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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1시. 서울 관악구의 한 수입육 전문점. 주부들이 한창 장을 보는 시간인데도 가게 안은 한산했다. 이곳은 당초 미국산 쇠고기만 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에이미트’ 가맹점이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줄을 서야 고기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몰렸다. 하지만 2011년경부터 매출이 매년 10∼20%씩 떨어졌다. 》 결국 이 가게 주인은 호주산 쇠고기도 판매하기로 방침을 바꾸고 에이미트에서 독립했다. 한때 가맹점이 60여 곳이나 됐던 미국산 쇠고기 판매 프랜차이즈 에이미트는 소비가 저조해 올해 8월 최종 부도가 났다. GS수퍼마켓에서는 미국산 LA갈비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 LA갈비는 지난해까지 매년 10여 차례씩 판매 이벤트가 열리던 인기 품목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딱 1차례만 판매 이벤트가 열렸다. 이응신 GS리테일 축산팀 바이어는 “쇠고기를 즐기기 시작한 중국인들이 LA갈비를 많이 사먹으면서 미국산 LA갈비 국제가격이 작년보다 30%나 올랐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국내 소비자들도 LA갈비를 사는 대신 돈을 조금 더 들여 한우를 사먹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쇠고기 소비의 트렌드는 ‘호주산 약진’ ‘미국산 추락’ ‘한우(韓牛) 선방’으로 요약할 수 있다. 13일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에 수입된 쇠고기(검역 통과 기준)는 18만4421t. 지난해 같은 기간(18만5144t)보다 0.4% 감소했다. 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은 2011년 28만9386t을 정점으로 2012년 25만2724t 등 매년 줄고 있다. 과거에 수입 쇠고기는 값이 싼 한우의 대체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우가 과잉 공급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수입 쇠고기 가격은 상대적으로 올라 가격 차이가 크게 줄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달 말 한우 가격(100g, 안동한우 기준)은 이마트 판매가 기준 4900원으로 호주산 쇠고기(100g, 4400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태성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한우 가격이 하락한 데다 유통업체들이 한우 소비 촉진 등을 위해 한우 할인 행사를 많이 열면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 쇠고기의 매력도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산 가운데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성적표가 가장 초라했다. 올해 1∼9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나 급감했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는데도 수입이 계속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돼 미국산 쇠고기가 더 많이 수입되면 국내 쇠고기 시장이 초토화될 것이라던 일각의 주장은 기우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세탁’해 판매하는 일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산이나 호주산으로 원산지 표시를 속여 유통하려다 적발된 미국산 쇠고기는 75.7t으로 지난해 전체 적발 물량(83.2t)에 육박했다. 반면 호주산 쇠고기는 올해 1∼9월 전년 동기 대비 20.9%나 늘면서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호주산 쇠고기는 초원에서 풀을 먹이며 방목한 청정육이라는 이미지가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마트는 호주산 쇠고기 수요가 급증하자 최근 호주 현지 목장에서 호주산 쇠고기 4000마리 물량을 직접 수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쇠고기를 많이 소비하고 있어 한국인들의 수입 쇠고기 소비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7월 중국의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배로 폭증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 연구위원은 “중국이 수입 쇠고기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수입 쇠고기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한국에서 수입 쇠고기의 소비 저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고급 한우의 중국 시장 진출 전략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은 새로운 카드를 들고나왔다. 30개월 이상 뼈 없는 쇠고기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 수 있도록 미국 내의 수입규제를 완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간접적으로 30개월 이상 된 미국 소의 고기를 한국 등에 판매할 수 있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의 축산전문가들은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당시 추가 개방의 전제조건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뒤 달라진 게 없다”며 “아직까지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재협상 제의가 없는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abc@donga.com·박선희 기자}

46억 달러(약 4조3000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과자시장에 롯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롯데제과의 러시아 진출은 1984년 구소련 지역에 초코파이를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빼빼로, 칸쵸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이며 인지도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1990년대 러시아 경제가 서방에 개방되면서 무역은 한층 더 활발해졌다. 국내 과자시장을 선도하며 러시아 진출을 모색했던 롯데제과는 러시아 개방과 함께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롯데초코파이와 빼빼로는 고유의 제품명을 그대로 달고 팔린다. 일찍부터 러시아 사람들과 친숙해진 덕분에 러시아에서도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자일리톨껌, 하비스트, 야채크래커, 드림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창의성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초코파이와 빼빼로가 맛과 영양이 좋고 모양이 독특해 좋아한다. 현지인에게 이들 제품은 참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초코파이의 인기는 러시아 사람들이 생일날과 기념일에 초코파이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롯데초코파이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바람, 눈, 심한 추위 속에 열량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간식으로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기호도 초코파이, 빼빼로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에 맛, 독창성이 더해지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초코파이에 대한 사랑은 1990년대 중반 러시아 사람들이 선박을 이용해 한국에서 대량으로 초코파이를 수송해 간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코파이가 현지에서 물물거래의 중요한 수단으로까지 각광을 받자, 러시아 사람들은 부산항에 배를 정박시켜 놓고 여러 날 동안 인근 지역의 슈퍼마켓을 누비며 초코파이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초코파이 다음으로 수출된 과자는 빼빼로와 칸쵸다. 두 제품 모두 모양이 특이해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데, 빼빼로는 가늘고 길쭉하며, 칸쵸는 동글동글 귀여워 10대들이 좋아한다. 러시아에서 롯데초코파이 12개들이 한 상자 가격은 약 86루블, 한국 돈으로 약 2700원에 판매된다. 결코 저렴하다 할 수 없음에도 판매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코파이, 빼빼로에 이어 자일리톨껌도 새로운 기대 품목으로 떠올랐다. 특히 치아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자일리톨껌은 큰 관심을 끄는 제품이다. 러시아 사람들의 건강치아에 대한 바람은 이들이 평소 씹는 껌 중에 무설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롯데제과는 지난 수년간 러시아에서 자일리톨껌을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이리톨껌은 2007년 7월 현지에 진출한 제과회사로는 유일하게 러시아치과협회로부터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충치예방인증마크를 받았다. 2007년 롯데제과는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러시아 사무소 외에 잠재력이 큰 모스크바에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롯데제과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러시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과자시장은 앞으로도 큰 폭의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 측은 “러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과자회사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국내 최초의 디스카운트 스토어(할인점) E·MART, 신세계가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입니다.” 1993년 11월 12일 이마트 창동점(서울 도봉구 창동)은 전단에 이런 문구를 내걸었다. 점포는 기대 속에서 문을 열었지만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외국의 할인점을 그대로 옮겨놓아 ‘볼품없는 창고’ 같았기 때문이다. 라면, 조미료, 커피를 만드는 주요 제조사들은 기존 대리점과의 계약이 끊어질까 우려해 납품을 거부했다. 매장에는 대부분 ‘2등 이하 업체’의 제품들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물건이 없다”며 불평했다. 하지만 ‘물건이 싸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고객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첫해 450억 원에 그쳤던 이마트의 매출은 지난해에는 그 300배가 넘는 14조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12일로 대형마트가 한국에 등장한 지 20주년이 된다. 1993년 이마트를 시작으로 1998년에는 마그넷(현 롯데마트)이, 1999년에는 테스코(현 홈플러스)가 영업을 시작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한국 사회의 소비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유통 단계 단순화와 물류 개선 등의 유통혁명으로 제품 판매 가격을 낮춘 것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과거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서 여성을 중심으로만 이뤄지던 쇼핑이 가족 중심의 활동으로 바뀐 것도 큰 변화다.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70곳에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은 32조9000억 원, 직접 고용 인원은 6만9000명에 이른다. 대형마트가 이렇게 성장하기까지는 유통 시장 개방도 한몫을 했다. 프랑스 까르푸(1996년)와 미국 월마트(1998년)가 대형마트 붐을 타고 잇달아 한국에 상륙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시장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했다. 국내 대형마트들은 창고형이 아니 백화점식으로 진열대의 높이를 낮추고, 대형 포장 대신 낱개 포장을 늘리는 ‘한국형 할인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토종들의 판정승이었다. 이마트는 2006년 월마트의 점포 16곳을 인수했다. 까르푸는 같은 해 이랜드에 점포를 팔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이사는 “당시 국내 할인점이 외국계 할인점에 자리를 내줬다면 국내 제조사들의 판로가 불안정해지는 아찔한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학원이나 문화시설까지 갖춘 3만 m²(약 9075평) 이상의 복합시설로 변모하는 등 확장기를 맞이했다. 대형마트들은 당시 매년 10개 이상의 점포를 추가로 열었다. 또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20∼30% 싼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식품과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하고 ‘통큰 치킨’(롯데마트)이나 ‘이마트 피자’, ‘반값 TV’ 등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상품을 잇달아 내놓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따른 그늘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형마트 출점에 대한 영세상인들의 반발로 지난해 4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시행되는 등 각종 규제가 만들어졌다. 현재 대형마트는 각종 규제 외에도 시장 포화와 소비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나 줄었다. 국내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해외 사업도 신통치 않다. 이마트는 1997년부터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상당수 점포를 정리했고, 롯데마트도 2007년부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사업을 했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흑자를 못 내고 있다.김유영 abc@donga.com·박선희·황수현 기자}

“기업의 사회공헌(CSR)이 비즈니스보다 훨씬 창조적이어야 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기부’에 그치는 현재의 선심성 사회공헌 대신 진정성과 전략을 갖춘 사회공헌 체계가 잡혀야 합니다.” 11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사진)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홈플러스 e파란재단’ 집무실에서 만났다. 유통업계 최장수 CEO였던 이 회장은 올해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장 직함을 유지하면서 e파란재단의 이사장, 테스코 그룹의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그가 협회장을 맡고 있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12일부터 이틀 동안 윤리준법경영인학회(ECOA)와 함께 서울 광진구 광장구 워커힐 호텔에서 ‘글로벌 CSR 콘퍼런스 2013’을 연다. 이 회장은 “은행가들의 탐욕으로 위기를 맞은 신자유주의는 이제 ‘의식 있는 시장경제’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공정 거래와 의식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 이 시대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전략이나 진정성 없이 자금력을 동원한 기부 등 단순한 차원의 사회공헌에 머물렀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홈플러스의 ‘어린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참고할 만한 사회공헌의 예로 들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고객이 캠페인 상품을 구매하면 홈플러스와 협력사가 각각 매출 1%씩, 최대 2%를 기부해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업의 특성을 살려 가장 잘할 수 있는 형태의 사회공헌을 개발하는 것이 ‘의식 있는 사회공헌’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 재래시장을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지 효과 없는 규제만 계속해선 곤란하다”며 “특히 변종 대기업슈퍼마켓(SSM) 논란의 경우에도 상품공급력, 운영 노하우 없는 소상공인의 처지에서 진짜 뭐가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선 “미래 유통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까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지만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수시로 바뀌는 단기 성과에는 급급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마트는 11일부터 자체 개발한 피처폰 ‘지오리드(GEOLID SK76G1·사진)’를 전국 이마트 알뜰폰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mobile.emart.com)를 통해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이마트가 기획하고 SK의 중국 자회사 에스케이엠텍이 생산했다. 사후 서비스는 TG삼보가 담당한다. 판매가격은 7만9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유심 별도)부터다. 이마트 알뜰 표준 요금제(월 기본료 9000원)로 24개월 약정하면 휴대전화 가격은 무료다. 이마트는 이 제품이 중장년층용 ‘효도폰’이나 청소년용 ‘안심폰’, 업무용 ‘세컨드폰’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는 이달 중 ‘갤럭시 그랜드’와 ‘옵티머스 G프로’ 등을 들여오는 등 알뜰폰용 최신형 단말기 라인도 확대할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겉보리쌀, 옥수수쌀, 차좁쌀, 기장쌀, 흰찰보리쌀, 서리태, 약콩, 새찰보리쌀, 검정현미….’ 주부 강하나 씨(38)가 밥에 넣는 잡곡이다. 강 씨가 일주일 동안 밥에 넣는 잡곡의 종류는 20여 가지에 이른다. 현미나 찹쌀은 기본이고 웬만한 사람들은 들어보지 못한 잡곡에 대해서 해박한 그는 주변에서 ‘잡곡박사’로 통한다. 강 씨는 “잡곡이 흰쌀보다 10∼20% 비싸지만 건강에는 좋기 때문에 건강을 위한 투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난의 상징’이었던 잡곡이 부활하고 있다. ‘잡곡=건강에 좋은 약곡(藥穀)’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흰쌀 소비가 주는 대신에 잡곡 소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이마트가 10월 한 달간 양곡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일반 쌀의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7.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찹쌀은 213.7%, 흑미는 103.9%, 좁쌀류는 판매량이 89.1% 증가하는 등 잡곡류 매출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자료를 봐도 흰쌀 소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1인당 흰쌀 소비량은 1979년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 69.8kg에 그쳤다. 이는 30년 전인 1982년(130kg)의 53.7%에 불과하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최저치다. 흰쌀 소비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흰쌀에는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찐다’는 인식이 있다. 반면 잡곡에는 혈당 수치를 높이지 않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지방, 단백질 등 필수영양소가 골고루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김정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 세대는 흰쌀밥을 선호하지만 젊은 세대는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1인 가구가 늘고 핵가족화가 보편화되면서 잡곡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곡류 소비 행태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주부 한정숙 씨(62)는 대형마트에서 쌀을 직접 도정해서 먹는다. 공장에서 도정한 쌀보다는 영양분이 덜 파괴되어 현미나 통밀과 비슷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직접 도정할 경우 가격은 10kg에 3만1800원으로 일반 쌀(2만7800원)보다 10% 이상 비싸다. 그는 “쌀에 함유된 영양분의 60% 이상이 쌀눈에 있는데 도정이 끝난 백미에는 불과 5%만 남는다”고 말했다. ‘혼합곡’ 포장제품보다 자신이 선호하는 잡곡을 사먹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이태호 롯데마트 곡물 바이어는 “요즘 소비자들은 잡곡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 필요한 곡물을 선택적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잡곡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용 밥솥의 매출도 증가세다. 밥솥을 ‘통가열’해서 곡류를 익히는 ‘전자기유도(IH·Induction Heating) 밥솥’은 취사시간을 줄이고 곡물을 고루 익힌다. 이마트에서 일반 전기밥솥과 전기압력솥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6%, 54.6% 감소했지만 IH밥솥의 매출은 18.5% 증가했다.김유영 abc@donga.com·박선희 기자}

“오후 5시엔 꼭 퇴근을 해야 해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애를 제때 데려와야 하거든요. 결혼 전에 상담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경력을 살려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요.”(SK엠앤서비스·SK서비스에이스 부스를 찾은 한 여성 구직자) “그게 바로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목표점이에요. 여성 취업률이 높아져야 경제도 발전합니다. 좋은 결과 얻어 가세요. 제가 보니 취업에 성공하실 것 같은데요?”(정홍원 국무총리) 9일 오전 11시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 다시 일터로’ 행사장을 찾은 정 총리는 SK엠앤서비스·SK서비스에이스 부스에 들러 고객상담원 채용설명회 및 1차 면접 과정을 지켜보고 구직자와 기업 인사담당자를 격려했다. 이 업체들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의 고객상담업무를 맡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개막식 행사에는 부총리를 비롯한 장관 5명과 서울시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무회의장이 아니고는 이렇게 많은 국무위원들이 한 번에 모이기 쉽지 않은데, 다 같이 모여 주셔서 (여성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제가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 경력단절 여성에게 새 꿈을 정 총리는 이날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부스에 들러 이 업체의 ‘워킹맘 재고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모범적으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 줘 고맙다”라고 치하했다. IBK기업은행 부스를 방문했을 땐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업은행이 8월에 109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한 취지 등을 설명한 권선주 인사담당 부행장(57·여)에게 정 총리가 “이 제도에 대해 잘 꿰뚫고 있어 고용노동부 장관을 해도 되겠다”라고 칭찬했기 때문이었다. 뷰티 컨설턴트 채용상담을 진행한 LG생활건강 부스에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면세점에서 판매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최혜자 씨(42)와 화장품 판매상담 관련 일을 했던 서정은 씨(40)는 9일 오후 LG생활건강 부스에 나란히 찾아와 “우리 같은 경력단절 여성들을 어느 정도까지 배려해줄지, 실제로는 고용이 불안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처음 채택한 채용방식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철저히 배려할 계획”이라는 LG생활건강 김재관 인사팀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얼굴색이 환해졌다. 이번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모집한 한국야쿠르트 부스의 관계자는 “다시 일하고 싶어 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뜨거운 열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텔레마케터 관련 일자리를 소개한 천호식품 부스에는 학습지, 보험회사의 상담사 경력이 있는 여성들이 몰렸다. 포항제철, 광양제철에서 근무할 주부 직업훈련생을 모집한 포스코는 부스를 찾은 2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취업 후 받게 될 교육과정과 처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양사, 시설 담당자 등에 대한 채용 설명회에 나선 고려대의료원에는 주로 40, 50대 여성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손꼽히는 은행들의 상담 부스에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번 행사기간에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일할 행원직 채용상담을 진행했다. ○ 시니어들의 관심도 집중 경력단절 여성뿐 아니라 은퇴자 및 은퇴를 앞둔 사람들도 다수 찾아와 재취업의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진흥청의 귀농귀촌종합센터와 함께 운영한 귀농·귀촌 상담 코너는 은퇴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김이중 농촌진흥청 귀농귀촌종합센터 상담위원은 “막연히 귀농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사람부터, 당장 내년에 귀농을 앞둔 중소기업 사장님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왔다”라고 설명했다. GS수퍼마켓 영업관리 담당자 취업 상담을 한 GS리테일 부스에는 주부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은퇴한 남성 구직자들이 대거 찾아왔다. 자격증과 경력이 있어야만 지원할 수 있는 일반용 전기설비 점검과 관련해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을 계획인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스에는 이틀간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조영준 인재개발실 차장은 “당초 자격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될지 반신반의했지만 자격과 기술이 충분한 은퇴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 가장 큰 부스를 설치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기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 행사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최근 협력사에 200억 원을 지원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100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추가 계획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간 행사장을 방문한 구직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런 행사가 매년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주부 이영은 씨(41·서울 양천구 신월동)는 “일자리 소외계층인 경력단절 여성이나 시니어들을 위한 재취업 관련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권기범·박선희 기자}

홈플러스는 매장 운영이 주가 되는 사업 특성을 살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은퇴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해오고 있다. 덕분에 다른 업종과 비교해 장년층 및 여성 인력 구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50세 이상 고령 직원 중 여성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매장에 근무하는 상당수 직원들이 여성 주부 사원이다. 홈플러스는 여성 인력뿐 아니라 은퇴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만 60세로 정년을 연장했다. 임금 피크제와 연계하지 않고 현재의 임금 체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5년간의 정년을 연장해 소득 감소로 인한 어려움도 사전에 방지했다. 정년 연장으로 즉각적으로 50세 이상 직원 약 2000여 명이 5년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게 됐다. 특히 생계형 가정주부가 다수인 여성 직원들이 근로 기회 연장으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직원들의 로열티가 높아지면서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도 효과를 봤다. 정년 연장 후 실시한 2012년 상반기 조사 결과에서 회사에 대한 사원들의 평가와 만족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상 직원의 퇴직율도 제도 도입 전 보다 50%이상 하락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홈플러스 측은 “재취업 희망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풍부한 경험, 노련함을 가진 은퇴자들이 일하며 소득을 창출 할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여성 직원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홈플러스는 2009년 8월에 한국의 유통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홈플러스 여성인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여성 인재 육성과 관련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나아가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목표 아래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0년 6월 맞벌이 부부의 육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통업체 중 최초로 ‘탄력 근무제’롤 도입했다. 당시 홈플러스는 육아 휴직 신청 자격을 ‘만 1∼6세 미만 자녀를 둔 임직원’으로 바꿔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한 범위를 늘리고, 자녀의 등하교 지원이 가능하도록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주는 ‘단축 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2월 전문직여성연맹(BPW)로부터 ‘제19회 BPW 골드 어워드’를 받았다. 홈플러스 지방 점포들도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은 지난달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수원역 광장 앞에서 열린 ‘2013 하반기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했다. 홈플러스 수성점도 지난달 대구고용노동청이 주최한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참여해 경력 단절 여성들과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권기범 기자}

천호식품은 수시채용을 통해서 결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근로자 등을 비롯해 연령 제한 없이 다양한 인재들을 등용해오고 있다. 특히 상담센터 등 주부로서의 경험, 직장 경력 등이 중요한 부서를 중심으로 불가피하게 직장을 떠나야 했던 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재취업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채용뿐 아니라 일부 부서에서는 육아 여성들을 배려한 탄력 근무제를 도입해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직원이 곧 경영파트너’란 경영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여성들을 배려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했다. 천호식품 출산장려캠페인은 직원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이 첫째 아이를 낳으면 출산축하금 100만 원, 둘째 아이를 낳으면 200만 원, 셋째 아이를 낳으면 출산축하금 500만 원을 지원한다. 자녀를 출산한 모든 직원에게 2년 동안 매월 30만 원의 양육비도 지원하고 있다. 즉, 셋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출산장려금 500만 원까지 포함해 총 122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외에도 천호식품은 육아 휴직 및 배우자 출산휴가, 태아검진 관련 지원, 임산부 업무 경감제 등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 본인은 물론이고 자녀의 모든 교육비도 지원한다. 직원은 대학교와 대학원, 기타 직업훈련 시설 교육비 전액과 교육에 따른 교재비 등을 전액 지원 받는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교육비도 자녀의 수에 관계없이 지급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 월 25만 원, 초·중·고등학생 교육비 전액, 그리고 대학생은 학기당 300만 원씩으로 웬만한 대기업보다도 잘돼 있다. 이 같은 출산장려정책으로 직원 만족도가 높아져 출산 전후 기혼여성 퇴직률이 대폭 낮아졌으며, 기혼가정의 가구당 자녀 수도 시행 전 1.3명에서 시행 후 1.5명으로 늘어났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능력 있는 여성·은퇴자들의 재취업 기회를 강화하고 채용된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사내복지 제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른 추위와 겨울철 혹한 예보로 올해 소비자들의 방한용품 구매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한 달 동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는 오리털이불과 전기요 등 방한용품의 판매가 예년보다 20일가량 빠른 10월 중순에 본격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당연히 판매 물량도 많이 늘었다. 이달 초(1∼4일) 기준 롯데백화점의 밍크머플러와 기모레깅스 등 패션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 털실내화와 무릎담요 등 실내용품 매출은 55% 늘었다. 온수매트 매출(지난달 15일∼이달 4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0% 올랐다. 전기요는 매장에 내놓은 지 나흘 만에 매진됐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단열용품 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팔린 비닐커튼과 문풍지, 단열 에어캡(일명 ‘뽁뽁이’) 등 단열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증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배추를 비롯해 각종 김장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예년보다 직접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늘 것으로 보인다. 5일 옥션은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최근 일주일간(10월 28일∼11월 3일) 회원 21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김장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6%로 지난해 69%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저렴할 때 많이 담그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김장 양도 늘었다. ‘30포기 이상 담그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77%를 차지했으며 20∼30포기는 9%, 10포기 미만은 5%였다. 태풍의 영향 등으로 배추와 김장재료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에는 30포기 이상 담그겠다는 응답자가 61%에 그쳤다. 포기김치를 조금씩 사 먹겠다는 응답자도 지난해 14%에서 올해 11%로 줄었다. 김장 예상 비용은 10만∼20만 원이 48%로 가장 많았고, 20만∼30만 원이 24%, 10만 원 미만이 15%였다. 재료 구입은 ‘재래시장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53%로 1위를 차지했으며, 대형마트(20.5%), 온라인몰(19.5%)이 뒤를 이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요즘 신의 직장은 공기업, 국책연구기관 같은 곳이 아니다. 구직자들이 선망하는 직장을 최근 가장 구체적으로 구현해 보인 한 기업의 예를 들어볼까. 사내 수영장과 호텔급 식당, 가족 해외여행 지원 등 꿈의 복지로 큰 주목을 받았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제니퍼소프트. 이 회사가 정한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가 최근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구구절절 직장인들을 폭풍 감동시키는 말들뿐인데, 그중에서 몇 가지를 간략히 인용해 보면 이렇다. ‘(감시하듯) 전화할 때 지금 어딘지, 뭐 하는지, 언제 오는지 묻지 마요.’ ‘우르르 몰려다니며 같은 시간에 점심 먹지 말기. 같이 점심 먹는 것도 때로는 신경 쓰이니까요.’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마요. 당신의 삶이 먼저예요.’ 신의 직장의 핵심은 사실 높은 연봉, 멋진 사옥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이런 조직문화다. 사내에 수영장이 아니라 아이스링크가 있다 한들 ‘분위기상’ 편하게 출입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제니퍼소프트란 회사에 열광하는 것은 이곳의 조직문화가 직원의 개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놀이터 같은 일터, 신바람 나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회사에 대한 이 같은 집단적인 관심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암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초 한 취업 포털이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밖에선 멀쩡하다가도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는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회사 우울증을 앓는 이들은 무기력하고 냉소적인 ‘갤러리 직장인’들이 될 수밖에 없다. 골프 구경꾼들처럼 회사 돌아가는 걸 멀뚱히 구경하다 가끔 박수나 쳐준다는 뜻이다. 조직으로선 상당한 골칫거리일 것이다. 그런데 갤러리 직장인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의 실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실험용 개를 셔틀박스(실험상자)에 넣고 피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전기충격을 지속적으로 가하면 이후 개들은 칸막이만 뛰어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바닥에 누워 침울하게 고통을 견딘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체험한 뒤엔 새로운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른바 ‘훈련된 무기력’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처럼 무기력을 유발하는 두 가지 요소로 ‘통제 불가능’과 ‘예측 불허’를 꼽는다. 그런데 만약 이 같은 속성이 조직문화에 뼛속 깊이 스며 있다면 어떨까. 철저한 상명하복, 지나친 결과주의, 종잡기 힘든 주먹구구식 정책과 한계를 넘는 업무량. 혹 우리의 조직문화에 무기력을 학습시키는 독립변수(‘무작위 전기충격’)들이 너무 많은 건 아닐까. 직장인들의 만성화된 우울증, 특정 회사에 대한 사회적 열광을 짚어보기 위해선 결국 진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 모든 회사가 제니퍼소프트 같을 순 없다. 개인이 어떻게 무기력을 극복할 것이냐 역시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하지만 적어도 조직이 무작위 전기충격이나 가하는 ‘셀리그먼의 셔틀박스’가 돼선 곤란하단 점은 분명하다.박선희 소비자경제부 기자 teller@donga.com}

올해 김장 비용은 작년보다 20%가량 적게들 것으로 보인다. 가을배추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배추를 비롯한 주요 채소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4일 롯데슈퍼가 4인 가족(11월 첫째 주 기준)의 김장비용을 지난해와 비교해 본 결과 올해에는 20% 정도 비용이 덜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배추(―39%) 무(―30%) 대파(―33%) 등 주요 재료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대부분 많이 낮아졌다. 고춧가루(―16.7%) 깐마늘(―45.8%) 새우젓(―20.8%) 등 양념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나리만 유일하게 20%가량 가격이 뛰었다. 따라서 지난해 이맘때 4인 가족 기준으로 배추 20포기 분량의 김장을 할 때 비용이 총 20만2130원이었지만 올해는 16만1070원으로 20.3%나 줄었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춧값 하락이 비용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5095ha로 1만3408ha였던 작년보다 12.6% 늘었고 평년보다도 6.1% 증가했다. 작황이 크게 나빴던 작년보다 면적당 생산량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배추 생산량은 작년보다 26.7%, 평년보다 12.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10월 중 가락시장의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앞으로 김장비용이 높아질 여지가 있어 비용을 절감하려면 김장을 서두르는 편이 낫다고 롯데슈퍼 측은 조언했다. 농민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자 배춧속이 알차지도록 묶어주는 작업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일이 많은 데다 이달 중순부터 이른 한파가 닥칠 것으로 보여 김장에 쓸 만한 배추 생산량이 예상보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슈퍼의 김종운 야채팀장은 “한파, 병충해 등으로 산지 상황이 앞으로 나빠지면서 김장재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장을 조금 서두르는 게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김장철을 맞아 유통업체들의 김장용품 판매도 잇따르고 있다. 롯데슈퍼는 6일부터 ‘2013년 김장대전’을 열고 전북 부안군, 충남 서산시 등에서 생산된 배추 20만 포기를 포기당 1000원에 판매한다. 각종 김장재료와 용품을 40% 정도 할인해 파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농협은 국민김치몰(www.kookminkimchi.com)에서 손쉽게 김장을 담글 수 있는 절임배추 등 ‘간편 김장재료’를 4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찹쌀떡·엿에서 도끼(‘정답을 잘 찍으라’는 뜻)를 거쳐 ‘걱정인형’까지…. 시대가 변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에게 주는 선물의 유행도 바뀌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올해 수능일(11월 7일)을 일주일 앞둔 31일 수능 관련 선물의 매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선물은 ‘걱정인형’(주인의 걱정을 덜어주는 인형) ‘소원팔찌’ 등 수험생들의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을 달래주는 이색 상품들이었다. 수능 도입 초기인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만 해도 찹쌀떡이나 엿 등 전통적인 선물들이 대세를 이뤘다. 시험에 잘 ‘붙게’ 해준다는 이 선물들의 유래는 조선시대 과거시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위트가 담긴 선물이 많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문제를 잘 풀고 정답을 잘 찍으라’는 뜻에서 휴지나 장난감 포크, 도끼 등이 유머러스한 디자인으로 시판됐다. 떡이나 엿 등 전통형 선물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더한 ‘젖병엿’(‘젖 먹던 힘까지 내라’는 뜻)과 ‘변기펌프엿’(‘막힌 곳을 뚫어라’는 뜻) 등 아이디어 상품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 들어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불안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의존형 선물’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투리 천과 나무 조각으로 만든 ‘걱정인형’이다. 이 인형은 남미 과테말라 고산지대 원주민들의 전통에서 나왔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인형에게 걱정을 말하고 베개 밑에 두면, 인형이 걱정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친구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소원팔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원을 빌면서 팔찌를 찬 후 매듭이 저절로 풀리거나 끊어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쪼개면 응원이나 기원의 메시지가 나오는 ‘수능 포천 쿠키’도 잘 팔리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의존형 선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나 늘었다. 김종용 11번가 취미팀장은 “깊어진 불황으로 초월적인 행운이나 속설, 미신 등에 기대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 수능 선물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무르익어 가는 가을밤을 깊은 향을 가진 좋은 술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주류업계가 만추(晩秋)를 맞아 다양한 한정판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 중에는 맛은 물론이고 패키지 디자인까지 신경써 소장가치를 높인 것들도 있다. 애주가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은 19년산 위스키 ‘글렌피딕 19년 에이지 오브 디스커버리 마데이라 캐스크’를 국내에 한정 출시한다. 이 위스키는 글렌피딕 최초의 19년산 제품으로 마데이라 와인 캐스크에서 마지막 숙성 과정을 거쳤다. 패키지에는 글렌피딕 19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담아냈다. 와인병을 닮은 검은색 병에는 왕가의 문장을 새기는 데 사용되는 붉은 색의 ‘카르투슈’ 장식이 정중앙에 양각으로 새겼다. 패키지 상자는 나침반 등 대항해 시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으며 각 면은 서로 다른 스토리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구성해 글렌피딕의 실험적 정신을 표현했다. 국내에 190병 한정 출시되며 가격은 33만 원 선이다. 프리미엄 증류소주 업체인 화요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오크통에 숙성시킨 ‘화요 엑스트라 프리미엄’ 을 내놓았다. 100% 국산 쌀을 주원료로 특화된 발효기술과 선진 증류공법으로 제조한 것이 특징. 증류 원액을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숙성시켰기 때문에 맛과 향의 균형미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기존 증류식 소주보다 더욱 풍부한 맛과 향을 내기 위해 미국산 오크통에서 5년 이상 숙성시켰다. 이 덕분에 술의 색상도 선명한 금색이 됐다.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숙성 원액으로만 만들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뒤끝이 깔끔하다. 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한 병은 우리 전통 도자기의 자연스러운 곡선미를 살려 100% 수제작으로 만들었다. 유기로 된 병마개도 특별 제작해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광주요그룹의 정신을 담았다. 2만 병만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16만8000원(750mL)이다. 한편 가을 술하면 사케도 빼놓을 수 없다. 플라자호텔의 일식당 ‘무라사키’는 일본에서 최고의 사케로 통하는 ‘주욘다이(十四代)’를 한정 판매한다. 이 술은 이름처럼 일본 야마가타 현의 다카키 주조에서 14대째 전통을 이어 만들어온 사케다. 가격을 떠나 일본에서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판매되는 주욘다이의 해외 전용 레이블 ‘주욘다이N 준마이 다이긴조(이하 주욘다이N)’는 전 세계 판매용으로 800병 한정 생산됐다. 국내에는 단 17병만 입고됐다. 최상급 쌀인 야마다니시(山田錦)와 아이야마(愛山), 그리고 야마가타 현의 미네랄 워터로 빚어 특유의 농후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졌으며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병당 가격은 414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고시 준비생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직장인 등 서민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고시원’들이 일단 손님을 끌기 위해 과장된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이 고시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시원에 대한 인터넷 광고 내용과 실제 시설 및 서비스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6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 시내 고시원 40개를 현장 조사해 살펴본 계약서의 91%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중도 퇴실 시 이용료 환급 불가’나 과다한 위약금 부과 조항을 담고 있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라면은 없나?” 28일 점심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 있는 도연관 회의실에서 취업준비생들과 마주 앉은 박준 농심 대표는 대뜸 라면부터 찾았다. 긴장된 기색이 뚜렷하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도연관은 농심의 연구개발(R&D)센터다. 이날 농심은 도시락과 함께 컵라면 ‘신라면 블랙’을 1인당 하나씩 준비했다. 박 대표가 “밑에서부터 잘 저어야 맛있다”며 컵라면 먹는 법을 시범 보이면서 분위기는 금방 화기애애해졌다. 라면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곧 ‘꿈’이란 주제로 옮겨갔다. “대표님의 꿈이 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받고 박 대표는 “이미 세계 80여 개국에 식품을 수출하는 농심을 네슬레처럼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식품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꿈은 뭐냐”라고 되물었다. ○ 스펙보다 협동·협력의 인성이 먼저 이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박태민(가천대 도시행정학과·23) 송은배(한경대 기계공학과·26) 박윤하(창원대 토목공학과·27) 김소영(단국대 식품공학과·23) 김근미(고려대 국어국문학과·25) 조윤정(서울과학기술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24) 김기태 씨(건국대 커뮤니케이션과·26)는 영업직군부터 R&D, 기계설비, 홍보·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꿈을 갖고 있었다. 관심 분야가 다양한 만큼 질문도 다채로웠다. 1981년 농심에 입사해 국제사업을 주로 담당해온 박 대표의 답변도 거침이 없었다. 박태민 씨가 “농심에 입사하는 젊은이에게 ‘이것만은 꼭 얻어가라’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박 대표는 “미안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서는 들어오기 힘들다”고 맞받았다. 박 대표는 “회사에 입사할 때는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작은 역할이라도 끊임없이 기여하다 보면 언젠가 수천 명을 이끄는 농심의 선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근미 씨는 “사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매년 원하는 신입사원의 상도 달라질 것 같은데 최근 원하는 인재상이 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농심의 인재상은 사업이나 회사 경영 지침이 아무리 달라져도 변함없다”며 “협동, 조화, 배려를 뜻하는 아프리카어인 ‘우분투(ubuntu)’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인성(人性)”이라며 “입사 이후에도 성과뿐 아니라 조직에 융화되는 인성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 뚜렷한 자기 주관, 당당함 어필이 중요 이날은 마침 농심의 하반기 공채 서류전형이 마감되는 날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과정에서 궁금했던 점들을 처음 만난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솔직하게 질문했다.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라고 물을 때 ‘정답’이 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정답은 없지만, 남들 따라서 얼결에 아무 말이나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며 “미비했던 답변에 대한 추가설명 등 꼭 보충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직을 희망하는데 전공이 영향을 미치는지, 홍보·마케팅 쪽에 지원하는데 학점이 어느 정도 중요한지에 대해선 “친화력, 성실성만 있다면 전공은 별 상관이 없다”며 “학점은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참고하는데 평균 B학점 정도라면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어 능력은 강조했다. 입사 지원자의 어학실력을 어느 정도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국어는 잊어도 영어는 해야 하는 시대”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해외 시장 구분이 사라진 지금 외국어에 뒤처져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뚜렷한 자기 주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용보다 포장에 더 신경 쓰는 사람은 내실이 없다”며 “좋은 말만 늘어놓으려 하지 말고 당당히 자기 소신, 주관을 밝히는 사람이 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내게 없는 젊음을 가진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꿈 이야기를 해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며 “꿈을 꾸는 사람은 때로는 빨리, 때로는 늦더라도 그 꿈을 꼭 이루게 된다. 반드시 꿈꾸며 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다음 초청자는 주우식 전주페이퍼 대표입니다일곱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토크의 초청자는 전주페이퍼의 주우식 대표(사진)입니다. 주 대표와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한 뒤 11월 14일(목)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는 11월 7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점심 파트너의 명단은 11월 12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이마트가 28일부터 제철을 맞은 석류를 용산점, 은평점 등 수도권 일부 점포에서 2입 5980원(개당 2990원)에 판매한다. 석류는 10월 2∼3째주 수확한 것이 맛이 가장 좋으며 갱년기 장애,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26일 서울 퇴계로 CJ푸드월드 백설요리원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쿠키를 만드는 키즈 쿠킹클래스가 열렸다. 핼러윈데이인 31일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뉴시스}

1963년 선보여 ‘국민 빵’이란 별명을 얻었던 삼립식품의 ‘크림빵’이 독일에 광원과 간호사로 파견돼 현지에 정착한 교민들과 50년 만에 재회했다. SPC그룹 삼립식품은 26일(현지 시간) 가수 이미자의 파독(派獨) 근로자 50주년 기념공연 ‘이미자의 구텐탁, 동백아가씨’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야르훈데르트할레 공연장을 찾아 관객들에게 크림빵 2400개를 선물했다고 27일 밝혔다. 삼립식품 측은 1963∼1977년 독일에 파견된 광원과 간호사들의 노고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공연 취지에 맞춰 ‘고국의 맛’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을 비행기로 실어 날랐다. 이날 크림빵은 외화벌이를 위해 젊은 시절 이역만리로 떠났던 이들에게 고국의 추억, 유년시절의 그리움을 선물했다. 사회자가 “크림빵 모두 기억하시나요”라고 묻자 다들 한목소리로 “예”라고 답하며 크게 호응했다. 이날 파독 광원 출신 조립 씨는 “아직도 이 빵이 나오고 있느냐”며 “독일 오기 전 한국에서 무척 좋아했던 빵인데 이렇게 보게 되다니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간호사 출신 차정희 씨는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먹던 빵을 한 입 베어 무니, 힘겨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며 “크림빵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는데 오래전 그 맛이 그대로인 게 놀랍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파독 근로자들은 이날 크림빵을 접하며 향수에 젖었고 자녀들은 고국의 근대화를 위해 헌신했던 부모들의 고충, 고국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난 빵에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며 “크림빵을 나눠 먹으면서 여러 세대가 하나가 된 듯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삼립식품의 ‘크림빵’은 삼립식품의 최대 히트 상품이다. 1963년에 국내 최초로 자동화설비를 통해 비닐포장 안에 넣어 판매됐다. 구로공단의 야근 노동자들의 허기를 때워 주며 한국경제 성장의 한몫을 담당한 역사적 제품이기도 하다. 설탕이 귀했던 시절, 빵 사이에 달콤한 흰 크림이 들어 있던 크림빵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50년간 크림빵은 총 17억 개가 팔렸다. 국내 제빵업계 단일 브랜드 판매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다섯 바퀴 돌릴 수 있고, 백두산을 3만7901회 왕복해 오르내릴 수 있는 양이다. 한때는 삼립식품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하루 15만 개나 판매되는 효자 제품이다. 삼립식품을 모기업으로 성장한 SPC그룹 측은 “먼 곳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파독 근로자들이 있었기에 경제성장이 가능했다”며 “이들과 근대화를 함께한 삼립식품도 글로벌 제과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알리며 뜻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황수현 soohyun87@donga.com·박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