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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10일 오후 출국했다. 법무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전 장관이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약식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출국하면서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야권은 “공권력을 동원해서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며 반발했다.● 대사 업무 바로 수행할 듯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브리즈번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한 이 전 장관은 호주 정부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장 사본을 먼저 제정(제출)한 뒤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호주 정부의 부임 동의(아그레망)를 받은 만큼 일반적인 대사 업무는 바로 할 수 있다. 다만 해외 파견 대사는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신임장 원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정한 이후 대사 직함으로 공식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신임장 사본만 받은 이 전 장관은 일단 사본을 주재국 의전장 등에 제출한 뒤 현지 한인들이나 호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업무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교부는 이 전 장관을 신임 대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호주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한 사실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만약 이 전 장관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대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공수처 수사 차질 불가피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한 후 이를 번복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는 올 1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또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차관, 김 사령관, 유 관리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및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8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뒤 공수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실 규명을 위한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가 해외로 출국한 데다 공수처장 공백도 이어지고 있어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장관 측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공수처를 비판했다. 신 전 차관을 비롯해 주요 실무진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단계는 아니라는 취지다.● 민주당 “외교·법무장관 탄핵 검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것이 바로 정권이 강조하는 ‘법치와 공정’, 자유 대한민국의 실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병대 상병의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필수”라며 “대통령은 탄핵 추진을 피해서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하더니 급기야 그를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서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0일 원내지도부와 인천공항을 찾아 규탄대회를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주요 피의자를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외로 도피시킨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의 이런 행태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부·법무부 장관 등을 고발조치 하고, 필요하다면 장관 탄핵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우리 편이면 출국금지도 무력화하는 행태에 공정과 상식은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호주 교민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진보성향 교민단체 ‘촛불행동 시드니’ 회원 50여 명은 9일(현지 시간)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13일 캔버라 주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임명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대사 임명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며 “야당이 반발한다고 다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지원했던 ‘개성공업지구관리재단’이 이르면 다음 주 해산된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해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지 8년 만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 30여 곳의 시설을 무단 가동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출퇴근 버스를 평양과 개성 시내에서 운행하고, 공단 모든 건물의 한국어 간판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통일부는 12일 국무회의에 기존 개성공단재단의 업무를 민간기관인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에 위탁하는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친 후 일주일 뒤 관보를 통해 공포된다. 개성공단재단은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된 직후 이사회를 열어 재단 해산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20일 전후로 재단이 해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개성공단재단은 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의 출입경, 시설 관리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무렵 통일부 산하에 설립됐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2016년 2월부터 전면 가동 중단돼 재단은 입주 기업들의 일부 민원 상담과 등기 처리 업무만 해왔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것.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장기화에 따라 개성공단재단 운영 인건비와 건물 임차료 등 경비로만 연평균 70억여 원 가까이 드는 점 등을 감안해 올해 초 재단 해산을 결정했다.올 2월 기준 전체 개성공단 입주 기업 123곳 중 30여 곳(23~24%)이 무단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무단 가동 중인 개성공단에 대한 재산권 피해액을 4000억 원대로 산정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이 법적 대응의 주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개성공단재단이 해산되는 것과 관련해선 통일부 당국자는 “주체가 어디가 되든 법정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소리(VOA)는 10일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잔해까지 완전히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외교부에서 북핵 협상·대응을 총괄해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규모와 역할이 대폭 축소된다. 올해 상반기(1∼6월) 외교전략정보본부가 새로 만들어지는 가운데, 이 본부 내 4개 국 중 하나인 한반도외교정책국(가칭)이 기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역할을 맡게 되는 것. 신설되는 외교전략정보본부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외교 정보 분석, 전략 수립 등 역할에 방점을 찍는다. 2006년 신설된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명칭은 18년 만에 사라진다. 남북 간 극한 대치 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북핵 협상 중단이 장기화돼 6자회담이 유명무실화되자 정부가 대북 협상 기능을 축소하고 북한의 불법 행위 감시 등의 비중은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2005년 북핵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의 핵심 사항인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등을 전담하기 위해 그 이듬해 만들어졌다. 애초 한시적인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북핵 문제가 장기화되고 비중도 커지면서 2011년 상설 기구로 전환됐다. 6자회담이 중단된 뒤로는 차관급인 본부장이 북핵 수석대표로서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북핵 외교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제 외교전략정보본부(본부장은 차관급)가 신설되면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역할은 신설 본부 산하의 한반도외교정책국이 맡는다. 국 아래 평화체제과 이름에서도 ‘평화’를 빼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신설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한반도 평화체제를 염두에 뒀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전략정보본부는 167개 재외공관으로부터 받은 외교 전문을 분석한 후 보고서를 생산하는 외교정보기획관을 산하에 둔다. 사이버안보, 군축 비확산 등 국제안보 업무를 소관하는 국제안보국 역시 신설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핵 협상이 막힌 데다 그 협상을 수면 위로 끌어내는 물밑 작업 역시 최근 사실상 전무했다”면서 “대신 북한 외화벌이 자금줄 차단, 대북제재 등 업무가 늘어난 만큼 이러한 상황 변화가 (조직 개편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다른 당국자는 “특히 정보 기능을 강화해 북한과 연계된 불법 활동 차단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도 크다”고 했다. 앞서 통일부도 지난해 대북 교류협력 업무 비중을 확 줄이는 대신 북한 정세 분석 및 정보 기능을 강화한 바 있는데 비슷한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러한 조직 개편 내용이 포함된 업무보고를 조태열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 조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167개 재외공관을 수출·수주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조 장관은 “한미 핵협의그룹을 조기 가동해 압도적 대북 핵 억제력을 위한 일체형 확장억제 체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이 4월 한국에서 발효된다. IPEF 공급망 협정은 중국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 주도로 추진된 세계 최초의 공급망 분야 다자간 국제 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라 한국은 2021년 ‘요소수 대란’ 같은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자원 부국인 미국, 호주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회 국무회의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 비준서를 심의한 뒤 의결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 재가를 받은 후 비준서를 IPEF 측에 기탁할 예정이다. 기탁일로부터 30일이 지나면 조약의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피지, 인도 등은 비준서를 기탁했다. 앞서 2022년 5월 다자경제협력체인 IPEF가 미국 주도로 출범했고, 이듬해 5월 회원국들이 공급망 협정을 맺었다. 회원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14개국이다. 회원국들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9%를 차지했다. 한국은 그동안 값싼 중국산 광물,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취약했다. 하지만 이 협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한국은 공급망 위기 발생 시 IPEF 회원국들과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회원국들이 함께 대체 공급처를 파악하고, 대체 운송 경로를 개발하는 등 협력에 나선다는 것. 이를테면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해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IPEF 참여국들이 함께 대체 공급처를 찾아 나설 수 있다. 회원국들은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도 서로 자제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이 4월 한국에서 발효된다. IPEF 공급망 협정은 중국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 주도로 추진된 세계 최초의 공급망 분야 다자간 국제 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라 한국은 2021년 ‘요소수 대란’과 같은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자원 부국인 미국, 호주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회 국무회의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 비준서를 심의 뒤 의결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 재가를 받은 후 비준서를 IPEF 측에 기탁할 예정이다. 기탁일로부터 30일이 지나면 조약의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피지, 인도 등은 비준서를 기탁했다.앞서 2022년 5월 다자경제협력체인 IPEF가 미국 주도로 출범했고, 이듬해 5월 회원국들이 공급망 협정을 맺었다. 회원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14개국이다. 회원국들은 2020년 기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9%를 차지했다.한국은 그동안 값싼 중국산 광물,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취약했다. 하지만 이 협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한국은 공급망 위기 발생 시 IPEF 회원국들과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회원국들이 함께 대체 공급처를 파악하고, 대체 운송 경로를 개발하는 등 협력에 나선다는 것. 이를 테면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해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IPEF 참여국들이 함께 대체 공급처를 찾아 나설 수 있다. 회원국들은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도 서로 자제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시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사진)이 백화점, 반찬가게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업무상 배임 혐의 및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국민권익위원회가 4일 밝혔다. 권익위는 검찰에 유 이사장 수사를 의뢰했다. 유시민 작가의 누나인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9월 EBS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2021년 연임돼 임기가 올해 9월까지다. 권익위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유 이사장이 공직자 등에게 음식물을 접대하는 등 청탁금지법을 위반했고, 주말 유명 관광지 등에서 공적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말 경기교육바로세우기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유 이사장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신고를 접수한 뒤 조사를 진행해왔다. 권익위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2018년 9월 EBS 이사장 취임 이후 5년여 간 정육점이나 백화점, 반찬 가게 등에서 200여 차례에 걸쳐 1700만 원어치를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는다. 유 이사장이 주말이나 어린이날 등 공휴일에 제주도와 경북도, 강원도 곳곳에서 “직원 의견 청취” 등 명목으로 업무추진비를 쓴 경우도 100여 차례로 집계됐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권익위는 유 이사장이 언론인과 공무원에게 3만 원 넘는 식사를 50여 차례 접대한 사실도 파악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고도 했다. 권익위는 유 이사장의 업무상 배임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과태료 부과가 필요한 사안은 EBS 감독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거리 지역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것은 제주나 경주에서 당시 EBS 프로그램 관련 행사가 있어 참석해 EBS 임직원, 제작진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기간에 음식을 포장해 안전한 곳에서 식사를 한 부분까지도 문제를 삼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권익위에서 조사 나올 당시 전반적으로 소명을 했는데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북한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잇달아 해킹해 제품 설계도면을 빼냈다고 국가정보원이 4일 밝혔다. 북한 해킹 조직은 악성코드 사용을 최소화하고, 서버 내에 설치된 정상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격하는 기법을 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 해커들의 악성코드 공격 패턴을 파악해 탐지하자 새로운 공격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는 것. 대북 제재로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북한은 군사정찰위성·미사일 등 무기 개발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주요 반도체 부품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국내 업체의 기술 탈취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국정원 등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지난해 12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인 A사의 형상관리 서버를 해킹해 제품의 설계도면과 설비 현장 사진 등을 탈취했다. 올 2월에는 또 다른 국내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B사의 보안정책 서버를 해킹해 설계도면 등 자료를 빼냈다. 북한은 회사 업무용 서버가 인터넷망과 그대로 연결돼 취약점이 드러난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주로 공략했다. 북한 해커들은 인터넷망으로 회사 업무용 서버에 침투했고, 별도로 악성코드를 심는 대신에 이 회사 서버의 정상 프로그램을 조작해 해킹 공격을 했다. 이는 최근 북한 해커들이 악성코드 대신 활용하는 ‘자급자족식 공격(LotL·Living off the Land)’ 방식이라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피해 업체들에 해킹 사실을 통보하고 보안 대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해킹 피해를 당하지 않은 국내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상대로도 자체 보안 점검을 하도록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인터넷에 노출된 서버를 대상으로 보안을 업데이트하거나 접근을 제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포드와 일본 렉서스 차량을 경호 차량으로 쓰는 장면이 포착됐다. 고가의 차량은 사치품에 해당돼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 수출, 이전이 전면 금지돼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 차량을 타고 있다. 뒤이어 검은색 승합차 4대가 따르고 있는데, 이들 차량은 포드의 승합차 ‘트랜짓(Transit)’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를 경호 차량으로 이용한 바 있다. 그 이후 경호 차량이 추가되거나 바뀐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 차량 바로 앞에서 다른 경호 차량 한 대가 달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본 도요타사의 브랜드인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LX 3세대 모델로 추정된다.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비웃듯 고가의 외제차를 애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새 전용 차량을 공개했는데 ‘마이바흐 GLS 600’으로 추정됐다. 국내 판매가가 최소 2억6000만 원에 달하는 차량이다. 북한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벤츠의 최고급 세단 ‘S 클래스’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는 모습도 지난해 연말 관영매체에서 공개됐다. 북한은 유럽의 재외 공관 등을 통해 사치품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우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19년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는 김 위원장의 벤츠 마이바흐 2대에 대해 “2018년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을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입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중앙보훈병원 병동.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절인 1일 이곳에 입원한 윤두호 씨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윤 씨는 참전유공자다. 2002년 ‘제2 연평해전’ 당시 북한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맞서 싸우다가 순국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이기도 하다. 한 총리는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윤 씨는 활짝 웃으며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는 이어지는 가운데 한 총리는 이날 비상 의료체계 점검차 중앙보훈병원을 찾았다. 국가보훈부 산하 보훈병원은 유공자와 보훈 가족에 대한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을 하고 있다. 한 총리는 병원에 남은 의사와 간호사, 병원 직원들도 만나 격려했다. 한 총리는 “병원에 남아 환자 곁을 지켜주는 의료진 분들, 중증·응급환자에게 선뜻 응급실을 양보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 덕택에 큰 사고 없이 진료 현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포드와 일본 렉서스 차량을 경호 차량으로 쓰는 장면이 포착됐다. 고가의 차량은 사치품에 해당돼 유엔(UN)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 수출, 이전이 전면 금지돼 있다.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김 워원장은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바흐 차량을 타고 있다. 뒤이어 검은색 승합차 4대가 따르고 있는데, 이들 차량은 포드의 승합차 ‘트랜짓(Transit)’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를 경호 차량으로 이용한 바 있다. 그 이후 경호차량이 추가되거나 바뀐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 차량 바로 앞에서 다른 경호 차량 한 대가 달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본 토요타사의 브랜드인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LX 3세대 모델로 추정된다.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비웃듯 고가의 외제차를 애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새 전용차량을 공개했는데 ‘마이바흐 GLS 600’으로 추정됐다. 국내 판매가가 최소 2억 6000만 원에 달하는 차량이다. 북한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벤츠의 최고급 세단 ‘S 클래스’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는 모습도 지난해 연말 관영매체에서 공개됐다. 북한은 유럽의 재외 공관 등을 통해 사치품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우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19년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는 김 위원장의 벤츠 마이바흐 2대에 대해 “2018년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을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동북아시아는 물론 중국 주변의 제1열도선(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포함한 넓은 지역 전체에 대한 방위 부담(burden of defense)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를 두고 한미일 3국 모두 가능한 한 많이 고민해야 한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 아시아연구센터 회장(83·사진)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1열도선은 냉전 시기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경계선이다. 퓰너 회장의 발언은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하면 중국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증액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을 주장했다. 다만 퓰너 회장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관련해선 “현재의 주한미군 2만8000여 명은 아주 좋은 숫자”라며 “(트럼프가 재집권해도 함께 일할 참모들이) 그렇게(철수하라고) 조언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관료들이 대거 참여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정부 정책과제를 집대성한 ‘프로젝트 2025’ 보고서를 지난해 4월 만들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선임 고문을 맡아 ‘외교안보 멘토’ 역할을 했다.“트럼프 재집권땐 북핵 핵심의제 아냐… IRA 폐기 쉽지 않아” 외교 우선 사안은 우크라-중동-대만北 추가 핵실험 등 도발없다면‘완전한 비핵화’ 장기 목표 남을것‘수입품 10% 관세’ 韓엔 부과 안할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당선되면 가장 중요한 외교 사안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대만 문제다. 한국 문제는 지금 상황에선 ‘핵심 의제’가 아니다.”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미협회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하는 등 외교 노선에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다만 퓰너 회장은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변할 권한은 없다”며 “그가 무엇을 할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퓰너 회장은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외교안보 멘토’ 역할을 했다. 지금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뿐 아니라 백악관과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각종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정책과제를 제시한 ‘프로젝트 2025’ 보고서를 만들었다. 다음은 일문 일답.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북핵 동결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해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는 등 판을 흔드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하는지 문제는 부차적(secondary) 문제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세 번이나 만났다. 그런데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만남이 아니었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되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여전히 유효할까.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남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중동, 대만 문제 때문에 톱 어젠다로 될지는 모르겠다. 더 중요한 것은 비핵화도 문제지만 핵 확산을 어떻게 더욱 억제시키느냐라고 본다. 핵 확산을 막기 위해선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주한미군의 규모인 2만8000여 명에 대해 한국인들이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이는 미국이 우방국인 한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지지하고 지속하는 데 적합하다. 트럼프 집권 1기에 (방위비 인상과 관련한) 그런 대화들이 있었다. 앞으로 그와 같이 일할 참모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조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비용 분담, 즉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나. “공평한 분담은 공동 방위와 공동 이익을 이야기할 때 (한미) 양측의 공통된 목표다. 현 단계에서 한국과 미국의 부담은 적정 수준이다. 동북아는 물론 중국 주변의 제1열도선(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 연결)을 포함한 넓은 지역 전체에 대한 방위 부담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한미일 3국 모두 가능한 한 많이 고민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들에도 적용될 것이라 보나. “안 될 거라고 본다. 알다시피 그는 협상가다. 강경한 입장에서 시작해서 점점 더 현실적이 된다. 법적으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임의로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입관세는 50%다. 그는 (중국에 대한 수입품 관세를) 60%까지 올리겠다고 했다.그게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IRA는 의회에서 통과된 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을 폐지하거나 크게 개정하지 않을 것이다.” 퓰너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등 임원진과 1시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주미 대사를 지낸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 안종혁 한국수출입은행 수석부행장,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1941년 출생 △레지스대 영문학 학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에든버러대 대학원 박사 △헤리티지재단 이사장(1977∼2013년)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해외 근무, 월 400만 원 고수익 보장, 비행기 티켓 제공….” 20대 박모 씨는 지난해 7월경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일할 근로자를 구한다면서 기본급만 400만 원, 숙식까지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정보기술(IT) 능력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고도 했다. 박 씨는 며칠 뒤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고, 태국 공항에서 업체 관계자를 만나 근무지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박 씨는 산악지대에 있는 허름한 호텔에 도착했다.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국의 접경 지대로 일명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지역이었다. ‘세계의 마약공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곳엔 카지노, 보이스피싱 업체들이 밀집해 있었다. 박 씨는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이후 종일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관리하는 일만 했다. 업체는 “규정을 왜 안 지키느냐”며 그를 구타하기도 했다. 다행히 박 씨는 가족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고, 우리 당국에 피해를 신고했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다른 한국인 18명과 함께 구출됐다. 감금 4개월 만이었다. 2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박 씨처럼 ‘고수익 아르바이트’ 등 인터넷 게시글에 속아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입국해 감금당한 뒤 불법 행위에 가담한 한국인 피해자는 지난달에만 38명에 달했다. 지난해 1월 대비 40% 늘어난 것.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2021년과 2022년 매년 4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94명으로 급증했다. 20, 30대인 피해자들은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업체의 콜센터 직원 역할을 하거나,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피해자들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국인들이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감금되면 이들을 구출하는 게 쉽지 않다. 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영사 직원이 방문하려면 미얀마 군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한다.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는 중국 카지노 업체가 2007년 부지를 장기 임차한 뒤 자치행정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라오스 경찰도 이 지역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한다. 정부는 취업 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태국을 거쳐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들어간 만큼, 태국 국경검문소 두 곳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다음 달 1일부터 발령한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네 단계로 분류된 여행 경보 중 2단계 여행 자제와 3단계 철수 권고에 준하는 효과를 가진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일부 지역, 이달부터는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에 여행 금지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해외 근무, 월 400 만원 고수익 보장, 비행기 티켓 제공…” 20대 A 씨는 지난해 7월경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일할 근로자를 구한다면서 기본급만 300만 원에 숙식까지 모두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정보통신(IT) 기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우대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A 씨는 게시글 작성자에게 연락하고 며칠 뒤 바로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태국에 도착한 A 씨는 공항에서 업체 관계자를 만나 근무지로 이동하는 버스에 올랐다. A 씨가 산악지대에 있는 허름한 호텔에 도착해서야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국의 접경 산악지대였다. 일명 ‘골든 트라이앵글’로, ‘세계의 마약공장’으로도 불리는 곳이었다. 이곳엔 카지노, 유흥업소, 보이스피싱 업체들도 밀집해있었다. ● “고수익 알바”에 속아 지난달만 38명 피해 A 씨는 여권과 휴대전화를 모두 빼앗겼다. 이후 하루 종일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했다. 업체는 “회사 규정을 왜 안지키느냐”며 그를 구타하기도 했다. 다행히 A 씨는 몇개 월 만에 어렵게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당국에 감금 피해도 신고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인 18명과 함께 구출됐다. 감금된지 4개월 여 만이었다. 2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A 씨처럼 “고수익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는 인터넷 게시글에 속아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지인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입국해 감금당한 뒤 불법 행위에 가담한 한국인 피해자가 지난달에만 38명이나 됐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피해자 숫자가 40% 가까이 늘어난 것.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 2021년과 2022년엔 피해자가 매년 4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94명으로 급증한 것. 일단 피해자들은 모두 구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직 피해신고를 하지 못한 한국인 피해자들이 현지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당국은 밝혔다. 대부분 20~30대인 피해자들은 네이버 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취업 사기업체의 게시글을 접했다. 업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인광고를 올린 뒤 “해외에서 어플리케이션 광고 및 회원유입, SNS 카페 커뮤니티 등 광고작업을 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 피해자들은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업체의 콜센터 직원 역할을 하거나,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 골든트라이앵글 입국 태국 검문소 2곳, 다음달부터 특별여행주의보 한국인 피해자들이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일단 감금되면 이들을 구출하는 건 쉽지 않다. 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우리 영사 직원이 방문하려면 먼저 미얀마 외교부 측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한다. 미얀마에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섰다. 최근에는 민주 저항세력 진압에 몰두하고 있어 우리 국민 구출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게 우리 당국의 설명이다. 라오스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는 중국 카지노업체인 킹스 로망스가 2007년 부지를 장기 임차해 카지노와 호텔 등을 건설하면서 이 지역의 모든 자치행정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라오스 경찰이나 중국 공안도 이 지역에 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취업 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태국을 거쳐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밀입국한다는 점을 감안해 태국의 국경검문소 두 곳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1일부터 발령하기로 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네 단계로 분류된 여행 경보 중 2단계 ‘여행 자제’와 3단계 ‘철수 권고’에 준하는 효과를 가진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포함한 미얀마 일부 지역, 이달부터는 라오스 내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에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이 지역에 체류하려면 당국으로부터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고 무단체류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들이 중국어가능자, IT 전문가, 단기고수익 보장 등 미끼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근본 예방을 위해선 해외 취업 사기에 연루되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국내에서 시행 중인 법정 인증 제도 257개 가운데 189개(73.5%)에 대해 통폐합 또는 절차 간소화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기업들이 인증 취득·유지에 쓰는 비용만 연 1527억여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27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인증 규제 정비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운영 중인 법정 인증은 257개다. 미국(93개), 유럽연합(40개), 중국(18개), 일본(14개) 등 주요국보다 2.7~18배 많다. 이에 업계에선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정부는 이번에 법정 인증 제도 실효성을 재검토한 뒤 필요한 인증만 남기는 식으로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66개 인증 제도는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일례로 1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쇼핑몰은 매번 1~2억 원을 들여 정기적으로 정보보호관리체계(IMS)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론 매출 300억 원이 넘는 인터넷 쇼핑몰만 IMS 인증을 받으면 되고, 간이 심사를 통해 신속하게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제인증과 내용이 중복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24개 인증은 폐지된다. 대표적인 중복 인증 사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이다. 유럽의 코스모스 인증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국내에서 유기농 화장품을 판매하려면 국내 법정 인증도 따로 받아야 했다. 2015년 도입 후 인증 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던 차(茶) 품질 인증 등은 사라진다. 인증 대상과 시험 항목 등이 비슷한 인증 8개는 통합됐다.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을 설계하는 기업은 그동안 비슷한 내용인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을 모두 받아야 했는데, 앞으로는 하나로 통합된 인증만 취득하면 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공의 병원 근무 중단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사상 처음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첫 회의를 열었다. 범정부 총력 대응을 위해 전날까지 운영되던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격상한 것이다. 한 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집단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집단행동은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들을 향해 “불법 집단행동은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비대면진료는 그동안 의원급 병원에서 재진 환자와 의료 소외 지역 주민을 진료할 때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23일부터는 희망하는 병원 어디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려 병원별로 시행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또 서울의료원 등 전국 공공병원 97곳의 평일 진료시간을 오후 8시 전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주말 및 휴일 진료도 확대한다. 필수의료가 지연되는 대형병원에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한다. 한편 경찰은 ‘사직 전 처방 등을 삭제하라’는 글이 올라온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를 압수수색하며 전공의 사직 관련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또 시민단체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의협은 정부의 대응에 “평온하던 의료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정부가 중대본을 설치하는 것은 코미디”란 입장을 밝혔다. 또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번 주말 이후 전공의들과 함께 병원을 이탈할 수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와 의사단체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주요 수련병원 94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8897명(78.5%)이며, 이 중 7863명(69.4%)은 병원을 이탈했다. 정부는 현장점검 후 총 70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이 중 5976명은 복귀 지시를 거부했다.병원들 “비대면진료 확대 1, 2주 걸려”… 환자들 “미리 준비했어야” [의료 공백 혼란]초진 환자까지 비대면진료 허용… 빅5 병원 “확대 계획 아직 없어”중소형 병원들, 시스템 구축 준비… 비대면 가능 여부 사전 확인해야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늘부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해 국민들께서 더 편하게 일반진료를 받으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를 못 받게 된 상급병원 환자들이 1, 2차 병원으로 몰릴 것으로 보여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점검해 본 결과 이날 당장 비대면 진료 대상을 확대한 병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의원들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어 비대면 진료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 앱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공지과거에는 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 등에 대해서만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모든 의료기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진료 서비스 업체인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은 이날 오후부터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고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등의 공지를 내걸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의원급 의료기관 13곳에 초진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고 답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한 의원 관계자는 “초진 환자 중 비대면 진료를 원하는 경우가 아직 없었다. 공지가 갑자기 내려와 관련 내용을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진료를 거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비대면 진료를 했던 한 의원은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진료 요청이 거의 없다”며 “대상을 확대해도 이용하는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스템 개편에 1, 2주 걸릴 것”비대면 진료가 전면 허용된다고 모든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일단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은 아직 비대면 진료를 확대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정부 방침과 관계없이 비대면 진료 확대 계획이 없다”며 “확대하더라도 전화로 검진 결과를 안내하고 위험도가 낮은 약을 재처방하는 방식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병원 중 상당수는 이번 주말부터 비대면 진료를 당장 확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소 1, 2주가량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종합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2차 병원들은 비대면 진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화상 진료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시간이 걸려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진료를 하는 병원이 정부의 기대만큼 늘어나진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방 의료원 등은 입원 환자 위주로 운영돼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를 하는 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현재 1966곳이 등록돼 있다. 수도권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이모 씨는 “의사 중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해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환자들은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반기면서도 “집 근처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는 병원을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준 씨(28)는 “의사 파업과 무관하게 미리 확대했어야 했다”며 “한 달간 위가 쓰렸는데 직장을 다니느라 병원에 못 갔다. 비대면 진료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전공의 병원 근무 중단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사상 처음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하고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첫 회의를 열었다. 범정부 총력 대응을 위해 전날까지 운영되던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격상한 것이다.한 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집단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집단행동은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들을 향해 “불법 집단행동은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경고했다.정부는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비대면진료는 그동안 의원급 병원에서 재진 환자와 의료 소외 지역 주민을 진료할 때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23일부터는 희망하는 병원 어디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려 병원별로 시행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정부는 또 서울의료원 등 전국 공공병원 97곳의 평일 진료시간을 오후 8시 전후로 연장하기로 했다. 주말 및 휴일 진료도 확대한다. 필수의료가 지연되는 대형병원에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한다.한편 경찰은 ‘사직 전 처방 등을 삭제하라’는 글이 올라온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를 압수수색하며 전공의 사직 관련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또 시민단체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이날 의협은 정부의 대응에 “평온하던 의료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정부가 중대본을 설치하는 것은 코미디”란 입장을 밝혔다. 또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번 주말 이후 전공의들과 함께 병원을 이탈할 수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와 의사단체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22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주요 수련병원 94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8897명(78.5%)이며, 이 중 7863명(69.4%)은 병원을 이탈했다. 정부는 현장점검 후 총 70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이 중 5976명은 복귀 지시를 거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기업 중 포스코를 제외한 15곳이 23일 기준 우리 정부 산하 일제강점기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기부금을 낼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산하의 재단은 국내 법원에서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상대로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급해왔다. 앞서 지난해 3월 정부는 재단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이 재단의 재원을 국내의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의 자발적 기여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제3자변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부의 발표 직후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인 포스코가 재단에 40억 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1년여 지난 지금까지 다른 기업들은 기부금을 출연하지 않았고, 기부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는 소송 원고 기준 총 60여명이다. 이들이 받아야 할 배상금은 지연 이자를 포함해 95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재단에 남은 재원은 15억 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구권자금 백서상 수혜기업들 “기부금 출연 계획 없어” 동아일보가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 15곳을 상대로 전수조사한 결과, 15곳 모두 현재 재단에 대한 기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동아일보는 경제기획원이 1976년 발행한 청구권 자금 백서에 거론된 기업 15곳에 대해 기부금 출연 계획을 질의했다. 지난해 3월 정부의 발표 직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한국전력과 코레일, KT, KT&G, 하나은행,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모두 “추가로 검토되거나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전력 측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고, KT&G 측은 “정부로부터 요청을 받은 것이 없고, 기부 사실이 없다”고 했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지원받았던 자금을 이미 정부에 모두 상환했다는 입장을 밝힌 기업들도 있었다. IBK 기업은행은 “과거 청구권자금에서 지원받았던 돈은 이미 상환한 상태”라며 “기부금 출연은 정부와 강제동원피해자, 피해자 지원재단과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대일청구권자금을 유상으로 지원받았고, 1986년까지 17년에 걸쳐 정부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했다”며 “원리금을 전액 상환했고, (청구권 자금은) 농업진흥을 위한 민간 기업(에 대한) 자금 융자로 활용됨에 따라 출연을 검토한 바 없고 출연 계획 또한 없다”고 했다. 이어 공사는 “정부로부터 출연 요청이 있을 경우 수혜기업 대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도 “이미 1974년부터 1989년까지 원리금을 정부에 상환 완료했다”며 “현재 (기부금 관련) 검토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수협중앙회, 농협중앙회, 한국남동발전 등은 자체 검토 결과 청구권협정의 수혜기업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은 “공사는 57개 광산에 민간 보조금 등을 집행하는 역할을 했고, 실제로는 광산업체들이 수혜기업”이라고 했다. 수협중앙회도 “당시 정부의 위판장 건립 등 정책 사업을 위탁해서 진행했다”며 “청구권협정의 직접 수혜기업이 아니다”라고 했다. 농협중앙회도 “(청구권자금으로) 농기계 공급 대행 업무를 한 것으로 청구권 협정의 직접 수혜기업이 아니다”라고 전했다.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이후로 공사가 여러 차례 인수 합병되거나 쪼개지면서 현재의 공사를 한일청구권협정 수혜기업으로 볼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답한 곳들도 있었다. 한국남동발전은 “발전사들이 한국전력에서 2001년에 분리됐기 때문에 1965년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배상금 95억원 넘지만…재단 가용 현금은 15억원일부 기업들은 충분한 근거 없이 정부 산하 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할 경우 향후 기부를 결정한 기업 관계자들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背任) 혐의 등을 받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한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의 관계자는 “자금을 출연하려면 이사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지금처럼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는 자금 출연과 관련한 논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당장 재원 마련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거듭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한다”고만 할 뿐 직접적인 기부 요청은 자제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을 상대로 재단에 대한 출연을 직접 권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근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진 최순실 씨가 운영을 주도하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을 강제모금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처벌받은 전례도 있다. 한일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들의 기부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재단에는 15억 원 안팎의 가용 현금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실에 따르면 재단이 국내외 단체·개인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은 41억6345만 원이지만 이 중 25억여 원은 이미 다른 징용 피해자 11명에 대한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에 재단에 남아있는 기부금은 15억여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기 성남시의 주요 도시계획을 승인하는 역할을 했던 전직 성남시 도시계획위원 A 씨에 대해 감사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시가 분당구 율동의 3만2000㎡(약 9700평) 사유지를 매입하도록 결정하게끔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토지주로부터 현금 4억여 원을 받은 혐의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성남시 정기감사를 통해 A 위원의 금품수수 의혹을 확인했고, 수뢰후부정처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금품을 건넨 토지주 B 씨도 뇌물공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요청됐다. 앞서 성남시는 ‘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2017년부터 관내 공원 용지로 지정된 사유지 중 시가 매입할 대상을 추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공원 일몰제는 공원 용지로 지정돼 있지만 20년 이상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부지를 자동으로 공원에서 해제하도록 한 제도다. 성남시는 공원에서 해제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되는 토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성남시 용역 결과 B 씨의 토지는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지 대부분이 경사가 가팔라 공원을 조성하더라도 주민 접근성이 떨어졌고, 현행법상 보존산지였기에 난개발될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도시계획위는 2019년 10월 이 토지를 매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결정을 뒤집었다. A 위원은 회의에서 “부지의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매입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은수미 당시 성남시장은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았다. 이에 성남시는 토지를 매입했고, 이듬해 4월에는 토지주 B 씨에게 보상금 330억여 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A 위원이 2020년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B 씨로부터 4억여 원을 건네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토지주가 보상금을 받은 직후였다. 다만 A 위원은 금품의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성남시의 주요 도시계획을 승인하는 역할을 했던 전직 성남시 도시계획위원 A 씨에 대해 감사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성남시 분당구 율동의 9700평 사유지를 시가 매입하도록 결정하고, 그 대가로 토지주 B 씨로부터 현금 4억 여 원을 받은 혐의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성남시는 2019년 10월 B 씨의 사유지를 ‘이매 근린공원’ 부지로 매입하고 이듬해 토지보상비 330억여 원을 지급했다. 이에 당시 성남시의회에선 “토지주에 특혜를 준 것”이라며 ‘특혜 매입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감사원은 성남시가 용역을 거쳐 “매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이 토지에 대해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에 따라 시 예산 330억여 원을 들여 매입하는 등 토지주에게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 330억 토지보상 받은 토지주, 도시계획위원에 최소 4억 건네 감사원은 지난해 실시한 성남시에 대한 정기감사 과정에서 A 위원의 금품 수수 의혹을 확인한 뒤 수뢰후부정처사 및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금품을 건넨 토지주 B 씨도 뇌물공여 및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성남시는 2017년부터 ‘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관내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사유지 중 시가 매입해야 할 대상을 추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2020년 7월 시행된 ‘공원 일몰제’는 도시관리계획상 공원 용지로 지정돼있지만 20년 이상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부지에 한해 자동으로 공원 용지에서 해제하도록 한 제도다. 성남시는 공원 용지에서 자동 해제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되는 토지에 한해 시가 직접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성남시가 진행한 용역 결과, B 씨의 토지는 시의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지 대부분이 경사가 가팔라서 공원을 조성하더라도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B 씨의 토지가 군사시설보호법상 제한보호구역이었고, 산지법상 보존산지였기 때문에 공원에서 해제되더라도 실제론 난개발될 우려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용역 결과를 검토한 성남시는 이 토지에 대해 “토지 보상 대상에서 제외”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는 B 씨의 토지를 시의 매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시 결정을 뒤집었다. 도시계획위원회가 2019년 10월 전체 위원 25명 중 19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매입해 녹지로 존치하라”고 결론을 내린 것. 당시 A 위원이 회의에서 “시가 매입하지 않으면 부지의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매입 필요성을 강조했고, 다른 위원들도 이에 따랐다고 감사원은 보고 있다. 당시 은수미 성남시장은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고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을 따랐다. 이후 성남시는 해당 토지를 매입한 뒤 토지주 B 씨에게 보상금 330억여 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A 위원이 회의 이후인 2020년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B 씨로부터 현금 4억여 원을 건네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토지주가 2020년 4월 성남시로부터 토지보상금 330억여 원을 받았는데, 그 직후 A 위원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토지주가 A 위원에게 건넨 현금 4억 여 원에 대해 시의 토지 보상 대상에 포함시키는 대가로 받은 뇌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위원은 감사원의 감사에서 금품의 대가성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의 수사요청을 받은 검찰은 당시 성남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토지 매입에 찬성했던 또다른 위원들도 ‘토지 특혜 매입 의혹’에 연루돼있는지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 B 씨가 보상비로 받은 330억여 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검찰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법적 요건 못갖춘 컨소시엄에 8000억 대 시유지 매각 특혜 성남시가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의 시 소유 부지를 2012년 법으로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 매각한 사실도 이번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감사원이 22일 공개한 정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성남시는 2021년 4월 분당 삼평동 일대의 시유지 7779평을 엔씨소프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수의 계약 형태로 매각했다. 당시 엔씨소프트 컨소시엄 측은 사업 협약에서 해당 부지에 “소프트웨어 진흥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시유지에 소프트웨어 진흥시설을 설치하려는 사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뒤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성남시는 2020년 12월 과기부에 질의도 하지 않고 임의로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지정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사업 협약에서 삭제해줬다. 결국 성남시가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 8000억 원 대인 고가의 시유지를 수의 매각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것이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은 당시 시유지 매각 건을 검토한 시청 공무원 2명에 대해 정직 처분하고 법률 검토 책임자였던 장영근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징계하라고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 매각 건 검토에 관여했지만 이미 정년퇴직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인사 자료를 남겨두라고 감사원은 통보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기 불황과 고금리에 불법 사금융 피해가 늘어난 가운데 정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불법 대부 광고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휴대폰깡’을 비롯해 신종 수법을 활용한 불법 사채업자 등에 대한 2차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 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불법 사금융 척결 방안을 발표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불법 사금융이 서민과 취약계층의 궁박한 사정을 악용해 더욱 악질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며 “불법 사금융 범죄로부터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건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불법 사금융 범죄에 대해선 신고, 제보 및 단속부터 범죄 이익 환수, 피해 구제 등 전 단계에 걸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정부 지원 사칭 등 불법 대부 광고를 게재하거나 불법 사금융업자의 접촉 통로로 활용되는 인터넷 카페, SNS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불법 대부 광고 등에 이용된 대포폰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악덕사채 179건 세무조사… 법정 금리 넘는 이자수익 회수 정부 “불법사금융 무관용” 1차 세무조사서 세금 431억 징수담보 부동산 뺏어 100억 수익 업자도연내 불법계약 소송 지원 늘리기로 불법 사금융업자들에 대한 2차 세무조사 역시 20일부터 시작됐다. 이번에는 앞서 진행한 1차 조사에서 적발된 불법 사채업자들의 전주(錢主)가 조사를 받는다. 본인 명의로 개설한 휴대전화를 대포폰으로 넘기고 돈을 빌리는 ‘휴대폰깡’ 등 신종 수법을 활용한 불법 사채업자도 새롭게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1차 조사 때보다 10% 늘어난 총 179건의 세무조사, 자금 출처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신고 및 제보를 토대로 1차 조사를 벌여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 등 총 431억 원을 징수했다. 이와 별도로 법정 최고금리를 넘어 받아낸 이자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으로 보고 환수할 방침이다. 1차 조사에서는 연 3650%의 초고금리로 이자를 뜯어내고 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밀린 빚을 추심한 불법 사채업자가 적발됐다. 미등록 대부업자였던 이들은 이자 할인, 추가 대출을 미끼로 채무자 이름의 차명계좌를 받아내 이자를 받는 데 썼다. 계좌에 입금되는 이자는 매일 현금으로 인출해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1년간 이들이 채무자에게 받아낸 이자는 10억여 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해당 사채업자에게 수억 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그를 조세범으로 고발할 계획이다. 부동산을 강제로 빼앗기 위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업체에 의도적으로 접근한 악덕 사채업자도 적발됐다. 이 업자는 단기간 거액이 필요한 건설업체를 골라 연 20%가 넘는 금리로 돈을 빌려준 뒤 상환일이 다가오면 연락을 피하거나 상환 계좌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런 뒤 상환일을 넘겼다며 담보 부동산을 빼앗았다. 이 업자가 신고하지 않은 이자수익은 100억 원대에 달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담보로 넘어간 부동산을 되찾는 등 불법 사금융 피해를 원상 복구할 수 있는 법 규정은 현재로선 없다. 피해자 보호 및 구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불법 사금융 피해자 구제 강화를 위해 올해 안에 악질적 불법 대부계약에 대한 무효화 소송 대리, 채무자대리인 지원 확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인채무자보호법도 올해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에 따라 채무조정 중인 채권 등은 추심이 금지되고 추심 횟수도 1주일에 7회 이내로 제한된다. 불법 사금융 범죄에 대한 검찰의 구속 및 구형 기준 상향 검토 등 처벌 역시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과 같은 민생 약탈 범죄는 강력히 처벌하고 불법 이익은 남김없이 환수한다는 원칙에 따라 관련 법률, 규정 개정 등 제도 개선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