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

신진우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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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신진우 기자입니다.

nicesh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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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병합 도운 대가 치러야” 러 중앙銀 총재-中기업 등 제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병합 선언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을 지낸 옐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 등 핵심 인사, 러시아를 지원한 중국 기업 등을 제재했다. 특히 러시아의 강제병합을 인정하는 국가 또한 제재할 뜻을 밝혀 앞서 러시아가 영토로 합병시킨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던 북한에도 새 제재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또한 1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나비울리나 총재,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 109명,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 등을 제재했다. 또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가족 등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특히 재무부는 러시아 방산업체에 물품을 제공한 혐의로 중국 시노전자, 아르메니아 타코 등 제3국 기업 두 곳도 제재했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는 러시아 내 물자 보충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지원하려는 제3국 기업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강제병합 및 침공을 지지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미 상무부 역시 러시아의 전쟁 물자 조달을 위한 기술 및 자원에 관한 57개 기업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올리겠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지위를 변경하려는 불법적인 시도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또한 강제합병을 인정하는 국가에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 또한 지난달 30일 나비울리나 총재를 제재했다. 또 러시아가 영국의 정보기술(IT) 컨설팅, 공학기술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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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 고위 당국자 “IRA 세부지침에 한국 의견 충분히 적극 반영”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우리 정부 인사들을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IRA 세부 지침 등 마련 과정에서 한국 측 의견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8월 16일 통과된 IRA 법안에 대한 시행령 등 세부 지침을 연말까지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측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예외 적용 등의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의미 있는 발언이란 평가가 나온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당시 서울을 찾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 내에) 한국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도 방한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바 있다.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서면서 최근 미 측 기류 변화가 일부 감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해리스 부통령의 반응을 보면 (IRA와 관련해) 기류가 (긍정적으로) 좀 나아진 건 맞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미 측이) 이전보다 우리 요구에 좀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IRA 세부 지침 조정에 나선다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연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연말까지 IRA에 포함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과 관련된 세부 지침 등을 작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행령 등을 만드는 작업에 나선다는 것. 우리 정부는 이때 미국이 한국을 IRA 적용 예외 국가로 두거나 IRA 적용 유예기간을 두는 규정 등을 넣도록 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 결과나 국내 정치적 상황 등에 변수가 많은 건 우리 정부에 부담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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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기시다 “징용, 최선 해법 찾자”

    한덕수 국무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8일 만나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최선의 해결 방도를 찾자”고 뜻을 모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공동의 인식을 나눈 데 이어 일주일 만에 고위급에서 다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정부는 강제징용 관련 협상안을 구체화해 다음 달 일본 측에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날도 구체적인 해법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 또 일본 기업 사죄 등을 놓고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도 아직 없어 실질적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강제징용 관련 “최선의 해결 방도 찾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국장(國葬)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한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와 약 25분간 면담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원칙을 공유하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양국 협의가 어느 단계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두 정상이 양국 외교장관에게 이 문제를 논의해 뭔가 솔루션을 찾아냈으면 좋겠다는 것을 요구했으니까, 그 정도 단계”라고 밝혔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지난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현안 해결 및 양국 관계 개선 복원 필요성에 공감한 것을 토대로 한 총리가 기시다 총리와 만나 강제징용 문제 해결 등 한일관계 개선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 차관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양국이 해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뜻을 같이했다”고만 했다. 또 “총리 간 회담이기에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얘기까지 오가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기자들에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국제법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의 발언은 2018년 우리 대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국제법상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안타까움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 같다”면서도 “우리에게 책임 소지가 있다는 식으로 공개 발언한 것이 향후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총리 日 오염수에 “사이언스의 문제”한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와 관련해선 “오염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이언스(과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의 규제 개혁에서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게 과학이 억지를 이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합리성이, 과학이 비과학을 이겼으면 좋겠다. 법률에 대한 준수가 ‘떼법’을 이겼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 총리가 입증이 쉽지 않은 일본 오염수 문제를 두고 “과학의 문제”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국민적 우려를 이해하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일본은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입장이다. 앞서 7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하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일본이) 주변 관련국에 (오염수 방류 관련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바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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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핵항모 거리 맞춰… 北, 핵시설 있는 태천서 미사일 도발

    북한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동원되는 한미 해상 연합훈련을 하루 앞둔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에 나섰다. 특히 북한의 비밀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태천에서 처음으로 미사일을 쐈다.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에 핵 도발에 나서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한미를 겨냥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발사 후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도 25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한국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3분경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고도 60km로 약 600km를 비행했고 속도는 음속의 5배(마하 5)로 탐지됐다. 군은 이 미사일 기종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CVN-76·10만3000t) 등 미 항모강습단이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지 이틀 만이다. 태천에서 부산까지는 약 600km 떨어져 있다.北, 한미훈련 동해에 미사일… 신포서 SLBM 발사 준비도 포착 北, 112일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선제 핵사용’ 법제화뒤 첫 도발軍 “변칙기동 궤적 이스칸데르 추정”美항모등 훈련 트집… 추가도발 우려美해리스 29일 방한… 북핵대처 논의 북한이 112일 만에 무력 도발에 나섰다. 26∼29일 한국작전구역(KTO)에서 5년 만에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앞두고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린 것. 핵추진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등이 포함된 이번 미 항모강습단 전개를 명분 삼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및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도발이 북한의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 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임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전술핵 투발수단’ KN-23, 변칙 기동군은 25일 평안북도 태천에서 동해로 발사된 SRBM 1발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보고 있다. ‘대남(對南) 타격 3종 무기’ 중 하나인 KN-23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비행하다 하강 단계에서 급상승하는 변칙 기동(pullup) 특성을 보여 요격이 까다롭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도 한미 탐지 자산에 변칙 기동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SRBM 발사 준비를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SRBM 미사일 발사 준비는 이미 지난달 마무리돼 있었다”고 했다. 발사 준비를 끝내 놓고 발사대를 세우는 등 기만 행위를 지속하다 이번 미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에 맞춰 도발을 재개했다는 것. 북한 입장에선 한미가 앞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고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합의했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미 전략자산이 전개됐다는 측면에서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미 연합 해상훈련 일정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도 무력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합 해상훈련 기간 중 SLBM 도발 가능성한미 정보당국은 연합 해상훈련 기간 중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준비 동향이 포착됐다. 대통령실은 23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SLBM 등 북한의 도발 징후와 동태를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은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한미의 동해 연합해상 훈련 기간에 이뤄져 맞불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방한 예정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9일 윤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현지 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은 북한 위협에 맞서 한국의 동맹과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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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정상, ‘강제징용 해법’ 의견 교환… 尹이 기시다 찾아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약식 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냉각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총리와 30분 동안 약식 회담을 했다. 한일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간 양자회담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회담 직후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는 동시에 계속 협의해 나가고 정상 간에도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현안’의 의미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양국이 집중하고 있는 현안은 강제징용 문제”라고 밝혔다. 두 정상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동의 인식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담 명칭을 놓고 한국은 ‘약식 회담’으로, 일본은 ‘간담’으로 달리 표현하는 등 온도차를 내비쳐 실질적인 해법 도출까지는 난관이 많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 짧은 환담을 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촉박한 일정으로 환담 형태로 대체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억제에 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2년 9개월만에 대화 물꼬“양국 정상, 현안 해결에 공감대”… 대통령실 “현안은 징용문제” 콕 집어정부 당국자 “尹, 해결 방안 설명… 기시다와 어색한 분위기 아니었다”“두 정상 북핵 프로그램 우려 공유”한일 정상은 21일(현지 시간) 2년 9개월 만에 마주 앉아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재인 정부 동안 급랭한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일본 정부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온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이번 회동을 두고 한일 정부가 각각 ‘약식 회담’ ‘간담(懇談)’이라고 규정하는 등 여전한 온도차도 노출해 강제징용 등 현안과 관련해 실질적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제징용 해결 필요성 공감…해법 관련 의견도 교환한 듯 대통령실은 이날 회담 직후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현안’을 두고 ‘강제징용 문제’라고 콕 집어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부 해법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뭐가 있다는 정도는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고, 이견을 표출하는 등 어색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번 회담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첫걸음을 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대통령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라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게 아주 중요한 평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앞서 19일 뉴욕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장관급’에서 처음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 구체적인 의견들을 주고받았다면 이번엔 ‘정상 간’ 이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관계 진전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의미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대응 의지도 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했다. 두 정상은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약식 회담 vs 간담’ 등 이견도 노출 다만 일각에선 두 정상이 만났다는 것을 제외하곤 관계 개선을 위한 가시적 성과는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측의 적극적 태도에 대화에는 나섰지만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는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러한 기류는 회담 당일 양국 정상이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포착됐다. 이날 약식 회담이 열린 뉴욕의 한 빌딩은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관련 행사가 열린 곳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곳을 직접 찾아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이에 일각에선 ‘저자세 외교’란 지적이 나왔다. 이번 회동을 두고 우리 정부가 ‘약식 회담’으로 지칭한 것과 달리 일본 측은 ‘간담’이라고 표현했다. 일본에서 간담이라는 단어는 ‘차분하고 친밀하게 서로 대화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해결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시기상조로 판단해 정식 회담이 아니라 비공식 간담이라고 설명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회담과 간담의 차이가 엄밀히 정의된 건 아니다”면서도 “일본에서 간담으로 칭하는 것을 한국에서 약식 회담으로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미는 다르지 않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뉴욕=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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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징용배상, 기업 참여’ 논의… ‘日 사과’ 놓고 이견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전달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외교장관이 양국의 최대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 이들은 특히 기존 재단을 활용하되 한일 기업들을 배상 주체로 참여시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안을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본 정부나 기업의 사과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해 돌파구 마련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민관협의회를 통해 도출된 강제징용 배상 해법 등을 하야시 외상에게 전달했다. 기존 재단을 활용한 ‘대위변제’(채무자 대신 제3자가 우선 배상한 뒤 채권자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이후 구상권을 행사)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통화에서 “재단과 민간 기업 등을 주체로 하는 방안을 비중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2014년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일본 측은 회담 후 보도 자료에서 “하야시 외상은 일본 측의 일관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배상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는 뜻이다. 유엔 총회를 앞두고 지난주 대통령실이 “흔쾌히 합의가 됐다”고 밝혔던 한일 정상회담도 난기류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답했고, 우리 외교부도 이날 “현재 양국 간에 조율 중”이라고 했다. 뉴욕 현지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약식 회담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민간 통한 징용배상’ 장관급서 日에 첫 제시… 한일정상 논의 주목 한일 외교장관 뉴욕서 심층 논의한일 기업 기금 마련해 배상 진행… 박진, 민간 활용 구체적 해법 전달강제징용 문제 해결 日도 공감대… 日기업들 사과-배상할지 미지수지지율 추락 기시다 운신폭 좁아… 보수층 눈치보며 여전히 소극적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장관급’에서 처음 일본 측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들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마련한 민관협의회 개최를 앞세워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수준으로 언급했지만 이번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일본도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징용 관련 사과 문제 등을 두곤 일본이 여전히 나서지 않는 데다 지지율 30%를 밑도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입장에서 자국 보수층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강제징용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제징용 배상 해법, ‘장관급’ 첫 의견 전달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2일 광주를 방문해 만난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7월부터 네 차례 열린 민관협의회에서 수렴된 의견들을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에게 전달했다. 회담에 배석한 정부 당국자는 “하야시 외상이 진지하게 경청했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해법 논의의 핵심은 일본 기업이 사과에 나설지와 배상 판결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조성에 참여할지다. 피해자들은 민관협의회가 출범하기 전부터 줄곧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포함한 피고 기업들의 진심 어린 사과, 나아가 배상과 관련한 직접 협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민간 재단을 활용한 재원 조성을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는 기류다. 2014년 이미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정상화해 배상 주체로 내세우고, 책임 있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기금을 마련해 배상을 진행하자는 것. 앞서 민관협의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정부 예산을 투입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박 장관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기존 재단을 활용하되 한일 민간 기업들을 배상 주체로 참여시켜 배상하는 안을 ‘비중 있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기업이 참여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는 2018년 대법원 배상 판결 이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설령 일본 기업이 참여하더라도 어떤 명목으로 재원을 출연할지도 민감한 문제다. 배상금이 아닌 단순 기부 형태가 되면 피해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과나 유감 표명 등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도 걸림돌이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91)는 2일 박 장관을 만나 “일본의 사죄를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日 여전히 소극적… 좁아진 기시다 입지도 영향 일본 정부는 일단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공식적으론 일본 외무성은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하야시 외상은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가 ‘진지한 태도’ ‘경청’이라는 표현으로 일본의 기류 변화를 시사한 것과 다소 온도 차를 보인 것.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기시다 총리의 국내 정치적 입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개월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위험 수위’인 30%를 밑돌고 있다. 일본 외교에 정통한 소식통은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사자인 기시다 총리로선 대(對)한국 외교로 또 한 번 타격을 입으면 완전히 끝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 기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다만 외교가에선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이 만나더라도 일본은 ‘공식 정상회담’이 아닌 ‘잠깐 서서 이야기를 나눈 것’ 등으로 평가 절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뉴욕=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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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美에 전기차보조금 보복할수도”… 본격 협상 앞두고 압박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유사한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향후 10년간 중국 반도체에 투자를 금지하는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미 간 이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사한 보복 조치를 시행해 문제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우리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한국도 보복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주 유엔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미국을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만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까지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복 대응은 후순위 대책이고, 최대한 협상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대체적인 기류다. 한미 간 불협화음이 커지면 바이든 행정부와의 여러 협상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을 맹비난하는 중국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산업계 달래기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산 전기차 보조금 제외 거론우리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대응 조치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산 자동차 보조금을 국산 전기차 개발 보조금으로 쓰자는 주장에 대해 “그 문제를 제기하고 의견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등 주요 분야 국내 수출 기업들에 수출 보조금 명목으로 직·간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우회적인 보복 조치로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려 할 때 정부가 심사 과정에서 이를 통제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14일 산업부가 국내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의 미국 공장 건설 계획을 기술 유출 우려로 불허한 조치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 대한 강경 메시지는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한미 간 연쇄 회동을 앞두고 나왔다. 20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도훈 차관도 관련 논의를 위해 1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20일 미국을 방문한다.○ 대미 협상이 먼저, 보복 대응은 후순위 우리 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IRA를 개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국과 조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16일 시작된 한미 국장급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IRA 개정을 최대한 설득하고 실질적 변화가 없으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 카드를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안 본부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도 IRA와 관련해 한국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IRA에 대한 유럽연합(EU) 등과의 공조를 위해서도 보복 조치를 당장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한미 간 긴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안 본부장은 FT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금지하는 미국의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 정부 움직임에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저사양 반도체의) 회색지대로까지 (규제를) 확대하려 하는데 그 경계에 대해 한미 간에 종종 이견이 있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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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시진핑 방한 초청… 리잔수 “편리한 시기 방중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중 관계를 향후 30년간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입각하여 질적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이에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초청을 시 주석에게 정확하게 보고하겠다”면서 “윤 대통령도 편리한 시기에 방중(訪中)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선 “상호 예민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통상 ‘예민한 문제’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을 때 쓰는 표현이다. 리 위원장은 이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도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위원장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등을 겨냥해서도 김 의장에게 “미국이 불공정하게 세계 공급망 질서를 해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잇따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미 관계가 긴장 속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한중 걸림돌 안돼야” 尹언급에… 리잔수 “예민한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 의사를 직접 밝힌 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다소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대중(對中) 관계 개선은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달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략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이후 8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다. 다만 미중 관계가 격화될수록 미국을 사이에 놓고 사드 등 한중 간 갈등 요소 역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사드와 관련해 “양측이 서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자, 리 위원장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는 표현인 “예민한 문제”라고 직접 거론한 것도 이러한 긴장 기류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 위원장은 이날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공동 언론 발표에서도 “우리는 양측이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한다는 정신에 따라 예민한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중국이 통상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 쓰는 ‘핵심 이익’과 사드를 의미하는 ‘예민한 문제’란 표현을 동시에 쓰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리 위원장은 한국이 미국의 공급망 질서 재편에 참여하는 것도 거듭 경계했다. 이날 김 의장에겐 “시 주석께서 중한(한중) 관계가 이런 눈부신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은 양측이 긴 안목을 가지고 상호 존중과 상호 신뢰, 호혜, 윈윈, 개방, 포용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칩4’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윈윈, 개방’ 등의 표현을 쓴 바 있다. 리 위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도 했다. 리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에 있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1시간가량 머물며 LG의 미래 기술과 핵심 제품들이 전시된 이노베이션 갤러리를 둘러보기도 했다. 두 달 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과 같은 독재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에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경고장을 날린 장소를 그대로 찾은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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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내주 유엔총회 계기 바이든과 정상회담… 美에 전기차 보조금 등 한국측 우려 전할듯

    미국의 전방위적인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본격화되자 우리 정부는 전방위 대응에 나서며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최근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정부가 일본, 독일 등보다 상대적으로 ‘뒷북’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 전반에 대한 기류를 확실히 파악하는 동시에 맞춤형 대응 방안까지 찾고 있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각종 보호 정책과 관련해 우리 재계의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그러한 우려는 당연히 전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앞서 5월 두 정상 간 회담 때보다 더 현실적인 얘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이 큰 방향은 잡혔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 대상, 시기 등은 유동적이라 아직 설득 및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고위급부터 실무진까지 전방위적으로 미 측과 회동 일정을 잡고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IRA에 대해선 미국과의 협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일단 미국과 추가 협의를 마치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지금은 다각적인 방안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이전까지는 물밑 작업에 집중하고 선거가 끝나면 더욱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IRA가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 위반 소지가 높은 만큼 제소 카드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당장 미국의 정책에 일종의 ‘상응 조치’에 나서는 데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내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몰아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타깃은 중국”이라며 “여기서 파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우리가 일단 피해갈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일각에선 미중 간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란 반응도 나온다. 미국이 이번에 내세운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 산업에서 한국이 모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미중 간 갈등을 역으로 활용할 경우 오히려 경쟁국보다 더 좋은 환경을 보장받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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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참수작전 조짐만 보여도 핵공격’ 명시… 위협수위 높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력(핵무기 전력)을 ‘법제화’하며 대남(對南) 핵위협 강도를 대폭 높였다. 특히 북한은 “(상대) 핵무기 공격이 임박한 경우” 등 핵무력 사용 조건 5가지를 법에 명시해 핵사용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전술핵 등의 개발 의지는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우리 핵을 놓고 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여기에 핵무력 정책의 법화(법제화)가 가지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혔다. 북한은 이 법령에 핵무력의 사명·구성, 그에 대한 지휘 통제·사용 원칙·사용 조건 등을 11개 세부 조항으로 상세하게 정리했다. 2012년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핵보유국 지위를 명문화한 바 있지만 핵무기 사용 조건 등까지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핵무기·기타 대량살육무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한 경우, 국가지도부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비핵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한 경우 등을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내세웠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2일 IAEA 이사회에 “북한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가 작동하고 있는 데다 원심분리 농축 시설은 계속 운영되고 있다”며 “이 시설이 있는 건물의 사용 가능한 바닥 면적이 3분의 1가량 확장된 징후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 법제화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윤 대통령의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이) 중대한 전환기적 시점에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비핵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北 핵무기 사용 5대 조건 법제화김정은 “비핵화 흥정 없다” 선언사실상 마음대로 핵공격 길 열어놔전술핵 강조… 7차 핵실험 임박한듯 북한이 선제 핵공격 가능성 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면서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은 핵 지휘명령 체계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으로 못 박은 동시에 핵무기 사용 조건까지 조목조목 법으로 정해 한미를 겨냥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란 없으며 어떤 협상도,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밝혀 북한 비핵화 협상 참여를 전제로 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이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대로 김 위원장이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가능한 상태로 평가되는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한미 참수 작전 우려한 듯북한은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하며 그 안에 5가지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했다. ‘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육(살상)무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지도부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 및 비핵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 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해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 등이다. 이들 조건 모두 핵을 방어용이 아닌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길을 터줬다는 의미라는 측면에서 특히 관심이 모아진다. ‘공격이 임박했다는 판단’, ‘파국적인 위기’ 등 내용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자의적으로 핵 공격 여부를 결정해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부여하는 장치라는 것. 군 관계자는 “현재 북한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상황에서도 핵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사실상 모든 환경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북한 수뇌부만 제거하는 한미의 ‘참수 작전’을 두려워해 이런 조건들을 구체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핵무기 선제 사용이 가능하다는 김 위원장의 엄포에 참수 작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한미 특수전 부대들의 지휘부 원점 타격 훈련이나 우리 군의 F-35A 스텔스기 배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두려워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 소형 전술핵 개발로 전략적 다양성 확보 의도김 위원장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술핵 운용 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 수단의 다양화를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기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개발해 온 수백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위력의 전략핵무기 외에도 수∼수십 kt의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개발로 전략적 다양성을 확보하겠단 의도를 드러낸 것. 이는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자신이 공식화한 전술핵 및 ‘첨단 핵전술 무기’ 등 투발 수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전술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7차 핵실험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는 게 한미 당국의 공통적인 평가다. 3월부터 7차 핵실험 준비에 착수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핵 기폭장치 시험 등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던 지난달 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액체연료 로켓 엔진시험이 이뤄지는 등 지금까지 3차례 시험발사했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에 대한 추가 발사가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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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신진우]中 사드 3불 억지 여지 준 文정부 ‘조급 외교’

    2017년 10월의 어느 날. 사석에서 만난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중국과는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안 된다. (중국이 발목을 잡으면) 두고두고 우리 발목이 아플 것”이라고 했다. 며칠 뒤 그달의 마지막 날, 한국과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합의문을 발표했다.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15개월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며 당시 문재인 청와대는 자평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이번 합의로 봉인됐다고 보면 된다”고 반색했다. 한숨을 푹푹 내쉰 ‘그’는 바로 이 사드 합의에 깊숙이 관여했던 당국자였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 ‘3불(不)’ 여지를 남긴 것을 특히 아쉬워했다. 중국은 협의 내내 3불을 ‘합의’라고 부득부득 우겼는데 우리만 ‘입장 표명’이란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봉합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단 거였다. 중국으로부터 사드 보복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것도 찜찜하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사드 압박은 청와대 관계자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며칠도 채 지나지 않아 시작됐다. 시진핑 주석은 문 대통령을 만나 사드를 콕 집어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사드 합의 불과 11일 뒤였다. 이후에도 중국의 사드 맹폭은 이어졌고, 3불은 그때마다 포문을 여는 명분이 됐다. 우리 정권이 바뀌니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또 사드 3불을 들먹거리고 있다. 최근엔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끄집어냈다. 올해 수교 30주년인 한중 관계에 갈등의 골을 후벼 파는 사드 논란에 대한 1차 책임은 당연히 중국에 있다. 사드 운용 의도를 왜곡하고 2017년 합의문에 없는 내용까지 요구하며 압박하는 자체가 내정 간섭이다. 다만 중국에 이런 여지를 남긴 문재인 정부의 ‘조급 외교’는 분명 곱씹어봐야 한다. 당시 사드 협의 과정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모르지만 청와대가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건 정황 상 분명해 보인다. 당시 협상 과정을 잘 아는 다른 당국자는 “그때 청와대가 한중 정상회담 성사에 애가 탔다. 이상하리만큼 중국과 마주앉으면 참을성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인내심과 수싸움이 핵심인 외교 협상장에서 상대에 조급함을 노출해 패를 까고 판에 뛰어들었단 얘기다. 외교가에선 당시 조금만 긴 호흡으로 중국을 상대했다면 오히려 중국이 초조해했을 판세였다는 게 중론이다. 임기 초 한미 정상회담으로 첫발을 뗀 윤석열 외교는 이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본보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는 강화, 한중 관계는 재정립, 한일 관계는 회복 중”이라고 자평했다. 뒤집어 말하면 어느 관계 하나 아직 내세우기 애매한 단계란 의미기도 하다. 국정수행 지지율은 신통치 않고 여권은 내홍을 거듭하는 지금, 윤 대통령은 답답한 마음에 외교에서라도 ‘큰 거’ 한 방을 날리고픈 유혹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연애보다 더 ‘밀고 당기기’가 중요한 게 외교다. 눈앞의 과실에만 정신이 팔리면 제2의 사드 3불에 다른 한쪽 발목마저 붙잡힌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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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정부, 징용배상 해법 日에 내달 제시 방침

    한국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관련 해결 방안을 다음 달 일본 정부에 제시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존 재단을 활용하되 일본 정부나 기업도 배상 주체로 참여시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안을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걸림돌인 강제징용 해법 마련에 속도를 내는 건 일본 전범기업 자산을 강제 현금화하라는 대법원 결정이 다가오는 만큼 더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14년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활용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금 신설 등 절차를 밟기엔 시간이 촉박한 게 사실”이라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이제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주체로 내세우기에 걸림돌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본에 우리가 정리한 배상 방안을 전달할 때 일본 역시 배상에 일정 부분 기여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특히 일본 기업의 배상 참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나 기업의 사과를 어떻게 받아낼지도 관건이다.정부, ‘징용 해결’ 강한 의지… 日측 배상 참여 여부가 관건 日에 내달 해법 제시 방침 이달 유엔총회서 정상회담 성사시尹, 기시다에 협조 요청할 수도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마련한 해법을 다음 달 일본 정부에 제시하기로 한 건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법원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특허권 2건에 대한 특별현금화명령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보겠다며 최종 판단을 늦췄다. 정부 입장에선 한일 관계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풀기 위한 시간을 일단 벌게 된 것. 다만 향후 대법원이 매각명령에 대한 판단을 달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만큼 시한폭탄은 여전히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 속에서 정부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2일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고, 5일 4차 민관협의회를 끝으로 그동안 각계각층 의견도 어느 정도 수렴했다고 보고 이제 일본과 본격적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우선 염두에 두고 있는 해법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대위변제’ 방안이다. 대위변제는 채무자 대신 제3자가 우선 배상한 뒤 채권자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이후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한 민관협의회에서 기존 재단이나 새롭게 창설할 기금 등이 문제 해결 주체가 되고 한일 양국 기업이 갹출한 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이 지급할 돈을 기금 등으로 대체해도 법적으로 원고(강제동원 피해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전문가들로부터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우리가 먼저 변제해주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일본 정부나 기업의 배상 참여는 필요하다고 보는 만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이러한 해법과 관련해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부는 일본의 사과나 유감 표명 방식 등에 대해선 우선 어떻게 우리 입장을 정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91)는 2일 박 장관을 만나 “일본의 사죄를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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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기차 보조금법 개정, 중간선거 前 쉽지 않을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우려를 전달한 우리 정부 합동대표단에 11월 중간선거 등 국내(미국)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IRA 통과가 중간선거에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성과 중 하나였던 만큼 우리 정부가 원하는 IRA 개정 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투자 발표를 환영하며 “전기차와 반도체는 미국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세액 공제 등을 해주는 ‘반도체육성법’과 IRA를 토대로 미국 중심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미 측 기류를 종합하면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만큼 우리 정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1일 미국 하와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3자 회의를 갖고 IRA와 관련해 적극 협조를 당부했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일단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취지로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바이든 “전기차-반도체 美서 만들것”… 마이크론-혼다 잇단 美투자 전기차 보조금 논란 바이든 “도요타-코닝 등도 투자 약속”기업투자 랠리, 인플레법 성과로 과시로이터 “현대차-기아 최대 희생양”美는 “살펴보겠다” 수준 답변만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1일(현지 시간) 10년간 150억 달러를 들여 마이크론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주 보이시 주변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에 새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마이크론 투자는 미국의 또 다른 승리”라며 “나의 경제 계획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번 주에만 퍼스트솔라, 도요타, 혼다, 코닝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 우리는 미국에서 전기차, 반도체, 광학섬유와 핵심 부품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밑바닥부터 중간까지 (공급망을 갖춘) 경제를 건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반도체법,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성과로 미국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랠리를 강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날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의 최대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대비 17.7% 많은 13만5526대를 판매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기차 판매량은 4078대로, 103.9%가 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법으로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보조금이 끊겼지만 전기차 모델 수가 적고 미국 시장 점유율이 낮다. 독일의 경우 폭스바겐이 8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전기차 공장을 가동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5월 현대차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을 때 “투자 결정에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을 뒤집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현대차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공장 신설을 계획했는데, 새 법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미 측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전달하며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그 듀시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를 접견하고 “IRA에 대해 우리 기업의 우려가 큰 만큼, 우리 진출 기업들이 차별 없이 미국 기업들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주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수장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집에 돌아가서 모두 IRA를 숙독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IRA는 전기차에 국한된 법이라기보다는 공급망, 특히 자유주의 국가들 간 공급망 문제를 어떻게 재정립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이 담겨 있는 측면이 있다고 미국 측이 강조했다”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 측에서 이처럼 “살펴보겠다”는 수준으로만 답하는 현재 상황이 그만큼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는 방증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최근 방미한 우리 정부 합동대표단에 IRA와 관련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역점 법률인 IRA를 우리 측 요구에 따라 손댈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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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대한 구상’ 남북 충돌… 北 “어리석음 극치” 대통령실 “무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9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對北)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겨냥해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또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여정 담화 뒤 즉각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하고 핵 개발 의사를 지속하겠다고 표명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를 통해 “세상에는 흥정할 것이 따로 있는 법”이라며 “우리의 국체(國體)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꿔보겠단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밝혔고, 이틀 뒤(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북한이 비핵화의)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도와주겠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은 이러한 제안을 일축하면서 이미 핵·미사일 고도화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웬만한 비핵화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만 윤 대통령 실명을 9차례나 언급하며 ‘말 폭탄’을 쏟아냈다. 김여정은 “개는 엄지(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이란 것도 다를 바 없다”면서 “한때 그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뭇사람들에게 의아를 선사하던 사람이 사라지니 이젠 그에 절대 짝지지 않는 사람이 나타났다”며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 스스로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담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 자체가 관심이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일단 북한의 추가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했다.‘담대한 구상’ 남북 충돌… 北 “어리석음 극치” 대통령실 “무례” 김여정 “尹 자체가 싫다” 원색 비난정부선 “金 발언 선 넘었다” 격앙새정부 초부터 남북 경색 국면北, 한미훈련 맞춰 도발 가능성일각 “긴장 높인뒤 대화 열릴수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對北)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겨냥해 “어리석음의 극치” “황당무계한 말”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사실상 대남(對南) 총책 역할을 맡은 김여정이 윤 대통령 실명까지 9차례 거론하며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는 등 직격하자 우리 정부에선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도 즉각 “매우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이 ‘담대한 구상’을 직접 언급하며 반응을 보인 것 자체가 남북 관계에 극적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담대한 구상’을 조목조목 반박한 건 그만큼 뜯어보고 분석했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비난 수위를 높인 게 협상에 앞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여정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김여정은 이날 ‘담대한 구상’을 가리켜 “검푸른 대양을 말려 뽕밭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까지 언급하며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는 가정부터가 잘못”이라며 7차 핵실험 등 핵개발 강행 의지도 분명히 했다. ‘담대한 구상’을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이라고 매도한 김여정은 윤 대통령을 향해선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내일은 북침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 이”라고 비난했다. 또 “개는 엄지(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가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이란 것도 다를 바 없다”는 등 막말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경제와 민생이 엉망진창이어서 어느 시각에 쫓겨날지도 모를 불안 속에 살면서 언제 그 누구의 ‘경제’와 ‘민생’ 개선을 운운할 겨를이 있겠는가”라고 비아냥댔다. 북한이 윤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담대한 구상’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자 정부에선 전방위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 맞섰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개발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도 “매우 유감”이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담대한 구상’은 3대를 이어 폭압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김정은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제안”이라며 “북한이 대화의 길로 나온다면 평화의 문은 담대히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北 도발 수위 끌어올릴 듯…극적 대화 가능성도일단 북한이 윤석열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북정책 자체에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당분간 긴장 수위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에 순항미사일 2발을 쏘며 도발을 재개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핵실험 등으로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22일부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만큼 북한이 이를 명분 삼아 집중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이 그동안 협상 국면에 접어들기 직전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전례가 많은 만큼 이번에도 극적인 대화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도 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이날 “(북한의)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면서도 “‘난 네가 싫어’ 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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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박진 “北 핵실험땐 한국정부 독자제재 할것”

    박진 외교부 장관(사진)이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선 대량살상무기(WMD) 생산·개발에 관여한 개인·기업 등을 우리만의 추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 해상, 수출통제 분야에서도 제재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도 17일(현지 시간) “북한이 근본적인 접근법과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제하는 것을 (비핵화) 진정성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일정 기간 중대 도발을 자제하면 기존 대북제재 ‘면제(exemption)’를 위해 미국 등 관련국들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 프로그램(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 등을 위한 대북제재 면제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 박 장관은 최근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 아니라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곤 “중국의 일반적인 입장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선 중국이 사드 3불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입장 표명’이라고 표현했다”고도 했다. “北 핵실험 여부가 비핵화 진정성 판단 기준… 美와 제재 면제 협의” 박진 외교부 장관 본보 인터뷰“대북제재 해제 아닌 사안별로 면제, 확장억제 강화에 전술핵 검토 안해강제징용 피해자와 직접 소통 검토, 배상문제 논의 민관협의회는 진행칩4 참여, 인력양성 등 국익에 도움… 美-中사이 가교역할도 할 수 있어” 박진 외교부 장관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서는 지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에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핵실험 등 도발 자제’를 윤 대통령이 밝힌 ‘확고한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이렇게 북한의 의지만 확인된다면 윤 대통령이 대북(對北)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Initiative)’에서 밝힌 경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미국 등과 대북제재 면제(exemption)를 위해 적극 협의하겠단 의사도 전했다. 박 장관은 또 일제 강제징용 기업들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가운데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처음 밝혔다. 이어 “대법원 결정에 따라 현금화가 진행되더라도 배상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민관협의회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공급망협력체인 ‘칩4’에 대해선 “한국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해선 “가능하면 연내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면서 “우리만의 구상이 담긴 제목(이름)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담대한 구상’에 따르면 초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부터 북한에 단계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어떻게 판단하나. “담대한 구상의 큰 틀은 실질적 비핵화 후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정치·경제·군사 분야에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 나간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가 바로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시금석이라고 본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제하는 게 진정성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로드맵이 정교하게 만들어져있어도 북한이 먼저 호응을 해야 하고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는 북한과 직접 협상해봐야 된다.” ―북한이 얼마나 도발을 자제하면 비핵화를 향한 초기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나.“몇 개월이다 이렇게 단정할 순 없다. 누구나 느끼기에 북한이 태도를 바꿨구나, 변화 했구나 느낄 수 있는 합리적인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북한이 비핵화 진정성을 보일 경우 대북제재 면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이를 테면)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의 경우 제재 해제(lifting)가 아닌, 면제(exemption)받는 제도를 활용하려고 한다. 대북제재 틀을 유지해 가면서 기존의 제재를 사안별로 승인 받겠다는 것이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심사가 되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간 컨센서스(의견일치)에 의해 승인이 이뤄져서 대북제재 면제가 된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안보리 이사국, 관련국들과 대북제재 면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대통령실은 비핵화 협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면 미국도 안보리 조치에 대해 당사국들과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다면 북한의 제반 관심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런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이해한다.”―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북-미 관계 정상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로드맵이 있나. “우선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북한이 자꾸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사실 북한에 대해서 적대시 정책을 취하는 것은 없다. 우선 북한이 이를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인식하도록 설명하고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지만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본다.”―윤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시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전략자산 전개 등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걸로 이해한다. 전술핵 재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면 어떻게 제재하나.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선 대량살상무기(WMD) 생산과 개발에 관여한 개인과 기업 등을 우리 정부 차원에서 추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다. 나아가 사이버, 해상, 수출통제 분야에서도 제재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또 신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관련국들과 국제사회의 강력하고도 단합된 대응이 이뤄지도록 공조할 것이다”―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놓고 피해자들 반발이 거세다. “피해자분들과도 만나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민관협의체를 하면서 당사자, 전문가, 피해자 대표하는 분들 의견을 경청하고 있지만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어서 외교부가 직접 찾아가서 설명 드리고 있다. 그런 노력은 앞으로도 진정성 있게 지속할 것이다.”―외교부가 지난달에 의견서를 제출한 데 맞서 피해자들도 현금화를 진행해달라고 지난주 대법원에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외교부 의견서는 법령에 따라 외교적인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 활동에 대한 내용을 요약정리해서 참고하라고 보낸 것이다. 대법원에서 판단은 알아서 할 것이다. 원고나 피고 측에서는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표현한 걸로 보고 있다. 저희는 재판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미칠 의사가 전혀 없다.” ―대법원 결정으로 현금화가 완성되더라도 민관협의회는 계속 진행되나. “민관협의회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서 수렴하는 과정이라 당연히 진행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노력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결국 법원에서 배상 판결이 내려진다면 ‘플랜B’가 있나. “법원 판결을 예단해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과거사 문제에 대해 민간이 주도하는 기급 설립과 추모기념사업 등에 대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민관협의회 등을 통해 기금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건 맞다.”―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전된 상황이 있는가. “최근 북핵·미사일 위협 및 역내 불안정성 확대에 따라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공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3국간 실질적·효과적으로 안보협력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소미아 문제는 한일간 여타 현안과 더불어 종합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중국 정부 차원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한(배치된 사드 운용 제한)’을 언급해서 논란이 됐다. 회담에서 ‘1한’까지 거론됐나. “(사드 문제는) 중국의 일반적인 입장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 1한’은 문재인 정부의 ‘입장표명’이니 새 정부도 지켜달라는 입장이다.”―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장관은 사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이야기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우리의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기 때문에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 우리의 입장은 다르다. 서로 입장 차이는 있지만 사드문제가 한중 관계의 모든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이 돼서도 안 된다. 조화를 추구하며 서로 입장이 다른 건 인정하자고 했다. 중국과 전략적 소통채널이 있으니 중국이 사드 관련 오해가 있다면 고위급 전략대화나 (차관급 외교안보대화인) ‘2+2회의’에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외교장관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식 당시엔 중국 사절단으로 방한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으로 초청하겠단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시 주석에게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주시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중국 측에선 ‘방한 초청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시 주석께 보고하겠다’고 했다. 중국 측에서도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 방중(訪中)을 초청했다.”―칩4 예비회의가 곧 열린다. 우리가 미 측에 ‘역제안’할 경우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나. “미 측과 예비회의 시기, 장소, 참여범위, 주제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칩4에 참여 시 공급망 안정을 위한 우리 입장을 얘기할 수 있다. (칩4는) 인력양성·연구개발 분야에서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칩4 참여 시 중국 반발이 우려되는데. “한국이 (칩4를 통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과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별도 협의체 등이 아닌) 기존 채널을 이용해 소통할 수 있다.”―인태전략은 언제 무슨 내용을 발표하나. “연내 적절한 시기에 윤곽이 나올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부합하되 고유한 우리만의 구상이 담긴 제목(이름)이 나오지 않겠나 싶다.”―인태전략에 무엇을 넣어야하나. “우리의 역내 협력목표, 원칙과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핵심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해 규칙 기반 질서를 증진하는 데 기여해 나간다는 방향성을 담을 것이다.”―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방한 전후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미측으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한 바 있나. “펠로시 의장 방한과 관련해 미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었다. 대통령 휴가 일정과 펠로시 의장 방한이 겹쳐 예방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사전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 측도 이해를 해줬다.”―윤석열 정부 외교에 대해 일각에선 ‘사면초가 외교’란 비판이 나온다. “사면초가가 아니라 사면의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관계는 강화되고 있고, 한중 관계는 재정립되고 있고, 한일 관계는 회복 중 아닌가. 남북관계는 정상화 되고 있어 우리가 대외적인 협력관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중이라고 보면 되겠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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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비핵화 의지 보여주면 도울것”… ‘先비핵화’ 조건 내걸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미-북·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지원, 재래식 무기체계의 군축 논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대북(對北)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Initiative)’과 관련해 앞서 내세운 경제적 인센티브 외에 정치·군사 부문 상응 조치까지 꺼내들며 추진 의지를 내비친 것. 윤 대통령은 “(북한이)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선비핵화 후지원 방식이 아닌 초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부터 북한에 단계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 제의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다”면서도 “정치적인 ‘쇼’가 돼선 안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담대한 구상’ 언급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따른 북-미 관계 정상화, 재래식 무기 군축 등 세부 방안까지 언급한 건 그만큼 ‘담대한 구상’을 축으로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풀어가겠단 의지가 강하단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이 단순히 우리만의 일방적 제안이 아닌, 북한이 호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구상임을 알리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북한이 핵 개발 명분으로 내세우는 ‘안전 보장 우려’에 대한 해소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를 의식해 ‘보완’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등 대북 경제 지원책은 6가지나 언급했지만 최대 관심사인 정치·군사 조치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 정부는 북한 지역에 어떤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일어나길)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체제 안전 보장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한 것.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한 간 지속가능한 평화의 정착”이라며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한 결과 북한이 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그 변화를 환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현재의 정전 체제가 주한미군 주둔 및 유엔군사령부 지위 등 한미동맹 핵심 현안과 직결되는 만큼 미국 입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북한이 우려하는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 가능성은 일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나름의 전향적 제안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 관련 “정치적 쇼 돼선 안 돼”윤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북한이)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것이기에 종전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일괄 보상 방식이 아닌, 비핵화 논의 초기 단계부터 대북 지원이 가능한 방안이란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시동을 거는 초기 단계부터 안전보장 측면에선 남북 사이 연락채널 확보, 경제협력 측면에선 식량 교환 프로그램 등을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3차례나 한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남북 고위당국자 회담 제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치적 쇼가 돼선 안 되고, 실질적인 한반도·동북아 평화 정착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 남북 정상회담이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인식이 반영돼 신중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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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권영세 “北제재 부분면제, 美와 논의 가능”

    권영세 통일부 장관(사진)이 16일 “부분적 대북 제재 완화 또는 유예, 면제 등은 (미국과)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본격적인 북한 인프라 구축이나 관계 사업, 발전 지원 등은 대북 제재에 포함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서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는 걸로 안다”며 “비핵화 논의 처음부터 미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또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 등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 국무부는 1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대북 제재 부분 면제 구상 관련 질문에 “현재로선 완전히 가설에 따른(hypothetical) 질문”이라며 “북한이 외교나 대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북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또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담대한 구상의 정치·군사적 남북 협력 로드맵 중 하나로 평화체제 구축을 내세운 것. 다만 앞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종전선언에는 “담대한 구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장관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및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선 “누구라도 책임 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게 정상”이라며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北제재 완화 다룰 한미 워킹그룹 검토… 종전선언 추진 계획없어” 권영세 통일장관 본보 인터뷰“北 비핵화 시동걸면 즉시 식량지원, 남북간 연락채널 확보해 안전 보장실질적인 비핵화땐 평화체제 구축… 발전시설 현대화-인프라사업 지원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경협도 포함… 북한매체 보도 가급적 빨리 개방”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시동을 거는 초기 단계부터 안전보장 측면에선 남북사이 연락채널 확보, 경제협력 측면에선 식량교환프로그램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및 인프라 구축 기초기술을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단계로 나아가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를 부분적 완화하는 것을 두곤 “미국과의 워킹그룹 같은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논란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께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건의했다”며 “탈북민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나 시기를 시행령으로 규정해 원칙을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사실 보도 위주의 언론매체를 시작으로 가급적 빨리 북한 매체를 개방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또 북한 인권보고서는 “탈북민 개인 신상 문제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도 북한 인권 상황은 ‘인권 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권 장관과의 1문1답. ―15일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에서 북한 안전보장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느끼는 체제 위협에 대해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차이가 있다. 북한의 수요를 망라한 포괄적인 구상이다.” ―북한 비핵화는 어떻게 나누고 각각 어떤 인센티브들을 단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건가. “북한 비핵화는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대한 시동을 거는 ‘초기 준비’ 단계, 핵활동 동결·신고·검증, 일부 핵시설이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실질적 비핵화’ 단계, 그리고 핵물질 완전 폐기,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해서 해제하는 식의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비핵화 초기(준비) 단계부터 경제적으로는 식량공급이나 초기 기술지원이 가능하다.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인프라 제공에서도 초기적 기술 제공은 바로 시행 가능하다. 안전보장 측면에서는 남북 사이의 연락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본격적인 발전시설 현대화나 인프라 사업은 실질적 비핵화단계에 진입해야 가능하고 세계 금융시장에 북한을 편입시켜주는 건 최종단계에서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종전선언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담대한 구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식량과 자원을 어떻게 교환한다는 건가.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에는 단순히 식량뿐만 아니라 마스크, 콩기름 등 다른 인도적 협력 물자들도 포함되는 개념이다. 1:1로 물물교환보다는 북한이 토석, 철광석, 희토류를 팔면 제3자를 낀 에스크로 계좌(제3자가 돈을 보관했다가 물건 배달이 확인된 뒤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계좌)를 통해 북한이 대금을 지불하고 우리가 마스크나 식량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식이 될 것이다. 단 RFEP을 하더라도 인도적 지원 성격의 식량 무상지원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한 한미간 논의와 대북 협상 전망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에도 변화가 있나. “담대한 구상 관련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서 특별한 이의 제기는 없는 걸로 안다. 미국과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얼마든지 생각해볼 만하다. 다만 제재 관련해서 북한과의 협상은 1~2년 내로 끝나는 게 아닌 긴 과정일 것이다. 제재는 완전한 비핵화 단계까지 유지돼야 하지만 부분적 제재 완화·유예·면제 등은 처음부터 논의가 가능하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비핵화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담대한 구상 속 경제협력 인센티브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같은 전통적 남북경협은 제외됐나. “금강산, 개성공단 경협이 끝났다는 게 아니다. 크게 봐선 ‘담대한 구상’에 포함된다. 다만 벌크캐시(대규모 자금)가 들어가고 제재 면제나 유예를 대규모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 비핵화 단계서 검토할 내용이다. 새로 추진 시 투자보장 확약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이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 시설을 폐기하는 데 정부가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데 그래도 북한에 신뢰를 해치는 행위임을 분명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인권보고서 공개는 언제쯤 이뤄지나. “북한인권보고서는 탈북민 면접조사라서 개인 신상 이유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북한 인권 관련 여러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종합해 그해의 북한인권 상황을 인권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2020년 서해공무원 피살과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 정보수장 간 핫라인에 대한 국가정보원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면 누구든지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두 경우 모두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가 문제 있다고 선언한 것, 책임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것 모두 정상인데 그게 논쟁거리가 된다는 게 통일부 장관으로선 아쉽다. 남북간 대화가 비밀스럽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이해하지만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건 문제가 있다. 구체적 단서가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외면하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윤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미 대통령께 건의했다. 수용 원칙은 헌법에 나와 있어서 다시 제도화할 필요는 없지만 시행령을 통해 원칙을 재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고 본다. 귀순의사를 밝히는 시기나 절차 등을 규정하는 시행령을 통일부 장관이 선언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무보고 때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북한 매체 개방을 언급했는데 진행상황은. “북한 매체는 가급적 빨리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검열을 통한 일부 개방이 아닌 전체 개방 방식이 바람직하다. 상호성을 확보하려면 사실보도 같은 언론 분야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국민들 인식이 성숙했고 법적으로도 문제없어 보인다. 아직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계속 설득 중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입됐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면서 체제 결속을 하고 우월성 제시하는 과정에서 실체가 있는 적을 만든 것이다. 김여정의 말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철저히 대비하고 도발에는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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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브럼스 “사드 운용 제한 없었다”… 尹 “철저히 국익 원칙”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과 관련해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은 물론이고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까지 제한하는 ‘1한(限)’까지 “문재인 정부가 선서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가운데 사드를 둘러싼 논쟁이 한미일 3국 간 공방으로 가열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사드 논란 등과 관련해 “우리 외교의 원칙과 기준은 철저한 국익”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겨냥해 사드가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한 것.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근무했던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사진)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사드 운용에 제한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1한’이 한중 정부 간 약속이었다는 중국 측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사드 갈등은 미국이 야기한 것”이라며 오히려 사드 논란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 尹 “우리 외교 원칙은 철저한 국익”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불필요하게 어떤 나라와 마찰을 빚거나 오해가 생길 일이 없도록 늘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논란 등으로 불거진 최근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의 외교 원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익”을 원칙이자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 윤 대통령은 또 “한미 안보 동맹, 그리고 안보 동맹을 넘어서서 경제 안보까지 아우르는 동맹은 우리가 추구하는, 전 세계를 상대하는 글로벌 외교의 기초가 된다는 말씀을 늘 드렸다”고도 했다. 미국에서도 우리 정부 입장에 동조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중국 외교부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어떻게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침해하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또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한국에 있으면서 사드 체계는 탄도미사일을 제압하고 한국인들과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방어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베던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사드를 포기하라는 (중국의) 한국 정부 비판이나 압박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거듭 한국에 손 내미는 中 반면 중국은 사드를 빌미로 미국을 겨냥한 공세에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목적은 한국을 미국에 줄 세우려는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 압력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한국을 향해선 손을 잡으려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전날 “화이부동(和而不同)은 군자의 사귐이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 실현한 조화(和)가 더 공고하고 오래간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앞서 9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화이부동 정신으로 협력하자”고 발언한 것에 대한 공감대를 드러낸 것. 이를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선 한국은 달래고 미국은 공격해 양국 사이를 멀어지게 하려는 ‘갈라치기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1한’을 실제 이면 합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전임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를 외교적 실패로 봤던 만큼 중국과 모종의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다만 대통령실은 당시 한중 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굳이 들여다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대중(對中) 저자세 외교를 한 건 확실하다”면서도 “남아 있지도 않은 당시 자료를 찾아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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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통령실 “사드는 안보주권 사안” 中의 ‘3不1限’ 일축… 이달 정상화

    대통령실이 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 주권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날 중국이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 아니라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까지 제한하는 ‘1한(限)’까지 “(문재인 정부가) 선언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자 “사드는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일축한 것. 대통령실은 사드 기지가 이달 말 정상화될 것이라며 정부 기조대로 사드 기지 조기 정상화 방침도 확인했다. 다만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드 3불 입장을 (문재인 정부 당시) 천명했다”며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는 한 중국은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 정부에서 사드 3불 1한 관련해 중국에 약속이나 협의한 것으로 파악하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협의나 조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드 3불 관련해서는 어떤 관련 자료가 있는지를 포함해 (전 정부로부터) 인수·인계받은 사안이 없다”고도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몰래 3불 1한에 동의했는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남긴 문건이 없어서 모른다”면서도 “우리가 받은 게 없으니 당연히 지킬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이 한국에 사드 관련 3불 1한 이행을 요구한 데 대해 “사드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역량”이라며 “한국에 자위적 방어 수단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韓 “사드, 결코 협의대상 될 수 없다”… 美 “中은 한국 압박 말라” 정부, 中 반발속 “이달 사드 정상화”대통령실 “국민 생명 지켜낼 수단”국방부 “中 반대해도 정책 안바꿔”“韓정부 ‘3不1限’ 표명” 中 주장엔“물려받은 것도 지킬 이유도 없다” 중국이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 1한(限)’ 정책을 선언했다”고 주장하며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 제한까지 요구하자 11일 대통령실을 비롯해 외교안보 부처가 전방위 반박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당당한 대중 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사드 등 안보주권 문제에서만큼은 중국과의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며, 안보주권 사안”이라며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가 정상화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거기에 대해서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안보주권 문제인 만큼 중국 정부의 입장에 영향받을 게 없다는 뜻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사드 배치는 안보주권에 해당하고, 중국이 그런 논의를 한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의 반대에 의해 사드 정상화 정책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10일 문재인 정부가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만 아니라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까지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불’은) 전 정부의 입장으로, 어떤 계승할 합의나 조약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1한’에 대한 이면 논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에 관해 인수인계 받은 사안도 없을뿐더러 굳이 알려고 들지도 않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논의를 알려고 했다가 자칫 중국의 주장을 확인해주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는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게 없으니 당연히 지킬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3불 1한’을 ‘선서(宣誓)’했다”고 표현했다가 이날 ‘널리 알린다’는 뜻의 ‘선시(宣示)했다’로 표현을 바꿨다고 우리 정부는 설명했다. 선서(宣誓)와 선시(宣示)는 중국어로 발음과 성조가 같지만 선서는 대외적 공식 약속을 뜻하는 반면 선시는 사람들에게 입장을 널리 표명했다는 뜻에 가깝다. 중국이 뒤늦게 표현을 순화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의 반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중국이 공개적으로 사드 문제를 압박하자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 시간) “사드는 전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한국 국민, 동맹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이라며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국 동맹 차원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 간 합의에 중국이 개입하려는 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대만해협 사태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3불 1한’ 요구가 한중 관계는 물론이고 미중 갈등 격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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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대북전단 탓 코로나 유입… 강력 보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책임을 남측으로 돌리면서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유입이 남측에서 보낸 “삐라(전단)와 화폐, 너절한 소책자, 물건짝들” 등 때문이라며 책임을 묻겠다는 것. 통일부는 “북한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한다”면서 “우리 측에 대해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보복을 예고함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국지성 도발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여정은 10일 “이번 방역투쟁은 적들과의 실제적인 전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적들이 공화국에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정황도 드러났다. 김여정이 이날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김정은)”이라고 언급한 것.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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