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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 본토를 때릴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틀 만인 20일 한미 공군기지를 ‘전술핵무기 타깃’으로 상정해 초대형방사포(KN-25)가 유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강행했다. 화성-15형 발사 다음날(19일) 한미가 B-1B 전략폭격기와 F-35A 스텔스전투기 등을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것에 또 다시 맞불을 놓은 것. 다음달 중순 한미 연합훈련 때까지 연쇄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켜 ‘강 대 강’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에 따르면 20일 오전 7시~7시 11분경 평남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이 발사됐다. 사거리는 각각 390여 km, 340여 km로 파악됐다고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도발 1시간여 뒤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600mm 방사포로 ‘적 작전비행장’을 가상 조준해서 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발사점에서 각각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사격했다”며 “600mm 방사포는 최신형 다련발(다연장) 정밀공격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이 쏜 SRBM의 낙하 지점을 남쪽으로 돌리면 각각 F-35A가 배치된 청주 공군기지와 F-16전투기가 배치된 전북 군산 주한 미 공군기지에 정확히 닿는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한미의 핵심 공군 전력을 핵 선제타격으로 초토화하겠다는 위협”이라며 “화성-15형 도발로 워싱턴을 겨냥한 데 이어 전술핵의 최우선 표적이 한미 공군기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일 초대형방사포(KN-25)의 ‘전술핵 타격 표적’으로 설정한 청주 공군기지와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는 한미 공군의 핵심 전력이 배치된 곳이다. 이들 전력은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최단 시간내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소나기’ 전술핵 공격, 한미 공군 초토화 위협 실제로 북한의 화성-15형(ICBM) 도발 다음날(19일)에도 청주기지 소속 F-35A 스텔스전투기와 군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편대가 한반도로 전개된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압도적인 연합 공군력으로 도발 원점과 지원·지휘 세력을 초정밀 타격하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 군 당국자는 “우리 공군의 F-35A는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주포이고, 군산 기지는 주일 미 공군의 F-22 랩터와 F-35 등 전략자산의 전개 요충지”라며 “북한으로선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최우선으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적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의 초대형방사포를 할당했다”고 북한이 위협한 것은 개전 초 한미 공군기지에 소나기식 전술핵 공격을 퍼붓겠다는 저의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군 소식통은 “수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급 소형 핵탄두를 초대형방사포에 실어 집중 타격해 한미 공군력을 궤멸시키겠다는 협박”이라고 말했다. ●전술핵 테스트용 7차 핵실험 나설 듯 북한은 이날 발사한 초대형방사포가 “전술핵 (탑재) 공격수단”이라고 누차 위협했다. 초대형방사포가 대남 핵공격에 특화된 전술무기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초대형방사포에 장착할 만큼 핵소형화도 달성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군은 북한이 아직까지 초대형방사포의 핵탑재 능력은 갖추지 못한 걸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초대형 방사포에 핵을 탑재하려면)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겠나 평가한다”며 “그만큼 직경과 중량을 소형화되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미 당국도 전술핵의 최종 완성을 위해선 7차 핵실험이 필요하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2017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거쳐 상당한 수준의 핵소형화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에 장착할 수준(직경 70~80cm)까지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대형방사포는 KN-23보다 탄두 직경이 짧고, 중량이 적다. 북한의 기술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초대형방사포에 장착할수 있을 정도로 400∼500kg, 직경 60cm 미만인 소형 핵탄두를 개발했을 개연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북 미사일 입장문에 “한미일 안보협력” 명시 합참은 이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때 “한미간 긴밀한 공조”는 명시됐지만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 문구가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한일 대북 공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일 간 군사협력 필요성에 대해 그동안 말씀드려왔고, 실시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에 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20일 오전 평안남도 숙천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앞서 18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지 이틀 만에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세 번째 미사일 무력시위다.화성-15형 발사에 한미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벌이자 이에 맞불을 놓는 미사일 도발로 ‘강 대 강’ 긴장을 고조시키는 의도로 풀이된다.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남 숙천 일대에서 오전 7시경부터 7시11분경까지 2발의 SRBM을 발사했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날 3발의 미사일을 동해로 쐈으며 모두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감시자산에 포착된 것은 2발이 맞다“고 말했다.북한이 이틀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올해 세 번째 담화에서 지난 18일 발사한 ICBM ‘화성-15형’에 대한 남측의 평가를 반박하며 이렇게 말했다. 또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치밀하게 따져보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고 위협했다.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동해와 일본 근처 서태평양까지 다양한 사거리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쇄적으로 쏴 미국을 강력히 압박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앞서 북한은 지난 18일 오후 5시 22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 화성-15형을 고각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약 900㎞를 비행하고 동해상에 낙탄했다. 북한은 화성-15형이 “최대정점고도 5,768.5㎞까지 상승하여 거리 989㎞를 4,015s(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한미는 이에 대응해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및 미 공군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으로 진입하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연합 비행훈련을 펼쳤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상정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이 22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개최된다. 이번 TTX는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해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연례 개최에 합의한 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군에 따르면 허태근 국방정책실장과 시다르트 모한다스 미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 및 리처드 존슨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부차관보가 양국 대표로 참석한다. 미 핵전력을 총괄하는 미 전략사령부와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관계자도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 참석자들은 23일엔 미 조지아주의 킹스베이 해군기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5, 6척이 배치돼 있다. 전략핵잠은 미니트맨3(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20여 발의 다탄두 핵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해 적국의 핵 공격 시 핵 보복 임무를 수행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 가장 강력한 확장억제 경고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미 당국자들의 핵잠 내부 참관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은 3월 중순 ‘프리덤 실드(FS·자유의 방패)’ 한미 연합훈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1, 2부 구분 없이 역대 최장 기간인 11일 연속으로 진행된다. 쌍룡 연합상륙훈련 등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도 실시된다. 북한 외무성은 17일 대변인 담화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신형 ICBM 발사, 7차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도발이나 국지적 무력시위 가능성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 시점이 올해 11월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이같은 내용을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정찰위성의 발사 장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더그 공군기지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덴버그 기지는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이자 확장억제 수단으로 꼽히는 미니트맨3(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장소이기도 하다. 방사청에 따르면 군 정찰위성 사업인 ‘425사업’의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 1호기가 올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될 계획이다. 앞서 군은 지난해 공개 입찰을 거쳐 스페이스X와 정찰위성의 발사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스페이스X는 1호기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800㎏급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순차적으로 올리게 된다. 앞서 군은 2020년에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를 팰컨9 로켓을 이용해 쏘아 올린바 있다. 지난해 8월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도 팰컨9에 실려서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425사업은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올려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 총사업비는 1조 20000억 원으로 최종 전략화 목표 시기는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그간 한국군은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위성정보를 미국 정찰위성에 크게 의존해왔다. 올해 말부터 정찰위성 5기가 순차적으로 전력화되면 2시간마다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을 밀착 감시할수 있게 된다.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0cm 급으로 알려졌다. 수백 km 고도에서 지상의 30cm 물체를 식별할수 있을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한편 북한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고 최단기간 내 발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남북 정찰위성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공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호크’가 17일 서울 등 수도권 상공과 동·서해를 오가면서 장시간 대북 감시활동을 벌였다. 북한이 최근 건군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엔진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관련 동향과 휴전선을 비롯한 북한 전역의 미사일 기습도발 등 대남 무력시위 관련 첩보를 집중 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새벽에 미 공군의 글로벌호크 1대가 서해상에서 서울 등 수도권 상공으로 진입했다. 이후 기체는 군사분계선(MDL) 이남 50km 상공에서 수도권과 강원 지역을 동서로 수차례 오가면서 대북 감시 비행을 벌였다. 서해상과 동해상 일부도 정찰구역에 포함됐다. 이 기체는 주일미군 기지에서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는 휴전선 일대의 각종 미사일 부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장사정포, 동해상의 잠수함 기지 등 북한군 동향을 샅샅이 훑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고체엔진 추정 신형 ICBM의 후속 움직임 및 배치 실태 등 관련 첩보도 수집했을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호크는 한 번에 30시간 이상 비행하면서 20km 상공에서 야간 및 악천후에도 지상의 30cm 크기 물체를 식별할수 있다 최첨단 센서로 포착한 영상·감청정보는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우리 군도 4대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 공군이 글로벌호크의 대북 감시비행을 노출시킨 것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항시 주시하고 있다는 대북 경고”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연합훈련을 빌미삼아 북한이 고체엔진 ICBM을 위성발사체로 가장해 발사하거나 전술핵을 이용한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펴낸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기술했다.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적’ 표현이 들어간 것은 ‘2016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안보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방정책을 대내외에 알리는 ‘국방 가이드라인’이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 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했다 . 문재인 정부 때 나온 2018, 2020 국방백서는 북한 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빼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영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은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만 명기했다. 군은 ‘적 표현’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 전략과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 고도화, 군사적 위협·도발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8, 2020 국방백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표기했지만 이번 백서는 직책을 빼고 ‘김정은’으로 기술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평가도 최신화했다 .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2016 국방백서 때부터 2020 국방백서까지 ‘50여 kg’으로 기술했지만 2022 국방백서는 20여 kg이 늘어난 ‘70여 kg’으로 적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종류도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북극성-4·5ㅅ(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2종 등 7종이 추가됐다.국방백서 “日은 가까운 이웃 국가” 첫 표현… ‘가치 공유’도 명기 尹정부 첫 국방백서 日표현 2년전 ‘이웃국가’서 달라져“北 12∼18개 핵제조 플루토늄 보유”서해 피살사건 “北 시신소각 만행” 국방백서는 일본에 대해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일본은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미래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처음 기술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및 한반도·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국방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년 전 백서의 ‘이웃 국가’라는 표현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2020 국방백서에 기술됐던 “일본 정치 지도자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 위협 비행 및 사실 호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등 비판 대목은 이번 백서에선 빠졌다. 또 2020 국방백서는 ‘한중→한일 국방교류 협력’ 순으로 기술했지만 이번 백서는 ‘한일→한중 국방교류 협력’ 순으로 기술했다. 해당 절의 제목도 ‘일·중·러와의 군사적 신뢰 구축 및 국방교류 협력 추진’이라며 일본을 맨 앞에 표기했다.● “北 12∼18개 핵탄두 제조 플루토늄 보유”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6년 만에 50여 kg에서 70여 kg으로 판단한 것은 지난해 영변 원자로에서 20여 일간 폐연료봉을 재처리한 정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핵무기 1개 제작에 4∼6kg의 플루토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12∼18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이다. 북한은 수백 kg∼1t에 달하는 고농축우라늄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버트 조지프 전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15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비축량은 현재 40∼60개로 추정되지만 2027년까지 200개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최근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4년 뒤면 북한이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하거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비핵화 협상이) 전혀 다른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백서는 북한의 다양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킬체인(Kill Chain·선제타격)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와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분야를 상세히 다뤘다. 2년 전 백서에선 개념 위주로 각각 0.5쪽, 1.5쪽 기술에 그쳤지만 이번엔 각각 5쪽과 4쪽을 할애해 미 전략자산 전개 강화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 서해 피살 사건에 “北, 시신 불태우는 만행”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술도 확연히 달랐다. 2020 국방백서는 “북한은 서해에서 북측 해역으로 넘어간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사망하게 했고”라고 기술해 ‘자진 월북’으로 빚어진 사건으로 규정했고 북한의 시신 소각 사실도 싣지 않았다. 반면 이번 백서는 “(북한은) 서해 북측 지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자행했다”고 기술했다. 2020 국방백서는 ‘일반부록’에 9·19 남북 군사합의서 전문을 싣고 본문에도 북한이 전반적으로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번 백서는 이런 내용을 빼고 북한의 9·19 군사합의 주요 위반 사례를 일반부록에 싣고, 반복적인 위반 실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안완충구역 내 포사격 및 NLL(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무인기 침범 등 9·19 합의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 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펴낸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기술했다.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적’ 표현이 들어간 것은 ‘2016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안보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방정책을 대내외에 알리는 ‘국방 가이드라인’이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 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했다 . 문재인 정부 때 나온 2018, 2020 국방백서는 북한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빼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영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은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만 명기했다. 군은 ‘적 표현’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전략과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 지속적인 핵 고도화, 군사적 위협·도발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8, 2020 국방백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평기했지만 이번 백서는 직책을 빼고 ‘김정은’으로 기술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평가도 최신화했다 .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2016 국방백서 때부터 2020 국방백서까지 ‘50여kg’으로 기술했지만 2022 국방백서는 20여 kg이 늘어난 ‘70여kg’으로 적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종류도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북극성-4·5ㅅ(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2종 등 7종이 추가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김승겸 합참의장(육군 대장)이 15일 서북도서 최북단인 백령도의 해병대 제6여단과 작전부대를 방문해 대북 대비태세와 합동전력의 결전태세를 점검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군 최고 지휘관인 합참의장이 백령도를 찾은 것은 2018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말 소형 무인기 침투에 이어 최근 열병식에서 고체엔진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북한의 코 앞에서 도발하면 강력 응징한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 백령도에서 북측 황해도 장연군 해안은 불과 10여km 떨어져있다. 김 의장은 이날 해병대 6여단 본부에서 합참과 서북도서방위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등 예하 부대 지휘관들과 서북도서에 대한 적의 도발 양상과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의장은 “적은 분명히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도발할 것“이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압도적으로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북도서 지역에서 적 도발시 적시적이고 효과적인 합동전력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며 “합참과 관련 작전사는 상황 보고 및 전파, 결심 및 대응을 위한 공조 체계를 평시부터 긴밀히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백령도에 배치된 육해공군 전력과 부대를 점검하면서 “‘일전불사’의 전력 운용 준비로 적 도발 시 모든 가용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눈앞의 적을 반드시 격멸하라”고 지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김 의장은 최근 최전방 주요 부대를 잇달아 방문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음달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북한이 최전방 전략적 요충지에서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철저한 대응태세를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8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야간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엔진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이른 시기에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한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한 것을 명분삼아서 신형 고체 ICBM을 고도와 사거리를 줄여 우주발사체로 위장해 초기 테스트를 할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정보당국은 정찰위성 등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야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의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열병식 후 ICBM의 이동 경로와 배치 장소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평양 순안 일대와 서해 동창리 위성 발사장의 동향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형 ICBM이 미국 본토를 때릴수 있는 최대 사거리의 고각 발사에 앞서 순안 등에서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시험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형 ICBM을 우주발사체로 속여서 발사하면 한미 당국이 발사체의 종류를 파악하는데 혼선을 주고 신형 ICBM의 구체적 성능을 숨기는 는 효과를 노릴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신형 ICBM을 서너 차례 시험발사로 엔진 성능과 단 분리 등을 점검하 한 뒤 최대 사거리를 실증하는 고각 발사의 타이밍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괴물 ICBM’인 화성-17형의 시험발사도 같은 수법을 활용한바 있다. 2020년 10월 심야 열병식에서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 이후 1년 4개월만인 지난해 2월 첫 시험발사와 그 다음달(3월) 두번째 시험발사를 사거리와 고도를 대폭 줄여서 진행한 뒤 ‘정찰위성 발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 뒤 한미 당국에 의해 우주발사체로 가장한 ICBM 도발로 드러났다. 이후로도 북한은 추가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11월 18일 최종 시험발사에서 미 본토를 때릴수 있는 사거리를 실증했다. 당시 김정은은 딸 주애를 데리고 최종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다. 화성-17형의 첫 시험발사는 열병식 공개 후 1년 4개월만이 이뤄졌다. 하지만 신형 ICBM은 더 빠른 시기에 최초 시험발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ICBM용 대출력 발동기(고체엔진)의 지상 분출시험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그만큼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도 다음달 중순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신형 ICBM의 첫 시험발사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처가 정전 70주년을 맞아 6·25전쟁에 참전한 국군과 유엔군의 빛바랜 흑백 사진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해상도 컬러 사진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70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영웅들의 생생한 모습을 기억하자는 취지다. 보훈처는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불멸의 6·25전쟁 영웅, 청년으로 돌아오다’ 사업 협약식을 개최한다. 박민식 보훈처장과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생존 참전영웅과 유족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무협약에 따라 자생의료재단이 사업을 기획·후원하며 보훈처가 생존 참전용사와 유족의 협조를 받아 6·25참전 영웅의 흑백 사진을 제공한다. 성균관대는 소프트웨어학과와 인공지능학과 학생을 참여시켜 흑백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복원하게 된다. 복원 작업에는 AI 얼굴 이미지 복원(GFP-GAN) 및 안면 복원 기술이 활용된다. 협약식에선 6·25전쟁 때 최초로 100회 전투기 출격을 기록한 공군의 전설 김두만 장군, 첩보작전과 야전에서 숱한 공적을 세운 김동석 대령의 장녀 가수 진미령, 흥남철수작전 때 피란민 10만 명을 구한 에드워드 포니 미 해병대 대령의 증손자 벤저민 포니 씨가 참석해 복원용 흑백 사진을 제공한다. 보훈처는 복원 대상으로 미국 정부가 선정한 ‘6·25전쟁 4대 영웅’의 사진을 먼저 꼽았다.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매슈 리지웨이 장군, 백선엽 장군, 김동석 대령이다. 또 ‘이달의 전쟁영웅’으로 선정된 국군·유엔군 참전용사 중 사진이 남아 있는 100여 명, 생존 참전용사들이 간직한 6·25전쟁 당시 사진 등도 복원 대상이다. 보훈처는 올 3∼4월 생존 참전용사의 6·25전쟁 당시 사진을 6·25참전유공자회 전국 각 지부와 지회, 보훈관서를 통해 접수해 5∼6월에 복원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복원된 사진은 액자로 만들어 참전용사와 유족에게 전달하는 한편 정전 70주년(7월 27일)을 전후해 별도 전시회를 개최하고 사진첩으로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잭 러브 주한미군사령부 주임원사가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한미 양국군 JSA 경비대원들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새벽 순찰을 실시한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확고한 경계 태세를 다지는 동시에 철통같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러브 주임원사는 지난달 31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방한 당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한미연합사령관 및 유엔군사령관 겸임)과 함께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로 나가 영접을 한 인물이다. 당시 그는 러캐머라 사령관 다음으로 오스틴 장관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러브 주임원사는 주한미군의 모든 부사관과 병사를 대표하는 최선임 부사관으로 주한미군사령관을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의 주임원사도 겸하고 있다. 11일 유엔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러브 주임원사는 최근 판문점 JSA를 찾아 유엔사 소속 한미 JSA 경비대원들과 DMZ내 새벽 도보 순찰을 실시했다. 유엔사는 관련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활동은 JSA의 고유한 영역이며 향후 북한과의 대화애 대비해 JSA의 안전 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러브 주임원사가 DMZ 순찰 임무에 투입되기 전 방탄복 등 안전장구를 착용한 채로 한미 JSA 장병들을 격려하거나 관련 브리핑을 듣는 모습이 담겨있다. 한국군 부사관과 병을 대표하는 최선임 부사관인 어윤용 합동참모본부 주임원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유엔사는 러브 주임원사 등이 실시한 DMZ 내 도보 순찰의 구체적인 시간대와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위협 가능성과 안전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DMZ내 순찰은 JSA 경비대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바로 목전에서 대척 중인 북한군의 주요 동향과 경계태세의 이상 유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다. 유엔사는 DMZ 순찰은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판문점을 항시 대화와 외교가 가능한 지역으로서 운영하는데 꼭 필요한 조치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양국군이 최전방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항시 주시하고 있으며 어떤 위기상황에도 대처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메시지가 될 것”라고 말했다. 1989년 미 육군에 입대한 러브 주임원사는 이라크에서 5 차례, 아프가니스탄에서 2차례에서 각각 파병 근무를 한 베테랑이다. 2022년 3월부터 주한미군 주임원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군에서 주임원사의 권위는 대단하다. 주한미군처럼 4성 장군이 지휘관을 맡는 상급 사령부의 주임원사는 부사관으로서 오를수 있는 최고의 영예에 해당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야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엔진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을 공개한 것은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괴물 ICBM’인 화성-17형을 공개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심야 열병식 마지막에 신형 ICBM 5기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앞에서는 11기 이상의 화성-17형이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신형 ICBM은 대형 발사관(캐니스터)에 장착된 형태여서 외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지상 연소시험에 성공한 고체연료 엔진 ICBM일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9축(바퀴 총 18개)짜리 TEL에 실린 점에서 최대 사거리 1만5000km인 화성-17형(11축)보다 덩치는 작지만 미 본토를 타격할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장거리순항미사일 행렬에 대해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라고 밝혔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술핵 운용부대’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전술핵 운용부대’에 실전 배치된 순항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지휘한 데 이어 대남 핵 공격 태세가 완비됐음을 과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10세 추정)가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 중앙에서 열병식을 참관해 ‘백두혈통 4대’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북한은 김주애가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며 “사랑하는”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北, ICBM 16기 이상 동원 ‘열병식 역대최대’… “전술핵 부대” 첫 언급… 대남 핵타격 위협北 대규모 야간 열병식 美 향해 ICBM 양산-배치 임박 과시軍 “이른 시기 신형 시험발사 가능성” 북한은 8일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맨 마지막에 등장시켰다. ICBM 무력시위 규모는 지난해 4월 열병식을 압도했다. 지난해 열병식에선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과 화성-15형이 4기씩 총 8기의 ICBM이 동원됐다. 새로 공개된 무기는 ‘북극성-5ㅅ’보다 탄두부를 키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그쳤다. 반면 이번엔 미 본토를 겨냥한 신형 ICBM 5기와 화성-17형 최소 11기 등 16기가 넘는 ICBM이 무더기로 동원됐다. 군은 역대 열병식 가운데 가장 많은 ICBM이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 종대 행렬의 가장 선두에선 지난해 11월 최종 시험발사 성공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영웅 칭호와 국가훈장 제1급을 수여한 ‘321호’ 이동식발사차량(TEL)이 목격됐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화성-17형이 양산 및 실전 배치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핵무력을 갖췄다고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ICBM은 대형 발사관에 장착된 채로 9축짜리(양쪽 바퀴 합쳐 18개) 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11축 TEL에서 발사되는 화성-17형보다 약간 작게 제작된 것. 북한은 지난해 12월 첫 지상연소 시험에 성공한 신형 고체엔진의 추력이 140tf(톤포스·140t을 밀어올리는 추력)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현장을 참관한 김 위원장이 “최단 기간 내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밝힌 점에서 고체 엔진으로 제작한 ICBM으로 군은 보고 있다. 고체 엔진 ICBM은 연료와 산화제 탱크, 배관 등이 필요한 액체 엔진 ICBM보다 구조가 단순해 더 작고 가볍게 만들수 있다. 배터리처럼 고체연료(연료+산화제)를 장착한 채로 TEL에 실어 지하 갱도 등에 대기시키다가 발사 명령 수십 초 만에 쏠 수 있어 기습과 은밀성이 액체 ICBM보다 탁월하다. 발사 징후 탐지가 불가능해 훨씬 위협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2017년부터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한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단계까지 기술을 고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2021년에 제시한 5대 국방과업 중 하나인 고체 ICBM의 개발 성과를 정주년(5, 10년 단위로 끊어지는 해) 열병식에서 과시한 걸로 봐야 한다는 것. 일각에선 ‘모형설’이 제기된다. 하지만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화성-17형을 공개했을 때도 ‘모크업(mockup·실물 크기 모형)’이란 주장이 나왔지만 2년 1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만큼 과소평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이른 시기에 신형 ICBM 시험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KN-25), 장거리순항미사일 등을 ‘전술핵 운용부대’라고 처음 언급했다. 유사시 서울과 워싱턴을 동시 겨냥한 핵타격 위협을 어느 때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8일 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야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엔진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을 공개한 것은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괴물 ICBM’인 화성-17형 공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심야 열병식 마지막에 신형 ICBM 4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앞에서 화성-17형 11기가 이동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신형 ICBM은 대형발사관(캐니스터)에 장착된 형태여서 외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 참관 하에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한 고체연료 엔진 ICBM일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9축(바퀴 총 18개)짜리 TEL에 실린 점에서 최대 사거리 1만5000km인 화성-17형(11축)보다 덩치는 작지만 미 본토를 타격할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장거리순항미사일 행렬에 대해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라고 밝혔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술핵 운용부대’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전술핵 운용부대’에 실전배치된 순항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지휘한데 이어 대남 핵 공격태세가 완비됐음을 과시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해 ‘백두혈통 4대’로서 위상을 과시했다. 북한은 김주애가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며 “사랑하는”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가짜 평화에 기대서 민·관·군·경의 통합 훈련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중앙통합방위회의가 대통령의 직접 주재로 열린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회의 규모가 축소돼 국가방위 전력을 하나로 묶는 범국민적 총력전 수행 체제가 약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 비상대비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매년 본인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했다. 회의에선 6년 만에 전국 단위 민방공훈련을 올 5월에 실시하기로 했다. 전국 민방공 훈련은 2017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민방공 경보체계에 기존의 사이렌과 TV 자막 외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포함시켜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사상 첫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탄도미사일 도발 때 민방공 경보 발령이 늦어졌고, 다수가 인식조차 하지 못한 사례 등을 보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가짜 평화에 기대서 민·관·군·경의 통합 훈련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중앙통합방위회의가 대통령 직접 주재로 열린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회의 규모가 축소돼 국가방위 전력을 하나로 묶는 범국민적 총력전 수행체제가 약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 비상대비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매년 본인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했다. 회의에선 6년 만에 전국 단위 민방공훈련을 올 5월에 실시하기로 했다. 전국 민방공 훈련은 2017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민방공 경보체계에 기존의 사이렌과 TV 자막 외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도 포함시켜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사상 첫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탄도미사일 도발때 민방공 경보 발령이 늦어졌고, 다수가 인식조차 하지 못한 사례 등을 보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장관석기자 jks@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당국이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의 최종 시험발사를 10월경 남부 해상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에서 연내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최종 시험발사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최종 시험발사를 10월경 남부 해상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구체적 발사 날짜는 기상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최종 시험발사는 그간 공개되지 않은 1단 추진체(엔진)와 1차(2022년 3월)·2차(2022년 12월) 시험발사에서 성능이 검증된 2∼4단 추진체를 결합한 완전체 형태로 이뤄지게 된다.최종 시험발사는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 발사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2차 시험발사도 충남 안흥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 인근 서해상에 설치한 바지선에서 이뤄졌다. 해저에 고정시킨 바지선에 발사대를 만들어 로켓을 세운 뒤 발사하는 방식이다. 해상 발사는 육지 발사보다 안전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발사장 주변에 최소 수 km 구간의 안전 구역이 필요없고 사고 시 피해 우려도 최소화할 수 있다.지난해 말 2차 시험발사는 예고 없이 진행돼 전국 각지에서 북한 미사일이나 미확인비행물체(UFO)로 오인한 신고 전화가 빗발치고 국민 불안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군은 최종 시험발사는 사전에 일정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군은 최종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2025년까지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에 500kg급의 초소형 레이더 위성을 실어서 고도 500km 안팎의 저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통령 선거 전날이던 지난해 3월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한 북한 선박을 군이 나포하자 청와대에서 신속한 송환을 군에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부승찬 전 대변인은 재임 중 쓴 일기를 모아 3일 출간한 ‘권력과 안보: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서 “누구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위에서 왜 나포했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어이 상실”이라고 밝혔다. 당시 군은 절차대로 합동심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위쪽에서 빨리 송환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국방부로 보냈다”고도 했다. 그는 “선거 당일(3월 9일)에 여러 전화를 받았다”며 “우왕좌왕하는 것 같았다. 안보실에서 불안해하는 모습이 느껴졌다”고 기술했다. 언론에 알리는 문자 공지는 처음에 ‘표류 중인 북한 선박을 우리 군이 구조했다’로 나왔다가 ‘나포’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최종적으론 ‘표류’가 빠지고 ‘구조’는 ‘확보’로 변경됐다고 부 전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한미 관계 사안에서 국방부 입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공군이 3일 서해상에서 스텔스 전투기 등 다수 전력을 동원해 연합 공중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1월 31일) 이튿날인 1일 미 본토에서 날아온 B-1B 전략폭격기와 한미 공군의 F-22, F-35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연합훈련을 벌인 지 이틀 만에 또다시 같은 지역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A와 미 공군의 F-22, F-35B, F-16CM 등 다수의 전투기가 참가했다. 공군은 “이번 훈련은 연합작전 수행 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며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미국의 변함없는 의지와 능력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미 공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비를 위한 강력한 대응 능력과 태세를 갖추기 위해 연합훈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가 대북 확장억제의 핵심전력인 B-1B 폭격기 전개에 이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을 진행한 것은 북한에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지휘부와 핵·미사일 기지를 즉각 초토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통령 선거 전날이던 지난해 3월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한 북한 선박을 군이 나포하자 청와대에서 신속한 송환을 군에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부승찬 전 대변인은 재임 중 쓴 일기를 모아 3일 출간한 ‘권력과 안보: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사진)’에서 “누구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위에서 왜 나포했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어이 상실”이라고 적었다. 당시 군은 절차대로 합동심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위쪽에서 빨리 송환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국방부로 보냈다”고도 했다. 부 전 대변인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책에서 언급한 ‘윗선’은 청와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선거 당일(3월 9일)에 여러 전화를 받았다”며 “우왕좌왕하는 것 같았다. 안보실에서 불안해하는 모습이 느껴졌다”고 기술했다. 언론에 알리는 문자 공지는 처음에 ‘표류 중인 북한 선박을 우리 군이 구조했다’로 나왔다가 ‘나포’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최종적으론 ‘표류’가 빠지고 ‘구조’는 ‘확보’로 변경됐다고 부 전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한미 관계 사안에서 국방부 입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2021년 3월 16일 북한 김여정의 한미 연합훈련 비난 담화에 대해 “국방부는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그 의견이 완전히 지워졌다”면서 “답답하고 아쉽다”고 적었다. 저서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조하지 않으려 했고, 이 뜻을 따르지 않은 김현종 당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에게 화를 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부 전 대변인은 2020년 김현종 2차장의 방미 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한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압박했는데, 김 차장은 우리가 할 수 있다며 미사일 지침 종료 얘기를 꺼냈고 미국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들었다고 기술했다. 그는 그러나 “(김 차장이) 한국으로 돌아와 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괜한 일을 했다’며 상당히 격노했고, 결국 그 일은 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한다“고 썼다. 부 전 대변인은 각주를 달아 “정황상 문 대통령이 격노한 이유는 미사일 지침 종료 추진이 아니라 미국의 중국 견제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김 차장의 발언인 듯싶다“고 적었다. 당시 김 차장이 미국을 설득해 미사일 지침 해제라는 성과를 거두고도 사직을 한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책에는 지난해 3월 초 예정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청와대 반대로 무산된 내용도 담겼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장관은 한 달 전 통화에서 “상호 합의된 날짜에 3국 국방장관회담을 대면으로 열자”고 합의했고 이에 따라 날짜를 조율 중이었다. 미국에서는 4일을, 우리는 12일을 역제안했다고 한다. 부 전 대변인은 “날짜까지 잡아서 청와대에 보고했는데 잘렸다”고 기술했다. 청와대가 대선과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또 2021년 3월 있었던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해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북한이 한미동맹을 이간질하고 있다며 동맹 강화를 주문했다. 북한은 모든 면에서 확실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부 전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한국의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 노력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책에 썼다. 또 이 자리에 배석했던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 앞에서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 핵심 군사능력 확보에 4~6년이 소요된다. 그전에 FOC(완전운용능력) 평가에 반대하며 FOC 실시전에 핵심능력부터 구축하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부 전 대변인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며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의지가 없다는 점을 느꼈다”고 적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가보훈처가 미국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로 철거 위기에 처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매입했다고 2일 밝혔다.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지 부동산을 매입한한 것은 처음이다. 흥사단은 19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인재 양성을 통한 민족의 자주독립과 번영을 위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다. 그해 시카고 지부 설립 등 미주 전역으로 확산됐다. 흥사단은 19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 노스 피게로아 거리 106번지의 목조건물을 빌려서 이전했다. 이후 1929년 카탈리나 거리에 있는 건물로 옮겼다. 보훈처가 이번에 매입한 건물은 이곳이다. 카탈리나 거리의 흥사단 본부 건물은 당시 유행한 공예양식으로 지어진 목조주택으로 단 본부를 뜻하는 ‘단소(團所)’로 불렸다. 단소는 1948년까지 흥사단 본부로 사용됐다. 광복 후 흥사단 본진의 서울로 이동한 뒤로는 1979년까지 미국 내 한인 교육과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1979년 연로한 단원들은 재정 부담 때문에 단소를 매각했고 이후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됐다. 2020년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가 매입해 2021년 철거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현지 독립관련 단체 등이 건물 보존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다. 이어 단소를 로스앤젤레스의 역사·문화기념물로 신청해 철거를 일시 정지시시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부동산 업체가 로스앤젤레스 흥사단 지부에 건물 인수를 제의했고, 보훈처가 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끝에 매입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훈처는 “연내 건축물 정밀 실측과 활용 방안을 수립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 공사를 마친 뒤 그해 광복절에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