달에 착륙한 4번째 나라가 된다. 찬드라얀 3호는 2019년 달 궤도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실패한 찬드라얀 2호에 이은 두 번째 달 착륙선이다. 찬드라얀 2호는 착륙선과 궤도선, 로버 등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찬드라얀 3호는 궤도선을 제외한 착륙선과 로버만으로 이뤄져 있다. 찬드라얀 3호는 지구 주위를 돌다가 달 궤도로 진입해 달 주위를 5바퀴 돌고 난 뒤 임무 궤도로 진입하게 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발사 40일 후인 8월 23일경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착륙 후 로버는 14일간 달 표면을 돌아다니며 달의 환경과 광물 자원을 탐사할 계획이다. 찬드라얀 3호가 착륙하려하는 달의 남극 지역은 그간 한 번도 착륙선이 탐색하지 않은 지역이다. 학계에서는 물의 흔적과 달의 얼음 존재 여부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SRO는 찬드라얀 3호 임무에 7500만 달러(약 949억 원)을 투자했다. 2007년에 발사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1호’의 경우 1억6900만 달러(약 2139억 원)가 투입됐다. 일본과 러시아도 연내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내달 26일 오전 9시 34분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IIA 발사체 47호(H-IIA F47)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H-IIA에 실린 소형 달 탐사선 ‘슬림’은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올해 8월 달 탐사선 ‘루나-25’를 발사할 계획이다. 루나 25 역시 찬드리얀 3호의 착륙 예정지인 달의 남극 근처를 목적지로 설정했다. 러시아의 달 탐사는 1976년 ‘루나-24’ 발사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루나-24는 달 토양 170g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도가 세계 4번째 달 착륙국에 도전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14일 오후 2시 35분(현지 시간) 스리하리코타 발사장에서 무인 달 탐사선 ‘찬드리얀 3호’(사진)를 발사한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찬드리얀 3호는 8월 23일 혹은 24일에 달 표면에 착륙하게 된다. 현재까지 달 표면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소련, 중국 등 3개국뿐이다. 찬드리얀 3호의 목적지는 달의 남극이다. 달의 남극은 빛이 들지 않아 영구적으로 그림자가 생기는 어둠의 지역이다. 각종 자원이 풍부해 여러 나라가 착륙 지점으로 검토 중인 지역이지만 아직 달의 남극에 착륙한 탐사선은 없다. ISRO는 2008년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해 312일간 달 주변을 돌며 달의 자원을 조사했다. 이후 2019년 달 착륙을 목표로 찬드라얀 2호를 발사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교신이 끊어지며 착륙에 실패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