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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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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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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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복지제도 남발신규 23% 승인 못받아… 중앙부처 2%의 10배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 도입하려 했던 복지제도 중 중복 또는 과잉 복지라는 이유로 ‘불승인 판정’을 받은 비율이 중앙 부처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결과’에 따르면 이 제도가 도입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중앙 부처가 추진하려 했던 복지제도 46건 중 1건(2.2%)이, 지자체는 127건 중 29건(22.8%)이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은 지자체나 중앙 부처가 복지제도를 마련할 때 유사·중복, 과잉, 형평성 여부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와 중앙 부처 간 불승인 판정 비율의 차이는 지자체가 중앙 부처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인기영합주의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들을 도입하려 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뽑힌 지자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제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자체들이 도입하려고 시도했던 복지제도 중 가장 많이 불수용 판정을 받은 건 △장수수당 지원 △장수축하금 지급 △효도수당 등 이른바 ‘노인 대상 장수수당’과 관련된 제도들이다. 불수용 판정을 받은 29건의 복지제도 중 12건(41.4%)이 장수수당 관련 제도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기초연금과 같은 취지의 수당이기 때문에 유사·중복 제도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노인 대상 이발비, 미용비, 교통비 지원과 관련된 복지제도들도 기초연금과의 유사·중복,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지적돼 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최근 정부 차원의 ‘복지재정 효율화’ 작업이 추진되면서 지자체들의 복지제도 신규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과정에서 불승인 판정을 받아도 지자체가 이를 무시하고 제도 시행을 추진할 경우 마땅히 제지할 수단은 없다. 이에 따라 복지부와 행정자치부는 올해 안에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을 거치지 않거나, 여기서 나온 결과를 무시한 채 복지제도를 시행할 경우 교부세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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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 이식 2, 3일 뒤부터 재활치료 효과적”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폐 이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됐던 환자들 중 여전히 퇴원을 하지 못한 중증 환자 중 일부는 폐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폐 기능이 크게 손상됐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1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치료 중인 메르스 감염자는 8명. 이 중 2명은 폐 기능 등에 문제가 있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기계) 등의 도움을 여전히 받아야 하는 불안정한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이 환자들의 경우 폐 세포가 딱딱하게 변하면서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제대로 교환하지 못하는 ‘폐 섬유화’가 상당기간 진행됐기 때문에 폐 이식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장기 중 가장 이식이 어려운 폐 폐 섬유화증과 폐동맥 고혈압 등을 앓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폐 이식은 의료계에서 여전히 ‘어려운 영역’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일반인은 물론이고 의료계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시술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2014년도 장기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이루어진 신장과 간 이식 수술은 각각 1808건(뇌사자 대상 806건)과 1262건(뇌사자 대상 404건). 그러나 폐 이식은 55건에 그쳤다. 간과 신장 등에 비해 폐 이식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장기 기증을 뇌사자로부터 얻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간과 신장의 경우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도 기증받는 게 가능하지만 폐는 심장처럼 뇌사자로부터 얻을 수밖에 없다. 또 뇌사자의 경우 다른 장기보다 폐가 먼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폐 이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1996년 국내 최초로 폐 이식 수술을 시도한 뒤 지금까지 142건의 폐 이식 수술을 진행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백효채 폐이식 팀장(흉부외과 교수)은 “뇌사자들 중 많은 수는 장기간 입원해 있으면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폐부종과 감염 등에 노출된다”며 “어렵게 장기 기증 결정이 이뤄져도 기증 결정자의 85% 정도는 이미 폐를 활용할 수 없는 상태로 손상돼 있다”고 말했다.○ 수술 뒤 회복 치료가 다른 장기이식보다 중요 폐 이식 수술의 특징 중 하나는 환자 상태에 따라 성공률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 에크모 등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증 환자들의 경우 폐 이식 수술 뒤 1년 생존율이 40∼50% 수준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활동을 할 수 있는 환자들은 같은 기간 중 생존율이 90% 정도 된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일본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뇌사자가 아닌 사람에게서 생체 부분 폐 이식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대한 많은 환자들에게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폐 이식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폐의 경우 다른 장기 이식에 비해 수술 뒤 회복 및 재활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간이나 신장 등은 몸 안에 있으므로 외부와의 접촉이 없다. 하지만 폐는 외부 공기와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이식 수술 뒤 공기에 포함돼 있는 세균 바이러스 등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 다른 장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홍상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예후가 좋은 환자들은 이식 수술 뒤 2, 3일 뒤부터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최근 입증됐다”며 “감염 예방과 함께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생존율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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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 항암제로 전이 암 잡을 것”

    “확률적으로 볼 때 여기 계신 분들의 3분의 1은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3분의 2는 가족, 친척, 친구들이 암에 걸리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스위스 바젤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 본사에서 열린 ‘2015년 종양학 미디어 데이’에서 이 회사의 세베린 슈완 회장은 우울한 전망으로 개회사를 시작했다. 세계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제약사가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을 초청해 암 치료제의 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미래 전망을 내놓는 행사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설명은 현재와 미래 암 환자들에게 충분히 희망을 주는 주제였다. 바로 차세대 혹은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 항암제’에 대한 전망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슈완 회장을 비롯한 로슈의 주요 관계자들은 면역 항암제에 대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써가며 효용성과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의료계에서 주를 이루는 1세대 항암제(암 세포와 일반 세포를 동시에 공격)와 2세대 표적 항암제(암 세포를 집중 공격)의 경우 이미 전이된 암에 대해선 완치를 사실상 포기한다. 전이 암의 경우 생명 연장과 증세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면역 항암제는 전이된 암을 완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1, 2세대 항암제와 확실히 구별되는 면역 항암제의 작용 방식 때문이다. 암이 생기고 나아가 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인체 내 면역 체계에서 면역세포(T세포)가 ‘비정상적 세포’인 암 세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결국 기존 항암제들은 T세포를 대신해 암 세포를 공격하는 역할을 했지만 암세포 내성 발생 등 한계가 여전하다. 반면 면역 항암제는 T세포의 활동을 자극하고, 암 세포를 인지하게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체 고유의 면역 반응을 높여 T세포가 지속적으로 암 세포를 인지하고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유도하는 것. 이에 현재 활동 중인 암 세포를 죽이는 건 물론이고 부작용과 재발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다니엘 오데이 로슈 제약부문 최고운영자(COO)는 “면역 항암제는 인체가 지닌 최고의 방어 무기인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암과 싸우기 때문에 기존의 치료법보다 훨씬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며 “면역 항암제를 다른 약물들과 조합해서 사용할 경우 더욱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슈는 올해 11개의 면역 항암제에 대해 3상(단계) 임상시험(시장 출시 전 단계)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는 현재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분류되는 방광암과 폐암에서 두드러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들도 포함돼 있다. 슈완 회장은 “5년 안에 다양한 면역 항암요법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75억 스위스프랑(약 57조8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로슈는 매년 10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슈가 개발한 대표적인 항암제로는 허셉틴(유방암)과 아바스틴(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대장암 치료제) 등이 꼽힌다.바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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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살 건강 여든 간다”… 혈당-혈압-콜레스테롤 먼저 체크를

    《 한국 ‘3040세대(30대와 40대)’ 중 금연, 절주, 운동 같은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2만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연 △저위험 음주 △꾸준한 걷기 등 이른바 ‘3대 기본 건강생활 습관’을 모두 실천하고 있는 30대와 40대는 각각 23.8%와 25%에 불과했다. 3040세대 10명 중 2명만이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특히 남성의 실천 비율은 30대와 40대가 각각 15.9%와 14.3%에 그쳤다. 의료계에서는 3040 시기를 건강한 노후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본다. 이 시기의 건강관리를 통해 50대 이후 만성질환에 노출될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 ‘2015 건강 리디자인’ 기획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당신의 노후건강, 3040에 결정된다’는 3040세대인 독자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아보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로 직장생활 11년째인 대기업 직원 이모 씨(38)는 일주일에 2, 3회 정도 맥주와 소주를 섞은 폭탄주를 5잔 안팎으로 마시는 술자리를 갖는다. 햄버거, 라면, 치킨, 피자 같은 ‘정크푸드’도 주 2, 3회 정도 즐기고, 평소 식사 때는 야채보다 고기 위주 음식을 선호한다. 이 씨가 꾸준히 하는 운동은 출퇴근 혹은 외출 때 빠르게 걷는 것. 그는 “특별히 건강관리를 안 하고 있지만 몸에 이상을 느껴본 적은 없다”며 “건강에 자신 있고, 아직은 식생활 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도 안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씨가 지난해 10월 받은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총 콜레스테롤 195mg(dL당·200mg 미만이 정상) △공복혈당 99mg(dL당·100mg 미만이 정상) △혈청GPT 38U(L당·40U 미만이 정상), △허리둘레 85cm(90cm 미만이 정상) 등으로 주요 지표들이 모두 정상이다.○ ‘커트라인’에 걸린 3040부터 잡아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씨의 몸이 이미 ‘위기 신호’를 확실히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간기능(혈청 GPT), 허리둘레 같은 주요 지표에서 모두 간신히 정상 범위 안에 들었기 때문이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장은 이 씨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겠지만,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머지않아 주요 검진 지표들이 이상 범위로 진입할 것”이라며 “40대 중·후반 또는 50대 초반 정도 시점에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3040 시기를 노후 건강관리의 ‘3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는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이 씨처럼 건강검진 결과를 통해 나타나는 주요 지표의 수치가 ‘커트라인’에 걸려 있는 이들의 경우 본격적인 건강관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3040 시기에 얼마나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5060 시기와 그 이후에도 비교적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삶 △만성질환에 노출돼 노후 생활의 적지 않은 비용과 에너지를 건강관리에 투자해야만 하는 삶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의 만성질환에 걸려 원래 자기 수명까지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삶 중 하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가정의학)은 “직장생활, 육아, 사회활동 등으로 인생에서 가장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3040세대에게 적극적인 건강관리는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사실상 남의 일”이라며 “특히 겨우 정상 판정을 받은 이들의 경우 ‘나는 건강하다’는 잘못된 확신을 가진 채 지속적으로 건강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지표부터 꼼꼼히 봐야 매년 한 번씩 직장 건강검진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 지표들을 확인하는 3040세대에게 전문가들은 ‘혈관 건강’과 관련된 지표들부터 면밀히 체크해 보라고 강조한다. 동아일보가 주요 종합병원과 가정의학 부문 전문의원의 의료진 14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결과 지표에서 가장 면밀히 관찰해야 할 지표(복수응답 가능)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혈당(11건·78.6%)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혈압(9건·64.3%) △콜레스테롤(8건·57.1%) △허리둘레와 간 기능(각각 5건·35.7%) △위 내시경(2건·14.3%) 순이었다. 이 지표들의 경우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 정상 범주에서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꼼꼼히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이 지표들의 수치가 커트라인에 걸려 있는 수준으로 정상 판정을 받았다면 건강검진을 진행한 의료기관에서 별다른 코멘트가 없더라도 자발적으로 의료진과 상담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혈관 건강 지표는 현재 생활습관 평가에 적합하고 동시에 치명적인 심장질환과 뇌혈관 관련 만성질환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라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혈관 건강은 기본적인 신체 노후 상태를 보여준다”며 “장수시대에 얼마나 젊은 상태로 살고 있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기본 지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3040 시기의 혈관 건강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에는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증 같은 혈관 관련 질환의 인지율(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정식으로 진단을 받은 비율)이 3040세대에서 낮게 나타난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0세 이상 전체 고혈압 질환자의 인지율은 65.9%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19.1%와 43.2%에 그쳤다. 당뇨병 질환자도 전체 인지율은 73.1%지만 30대는 45.7%, 40대는 55.6%였다. 또 고콜레스테롤증은 전체 인지율 49.3%, 30대와 40대는 각각 18.6%와 34.2%였다. ▼ “느는 건 뱃살, 줄어드는 건 근육… 맞춤운동-식사법 알려주세요” ▼3040 건강프로젝트 참가 5人“빨리 먹고, 많이 먹고, 밤에 라면을 먹어요.” “조금만 먹어도 배가 나와요.” “일이 많다는 이유로 운동을 거의 못 하고 있어요.” ‘당신의 노후건강, 3040에 결정된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3040세대 독자는 재테크 강사 이재철 씨(44), 은행원 이승준 씨(42),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나영 씨(40·여), 출판사 대표 김홍민 씨(39), 회사원 김효진 씨(34·여) 등 총 5명. 9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이들은 “예전엔 건강을 과신했는데, 해가 갈수록 몸이 쉽게 피로해지고 특히 복부에 살이 찌며 위염과 대장염 등 각종 만성질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젊을 때 생활습관을 유지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들이 가장 얻고자 하는 바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처방. 이승준 씨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늘 피로한데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고, 김나영 씨는 “하루 한 끼밖에 먹지 않는데도 복부에 살이 많은데, 내게 맞는 식습관과 운동법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씨는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없냐”고, 김홍민 씨는 “둔해져서 움직이기 불편한 뱃살을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이재철 씨는 “과민성 대장염이 있어 여름만 되면 고생”이라며 치료법을 궁금해했다. 건강 리디자인의 1차 목표는 체중 감량을 통한 몸 상태 개선. 정확한 감량 수치는 개인마다 조금씩 달랐다. 이들은 “건강한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기 위해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201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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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험실 안전 예산 1년만에 없앤 정부 “이슈 잠잠해져서…”

    이달 4일 문을 연 광주 동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05년 첫 삽을 뜬 이후 10년 동안 건축비로 들어간 나랏돈이 8000억 원에 이른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아시아문화전당 운영에 7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체부는 이 예산 가운데 50억 원을 떼어 내 아시아문화전당 주변 지역을 포함한 ‘7대 문화권 조성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그런데 아시아문화전당이 있는 광주 동구 지역은 국토교통부도 도시재생사업지역으로 선정해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 총 1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비슷한 지역에 2개 부처가 예산을 중복 투입함에 따라 넉넉하지 않은 나랏돈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워낙 대규모여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시재생사업 지역을 선정할 당시부터 문체부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16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현장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거나 사업 타당성을 정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개별 예산을 줄이거나 늘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장과 소통이 부족한 가운데 당초 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예산 총액을 조정하는 데만 주력했다는 것이다.○ 사업 타당성 ‘주먹구구 전망’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을 때 정부는 대학 실험실습실 환경을 안전하게 개조하는 데 1606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에는 이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그 대신 ‘실험실 기자재 확충사업’이라는 성격이 다른 사업에서 안전환경 조성사업비를 떼어 쓰도록 했다. 기자재 확충사업 예산은 250억 원 규모여서 전국 대학의 안전도를 높이기에 부족하다는 현장의 지적이 많았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에 비해 안전 관련 이슈가 많이 수그러든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내년 에너지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2355억 원 줄어든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대폭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업 구조조정에 앞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특성을 면밀히 검토해 장기 전망을 하거나 적정 삭감 규모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산업부는 ‘앓던 이’ 같았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 기재부에 냈다. 그러자 기재부는 ‘해외자원개발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일 것을 우려해 산업부 안보다 삭감 폭을 다소 줄였다. 언론진흥기금은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전망하는 바람에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사업 등을 하기 어렵게 됐다. 문체부는 언론기금이 신규 사업을 하려면 내년에 올해보다 50억 원가량 많은 28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기재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와 같은 232억 원으로 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금 여유자금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국고출연 계획도 보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에 국고 출연 여부, 언론기금을 법정 기부금 단체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 2시간 기다려 10분 면담하는 ‘요식 소통’ 기재부 예산실이 있는 정부세종청사 4동 3층은 예산 심의기간 중 다른 부처 예산담당자나 기금 관계자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보통 1, 2시간씩 기다려 기재부 관계자를 겨우 만나지만 사업과 관련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았다. 사회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 씨는 6월 말 기재부 공무원에게 예산사업을 설명하기 위해 저녁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기재부 담당자는 약속시간 1시간이 지나도 전화조차 없다가 오후 9시에야 나타났다. A 씨는 “밤늦게 예산사업을 잠깐 설명했지만 잘 알아듣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시간이 촉박해 심도 있는 분석이 힘든 구조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재부가 애초부터 짜둔 시나리오에 개별 사업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예산안을 편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재부는 올 3월 중기 재정운영계획에 따라 부처별로 내년 사업에 드는 재정총액을 2차례에 걸쳐 심의해 지출한도를 정했다. 이어 4월에 지출한도를 다소 늘린 정부안을 만든 뒤 국회 심의 과정에서 1조 원 안팎의 예산안이 증감될 것으로 보고 국회 통과 시 예상되는 최종 예산안까지 작성했다.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연말 국회에서 증액될 규모까지 염두에 두고 감액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을 끼워 넣었다는 지적도 많다. 재정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예산 총액만 정해두고 개별 사업은 부처가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예산편성 방식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재부의 독단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도입했지만 이 방식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이런 예산편성 체계가 잘 돌아가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김철중 / 이세형 기자}

    • 20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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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리면 감염될까’ 공포의 주사침… 안전 의료기기 지원해 사고 막자

    수도권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임신 8주차 간호사인 김모 씨(31)는 응급실에서 일하게 될 때면 늘 불안하다. 응급실에선 환자의 정확한 질환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채혈이나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환자와의 밀접한 접촉은 물론이고 혈액이나 분비물에 노출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김 씨는 “응급실에서는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 많아 예방 교육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며 “항상 조심하고, 스스로 위기의식을 가지려고 하지만 ‘언제든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병원 질병 발생률 2배나 높아 의료진 감염사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주사나 카테터 등에 찔리는 자상(刺傷)사고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국 62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의 주사바늘 등에 의한 ‘자상사고’가 3744건이나 발생했다. 또 자상사고의 원인 환자에는 에이즈,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을 앓는 환자가 포함된다. 병원 내의 의료진들은 주사바늘 주사에 의한 감염뿐만 아니라 최근 메르스 사태처럼 환자 검체에 의한 접촉성 감염 위험에도 항상 노출돼 있다. 실제로 다양한 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원은 질병 발생 위험성이 큰 곳이다. 미국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의 질병 발생률은 다른 업종보다 높다. 전체 근로자의 3.8%에게서 발생하는 사고와 질병 발생률이 병원에서는 6.8%로 2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일상적인 진료 행위 중 의료진의 감염 위험을 막는 세부적인 조치 마련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침습적 의료기기가 특히 문제 이처럼 의료진의 병원 내 감염과 관련된 심각성이 제기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진행한 ‘의료기기 안전문제 우선순위 설정 연구’를 통해 침습적 의료기기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사바늘 같은 날카로운 의료용 도구로 인해 혈액과 체액에 노출되는 사고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의료인의 자상사고 예방을 연구하는 울산대 간호학과 정재심 교수는 “주사바늘 등 각종 의료기기로 인한 위험성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의료진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는 혈액 매개 감염질환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7월에 열렸던 ‘간호사 직업안전과 감염 예방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의료인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이런 비판의 배경에는 병원들이 의료진 보호에 도움이 되는 안전성 높은 의료기기 구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재정적, 제도적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 있다.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 외국에선 정부 차원에서 의료인 감염 위험 줄이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대만의 경우만 해도 2006년부터 전염성이 높은 감염 관련 질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같은 혈액 매개 감염병, 응급실에서의 안전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특별 급여를 인정했다. 일본, 캐나다, 호주 같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도 최근 안전 의료기기 사용 의무화 등 의료진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13년 5월 각국이 의료 관련 자상사고 예방을 위한 법령을 제정하도록 했고, 호주는 2001년부터 자상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안전기구와 가이드라인 확보 등을 필수화했다. 정 교수는 “일부 종합병원에서는 의료종사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자체 비용으로 안전기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더 이상 병원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병원들이 의료인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무리 없이 취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수가 조정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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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 보관함’ 보급 농어촌 자살 막는다

    전북에 사는 김모 할아버지(82)는 3년 전부터 당뇨병과 관절염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에 사는 아들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락이 뜸해졌다. 할머니(부인)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지만 할아버지의 ‘심리상태’는 크게 악화됐다. 말수가 줄고 이웃과 접촉도 잘 하지 않아 집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해 3월경 할머니가 외출한 사이 할아버지는 ‘농약을 마시고 죽겠다’고 결심했다. 장롱 서랍에서 농약 보관함의 열쇠를 찾고, 창고에 있는 ‘농약 안전보관함’으로 가서 열쇠를 끼우려는 순간 할아버지는 아들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열쇠를 떨어뜨리고 농약 보관함 앞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 외출에서 돌아온 할머니가 “왜 갑자기 농약을 꺼내려는 거냐”라고 소리를 지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10일)을 앞두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2011년부터 국내 농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약 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이 보건의료계에서 관심을 부르고 있다. 이 사업은 농약 보관함을 농어촌 지역 노인들에게 제공해 평상시에는 여기에 농약을 넣어두고 열쇠로 잠가 놓아 농약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게 목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건강통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2012년 기준 10만 명당 81.9명으로 세계 1위다. 이런 상황에서 농약 보관함이 농어촌 노인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자살 방법인 ‘농약 마시기’를 예방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약 보관함이 보급된 106개 마을(총 4350개 보급)에서는 보관함이 전달된 뒤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을 결심한 사람도 내면에는 두려움과 살고자 하는 의지가 남아 있다”며 “‘열쇠 찾기(1단계)’, ‘보관함 문 열기(2단계)’, ‘농약병 열기(3단계)’같이 목숨을 끊는 행동을 지연시키는 조치를 여럿 마련해 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아가 자살을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자살이 많이 발생하는 다리와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하는 ‘자살예방 상담 전화’와 ‘자살 방지용 조형물’ 같은 것도 자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간을 끌면서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것을 겨냥한 조치다. 이시형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농약 보관함처럼 자살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지역사회와 연계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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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신종 감염병 대응 노하우’ 개도국에 전수

    에볼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 고위급 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보건의료 관련 공적개발원조(ODA) 전략이 공개된다. 3일 보건복지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7∼9일 서울에서 열리는 GHSA 회의 기간에 △예방접종 대책 △진단·실험 시스템 구축 △보건의료 인력 역량강화 등 3개 분야에 초점을 맞춰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는 내용의 보건의료 ODA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중동을 기준으로 지역별로 2, 3개 거점 국가를 선정한 뒤 이 나라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과 공급 △감염병 진단·실험 인프라 구축 △의료진 교육과 양성 등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GHSA 준비TF 관계자는 “한국이 경쟁력 있는 보건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개도국에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취지”라며 “최근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경우 개도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는 경우가 많아 개도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키우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GHSA 고위급 회의는 지난해 9월 ‘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사태’를 계기로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만으로는 앞으로 신종 감염병을 예방·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요국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리는 2차 GHSA 회의에서는 국가 간 감염병 발생과 확산에 대한 정보공유 체계와 개도국의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특히 한국이 최근 경험했던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보와 대응 노하우도 참가국들에 공개된다. 또 항상제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과 생물테러 대응 방안도 비중 있게 다룰 계획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국제 보건의료 분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 토머스 프리든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본부장을 중심으로 실비아 버웰 미국 보건부 장관,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전 WHO 메르스 조사단장), 브라이언 에번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사무차장 등이 2차 GHSA 회의를 위해 방한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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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백신 개발-응급실 1.6배 확대… 삼성서울병원, 5년간 1000억원 투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는 도착한 뒤 30분 이내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최초 진료를 받고, 6시간 이내에 해당 전공 전문의로부터 입원 또는 퇴원 판정을 받게 된다. 또 내년 3월까지 전체 응급실 규모가 1970m²(약 596평)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3152m²(약 953평) 안팎으로 커지고 진료 공간은 △감염 △외상 △소아 △암환자 △급성질환 △종합치료 등 6개 영역별로 나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후속 대책’을 2일 발표했다. 응급실 시설 개선을 포함한 병원 인프라 확충에 500억 원 이상, 메르스 백신 개발에 410억 원 등 총 1000억 원 정도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 때 가장 많은 감염자(86명)가 발생했던 곳. 병원 측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개선 조치의 일환으로, 응급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 환자와 감염병 환자 간 접촉 △과밀화 현상 △진료 지연 등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을 찾는 감염병 환자를 위한 음압격리실을 응급실 내에 이미 11개 설치했고, 내년 3월까지 최소 10개 이상의 입원 치료용 음압격리병실이 들어선 음압격리병동을 갖추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무분별한 병문안 문화를 바꾸기 위해 응급실 환자의 보호자는 1명, 입원 환자당 면회객을 하루 2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 메르스 백신 개발 업무는 한국에 본부가 있고 유엔개발계획(UNDP)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설립·후원하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VI)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IVI는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향후 5년간 메르스 백신 개발과 보급 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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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아직 못 끊으셨나요]실내 흡연실 있는 한 간접흡연 피해 못줄인다

    회사원 이모 씨(35)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발길을 자제하는 자신만의 ‘사내 방문 금지 장소 리스트’가 있다. 3층에 있는 휴식 라운지와 주차장 쪽 야외 공간이 바로 그곳이다. 휴식 라운지 근처에는 흡연실이 있고, 주차장 쪽 야외 공간은 사내 흡연자들이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찾는 공간이다. 기관지가 약해 환절기 감기에 걸려도 고생을 심하게 하는 이 씨는 대학시절 만난 남편에게 “나랑 사귀려면 담배부터 끊어라”는 조건을 걸었을 정도로 담배 연기를 싫어한다. 이 씨는 “흡연실 근처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나는 건 물론이고, 흡연실 안에서 담배를 피운 뒤 바깥에 있는 쓰레기통에 꽁초를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며 “실내 흡연실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지만 간접흡연 피해가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모든 음식점과 PC방에 대한 금연구역 지정 조치로 ‘금연구역 확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연구역 확대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1995년 관련 법이 처음 마련돼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면적인 실내 금연조치 등과 같은 ‘강한 규제’는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여전히 직장 내 간접흡연 노출은 줄어들고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들의 직장 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2011년 45.2% △2012년 46% △2013년 47.3%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실내 흡연실 설치를 완전히 금지하지 않는 이상 새나오는 연기, 버려지는 꽁초 등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며 “흡연실 내 공기의 질을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흡연자와 이 공간을 청소하는 인력들의 건강이 더욱 나빠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흡연실 내부의 공기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실내 오염과 환기 문제 등을 연구하는 학회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흡연실의 공기 질을 관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 연구팀이 최근 2년간 조사한 국내 공공시설의 대형 흡연실 중에는 내부 초미세 먼지 농도가 대기오염 기준의 30배를 넘어서는 곳도 있었다. 보건당국은 현재 금연구역 확대 조치의 중·장기적 목표에는 실내 흡연실을 완전히 없애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내 흡연 완전 금지는 한국이 가입해 있는 WHO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의 기본 방침”이라며 “금연구역 확대에 대한 국민 인식이나 만족도도 높은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진행한 ‘국가 금연정책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금연구역 확대’(88.9%)는 ‘담뱃값 인상’(93.5%) 다음으로 높은 인지율을 기록했다. 흡연 줄이기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금연정책에서는 14.2%를 기록해 ‘담뱃값 인상’(20.7%)과 ‘금연 교육·홍보 강화’(19.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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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한 의사의 오랜 고민, 무지외반증 환자들에게 큰 선물되다

    의료계에서 정형외과는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다양한 대형병원과 전문병원들 간 경쟁은 물론이고 비수술적 치료를 앞세운 한방병원들까지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형외과를 선택할 땐 전문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워낙 다양한 병원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을 선택하는 게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면도 있다”며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에서 치료 노하우가 확실하게 입증된 곳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생체형 녹는 나사’ 이용한 무지외반증 치료 연세건우병원은 정형외과 분야에서 ‘발’과 ‘발목’, 즉 족부 질환 분야에 특화된 치료를 하고 있다. 개원 1년 만에 초진 환자 1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병원의 박의현 원장은 족부 질환 분야에서는 국내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박 원장은 ‘무지외반증’ 질환 치료 권위자다. 무지외반증은 보통 엄지발가락 부위가 휘어서 돌출되는 경우를 뜻한다. 보통 수술로 치료를 하지만 휜 각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중기나 중·후기 환자들의 경우 뼈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금속 나사를 이용한 치료가 흔히 사용된다. 증상이 심해 뼈가 많이 휘고 약해져 있을 땐 나사 대신 금속 핀을 통해 고정하기도 한다. 핀 고정의 경우 수술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핀을 제거하는 2차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경우도 많다. 박 원장은 이런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지난달 생체형 녹는 나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개발)를 이용해 수술을 진행했다. 그는 “이 나사는 뼈를 구성하는 성분과 같은 마그네슘과 칼슘으로 구성돼 있어 시간이 지나면 100% 뼈에 흡수된다”며 “증상이 심하거나 뼈가 약한 환자는 금속핀 사용이 필요하지만 그외 환자에게는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짧은 입원 기간, ‘톱 팀’ 운영 생체형 녹는 나사를 이용한 수술을 성공하기 전에도 연세건우병원이 이뤄낸 성과는 상당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수술 뒤 평균 약 6일간 입원했다. 하지만 연세건우병원에서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약 2.1일. 그만큼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세건우병원 관계자는 “바쁜 일상생활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할 때 짧은 입원 기간은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수술 뒤 통증을 줄이는 부분에서도 신경을 많이 쓴다. 박 원장은 이를 위해 복합 약물주사 치료를 도입했다. 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해당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통증이 4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 구성도 연세건우병원의 장점. 병원은 족부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수술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톱 팀(Top-Team)’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톱 팀은 병원 내 주요 분야별 의료진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 원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톱 팀을 구성한 뒤 치료 노하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연구 활동에도 적극 투자 환자에 대한 진료와 치료 못지않게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생체형 녹는 나사를 이용한 시술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치료법 연구에 병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박 원장은 정형외과 부문에서 국제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 ‘미국스포츠의학저널(AJSM)’의 리뷰어(reviewer)로도 활동 중이다. 리뷰어는 연구자들이 제출한 논문이 AJSM에 실릴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또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는 중에도 꾸준히 병원 내 임상분석팀과 함께 크고 작은 연구과제들을 진행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박 원장은 “다른 병원과 구별되는 병원이 되려면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지금 당장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임상 기술뿐 아니라 미래에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연구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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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오래 피울수록 치매 일찍 온다

    흡연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이 비흡연자에 비해 대뇌피질 손상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대뇌피질이 손상되면서 걸리는 경우가 많다. 대뇌피질은 전체 뇌 신경세포의 약 25%가 모여 있는 기관으로 △감각 정보에 대한 처리 △의식적 사고 △인지 △문제 해결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삼성서울병원 서상원(신경과)·신희영·강미라(건강의학본부) 교수팀과 연세대 의대 김창수·조한나(예방의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 ‘흡연이 뇌 퇴행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유럽신경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 9월부터 2012년 12월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성인 남성 977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한 뇌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 대상자들의 연령대는 57∼71세(평균 64.9세)로, 치매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은 ‘인지 기능 정상 상태’의 사람들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흡연자 그룹(128명)의 경우 비흡연자 그룹(270명)에 비해 대뇌피질 두께가 얇은 것으로 측정됐다. 비흡연자 그룹의 대뇌피질 두께가 2.92∼3.16mm였지만 흡연자 그룹은 2.91∼3.13mm였다. 0.01∼0.03mm 정도 차이가 난 것이다. 또 나이와 만성질환 같은 요소를 제외하고 흡연으로 인한 대뇌피질의 두께 차만 분석할 경우 흡연자 그룹은 비흡연자 그룹에 비해 평균 0.035mm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매우 미세한 차이지만 대뇌피질의 두께가 보통 3mm 안팎인 것을 감안할 때 흡연자와 비흡연자 그룹 간 두께 차는 의미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의 대뇌피질 두께를 측정하면 2.8mm 안팎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나이, 음주량, 비만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흡연이 지속되는 동안 신경이 손상되어 대뇌피질의 두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확인됐다”며 “알츠하이머성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금연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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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최고의 의술]102세 대장암 2기 할머니 복강경 수술…

    “아무리 베테랑 외과의사라도 100세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암 수술을 한다는 건 쉽지 않죠. 외과의사 생활 중 가장 보람이 깊었던 일입니다.” 김준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64)는 2011년 12월 15일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당시 102세로 대장암 2기 상태였던 고 문귀춘 할머니(2014년 사망)의 복강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100세 넘는 암 환자에 대한 수술은 세계적으로도 거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통상 의료계에서는 70, 80대 환자의 경우에도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수술 진행을 신중히 결정한다. 심폐 능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술 도중은 물론이고 회복 뒤에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문 할머니의 경우 고혈압이 있었지만,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없었고 평소 정신도 또렷해 ‘개복 수술은 힘들어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복강경 수술은 진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 수술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감 있게 시도한 수술이었지만 문 할머니에 대한 수술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배에 0.5∼1.2cm 크기의 구멍을 낸 뒤 투관침을 넣어 종양을 절제하는 방식인 복강경 수술은 통상 3시간 정도면 끝난다. 그러나 문 할머니의 경우 50여 년 전 앓았던 충수돌기염(맹장염)으로 인해 소장과 결장의 유착이 심한 편이었다. 이로 인해 투관침이 종양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기가 어려웠던 것. 김 교수는 “수술을 시작한 직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복강경 수술은 일단 중단하고 개복 수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까지 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하지만 김 교수는 당시 환자의 마취 상태에 문제가 없었고, 연령대를 감안할 때 개복 수술은 신체 부담이 크고 감염 우려도 있다고 판단해 복강경 수술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진행했던 3000건이 넘는 대장암 관련 복강경 수술 중 가장 섬세하게 손을 움직였던 수술이었다”며 “총 6시간이 걸린 수술 중 종양 위치까지 도달하는 데만 약 3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수술 뒤 김 교수의 예상처럼 문 할머니는 특별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회복돼 105세까지 살았다. 김 교수는 “개복 수술에 비해 수술 상처 부위가 적고, 심폐 기능에 부담을 덜 주는 복강경 수술을 활용하면 더 많은 초고령층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더욱 강해졌다”며 “의학의 발전 못지않게 노인들이 건강관리에 철저해지고 있다는 점도 초고령층 환자들에 대한 수술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부터 복강경 수술을 해 온 김 교수는 최근 복강경 수술 기법의 해외 전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4년부터 주로 태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복강경 수술 노하우 전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일본 의사들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복강경 수술 노하우 전수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수술 장면을 녹화해 해외 학술대회에서 보여주면 곳곳에서 탄성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해외 환자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복강경 수술을 중심으로 한 한국 의료 수준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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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아직 못 끊으셨나요]‘‘향기 담배’ 비흡연자 유혹 ‘솔솔’

    최근 담배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담배 제조사들이 ‘가향 담배(향기 담배)’로 마케팅 활로를 타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멘톨 등 다양한 향기 마케팅을 통해 담배가 마치 해롭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줘 이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기 담배도 일반 담배 못지 않은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향기 담배로 인한 니코틴 의존도가 일반 담배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2013년 발간된 국제학술지 ‘어딕션’에 따르면 2013년 미국 5개 주의 83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학생들보다 멘톨 담배로 시작한 청소년들의 니코틴 의존도가 약 1.8배 더 높았다. 이선영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금연정책기획팀장은 “향기 담배는 담배 특유의 떫고 매운맛을 줄여주는 건 물론이고 독특한 맛과 청량감도 느끼게 해준다”며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특히 젊은 세대와 비흡연자들을 유혹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멘톨, 포도, 오렌지, 사과 같은 과일은 물론이고 커피와 모히토 등 음료수 향기와 맛이 느껴지는 담배들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KT&G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38%가 향기 담배다. 특히 향기 담배는 필터 부분을 이로 깨물면 필터 속 캡슐에서 향이 나오는 ‘캡슐 담배’ 형태로 많이 판매되는데, 이 담배의 최근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 캡슐 담배는 총 10억4540만 개비가 판매돼 3년 전에 비해 약 55배 증가했다. 캡슐 담배가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1%에서 8.3%로 늘었다. 이처럼 판매가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담배에 향을 첨가하는 것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는 담배 향기에 대한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2009년 멘톨 외의 성분을 궐련담배에 첨가할 수 없게 했고, 브라질은 2012년 세계 최초로 멘톨을 포함한 모든 향기 물질을 담배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내용의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담배규제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멘톨을 제외한 모든 향기 물질을 궐련담배에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멘톨도 2020년부터는 첨가할 수 없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등에서 최근 향기 담배에 대한 규제를 적극 강조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를 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는 “담배 제조사들이 그동안 마케팅의 핵심이었던 ‘화려한 담뱃갑 디자인’을 더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향기 담배 마케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관련 규제와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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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괄간호 확대 위해 ‘쉬는 간호사’ 채용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문제가 드러난 간병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포괄 간호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간호 인력을 확충하고 양성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포괄 간호서비스는 가족과 간병인 대신 간호사 등이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돌보는 제도다. 복지부는 포괄 간호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현재 간호사 자격증을 소지했지만 활동은 하지 않고 있는 20∼40대 ‘쉬는 간호사’ 6만2000여 명의 현장 복귀를 돕고자 다음 달부터 전국 6개 권역에 ‘취업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간호사 면허 등록자 32만여 명 중 의료기관에서 활동 중인 인력은 15만 명 정도다. 또 2018년까지 포괄 간호서비스 확대로 1만8000여 명의 추가 간호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복지부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구분돼 있던 간호인력 체계를 ‘간호사-1급 간호지원사-2급 간호지원사’ 등으로 개편하기 위해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한 뒤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간호조무사란 명칭은 앞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번 조치는 간호인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간호사와 간호지원사 간 업무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기로 했다. 간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간호조무사의 업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환자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개정안에 간호지원사는 ‘간호사의 지도 아래 간호업무를 보조(의원급 의료기관은 예외)하고, 간호계획을 수립하거나 환자의 보건위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는 수행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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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을 그려보세요, 희망이 피어나요”

    “제가 만든 ‘꽃다발’이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선물이 됐다는 게 뿌듯합니다.” 최근 한국자살예방협회로부터 ‘2015 생명사랑대상’ 문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원은희 씨(53·여)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무력함을 이겨내기 위해 3년 전부터 그리기 시작한 꽃 그림(꽃다발)의 사진을 찍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 이렇게 큰 변화를 불러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지인들 사이에서 ‘매일매일의 꽃다발’이라는 명칭을 얻으며 SNS를 중심으로 ‘생명력과 희망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얻었던 원 씨의 그림들은 2013년부터 다양한 자살예방 관련 활동에 쓰이고 있다.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의 박일준 대표가 원 씨의 그림을 접한 후 관련 행사 때 전시를 부탁했고, 각종 행사용 포스터로도 활용했기 때문이다. 원 씨는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좋은 취지라 박 대표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살예방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 (저의) 그림들이 더욱 유명해졌고, 다양하게 활용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 씨의 그림들은 지난해 9월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주최한 ‘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 때도 전시됐고, 자살예방캠페인본부 등 자살예방 관련 포스터 그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원 씨는 지난달 학교폭력 등을 저질러 보호시설에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엽서’ 만들기 지도에도 나섰다. 원 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꽃 그림을 통해 자살예방과 보호시설 청소년 교육에 적극적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며 “어린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자살예방 관련 단체들은 꽃이란 생명체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50대가 된 후 인생의 무력감과 회의감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그림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재미를 찾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의미를 부여해 더욱 적극적으로 원 씨의 그림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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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중증은 물론 재발되거나 터진 디스크도 고주파로 말끔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척추와 관절 질환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에서 척추와 관절 상태가 안 좋아지는 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피할 수 없는 변화다.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안 좋고, 심장질환과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도 많아 적극적인 수술 치료가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 점에서 수준 있는 시술 능력을 갖춘 정형외과 전문병원들은 최대한 부담을 덜 주는 방식의 치료를 추구한다.고주파 디스크 치료에 대한 노하우 갖춰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선릉역)도 환자에게 부담을 덜 주는 ‘고주파 디스크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병원 중 하나로 꼽힌다. 또 고주파 디스크 치료와 관련된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병원의 고주파 디스크 치료는 일반적인 고주파 열 치료와는 차이가 있다. 그동안 진행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특수 신경 치료 기법을 같이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단순한 고주파 열 치료술로는 치료하기 힘든 말기 디스크 질환뿐 아니라 재발되거나 터진 디스크, 디스크가 동반된 협착증 등으로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조성태 병원장은 “다양한 환자들을 치료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숙련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고주파 치료만으로도 상태가 크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유명 연예인들이 치료를 받은 병원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은 유명 연예인들이 치료를 받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조 아이돌’ 여자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원로 가수 장미화 씨를 비롯해 가수 휘성, 김종국, 지석진 씨 등이 요통과 하지 방사통 등의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이 병원에서 고주파 디스크 시술을 받은 뒤 상태가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 정준하 씨의 경우도 이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은’ 연예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 씨는 평소 허리 문제가 없었지만 갑자기 발생된 급성 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에서 고주파 디스크 치료를 받았다. 당시 정 씨는 정상적으로 걷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국소 마취를 진행했고 소형 내시경을 이용해 10분 정도 시술을 진행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집어넣고, 수축시켰다. 또 터진 추간판의 경우 신경치료를 진행했다. 병원 관계자는 “정 씨는 시술 직후 통증이 사라졌고, 특별한 문제가 없어 당일 퇴원했다”며 “고주파 치료의 효과에 대해 크게 만족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병원은 ‘댄싱 9’ 시즌 2와 시즌 3의 ‘팀 닥터 병원’으로 선정돼 많은 연예인들의 허리와 목 디스크 관련 질환을 치료했다.해외 환자 방문도 늘어나는 추세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에 따르면 연간 수천 명의 환자가 이 병원에서 고주파 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환자 사례가 많기 때문에 치료 노하우 역시 풍부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추세다. 매년 꾸준한 수의 해외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 의료진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고주파 디스크 치료와 관련된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한편 이 병원은 바람직한 고주파 디스크 치료를 환자들이 명확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부 병원들이 비수술 척추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주파 디스크 치료 대신 꼬리뼈 레이저 시술, 풍선 확장술, 꼬리뼈 신경 성형술 등을 무리하게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병원장은 “비수술 치료의 경우 역량이 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 간 노하우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자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병원을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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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최고의 의술]한국 의사 최초 아프리카서 에볼라 치료… “감염병 중 ‘최고의 강적’과 사투 못 잊어”

    “심한 구토와 설사는 물론이고 출혈 증세까지 보이는 환자 병동에 들어설 땐 발이 안 떨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숨도 가빠졌고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죠.” 국내 대표적인 감염병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51)은 지난해 12월 말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가더리치 에볼라 치료센터 병동에 들어섰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출신 의사로는 처음으로 에볼라 치료 현장에서 활동했다. “어느 날 40대 여성 에볼라 환자를 진료했는데 배와 겨드랑이 부위에 옴이 생겼더라고요. 옴도 전염성이 강한 피부 질환이거든요. 그런데 환자가 갑자기 ‘고맙다’며 저를 껴안았어요. 보호복을 입고 있긴 했지만 당황했죠. 에볼라가 감염병인 데다가 치사율까지 높으니 환자를 만날 땐 언제나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죠.” 신 센터장은 20여 년간 에이즈 환자를 돌보았다. 에이즈 환자들이 폐렴 증세를 보일 때 폐렴 치료제와 항바이러스제를 동시에 투약하는 치료법을 2006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기도 했다. 또 이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40명의 메르스 환자를 치료했다. 중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끈적거림이 심한 가래를 호흡기내과 의사들과 함께 내시경을 이용해 제거하는 치료법을 시도해 상태를 크게 개선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감염병과 관련해 풍부한 경험이 있는 신 센터장이지만 에볼라에 대해서는 다른 감염병과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신 센터장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감염병 중 ‘최고의 강적’은 단연 에볼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로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강한 사명감을 느꼈던 현장이었지만, 동시에 치사율이 50%나 되고, 치료제가 없어 한계를 체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에볼라는 현재 치료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증세에 따라 필요한 치료제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상태를 개선시키는 방식의 ‘대증 치료’를 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 내게 하는 게 유일한 치료법이다.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때 의료진은 비록 에볼라를 이겨 내진 못했지만 좀 더 효과적인 대응법을 찾아내는 등 성과가 있었다. 신 센터장은 “완치자 혈장을 이용한 치료가 주목받았는데 중증 환자보다 초기 환자에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어느 정도 확실히 증명됐다”며 “추후 에볼라가 유행한다면 지금보다 효과적인 혈장 치료 방식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로서 신 센터장이 가장 강조하는 건 역시 예방이다. 글로벌 시대에 신종 감염병에서 예외인 나라는 없다는 것. 에볼라도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는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도 아프리카 기니를 방문했던 50대 남성 중 한 명이 입국 과정에서 에볼라 의심 증세를 보여 관련 검사가 진행됐고 최종적으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신 센터장은 “언제든지 신종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일단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예절 지키기, 균형 있는 식사(면역력 유지에 중요), 해외여행 시 동식물 접촉 자제와 같은 기본 원칙에 충실하라”며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접종 중 하나인 독감 예방접종은 통상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해외여행과 해외발 신종 감염병 유행이 잦은 상황에서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독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호흡기 관련 신종 감염병 중에는 독감과 증상이 비슷한 게 많기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해외를 다녀온 뒤 기침, 재채기, 발열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 증세가 나타날 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안 내 문 손잡이와 자주 만진 물건(리모컨 등)을 소독하는 게 좋다”며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와 국내 메르스 사태 모두 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예방 수칙을 지키고 신고 조치 등을 취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을 꼭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결핵, 에이즈, 뎅기열, 말라리아… 한국 위협하는 감염병 해마다 늘어 ▼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메르스 때문에 일반인의 관심이 급격히 커진 것이지, 여전히 적지 않은 감염병으로 매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대표적인 감염병은 결핵. 한국은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신규 결핵환자는 3만6000여 명. 2004∼2013년 연간 발생한 신규 환자 수도 꾸준히 3만∼4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역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3년 1114명이 신규 감염돼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191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후 국내로 들어오는 사람도 2010년 335명, 2011년 357명, 2012년 352명, 2013년 494명, 2014년 400명 등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뎅기열 환자. 2011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뎅기열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164명(41%)이 뎅기열에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왔으며 다음으로는 말라리아 80명(20%), 세균성 이질 38명(9.5%), 장티푸스 22명(5.5%), A형 간염과 홍역 각각 21명(5.3%) 순이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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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엽, 제자 석사논문 통째로 학술지 게재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교수 시절 제자의 석사 논문을 그대로 학술지에 게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는 1998년 6월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정상보행 및 속보시에 족지 굴근이 족관절 족저굴곡력에 미치는 영향―3차원적 동작분석을 이용한 운동역학적 분석’이란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의 제1저자 및 통신(교신)저자는 정 후보자, 제2저자는 제자 A 씨다. 통신저자는 이 논문의 총책임자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 논문은 A 씨의 1997년 10월 석사 논문과 서론, 연구 대상 및 방법, 연구 결과는 물론이고 논문에 포함된 사진과 그래프까지 똑같다. 부분적으로 베낀 것을 넘어 아예 제자의 석사 논문을 통째로 이용한 것. 이럴 경우 논문 첫 페이지에 제자의 석사논문을 인용했음을 각주로 다는 것이 관례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이 논문으로 1998년 제42차 대한정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임상부문 학술장려상을 수상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논문 표절 여부를 판정하는 한 의대 교수는 “아무리 지도교수가 지도한 논문이라도 석사 논문 내용에 대한 권한은 학생이 갖는다”며 “당시가 논문 표절에 대해 관대했던 시절임을 감안해도 조사 하나 빼지 않고 그대로 다른 학술지에 게재한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자신을 제1저자로 올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가 2004년 대한정형외과연구학회지에 게재한 ‘단축된 장골에서 신연 골형성술로 골 길이 회복시 성장판의 변화: 가토 경골에서의 방사선학적, 조직형태계측학적, 면역조직화학적 연구’ 논문도 같은 방식으로 도용됐다. 이 논문은 정 후보자의 지도를 받은 B 씨의 2001년 석사논문과 연구방법과 결론이 유사했다. 정 후보자는 이 논문에 자신을 제1저자로, B 씨를 제6저자로 올렸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외과계열에서는 팀 단위로 수술을 하고 환자 사례를 공유하기 때문에 연구 방법론과 결과가 비슷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자초지종을 알아본 뒤 필요하다면 해명을 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김수연 기자}

    •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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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엽 보건복지장관 후보자… 17년만에 의사 출신 발탁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주양자 전 장관(1998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의사 출신으로 복지부 장관에 지명됐다. 정 후보자는 국내 소아 뇌성마비 치료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8년부터 5년간 분당서울대병원장(4∼6대)을 지낸 그는 취임 당시 889병상이던 병원 규모를 1093병상으로 키웠다. 병원장 시절 분당서울대병원은 동네 의료기관과의 온라인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 구축으로 ‘창조경제 정책현장’으로 선정됐다. △서울(60) △서울고, 서울대 의학대학, 서울대 정형외과 박사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과장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교수}

    •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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